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ong with the Gods: The Last 49 Days_신과함께: 인과 연_Thử thách thần chết: 49 ngày cuối cùng (2018)
영화 시나리오
(염라대왕) 왜 우는 것이냐
슬퍼서 우는 것이냐
억울해서 우는 것이냐
(덕춘) 차사님, 차사님!
차사님, 일어나세요!
차사님! 차사님!
아, 차사님!
[긴장되는 음악] 어, 차사님, 괜찮으세요?
(수홍) 빨리 일어나!
무슨 저승 차사가 한 방 맞고 이불을 깔아! 씨
(해원맥) 아, 대장
거, 충분히 주무셨으면 이제 좀 도와주셔야 될 거 같은데?
[해원맥의 힘주는 신음]
[강림의 힘주는 신음]
[강림의 힘주는 신음]
[땅이 쿵쿵 울린다]
[웅장한 음악]
(수홍) 오, 뭐야
[기침]
[칼이 댕그랑 떨어진다]
(해원맥) 안녕하세요
[차분한 음악]
[해원맥의 신음] (판관1) 대왕님!
저승 차사가 자기 저승을 공격했습니다
(판관2) 어떻게 저승 차사가 저승에 테러를 해?
그것도 소멸시켜야 마땅한 원귀까지 데리고 와서
(강림) 여기 있는 망자 김수홍의 재판을 허락해 주십시오
김수홍의 적패지에 귀인으로 분명히 표시되어 있습니다
(판관1) 아닙니다, 대왕님께서는 지금 저승의 율법을 어긴 원귀를
- 정의로운 망자로 둔갑시키는... - (강림) 그게 아니라면
(강림) 명부와 상관없는 억울한 죽음을 당한 망자일 수 있습니다
(판관2) 아니야!
총기 오발로 인한 단순 사고사야
과실 치사라고
입에서 손 빼, 이 새끼야 똑바로 앉고
[해원맥의 못마땅한 숨소리]
- (수홍) 응? - (해원맥) 똑바로 앉아, 씨
(강림) 과실 치사에 의한 죽음인지 억울한 죽음인지는
제가 밝히겠습니다
재판을 받게 해 주십시오
[해원맥의 놀란 신음]
[긴장되는 음악]
저승을 지키라고 준 검을 거꾸로 들어 저승을 겨눈 죄
(염라대왕) 이승을 어지럽히고 저승을 위험에 빠뜨린
원귀를 데리고 올라온 저승법 위반죄!
재판을 받아야 할 놈은 저 원귀 놈이 아니라 차사 강림!
바로 네놈이라는 걸 잘 알아라!
(강림) 염라께서 내리시는 모든 벌을 저희가 받겠습니다
그러니 망자 김수홍의 재판도 반드시 받게 해 주십시오
- (강림) 그의 죽음엔 - 왜?
(강림) 밝혀야 될 진실이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로] 왜 우리가 받아야 되는 건데
(강림) 밝히지 못한다면 벌을 받겠습니다
(덕춘) 벌받을게요, 달게 받겠습니다
제발 재판도 받게 해 주세요, 대왕님
(염라대왕) 허, 밝혀야 될 진실이 있다고?
판관들에게 먼저 묻는다
(판관1) 예
(염라대왕) 너희들은 김수홍의 죽음이 억울한 죽음이 아닌
단순 사고사임을 확신하느냐?
- 아, 예... - (판관2) 저희들의 목을 내놓겠습니다
목을... [흥미진진한 음악]
음, 그래
(염라대왕) 판관들은 목을 내놓는 걸로 하고 [판관2의 놀란 신음]
너 일로 와 봐, 인마
(판관1) 왜 내 목을 네가...
(염라대왕) 그럼 너희들은 김수홍의 죽음이
단순 사고사가 아닌 억울한 죽음임을 밝혀내지 못한다면!
너희들은 무엇을 내놓겠느냐?
차사직을 내놓겠습니다
[해원맥의 괴로워하는 신음]
[해원맥이 철퍼덕 쓰러진다]
명하신다면 차사님 뜻에 따르겠습니다
(염라대왕) 해원맥은 왜 그러고 자빠져 있느냐?
(해원맥) 너무 감동해서요
예를 표하고 있었습니다, 대왕님
따라야죠, 뭐
따라야 되는 거잖아요
[한숨]
대신 조건이 있다
(염라대왕) 저 원귀 놈이 재판을 받는 49일 안에
이승에서 망자를 하나 데려와라
허춘삼
강림 네가 이미 이승에서 만난 사람이다
(염라대왕) 허춘삼은 이미 저승의 명부 기한을 넘긴 사람이지
(저승 차사1) 허춘삼
(염라대왕) 진작에 저승에 올라와야 할 [저승 차사1이 말한다]
그 망자를 지켜 주고 있는 가택신이 하나 있다
(저승 차사2) 네가 골칫덩어리 성주신이냐?
(염라대왕) 이승 사람들은 그놈을
집을 지켜 주는 신이라 믿고
단지 안에 모시고 있지
(저승 차사2) 하, 새끼, 저거 귀엽게 생겼는데, 어?
(염라대왕) 허춘삼을 데려오기 위해 수많은 차사들을 내려보냈지만
[저승 차사들의 비명]
(염라대왕) 다시 돌아온 저승 차사는 아무도 없었다
[판관1이 말한다] 게다가 성주 놈은
자신을 몸을 드러내는 현신까지 해서 허춘삼의 가족까지 돕고 있지 [따뜻한 음악]
(성주) 아유, 어르신 그, 천천히 조심히 하세요
(염라대왕) 저승의 율법을 어기고 있는 골칫거리 성주신을 척살하고
허춘삼을 저승으로 데려와라
그것도 49일 안에
그렇게 못 한다면 차사들의 환생은 불가할 것이다
(해원맥) 네, 여부가 있겠습니까 [흥미진진한 음악]
가자, 이덕춘, 즐거운 마음으로
(강림) 성주 단지부터 찾아 집 안 어딘가에 있을 거야
이게 마지막 명령이었으면 좋겠네?
(해원맥) 그리고 이놈도 진짜 마흔아홉 번째이길 바라요, 대장
난 이번에 꼭 환생해야겠으니까
가자고, 이덕춘
(수홍) 어, 어, 어이
이거 자기 거 아니야?
자기 물건 잘 챙기고 다녀야지
[해원맥이 칼을 댕그랑 집어 든다]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현동) '철거는 살인이다'?
'그냥 나가'
'씨바'?
'씨바'?
(성주) 현동아, 이리 나와
여기 앉아서 저쪽의 노을 보고 놀고 있어
- (현동) 응 - 어, 그래
[통을 달그락 흔든다]
[현동이 흥얼거린다]
(염라대왕) 원래 살아생전 성주신은
고려 시대 임금의 얼굴을 그리는 어용화사였다
그림을 그리던 화공이었지
[왕의 찌뿌둥한 신음] (해원맥) 저 그림쟁이 새끼
(해원맥) 철거촌을 아주 개인 전시장으로 만들어 놨구먼?
[잔잔한 음악] 처리하는 건 어렵지 않겠는데?
(덕춘) 너무 예뻐요
마을 전체가 미술관 같아
어? 안 돼요, 차사님! 애가 같이 있잖아요
(해원맥) 씁...
[덕춘의 당황한 신음]
(성주) 현동아, 일로 와 봐
어때?
(현동) 성주 삼촌 최고!
♪ 어디를 향해 걷는가 ♪ [성주의 당황한 신음]
(덕춘) 진짜 할아버지 데리고 올라가면 [현동이 노래를 부른다]
저 아이는 어쩐대요?
소멸시키더라도
아이 앞에서는 안 그러셨으면 좋겠어요
제발요
[날카로운 효과음]
성주 단지 먼저 찾자
(현동) ♪ 그대가 보는 세상은 ♪
♪ 내 마음 모두 적셔 주네 ♪
[현동이 노래를 부른다] (성주) 아, 잘한다, 잘한다!
(현동) ♪ 아름다운 사랑 ♪
(염라대왕) 다시 한번 말해 봐라 [현동이 노래를 부른다]
[긴장되는 음악] 원귀 사건과 연관된 재판만 받겠다고?
(강림) 저승형법 3조 6항
'억울한 죽음이라고 의심되는 망자는 해당 사건과 연관된 재판만 받는다'
염라께서 직접 만드신 법이라 알고 있습니다
[염라대왕의 어이없는 숨소리] 직접 깨지는 말아 주시길 간청드립니다
(염라대왕) 판관들에게 묻겠다
저놈이 원귀가 된 사건과
차사가 주장하는 억울한 죽음과 연관된 재판이 있느냐!
아, 예
원귀 사건이 무려 두 곳의 재판장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판관1) 김수홍은 그중에서도 악질에 속하는데
먼저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원귀가 된 불의의 죄와
더불어 그 원귀가 되어
(판관1) 무고한 동료들에게 무력을 행사한 폭력의 죄에 기소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강림 차사
너 첫 번째 재판까지 가는 데만 지옥을 네 개를 통과해야 돼
그것도 저 원귀를 데리고
(판관2) 원귀 알지?
쟤 하나 잡겠다고 지옥귀들이 다 뛰쳐나올 거라고
그래, 좋다 [판관1의 당황한 신음]
(염라대왕) 그리하도록 하자
그런데 만약!
억울한 죽음을 증명을 해내지 못한다면
저 원귀 놈에게 현재 모든 지옥에서 기소된 죄를 재판 없이 소급해서
영겁의 지옥으로 떨어뜨릴 것이고 [수홍의 의아한 신음]
네놈 또한 차사직을 박탈할 것이다
그리하겠느냐!
(강림) 네, 그리하겠습니다
(수홍) 아니, 아니, 아니!
아니, 그걸 왜 당신이 결정을 해, 어?
법률 불소급, 그, 아, 아시잖아 [흥미진진한 음악]
시행한 다음에 그 이전 걸 되돌린다는 게
이게 국회법! 국회법 92조
(강림) 너... [수홍이 웅얼거린다]
- 죄송합니다 - (수홍) 나도 사시 공부 했어!
(수홍) 국회법 92조, 국회법...
저놈의 입을 찢을까요?
[수홍이 웅얼거린다]
(판관2) 저런 원귀 놈을 그냥 갈기갈기 찢어 가지고...
(판관1) 아닙니다
어차피 재판장까지도 못 가고 소멸될 겁니다
원귀가 올라왔으니
온갖 날벼락과 풍랑이 동반된 악천후에 [염라대왕이 손가락을 딱딱 튕긴다]
악귀들이 막 뛰쳐나오고
아, 그, 악귀 중에 그, 짱 먹는 애 이름이...
- (판관1) 그, 아, 대장! - 야!
(판관1) 어, 대장 악귀가 막 튀어나오고 [판관2의 다급한 신음]
[손가락을 딱딱 튕기며] 막, 그렇지 이렇게 막 툭툭 튀어나오고...
[손가락을 딱 튕긴다]
재판 준비나 잘하거라
(염라대왕) 너희들도 모가지를 내놓았으니
[근엄한 숨소리]
[바람이 세차게 분다]
[개가 왈왈 짖는다]
[차분한 음악]
[덕춘의 한숨]
(해원맥) 망자 호명 삼창 빨리 시작해, 응?
[흥얼거리며] 요새는 성주 단지를 얻다 두더라
금방 찾아내면 재미가 없는데
찾았다, 성주 단지
이걸 깨 버리거나 마셔 버리거나
영면하세요, 성주 아저씨
덕, 덕춘아
빨리 삼창해라, 할아버지 깨신다 [덕춘의 신음]
[긴장되는 음악]
오, 성주신
놔줘라
이거 깨 버리면 넌 끝이야
(성주) 내려놔라
그거 현동이 밤에 오줌 싸고 똥 싸는 요강이야
[요강이 댕그랑 떨어진다] 그걸 왜 처먹니?
아유... [덕춘의 힘겨운 신음]
(해원맥) 놔줘라, 너 그거 아동 학대야, 야!
(성주) 야?
이 새끼가 겁대가리를 상실했나
너 나 몰라?
(해원맥) 응?
[덕춘의 신음]
놔주라고!
[옅은 신음] (성주) 할배 깬다, 조용히 해
이런...
[덕춘의 힘겨운 신음]
[박진감 있는 음악]
[해원맥의 신음]
[성주의 신음]
[해원맥의 기합]
[성주의 힘주는 신음]
(해원맥) 들어와!
[해원맥의 장난 섞인 웃음]
[해원맥의 신음]
[해원맥의 신음]
(현동) 성주 삼촌!
[차분한 음악] 어, 현동아
(덕춘) 죄송합니다, 성주신님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죄송합니다
(성주) 아, 참...
야
야, 내가 너희들 천 년 전에 처죽을 때 저승 차사였어
어디서 경거망동을 해, 이 자식들아
아, 너희 내가 진짜 누군지 몰라?
(덕춘) 저희를 아세요?
[성주의 한숨] (해원맥) 아니, 저기, 잠깐만
저승 차사였다면 그러면
우리를 직접 저승으로 데려갔다는 거야? [성주의 답답한 신음]
(성주) 아니, 그리고 넌 무릎을 꿇고 반말을 하니?
이게 무슨 경우야? 맥락 없이 [차분한 음악]
와, 어떻게 애들 기억을 이렇게 싹 다 지워 버렸냐
아이고, 불쌍한 것들
아, 잔인해
염라 진짜 잔인해, 무서워
걔 아직도 머리 기르고 다니니?
(덕춘) 네
[현동이 흥얼거린다]
[성주의 한숨]
(성주) 잘 들어
저 꼬맹이 초등학교 입학식 때까지만이야
집안 꼬락서니가 이래 가지고 초등학교도 제때 못 들어간 애라고
딱 2학기 특례 입학 때까지만
8월 입학식 날
할아버지 손 잡고 학교 정문에 들어가면 그걸로 끝
그다음에 할배 데려가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
수명 다한 할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린 현동이 때문이니까
그 전까지 이건 압수
[해원맥의 놀란 신음]
뭐, 정 데려가고 싶으면 그땐 너희 대장이 와야 될 거야
[흥미진진한 음악]
뭐, 염라가 직접 와도 좋고
아, 근데 어떻게 기억을 싹 다 지워 버렸냐
아, 잔인해, 잔인해
(수홍) 아니, 이게 형식과 방법이 이런 식이면 내가 협조적일 수가 없지, 응?
아니, 아니, 보세요, 차사님
과실 치사로 죽었다고 끌고 와 놓고서는
그 죽음에 비밀이 있었대
그것도 억울한 비밀이
그래서 내가 내 죽음의 억울한 비밀이 대체 뭐냐 물어보면
재판장까지 기다려라 대답을 못 해 주겠다
씁, 왜? 왜 못 해 줘?
(강림) 네가 그걸 알면 협조를 안 할 테니까 [수홍의 한숨]
넌 감당 못 해
(수홍) 아니, 차사님 내 변호사라면서요
아니, 무슨 변호인이 의뢰인이 물어보는데 대답을 안 해 줘?
당신 변호사는 맞아? 뭐 하는 사람이지?
갑자기 차사님이 의심스럽네, 나는
(강림) 응, 응
- (수홍) 응? 뭐지? 왜 그러는 거지? - (강림) 응
- (강림) 날씨, 날씨 - (수홍) 어?
(수홍) 어, 아유, 아유, 난 괜찮은데
아이, 아이, 뭐 하던 얘기 계속할게요, 예?
내 얘기 너무 기분 나쁘게 듣지 마시고 [강림의 헛웃음]
차사님이랑 나랑 전공이 같잖아 [강림의 한숨]
딱 보니까 뭐, 차사님 국선 같은데
알다시피 나도 사시 1차 합격 했어요
- (수홍) 그러니까 우리 서로 기본만 - (강림) 응
(수홍) 딱 지키고 가자는 거야, 내 말은
그런 의미에서 난 차사님이 궁금한 거야
- (강림) 응, 응 - 너무 궁금해
(수홍) 왜? 아니, 의뢰인이 [강림의 웃음]
변호사 선임하기 전에
법정 대리인 이력이 궁금한 게 이게 이상한 게 아니잖아 [강림의 한숨]
나는 차사님 이름도 몰라 나이도 모른다고요, 예?
아유, 이거 너무 꽉 하는 거 같은데?
(강림) 천 년 동안 내가 망자들한테 지겹게 들은 말이
'차사님, 살려 주세요' '차사님, 환생시켜 주세요' [수홍의 한숨]
넌 안 그러네?
예외가 없었는데
김수홍 인상적이다
(수홍) 아유, 환생은 무슨
다시 태어나서 또 개고생하라고?
아유, 난 환생 싫어
그리고
[수홍의 헛웃음]
아, 이미 죽어서 올라왔는데 뭘 살려 달라 그래?
그럼 내가 뭐, 살려 달라면 살려 줄 수는 있고? [강림의 한숨]
[강림의 헛웃음] 이거 봐요
나는 그냥 내 죽음의 비밀을 숨기는 당신이 뭐 하는 사람인지
내 변호사가 될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강림의 웃음]
나는 그냥 그게 궁금할 뿐...
[긴장되는 음악] [수홍의 놀란 신음]
[수홍의 놀란 탄성]
[비명]
[놀란 신음]
[물고기들의 괴성]
[수홍의 신음]
[힘주는 숨소리]
[거친 숨을 몰아쉰다]
(수홍) 살려 주세요!
[거친 신음]
살려 주세요!
거봐, 예외는 없잖아 [수홍의 다급한 신음]
(수홍) 저, 살려 주세요!
성주 단지 가져왔니?
(해원맥) 적패지를 뺏겼습니다
자랑처럼 들린다?
(덕춘) 천 년 묵은 가택신이었어요
해원맥 님도 상대가 안 되었습니다 [덕춘의 당황한 신음]
그, 죽어 가는 노인네 옆엔 왜 지키고 있대? [차분한 음악]
(덕춘) 아, 할아버지한테 7살짜리 예쁜 손자가 하나 있어요
그 아이 초등학교 입학식 때까지만 기다려 달래요
예쁜 추억 하나는 만들어 주고 싶다고
그러면 적패지도 다시 돌려주고 자기도 그 집 떠나겠다고
- 그리고요, 차사님... - (해원맥) 씁!
[해원맥의 다급한 숨소리]
(해원맥) [작은 목소리로] 응? 하지 마
(강림) 그 꼬맹이 입학식이 언제인데?
(해원맥) 이승 시간으로 다음 달 10일 40일 남았어요
얼른 내려가서 다른 방법을 좀 강구해 보죠, 뭐
(강림) 얘 그, 재판까지 얼마나 남았지? [수홍의 거친 신음]
(해원맥) 4, 48일요
(강림) 48 빼기 40은
(해원맥) 8! 그, 8, 8인가?
(수홍) 살려 주세요, 살려...
[수홍이 풍덩 빠진다] (강림) 근데 뭐가 문제야, 8일이나 남았는데
무슨 방법을 찾아?
- (해원맥) 하여간 수학은 참... - (강림) 산수야, 수학 아니고
(강림) 더하기, 빼기
- (강림) 초등학교 산수 - (해원맥) 아, 산수구나
(해원맥) 응?
(덕춘) 차사님, 우리가요, 과거에...
(해원맥) 우리가 과거에 참 잘했지 그런데 그런 얘길 지금 뭐 하러 하니?
- 빨리들 내려가서 감시해 - (해원맥) 우리가...
(강림) 어르고 뺨 치고 사정하고 꼬시고 [괴수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 (강림) 무슨 말인지 알지? - 아, 그게...
(해원맥) 네! [덕춘의 당황한 신음]
(강림) 그 안에라도 성주 단지 찾으면 바로 깨 버리고
[덕춘의 다급한 신음] - (강림) 그리고 너희들 - (해원맥) 네
적패지 없이는 다신 올라오지 마
이거 명령 아니고 경고다
(해원맥) 예! 알겠습니다 [덕춘의 당황한 신음]
[괴수의 포효]
[천둥이 콰르릉 친다]
(춘삼) 여기가 어디라고
이런 호래자식 같으니라고
썩 나가지 못혀!
이 썩어질 놈들아
여기가 어디라고 기어들어 오는 겨
아, 그냥 저랑 얘기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춘삼이 말한다]
(사채업자) 할아버지가 쓰신 돈이니까 아드님은 좀 비키지
(현동) 아들 아니고 삼촌이거든?
[사채업자의 헛웃음] (성주) 야, 아니, 아니, 저
그, 늘 이렇게 기다려 주시고 베풀어 주신 은정
-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 (사채업자) 응, 응, 응
[흥미진진한 음악] (덕춘) 성주신이 부처가 됐어요
[성주가 말한다] (해원맥) 가택신이잖아
사람을 못 건드리는 거지
사람을 보호하는 신이라서
제가 좋은 소식 하나 드릴게요
- 제가 들어 놨던 주식이랑 펀드가 - (사채업자) 응
- 희망의 조짐이 보입니다 - (사채업자) 응
(성주) 그러니까 며칠만 좀 더 부탁드리겠습니다
[성주의 신음] [현동의 놀란 신음]
아, 저, 저, 저랑 말씀을 나누시면...
- 비켜 - (성주) 아니, 저기, 그, 그, 그...
- 아, 잠시만, 저랑 얘기를 하시고... - (사채업자) 아이씨, 비키라고
(성주) 아, 들어오지 마시고 잠깐만...
(사채업자) 아, 좀 비키라고! 이씨 [성주의 신음]
[사채업자들의 웃음] [덕춘의 놀란 숨소리]
성주야!
[당황한 신음]
- (현동) 할아버지! - (춘삼) 성주야!
(춘삼) 그래, 현동아, 이리 와 [성주의 신음]
(사채업자) 아, 쟤 지금 뭐 하는 거니
(성주) 어유, 씨, '싯'!
(사채업자) 야, 쟤 좀 누가 좀 꺼내 줘라, 좀, 어? [성주의 신음]
- (성주) 어유, '싯' - (사채업자) 아, 내가 진짜...
(해원맥) 힘이 점점 더 빠질 거야 [성주의 신음]
사람의 인분을 만졌으니
아이씨...
(강림) 김수홍 [천둥이 콰르릉 친다]
[어두운 음악] 네가 궁금해하는 두 가지 질문에
마지막으로 답변해 주겠다, 잘 들어 [수홍의 힘겨운 신음]
첫째, 너의 억울한 죽음의 그 진실에 대해
절대로 말해 줄 수 없다
- 재판장 들어갈 때까지 - (강림) 재판장 들어갈...
(수홍) 아, 네, 예, 재판장 가겠습니다
안 물어보겠습니다 재판장 갈 때까지...
(강림) 둘째 [천둥이 콰르릉 친다]
[괴수의 포효]
내가 누구냐고?
오래전 나도 너처럼
미천하고 이기적인 동생 놈 손에 억울하게 살해당한
(강림) 고려 별무반의 대장군 강림이다
[천둥이 콰르릉 친다]
[괴수의 포효] [수홍의 비명]
내가 말해 줄 수 있는 건 딱 거기까지야
그리고 우리 좀 빨리 가자 [수홍의 당황한 신음]
[수홍의 놀란 탄성]
[천둥이 콰르릉 친다] [수홍의 비명]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놀란 신음]
[괴수의 포효] [수홍의 놀란 탄성]
[수홍의 비명] [괴성이 들린다]
[수홍의 비명]
[수홍의 놀란 탄성]
[수홍의 비명]
[거친 신음]
[현동이 소리친다] (해원맥) '캔 아이 헬프 유?'
[흥미진진한 음악]
너희 다시 오면 내가 어떻게 된다 그랬지?
(해원맥) 자, 우리가 멋진 제안을 할 테니까 한번 들어 봐요
(성주) 거절 못 할 제안을 해라
안 그러면 너희 다시 저승 못 올라가니까
(해원맥) 우리가 현동이 입학식 때까지 기다려 줄게
그건 내가 명령한 거고
(덕춘) 더불어 저희가 할아버님 저승 모신 다음에도
어린 현동이가 혼자 잘 살 수 있는 방법까지
성심성의껏 일대일 맞춤 서비스 제공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해원맥) 입학식 하자마자 애 혼자 장례 치르는 거보다는
그게 훨씬 인류애적인 행동 같은데
조건은 없는 거다
대신 우리 기억을 찾아 줘
치, 내 이럴 줄 알았어
(현동) 우리 할아버지 놔!
(사채업자) 우리 현동이 학교 갈 때 이거 다리를 절면 어떨까?
- (춘삼) 뭐라고? - (사채업자) 할아버지 마음이, 어? [현동의 신음]
(춘삼) 에라, 이놈아! [성주의 당황한 신음]
- (춘삼) 너 죽고 나 죽자, 이놈아! - (사채업자) 아, 이 노인네가 [현동이 소리친다]
[성주의 신음] (사채업자) 미쳤나, 진짜, 놔!
[춘삼의 신음] (현동) 할아버지!
(사채업자) 아, 이 집 오늘 왜 이러니, 이거, 어?
넌 또 뭐니? [성주의 당황한 신음]
(해원맥) 자, 보세요, 저기 쟤네 사채에 매일 찾아오는 철거반까지
[덕춘이 현동을 다독인다] 번호표 뽑고 현동이 기다리는 사람들 많아요
[울먹이며] 아줌마 진짜 누구예요?
(사채업자) 너도 모르는 애니?
(해원맥) 당신 가택신이라 인간들한테 쪽도 못 쓰잖아
- (현동) 할아버지 - (덕춘) 어떡해
(덕춘) 아, 차사님, 빨리요! [긴장되는 음악]
(해원맥) 딜 [사채업자들이 저마다 말한다]
빨리 말해, 딜?
- 빨리요! - (해원맥) 딜?
(사채업자) 아, 누구랑 도대체 얘기하는 거야? [덕춘이 현동을 다독인다]
(덕춘) 아, 차사님, 뭐 해요! 빨리!
- (성주) 알았어 - 오케이, 딜
(해원맥) [손뼉을 짝짝 치며] 자, 여기 주목!
뭐? 애 다리를 어떻게 한다고?
여기 다리 부러져 본 사람?
생각보다 많이 아파 알고는 있어야 되니까
(사채업자) 아니, 어디서 이렇게 하나둘씩 기어 나와? 어?
넌 또 뭐니?
[사채업자의 신음]
[현동의 놀란 신음]
(사채업자) 뭐야
[사채업자들의 신음]
[해원맥의 웃음]
[해원맥의 힘주는 신음]
[해원맥의 환호] [사채업자의 신음]
[사채업자들의 아파하는 신음]
(성주) 새끼, 똥폼은, 씨...
(해원맥) 자, 다음번에는 네 양팔이 부러질 거고
그다음에는 네 허리가 부러질 거고 [성주의 신음]
그다음에는 네 모가지를 부러뜨릴 거야 [사채업자의 떨리는 신음]
그러니까 저승 투어 하고 싶으면 [흥미진진한 음악]
세 번만 더 오면 돼, 알았지?
[사채업자들의 신음]
(사채업자) 아, 내 다리...
[사채업자의 신음]
우아...
[파리가 윙 날아다닌다] [해원맥과 덕춘이 대화한다]
[한숨]
[냄새를 킁킁 맡는다]
(성주) 아이씨
아이씨...
에이, 씨, 진짜, 에이, 씨!
(해원맥) 잠깐, 잠깐, 잠깐, 잠깐만!
아, 계약서대로
내가 누구야?
(성주) 손 좀 씻자 [현동의 신음]
(해원맥) 내가 누구냐고!
[성주의 한숨]
[성주의 한숨]
[현동의 신음]
천 년 전 고려 시대 무신 정권 최고의 무사 해원맥
[긴장되는 음악] (성주) 아까 보니까 녹슬지 않았더구먼
여진족들이 널 뭐라고 불렀는지 알아?
하얀 삵
[소란스럽게 싸운다]
[군사1의 신음]
(군사2) [중국어] 하얀 삵! 하얀 삵이 나타났다!
(성주) [한국어] 해원맥 넌
고려와 여진의 경계를 나누는 [해원맥의 기합]
북방 지역을 관할하는 무시무시한 무장이었어
[해원맥의 힘주는 신음] [군사3의 신음]
[해원맥의 힘주는 신음] [군사4의 신음]
네가 전투에 나타나기만 하면 모든 여진족들은 전의를 상실했고
서로 도망치기 바빴었지 [해원맥의 힘주는 신음]
[해원맥의 힘주는 신음]
[해원맥의 힘주는 신음] [군사5의 신음]
(군사6) [중국어] 후퇴하라! 어서 후퇴하라!
(해원맥) [한국어] 숨이 붙어 있는 놈들은
발뒤축을 끊어 버리고
개경으로 압송하라
(성주) 하얀 삵
(성주) 넌 그렇게 하얀 삵의 털로 만든 목도리를 두르고 다녔었지
그래서 그랬구나
목이 이게 항상 공허했어
목 주위가 항상 뭔가 결핍된 느낌이랄까?
옆에다가 리을 하나 더 붙이고, 인마 [현동의 아파하는 신음]
[차분한 음악] (해원맥) 삭이 아니고 삵
고양잇과 삵
내일모레면 초등학교 들어간다는 놈이 그...
발뒤축을 끊어
발뒤축이 요즘 말로는 아킬레스건이잖아
어? 이게, 어? 이게, 이게, 이게
하얀 삵, 응?
[해원맥의 웃음] [성주가 냄새를 킁킁 맡는다]
끊어
씁, 끊어라
(성주) 왜 저래
[해원맥의 웃음] [덕춘의 어색한 웃음]
[망자들의 비명]
(강림) 나태지옥
자신의 인생을 낭비하고 살았던 게으른 망자들을 심판하는 곳이지
너 같은 인간들 말이야 [수홍의 한숨]
어, 사시 8수생이라 그랬나?
1차는 붙었다, 8번 만이지만
네 과거를 쭉 봤었는데 [망자들의 비명]
(강림) 너 게을렀어
그 나이 처먹도록 네 형이 보내 준 돈으로
뭐? 사법 고시?
저기 걸렸으면 20년 형은 쉽게 받았었을 거야
[수홍의 한숨] 저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뛰면서 말이지
하지만 넌 내 덕에
이러한 지옥들을 무사히 통과하게 될 거야
재판도 잘 받게 될 거고
결국 환생을 하게 될 거야
(수홍) 아니야, 환생 싫어 [흥미진진한 음악]
[울먹이며] 다시 태어나기 싫다고
(성주) 이제 알겠냐?
네가 망자들 경호를 맡는 이유가
그게 천직이 된 게 다 그 이유라고
고려 최고의 장수
그래, 난 고려의 장수였어, 장수!
(해원맥) 덕춘아, 스토리에 터칭이 있다 내 얘기지만
[덕춘의 옅은 신음]
(덕춘) 아니, 어떻게 저렇게 변할 수가 있어요?
(해원맥) 내가 뭐 어때서?
지금 보니까 천 년 동안 쓰레기 같은 인간들 구제해 주다가
- (해원맥) 마음 닫은 거구먼 - (덕춘) 아, 예
[창문이 드르륵 열린다] [성주의 한숨]
(현동) 성주 삼촌
할아버지 깼다
어, 할아버지 요강 갖다드리고 현동이도 얼른 자, 얼른
(성주) 자, 계약의 원칙에 따라 건 바이 건으로
[차분한 음악] 어떻게 할 건데?
어떻게 할 거냐고
일대일 맞춤 서비스 해 준다며
(해원맥) 왜 현신을 한 거야?
그 이유부터 얘기해 봐
(성주) 애 엄마는 현동이 낳고 얼마 안 돼 죽었고
쟤 아비는 도박 빚에 필리핀으로 잠적한 지 오래됐고
(덕춘) 그래서 현신하셨던 거예요
도움 주시려고
도와주시려고
(성주) 나오기 싫었는데
나오면 안 되는 거였는데
쟤 할아버지 수명이 다 되어 갈 때쯤
재개발한다고 철거 용역들이 들이닥치더라고
(용역원1) 자, 자, 들어가자 [춘삼이 말린다]
(성주) 쥐꼬리만 한 보상금 그게 얼마나 된다고
(용역원1) 할아버지 보상금 다 받았잖아 나가라고!
[현동이 기침한다] (성주) 거기다가 어린 현동이까지
아프기 시작하는데
아니, 어떻게 소득 3만 불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홍역이 걸릴 수가 있냐, 어?
집구석이 이러니 내가 나올 수밖에
(해원맥) 보상금 다 어쨌어?
- (성주) 어? - (해원맥) 이 집 판 보상금
(해원맥) 받았다며
아, 그건 얼마 안 돼 넌 신경 쓰지 마
(덕춘) 1억인데요?
[흥미진진한 음악]
이머징 마켓에 내가 펀드랑 주식 좀 들어 놨다
(성주) 어차피 영감 올려 보내고 집 철거되면 나도 떠나야 되고
저 어린놈 혼자서 어떡해, 생각해 봐
그리고 요즘 1억이 돈이냐?
내가 그것도 억지로 억지로 영감 설득해서
겨우 현동이 앞으로 해 놓은 거야
- (성주) 쯧 - (덕춘) 저, 반토막 났는데
[성주의 당황한 신음]
(덕춘) 아, 아니, 거의 70% 손실... [성주의 당황한 신음]
아, 그래서 빚도 지셨구나 사채도 끌어들이시고
(성주) 펀드는 반드시 회복된다
지금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야
아주 잠깐 주춤하는 거라고
(해원맥) 하, 이 귀신 정말...
펀드? 유동성?
어떻게 귀신이 그런 말을 해?
[성주의 한숨] 아니, 그 돈으로 애 앞으로 아파트 하나 해 놨으면 오죽 좋아?
네가 이 새끼야 전 세계 실물 경제에 대해서
(성주) 뭘 안다고 주둥이질이야?
나?
IMF,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이승에서 몸소 관통한 신이야, 인마
아파트? 저 아파트?
저 아파트, 아파트?
야, 인마, 부동산 금방 꺼져
다 버블이야, 인마, 버블!
(덕춘) 그래도 걱정은 돼요
염라대왕님도 이승의 주식은 손대는 거 아니라고 하셨거든요
본인도 잘 모르는 거라고
(해원맥) 와, 그 1억 손실 난 걸 물타기하려고
사채를 3억을 끌어다 썼어요 나 정말...
[해원맥의 어이없는 웃음]
(성주) 펀드 오른다고, 오른다고!
- (성주) 주식은 기다림이라고! - (해원맥) 음...
(성주) [울먹이며] 그걸 꼭 말로 해야 아냐고! 씨...
[성주의 거친 숨소리]
좋아
그럼 네가 제시하는 해법은 뭔데?
말해 봐!
(해원맥) 음
[흥미진진한 음악] [새가 지저귄다]
(현동) '보육원'?
(해원맥) 뭐 해, 빨리 와! [성주의 한숨]
빨리!
(성주) 현동아, 무등 타자
[현동의 신나는 웃음]
[현동과 성주의 힘주는 신음]
(해원맥) 자, 정리할게요
[성주의 한숨] 친아빠가 호적에 부양자로 남아 있으면
현재로서는 고아원에 입소할 수가 없다, 그렇죠? [상담실장의 수긍하는 신음]
그러니까 친아빠가 직접 양육을 포기하면
[성주의 한숨] 입소할 수가 있다, 맞죠?
[수긍하는 신음]
[해원맥이 책상을 탕 친다] [상담실장의 놀란 신음]
친아빠 필리핀으로 떴다고 못 찾아, 숨었다고!
(상담실장) 규정입니다
규정에 그렇게 나와 있어서요
(해원맥) 갑시다
(상담실장) 저, 혹시요
친권자가 부양이 불가능하다면
그걸 입증할 서류를 떼어 오실 수는 있으실까요?
서류요?
(해원맥) 서류?
아이, 그걸, 그걸 어디서 구할 수 있어요?
본인한테 직접 받으셔야죠
아버지한테
또 아버지야?
[성주의 한숨]
(성주) 가자
(상담실장) 그렇다면 할아버지요!
주민등록상에는 동거인으로 되어 있으시던데
그, 연세가 많으시잖아요
할아버지가 몸이 불편하시거나 해서 그걸 증명하시면
구청에서 생계 지원비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럼 최소한 밥은 안 굶겠죠?
(해원맥) 아니, 고아원을 보내겠다는데 보호자를 찾아 오래
[덕춘이 말한다] 보호자가 있으면 고아원을 왜 보내니?
(덕춘) 어흥! [아이들의 놀란 탄성]
(해원맥) 그래도 뭐, 소기의 성과는 있었다 [덕춘이 말한다]
할배한테 장애가 있으면 보조금이 나온다는 아주 핫한 정보
[어두운 음악] 천 년이 지났는데도 어쩜 저렇게 애가 일관되니
[아이들의 즐거운 탄성]
[아이들의 울음]
(성주) 고려 기병대가 여진족 마을을 급습했던 그날
[군사7의 신음]
넌 어른들을 대신해 남겨진 아이들을 피신시켰었지
[소란스럽다] [아이들의 울음]
위험한 상황에서도 자신보다 먼저 아이들을 생각했었던 거야
(해원맥) 그래, 어쩐지 얘 얼굴 생긴 게 오랑캐 필이 난다고 했어
오랑캐 스타일
넌 거의 고아원 원장이었어 [아이들이 재잘거린다]
(성주) 부모 잃은 여진족 아이들의 희망이자 등불이었지
[잔잔한 음악]
(성주) 습격을 당한 그날 이후
넌 폐허가 된 마을을 떠나
고려군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은 산속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은신했던 거야
[덕춘이 말한다] 아주아주 깊은 산속으로
[산새 울음]
덕춘이 네가 열여덟에 죽었으니까
꼬박 3년 동안 그 고아 아이들의 엄마 노릇을 했었던 거지
(성주) 네 몸 상하는 것도 모른 채
오직 아이들을 위해서
그렇게 희생했었던 거지
(해원맥) [작은 목소리로] 왜 그런 얘기를 하고 그래?
[어두운 음악] (강림) 고통은 있는데
상처는 없다는 게 신기하지 않아?
김수홍
때가 되면 말해 줄게
네가 왜 억울한 죽음인지를
미리 알려고만 하지 마라
(수홍) 뭐 해 줄 건데
내가 그렇게 해 주면 뭐 해 줄 수 있는 건데?
환생
[수홍의 헛웃음] (강림) 환생시켜 줄 거야
(수홍) [웃으며] 내가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
내 죽음에 대해 말해 주든가
네가 뭐 하는 놈인지를 말하라고 내가, 이씨...
근데 이 새끼가 말끝마다
환생...
와, 이씨!
환생, 환생
환생 필요 없다고!
(강림) 김수홍!
[수홍의 놀란 신음]
[어두운 음악]
(강림) 그래
[수홍의 거친 숨소리] 그럼 내 얘기부터 먼저 해 줄게
[거친 숨을 내뱉는다]
[강림의 한숨]
나의 아버지는
내 아버지는
고려 별무반의 수장이자
대거란 전쟁의 고려군 총사령관
강문직 대장군이었어
[말 울음]
(강림) 용맹하셨음과 동시에 덕장이셨던 아버지는
그 누구에게나 존경과 신망을 받으셨던 장수셨지
아버지는 내가 말을 탈 수 있는 나이가 되자
모든 전투에 나를 참관하게 했고
(문직) 진군하라!
(강림) 자신의 뒤를 이어 [군사들의 함성]
내가 고려 별무반의 대장군이 되길 바라셨지
[군사들의 함성]
[소란스럽게 싸운다]
[말 울음]
(강림) 아버지가 이끌던 고려 별무반은
거란에겐 크나큰 위협이었어
패색이 짙어진 거란군은
흥화진의 삼교천에서 결국 무릎을 꿇었지
(문직) 돌려보내 주거라
아버님 [긴장되는 음악]
(문직) 음...
거란의 운명은 이미 다했느니라
더 이상의 불필요한 살생을 금하도록 명한다
[거란족들이 중국어로 감사 인사 한다]
(강림) [한국어] 모두에게 존경받는 장수셨지만
오랑캐들에게조차 자비를 베푸시는 아버지를
난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어
(수홍) 아버지랑 많이 부딪쳤겠는데?
사려 깊은 인도주의자 아버지에
원리 원칙에 목숨 거는 아들이면, 어?
(강림) 이 난리 통에 내 스타일까지 파악한 거야?
(수홍) 아니, 또 우리 강 차사가
꼿꼿하기로는 또 똥도 서서 싸는 스타일이잖아
그런 스타일 아니야?
응?
아, 그리고 여기서 질문
그, 미천하다는 동생 놈 얘기는 또 뭐야?
[어두운 음악] [까마귀 울음]
[소년이 흐느낀다] [말이 그르렁거린다]
(소년) [중국어] 잠깐만, 잠깐만!
잠깐만!
[울먹이며] 잠깐만, 잠깐만
[소년이 말한다]
(군사8) [한국어] '더 이상 고통받지 마라'
'내가 너무 미안해'라고 합니다
[중국어] 미안해
[소년이 말을 푹 찌른다] [말의 신음]
[소년이 흐느낀다]
[문직의 옅은 헛기침]
(문직) [한국어] 저 아이의 부모는 어찌 되었느냐
(군사8) [중국어] 얘야, 너희 부모님은 어디 있느냐?
(소년) 두 분 다 돌아가셨습니다
(군사8) [한국어] 없다고 합니다
[문직의 옅은 헛기침] (강림) 아버지는 그 거란족 고아 소년을
양자로 삼으셨지
모든 것은 그때부터 시작된 거야
- (현동) 아줌... - (덕춘) 그렇지
(덕춘) 이렇게 자음과 모음을 분리해서 쓰는 거야
헷갈리지 않게
아줌마
(덕춘) 아줌마? 아, 그래
아줌마
[현동이 흥얼거린다]
(해원맥) 아, 진짜 미쳐 버리겠네, 정말, 씨
영감님, 반대로, 반대로!
왜 저래?
(해원맥) 내가 몇 번을 얘기해요?
오른쪽은 아예 안 들리고 [TV에서 뉴스가 흘러나온다]
왼쪽은 가끔 들리는 걸로 가자고 했잖아요
들리는 걸 어떡혀, 이놈아
그러니까 연습을 하는 거 아니에요?
자, 다시 한번 반대로
(TV 속 앵커1) 부대 인근 야산을 수색한 결과
이틀 전 김 병장의 사체가 발견됐고
오늘 군 헌병대의 현장 검증이 진행됐습니다
육군 헌병대가 피의자...
[TV에서 뉴스가 계속 흘러나온다] (춘삼) 자기 형 죽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어두운 음악] 아휴...
(TV 속 앵커1) 한편 공범으로 알려진 원 모 일병은
대퇴부 복합 골절과 함께
정신 착란에 의한 부정맥 증세로
[TV에서 뉴스가 계속 흘러나온다] (춘삼) 하늘도 무심하시지
저승사자는 저런 놈들 안 잡아가고
어디서 처놀고 있는 겨
[춘삼의 한숨]
[긴장되는 음악]
(어린 강림) 장군
(문직) 형제끼리 무릎 꿇으라는 소리 누가 하더냐?
바로 앉거라
(소년) 네, 아버님
[문직의 헛기침]
(강림) 그놈을 집에 들인 이후로
난 많은 걸 양보해야만 했어
[어린 강림의 힘주는 신음] [소년의 신음]
(문직) 두 발은 충분히 벌려서
자신의 몸을 지탱할 수 있도록 하고
검 끝은 상대를 향해
언제든 공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강림) 아버지께선 부모를 잃은 그놈이 가엾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필요 이상으로 그놈을 편애하셨었지
(수홍) 아, 이거, 팩트만 얘기합시다, 팩트만
평가는 내리지 말고
평가나 해석은 듣는 사람이 하는 거야
몰라? 쯧
그래서 그다음에 어떻게 되는데, 어?
아이고, 이거 옛날얘기가 왜 이렇게 신선해, 어?
전개도 무지하게 빨라
아니, 그래 가지고 [강림의 한숨]
아버지가 동생 가르쳐 가지고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어?
[긴장되는 음악]
[어린 강림의 힘주는 신음] [소년의 신음]
[옅은 헛기침]
(어린 강림) 장군
멍군
[어린 강림의 힘주는 신음] [소년의 신음]
(어린 강림) 장군
(소년) 멍군
[어린 강림의 힘주는 신음] [소년의 신음]
(어린 강림) 넌 왜 공격을 안 하냐?
[어린 강림과 소년의 힘주는 신음]
(어린 강림) 넌 공격은 안 하고 왜 맞기만 하냐고
(소년) 멍군
무슨 전략이야?
(어린 강림) 오랑캐들의 교란술이야?
언제까지 맞기만 할 거냐고, 대답해
(어린 강림) 대답하라고
아버지가 공격하는 건 안 가르쳐 줬냐고!
[어린 강림과 소년의 힘주는 신음]
[어린 강림의 신음]
(소년) 자고로 모든 전투에 있어
아군의 승리는 적군의 몫이라 하였습니다
(어린 강림) 뭐?
(문직) 항상 명심하거라
전투에 이길 욕심으로
[문직이 말한다] (소년) 전투에 이길 욕심에
내 전략에만 몰두하지 말고
(문직) 상대의 수를 읽고
[문직이 말한다] 상대의 수를 읽고 그의 전략을 알아내는 것이
(소년) 대장군의 덕목이자 자질이라고 [문직이 말한다]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어린 강림의 성난 숨소리]
[수홍의 탄성]
(수홍) 오랑캐들이 성장은 빨라 어, 생존 본능
아니, 그 주워 온 동생 놈한테
우리 강 차사가 억울하게 죽음까지 당했다는 거 아니야, 어?
아니, 근데 강 차사 갑자기 칼은 왜 빼 들었지?
여기도 뭐가 나와?
네 덕분에, 이 자식아
네가 원귀가 돼서
(강림) 계속 지옥귀들이 나오는 거 알지?
근데 여기는 특별하게 망자가 가장 무서워하는 게 나타나
너도 마찬가지야, 이 자식아
(수홍) 그래 가지고 칼을 꺼냈구나?
아이고, 넣어 둬
나는 무서운 거 없어
아이고, 강 선생님
이제 나한테 적응을 좀 해
나 몰라? 원귀였어
확실해?
나는 이 세상엔 존재하는 건 무서운 게 하나도 없어
무서운 거 있었으면 벌써 나왔겠지 애들도 아니고
[날카로운 효과음]
(해원맥) 이제 다 떠나가는구나
(현동) 할아버지!
[잔잔한 음악]
[새가 지저귄다]
[현동의 힘주는 신음] (춘삼) 천천히 혀, 이놈아
[춘삼과 현동의 웃음]
[춘삼이 트럭을 철커덩거린다]
(현동) 어?
할머니
잘 살아야 혀
(춘삼) 아프지 말고
(성주) 이제 아들 기다릴 일이 없으니까 떠나야겠지
[울먹이며] 할머니, 잘 살아야 돼
(덕춘) 회자정리
(성주)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거자필반
(해원맥) 그래, 거...
거자필
음
거자필반
[흥미진진한 음악]
(해원맥) 거, 집중합시다
이제 이 동네에 성주 당신 집 하나 남았어 [성주의 헛웃음]
(덕춘) 떠나간 이들은 다시 돌아온다
거자필반
(성주) 그래, 맞다
또다시 만날 거고
- (현동) 할머니, 안녕! - (성주) 돌고 도는 거지
- (현동) 잘 가! - (성주) 거자필반
(해원맥) 아이, 됐고
그나저나 우린 어떻게 만난 건데? 어?
[성주의 한숨] 여진족 고아랑 내가 어떻게 만난 거냐고
[차분한 음악]
[긴장되는 음악]
[그르렁거린다]
[놀란 신음]
[으르렁거린다]
[덕춘의 놀란 신음]
[덕춘의 다급한 신음]
[호랑이가 으르렁거린다] [덕춘의 신음]
[덕춘의 비명]
[덕춘의 다급한 신음]
[호랑이가 으르렁거린다] [덕춘의 신음]
[호랑이의 포효] [덕춘의 겁먹은 신음]
[덕춘의 거친 신음]
[으르렁거린다]
[차분한 음악]
[거친 숨소리]
[덕춘의 거친 신음]
(덕춘) [중국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웃는다]
(털보) [한국어] 여진족 오랑캐입니다, 대장
저, 고려 분들이세요?
(덕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먹을 걸 찾으러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해원맥) 너희들의 은거지로
날 인도해라
[긴장되는 음악]
[아이들의 울음]
(털보) 대장, 여진족의 잔당입니다 [덕춘의 신음]
뿌리를 뽑죠
내가 직접 하겠다
[덕춘의 다급한 신음]
[문이 탁 닫힌다]
[긴장되는 음악]
[아이들의 놀란 신음]
[잔잔한 음악]
[아이들의 웃음]
(털보) 뛰지 마, 뛰지 마, 뛰지 마!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그거 만지는 거 아니야
(해원맥) 고기는 배가 고프더라도
꼭 삭풍에 말려서 먹도록 하고
뼈는 갈아서 상처가 난 아이들에게 발라 주도록 하거라
저 호랑이 가죽은
혹한기에 식량을 구하러 나가는 사람에게 입히도록 하고
그리고 다시는
다시는 남쪽으로 내려오지 말거라
[웅장한 음악]
(현동) 삼촌, 옛날얘기 더 해 줘, 더
(성주) 야, 인마, 너 거기 왜 올라갔어, 또?
안 멋있어, 내려와
아이고, 지랄하네, 씨
[쾅쾅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유, 가만있어
아이고, 형님들 오셨어요?
아, 요새 통 안 오셔 가지고 제가 걱정을 했는데
(용역원2) 야, 나가, 나가라고
- (성주) 아이... - (용역원2) 그냥 나가라고
(용역원2) 내가 걱정되면 그냥 나가라고, 이씨! [성주의 당황한 신음]
[성주의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현동) 삼촌!
[성주의 신음] (덕춘) 어, 어떡해, 어떡해
[용역원들의 웃음] (현동) 이 나쁜 놈들아!
[덕춘이 현동을 어른다]
(해원맥) 야!
- (덕춘) 어떡해 - 씁, 또 왔네?
[성주가 해원맥을 저지한다] (해원맥) 또 오면 저승 투어 한다 그랬지? 어?
- (성주) 야, 야, 야 - (해원맥) 또 왔어
아니야, 인마, 아니야, 야!
- 넌 뭔데? - (성주) 아니야, 인마
(성주) 아니야!
[흥미진진한 음악]
(용역원2) 아이씨... [현동의 당황한 신음]
[용역원들의 신음]
(해원맥) 빌린 돈은 만신창이 펀드가 오르면 반드시 갚을 것이고
밀린 이자는 중국 증시가 회복되면 3부로 쳐서 갚을 것이다
[용역원2의 애쓰는 신음] 그리고 너희들의 팔은 약속된 순서대로 부러뜨린 것이니
- 다시는 - (용역원2) 아, 야...
(해원맥) 다시는 이 언덕 집으로 올라오지 말거라
아이, 저희 철거반이에요, 이씨
(용역원2) 공무원들이 용역 준 거라고요
아니랬잖아, 아이씨
[해원맥의 놀란 숨소리] (용역원2) 사채업자 아니라니까
(성주) 어휴...
- (현동) 삼촌 - (성주) 이건 공권력에 대한
- (성주) 도전이라고, 미친놈아 - (현동) 삼촌
(성주) 아유, 씨
[천둥이 콰르릉 친다]
나도 사실
엄밀히 생각하면 있어, 무서워하는 게
(강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뭘 엄밀히 생각해?
편하게 해
(수홍) 안 불편해, 지금
(강림) 그러지 마, 그러지 마, 어?
너 세상에 무서운 거 없다 그랬다, 맞지?
(수홍) 응,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거 중엔 있지
지금은 세상에 없는 거
멸종된 파충류야
(강림) 너 혹시 개구리 싫어하니?
개구리는 이승에 널렸어, 이씨
그리고 양서류고
양서류구나, 개구리가
- 빨리 가자 - (수홍) '쥬라기 공원' 영화 봤어?
내가 영화 볼 시간이 어디 있어 빨리 가자
(수홍) 멸종된 공룡들
[강림의 한숨]
그중에서도
[긴장되는 음악] 랩터
[천둥이 콰르릉 친다]
[날카로운 괴성이 들린다]
육식 공룡인데
[놀란 탄성]
아, 이건 뭐, 죽었는데 이렇게 소름이 돋냐
랩터? 한 마리네?
[포효한다]
[부정하는 신음]
걔들은 집단 사냥을 하지
[공룡들의 포효]
(수홍) 협동 사냥의 초고수들이야
걔네들이 달릴 때 얼마나 빠른 줄 알아? [천둥이 콰르릉 친다]
걔들이 막 뛰기 시작하면 그냥 시속 한 70km?
[수홍의 질색하는 신음]
(강림) 김수홍, 절대 뒤돌아보지 말고 여기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마
(수홍) 왜 그래?
(강림) 뒤돌아보면 안 돼
[강림의 당황한 신음]
(수홍) 뭐야
[공룡들의 포효]
어, 뭐야, 뭐야, 뭐야!
(춘삼) 안 들려, 무조건 안 들려
아무것도 안 들려, 어?
[큰 목소리로] 그럼 저, 어르신
(직원) 저기, 귀 안 들리는 거 말고
어디 몸 다른 데 불편한 데는 없으신 겨?
[춘삼의 옅은 신음]
[직원의 탄성]
[익살스러운 음악]
아이, 저, 불편한 데가 많으시면
보조금을 더 받아 낼 수 있어서 말씀드리는 건디
(춘삼) 무릎이 쑤셔, 많이 쑤셔
엔간히 아파야지
[작은 목소리로] 그럼 저, 일전에 대못에 찔린 데는 괜찮으신 겨?
그건 괜찮여, 주사도 맞고
[직원이 호응한다] (춘삼) 약도 먹었응께
갑자기 작은 소리도 잘 들리시나 봐요
(춘삼) 아니여! 안 들려
또 갑자기 안 들려 [직원의 웃음]
그러니까 내놔, 보조금 얼른 내놔!
있어 봐요
(직원) 저기요, 그, 뒤의 거기!
저기, 저, 허춘삼 씨 그, 저, 보호자 되시는 분들
하나, 둘, 세 명
저, 나 좀 봐요
못 들은 척, 뚱땡이!
- (해원맥) 저요? - (직원) 어허!
(성주) 예
(해원맥) 어, 아저씨, 가, 가 봐...
해외 입양요?
(직원) 현동이 나이에 이제 해외 입양은 이제 적응도 잘되고
그리고 또 언제 가 보겠어, 걔가?
그리고 국내 입양은 이제 애가 나이가 많아서
이제 애로 사항이 많지
(덕춘) 그러니까 외국 보내라는 말씀이신 거네요?
(직원) 어, 어
할아버지나 후견인 둘 중 한 사람만 사인하면 가
- (해원맥) 후견인? - (직원) 내가 솔직허니
(직원) 현동이 집 사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진지허니 대안을 주는 겨
(해원맥) 응, 후견인
(직원) 그랴, 후견인
[긴장되는 음악]
[공룡들의 포효]
[수홍의 놀란 탄성]
(강림) 김수홍, 눈 감아!
눈 감아, 눈 감아!
[수홍의 거친 신음]
(수홍) 아유!
[천둥이 콰르릉 친다]
(강림) 김수홍, 거기 서!
서라고?
(강림) 그래, 서!
[수홍의 거친 신음]
(수홍) 어?
[공룡들의 포효]
[수홍의 당황한 신음]
[수홍의 겁먹은 신음]
[강림의 힘주는 신음] [수홍의 겁먹은 신음]
[공룡들의 포효]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수홍) 티라노
티라노사우루스다
[포효한다]
더 큰 거, 더 큰 거 없어?
[수홍의 당황한 신음]
[땅이 우르릉 울린다]
[수홍의 비명] [공룡이 포효한다]
[포효한다]
[성주의 신음]
(춘삼) 입양?
이런 미친놈의 자식들 아니여?
내가 멀쩡히 살아 있는데
내 새끼를 왜 남한테 맡긴다는 겨?
그러니까 그 계속 살아 계셔야 되는데요
- (춘삼) 내가 젊었을 때 - 이, 저...
(춘삼) 그 어려울 때도 쟤 아비
남의 손에 키우지 않았어
이 썩을 놈들아, 아휴
(해원맥) 참 나, 그러니까 영감님 젊었을 때 잘 살았으면 이런 일이 왜 생겨?
[덕춘의 당황한 신음] 젊었을 때 후회의 씨앗을 쭉쭉 뿌리고 다니니까
늙었을 때 지금처럼 눈물로 거둬들이는 거 아닙니까
- 아, 놔 봐, 놔 봐 - (덕춘) 차사님
(성주) 야, 인마, 너, 너, 뭔 소리...
(해원맥) 가만있어 봐!
자, 영감님, 이제 신문 못 보죠?
가까운 거 안 보여 노안 왔어, 그렇죠?
왜 늙으면 노안이 생기는 줄 알아요?
나이 처먹을수록 가까운 거 보지 말고 저 멀리 보라고, 저 멀리
큰 거 보라고
자, 이제 우리가 더 멀리
현동이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어?
해외 입양이라는 게...
[춘삼의 힘주는 신음] [해원맥의 신음]
[긴장되는 음악]
허춘삼 네 이놈! [천둥이 콰르릉 친다]
[놀란 신음]
내가, 내가!
내가 누군 줄 아느냐!
[하늘이 우르릉거린다]
천기누설, 안 돼, 안 돼요! 천기누설!
새파랗게 어린놈이!
(해원맥) 내가 감히 누군 줄 알고
어느 안전에다 귀뺨을 올려붙이느냐!
- (성주) 안 돼, 하지 마 - (해원맥) 닥쳐!
(해원맥) 허춘삼 네 이놈!
난 지난 천 년간 너희들 죄 많은 인간들을 구원해 주...
[춘삼의 힘주는 신음] [해원맥의 신음]
[덕춘의 놀란 신음] (성주) 아유, 아유
(춘삼) 이, 네놈들은 어미, 아비도 없는 겨? [해원맥의 당황한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죄, 죄송합니다, 어르신
(성주) 아, 얘가 비 오는 날만 되면 이럽니다
(덕춘) 아, 아이, 저, 비 오는 날 오빠가 [해원맥의 수긍하는 신음]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성주) 머리를 크게 한번 열었어요
진짜 크게 열었거든요, 어르신
(해원맥) 죄송합니다
[차분한 음악]
(춘삼) 우리 현동이가
내 손주라는 게 중요한 게 아니여
내가 현동이의 할아비라는 게 중요한 겨
[춘삼의 힘겨워하는 신음]
[공룡의 포효]
[수홍의 감탄]
(수홍) 와, 공룡 배 속에, 어?
그것도 가장 크고 포악하다는 모사사우루스 배 속에 들어오다니
이야, 이거 내가 최초겠네?
(강림) 축하한다, 김수홍
저승 와서 1등 하는 거 많네
(수홍) 아유, 여기서 소화되는 거 아니겠지?
(강림) 이 배신지옥의 끝과 끝을 오갈 거야
안전하게 모셔 주면 감사하게 내리면 되는 거고
(수홍) 으음
배신의 끝이라...
배신의 끝 [어두운 음악]
[천둥이 콰르릉 친다]
(강림) 김수홍
박 중위랑 원 일병
만약에 널 배신한 거라면 넌 어떨 거 같아?
뭘 어떨 거 같아, 배신했다고?
[부정하는 신음]
그럴 사람들이 아니야
원 일병 그놈 관심 사병이잖아
(수홍) 몸은 안 따라 주지
그렇다고 독해서 버티기를 하나
자기보다 어린 후임들한테 무시당하기 일쑤고
그게 얼마나 비참하냐?
아유, 불쌍한 놈
(원 일병) 안 보입니다
선두 정지!
안 보이면 어떡해?
[원 일병의 힘겨운 신음] (수홍) 일어나, 인마
[수홍의 힘주는 신음] (박 중위) 자, 2소대!
[사병들이 대답한다] (수홍) 할 수 있어
앞으로 가!
(수홍) 그러는 박 중위는 또 어떻고 [수홍이 원 일병을 다독인다]
그 인간 고아 출신으로 육사 최초로 졸업해 가지고
얼마나 아등바등거리면서 살았는데 [박 중위가 '충성'이라고 말한다]
언제 한번 [박 중위가 감사 인사를 한다]
내 휴가 때 자기 집으로 찾아오라 그러더라고
(수홍) 나 때문에 표창을 받았다나 어쨌다나 [박 중위가 수홍을 부른다]
- 상병 김수홍 - (박 중위) 그래, 수홍아
우리 아기 생겼다
어? [박 중위의 웃음]
베, 베이비, 베이비
[함께 웃는다]
(수홍) 없는 살림에 와이프까지 임신해 [수홍과 박 중위가 노래를 부른다]
다음 달은 대위 진급 심사 1순위야
[수홍의 한숨]
(수홍) 원동연이나 박 중위나 [천둥이 콰르릉 친다]
초소에서 나 오발 사고로 죽었을 때
그때 아마 고민 많이 했을 거야
(수홍) 단지 그때 상황이 안 좋았던 거지 [원 일병의 울음]
(박 중위) 정신 차려, 원동연
수홍이도 이해해 줄 거야, 인마
빨리 묻자
(수홍) 만약에 걔들이 [박 중위가 소리친다]
내가 죽지 않은 걸 알았다면
그냥 그렇게 묻진 않았을 거라는 거야
적어도 날 배신할 사람들은 아니라는 얘기지
(수홍) 남을 배신한다는 게 그게 쉬운 것도 아니고
[긴장되는 음악]
(문직) 아들아
내일 전투는
동북 9성을 두고 싸우는
여진과의 마지막 전투가 될 것이다
(강림 동생) 예, 아버님
(문직) 나와 함께 출정하겠지만
선봉에는 네가 선다
(강림 동생) 아버님, 형님이 계십니다
(문직) 네 형이 선봉에 선다면 전투는 반드시 이기겠지만
많은 아군의 사상자 또한 수반될 것이다
다 이긴 전쟁에
아군의 불필요한 희생이 생기는 것을
난 용납할 수가 없구나
(강림 동생) 아버님
형님을 대신해서 제가 간다는 것은...
(문직) 얘야
목숨의 무게를 다르게 재는 자는
결코 훌륭한 장수가 될 수가 없다
(수홍) 아니, 아버지가 배신을 때렸네, 어?
(수홍) 아버지가 아들한테 배신을 때렸어
아무리 이게, 이게...
이게, 친자식이 못 미더워도 그렇지
어떻게 그걸 주워 온 자식한테 그거를, 어?
야, 강 차사
너도 여기, 여기, 속이 아주 썩어 문드러졌겠다, 어?
아이고, 참
[긴장되는 음악]
[수홍의 당황한 신음]
[수홍의 당황한 신음]
[강림의 신음]
[수홍의 비명]
(수홍) 이야...
아버님 참 대단하신 게
[무거운 음악] 오랑캐를 잡으려고 오랑캐 양아들을 데려간 거잖아
그런 거를 이이제이라 그러지? 그걸
(강림) 결국엔 아버지는
가장 치열하고도 위험했던 여진과의 공험진 전투에
내가 아닌 내 동생을 데리고 나가셨던 거지
(강림) 그게 내가 본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었어 [천둥이 콰르릉 친다]
그 공험진 전투에서
고려군은 5만 명의 별무반을 잃게 되었고
난 아버지를 잃게 되었지
[문직 처의 울음]
(강림) 그 후 조정에선
여진으로부터 다시 찾게 된 동북 9성의 수호를 위해
서둘러 나를 대장군으로 임명했어
[군사들의 함성]
(수홍) 강 차사
내가 우리 강 차사가 대장군인가 뭔가 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이 뭔지 맞혀 볼까?
'아버지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을 물어'
[문직 처의 울음] '혼자 살아 돌아온 오랑캐 동생 놈을 봉고파직시켰다'에 뭘 걸까?
(수홍) 그래, 우리 강 차사가 그렇게 원하는 내 환생 걸자, 환생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현동이 흥얼거린다]
내가? 후견인을?
(해원맥) 아, 그럼 이렇게 고물 주워 모아 가지고
해결이 돼요, 사채가?
3억이야, 3억!
[성주의 한숨]
펀드는 반드시 오른다
[짜증 섞인 숨소리]
(성주) 그러니까 입양 말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고
(해원맥) 자꾸 뭘 찾아요, 찾길 [성주가 고물을 달그락거린다]
왜 자꾸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아?
근본적으로 사막을 벗어날 고민을 해야지!
지금 해외 입양 말고 현실적인 대안이 어디 있냐고!
어? 어?
아줌마 [해원맥과 성주가 말싸움한다]
(현동) 나 입양 가는 거야? 어?
나 그냥 옛날얘기 또 해 줘
♪ 돌고 돌아가는 인생 ♪ [성주가 화낸다]
(해원맥) 그러니까 잘 알지도 못하는 [현동이 노래를 부른다]
주식이랑 펀드를 왜 했냐고!
(성주) 네가 주식을 뭘 안다고 주식이 인마...
아이, 그러니까
해외로 입양 보내는 게 최선이냐고 이 자식아!
(해원맥) 지금 이 집구석에 최선이 어디 있어?
최악은 피하고 차악을 선택하자는 거지!
아, 내일 법원 가
(덕춘) 저기요, 성주신님!
(해원맥) 법원 가서 후견인 사인 해!
(성주) 아, 왜!
(덕춘) 전 다시 안 내려가요?
(성주) 아, 먼저 들어가
현동이 데리고 들어가서 재워
아니요, 그, 옛날에요
[성주의 당황한 신음] (덕춘) 전 그다음부턴
남쪽으로 다시 안 내려갔냐고요
[차분한 음악]
(털보) 조금 전 순찰 중에 발견했습니다 [덕춘의 떨리는 숨소리]
(해원맥) 다시는
다시는 남쪽으로 내려오지 말라고 일렀었다
내가 너희를 살려 준 이유는...
(덕춘) [울먹이며] 잘못했습니다
[덕춘의 떨리는 숨소리]
아이가...
아이가 아파요
약초를...
약초를 구해야 합니다
[덕춘의 떨리는 숨소리]
[잔잔한 음악]
(해원맥) 차도가 좀 있느냐
(덕춘) 네, 열도 내리고 잘 자고 있습니다
(해원맥) 네가 차도가 있냐고 물은 것이다
(성주) 여진족 고아들을 자식처럼 보살폈던 덕춘과
그들을 도왔던 외로운 고려 장수 해원맥
지금까지 해원맥과 덕춘의 아름다운 옛날이야기
이만 대단원의 막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성주) 지금까지 애청해 주신 일직 차사 해원맥
월직 차사 이덕춘
그리고
(현동) 허현동!
(성주) 허현동 님께 진심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자, 애국가 시작
끝, 들어가자
(현동) 끝
(해원맥) 잠깐만, 성주
얘기에 생략이 너무 많이 된 거 같은데
듣고 싶습니다, 성주신님
[성주의 당황한 숨소리] (해원맥) 이야기의 끝은 있고 처음이 없잖아
[성주의 한숨] 내가 왜 변방으로 갔어?
그게 이야기의 시작이잖아
이제부터는 6.25나 1.4 후퇴 같은 건 너희들한테는 난리도 아닐 거야, 어? [차분한 음악]
(성주) 그만하자
누가 날 변방으로 보냈냐고
그걸 먼저 알아야겠어
(해원맥) 누구야?
누구냐고
[한숨]
(덕춘) '밀언'
밀언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해서 밀언이에요?
나의 상관이신 분이다
나에게 북방의 여진을 방비하라고 보내셨지
(해원맥) 너희들의 부모는 군인이었느냐?
(덕춘) 농사지으시던 촌부셨어요
(해원맥) 전쟁 통에 부모님과 헤어졌구나
(덕춘) 아니요
두 분 모두
죽었어요
귀양을 왔다는
하얀 삵이라는
[어두운 음악] 무시무시한 고려의 장수에게요
항상 하얀 삵의 털목도리로 얼굴을 가리고
여진 사람들만 보면 닥치는 대로 다 죽였대요
[사람들의 신음]
양민이고 군인이고
(해원맥) 닥치는 대로...
(덕춘) 하얀 삵이 마을에 들이닥쳤던 그날 [무거운 음악]
[사람들의 비명] 저희 부모님도 그렇게...
(덕춘) 그런데 하얀 삵도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요?
여진 사람들을 그렇게 한 거 보면
[사람들의 비명]
[해원맥의 거친 숨소리]
(성주) 이승 사는 인간들이나 저승 사는 귀신들이나
필요한 만큼 현명하고
주어진 만큼 반응하면 되는데 말이지
자꾸 진실이 뭐냐고 물어보면...
[성주의 한숨]
[떨리는 숨을 내뱉는다]
[긴장되는 음악]
(강림) 자, 드디어 불의의 지옥
여기서부터 난
너의 억울한 죽음의 비밀에 대해서
재판을 통해 집중적으로 조명할 거야
집중 조명은 무슨
그래서 아버지 전사하시고
그다음에 오랑캐 동생한테 우리 강 차사가
(수홍) 왜 억울하게 죽었는지를 집중 조명을 해 줘야지
지금부터 김수홍
(강림) 네가 왜 귀인인지
네가 얼마나 억울한 죽음을 당했는지 내가 말해 줄게
넌 단순 과실 치사가 아닌 의도적인 살해를 당했다
그것도 네가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너의 동료들로부터
(춘삼) 이제 아주 잘하네
- (춘삼) 아이고 - 응?
[춘삼의 힘겨운 신음] (현동) 할아버지, 왜 그래?
또 죽는단 소리 하려 그러지?
아니야, 이 녀석아 [차분한 음악]
우리 현동이 다음 주에 입학이지?
(현동) 응!
[춘삼과 현동의 웃음]
공부혀
(현동) [춘삼을 흉내 내며] 공부혀
(춘삼) 성주
은행 간다고?
(성주) 아, 예, 예, 어르신
다녀오겠습니다
(춘삼) 어...
성주야
예, 어르신
우리 펀드 오르는 거지?
아, 그럼요
많이 기다리셨어요 [현동의 장난 섞인 신음]
(춘삼) 어, 반드시 올라야 한다
야!
(덕춘) 네, 월직 차사 이덕춘
하, 얘기 좀 하지?
아이고...
(해원맥) 야
너 여진족 이덕춘이야 아니면 월직 차사 이덕춘이야?
잘 생각해
난 네 생명의 은인이라고, 이 멍청아
(덕춘) 자기 부모를 살해한 사람을
은인이라고 불러요?
천 년 전 일이라고!
그 여진족 이덕춘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으셨잖아요
(덕춘) 저승형법 1조 3항 '용서받지 못한 죄인'...
(성주) 야, 야, 그만, 그만!
일로 와 봐
그 끝을 그렇게 알고 싶냐? [차분한 음악]
끝까지 너희들이 자초한 거다?
지금 법원에 가는 거잖아
우리가 뭐 하러 가는 거지?
(해원맥) 당신 후견인 만들러
진정한 후견인은
천 년 전 바로 너였어
[새가 지저귄다]
(털보) 잡았다! [함께 환호한다]
[즐겁게 대화한다]
(털보) 많이 먹어
(성주) 덕춘의 부모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해원맥 넌 마음이 무척 괴로웠지
(성주) 어찌 보면 용서를 구할 마음이 없었던 게 아니라
용서를 구할 용기가 없었던 거야
(판사) 아, 다음은 사건 번호 2017드단256번 당사자 허성주 씨
나오세요 [성주의 당황한 신음]
- (성주) 아... - (판사) 사건 본인
(판사) 허현동의 후견인 선임 청구에 대한 심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앞에 나와 계신 분 허성주 씨 맞으시죠? [잔잔한 음악]
(해원맥) 숨을 멈추고
지금이다
[사슴의 신음]
[사람들의 탄성]
(성주) 아이들을 계속 돌봐 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던 너는
그들이 아무 도움 없이도 자립할 수 있도록
많은 것들을 알려 주고자 했어
(판사) 아, 이것으로써 허성주 씨의 후견인 청구를 승인합니다
[판사가 의사봉을 탁탁 두드린다]
[저마다 아이들을 격려한다] (성주) 결국 네가 할 수 있는 건
덕춘이와 고아들의
진정한 후견인이 되어 주는 것밖에 없었지
(성주) 물론 오랑캐 애들에겐 천사 같은 너였지만
어찌 보면 나라에는 불의를 한 꼴이지
그만큼 북방 경계에 소홀해졌으니까 말이야
[털보의 울음]
(성주) 오랜 전쟁과 혹한의 추위에 [털보가 울며 말한다]
너의 부하들도 하나둘씩 죽어 나가고
너 역시 지쳐 갔지만
넌 아이들을 돕는 일을 멈출 수가 없었던 거야
그나마 얼마 남지 않았던 군량미는
계속해서 아이들을 위해 빼돌릴 수밖에 없었고 [말 울음]
그러자니 네 상관인 밀언에게는
계속해서 거짓 장계를 썼어야만 했었지
[사람들의 힘주는 신음]
오랑캐 아이들에게는 한없이 정의로운 기부 천사
하지만 나라에는 불의를 저지른 대역죄인
(성주) 요새도 의롭지 못한 놈들 심판한다는 불의의 지옥 있나?
(덕춘) 죄인들이 포화 상태라 휴정 중이긴 한데
가끔 공소 시효자로 올라오는 흉악범들이 있으면 열리긴 해요
(성주) 아직도 형벌로 죄인들 얼음땡시켜 가지고
몇십 년씩 가둬 놓지? [어두운 음악]
아, 정말 끔찍한 지옥이야
강림이 오랜만이다
어, 시작해
피고 김수홍은
과실 치사이자 단순 사고사였던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수홍의 한숨]
[긴장되는 음악] (판관1) 원귀가 되어 군부대에 난동을 일으키고
저승을 어지럽힌 보기 드문 중죄인입니다
이에 본 판관은
불의를 저지른 피고 김수홍에게
빙청옥결형 500년을 구형하는 바입니다
500년?
- 이 새끼가... - (수홍) 응, 응, 응
(강림) 피고 김수홍은 억울하게 살해를 당했습니다
그 억울한 죽음이 그가 원귀가 된 이유였다면
[수홍의 한숨] 본 재판의 기소 자체 또한
불의스럽다는 점을 제청합니다
(오관대왕) 증거는 있느냐
업경을 틀어 봐라
(판관2) 본 사건의 모든 이승 기록은 [긴장되는 음악]
피고가 원귀가 됨과 동시에
명부와 함께 규정대로 사라졌습니다
(오관대왕) 음, 이거 어쩌지
얘 억울하게 죽은 걸 뭘로 증명할 건데?
(강림) 김수홍 살해 사건에 직접 가담한 이승의 가해자를
증인으로 소환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이승에서 증인을 올리자고?
(오관대왕) 그게 누군데?
(해원맥) 현동이 입양은 영어권이 베스트긴 한데
사실 뭐, 북한만 아니면 다 생큐 아니냐?
그래, 맞다
어디인들 이 나라보다 못하겠니
(성주) 이 나라는 정직하고 신념 있게 살면
바로 서울역 가서 신문지로 이불 덮어야 돼
여기가 지옥이지 사람 살 데냐?
그리고 '늘 배고프고 늘 바보처럼 살아라'?
마이클 잡스 그 새끼도 참...
(덕춘) 스티브...
스티브 잡스입니다
(성주) 배고프고 바보처럼 살면 거지지, 그게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고 앉았어
이미 다 잘 처먹고 잘사는 놈들 말은 절대로 믿으면 안 돼
다 자기네들 가진 거 안 놓치려고 개소리들 하는 거야
자, 내가 왜 영감 꼬셔서
현동이 앞으로 주식이랑 펀드 들어 놨는지
이제 뭐...
이제 알겠지?
네, 꼭 올랐으면 합니다, 성주신님
(덕춘) 또 올라야만 하고요
- 그래 - (덕춘) 네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용역원2의 놀란 탄성] [긴장되는 음악]
(용역원2) 저 새끼, 저 새끼
야, 빨리 가, 빨리 가, 빨리 가
빨리 가!
[용역원2가 소리친다]
- (성주) 가세요 - (용역원2) 빨리 밟으라고!
철거반, 씨
(현동) [울먹이며] 할아버지
할아버지, 일어나
할아버지!
삼촌, 삼촌!
[덕춘의 다급한 신음] 할아버지
- (현동) 할아버지 - (덕춘) 할아버지 [성주의 신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현동) 일어나
성주 삼촌, 빨리 와!
[성주의 힘겨워하는 신음]
[해원맥의 힘주는 신음]
(해원맥) 성주, 이봐, 왜 이래?
성주 단지...
성주 단지?
[성주의 힘겨운 숨소리]
[성주의 힘겨운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떨리는 신음]
[오관대왕의 힘주는 신음]
(오관대왕) 시간 엄수하거라
(수홍) 동연아
원동연!
[원 일병의 놀란 신음]
김 병장님?
그래, 인마
잘 있었어?
이거 꿈이죠?
(수홍) 응
꿈에서 뵙네요
(강림) 원동연 일병
앞에 서 있는 저 사람...
(원 일병) ♪ 가슴팍에 ♪
♪ 무엇인가 ♪
♪ 노란 배지 달더니 ♪
- (원 일병) 선... - (강림) 앞에 서 있는 저 사람은
(강림) 당신의 선임이었던 김수홍 병장입니다
맞습니까?
(원 일병) 네, 우리 병장님 맞으세요
(오관대왕) 근데 쟨 전반적으로 좀 모자란 애니?
아, 예, 관심 사병이라고
(판관1) 음, PX 같은 데 자주 데려가고 [수홍의 한숨]
그리고 이제 지속적으로다가 보호를 해 주면서
잘한다, 잘한다 칭찬을 해 줘야 되는 그...
관심 사병?
(강림) 원동연 일병
4월 30일 밤 초소에서 함께 근무하다
총기 오발 사고 난 거 기억하시죠?
(원 일병) 네
[총성]
(원 일병) 그냥 총이 나가 버렸어요
(강림) 맞습니다
원동연 일병은 죄가 없습니다
고의로 그런 게 절대 아니니까
그렇죠?
(원 일병) 네
그래요
(강림) 그러고 나서 사건 당일 날 밤
부대 뒤 야산에서
[천둥이 콰르릉 친다]
[원 일병의 울음]
(강림) 증인은 김수홍 병장을 산 채로 묻었습니다
- (판관2) 아니, 산 채로? - (강림) 맞습니까?
(판관2) 살아 있었어? [판관1이 중얼거린다]
(수홍) 아, 강 차사
지금 뭐라는 거야?
(강림) 제 말이 맞습니까?
대답하세요, 증인
(원 일병) 아니요
이미 죽었어요
그래
넌 그렇게 알고 있었잖아, 그렇지?
(박 중위) 지금 사람 죽인 거야, 인마 [원 일병의 겁먹은 신음]
예, 난 시키는 대로 했어요
(강림) 아니요, 원동연 일병은 김수홍 병장을 묻을 때
[천둥이 콰르릉 친다] (강림) 그가 살아 있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시체 유기를 멈추고
숨이 붙어 꿈틀대는 김수홍 병장의 손을
한참 동안을 바라봤습니다
아닙니까?
(수홍) 아, 강 차사
그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판관1) 대왕님, 차사는 지금 위증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심신 미약 상태인 증인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오관대왕) 차사 강림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원 일병) [떨리는 목소리로] 이거 꿈이잖아
왜 이렇게 생생해
(강림) 그래, 꿈이야
그러니까 당신 꿈에서만큼은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거잖아
한마디만 하면 돼, 솔직하게
원동연 일병 김수홍 병장을 암매장할 때
그가 아직 살아 움직이는 것을 봤습니까, 못 봤습니까?
야, 동연아, 원동연 [무거운 음악]
(수홍) 못 봤다 그래
못 봤잖아, 아니잖아, 그렇지?
[원 일병의 떨리는 숨소리] (수홍) 아니잖아, 아니라고 말해
[한숨]
[천둥이 콰르릉 친다] [울먹인다]
지나간 슬픔에
(원 일병) 다시는, 다시는
새로운 눈물을 흘리지 않아야 합니다
[헛웃음]
야, 여기서 그 얘기를 왜 하는 거야, 지금, 어?
(수홍) 아니, 이 자리에서 그...
갑자기 왜...
야, 너 일로 와 봐
김수홍, 그만!
[오관대왕이 망치를 쾅 내리친다] (수홍) 야... 오!
[판관2의 놀란 신음]
어?
뭐야, 응? 어?
[수홍의 당황한 신음]
[원 일병의 신음]
[놀란 신음]
[거친 신음]
(수홍) 야, 너 왜 그래
너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지금, 어?
너, 너 알고 묻었어? 아니잖아
알고 묻은 거 아니잖아!
야, 너 왜 그래, 진짜, 어?
저 미친놈이 네가 날 죽였다잖아, 지금!
- 잘못했어요 - (수홍) 빨리 아니라고 말해, 어?
[원 일병의 울음] [천둥이 콰르릉 친다]
[괴로워하는 신음]
(수홍) 뭘, 뭘 잘못해, 인마! [심전도계 경고음]
빨리 아니라고 말하라고!
(판관2) 대왕님, 저러다 증인이 가위에 눌릴 수도 있습니다
[심전도계 경고음]
(강림) 대왕님, 증인을 깨워 주십시오
증인이 위험합니다
(수홍) 동연아! 정신 차려, 새끼야!
(오관대왕) 이것도 저놈의 운명이니라 [원 일병의 힘겨운 신음]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힘겨운 목소리로] 김 병장님, 용서...
[괴로워하는 신음]
[신비로운 효과음] [옅은 신음]
[판관2의 놀란 신음]
[판관1의 놀란 신음]
[심전도계 정지음]
(의사) 미치겠다!
(판관1) 대왕님, 증인이 사망해서
(판관1) 김수홍 재판에
사, 살인 재판이 추가됐습니다
(성주) 쟨 참 뇌 구조가
어쩜 저렇게 청순하니
어떻게 미치지 않고서야
(해원맥) 어떻게 성주 단지를 장독대에다 널어놔?
(성주) 가장 잘 숨기는 방법은 안 숨기는 거야
중요한 단서는 쓰레기통 옆에 두는 거라고
[차분한 음악]
현동이 좀 잘 부탁한다 [덕춘이 입바람을 후후 분다]
한글도 마저 가르쳐 주고
(덕춘) 절대로요
절대 소멸되지 않으실 거니까
그런 말씀 그만하셨으면 해요
그리고 뭘 걱정하세요?
현동이는 들어 놓은 펀드랑...
그 펀드 안 올라, 절대로
(성주) 알겠어?
안 올라, 절대
완전히 끝났다고 봐도 돼 [해원맥의 헛웃음]
좀 더 디테일하게 말하자면
이제 원 달러 환율 회복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 됐어
냄새 맡은 기관 놈들 공매도가 더 절망적이지
공매도...
(성주) 그래서 그래
[차분한 음악]
미안해
[덕춘의 한숨]
미안하다
[울먹이며] 네 말대로
아파트 하나만 사 놓을걸
차라리 비트코인을 했었어야 되는데
[성주가 울먹인다]
[긴장되는 음악]
[고민하는 신음]
(판관2) 대왕님
고민스러우실 땐 일단 먼저 형을 집행하신 후에
고민하시는 것도 방법이라고 듣고 배웠습니다
바로 한번 얼려 보시지요
[긴장되는 효과음] [판관2의 신음]
[판관1의 놀란 신음]
(오관대왕) 쟤는 무슨 이런 상황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나 봐
사람이 죽었는데
변태 같은 새끼
(강림) 대왕님, 모든 죽음은 불가피한 것이어야지
억울한 죽음이어서는 안 된다고 듣고 배웠습니다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귀인일지도 모르는 억울한 망자 김수홍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수긍하는 신음]
강림이 말이 맞아
[판관1의 의아한 신음] (오관대왕) 맞고말고
증인이 재판 도중에 사망해 버려서
증언이 확보되지 않은 거니까
- (판관1) 얘는... - (오관대왕) 다음 재판장에서 다퉈
풀어 줘라!
[안도하는 숨소리]
[거친 숨소리]
(수홍) 원동연 네가 죽인 거야
[덕춘의 조심스러운 숨소리]
[덕춘이 숨을 깊게 내뱉는다]
[덕춘의 떨리는 신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덕춘의 놀란 신음]
[덕춘의 한숨] (해원맥) 철거반 새끼들
어떻게 딱 한 번 집을 비운 그 순간에
[해원맥의 한숨]
(성주) [힘주며] 원래 마누라랑 싸운 날 장모 오는 거야
그날도 오늘처럼 예고 없이 찾아왔었지 [어두운 음악]
천 년 전에 너의 상관이었던
밀언 말이야
(성주) 네가 군량미를 빼돌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밀언은
[군사들이 소란스럽다] 자신의 친위대를 이끌고
너의 국경 수비대를 급습했었던 거지
[무거운 음악]
(군사9) 네놈이 오랑캐에게 갖다 바친 군량미들은
우리 고려 백성들의 피와 같다
오늘 그 없어진 쌀알의 개수만큼
너의 뼈가 부러질 것이다
(해원맥) 내 뼈를 부러뜨리고 살을 태워도
그 오랑캐들이 어디 있는지는 아실 수 없을 겁니다
[털보의 신음]
(털보) [힘겨운 목소리로] 죄송합니다, 대장
(군사9) 날이 밝는 대로 친위대는
오랑캐의 본거지를 소탕한다! [털보의 힘겨운 신음]
나라를 배신하고 백성들을 능욕한 해원맥을
버러지 같은 저 수하 놈과 함께 묶어서 짐승 밥이 되도록 해라!
(군사들) 예!
(현동) 밀언 나쁜 놈!
진짜 나쁜 놈!
(해원맥) 그래서
난 늑대 밥이 돼서 죽은 거야?
[해원맥의 헛웃음]
[한숨]
[늑대들의 울음]
(털보) [힘겨운 목소리로] 그동안 대장 같은 분을 모시게 돼서
[긴장되는 음악] 많이 배우고 갑니다
[늑대들이 그르렁거린다]
(해원맥) 털보야, 정신 차려
[늑대들이 그르렁거린다]
정신 차려야 된다, 털보야
털보야, 털보야
[늑대들이 깨갱거린다] [털보의 힘주는 신음]
[해원맥의 힘주는 신음]
[늑대들이 짖는다]
[긴장되는 음악]
(판관1) 대왕님
본 재판에 앞서 진행됐던 불의의 재판장에서
강림 차사의 무리한 재판 진행으로 인해
이승의 애꿎은 증인 하나가 사망하는 불상사까지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재판이 진행된다면!
- (강림) 대왕님 - (판관1) 아이, 저, 씨, 콱, 씨
다음 살인 재판까지 판결을 유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진광대왕) 유보?
강림이 니, 그게 무슨 뜻인지 아나?
마지막 재판까지 피고의 억울함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강림) 저 또한 차사직을 박탈당하는 것입니다
(판관1) 안 됩니다, 대왕님
차사가 더 이상 저승을 기만하지 못하도록
- (강림) 환생도 - (판관1) 저...
포기하겠습니다
(진광대왕) 환생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자는 그때는 영겁의 지옥이야
제 환생을 포기하겠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진광대왕) 아, 천 년 동안
마흔여덟 명을 구한 걸 다 내놓겠다 그 말이가?
(강림) 네
[진광대왕의 어이없는 숨소리]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마, 조건은?
증인으로
박무신 증인을 살인 재판장으로 소환해 주십시오
그리고 한 명 더
저승을 관장하시는 염라대왕님을
(강림) 염라대왕님을 김수홍 재판의 마지막 증인으로 요청하는 바입니다
[해원맥의 힘겨운 기침]
[차분한 음악] [거친 숨소리]
(해원맥) [힘겨운 목소리로] 털보야
털보야...
[울먹인다]
[해원맥의 힘주는 신음]
[해원맥의 힘주는 신음]
[아이들의 웃음]
[해원맥의 거친 숨소리]
[아이의 울음]
[아이들의 울음]
[해원맥의 힘겨운 숨소리]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듣거라
(성주) 마지막 죽을힘을 다해
이십 리 눈길을 그렇게 달려온 너는
아이들을 먼저 피신시키고
그곳에서 혼자 친위대의 추격을 [덕춘의 다급한 신음]
조금이나마 늦춰 보려고 한 거지
(덕춘) [중국어] 빨리 가, 언니는 곧 따라갈 거야
빨리 가
[해원맥의 거친 숨소리]
(덕춘) [한국어] 이제 어떡해요?
(해원맥) 떠나라, 어서
(덕춘) 안 돼요
안 돼요, 나 안 갈 거예요
[군사들의 기합]
(해원맥) 당장 떠나라
어서 가서 아이들을 지켜 주거라
아이들을...
어서!
[해원맥의 다급한 신음] 잠깐만
(해원맥) 미안하다
미안해
[덕춘이 울먹인다]
[덕춘이 흐느낀다]
(성주) 넌 그렇게
그렇게 용서를 빈 거지
[덕춘이 흐느낀다]
[말 울음] [다가오는 말발굽 소리]
(해원맥) 그래서 그날
밀언이 날
날 죽인 거야?
(성주) 밀언이 원망스러우냐?
[성주의 한숨]
이승에 내려와서
이 집, 저 집 천 년 동안 가택신 노릇 하면서 지켜보니까 [잔잔한 음악]
이놈의 인간들 더 모르겠더라
근데 한 가지 확실한 건 있더라
나쁜 인간은 없다는 거
나쁜 상황이 있는 거지
그러니 원망스럽고
원통하고 이해가 안 될 때
모든 걸 거꾸로 읽고 거꾸로 생각해 봐
그럼 풀릴 거다
이 인간들도
세상도
이 우주도
(해원맥) 그래서 밀언이 날 죽인 거냐고 묻잖아
응?
[괴성이 들린다]
[어두운 음악]
지금부터 정신 똑바로 차려, 김수홍
[지옥귀들의 괴성]
(덕춘) [울먹이며] 이름
부를까요?
진짜
이름 불러요?
[덕춘의 놀란 신음]
(해원맥) 허춘삼
[현동의 졸린 신음] (덕춘) 안 돼요
- 어, 안 돼요, 안 돼요, 안 돼요 - (해원맥) 허춘삼
(덕춘) 차사님, 제발요
- (덕춘) 제발... - 허! [덕춘의 신음]
(덕춘) 안 돼!
[무거운 음악] [한숨]
[덕춘이 흐느낀다]
(현동) [울먹이며] 성주 삼촌 어디 갔어?
삼촌 어디 갔어?
삼촌!
- (현동) 성주 삼촌! - (덕춘) 안 돼, 현동아, 안 돼!
안 돼...
(현동) 성주 삼촌!
삼촌!
성주 삼촌!
[긴장되는 음악]
(현동) 밀언 나쁜 놈! 진짜 나쁜 놈!
(해원맥) 밀언이 날, 날 죽인 거야?
(성주) 밀언이 원망스러우냐?
[강림의 힘주는 신음] [지옥귀들의 신음]
[챙챙 부딪는 소리가 난다]
도대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야?
(수홍) 어?
왜 내 재판에 상관없는 염라까지 증인을 세우냐고
네 일에 왜 나를 이용하냐고 이 새끼야!
(성주) 원망스럽고 원통하고
(성주) 이해가 안 될 때
모든 걸 거꾸로 읽고 거꾸로 생각해 봐
(성주) 그럼 풀릴 거다
이 인간들도
세상도
이 우주도
(수홍) 그렇게까지 날 이용해서
네 천 년 전 기억 깡그리 지우고 환생하려는 거잖아
그런 거 아니야? 어? [지옥귀들의 괴성]
내 환생이 아니라 네 환생이 중요했던 거잖아
닥쳐
맞구나?
(수홍) 그렇게 해서 지우려고 하는 그 기억이 대체 뭐냐? 어?
네 그 기억이 대체 뭐냐고
(수홍) 말해 보라고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수홍) 네가 억울하게 죽었다는
그 끔찍한 기억이 뭐길래 이러냐고, 어?
(수홍) 내 말에 계속 쌩까지만 말고!
너도 한번 말을 해 봐 이 미친 새끼야!
[강림의 신음]
[어린 강림의 힘주는 신음]
(어린 강림) 무슨 전략이야 오랑캐들의 교란술이야?
[문직이 말한다] (소년) 대장군의 덕목이자 자질이라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문직) 목숨의 무게를 다르게 재는 자는
결코 훌륭한 장수가 될 수 없다
(염라대왕) 너는 저승의 일곱 대죄악에 모두 중역 죄인으로 기소가 되어 있다
(염라대왕) 그러나 내 너를 가엾게 여겨 마지막으로 기회를 줄 것이다
그리하겠느냐?
(강림) 오랑캐들에게 군사 훈련까지 시킨 거냐
(해원맥) [힘겨운 목소리로] 굶어 죽어 가고 있는 아이들이었습니다
그 아이들은 아무런 죄가 없는...
[해원맥의 신음]
[무거운 음악]
[해원맥이 기침한다]
(강림) 너의 첫 번째 죄는
여진족으로부터 아버지를 지키지 못한 천륜지 대죄다
그리고 너의 두 번째 죄는
변방의 오랑캐들에게 군량미를 빼돌리고
군사 훈련을 시킨 배신의 대죄
아이들은 보내 주십시오
(해원맥) 그건 불필요한 폭력이자
살인의 대죄일 수 있습니다
형님
[해원맥의 신음]
(강림) 난 한 번도
널 내 동생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이 거란족 오랑캐...
[칼에 푹 찔린다]
[덕춘이 흐느낀다] [무거운 음악]
[강림의 신음]
[강림이 기침한다]
[덕춘의 힘주는 신음] [강림의 신음]
[거친 신음]
[강림의 힘주는 신음] [덕춘의 신음]
[떨리는 숨소리]
[힘겨운 신음]
[힘겨운 숨을 내뱉는다]
[어두운 음악]
(염라대왕) 왜 우는 것이냐
슬퍼서 우는 것이냐
억울해서 우는 것이냐
다시 묻겠다
슬퍼서 우는 것이냐
억울해서 우는 것이냐
[강림의 거친 숨소리]
(강림) 가자 [수홍의 헛웃음]
(덕춘) 차사님
뭐야
(덕춘) 네?
뭐 하는 거냐고
[울먹이며] 성주신은 소멸됐어요
그래서?
물어볼 게 있어서요
성주신이 소멸됐으면
그다음에는 뭘 해야 되는 건데?
할아버지...
(덕춘) 할아버지 데리고 오면 다 되는 거죠?
(강림) 이덕춘
도대체 천 년 동안 나한테 뭘 배웠어?
천 년 동안 내가 너한테 뭘 가르쳤냐고
천 년...
(덕춘) 네, 천 년 동안이나요
[수홍의 한숨]
지금 보니까 이 재판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었구나
(수홍) 가자, 재판받자고
내 재판인지 네 재판인지
재판받으러 가자고
[긴장되는 음악]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놀란 신음]
[박 중위의 놀란 신음]
(판관1) 본 재판은 차사 강림이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고 김수홍의 마지막 재판임을 알려 드림과 동시에
본 재판의 결과에 따라 피고...
- (염라대왕) 쓸데없는 짓 집어치우고 - 아이, 나, 씨...
(염라대왕) 당장 재판을 개시하라!
재판을 속개하라!
(강림) 먼저 박무신 중위에게 묻겠습니다
(판관2) 박무신 중위는 피고 김수홍에게 발생한 오발 사고 이후에
그가 아직 살아 있음을 인지하고도 살해를 감행했습니까?
(판관2) 다시 말해 증인은 원동연 일병과 함께 [천둥이 우르릉 친다]
김수홍의 사체가 살아 꿈틀대는 것을 보았습니까?
[긴장되는 음악] 어때, 강림 차사? 내가 정확해?
그럼 본 판관이 대답도 할게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재판장님, 차사 강림의 궤변으로
더 이상 저승의 율법을 거스르는 판단을 하시지 말기를
간곡히 간청드립니다
[판관1의 감탄] (변성대왕) 판관의 말이 맞느냐?
염라께서는 천 년 전
(강림) 함경북도 나진군 함평 설원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죽어 가는 저를 만나셨습니다
그때 저에게 저승의 율법을 다스리는
차사직을 권유하셨습니다
기억하십니까?
[근엄한 신음]
그걸 일일이 대답해야 하느냐?
(강림) 대답해 주십시오
그때 저에게 차사직을 권유하시면서
뭐라 하셨는지 여기서 말씀해 주십시오
너의 죄가 결코 가볍지 않기에
(염라대왕) 너에게는 모든 기억을 남길 것이고
가엾은 저들은 모든 기억을 없애 줄 것이다 [의미심장한 음악]
앞으로 천 년 동안
네가 살해한 저 청년과 저 소녀를 데리고 함께하며
마흔아홉 명의 망자들을 환생시킨다면
저들과 함께 원하는 모습으로 환생시켜 주겠다
더불어 그때 너의 모든 기억을
(염라대왕) 함께 지워 줄 것이다
그래도 하겠느냐
저에게 왜
천 년 동안 겪을
(강림) 그 고통을 남기셨는지
저기 증인으로 나온 박무신 중위에게 직접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례한 놈!
죄 없는 소녀와
(강림) 의로운 동생을 살해한
그 죗값을 치르라는
그런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습니까
그 죗값을 치르라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는지
염라대왕님께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염라대왕) 네놈에게 난 시간을 준 것이다!
(강림) 네, 염라께서는 제게
그들을 살해한 죗값을 치름과 동시에
그들에게 용서를 빌 시간을
천 년을 준 것입니다
맞습니까?
그래서
(염라대왕) 넌 그들에게 용서를 구했느냐?
(강림) 아니요
그러지 못해서, 그럴 수가 없어서 [차분한 음악]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죄책감과 고통을 받으며
그들과 함께 오늘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해원맥의 한숨]
박무신 중위에게 묻겠습니다
증인은 이승에서
모래바람에 휩쓸려 목숨이 위태로웠던 순간을 기억할 것입니다
[박 중위의 비명] (강림) 그때 저승 차사로서
저승의 율법까지 어겨 가며
내가 왜 증인을 구해 줬다고 생각하십니까?
또 다른 희생자를 막기 위해서...
(강림) 닥쳐라, 박무신!
내가 널 살려 준 이유는
[변성대왕의 못마땅한 신음] 터럭같이 가벼운 네 목숨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살아 있는 마지막 날까지 속죄와 참회를 하라고 [변성대왕의 성난 신음]
시간을 준 것이다! 나처럼
- 나처럼 되지 말라고 말이다! - (변성대왕) 강림 네 이놈!
형벌장을 열어라!
[망자들의 비명]
(변성대왕) 한 번 더 이승의 증인을 겁박한다면
그땐 바로 경고 없이 피고를 저 형벌장에 집어넣을 것이다!
[박 중위의 겁먹은 신음]
(박 중위) 이건 꿈이야!
[박 중위의 겁먹은 신음]
[천둥이 콰르릉 친다]
(박 중위) 이건 꿈이야! [사이렌이 울린다]
[소리친다]
[박 중위의 신음]
(판관1) 대왕님, 이승 교도소의 운동 시간이 끝나 갑니다
증인이 곧 깨어납니다
빨리 내려보내셔야 합니다
[박 중위의 힘겨운 신음]
염라대왕님께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강림) 염라께서는 천 년 전
공험진에서 벌어진 여진족과의 전투에서 전사하신
저의 아버지 강문직 대장군을 기억하십니까?
기억대로 말해라 기억하고 싶은 대로 얘기하지 말고!
(염라대왕) 네 아버지 강문직은
전사가 아니라 살해를 당했다!
살해를 당했다고?
[차분한 음악] (강림) 네, 그렇다면 그 사건이 왜
살해가 아닌 전사한 것으로 역사에 기록되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염라대왕의 힘주는 신음]
[염라대왕의 힘주는 신음]
은폐되었기 때문이지
은폐? [변성대왕의 의아한 신음]
맞습니다
(강림) 그렇습니다
(강림) 그 사건은
누군가에 의해 은폐되었습니다
[천둥이 콰르릉 친다]
제가 은폐했습니다
(강림) 전 그때
아버지가 살아 있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강림) 일단 퇴각하고 날이 밝는 대로 다시 온다
(군사들) 네!
[천둥이 콰르릉 친다]
(염라대왕) 그때 너는 왜 아버지를 구하지 않고 외면하였느냐!
아니, 다시 묻겠다
너는 왜 아버지를 구하지 않고 외면하여 살해하였느냐
두려웠습니다
(문직) 아들아, 항상 명심하거라
전투는 내가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강림) 항상 저보다 뛰어났던 동생에게 [문직이 말한다]
제 자리를 빼앗기는 것이 두려웠고
그런 동생 때문에
항상 제 것이라 생각했던 명예와 권력을 잃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강림) 아버지가 살아 계신 것을 은폐한 그날
(강림) 제 잘못을 깨닫고 뒤늦게 전쟁터로 돌아갔지만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신 후였고
그렇게 너무 늦어 버린 것을
[말 울음] 천 년 동안 후회하고 또 후회하였습니다
(염라대왕) 그렇게 후회하면서 지낸 것이
지옥 같더냐?
(염라대왕) 그 천 년이 너에겐 진정 지옥이었는지 묻고 있다
(강림) 아닙니다
저에겐 더 이상 아버지께 용서를 구할 길이 없다는 게 [슬픈 음악]
(강림) 그래서 이젠
아버지께 용서를 받을 수 없다는 게
그것이
그것이 저에겐 가장 큰 지옥이었습니다
[문직 처의 울음]
(강림) 박무신 중위는
저와는 달리 아직 기회가 남아 있음을 말하고 싶습니다
증인은 사건 당시
총상을 입은 김수홍 병장을 묻는 순간에 [천둥이 콰르릉 친다]
그가 살아 있었음을 알고 있었습니까?
[박 중위가 울먹인다]
(강림) 아니, 다시 묻겠습니다 [감시관이 말한다]
박무신 중위는
김수홍 병장을 살해했습니까?
[천둥이 콰르릉 친다]
[흐느낀다]
(박 중위) 그냥 묻자
이젠 꺼낼 수도 없어
(박 중위) [흐느끼며] 네
[놀란 숨소리]
제가
김수홍 병장을
살해했습니다
[한숨]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미안하다, 수홍아
내가 정말 미안하다
미안하다
[신비로운 효과음]
[한숨]
[훌쩍인다]
이상으로 증인 신문을 마치겠습니다
피고 김수홍은
(변성대왕) 원통하고도 억울한 죽음으로
명부에 없는 살해를 당한 피해자임이 입증되었다
[수홍의 놀란 신음]
이에 본 법정은 [쾅 소리가 들린다]
귀인 김수홍의 환생을 명한다
[한숨]
[잔잔한 음악]
[거친 숨을 내뱉는다]
[신비로운 효과음]
[쿵쿵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한숨]
(해원맥) 현동이 이렇게 입양 보낼 거였으면
한글이 아니라 알파벳을 가르쳤어야 되는 건데
그게 좀 아쉽네
[해원맥의 헛기침]
빨리 호명 삼창하고 우리도 환생하러 가자
[덕춘이 숨을 깊게 내뱉는다]
(덕춘) 허춘삼
허춘삼
허춘...
(해원맥) 덕춘아
너 근데 대장 용서할 수 있겠냐?
저한테 천 년 전 이덕춘이 아니라고 하셨잖아요
(해원맥) 그래, 네가 결정해라, 네 일이니까
(덕춘) 차사님은
용서 안 하실 거죠?
(해원맥) 음...
[해원맥의 한숨]
아휴, 난 모르겠다
(현동) 빨리 와, 학교 늦겠어
(춘삼) 어, 좋아, 이 녀석아?
(현동) 응!
[춘삼과 현동의 웃음]
(강림) 집행 유예
딱 현동이 초등학교 졸업식 때까지만이야
우리 환생은요?
하, 우리에겐 말이야, 시간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잖아
(강림) 빨리 올라가자
좀 이상한 망자가 올라왔어
(해원맥) 이상한?
또? 누구!
(강림) 초군문 앞에서 3일 동안 방황하고 있대
(해원맥) 좋아, 걔만 구하면 진짜 환생하는 거지?
[흥미진진한 음악] (원 일병) 저기요!
여기 누구 없어요? [괴성이 들린다]
어어, 아, 하지 마요, 진짜 무서워요
김 병장님
어디예요!
- (해원맥) 응? - (강림) 응
(해원맥) 또 귀... 또 귀인이야?
[원 일병이 소리친다] [덕춘의 놀란 신음]
(강림) 귀인이 풍년이네?
(원 일병) 아이씨
여기 무섭다고!
- (원 일병) 여기요! - (해원맥) 가자
(원 일병) 여기 도와주세요!
여기 사람 있어요!
잠깐만
(원 일병) 여기요!
(강림) 잠깐...
- (원 일병) 뭐야, 이거 - 내가 너희들한테 고백할 거 있어
(강림) 그게...
내가 말이야
- 천 년 전에... - (원 일병) 여기 누구 없어요?
(강림) 천 년 전에...
[원 일병의 놀란 신음]
[강림의 옅은 헛기침] [원 일병의 놀란 탄성]
내가 너희들...
내가... [원 일병의 놀란 탄성]
(원 일병) 누구 없냐고!
- (강림) 그때... - (해원맥) 아이, 바빠 죽겠는데
(해원맥과 덕춘) 지금 이 상황에서 천 년 전 얘기를 왜 해요?
[차분한 음악]
(해원맥) 덕춘아, 귀인이 풍년이란다
가자
(원 일병) 김 병장님!
(해원맥) 어이, 군인 아저씨! [원 일병의 놀란 신음]
- (해원맥) 거기 꼼짝 마, 가만있어! - (원 일병) 오지 마, 오지 마!
(해원맥) 어, 괜찮아, 괜찮아 [원 일병의 겁먹은 탄성]
처음 죽어 봐서 그래
(원 일병) 누구예요, 당신들 뭐야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TV에서 뉴스가 흘러나온다] (춘삼) 자, 어서 먹어
- 아, 싫어 - (춘삼) 씁!
(춘삼) 이거 먹어야 잘 자란다고, 이 녀석아
골고루 먹기 싫어...
(TV 속 앵커2) 대반격이 시작됐습니다
중국 정부의 재정 및 인프라 확대 발표에 따라
글로벌 증시 호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TV에서 뉴스가 흘러나온다] (현동) 뭐야? 코스피?
내 장난감이야?
(춘삼) 아이, 넌 몰라도 돼, 이 녀석아 장차 크면 알아
(현동) 아, 대체 뭔데! 나도 알고 싶단 말이야
(춘삼) 됐다, 됐어, 드디어 됐다
성주야, 됐어
(수홍) ♪ 환생, 환생, 뭘로 환생, 환... ♪
(염라대왕) 이보게
사시 8수생이라고 했나? [차분한 음악]
[수홍의 한숨]
(수홍) 거, 내가 1차는 붙었다고 말했죠?
(염라대왕) 여덟 번 만에 1차 합격이라...
참 진기한 이력을 가지고 있구먼
[수홍의 헛웃음]
(수홍) 진기한은 무슨
[수홍의 헛웃음]
나와 함께 일해 보지 않겠나?
함께?
[흥미진진한 음악] [살짝 웃는다]
[긴장되는 음악] [천둥이 콰르릉 친다]
(염라대왕) 강문직
강문직
[천둥이 콰르릉 친다]
강문직
[신음]
고려 별무반의 대장군 강문직에게
저승의 염라직을 제안한다
[놀란 숨소리]
강문직은 나의 뒤를 이어...
(강림) 아버지
[강림의 다급한 숨소리]
어디 계세요,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염라대왕) 강문직은 나의 뒤를 이어
다음 천 년의 저승을 다스릴 염라가 되겠느냐?
(문직) 다 내 탓이오
그러니
하겠소
[차분한 음악]
하겠소만
다만
내 모습을 바꿔 주시오
내 모습이
당신 모습이면 좋겠소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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