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1회
S#1. 낚시터. 새벽.
푸른 새벽. 편한 셔츠 차림으로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아 있는 상두.
낚시를 한다기 보단 시간을 흘려보내려는 듯... 그때,
기탁 E: 뭐 좀 잡으셨습니까.
상두 : (고개 돌려 보면)
기탁 : (손에 비닐봉지 들고 환하게 웃는)
상두 : 이 새벽에 여긴 왜.
기탁 : 이 새벽에 여기 이러고 계실 것 같아서요. (어망 들어보는) 애게.
상두 : 다들 늦잠이야. 한 놈도 안 물어.
기탁 : (봉지에서 자신은 캔 맥주 꺼내고 상두는 우유 꺼내 건네는)
상두 : (우유 받으며) 그거 알아? 내 냉장고엔 형이 사온 우유, 유진이가 사온 초콜릿,
호텔에서 주는 생수, 세 가지 밖에 없는 거.
기탁 : ... 늘 그랬잖습니까.
상두 : 늘 그랬는데... 어젠 남들 냉장고엔 뭐 있나... 궁금하더라구.
기탁 : ...
상두 : 형네 냉장고엔 뭐 있어?
기탁 : ...파.. 오이... 당근... ...과일... 김치... 아침에 먹다 남긴 된장찌개... 저녁에 먹을
고등어자반...애들 좋아하는 요구르트... 애들 엄마 화장품...
상두 : 그런 거 들어 있음... 행복해?
기탁 : ... 가끔은요...
상두 : .....
기탁 : 유진씬... 자주 옵니까?
상두 : 오지 말래도 왔다가네.
기탁 : 유진씨만한 여자 없습니다.
상두 : 알아.
기탁 : 사장님도 얼른 결혼을 하셔야,
상두 : 가끔 행복하자고?
기탁 : 그래도,
상두 : (벌떡 일어나며) 형, 수영 할래?
기탁 : 네? 물이 차서,
하는데 이미 멋진 자세로 물로 뛰어드는 상두.
기탁 : 사장님! 사장님! (안절부절 못하는데)
상두 : (푸우- 물 밖으로 고개 내밀며) 이제 좀 낚이겠다. 내가 죄다 깨웠거든.
천진난만 환하게 웃는 상두고... 기탁 휴- 놀란 가슴 쓸어 내는데....
상두 아이처럼 물방울 튕기는.. 기탁 안 차가운 척 버티다가 도망가는...
S#2. 호텔 상두 방.
천진난만함은 온데간데없이 표정 없는 얼굴로 재킷 입는 상두.
딱 떨어지는 슈트 차림이다.
기탁 : 골프장으로 바로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상두 : (서랍 여는. 조금 낡은 시계 보이는. 시계 차는)
기탁 : (상두가 차는 시계 눈 여겨 보는)
상두 : 공상두 출세했네. 골프장엘 다 가보구.
나가는 상두. 기탁 따라 나가는.
S#3. 골프장 9번 홀. 낮.
9번 홀 앞에 끽 멎는 카트. 중년 남자 둘 웃으며 내리다 멈칫한다.
티샷 위치에 한 무리의 사내들 서 있다. 상두 일행이다.
중년1 : 거기, 뭡니까.
상두 : (등지고 있다 돌아서는. 90도로 인사하는) 강회장님께서 보내셨습니다.
중년2 : 강회장? 이 사람이 정신 나갔구만! 그깟 걸로 여기까지,
상두 : (저벅저벅 다가오는)
중년2 : (입 다물고 놀라 멈칫 뒤로 물러서는)
상두 : (중년 골프백에서 골프채 꺼내 찬찬히 보는) 전 골프 못 칩니다.
중년1.2 : ...
상두 : 근데, 골프채는 항상 좋은 걸로 갖고 다닙니다.
중년1,2 : !!
상두 : (티샷 자세 취하는) 그럼 안 되는데, (허공에 풀스윙 하는. 중년 사내
코끝에서 멈추는) 골프채를 늘 다른 용도로 쓰게 되거든요.
상두, 중년 사내들에게 시선 돌리면 하얗게 질려있는 사내들이고...
S#4. 골프장 일각. 낮.
서류 넘기는 기탁의 손. 그때마다 덜덜 떨며 싸인 하는 중년 사내들.
그들을 등지고 서서 생수 마시는 상두. 태산 뛰어와서.
태산 : 박의원 위치 파악 됐습니다. 퍼스트 은행 본점입니다.
상두 천천히 고개 끄덕이며 물 마저 마시는데....
S#5. 은행 VIP 금고 개인 칸막이 안. 낮.
퍽- 양쪽으로 열리는 문. 서류 보고 있던 국회의원 놀라 돌아보면, 상두다.
의원 : 뭐, 뭐야!!
상두 : (정중히 인사하는) 강회장님께서 보내셨습니다.
의원 : 강회장이라니, 강충재? 그 깡패 새끼?
상두 : (!!!) 네.
의원 : (기막힌) 허, 이 새끼들 봐라. 야! 깡패 새끼들이 건설회사 주식이 왜 필요해.
광명천지 돌아다니게 해준 것만도 감사하며 살어.
개처럼 벌었으면 개처럼 쓰고 살란 말이야! 알았어? (하고 나가려 하면)
상두 : 의원님처럼 말씀입니까.
의원 : 뭐야?
하는 의원의 얼굴 앞에 무언가 훅- 뿌려지는... 박의원 놀라 보면, 사진들이다.
여러 장소(룸살롱, 골프장, 사우나)에서 접대 혹은 봉투를 받는 모습 찍혀 있다.
박의원 얼굴 하얗게 변하는데, 상두 사진 한 장씩 들이밀며
상두 : 뇌물 수수, 선거법 위반, 부동산 투기, 불법 증여, (사이) 어떤 걸로 하시겠습니까.
의원 : (!!! 하얗게 질리는.) 너... 너 지금...
상두 : 아, 들어오다 보니 주정차 위반도 하셨던데, (입 꼬리 올리며) 그건 눈감아 드리죠.
의원 : 이, 이런 건방진 새끼. (주먹 날리는.)
상두 : (꿈쩍 않고 맞는. 입술 터진) 그거 아십니까? 국회의원은 깡패 쳐도 깡패는
국회의원 못 칩니다. 국회의원은 법의 보호를 받지만 깡패는 법의 심판을 받거든요.
근데, (왼손으로 멱살 당기는 동시에 오른손으론 벽 치는) 전 칩니다.
의원 : (얼굴 가까운. 덜덜 떠는.)
상두 : 국회의원이고 나발이고 백년도 못 사는 인생, 맞고 살 이유 없거든요.
의원, 어금니 꽉 깨물고 상두 노려보는데....
S#6. 은행 앞. 낮.
은행 문을 나서는 상두와 기탁. 기탁의 손에 싸인 받은 서류 들려 있다.
기탁 : 천사장은 현재 필리핀 카지노에 있답니다. 입국날짜 확인하는 대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소액주주들은 지들끼리 대표를 뽑은 모양인데 종적이 묘연합니다.
상두 : (입가 상처 만지며) 강 건너 불구경 해? 빨리 빨리 좀 합시다.
(하는데 전화 오는. 멈춰 서서 긴장하며 받는) 네, 회장님.
S#7. 한정식 집. 밤.
강회장과 따로 상 받아 식사하는 상두. 상두 옆에 상 하나 더 차려져 있는.
강회장 : (딱- 소리 나게 젓가락 내려놓으며) 누구냐.
상두 : (! 무슨 소린가 보면)
강회장 : 무슨 말인지 몰라? 거울 갖다 봬줘?
상두 : (!! 아차 싶은. 찢어진 입가 만져보는) ... 신경 쓰실 일 아닙니다.
강회장 : 신경 쓸 일인지 아닌지 이제부턴 니가 정할래?
상두 : !!!
강회장 : (지나가는 말처럼) 다신 맞고 다니지 말란 말, 잊었냐?
상두 : (!!) ....
그때 노크소리. 정택 들어오다 상두 보고 인상 찌푸리는. 상두 가볍게 목례하는.
정택 : (강회장에게) 편안하셨습니까, 형님.
강회장 : (보지도 않고 손짓으로만 앉으라는. 상두에게) 일은 어떻게 돼 가.
그깟 건설회사 간판 하나 다는 게 뭐 이렇게 어려워.
정택 : 건설 회사요? 에이, 뭔 건설 회살 해요. 노가다 그거 돈 안됩니다, 형님.
상두 : 주주 몇이 미리 알고 피한 모양입니다. 찾는 대로 곧 정리하겠습니다.
강회장 : 곧 언제. 나 죽고 나면 그때?
정택 : 건설회사 어딘데요. 우리 애들 풀면 바로 답 나와요. 어딘데요, 형님
강회장 : 너 언제부터 나한테 보고 받았냐.
정택 : !!!
강회장 : 시간 끌지 마. 김 새. (음식 먹고) 간이 좀 짜다.
(정택에게) 왜 안 먹어. 맛이 읎어?
정택 : 먹습니다. 형님.
억지로 분 삭히며 겨우 물 한 모금 넘기는 정택이고...
상두 무표정하게 냅킨으로 입 닦는....
S#8. 한정식집 앞. 밤.
강회장 차에 오르면 90도로 인사하는 정택과 상두.
그 뒤 기탁, 태산 보이고. 차 떠나면 벌레 씹은 얼굴로 고개 드는 정택.
상두 : 먼저 가보겠습니다.
정택 : (악 감정) 누가 가래.
상두 : !!
부하들 : (기탁 포함한 부하들 긴장하는)
정택 : 이쁘다 이쁘다 했더니 니가 아주 귓등에 꽃을 꽂았구나. 아주 제대로 돌았어! 어?
상두 : (묵묵히 보면)
정택 : 그래. 어차피 똥 된 거, 참는 김에 좀 더 참아 볼라니까 보고 할 거 있음 지금 해라.
상두 : 다 들으셨잖습니까. 회장님께 말씀드린 내용이 전붑니다. 그럼.
(목례하고 돌아서면)
정택 : (어금니 꽉 물고) 쉽게 등보이지 마라. 등짝에 칼 쉽게 꽂힌다.
상두 : !!! (표정 수습하고) 명심 하겠습니다, 형님.
하고 가는. 정택 이글이글 타는 눈빛으로 상두 뒷모습 보는데... 그때 핸드폰 오는.
정택 : 누구야!
양금 F: 왜 여태 안 와.
S#9. 호텔방. 밤.
툭툭툭 던져지는 카드. 카드 집어 드는 손, 양금이다.
패 확인하고 건너편 보면 정택 자기 패 보고 있다.
양금, 판돈 베팅하면 정택을 제외한 나머지 ‘다이’하고 자리 뜬다.
양금 : (정택 보며) 까.
정택 : 드슈. (패 집어 던지는)
양금 : (돈 끌어 오며) 내내 딴 생각이니 그렇지. 상두한테 한방 먹었다며?
정택 : (!! 열 받은) 어떤 새끼가 그래!
양금 : 스트레스 받지 마. 다 때가 있다니까? 내가 알아보란 건, 알아봤어?
정택 : (희주 명함 던지며) 애비가 목삽디다. 없는 살림에 고아원까지 하면서
딸래미 등 좀 치나 봐. 애민 애 철나기두 전에 골루 갔대. 골수 뭐 어쩌구라든데
기증잘 못 구해서. 의사된다고 죽어라 공부만 했습디다. 제대로 손목 잡아 본 새끼가
없어. 근데, 얜 왜요?
양금 : 며느리 삼게.
정택 : (띵-) 에?
S#10. 성형외과 수술실. 다른 날 낮.
이마에 땀 송글송글 맺힌 채 긴장한 모습으로 수술 하고 있는 희주.
뚜- 뚜- 뚜- 기계음만 들리는... 간호사 조심조심 희주 땀 닦아주는.
발밑에 피 묻은 거즈 쌓이는. 드디어 수술 끝난 듯 흡족하게 마스크 벗는 희주.
희주 : 최옥주씨 정신 차려보세요. 최옥주씨~ 쌍꺼풀 예술로 나왔어요~~
S#11. 수술실 앞. 낮.
마스크 한 쪽 귀에 걸친 채 수술 모자 벗으며 나오는.
늘 그러는 듯 간호사 미리 준비하고 있던 머그잔에 든 커피 건네며
간호사 : 레이크 팰리스 사모님 오셨어요. 수술비 수납부터 하신다는 거 간신히 말렸어요.
희주 : (커피 받으며) 못살아 진짜.
커피 마시며 빠르게 걸어가는.
S#12. 희주 진료실. 낮.
양금과 마주 앉아 있는 희주.
양금 : (턱 만지며) 이 만큼, 딱 이 만큼만 없음 좋겠어.
희주 : (웃는) 지금도 이쁘신데요.
양금 : 여잔 자기 얼굴에 만족하는 순간 끝장이야. 나 아직 여자하고 싶어. 해 줘.
희주 : 정말 딱 한 번만 더 생각하세요. 그래도 하시겠다면 해 드릴게요.
양금 : 이럴 줄 알았어. 닥터 채 돈 벌기 싫구나? 집에 돈 많은 가봐?
희주 : 제가요? 봄에 전문의 따서 월급 쥐꼬리구요. 전세금이랑 학자금 대출
갚고 아빠랑 동생들 생활비 보태고 나면 오피스텔 관리비도 안남아요.
양금 : 힘들게도 산다. 그냥 돈 많은 남자 하나 잡아 병원 차려 달라 그래.
희주 : 그런 남자가 어디 흔한가요. 세상에 공짜 없거든요.
양금 : 하긴. 정말 세상에 공짜 없더라. 닥터 채, 나 돈 많은 거 알지.
희주 : 알죠. 대한민국이 다 아는 걸요.
양금 : 돈으로 어찌저찌 재벌집 마나님들 모임에 꼈는데, 아주 날 대 놓고 무실하네?
희주 : ... 왜요?
양금 : 가방끈 짧다고.
희주 : 그걸 참으셨어요? 머리끄댕이라도 확 뽑아놓지.
양금 : 안그래도 그럴라구. 그럴라면 닥터 채 도움이 좀 필요한데.
희주 : 제 도움이요?
양금 : 이번 주말이 그 모임이거든. 근데 이놈의 여편네들이 며느리들을 대동하자잖어.
며느리들은 또 어찌나 잘 봤어야지 다들 박사에 교수에....
그래서 나도 올 겨울에 의사 며느리 본다고 뻥을 쳤거든.
희주 : (짐작 간다는 표정)
양금 : 그래. 그 의사가 닥터 채야. 정말 미안한데 나 낯 한 번 세워주면 안 될까?
희주 : (눈 흘기며 빤히 보는)
양금 :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 평생 은인으로 알게. 음?
희주 : (피식) 아드님 잘생기셨어요?
양금 : (얼굴 환해지며) 고마워. 진짜 고마워.
채목사 F: (목소리) 뭐? 어딜 간다고?
S#13. 교회 마당. 석양.
희주 : 시집. 딴 여자들 다 가는 그거.
보면, 아이들과 닭 모이 뿌리는 채목사와 희주. 애들과 똑같은 추리닝 입은 희주.
저만치 통나무 식탁에는 정화가 저녁 차리고 있다. 정화 배 불룩 하고....
채목사 : 시집? 시집은 혼자 가냐? 데려간단 놈이 있어야 가지?
희주 : 데려간단 놈은 없구, 며느리 삼자는 냥반은 하나 있거든. 돈두 많고.
채목사 : 교횐 다닌다니?
희주 : 아빠! 찬밥 더운밥 가리다간 나 시집 못가. 개척교회 목사에, 고아원 원장 딸인 내가
시집 갈 확률은 테러리스트한테 암살당할 확률보다 더 낮거든요?
채목사 : 그러게 딴 거 한다 그러라니까. 어, 양계업. 양계업 좋네.
희주 : (뜨악하게 보다가) 아니, 무슨 목사님이 뻥을 치세요?
채목사 : 뭐가 뻥이야? 신도에서 이렇게 대규모로 여섯 마리나 키우는 집이 있는 줄 아냐?
희주 : 아 쫌! 이 땅만 팔면 서울 가서 병원 내고, 얘들 공부시키고 다 된다니까?
채목사 : 아, 하느님 땅을 내가 무슨 수로 팔어.
희주 : (울상인) 웃겨 진짜. 아니 이게 왜 하느님 땅이야? 내 이름으로 돼 있고만?
말나온 김에 내 인감이나 내놔. 뻑하면 남의 인감 맘대로 찍구.
채목사 : (정화 보며) 밥 안 주냐? 배고파 죽겄어.
정화 : 3분이요. 손 씻고 앉으세요.
채목사 : (아이들 보고) 자, 손 씻고 밥 먹자. (아이들과 수돗가로 가서 손 닦는)
희주 : (눈 흘기며 통나무 식탁에 가서 앉는)
정화 : 진짜 누구 있어? 누가 언니 며느리 삼재?
희주 : 해본 소리야. 아빠 어쩌나 볼라구. 그나저나 넌.
(정화 배 조심스럽게 만지며) 겨울이 낳구 식 올리게?
정화 : 석현씨가 그러자네. 내년 봄에 적금 탄다고. (누군가 보고) 어? 선주 어른 오셨다.
희주 : (보는) 안녕하셨어요.
강씨 : (헐레벌떡 숨 찬) 어 그래. 목사님은?
채목사 : 나 여깄어. 왜.
S#14. 교회 안.
채목사 눈 커진. 다리 후들거려 강씨 팔 붙잡는.
채목사 : 뭐? 범구네가 뭘 어째?
강씨 : 튀었다니까요!! 횟집 싹 정리하고 날랐다구요!
채목사 : 누가 그래. 그저께도 봤는데 누가 그딴 소릴 해.
강씨 : 반나절이면 미국도 가는 세상에 그저께가 뭔 소용이래요. 지금 횟집 들려
오는 길인데 사람들 새카매요. 당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드라구요.
채목사 : 그, 그게 참말이여?
강씨 : 보세요. (가압류 통지서 보이며) 전 벌써 배에 압류도 들어왔단 말입니다.
이제 어떡합니까, 목사님. 보증 한번 잘못 서서 내 배도 목사님 땅도 다 날리게
생겼다구요.
채목사 : (가압류 통지서 들고 떠는. 하얗게 질리는)
강씨 : 그래도 목사님은 희주라도 잘 버니...
채목사 : (O.L 눈 부라리며) 뭔 소리여 지금! 나 죽는 꼴 보기 싫거든 입 닫어!
우리 희주 절대 모르게 하란 말이야. 알아들어?
채목사 핏발 선 눈으로 강씨 보는... 강씨 겨우 고개 끄덕이는....
S#15. 상두 호텔 방. 석양.
러닝머신 뛰고 있는 상두. 기탁에게 보고 받는.
기탁 : 회장님 뜻도 있고, 세일건설 인수 전에 대부업은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몇 개 걸려 있는 것만 마무리 지으면 맡길 놈 찾아보겠습니다.
상두 : 잡음 안 생기게 해요. 큰일 앞두고 말 안 나오게.
기탁 : 압류물껀 몇 갭니다. 그중 신도라는 섬에 토지 담보건이 하나 있는데
풍광도 좋구, 테마파크가 들어온단 소문도 있고 이 참에 그 일대 땅을 더 사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낚시하기에도 그만일 거 같고.
상두 : 머리 복잡해. 엄상무가 알아서 해요.
하는데 딩동 하는. 기탁과 상두 시선 문 쪽 보는.
태산 문 열면 열림과 동시에 벌컥 들어오는 여자, 양금 이다.
상두와 기탁 조금 놀랐다 얼른 90도로 인사한다.
양금 : (기탁과 태산 보며) 상두 혼자 쓰는 줄 알았더니 다 같이 합숙해?
기탁 : 아닙니다. 지금 막 가려던 참입니다. (상두에게) 그만 가보겠습니다. (나가는)
양금 : (처음 온 듯 여기 저기 둘러보는) 안 불편해? 어떻게 호텔에서 사니?
니가 이렇게 궁상을 떠니까 회장님이 신경을 쓰시잖아.
상두 : (자리 권하며) 앉으세요.
양금 : 퍼질러 앉아 길게 할 얘긴 아니고, 우리 세연이 지금 어딨니.
상두 : (!!!) ....
양금 : 떠보는 거 아냐. 알고 왔으니까 짜증 돋우지 말고 말해. 세연이 어딨어?
상두 : 직접 연락한다고,
양금 : (O.L) 대체 무슨 속셈이야?
상두 : !!!
양금 : 너 우리 세연이한테 돈 부쳐 준다며. 우리 아들이 그지니? 그지야?
회장님도 안 부치는 돈을 왜 니가 부치는데!
상두 : .....
양금 : 우리 세연이 한국 들어올까 봐? 와서 니 자리 뺏을까봐?
그래서 들어오지 말라고 나랑 회장님 몰래 계속 돈 대주는 거니?
상두 : 그런 거 아닙니다.
양금 : 오사카야, 도쿄야. 전화번호나 불러!!
S#16. 호텔 로비. 석양.
걸어 나오며 핸드폰 걸고 있는 양금.
양금 : 어, 엄마야. 너 엄마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니.
니가 홍길동이야? 지난 달 까지 일본에 있더니 중국은 언제 갔어?
S#17. 중국 해남도. 세연의 집. 석양.
꽃잎 띄워진 자쿠지 보이는. 자쿠지 너머는 옥빛 푸른 바다다.
편하게 몸 담그고 앉아서 전화 받는 세연.
세연 : 공상두 입이 이렇게 가벼웠나? 엄마 혹시 상두 때렸어?
양금 F: 시끄럽고 너 좀 들어와. 늦어도 주말까진 와. 안 오면 내가 가. 끊어. (끊는)
세연 : 엄마. 정여사. (끊긴....피식) 또 선보란 얘긴가?
중국여자 E: (중국어) 여자 목소리네? 누구야?
카메라 뒤로 빠지면 세연의 앞에 여자 앉아 있는. 함께 목욕 중이었던 것이다.
세연 : (여자 머리카락 만지며. 한국어) 그게 궁금한 걸 보니, 우리 헤어질 때가 됐구나.
S#18. 명품샵. 다른 날 낮.
탈의실 문 열리더니 드레스 입은 희주 나온다. 양금 얼굴 환해지는
양금 : 세상에. 어쩜. 너무 이쁘다. 닥터 채 은근히 볼륨 있네?
희주 : 아, 아뇨. (가슴 패인 옷 민망해 자꾸만 어깨 끌어올리는)
좀 작은 거 같아요. 숨 막혀 죽겠어요.
양금 : (옷 아래로 잡아당기는. 허리 만져보는) 작긴. 핑핑 남아도는데. 비싸서 그래?
희주 : 그런거 아니에요.
양금 : 걱정 마. 나 땜에 나가는 자린데 이건 내가 사줘야지. 여기 계산! (지갑 꺼내는)
희주 : 아뇨. 이건 제가,
양금 : 촌스럽게 자꾸 이럴래? 몇 푼 안 하는 거 가지구?
희주 : 그러니까요. 담에 진짜 좋은 거 사주세요. 저도 이정돈 있어요. (카드 내미는) 여기요.
양금 : (역시... 싶고) 그래 그럼. 돈은 쓸 줄 알아야 벌 줄도 아는 거거든. 알지?
희주 : (억지로 웃는) 네... (작은 소리로 점원에게) 무이자 할부 되,
양금 : 아참!
희주 : (흡- 놀라 보면)
양금 : 어디 좀 들릴 곳 있는데 깜빡 했다. (시계 보고) 닥터 채 먼저 가야겠는데?
희주 : 네?
S#19. 호텔 스카이라운지. 밤.
서울 야경 보이는 화려한 실내.
희주, 샵에서 산 원피스 입고 두리번거리는데 한 남자, 희주 앞 막아선다.
희주 남자 의아하게 보면,
맞선남 : 채희주씨?
(시간경과)
마주 앉아 있는 희주와 맞선남. 테이블에 와인 잔 놓여 있는...
맞선남 : 정말 맞선 자린 거 모르고 나왔어요?
희주 : 네. 모임 내용이 진짜 그럴 듯 했거든요.
맞선남 : (웃는. 와인병 가리키며) 더 할래요?
희주 : 네. 비싼 거라 그런지 맛있네요.
맞선남 : (웨이터에게 한 병 더 가져오라는 손짓하고) 성격이 참 솔직하신가 봐요.
희주 : 솔직해서 당황하셨나 봐요.
맞선남 : 네? 하하하! 들켰네요. (와인 마시고) 병원 차리면 규모는 어느 정도로 생각해요?
희주 : 병원을 차리다뇨?
맞선남 : 월급 의사들의 로망은 결국 자기 병원 개업 아닌가요?
희주 : 아, 그거요. 아직 개업 생각 안 해봤어요. 감당할 능력두 안되구요.
맞선남 : 감당은 내가 하면 되니까 병원 자리 알아봐요. 차려 줄게요.
희주 : (와인 삼키다 사래 들린) 컥-! 죄송해요. 너무 놀라서 그만.
맞선남 : 이런 얘기에 놀랄 만큼 순진해 보이진 않는데요?
희주 : (!!!)
맞선남 : 다음 주 초에 출장 있어요. 휴가 내요. 같이 가게. 빨리 친해지면 좋잖아요.
희주 : 어쩌죠? 수술 스케줄 때문에 안되겠네요.
맞선남 : 그 병원 의사 희주씨 밖에 없어요? 눈 찝고 코 세우는 거 아무나 하면 어때요.
희주 : (!!) 눈 찝고 코 세우는 거 아무나 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맞선남 : 암 고치구, 심장병 고치는 동기들 앞에서두 그렇게 당당해요?
희주 : !!
맞선남 : 까고 말해서 돈 벌려구 성형외과 선택한 거 아니냐고.
희주 : (입술 깨무는)
맞선남 : 아님, 레지던트 때 실수 한 적 있거나.
희주 : 이봐요!
맞선남 : 후자 쪽인가 보네. 맞죠? 살 수 있었던 사람 못 살렸어요?
희주 : 원래 이렇게 경우가 없어요?
맞선남 : (재밌다는 듯) 내가 원래 호기심이 많거든요.
희주 : 나쁜 자식! (앞에 있는 와인 확 끼얹는)
맞선남 : 야, 너!
희주 : (물 컵에 든 물 마저 확 뿌리는)
맞선남 : 이게 미쳤나.
희주 : 잘 들어! 너 내가 사람 목숨 죽고 사는 데 관여하기 싫어서 성형외과 선택한 거
다행으로 알어. 내가 사람 목숨 죽고 사는데 관심 있었음 너 오늘 나한테 죽었어.
알어?
하더니 나가버리는 희주. 맞선남 따라 가려는데 옆테이블에 있던 누군가 맞선남 손목 잡는.
놀라 멈칫하는 맞선남. 보면, 세연이다.
맞선남 : 이거 안 놔?
세연 : (희주 뒷모습 보며) 잡아줄 때 앉어. 가도 너 저 여자 못 이기겠다.
맞선남 : 아, 진짜.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왜 선은 대신 보래가지구!
궁시렁거리든 말든 세연, 희주 나간 쪽 오래오래 바라보는데...
S#20. 전철역 앞. 밤.
터덜터덜 걸어가고 있는 희주. 전철역 앞에 헌혈 버스 서 있는.
희주 걸음 멈추고 헌혈 차 보는. 봉사자 사람들 잡다가 서 있는 희주보고
봉사자 : 헌혈 하시겠어요? 헌혈은 나눔과 봉사의 이웃사랑 첫걸음으로서,
희주 : 싫어요!
봉사자 : (당황) 네?
희주 : 왜 내 피를 남한테 줘야 하는데요? 싫어요. 안해요.
하더니 울 것 같은 얼굴로 돌아서는 희주.
그런 희주의 얼굴위로 먼 과거 속 목소리 들리는...
엄마 E: 희주야...
어린 희주 E : 엄마...
엄마 E: 우리 희주 무서우면 안 해도 돼...
어린 희주 E : 무서워 엄마... 피 무서워 엄마...
멍- 하니 걸으면서 눈물 툭- 떨구는 희주고...
S#21. 오피스텔 복도. 밤.
희주, 열쇠 마구 돌리는데 고장 나 헛돌아가는.
희주 : 사준달 때 그냥 얻어 입지. 비싼 옷은 왜 사가지구.
(신경질적으로 열쇠 막 돌리는) 얜 왜 안 돌아가.
그때 복도에서 들리는 발소리. 돌아보면 식료품 봉지 든 유진이고
유진 : 원피스 이쁘네요. (띡- 띡- 띡- 도어락 비밀번호 누르는)
희주 : 내 눈에도 이쁜데... (옷 만져보며) 내 건 아닌가 봐요....
유진 : (문 열고 서서) 네?
S#22. 명품샵. 다른 날 낮.
원피스 꺼내 들고 배시시 웃고 있는 희주.
희주 : 어제가 제 생일이었거든요. 근데 세상에 제 남자친구가 이거랑
똑같은 원피스를 선물했지 뭐에요.
샵마 : 네... 그러시면 고객님, 다른 디자인으로 한 번 보시겠습니까?
희주 : 어머 아뇨. 미안하지만 그냥 환불해 주심 안될까요?
샵마 : 알겠습니다. 그럼 먼저 옷 좀 살펴보겠습니다. (이리저리 살펴보는)
그때, 한 남자 희주 어깨 스치며 매장 안으로 들어선다. 상두다.
직원들 습관적으로 ‘어서 오십시오.’ 외치는.
샵마 : 이상 없네요. (다른 직원에게) 환불 해 드려.
희주 : (잽싸게 카드 내미는) 여기요.
직원 : (카드 받으며) 취소전표 나올 때까지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희주 : 물론이죠.
상두 : (태산 뒤에 세우고 옷 고르고 있는)
샵마 : (원피스 옷걸이에 걸어 매장에 걸려는 순간)
상두 : 그거 포장해줘요.
샵마 : 네? (이내 반색) 네 고객님. 선물용 포장 원하십니까?
상두 : (잠시 멈칫) 네.
희주 상두 보는. 자신은 못 사는 원피스 고른 상두가 조금은 못마땅한.
상두 희주의 시선 느끼고 보면 얼른 다른 곳 보는 척 하는 희주고...
그러다 상자에 담기는 드레스 보는... 그러다 직원과 눈 마주치는.
희주 : (무안한 듯) 저만큼 잘 어울리기가 쉽진 않을 텐데요.
직원 : (뭐래?)
희주 : 누군지 좋긴 하겠네요. (아쉬운 듯 보며 억지로 웃는데)
리본 묶이는 상자고...
S#23. 유진 매장 안. 낮.
리본 묶인 상자 들고 있는 누군가의 손. 태산이다.
유진 표정 없이 태산 보면,
태산 : 계속 전화 안 받으신다고 걱정 하십니다.
유진 : 걱정되는 사람이 딴 사람을 보내요?
태산 : ....직접 고르셨습니다.
유진 : ...큰일 했네요.
태산 상자 테이블에 놓아두고 인사하고 가는.
유진 원망스런 눈으로 물끄러미 상자 보는데...
S#24. 유진의 집 거실. 밤.
테이블에 선물 상자 놓여 있는. 소파에 앉아 있는 유진. 무언가 보는...
임신테스트 스틱이다. 스틱 슬프게 바라보다 선물 상자 위에 올려놓고 욕실로 가는.
카메라 스틱에 가까이 가면... 빨간 두 줄. 양성 반응이고...
그때, 스틱 드르륵 떨리는... 테이블에 놓인 유진의 핸드폰 진동이다.
액정 보면... ‘상두 오빠’ 뜨는....
S#25. 상두 호텔 방. 밤.
책상에 엉덩이 걸치고 앉아 핸드폰 하고 있는 상두.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휙- 소파로 핸드폰 집어 던지고 고개 푹 숙이는데...
(이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과거 유진 E: 우리... 결혼할래?
상두 고개 들어 보면, 소파에 앉아 있는 과거 속 상두와 유진.
유진, 자기 무릎 끌어안고 머리는 상두 어깨에 기대고 있다.
과거 상두 : ....아니.
과거 유진 : 그럼... 아이만 낳으까?
과거 상두 : .... 아니.
과거 유진 : ....나쁜 놈....
현재의 상두 먹먹하게 과거 속 유진 보는데...
S#26. 희주 병원 전경. 다른 날 낮.
아담하고 깨끗한 병원 전경.
간호사 E: 강세연씨 들어오세요.
S#27. 희주 사무실. 낮.
문 열고 들어오는 세연. 책상 앞에 앉는다. 의사 희주다.
간호사 희주에게 차트 주면, 희주 차트 보다가 조금 의아한.
희주 : (멀쩡한 외모에 차트 다시 보고 놀란) 앞트임?
세연 : 네.
희주 : 진심이세요?
세연 : 안 되나요?
희주 : 안 될 건 없지만, 지금 눈도 퍽- 훌륭하신데요.
세연 : 좀 더 훌륭했으면 좋겠어서요. 쳐다만 봐도 여자들 가슴이 쿵- 내려앉을 정도로요.
희주 : (빤히 보다) 지금도 130% 가능해 보이시거든요?
세연 : 그래요? 근데 왜 선생님 가슴에선 쿵- 소리가 안 들리죠?
희주 : 네에?
S#28. 병원 상담 카운터 앞. 낮.
희주, 생수기 앞에서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희주 : 허, 이쁜 건 알아가지구. 어따 대고 작업이야? 작업이?
순정 : 심심했나 보지. 오버 좀 하지 마, 좀. (하는데)
양금 E: 어, 닥터 채! 마침 있었네.
희주 : (오호! 딱 걸렸어 하는 표정으로 홱 돌아서며) 마침 오셨네요! 안 그래도 제가,
양금 : 그래. 내가 거짓말 좀 했다. 그래도 잘 만났다며. 첫인상 어땠어? 매너 짱이지.
순정 : 이봐이봐. 언니 나 몰래 선 봤냐?
희주 : 너만 아니구 나두 몰래 봤다.
양금 : 닥터 챈 이제 복 터진 거야. 이제사 말이지만, 그 집 지하실 사과박스에 현금이
가득가득 쌓여 있는데, 한국은행은 쨉이 안 된데.
순정 : 사과박스에 현금이요?
세연 E: 오랜 만에 뵙습니다, 정여사님.
양금 돌아보면 세연 서 있는. 희주 두 사람 아는 사이야? 놀라는.
양금 : 뭐야, 벌써 드나드는 사이 된 거야?
희주 : (??) 두 분 아세요?
양금 : 닥터 채 내숭도 떨 줄 알어? 좀 전에 말한 그 남자잖아.
희주 : (띵-) 네?
순정 : 그, 그럼 이분이 그 사과 박,
희주 : (순정 입 막고) 근데 어젠,
세연 : 다른 놈이 나왔죠.
희주 : !!!
세연 : 떠 봤어요. 떠 보는 거 집안내력이구요. 이 냥반도 내가 아들인 거 얘기 안 했죠?
희주 : 아, 아들이요?
눈 커다래지는 희주고...
S#29. 병원 일각. 낮.
씩씩거리며 종이컵 와락 구기는 희주.
희주 : 아니, 자기들이 뭔데 날 떠봐? 아니이, 어떻게 모자가 쌍으로 사길 치냐고!
순정 : 왜, 아버님 안 껴서 섭섭하니?
희주 : 뭐야?
순정 : 자꾸 배부른 소리 할래? 사실 언니 품질에 비해 엄청 후한 거 아니냐고.
그 사기 내가 당하고 싶다, 아주. (가는)
희주 : 저게 그냥! (하다 문득) 저기, 강세연인가 뭔가 차트 좀 가져와 볼래?
영- 맘이 없는 건 아닌 듯한 희주고...
S#30. 커피숍. 낮.
양금과 세연 차 마시는. 양금 좀 전과는 다른 분위기 풍기는.
양금 : 기집애 괜찮지. 가끔 또라이 같긴 해도 귀여운 데가 있어.
세연 : 고운 말 좀 씁시다.
양금 : 성형외과 의사면 어디 내 놔도 안 빠지고 인물 그 정도면 반반한 편이고.
알아봤더니 이 놈 저 놈 손 탄 것도 없고, 게다가 집구석 후진 것도 딱 맘에 들어.
세연 : !!
양금 : 조폭 집구석에서 장관집 며느리 얻을 것도 아니고, 병원 하나 차려주면
뼈다귀 물린 개새끼 마냥 평생 꼬리 흔들며 잘 살 거야, 걔.
세연 : 난 엄마 그런 게 참 맘에 들더라.
양금 : 어떤 거?
세연 : 겉 다르고 속 다른 거.
양금 : 까불지 말고 놀만큼 놀았으면 들어와. 아버지 새로 사업 시작하셔.
세연 : (!!! 떠 보듯) 무슨 사업. 새롭게 마약이라도 파신데요?
양금 : (눈도 깜짝 않는) 돈은 그쪽이 더 되겠다만, 집 지으신데. 건설회사.
세연 : (담담) 아, 세일 건설.
양금 : (!!! 의아한)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S#31. 호텔. 밤.
노트북 보고 있는 세연, 인터넷으로 주식 시세 확인하는.
화면에 세일 건설 거래 창 뜨는. 뚫어져라 보는. 그러다 씁쓸한 표정되는
등받이 뒤로 목 젖히는. 눈 감은 채 그렇게 오래도록 있는...
S#32. 희주 오피스텔 복도. 다른 날 아침.
간발의 차이로 거의 동시에 문 열고 나오는 희주와 유진.
유진을 보던 희주의 눈 커진다. 자신이 환불한 그 원피스를 유진이 입고 있는 것이다.
유진 : (시선 느끼고) 많이 보던 거죠?
희주 : 그, 그러네요.
유진 : 남 입은 옷 따라 사는 취미 없어요. 선물 받았는데, 풀어 보니 이거더라구요. (가는)
희주 : (기막힌) 뭐냐, 쟤. 지 남자친구 능력 있다고 재는 거야, 지금?
후- 성질 참으며 유진 뒷모습 보는 희주고...
S#33. 오피스텔 주차장. 아침.
유진과 희주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걸어 나오는데, 한 무리의 남자들 서 있는.
희주, 쟤들 뭐야 싶은데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하는 태산.
희주 나한테? 하며 얼결에 같이 인사하고 보면,
태산 : 형님께서 보내셨습니다. 작은 차 위험하다고 이거 타시랍니다.
태산 옆으로 비켜서면 리본 달린 댑따 큰 외제 차 서 있는.
희주 : (눈 커지는) 혀, 형님? (하는데)
유진 E : 엄한데 돈 쓰지 말라고 해요.
희주 : (엥? 얼른 돌아보면 자기 바로 뒤에 서 있는 유진.)
태산 : 싫다셔도 놓고 오라셨습니다.
희주 : (부러워서 입 떡 벌어지는... )
유진 : 그래도 싫다고 하면 두들겨 패서라도 태우라곤 안 하던가요?
태산 난처한 표정이고...
희주, 좀 전 자기 모습 쪽팔려 게걸음으로 자기 차로 가는.
그러다 어느 외제 차 앞에서 스피드 방지 턱에 걸려 “꺅-” 하며 꽈당 넘어지는.
사람들 시선 쏠리는. 아픈 것보다 너무 쪽 팔려 벌떡 일어나는.
유진 : 괜찮아요?
희주 : (옆에 서 있는 외제차 자기 차 인양 손 짚으며) 네.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유진 알겠다는 듯 자기 차로 가는. 태산 난감한데, 유진은 붕- 가버리는.
태산 어쩔 수 없는 듯 새 차키 주머니에 넣고 희주에게 뚜벅뚜벅 걸어오더니
태산 : 뭡니까.
희주 : (차에 기대며) 뭐가요? (하는데)
태산 : (삑- 리모컨 누르면 희주가 짚고 서 있는 외제 차 철컥 문 열리는)
희주 : (허걱- 이내 시침 뚝) 이 차는 연비가 어떻게 되나... 차 좋네요.
하더니 홱 돌아서 쪽팔려 죽겠는 표정으로 냅다 자기 차로 가는.
태산 눈살 찌푸린 채 그런 희주 뒷모습 보는데...
S#34. 상두 호텔 룸. 오후.
혈당계로 혈당 체크하는 상두. 기탁 걱정스럽게 보는. 액정에 ‘68’ 수치 나오면,
기탁 : 68이면 너무 낮은 거 아닙니까?
상두 : 아침을 걸러서 그래. 거기 초콜릿 좀.
하는데 태산 들어오는.
기탁 : 넌 말도 없이 어딜 갔다 와. (초콜릿 집어 주며) 여깄습니다.
상두 : 내가 심부름 좀 보냈어. 어떻게 됐냐.
태산 : (테이블 위에 조심스럽게 차 키 내려놓으며) 죄송합니다.
상두 : 니가 왜.
태산 : 내일 다시,
상두 : 됐어. (초콜릿 까며) 애들은 일식집에서 보기로 했다고?
기탁 : 네. 요즘 애들 고기 먹자 그럼 싫어합니다. 살찐다고.
상두 : (피식) 그래?
그때 기탁 핸드폰 울리는. 기탁 번호 확인하고 받지 않는.
상두 : 형수랑 싸웠어? (초콜릿 먹는)
기탁 : 신도 땅주인입니다. 사정 얘기 뻔한데 일일이 대꾸할 필요 없을 거 같아서요.
안 그래도 오늘 내려갔다 올 생각입니다.
상두 : 그러든가.
상두 나가는. 기탁과 태산 따라 나가는.
S#35. 호텔 로비. 오후.
로비에 서 있는 채목사. 전화 받지 않자 다시 거는.
그때, 엘리베이터에서 상두와 기탁. 기탁 번호 보더니 그냥 주머니에 넣는.
핸드폰 들고 있는 채목사와 스쳐 지나는.... 채목사 또 받지 않자 힘없이 팔 떨구는.
그러다 절박한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다가 지나가는 직원 붙잡고
채목사 : 저기... 여기 오면 공상두 사장님을 뵐 수 있다던데... 혹시 몇 호실인지....
직원 : 사장님 방금 나가셨는데, 못 보셨어요?
채목사 : 바, 방금요?
채목사 황급히 달려 나가는데...
S#36. 호텔 앞. 오후.
상두 차에 오르면 탁탁- 닫히는 차 문. 상두 차 붕- 떠남과 동시에 나오는 채목사.
상두 찾아보지만 누군지도 모르겠고 그럴만한 사람도 없는....
허탈하게 서 있는 채목사고.....
S#37. 신도부동산 앞. 오후.
부동산 앞에 서 있는 기탁.
그때, 등기부등본 입에 물고 양 손에 종이컵 든 사장 나오는.
사장 : (등본 입에 물어 발음 잘 안되는. 커피든 종이컵 내미는) 드세요.
기탁 : (커피 받는) 여기도 땅 값 많이 올랐죠.
사장 : 오르다마다요. 영종도 공항 생기곤 쭉 상승세죠.
기탁 : 그럼 제가 얘기한 땅도 만만치 않겠네요.
사장 : (뜨끔 하는. 등본 넘기며) 그러니까 그게... 며칠 전까진 괜찮았는데 목사님도 참...
사기꾼 같은 놈 보증을 잘못 서서 갑자기 압류가 걸려버렸지 뭡니까.
기탁 : 알고 있습니다.
사장 : (헉-) 예? 알아요? 아... 그렇지... 하긴 요샌 뭐 인터넷인가 뭔가로 뚝딱뚝딱 하면 다
나오니까. 금액이 꽤 커서 참... 혹시 다른 땅은,
기탁 : 다른 땅엔 관심 없습니다. 땅 주인에게 전해요. 압류 떠안을 용의 있다구요.
나머지 땅은 시세대로 쳐줄테니 한번 만나자구요.
사장 : (눈치 보는) 그게 글쎄 애매해서... 땅주인은 목사님인데, 명의는 딸래미 앞으로 돼
있거든요. 근데 그 딸래미가 여간 똑똑 한 게 아니에요. 아무래도 명의자를
만나봐야겠지요?
기타 : 딸은 뭐 하는데요.
S#38. 병원 병실. 낮.
회진 도는 희주.
희주 : (턱에 붕대 감은 환자2에게) 아플텐데 잘 참네. 이뻐지기 힘들죠?
환자2 : (아픈 듯 고개 끄덕이는)
희주 : 경과 좋아서 내일은 집에 가도 되겠어요. (코에 붕대 감은 환자 살피는)
반듯하게 잘 나왔네요. 혹시 어디 불편한 곳 있어요?
환자1 : 아뇨. 근데, 붓기는 언제 다 빠지는데요?
희주 : 열흘은 걸려요. 자꾸 거울 보지 말구요. 만지지 말구요.
환자1 : 지방 흡입은 붓기 빠지는 대로 하고 싶어요.
희주 : 하고 싶어도 참아요. 자기 몸에 칼 대는 일인데 (살짝 눈 흘기며) 아이스크림
고를 때 보다 덜 고민해야 되겠어요? (하는데)
간호사 : 채 선생님. 원장님께서 방으로 좀 오시래요.
희주 : 지금?
S#39. 원장실. 낮.
허브차 마주 하고 앉은 두 사람.
원장 : 여기 의대 강의실 아니고 병원이야. 당신 학생 아니라 전문의라고.
희주 : 네?
원장 : 무슨 말인지 몰라?
희주 : 죄송하지만 잘...
원장 : 채선생 사람 쫌스럽게 만드네? 이교수 사모님, 청담동 문여사, 그냥 돌려보냈다며.
희주 : 아... 원장님 그건.... 보톡스가 무슨 영양제도 아니고, 주식 떨어졌다고 맞고,
동창회 간다고 맞고, 남편 바람났다고 맞고,
원장 : 채선생 언제부터 그렇게 건방져졌어?
희주 : !!!
원장 : 그런 결정은 내가 하는 거 아닌가? 그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시술을 원하건 그건
환자 사생활이야. 좀 프로다워질 수 없어?
희주 : ...
원장 : 채선생한테 주는 월급, 선배가 후배한테 주는 용돈 아니란 얘기야. 알아들어?
희주 : (입술 꼭 깨무는...)
S#40. 병원 옥상. 낮.
참담하게 앉아 있는 희주고... 서러움에 눈물 꾹 참는데....
그래도 흘러내리는. 얼른 눈물 닦는...
S#41. 병원 복도. 낮.
복도 걸어오는데 기다리고 있었던 듯 순정 착 달라붙으며
순정 : 거 봐. 내가 한 소리 들을 줄 알았어. 원장님 얘기도 틀린 건 아니지 뭘.
희주 : 무슨 놈의 건물이 이렇게 방음이 안 되니.
순정 : 울었어?
희주 : 울긴 누가? 나도 울 아빠가 땅만 팔면!
순정 : 왜 이러세요. 주님이 사신데도 목사님은 그 땅 파실 분이 아니네요.
희주 : 그지? (자기 머리 콩콩) 아, 지지리 복두 없는 년.
순정 : 지지리 복두 없는 년이 넝쿨 채 굴러온 복은 왜 차셨을까?
희주 : 내가 뭘?
순정 : 강선생이 그러데? 사과박스 전화 안 받았다고? 바쁘다 그랬다며.
희주 : 바쁜데 바쁘다 그러지 그럼,
하는데, 병원 문 벌컥 열리며 정화 들어오는.
순정 : (놀란) 정화야.
정화 : (펑펑 우는) 언니!! 나 어떡해!!
희주 : 왜 그래. 왜 울어. 무슨 일인데 울어!
정화 : 나 어떡해!! 라석현 그 자식이 나 버렸어.
딴 여자 생겼나 봐. 나 어떡해. 우리 아가 어떡해. 엉엉...
희주 : 뭐?
S#42. 일식집 복도. 밤.
핸드폰 통화 중인 희주. 문 위에 쓰인 호수 확인하며
희주 : 어, 도착했다. 7호실? 알았어. 뭘 따라와. 그냥 차에 있어. (끊으려다) 아참, 그 자식
어떻게 생겼다고? 키 크고, 까만 정장에, 하얀 피부, 엄청 잘 생, (꽥!) 야! 끊어!
하는데 7호실 보이는. 이 악물고 다가가 드르륵 문 열면, 남자 앉아 있는. 상두다.
상두, 물수건으로 손 닦다가 뭐야 하는 눈빛으로 보면,
희주 : 어, 까만 정장에 하얀 피부. (핸드백부터 방으로 휙 던지며) 너 오늘 딱 걸렸다.
상두 어안 벙벙한데, 희주 안으로 들어가 문 쾅 닫는.
S#43. 일식집 방. 밤.
상두 : (영문 몰라 올려다보며) 뭡니까.
희주 : (내려다보며) 뭡니까? 나 정화 언닌데, 너 영화배우라메. 쉬리에도 나온다메.
근데 어떻게 거기 나오는 키싱구라미보다 낯설까? 응? 이 어류만도 못한 인간아.
상두 : 사람을 잘못, (하는데)
희주 : (와락 달려들어 멱살 잡으며) 야! 한낱 물고기도 정조를 지켜! 근데, 어떻게
지 자식 가진 여잘 버리니? 그러고도 니가 인간이니?
상두 : 사람 잘못 봤,
희주 : 잘못 볼 리가 있어? 딱 봐도 제빈데? 이 조류의 탈을 쓴 광어만도 못한 인간아?
니가 우리 정화 고아라고 우습게 봤지?
상두 : (희주 팔 떼어 내려다 고아란 말에 희주 똑바로 보는)
희주 : 그래. 오다 보니 날 좋트라. 너 아주 제삿날 제대로 받았단 얘기다. 어?
(더 당기며) 어쩔 거야. 정화 뱃속에 니 자식 어쩔, (하는데)
드르륵! 드르륵! 드르륵! 연 거푸 열리는 장지문.
희주 뭐지? 하며 고개 돌리는데 허걱!!! 검은 양복의 사내들 쫘-아-악- 앉아 있는. 정적.
희주 사태 파악 못해 눈만 깜빡깜빡 하다 헉- 사태 알아채고는
배시시 웃으며 쫑쫑쫑 장지문 앞으로 걸어가더니
희주 : (참한) 어머, 죄송해요. 저희가 너무 소란스러웠죠? 정말 죄송합니다.
회식을 참 ‘조직’적으로 하시나 봐요. 그럼 맛있게 드세요오-
하고 얌전히 문 닫는. 상두, 어이없는. 희주 문 닫고 돌아서자마자
희주 : (눈 커지며 뒤쪽 손짓하며 입 모양만) 조폭인가 봐.
상두 : (어이없어 보는데)
희주 : 어트케 방을 잡아도 이런 델! (양복 앞섶 잡으며) 나와. 나와서 얘기해.
하고 나가려는데, 다시 드르륵! 장지문 열리는. 희주, 이런 씨 싶은데,
정화 (E) : 언니! 여기서 뭐해?
희주 : 뭐 하긴. 보면 몰라?
정화 : 석현씨 지금 옆방에 있는데 여기서 뭐 하냐고.
희주 : (순간 굳는) 뭐, 뭐?
S#44. 일식집 복도. 밤.
넥타이를 바로 매고 있는 상두. 태산 지켜보고 있고 옆에 희주와 정화 서 있다.
희주 : 대신 매드릴까요? 제가 넥타이는 참 잘 매는,
상두 : (노려보면)
희주 : 아뇨, 뭐... 너무 죄송하니까... 다른 사람과 착각만 안했어도,
상두 : 산아.
태산 : 네.
상두 : 니가 손 좀 봐야겠다.
희주 : (헉- 사색) 네에?
S#45. 일식집 앞. 밤.
많이 맞은 듯 쥐어 터진 얼굴로 상두 앞에 홱 내동댕이쳐지는 석현.
상두 옆에 희주와 정화 서 있는. 정화 애처로워 죽으려는 얼굴이고.
상두 : 본인이 광어나 키싱구라 어쩌구 보다 못 한 새낀 거 압니까?
석현 : 예?
상두 : 그 애들은 정조란 걸 지키는 모양입니다.
석현 : 아... 네...
상두 : (눈높이 맞춰 앉으며. 무서운) 아버지가 지 자식을 버려서야 씁니까.
석현 : 못 쓰죠. 그럼요. 지 자식 버리면 나쁜 새끼죠.
상두 : (뚫어질 듯 빤히 보면)
석현 : (눈길 피하며) 진짭니다. 자, 잘... 키우겠습니다. 정말 잘,
상두 : (일어서며) 산아. 가자. (차로 걸어가는)
희주 : 저, 저기요.
상두 : (돌아보면)
희주 : 정말 감사합니다. 뭐 하시는 분인지 모르지만 (명함 꺼내 내밀며) 혹시 살다가
성형수술이 하고 싶으시거나 견적이 궁금하시면,
상두 : (휙 가버리는)
희주 : 우씨- 명함 든 손 무안하게.
희주, 멀어지는 상두 차 오래오래 바라보는데....
S#46. 호텔 앞. 밤.
상두 차 멎는. 태산 문 열면 상두와 기탁 내리는.
기탁 : 천사장은 여전히 카지노에서 산답니다. 일부러 시간 끌려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상두 : 소액주주들 대푠가 뭔가는.
기탁 : 거주지가 일정치 않습니다. 알아보는 대로,
상두 : (버럭) 알아본단 지가 벌써 며칠,
하다 입을 다무는 상두. 누군가를 본 것이다. 세연이다.
세연과 상두 서로 바라보는. 알 수 없는 긴장감 흐르고...
상두 : 왔니?
세연 : 이젠 정색하고 내숭 떠냐? 내 연락처 알려준 사람 누구더라?
상두 : (기탁에게) 방 좀 잡아요.
기탁 : 네. (하고 가려하면)
세연 : (기탁에게) 엄상무님은 여전하시죠.
기탁 : 그렇지 뭐.
세연 : 여전히 공상두 시다?
쨍- 상두와 기탁, 머릿속 무언가 박살나는 느낌이고...
S#47. 상두 호텔 룸. 밤.
언더락 잔에 얼음을 채우는 상두. 어깨 너머로 세연 보이는.
상두 : 배운 새끼보다 무식한 새끼들이 잘 하는 게 딱 하나 있어. 둘 중 하나, 선택하는 거.
세연 : (!!! 상두 보면)
상두 : (술 따르며) 우린, 어느 걸 가질까가 아니라 어느 걸 버릴까 거든.
세연 : (!!!! 애써 태연한 척) 서론이 길면 본론이 재미없던데.
상두 : (돌아서서) 기탁이형, 다신 그딴 식으로 건들지 마.
세연 : (빤히 보다 걸어가 잔 드는. 마시는. 피식 웃는)
상두 : (?!!! 보면)
세연 : 공상두 감 많이 잃었네.
상두 : !!!
세연 : 나, 너 건든 거야. 엄상무가 아니라.
상두 : (얼음처럼 굳는)
세연 : 근데, 재미없다. 옛날엔 너 괴롭히는 재미로 살았는데. (사이) 나 선 본 건 아냐?
상두 : (열패감 억지로 참는데) ....의사라며.
세연 : 어. 성형외과. 데리고 놀기 좋은 타입은 아니고, 데리고 놀고 싶은 타입.
당분간은 걔랑 놀려구.
상두 : ....재밌겠네.
두 사람 시선 팽팽하고... 겹쳐지는 희주의 얼굴이고...
S#48. 병원 복도 자판기 앞. 다들 날 낮.
커피 마시고 있는 희주와 순정.
순정 : 진짜 재밌다. 정말 그렇게 말했단 말이야?
희주 : 어. “본인이 광어나 키싱구라 어쩌구 보다 못한 새낀 거 압니까?” 쫌 멋있지.
순정 : 미쳤냐? 키싱구라미도 모르고 댑따 무식해 보이누만?
희주 : 야, 그건 조크지. 설마 진짜 모르겠냐? (하는데)
간호사 E: 채선생님. 퀵이요. (예쁜 상자 건네는)
희주 : 나한테? 누가?
순정 : (어느새 나타났는지. 상자 가로채며) 장난해. 누가 언니한테 이런 걸 보내.
(흔들어보는) 홈쇼핑에서 뭐 샀어?
희주 확 뺏어서 풀어보면, 뜬금없이 예쁜 양산 들어있고...
희주 의아한. 메모 보면 “이거 쓰고 나랑 산책 안 할래요? 강세연”
간호사와 순정, “너무 로맨틱하다.” 어쩌구 난린데...
S#49. 공원. 낮.
벤치에 앉아 있는 세연. 노트북으로 주식 보다가 시계 보면 시간 많이 지난...
피식 웃으며 미리 사둔 솜사탕 쓰레기통에 버리고 돌아서는데, 양산 쓴 희주 서 있는.
세연 : 10초만 일찍 왔어도 솜사탕 먹었잖아요.
희주 : 나 그렇게 한가한 사람 아니에요.
세연 : 직업 있다고 재는 거예요? 노는 백수 맘 상하게?
희주 : 백수에요?
세연 : 네.
희주 : 왜요?
세연 : 집에 돈 많거든요.
희주 : (뜨악) 돈은 많은데 친군 없죠?
세연 : 친구도 많죠. 돈 펑펑 잘 쓰니까. 희주씨한테도 돈 펑펑 쓰면 나랑 친구 합니까?
희주 : (빤히 보다) 아뇨.
세연 : 왜요?
희주 : 남 떠보는 게 취미인 사람이랑은 친구 안하거든요.
세연 : (웃는) 잘못했어요. 사과할게요.
희주 : (의외다 싶은) ...
세연 : 선 보는 거 불편하구 싫어요. 어머니한텐 퇴짜 맞았다 할 생각이었는데,
어떡해요. 보는 순간 너무 맘에 드는데. 용서하구 친구두 하죠?
희주 : ...내가 돈이 많아야지 친구가 많음 뭐해요. 그럴 시간에 돈 벌래요.
사과 받는단 뜻에서 이건 받을게요.
(양산 보며) 하나 갖고 싶었는데 사게는 안 되더라구요. 잘 쓸게요.
하고 돌아서면 팔 잡는. 희주 놀라서 보면
세연 : 자장면 좋아해요?
희주 : 자장면요?
세연 : 다음 주말에 자장면 먹으러 갑시다. (봉투 건네는) 전화 할게요. (가버리는)
희주 : (뒷모습 한참 보다) 돈 자랑 실컷 하더니 겨우 자장면이냐? (봉투 열면서)
대체 얼마나 비싼 자장인데 해남도 삼아 공항을, 엄마야! (항공권 떨어뜨리는.
잽싸게 줍는) 해, 해남도? 그럼 자장면을 먹으러 중국을 가잔 말이야?
S#50. 성형외과 희주 사무실. 낮.
희주와 순정 머리 맞대고 무언가 보고 있다. 비행기 표다.
순정 : 정말 총각일까?
희주 : 그래 보이지 않디?
순정 : 제빈가?
희주 : 뻐꾸기가 수려하긴 했어.
순정 : 혹시 게이 아냐?
희주 : 이걸 그냥. (확 노려보면)
순정 : 그럼 뭘 고민해? 이렇게 스케일이 남다른 남잘 두고?
그냥 콱 잡아. 예쁜 속옷 있어? 없음 조퇴시켜줄게. 사러 가.
희주 : 속옷을 왜 사?
순정 : 어유, 내숭. 내 다년간의 리서치 결과 블랙 또는 화이트가 가장 만족도가 높데.
근데 요 짜장은 딱 보니까 블랙이네 블랙. 춘장 색. (머리카락 물고) 앙~
희주 : 징그럽게 얘가 왜 이래?
순정 : 너무 굶었다고 있는 힘껏 들이대지 말어. 호텔은 꼭 별 다섯 개 이상짜리로,
희주 : 미쳤니? 호텔을 내가 왜 가.
순정 : 그럼 얘는 미쳤니? 해남도 왕복이면 중국집을 차려도 차리겠다.
희주 : 야, 넌 내가 자장면 한 그릇에 넘어 갈라고 초중고 12년, 의대 11년을
수절한 과부마냥 죽어라 공부만 했는 줄 알어?
순정 : 글쎄. 사람 일 그렇게 장담하는 거 아니래든데.... 수고. (하더니 나가는)
희주 : (순정 뒷모습 노려보다가 다시 비행기표 들고 물끄러미 보다 옆에 놓인 양산도 드는)
양산과 비행기 표라.... 나쁜 시작은 아니지?
세연 생각하는 듯 살짝 미소 짓는 희주고....
S#51. 상두의 호텔 룸. 밤.
어둠 속. 냉장고 문 열린다. 냉장고 불빛에 상두의 옆모습 드러난다.
초콜릿과 우유와 생수만 들어 있는.... 생수 꺼내 마시는.
냉장고문 닫는데 문에 붙어 있는 사진.
유진의 대학 졸업식인 듯 학사모 쓴 유진과 살짝 미소 지은 상두다.
상두, 사진 떼어서 보는. 마음 안 좋고.....
그러다 무슨 생각이 났는지 테이블 위의 키 집어 들고 방 나가는 상두고...
S#52. 희주 집 거실. 밤.
칫솔 든 채 홈쇼핑 속옷 광고 유심히 보고 있는 희주.
가슴 볼륨 업 해보는데, 그때 핸드폰 오는. 번호 확인하고,
희주 : 이 야심한 시각에 어쩐 일이세요?
S#53. 교회. 밤.
촛불 켜져 있는... 시름겹게 앉아 있는 채목사고...
채목사: 그냥... 니 목소리 듣고 싶어서. 별일.... 없지?
희주 F: 별일이 왜 없어?
채목사 : !!!
S#54. 희주집 거실. 밤.
희주 : 단춧구멍만한 눈을 한가인처럼 만들래잖아. 내가 얼마나 죽는 줄 알았게.
(웃고) 아빤, 별일 없죠?
채목사 : 어, 없지... 없어. 일은 무슨.
희주 : (좀 이상한) 근데 목소린 좀 이상하다? 아빠! 어디 아프지. 어디 아픈데!
채목사 : 그런게 아니고... 실은... 니가 누굴 좀 만나봤으면 해서...
희주 : 누굴 만나다니? 오 마이 갓뜨! 설마 나보고 선보라고?
채목사 : 그런게 아니고.. 니가 서울에 있으니까. 내가 매일 올라갈 수도 없고.
희주 : 누군데요? (하는데 쾅쾅쾅!!! 누구지?) 아빠 잠깐만.
현관문 렌즈 구멍으로 문 밖 보는. 눈 커지는. 다시 보는. 고개 갸웃하는.
그러더니 문 활짝 여는. 문 열면!!!
막 노크 하려다 문 열린 듯 조금 놀란 얼굴로 한아름 꽃 들고 서 있는 상두고...
상두와 희주 서로를 알아보는. 의외의 상황에 둘 다 놀라는...
희주, 이 사람이 왜 날 찾아 왔나 뚫어져라 바라보는데,
상두 : ....채희주..씨?
희주 : (!!!) 내 이름... 어떻게 알아요?
상두 : 남의 돈 떼 먹구 너무 태평한 거 아닙니까?
희주 : 네?
놀라는 희주의 얼굴에서!!!!
1부 엔딩
.연인 ↲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