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외전 2부
방송일: 20040720
동영상 : 줄거리:
구미호 외전 -2부-
1. 민우네 집 안/밤
바닥에 나가떨어지는 민우.
단도를 민우의 가슴을 향해 치켜들고 뛰어 내리는 시연,
민우의 가슴을 깔고 앉아 단도를 민우 심장에 내리 찍는데
민우 목에 걸려있는 회중시계 펜던트를 본다.
순간 펜던트에 시선을 주며 멈칫하는 시연과
시연의 허점에 반격을 하는 민우.
하지만 민우는 곧 시연에게 공격을 당하는데...
어느 순간 시연과 얼굴을 맞대고 승부를 펼친다.
민우, 베일로 반쯤 얼굴을 가린 시연이기에 얼굴을 알아보지는 못하지만
서로에게 밀착되어 상대를 느끼며 승부를 하는 민우와 시연.
2. 민우 집 앞
휘파람 불며 오던 문형사,
순간 창을 통해 민우가 사정없이 시연에게 몰리는 모습을 보고는 권총을 꺼내들고 문을 향해 힘껏 몸을 날리는데... 도로 튕겨져 나와 휘청인다.
3. 민우 집 안
대결을 멈추고 동시에 문 쪽을 보는 시연과 민우,
당황한 시연이 미처 민우를 제거하기도 전에
다시 한번 쿵!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잠긴 문이 팍 열리면서
앞으로 고꾸라지듯 권총 든 팔을 허우적대며 황급히 뛰어 들어오는 문형사.
동시에 시연의 베일로 손을 뻗어 벗겨 내려하는 민우.
시연, 민우의 손을 쳐내고 민우의 얼굴을 후려치자
애써 얼른 중심을 잡고 시연을 향해 권총을 겨누고 다가오는 문형사.
문형사 경찰이다. 칼 버려!
아랑곳없는 시연, 민우 목에서 펜던트를 확 잡아채려는데
시연의 손을 결사적으로 막는 민우.
시연과 민우, 서로의 팔을 잡고 강렬하게 서로를 쳐다보다가
시연이 민우에게 강한 칼날을 휘두른다.
단숨에 문형사 쪽으로 나가떨어지는 민우.
홀연히 천정 위로 뛰어올라 밖으로 몸을 날려 사라지는 시연.
문형사 거기 서!
문형사, 멀리 사라지는 시연을 겨냥하고 발포하려는데
어느새 앞으로 불쑥 와 문형사 총을 잡는 민우.
문형사 (깜짝) 뭐야, 이 자식아?
민우 (아파 인상 쓰며) 지붕에 구멍 내면... 비 새잖아요.
문형사 (버럭) 미친 놈. 니 머리통 날릴 뻔 했잖아!
이때 맞은 가슴을 움켜쥐며 한쪽 무릎이 꺾이는 민우와 얼른 부축하는 문형사.
고통으로 인상 쓰는 와중에도 시연이 사라져간 방향을 다시 보는 민우.
4. 민우 집 앞
민우 집이 내려다보이는 곳의 가로등.
민우 집을 바라보고 있는 시연,
그럴 리 없다는 부인 속에서도 민우일지도 모른다는 더 큰 기대감으로
부는 바람에 흔들리는 시연의 옷자락과 머리칼만큼 시연의 눈빛도 흔들리고 있다.
5. 민우 집 안
냉장고에서 생수 병을 꺼내 민우에게 던지는 문형사.
벽에 기대앉은 채 생수 병을 받는 민우.
문형사 (기막힌) 보고도 없이 몇일씩이나 결근하더니.. 고작 한다는 말이, 뭐?
산 사람의 간을 꺼내 먹는 남자를 아까 그 여자가 칼로 푹 찌르니까 남자가 먼지처럼 부서져 버렸다구? 참, 나...뻥을 쳐도 그렇게 엽기로 치냐.
민우 (물만 마시는)
문형사 (실눈 뜨고 민우 바로 앞에 얼굴을 들이대며 ) 강민우, 너...
민우 (생수 통으로 문형사 얼굴 밀어내면)
문형사 너... 쪽 팔려서 그런 거지? 여자한테 맞아서 묵사발 되니까.
민우 선배도 봤잖아요. 그냥 여자가 아니라 무술의 고수!
문형사 (갸웃) 그렇긴 한데...그럼 대체 그 여자는 뭐야? 장기 밀매원도 아니고. (펄쩍) 널 죽이려고 여기까지 온 걸 보면 또 다른 조직?
민우 ......
문형사 (다시 탐색의 눈초리)근데 왜 너... 내가 그 여자 못 쏘게 내 총 앞에다 머리를 디민 거냐?
민우 (스스로도 이상하다해서 잠깐 골똘해지는)...그러게. 왜 그랬지?
문형사 (흘기며) 그러니까 보고서를 써. 깔끔하게 정리를 하란 말야.
참고로 이반장이 보고서를 내던지, 니 목을 내던지 하란다.
그나저나 파스 어딨냐? (어깨 문지르며 욕실로) 너무 살벌하게 부딪쳤어.
욕실로 가는 문형사를 보다가 머금었던 웃음기 지우는 민우,
목에 걸린 펜던트(긁힌 자국이 있는)를 내려다본다.
(intercut) 민우 목의 펜던트를 보고 순간 멈칫하는 시연.
느낌이 묘한 민우, 가만히 목의 펜던트를 꼭 쥐고는 아릿한 표정이 된다.
6. 무영 집무실
첼로 현을 튜닝하고 있는 무영.
이때 들어오는 사준, 채이, 랑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급하게 무영에게 다가선다.
사준 시연이한테 연락이 안돼.
무영 (무표정하게 튜닝하는)
사준 심각한 사태일지도 몰라, 연락이 끊긴 걸 보면.
무영 ....
랑 (답답하다) 이런 적 한번도 없었잖아. 찾아봐야겠어.(가려하면)
무영 놔둬.
채이 (날카롭게 보며) 왜? 시연이가 실수라도 한 거라면 우리한테 치명적일수도 있는 일이야. 그전에 수습하는 게...
무영 아무 일 없어.
채이 오빤... 아는 거야, 시연이가 어딨는지?
대답 대신 활을 들어 첼로를 연주하는 무영.
무영의 표정으로 마음을 읽는 사준, 조용히 채이와 랑을 데리고 나간다.
나가면서도 무영을 돌아다보는 채이,
무영과 시연만의 감정 선이 있다는 사실에 열패감이 느껴진다.
다들 나가고 나면 문득 연주를 멈추는 무영.
(intercut) 1부 폐차장에서 기절하며 뒤로 넘어지는 민우에게 손을 뻗는 시연.
불안한 느낌으로 그 자세 그대로 골똘해지는 무영.
7. 시연 집 안
컴퓨터 모니터로 보이는 오래전 기사들, 주루룩 넘어가다 순간 어느 한 지점에서 멈춘다.
<의문의 일가족 몰살 살해 사건>의 헤드라인 밑에
<아들인 유현수(12세)는 **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소생술을 받았으나 이미 사망한 후>라는 기사가 보인다.
사망자로 민우, 민주와 민우 부모의 사진이 보이고...
민우의 사진. C.U
그 사진을 어루만지는 떨리는 손, 시연이다.
어두운 실내에 노트북 불빛으로 보이는 시연,
절망적인 기사지만 아직은 민우 생존에 대한 희망으로 입술을 꼭 깨문 채 슬픔을 삭인다.
8. 병원 원무과/다음 날/아침
직원과 얘기중인 시연, 절실하다.
직원 진료 기록은 개인적으로 보여 드릴 수가 없는데..
시연 제가 알고 싶은 건 사망사실이 확실한지 그겁니다.
직원 뭐, 신문에 기사가 그렇게 났다면 확실한 거 아니겠어요?
시연 (사정하는) 도와주세요.
직원 (시연의 처연함에 가여워 보면)
시연 부탁 드립니다.
직원 (컴퓨터 앞으로 앉으며) 그게 언젠데요?
시연 (안도의 표정으로) 91년 7월..
직원 (말 자르며) 아이구, 어쩌냐.
시연 (불안의 시선)
직원 92년에 병원에 불이 나서 그전에 진료기록들은 모조리 다 타버렸어요. 전산으로 백업도 안 해뒀구..
시연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는다)
직원 아, 그때 근무했던 분이 계시긴 한데. 아실래나?
9. 병원 일각
간호사 알아요, 그 일가족 살인사건.
긴장한 표정의 시연, 간호사를 보고 있다.
시연 (지푸라기도 잡는 심정으로) 기억하세요?
간호사 그럼요. 그때 지하철 폭발사고 응급환자들까지 겹쳐서 난리도 아니였어요.
그 와중에도 남자 애를 살려보겠다고 다들 매달렸는데...
시연 ....
10. 초등학교 전경
텅 빈 운동장...
처연하고도 슬픔 가득해서 운동장을 바라보는 시연의 위로...
간호사 (소리) ...죽었어요.
11. 교실 복도/현재-과거
창가로 햇살이 비춰 들어오는 가운데 천천히 걷고 있는 시연,
추억과 그리움 가득한 시선으로 앞으로 길게 이어진 복도를 바라보면
어린 시연(12세)을 한쪽으로 몰아놓고 놀리는 남자 아이들이 보인다
매섭게 째려보는 시연.
이에 아이들은 더 신나 시연의 머리칼을 훽훽 쳐가며 혀를 내밀고
파르르한 시연은 가방에서 필통을 꺼내 아이들을 겨냥해 힘껏 던진다.
아이들, 그 순간 양쪽으로 갈라지며 필통을 피하면
지나가다 시연 쪽으로 시선을 돌린 민우(12세)의 얼굴 정면에 퍽 맞는다.
시연이 놀라 보면 민우의 코에서 주루룩 흘러내리는 피.
아이들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당황한 시연은 크게 울음을 터뜨리고,
황당한 민우는 말갛게 시연을 보는데
출석부 들고 오는 선생님, 우는 시연과 코피 난 민우를 보고 엄한 인상이 된다.
민우, 억울해서 자신이 시연을 울린 게 아니라고 손을 젓지만
더욱 크게 우는 시연.
(시간경과)
나란히 앉아 두 팔을 들고 벌을 서는 시연과 민우(코피 난 코에 휴지를 막은).
미안하고 창피해서 민우를 보지 못하는 시연과 빙글거리며 시연을 계속 쳐다보는 민우.
시연, 민우의 시선에 순간 긴장해서 딸꾹질이 나온다.
계속되는 딸꾹질에 시연은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데
이에 민우, 시연 옆으로 슬쩍 다가앉고...
민우가 다가앉자 흘겨보는 시연.
민우, 갑자기 손을 내려 시연의 귀 뒤로 손을 스치고 손바닥 펴 보이면 동전이 있다.
아직도 손을 머리 위로 든 시연, 휘둥그레져 민우를 보는데
민우, 다시 손을 접어 시연의 코를 스치고는 손바닥 펴 보이면 없는 동전.
신기해서 보던 시연, 순간 민우와 시선이 딱 마주치면
민우 이제 딸꾹질 안한다.
시연 (어, 그렇네!)
머리 위로 올린 시연의 손에 동전을 쥐어주며 환한 미소로 시연을 보는 민우.
민우 안녕. 난 유현수야.
12. 운동장
시연, 가방을 휘적이며 터벅터벅 걷는데 자전거 벨소리.
시연, 보면 자전거를 타고와 멈추는 민우다.
민우 나한테 미안하지?
시연 (새침하게 보면)
민우 (자신의 코 가르키며) 미안할 텐데...
시연 (팩) 그래서 뭐?
이에 자전거 안장을 툭툭 쳐보이는 민우.
13. 가로수 길
자전거 뒤에 민우를 태우고 낑낑대며 페달을 밟는 시연, 땀이 송글해서 돌아보면
한 팔은 시연의 허리를 잡고 다른 한 팔은 크게 뻗어 바람을 가르는 민우,
크고 밝게 웃고 있다.
14. 몽타쥬
1. 시연네 현관- 시연 현관문을 열면 시연 앞으로 불쑥 풍경을 내미는 민우.
민우 손에 들려 딸랑거리는 풍경.
2. 현관 앞에 걸려 소리 내는 풍경과 계단 난간 양쪽에 앉아있는 시연과 민우,
그 소리에 맞춰 다리를 대롱거리며 서로를 바라본다.
3. 운동장- 햇살 아래 시연,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다 이마의 땀을 훔치면
시연을 가리는 그림자.
시연 고개 들어 보면 스케치북으로 시연에게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는 민우,
다정한 시선이다.
4. 선물가게-시연, 진열장의 회중시계 펜던트를 만지작거리다가 다른 진열장으로 가면
민우, 그 펜던트를 유심히 보고...
시연 또한 민우가 펜던트에 주목하는 걸 놓치지 않는다.
15. 시연네 집 안/밤
어둠 속에서 빨갛게 일렁이는 케?? 촛불과 생일축하 노래.
고깔모자를 쓴 시연과 민우, <생일 축하해>라고 말하고는 같이 촛불을 끈다
박수치는 시연부와 민우 부모, 그 옆에서 놀고 있는 민주(6살)
(시간경과)
서로 선물을 교환하는 민우와 시연, 동시에 상자를 열어보면 선물가게의 펜던트다.
놀랐으면서도 서로의 맘이 통한 것에 기쁜 시연과 민우, 펜던트를 열어 보면
상대방의 사진이 들어 있다.
시연과 민우, 쑥스럽게 서로를 보는데...
유리창과 문을 부수며 들이닥치는 자객들, 무기를 휘두른다.
순식간에 겁에 질린 민우 부모와 아이들이 비명 지르며 우왕좌왕하는데...
얼른 어린 민주부터 품에 안는 민주 부모와 시연의 손을 잡는 민우.
하지만 시연부는 놀란 가운데서도 민우 부모와 아이들 앞으로 나서서 보호하면서
예사롭지 않은 무술실력으로 자객들에게 맞선다.
그러다 자객들의 칼날에 의해 시연부와 민주를 안은 민우 부모, 시연과 민우는 각기 다른 방향으로 흩어지게 된다.
세 방향으로 좇는 자객들.
16. 시연네 마당+지하실
어둠 속에서 일시에 거침없이 공격해오는 자객들.
밀리는 시연부, 맨몸으로 자객을 막아내며 고군분투하고...
어두운 지하 안에서 쇠창살문 틈새로 밖을 내다보고 있는 민우와 시연, 겁에 질려 있다.
민우, 울음을 터트리려는 시연의 입을 틀어막는다.
이때 뒤에서 자객1이 시연부 등을 찌르면
휘청이는 시연부.
시연부의 허점을 놓치지 않고 가슴에 두 번 칼을 찔러 넣는 자객2.
고통으로 일그러지는 시연 부, 지하실 쪽을 보며 나오지 말라고 고개를 젓는데
민우 손을 뿌리치고 지하실 문을 박차고 아빠에게 뛰어가는 시연.
시연 아빠!
민우 (좇아 나오며) 혜인아!
순간 시연을 향해 내려 꽂히는 자객의 칼.
뛰어와 시연을 막아서며 대신 그 칼날을 맞고 쓰러지는 민우,
가슴 부근이 일자로 찢어져 피가 흐른다.
한편 시연 부는 서서히 말라비틀어지며 재로 부서져 내린다.
그대로 굳어버린 시연, 멍하다...
자객1이 시연에게 칼을 치켜드는데 그 순간
홀연히 나타난 신수장과 호위무사, 자객1을 날려버리고
주춤하던 자객2,3가 다시 시연에게 덤벼들려하자
재빨리 시연을 낚아채 안으며 자객들에게 대항하는 호위무사.
신수장을 보고 당황하는 자객2,3는 사태파악을 하느라 머뭇거리자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칼로 자객2,3의 가슴을 찌르는 신수장.
그대로 쓰러진 채 신수장을 이를 악물고 노려보는 자객2, 이내 서서히 부서져 버린다.
시연을 꼭 안고 나가는 신수장.
죽은 듯한 민우와 재가 되어 날리는 아빠를 보는 시연의 멍한 눈.
17. 시연 집 앞/과거-현재
시연을 안은 신수장, 빠르게 걸어오면
처참하게 죽어있는 민우 부모, 보이지 않는 민주.
그들을 본 시연, 그들을 향해 떨리는 손을 뻗는데
시연을 안은 신수장, 빠르게 어둠 속으로 움직이면
멀어져가는 불 켜진 집 O.L
(시간경과) 현재 집의 모습이 겹쳐지며
집 전경을 회한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시연.
잠시 후 절망감으로 축 처진 시연, 계단을 올라 현관 앞에 서면 풍경소리.
시연, 가슴 시린 눈빛으로 풍경을 가만히 만져보다가
씬14처럼 난간 한쪽에 앉아 풍경소리에 따라 다리를 대롱거린다.
그리고는 민우가 앉아있던 쪽을 바라보는 시연...
시연 (마치 대화하듯 작고 낮게) 아는데... 다신 널 볼 수 없다는 거 아는데...
아직도 나, 순간순간 널 기다려. 너를...느껴. 이런 나를 어쩌면 좋니?
시연, 비어있는 민우의 자리로 인해 가슴이 아려 고개를 떨구고 만다.
시연의 다리로 후두둑 떨어지는 눈물방울
18. 콘서트 홀
실내악이 연주되는 무대.
한수장과 나란히 앉아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무영.
무릎 위의 무영의 손, 마치 첼로 현을 짚듯 음악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딱 멈춰지는 무영의 손과 찌푸려지는 무영의 이맛살.
19. 로비
신수장과 함께 오는 무영.
신수장 장기밀매에 강주선위원과 그의 애인 오상훈이 연결되어 있다?
무영 네. 오상훈이 잠적한 후 강주선 위원과도 연락이 되질 않습니다.
신수장 (골똘해지는)
무영 어떡하시겠어요, 어머니?
신수장 먼저 강주선 위원과 만나야겠다.
무영 찾아내겠습니다.
무영,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턱시도 입은 연주자를 보고는
무영 어머니, 잠깐만요.
신수장 그래.
무영 (연주자게에 다가가 악수 청하면)
연주자 와줘서 고마워.
무영 좋은 연주였다고는 말 못하겠다.
연주자 아, 씨.. 눈치 챘어? 하여튼 귀신이야. 살짝 뭉갰는데 그걸 잡아내냐...
무영 (그저 작은 웃음) 나중에 연락하자.
무영, 인사하고 돌아서는데
굳은 표정으로 차갑게 무영을 보는 신수장.
무영, 무슨 일인가 싶은데...
신수장 뒤에서 모습을 나타내는 싸한 표정의 채이.
20. 신전 원로회의장
냉랭하게 원탁에 앉아있는 신수장과
질책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겠다는 태도로 서 있는 무영.
신수장 시연이가 임무를 실패했다는 게 사실이냐?
무영 ...
신수장 사실이야?
무영 임무를 실패한 게 아니라 사정상 유보했을 겁니다.
신수장 (날카롭게) 무슨 사정?
무영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이유가 분명 있을 겁니다.
신수장 너한테 보고도 없이 자취를 감췄다.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무영 시연이 일은 저한테 맡겨주십시오.
신수장 (엄하게 보다가) 아주 사소한 실수라도, 실수가 있다는 건 전사로서 자격부족이다. 그대로 넘어갈 순 없어.
무영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신수장 책임? 어떻게?
무영 만약 시연이로 인해 문제가 생긴다면... 저 자신을 내놓겠습니다.
신수장 너를 버릴 정도로...그 정도로 시연이를 믿는 거니?
무영 ...네.
신수장 깊게 무영을 보면
당당하고 의연하게 신수장을 맞받아보는 무영.
21. 신전 벽화복도
무영, 성큼 성큼 걸어가는데 벽에 기대 서 있는 채이.
채이 (냉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 그 말이 하고 싶네.
무영 (멈춰서 채이를 담담하게 본다)
채이 그거 알아? 누구보다도 철두철미하고 엄격한 오빠가 시연이 일에는 냉정을 잃어 버리는 거. 언젠가 그게 오빠한테 독이 될 거야.
무영, 가만히 듣고는 시선 돌려 가던 길을 가면
비틀어 표현되는 자신의 마음에 속상한 채이, 안타까움으로 무영을 본다.
22. 무영집무실/밤
무영, 들어오면
책상 앞에 서 있는 시연, 생각에 잠겨 있다.
무영, 그런 시연을 보고 반가우면서도 안심되지만 내색 않고 책상 앞으로 가 앉는다.
비로소 무영을 본 시연, 무영의 거침없는 시선에 결심한 듯 입을 뗀다.
시연 임무를... 잠깐 미뤘습니다.
무영 왜?
시연 ...알아볼 것이 있어서요.
무영 (가만히 보면)
시연 시간을 주십시오. ...오래 걸리진 않을 겁니다.
무영 랑과 채이한테 넘겨라.
시연 (이전의 깍듯했던 태도대신 여동생 같은 느낌으로 간청하는) 부탁이야, 오빠.
나한테 시간을 줘...
평소와 다른 시연의 태도와 말투에 시연의 절박함을 느끼는 무영.
민우가 죽었다는 걸 알면서도 아직은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시연,
애절한 눈빛으로 무영을 본다
무영 ....그래, 알았어.
시연 (아무것도 묻지 않는 무영이 고맙게 보다가 목례하고 나가는데)
무영 시연아!
시연 (돌아보면)
무영, 책상에서 일어나 시연 앞으로 다가와서는 시연의 다친 손을 잡는다.
상처 자국이 있는 시연의 손바닥을 보는 무영...
무영 임무 중엔... 망설이지 마. 망설이면 물러서게 되고, 물러서면... 니가 다쳐.
(걱정의 깊은 시선) 앞으론 절대...망설이지도... 물러서지도 마라.
시연 (무영을 보면)
무영 (잡은 시연의 손을 부드럽게 놓아준다)
시연, 무영에게 뭔가 말하려는 듯 입술을 달싹이다가 그냥 돌아선다.
무영, 나가버리는 시연을 길게 바라본다.
23. 엘리베이터
굳어 앞만 보고 있는 시연, 혼란과 자책감으로 이를 악문다.
24. 경찰서 복도/다음 날/아침
문형사, 한걸음 뒤에서 길길이 뛰는 이반장의 눈치를 보며 따른다.
이반장, 성질나서 보고서를 훽훽 넘기며 읽어댄다.
이반장 공통적으로 없어진 장기는 간. 살인사건 날짜는 80%가 음력 15일.
이로써 달의 공전주기에 따라 공격성향이 증폭되는 이상 증후임을 입증하며..
(버럭) 이게 보고서야? 간부회의에 이걸 내구, 내가 얼마나 개 쪽을 당했는 줄 알아?
문형사 그게요, 반장님. 저도 처음에는 안 믿었는데요, 사건들의 전후좌우가 딱 들어맞는 것이 일리가 있더라구요.
이반장 (멈춰서며) 오상훈은 어떻게 됐어?
문형사 잠수 타서 코빼기도 뵈질 않습니다.
이반장 (한심하다) 강형사 불러 와.
문형사 저...
이반장 뭐야?
문형사 강형사, 맹수 발톱 조사하러 갔는데요
이반장 (황당) 뭐?
문형사 보고서 3쪽에도 써있듯이 폐차장에서 살해된 장기밀매원 김도철의 결정적 사망 원인으로 추정되는 부위가...에, 그 맹수 발톱에 팍 찍힌 것처럼...
이반장 잡아와
문형사 에?
이반장 (보고서를 치켜들며 때릴듯이) 강형사 잡아오란 말야!
문형사, 기함해서 얼른 가면
씩씩대며 보고서를 내던지는 이반장.
쓰레기통에 처박히는 보고서.
잠시 후 쓰레기통에서 보고서를 꺼내드는 누군가의 손.
25. 자연사 박물관 전경
시연, 출근차림으로 계단을 오르는데 요란한 스쿠터 소리.
시연, 돌아보면
스쿠터를 탄 민주, 비명을 지르며 시연 쪽으로 곧장 달려오고 있다.
민주, 브레이크를 잡지만 말을 듣지 않자 시연을 보는 얼굴은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시연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없이 핸들을 꺾는 민주.
이때 계단을 내려선 시연,
돌진해오며 옆으로 넘어지려는 민주의 스쿠터 핸들을 한 손으로 탁 잡는다.
기우뚱했던 스쿠터 바로 세워지면서 공회전을 하는 바퀴.
시연의 괴력과 민첩성에 황당한 민주, 놀라 바로 앞의 시연을 보면
시연 (침착) 시동을 꺼요.
민주 예? 예.
얼른 열쇠 빼서 시동을 끄는 민주, 시연에게 인사한다.
민주 죄송합니다. 갑자기 브레이크가 안 먹어서... (굽신) 죄송합니다.
시연, 미소로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 현관으로 가면
호감으로 시연을 좇는 민주의 시선...
26. 표본제작실
형형색색의 나비표본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 보드판.
보드 판을 정리하고 있는 작업대의 민주, 만족한 듯 유리판을 닫는데
들어오는 시연.
민주, 시연을 보고 반갑게 일어나 맞는다.
민주 와, 또 뵙네요.
시연 (얘가 왜 여기 있지? 싶어보는)
민주 윤시연 학예사님이시죠?
시연 ...예.
민주 (붙임성 있게) 실장님께서 학예사님이 표본 가지러 오실 거라고 하셨거든요.
표본제작을 돕고 있는 아르바이트생 강민주입니다. (미소 짓는다)
시연 (어쩐지 친근하게 느껴지는 얼굴임에 시선이 머무는데)
민주 (이상해서 시연을 봄) 왜요?
시연 웃는 모습이 예전에 알았던 동생이랑 비슷해서요.
민주 (고개 끄덕이고) 아... (순간 갸웃) 예전에 알았던 동생이라면 지금은 못 만나시나 보죠?
시연 (순간 가슴이 아려오지만 표정 수습하고) 만나서 반가워요.
민주 (표본 보드 내밀며) 아까는 정말 고마웠습니다.
시연 (미소)
보드 판을 받아든 시연, 돌아서고 민주는 작업대에 앉아 일을 하는데...
다시 민주를 돌아보는 시연, 예전의 민우 동생인 지수가 떠올라 애잔해진다.
27. 로비
가볍게 뛰어 들어오는 서류봉투를 든 민우,
안내판에서 동물관 팻말을 보고 그 쪽으로 향한다.
28. 전시실 안
민우, 두리번거리며 오는데
무릎 꿇고 아이와 눈 맞추며 울고 있는 아이를 달래고 있는 시연이 보인다.
얼핏 시연의 옆모습을 보는 민우,
시연을 알아보고 긴가민가해서 갸웃하며 서서히 다가가는데
아이가 울음 끝에 딸꾹질을 한다.
이에 시연, 씬11에서의 민우처럼 손을 아이 귀 뒤로 해서 스쳐서 손바닥을 펴 보이면 동전이 생기고 다시 아이 코를 스치면 동전이 없어진다.
눈이 동그래져 시연을 보는 아이.
시연 (미소) 이제 딸꾹질 안 하네.
걸어오던 민우, 순간 놀라 그 자리에 멈춰서 시연을 본다.
(insert) 교실 복도에서 시연에게 동전마술을 해보이던 자신의 모습.
이때 아이 엄마가 시연 쪽으로 와 아이를 안아 올리며.
엄마 엄마가 잘 따라 오랬잖아? (시연에게) 고마워요.
시연 (미소로 끄덕여 보이고 아이 손에 동전을 쥐어준다) 안녕..
민우, 얼어붙은 듯 시연을 보는데
내려놓았던 나비 표본 보드를 다시 들고 일어서 돌아서는 시연, 민우와 마주친다.
시연 또한 갑작스런 민우의 등장에 굳어 민우를 바라보기만 한다.
묘한 느낌에 흔들리는 시선으로 서로를 마주 보는 시연과 민우.
민우 (다가서며) 안녕하세요.
시연 ... 안녕하세요.
민우 어떻게 여기서 만나네요.
시연 (눈빛을 감추고자 시선 내리면)
민우 그때요...클럽으로 다시 돌아와 보니까 없어서 걱정 많이 했어요.
시연 ....
민우 피해자인데 그냥 사라져버려서요.. 참, 그 사건으로 물어 볼게 있는데...
시연 네?
민우 오상훈 하고 어떤 관계인지...?
시연 (변명해야하기에 좀 당황해서 ) 아무 관계도 아니예요. 그날 클럽에서 처음 만났구, 차나 마시자고 해서....
민우 (당황해하는 시연의 태도에 머쓱해져) 그렇게 주눅 들 거 없어요. 수사차원 물어 본 것 뿐이니까. 다친 손은 괜찮아요?
시연 (다친 손을 살짝 뒤로 감춘다)
민우 (시연 손의 표본보드 보고) 여기서 근무하나 보다?
시연 ...네. 근데 여긴 어떻게...?
민우 뭐 좀 알아볼 게 있어서요.
시연 네. 저, 그럼.. (가려는데)
민우 (시연을 붙잡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저기요...
시연 (보면)
민우 부탁 좀 해도 될까요?
서로를 보는 시연과 민우.
29. 자료실
책상에 나란히 앉는 민우와 시연.
주섬주섬 서류봉투에서 사진들을 꺼내는 민우를 보는 시연,
민우가 죽었다고 확인했으면서도 혹시나 하는 미련 때문에 민우의 얼굴 각 부분을 유심히 볼 수 밖에 없다.
민우의 눈과 귀와 턱선을 따라 움직이는 시연의 시선...
시연의 시선은 모른 체 사진들을 책상에 꺼내 놓는 민우.
민우 오늘 운발이 꽤 좋은데요. 좀 헤맬 줄 알았는데 동물학을 전공한 분을 딱 만나고. (시연 보면)
시연, 민우에게서 얼른 시선을 떼는데
민우도 마찬가지로 시연을 유심히 볼 수 밖에 없다.
시연, 민우의 시선을 느끼며 침착하려하지만 내심 초조하고 어색한데...
민우 ... 나 좀 봐요.
시연 (순간 긴장해서 천천히 민우에게 시선을 주면)
민우 겁 많아요?
시연 아뇨.
민우 다행이다. 그래도 맘 단단히 먹고...(시연 어깨의 손을 올린다)
시연 (민우의 행동에 주춤하는데)
민우 (담백하게) 놀라지 말아요.
민우, 발톱의 흔적이 선명한 사체들의 사진들을 좌악 펼쳐 놓는다.
사진들을 보는 시연, 구미호족의 발톱 자국에 말을 잃고 입술을 깨문다.
민우 (그런 시연의 표정에 걱정되는) 괜찮아요?
시연 괜찮아요.
민우 어떤 동물의 발톱과 비슷한지 알아볼 수 있어요?
사진을 한 장 들어 유심하게 보는 시연과 시연을 주시하며 답을 기다리는 민우.
민우의 진지한 표정에 대답을 할 수밖에 없는 시연.
시연 크기나 모양으로 봐선 식육목 개과가 아닐까 싶네요.
민우 (사진 가르키며) 여기 보면 발톱이 두 개는 선명하고 두개는 흐릿한데...
이건 왜 그런지 알 수 있나요?
시연 (난감하지만) 아마... 가운데 두개의 발톱이 다른 두 개 보다 길어서 선명하게 찍혔을 거에요.
민우 (사진 보며 고심) 찍힌 발톱을 연결해 보면 긴 타형이고....
가운데 두 개의 발톱이 긴 동물....
시연 (좁혀 들어오는 민우의 추정에 난감하다)
민우 그런 동물이 뭐죠?
시연 .....
민우 (유심히 보면)
시연 (어쩔 수 없이) ...여우에요.
(시간경과)
복사기계에서 복사되어 나오는 종이, 여우의 얼굴이 크게 그려져 있다.
민우, 여우에 관한 책을 복사하는 중이다.
시연, 다른 자료들을 가져와 민우를 보면
민우 괜히 나 때문에 일 방해 되는 거 아닌가요?
시연 아니에요.
민우 (명함 내밀며) 전 강력계 형사 강민우라고 합니다.
시연 (명함 받아들고 이름이 다름에 조금은 허탈한) 강민우씨..
민우 (시연을 빤히 보면)
시연 (?)민우 (미소) 그쪽 이름이요?
시연 (잠깐 머뭇하다가) 윤시연입니다.
민우 (머리 긁적) 이런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되게 달라요.
시연 (보면)
민우 그때 클럽에서 봤을 때하고 지금.
시연 (가볍게 민우의 경계심을 푸는) 형사님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 같은데요.
민우 하하... 내가 일관성이 좀 있죠.
시연 (떠보는) 부모님이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경찰이라는 직업 때문에?
민우 음... 눈에 안보이니까 그렇게까지 걱정은 안하세요.
시연 (혹시나 해서 보는) 눈에 안 보이다뇨?
민우 부모님, 지금 미국에 계시거든요.
시연 (실망스럽다. 하지만 더 떠보는) 고향이 시골이신가 봐요?
민우 왜요?
시연 말투에 약간 사투리가 묻어 있는 것 같아서요.
민우 진짜 예민하다. 중학교 일 학 년 때까지 제주도에서 살았어요.
시연, 더 이상 물어볼 필요가 없는 실망감으로 생기가 없어지고 가라앉는데
문득 시연이 궁금해지는 민우, 망설이다가 입을 뗀다.
민우 (망설이다가) 저...
시연 네?
민우 아까 전시실에서 아이한테 동전마술한 거요...
시연 (무슨 말인가 싶은데)
이때 핸드폰 울리고 받는 민우.
민우 여보세요. 어, 문선배? 반장님이 날 왜 찾는데...나 지금 바쁘니까 대신 선배가 말 좀 잘..
(저쪽에서 소리치는지 수화기 떼냈다가 다시 통화) 알았어요. 알았어.
(끊고는) 아, 미치겠네.
시연 급하신 거 같은데 가 보세요. 자료는 제가 찾아 놓을께요.
민우 (시연이의 호의가 기뻐 환해지는) 정말요? 미안해서 어쩌지? 여러 가지로 신세만 지고.. 나중에 신용카드가 뽀개지게 한 턱 쏠께요.
(명함 가르키며) 자료정리 되면 전화주세요.
시연 네.
민우 (핸드폰 소리에 받고) 아, 열나게 가고 있어요. 안 들려요, 바람 가르는 소리?
민우, 복사된 자료만 휩쓸어 들고 급하게 나가면
민우를 절망스런 표정으로 바라보는 시연.
30. 자료실 앞 복도
민주, 서류들을 들고 오는데 확 지나쳐 뛰어가는 민우.
민주가 부르기도 전에 달려 가버리는 민우.
민주, 황당해서 민우가 간 쪽을 보는데
잠시 후 같은 방향에서 오는 시연, 침울한 얼굴로 가버린다.
연달아 시연과 민우를 본 민주, 갸웃한다.
31. 박물관 일각
민우의 명함을 손에 든 채 내려다보는 시연,
헛된 희망을 품었던 자신이 한심스럽고 우스워서 씁쓸한 웃음기를 띠운다.
시연 (자조적인) 됐니, 윤시연? 이제 속이 시원하지? ....바보.
시연, 씁쓸한 표정에서 다시 차가운 표정으로 변하며
명함을 들고 있던 손을 움켜줘 명함을 구겨버린다.
32. 신전 훈련장
넓은 훈련장 한가운데 목검을 들고 떨어져서 마주 선 무영과 사준.
둘의 시선과 자세, 기운... 팽팽하게 맞부딪히고 있다.
그러다 동시에 검을 들고 공격하는 무영과 사준.
공기와 서로의 내공을 가르며 힘차게 맞부딪히는 목검.
목검 사이로 서로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무영과 사준.
사준 영등포 경찰서 강력 2반 소속. 이름 강민우. 79년생
무영 (그저 사준을 보는)
사준 부모는 현재 미국 거주. (틈을 보이는 무영을 한껏 몰아치고는)
대학 다니는 여동생이 하나 있어.
무영 (골똘해지면)
사준 좀 더 알아볼까?
무영 됐어..
무영, 무언가 걸리는 느낌을 털어 버리려는 듯 사준을 몰아친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두 사람의 대련.
그러나 점차 사준이 무영에게 밀리고...
한 합만 날리면 사준의 검을 쳐 낼 수 있는 상황에서...
조용하고 침착하게 검을 거두는 무영.
무영에게 제압당했지만 무영이 대견한 사준, 노려보면서도 미소 짓는다.
33. 샤워실
샤워 중인 사준과 무영.
사준 다음부턴 대련 방식을 바꾸자. 마지막까지 인정사정 보기 없기로.
차라리 완패 당하는 게 낫지, 얼마나 찝찝한 줄 알어?
무영 내가 마지막까지 가는 건 상대가 적일 때뿐이야.
사준 (가만히 보는)
무영 (사준의 마음 짐작해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사준 그 강민우라는 경찰... 시연이가 처리할 수 없는 상대라면 다른 누구라도 보내서 끝을 내야지.
무영 ....
사준 무영아. 강민우, 위험인물이야. 그대로 놔둬선 안돼.
무영 (확고하게) 기다려야해. 시연이가 처리하게.
안 그럼 시연이 걔... 전사로서 충실하지 못했던 자신을 끝까지 용서 할 수 없게 돼, 형.
사준 늘 궁금했다. 니가 첼로 활 대신 검을 잡은 이유...
무영 ....
사준 내가 한 번 맞춰 볼까?
무영 아니. ...그냥 묻어둬.
무영, 씁쓸하고 굳은 표정으로 쏟아지는 샤워기 물에 얼굴을 묻는다.
34. 도로
차들을 제치며 폼 나고 매끄럽게 달리는 오토바이.
오토바이에는 흥겹게 랩을 쏟아내는 헤드폰 쓴 랑, 밝고 건강하다.
35. 채이 레스토랑 앞
헤드폰의 랑, 운율에 맞춰 춤을 추며 안으로 들어간다.
36. 채이 레스토랑 안
에스닉 풍의 하늘거리는 휘장과 장식들, 테이블마다의 촛불로
밖과는 다른 아른하고 몽환적인 분위기.
그리고 그 분위기에 어울리는 재즈 연주가 깔리고 있다.
이때 흥겹게 춤을 추며 들어온 랑, 무대를 보면
고혹적인 드레스 차림의 채이가 마이크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끈끈하고 섹시한 재즈곡을 부르는 채이,
채이, 한쪽 테이블에 앉는 랑을 보고 윙크를 하면
손을 들어 보이고는 여전히 헤드폰 쓴 채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랑.
채이, 마이크를 뽑아들고 테이블 사이를 다니며 노래를 하자
채이의 노래에 넋이 나간 남자손님들.
남자 손님들의 뺨과 머리를 부드럽게 스쳐가는 채이의 손,
한 테이블에서는 와인 잔을 든 손님의 손을 매끄럽게 스쳐간다
채이 손, 스쳐간 후 보이는 손님의 손에 독특하고 커다란 문양의 K의 반지.
문득 랑, 그쪽으로 시선을 주는데
K, 휘장에 가려져 정확한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이때 노래가 끝나고 어느새 랑 쪽으로 온 채이, 랑의 귀에 바람을 후하고 분다.
채이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헤드폰을 벗는 랑.
랑 옆에 앉는 채이.
채이 강주선 위원 어딨는지 알아냈어?
랑 (메모지 쓱 내미는)
채이 (메모지 보고) 전화번호네.
랑 오상훈의 핫라인이래.
채이 그래?
한손으로는 메모지 들어 팔랑거리고 다른 손으로는 와인 잔을 들어 와인을 마시는 채이, 슬쩍 K가 앉았던 테이블 쪽을 보면
이미 사라지고 없는 k.
37. 헬스클럽 앞
차 안 운전석의 민우, 핸들에 복사된 자료들을 펼쳐놓고도 모자라
옆의 문형사의 무릎에도 자료들을 놓는다.
헬스클럽을 주시하던 문형사, 얄밉다는 표정으로 민우를 째려보면
민우, 아랑곳없이 여우 자료들을 보느라 정신이 없다.
문형사 (무릎에 자료 확 치우며) 야,강민우. 우리가 이 땡볕에 여기 지금 왜 뻗치고 있냐?
민우 (자료들 보며) 잠복하는 중이잖아요, 백룡파 잡을려구.
문형사 그래, 반장이 떽떽거려서 장기밀매 추적에서 깡패새끼 잡는 거루 강등 당한 거 아니냐. 그럼 임마, 눈 똑바로 뜨고 백룡파를 잡아내야지, 니가 지금...
민우 (진지) 왜 사체마다 가슴을 파고 든 자국이 네 갠 줄 알아냈어요. 원래 여우는 앞발톱이 다섯 개거든.
문형사 (솔깃)근데?
민우 근데 첫 번째 발톱이 아주 짧아서 몸에 닿지가 않은 거에요.
문형사 (맞장구) 그래? 니 말 대로면 범인이 여우라는 건데...
그럼 돌연변이? (스스로도 황당) 아, 시끄러.
민우 (삐죽이다가 핸드폰을 해서는 넉살 좋게) 시연씨, 저, 강민웁니다. 자료 다 찾았나 궁금해서요. 그래요? (상대의 얘기 듣지 않고 밀어붙이는) 그럼 죄송하지만 퇴근 하는 길에 좀 전해주겠어요? 내가 지금 여기서 꼼짝 못할 형편이라서요. 근처에 와서 전화주세요. 고마워요. (끊어버리는)
문형사 (황당) 누군데 니 맘대로 그렇게 막하냐?
민우 (빙글) 박물관 큐레이터... 어떡해요, 그럼. 자료는 빨리 받아봐야겠고 선배는
안 보내 줄 게 뻔한데..
문형사 박물관이면 민주한테 가져다 달라고 해도 되잖아?
민우 엇, 그러네..
문형사 (감잡히는) 너, 그 여자한테 관심 있구나?
민우 아니에요, 그런 거.
문형사 어라, 목소리의 미세한 떨림! (탐색의 눈길)
민우 (갸웃) 관심은 모르겠고.. 하긴 뭐 문득 생각이 나긴해요
문형사 그게 관심 있는 거지. 왠일이냐? 생전 가야 여자들은 쳐다도 안보는 녀석이.
민우 ......그 여자, 이상하게 자꾸 누굴 생각나게 하거든요.
문형사 누굴?
민우 내... 첫사랑.
문형사, 뜬금없어 민우 보면
슬픔이 묻어있는 웃음을 짓는 민우.
38. 자료실
여우 자료뭉치를 앞에 놓고 있는 시연, 이미 혼란을 정리한 말끔한 얼굴이다.
잠깐 그 자료를 보다가 서류에 차곡하게 집어 놓는 시연.
39. SICS 본부 장국장 사무실
한 장 한 장 넘겨지는 보고서.
끝까지 다 읽은 보고서를 똑바로 놓으면 <강민우>라고 쓰여진 표제가 보인다.
다 읽은 보고서에 손을 댄 채 앉아있는 장국장, 앞에 서 있는 찬혁을 본다.
장국장 이 보고서가 나한테 오기까지의 경로는?
찬혁 담당 반장의 선에서 차단 된 후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전달되었습니다.
장국장 ....
찬혁 어떻게 처리할까요?
장국장 일단은... 지켜보기로 하지.
다시 한번 보고서의 강민우라는 이름을 보는 장국장.
40. 무영 집무실
창가에서 통화중인 무영.
무영 어머니께서는 먼저 강위원님으로부터 자초지종을 듣고 싶어 하십니다.
강주선 (약간 겁에 질린, 소리) 난 장기 밀매원들과 아무 관련이 없어.
무영 만나서 말씀하시지요.
강주선 (소리) 내 결백을 먼저 증명하고 수장님을 만나겠어
무영 소문이 잘못 나면 강위원님을 사면을 해드리고 싶어도 해드릴 수 없게 됩니다.
장기밀매로 인간의 간을 드신건 사실이지 않습니까?
강주선 ...
무영 만약 저희를 못 믿어서 그러시는 거라면.... 강위원님께서 장소를 정하세요.
강주선 ....내가 다시 전화하지.
천천히 수화기를 내려놓는 무영, 창밖을 무심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41. 헬스클럽 근처 공원
서류봉투를 들고 서 있는 시연.
이때 달려오는 민우, 멀리서 시연을 보고는 웃으며 손을 흔든다.
왠지 그런 민우가 낯설지 않고 호감이 가는 시연, 그런 자신이 못 마땅해서
얼른 표정을 굳히고 사무적인 태도로 변한다.
민우 (헉헉대는) 진짜 고마워요. 차 많이 막혔죠?
시연 여기요. (서류 봉투 건네주는)
민우 커피 마실래요? (두리번거리며) 어디 자판기가 있을 텐데...
시연 됐어요. 용무 끝났으니까 그만 갈께요. (가려하면)
민우 (시연 팔을 잡으며) 그럼 내가 무지 미안하잖아요.
시연 (뭐하는 짓이냐는 표정으로 민우를 쏘아보면)
민우 (순간 머쓱해져서) 오버했다. (순수하게) 왜 이러지? 만난지 몇 번 안 되는데 자꾸 시연씨한테 가리는 게 없어지네요. (담백한 미소)
민우에게 거리를 둬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시연, 차가운 표정으로 한 마디 할려는데
이때 날아오는 농구공.
몸을 숙여 농구공을 잡는 민우.
이에 겉옷 밖으로 스르르 나오는 펜던트...
시연의 동공이 확대되는데
민우가 아이들 쪽으로 농구공을 던져주면
시연 (애써 침착하게) 펜던트가... 참 특이하네요.
민우 아.. (순간 놀라 얼른 옷 속으로 집어넣는)
시연 (민우의 당황한 듯한 태도에) 굉장히 아끼는 건가봐요?
민우 (시연을 보면)
시연 (민우를 똑바로 보는)
민우 (순간 시연에게 진실을 말하게 되는) 여자친구가 선물한 생일 선물이에요.
아주 옛날에....
시연, 멍해지며 민우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는데...
민우 시연씨?
시연 한번.. 그 펜던트의 안을 볼 수 있을까요?
민우 미안해요. 이 펜던트 안 열겠다고 맹세했거든요. 여자친구하고 다시 만날 때까지.
시연 (더욱 더 멍해지는데)
이때 울리는 클랙션 소리.
민우, 보면 앞에 와서 차를 몰고 와 급정거하는 문형사.
문형사 강형사, 출동명령이야. 빨리 타. 폭력사건 터졌단다. (시연을 살펴보는)
민우 (시연에게 미안한) 어쩌지? 오늘은 계속 실례만 저지르네요. 연락 다시 드릴께요. 그럼...(차에 탄다)
문형사, 차가 휑하니 떠나면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는 시연, 차를 쫓아 뛰어간다.
42. 도로
문형사와 민우가 탄 차, 달려가는데
문득 느낌이 이상한 민우, 뒤를 돌아보는데
도로를 가로질러 뛰어오는 시연....
그러다 질주하는 차들 때문에 도로 중간에서 멈춰서 민우 차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시연은 점점 더 멀어지고...
그런 시연의 모습이 가슴으로 와서 박히는 민우... 아릿해지는 느낌이다.
43. 민우네 집/밤
지칠 대로 지친 표정으로 들어오며 윗옷을 벗어던지는 민우,
냉장고로 가 생수통을 꺼내 물을 벌컥 벌컥 마신다.
그리고는 시연이 건네준 자료봉투를 보게 되는데...
-(insert) 도로 한가운데서 망연자실 민우 차를 바라보던 시연.-
시연이 맘에 걸리는 민우, 핸드폰으로 시연의 전화번호를 찾는다.
통화버튼을 누르려다가 시계를 보면 12시가 넘어있다.
이에 핸드폰을 닫는 민우.
그냥 벌렁 뒤로 누워 천정을 본다.
그리고는 허밍으로 시연 펜던트에서 나오는 음악을 흥얼거린다.
44. 시연 집/
어두운 실내에 스탠드 불빛만이 선명한 가운데 민우의 허밍에 시연의 펜던트 오르골 음악소리가 겹쳐 들린다.
스탠드 가까이에 세운 무릎을 껴안은 자세로 앉아있는 시연,
앞에 열린 채 놓여 있는 시연 자신의 펜던트를 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웃고 있는 민우의 사진...
잠시 후 음악이 끝나면...
젖은 눈가로 스탠드로 손을 뻗는 시연, 불을 끈다.
암전
45. 자연사박물관 현관/다른 날/낮
휴관 팻말이 서 있는 현관.
문이 열리고 안에서 신수장을 수행하는 무영과 시연이 나온다.
핸드폰을 하고 있는 신수장.
신수장 네, 강위원. 어디서 뵐까요? 알겠어요. 그리로 가죠.
이때 일행 앞으로 와 멈추는 자동차.
무영, 문을 열어 신수장을 뒷좌석에 태우고 운전석에 오른다.
시연, 또한 조수석에 탄다.
46. 박물관 입구
운전하고 있는 무영, 옆의 시연을 보면
깊은 생각에 잠겨 굳은 표정으로 앞만 보고 있는 시연.
혼자만의 생각에 빠진 시연에게서 벽을 느끼는 무영, 차창으로 시선을 돌리는데
경비실 앞에 차를 세우고 차에서 내리는 민우를 보게 된다.
민우를 알아보는 무영, 민우가 시연을 찾아왔다는 사실을 감지하고 굳는데
이때 무심히 차창으로 시선을 돌리는 시연.
시연이 차창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과 동시에 검게 코팅된 차창을 올려버리는 무영.
시연, 스르르 올라가는 검은 차장에 가려 민우를 보지 못하고...
민우를 스쳐지나가는 무영의 차.
지나가는 무영의 차를 얼핏 보는 민우.
이때 경비실에서 나와 민우에게 다가오는 경비.
경비 오늘 휴관입니다.
민우 예? 휴관이요?
경비 (경비실로 가려하면)
민우 (반짝해서 경비 잡는) 그래도 모르니까 혹시 출근했는지 알아봐 주실래요? 윤시연씨라구요. 큐레이터거든요.
경비 직원들 아무도 안 나왔습니다. 나중에 다시 오시죠.
민우, 핸드폰에서 시연 번호를 찾아 걸면...<전원이 꺼져있습니다>라는 메시지.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에 마치 박물관이 시연이라도 되듯 애타게 바라보는 민우.
47. 신전 훈련장
사준에게 불쑥 다가드는 채이, 화난 기색이 역력하다.
채이 어떻게 된 거야? 시연이가 내 대신 수장님을 수행하다니...
사준 너하고 랑이 급히 해야 할 일이 생겨서 내가 바꿨어.
채이 (날카롭게) 그 일이 뭔데?
이때 급히 들어오는 랑.
랑 무슨 일이야, 형?
사준 경찰청에서 정보가 들어 왔다. 우리 구미호족에 대한 보고서가 제출 됐다구.
랑 뭐? 누가 그런 보고서를 냈대?
사준 ...
랑 어, 누군데?
채이 (뭔가 싶어 사준을 보는)
사준 시연이가 암살에 실패한 경찰.
채이 뭐?
사준 니들이 빨리 처리해. (냉철하게)흔적이 남지 않게 깨끗이...
채이 (비아냥) 결국 시연이 뒤치닥꺼리 하라는 얘기네.
랑 채이야.
채이 뭐, 시연이 들러리 서는 거야 어제 오늘 일도 아니니까..
그래도 앞으론 일정이 변하면 미리 얘기해 줘. 심히 불쾌하거든.
랑 왜 그래, 너?
기분 상해 훽 가버리는 채이.
사준, 랑에게 채이를 좇아가라는 눈짓을 하자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 채이를 좇아가는 랑.
48. 도로1
달리는 차 안의 무영, 굳은 채 이를 악물고 있다.
-(insert) 1부 페차장에서의 민우 모습
2부 박물관 앞에서의 민우 모습-
더욱 굳어지는 무영의 표정.
그런 무영이 신경 쓰이는 시연, 무영을 슥 보면
시연에게 시선을 주지 않는 무영, 차갑기 그지없다.
49. 도로2
앞 차들을 재빠르고 유연하게 제치고 앞으로 달려 나가는 민우의 차.
속도 내서 급히 달리는 차 안의 민우, 무전기로 통화하고 있다.
민우 d-38
문형사 (소리) 백룡파가 **실내 골프장에 나타났단다.
50. 도로3
달리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랑과 채이.
랑의 헤드폰으로 들리는 경찰 무선 소리.
문형사 (소리) 빨리 출동해.
민우 (소리) 내가 건물 뒤쪽을 맡을께요.
더욱 속도를 내는 랑.
랑의 뒤에 탄 채이, 유난히 초조해하며 입술을 깨문다.
51. 월드컵 경기장 입구
신수장을 수행하는 무영과 시연.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문이 보이자 신수장, 시연과 무영을 본다.
신수장 니들은 여기 있어라.
시연과 무영, 명령을 받들어 멈춰서고 신수장은 안으로 들어간다.
이에 남은 무영과 시연... 서로 눈을 맞추지 않은 채 서 있는다.
52. 경기장 안
아무도 없는 넓고 푸른 잔디 경기장 한가운데로 오는 신수장.
신수장, 몸을 돌려 360도로 쭉 경기장을 훑어보는데
차를 타고 나타나는 강주선과 오상훈...
멀찌감치서 신수장의 주위를 돌며 신수장이 혼자 왔는지부터 살핀다.
신수장 나 혼잡니다.
강주선 (차에서 내려 신수장 앞으로 오면)
강한 신수장의 시선에 맞받아보는 강주선, 하지만 두려움을 감추지는 못한다.
53. 실내 골프장 뒷골목
민우의 차, 들어서는데
민우의 차를 스쳐 지나가는 백룡파 깍두기들이 탄 차.
차창을 통해 깍두기들을 본 민우, 깍두기의 차를 뒤좇아간다.
이에 곡예하듯 달려온 오토바이의 채이와 랑도... 민우의 차를 좇는다.
54. 월드컵 경기장 안
신수장의 카리스마에 주눅이 들어 버린 강주선.
신수장 그동안 강위원이 장기밀매조직으로부터 거액을 주고 간을 공급 받아 왔다는 걸 인정하는 거죠?
강주선 ...네.
신수장 그렇다면 어떤 처벌이 내려지는지 잘 아실테고.
강주선 (변명) 그게.. 어쩌다 두어번 입에 댔을 뿐...
신수장 아시잖습니까? 한번 사람의 생간을 먹으면 그 맛이 너무 강해 절대 끊을 수 없다는 것을요. 그래서 우리 전사들이 현장에서 즉사를 시키는 것이구요.
강주선 (죽었구나 싶은)
신수장 하지만 이번은... 내 선에서 덮어두겠습니다.
강주선 (놀라보면)
신수장 만약 우리 일족들이 알아보세요. 원로위원이 규율을 어기고 생간을 섭생해온 게 알려지기라도 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강주선 (감격) 그럼 살려주시는 겁니까?
신수장 지금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여유롭고 포용력 있는)
55. 경기장 입구
신수장이 안에서 나와 무영에게 눈짓하면
신수장을 다시 수행하고 가는 시연과 무영.
56. 경기장 안
살았다 싶은 강주선과 오상훈, 안도의 표정으로 서로 손을 잡고 보는데
어디선가 날아와 차 본넷에 턱 서는 복면의 자객, 사준과 같은 봉을 들고 있다.
자객, 봉의 윗부분을 열어 검으로 변환해서 방어할 자세도 못 갖춘 오상훈의 가슴에 칼을 쑤셔 넣는다.
놀란 강주선, 차에 올라타 미친 듯이 차를 몰고
복면의 자객은 강주선을 좇는다.
달리는 차로 뛰어 오르는 자객을 보고 급정거해서 후진하는 강주선.
허공에서 땅으로 곤두박질 친 자객, 차를 좇지만
마구 달려 달아나는 강주선의 차.
이에 자객, 관중석으로 시선을 돌리면 K가 있다.
두 손을 깍지 낀 채 턱을 받치고 비트는 웃음을 짓는 K.
57. 체육관 앞
달려오는 민우의 차.
민우, 차 안에서 살펴보면 한쪽 구석에 서 있는 백룡파 차가 보인다.
차에서 내리는 민우, 권총을 빼들고 경계하며 체육관 안으로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내딛는다.
58. 체육관 안
권총을 든 민우, 조심스럽게 들어와 안을 확인하는데...
이리저리 권총을 겨누며 깍두기들을 찾는 민우, 점점 긴장된 분위기로 치닫는 순간
한쪽 구석 어둠에서 연달아 내던져지는 깍두기들 , 민우의 앞으로 푹 고꾸라진다.
민우, 총을 겨누면 누군지 얼굴을 살펴보면
정신을 잃고 맛이 간 깍두기들.
뭔가 섬??한 느낌의 민우, 깍두기들에게 겨눈 총을 서서히 들어 깍두기들이 날아온 방향을 보면
각자의 무기를 들고 서 있는 채이와 랑.
채이, 순식간에 수리검을 날려 민우의 권총을 손쉽게 낚꿔챈 후
그 권총으로 민우를 겨냥한다.
풀리는 권총의 안전핀 소리.
동공이 확대되는 민우의 눈.
59. 무영 집무실
들어오는 무영과 시연을 맞는 사준, 어둡다.
누구보다도 빠르게 사준의 불편한 기색을 눈치 채는 무영,
무슨 일이냐는 눈빛으로 사준을 보면
시연을 보고 주저함이 있지만 결심하고 말을 꺼내는 사준
사준 내가 강민우... 제거 명령을 내렸다.
시연 (강민우라는 말에 놀라 사준을 보면)
사준 채이하고 랑에게 강민우를 처치하라고 했어.
(시연을 보며)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
시연, 멍하다.
시연의 파리한 안색에 무영은 가슴 한쪽이 퍼덕이지만 예의 그 무표정으로 바라만 본다.
시연 (침착하려고 하지만) 얼..얼마나 됐어요. 랑과 채이가 간지?
사준 늦었어.
충격으로 떨리는 시연, 그래도 침착하게 돌아서 나간다.
60. 무영 집무실 앞
멍한 상태로 나오는 시연, 천천히 걷다가...
어느 순간 억눌렀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뛰기 시작한다.
61. 무영 집무실 안
죄 지은 듯한 표정의 사준, 무영을 보면
창가에 서서 말없이 밖을 내다보는 무영, 시연이 흔들리고 있음을 확신한다.
이를 지그시 악무는 무영.
62. 도로
미친 듯이 달리는 시연의 차
차 안의 시연, 사색이 되어 간절하게 되뇌인다.
시연 아직은...죽으면 안돼. 아직은....
63. 체육관 안
구석으로 처박혀 내던져지는 민우, 얼굴이 피범벅으로 엉망이다
그래도 비질비질 일어나는 민우.
랑과 채이, 서로가 눈짓을 하고는 민우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하고자
동시에 수리검과 요요를 날리고...
급소로 날아오는 요요와 수리검을 보는 민우, 속수무책인데
이때 허공을 가로 지르며 날아와 요요와 수리검을 쳐내는 봉.
민우, 채이, 랑이 놀라서 봉이 날아온 곳을 보면
일시에 각 방향에서 체육관으로 점령해 들어오는 SICS 요원들.
민우, 얼떨떨한 가운데 순식간에
민우를 가운데 두고 랑과 채이...SICS 요원들이 대치를 하고 있다.
대치하고 있는 전사들과 SICS 들의 날카롭고 살기 가득한 대치 모습에서... <엔딩>
.구미호 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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