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라이프 1
1 회 ㅣ 2005-03-07
2005년 3월 7일 (월) / 제 1 회
S#1 하늘 위를 날고 있는 비행기(N)
S#2 그 비행기 안 (N)
기내 담요를 덮고 잠들어 있는 승객들.
그 속에 나란히 앉아 잠들어 있는 세진과 승완의 모습이
보인다.
기내 맨 뒷좌석에 앉아 잠자는 듯 눈 감고 있던 두 명의
남자,
어느 순간 눈을 번뜩 뜨더니 찌릿! 서로 의미심장한 눈빛
을 교환한다.
작게 고개 끄덕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는 테러범1.
화장실 쪽을 향해 걸어간다.
(M)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나 나옴직한 긴장음 깔
리기 시작하고.
S#3 기내 화장실 안(N)
파이프 속에서 권총 개머리판!을 꺼내는 테러범1.
변기 밑에 테입으로 붙여놓았던 권총의 총구 부분을 꺼
내는 테러범1.
레옹처럼 빠른 손놀림으로 찰칵찰칵! 총기를 조립하는
손!!
이어 마치 헐리우드 액션 영화처럼 긴박하게, 스릴 있게
이어지는 상황!!!
S#4 기장실(N)
계기판 앞에 앉아 조작중인 기장. 그 머리에 조용히 겨누
어지는 총구!
헉! 겁에 질린 표정이 되는 기장!
테러범1 (영어+자막) 손 머리 위로 올려.
기장 (하얗게 질린 표정으로 가만히 양손을 올리고,가만히
눈알만 돌려 부기장
쪽을 돌아보면)
부기장 (역시 같은 상황, 양손을 귀 옆으로 올린 채 겁에 질린
표정이고)
기장의 마이크를 뺏어 안내 방송하는 테러범1!
험상궂은 표정으로 안내 방송을 한다.
테러범1 (영어+자막) 이 비행기는 납치되었다!!
S#5 기내(N)
세진 ! (잠들어 있다가 눈 번쩍! 뜬다) 납치?!!
승완 ! (역시 눈 번쩍! 뜬다) 납치?!!
테러범1 (E)(영어+자막) 이제부터 이 비행기는 우리가 접수한
다! 쓸데없는 행동을
했다간 죽을줄 알아라.
순간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네 댓명의 테러범들이 승객
들 사이에서 복면을
하고 일어나고, 아아악---소리를 지르는 승객들!
테러범2 (험상궂은 표정으로 총을 겨누며 큰소리로) 셧 더 마
우스!!!
총을 보는 순간 기겁하며 아아악! 바닥에 납작 엎드리는
승객들!!
세진,승완도 소리를 지르며 오징어처럼 납작 엎드리
고.
테러범1 (여전히 영어로 뭐라뭐라 떠들며 자신들의 요구사항
을 안내방송 하고 있다)
승완 (납작 엎드린 채로 옆에 세진에게) 도대체 뭐라고 하는
겁니까?
세진 (겁에 질린 채로) 장기화된 실업난과 불법 MP3 문제
를 당장 해결해 달래요.
승완 (두 눈 질끈 감으며 안타까운) 이런 젠장! 진작에 구조
적인 개혁이 필요했어!
세진 (역시 안타깝다는 듯이 아랫입술 질끈 씹고는) 어떡하
죠?
승완 (ꡐ멀더ꡑ처럼) 내가 어떻게 해볼테니 당신이 잠깐 저들
의 시선을 딴 곳으로
돌려줘요.
세진 (ꡐ스컬리ꡑ처럼 끄덕이며) 알겠어요. (하더니 벌떡 일
어나며) 져스트 모먼트!!
테러범1 (험상궂은 표정으로 세진을 향해 총을 팍! 겨누며) 후
아유!!!
세진 (영어+자막) 내가 당신들의 요구사항을 승객들에게 통
역해주겠다.
승완 (세진이 테러범들의 시선을 옮긴 사이, 낮은 포복으로
뽈뽈뽈 기장실을
향해 기어간다!)
테러범2 리얼리?
세진 (영어) 그렇다.
테러범2 (그럴까? 잠시 동요되었다가, 아니다! 다시 총을 겨누
며 험상궂게) 아이 켄트
빌리브 유! (하며 세진에게 총을 겨눈다)
승객들 (아악! 소리지른다)
세진 (역시 아악! 주저앉는다)
S#6 기장실(N)
테러범1 (여전히 험상궂은 표정으로 협박멘트 날리고 있다)
(영어+자막) 이 비행기의
기장은 화장실에 갇혔다. 너희들의 목숨은 우리가,
하는 순간, 테러범1의 뒷통수를 냅다 후려갈기는 손!
테러범1 (아얏! 뒷통수 감싸쥐고 돌아보며) 후 아 유?!
승완 (쯧! 무섭게 째리고는, 테러범1이 손에 쥐어있던 마이
크를 뺏어버린다)
S#7 기내(N)
세진 (테러범들에게 총을 내려놓으라고 구슬르고 있다) 리,
리,리, 릴렉스! 플리즈.
릴렉스! (영어+자막) 다, 당신들의 요구사항이 뭔지 다
이해했다. 그러나
이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테러범2 (험악하게) 셧트 업!!!
세진 (영어+자막) 아저씨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그러나 세상
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 주위를 둘러봐라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
(M) 루이 암스트롱의 가 잔
잔히 깔린다.
세진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며 감동적인 연설을 시작한
다) 초록빛 나무들과 붉은
장미들... 그건 아저씨들을 위해 존재한다. (What a
wonderful world 노래
가사다!) 밝게 축복받은 낮과 잘 자라고 말하는 밤, 그것
역시 아저씨들을
위해 존재한다.
테러범2 (조금씩 감동받기 시작한다)
세진 (필 받았다)(영어+자막) 아저씨 아이의 천진한 웃음소
리를 듣고,
그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고,
승객들 (감동받아 세진을 바라보는 모습 위로)
세진 (E)(영어+자막)(자신의 연설에 도취되었다) 푸른 하늘
과, 하얀 구름,
아름다운 무지개...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
세진 (영어+자막) 정말, 이 아름다운 삶을 포기하려 하는가?
숙연해지는 분위기. 완전 몰아쳐라 감동이여!
테러범2 (총을 든 손을 축 내려뜨리며 감동으로 눈물 그렁그렁
해서)
원더풀 라이프...(읊조리고)
승객들 원더풀 라이프...(감동으로 충만해지는데)
승완 (E)(안내방송) 레이디스 앤 젠틀맨.
일동 !!! (기장실 쪽을 본다)
승완 (E)(영어) 나는 여러분의 안전을 책임질 임시 기장 한
승완입니다.
S#8 기장실(N)
계기판 앞에 앉아 안내방송하고 있는 승완.
그 옆에는 테러범1이 꽁꽁 묶여있고.
승완 (멋진 폼으로 선글라스를 끼고는) 여러분 안심하십시
오. 제가 여러분들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셔다 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S#9 기내(N)
와아아아! 환호하는 승객들이고, 모든 것을 포기한 테러
범들 총을 떨어뜨리며
세진 앞에 털썩 무릎을 꿇고 앉더니 눈물이 그렁한 얼굴
로 세진을 올려다본다.
테러범1 (영어 +자막) 당신은 네고시에이터인가?
세진 (영어 +자막) 그렇지 않다.
테러범1 (영어 +자막) (눈물 글썽이며) 오늘 당신의 연설은 그
어느 외교관 보다
훌륭했다. 웬지 당신으로 인해 세계 평화가 앞당겨질 것
만 같다.
당신의 이름을 제발 알려달라.
세진 나는 연신대 정치외교학과 1학년, (두둥! 카메라쪽을
확 쳐다보며) 차세대
외교관 정.세.진이다.(에서)
S#10 몽타쥬(N)
-기장실. 온갖 폼을 다 잡으며 관제탑과 교신을 하는 승
완.
(*관제탑 용어 디테일한 자문필요)
승완 (콜싸인) 줄리엣알파 원지로지로포어(JA1004). 착륙을
허가해 달라.
관제탑 (콜싸인 받고) 줄리엣알파 원지로지로포어(JA1004).
착륙을 허가한다.
승완 클리어드 투 랜드! (엄지 손가락 하나 척 펼쳐보인다)
-싱가폴 공항. 착륙하기 위해 활주로를 향해 하향 비행하
는 비행기.
-활주로. 무사히 활주로에 착륙하는 비행기!
-기내. 마치 영화 아마겟돈의 마지막 장면처럼 웅장한 음
악이 쏟아지며
와아아아아아!!!! 승완의 무사한 착륙을 환호하는 승객
들!
S#11 기장실(N)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관제탑과 교신하고 있는
승완!
관제탑 (영어+자막) 대단하다! 내가 본 착륙 중 최고였다!
승완 (영어+자막) 과찬의 말이다.
관제탑 (영어+자막) 아니다. 오늘 당신의 비행은 정말 최고였
다. 당신은 세계 최고의
파일럿이 될 것이다. 제발 당신의 이름을 알려달라!
승완 나는 항공대학교 1학년 입학 예정인,(두둥! 카메라 쪽
을 확 쳐다보며)
차세대 파일럿 한.승.완이다. (선글라스를 벗으며 멋지
게 씨익 웃는데)
승완의 관자놀이에 총머리가 겨눠진다. 헉! 놀라는 승완
에서.
S#12 기내 (D/현실)
헉! 놀라 눈을 번뜩 뜨는 승완!
모니터에는 액션 영화가 흘러나오고 있고. (*보다가 잠
들었음)
관자놀이에 느껴지는 총의 감촉에 양손을 천천히 들어
올리고는 눈알만 돌려 뒤쪽을 보면, 뒷좌석의 꼬마
가 승완의 관자놀이에 총을 겨누며 낄낄
웃고 있다!
승완 (쯧!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총 팍 치워 내버리는) (아이
정말 싫어한다!)
승완, 꼬마를 한번 쎄게 째려주고 돌아앉으려다가 문득
자신의 어깨 위에
꼬마가 흘린 과자부스러기를 발견한다. 찌릿! 꼬마를 한
번 더 째려보는
승완. 꼬마를 향해 과자 부스러기를 손가락으로 탕! 싸가
지 없이 튕겨버리고는 돌아앉는데, 이번엔 옆자
리에 앉아있던 세진의 머리가 어깨
위로 툭, 떨어진다.
세진 (아직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듯 씨익 웃으며) 땡큐, 땡
큐. 위아 더 월드....
(*세진의 모니터에도 역시 승완과 같은 액션 영화가 흘
러나오고 있고)
승완 (쯧! 검지 손가락 하나로 세진의 이마를 쭈욱 밀어낸다)
세진 (잠시 창가 쪽으로 밀렸던 머리 다시 툭! 승완의 어깨
에 떨어진다)
승완 (짜증! 더는 못 참고 버럭) 아, 진짜!! 이쪽 팔 영 못 쓰
게 생겼네!!!
세진 !!! (소리에 퍼뜩 깨고는, 얼른 침 닦으며) 죄송함다...
승완 (세진을 째리고는 돌아앉는다)
30분 후에 싱가폴에 도착하겠다는 기장의 안내방송 나온
다.
세진 조그만 손가방에서 주섬주섬 치약과 칫솔을 들고
하품하며 기내 화장실
쪽으로 간다. 승완, 세진이 지나갈 수 있도록 다리 올려
주며, 짜증난다.
세진 아웃되고 나면 승완, 문득 여권을 꺼내 열어본다.
여권사이에 꽂혀있는 메모. 꺼내서 보면, 채영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혀있다!
승완 (E)(행복한 표정으로 씨익 웃으며) 오늘... 그녀를 만나
러 간다.
S#13 기내 화장실(D)
거울을 보며 치카치카 양치질하고 있는 세진.
문득 주머니에서 낡은 남자 시계(첫사랑 준하의 것이다)
를 꺼내 바라본다.
세진 (E)(행복한 표정으로 씨익 웃으며) 오늘... 그를 만나러
간다.
(M) 밝은 음악 시작되며
S#14 세진의 몽타쥬(D/여행오기 전 상황)
-주유소.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활기차게 움직이며 주
유하는 세진.
-하숙방. 주급으로 받은 돈을 커다란 통에 집어넣는 세
진.
세진 (E) 그를 만나기 위해, 나는 열심히 돈을 모았다.
색연필로 벽에 붙어있는 커다란 싱가폴 지도(직접 그린
것)위에 색칠을하는
세진.(*모아진 비행기 표 값만큼 싱가폴 지도 위에 색칠
을 해나가는 것.
싱가폴 지도가 다 색칠되면, 비행기 표 값이 다 모여지
는 것이다)
-거리. 피자집 유니폼을 입은 세진, 스쿠터를 타고 피자
를 배달하고 있다.
-싱가폴 지도 위에 색칠을 한다.
-24시간 편의점. 진열대의 상품 정리하는 세진, 중간중
간 영어회화책을
꺼내들고 열심히 공부한다.
-색칠되어지는 싱가폴 지도. 거의 완성되어 간다!
S#15 경복궁(D)
외국인 관광객들을 인솔하며 한국관광 도우미 아르바이
트를 하고 있는 세진.
유창한 영어로 근정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밝은 모
습.
세진 (영어) 지혜로운 조상들의 영향으로 한국은 현재 문화
강국으로 발돋음하고 있으며, (애국심이 불타오른다)
한국인들은 그 어느 민족보다 성실하고,
진실한, (민족이다, 하려는 순간)
아줌마1 (E) 소매치기야!!
세진 !! (보면)
저만치 아줌마의 핸드백을 훔쳐들고 달아나고 있는 고삐
리.
성실하고 진실한 민족이라며...웅성이며 쳐다보는 외국
인 관광객들의 모습에
쪽팔려지는 세진.
세진 (E) 저런 씨....! 조국의 얼굴에 먹칠하는 자! 절대 용서
할 수 없다!!!
불끈! 의협심과 애국심이 용솟음치는 우리의 보이시한
애국처녀 정세진!
앞 머리를 한번 입김으로 훅 불어 넘기더니 소매치기범
을 따라 뛰기
시작한다.
S#16 거리(D)
핸드백을 껴안고 달리고 있는 고삐리 소매치기.
ꡐ야! 너 거기 서! 거기 안 서?!ꡑ 소리치며 터미네이터처
럼 질주해서
뒤 쫒고 있는 세진!
운동화를 벗어 냅다 소매치기의 뒷통수를 향해 날리는
세진!
억! 뒷통수를 감싸쥐는 소매치기!
매트릭스처럼 날아들어 바닥에 눕히고는 손목을 뒤로 꺾
어버리는 세진.
고삐리 누나 뭐예요 씨이!!!
세진 (꺾인 팔목을 더욱 옥죄이며) 나? 차세대 외교관 정세
진, (하다가 멈칫한다)
세진의 시선에 저만치 걸어가고 있는 한 남자의 뒷모습.
세진 (설마...?멍해져서) ....준하 오빠....?
고삐리의 등짝을 사뿐이 즈려 밟고는 그 뒷모습을 따라
쫒아가는 세진.
세진 (금새 눈가가 붉어지며) 오빠! (눈으로 계속 남자의 뒷
모습을 쫒으며)
준하 오빠!!!
달려가 남자의 등을 확 잡아 돌려세우면, 옥동자 삘이 나
는 추남이다.
세진 죄, 죄송합니다.
옥동자 (상당히 불쾌해하면서 돌아서간다)
세진 ... (눈물 그렁그렁해서 쳐다보는 모습 위로)
일진 (E) 그러게 이제 그만 잊으라니까!
S#17 일진 자매의 하숙방(D)
밥상 앞에 앉아있는 세진과 일진.
일진 이루지 못할 사랑은 애저녁에 포기하는 게 좋아. 언니
말 들어.
세진 그래서 너는 유부남이랑 사귀었냐? 것두 아직 신혼인
유부남을?
일진 플라토닉한 러브였어.
세진 고등학교 3학년짜리는.
일진 교복을 입어서 그렇지, 나이차는 세 살 밖에 안나.
세진 양다리는 어떻고.
일진 우리 녹원회를 후원해주는 팬클럽 남성들인데 어떻게
한 사람한테만 마음을
주니. 골고루 애정을 베풀어야지.
세진 녹원회? (허! 코웃음) 니가 무슨 미스코리아냐?
일진 찔레꽃 아가씨 선발대회에서 입상한 선후배들의 모임
이야.
세진 쪽팔리지도 않냐? 어떻게 단체이름까지 표절을 하냐?
일진 (발끈해서) 표절이라니? 그쪽은 푸를 녹, 우린 사슴 녹
이야. 이거 왜 이래!
(화났다) 그리구 너, 왜 언니한테 따박따박 반말이야.
세진 아, 언니가 언니같아야,
일진 (O.L)(버럭) 그럼 내가 니 오빠냐?!!!
세진 (그 기세에 좀 찔끔해서) 아, 왜 화를 내구 난리야.
일진 잔말 말구 그 사람 잊어. 당장 잊어!
세진 (뭔가 대꾸하려다가 관두고 수저로 국 뜨는데)
일진 (쐐기 박듯) 그 사람은 이미 하늘이 데려간 사람이야!
세진 (국 뜨던 손이 정지된다)
일진 (E) 너는 어떻게 감히 신을 연적으루 삼으려고 드니?
응?
세진 ...(심장이 저려온다.)
(M) 장엄한 레퀴엠 음악이 깔리면서
S#18 성당(N)
어두운 성당 문이 활짝 열리며, 장엄한 빛이 쏟아져 들어
온다.
이어 수단을 입은 안드레아 신부님의 그림자가 성당 안
으로 들어선다.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그의 경건
한 그림자!!!
S#19 성당 안(N)
파이프 오르간을 치고 있는 안드레아 신부님의 경건한
실루엣!
검은 건반과 흰 건반을 넘나드는 그 아름다운 손가락!
어두운 신도석에 앉아 그런 신부님의 모습을 슬프게 바
라보고 있는 세진.
신의 세계에 심취된 듯 몰입하여 경건하게 파이프 오르
간을 연주하고 있는
신부님의 모습 천천히 틸업되면, 이근희 신부님이다!
S#20 성당 안(N)
들어와 자리에 앉는 안드레아 신부님.
신부님 (엄숙하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자
상하게)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을 굳게 믿으며 그 동안 지은 죄를 뉘우치고 사실대
로 고백하십시오.
세진 고해한지는 일주일 됐습니다. 저...저는...(차마 말을 잇
지 못하는)
신부님 주님의 귀는 용서를 구하는 이에게는 언제나 열려있습
니다.
세진 저...저는...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신부님 !!! (띵!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며) 계,계속...하십시
오.
세진 그는...저 대신 신을 선택했습니다. 아니, 신이 그를 선
택했습니다.
신부님 !! (자기 이야긴줄 알고 눈 질끈 감으며 무릎 위 수단자
락을 떨리는
손으로 와락 움켜쥐며 괴롭다)
세진 신을 원망했습니다. 아니, 신을 선택한 그를 원망했습
니다. 아니....그가
신의 품으로 가기 전에, 사랑한다, 사랑했다, 그 흔한 고
백 한번 못 해본 제
자신을 원망했습니다.
신부님 (찢어지는 심정으로) 신의 뜻은 신만이 아십니다. 아무
리 힘들어도 주님을
원망해선 안됩니다.
세진 하지만 신부님,
신부님 (O.L) (더는 들을 수 없다는 듯 괴로운 표정으로) 이
제 그만! (말을 막고는)
이제, 그가 신의 품에 안주하도록 보내주세요.
세진 (눈가 붉어지며) 그래야...겠죠?
신부님 그래야 합니다.
세진 그럴께요. 이제 그만 보내줄께요.
신부님 (고개 외로 틀며 괴롭고)
세진 (고였던 눈물을 씩씩하게 닦아내며) 그래서 저, 내일 싱
가폴로 가려구요.
신부님 용기 있는 선택을 한 자매님에게 신의 가호가,(하다가
엥? 그간의
엄숙했던 목소리 팍! 깨지며 벙쪄서) 싱가폴? 싱가폴은
갑자기 왜?
승완 (E) 왜긴 왜야!
S#21 나이트 클럽(N)
테이블 위에 병맥주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함께 술마시
고 있는
승완과 창명.
승완 (앞 대사 연결) 당근 채영이를 만나러 가는 거지.
창명 채영이가 싱가폴에 있어 지금?
승완 어학연수 갔잖냐.
창명 여름방학에 호주루 한번 갔다 왔다며.
승완 영어가 그렇게 금방 느는 게 아니예요.
창명 돈도 많어 암튼. 그래서 너두 가서 연수받게?
승완 아니. (씩 웃으며) 낼 모레가 또 채영이 생일이잖냐.
창명 (질린다) 너는 지겹지두 않냐? 고등학교 때부터 벌써
몇 년 째냐 지금.
승완 야야. 그건 그냥 애들 소꿉장난이었지. (주머니에서 티
켓 한 장(!)을 꺼내 짠!
꺼내 보이며) 이제부턴 끕(급)이 다르지이.
창명 ? (티켓 뺏어서 보고는) !!! 이건 센토사 리조트 숙박
권!!!
승완 (음흉하게 눈썹 씰룩이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성인 멜
러가 시작된다.
창명 (음흉하게 찌익 웃으며) 이 자식...이거이거. 응큼한 자
식 이거이거....
승완 (음흉음흉) 흐흐흐...
창명 (음흉음흉) 흐흐흐...
승,창 우하하하하! (남자들만이 아는 웃음! 유쾌하게 터뜨리
는데서)
한범수 (E)(화나서 버럭!) 웃어? 이 눔이 지금 웃어?
S#22 한범수의 집 거실(N)
쇼파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리저리 왔다갔다하고 있는
한범수와 승완.
승완 (쇼파 방패 삼아 이리저리 잽싸게 피하는) 아빠. 말루
해 말루.응?
한범수 (손에 들고 있던 승완의 카드요금 청구서 흔들어대
며) 아직 대학두
안 들어간 놈이 무슨 놈의 카드 값이 이렇게 많이 나와.
어?!!
승완 재수하면서 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잖아 아빠. 쌓
인 건 풀어야지
안 그래?
한범수 그래서 여자 구두에, 핸드백에, 화장품 사는데 백만원
이나 써 이 자식아?
니가 트레스젠더야 임마!
승완 아우 참, 아빠느은. 무슨 말이 그래에! 이게 다 아빠 둘
째 며느리한테 투자하는 거잖아.
한범수 뭐야? 이 눔의 자식을 그냥! (쇼파 위로 민첩하게 몸
을 날려 승완을
낚아챘다)
승완 (아파서 비명) 아아악--!
S#23 한범수의 주방(N)
밖에서 들리는 승완의 비명소리에 전혀! 상관없이 늘상
있었던
일인듯 평온하고 행복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 윤태
희 여사와 승필 부부.
현주 (윤태희 앞으로 그릇 옮겨놓으며) 어머니 이것두 한번
드셔보세요.
윤태희 어디. (맛 보고는) 세상에. 너무 맛있다 얘. 이 독특한
향은 뭐니?
현주 생선의 비린 맛을 없애려고 바질을 한번 첨가해봤어
요. 괜찮으세요?
윤태희 (맛을 음미하며) 글쎄 이 맛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
까...? 지중해의 푸른
바다를 보며 시원한 공기를 마시는 느낌이랄까....?
승필 (아내 칭찬에 기분좋다) 아우 참, 어머니는 요리 평론
가 하셔두 되겠어요.
(현주에게) 우리 어머니 입에서 나오는 말은 기냥(그
냥) 다 아름다운 시가
된다니까.
현주 그러게요. 하하하.
일동 (행복하게) 하하하. (웃는 위로)
한범수 (E)(계속 이어지는) 납쁜 놈의 자식,
S#24 한범수의 거실(N)
결국 아버지 앞에 무릎 꿇려 앉아있는 승완이
고.
한범수 니 행실이 이 모양이니까, 조상님들이 노해서 우리 집
에 씨가 마르는 거야
임마! 알아?!!!
(E) 순간 쿵!!! 충격음!!!들리며.
승완 ! (헉! 아버지를 보고)
S#25 한범수의 주방(N)
(E) 쿵! 충격음 들리며.
윤태희 ! (헉! 승필을 보고)
(E) 쿵! 충격음 들리며
현주 ! (남편을 보고)
(E) 쿵! 충격음 들리며
승필 ... (조용히 수저 내려놓고 일어나는)
S#26 한범수의 거실(N)
한범수 !!! (헉! 뒤늦게 깨닫고 입을 막아보지만)
승필 ...(이미 침울한 표정으로 주방에서 나와 이층으로 올
라가고)
현주 ...(뒤 이어 나와 죄지은 사람처럼 풀 죽어 이층으로 따
라 올라가고)
한범수 (당황해서) 저,저기. 스,승필아. 승필아? (현주에게)
아가. 아가.
윤태희 (주방에서 나와 한범수에게 소리죽여 쥐어박듯이) 이
양반이 미쳤어. 미쳤어.
왜 잘 살구 있는 애들을 또 건드려요 왜에!!
한범수 (쩝 입맛 다시고)
승완 (눈치 없이 진지하게) 내가 언제 한번 진지하게 충고하
려구 했는데, 아빠는
말을 너무 생각 없이 하는 경향이 있어. (하다가 더 얻어
터진다)
S#27 한범수의 집 이층 베란다(N)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혼자 캔 맥주를 마시고 있는 승
필.
툴툴대며 다가와 캔 하나 따서 벌컥벌컥 마시는 승완.
승필 ...(가라앉은 목소리로) 어떻게 됐냐?
승완 일주일간 외출금지. (해놓고는 머리카락 신경질적으
로 팍! 헝크러뜨리며)
아우씨, 싱가폴에 꼭 가야되는데!!
승필 ...(조용히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카드를 꺼
내 내민다)
승완 (놀라서) 형.
승필 갔다 와. 여자친구 만나서 맛있는 것도 사주고.
승완 (감동해서) 혀엉....
승필 그리고...여자친구랑 잘 의논해서 너/되도록 빨리 결혼
해라.
승완 (벙찐) 뭐?
승완 니가 날 대신해서 아버지한테 손주를 안겨드려.
승완 (당황해서) 저,저기 형,
승필 (O.L) 나는 정말이지 승완아, (울먹여지며) 그 검사는
더 이상 힘들어서
못 받겠어. 이젠 병원에서 제공하는 웬만한 빨간책에는
반응두 안 와.
승완 (같이 울먹여지며) 힘 내 형. 내가 싱가폴 가서 쎈 걸루
다가 몇 권 사올게.
승필 (울먹) 승완아!
승완 (울먹) 형!
와락 껴안으며 서로를 위로해주는 두 형제의 모습 위로,
(E) 우우웅---! 비행기 착륙음.
S#28 싱가폴 공항 활주로(D)
착륙하고 있는 비행기이고.
S#29 싱가폴 공항 몽타쥬(D)
-막 도착한 비행기에서 쏟아져 내린 사람들.
승완 (E)(활기차게 걷는 모습 위로) 채영아! 오빠가 왔다!
세진 (E)(씩씩하게 걷는 모습 위로) 오빠. 세진이가 왔어요.
-활기차게 입국 심사대를 향해 걸어가는 두 사람.
-세큐리티를 통과하는 두 사람.
-각각 다른 라인에 서서 입국심사를 기다리는 두 사람.
세진 (먼저 심사대 통과하며 입국관리 직원에게 여권 돌려받
으며) 땡큐.
승완 (세진과 멀찍이 떨어진 다른 라인 심사대를 통과하며)
땡큐.
세진 (작은 가방을 열어 여권을 집어넣으려다가 멈칫! 시선
고정되는)
인파 속에 또 다시 보이는 준하의 뒷모습!
세진 ! (가방 닫는 것도 잊고, 여권 집어넣는 것도 잊은 채 끌
리듯 달려가는)
승완 (여권 확인하며 걸어 나오는)
세진 !!! (갑자기 튀어나온 승완) 어어?
승완 !!! (시선 드는 순간 달려오는 세진) 어어어--
콰당! 부딪히며 그대로 바닥에 자빠지는 두 사람!
저만치로 날아가는 두 사람의 여권과 세진의 가방!
세진 밑에 깔리는 승완의 단말마의 비명!
세진 (헉! 얼른 일어나며) 죄,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승완 (이런 씨, 제대로 아프다. 버럭) 사람죽여놓고 미안하다
고 하겠네!
세진 죄송합니다.
승완 쯧! (삐끗한 허리에 한 손 올리고 고통스럽게 일어나는)
세진 괜찮으세요? 부축해드릴까요?
승완 (성가시다) 됐으니까, 가던 길이나 마저 가세요.(힘겹
게 일어나 저만치
나가 떨어져있는 여권(!) 챙겨들고 가는)
세진 ...(보다가, 저만치 나가 떨어져있는 가방 집어 들고는
안에서 쏟아진
소지품과 여권(!)을 가방 챙겨넣는데) 어....?시계...(하얗
게 질리며) 내 시계!
손바닥으로 바닥을 헤집으며 눈으로 열심히 준하의 시계
를 찾는 세진인데.
우지끈! 시계를 밟고 지나가는 승완의 모습.
세진 !!! (후다닥 달려가서 시계 줏어보면 초전박살 나있
다) !!!
승완 (시계 밟은 지도 모르는 채, 절뚝절뚝 짐 찾는 곳으로
가고 있는)
세진 (쫒아가는) 저기요.
승완 ? (보면 세진이다. 짜증나는) 왜요 또.
세진 (시계 보여주며) 이걸 밟으면 어떡해요. 완전 박살이 났
잖아요.
승완 내가요? 내가 언제?
세진 아까 저기서,
승완 (O.L) 아우, 그랬다 치고, 근데 내 허리두 만만찮게 박
살났거든요?
(*승완은 파일럿 지망생이기 때문에 건강과 몸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다)
세진 (뭐라고 한마디 하려다가 관두고 맥없이) 알았어요. 됐
어요. (돌아서는)
승완 (세진의 시무룩한 표정이 걸린다) 알았어요. 얼마나 물
어주면 되는데요.
세진 ....(이건 돈 주고 살 수 없는 시계다. 힘없이) 됐다니까
요. (돌아서는)
승완 (돌려세우며) 아, 물어주겠다니까요.
세진 (버럭) 아, 필요 없다니까! (가고)
승완 (엄마 깜딱이야!) 저런 싸가지를 봤나.(기가 막히고)
S#30 공항 앞(D)
짐을 실은 카트를 밀며 시무룩한 표정으로 공항 안에서
나오는 세진.
카트에서 배낭 꺼내 어깨에 매다가 문득 주머니에서 깨
진 시계 다시 꺼내보며
속상하다. 성질나서 괜히 빈 카트 확 밀어버리는데, 악!
비명소리.
헉! 놀라서 옆을 돌아보면, 세진이 밀어낸 카트에 깔려
자빠져 있는 승완이고.
승완 (세진을 발견하고 표정 험악해지며) 또 너야?
세진 !!! (헉!)
승완 (손가락 하나 까딱까딱) 일루 와 너.
세진 (흐으...웃으며 슬금슬금 뒷걸음질)
승완 존 말 할 때 일루 안 와 너! (벌떡 일어나 세진을 향해
달려오고)
세진 !!! (엄마! 냅다 도망가고)
승완 (쫒아 뛰다가 윽! 허리 아프고)
S#31 택시 승강장(D)
눈썹이 휘날리게 뛰어오고 있는 세진이고, 뛰면서 뒤를
돌아보면 승완의
모습 보이지 않고. 여러 번 확인한 후에야 휴우...안도하
며 멈춰서는 세진.
정차되어 있는 택시의 뒷문을 열어 배낭을 실고는, 앞좌
석에 타려 시선
돌리는 순간. 저만치 쩔뚝거리며 걸어오고 있는 승완!
헉! 놀라서 반사적으로 그 자리에 팍 앉아버리는 세진,
살금살금
토끼걸음으로 택시 뒤로 가서 숨는다. 그렇게 택시 뒤에
웅크린 채로 두 눈
꼭 감고 숨어 있는 세진인데, 갑자기 부웅--! 출발하는
택시!
세진 ??? (웬지 앞이 휑해지는 느낌에 눈을 떠봤다가) !!! (당
황) 아,아저씨.
(택시를 쫒아 뛰며) 아저씨! 그냥 가면 어떡해요!!! 내
짐! 내 지임---!
택시를 향해 미친 듯이 뛰어간다.
S#32 달리는 그 택시 안(D)
백미러로 팔딱팔딱 뛰며 뛰어오고 있는(택시 놓쳐서) 세
진의 모습이 보이고.
그 모습을 벙찐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앞좌석의 승객,
승완이다!!!
승완 잰 정체가 뭐야 도대체....
허, 웃고는 눈 질끈 감으며 잠 청하려다가 번뜩! 눈을 뜨
는 승완.
어떤 느낌에 홱! 뒤를 돌아보면, 뒷좌석에 놓여있는 세진
의 배낭!
(배낭 앞에는 자신이 싱가폴에서 묵게 될 호텔의 주소와
서울주소가
적힌 라벨이 붙어있다)
승완 (주소 라벨 확인해 보며) 오호오...!!! (눈썹 씰룩이며
좋아라하고)
S#33 공항 앞(D)
필사적으로 뛰어오다가 결국 헥헥대며 멈춰서는 세진.
세진 (어느 순간 땅을 발로 팍 치며) 에이 씨 진짜! (머리 감
싸 쥐며 미치겠다)
S#34 채영의 숙소 외경(D)
채영이 단기 연수기간 동안 임대해서 쓰고 있는 작은 아
파트.
(E) 전화벨 소리 들리고.
S#35 채영의 숙소(D)
빈 방 위로 울려퍼지고 있는 전화벨 소리(E)
샤워실에서 들리는 샤워물줄기 소리(E)
외출 준비 중이었는지, 침대 위에는 예쁜 원피스와 백이
놓여있고,
침대 아래에는 예쁜 구두까지 코디되어 놓여있다.
계속 이어지는 전화벨 소리. 어느 순간 샤워실 문 열리더
니 방 안으로
내밀어지는 얼굴 하나, 우리의 어여쁜 채영이다! 기다리
는 전화가 있었는지
전화소리 확인하고는 표정 환해져서 샤워실로 사라졌다
가 급하게 바스 가운
입고는 달려와 수화기를 든다.
채영 (밝게) Hello?
승완 (F) 오우, 발음 죽이는데?
채영 ! (승완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실망하는 표정) 어, 승완
이 니가
웬일이야? (퉁명스럽다)
S#36 채영의 숙소+ 공중전화 부스(D)
발치에 짐 내려놓고 전화하고 있는 승완.(세진의 가방도
발 아래 놓여있다)
승완 (마냥 신났다) 웬일이긴 궁금해서 걸어봤지. 영어는 많
이 늘었어?
채영 (시큰둥) 그렇지 뭐.
승완 생일 축하해.
채영 (건성으로) 어. 고마워.
승완 (슬쩍) 내가 오늘 싱가폴루 갈까,
채영 ! (웬일인지 크게 당황하며) 뭐, 뭐하러.
승완 (벌써 와있는데! 혼자 재밌어서 킥킥 웃고는 진지하게
앞 대사 연결)
했는데, 사정이 생겨서 못가겠다. 미안해서 어떡하냐?
채영 (못 온다니까 굉장히 친절해지며) 미안하긴 뭐얼. 생일
이 뭐 별건가아.
승완 (무척 안타깝다는 듯) 그래두 내가 직접 찾아가서 축하
해줘야 되는데 미안하다.
채영 됐어, 마음만 받을게. (금새 귀찮아진다) 근데 승완아.
내가 지금 샤워
중이었거든?
승완 어 그래. 그럼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 (전화 끊고는 씨
익 웃으며) 집에
있다...! (킥킥 웃고는) 기대해 채영아. 생애 최고의 서프
라이즈 파티를
열어줄게. (웃다가 문득 세진의 배낭을 발로 툭 치며) 너
는 고생 좀
해봐라.
S#37 싱가폴 경찰서(D)
세진, 다급한 표정으로 싱가폴 경찰에게 상황을 설명하
고 있다.
세진 (영어+자막)(답답한) 내가 택시에 두구 내린 게 아니
라, 택시가
날 두구 그냥 떠나버렸다니까요.
경찰 (영어+자막) 혹시 차량 넘버를 기억하십니까?
세진 (한국말) 차량 넘버...? (아우, 씨) 내가 천재두 아니구
그걸 어떻게 외워.
경찰 (영어+자막) 어쨋든 일단 신고를 접수해놓겠습니다. 여
권을 보여주시겠습니까?
세진 (한국말) 여권? 아, 여권. 잠깐만요. 웨이러 미닛! (해놓
고는)
가방을 뒤져 여권을 펼쳐 내밀다가 기겁을 하는 세진.
두둥! 여권 속에서 웃고 있는 얼굴, 승완이다!!
세진 (헉!!)
(F.C) 정면으로 충돌하던 승완과 세진!!
(F.C) 쩔뚝거리며 걸어가 여권을 집어들고 가던 승완!!
(F.C) 쏟아진 물건 속에서 여권을 집어 가방에 넣던 세
진!!
세진 아우, 미치겠네 진짜!!
돌겠는데, 문득 여권 사이에 꽃혀 있던 쪽지(채영의 주
소)를 발견!
S#38 채영의 숙소(D)
침대 위에 걸터앉은 채 약간 골난 표정으로 울리지 않는
전화를 노려보고
있는 채영.
채영 ....(잠시 그대로 노려보고 있다가, 결국 수화기를 들고
번호를 누르는데서)
S#39 요트장(D)
시원하게 탁 트인 푸른 바다 위, 크루저급의 요트들이
그 위용을 뽐내며
바다 위를 누비고 있다! 저 요트 어딘가에 우리의 도현
이 있는 것일까?
아니다! 선착장에 정박되어 있는 딩기급(선실 없는 것)
의 요트 하나.
그 앞에 기름때 묻은 작업복을 입고, 야구 모자 뒤집어쓰
고 앉아, 요트를
손보고 있는 남자, 그가 바로 도현이다! 흥미진진한 표정
으로 요트의 이 곳
저 곳을 살피고 있는 도현. 옆 공구박스 위에 올려놓은
핸드폰이 진동으로
깜빡이고 있는 사실도 모른 채 집중모드다. 요트를 관리
해주는 아저씨(한국인)가 쟁반에 칼피스 음료
와 열대과일 등을 멋스럽게 담아
들고 온다. (선상 파티용 같아 보이는)
아저씨 (쟁반 적당한 곳에 내려놓으며) 괜히 망가뜨리지 말구
나한테 맡기라니까.
도현 얘(요트) 만나러 비행기 타구 온 건데, 그럴 순 없죠.
아저씨 (좀 웃으며) 기계가 그렇게 좋아?
도현 내가 기름집 아들이잖아요. 육해공을 막론하구 기름 먹
는 것들은 다 좋아요.
아저씨 (웃는데 문득 공구박스 위에서 깜빡이고 있는 핸드폰
발견) 전화 온 거
같은데? (하며 핸드폰 턱짓)
도현 ? (보고, 받으며) 어, 웬일이야?
S#40 채영의 숙소+ 요트장(D)
채영 (입 벌어지며 기막힌) 웬일이냐니. 오늘 약속 잊었어?
도현 ?
약속? 작업 복 앞주머니에서 수첩 꺼내 얼른 휘리릭 넘겨
보면,
오늘 날짜에 ꡐ채영 생일ꡑ이라고 적혀있다. (채영이 직
접 적어준 듯
별표에 야광 펜으로 잔뜩 꾸며진 글씨!)
도현 ! (아아... 수첩 접어 다시 앞주머니에 집어넣으며, 선수
답게 얼른 표정과 말투
정리) 잊긴. 니 생일인데 잊을 리가 있나.
아저씨 (허,웃고)
채영 근데, 왜 전화 안 해. 약속시간 삼십 분 전에 전화 한다
며.
도현 (얼른 급하게 눈으로 뭔가를 찾으며) 일 분두 아까운 판
에 전화는 무슨. (요트에 있던 작은 나침반을 하나 발
견! 얼른 챙겨든다) 벌써 출발해서 가구
있는 중이다.
아저씨 (보며 또 허, 웃는다)
도현 (나침반 손에 쥐고 또 눈으로 뭔가를 찾는다) 한 삼십
분 후면 도착할꺼야.
(메론 꼭지에 묶여있던 빨간 리본 발견! 핸드폰 어깨와
목 사이에 끼고는
얼른 그 리본을 풀러 나침반 줄에 묶기 시작한다) 도로
교통 상황이
협조해주면 한 이십분 쯤?
아저씨 (얼씨구?)
채영 (좀 풀어졌다) 전화두 없이 출발하면 어떡해. 나 아직
준비두 안 했는데.
도현 천천히 해 천천히. 선물? 준비했지 물론. (근사한 선물
로 변신한, 빨간
리본을 맨 나침반을 흡족한 미소로 본다) 너두 맘에 들어
할꺼야.
그럼 이따 보자. (끊고는) 아저씨 차 좀 빌려주세요. (에
서)
S#41 싱가폴 거리(D)
싱가폴 거리를 달리고 있는 도현의 고물차.
활기찬 거리의 모습!! 날씨 좋고!! 잠시 신호대기에 멈춰
서는 도현의 차.
운전대 위에 손을 올려놓고 까딱까딱 박자를 맞춰가며
음악을 듣고 있던 도현, 늘씬한 미녀 한명 지나가면,
선글라스 코끝으로 내리며 감상도 해보고.
S#42 싱가폴 도로 일각(D)
(*풍경 좋은 곳이었으면)
생수병 하나 들고 헉헉대며 걸어오고 있는 세진.
지나가는 차를 향해 히치 하이킹을 시도해고.
잘 안 잡히자 바지 자락 걷어 올려 다리도 한번 내보여
보고.
S#43 채영의 숙소 앞(D)
달려와서 한방에 멋지게 주차되는 도현의 고물차.
안에서 내리는 도현, 차문을 닫고 열쇠 꽂는데,
도현 (허헉,허헉...거친 호흡 소리에) ? (돌아보면)
거의 실신 직전의 상태로, 헉헉 거리며 채영의 건물 앞
에 도착한 세진.
(돈이 없어서 경찰서 앞에서부터 여기까지 걸어왔다!)
도현 !!! (세진의 몰골에 흠칫 놀라고!)
한 손엔 생수병 들고 있고, 바지자락은 무릎까지 걷어 올
렸고, 윗옷은 벗어
허리에 묶었고, 머리는 땀에 흠뻑 젖어 얼굴에 찰싹 달라
붙었고, 걸음은
휘청거리고, 표정은 씨이씨이 성난 코뿔소 마냥 험악하
고.
세진 (건물 바라보며) 허억...허억...(생수병 열어 벌컥벌컥
마시고는, 뚜껑 닫으며
이 악 문 소리로) 너는 내 손에 잡히면 죽는다아. (휘청휘
청 건물로)
도현 (한국말!)
S#44 아파트 건물 승강기 앞(D)
건물 안으로 들어서다가 흠칫! 멈춰서는 도현.
아까 그 여자, 세진! 승강기 문을 뚫어져라 노려보며 씩
씩대고 있다.
도현 ? (해서 세진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승강기 앞에 붙은 ꡐ고장 수리중ꡑ 푯말!
세진 거짓말...(느닷없이 온몸을 날려 철푸덕! 승강기 문에
달라붙는다)
도현 ! (머리카락 쭈삣!)
세진 (그 상태 그대로 절망스럽게 쭈우욱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앉으며)
거짓말! 거짓말! (울부짖는다)
도현 ! (아무래도 정상이 아닌 듯 싶다) 저...저기, 괜찮으세
요?
세진 (한국말! 홱 돌아보며 반갑다) 한국 사람이세요?(에서)
S#45 채영의 숙소(D)
예쁘게 차려입은 채영! 마지막 마무리로 향수를 뿌리고
있는데,
초인종 소리.
채영 ...! (문 쪽을 돌아보며 표정이 환해지고)
S#46 채영의 숙소 앞 복도(D)
채영 (문 활짝 열고 나오며) 생각보다 빨리,(왔네? 하다가 멈
칫) !!!
계단을 걸어올라 오느라 거의 초죽음 상태 이른 세진의
한쪽 팔을 어깨
두르고 부축해서 서있는 도현! 그 난감한 표정이란...
채영 (누구에게 물을 지 몰라 도현과 세진을 번갈아 쳐다보
며)누,누구....
세진 허억...허억...(승완의 여권을 내밀며) 이 사람...여기 왔
죠?
채영 ? (여권을 받아 펼쳐보고는) !! 그쪽이 왜 승완이 여권
을, (하다 아차! 짧게
도현 쪽을 한번 보고)
도현 ? (그런 채영을 보고)
세진 제가 오늘 허억허억....공항에서 허억허억...이 사람이
랑 여권이 바뀌었거든요?
채영 (기겁!) 스,승완이가 싱가폴에 왔어요?
도현 (그런 채영 놓치지 않고 보며) ...
S#47 채영의 숙소 안(D)
팔짱을 끼고 화난 표정으로 침대에 걸터 앉아 있는 채
영, 문득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옆을 돌아보면, 이마에 얼음주머니 올리고 침
대 위에 누워있는
세진.
세진 (끙끙 앓듯이) 이렇게 실례를 범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오늘 아침부터
너무나 많이 뛴 데다가, 더위를 먹어놔서....
채영 (짜증스럽게 세진을 보고)
세진 어쨋든 오늘 두 분이 보여주신 민족애와 동포애에 깊
은 감사를 드려요.
채영 (벌떡 일어나 화장대 쪽으로 가는)
세진 (깐에는 예의를 차린답시고 끄응...일어나며) 나가시게
요? (채영 옆으로)
채영 (대꾸 없이 핸드백에 거칠게 소지품 챙겨 넣으며) 승완
이 오면 여권 알아서들
바꾸시구, 열쇠는 관리실에 맡겨주세요.(문 쪽으로)
세진 (뒤 따르며) 근데요, 이렇게 나가버리시면 친구 분이 헛
걸음하게 될텐데,
채영 (O.L)(더는 못 참고 확 돌아보는) 이것 보세요!
세진 (앗! 깜딱이야) 네?
채영 그 쪽은 민족애, 동포애루 여길지 모르겠지만, 이쪽에
서 보면 사생활 침해구,
민폐예요. 볼 일 보러 왔으면 그쪽 볼 일만 보구 가세요.
무슨 상관이예요
대체.
세진 아니 그래도 친구 분이,
채영 (O.L) 사전에 연락 없는 방문이구, 저는 오늘 친구랑 선
약이 있어요.
내 약속 내가 지킨다는데, 그쪽한테 일일이 보고하구 허
락받아야 해요?
세진 (무서워서 얼른 꾸벅 인사) 다녀오세요.
채영 (돌아서며 혼잣소리로 작게) 짜증나 진짜. (나가는)
세진 (멍하니) 무섭다....
S#48 채영의 숙소 건물 앞 + 도현의 차 안(D)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도현.
백미러로 차 쪽을 향해 걸어오는 채영의 모습 보고는 시
동을 걸다가,
도현 (문득 어떤 느낌에 채영의 창가 쪽을 보고는) ??
세진 (창가에 비스듬히 숨어 서서 두 사람 관계 염탐하고 있
다가) !!! (헉! 창문
아래로 사라지고)
도현 ... (피식 웃는데)
채영 (언제 왔는지 조수석에 올라타며) 출발해.
도현 오케이. (다시 한번 힐끔 창문 쪽을 보고는 피식 웃으
며 출발시키는)
S#49 채영의 숙소 안(D)
세진, 창문 아래 숨어서 슬쩍 눈만 내놓고 밖을 보고 있
다가 도현의 차
출발하자 그제서야 일어나며,
세진 친구는 무슨. 딱 봐도 양다리구만.... (깨진 준하의 시
계 꺼내서 보며)
근데 이 인간은 왜 이렇게 안와....(하며 침대 쪽으로 움
직이고)
S#50 채영의 숙소 건물 안(D)
두둥! 화면 안으로 들어서는 승완!
승완 (채영의 창문 쪽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씨익 웃는데
서)
S#51 싱가폴 쇼핑몰 남성의류 매장(D)
채영, 고객용 의자에 앉아 차 마시며 잡지 넘겨보고 있
다.
탈의실 문 열리고, 안에서 나오는 도현!
기름때 묻은 작업복 벗고, 럭셔리한 의상으로 갈아입은
도현의 화려한 변신!
전혀 딴 사람 같다!
채영 (그런 도현을 보며 흐믓한 미소) 멋있다. (다가오며 이
리저리 살펴보는데)
도현 (거울 보며 옷매무새 만지며) 한승완이 누구냐?
채영 ! (멈칫 보는)
도현 작년 여름, 호주서 나 첨 만났을 때두/두 다리 걸쳐 놓
구 연애했던 거냐?
채영 (잠깐 보다가 기죽지 않고) 어.
도현 쟀냐? (따지는 거 아니고, 재밌어서)
채영 ? (무슨 뜻인지 몰라) 뭘 재?
도현 양다리 걸쳐 놓구 그쪽하구 나하구 저울질 했던 거 아
니야?
채영 그 쪽 혼자 일방통행이야. 고등학교 때부터 쭉 내가 좋
대. 놔뒀어 그냥.
사는데 지장 없으니까. (피식 웃어지며) 설마 질투해?
도현 (웃으며) 어우, 선수끼리 질투는 무스은.
채영 (불쑥) 쇼핑할 때 첨에 본 물건이 맘에 든다구 덥썩 사
는 사람 별루 없어.
도현 (끄덕끄덕) 그렇지.
채영 일단 찜해놓고 이 물건 저 물건 잘 따져보고 고르는 게
쇼핑의 기본이구/
나한테 연앤/ 쇼핑이랑 동급이야.
도현 (피식) 그래서, 쇼핑은 끝났냐?
채영 (교묘히 말 돌리며 피식) 아니? 지금까지는 니 옷 골랐
구, 이제부턴 내 옷
골라야지. (웃으며 나가다가 도현 쪽 보며) 두 벌 사두 되
지?
도현 (입은 웃고 있지만, 채영을 읽듯이 보며) ...
S#52 싱가폴 쇼핑몰 여성의류 매장(D)
옷 여러 벌 골라들고 거울 앞에서 이 옷, 저 옷 대보고 있
는 채영,
직원과 대화 나누며 웃기도 하고.
도현 ... (그런 채영을 관찰하듯이 보고 있고) ...(저게 보통
여우가 아니군)...
직원이 골라준 옷 한 벌 들고 탈의실 쪽으로 가다가 도현
에게 생긋
웃어주고, 도현도 마주 웃어주는.
채영 ... (돌아서는 순간 표정) ... (이거 만만치 않겠군) ...
두 사람의 팽팽한 신경전에서.
S#53 채영의 숙소 건물 앞(D)
대 여섯 명의 동네 주민들 무슨 일인지 채영의 건물 쪽
을 올려다보며
웅성거리고 있다. 뭔가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는
듯, 동시에 아앗!
놀라기도 하고, 무서워서 눈을 가리기도 한다. 영화 촬영
장면이라도 보는
것일까? 그들의 시선이 향하는 곳, 건물 벽에 찰싹 달라
붙어서 벽을 오르고
있는 스파이더맨! 채영의 창문 쪽으로 걸음을 옮기는 스
파이더맨!
스파이더맨 (채영의 창가를 똑똑똑 노크하고는) 하나, 둘, 셋...!
(창문으로 얼굴 불쑥
내밀며) 생일 축하해! (하며 짠! 방 안을 보고는) ???
창문에서 등 돌린 자세로 이불 푹 뒤집어 쓰고 잠들어 있
는 채영(세진)!
스파이더맨 (창문을 열기 위한 안간힘) 끙끙...채영아...채영아...
절대 열리지 않는 채영의 창문인데, 이때 싸이렌을 울리
며 건물 앞으로
달려오는 경찰차!
스파이더맨 ! (헉! 경찰차 소리에 놀라 돌아보는데서)
S#54 싱가폴 경찰서(D)
체포되어 온 승완. 쪽팔려서 가운 자락으로 온 몸을 폭
감싸 안은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앉아있고.
경찰 (영어로) 여권을 보여달라.
승완 ...(고개 숙인 채로 여권만 꺼내 내밀고)
경찰1 (여권 펴서 봤다가 승완 얼굴을 보고는) !!!! (경악을 금
치 못한다)
(영어+자막) 본인의 여권이 맞는가?
승완 (끄덕끄덕)
경찰1 (경찰2를 불러 여권을 보여준다)
경찰2 (여권 봤다가 승완 얼굴을 보고는) !!!! (경악을 금치 못
한다)
경찰2 (영어+자막)(여권 보여주며) 정말 본인의 여권이 맞는
가?
승완 (무심히 끄덕이다가) !!!
여권 속에서 웃고 있는 얼굴, 세진이다!!
이씨...두배는 더 쪽팔려져서 고개 돌리는데, 막 경찰서
안으로 뛰어 들어오고
있는 세진.
승완 (헉! 후다닥 가면을 뒤집어 써서 위장한다)
세진 (경찰1에게 다가와)(영어+자막) 방금 전화를 받고 한승
완이라는 사람을
찾으러 왔다.
승완 (이씨! 뭐야아? 재가 왜 날 찾으러 와아? 고개 더 팍 숙
인다)
경찰 (영어+자막) 당신이 이채영인가?
세진 (영어+자막) 아니다. 나는 그녀의 친구다. 그녀는 지금
외출 중이라 내가
대신 왔다. 근데 무슨 일인가?
경찰 (영어+자막) 무단 침입을 하다가 걸렸다. 본인은 여자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한 이벤트라고 주장
하고 있다.
세진 (영어+자막) 그는 지금 어디 있나?
경찰 (대답 없이 스파이더맨 쪽을 본다)
세진 ? (그 시선 따라가 봤다가) !!!! (경악을 금치 못한다)
스파이더맨 (죽고싶다.죽고싶다.죽고싶다)
S#55 싱가폴 거리(D)
걸어오고 있는 세진이고, 가운 자락을 휘날리며 세진의
뒤를 쫒아오고
있는 스파이더맨.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세진 쪽팔
린다.
세진 좀 떨어져서 걸으면 안 되겠냐?
승완 아, 하나 보단 둘이 덜 쪽팔리잖아.
세진 아우, 다 관두고, 내 여권이나 내놔. (승완의 여권 꺼내
내민다)
승완 (세진 여권 돌려주고, 자신의 여권 돌려받는다)
세진 (여권 돌려받자 마자 에잇! 도망가듯 냅다 뛴다)
승완 (엇! 가운자락을 펄럭이며 쫒아온다)
세진 (미치겠다) 야!!! (소리치고) 따라 오지마. 따라 오면 죽
어 너.(하고 뛰려는데)
승완 (O.L) 너, 가방 돌려받기 싫냐?
세진 !! (정지된다) 설마, 니가 갖구있어 내 가방? (이런 씨)
어딨어 지금. 내 가방
어딨어 지그음!!
승완 채영이 집까지 함께 쪽팔려 주면 돌려줄게.
세진 (얄밉다)
지나가던 관광객들, 퍼포먼스줄 알고 스파이더맨의 사진
을 찍는다.
카메라를 향해 소심한 V자를 그려주는 승완.
반응 좋자 점점 필을 받는 승완. 아예 벽타는 포즈까지
보여주고, 관광객들
과 함께 사진도 찍어준다. 점점 포즈에 물이 오르는 승
완.
가방 때문에 도망가지도 못하겠고 미치겠는 세진, 살다
살다 저렇게
철딱서니의 지존을 달리는 놈은 첨이다.
S#56 채영의 숙소 안(D)
침대 위. 양반 다리에 팔짱 끼고 앉아 씩씩대고 있는 세
진.
승완 샤워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온다.
세진 (확 째리고는 벌떡 일어나서) 이제 됐지? 약속대로 내
가방 내놔.
승완 (냉장고 열어 캔음료 하나 꺼내며) 숨 넘어간다. 누가
잡으러 오니?
세진 (얄미워서 보고)
승완 근데 채영인 어디 갔냐?
세진 아, 어디 갔는지 내가 어떻게 알어. 내 가방이나 내놔
빨라앙.
승완 (유들유들) 넌 무슨 애가 그렇게 성격이 급하냐? 내가
그걸루 엿을 바꿔
먹었겠니, 떡을 쪄먹었겠니, 잘 보관해뒀으니까 너무 볶
지 좀 말아라 쫌.
세진 내가 너 땜에 오늘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하루 종일
뛰고, 구르고, 더위
먹고, 관광두 제대루 못하고, 너 땜에 이게 뭐야 진
짜!
승완 그러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만 제대루 했으면 이런 일
은 없었잖아!
세진 내가 뭐얼!
승완 너 파일럿은 건강한 정신과 신체가 생명이라는 거 알
아 몰라?
세진 몰라! 그런데?
승완 니가 내 허리를 두 번이나 아작낸 거 알아 몰라?
세진 고,고의로 그랬냐?
승완 그리구 나서 미안하다는 말두 없이 디립다 도망친 거
알아 몰라?
세진 너두 내 시계 박살냈잖아!
승완 아, 그게 사람 몸뚱이랑 같냐!
세진 같아 나한텐! 그 시곈 나한테 사람이랑 똑같은 거야!
승완 (버럭) 이게 뭘 잘했다고 큰소리야! (소리치고는) 안되
겠다, 이따 밤에 호텔루
보내 주려구 했는데, 아직 정신을 못차린 거 보니까 좀
더 굴려야지 안되겠어.
세진 (저런 싸가지) 관둬 그래 관둬어. 니 덕에, 오늘 하루 여
기서/ 안면 튼 경찰만
세명이다. 신고하면 아주 자알 처리해줄꺼야 아마.(문 쪽
으로 가며) 저러니
여자친구가 양다리를 걸치지.
승완 ! (순간 보고) 너 방금 뭐라 그랬어.
세진 ! (앗차 실수! 얼른 도망가려는데)
승완 (낚아채서 확 돌려세우며) 너 뭐라 그랬어 방금!!! (소
리치는 데서)
S#57 채영의 숙소 건물 앞(D)
건물 안에서 세진을 잡아끌며 나오고 있는 승완.
세진 야야, 이거 좀 놔봐. 아 놔봐 쪼옴.
승완 잔말 말구 따라와!!
세진 아 글쎄, 나는 니 여자친구가 어딨는지 정말 모른다니
까아.
승완 그러니까 같이 찾아보자고. 찾아서 대질 심문을 해보자
고 어디!
세진 (확 뿌리치며) 아우 씨, 니들끼리 해결하면 되잖아. 나
는 아무 상관없잖아아.
승완 상관이 왜 없어! 채영이랑 나 사이를 굳건히 이어주던
믿음이 너 땜에
박살 났는데!
세진 (울고 싶다) 나는 보고 느낀대로 말했을 뿐이지, 사실이
라고 짱박아 말한적
없어어어. 왜 오바를 하구 그르냐 응?
승완 시끄러! 만일 사실을 확인해봐서, 이 모든 게 너의 중상
모략일 경우,
오늘이 니 제삿날이 될 줄 알어! (다시 잡아 끌며) 따라
와!
세진 잠까아안---! (붙잡아서 잠시 진정시켜놓고) 그래서 어
디서,어떻게
찾을 건데?
승완 어디서든! 어떻게든!
세진 좋아. 따라간다. 따라가주는데! 이럴 때일수록 사람은
침착해야 돼. 계획을
세워서 일정대로 움직여야 낭패를 안본다구.
승완 (같잖다) 낭패같은 소리하고 있네.
세진 (큰 선심 쓰듯) 그러지 말고!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서
펼친다) 이걸 이용해
보자.
승완 그게 뭔데.
세진 (세진이 국내에서 짜온 여행 일정표) 싱가폴 주요 관광
지.
승완 (손가락 하나로 세진의 머리 밀어내며) 이게 완전 머리
쓰고 있잖아!
세진 (버럭) 아,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님도 보고 뽕도 따
면 좋잖아!!(에서)
S#58 보트키 강변 정도의(D)
아름다운 풍경과 탁 트인 강변으로 들어서는 승완과 세
진.
세진 (들떠서) 우와, 이 강물 예쁜 것 좀 봐. 예술이다 예술.
안 그러,(냐?)
승완 (째려보고 있다)
세진 ! (얼른 싱가폴 여행가이드책을 넘기며) 일단은 오늘이
니 여자친구
생일이라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어. (찾아보며) 데이트 코
스로 좋은데가...
승완 (민감하게) 뭐? 데이트 코스?
세진 어! 지금쯤 보타닉 가든을 걷고 있거나, 래플즈 호텔 바
에서 싱가폴 슬링을
마시고 있지 않을까?
승완 호텔바? 채영이가? 이게 죽을라구 진짜!
세진 아, 있는지 없는지 가서 찾아보자고 그러니까! (하며 잡
아끌며 몰래 신났다)
(M) 밝은 음악 시작되며
S#59 싱가폴 시내 관광 몽타쥬(D)
(*현지 상황에 맞게 설정해주세요)
-이렇게 하여, 본의 아니게 함께 관광을 하게 된 두 사람.
-세진은 채영을 찾는 일엔 별 관심 없이 관광하느라 신났
고, 승완은 눈으로
계속 채영과 함께 나갔다던 그 자식(!)을 찾아보고.
-차임즈(옛 수도원). 화랑거리를 산책하며 데이트하는
커플 들 속에서도
역시 승완은 채영의 커플을 눈으로 찾고. 세진은 관광
객 한명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고는 혼자 포즈 취하고 있고, 얄미워
서 찰칵! 찍히는 순간
화면 안으로 불쑥 끼어드는 승완이고. 관광객의 제안에
의해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고.
-노점상. 군것질을 하는 두 사람. 모든 돈은 전부 승완이
가 지불하고.
-기념품 가게. 함께 엽서를 고르는 두 사람. 역시 돈은 승
완이가.
승완 (돈을 지불하며 뭔가 세진에게 당하고 있다는 느낌 떨
칠 수가 없고)
세진 (시무룩한 표정으로) 미안하다...나는 가방을 잃어버렸
잖니....
(돌아서는 순간 통쾌해서 찌익 웃고)
승완 (으으....끓어오르는 화를 누르려고 눈을 질끈 감았지
만, 결국 터지며) 야!!!
S#60 싱가폴 시내 관광지 일각(D)
화가 나서 또다시 세진을 잡아끌고 오고 있는 승완이고.
세진 (끌려오며) 야야, 그러지 말고 딱 한군데만 더 가보자
응?
승완 됐다고 본다.
세진 이번엔 확실히 찾을꺼 같은 삘이 온다니까.
승완 삘 같은 소리하구 있네. 남의 돈 펑펑 쓰면서 관광만
한 주제에.
세진 님도 보고 뽕,
승완 (O.L) 아, 시끄러! 그놈의 뽕 타령.
세진 그래도 딱 한군데만 더 가보면 안될까?
승완 안돼! 성과도 없고, 내 돈만 축나고, 차라리 집에 가서
기다리는 게 낫겠어.
세진 그럼 이제 내 가방 돌려주면 안될까? 나...거기 꼭 가봐
야 돼.
승완 아, 이 문제를 해결한 다음에 주겠다니까! (확 뒤 돌아
가고)
세진 (고개 숙이며 혼잣말처럼) 나 거기 꼭 가봐야 되는데...
승완 (가는 채로) 아, 시꺼!
세진 가방 돌려주면 (울먹) 나 혼자 갈텐데....
승완 (울먹? 돌아보며) 이게 이제 연기까지 하구,(있네.하려
다가 멈칫)
세진 (고개 숙인 채로 눈가 붉어지고 있다)
승완 ?? (본다) 야...(다가와서 조심스럽게) 너, 이것두 쑈지?
세진 ... (눈물 차오른다)
승완 ... (약해진다) 에이 씨, 거기가 어딘데!!! (에서)
(E)화려한 현악 4중주의 음악이 겹쳐지며,
S#61 센토사 내 레스토랑(D)
도현과 함께 근사한 식사를 하고 있는 채영.
채영의 앞에 놓여지는 생일케잌. 현악 4중주단에 의해 연
주되는 축하음악.
경쾌한 소리를 내며 터지는 샴페인.
채영 선물은 없어?
도현 그럴 리가. (주머니에서 40씬에서 급조한 나침반을 꺼
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채영 앞으로 쭈욱 밀어놓는다)
채영 이게 뭐야?
도현 길을 잃었을 때나, 방향 잃고 흔들릴 때, 또는 양다리
를 사용해서 연애
할 때, 너한테 좋은 기준이 되줄 수 있을꺼 같아서.
채영 ...(보며 웃는 위로)(E)(마음의 소리) 선방을 날리시겠
다...?
채영 (여유 있게 웃으며) 급조된 선물 티가 팍팍 나지만, 나
름대로 부여한
의미가 맘에 들어서 봐준다.
도현 이제 니 차례 같은데.
채영 내 차례? 무슨 차례?
도현 결과 발표해야지. 쇼핑 결과 발표. (여유있게 웃는 위
로)
도현 (E)(마음의 소리) 연애는 쇼핑이라며. 그럼 상도덕의
예의를 지켜야지이.
채영 오늘 내 생일이구, 아직 파티 중인데 천천히 하면 안돼?
도현 생일 턱은 끝까지 받아내겠다?
채영 너 돈 많잖아.
도현 것 땜에 끌렸니 나한테?
채영 전혀 아니라곤 말 못해. 왜, 안 돼?
도현 아냐. 나두 너 이뻐서 좋아하는 건데 뭐.
채영 동등하구 좋네 뭐. 돈이나 외모나, 타구나는 건 마찬가
지니까.
도현 돈이나 외모나 늙구 병들면 힘발 떨어지는 게 문제지.
(웃으며) 좋다 뭐.
돈 많고 이쁠 때 열심히 사귀어보자고.
채영 나 아직 결과 말 안했는데. 너무 앞선다.
도현 예상 답안에 맞춰 해본 말이니까 신경 쓰지 마. (웃는
다)
채영 (웃는다)
역시나 팽팽한 두 선수의 신경전에서.
S#62 센토사로 들어가는 케이블카를 기다리는 곳(D)
케이블카를 기다리고 서있는 관광객들 틈에 멍하니...넋
을 놓고
앉아있는 승완.
승완 (멍...하니) 내가 미쳤지....그 따위 악어의 눈물에 속다
니....
하며, 힘없이 옆을 돌아보면, 아까 울먹이던 모습 온데
간데 없이
가이드책 보며 신나있는 세진.
세진 (책 보며 놀랍다는 듯) 세상에...(시선은 책에 둔 채로)
너 센토사가
인공섬이라는 거 알았어? 대단하지 않냐? 어떻게 저렇
게 큰 섬을
만들었,(하다가 승완을 보면)
승완 (세진을 째리고 있다)
세진 (헉! 얼른 가이드 책에 코를 박는다)
승완 아우아우! (가슴을 쾅쾅친다)
S#63 투명 유리 케이블카 안(D)
세진 ... (케이블카 벽에 양손을 붙이고 서서 바다를 보고 있
고)
승완 너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여행비 청구서 보낼테니까, 그
런 줄 알어!
세진 ... (바다를 외면하듯 돌아서더니, 침울한 표정으로 주
저앉는다)
승완 허이구, 돈 얘기 하니까 얌전해지는 구만?
세진 (앉은 다리 감싸쥐고, 무릎 위에 얼굴 묻는다)
승완 얼씨구! 잘 하면 여우주연상 타겠다 너.
세진 (무릎 위에 묻었던 얼굴 들고는, 시선은 땅으로 한 채)
이거 괜히
탔나보다.
승완 왜 돈 갚을 생각하니까 끔찍하지 너두?
세진 그게 아니라 여기저기 바다만 보이잖아. 괜찮을줄 알았
는데, 생각보다 무섭다.
승완 아, 왜 안 봐? (알만하다는 듯) 왜, 그러면 돈 안 갚아
두 되는 줄 알구?
세진 니가 보구 있다가, 바다 다 건너면 나한테 알려줘. (무
릎에 도로 얼굴 묻으며)
...,,,
승완 ? (이상한데)
세진 아직두 바다야?
승완 바다,(이상해서)야.
세진 아직 섬에 도착하려면 멀었어?
승완 이게 무슨 비행기냐? 벌써 도착하게?
세진 아직 센토사 섬 안보여?
승완 (유리 밖을 보며) 안 보이는데?
세진 지금은?
승완 지금도.
세진 지금은?
승완 (귀찮아서) 아우 참, 아직 안 보, (하다가 멈칫! 그대로
굳어버린다)
반대편에서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투명 케이블 카.
그 안에 다정하게 서서 바깥 풍경을 구경하고 있는 도현
과 채영!!
승완 ...!! (띵....한채로 보고)
채영 (도현을 보며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위로)
세진 (E) 지금두 안 보여?
승완 안,(멍한 채로) 보여....
도현 (채영을 보며 웃어주는 모습 위로)
세진 (E) 지금은?
승완 안...보여.
도현 (문득 웃다가, 승완이 타고 있는 케이블카 쪽을 무심
히 돌아보는 모습 위로)
세진 (E) 지금은....?
도현 (무심히 승완 쪽을 잠시 보다가, 이내 고개 돌려 채영
이 말에 귀 기울이며
웃어주는)
승완 ...(심장이 쓰리고)
세진 왜 대답이 없어. (승완을 올려다 보면)
승완 ...(눈가 붉어지며)
세진 ? (다가와 승완의 시선을 따라가보고는) !
승완 ... (붉어진 눈으로 보며 서서)
세진 ... (그런 승완을 보며)
S#64 센토사 일각 풍경 좋은 곳(D)
배신감에 멍....해진 표정으로 혼자 앉아있는 승완이고.
승완과 좀 떨어진 곳에 앉아 그런 승완을 바라보고 있는
세진.
세진 (안됐어서) ....
승완 (멍한 표정 지우고, 굳은 표정 되며, 낮은 소리로) 뭘
봐. 무슨 구경났어?
세진 (그래도 시선 치우지 않고 보며)....
승완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세진에게 던지는)
세진 (반사적으로 받아서 보면, 작은 열쇠)
승완 공항에 있는 라커 열쇠야. 니 배낭 거기 있으니까, 찾아
서 니 갈 길 가.
세진 (그래도 여전히 보며)... (*아직은 감정 아니고, 동병상
련의 아픔입니다)
승완 (확 돌아보며, 버럭)뭘, 그렇게 봐! 니 갈 길 가랬잖아!
소리치고는 벌떡 일어나 가는데, 따라오는 세진.
승완 (확 돌아보며 터지는)야!
세진 (담담하게) 나 돈 없잖아. 배도 고프고.
승완 (머리,확 헝클어뜨리며 미치겠다)
S#65 센토사 내 패스트 레스토랑(D)
(*고급은 아니고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을 만한)
승완 (식탁에서 옆으로 의자 돌려놓고 앉아, 주머니에 손 넣
은 채로 식욕 없고)
세진 (열심히 먹고 있다) 그 남자 얼굴, 봤어?
승완 (예민해져서 날카롭게 본다)
세진 (담담하게) 별루지? 후졌드라.
승완 (노려보듯 보고)
세진 그 남자 차 못 봤지? 완전 똥차드라.
승완 그만해라?
세진 남자가 너무 멋을 냈지? 재수 없드라.
승완 (기어이 터지며) 너 지금 그걸 위로라고 하구 있는 거
냐? 그런 후진 놈한테
여자친굴 뺏긴 나는 뭐냐 그럼!
세진 게임,(보며) 해볼 만하잖아.
승완 니가 당해봤어?
세진 (담담히 본다)
승완 실연에, 배신에, 망신까지 당했는데, 뭘 해봐? 게임? 이
게 테트리스냐?
(일어나며) 어설프게 위로하지 말고 밥 다 먹으면 알아
서 가. (가려는데)
세진 당해봤어 나두.
승완 (멈추고 본다. 비식) 니 애인두 다른 기집애랑 바람났
냐?
세진 아니, 상대가 사람이면 싸워볼 힘이나 생기지. 난 뺏긴
상대가 너무
어마 어마해서 싸워볼 엄두도, 용기도 못내.
승완 (비아냥) 얼마나 대단하신 분인데?
세진 바다가 꿀꺽 삼키구, 하늘이 데려갔어.
승완 ?
세진 (애써 웃으며) 죽었거든, 그 오빠.
승완 !
S#66 센토사 근처 바닷가(D)
세진, 바다를 향해 혼자 앉아있다.
세진 (웃으며) 준하 오빠. 잘 지냈어?
세진과 좀 떨어진 곳에서 나타나는 승완.
(마음이 쓰여 따라와 본 것)
세진 (승완의 기척 느끼고, 바다 보는 채로) 같은 성당 다니
는 오빠였는데,
여기 리조트 GO였어.
승완 ...
세진 관광객 구하다 지가 죽었대. 오빠가 원래 좀 바보 같았
어. (눈물 차오르지만
웃으며) 너무 착했거든.
승완 그때 그 시계...
세진 (맞다고 끄덕끄덕...) 싱가폴 갈 때 이별 선물루 마땅히
줄게 없다면서...
손에 차구 있던 거 풀어 준거야.
승완 ...(보다가 옆에 와서 앉는다) 오래... 좋아했냐?
세진 삼년. 나 혼자 짝사랑이었지만.
승완 ! (본다) 설마 고백두 못해본 건 아니겠지?
세진 ...
승완 (기막힌) 너 바보냐?
세진 넌 행복한거야. 보구 싶을 땐 볼 수 있잖아. 나는, (울컥
해지며) 잊는 거
밖에 방법이 없어.
승완 (안됐어서 보며)...
세진 (눈물 차오르며)...
승완 ... (보다가 일어나며) 따라와.
세진 어딜?
승완 내가 니 첫사랑 만나게 해줄게.
세진 ? (보는데서)
S#67 경비행기장(노을)
경비행기 한대가 비행 중비 중이거나, 착륙 중이고.
세진의 손을 잡아끌고 활주로 앞에 와서 멈춰서는 승완.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세진이고, 비행기와 활주로를
보는 순간 표정이 밝아지는 승완.
세진 설마, 이걸 타자는 건 아니겠지?
승완 왜 아니겠냐. (손 잡아끌며) 따라와.
세진 (끌려가며 겁 집어먹은 얼굴) 야, 나는 오래 살구 싶어.
나 아직 젊단 말이야!
S#68 경비행기장 활주로 + 경비행기 안(노을)
비행복으로 갈아입은 승완, 비행 헬맷 옆구리에 끼고 자
신이
조종할 경비행기 쪽으로 걸어오고 있다.
승완 ? (세진을 찾다가, 픽 웃고는)
경비행기 뒤에 숨어있는 세진의 손을 잡고 끌고 나온다.
세진 저, 저기. 너 면장은 있는 거지? 이거 면장 없으면 안 빌
려주는 거 맞지?
승완 (그 대답은 않고) 내가 오늘, 니 바다공포증까지 깔끔하
게 치료해줄게.
세진을 경비행기 보조석에 태우고, 조종석에 오르는 승
완.
교관 (승완 옆으로 다가와 엄지 손가락 펴며) 굿럭!
승완 (선글라스 끼고, 교관에게 엄지 손가락 하나 펼쳐보이
며) 굿럭!
승완, 진지한 눈빛으로 계기판을 조작하기 시작하고.
활주로를 천천히 달리기 시작하는 승완의 비행기.
세진 으으으....(경비행기 움직이기 시작하자 신음소리 새어
나오고)
어느 순간 그 속도 빨라지며, 하늘 위로 솟아오른다!
세진 (무서운 놀이 기구 타듯이) 엄마아아아아----! (소리치
는데서)
S#69 비행 중인 승완의 경비행기 안(D)
겁에 질려 고개 푹 숙인 채, 눈도 못 뜨고 으으으...앉아
있는 세진.
승완 눈 떠. 괜찮으니까 눈 떠보라니까. 이 장면을 놓치면 평
생 후회할껄?
천천히...차례대로 한 짝 씩 눈을 떠보는 세진.
눈 앞에 펼쳐진 풍경에 아....! 가슴이 벅차오르는!
S#70 바다 위를 날고 있는 경비행기(인써트/노을)
석양으로 붉게 물든 바다와 하늘...!
그 환상적인 풍경 위를 유유히 날고 있는 승완의 경비행
기!
S#71 비행중인 승완의 경비행기 안(노을)
세진 ...(어쩐지 울컥해지는 심정으로 바라보는데)
승완 ...(그런 세진을 바라보며 있다가) 여기는 씨에라 위스
키(SW)!
씨에라 쥴리엣(SJ) 응답하라, 로저!
세진 (승완 쪽을 돌아보는)
승완 뭐해. 응답 안 하고.
세진 (손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나?
승완 (유쾌하게) 그래 너! 무선 통신용어로 니 이름은 ꡐ씨에
라 줄리엣ꡑ! 난
ꡐ씨에라 위스키ꡑ야, 오케이?
세진 (위로해주려는 맘 알고, 웃으며) 오케이.
승완 다시 한다? (하고는 다시 큰 소리로) 여기는 씨에라 위
스키(SW)!
씨에라 쥴리엣(SJ) 응답하라, 로저!
세진 (좀 어색하게) 여기는 씨에라쥴리엣...
승완 (O.L)(큰 소리로) 안 들린다아!!
세진 (용기 내어 큰 소리로) 여기는 씨에라쥴리엣! 응답했
다, 로저!
승완 (큰 소리로) 뭐가 보이는가?
세진 (웃으며 큰 소리로) 자유가 보인다!
승완 (큰 소리로) 뭐가 보이는가?
세진 (ꡐ스카이 라이프ꡑ선전 음으로?) 원더플 라이프!!!
승완 예에!! (환호하고)
세진 우우!! (환호한다)
처음으로 소리 내어 환하게 웃는 두 사람인데,
승완 첫 사랑이랑두 인사해.
세진 ...! (본다)
승완 바다랑도 화해 해.
세진 ...(울컥 눈물이 고인다)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보는 세진.
결국 눈물 쏟아지고 만다.
세진 (끅끅 소리 죽여 울고)
승완 (짠하게 바라보며) ...
S#72 나이트 클럽(N)
완전히 스테이지를 휘어잡으며 춤추고 있는 채연이고.
테이블에 혼자 앉아 그런 채영을 관찰하듯이 바라보고
있는 도현.
발라드 음악으로 바뀌면 자리로 와서 병맥주를 마시는
채영.
(*도현은 운전을 해야하므로 음료수)
도현 꽤 기분이 좋아 보이네?
채영 (웃으며) 니 기분두 곧 좋아질껄? 방금 상쾌하게 결론
을 내렸거든.
도현 그래? 어떤 결론인데.
채영 정리할게 승완이.
도현 (담담히 보며)
채영 민도현, 널 선택하기루 했어.
도현 (피식 웃으며) 그럼 이제 내가 발표할 차례네?
채영 (병맥주 마시며 무심히) 발표라니? 무슨 발표.
도현 (피식 웃으며) 너만 선택권 있다고 누가 그래.
채영 ...! (굳고)
도현 양다리 걸치다 들킨 건 너야. 선택권,결정권 나한테 있
어.
채영 그래,(담담하려 애쓰며)서?
도현 (웃으며) 고맙지만 사양할게.
채영 (싸늘하게 굳는다) ...이유는?
도현 호주에서 너, 분명 매력 있었는데, 나 따라 싱가폴 들어
온 거 보구 좀 김샜어.
채영 그렇게 맘으루 결정 다 내렸으면서, 내가 말 할 때까지
기다린 건 뭐야?
도현 (으음으음 그렇지 않다는 듯 고개 젓고는) 아니, 나두
방금 결론내린 거야.
만일 니가 니 남자친굴 선택했다면, 아마 나, 너 붙잡았
을껄?
채영 그런데 지금 이러는 이유는 또 뭐야?
도현 (표정 싸늘해지며) 너만 자존심 있는 거 아니거든.
채영 (차갑게 굳는데서)
S#73 채영의 숙소 앞+ 도현의 차 안(N)
도현의 차 와서 멈추는.
도현 너무 자존심 상해하지 마. 나두 너 싫지 않았어. 깜찍하
게 양다리 걸친 것두
그렇고, 들키구두 전혀 주눅 안들구/도도한 품위 유지하
는 것두 그렇고.
너 썩 맘에 들어 나.
채영 (여유와 도도함 잃지 않고) 그런데?
도현 근데, 나한테두 양심이란 걸 쬐끔 심어 주셨거든 하나
님이.
채영 무슨 뜻이야?
도현 연애는 쇼핑이라며. 그럼 상도덕을 지켜야지. 저쪽 집
은 상거래의 예의를
지키면서 장사하는데, 이쪽에서 덤핑 처리루 반칙할 순
없잖아. 안 그래?
채영 (비식) 자기비하가 너무 심하네. 니가 덤핑 물건이야?
도현 쫌 사게 굴긴 했지 내가. 널 위해 돈, 아낌없이, 물 쓰듯
이 써줬잖아.
채영 (웃으며) 그래, 여기서 끝내는 게 더 재밌을꺼 같네. 쿨
한 맛도 있구.
도현 갑자기 협조해주는 이유가 뭐야?
채영 양다리의 묘미는 재미와 스릴에 있거든. 들키면 이게
또 재미가 없어져.
너 양다리용으로는 꽤 재밌었는데, 아쉽네.
도현 (허,기막힌 웃음)
채영 (생긋 웃으며) 그 동안 즐거웠다? (내리고)
도현 (웃으며, 한방 먹었다)
S#74 채영의 숙소 안(N)
자존심 상해 문을 쾅! 닫고 들어오는 채영.
화장대 위에 백 던져놓고 화를 삭이는데, 문득 승완이 남
겨놓은 메모 발견.
채영 (읽어보는 모습위로)
승완 (E)채영아, 생일 축하해. 나 재수하는 동안/ 딴 맘 안
먹구 기다려준 거/
평생 동안 고마워할께. 사랑해. 너의 완.
채영 한승완. 넌 일생에 도움이 안돼.
이 모든 사태가 승완이 때문이라 생각하니, 새삼 열 받
는 채영.
신경질적으로 메모 짝짝 찢어버리는데서.
S#75 센토사 리조트 내 수영장 (N)
위하여! 공중에서 부딪히는 두개의 병맥주!
사랑의 패자라는 교집합으로 완전히 의기투합된 승완과
세진,
함께 술을 마시고 있다. 이미 거나하게 취해있는 두 사
람.
승완은 세진을 거의 여자로 안 보는지 이 자식, 저 자식
으로 호칭한다.
세진 (혀 꼬인) 야. 너 아까 진짜 멋있드라. 완전 카리스마 죽
이던데?
승완 나두 그게 걱정이야. 넘치는 카리스마가 주체가 안 돼.
집에 놔두고 다닐
수도 없고 참...(슬쩍) 근데 그렇게 멋있었냐 내가?
세진 그렇다니까! 완전 눈빛이, 먹이를 찾는 ꡐ하이에나ꡑ였
다니까.
아까 나 겁먹었잖아. 잡아 먹힐까봐.
승완 (너무 기분 좋다) 아우, 이 자식 오바하는 거 봐. 야, 마
셔 마셔!
위하여! 다시 한 번 건배하고는 마시는 두 사람.
세진 으....취한다. (땅콩 집으며) 근데 우리 이제 어떡하냐?
이 시간에 시내루
나가는 차가 있을까?
승완 너 갑자기 이렇게 비겁 떨기야? 밤새 술 마시면서 사랑
의 상처를 치유하자며!
세진 상처 치유도 좀 쉬어가면서 해야지. 하루 죙일 뛰었더
니 쫌 피곤하다 야.
승완 하긴 쫌 그렇다.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리조트 숙박권
을 꺼내 내밀며) 나는
여기서 자면 되는데. 넌 어떡하냐?
세진 어? (뺏어서 보며) 이거 리조트 숙박권 아냐? 너 이거
어디서 났냐?
승완 (뺏으며) 이거...(울먹여지며) 채영이랑 가려구 준비했
던 건데...
세진 (뺏으며) 야! 너 또 슬퍼할려구 그러지. 우리 이러지 말
자구 했잖아!
승완 (뺏는) 슬프긴 임마! 그냥 그렇다는 얘기지!
세진 (뺏는) 근데, 이거 한 장 밖에 없냐?
승완 (끄덕끄덕이다가 헉! 당황하며) 어, 워,원래는 두 장 끊
었었는데, 한 장은
잃어버렸어.
세진 (의심스러운 눈초리) 진짜?
승완 이게 진짜, 날 뭘루 보구. (얼버무리는) 아, 암튼. 그거
나 주고, 넌 돈
꿔줄테니까 방 하나 따루 얻어.
세진 안 그래도 아까 프론트에 물어봤더니, (마시며) 방이 없
대.
승완 (마시며) 방이 없대?
세진 (마시며) 응, 방이 없대.
승완 (무심히) 방이 없다....? (하다가, 순간 술이 팍 깨며 찌
릿! 세진을 보고)
세진 ! (헉! 티켓 챙겨들고 도망간다)
승완 (쫒아가며) 야, 너 거기 서. 거기 안 서?!
남자가 치사하게 이럴래? 안 뺏기려고 필사적으로 뛰는
세진.
내놔, 안 내놔? 그거 내꺼잖아! 집요하게 쫒아가는 승완.
쫒고 쫒기다가 아아아악---! 결국 수영장에 빠지는 두 사
람.
물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먼저 수영장을 박차고 나오는
세진.
뒤이어 나오는 승완.
S#76 리조트룸 로비 + 승강기 앞(N)
물에 흠뻑 젖은 채, 한 손에 룸키 든 채 후다닥 승강기 앞
으로 뛰어오는
세진. 뒤이어 잽싸게 뛰어오는 승완. 숙박권 한 장을 둘
러싸고 벌어지는
필사의 추격전! 철인 삼종경기가 따로 없다!
먼저 승강기 앞에 도착하는 세진,타타타탁! 버튼을 눌러
승강기 세우고.
뒤 이어 뛰어오는 승완. 얼른 승강기에 올라타서 닫힘 버
튼 누르는 세진.
간발의 차로 승강기를 놓친 승완, 마침 옆에 도착한 승강
기에 올라타고.
S#77 리조트룸 복도(N)
눈썹을 휘날리며 뛰어오고 있는 세진, 후다닥 방문을 열
고 들어가는데,
뒤 이어 도착한 승완, 간발의 차로 닫히려는 문틈으로
발 한 짝 집어넣었다!
승완 인정머리 없는 자식. 이렇게 젖은 채루 노숙하란 말이
야 지금?
세진 넌 남자잖아! 하루쯤 노숙해두 안 죽어! (문 닫으려는
데)
승완 죽어! 죽을 수도 있어! 죽으면 니가 책임질꺼야?
세진 (대답 대신 문틈에 끼어있던 승완의 발을 콱! 밟는다)
승완 (장난 아니게 아프다) 아악! (한 쪽 발 들고 깽깽이)
세진 (문 닫으려다가 놀라서) 괘,괜찮아? (문 열고 나오며)
미,미안해.
승완 (그 사이에 후다닥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세진 야!! (소리치는 데서)
S#78 리조트룸(N)
낄낄낄 TV화면 보며, 맥주 캔 늘여놓고 앉아 마시고 있
는 승완.
샤워실에서 젖은 머리로 나오다가 그런 승완을 노려보
는 세진.
세진 (째려보며) 너, 침대 근처엔 얼씬도 하지지 마.
승완 (시선 TV에 둔 채, 기도 안찬다는 듯이) 하이고,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네 진짜.
세진 (째려보고)
승완 (그 시선 무시하고 일어나며) 아, 나도 좀 씻어야겠다.
(하며 샤워실로)
세진 (샤워실 쪽 노려보다가 맥주 캔 하나 따서 꿀꺽꿀꺽 마
시는) ... (그러다가
꿈뻑꿈뻑....술기운과 피곤함으로 눈이 자꾸만 감기는)
S#79 샤워실(N)
승완 (들어와서 문 잠그고는) 꼴에 지도 여자라고 오바하기
는. 꼴값을 떨어요 아주.
(하고는 샤워물 튼다)
S#80 리조트룸(N)
젖은 머리, 수건으로 말리며 샤워실 안에서 나오는 승완
인데,
침대 위에 지쳐 쓰러져 잠들어있는 세진.
승완 (맘에 안 들어 죽겠다는 듯) 여자가 자는 폼 하고는...저
걸 어따 써...
고개 설레설레하고는 남겨진 맥주캔 하나 들고 TV화면
앞으로.
맥주 마시며 TV 보는 승완인데, 술기운과 피곤함 때문
에 슬슬 감기는 눈...
꿈뻑꿈뻑...눈을 감았다 떴다...그러다 옆으로 비시시 쓰
러지는 승완에서(F.O)
S#81 센토사 리조트 외경(D)
햇빛 좋은 아침 풍경.
S#82 센토사 리조트 룸(D)
맑은 새소리. 밝은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룸 안.
이런! 침대 위에 함께 잠들어 있는 승완과 세진!
세진에게 팔베개를 해주고 있던 승완 잠결에 팔이 저려
오는 지 잠꼬대처럼
야 팔 좀...어쩌고 웅얼거리고, 역시 뭐라뭐라 웅얼거리
며 돌아눕는 세진.
어느 순간 어떤 느낌에 번뜩 눈을 뜨는 두 사람!
설마...! 동시에 이불 속 안을 살펴보는 두 사람!
헉! 동시에 이불을 감싸 안은 채로 일어나 서로를 마주보
며 앉는 두 사람.
승,세 (마주 본 채로) 아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원더풀 라이프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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