모두의 거짓말 9
더는 모른 척할 수가 없었네
나도 자네를 돕겠네
[승철의 놀라는 신음] [타이어 마찰음]
[쾅 부딪힌다]
이거 반드시 세상에 알려야 돼요
(상훈) 그 사람들, 무슨 짓이든 할 겁니다
우리를 막기 위해서요
[상훈의 고통스러운 신음]
(대용) 정상훈의 납치 경로는 환풍구로 추정
(대용) 그 이후 병원 뒤 야산으로 [상훈의 힘겨운 신음]
도주한 것으로 보입니다
(태식) 3월 6일, 정상훈이 진짜 실종된 날
[상훈의 힘주는 신음]
(태식) 예정된 미팅도 취소하고 두 시간 동안 행적이 없던데
뭐 하셨어?
제가 정 대표님을 납치하고
(동구) 토막 냈다는 직접 증거가 있습니까?
이 새끼가...
(동구) 언제까지 이렇게 애먼 데만 찌르고 있을 겁니까?
등신같이
(대용) 자, 좌우 간격 유지하고 이 지점부터 수색 진행합니다
[태식의 한숨] (호규) 이거 타이어 자국인데요?
제 차 맞습니다
(서희) 용의자라고요, 영민이가요?
(태식) 예 [상훈의 거친 숨소리]
정상훈 씨가 병원에서 사라지기 전 마지막으로 통화를 했고
그 산에 데리러 온 것도 그 사람이에요
정상훈, 어디 있습니까?
(영민) 모릅니다
(태식) 거짓말
그만하죠
(서희) 잠시만요 제가 말하는 거 질문 좀 해 주세요
(태식) 진영민
당신은 정말
정상훈이 살아 돌아오기를 원해?
[기자들의 질문이 빗발친다]
(태식) 그러니까 그동안 계속해서 범인한테 이런 메시지를 받고 있었다?
(서희) 그래서 왔어요
누구한테건 도와 달라고 부탁하고 싶은데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게 형사님밖에 없어서
(태식) 2월 14일이면
그 끔찍한 일들
(수현) 언제까지 감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끝까지 아무도 모르게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서희) 최수현
바른일보 연예부 기자였어요
0214는 [동구의 한숨]
그 사람 죽은 날짜를 말하는 것 같아요
(태식) 예, 알아요
그거 내 사건이었으니까
[풀벌레 울음]
다시 수사해 봐요, 처음부터
[요란한 풍물 연주가 들린다]
(태식 모) 제발 찾아 주세요 우리 가연이 좀 찾아 주세요
[흐느끼며] 우리 가연이 어디 있어요
이렇게 빌게요 [어린 태식이 흐느낀다]
- (태식 모) 우리 가연이, 가연... - (어린 태식) 누나 좀 찾아 주세요
[흐느끼며] 우리 누나 좀 찾아 주세요
(태식 모) 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
(어린 태식) 제가 잘못했어요
[애잔한 음악] - 다 제 잘못이에요 - (태식 모) 우리 가연이...
[어린 태식이 흐느낀다]
(어린 태식) 우리 누나 좀 찾아 주세요
누나 좀 찾아 주세요
(태식 모) 찾아 주세요, 찾아 주세요 [어린 태식이 애원한다]
우리 가연이 좀 찾아 주세요
(어린 태식) 제발 [태식 모의 힘겨운 신음]
다 제 잘못이에요
제발, 제발, 제발... [태식 모의 힘겨운 신음]
제발 좀 우리 누나 좀 찾아 주세요
제발 찾아 주세요
[어린 태식이 흐느낀다]
[뛰어오는 발걸음]
맞아요?
이번에도 아니야, 네 누나
[힘겨운 숨소리]
괜찮아?
(태식) 아니라고 할 때마다
실은 안심했어요
어딘가 살아 있으니까 시체라도 안 나오는 거겠지
그래, 그렇게 생각하자
근데 인제는...
[태식의 한숨]
[태식의 힘겨운 숨소리]
그냥 차라리
시체라도 좀 나왔으면 좋겠어요
죽었는지 살았는지 그거라도 좀 알 수 있게
[울먹인다]
(대용) 저, 태식아
어, 뭐야? 벌써 끝났어?
(대용) 어, 아이, 그게 아니라 저, 그...
(진경) 그, 선배, 그...
아동 납치범 이번에 잡힌 놈 있다 아입니까
[진경의 헛기침]
(대용) 아니, 그게, 저기...
[진경의 한숨] 전에 했던 범행도 자백을 했는데
25년 전에
네 고향에서도 여자애를 납치해 묻었단다
아닐 거야, 그렇지?
(진경) 예
(대용) 저기...
야, 진경아, 따라가 봐
[비가 솨 내린다]
[어두운 음악]
[태식이 흐느낀다]
[태식의 힘겨운 신음]
[울부짖는다]
[태식이 흐느낀다]
[울부짖는다]
[오열한다]
[콜록거린다]
[차분한 음악]
[태식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수현 모가 오열한다]
(수현 모) 아유, 수현아!
아유, 우리 수현이 우리 수현이 어떡해
수현아!
아이고, 여보
수현아!
아, 여보...
(부검의) 추락으로 죽은 게 맞긴 한 것 같은데
혈액에서 약물이 검출됐어
항우울제요?
아니, 감마 하이드록시 낙산
(부검의) GHB
GHB, 물뽕?
(부검의) 이게 아직까지 혈액에 남아 있는 걸로 보면은
먹고 나서 20분 내로 바로 죽은 거야
이 사람 옥상에서 투신자살했다고?
(태식) 예
검출량 보면은 먹자마자 바로 의식 불명인데
손가락 하나 까딱 못 했을걸?
타살이라는 거죠?
(부검의) 확실한 건 당사자는 몰랐을 거라는 거지
자신이 지금 자살하고 있는 건지
자살당하고 있는 건지
(태식) 형
[부검의의 놀란 신음]
[태식의 한숨]
야, 너 나 무시하냐?
내 말은 무슨 개똥이야?
내가 하지 말라 그랬지, 어?
내가 하지 말라고 부탁까지 했잖아
[무거운 음악] 몰래 일을 벌인 거는
그건 미안해
- 근데 형, 이거... - (대용) 야!
(대용) 야, 내가 지금 나 살자고 이러는 거야?
내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랬잖아 그럴 만한 이유가
뭔 말이야, 그게?
위에서 이 사건 들쑤시지 말라 그러더라
(대용) 너야 기분 내키는 대로 막 쑤시고 다니면 그만이지만
그럼 난 뭐가 되냐?
이거 타살이야
(태식) 최수현 타살 맞는다고
근데도 그냥 이렇게 넘겨?
거기다가 정상훈 사건까지 물려 있는데
정상훈 찾자며? 정상훈 뭐, 시체라도 찾아야 된다며?
아이, 거기까지 갈 필요도 없어
우리가 맡았던 사건의 피해자가
자살이 아니고 타살이라는데
그걸 그냥 이렇게 모른 척하자고?
어?
난 못 해 형, 난 쪽팔려서 이렇게 못 해
나 형 곤란한 거 알고
형 입장 생각 안 해 본 것도 아니야 근데...
근데 이렇게 안 하면?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형
야, 태식아
너 그냥 고향 가라
[옅은 한숨]
나 살려면
그리고 내가 너랑 등지지 않으려면
이 방법이 제일 좋을 것 같아
너 그냥 조용히 고향 내려가
(태식) 취소했어
발령 취소 냈다고
나 이렇게 못 가
"열쇠"
[노크 소리가 들린다]
(도식) 어, 왔어요?
(대용) 예, 안녕하십니까
인사가 좀 늦었습니다
청장님, 취임 축하드립니다
- (도식) 앉아요, 앉아 - (대용) 예
[도식의 헛기침]
- 그래, 유대용 팀장이라고? - (대용) 예
(도식) 정상훈 건에 대해서는 보고받았어요
요새 많이 바쁘겠어?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바른일보 들쑤시고 다니느라고 한창 바쁠 텐데
[긴장되는 음악]
(도식) 거참, 답답해서
듣는 귀가 있으면 모르지도 않을 텐데
그, 전임 청장도 그 여파로 물러나게 된 거
[한숨]
면목 없습니다
불길이란 말이야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는 거야
아랫사람 열정이 뻗치면
그 불길 속에 애먼 윗사람이 타 죽는 거야
(도식) 유 팀장도 그렇게 타 죽고 싶어?
아, 저, 근데...
이미 부검 결과도 나온 마당에 그걸 덮는다는 게...
(도식) 유 팀장 뭔가 착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이게
내가 하는 경고라고 생각하나?
저, 말씀 좀 물을게요
기사 관련해서 여쭤보려면 어디로 가야 될까요?
(안내 직원) 잠시만요, 확인해 보겠습니다
(수미) 김서희 의원님?
이렇게 처음 뵙네요
누구시죠?
제 방으로 올라가실까요?
바쁘신 분이 여기까지 다 오시고
(수미) 앉으세요
다음부터는 편하신 장소로 부르세요 보통 그렇게들 많이 하시는데
그래서 우리 의원님께서 여기까지 직접 오신 이유가?
최수현 기자 일로 왔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자세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그 사람이랑 제 남편 사건이랑 무슨 관련이 있는 것 같아서요
(서희) 최수현 기자가 쓴 기사도 전부 찾아봤는데
인터넷상에는 남아 있는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전부 삭제가 돼서
왜 그런 거예요?
(영문) 최수현, 그 기자 죽어서까지 말썽이군
기어이 부검까지 했다고?
죄송합니다
영민이는?
입단속 확실히 했나?
(동구) 예
[한숨 쉬며] 내 그놈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최 기자 죽음에 자신도 연루되어 있으니
이제 와서 입장을 바꾸긴 어려울 겁니다
(동구) 그래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문제는 그
조태식이라는 형사인데
[긴장되는 음악] (영문) 그놈 때문에 서희까지
최수현이에 대해서 들쑤시고 있어
이러다가
최수현이 쓰려던 기사가 밝혀지면 사태가 심각해져
[책상을 탁 치며] 그것만은 절대 막아야 돼
내 새로 취임한 청장한테 언질은 줬지만
예감이 좋지 않아
조태식이 그놈
경고가 안 먹히면은 사지를 끊어서라도
멈추도록 하라고
예, 회장님
(호규) 최수현, 86년 4월 23일생
서울 출생
올해 나이 만 33세
강현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후 바른일보 입사
편집부, 사회부 거쳐서
올 1월 연예부 발령
발령 직후...
이거 달리는 차 안에서 꼭 들으셔야 되는 거죠?
아, 멀미할 것 같은데
이거 어차피 아는 내용이잖아요 이거 형사님 사건이었잖아요
(진경) 아, 날씨 봐라
후배 잡드리하기 딱 좋은 날씨네
(호규) 아, 이해가 안 돼서 그래요, 이해가
지금 중요한 게 최수현 누가 죽었냐 이거 아니에요?
그러면 이 인적 사항을 뒤질 게 아니라
사망 날, 그 여자 찾아와서 같이 주스 마신 그 인간을 찾아야죠
그 인간이 물뽕도 먹였을 텐데
그러면 그 사람이, 어?
아니, 그놈이 김승철, 정상훈 사건 범인이거나
아니면 범인하고 관련돼 있다는 소리니까
야, 이 새끼야! 선배가 지금 그거 몰라 그러나, 어?
(진경) 이미 몇 달 지난 사건이라서 CCTV 없다 안 하나?
주스 마신 컵이고 자시고 증거물 다 훼손돼 삤고
당시의 목격자도 없어
뭐 갖고 조사할 긴데?
뭐 갖고 범인 잡을 긴데, 어?
그라니까 최수현 인적 사항부터 찾아보자고
그 여자가 뭘 하고 다녔길래 살해를 당했는지
정상훈이하고는 어떤 사연이 있는지
그 여자 집에 찾아갈 만한 인간이 누군지
알아보자고
알아들었나?
잘난 척 그만하고 마저 읽으세요
(호규) 발령 직후 휴직계 썼네요
사망 전날까지 송주에 있었던 걸로 추정되고
송주?
[의미심장한 음악] 송주는 왜?
(호규) 그건 알아봐야죠
하필 또 죽기 직전까지 있던 데가 송주라
최수현 씨가 JQ를 취재하고 다녔다고요?
말씀드리기 부끄럽지만 언론사도 기업이에요
대기업에서 주는 광고, 후원 무시하고 살아남긴 힘들어요
그런데 최 기자가 JQ를 쑤시고 다닌다는 얘기가 들리니
저로서는 도리가 없었죠
머리 좀 식히라고 연예부로 발령 냈더니
벌써 휴직계를 내놨더라고요
그렇다고 최수현 씨 모든 기사를 전부 삭제를 해요?
아시다시피
남편분 눈이 여기로 배달됐잖아요
(수미) 경쟁사고 어디고 다들 [의미심장한 음악]
우리 회사가 남편분하고 무슨 관련이냐 촉각을 세우고 있는데
뭐라도 꼬투리 잡히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회사 보호 차원에서 조치를 취한 거예요
최수현 씨가 JQ에 대해서 뭘 썼는데요?
내용은
저도 몰라요
내용도 모르고 그렇게까지 하셨다고요?
보통 데스크에서 모든 기사를 다 검토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제가 확실히 아는 건
JQ 쪽에서 그 기사가 나가는 걸 싫어했고
(수미) 최 기자가 쓴 JQ 관련 기사를
아무도 읽지 못하게 해 달라는 거였어요
- 누구였는데요? - (수미) 네?
그렇게 요청했다는 JQ 쪽 사람 누구예요?
[노크 소리가 들린다]
(박 비서) 대표님
이거
오늘 취임식 식순입니다 확인해 보세요
오늘 일정 한번 확인해 드릴게요
2시까지 서울 본사로 가시면 약 30분간 리허설하실 거예요
본식은 3시부터 4시까지는 진행될 예정이고요
아, 그리고 취임식 끝나면
회장님을 비롯한 그룹 임원분들하고 저녁 약속 있으세요
괜찮으시죠?
아니요, 전 따로 약속이 있어서
아...
[당황한 신음]
그래도 회장님께서 만드신 자리인데
이해하실 거예요, 회장님도
(박 비서) 예
[문이 달칵 여닫힌다]
그, 최수현 말입니다
송주, 한 달 동안 어디에 있었을까요?
(진경) 생활 반응 보면은 송주에 있었던 건 확실한데
뭐, 숙박업소 결제한 것도 없고
[서류를 사락 집어 들며] 송주에 지인이라도 있나?
그래서 제가 일단 찾아는 봤는데
(호규) 중학교 동창이 여기 한 명 살더라고요
- (태식) 어 - (호규) 지금 전화를 안 받아서
제가 메시지 남겨 놨으니까
메시지 오면 제가 바로 다시 말씀...
(대용) 오늘부터 정상훈이 주변 인물 싹 다 파
(진경) 예? 그거 옛날 옛적에 다 파 봤잖아요
- (대용) 너 서주형이 누군지 알아? - (진경) 네?
(대용) 정상훈이 초등학교 동창이야
그럼 욘트 슈테펜은?
욘트...
정상훈이 독일 유학 시절에 옆집 살던 놈
이래도 다 판 거야?
[어이없는 웃음]
아이, 욘트 뭐, 뭐, 그, 근마랑...
까라면 까지 무슨 말이 이렇게 많아!
[긴장되는 음악]
(대용) 야, 너 내 말에 토 달 거면은
이 팀에서 빠져, 이 새끼야
죄송합니다
(진경) 야, 반띵
(태식) 형
나랑 얘기 좀 해
[펜을 탁 내려놓으며] 하, 씨...
(호규) 선배님
괜찮아요?
내가 그렇게 잘못했나?
잘못 안 했어요
와 그카는데?
일단 우리가 지금 하는 거 좀 비밀로 해야 될 것 같아요
그거 때문에 그런 거 맞제?
형, 진짜 이럴 거야?
너야말로 기필코 최수현이 파겠다 이거야?
말했잖아, 자살 아니라고
그거 그냥 정황일 뿐이야
(대용) 정상훈이랑 아무 관련 없는데
애들까지 끌어들여서 시간 낭비하지 마
그러니까 연관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자고 이러는 거 아니야, 지금?
[책상을 쾅 치며] 언제까지!
[긴장되는 음악]
너 언제까지 네 맘대로 수사할래, 응?
네가 팀장이야?
나한테 하나하나 보고하고 수사해 알았어?
(태식) 왜 이렇게까지 하는데?
저번에 그랬지? 위에서 쑤시는 거 싫어한다고
그거
수사 압력이라도 받고 있다는 거야? 형 지금 그래서 이러는 거야?
확대 해석 하지 마
(대용) 최수현이 타살이고
정상훈이 관련 있다고 인정하는 순간
경찰 실책으로 낙인찍히는 거야
가뜩이나 정상훈이 못 찾아서 욕 처먹고 있는 거 너 몰라?
그게 다라고?
[대용의 깊은 한숨]
야, 태식아
(대용) 너
너 네 맘대로 수사할 거면 이 팀에서 나가라
[태식의 옅은 한숨] 아니면
내가 팀 깨고 나갈게
[태식의 한숨]
[문이 쾅 닫힌다]
[한숨]
[태식의 답답한 한숨]
[의자를 쾅 친다]
[한숨]
[진경의 한숨]
[진경이 캔을 달칵 딴다]
열 뻗친 거 좀 식후라고
[피식 웃는다]
[진경이 혀를 쯧 찬다]
송주 있을 때 최수현 통화 내역입니다
(진경) 거, 우리가 잘 아는 놈들이 있더라고요
회의가 길어졌네
지금 바로 서울 가게 차 대기시켜 줘요
(박 비서) 아, 저기, 근데 대표님 그, 안에 손님 와 계시는데요
[영민의 한숨]
낯설다, 상훈이 자리에 네가 앉아 있다는 게
(영민) 여기까지 무슨 일이야?
(서희) 최수현 누군지 알지?
그 사람 마지막으로 쓰려던 기사
막은 게 너라면서?
그래, 맞아
왜? 무슨 내용이었는데?
나도 몰라
그게 말이 돼?
내용도 모르는데 기사를 막았다고?
지금 나더러 그걸 믿으라는 거야?
어쩔 수 없었어
[의미심장한 음악] (영민) 그 기사 때문에
상훈이가 이상해졌으니까
그게 무슨 말이야?
그 기자가 회사로 찾아오고 나서부터
(영민) 상훈이가 신사업을 송주에 안 짓겠다고 했다고
- (서희) 왜? - 이유는 나도 몰라
두 사람 다 나한테 숨기려고 했으니까
(영민) 확실한 건 최수현 때문에 상훈이가 입장을 바꿨다는 거고
그래서 난 바른일보에 전화 한 통 넣은 게 다야
정말 그게 다야? 네가 아는 게?
[한숨]
[옅은 한숨]
(태식) 진영민, 인동구
이 둘이 최수현을 알고 있었다?
사망 당일에도 이 둘이 전화를 했는데
그럼 그 집에 찾아간 게
둘 중 한 놈인 건가?
[전화벨이 울린다]
(호규) 예, 광역 수사대 경장 전호규입니다
예
아, 최수현...
아, 아닙니다, 예, 말씀하세요
[호규가 펜을 달칵 누른다]
네
거기서요?
아, 네, 감사합니다
[호규가 수화기를 탁 놓는다]
[흥미진진한 음악]
(호규) 최수현, 송주 동창생 집에서 지냈음
[쪽지를 사락 접는다]
(형사1) 어, 여기...
(태식) 어, 아니야
최수현 때문에 온 거죠?
조사는 해 보셨어요?
일단 타요
[태식의 한숨]
타살 맞아요 시신에서 약물도 검출됐고요
[서희의 한숨]
(태식) 근데 지금 수사를 제대로 할 수가 없어요
부검도 내가 몰래 한 거라
왜 못 해요, 수사를?
그, 청장이 압력을 좀 넣고 있나 본데
아마 그 윗선에서 좀 개입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청장보다 윗선이면
아버님이...
아이, 뭐, 아직 확실한 건 아니니까
아, 저기, 우리 나중에 다시 얘기하죠
내가 지금 좀 갈 데가 있어서
어디 가시는데요?
최수현 관련해서 제가 좀 갈 데가 있어서요, 그러니까...
저도 갈래요, 그럼
(대용) 야, 조 형사 봤어? 조태식이
(형사1) 아까 지나가셨어요 [형사2가 호응한다]
- 일로? - (형사1) 네
그래요, 갑시다, 가
[태식이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뭐 하려는 거야?
(태식) 최수현이 송주에 있는 동안 진영민, 인동구
둘이랑 연락했었더라고요
[서희의 어이없는 숨소리]
영민이가 최수현 씨 기사를 막았다 그랬어요
(서희) 근데 영민이는
정작 기사 내용은 모른다고 하고
그럼 인동구도 비슷한 이유였겠네
(태식) 근데 뭔지도 모를 기사를 막으려고
최수현이 죽던 당일 날까지 둘이 전화를 해서 압박을 가했다?
그건 아닐 것 같은데
[태식이 숨을 씁 들이켠다]
일단 최수현이 송주에서 뭘 하려고 했는지
그걸 알아야겠어요
대체 그 기사가 뭐길래
죽여서라도 막았어야 했는지
근데 진짜 같이 가도 되겠어요?
가야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수현 친구) 수현이 죽은 거
며칠 전에서야 알았어요
어떻게 저한테 연락 한 번이 없었을까 이상하더라고요
수현이 죽기 전날까지 저희 집에서 지냈는데
아직도 잘 안 믿겨요
걔가 왜 갑자기...
(태식) 그, 최수현 씨랑 되게 가까우셨나 봐요?
네, 어릴 때부터요
(수현 친구)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저희 집이 송주로 이사를 왔는데
그래도 수현이랑은 계속 연락하면서 지냈거든요
그러다 몇 개월 전에 저희 언니가 병으로...
그때 수현이가 송주로 내려와서 장례 내내 옆에 있어 줬어요
씁, 아, 그러면
그때 친구분 집에?
(수현 친구) 아, 아니요, 그건...
무슨 송주에 대한 기사를 쓴다고 좀 지내게 해 달라고 해서
(서희) 기사요?
혹시 무슨 내용이었는지 아세요?
아니요, 그건 저도 잘...
(수현 친구) 뭔지는 몰라도 되게 중요한 거였는지 예민해 보였어요
잠도 잘 못 자고 계속 밖으로 돌아다니고
(태식) 혹시 누구 만나러 다니는 사람 있는지 아세요?
뭐, 아니면 누가 찾아왔다거나
특별한 점이나 이상한 점 그런 건 없었어요?
아, 뭐, 별건 아닌데
(수현 친구) 수현이요, 송주역에 자주 갔었어요
송주역요?
[의미심장한 음악]
[옅은 한숨]
- (수현 친구) 가 - 갈게, 고맙다
(수현 친구) 수현이 그렇게 되기 전날도 제가 직접 태워다 줬었는데
뭐, 굳이 이상한 점을 찾자면 그거였겠네요
씁, 역에 자주 갔었던 거면
어딜 계속 왔다 갔다 했었던 건가?
아니요
거기는 열차가 안 다니거든요
내 그 두 사람을 오래도록 봐 왔네
(영문) 인 실장 그놈은 종종 앞서 나가는 게 탈이긴 하나
날 향한 충성심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
영민이는 욕심이 많은 게 흠이긴 해도
어릴 때나 지금이나 눈치가 빠삭한 놈이라
늘 자기한테
이로운 편에 서는 놈이고
(변호사) 워낙에 현실 감각이 뛰어나신 분이니까요
회장님께서 지금처럼 대우만 잘해 주신다면
아마 돌아서지는 않을 겁니다
근데 혹시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계시는 겁니까?
만약에 과거의 일이 다 밝혀질 경우
누구를 총알받이로 세울지
자네라면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글쎄요
(서희) 영민이 말로는
상훈이가 최수현 기자를 만난 이후로
신사업을 송주에 안 짓겠다고 했대요
그런 최수현은 죽기 직전까지 송주에 내려와서
어떤 기사를 썼고
[긴장되는 음악]
(태식) 범인의 메시지는 최수현
[자동차 경보음이 울린다]
(태식) 김승철
[타이어 마찰음]
(태식) 정상훈을 가리킨다
이제야 아귀가 좀 맞아떨어지네
최수현이 죽던 날 밤
김승철 의원이랑 정상훈 씨랑 크게 싸웠댔죠?
[의미심장한 음악] 네
(태식) 근데 그날 이후로 김승철 의원은
레미콘 사람들한테 신사업을 막겠다는 편지를 썼고
정상훈 씨랑은 사업 부지 이전을 계획했어요
그렇다는 건
처음엔 정상훈 씨랑 뜻이 달랐다가
최수현의 죽음 이후로
둘이 같은 뜻이 됐다는 거겠죠
[태식이 숨을 씁 들이켠다]
최수현이 이 둘을 묶는 어떤 계기가 됐다는 거예요
송주에 신사업 짓는 걸 반대할 만한
그렇다면
분명 최수현의 기사도 그런 내용이었을 테고
그러니까 아빠랑 상훈이랑
최수현 기자, 이렇게 세 사람 모두가
송주에 신사업 하는 걸 막으려고 했다?
제거된 셈이죠, 반대한 세 사람 모두
근데 왜 범인은
자기가 한 짓을 저한테 알려 온 거죠?
경고?
[긴장되는 음악]
신사업을 막으면
더 끔찍한 일이 벌어질 거라는 경고 아니었을까요?
(태식) 그러니까 신사업 법안을 빨리 통과시키라는
더 끔찍한 일요?
[흥겨운 풍물 연주가 들린다]
대체 지금보다 뭐가 더...
[태식의 짜증 섞인 신음]
[기어 조작음] [태식의 힘주는 신음]
[태식의 한숨]
최수현이 기사도 숨기고
(태식) 정상훈 씨랑 김승철 의원이
호텔에서 숨어서 일을 진행한 거 보면
분명 세 사람도 위협을 느꼈던 거예요
그렇게까지 위협받으면서
[태식의 한숨] 왜 반대한 걸까요?
분명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텐데
[흥겨운 풍물 연주가 계속된다]
그 답은 최수현 기사에 있겠죠
(태식) 거기가 이 모든 일의 시작 같으니까 [기어 조작음]
(사회자) 먼저 JQ 연혁을 소개하겠습니다 [카메라 셔터음]
1989년 정건금속을 창립하고
1993년 강원 신규 공장 합동 준공식을 열었습니다
1994년 정건제철소를 설립 후 1997년 정건무역을 출범
1999년 정건 10주년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1999년 정건건설을
2001년에는 정건화학을 출범했습니다
2003년 경북 신규 공장 합동 준공식을 열었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야, 진영민, 너 정신 나갔어?
송주시에 신사업이 들어서면 절대로 안 돼
누구보다 네가 더 잘 알고 있잖아
최수현 씨는 지금 옳은 일 하고 있는 거야
옳은 일?
난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일만 할 뿐이야
너한테 가장 가까운 사람이야
너 그 사람 버릴 수 있어?
이미 회장님께 보고드렸어
(영민) 너, 김승철 의원, 최수현이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
영민아
난 내가 변하지 않는 거 알아
[상훈의 한숨]
상훈아
(사회자) 그럼 이번 JQ E&F의 신사업 대표 이사로 취임한
진영민 대표를 소개하겠습니다
[차분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JQ E&F 대표 진영민입니다
[사람들의 박수]
[새가 짹짹 지저귄다]
[까마귀 울음]
(태식) 저기, 말씀 좀 여쭐게요
(역무원) 어떻게 오셨습니까?
(태식) 경찰인데요
(역무원) 아...
여기는 이제 운행을 안 하는데요
네, 알고 있습니다
혹시 이 사람 본 적 있으세요?
[호규의 헛기침]
[숨을 후 내뱉는다]
[흥미진진한 음악]
(호규) 열심히 산다, 열심히 살아, 진짜
형사님, 그렇게 유난 떨면 안 들킬 것도 들킨다니까
[호규의 답답한 한숨] [진경이 재촉한다]
아이, 주접떨지 말고 앉아, 빨리
(진경) 대용 선배한테 들키면 우예 할라고, 빨리
- 알았어, 알았어 - (진경) 빨리빨리
(진경) 야, 니 선배한테 연락받았제?
최수현 기사 좀 알아봤나?
뭐, 신사업에 관련해서 뭘 취재하고 다녔는지, 응?
최수현 이름으로 된 메일이고 웹 하드고 다 확인해 봤는데
(호규) 그, 케베체트인가 뭔가 그 바이러스 걸려 가지고
뭐, 알아볼 수도 없어요
케, 케, 케, 케베체트?
해킹당했다고
[한숨 쉬며] 그러면은
선배 말마따나
그 여자가 쓴 기사 때문에 죽은 거 맞네
(진경) 씨, 내도
유족들 찾아가 가지고 유품 다 뒤져 봤는데
뭐, 메모장이고 노트 하나 나오는 게 없어, 나오는 게
최수현 살해하고
자료들 싹 다 가져가서 없앤 거라고 봐야지
아휴, 씨
다 털렸는데 뭐 갖고 조사하노, 이제?
여기서 유일한 희망은
(호규) 최수현이 죽기 전에
이 상황을 얼마만큼 예상하고 있었느냐인데
명색이 기자가
백업 파일 하나는 만들어 놓지 않았을까?
백업?
아이, 더군다나 JQ가 압력 행사해 가지고
좌천까지 될 정도의 기사였으면은
원본 하나만 딸랑 가지고 있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그러니까네 어디 뭐, 숨겨 놓은 파일이 하나 있다는 거제?
그렇죠, 저만 해도 중요하다 싶으면 두 번, 세 번 백업해 두는데
(호규) 최수현이 바보가 아닌 이상
보험용으로 얻다 숨겨 놓지 않았을까
뭐, 이런 생각?
아이씨, 똑띠
[새가 짹짹 지저귄다]
(대용 처) 어, 이것 좀 먹어, 맛있어
(대용) 응, 응, 아, 내가 알아서 먹을게
(대용 처) 뭐, 뭔 일 있어?
무슨 일?
아니, 어쩜 그렇게 얼굴이 하염없이 안 좋아져?
아이, 얼굴 얘기
15년 전에 안 하기로 합의 본 거 아니야?
그래도 난 마지노선은 있는 줄 알았지
어쩜 그렇게 하염없이 내려가냐?
아, 내 얼굴이 무슨 엘리베이터야? 계속 내려가게
- (대용 딸) 아빠! - (대용) 어? 아, 깜짝이야
(대용 딸) 아빠, 왜 이렇게 오랜만이야 [대용의 반가운 신음]
[함께 웃는다]
[대용이 으르렁거린다]
[대용 딸의 장난 섞인 신음] (대용 처) 아유, 아유, 잘 논다
너 영어 학원은 갔다 왔어?
(대용 딸) 학원? 방금 다녀왔는데?
(대용 처) 아, 오늘 시험 본다 그랬지? 잘 봤어?
(대용 딸) 당연히 잘 봤지
(대용 처) 에이, 잘 봤을 리가, 네 머리로?
- (대용 처) 아유 - (대용 딸) 아, 진짜 잘 봤는데
- (대용) 아이, 그, 애한테 왜 그래? - (대용 처) 뭐?
야, 네 유전자 내 유전자 합쳐 봐야
머리 좋은 애 나오기 힘들어
(대용) 얘 착하고 예쁘면 됐지
[대용이 말한다] - (대용 딸) 응, 맞아 - (대용 처) 아휴
착한 게 뭔 소용이야? 공부를 잘해야지
아유, 괜찮아, 착하면 돼 착하면 돼, 그렇지, 그렇지?
- 응, 가방 풀어, 밥 먹고 가 - (대용 딸) 응
(대용 처) 야, 너 목에 그거 뭐야?
- (대용 딸) 아, 이거... - (대용 처) 당신이 사 줬어?
(대용 딸) 이거 그, 학교 앞에서 아빠 친구가 주던데?
누구? 아, 태식이 삼촌?
(대용 딸) 아니, 어, 그, 이름이 뭐였더라?
아까 명함도 받았는데
하여튼 아빠랑 되게 친하다고 받아도 된다고
음, 그래? 명함 좀 줘 봐
(대용 딸) 명함?
야, 이거 비싼 거 아니냐?
[의미심장한 음악]
(대용 처) 누군데?
- 어, 아니야, 아니야, 밥 먹어 - (대용 처) 아이...
(대용) 밥 먹어
(대용 딸) 아빠, 어디 가?
(역무원) 운이 좋으시네요
2월 말에 철거 결정되면서
CCTV 녹화 중단됐거든요
덮어쓰기 안 해서 아마 그때 영상 남아 있을 겁니다
며칠이라고 했죠?
우선 13일 거부터요, 2월 13일
(역무원) 2월 13일 [마우스 클릭음]
[역무원이 키보드를 탁 누른다]
이분 맞죠? [키보드를 탁 누른다]
이분 며칠인가 계속해서 들르셨었는데
(태식) 예
[의미심장한 음악]
(서희) 어?
정상훈?
(태식) 그럼 최수현이 정상훈 씨를 만나러 여길...
둘이 왜 만난 거지?
[서희의 한숨]
여기 바깥쪽은 CCTV 없어요?
(역무원) 네, 바깥쪽에 물품 보관함 쪽에 있는데
책이네요?
둘이 사람들 눈 피해서 뭔가를 공유한 것 같긴 한데
여기 물품 보관함 좀 볼 수 있어요?
- (역무원) 그게, 지금 여기 없는데 - (태식) 예?
(역무원) 폐역 결정되고 역사에서 안 쓰는 물품 전부 기부했거든요
(태식) 어디로요? [태식의 한숨]
(역무원) 송주 도서관요
갑시다
분명 알겠다고 별 의심 없이 믿고 돌아간 눈치였어요
에이, 그거 가지고 아나?
(민국) 김서희 걔가 영 눈치가 없는 거 같다가도
한번씩 뒤통수치는 재주가 남다른 애인데
(수미) 그럼 제가 거기서 뭘 더 어떻게 해요?
듣자 하니 섭섭한 소리만 하시네
뭐, 일이 이렇게 된 게 다 제 탓인가요?
전 말씀하신 대로 그냥...
그렇게 은근슬쩍 발 빼면 섭하지
(민국) 아, 공으로 한 것도 아니고
그, 사장 자리 받아먹고 기사 막은 거면서
그렇게 따지자면 홍 의원님은 더하죠
(수미) 당 대표직에 이젠 대선 후보까지
우리 중에 제일 덕 보신 게 누군데?
말본새하고는
(민국) 이래서 여자들하고는 큰일을 못 해요
조금만 마음이 상해도 그냥 떽떽, 떽떽, 에이그
[노크 소리가 들린다]
(민국) 어유, 대표님 이제 오셨네
[민국의 웃음]
(수미) 어서 오세요
진짜 안 무서워요?
(태식) 아니, 뭐, 어떤 상황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까
근데 그게 감당하기 버거운 일일 수도 있는 거고
너무 겁 없이 달려들지 마시라고요
사람이 직접 겪기 전엔 다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가도
막상 닥쳐 보면
무너지더라고, 열이면 아홉
많이 봤어요, 그런 사람 일하면서
상훈이가
죽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서희)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자꾸 저를 불쌍하게 봐요
처음에는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저한테 그랬거든요?
'남편분 금방 돌아오실 거예요'
'꼭 찾으실 거예요'
근데 이제는
아무도 저한테 그런 말을 안 해요 그냥 기운 내라고만 하지
[쓸쓸한 음악]
근데 그 말이 저한테는
오히려 상처가 돼요
상훈이 살아 있다고 믿는 게 그렇게 바보 같은 건지
딴 사람들 말
신경 쓰지 마요
아까 내가 한 말도
[흥겨운 풍물 연주가 들린다]
[타이어가 펑 터진다]
[태식과 서희의 놀란 신음]
(태식) 아이씨
[흥겨운 풍물 연주가 계속된다]
- (태식) 괜찮아요? - (서희) 네
[기어 조작음]
[태식이 안전띠를 달칵 푼다]
에헤, 씨
(태식) 아이, 돌겠네, 진짜
영 불안해
하필 바른일보로 그놈 눈이 오고부터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느낌이야
(민국) 이번엔 어떻게 넘어갔다 해도
작은 의원하고 그 형사들
천둥벌거숭이 같은 그 작자들이 순순히 물러나겠냐고
씁, 그 기사 확실히 없앤 거 맞지, 남 사장?
전 제대로 했어요 직원들 입단속도 확실히 시켰고
혹여 새어 나간다면 제 쪽은 아닐걸요?
(민국) 하여튼 말은
어쨌거나 빨리 밀어붙입시다
일단 법안 통과되고
송주에 신사업 땅파기 시작하면 자기들이 어쩔 거야?
안 그래, 진 대표?
그래요, 저도 대표님만 믿어요
걱정 마십시오
두 분께 아무 일 없게
제가 잘 처신하겠습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아, 그러라고 대표직도 단 거잖아
[의미심장한 음악] [민국이 살짝 웃는다]
자, 한 잔 합시다
[민국과 수미의 웃음]
명심하겠습니다
[흥겨운 풍물 연주가 계속된다]
(태식) 아이, 뭐, 아까도 다 와 간다고 지금
얼마나요?
또 15분? [태식의 한숨]
아, 예
예, 뭐, 어쨌든 최대한 빨리 좀요
예
이 동네는 뭔 놈의 굿을 이렇게 한 집 걸러 하나씩 하냐
저거 해 봤어요?
굿요
아니요, 전 천주교인데요
난 기독교 모태 신앙인데
(태식) 근데도 우리 집은 연례행사처럼 했어요, 저거
토요일에 집 앞마당에서 굿하고
일요일에 교회 가서 기도하고
그땐 그게 이상한지도 몰랐네
[한숨 쉬며] 그만큼 절실한 게 있으셨나 보죠
누나가 없어졌거든요, 내 뒤에서
[아련한 음악]
(태식 누나) 태식아!
(태식 누나) 야, 조태식, 같이 가!
(어린 태식) 같이 안 가!
[태식 누나의 비명] 여자는 빠져!
[태식의 웃음] [태식 누나의 속상한 신음]
따라오지 마!
아, 진짜 나빴어! 이씨
[씩씩거린다]
야, 진짜 가냐?
씨...
(태식) 그, 너무 순식간이었어서
난 그 순간이 아직도 믿기지를 않네
[흥겨운 풍물 연주가 들린다]
분명히 뒤에서 따라오던 발소리를 들었던 것 같은데
같이 가자고 소리치던 걸 들었던 것 같은데
돌아보니까 없더라고요
[태식의 한숨]
(태식) 그때 알았어요
사람이 어느 순간 이렇게
그냥 사라져 버리기도 하는구나 하고
[애잔한 음악]
나도 그쪽이랑 비슷했어요
하루, 이틀, 십수 년이 지나면서
경찰도 포기하고
심지어 울 엄마도 이제는 됐다고 하는데
난 그게 안 되더라고
끊임없이 그 순간이 떠오르고 그럴 때마다 화가 나고
그게 닳고 닳도록 계속되는데
멈출 수가 없더라고요
누나가 그렇게 된 게
다 내 탓인 것 같아서
그래서
[한숨]
[혀를 쯧 찬다]
이번엔 꼭 제대로, 너무 늦지 않게
찾고 싶어요
김서희 씨는 나랑 달랐으면 좋겠으니까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한숨]
(태식) 어?
왔다
더 하실 말씀이라도?
솔직하게 말하지
내 채널을 우리 진 대표로 바꾸고 싶은데
(민국) 우리끼리 얘기지만 인 실장 그게 [의미심장한 음악]
사람을 얼마나 깔아 보나
난 하도 뻗대길래
뭐, 대단한 집 아들인 줄 알았더니, 참...
전과자 밑에서 구르던 놈이
그동안 감히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그간 쌓이신 게 많으신가 보네요
뭐, 그거 때문만은 아니고
씁, 난 아무래도
정상훈이 그렇게 된 게
인 실장 짓 같거든
(민국) 그 아비에 그 자식이라고
최수현, 김승철도 그놈 짓이면은
정상훈이라고 가만뒀겠어?
정 회장 뒤통수치는 놈은
3대를 멸하고도 만족을 못 할 사람인데
아, 나 몰래
김서희랑 딜한 것부터 이상하다 생각했어
아무래도 김서희를 제 뜻대로 움직이려고
정상훈이를 미끼로 쓰려고 한 모양인데
일을 벌여도 너무 크게 벌였어
정말 인 실장 짓이라면
수습도 인 실장이 할 겁니다
일단 지켜보시죠
[민국의 한숨]
(진경) 야, 이래 하면 되는 기가? [긴장되는 음악]
이거 하면은 최수현 파일 털어 간 놈들 알 수 있나?
(호규)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네, 근데 좀 시간이 걸리긴 하거든요
[키보드를 탁탁 누르며] 이 케베체트라는 바이러스
이거 뿌린 놈 IP만 찾으면 어떻게든지 알 수 있어요
- (진경) 다 돼 가네, 어? - (호규) 예
(태원) 전부 멈추십시오
감찰부에서 나왔습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
광수대 수사 팀
하시던 업무 중지하시고 저희랑 같이 가시죠
강진경 경사, 전호규 경장이시죠?
[태원이 손가락을 탁 튕긴다]
(감찰관1) 컴퓨터는 저희가 압수하겠습니다
- (진경) 왜? 뭐 하는 겁니까, 지금? - (감찰관1) 나오십시오!
- (감찰관1) 나오십시오, 손 떼십시오 - (진경) 뭐 하노? 지금!
(태원) 조태식 형사 어디 있습니까?
[진경이 중얼거린다]
어디 있냐고요!
조 형사님
[진경의 다급한 신음]
아이씨
[휴대전화 진동음] [서희가 안전띠를 달칵 푼다]
- (태식) 잠시만요 - (서희) 네
- (태원) 빨리 열어! - 어, 왜?
여보세요? 선배, 큰일 났습니다
- (감찰관1) 강진경 씨 - (감찰관2) 팀장님, 여기 키 있습니다
[감찰관1이 연신 소리친다] (태식) 야, 뭐야?
(진경) 지금 뭐, 감식, 감찰반 애들 쳐들어왔는데
아, 긴말 필요 없고
선배, 여 절대로 오지 마세요 여 절대...
(감찰관2) 아휴, 씨
아이, 뭐, 무슨 말이야, 인마?
말을 똑바로, 씨...
(서희) 왜 그래요?
지금 서에 좀 가 봐야 될 것 같은데
- 지금요? - (태식) 예
일이 좀 생긴 것 같아서
금방 확인만 하고 올게요 먼저 가 있어요
- 네, 얼른 가 보세요 - (태식) 네
뭐 일 있으면 전화하고요
네
[차 문이 탁 닫힌다]
송주역 보관함요?
네, 여기에 기증했다고 하던데
(직원1) 잠시만요, 확인해 볼게요
(서희) 네
[직원1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어쩌죠? 기증받긴 했는데
(직원1) 보관함이 너무 낡아서 그냥 폐기했거든요
안에 있던 물건들은요?
뭐, 다 버렸죠
전부 다요?
거기 안에 책이 몇 권 있을 텐데
다 버렸을걸요?
(직원2) 어? 팀장님
그때 팀장님이 챙기셨었는데
아, 맞는다, 맞는다, 맞는다, 맞는다 그 두꺼운 원서?
- (직원2) 네 - 네, 두꺼운 책요
- 있었나요? - (직원1) 예
어디 가면 볼 수 있어요?
어느 칸엔가 책이 서너 권 들었는데
(직원1) 버릴까 하다 상태도 좋고 해서 여기 비치해 뒀어요
자, 내가 여기 이쯤 꽂아 뒀던 것 같은데
아, 여기 있네요
저기, 혹시 이 책들 좀 빌려 갈 수 있을까요?
[긴장되는 음악] - (진경) 이 새끼들 - (감찰관1) 나오세요!
(진경) 어? 야!
- (진경) 경찰이 사건 조사하는 게 - (감찰관1) 아이, 진짜
- (진경) 뭐가 잘못이라고 감찰하는데! - (호규) 이거 놔요
- (호규) 이거 안 놔? - (감찰관2) 아, 참 [진경의 거친 숨소리]
(호규) 저희 형사님한테 뭐 하시는 거예요?
[감찰관2의 한숨] 제가 알기로는 아무리 검찰도
이렇게 과하게 수사할 권리 없는 걸로 아는...
(감찰관3) 당돌하네
지금 당신들이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나
알고 그러는 겁니까?
[스위치를 탁 누른다]
[옅은 한숨]
과학책 같은데...
응?
뭐지, 이게?
[의미심장한 음악]
[책을 쾅쾅 내려친다]
USB
[타이어 마찰음]
- (태식) 뭡니까? - (진경) 선배
(태원) 조태식 형사님? 감찰 팀 김태원 팀장입니다
근데요? 감찰에서 왜요?
아직 못 들으셨나 보네요
(태원)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로 형사님을 포함한 광수대 팀 전부
현 시간부로 모든 업무에서 배제되셨습니다
뭐요?
핸드폰과 신분증 제출하시고
저희랑 같이 가시죠
(감찰관3) 신분증이랑 핸드폰 주시죠
[태식의 어이없는 웃음]
(태원) 싹 쓸어 담아!
(감찰관들) 예
[감찰관들이 서류를 뒤적인다]
[터치 패드 조작음]
리스트?
[의미심장한 음악]
사람 명단인데?
구진주, 기한명...
강원도 송주시...
무슨 리스트지?
[긴장되는 음악]
[종이컵을 탁 내려놓는다]
[마우스 클릭음]
[통화 연결음]
(해커) 네, 접니다
김서희 지금 명단 손에 넣은 것 같은데
이거 어떡할까요?
바로 작업 시작하세요
[통화 연결음]
(서희) 어? 뭐야?
[서희의 당황한 신음] [무거운 음악]
[떨리는 숨소리]
[가쁜 숨소리]
뭐지?
[휴대전화 진동음]
네, 이 변호사님
인 실장이 뭐요?
지금 바로 따라가세요, 어디로 가는지
[긴장되는 음악] (태원) 지금부터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 건
조태식 경위 심문 시작하겠습니다
본 심문 과정은 녹화 중에 있으며
여기서의 진술은
추후 징계 절차에 반영될 수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휴대전화 진동음]
자,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요?
[통화 연결음]
[한숨]
[초조한 숨소리]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
왜 이렇게 안 받아, 전화를
[타이어 마찰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힘겨운 숨소리]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옅은 숨소리]
[무거운 음악]
[감성적인 음악]
(태식) 사람들을 죽여 가면서까지 숨긴 거 보면
분명 이 안에 뭔가가 있다는 건데
(서희) 사람 이름이랑 주소들이 적혀 있었고
무슨 명단 같았는데
(태식) 이거 복구 가능한지 네가 좀 알아봐 줘라
(호규)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그 영상을 지운 거라면?
(태식) 둘 다 같은 동네 사람이라는 건가?
(서희) 상훈이가 왜 여기 있어요?
(태식) 난 좀 알 것도 같은데 정상훈 씨
(호규) 제가 뭘 좀 찾았거든요
(동구) 복사본을 남겨 뒀더라고요
그럼 아예 끝장을 보든지
(영민) 왜 애매하게 살려 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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