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 1회
S#1. 도로 (D)
파르르~휘날리는 리무진의 태극기 클로즈 업.
대통령이 탄 리무진과 경호 차량들이 텅 빈 도로를 달린다.
S#2. 서울공항 (D)
대통령 전용기 코드원, 공항 한가운데에 서있다.
수많은 환송객들...3군 의장대 쉬어! 자세로 있다 리무진 행렬 들어서면,
의장대장 일동 차렷~!
리무진 도착하고 경호실장 완벽한 동작으로 문을 열면 내리는 하이힐.. 서류가방을 든 손의 메니큐어.. 바람에 날리는 치마...미소 띤 혜림이 내린다.
혜림, 따거운 햇볕에 찡그리면 즉각 우산으로 그늘을 만드는 경호실장.
의장대장 대통령님을 향해~ 받들어 총!
의장대 (우렁차게) 충~성!
군악대 대통령 찬가를 연주하고...
혜림 (OL)치워주세요.
경호실장 ..예?
혜림 우산 치우시라구요.
뙤약볕에 몇 시간이나 서있는 군인들도 있는데...
경호실장, 우산을 치우자 혜림, 거수경례를 하고 코드원으로 걸어간다.
근엄한 의장대와 치마 정장을 입은 혜림의 극도의 콘트라스트...
S#3. 비행기 안 (D)
대통령 주치의, 편한 옷에 수면양말로 갈아신은 혜림에게 물과 약을 준다.
얼른 약을 먹는 혜림, 식은땀을 흘리며 의자 손잡이를 꽉 잡는다.
비행기에 탄 일행들, 걱정스럽다는 듯 서서 보면...
혜림 걱정 마세요..제가 비행기만 타면 이래요.
주치의 대통령님. 좀 불안 상태시지만 안정제 드셨으니 괜찮으실 겁니다.
혜림 아...비행기! 정말 싫어. 어떻게 높은 게 뱀보다 무서운가 몰라.
주치의 고소공포증 땜에 그런 분들 의외로 많습니다.
그럼 쉬시지요. (빠지고)
혜림 (호흡하고 있다) 후..후~
기장 대통령님, 이륙해도 괜찮으시겠습니까?
혜림 (고개 끄덕)...(입술을 꼭 깨문다)
S#4. 하늘+바다+해저 CG
카메라, 바다 위를 날아가는 코드원에서 급강하..바닷속을 헤집고 들어가면,
해초와 물고기 떼지어 지나가는 심해 저쪽으로 잠수함이 유영해가다...
암초 지대를 피해가는가 싶더니, 쿵~~하는 충돌음...스큐류가 멈춰버린다.
S#5. 잠수함 내
어디선가 바닷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가운데 장교, 고함친다.
장교 함장님! 기관실에 물이 차서 걷잡을 수 없습니다.
함장 (다른 대원을 향해) 빨리 보수반을 보내!
장교 소용 없습니다. ……추진기까지 정지됐습니다.
기관장 (뛰어 들어오며) 함장님! 기관실을 폐쇄하지 않으면 잠수함이 침몰합니다. 암초에 부딪히면서 전방 밸런스트 탱크까지 손상됐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조종실 안으로 들어오는 승조원들, 다쳐서 피가 흐르는 사람도 있다 .
공포에 떠는 눈으로 함장을 바라보는 승조원들.
함장 좌표는?
장교 AG 235, CD 294.. 중국 영햅니다.
함장 (절망적인) 즉각 선두 격실로 집합해.
통신수단을 총동원해 사령부에 SOS를 쳐!
싸이렌 소리와 함께 비상사태를 알리는 방송이 나간다.
알림방송 비상사태. 비상사태. 기관실을 폐쇄한다
전 대원은 신속히 선미 격실로 대피하라.
S#6. 백악관 인서트 (D)
S#7. 백악관 회담장 (D)
혜림, 미 대통령, 기자들을 향해 악수하는 모습 보여준다. 후레쉬 터지고..
혜림, 킬 힐을 신었다.
미대통령 전세계 대통령들이 모두 다 키가 작아 제가 목이 아팠는데...한국 대통령과는 눈높이를 맞춰 얘기할 수 있어 좋습니다.
혜림 저번에 뵐 때보다 제 키가 좀 커졌죠?
(웃으며) 전 누가 제 머리꼭지를 내려다보면 기분이 별로거든요.
미 대통령 자리 권하고 혜림 앉으면, 기자들, 모두 나간다.
혜림 한,미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미국측 요구사항은 잘 알고있습니다. 무역 자유화 시대에 역행하는 규제를 통한 해법보다는, 한국 정부 입장은 차라리 한국이 미국 내 제조공장 설립을 확대해서...
그때 정복 차림의 합참의장에게 누군가 와서 귀엣말을 한다.
합참의장, 놀란 표정이 된다. 혜림, 합참의장과 눈이 마주친다.
난감한 합참의장, 입술을 깨문다...의아한 혜림.
S#8. 백악관 일각 (D)
아무도 없는 빈방... 물컵을 들고있는 혜림, 합참의장.
혜림 좌초요? 우리 잠수함이요? 중국 영해에서?
합참의장 ... 그게..각국마다 알게 모르게 정보수집 활동을 합니다.
혜림 승조원들 모두 몇 명입니까?
합참의장 스무 명입니다.
혜림 당장 구조대를 급파하세요!
합참의장 보냈습니다만, 저쪽에서도 눈치를 챘는지 중국군함이 잠수함 좌초지역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잠수함을 구하자고 구조대가 넘어가면....이건 국경침범으로 전쟁입니다.
혜림 .. 그럼 방법은요?
합참의장 (힘들게)...작전 수칙상 이럴 경우 산화하라고 돼있습니다.
혜림 (화내며) 산화요? 승조원들을 수장시킨다구요?
합참의장 대통령님...냉철해 지십시오.
우리가 첩보활동을 했다고 중국측에 자백할 순 없습니다.
혜림 그 때문에 생목숨 스무 명을 바닷 속에 수장시켜요?
합참의장 대통령님 마음은 잘 알겠습니다만 우리 영해도 아니고..군대를 파견한다 해도 전시작전 통제권을 가진 미국의 승인 없이는..
혜림 (나가며) 그건 전시 때 이야기고, 지금은 전시가 아니잖아요?
S#9. 백악관 회담장 (D)
잠수함 소식에 모두들 경악한 가운데
미대통령 NO! 나는 이 작전 절대 승인할 수 없습니다.
한국 구조대가 영해를 침범하면 중국과의 교전은 불가피합니다.
혜림 ..만약, 제가 구조대 파견을 명령한다면요?
미대통령 한미군사동맹은 깨지는 겁니다!
그 책임은 전적으로 한국 측에 있구요.
혜림 중국 측엔 한국만의 단독 행동이었다고 내가 설명하겠습니다. 난 대통령직을 걸고 우리 승조원들을 구해야겠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더는, 국가가 지켜주지 않는 국민들이 나와서는 안됩니다. 그게 내가 대통령이 된 이유니까요. (일어선다)
미대통령 (놀라) 이보세요, 미세스 프레지던트!
S#10. 잠수함 안
선미 격실에 질서정연하게 모여 있는 승조원들.. 모두 비장하다.
산소가 희박해져 벌써 헐떡거리는 승조원들도 있다.
함장 산소는? 몇 시간이나 버틸 수 있겠나?
장교 이제 30시간 정도 밖에는...
일동 ...
함장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우리 모두 믿음을 갖고 기다리자.
만약 구조되지 못한다면, 조국에 누를 끼치지 않기위해..
우리 모두 잠수함과 함께 산화한다.
승조원들, 입술 꾹 깨물고 결연한 의지를 보인다. 핏발 선 눈에는 눈물이...
S#11. 청와대 대변인실 (D)
기자들의 후레쉬 쏟아지고, 대변인, 쏟아지는 질문들 받아내느라 곤혹스럽다.
기자1 대통령께서 미국 일정을 중단하고 중국으로 간 이유가 뭡니까?
대변인 그건 이미 말씀 드린 바와 같이, 국가 기밀에 관한 것으로...
외신기자1 (말 자르고) 한국 잠수함이 중국 영해에서 좌초됐다고 하던데...그것 때문에 중국으로 간 거 아닙니까?
기자들, 외신기자1의 말에 놀라고...대변인에게 터지는 후레시 세례!
S#12. 중국 주석궁 인서트 (D)
S#13. 주석궁 안 (D)
혜림, 결연한 얼굴로 중국 주석 앞으로 걸어간다.
주석 (불쾌한 듯) 이런 외교적 결례가 또 있을까요?
한 나라의 국가 원수가, 상대국의 허락도 없이 불쑥 방문하시다뇨.
혜림 (정중하게 허리숙여 인사하며)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후레쉬들 터지고.. 중국 측 대표들은 놀라고, 한국 측은 남감한 표정들이다.
주석 왜 이러십니까? 국가 원수들의 의전상 이런 인사는 없습니다.
혜림 이미 아시지 않습니까? 한국 국적의 잠수함...중국 영해에 좌초 됐습니다. 생존가능 96시간 중 이미 70시간을 써버렸습니다. 중국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스무 명의 목숨을 생매장할 처집니다.
주석 한국 잠수함이 왜... 중국 영해에 있습니까?
첩보활동이라도 하셨다는 겁니까?
혜림 중국 잠수함도 한국 영해에서 정보수집 활동을 해오지 않았습니까?
주석 ...!
혜림 중국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난 즉각 우리 군대를 파견할 겁니다.
주석 각하, 우리랑 전쟁이라도 벌이자는 말씀입니까?
혜림 전쟁을 막자고, 제가 이렇게 와서 고개를 숙이고 있잖습니까?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주석 각하. (다시 정중한 인사)
주석 허! 스무 명 때문에 전쟁이라...허 허..
S#14. 국회 인서트 (D)
오재봉(E) 이건 국칩니다, 국치! 삼전도의 치욕도 아니고 대통령이 중국에다 저 따위로 머리를 조아리면 대한민국의 국격은 대체 뭐가 되냔 말입니다?
S#15. 민우당 의원 총회장 (D)
TV에 혜림이 중국주석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장면이 나간다.
민우당 대표 강태산을 중심으로 의원들이 흥분하고 있다.
유명호 이러다...정말 전쟁이라도 나는 거 아닐까요?
행동파 대통령이 중국 영해로 무작정 군대를 파견하면..
오재봉 그깟 잠수함 한척이 뭐라고. 나라를 위해 산화를 시켰어야지~ 지금 시중엔 전쟁난다고 생필품 사재기까지 하고 있다잖아요.
강태산 (OL) 아녀자의 하찮은 영웅심리로..
의원들 (강태산 보고)
강태산 나라와 국민을 전쟁상황까지 몰고 갔다면..
(화면속의 혜림 노려보며) 응당한 책임을 져야지요!
S#16. 주석궁 안 (D)
팽팽한 긴장감만 감돈다.
혜림 ...
주석 ...
혜림 정말 안 되겠습니까? 주석 각하?
주석 ....
혜림 합참의장님. 사고해역에 구조함을 진격시키고 공해상에 전투기도 출격시키세요!
합참의장 예. 대통령님!
주석 이보세요~ 대통령 각하! (하며 테이블을 땅 친다)
혜림 ...
주석 지금 나한테 선전포고하는 겁니까?
혜림 이런 사고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도 언제든지 당할 수 있습니다. 우방국끼리 협조 좀 하자구요, 주석 각하. 중국이 대국이면 제발 대국다운 태도를 좀 보여주시라구요.
주석 (열받아) 국방부장! 한국 군함이 우리 영해에 한 발짝이라고 들어오면 즉각 발포하세요!
국방부장 예!
혜림 (결연한 태도로)그 대신 내가 여기 중국에 있겠습니다.
볼모가 되던, 인질이 되던, 전범으로 죽던...여기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을거라구요! 우리 승조원들이 모두 구조될 때까지!
S#17. 서해 (D)
독도함을 비롯한 한국 구조함들, 전속력으로 중국 영해로 진격한다.
한국 구조함과 충돌할 듯 다가오는 중국 군함들...일촉즉발의 전쟁위기다!
공해상에는 한국 전투기들이 편대를 이뤄 선회비행을 하고 있고...
S#18. 잠수함 안
승조원들, 땀 범벅이 된 채 질식할 듯 헐떡거리고 있다.
함장, 더 이상은 견딜 수 없다고 판단하고...
함장 (붉은 눈으로) 전우 여러분, 고맙다. 난 우리가 자랑스럽다. 조국은 결코 우리를 잊지 않을 것이다. 군가가 끝나는데로 산화한다, 군가 시작!
일동 (어깨동무를 하고 해군가를 부른다) 우리는 해군이다 바다의 방패. 죽어도 또 죽어도 겨레와 나라...
승조원들의 군가, 비장한 울음이 되는데...땅땅~ 함체를 두드리는 망치 소리.
망치소리에 군가를 그치고 잘못 들었나 회의에 차는 승조원들의 얼굴.
또 다시 땅땅~~승조원들의 얼굴에 점차 떠오르는 희망의 빛...
장교 (망치를 집어들며) 여기야 여기.(힘껏 함체를 두들긴다)
S#19. 서해 (D)
한국 군함들과 중국 군함들이 합동 작전으로 승조원들을 구하고 있다.
구조된 함장, 승조원들 서로 끌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기자1 (리포팅) 한, 중 합동 작전으로 잠수함 승조원들이 하나하나 구조되고 있는 독도함 현장입니다. 다행히도 약간의 부상자만 있을 뿐 승조원들은 한명의 희생자도 없이 전원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S#20. TV 화면 (D)
구조현장 자료화면에 이어 한중 정상회담 중인 혜림과 중국 주석의 화면
기자1 ..한편, 한중 양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사시 한중 군사협력을 위해 예정에도 없던 긴급 정상회담을 갖고...
S#21. 중국 주석궁 (D)
건배하는 혜림과 중국 주석.
주석 (웃으며)중국 여자들 대 세다 대 세다 했는데...대통령 각하는 그보다 몇 배는 되시는 거 같습니다.
혜림 정말 감사합니다, 주석 각하.
주석 내가 거절했으면 어떡할 생각이었습니까, 대통령 각하?
혜림 주석 각하도 평화를 사랑한다고 믿었으니까요. 건배.
주석 하하하...한중 우호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한 기념으로. 건배.
S#22. 국회의사당 본회의장 (D)
강태산 (단상에서 발언 중) 서혜림 대통령은 영웅심리과 즉흥적인 행동으로 대 중국 국치외교를 벌였고,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책임져야할 대통령의 책무를 저버린 채 나라를 전쟁 상황까지 몰고 갔습니다. 이에 본 의원은 이런 위험천만한 대통령에게 더 이상 국사를 맡길 수 없다고 판단, 서혜림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는 바입니다!
강태산의 폭탄선언에 벌집 쑤셔놓은 듯한 회의장. 카메라 후레시 세례~!
S#23. 국회 앞 도로 (D)
운집한 시민들의 열광적인 박수를 받으며 리무진 행렬, 달려간다.
리무진 안의 혜림, 창문 열고 시민들을 향해 손 흔들어주는데..
비서실장 (전화 주며) 대통령님, 국회의장 전홥니다.
혜림 (받으며) 네, 대통령입니다.
국회의장(E) 대통령님, 지금 대통님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됐습니다.
혜림 (놀라) 타..탄핵이요?
S#24. 청와대 인서트 (D)
인적 없는...
S#25. 대통령 집무실 (D)
공석인 대통령의 자리...그 상징적인 이미지에서...
S#26. 댄스 플로어(환타지)
연미복을 입은 하도야가 미녀들과 춤추고 있다.
백인녀와는 왈츠..라틴녀와는 탱고..흑인녀와는 살사..파트너를 바꿔가며 무도회장을 사로잡는다. 도야의 화려한 춤 솜씨에 미녀들은 넋을 잃고, 도야의 춤 무아지경으로 가는데...춤곡이 뽕짝 리듬으로 바뀐다.
S#27. 해송 캬바레 (D)
뽕짝 리듬과 촌스런 조명 아래서 중년 남녀들이 춤을 추고 있다.
반짝이 무도복을 입은 도야, 세련된 30대 여자와 화려한 스탭을 밟고 있다.
여자 (감탄하고) 되게 귀엽게 생겼네. 춤솜씨도 좋고, 매너도 괜찮고.
도야 저 어릴 때 땐스 신동으로 방송에 나간적도 있는데 못보셨어요?
여자 (어지러운 척 비틀)...취했나봐.
도야 (허리를 감싸듯 부축하며) 시원한 바닷바람이라도 쐬러 가실래요?
여자 난 그냥 쉬고 싶은데...
도야 그럼 정말 쉬기만 하는 겁니다, 누나..
여자 ..으응..(안기는데)
하봉도(E) 지랄 쌩쇼를 한다, 쌩쇼를 해.
도야와 여자, 뭔 소린가해서 보면,
조리사 옷에 모자를 쓴 험상 굳은 하봉도가 대뜸 도야의 귀를 잡는다.
도야 아얏..
봉도 이 소귀신이 잡아갈 놈!
곰탕솥 지키고 있으랬더니 고새를 못참고 또 제비질이여?
도야 (비명 지르며) 아부지...이거 놓구 말해...아..귀 떨어져.
봉도 (여자에게) 아줌니도 대갈통에 피도 안마른 자식같은 놈이랑 뭐하는 짓거리요? 댁의 남편이 삼거리서 치과하는 그 양반이지, 아마?
여자 놀라 도망가고...도야, 연신 비명 지르며 아버지한테 끌려간다.
S#28. 3대 곰탕집 안 (D)
하봉도, 도야의 귀를 끌고 들어오면 손님들 익숙한 풍경인 듯 실실거리고 본다.
봉도 (주방보고) 성식아. 게 소대가리 뽀갤 때 쓰는 손도끼하고 도마 갖구와.
성식 예, 사장님.
봉도 (덩치 좋은 종업원보고)상구야 이놈 아랫도리 벗겨!
상구 (도야 허리를 안고 허리띠를 풀며) 예 사장님.
도야 (놀라 버둥거리며) 아부지 왜 이래, 증말?
봉도 (성식이 가져온 손도끼 들고) 곰탕 끓일 놈이 두 손만 멀쩡하면 됐지 자..가 뭔 소용이여. 아무데나 휘두르고 다니다 패가망신하기 전에 잘라버릴겨. 성식아 도마 잘 바쳐! 피가 솔차이 쏟아질팅게..
도야 아악...사람살려!
도야, 상구의 팔을 물고 도망간다.
S#29. 3대 곰탕집 앞 (D)
봉도, 도끼 들고 쫓아오고, 성식 상구도 쫓아온다.
봉도 이 썩을놈의 쉐키, 거기 안서.
도야 (달리며) 아부지 참말로 너무해.
아들 자..를 잘라버리겠다는 아부지가 세상에 어딨어?
내 아부지 맞어?
봉도 내가 오늘 니놈 안 짜르면 성을 갈팅게.
시장골목 사람들 다 낄낄거리고, 도야 막 출발하는 버스에 올라탄다.
봉도 (사라지는 버스 보며) 공부도 안하는 놈이 탕잽이 기술이라도 배워야 먹고살거 아녀. (목이 매여) 이 소귀신이 잡아갈 놈아..
S#30. 버스 안 (D)
빈자리 많은 버스 안.
정장차림의 혜림, 면접 보는 자세로 단정하게 앉아있다.
통로 건너 뒤쪽 의자에 앉는 도야가 혜림을 흥미롭게 본다.
혜림 (갑자기 살포시 미소 지며)앞집 팥죽은 붉은 팥 풋팥죽이고, 뒷집 콩죽은 해콩단콩 콩죽,우리 집 깨죽은 검은깨 깨죽인데, 사람들은 해콩 단콩 콩죽 깨죽 죽 먹기를 싫어하더라...
도야 ??
<시간경과>
버스 혼잡하다.
패거리와 함께 타는 철규, 여고생을 위협해 자리 차지하고..
혜림, 짐들고 탄 할머니에게 자리 양보하고 서면, 도야 혜림의 늘씬한 다리와 엉덩이에 와우~하는데...그 엉덩이를 쓱~ 더듬는 누군가의 손! 도야 이런 씨~하는데, 징글맞게 웃으며 돌아보는 철규의 눈..
도야 (눈에 불 번쩍이며) 저 시방새가! (자리를 박차는데)
혜림, (엉덩이에 올려진 손을 턱 웅켜쥐며 큰 소리로 )
뭐여! 이 손은! 너 시방 워딜 주물러 쌌냐?
철규 이 기집애가 생 사람 잡네! (손 빼내려고 하면) 놔!
혜림 (더 꽉 잡으며) 이게 반성을 몰라야, 반성을!
아자씨... 추접한 성 추행범 잡았응께 싸게 버스 경찰서로 몰아유~
S#31. 남송 경찰서 전경
S#32. 경찰서 내부 (D)
혜림, 도야, 철규, 앉아있고 경찰2가 서류 꺼내 조서 꾸미고 있다.
경찰1 (지나가며 도야의 뒤통수를 때린다) 뭐여? 너 또 사고 쳐서 온 겨? 고삐리 놈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도야 아~ 아니라니까... 오늘은 증인으로 온 거라니까~
혜림 (얘 고삐리였어? 하는 시선으로 보는데)
경찰2 ..대충 알아들었응께 우선, 아가씨 신분증부터 줘봐.
혜림 (빽에서 지갑 꺼내 신분증 꺼내는데 수험표도 같이 떨어진다)
경찰2 (수험표 보며) 뭐야...? HBS.. 아가씨 방송국 시험 봐?
혜림 예. 내일 아나운서 면접시험 보러가는 길이었어요.
도야 (놀란다)...!
경찰2 아나운서? 히야. 어려운 시험 보네. (하다가 철규보며) 야 이 자슥아! 니는 큰 시험 앞둔 사람 엉덩짝을 만져대믄 쓰겄냐? 정신 사나워서 시험이 지대로 보지간디?
철규 오해랑게요. 사람이 많아서 몸이 닿은 거라니까`
도야 닿은 거 좋아하네! 엉덩짝이 인절미야? 니가 쭈물탕 놨잖여. (경찰2에게) 아저씨, 내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니까~!
철규 이 쓰불 놈이! (도야와 한 판 붙으려고 일어나려는데)
경찰1 (서류철 들고 오다가 철규에게) 가만, 너 김철규 아니여?
경찰2 왜? 아는 놈이여?
경찰1, 경찰2에게 귓속말 하자, 경찰2 난감한 표정 짓는다.
철규, 씩 웃으며 여유롭게 자리에 앉고, 도야 혜림은 어리둥절한데..
S#33. 경찰서 앞 (D)
혜림, 도야 나오면
혜림 고맙다 얘! 너 아니였으면 쟤 오리발에 당할 뻔했어.
도야 ...!
혜림 우리 팥빙수 먹자. 보답할께.
도야 서두르는 게 좋을 건디? 막차 놓칠텐디..(가버린다)
S#34. 버스 터미널 (D)
매표구 앞에 선 혜림, 뭐라 묻는데...
매표원(E) 서울가는 막차 10분전에 떠났습니다.(매표구를 탁 닫고)
혜림 ..어떡해 내일 아침 시험인데..
혜림 서둘러 밖으로 나가면, 부앙~달려와 서는 오토바이.
도야 (헬맷 올리고) 남송역에 막차 있을텐디..
혜림 (택시 잡으며) 택시!
도야 택시타면 늦지..
혜림 (보고)
도야 (헬맷 내리고) 시험 안 봐? 말든지.
혜림 (옆으로 타면)
도야 다리 벌리고 타야할텐디..
혜림 (치마 보며) 치만데?
도야 (츄리닝 바지 던져준다)
혜림, 돌아서서 치마 밑으로 츄리닝을 입는 사이,
저쪽에서 부아앙~ 수십대의 오토바이들이 다가온다.
혜림 (타고)
도야 (오토바이들을 보며) 꽉 껴안아야 안 떨어질텐디..
혜림 (망설이고)
오토바이1 (도야 발견) 저 새끼다. 내 오토바이...
도야 (급발진 하고)
혜림 엄마야 (자기도 모르게 도야의 허리를 꽉 껴안는다)
S#35. 몽따쥬 (D)
혜림을 태우고 질주하는 도야. 혜림 연방 비명을 지르고..
수 십대의 오토바이들 필사적으로 도야를 뒤?i는다.
골목길, 논길, 강바닥, 철길에서 ?i고 ?i기는 오토바이 체이스.
여러 대의 오토바이들 충돌하고 추락하고... 도야, 마침내 놈들을 따돌린다.
S#36. 남송역 (N)
끼익~서는 도야 오토바이. 혜림 너무 놀라 도야를 안은 채 몸이 굳어있다.
도야 10분 남았는디..
혜림 (겨우 손 풀고) 휴...휴지 좀 줘봐, 콧물이...(훌쩍)
도야 어..? 내 무도복에.. (등을 살핀다)
혜림 !
도야 묻혔지?
혜림 (샐쭉~) 닥였어!
도야 아, 씨~ 드럽게!
혜림 (내리며 버럭!) 사람 죽일려 작정했어?
도야 (부르릉~)시험 잘 봐...
혜림 이름이라도 알자.
도야 하도야.
혜림 하도야!
도야 나 어릴 때 땐스 신동으로 티비에 나간적도 있는데, 모르나?
혜림 (픽 웃으며) 미안...티비 못 봐서..너 은근 괜찮은 애 같은데.. 이렇게 안 살았으면 좋겠다, 얘.
도야 설교 하지마. 재수 없어. (붕~~가버리고)
혜림 고삐리 제비족. 힉~(치마 밑에 추리닝 차림 그대로 역으로 뛴다)
저 멀리 도야를 막아서는 수 십대의 오토바이...
S#37. 다리 위 (N)
차가 안다니는 폐 다리 위...수 십대의 오토바이들에 포위된 도야.
험상굳게 생긴 김철규가 짱인 듯...
도야 아버지 빽이 좋긴 좋네. 콩밥 먹고 있을 자식이...!
철규 그럼, 국회의원 하고 구린 탕잽이가 같을 줄 알았냐?
도야 조무래기 빼고.. 맞짱 뜨자. 너랑 나 일 대 일로..!
철규 (쪼개며) 맞짱? 조오치..!
도야 졌다고 니 아빠한테 가서 징징대면 안된다, 오캐바리?
두 사람 신경전 하다가 철규가 먼저 한 방 친다!
철규의 펀치에 나가 떨어지는 도야...씨익 한번 웃고 반격 한다.
도야의 공격에 정신 못 차리고 쓰러지는 철규.
철규의 모습에 패거리들 개떼같이 도야를 공격한다.
도야 (열받아) 맞짱의 도도 모르는 양아치 새끼들~
너네들이 반칙하면 나도.. 반칙한다~
도야, 철규를 덥쳐 철규의 허리를 안고 다리 아래로 다이빙 한다.
철규 (처절한 비명) 으아아악~~~~~!
S#38. 방송국 스튜디오 (D)
손본식 앵커를 비롯한 심사위원들 쭉 앉아있고.
혜림, 수험표 가슴에 붙이고 카메라 테스트 받는다.
손본식 왼쪽!
혜림 (왼쪽으로 돌고)....
손본식 오른쪽!
혜림 (오른쪽으로 돌고)....
손본식 나눠드린 인쇄물 읽어보지..
혜림 (종이 들고) 앞집 팥죽은 붉은 팥 풋팥죽이고, 뒷집 콩죽은 해콩단콩 콩죽, 우리 집 깨죽은 검은깨 깨죽인데..
손본식 (OL)다음..
혜림 (호흡 가다듬고) 오늘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서울남부지법 서희덕 판사는 도끼로 국회 문짝을 부수고 난동을 부린 손용태 의원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S#39. 남송 경찰서 앞 (D)
검은 승용차 급하게 들어와 서고...금뱃지를 단 김태봉 의원이 헐레벌떡 들어간다.
S#40. 경찰서 안 (D)
김철규는 머리통에 붕대 감고 소파에 늘어져있고,
도야는 가슴에 압박붕대를 감고 하봉도와 함께 서있다.
경찰들 조서를 받고 있는데..김태봉 의원이 고함지르며 들어온다.
서장/경찰1 (거수경례하며) 김 의원님..
철규 (김태봉 보고) 아부지...
김태봉 (도야이에게) 너냐? 우리 철규 이 꼴로 만든 놈이.
도야 싸움은 아저씨 아들이 먼저 시작했는데요.
김태봉 싸움을 걸어 왔어도 내 새낀 거 알면 국으로 쳐 맞고 있어야지. 이 잡놈의 새끼야.
도야 잡놈은 성추행범인 아저씨 아들이거든요.
김태봉 (도야의 뺨을 때리고 머리통을 몇 대 더 때린다)
안되겠어. 서장, 이 새끼 살인미수로 당장 구속 시켜.
봉도 (놀라) 애들 싸움에 사..살인미수라뇨?
서장 7미터가 넘는 다리에서 사람을 밀었으면 살인미수죄가 성립됩니다!
봉도 의원님. 앞날이 창창한 놈 인생에 빨간줄 칠순 없잖아유.
제발 한번만 봐주세유. 예?
김태봉 창창? 저런 새낀 퇴학 먹고 콩밥 먹어봐야 돼. 평생 곰탕이나 끓일 놈이 퇴학이면 어떻고 전과자면 어때?
봉도 지당하신 말씀이구먼요. 그래도..(눈 붉어지며)에미없이 혼자 키운 자식 놈이라...지가 선거 때마다 장~ 의원님을 찍었구먼유. 그 공을 봐서라도 딱 한번만 봐주세유~
김태봉 (도야보고) 그래? 그럼 봐줄테니...(도야에게) 무릎 꿇어!
내 앞에서! 아..내 신발에 빵부스러기가 붙었구만.. 와서 핥어~ 싹싹 핥으면 합의해주지...
도야 뭐? (한대 칠듯 나서면)
봉도 (엄하게) 말어! 왜 이랴? 그럼 진짜 끝이여!
하봉도, 심호흡을 하더니 김태봉 의원 앞에 가서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천천히 그의 구둣발을 핥는다.
기절할 거 같은 도야, 아버지를 일으켜 세우려 한다.
도야 아부지! 왜 이래? 하지마! 하지마!
봉도 (붉은 눈을 들어 무섭게 본다)..! 저리 안가, 이눔아!
도야 (울며) 아부지. 하지 말라구. 아부지~
봉도 (계속 핥는다)
김태봉 히야...탕잽이가 잡놈 아들 졸업장에 목숨 걸었구만~
도야 (분노로 눈이 이글거린다)...!
김태봉 저런 쓰레기는 졸업장 타봐야 종이 버리고 잉크만 버릴텐디.
씨익~! 웃는 철규와 눈 마주친 도야,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S#41. 경찰서 복도 (D)
도야의 울분에 찬 고함소리 울려 퍼진다.
화가 나 맨주먹으로 자판기를 퍽 치고 절규하는 도야.
S#42. 삼대 곰탕집 주방 (D)
하봉도, 곰탕솥을 젓고있고, 성식, 상구 뺀찌로 소대가리의 이빨을 뽑는다.
도야, 말없이 소 이빨을 뽑고있다.
성식 사장님. 다른 집은 소 이빨 안뽑는데 왜 우리집만 뽑아요?
봉도 소가 이빨 닦는 거 봤냐. 치석낀 소머리로 우려낸 곰탕 먹고싶어?
성식 소도 치석껴요?
봉도 곰탕은 국물맛이고 국물맛은 소머리에서 나와. 이빨 안빼면 하잔겨.
상구 (웃으며)도야가 말이 춤은 스탭에서 나오고, 스탭은 허리에서 나온다던데요?
도야 ... (동작 정지하고)
성식 (상구 찌른다)
도야 ..아부지.
봉도 이빨 다 뽑았냐?
도야 국회의원 밟을려면 어떡하면 돼?
성식 검사되면 되지. 사법시험 봐서...
도야 ..검사?
상구 그거 엄청 어려운 공부라던데..
봉도 니 머리론 택도 없다! 헛생각 말고 탕기술이나 착실히 배워. 아부지처럼 탕잽이로 평생 주방에 처박혀 살면 그런 인간이랑 시비 날 일도 없을팅게..
도야 (손도끼와 도마들고 밖으로 나간다)
성식,상구 ?
봉도 서..설마 저눔이?...도야아 도야아 (뛰어나가고)
성식 도..도끼로 김태봉이 까러간 거 아냐? (상구 끌고 나가고)
S#43. 삼대 곰탕집 마당 (D)
우르르 몰려와 도야를 막는 봉도, 성식, 상구.
도야 (울며)아부지, 나 공부할거야. 검사돼서 아부지한테 구두 핥게 만든 국회의원 내 구두 핥게 만들거라고.
봉도 (놀라) 뭐?
도야 성식이 형 내 바지 좀 벗겨줘. 상구형은 도마 좀 받쳐주고..
성식,상구 (놀라)뭐?
도야 맘 잡아야 공부하지.. 내 손으로 직접 잘라버릴거야.
(도끼 치켜들며) 비켜요~
비명 지르며 말리는 사람들과 도끼를 휘두르는 도야에서..
S#44. 방송국 뉴스 스튜디오 (N)
혜림, 6시 뉴스 생방송 준비 중이다.
아나운서다운 정갈한 머리에 정장을 입었다.
앵커 손본식, 좀 떨어진 곳에서 사장하고 얘기 중이다.
손본식 신입 아나운서 가운데 최고 유망주입니다, 사장님.
연수 끝나자마자 앵커용으로 보도국에 발령냈습니다.
사장 오디오 전달도 좋고, 마스크도 예쁘고 이지적이군.
손본식 한 학기만 6시 뉴스 시켜보고, 9시에 투입해도 될 거 같습니다.
<시간경과>
뉴스 시작되고 손본식과 나란히 앉은 혜림, 큐 싸인과 함께 뉴스를 읽는다.
혜림 안녕하십니까? 오늘부터 6시 뉴스를 공동으로 진행하게 된 서혜림입니다.. 제39기 사법연수원 졸업식에서 강태산씨가..딸꾹..수석으로 영예의 대법원장상을 받았습니다..딸꾹..한때 운동권 리더로 두 차례나 투옥된 전력이 있는 강씨는..딸꾹..(당황해 점프)..검사가 됐습니다..딸꾹..
사장 (카메라 옆에서 지켜보다) 뭐야? 쟤 왜 저래...?
손본식 아우..(자료화면으로 컷 넘기라는 제스쳐) 아우~~~
S#45. 보도국장실 (N)
혜림, 고개 푹 숙이고 있고 보도국장, 노발대발한다.
손본식 뭐, HBS를 이끌어갈 기대주? 유망주? 너 내 안티지?
어떻게 첫방에 딸꾹질을 오프닝에 엔딩까지 해대니?
혜림 죄...죄송합니다. 제가 좀 긴장을 하면...
손본식 됐고, 앵커는 접자. 접구, 이거나 취재해 와!
S#46. 헬기안 (D)
고공의 혜림. 마이크 잡고 식음 땀에 덜덜 떨고 있다.
카메라맨 아...빨랑 해요. 밧데리 다 떨어져가는데!
혜림 네..네... 해..해볼게요.
카메라맨, 큐 싸인 주면...
혜림 네...여기는 강원도 평창군 신내리...이번 태풍 타블로가 ...지나 간 곳으로 도로가.... 끊겨 닷새 째 고립된...(하다가 눈 흰자위가 점점 나오더니 뒤로 기절을 한다)
카메라맨 어..어? 서혜림? 야! 서혜림?
S#47. 보도국장실 (D)
혜림의 얼굴에 팍~ 뿌려지는 종이들...
손본식 뭐 고소공포증? 너 나, 물 먹이기 다양하게 한다 어?
혜림 ..죄송합니다. 고소공포증이 그렇게 심할 줄은 저도 잘...
손본식 너, 아나운서국에 돌아가. 가서 다신 보도국 얼씬도 마!
알았어?
S#48. 방송국 스튜디오+ 부조 (D)
뽀로롱 놀이동산 녹화중이다.
백설공주 차림으로 아이들과 함께 율동하는 뻣뻣한 혜림.
혜림, 왼쪽 오른쪽 안 맞고 어기적거린다.
기술감독 (부조에서) 쟤 한달만에 보도국에서 짤렸다며?
카메라2 (스튜디오에서 인터폰 키 누르고) 키는 왜 이렇게 큰거야? 애들이랑 도무지 한 앵글에 안 잡히잖아?
안 감독 이거 미스 캐스팅 아냐?
안감독 (부조에서) 나도 그게 매우 불만인데요, 회사방침입니다.
전문 엠씨 짜르고 사내 유휴인력 활용하라.
제작비 절감차원에서요.
박민구 (헤드폰으로 다 들으며 혜림 주의깊게 보는데)..
결국 NG가 나고, 혜림, 안무가한테 엄청나게 혼난다.
셋트 뒤에서 훌쩍 거리고 있는 혜림에게 쓱 내밀어지는 손수건.
혜림, 올려다보면 카메라맨 박민구다.
민구 릴렉스! 릴렉스! 역대 뽀로롱 언니들도 다 그랬다니까!
혜림씨는 빙글빙글 도는 거 하고나면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까먹는 거 같더라...그것만 잡으면 되겠던데?
혜림 그래요?
민구 안무 짜는 서선생이 왼손잡이라 우리랑 반대예요.
돌고나면 무조건 왼쪽으로 돌아요.
혜림 아~ 그렇구나. 이제 안 틀릴 수 있을 거 같아요!
민구 진짜죠?
혜림 진짜루요.
민구 진짜, 진짜?
혜림 진짜 진짜 진짜루요. (환하게 웃어 보인다)
다시 시작되는 녹화...
박민구의 카메라에 잡힌 환한 얼굴의 서혜림, 정말 이쁘다.
S#49. 절간방 (가을-D)
창밖에 낙엽지고...
도야, 도마에 <사시합격> 쓴 종이를 놓고 손도끼로 꽉~내려찍는다.
방안엔 앉은뱅이 책상과 육법전서를 비롯한 사법시험 책들 외에 아무것도 없다.
도야 서혜림! 방송국서 무럭무럭 크고 있어라. 내가 훌륭해져서 꼭 찾아갈 테니! (하며 형법 책을 편다. 맨 첫 장에 혜림의 뽀로롱 놀이동산 MC 신문기사를 오린 사진이 붙어있다)
S#50. 절간방 (겨울-N)
창밖에 눈 내리고...
하봉도, 바리바리 싸온 짐을 풀고 있다.
도야 아, 뭐하러 이런 건 바리바리 싸와! 힘들게!
봉도 지름기 하나 없나 없는 절밥만 먹고 공부할 니 생각만하면 소대가리 삶다가도 환장하것어. (간장병 같은거 쓱 내밀며) 요거이 개고기 장조림인데 정력에 그렇게 좋디야. 몰래 숨켜 놓고 먹어.
도야 아부지 미쳤어? 절간에서 힘 뻗쳐 엇따쓰라고?
봉도 앗따따...엇따쓰긴... 머리로 써야지.. 자식 놈 입에 밥 들어가는 거하고, 논에 물 대는 거, 자식 놈 책 읽는 소리가 인생삼락이라더니~(퍽 도야 껴안고 빙글빙글 돌린다) 니같은 꼴통이 법대 입학하고, 고시공부할 줄 누가 알았겄냐~~
도야 아~ 왜 이래! (웃으며) 아부지~ 어지러워~
봉도 아부지는 인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아이구 이쁜 노옴~~!
S#51. 절간방 (봄-D)
창밖에 꽃 피고...
하봉도 혼자 방바닥을 닦다 퍼지고 앉아 꺼이~꺼이~통곡한다.
스님 (문 열고) 거사님 도야인 어딜 갔습니까?
봉도 이눔이 얼매나 앉아서 뭉갰으면 방석이 너덜너덜해지고, 방바닥까지 움푹 패였지 뭡니까, 스님? 것도..세군데나! (우는데)
방바닥에 도야가 깔고 뭉갠 자욱이 뚜렷이 세 군데나 보인다.
S#52. 절간방 (여름-D)
창밖에 비 내리고...
도야, 쪼그리고 앉아 카드 패 쪼듯 사법시험 1차 합격자 명단을 읽어간다
마침내 발견한 한 줄의 이름 11166345 하도야!
도야 허억!(눈을 몇 번이고 깜박이며 다시 본다) 나..진짜 머리 좋았네. 아자~~ 아즈아~~!!아버지, 붙었어! 서혜림, 나 사시 1차 먹었다!
S#53. 방송국 앞 (D-N)
방송국 전경에 프레임되는 도야... 공중전화를 건다.
도야 서혜림 아나운서 바꿔줘요.
여아나1 퇴근했는데요.
도야 ..그럼 집 전화라도 갈켜줘요.
여아나1 죄송합니다만, 그런 거 못 가르쳐드립니다.(끊고)
도야, 어떡한다 고민하는데...퇴근하는 사람들 쏟아져 나오고,
까치발을 하면서 안을 들여다보는데 도야.. 온 몸이 굳고 만다.
혜림, 박민구랑 팔짱끼고 까르르~웃으며 걸어 나오고 있다.
도야,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는데..혜림, 도야를 봤다.
혜림 혹시..너..? 태..태..(기억 안난다)
도야 어, 안녕..친구가 피디로 여기 입사했대서..좀 보재서..
혜림 어..그래? 민구씨..여긴 고향 동생..태..태..
도야 (OL) 하도야입니다.
혜림 맞다. 하도야이었다! 도야아, 여긴 나랑 결혼할 박민구씨.
민구 안녕하세요, 박민굽니다. (손잡으면)
도야 (손 잡힌 채 멍하니)...!
혜림 같이 밥이라도 먹으면 좋을텐데..친구 만나야 해?
아쉽다, 얘..그때 신세졌는데..담에 같이 밥이라도 먹자, 잘 가! (다시 민구 팔짱끼고 간다)
도야, 입술을 질끈 깨문다. 주머니에서 뭔가 꺼내더니 구겨 쓰레기통에 쳐박는다. 쓰레기통에 쳐박힌 도야의 사시 1차 합격증에서...
S#54. 도야 오피스텔 (D)
전신 거울 앞에 샤워 타올로 하체만 가린 멋진 몸매의 남자 뒷모습.
침대에 죽 정렬된 드레스 셔츠, 브리오니 슈트를 입고, 몽블랑커프스를 채우고, 벨루티 신사화를 신고, 러저드뷔의 골든스퀘어 시계를 착용한다...하도야이다!
S#55. 화이트클럽 복도 (N)
궁전처럼 럭셔리한 복도를 걸어가는 도야에게 웨이터들, 인사하고...
도야, 한 웨이터에게 룸으로 안내된다.
S#56. 화이트클럽 룸 (N)
네 명의 중년 누님들, 앉아있고..도야와 꽃미남들, 쭉 서서 초이스를 기다린다.
꽃미남1 간지 민호입니다. (모델처럼 한바퀴 빙그르)
꽃미남2 오래가는 배터리, 장수입니다.
(팔굽혀펴기) 백 하나 백 둘...
꽃미남3 댄스지존 준혁입니다. (웨이브 보여준다)
꽃미남4 애교덧니 용하입니다. (예쁘게 웃어 보인다)
도야 조각복근 도야입니다. (복근 보여준다)
누님1 (찍기 시작한다) 거기! 거기! 그리고 씩스팩 복근!
도야 (환한 미소를 지어준다)...!
떨어진 남자들, 나가고... 초이스된 남자들, 누님들 사이사이에 앉는다.
누님1 자기..첨 보는데? 어디 업소 있었어? 복근 넘 짱이다~
도야 누나 즐겁게 해주려고 공 좀 들였지.
누님1 (끈쩍하게 몸 붙이며) 나 또 어떻게 즐겁게 해줄 수 있는데?
오늘 확인 할 수 있어? 응?
도야 물론, 누나..오늘 밤이 새도록~
S#57. 달리는 차안 (N)
취한 누님1, 도야의 배를 더듬는다.
누님1 복근도야~ 분명히..날 즐겁게 해준댔지? 오늘 밤이 새~~도록~ 응?
도야 낼 아침되면 안다니까 누나~ (찡긋하고)
누님1 으응~~~(하며 도야에게 기대며 눈을 감는데)
S#58. 하도야 검사실 (D)
누님1 얼굴에 블라인드 뚫고 들어온 아침햇살, 그림자 지고..
눈부셔하며 깨면 호텔이 아니라 웬 사무실이다.
누님1, 얼떨떨하게 일어나 누워 잔 사무실 장의자를 본다.
도야 (검사석에서) 거기 누나! 잘 주무셨습니까?
누님1 여..여기 어디야? ..호텔..이 아니네.
도야 (명패 보여주며)아.. 여긴 서부지검 형사부 하도야 검사실입니다.
누님1 (놀라) 거..검사실?
도야 누나!... 아니 사모님. 제가 가짜 호스트여서, 아무 일 없었던 거지, 같이 잡혀 오신 두 분은 넘어선 안될 선을 넘으셔서 일이 간단치 않거덩요! 에...보자..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성매매 했을 시, 최고 1년. 300만원 이하의 벌금..뭐 이렇습니다. 조각복근 하도야 찍으신 거 정말 운 좋으신 거라니까~~
수사관(계장), 실무관(여자), 키득키득 거린다.
누님1 ..어뜩해..어뜩해? 검사님. 제발...애들 아빠한테는 알려지지 않게 해주세요. 저 때문에 남편 금뱃지 떨어지면 저 죽어요!
도야 ..금뱃지요?
S#59. 민우당사 인서트 (D)
조배호(E) (버럭) 뭐? 마누라가 호빠를 출입해?
S#60. 조배호 대표방 (D)
조배호, 대변인 앞에 오재봉 고개를 숙이고 서있다.
조배호 (차갑게) 대변인.
대변인 (일어서며) 예, 대표님!
조배호 언론 철저히 막아. 하나라도 새는 날엔 당신 사표 갖고와..
대변인 (긴장해) 예..대표님 (나가고)
오재봉 (무릅 꿇으며) 죄송합니다, 대표님!
조배호 (엄격하게)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랬습니다.
..고개 드세요, 오의원!
오재봉 (애절한 눈으로) 하..한번만 용서해주세요, 대표님~!
조배호 (따뜻하게) 마누라 단속 하나 못하는 새끼가..지역구민 보기 쪽 팔리지도 않습니까, 오의원~!
S#61. 부장 검사실 (D)
부장 (전화받고 있다) 죄송합니다. 차장님..
설마 검사라는 놈이 호빠에 위장잠입까지 할거라고는...
네? 피의자가 차장님 국회의원 친구 와이프라구요..?
S#62. 검찰청 옥상 (D)
아슬아슬한 옥상 끝에 선 부장과 하도야.
부장 ..너 이번에 활약 대단했어.
도야 (아래를 보고..무섭다) 대한민국 검찰에서 이런 일에 적임자는 저밖에 없다고 봅니다만..
부장 그런데 들락거리는 정신 나간 여편네들 다 집어넣어야지...
근데 생각해봐라. 남편이 정치한다고 얼마나 외롭게 했으면 그랬겠니. 법에도 눈물이 있는 거다. 너!
도야 그쵸, 눈물이 있죠, 부장님.
부장 이거 세게 때려대면 여성단체에서 가만 안 있어.
남녀차별이라고, 왜 룸싸롱은 놔두고 호빠만 갖고 난리냐. 걔네들 주메뉴잖아?
도야 그렇죠.
부장 게다 검사가 호빠 위장잠입해서 검거했다 이럼..내 경험으로 봐서 절대 위에서 가만 안 있는다. 검찰 체면 구겼다 이거지.
도야 아무래도.. 조용히 덮는 게 낫겠죠, 부장님?
부장 그~~럼! 백 프로!
S#63. 아나운서 분장실 (D)
혜림, 하이디 같은 뽀로롱 언니 분장하고 들어와 대본 챙겨 나간다.
뉴스 진행할 차림의 여 아나운서들, 흉본다.
여아나1 저 나이에 저러고 싶을까? 하긴..저거라도 안하면 일 없이 놀아야하는데? 아니다. 새벽 3시에 나가는 거, 밤을 잊은 당신에게도 하지 쟤?
여아나2 정말 옛날에 기대주였다는 거 맞아요?
여아나1 것도 다 옛날 얘기지! 뉴스도 하자마자 잘렸어! 딸꾹 딸꾹...니가 봐도 쟤가 아나운서국 완전 물 흐리지 않니? 짜증나 증말!
S#64. 보도국장실 (D)
박민구와 허태섭 기자와 얘기 중이다.
민구 ..아프간이요?
손본식 뉴스의 생명은 현장성이야. 어떻게 찍느냐가 아니고, 뭘 찍느냐라니까..옛날에 김진숙 기자 봤지? 이라크에서 리포팅하다 대포소리에 놀라 주저앉고..카메라도 막 흔들리고..박민구도 그렇게 원하던 보도국 발령내줬으니.. 뭔가 보여줘야지?
민구 그래도 아프간은 좀 많이 위험한대요...여행주의지역인데.
손본식 그러니까 너무 위험한덴 가지 말고..그렇다고 카불에서만 놀지 말고..위험과 안 위험의 경계선.. 둘이 의논해서 잘 판단하고...
S#65. 혜림집 안방 (D)
혜림, 분주히 서두른다. 화장대 위에 남편의 지갑, 패스포트 놓여있다
혜림 위험하게 하필 아프간이야?
민구 (화장실 쪽에서) 보도국 발령내줬다고 뭔가 보여달랜다..
혜림 자기야! 점퍼 안주머니에 지갑이랑 패스포트 넣어둔다~ (점퍼 안주머니에 넣다가 뭔가를 발견한다. 꺼내면 영수증) 뭐야...이거? 태진 스포츠? 삼십 칠만 원?
민구 (화장실에서 머리 털며 나온다)
갔다 와서 샤워기 손볼게. 물이 좀 새네?
혜림 (영수증 내밀면서) 이거 무슨 영수증이야?
..또 배드민턴 라켓..?
민구 ..어..어...
혜림 지난 달에 사구 또 사? 무슨 라켓을 달마다 사~ 선수 할 거야?
민구 복식 치다 라켓끼리 부딪히면 휜다구~ 담달에 동호회 대회야. 장비 꾸지면 안 껴줘. 복식...
혜림 누군 고사리도 국산 못 사고 북한산 사먹는데!
대출금 이자 오른 건 어떡하라구?
민구 동호회 MVP 타올게. 그 상품이 라켓이거든...?..(깨닫고).아 참..
혜림 ! (기가 막혀 째려본다)
S#66. 공항버스 정류장 (D)
끽~ 차 멈추고. 남편, 짐 갖고 내린다. 혜림, 뚱하니 부었다.
뒷자리에 7살 아들 동하가 유치원 갈 차림으로 앉아있다
민구 (혜림의 눈치 보다가) 동하야..아빠 뽀뽀...
동하 (다가와 뽀뽀하며) 아빠 빠이 빠이~
민구 (혜림에게) 에헤이~ 남편 간다. 아는 척 좀 해라~
혜림 ...
민구 잘 다녀 올게~ 자기야!
혜림 (쳐다도 안보고 붕~~ 하고 차 밟아서 가 버린다)
민구 어휴.. 저 시릿발! 클났네..뭐로 달래주지..?
S#67. 하도야 검사실 (D)
곰탕 넣은 스티로폼 박스 바닥에 놓여있고..도야와 봉도 교차된다.
도야 좀 천천히 보내. 접때 보낸 것도 남았는데..
봉도 니는 장래 검찰총장님 될 몸잉께 절때 꽁술, 꽁밥 얻어 묵으면 안된다.. 아부지가 곰탕 열나게 팔아서, 니 모자라는 수사비 다 댈팅게.. 알았냐?
도야 알았다구..
봉도 그리고 아랫도리! 조심하는 거 늘 잊아묵지 말고!
청렴한 공직자도 늘 여자 때문에 자빠지니께..여자 생각나면 도끼루다 아랫도리를 그냥 콱~~!
도야 (OL)아부지 나 나랏일 보는 중이야. 끊어요, 그만!
S#68. 룸싸롱 (N)
양주잔들이 도미노처럼 맥주잔 속으로 떨어진다.
부장검사, 하도야와 몇몇 검사들과 건배를 한다.
부장 하검사! 노래 하나 하지?
도야 아..예..부장님.
도야, 노라조의 <형> 같은 거 부르는데... 오재봉이 들어온다.
부장 어. 오셨습니까. (소개하며)..다들 알지? 민우당 오의원님!
두루두루 인맥 넓혀서 서로 도움들 주고 받고 하라구.
도야, 노래 끝나고 들어오면 오재봉, 도야에게 술 권한다.
도야, 원샷으로 들이키고...오재봉한테 권하는데...
오재봉 저...하검사님.
도야 아. 네..
오재봉 이번에..호빠사건 말입니다...
도야 네?
오재봉 사실..제 집사람입니다.
도야 아..네....
박사장 이번 일로 아주 도장을 찍을려 했는데...갈라서더라도,
아이들한테 상처주지는 말아야죠. 기소만 안 되게...잘못되면 애들 인생이..끝장납니다.
도야 애들도 애들이지만, 의원님 데미지도 크겠죠.
박사장 제 맘 알아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한 잔 하시지요~
S#69. 룸싸롱 카운터 앞 (N)
도야 (살짝 나와서) 저 방 얼마나 나왔어?
웨이터 지금까지 3백 60만원입니다.
도야 많이도 쳐먹었네... 모두 여섯이니까 나누면...
(카드 내밀며) 자, 60짜리 하나 끊고.
웨이터 네?
도야 내가 먹은 건 내가 냈다고~ 분명히 전해라.
아가씨 (방에서 나와서 붙는다) 이 오빠 정말 재밌네? 스탈도 짱이구.
도야 뭐야? 나 돈 없어, 딴 데 가라~
아가씨 (팔짱끼며) 나 못생겼다고 인기 없는 거 봤지?
심심한데 같이 놀러 가자..
도야 얘가 왜 이래!
아가씨 응...? 으응?
도야 (웨이터한테) 목격했지? 얘가 먼저 나 꼬신 거다~
S#70. 아프간 사막 (현시시각으로-E)
모래먼지 날리는 황량한 사막...박민구, 카메라 들고 촬영 중이다.
허기자 아프간에서 HBS 허태섭이었습니다.
민구 컷!..여긴 됐고, 장소 옮겨서 여성인권 실태 취재하지.
허기자 친정 아버지랑 남동생한테 돌 맞아 죽은 과부 동네부터 가보자.
두 사람, 현지인이 모는 지프차에 타고 떠나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차, 그들을 추격하고...총 소리가 땅땅땅 울린다.
음악(E) ; 쇼팽...음울하면서도 격렬한 흐르고..
S#71. 라디오부스 (N)
혜림, 헤드폰 끼고 대본을 읽으며 녹음 중이다.
혜림 ..사랑하는 사람한테 화내고 후회한 경험들 많으시죠?
저도 며칠 전 배트민턴 채 하나에 토라져서 해외출장
떠나는 남편한테 잔뜩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돌아오면 맛있는 된장찌개라도 끓여 줘야겠어요.
저는 서혜림이었구요. 내일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그때 여아나1, 헐떡이며 뛰어 와 피디에게 뭐라고 얘기한다.
피디, 스텝들, 놀라서 부스 안의 혜림이만 쳐다보고...
혜림, 노래가 나가면 부스 안에서 입모양으로 '왜? 왜 그래?' 한다.
혜림, 엔딩 곡 올리고.. 헤드폰 벗고 나온다.
혜림 수고하셨습니다. 왜들 그러냐?
안에 들어있는 나만 바보 만들고?
여아나1 (입술 깨물며) 혜림아..혜림아..어떡하니...!
혜림 왜 선배?
여아나1 박민구씨가....박민구씨가...
혜림 (놀라서) 그이가 뭐?
여아나1 ...피랍 됐대.
혜림 뭐어?
S#72. 보도국장실 (N)
기자들 여러 명, 걱정스레 서있고...
손본식 (당황한 기색으로 전화 중이다) 네... 사장님. 이미 외교통상부랑 협의했습니다. 예..근데 청와대쪽에서 어떻게 나오냐를 봐야한다는데요... 예...(하는데)
혜림 (뛰어 들어온다) 피랍됐다뇨? 누구한테요? 왜요?
손본식 예. 예..사장님.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 (하며 끊고)
미치겠네 증말.. 아프간 반군애들이 납치했대.
지네 지도자가 미군에 포로로 잡혔는데, 맞교환하자나봐.
혜림 미국은요? 어떻게 한대요?
손본식 지금...답을 기다리는 중이야...서혜림, 내 최선을 다할 테니 기다려보자. 기자 둘이 다 피랍이 돼서...나도 정신이 없다. 혜림 (그 자리에서 털썩 힘이 빠져 주저앉는다)
S#73. 고수부지 도야의 차 (N)
주차된 차들...그 중 각그랜져, 약간씩 들썩이고 있다.
키스하는 도야와 아가씨... 네비이게이션의 DMB 켜져있다.
아가씨 아웅...오빠..키스 넘 잘한다. 진짜 검사 맞어?
도야 아니...
아가씨 룸에서 맞다던대? 검사씩이나 돼서 차가 이게 뭐야? 바꿔라. 쫌.
도야 너 내릴래? 이거 울 아부지가 애껴서 타시든거, 나 검사됐다고 선물로 주신거거덩?
아가씨 알았어~~(입술 들이미는데)
도야 잠깐 잠깐! 확실히 하자... 이건 강압적인 거 아니다.
돈 거래도 없다. 쌍방의 합의하에 신체적 교감을 나누는 거다.
아가씨 알았다니까~~~ (다시 입술 들이미는데)
도야 주민증도 까봐.
아가씨 (화나) 오빠?
도야 니가 어려보여서가 아니고, 요새 애들이 성숙해 보여서 말이야
아가씨 이 오빠가 증말! (빽 열어서 주민증 까 보인다) 자..됐지? 얼른! (하며 입술 내미는데)
틀어놓은 네비게이션 DMB에서 뉴스특보 나온다. 한국의 기자들이 아프간에서
피랍됐다는...그래도 둘의 키스는 멈추지 않는데, 혜림의 인터뷰가 나온다.
혜림 (TV속) 꼭 좀 구해주세요. 어떻게해서든 가족 품에 돌려주세요..
도야 (뉴스를 본다)
아가씨 왜 그래? 한참 덥혀지는데....
도야 (버럭!) 시끄러워! (소리 더 켠다)
S#74. 시내 도로 (N)
끽 멈춰서는 각 그랜져. 여자, 차안에서 튕겨져 나오듯 나오고
열려진 창문으로 그녀의 빽도 던져진다. 붕 떠나는 각그랜져.
아가씨, 야! 이 나쁜 놈아!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고...
S#75. 혜림집 거실 (N)
혜림이와 혜림모, 자는 동하를 보고 있다.
혜림모 혜림아 너라도 자라...자야 내일 또 여기저기 뛰다닐거 아녀.
혜림 잠도 안와...
혜림모 이러다 박서방 오기도 전에 니가 먼저 쓰러지것다.
헤림 엄마...동하, 당분간 유치원 보내지 말고...엄마가 끼고 좀
있어요. 절대 뉴스도 보여주지 말고..어?
혜림모 알았어... 암일 없어야 할 텐데 참말로...
S#76. 도야 오피스텔 (N)
도야, 들어와 서류 가방을 내던지고 TV를 켠다.
기자들의 피랍사건 뉴스속보, 계속 나오고...
도야, 미치겠다. 냉장고에서 소주를 꺼내 그냥 들이 마신다.
도야 아 븅신.. 위험한덴 왜 간거야? 마누라 자식 놔두고...
S#77. 하늘을 나는 비행기 인서트 (D)
S#78. 비지니스 석 (D)
창을 여는 여자의 손..빛에 노출돼 반짝이는 강태산의 국회의원 뱃지.
창밖을 바라보는 세진, 무릎에 미국식 박스형 유골함을 꼭 껴안고 있다.
옆자리에 앉은 강태산 국회의원 눈을 찡그리고..
세진 (닫으며) 어머..죄송해요, 의원님..
태산 (머리 쓰다듬어 넘기며) 한국.. 들어왔어요?
세진 네.. 아까부터 바깥이 너무 궁금해서요.
저도, (유골함 보며) 엄마도 한국 떠나고 처음으로 돌아오거든요..(창 닫을려면)
태산 그냥 보세요. (유골함 보며) 어머님한테도 한국 보여드리시구..
세진 (고개 숙이며) 여행길에 여러모로 불편하셨을텐데.. 감사합니다.
태산 (미소 지어주며) 천만에요. 제가 내리 잠만 자느라 어머님한테 실례가 안됐나 모르겠네요.
세진 (창밖 보며)..살아선 돌아오고 싶어하지 않던 이 나라.. 엄마 죽어서 제가 강제로 모셔오네요..
태산 ...무슨 사연인지 모르겠지만..좋은데 모시기 바랍니다.
세진 (다시 한번 고개 숙이고)...
S#79. 인천공항 입국장 (D)
유골함 안은 세진 나오고..
뒤따라 강태산 나오면, 수십 명의 보도진들 일시에 강태산에게 몰려든다.
기자1 강의원님. 아프간 추가 파병안에 대한 협의는 어떻게 됐습니까?
태산 한,미 혈맹관계가..한국이 아랍권 전체와 등을 돌리게 만들어선 안된다는 점..미국 측에 분명히 했습니다.
기자2 방송 기자 2명이 아프간에 인질로 잡혔는데요..이 부분에 관해선?
태산 그래요? 제가 아직 뉴스를 못봐서.. 거기 여행주의국이란 거 방송사에서 몰랐나요?
기자들 묻고 강태산 답하느라 북적거리는 입국장 밖으로 나가는 세진이 보인다.
세진, 유골함을 꼭 껴안고 하늘을 본다...
S#80. 방송국 사장실 (D)
임원들 강태산 인터뷰가 나오는 타 방송국들 티비 모니터하고 있고... 손본식, 쩔쩔매고 있다.
사장 타방송국들, 완전 껀수 잡았구만. 정부에서 여행주의국이라고 분명 경고를 했는데도 우리가 기자들을 사지로 내몰았다구!
손본식 저런 보도 태도야말로 바로 테러범들이 노리는 겁니다. 타방송국에도 협조를 구해주시고..우리라도 극도로 신중하게 보도해야 합니다. 두 기자 목숨이 달린 일입니다, 사장님.
사장 팩트 수준의 단신으로만 처리하도록 하고..미국 반응은 어때요?
손본식 청와대에서 주미 대사를 불렀답니다.
S#81.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D)
백성민 대통령, 주한미국대사와 얘기중이다.
백성민 벌써 일주일 쨉니다. 미국 정부 의견은 어떻습니까?
대사 테러집단과는 일절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변화가 없습니다.
백성민 협상을 않겠다면 델타포스라도 투입해야 할 거 아닙니까?
대사 그 점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보내자..한쪽에선 왜 한국 인질에 델타포스를 보내냐..?
백성민 한미군사동맹 때문에 우리도 아프간에 파병한 거 아닙니까? 테러집단이 한국 인질을 잡은 것도 바로 그 이유고요.
비서실장 인사하고 들어와
비서실장 대통령님. 같이 피랍된 일본 기자들은 방금 전 풀려났다고 합니다.
백성민 보세요~ 일본정부는 벌써 협상에 나서서 저렇게 풀려났는데...우리도 우리 식대로 협상단을 구성하겠습니다!
대사 각하, 테러범들이 일본 인질을 석방한 건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동맹관계를 파괴하려는 것입니다.
백성민 (갈등과 고민)...!
S#82. 국회 본회의장 (D)
강태산,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태산 일본은 독자적인 협상을 통해 자국민을 석방시켰습니다.
우린 언제까지 미국에만 기대고 있을 겁니까? 미국이 델타포스를 파견 못하겠다면, 우리 특공대라도 보내야죠. 정부는 도대체 인질을 구해올 의사가 있는 겁니까, 없는 겁니까?
S#83. 달리는 혜림 차 안 (D)
혜림, 피곤하고 까칠한 얼굴로 운전 중이다...라디오에서 나오는 뉴스!
앵커E ..국무회의에서 협상단을 파견하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피랍된 기자들이 방송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위험지역 취재를 감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두 기자는 올해의 기자 상을 받을 목적으로...
혜림, 끼익~! 브레이크를 밟고 차를 세운다.
분노로 숨을 몰아쉬는 혜림...
S#84. 사장실 (D)
사장과 임원들 골머리를 싸고 있는데, 혜림이 벌컥 문을 열고 들어온다.
혜림 이래도 되는 건가요? 기자상 때문에 갔다니요?
방송국 이미지가 사람 목숨보다 중요해요? 정부가 안한다면 회사라도 협상단을 보내야 할 판에 기껏한다는 게 책임전가에요?
손본식 거 오보야 오보~ 회사 공식입장은 그런게 아니라니까..
사장 서혜림씨! 정부에서도 방송국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구요.
혜림 기다려라! 기다려라! 그 사람 죽을 때까지 기다리라구요?
저라도 당장 아프간에 보내줘요. 미군에 잡혀있는 반군 지도자인지 뭔지 풀어주라고 그래요. 난 그런 사람 몰라. 중요하지도 않아. 내 남편만 돌려달라구...다 똑같애. 정부도 방송국도 다들 기다리라고만 했지, 뭘 하고 있냐구요 대체!
이때 청경들 뛰어 들어와 혜림을 제지한다. 엎치락 뒤치락 하는 가운데
방송국 마크기와 태극기가 쓰러져 혜림의 발에 밟히는데...
S#85. 아프간 천막 안 (N)
총든 반군, 지키고 있고... 두 인질 쓰러져 있다.
박민구, 다이어리에 뭔가를 써내려 간다.
다이어리 맨 앞장의 가족사진을 들여다보는 박민구의 눈물..!
S#86. 부장 검사실 (D)
도야, 결제서류를 올리고 서있는데...서류를 들쳐보던 부장 놀라..
부장 뭐어? 기소...? 그것두 법정 최고형인 징역 1년?
도야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국회의원이면 사회지도층답게 살자...이런 의미루다가 때려봤습니다. 호빠, 거시기 하잖습니까?
부장 (혈압 오른다) 하아...! 내가 법에도 눈물이 있다고 했냐 안했냐?
도야 눈물은 변호사가 판사한테 감동적으로 흘려줄겁니다.
그러라고 비싼 수임료 주는 거니까..
부장 (입술 꾹 깨문다) 후아...알았다.
너랑...무슨 말을 더 하겠니 가라, 가봐.
도야 수고하십시오. (인사하고 나간다)...
부장 저... 저 꼴통쉐키... 아후...혈압아.
S#87. 방송국 스튜디오 (D)
혜림, 반쯤 웃는 얼굴로 율동하는데 귀 옆에 마이크가 떨어진다.
NG내고... 마이크 차고 다시 시작하는 혜림...
FD 힘드신 건 아는데요, 좀 더 웃어주시래요.
어설픈 웃음이 썩소 같다구요.
혜림 ....알았어...웃어볼게...(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됐지!
S#88. 부조정실 (D)
부조정실 많은 모니터 중 혜림 남편이 살해돼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뉴스속보가 나온다. 누군가 어! 죽었대! 하는 말과 함께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스탭들, 넋이 나가고...PD는 컷 넘기는 것조차 잊어먹는다.
S#89. 스튜디오 (D)
환한 얼굴로 웃던 혜림, 사람들의 이상한 쑥덕임에 모니터를 보면.. 뉴스속보!
혜림, 웃던 얼굴이 점점....굳어진다...결국 눈이 스르륵 감기더니 실신한다.
..뽀로롱 언니의 기절에 와아앙! 울음 터뜨리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1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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