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외전 1부
방송일: 20040719
동영상 : 줄거리:
구미호 외전 -1부-
1.도시전경/밤
빌딩 숲 사이로 곱게 물든 노을과 지는 태양.
곧이어 태양이 빌딩 숲 사이로 사라짐과 함께 어두워지며
도시를 밝히는 휘황찬란한 네온 불빛과 차량의 불빛들.
어느새 태양의 자리로 떠오른 희고도 푸른 보름달이 화면을 가득 채우면서
보름달 안에서 흑백으로 보여지는 구미호족과 인간의 고전적이며 무자비한 전투 실루엣.
시연 (소리) ...사라진 이름. ....잊혀진 존재.
인간들이 휘두르는 청동검에 의해 찔리고 베이는 구미호족의 목과 팔, 다리의 모습 위로...
시연 (소리) 태초에는 세상의 주인이었으나 포악한 인간들의 수적 열세에 밀려 처참한 죽임을 당하고 뿔뿔이 흩어져야만 했던 나의 종족...
죽은 구미호족들의 사체에서 흘러내린 여러 줄기의 피.
흑백화면에서 오직 그 피 줄기들만이 선연한 붉은 빛을 띠며 한 지점에서 모여진다.
시연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인간의 세상으로 숨어든 나의 종족은 오랜 시간 속에서 결국... 희미한 전설이 되어 버렸다.
한 지점으로 모여든 피의 줄기들, 깊고 붉은 피 웅덩이를 이룬다.
피 웅덩이가 붉은 눈동자로 변하면서 카메라 확 뒤로 빠지면
보름달을 등지고 서 있는 시연, 음영이 두드러진 느낌이 차갑고 쓸쓸하다.
순간 달빛을 받은 시연의 목 뒤로 드러나는 여우 문양의 구미호 표식이
빠르고도 정확하게 보여진다.
구미호 표식. C.U되었다 서서히 바람결에 날아가듯 사라지면
시연 (소리) 그러나 인간들이 우리의 존재를 잊었을 뿐....
시연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있는 나머지 네 명의 헌터들,
시연과 마찬가지로 실루엣만으로 보이는 헌터들,
달을 등지고 커다란 보폭으로 각자의 무기들을 들고 옷자락을 휘날리며 걷는 모습이 비장하다.
시연 (소리) 나의 종족은 지금도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으니...
2..경찰서/브리핑 룸
어두운 실내에 사체1,2.3의 슬라이드 필름이 찰칵찰칵 넘어가는 위로
민우 (소리) 신도시를 중심으로 일어난 연쇄살인 사건들의 공통점은 세 가지입니다.
사체1,2,3의 토막 난 팔, 다리, 몸통 부분의 확대 사진이 보여진다.
민우 (소리) 첫째, 토막살인이라는 점입니다.
할인마트, 쓰레기 처리장, 지하철역 화장실 슬라이드 보여지며
민우 (소리) 둘째, 사체들의 신체 각 부분이 여러 공공장소에서 나뉘어져 발견됐다는 점입니다.
스크린에 장기가 적출된 사체 몸통 1,2,3가 보여진다
민우 셋째, 끔찍하게도... 발견된 사체들은 장기가 모두 적출된 상태였습니다.
슬라이드가 비춰지는 스크린에 다가서는 민우, 슬라이드 불빛에 굳은 얼굴이 어른거린다.
3. 경찰서
민우 (소리) 이상의 정황을 분석한 결과 본 사건은 장기밀매 조직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 표적수사 A-2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윗옷을 벗는 민우.
민우의 벗은 몸에 셋팅 된 송수신기를 붙이려는 문형사,
부러움과 시샘의 눈길로 민우를 보며 투덜댄다.
문형사 짜식, 벗겨 놓으니까 은근히 실하네. 여기저기 툭툭 튀어나온 것 좀 봐라, 근육에 핏줄에... (민우 가슴 근육을 툭툭 치며) 각은 또 왜 이렇게 잘 선 거야? 아, 짜증나!
문형사, 민우의 오른쪽 가슴에 일자로 난 흉터를 보고 멈칫한다.
이에 민우, 담담하게 문형사 손에서 송수신기를 가져가 흉터 부근에 대면
문형사 테잎으로 송수신기를 민우의 가슴에 꼼꼼하게 고정 시키는데
그 옆으로 보이는 민우의 목에 걸려 있는 회중시계형의 펜던트와 화상 흉터.
4. K의 은신처 옥외 데크
보름달이 뜬 밤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는 흰 비둘기들,
날개 짓을 퍼덕이며 K의 주변으로 사뿐히 내려앉는다.
여유롭게 모이를 비둘기 떼로 흩뿌리는 K, 손가락에 특이한 문양의 반지를 끼고 있고
조명을 등진 상태라 얼굴은 분명하지가 않다.
그 뒤로 늘어선 수하들, 양 옆 두 갈래로 나누어 물러서면
그 사이로 지나오는 조직원1,2,3... 깍듯하게 K의 등에 대고 고개를 숙인다.
K (모이 주던 동작 멈추면)
조직1 4개는 완벽하게 준비시켰습니다.
K 5개가 필요하다고 했을 텐데.
조직1 예. 나머지 한개는 현장에서 직접 조달하기로 했습니다.
K 갯수, 확실히 채워서 옮기고 시체들은 깨끗하게 처리해라.
지난번처럼 여기저기 질질 흘리면... (싸늘) 용서 따윈 없다.
이때 하늘로 푸드득 날아가는 흰 비둘기.
그 흰 비둘기로 시선 옮기던 조직3, 달빛에 진땀을 흘리며 표정이 안 좋다.
5. 경찰서/몽타쥬
-보이지 않게 목 뒤에 권총을 테잎으로 장착하는 민우.
-경찰관 현관 앞에 와서 멈춰서는 승합차.
-출동하는 민우와 형사들, 대기하고 있던 승합차에 신속하게 오르면
빠르게 출발하는 승합차.
6. 도로
앞서 달리는 조직1,2,3 가 탄 승용차.
그 뒤를 따라 달리는 나머지 조직원들이 탄 트럭.
승용차 차창에 반사되어 보이는 보름달,
빌딩에 가려 간헐적으로 보여지다 안 보여지다를 반복하고 있다.
뒷좌석의 조직3, 차창으로 보름달이 보일 때마다 신음소리 죽여가며 고통스러운 표정이다
앞좌석의 조직1이 이상하다 싶어 조직3를 돌아본다.
조직1 왜 그래?
조직3 ...아닙니다, 아무것도..
조직2 (운전하며) 첫날이니까 긴장돼서 그렇겠죠, 뭐.
조직1의 시선 피하는 조직3, 이마에 핏줄이 곤두서고 눈동자가 붉게 충혈 된다.
7. 폐차장
폐차들과 고철더미, 타이어, 압착기 등이 널려있는 음산하고 삭막한 분위기.
오는 민우, 크레인 모서리에 묶여 펄럭이는 빨간 끈을 보고 멈춰 서고는
주위를 돌아보며 작게 속닥인다.
민우 약속장소 도착. 접선인 무.
화면, 빠르게 민우의 귀를 C.U하면 초소형 이어폰.
문 (소리) 저쪽에서 눈치 챘다 싶으면 바로 철수해.
괜히 또 니 성질대로 버팅기고 막무가내로 들이대지 말란 말야.
민우 알아서 할께요
문 (소리) 알아서 하지 말고 제발 시키는 대로 좀 해라, 어?
민우 (빙글 웃는) ....알아서 할께요.
이때 조직원들이 탄 승용차와 트럭이 들어오며 민우를 향해 헤드라잇을 비춘다.
민우, 미간을 찌푸리고 차 쪽을 보면 차에서 내리는 조직원들.
조직1 (다가오며 딱딱하게) 이름?
민우 ...강민우.
조직1 뒤져!
조직2 (다짜고짜 달려들어 민우 몸을 수색하고는 아무것도 없다고 고개 끄덕여 보인다)
조직1 조직 검사서랑 건강 진단서?
민우 (주머니에서 서류 꺼내 건넨다)
조직1 (서류 펴서 흘낏 보고는) 따라오쇼.
순간 양쪽에서 민우의 팔을 잡아채는 조직2,3.
민우, 반사적으로 팔을 빼려하지만 곧 순순하게 그들과 함께 걸음을 옮긴다.
민우가 조직원들(조직원1,2,3,6,7,8)과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무영을 필두로 보무도 당당하게 오는 전사들, 민우와 조직원이 간 방향을 응시한다.
8. 지하배수로 안
희미한 조명등에 천정에서 물이 툭툭 떨어지고 바닥에 흐르는 물은 발목까지 차오르는데
걷는 민우와 조직원들.
민우,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에 굳어지며
민우 대체 어디로 가는 겁니까?
조직1 조용히 해.
민우 알고나 가자구요.
조직1 (무섭게 노려보며 걸음을 재촉한다)
문 (소리) 거기 어딘데? 주변 특징을 말해봐.
순간 이어폰을 통해 지직거리면서 끊기는 소리에 찌푸리는 민우, 결연한 표정으로 걷는다.
9. 승합차 안
송수신기 장치 앞에서 헤드폰 쓰고 듣는 문형사와 형사1,2.
민우 일행의 발소리와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수신음 혼란으로 부정확하다.
문 야, 강형사. 강형사!
형사1 전파방해를 받는 걸로 봐선 지하로 내려가는 것 같은데요...
문 (걱정되는) ... 이곳 지도!
형사1 (지도를 주면)
문 (펼쳐서 본다)
10. 지하 배수로 앞
민우, 조직원들에게 끌려가지만 사방을 살피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이때 안에서 사체가 담긴 비닐 백을 양 어깨에 힘겹게 매고 나오는 조직4,5.
민우, 유심하게 그 비닐 백으로 시선을 주자
매몰차게 민우의 시선을 막으며 배수로 안으로 내모는 조직2,3
조직1이 조직4,5와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받고는
조직1은 조직원들을 이끌고 배수로 안으로... 조직4,5는 폐차장 쪽으로 간다.
잠시 후 민첩하게 나타나는 시연, 랑, 채이.
헤드폰을 쓴 랑은 혼자 음악에 맞춰 요요를 자유자재로 날리고 있다.
그럴 때 마다 몸체에서 발광이 되는 요요, 마치 춤을 추는 듯 하다.
시연 난 안으로 들어갈게. 채이하고 랑은 저들을 좆아 가.
채이 (도전적) 아니.
시연 (보면)
채이 (맞받아 보며) 내가 혼자 가. 너희 둘이 같이 움직여.
시연 (말을 하려는데)
채이, 본격적으로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타는 랑을 보고는
랑의 귀에서 한쪽 헤드폰을 잡아 당겨 반동으로 랑의 귓가를 때린다.
랑 (짜증) 뭐야?
채이 따라 가.
영문을 모르는 표정의 랑, 채이를 보는데
재빠르게 조직4,5가 간 방향으로 몸을 날려 사라지는 채이.
랑, 어깨를 으쓱하며 시연을 보면
채이의 행동이 거슬리지만 내색하지 않고 랑에게 눈짓하고 배수로 안으로 달려가는 시연.
이에 랑도 삐뚤어진 헤드폰을 바로 쓰고 시연의 뒤를 따른다.
11. 지하배수로 창고
문이 벌컥 열리며 앞으로 고꾸라질 듯 들어오는 민우와 뒤이어 들어오는 조직원들.
민우, 재빠르게 살피면 어두운 실내에 수술용 조명만이 덩그렇게 켜져 있는 아래
각종 의류기구들과 사체가 누워있는 간이침대.
간호사, 민우를 보자 얼른 사체에 흰 천을 덮고 무언가를 냉동박스로 옮긴다.
한눈에 그것이 간이라는 걸 알아채고 열망의 눈길로 냉동박스를 보는 조직3, 이를 악물며 돌아선다.
조직1 벗어.
민우 (애써 태연하게) 설마... 여기서 지금 당장 수술을 하겠다는 건 아니죠?
(눙치는) 에이, 우리 서로 돈 문제도 합의가 안 됐구, 또 내가 어디를 팔 건지 결정도 안했는데...
순간 조직6,7,8이 달려들 듯 거칠 것 없이 민우에게 다가온다.
민우 (목 뒤에서 총 빼들고 겨누며) 움직이지 마! 경찰이다.
이에 조직원들, 섣불리 덤비지를 못하고 서로 눈치를 보는데
겁에 질린 표정의 간호사가 얼른 민우 쪽으로 뛰어온다.
그러자 조직원들, 민우 쪽으로 슬금 움직이면
움직이는 조직원들 하나하나에게 정확하게 총구를 겨냥하는 민우.
민우 꼼짝 마.
간호사 (부들부들 떠는) 도와주세요. 저 여기 억지로 끌려왔어요.
민우, 간호사를 자신의 뒤로 서게 하여 보호하며 조직원들을 견제하는데
이때 뒤에서 날아와 민우 어깨에 꽂히는 주사기.
당황한 민우, 돌아보면 간호사다
12. 폐차장 일각
조직원4,5, 트럭 짐칸에 비닐 백을 싣는데 갑자기 시끄러운 음악 소리.
조직4, 잭크 나이프를 꺼내들고 음악 소리 나는 차 앞으로 가고
비닐 백을 손에 든 조직5는 주위를 경계한다.
차 앞으로 간 조직4는 열려진 차창을 통해 카스테레오에서 음악이 나오는 걸 본다.
이때 손가락 튕기는 소리에 차 위를 보는 조직4.
바람에 머릿결과 옷자락을 휘날리며 차 천정 위에 서 있는 채이,
차 천정에서 본넷으로 그리고 땅으로 곡예 하듯 360도 회전해서
순식간에 조직4의 앞에 서고
놀란 조직4가 움직일 겨를도 없이 수리검을 날린다.
조직4의 목에 살인적으로 휘감기며 조여드는 수리검 체인.
여유롭게 차 뒷쪽으로 가는 채이, 수리검의 체인을 잡아채면
조직4의 목을 졸랐던 체인이 풀리며 채이를 향해 다시 돌아오면
채이는 뒤돌아보지 않고도 손을 들어 수리검을 잡는다.
그 순간 피를 토하며 앞으로 푹 고꾸라지는 조직4.
조직4의 단발마에 비닐 백을 내려놓는 조직5,
뾰족한 징이 박힌 장갑을 낀 손으로 방어자세 취하고 조심스럽게 차 모서리를 도는데
이때 부딪힐 듯 마주치는 조직5.
놀란 조직5, 상대가 자신의 얼굴로 변하는 것에 기겁하는데 어느새 채이로 바뀌는 얼굴.
채이, 고혹적인 미소로 윙크를 하면
조직5, 징이 박힌 장갑 낀 주먹을 날린다.
수리검의 체인으로 조직5의 팔목을 휘감아 내던지는 채이.
타이어 더미에 부딪히며 깔리는 조직5.
이에 트럭 뒤의 비닐 백을 열어 확인하는 채이, 사체다.
그 옆에 나란히 있는 냉동박스 3개를 보는 채이,
한 냉동박스 열어보면 장기들이 담겨져 있다.
13. 지하 창고
한쪽으로 몰려가는 조직1,2,3,6,7.8. 간호사.
그 앞에는 수면제 주사 때문에 휘청이며 총을 겨누는 민우.
민우 불법장기밀매와 경찰상해죄로 체포한다.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고.....
간호사 (비웃는) 소용없어. 이미 수면제가 퍼지기 시작했으니까.
순간 민우, 흐려지는 시야로 눈이 감기며 빈틈을 보이자
야수처럼 민우에게 덤벼드는 조직3,
민우를 주먹과 발로 여러 차례 강타하면 권총을 놓치고 마는 민우.
조직3, 민우의 멱살을 잡아 아예 샌드백 두들기듯 가격을 하고
그러다 민우가 마지막 가격에 냉동박스로 나동그라진다.
쏟아지는 냉동박스 안에서 나오는 비닐 팩에 담긴 장기들.
그걸 보고 더욱 광분한 조직3, 비닐 팩을 찢으며 장기를 입으로 가져간다.
쓰러진 채 놀라보는 민우.
14. 지하배수로 안
여러 갈래 통로 앞에 선 시연과 랑.
시연, 랑에게 눈짓하자 랑은 한쪽 통로로 달려가고
시연은 남은 통로들을 보다가 정신집중하고 눈을 감는다.
그중 한 통로에서 미묘하게 불어오는 한기에 머리칼 한줄기가 휙 날리는 시연,
그 통로로 민첩하게 달려가기 시작한다.
15. 지하창고 안
조직3에게서 비닐 팩을 잡아채는 조직1.
조직1 (버럭) 뭐하는 거야, 이 새꺄?
한손은 조직1의 목을 움켜잡고 한손은 가슴을 파고드는 조직3.
고통으로 비명 지르며 부들부들 떠는 조직1, 가슴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당황한 조직2, 옆에 의료기구 판에서 메스를 들어 조직3의 등을 찍자
조직3, 힘겹게 등에 꽂힌 메스를 뽑아내 조직2에게 날린다.
메스에 목이 꽂힌 채 나가떨어지는 조직2.
조직6,7,8은 각자의 칼과 무기들을 들고 서있지만 감히 조직3를 향해 공격하지 못한다.
이때 민우의 권총을 집은 간호사, 조직3를 향해 연속 발사를 하면
총에 기겁을 해서 밖으로 달아나는 조직6,7,8.
이에 조직3, 움켜잡은 조직1을 휘둘러 수술용 조명을 넘어트리고
조명이 박살나면서 컴컴해지는 실내, 달빛만이 희미한데...
어느새 죽은 조직1을 내던지고 간호사의 목을 꺾어 버리는 조직3.
이를 악물고 겨우 일어나는 민우, 가까운 곳의 각목을 집어 들고 조직3를 내려친다.
꿈쩍도 않는 조직3, 비웃듯 민우를 보고는 달려든다.
민우, 방어하면서 피한다고 피하지만 곧 조직3에게 얻어맞아 잡히고...
조직3, 민우의 가슴팍을 확 열어젖히면 송수신기.
그 송수신기를 떼어내 부숴버리고 민우의 가슴을 파낼 듯 손으로 찍는 조직원3.
이때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시연, 곧바로 조직3에게 날아가 일격을 가한다.
16. 승합차 안
송수신기에서 나는 삐 소리.
형사1 (경직) 어, 완전 통신 불능인데요. 아무래도 송수신기가...
문 (지도 걷어치우며) 폐차장 끝 쪽에 지하배수로가 있다. 출동!
17. 폐차장 밖
경찰 승합차 문이 열리며 일시에 뛰어나오는 무장한 형사들.
문형사를 필두로 폐차장 쪽으로 달려간다.
18. 지하 배수로 안
사색이 되어 도망쳐 나오는 조직 6,7.8, 앞을 막아서 있는 무영과 사준을 본다
이판사판의 지경인 조직 6,7,8이 무기를 치켜들고 사준과 무영을 향해 덤벼들면
무영은 뒷짐을 진 채 조직원들을 보고
사준이 무영 앞으로 나서며 무기인 지팡이로 연속적으로 달려드는 조직6,7,8을
그 자리에서 단숨에 쳐내여 처치해버린다.
19. 지하창고 안
시연과 조직3의 한판 대결.
시연의 실력이 월등하나 필사적으로 덤벼드는 조직원3, 그럼에도 조금씩 밀리는 가운데
이때 나타난 랑, 시연에게 합세한다.
시연, 기진맥진한 조직3에게 날릴 결정적 한 대를 랑에게 맡기고 돌아선다.
랑, 조직3의 가슴을 향해 요요를 던지자
무릎이 꺾이며 랑의 품에 무너지는 조직원3.
조직3의 멱살 잡아채며 염색한 앞머리 한 가닥을 후하고 날리는 랑.
랑 그러게 왜 남의 걸 훔쳐 먹어? 자존심 없게스리.
조직3 (고개 들며) 랑.
랑 (비로소 조직3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너...(흔들리는 눈빛으로)
조직3 그래, 나야. (씨익 웃지만 그 끝은 슬픔이 베어있다)
조직3, 랑이 방심한 틈에 조직2의 목에 박힌 메스를 뽑아 랑의 다리를 찌르고는
요요를 강탈해서 쓰러진 랑에게 던진다.
시연, 랑의 가슴을 향해 날아가는 요요를 보고
랑을 보호하며 무섭게 날아오는 요요를 쌍단도로 쳐서 줄을 감아올린다.
그 틈을 타 도망가려는 조직3.
이때 조직3의 앞을 막아서는 민우, 권총을 들고 있다.
시연이 보면
문 앞에서 권총을 들고 위협하는 민우, 흐려지는 시야로 제대로 조준이 되지 않는다.
아랑곳 않고 민우에게 달려드는 조직3.
민우, 조직3의 다리에 발사하면
무릎이 꺾일 뿐 다시 일어나 덮쳐오는 조직3.
황당한 민우, 조직3를 향해 반사적으로 연속 발사를 하는데도
끄덕 없이 덤벼드는 조직3, 바로 민우의 손을 움켜잡아 총을 떨어뜨리게 하고 민우를 잡아 내던진다.
시연, 그런 조직3에게 날아들어 바로 심장을 향해 단도를 찔러 넣는다.
조직3, 고통스런 표정으로 시연의 어깨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잡자
애써 시선을 피하며 깊숙이 무기를 찔러 넣는 시연,
자신의 동족을 죽여야 하는 괴로움으로 입술을 깨물고 있다.
시연의 검, 조직3의 흉부와 내장을 거쳐 심장에 박히자
순간 서서히 하반신부터 진흙이 말라 들어가는 것처럼 푸석해지며 끝내 재로 부서져 내린다.
공포에 질려 그 모습을 보는 민우.
조직3가 먼지처럼 부서져 내리자 사체에서 떨어지는 시연, 차마 같은 구미호의 흔적을 보지 못하고 돌아선다.
랑, 다리 상처를 손으로 움켜쥐고 조직3가 부서져 내린 자리로 절뚝이며 간다.
사체의 흔적을 보는 랑의 눈빛은 슬픔으로 어려 눈물이 고여있다.
시연, 표정 없이 쌍검을 휘둘러 무기에 묻은 조직3의 흔적을 날려 보낸 후
민우가 있던 자리를 보면... 민우가 없다.
20. 지하 배수로 안
벽을 짚고 휘청이며 힘들게 도망치는 민우, 뛰고 싶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 먼 뒤로 무표정하게 저벅저벅 민우를 좇는 시연.
21. 폐차장
정신을 잃어가며 한발 한발 겨우 내딛는 민우.
시연, 어느 사이 좇아와 민우의 머리를 훌쩍 넘어 민우 앞에 선다.
약 기운에 시야가 흐려지는 민우의 눈에 다가오는 시연의 희미한 모습.
위기감의 민우와는 달리 성큼성큼 다가오는 시연, 쌍단도를 들고 있다
민우, 정신을 차리려 애쓰며 시연을 응시하면 시연과 짧지만 강하게 시선이 스친다.
이 모습을 폐차들이 높게 쌓여있는 꼭대기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무영.
민우의 찢겨진 앞섶으로 순간적으로 보이는 일자무늬의 자상흉터와 펜던트.
그 흉터와 펜던트 보고 멈칫하는 시연의 모습.
(flash back) 어린 민우(12세)가 칼에 맞아 쓰러지는데... 가슴의 펜던트 옆이 일자로 찢어져 피가 흐른다.
시연, 민우를 확 보면
정신을 잃으며 시연을 향해 손을 뻗는 민우, 그대로 뒤로 넘어가는데....
시연은 순간 반사적으로 민우의 손을 잡으려 손을 뻗지만
폐차 더미 위의 무영, 허공으로 뛰어올라 한 발로 폐차더미 맨 위의 차를 찬다.
뒤로 넘어지는 민우를 순식간에 덮치는 폐차.
굉음과 함께 폐차에 깔려 흔적도 없는 민우로 인해 굳어 그 자리에 멈춰서 있는 시연.
멀리서 들리는 형사들의 요란한 발자국 소리와 난무하는 플래쉬 불빛.
22. 자연사 박물관 입구
고즈넉한 분위기를 깨고 닫혀진 철문 앞에 와 서는 시연의 차.
경비가 달려와 시연의 차를 확인한 수 거수경례 하고 철문을 열어준다.
시연의 차 들어가고 나면 그 뒤로 달려오는 무영의 차.
23. 자연사 박물관 앞
다리 절뚝이는 랑을 부축하고 계단을 올라가고 있는 시연, 표정이 어둡다.
랑 ... 미안해.
시연 (멈춰서며) 아는... 사이였어?
랑 ...응. (씁쓸한) ....어릴 적 친구.
시연 (깊은 시선으로 랑을 보는데)
랑 열 살 때 같이 가출했었다, 그 녀석하고. 우리가 인간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거든. 그때...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어디로 갔는지 알아?
시연 .....
랑 (자조적 웃음) 동물원. ...여우 보러.
시연, 가슴이 아려 부축한 랑의 손을 더욱 꼭 잡아준다.
뒤로 오는 무영, 사준, 채이, 계단을 오르다 다친 랑을 보고 급히 다가온다.
채이 왜 이래? (상처 보며) 어쩌다 다친 거야, 어?
랑 잠깐 실수했어. (일부러 밝게) 나도 실수할 수 있지 뭐. 어떻게 일생 완벽하냐?
채이 (흘기며) 실수는 해. 근데 헛소리는 좀 하지마라.
사준 (랑 부축하며) 치료해야겠다. 상처가 깊네.
랑 괜찮아. 하룻밤 자고나면 멀쩡할 껄. 나 젊잖아.
그 가운데 무영, 냉철하지만 차갑지 않게 시연을 본다.
민우 처단에 망설였던 자신 때문에 시연, 무영의 시선을 피한다.
24. 자연사 박물관 로비
전시되어 있는 거대한 공룡 뼈.
달빛을 받아 기기묘묘한 느낌인 그 공룡 뼈 앞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는 무영, 시연, 채이, 랑을 부축한 사준.
25. 구미호족 신단 연결통로
지하로 내려가는 원반으로 된 이동 엘리베이터에 서 있는 다섯 전사들.
26. 신단 입구
수호신장상이 열 지어 서 있는 복도를 걷는 다섯 전사들.
무영 (채이에게) 채이는 랑 치료하고.
채이 응.
무영 (사준을 보면)
사준 일단 사체들과 장기는 옮겼구, 배후는 좀 더 알아봐야 할 것 같다.
너무 계획적이고 조직적이라서 쉽지가 않겠어.
무영 그래.... (신뢰의 시선으로)그 일은 형이 좀 맡아줘..
사준 알았어.
시연 (명령을 기다리는 표정으로 무영을 보면)
무영 (말없이 앞서 가버리는)
시연 (무영 뒤를 따르는데)
원로회장으로 들어가려다가 전사들이 오는 소리에 돌아보는 신의를 입은 신수장,
부드러운 표정이지만 강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분위기다.
신수장 (미소로 맞으며) 어서들 와라.
신수장을 보고 정중하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다섯 전사들.
27. 구미호족 원로회장
아홉 개의 기둥과 커다란 구미호 문양이 새겨진 바닥.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원탁이 놓여져 있고.
원탁에는 신의를 입은 신수장과 원로들이 앉아있다.
신수장 뒤에는 무표정하지만 매서운 눈길로 경호하는 여자 경호병 2명.
그리고 그 옆으로 무영과 시연이 서 있다.
신 원로회를 시작하도록 하죠.
자막(신고원/구미호족 제1원로/인류학자)
(시연에게 눈짓하면)
시연 오늘 수색한 장기밀매현장에서의 상황을 보고 드리겠습니다.
원로회의 규율을 어기고 살아있는 인간의 간을 탈취하려했던 이단자는 그 자리에서 처단했습니다. 또한 목격자인 장기 밀매원 일곱 명과 경찰 한명도 제거했고 우리 구미호족의 흔적은 어떤 것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홍상수 경찰이 있었다면 문제가 복잡해지는 거 아닌가?
자막(홍상수/구미호족 제2원로/재벌 총수)
시연 그럴 일은 없습니다. 확실하고 깨끗하게 제거했으니까요.
남준우 배후는 알아냈나?
자막(남준우/구미호족 제3원로/체육계 거물)
시연 치밀한 점조직으로 돼있어서 추적에 어려움이 있지만, 원로회에 반발하는 우리 일족이 관련된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남준우 (신수장에게) 불황으로 인한 장기밀매업자의 소행으로 여론을 몰아가긴 더 이상 어렵습니다. 다른 조치를 취해야 돼요.
김상현 주가폭락이 어떨까요? 경제적 타격으로 장기밀매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도 주고, 사람들의 관심도 돌리고요.
자막(김상현/구미호족 제4원로/미디어 재벌)
신 (그저 생각에 잠긴)
강주선 (비웃는) 한심들 하군요.
자막(강주선/구미호족 제5원로/연예 기획사 사장)
일시에 강주선을 보는 위원들과 무영, 시연.
신수장, 강주선의 태도가 맘에 안 들지만 예의 차가운 표정으로 강주선을 보면
강주선 대체 누굴 위해 그런 일을 하자는 겁니까?
왜 우리가 동족을 해쳐가면서까지 인간들을 보호해야하죠?
홍상수 인간을 보호하자는 게 아니지 않소.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
강주선 그래서 이렇게 계속 인간한테 빌붙어 살자구요? 자존심 없이?
홍상수 사는 게 더 중요하니까요.
강주선 (격한) 이제껏 우리가 먹어온 간은 누구 거죠? 이미 오래전에 죽어 쓰레기처럼 버려진 병자나 사형수였습니다. 그런 쓰레기를 먹으며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숨어라, 감춰라, 피해라... 고작 이따위 부끄러운 말이나 자손들에게 하려고요?
홍상수 (받아치는) 살아남지 못하면 그 부끄러운 말조차도 할 수 없는 겁니다.
남준우 (홍상수에게 반박하는) 그렇다고 반발하는 세력을 지금처럼 무조건 제거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 그들의 명분도 일리가 있거든요. 인간보다 모든 면에서 우월한 우리가 인간을 거느려야 한다는 거, 전 개인적으로 맘에 듭니다.
김상현 (못마땅) 숫자도 중요한 전략 중에 하나입니다. 이미 우리는 수적으로 인간들에게 이길 수가 없습니다. 괜한 욕심은 우리들을 다시 한번 멸족 시킬 수 있다는 걸 명심하셔야죠.
강주선 명심해야 할 건... 우선이 무엇이냐를 확실히 하는 겁니다.
인간인지, 우리 구미호족인지?
이견을 가진 상대를 강하게 쳐다보는 원로들.
그때까지 듣고만 있던 신수장, 원로들을 날카롭게 일갈하며 입을 뗀다.
신 위원님들의 의견은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좋은 때를 기다려 그 기회를 손안에 넣는 것이 바로 우리가 수 천 년을 살아 온 이유이니... 합심해주세요.
강주선 하지만....
신 (강하게) 하지만 뭡니까?
강주선 (신수장의 기세에 눌려 할 말 못하는)
신 (표독스러울만치 강한) 대안 없는 비판과 질책은 분열만 가져올 뿐입니다. 강위원이 이 자리에 있는 건 우리 일족의 안위를 위함입니다. 강위원의 사사로운 감정을 위해서가 아니구요. 강위원이야말로 뭐가 우선인지 명심하세요.
원로들, 신수장의 발언에 모두 복종하는 분위기다.
신 자, 이제 의식을 진행하도록 하죠.
신수장, 일어나 제단 쪽으로 향하면 따라 가는 원로들과 무영.
존경의 시선으로 신수장을 보는 시연.
28. 구미호족 제단
제단으로 들어가는 회랑과 입구에 붉고 얇은 천들이 천정에서부터 내려져 있고
안으로 들어가면 계단을 통해 올라가는 제단이 있다.
한쪽 벽면에는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인공분수와 그 물이 흘러내려가는 수로.
원로들을 이끌고 제단 앞으로 가는 신수장.
나머지 원로들도 예를 갖춰 제단을 향해 고개를 숙인다.
신수장, 하늘 향해 두 팔을 벌리면 돔형태의 천정이 열리면서 밤하늘의 보름달이 바로 머리 위로 비춰진다.
불어오는 바람에 기둥에 내려진 붉은 천들이 하늘거리며 휘날리자
밑에서부터 천천히 올라오는 제단, 사체가 누워있다.
달빛을 받은 사체, 하얗다 못해 푸르다.
이때 여자 경호병 중에 하나가 혈화도가 놓여진 제대를 들고 와 신수장 앞에 놓는다.
시연, 신수장을 보는 시선으로
혈화도를 두 손으로 달을 향해 높이 치켜드는 신수장,
보름달을 향해 눈을 감은 채 기를 불어넣으며 제를 올린다.
신 (echo) 수 만 년을 뛰어넘는 용기와 어느 종족보다 뛰어난 지혜로움,
역경과 원한을 이겨내는 강인함으로 태어난 우리 구미호족을 기억하라!
피로써 한 맺힌 우리 일족의 저주가 풀리는 그날까지...
우리 일족이 다시 세상의 주인이 되는 그날까지... 구미호족이여, 영원 하라!
혈화도가 달빛을 받아 번쩍하는 순간,
눈을 확 뜨고는 바로 사체의 가슴에 혈화도를 꽂는 신수장.
그 광경에 시연, 지그시 입술을 깨물고...
무영은 제단를 보고 있지만 시연이 걱정된다.
사체에 꽂힌 혈화도로 날카롭지만 능숙하게 복개하는 신수장.
굳은 사체의 가슴이 반으로 쩍 벌어지며 보여지는 내장들.
그 중에서도 간 부위가 C.U 되며 그 간으로 손을 가져가는 신수장.
동시에 사체로 머리 숙여 간을 흡식하는 위원들.
간을 먹는 것이 구미호의 생존본능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끔찍한 시연,
자신의 반구미호족 성향에 복잡한 심경으로 그저 시선을 내리는데..
바람에 휘날리는 붉은 천들 사이로 무영, 다른 원로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민첩하고 유연하게 움직여 스치듯 시연을 가려주고...
시연, 무영을 보면
무영, 예의 건조한 냉철한 표정으로 시연을 보지만 시연을 보호하듯 가려서 입구로 나가게 해준다.
잠시 후 제단의 구미호족들을 뒤로 하고 회랑의 일렁거리는 붉은 천들 사이로 나오는 시연,
자괴감과 혼란스러움이 충돌하는 복잡한 표정이다.
29. 경찰 병원 복도/밤
구급차에서 내려지는 이동침대의 민우, 휴대용 산소 호흡기를 착용하고 있다.
같이 차에서 내린 문형사, 구급대원들과 이동침대를 밀며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30. K의 은신처
부들부들 떠는 K,
치밀어 오르는 분노로 들고 있던 모이를 비둘기 떼로 확 던져 버린다.
놀라 한꺼번에 푸드득 날아오르는 흰 비둘기 떼.
K, 확 돌아서 탁자의 트럼프를 집어 사정없이 부하들의 얼굴을 향해 날린다.
마치 무기처럼 날라온 트럼프에 얼굴과 손 등을 스치며 고통스러워하는 부하들.
그 중에서도 오상훈, K가 날린 트럼프에 긁혀 뺨에 상처가 생긴 채 넘어진다.
31. 신단 입구
평상복의 원로들을 배웅하는 무영과 시연.
32. 구미호 제단
제를 올리기 전의 제단의 모습으로 정리되어 있다.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인공 분수와 수로.
그 수로, 피로 붉게 물들여지며 흘러가고
피가 번지는 곳을 따라가면 한쪽에서 신수장이 피로 물든 손을 아주 천천히 닦고 있다.
잠시 후 피가 번진 수로가 맑아질 때 쯤 돌아서는 신수장,
여자 경호병이 건넨 수건으로 손을 닦는다.
이때 들어오는 무영과 시연.
신수장의 깊고도 차가운 시선, 시연에게 머문다.
시연, 신수장의 속을 알 수 없는 눈빛이 조금은 부담스럽다.
신수장 (곧 온화하게) 굳이 그래야 했니?
시연 (무슨 말인가 싶어 보면)
신수장 옛날에 살았던 집으로 다시 들어간 거 말이다.
무영 (신수장과 같은 생각이다 싶은 시선으로 시연을 보면)
시연 ...
신수장 그곳에서 시연이 너는 아버지와 친구를 잃었고, 너도 죽을 뻔 했어.
그런 끔직한 기억이 있는 곳에 다시 들어간 이유를 모르겠구나.
시연 끔찍한 기억도... 이제 제게는 추억입니다.
신수장 (가만히 보다가) 그래... 어쨌거나 마음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연 (신수장의 마음이 고맙다)
33. 지하 복도
양쪽으로 시연과 무영을 거느리고 오는 신수장,.
신 (굳어 낮게) 무영아.
무영 (거리감이 느껴지는 예의 바름으로) 네, 어머니.
신 적의 적은 동지라는 말이 있다. 늘 생각하고 또 생각해라. 현재 정확하게 적과 동지가 누구인지. 영원한 적도 없지만 영원한 동지도 없는 것이니까.
무영 (신수장을 보면)
신 (의미있게) 원로들을 잘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무영 네.
신수장 (다시 표정 풀며) 네 생각은 어느 쪽이냐? 이제까지처럼 인간들 속에 숨어 사는 것과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세상에 우리를 드러내는 것... 어느 쪽이야?
무영 (책임감으로 충복하는 느낌) 전 항상 어머니와 같은 생각입니다.
신 시연이 니 생각은?
시연 ......
신 같은 일족을 죽여야 하는 니 임무가... 때로는 버거울 텐데?
시연 생각 같은 거 없습니다.
신 ...없어?
시연 전 원로회에서 내린 명령만을 따를 뿐입니다.
신 전사로서의 명분만을 생각한다, 그거니?
시연 제가 맡은 일은 어쨌든 누군가를 죽이거나 해치는 일입니다. 그런 일에 어떤 명분이나 이유 같은 거, 굳이 두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필요해서. 해야 돼서 할 뿐입니다.
신 (의미 있는) 그럼... 인간을 죽이는 일은?
시연 (순간 멈칫하지만 곧 담담하게) 증거 인멸도 저의 임무 중에 하납니다. 달리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연을 보는 신수장의 표정, 대견하고 뿌듯하고
무영은 크게 표시를 내지는 않지만 감정까지도 애써 전사로 무장하려는 시연이 안스러운 듯한 시선이다.
잠시 후 신수장, 고대신화가 조각된 벽 앞에 멈춰서 회한이 깃든 시선으로 그 부조를 본다
불구덩이에 처넣어지는 구미호족의 모습과 인간의 간을 꺼내 제를 지내는 모습 등등...
신 난 어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마다 여기 서서 이 부조들을 본단다.
우리 구미호족이 인간들에 의해 참혹한 몰살을 당하기까지의 이 신화를...
가슴이 저미게 슬프지만 이를 악물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하거든
시연, 부조에 새겨진 다섯 전사의 무기들을 보면
신 신화에 따르면 이 무기들은 우리가 처음으로 인간의 간을 먹게 된 그날, 인간의 피로써 만들어졌다고 한다.
(intercut) 5개의 긴 홈에 중앙에는 구멍이 뚫린 석판.
홈을 따라 석판으로 흘러들어온 피, 중앙의 구멍으로 모여 아래로 뚝뚝 떨어져
그 아래 장검의 날을 타고 흐르고 이어 그 아래 쌍단도의 날로 이어지고
또 그 아래, 봉과 수리검, 요요로 마치 연결되듯 흘러내린다.
신 인간의 탁한 피로 물든 무기들이라 우리 구미호족의 심장에 박히면 바로 죽음이라는 거지. 그래서 대대로 너희 같은 전사들에게 물려지는 거구.
무영 (전사의 모습을 한 여자의 부조를 보면)
신 ...그건 천년호란다. 언젠가는 우리들이 예전처럼 천년을 살수 있게, 저주의 봉인을 풀어 준다는 천년호.
천년호의 부조를 보는 시연, 끌리듯 다가간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 손가락 끝으로 천년호를 어루만진다.
34. 시연네 집 전경
시연의 차, 언덕을 달려가면
차의 헤드라잇으로 앞쪽으로 시연의 집 전경이 보인다.
35. 시연네 집 앞
차를 세우고 내려서 낮은 울타리의 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서는 시연,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슬픈 시선으로 보다가 애써 시선을 거두고는 집안으로 향한다.
36. 시연 집
돌아가는 자동응답기.
남자 (소리) **가슨데요, 새로 이사 오셔서 가스설치 신청하셨죠?
내일 방문하려구 하는데 언제가 좋은지 연락 좀 주세요.
휑한 실내에 이삿짐 박스가 그대로 쌓인 실내.
그중 구석에 있는 작은 박스를 꺼내놓는 시연, 물끄러미 그 박스를 내려다보다가
떨리는 손으로 박스를 열면 회중시계 펜던트와 오려둔 신문 기사.
시연, 신문기사 조각을 들어 보면
-(INSERT) <엽기적 일가족 몰살>이라는 헤드라인에 시연의 집 전경 사진.
사망자의 사진으로 민우 부모와 민우(예전 이름 유현수), 민주(예전 이름 유지수)의 사진-
눈물 그렁해서 신문기사를 상자에 넣고 회중시계를 집어 드는 시연,
벽에 기대앉아 펜던트를 추억 어린 심정으로 보다가 뚜껑을 연다.
펜던트에서 흘러나오는 오르골 음악에
한쪽에 민우(12세)가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
(flash back)1.시연 집-촛불이 켜진 케?恙〈? <축 생일>
그 앞의 민우와 시연, 서로 각자의 선물 상자를 교환한 후 열면 똑 같은 펜던트가 들어 있다.
2.시연집 지하실-어두운 지하실 안에서 철창문으로 밖을 내다보고 있는 어린 민우와 시연, 겁에 질려 있다.
민우, 울음을 터뜨리려는 시연의 입을 틀어막는다.
3.시연 집 마당-지하실 문을 박차고 나와서 아빠를 향해 달려가는 시연.
자객, 시연을 향해 칼날을 들자 시연을 막아서며 대신 그 칼날을 가슴에 맞는 민우, 죽은 듯이 쓰러짐과 동시에 가슴 부근이 일자로 찢어지고
피가 흐른다
37. 입원실/다른 날/낮
가슴을 움켜쥐고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나 앉는 민우.
옆에서 새우잠 든 문형사도 같이 벌떡 일어나 반사적으로 총을 빼들고는 날렵하게 겨누면서
문 경찰이다. 꼼짝 마.
문 형사, 정신 차리고 보면
붕대로 둘러진 가슴께를 움켜쥐고 땀 흘리며 앉아있는 민우.
문 (반가운) 강민우, 정신이 드냐? 간호사! (문으로 가려하면)
민우 (문형사의 손잡고 힘겹게) 어떻게...?
문 폐차에 깔렸잖아. 기억 안 나?
민우 ....
문 다행히 그 폐차가 껍데기만 있는 거라서 살아 난거야, 너.
순간 기억해내려 애쓰는 민우, 두통으로 이마를 짚으며 찡그리는데
(intercut) -민우의 가슴에 손을 찍어 넣던 조직원3의 모습,
뒤로 넘어지는 자신을 향해 손을 뻗던 시연의 실루엣
순식간에 민우의 몸을 덮친 폐차-
황당하고 기가 막히는 민우,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들이라 혼란스럽다.
문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현장은 개박살 나 엉망진창에, 용의자들은 다 죽고, 넌 차에 깔리고..
민우 ...다 죽어요?
문 너만 빼고 다...
민우 얼마나 됐어요? 내가 정신 잃은 거?
문 이틀.
민우 (상황정리를 하려고 잠깐 골몰한다)
문 (걱정 돼서) 의사 부를까?
민우 선배?
문 왜?
민우 ...아니에요. 내가 먼저 좀 정리를 하구, 그때 말할게요.
문 (심상치 않음에) 그냥 말 해, 뭐야?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
민우, 사건에 대해 뭐라고 말하나 싶어 갈등하는데
핸드폰 소리.
문형사, 한쪽에 벗어놓은 민우 옷에서 핸드폰 꺼내 발신인 본다.
문 헉, 민주다. (핸드폰 건네면)
민우 (통화) 여보세요. 아무 일도 없어. 잠복근무 중이라 전화 못 받은 거야 점심? 내가 바뻐서...(소리 지르는지 귀에서 수화기 뗐다가 다시 통화) 알았어. 데리러 가면 되잖아. (문형사에게 핸드폰 건네며) 바꿔 달래요.
문 (찔끔하며 통화) 어, 민주니?(변명하는) 걱정마. 내가 니 오빠, 밥 때 맞춰 잘 먹이고 가끔 잠도 재우고 있거든. 나만 믿어, 그럼!
문, 통화하며 민우 보다가 눈이 휘둥그레해진다.
어느새 빠르게 사복으로 갈아입고 있는 민우.
38. 병원 복도
사복의 민우, 병실을 나와 성큼성큼 가는데
뒤좇아온 문 형사, 민우를 잡는다.
문 왜 이래? 몸도 성치 않은데.
민우 직접 현장에 가봐야겠어요.
문 가 봐야 다 치웠을 텐데.
민우 그래도 가봐야겠어요.
문 보고서는? 뭐라고 쓰냐구?
민우 나중에... 내가 알아서 할께요. (문형사를 제치고 가버린다)
문 (이 가는) 으.. 또 알아서 한대네. 저 자식을 증말!
39. 지하창고
민우와 문형사, 폴리스 라인을 넘어 들어온다.
현장감식을 하고 있는 감식반원들.
문 (감식반에게) 현장 감식 끝냈던 거 아냐?
감식 2차 감식 나왔어요. 이상한 점이 너무 많아서.
민우 이상한 점이라뇨?
감식 일단 살해흉기가 모호하구요, 혈액에서 DNA 검사를 했는데 사망자들것과 일치하지 않는 게 나왔거든요.
민우 어디서요?
감식 (가르키며) 저기요.
민우, 그 지점 보는 위로
(FLASH BACK-불분명한 화면) 조직3에게 찔려 피를 흘린 랑.
감식 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이 재는 성분 분석이 안 되구요.
민우, 감식반이 채취비닐에 담긴 재를 보여주면
(FLASH BACK-불분명한 화면) 시연의 단도에 찔려 먼지처럼 흩어져버리던 조직3의 모습.
골똘해진 민우를 툭 치는 문형사.
문 왜 그래?
민우 (감식반에게) 지문대조 결과는요... ?
감식 사망자들하구 강형사님의 지문이 다예요.
문 (날카롭게) 왜, 누가 또 있었던 거야?
대답 없이 다시 한번 현장을 보는 민우.
40. 자연사 박물관 전시관
거대한 공룡 화석의 전체 뼈가 전시되어 있고
그 앞에 단정한 슈트차림의 시연이 견학 온 아이들을 데리고 설명을 하고 있다.
시연 여기 이 공룡은 티라노사우루스야. 지금으로 말하면 공룡들의 대장쯤 되는 놈인데. 다른 동물들을 잡아먹느라고 몸이 크고 이빨이 날카로와. 보이지?
아이들, 우르르 공룡 앞에 서서 구경을 하는데
시연, 그 중에 키 작은 아이가 잘 보려고 고개를 빼고 까치발을 서자
아이에게 다가가 안아 올려 공룡을 잘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이때 두리번거리며 해매고 있는 야구모자 쓴 민주에게 다가오는 직원.
직원 어딜 찾으세요?
민주 예, 저... 직원사무실을 찾는데요
직원 무슨 일로?
민주 아르바이트 면접 보러 왔거든요.
직원 아, 따라 오세요.
직원을 따라가는 민주, 아이들과 웃는 시연을 무심히 보고는 지나간다.
41. 박물관 앞
민우, 두리번거리며 오고 있는데
시연, 유치원선생님과 아이들을 인솔하고 정차해있는 버스로 온다.
이때 신발 끈이 풀린 걸 본 민우, 고개 숙여 신발 끈을 묶고
시연은 아이들과 민우를 스쳐 지나간다.
민우, 신발 끈 다 묶고 고개를 드는데
뛰어온 민주, 민우의 등에 팍 업힌다.
민주 오빠!
민우, 다친 가슴상처로 <윽!>하며 비틀거리며
민우 야, 못난이. 오래비 죽일래?
민주 (휘청이는 민우 잡아주고 흘기며) 으이구, 뭐가 그렇게 부실하냐.
도대체 경찰에서는 당신을 왜 뽑은 거래? 국민들 세금을 낭비하는 것도 여러 가지야, 하여튼.
민우 세금도 안내는 주제에... 떡볶이든 튀김이든 빨리 먹자. 바뻐.
민주 (샐쭉) 동생을 오랜만에 만났으면 기숙사 생활은 어떤가.. 몸은 건강한가... 그런 거 묻는 게 예의 아냐?
민우 (엉망인 얼굴 들이밀며) 봐 봐. 내가 지금 예의 차리게 생겼냐?
민주 (민우 얼굴 상처 만지며) 맨날 얻어맞고 쥐어터지고.. 이게 삼류 양아치지..
뒷머리 떡진 거 봐라. 으, 드러. 내 모자라도 써.(머리로 손 가져가다가)
앗, 모자 두고 왔다. (안으로 뛰어가는)
민우 야!
민주 승질내지 말고 이참에 공룡하구 인사라도 좀 하구 있어...
(배낭을 민우에게 휙 던지고 마구 뛰어간다)
기막힌 민우, 뛰어가는 민주가 귀엽다.
이에 민주의 배낭을 걸머지고 안으로 들어가는 민우.
42. 박물관 로비
거대한 공룡 뼈로 다가가는 민우, 신기한 듯 본다.
이때 들어오는 시연, 공룡 뼈를 지나가다 무언가를 보고 민우의 반대편 쪽에 멈춰 선다.
화석 받침대에 놓인 아이들이 놓고 간 사탕 껍질을 집어 드는 시연.
공룡 화석을 가운데 두고 그 뼈 사이로 마주칠 듯 마주칠 듯 시선이 점점 다가서는 민우와 시연.
민주 (소리) 오빠!
이때 민주 쪽으로 얼굴을 돌려 버리는 민우.
민우는 민주 쪽으로... 시연은 안쪽으로...
(부감으로) 공룡 뼈를 가운데 두고 스쳐지나가는 두 사람.
43. 무영회사 현관
세련되고 웅장한 빌딩.
사준이 차에서 내리면 경비가 인사를 하고 깍듯이 안으로 모신다.
44. 무영회사 로비
사준, 전용 엘리베이터로 가면
경비, 버튼을 눌러주고 사준이 타자 다시 한번 인사한다.
엘리베이터 문 닫히려는데 <잠깐만요!>를 외치며 한 남자가 뛰어오면
남자를 막아서는 경비, 고개를 저으며 옆의 엘리베이터를 손으로 가르킨다.
남자, 뭐야!하는 표정으로 보면 사준이 탄 엘리베이터 문이 가차없이 닫히고 있다.
45. 무영회사 건물 전경
전면통유리로 밖을 바라보는 사준이 탄 엘리베이터가 위로 올라가면
그 옆으로 보이는 각 층마다의 직원들, 복닥거리며 정신없이 움직이며 업무를 보고 있다.
잠시 후 최고층에서 엘리베이터 멈춰서고 내리는 사준.
46. 무영 집무실
전면 유리창으로 쏟아지듯 들어오는 노을.
그 노을을 뒤 배경으로 첼로를 연주하고 있는 무영의 실루엣.
무영, 맨 발에... 몸의 선을 따라 흐르는 헐렁한 마 바지, 상의는 벗은 채다.
젠 스타일의 실내로 한쪽에는 커다란 책상뿐이다.
사준이 들어오지만 연주에 몰입한 무영은 연주를 멈추지 않고
사준은 무영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태도로 기다린다.
곧 연주곡을 서서히 끝내는 무영, 첼로를 한쪽에 치운 후 헐렁한 셔츠를 입고 사준을 보면
사준 (다가서며) 좋다. 오랜만에 들으니까.
무영 그래?
사준 아직도... 첼로에 미련이 있는 거야?
무영 ...아니, 전혀. (씁쓸한 웃음) 손가락 운동이야, 검을 잘 다루기 위한.
사준 (깊게 보는)
무영 (감정 추스르고 다시 사무적으로) 무슨 일이야?
사준 경찰청에서 들어온 정보야. 이틀 전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가 하나 살아있단다.
무영 (차가와지는 표정)
사준 경찰인데, 지금 조사한다고 여기저기 찔러보는 모양이야.
무영 뭘 알아냈는데, 그 경찰이?
사준 아직은 아니지만... 놔두면 골치 아플 거 같다.
무영 (생각에 잠기는)
시연이 들어와 무영과 사준에게 다가온다.
시연 부르셨다구요?
무영 (책상에서 서류 건네주며) 장기밀매 조직에 관한 것들이야.
시연 (서류 받고 무영 보면)
무영 뒤에 엄청난 힘과 돈을 가진 자들이 있는 게 틀림없어. 그들이 누군지 알아봐. 사준 ...원로위원들을 의심하는 거니?
대답 없이 돌아서 뒷짐 지고 전면창의 노을 보는 무영.
그런 무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시연.
47. 국과수 전경
출입문을 통과해 들어가는 민우의 낡은 차.
48. 부검실
조직1의 사체가 놓인 베드 앞에 서 있는 민우와 검시관.
검시관, 사체의 살점과 뼈가 부서진 가슴 부분을 가르키면
화면 빠르게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위로
검시관 사람의 손힘으로는 이렇게 늑골을 박살낼 수가 없어요. 게다가 도구를 사용하지도 않았다는 거죠. 동물의 날카로운 발톱으로 파고 들어간 것 같은데.
민우 발톱이요?
검시관 네. 맹수에게 공격당했을 때 상처와 비슷하거든요.
민우 (중얼) 그래서 지문이 안 나온 건가? 어떤 장기를 노린 겁니까?
검시관 음... 간하구 쓸개 쪽입니다.
민우 (골똘해지다가 조직1 뺨의 상처를 보고) 이 상처는 뭐죠?
검시관 긁힌 거 같아요. 성분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피부조직으로 보면 날카롭고 빳빳한 종륜데.. 음...코팅이 돼 있는 거 아닐까 싶네요. 트럼프나 신용카드, 뭐 그런 것들요.
민우 트럼프...신용카드?
검시관 참,..(채취 봉투 안의 깃털을 들어 보이며) 사체 바지에서 나온 깃털입니다. 비둘기 깃털인데, 야생은 아니구, 관상용일 겁니다.
채취 봉투를 들어 하얀 깃털을 유심히 보는 민우.
49. 신단 전사 훈련장/밤
채이와 얘기를 나누고 있는 시연.
랑은 헤드폰 쓴 채 랩을 읊조리고 있다.
채이, 랑을 흘겨보자 아예 채이 보란 듯 율동까지 하는 랑.
채이 (이 지그시 악물고) 집중 좀 해줄래?
랑 너나 집중해. 난 다 들리니까.
시연 알아본 바로는 오상훈이라는 작자가 공급책이라고 해.
랑 오상훈?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데.
채이 강주선 위원 애인이자 연예기획사 실장
랑 아, 그 얍실하게 생긴 놈?
시연 연예인들 파티를 중심으로 장기를 은밀하게 거래한다는 정보가 있어.
또 여자들도 몇몇 실종도 됐구.
랑 오상훈이가 여자들을 납치해서 장기를 빼냈다는 거야?
시연 어쩌면...
채이 (자신만만) 잘 됐네. 강위원쪽 파티, 내가 맡았거든. 거기서 잡아내면 되겠다.
시연 섣불리 건드릴 일 아냐, 채이야.
채이 (팩) 뭐, 섣불리? 내가 섣부르다는 거야?
시연 지금은 뿌리를 찾기 위해 달콤한 물을 뿌려줘야해.
중요한 건 오상훈 뒤에 누가 있느냐니까.
채이 (도전적인) 그래서 나한테 뭘 하라는 건데?
시연 오상훈 뒤를 내가 좇을 수 있게... 강위원의 시선을 돌려줘.
랑 (놀라는) 강위원이 걸려있어?
시연 (냉철하게) 그걸... 알아내야해. 누가 걸려있는지.
50. 경찰서 문서 보관실/다른 날/낮
대량의 문서가 보관되어 있는 서고식 실내.
민우, 박스들을 가져와 쌓아놓고는 박스 안에서 파일들을 꺼낸다.
파일들 표제마다 <미제살인사건>이라고 써 있다.
파일들을 마구 넘겨 체크하며 분류해 놓는 민우.
(시간경과)
파일을 쌓아놓고 보는 민우.
민우, 파일들을 펼쳐놓고 형광펜으로 공통점으로 적출된 장기를 체크하면...
서류들마다 있는 항목 <간>
(시간경과)
컴퓨터 모니터로 살인이 일어난 날짜를 입력해서 음력으로 환산하는 민우.
환산되는 날짜들마다 음력 *월15일.
민우 공통으로 없어진 장기는 간... 살인사건 날짜는 늘 음력 15일... (골똘해진다)
51. 조직1 오피스텔
민우, 한발 한은 채로 술병과 휴지, 엎어진 재떨이 등으로 지저분한 집안을 수색하고 있다.
책상도 뒤져보고, 서랍도 뒤져보는 민우, 장식장으로 시선을 주면
장식장에는 죽은 조직1의 사진이 담긴 액자들.
액자의 사진들 속을 보면 조직1이 여자들, 혹은 친구들과 **클럽 안에서 찍은 모습.
이에 민우, 유심하게 사진들을 살피면 공통적으로 뒤 배경에 보이는 <**클럽> 간판 로고.
52. **클럽 앞/밤
문 앞의 건장한 남자 1,2가 오는 사람들에게 초대장을 받아 확인하고 안으로 들여보낸다.
다가오는 민우, 그냥 안으로 슥 들어가려고 하는데
잡는 남자1,2.
남자1 (민우 차림새에 꼬나보며) 초대장 있어요?
민우 (빙글) 없는데요. (지갑에서 얼른 돈 꺼내 쥐어주고 윙크)
남자1 (코웃음) 여기 그런데 아니거든요.
민우 그런데라뇨?
남자1 아자씨 같이 허술한 사람이 오는 데가 아니라구요.
민우 (황당) 저기 잠깐만...
남자2 (민우 가슴 팍 치며) 가쇼, 빨리.
민우, 남자2의 멱살을 잡고 몸싸움 하려다가 입장객들이 자신을 흘깃거리자
싱긋 웃으며 남자2의 멱살을 놓아주고는 돌아서 가는 것과 동시에
화사한 드레스 차림의 시연과 턱시도의 랑이 다가오고
남자1, 인사하며 정중하게 문을 열어준다.
53. 클럽 뒤
뒷문을 살피는 민우, 그러나 뒷문을 지키는 기도들로 인해 들어가기 어려운데
이때 문 가까이에 서 있는 배달 차를 보게 되는 민우.
배달원, 주류 박스를 들고 뒷문으로 가면
통과시켜 안으로 들여보내는 기도들.
민우, 몸을 낮춰 배달 차 뒤로 가서는 주류박스를 어깨에 짊어진다.
그리고 뒷문으로 가면 민우를 슥 훑어보는 기도들.
민우,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휙하니 기도들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54. **클럽 안/밤
퍼져 오르는 드라이아이스와 곳곳에 밝혀진 횃불, 끈적이는 음악,
파티 차림의 사람들로 몽환적인 느낌이다.
사람들 속의 채이에게 다가가는 랑과 시연.
채이, 시연에게 눈짓으로 화장실 쪽을 가르키면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 그리로 가는 시연.
랑과 채이, 곧 미소로 사람들과 인사하며 주위를 살피는데
이때 사람들이 쫙 갈라지며 길을 트면
꽃미남들을 거느리고 들어오는 강주선, 대모답게 사람들에게 일제히 인사를 받는다.
무대 위로 올라가는 채이.
채이 안녕하세요. 파티 플래너 손채이입니다.
손님 (박수)
채이 오늘 우린 은막의 지지 않는 별, 강주선 선생님의 데뷔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손님 (환호)
채이 (강주선을 향해) 선생님.
사람들의 환호성과 박수에 무대 위로 당당하게 오르는 강주선.
무대 밑으로는 두리번거리며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는 민우와
민우 반대편으로 뺨에 난 상처를 긁적이며 여자들과 웃고 떠드는 오상훈.
55. 여자 화장실
시연, 들어오면
속닥이다가 말을 멈추는 여자1,2.
시연, 부스로 들어가자
다시 은밀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는 여자1,2.
여자1 오상훈한테 잘만 보이면 한 끗발에 스타 되는 거야. 별명이 스타 제조기잖니.
여자2 (갈등하는)
여자1 뒷문에서 기다린댔어. 이쁘게 하고 가라.
여자1, 나가고
여자2는 결심한 듯 백에서 립스틱 꺼내 화장을 고치는데
부스에서 나오는 시연, 여자2 옆으로 가 손을 씻는다.
시연, 거울을 통해 여자2와 눈이 마주치자
손가락으로 여자2의 눈을 향해 물방울을 튕겨 날리고
여자2, 놀라 눈을 질끈 감으면
여자2의 혈을 눌러 기절시키는 시연.
시연, 기절한 여자2를 청소용품이 있는 부스 안에 넣고 문을 닫는다.
56. 클럽 안
무대 위의 강주선, 축하 케익의 촛불들을 끄면
사람들, 여전히 환호를 보낸다.
채이, 랑이 있는 DJ박스로 신호를 보내면
흥겨운 음악에 스크래칭을 입혀 믹싱하는 랑.
사람들, 실내를 꽉 채운 리듬에 맞춰 술렁이며 춤을 추는데
여자1, 오상훈에게 다가가 속삭인다.
무대 위의 채이, 빙글 웃으며 슬그머니 뒷문으로 가는 오상훈과
마찬가지로 뒷문으로 가는 시연을 본다.
이에 채이, 음악에 맞춰 뇌쇄적인 웨이브와 도발적인 포즈로 춤을 추며 강주선에게 다가가
강주선의 시선을 자신에게로 돌린다.
사람들, 열광하며 채이를 보는데...
오상훈의 맞은편에서 오는 민우, 오상훈과 막 스쳐 지나려는 찰나
짧은 순간 오상훈을 비치는 사이키 조명 때문에 오상훈 뺨의 상처를 보고 멈춰선다.
사라지는 오상훈을 바라보는 민우.
57. 클럽 뒷골목
시연, 다가오는 오상훈을 본다.
오상훈 (시연 쓱 훑어보고 만족한) 조용한데 가서 얘기하지.(시연 어깨에 팔을 두르는)
시연 (단숨에 오상훈을 처치하고 싶지만 꾹 참고 오상훈이 이끄는 대로)
오상훈, 까맣게 코팅된 차 문을 열어 시연을 조수석에 태우고 운전석으로 가려는데
이때 뛰어오는 민우, 오상훈을 본다.
민우 잠깐만요.
오상훈 (보면)
민우 (다가와) 김도철씨, 알죠?
오상훈 (순간 당황하나 애써 태연하게) 누구?
민우 (오피스텔 장식장에 있던 조직1 사진 보여주면)
오상훈 (버럭) 당신 뭐야?
민우 (알지 않냐는 표정으로) 경찰! (신분증 척 보이는)
오상훈은 긴장해서 사색이 되고
차 안의 시연은 경찰이 끼어든 상황이 낭패라 입술을 악문다.
민우 (오상훈 뺨의 상처 가르키며 떠보는) 어이구, 김도철보다 긁힌 상처가 더 깊네. 최근에 긁혔나봐?
(빙글) 살벌하게 긁힌 걸 보면 트럼픈가, 신용 카든가?
사면초가의 오상훈, 나이프를 꺼내 들고
동시에 민우도 총을 꺼내 겨눈다.
그러자 오상훈, 조수석문을 확 열어 시연의 목을 잡고 끌어낸다.
미처 시연이 있었다는 걸 알지 못한 민우, 당황해서 보면
오상훈 (칼을 시연 목에 대며) 가까이 오지마.
섣불리 오상훈을 처치할 수 없는 시연, 난감해서 그대로 있으며 앞의 민우를 본다.
순간 권총을 겨누고 있는 민우를 알아보는 시연, 놀라 눈이 커진다.
죽은 줄 알았던 민우가 눈 앞에 있음에 너무 당황스럽고 놀란 시연,
민우를 보며 자신의 혼란스런 감정을 드러내는 표정이 되고...
민우는 그런 시연이 공포에 질린 것이라고 생각해서 시연을 안심시켜야 한다는 초조감이 앞선다.
민우 (부드럽고 낮게) 침착해요.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 침착....
시연 .....
민우 여자는 놔 줘.
오상훈 웃기고 있네.
오상훈, 칼로 시연의 목을 위협한 채 운전석으로 옮겨가고
민우는 총을 겨냥한 채 따라간다.
오상훈 (시연에게) 문 열어.
천천히 차문으로 손을 뻗는 시연, 차문을 확 열어 문으로 오상훈을 강타한다.
그러자 오상훈에게 달려드는 민우.
시연을 민우에게 확 밀쳐버리는 오상훈, 칼을 마구 휘두른다.
그 와중에도 민우의 시선 피해서 칼날을 잡는 시연.
칼을 떨어뜨리고 마는 오상훈.
민우와 시연, 함께 밀려 넘어지자 오상훈은 뛰어 달아난다.
얼른 시연의 손을 잡아 부축해서 일으키는 민우.
민우 괜찮아요?
시연 ...네.
민우 (피 흐르는 시연 손바닥 보고) 이런...
민우, 다짜고짜 시연의 손바닥을 눌러주면
시연, 민우와 얽힌 기막힌 상황과 만남에 민우를 뚫어지게 볼 수밖에 없는데
묶을 걸 찾아 두리번거리던 민우, 순간 생각난 듯 뒤돌아서 웃통을 올리고 가슴의 둘러진 붕대를 찢어내 피가 나는 시연의 손바닥을 쳐매 준다.
시연, 민우에 펜던트에 대한 궁금증으로 펜던트를 찾아 민우 목 부근을 보지만 옷으로 가려져 펜던트가 보이자 않는다.
민우 여기 있어요. 알았죠? 가만히 여기 있어요.
시연 ...
그리고는 오상훈이 도망간 쪽으로 냅다 뛰어가는 민우.
그 모습 보는 시연, 냉철한 표정으로 변한다.
58. 거리
미친 듯이 뛰어오는 민우, 오상훈의 흔적을 찾지만 여기저기 둘러보지만
지나가는 행인들 뿐....
59. 뒷골목
헉헉거리며 뛰어오는 민우, 시연이 있던 자리로 오지만... 시연 또한 없다
61. 무영 집무실
돌아서 전면 창으로 달을 보고 있는 무영과 무영 뒤에 서 있는 다섯 전사들.
무영 그 경찰이 거기까지 왔다....
사준 어떡할까?
무영 ....
채이 내가 처리할께. 경찰 하나쯤이야, 웃기지도 않지, 뭐.
무영 (돌아서 시연을 보는 시선 엄하고도 차갑다)
시연 (당당하고 차분하게) 제 일이니까 제가 가겠어요.
채이 (시연을 확 노려보는데)
무영 (시연을 보기만)
시연 (무영과 시선을 똑바로 맞추며 결연하게) 제가 가겠습니다.
62. 엘리베이터
앞만 보고 있는 시연, 문득 흰 붕대가 감겨진 손을 내려다본다.
그러다 민우를 처치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붕대를 팍 풀어헤치는 시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붕대를 뒤로 던지고는 내려 버린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흰 붕대 조각.
63. 민우 집 앞
민우의 낡은 차가 서고 민우가 내려 집으로 향한다.
64. 민우 집 안
커다란 체육관식의 실내에 한쪽에는 샌드백이 걸려있고
그 반대편으로 덜렁 매트리스 하나가 놓여있다.
매트리스에 앉아 윗옷을 벗은 민우가 가슴의 상처에 붕대를 감고 있다.
이때 뒤에서 민우의 목을 조이며 단도를 치켜드는 시연,
얼굴을 반쯤 가리는 베일 쓰고 있다.
민우를 향해 달려드는 시연이 모습 살기가 뿜어져 나오고...
민우, 칼을 든 시연의 팔을 잡아 막아내는데 역부족이라 안간힘을 쓴다.
민우의 만만치 않은 대항에 민우를 앞으로 확 밀쳐내는 시연.
샌드백에 부딪히며 털썩 넘어지는 민우, 하지만 민첩하게 몸을 굴려
시연의 칼을 겨우 피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시연, 뛰어올라 천정에 드러난 배관을 붙잡고 철봉회전 하듯 몸을 돌려
민우의 가슴을 걷어찬다.
바닥에 나가떨어지는 민우.
단도를 민우의 가슴을 향해 치켜들고 배관 위에서 뛰어 내리는 시연....( 엔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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