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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름은 김삼순  10 회

1. 자막 내 이름은 김희진
2. 사장실
삼순
사직서 봉투를 책상에 놓는다
삼순 뭔 줄 알죠
?
진헌 (봉투는 보지도 않고무슨 여자가 그렇게 입이 가벼워요?
삼순 ?!...
진헌 집에는 당연히 비밀로 해야되는 거 아녜요?
삼순 (화가 난다내가 내 입으로 말했을까봐요자기 엄마한테 나 오천만원에 팔렸어요이렇게
말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될 거 같아요
?
진헌 (귀찮다)... 됐어요그리고 약속한 대로 주 채우세요그때까진 사표수리 안합니다.
(
사직서를 쓰레기통에 버린다)
삼순 !... 왜 그렇게 자기 생각만 해요?
진헌 여기 관두면어디 갈 데 있어요?
삼순 (퉁명스레.. 찾아보면 있겠죠
진헌 
(곰곰 생각하다가이렇게 합시다.
삼순 ?...
진헌 오늘 일은 없었던 걸로.
삼순 (답답한사장님이야 그게 되겠지만 난 안돼요엄마한테 맞아죽어요
진헌 두고 보면 알겠죠
맞아죽는지
삼순 
!... 목숨 갖고 장난해요?
진헌 김삼순씨!
삼순 왜요!
진헌 (벌컥 화를 낸다직장이 오락실입니가기분따라 들락날락하게?
삼순 (기가 막힌다이런 경우를 두고 박봉숙 여사는 뭐라고 그러는줄 알아요방귀 뀐 놈이
성 낸다
난 오늘부로 관두니까 알아서 하세요! (휙 돌아서서 나간다)
진헌 !...
3. 탈의실
락카의 개인 소지품들을 쇼핑백에 담는 삼순
.... 착잡하다다 담자 유니폼을 매만지는 삼순.
이름표가 눈에 뜨이자 가만히 만지다가 그걸 떼어내 가방 속에 넣는다
인혜가 들어온다
인혜 언니
...
삼순 (돌아본다)
인혜 정말 곤두는 거에요?
삼순 ...
인혜 헤어졌다고 관두래요
?
삼순 아니야 그런 거그냥... 그럴 일이 좀 있어서... 너한테 미안해서 어떡하지?
인혜 (눈물이 글썽해서몰러요난 어쩐다요 이제.
삼순 ... (쇼핑백에 담은 소지품 중에 낡은 공책을 꺼내 건넨다받어.
인혜 (받으며이게 뭔데요?
삼순 그동안 이것저것 메모해둔건데 도움이 될거야내 재산목록 호니까 나중에 꼭 돌려줘야
?
4. 

삼순이 나온다
직원들이 서운한 얼굴로 모여있다
삼순 
...
직원들 ...
삼순 나 작별인사하는 거 싫으니까 나오지들 마요. (총총히 나간다)
직원들이 따라오자 멈춰 돌아보며.
삼순 아 나오지 말라니까. (얼른 내뺀다)
5. 
현관 앞
엄마와 이영이 탄 택시가 기다리고 있다
재빨리 빠져나온 삼순이 얼른 택시에 탄다
삼순 아저씨
빨리 가요
택시
출발한다
그제야 나온 직원들이 서운하게 바라본다
영자도 왠지 서운한 얼굴이다

6. 홀 일각
창가에 홀로 서서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택시를 라보는 진헌
오지배인이 다가와 옆에 선다
진헌 
(보는)
오지배인 (미안하고 걱정스런미안해내가 좀 참았어야 되는데
진헌 아녜요
오지배인님 잘못 아니니까 너무 그러지 마세요
오지배인 당장 영업 어떡하나
..
진헌 (난감)... 일단 어머니한테 부탁해볼게요지난번처럼 베이커리를 공수해오든가 당분간
파티쉐를 파견시켜달라든가
..
오지배인 파티쉐가 파견나오는게 좋지 않을까?
진헌 저도 그게 좋을 것 같아요
오지배인 그렇게라도 되면 다행인데
... (혼잣말처럼삼순씨 참 아깝네.. (하며 간다)
진헌 (복잡한)...
7. 
나사장 비서실(동 오전)
똑똑 노크소리에 모니터 보던 윤비서가 '한다
문 열리고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들어오는 희진

윤비서 ?!...
희진 (표정 밝은안녕하세요어머님 계시죠
윤비서 계시긴 한데
...
희진 (다짜고짜 들어가서저 어머니랑 얘기 좀 할게요
윤비서 
(붙잡으려 책상 돌아나오는저기 희진아.
그러나 희진은 이미 들어가고
8. 나사장 집무실
희진이 들어온다
통화중이던 나사장
힐끌 보고는 놀란다
나사장 
!.. (통화그럼 그건 그렇게 처리해주시구다음주에 한번 뵙죠우리 윤비서랑
시간 잡으시구요
네 끊습니다. (끊고 본다)
희진 (애교 반겸연쩍음 반저랑 운동하러 가요 어머니.
나사장 (황당한) ...
희진 저 요즘 요가하는데 어머니도 같이 하시면 좋을 거 같애서요.
나사장 (기가 막힌다) ... 너 지금 반항하니?
희진 요가 하고 점심 사주세요 어머니
나사장 당장 나가지 못해!
희진 (흠칫) ....
나사장 (인터폰 버튼 누르고넌 뭐하는 거야왜 불청객은 들이고 그래?
희진 (바짝 다가들며어머니그러지 마시고 딱 한시간만딱 한시간만 내주세요
요가하는 거 보시면 어머니도 분명 좋아하실 거에요
나사장 
(들어오는 윤비서에게얼른 데리고 나가
희진 어머니
저 건강해요안아프다구요
윤비서 희진아
9. 비서실
나오는 희진과 윤비서
희진 
(민망하고 부끄럽고) .. 윤비서님
윤비서 응
희진 저 민망해 죽겠어요
윤비서님이래두 밥 사주세요
14. 호텔 내 한식당
마주앉아 밥 먹는 희진과 윤비서
희진은 조금씩 맛있게 오물오물 먹는다
윤비서 (보고는 픽 웃는다)
희진 ... 왜요?
윤비서 꼭 새처럼 먹잖아
희진 진헌이가 복받은 거죠
조금 먹으니까 조금만 벌어도 되고. (씨익 웃는다)
윤비서 (픽 웃으며식이요법은 안해?
희진 즐겁게 먹는게 식이요법이랬어요
윤비서 누가
?
희진 헨리아니 주치의가요. (사이근데... 결혼하신 줄 알았어요그때 만나던 분 계셨잖아요.
윤비서 글쎄한 그늘에 오래 앉아있다보니 다른 그늘로 옮겨앉는게 쉽지 않네.... 번거롭고 싫어.
희진 (.. 알겠다는 듯 살짝 주억거리고는저 밥 잘 먹는다고 어머님한테 꼭 전해주셔야 돼요?
10. 
바나뻬띠 테라스 (동 밤)
이영이 쇼핑백 들고 서성인다
안에서 현무가 나온다
이영 
(쇼핑백을 턱 안긴다아홉시 오분 전이에요됐죠? (가는데)
현무 (붙잡으며도대체 삼순씨는 왜 갑자기 관둔 거에요어머니는 왜 그러시고.
이영 (벌레를 내치듯 손을 확 쳐내며알려고 하지 마세요 여러 사람 다치니까
현무 거 참 해파리도 아니고 톡톡 쏘기는
.. 잠깐 기다려요입어보고 나올테니까. (들어간다)
이영 입어보긴 멀 입어봐요? ... 이봐요! (그러나 현무는 벌써 들어갔다) !!.. 뭐 저딴 게 다 있냐?
11. 
거리 (동 밤)
그 청바지를 입은 현무가 앞서 성큼성큼 가고 이영이 뛰따라온다.
이영 글쎄 어딜 가는 건데 내가 따라가야 되냐구요
현무 아 그거 참
온 식구가 딱따구리를 삶아먹었나 되게 시끄럽네 정말손해볼 거 없으니까
그냥 따라와요
.
이영 (기가 막혀 짝 째려보다가 팽 돌아서서 간다)
현무 (돌아보고는 얼른 쫓아와 핸드백을 나꿔챈다)
이영 어머왜 이래요 정말!
현무 청바지를 며칠씩이나 빌려입었으면 술이라도 한 잔 사야되는 거 아녜요?
이영 (그런 거였어?)... 지금 저한테 수작 거는 거에요?
현무 싯순진한 싱글한테 수작이라니난 수작 안걸어요곧바로 작업 들어가지! (핸드백을 든 채
도망치듯이 총총히 간다
)
이영 뭐야 쟤?... 핸드백 안내놔! (아랑곳 없이 가는 뒷모습 보며감히 어따 대고..
(
불불이 쫓아간다야 핸드백 내놔!
12. 
오뎅바
현무의 잔이 가만 있는 이영의 잔에 짠 부딪히고

술 마시는 현무어이없어하는 이영
이영 오늘 밤에 꼭 입어야 된다는 게 이거였어요
?
현무 내가 말에요이 청바지만 입으면 백전백승이거든요
이영 오오 백번씩이나 작업 거셨어요
그런데 왜 장갈 못갔을까?
현무 돌아온 싱글이에요
이영 
(좀 놀라서는) ... .. 저랑 똑같네요
현무 
(의외다정말이에요?
이영 그럼 이혼했다고 거짓말하는 처녀도 있어요?
현무 (너무 좋아한다아 그럼 진작에 말할 것이지이렇게 반가울 수가 있나왠지 뭐가 통할 것
같더라고
.
이영 (삐죽삐죽통할 게 따로 있지그게 뭐 자랑이라고.
현무 아 적어도 왜 이혼했냐는 질문은 안할 거 아녜요성격찬지 성의 격찬지 그게 그렇게
궁금해
?
이영 (피식 웃으며그건 그러네요.
13. 
베이커리 실(동 밤)
퇴근하던 진헌주방을 지나치다가 문득 멈추어 불을 켠다.
텅 빈 베이커리실이 썰렁해 보인다.
진헌안으로 들어가 괜히 둘러보고 작업대를 만져보고 하다가.. 구석에 놓여있는 공책을
발견한다
뭐지집어들고 본다
인서트아주 오래되어 빛이 바랜 공책(중고생용 공책 세권쯤을 까만 끈으로 묶은겉표지에
'김삼순이라고 쓰여있다
넘겨보는 진헌
인서트빽빽하게 그녀만의 팁들. (이수열 과장님께 부탁)이 담겨있다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군데군데 재밌는 낙서와 만화들도 그려져 있다.
진헌미소가 감돈다그녀가 참 미덥다몇 장을 더 넘기다가 일기같은 낙서를 유심히 본다
삼순 
(5 년 전의 앳된 목소리, E) 밀가루 반죽에는 용도에 따라 두 가지가 있다이스트를 넣은
것과 넣지 않은 것
이스트를 넣으면 금방 발효하지만 그렇지않을땐 밀가루가 자기 혼자 숨을 쉬며
부풀어 오른다
난 그게 너무너무 귀엽다. (혼자 다짐하는 투이스트를 넣지 않은 사람이 되어야지?
진헌피식 웃는다네가 더 귀엽다는 듯이.. 진헌공책을 덮어 제자리에 두고 핸드폰 꺼내들고
문자를 누른다
.
14. 
삼순네 뜰
운동하는 삼순
핸드폰이 진동을 하자 주머니에서 꺼내어본다.
월급 10 프로 인상>
삼순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지돈지랄을 해요 아주. (삭제해 버린다)
15. 베이커리 실
진헌
문자를 다시 보낸다
16. 
삼순
문자를 확인한다
<20 프로 인상>
삼순또 삭제해버리고는 계속 운동하다가 멈칫뭔가 생각하다가 집으로 들어간다
17. 삼순 방
옷장에서 인사 가느라 진헌이 사주었던 투피스를 꺼내는 삼순
나가다가 말고 돌아서서 벽에
걸어놓은 꽃다발을 본다
잘 말려서 걸어놓았다고민하다가 꽃다발도 집어들고 나가는 삼순.
18. 
베이커리실
진헌
지루하게 서성이며 답장을 기다린다지난 번에 삼순이 그랬던 것처럼... 잠시 후,
안되겠는지 통화버튼을 누른다.
19. 
삼순 방
핸드폰이 울린다발신자가 <삼식이라고 뜬다
20. 집 앞 골목
삼순
쇼핑백 안의 투피스를 보며 갈등하다가.. 재활용 수거함에 집어넣고 돌아선다.
21. 
베이커리실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가자 핸드폰을 닫는 진헌
약이 오른다감히 내 전화를 안받아?
22. 
오뎅바
손님이 반쯤은 빠진 늦은 시간
두 사람 앞에는 나무꼬치가 꽤 많이 쌓여있다 술도 꽤 취했다.
각자 오뎅꼬치를 하나씩 들고 있다
현무 그렇게 해서 마르세유에 도착했는데 돈은 없고 배는 고프고 어떡해
여기서 하던대로
시장엘 갔지
가서 무작정 허드렛일 도와주고 밥이나 얻어먹자 그랬는데?
이영 (시큰둥)...
현무 왜 있잖아요우리도 어시장 같은데 가면 시장사람들이 생선대가리랑 무랑 대충 텀벙텀벙
집어넣고 고추장 풀어서 얼큰하게 끓여먹는 거
글쎄 거기서도 그러더라니까요그 냄새.
뱃속이 어찌나 환장하게 뒤집어지든지.
이영 밤새네 밤새그래서요얻어먹었어요?
현무 먹었죠먹다마다요! (웅변하듯이내 영혼을 울린 한 그릇의 생선스프부야베스!
이영 (피식 웃는다)
현무 그리고는 그 어시장 구석탱이에 있는 오래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
식당 메뉴판에 이런 문구가 있었어요
. '네가 먹은 것이 무엇인지 말해주면 나는 네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마
'
이영 브리야 샤바랭?
현무 (놀라서샤바랭을 알아요?
이영 동생이 파티쉔데 그 정돈 알고 있어야죠샤바랭이라는 과자가 그 사람 이름을
딴거라면서요
?
현무 (감탄 또 감탄꼬실려고역시 내가 보는 눈이 있다니까얼굴 돼몸 돼머리 돼도대체
안되는 게 뭐가 있어요
이런 경우를 두고 샤바랭이 한 말이 있죠. (손을 덥석 잡으며 대뜸우리
잡시다
.
이영 (마침 오뎅 씹다가 목에 켁 걸린다)
23. 
거리
좀 전보다 더 많이 취해 흐트러진 모습으로 마주 서 있는 이영과 현무
현무가 계속 자자고 조르는
모양이다
.
이영 (혀도 꼬여서는글쎄 내가 왜 너랑 자야되냐구.
현무 (역시 혀 꼬인아니 본능에 충실하면 됐지 꼭 이유를 붙여야 돼냐?
이영 명분은 있어야 될 거 아냐아무리 막가는 세상이래두 겨우 세 번째 만났는데 끅...
현무 명분명분은 없고 저기 화분 있네 화분. (버려진 조그만 화분을 주워든다자 화분..
이영 흐흐 짜식 썰렁하기는.. 그러지 말고 세가지만 대봐내가 왜 너랑 자야되는지.
현무 그까이꺼 끅.. 첫째내 청바지를 입었으니까.
이영 흥궁상덩어리 청바지?
현무 둘째손 주면 다 준거 아닌가?
이영 체니가 뺏었지 내가 줬냐?
현무 셋째, (대답이 궁하다셋째.. 셋째..
이영 (흘긴다기껏 기회를 줬건만)
현무 아미치겠네 이거셋째...
이영 (안되겠다나선다셋째, (턱짓저게 있으니까.
현무 (돌아보면)
모텔이 떡 자리잡고 있다
이영 
(현무의 옷자락을 와락 잡아채며너 오늘 나한테 죽어봐. (끌고 간다따라와!
24. 
보나뻬띠 주차장(동 밤)
차에 오르는 진헌키를 꽂는데 핸드폰이 울린다삼순이구나얼른 핸드폰을 꺼내 발신자를
확인할 것도 없이 받는다

진헌 네 김삼순씨. (대답없자김삼순씨.
희진 (F) 김삼순씨 전화 기다렸어?
진헌 (아 당황!)
25. 
희진 거실차 안
샐러리를 통째로 든 채 먹다 말고 통화하는 희진
희진 
(썩 기분이 좋지 않다진헌아..
진헌 어좀 통화할 일이 있어서..
희진 이렇게 늦게?
진헌 어...
희진 ... 중요한 일인가보네
진헌 어 좀
..
희진 ... 지금 어디야?
진헌 어 퇴근하는 중이야
희진 많이 늦었네
?
진헌 응..
희진 내일 있잖아미주 놀이치료 가는 날이라며나도 같이 가면 안될까?
진헌 (잠시 생각하다가좋지.
희진 그럼 미주 데리고 우리 집 앞으로 와출발할 때 전화하고.
진헌 그래 알았어.
희진 조심해서 들어가
진헌 음
.
희진전화 끊고 갸웃.. 무언가 찜찜하다
26. 차 안
진헌도 역시 찜찜하다
털어버리고 시동을 켠다.
차가 출발한다
27. 삼순네 뜰
삼순이 말린 꽃다발을 들고 나온다
울적한 얼굴로 텃밭으로 가 쭈그리고 앉는다그리고는
꽃드링 하나하나 떼어내어 부수듯이 하며 뿌린다
마치 비료를 주듯이.
삼순 (N) 아버지는 뭐 하나 허투로 버리는 법이 없었다남은 음식은 당연히 텃밭 차지였다.
물기를 빼고 그늘진 곳에 잘 말려서 이렇게 골고루 뿌려주곤 했다잘 먹고 잘 크라며.. 이 꽃을
먹고 자란 야채가 밥상에 오르면
맛있게 먹고 깨끗이 잊어주겠다.
하지만 삼순의 표정은 그리 쉽게 잊을 것 같지가 않다.
F.O
28. 
오피스텔 (아침 F.I )
아침햇살이 쏟아져 들어온다한 켠에 삼순의 자전거가 쌩뚱맞게 자리잡고 있다.
잠 자는 진헌.
삼순 (E) 삼식아
진헌 
(자는)
삼순 (E) 야 삼식아!
진헌 (번쩍 눈 뜨는)
삼순 (E) 빨리 일어나밥 먹고 출근 해야지.
진헌 (후다닥 일어나 앉아 두리번거리다)
삼순 (E) 뭘 그렇게 놀래빨리 인나 세수해
진헌 
(두리번거리다가 흠칫!)
꿀꿀이한테서 나오는 말이다.
삼순 (E) 순진한 척 하긴나 처음 봐?
진헌 (입이 딱 벌어진다!)
삼순 (E) 구대 어떻게 된 게 오늘은 냉장고에 계란도 없냐?
진헌 (이럴 수가!)
삼순 (E) 놀래긴 짜식믿어지지 않겠지만 그냥 받아들여니가 날 버리는 바람에 이렇게 되고
말았어
.
진헌얼른 침대에서 빠져나와 꿀꿀이를 집어들고 재빠르게 현관으로 간다
삼순 
(E) 너 뭐할려구설마 날 버리는 건 아니지삼식아삼식아!
진헌현관문을 열어 꿀꿀이를 휙 던지고는 문을 쾅 닫는다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안으로
들어오다가 자지러지게 놀란다
.
어딘가에 떠억 앉아있는 꿀꿀이손에는 감자깎이축 늘어져 있던 눈은 위로 쭉 째지고!
삼순 (E) 감히 니가 날 버려방앗간집 셋째 딸 삼순이를 버린 죄가 얼마나 큰 건지 보여주겠어.
(
감자처럼 껍질을벗겨버릴거야!
꿀꿀이가 카메라를 향해 휘익 날아온다.
29. 
오피스텔(아침)
잠자던 진헌이 눈을 번쩍 뜬다.. 꿈이구나그럼 그렇지안도하며 돌아눕다가 또 다시 허억
놀란다
그의 품에 안긴 꿀꿀이밤새 끌어안고 잔 게 틀림 없다진헌진저리를 치듯 꿀꿀이를 퍽
내친다
.
꿀꿀이가 침대 밑으로 떨어진다
아 재수없어
머리를 흩트리는 진헌
삼순 
(E) 우리나라 예수가 몇 명인 줄 알어?
30. 
삼순네 마루(아침)
아침 식사하던 봉숙과 이영이 쌩뚱맞은 질문에 삼순을 쳐다본다.
삼순 (사뭇 진지하다두 명이야성인은 네 명허준은 삼백명노숙자는 백한 명철수는 만이백
사십팔명
영희는 이만구천칠백이십칠명그 외에도 피해자안테나박치기주길년주기자장풍,
강아지고양이,
이영 어머강아지 고양이도 있어?
삼순 강아지는 다섯 명고양이는 한 명.
이영 너무 무책임하다 걔네 부모님들.
삼순 우리 앞에도 있어.
봉숙 (째려보며또 개명타령이니?
삼순 작년엔 창원 사는 58 년생 이삼순이나 이하늘로 개명을 했어. 58 년생도 새 인생 살겠다구
바꾸는데 난 이제 겨우 서른이야
개명할 거니까 말리지 마.
봉숙 (덤덤하게안 말려맘대로 해.
삼순 (뜻밖이다)!!!..
이영 (역시 놀라지만 곧 표정 바꾸며엄마 농담이지할아버지랑 아버지도 그렇게 반대했는데
왜 갑자기
?
봉숙 30 년을 김삼순이로 살았으니까 남은 인생은 니가 그렇게 좋아하는 김희진으로 살아봐.
삼순 (흥분했다엄마 정말이다딴말하기 없기다?
봉숙 이름이라도 바꿔야 남자들한테 안 채일 거 같아서 그래이름 바꾸고도 또 채일거면 그냥
호적 파가
.
삼순 (감동해서엄마...
봉숙 법무산지 뭔지 거기다 맡길거야돈 있어?
삼순 아니이번엔 내가 직접 쓸려구선은 법원 들렸다가 갈거니까 걱정 마
이영 너 오늘 선봐
?
봉숙 (불똥이 이영에게로 튄다너 새벽에 들어왔지어디서 뭐 했어?
31. 
모텔방 (동 아침)
시트를 뒤집어 쓴 현무가 욕실 문을 열어본다아무도 없자 갸웃하며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어딘가에 놓여진 메모지가 눈에 뜨인다
.
반으로 저혀진 그 종이를 집어들고 보면.
이영 (E) 어제 즐거웠어요서비스 좋던데요?
현무접혀진 종이를 편다십만원 짜리 수표가 들어있다.
현무 !!!... 뭐 이딴 여자가 다 있어?
32. 
오피스텔 쓰레기장(동 오전)
쌓여있는 쓰레기봉지 더미 위로 꿀꿀이가 툭 던져진다
출근차림의 진헌이 그렇게 꿀꿀이를 버리고 가는데
수위 
(E) 이봐 총각어이!
진헌 (돌아본다)
수위 (쓰레기장 정리하던 중이다아 이걸 이렇게 버리고 가면 어떡해? (꿀꿀이를 집어들며)
쓰레기봉투에 담아서 버리든가재활용센타에 갖다주든가.
진헌 (뚜해서 다가와 꿀꿀이를 받아들고 간다)
33. 
나사장 집무실
나사장
윤비서의 보고를 받고 놀란다
나사장 뭐
삼순양이 그만 뒀다고?
윤비서 네?
나사장 왜?
윤비서 희진이 때문 아니겠어요헤어졌는데 계속 다니긴 뭐 하잖아요.
나사장 이런 망할 놈의 자식내가 그렇게 얘길 했는데.
윤비서 근데요어제 삼순양 어머니가 레스토랑에서 난동을 부렸다는데요.
나사장 난동삼순양 어머니가?
윤비서 네
나사장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이 놈이 무슨 실수 한 거 아냐?
윤비서 ?... 혹시..
나사장 혹시 뭐.
윤비서 임신시킨 거 아닐까요?
나사장 (뒤로 넘어갈 듯이아이구 머리야.
34. 
거리
초등학교 저학년쯤 되보이는 여자아이가 가방을 매고 하드를 빨려 온다
.
그 앞에 썩 나서는 진헌꿀꿀이를 안고 있다
아이 
(놀라서 우뚝 멈추며 올려다본다)
진헌 (꿀꿀이 들이밀며꼬마야너 이거 가질래?
아이 나 꼬마 아닌데요?
진헌 (눈알 굴리다가)... 학생이거 너 가져.
아이 왜요?
진헌 왜.. 그냥 니가 이뻐서.
아이 싫어요.
진헌 ?... 왜 싫은데?
아이 난 원래 인형 안좋아해요.
진헌 !... (약올라서 짐짓 험상궂게너 학교 안가고 뭐해땡땡이 치면 혼난다?
아이 오후반이에요. (인상쓰며이상한 아저씨야. (간다)
진헌 (황당부어서 툴툴댄다.. 쪼그만게.. 커서 삼순이처럼 되라.
진헌인형 든 채 길가로 나와 택시를 잡는다손님을 태운 택시가 한 대 지나가고
소리 
(E) 삼식아---
진헌 (깜짝 놀라 돌아본다)
소리 (E) 아 삼식아아---
진헌 (두리번거린다)
소리 (E) 아 워디 갔다 이제 오는 겨쟤 손 좀 봐요새까만게 까마귀를 보면 할아버지허겄어.
빨리 가 손 씻고 밥 먹어어.
진헌 (정말로 때 꼈나 싶어서 자기도 모르게 손을 보고는 다시 두리번)
북소리에 이어 꽹과리 소리까지...
이게 무슨 소리야소리를 찾아 두리번거리다가 멈칫 하더니 어딘가로 다가간다.
천막이 쳐진 과일행상트럭으로 다가오는 진헌유심히 보면트럭 기둥에 매달린 고물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다
장사익의 <삼식이>
진헌 (별 희한한 노래도 다 있군참 어이없다!)
35. 
베이커리 실(동 오전)
꿀꿀이를 들고 들어오는 진헌
진헌 김삼순씨
이거 도로 가져가요그리고 자전거는 언제 가져갈 거에요?
등을 보이고 일하던 인혜가 돌아본다
인혜 삼순이 언니 그만뒀잖아요
.
진헌 (당황!) !... 미안해요. (나가다가 다시 돌아보며혼자 할 수 있겠어요?
인혜 지두 걱정이구만요.
진헌 며칠만 참아요곧 해결할테니까. (나간다)
인혜 (혼자 어떡하나 난감하면서도 위로의 말 한마디에 좋아죽는다)
36. 
미용실
머리 자르는 
(또는 퍼머하는 삼순이것저것 주문을 하고..
점차 변화해가는 삼순의 머리..
37. 
커피전문점
또박또박 걸어오는 삼순의 다리
카운터 앞에서 멈춘다.
달라진 헤어스타일에 화사한 옷을 입은 삼순이 메뉴판을 올려다본다.
삼순 (거침없이블랙커피 하나 주세요시럽은 필요 없어요.
38. 
가정법원 앞
커피를 마시며 걸어오는 삼순
멈추어 바라본다
가정법원 정면이 보인다
삼순
벅차게 바라본다고단한 삼순이 인생은 끝이다힘차게 들어간다
39. 법원 호적과
인써트개명허가신청서에 쓰여지는 인적사항본적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17 - 주소 상동 -
신청인 겸 사건 본인 김삼순 (金三珣) - 생년월일 1976. 7. 7
삼순민원인 테이블에 앉아 또박또박 정성스럽게 기입하고 있다신청취지를 쓰며 읽는다.
삼순 신청인 겸 사건본인의 이름 삼순으로 기재된 것을 희진으로 (하다가 멈칫)... 여기서
걸리네
?.. (골똘히 생각하며유희진.. 김희진.. 유희진... (낭패스럽다왜 하필이면 희진이냐?
(
볼펜으로 머리를 북북 긁는다정말 고민스럽다)
시간경과삼순은 이제 신청원인사실(신청이유)을 쓰고 있다오랫동안 생각하던 터라 막힘없이
술술 써내려간다
.
삼순 (쓰면서 속으로 읽는차분하게, E) 왜 이름을 바꿔야 하냐구요혹시 삼순이에 대한 슬픈
전설을 아시나요
삼순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여대생이 엠티를 갔습니다술을 마시자
남학생들은 이름을 갖고 놀려댔고 상처를 받은 그 여학생은 울며 뛰쳐나와 택시를 잡아탔습니다
.
40. 
교외 도로택시 안
여대생 삼순이 뒷자리에서 훌쩍훌쩍 울고 있다
기사가 힐끔히끔 보다가 안되겠는지 물어본다
기사 학생
복스럽게 생겨갖구 왜 그렇게 울어남자친구가 속 썩여?
삼순 흑... 아뇨..
기사 근데 왜 그래 한창 좋은 나이에.
삼순 흑.. 친구들이 이름이 촌스럽다고 막 놀려요...
기사 허허 그런다고 울어애도 아니고.
삼순 아저씨가 한번 당해보세요..
기사 이름이 뭐 어때서삼순이만 아니면 됐지..
삼순 (헉 쳐다보는)
41. 
교외 덤불숲
시체가 된 삼순이 눈을 부릎 뜨고 있다
.
삼순 (E) 결국 삼순이는 택시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하고 말았답니다.
42. 
호적과
창구에 서류뭉치를 내미는 삼순
직원이 서류를 받아 빠진 게 없나 확인하고는 접수도장을 찍으려는데
삼순 
(내내 찌푸드드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가잠깐만요저기.. 고칠 게 있거든요잠깐
줘보세요
. (건네는 걸 받아들고볼펜 집어들고 신청서의 어딘가에 줄을 북북 긋는다)
인서트신청서의 < '호라(好羅)' 로 개명하는 것을 허가한다라는 문구에서 호라를 북북 지우고
그 위에 희진
(熙珍)이라고 쓴다
삼순
결국은 오랫동안 선망하던 그 이름을 적어서 당당하게 창구에 내민다
직원이 쾅쾅 접수도장을 찍어 접수증을 내민다
삼순
그걸 받아들고 본다. 30 년 역사가 이렇게 일단락되는구나감회가 새삼스럽다.
43. 병원놀이치료실(동 낮)
상담사와 미주와 몇 명 아이들이 놀고 있다모래놀이나 블록쌓기 등등..
미주아이들과 곧잘 어울려 논다.
44. 
치료실 복도
유리 너머로 지켜보는 희진과 진헌
희진 여기 다닌지는 얼마나 됐어
?
진헌 한 년 쯤?
희진 맨날 니가 데리고 다녔어?
진헌 응 거의.
희진 힘들었겠다일주일에 두 번씩이나 보통 일이 아닌데.
진헌 이젠 삼순이 니가 있잖아.
희진 (삼순이라는 말에 놀라 쳐다본다)
진헌 (모르고계속 유리 너머 보며너랑 나랑 번갈아가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다니면 괜찮겠다.
(
하며 고개 돌리다가 놀란 희진의 얼굴과 마주치자)?... .
희진 어아냐.. (얼른 유리 너머로 고개 돌리는)
진헌 (무심히 유리 너머를 본다)
45. 진헌의 차 안
동승석에 희진이
뒤에 미주가 앉아있다.
희진 (힐긋 안색 살피고는)... 김삼순씨랑은 통화했어?
진헌 ?
희진 뭐 중요한 일 있다며
진헌 어어
..
희진 무슨 일인데?
진헌 ... 그냥.. 레스토랑 일이야.
희진 레스토랑 일 뭐
진헌 
... 그만 뒀거든.
희진 ... 혹시 나 때문이야?
진헌 ?... 왜 너 때문이라고 생각해?
희진 그냥 뭐.. 아무리 계약연애라지만.. 나 땜에 혹시 불편해서 그런가 싶어서.
진헌 (거짓말 하기는 그렇고 할 말을 잃는) ...
희진 혹시.. 둘이 무슨 일 있었어?
진헌 ... 아냐신경 쓰지 마.
희진 김삼순씨가 너 좋아하니?
진헌 !...
희진 제주도에서 가짜로 연기하는 것 같진 않았어.
진헌 !...
희진 (보며?
진헌 글쎄.. 난 잘 모르겠는데.. (무마하느라 피식 웃으며알고 싶은게 뭔데.
희진 .. 아냐됐어. (하지만 마음이 불편하다)
진헌 (역시 불편한)
46. 
대형서점()
서점 내 완구점에서 희진이 병원놀이세트를 고른다
희진 이거 어때
?
미주 (좋아라 끄떠인다)
희진 그래좋아할 줄 알았어나중엔 언니랑 진짜 병원놀이 하자?
미주 (끄떡끄떡하더니 옆에 있는 어떤 것을 가리킨다)
희진과 진헌이 쳐다본다
희진 
(꺼내든다주방놀이네이것도 사줘?
미주 (끄덕끄덕)
진헌 (삼순이 때문에 저러나 싶어서) !...
47. 
서점 통로
두 개의 놀이세트를 하나씩 들고 걸어오는 세사람
.
문득 미주가 뭔가를 보더니 진헌의 손을 잡아 이끈다.
진헌 (갸웃하며 끌려간다)
미주 (진열되어 있는 어떤 책을 가리킨다)
진헌 (보고 놀란다)
모모.
희진 이걸 니가 볼려구? (진헌에게얘 한글 뗐어?
진헌 글은 빨리 깨쳤어읽고 쓰고 다 해.
희진 그래도 이건 어려울 텐데..
미주 (한 권을 집어들고 사달라는 표정)
희진 (웃음이 난다알았어사줄게어려우면 나중에 읽지뭐. (책을 받아들고 미주를 데려가며)
가자.
진헌도 따라가다가.. 멈칫.. 돌아보더니.. 다가와 마치 도둑질하는 사람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리고는 한 권을 집어들고 간다
.
48. 호텔 커피숍(동 오후)
실망 가득잔뜩 부운 얼굴의 삼순
마주앉은 맞선남
. 8 대 가르마에 족히 40 은 되어보인다.
맞선남 (커피를 후르륵 소리나게 마시고는무표정월수는 얼마에요?
삼순 ()... 그러는 댁은 연봉이 얼만데요?
맞선남 뭐.. 벌만큼 벌어요
삼순 저도 벌만큼 벌어요
.
맞선남 근데 어머님이 혼자시던데 혹시 결혼하면 어머님을 모셔야 되나요?
삼순 모시는게 아니라 같이 사는 거죠.
맞선남 셋째 딸이라면서요언니들 있잖아요.
삼순 언니들보단 저랑 궁합이 잘 맞거든요.
맞선남 (맘에 안든다) ...
삼순 (역시 맘에 안든다) ...
맞선남 글래머 스타일이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단 통통하시네요.
삼순 !... 저도 핸섬하신 분이라고 들었는데 그 머리울트라캡숑짱이네요.
맞선남 !... 아니 나이가 몇인데 그런 교양머리 없는 말을 써요?
삼순 (입을 톡톡 치며어머 실수죄송해요제 주둥이에 방망이가 달려서
49. 로비
들어오는 현우와 채리
커피숍을 지나치다가 채리가 먼저 문득 걸음을 멈추고 본다현우도
보다가 놀란다
.
멀리서 맞선 보는 삼순이 보인다.
채리 허헤어진지 얼마나 됐다고.
현우 그게 무슨 소리야?
채리 진헌 오빠랑 헤어졌대희진언니라고 옛날에 사귀던 여자가 돌아왔거든.
현우 !..
채리 가자. (현우의 팔짱을 끼며 간다)
현우 (헤어졌구나곱씹는)
50. 
호텔 헬스
현우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문득 승리의 미소가 스며나온다그럼 그렇지결국
헤어졌구나
!
채리런닝머신에 오르며 핸드폰 버튼을 누른다잠시 후.
채리 오빠나 채리.
51. 
사장실&헬스
진헌책을 보던 중에 전화를 받은 듯 손에 모모가 들려있다.
진헌 오랜만이다왠일이야?
채리 (F) 아주 재밌는 걸 봐서오빠 전 애인 있잖아삼순이.
진헌 ?...
채리 (F) 운동하러 왔는데 지금 여기서 선 보고 있네?
진헌 !...
채리 오빠랑 헤어진지 얼마나 됐다구 벌써 선 보러 다니구거봐내 말이 맞지오빠 조건 보고
접근한 거라구
.
진헌 (쾅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채리 ?... 오빠!... 오빠!.. 뭐야아.
진헌왠지 기분이 더럽다.
52. 
호텔 커피숍
맞선남 어린 나이도 아니고 맞선 보러 나와서 이거 너무 하는 거 아녜요
?
삼순 (말투는 다소곳이어머 또 죄송하네예의를 국 끓여먹은지 오래 되서.
맞선 남 지금 날 놀리는 거죠?
삼순 호호호 저 센스!
맞선 남 이 여자가 정말!
삼순 어머나어린 나이도 아닌데 여자로 봐주시구몸둘 바를 모르겠네.
맞선 남 아 재수없어 정말! (일어나 팽 나간다)
삼순 (인상 팍 쓰는나도 재수없어지가 조인성이야 뭐야? 8 대 가르마는 아무나 하는 줄 알아?
회 남 (E) 김희진씨
삼순 
?! (휙 돌아본다)
회에서 진헌때문에 놓친 맞선남이 미소 짓고 있다.
회남 여전히 터프하시네요.
삼순 !... 아니 여길 어떻게...
회남 저도 선 보러 왔다가 퇴짜 맞았습니다.
삼순 (얼떨떨아 예에..
회남 좀 앉아도 되겠습니까?
삼순 (방금 전의 남자에게 하던 것과는 정반대의 싹싹함아 예 그럼요의자는 앉으라고
있는건데
...
회남 (자리에 앉는다)
삼순 (창피하고 민망하고 얼떨떨함)...
회남 그때 그 남자분이랑 잘 안됐나봐요.
삼순 !... 아니 그게 사실은요..
53. 
시쯤의 아직은 한가한 시간..
세련된 30 대 여자 둘이 있는 테이블그 중 하나나 두리번 거리며 웨이츄리스를 찾는다.
한쪽에서 손 모으고 서 있던 진헌마침 마주오는 영자에게 가보라고 모션을 취한다.
영자가 그 테이블로 온다
영자 필요한 거 있으세요 손님
?
여자 혹시 여기 파티쉐 바꼈어요?
영자 !... (곤혹스런네 좀 사정이 생겨서...
여자 어쩐지옛날 그 맛이 아니다 했지.
여자 2 (불평케익 먹을려고 일부러 여기까지 왔는데.
그 소리를 다 듣고 있는 진헌잠시 생각하다가 주방쪽으로 간다.
54. 
베이커리실
진헌이 다가와 베이커리실을 들여다본다
.
혼자서 분주한 인혜주문서를 보며 디저트로 나갈 케익을 잘라 접시에 담고 슈가 파우더를 뿌리는
등의 마무리도 하고 즉석에서 해야할 일들도 해가며 곤혹스러움이 역력하다
.
웨이터 번 테이블에 초콜릿무스 안나와?
인혜 아참나가요
인혜
얼른 냉장고로 가 투명용기에 담아둔 초콜릿무스를 꺼내 건네고는 땡 소리 나자 오븐으로
달려간다
팬을 꺼내다가 앗 뜨꺼데이면서 팬을 놓쳐 바닥에는 쿠키들이 흩어지고.
55. 
호텔 커피숍
삼순
오늘도 회남과 말이 잘 통한다.
회남 (다 이해한다는 듯거 참 나쁜 사장이네요나이도 어려보이던데 부하직원한테 그런
무례를 저지르고
.
삼순 그러게 말예요그래서 조만간 관둘려구요.
회남 생각 잘 하셨어요희진씨 실력이면 더 좋은데 취직할 겁니다.
삼순 호호.. 제 실력을 보지도 않구 어떻게...
회남 나이 들어 좋은 게 그런 거 아닙니까척하면 삼천리..
삼순 오호호 그렇죠세월이 주는 선물이랄까...
회남 근데 머리가 잘 어울리시네요혹시 금순이가 해준 거 안녜요?
삼순 (자지러진다어머호호호안그래도 부원장이 해준다는 걸 제가 우겨서 금순이한테
맡겼어요
오호호.. (좋아죽는다마음의 소리그래지난 번에 미끄러지다 만 거 오늘 미끄러지는
거야
개명신청도 했겠다김희진 화이팅!
진헌 (E) 삼순아.
삼순 !!!... (너무나 진하게 밀려오는 이 기시감!)
회남 (본다그때 그 놈?
진헌 누나 왜 자꾸 이래선 안보기로 했잖아어머니도 반쯤은 넘어오셨다구..
삼순 (으이 씨 이 미친 놈얼른 해명한다지금도 연극하는 거에요이 사람 원래 제 정신
아니거든요
절대 믿지 마세요내 말만 믿으세요내 말만!
회남 (어리둥절한 채 끄떡끄떡)
진헌 어휴 또 커피 마셨네커피 마시지 말라 그랬지뱃속의 아기한테 해롭다구
삼순 
(으헉!!!)
회남 (아기?)
진헌 (손 잡아끌며가자 누나.
삼순 야너 왜 또 그래 왜내 손에 죽어볼래?!!!
진헌 인혜씨가 다쳤단 말야.
삼순 (?)
진헌 화상 당해서 베이커리 올스톱이야.
삼순 (!)
56. 
베이커리실(이하 밤)
다다다 달려들어오는 삼순
삼순 인혜야 많이 다쳤니어딜 데인거야. (몸을 두루두루 만지고 훑고 180 도로 휙휙 돌리고
인혜는 황당해하고
많이 데였어몸을 온도계로 만들랬다고 화상을 입으면 어떡해어디야.
병원 안가도 돼?
인혜 그것 땀시 왔어요?
삼순 어디야 어디?
인혜 (팔뚝을 내민다)
삼순 팔 데였어?
인혜 (더 내민다손목에 달랑 대일밴드 하나가 붙어있다)
삼순 ???
인혜 약 바르면 괜찮은데 뭐하러 오셨어요
삼순 
!!!.... (이 인간파르르)
인혜 ?... 언니..
삼순 (뛰쳐 나간다)
57. 
사장실
무섭게 들이닥치는 삼순
진헌
서류 보고 있다가 고개 든다
삼순 
(무섭게 노려본다)
진헌 (맞받아 쳐다본다남자가 그렇게 좋아요선 본다고 머리 하고 옷 사입고.
삼순 (말없이 노려본다)
진헌 계약서 조항 까먹었어요나 외의 다른 남자는 만나지 않는다.
삼순 (파르르계약 파기했잖아.
진헌 오천만원 아직 안갚았잖아요갚을 때까진 지켜야죠.
삼순 집문서는 왜 받았어 그럼!
진헌 어머니한테 맞아죽을 까봐.
삼순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무섭게 쏘아본다)
진헌 (기가 질려 슬쩍 시선 피하며오천만원 갚을 때까진 근신하세요.
삼순 (진헌의 손에 들린 서류를 확 뺏는다)
진헌 (그 기세에 흠칫!)
삼순 (진헌의 손에 들린 볼펜도 뺏는다)
진헌 (역시 움찔!)
삼순 (서류의 뒷면을 책상에 탕 놓고 뭔가를 쓴다)
진헌 (보다가 황당해하는 표정)
삼순 (그 종이에 진헌 앞에 탁 놓는다)
인서트자기앞수표 일금 50,000,000 
진헌 장난해요 지금
?
삼순 (심각하게 쏘아보며장난은 니가 하고 있잖아돈지랄! (쌩 돌아서서 나간다)
진헌잠시 생각하더니 일어나 쫓아간다
58. 현관 앞
나오는 삼순
뒤도 안돌아보고 성큼성큼 온다.
뒤쫓아 나오는 진헌
진헌 김삼순씨
!
삼순 (아랑곳 없이)
진헌 (쫓아와 붙잡는다잠깐 얘기 좀 해요
삼순 
(무서운 기세로 뿌리치고 걷는다)
진헌 (다시 달려와 잡는다)
삼순 (휙 쏘아보는) ... 맞을래?
진헌 (무섭다)....
삼순 놔라?
진헌 .... (스르륵 놓는다)
미련없이 가는 삼순
난감하게 바라보다가 쫓아가는 진헌

59. 버스 정거장
성큼성큼 오는 삼순
잰걸음으로 따라오는 진헌
버스가 달려와 멈춘다
삼순
걸음을 재촉해 버스에 오른다.
진헌놓칠세라 얼른 달려와 버스에 오른다
60. 버스 안
삼순
자리에 앉다가 버스에 오르는 진헌을 발견하고 잠깐 쏘아보고는 외면한다.
진헌삼순을 지나쳐 두어자리 뒤에 앉는다
61. 달리는 버스
62. 버스 안
창 밖만 보는 삼순
역시 창 밖을 무심히 보는 진헌
63. 게스트하우스 마루(동 밤)
희진마루에 걸터앉아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다.
64. 
커피숍(회상)
삼순 너무 뻔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3 년동안 연락 한번 없다가 불쑥 나타나서 내놓으라니,
이게 무슨 경우에요?
희진 원랜 내 남자였어요!
삼순 이젠 내 남자에요!
희진 우린 헤어진 적이 없다구요!
삼순 어쨋든 나랑 사귀고 있잖아요!
희진 겨우 100 일 됐다면서요우린 년째에요!
삼순 아직 어려서 뭘 모르나본데추억은 추억일 뿐이에요추억은 아무 힘도 없어요..
65. 
게스트 하우스
희진
생각이 점점 깊어진다
66. 제주도호텔(회상)
삼순 (진헌의 손목을 잡으며가지 마요.
진헌 ?!...
희진 !... 그거 놔요.
삼순 못놔니가 놔.
희진 놔!
삼순 니가 놔! (진헌 보며그리고 너!
진헌 (그 기세에 움찔)
삼순 너도 딴 여자랑 눈 맞추지 마내 말만 듣고 나한테만 귀 기울여!
67. 
게스트 하우스
희진
의아해진다계약연애라는데 그날의 못습은 진짜 같았으니...
헨리가 방에서 나오며 툭 친다.
헨리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희진 어아니.. 다 됐어?
헨리 오케이가자. (신발을 신는다)
68. 
무교동 낙지집(동 밤)
아줌마가 매운 낙지볶음 접시를 서빙한다. (가능하면 우리말 섞어서)
희진 (좋아서 괴성을 지르며 손뼉을 친다낙지볶음이다~~~ (아줌마에게감사합니다.
헨리 (피식 웃으며이게 그렇게 먹고 싶었어?
희진 당연하지얼마나 맛있는데. (젓가락 가져가며너도 매운 거 좋아하잖아먹어봐
헨리 
(재빨리 먹는다)
희진 왜?
헨리 기다려봐. (서툰 젓가락질로 하나를 입에 넣고는 매워서 죽을 상을 쓴다)
희진 (그 표정이 웃겨 까르르 웃고)
헨리 (대충 삼키고 물 마시고 매운 혀를 헥헥거리고)
희진 (더 가관이라 마구 웃어대고)
헨리 너무 매워김치나 떡볶이는 괜찮은데 이건 안돼먹지 마.
희진 싫어얼마나 먹고 싶었는데.
헨리 그럼 위가 힘들어.
희진 (입이 쑥 나와서는 궁시렁궁시렁한국사람들은 이 정도는 상관 없는데..
이때 아줌마가 산낙지 접시를 서빙한다
희진 
(또 좋아라 박수를 친다산낙지다낙지야낙지야~
헨리 (이건 또 뭐야찌푸리며움직이잖아.
희진 (젓가락 가져가며안움직이면 산낙지가 아니지이건 이렇게 먹는거야 원래. (낙지가
접시에 붙어서 안떨어지자 기를 쓰고 떼어낸다
)
헨리 (오우 이런 건 처음이야 하는 표정)
희진 (간신히 떼어내 참기름장에 찍어 내민다먹어봐이게 바로 웰빙식품이야.
헨리 (손 내저으며됐어.
희진 어어네가 먹어도 되는지 안되는지 테스트해봐야 될 거 아냐.
헨리 (그 말 한마디에 껌뻑 죽어 받아먹고는 씹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며아 내 혀내 혀를
뜯어먹잖아
!
희진 (까르르 웃으며괜찮아씹든가 그냥 삼키든가.
헨리 (꿀꺽 삼키고는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희진 (배꼽을 잡고 웃어댄다)
헨리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희진 (남은 웃음을 머금은 채 낙지를 집어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는다흐흐 맛있다너무 맛있다.
맛있는 거 먹으면서 오래오래 살아야지?
헨리 ... 오늘 무슨 일 있었구나?
희진 어어떻게 알았어?
헨리 안좋은 일 있으면 더 많이 우잖아
희진 
(서서히 웃음기 사라지는).. 어떻게 나보다 더 잘 아냐?
헨리 무슨 일인데
희진 그냥
.. 쓸데없는 생각
헨리 쓸데없는 생각 뭐
희진 음
... (자기 생각에 빠져드는처음엔 반짝반짝 빛이 나던게 시간이 가고 비바람을 맞으면
퇴색하잖아
.
헨리 (경청하는)
희진 반짝반짝... 갑자기 그 말이 생각나서.
헨리 반짝반짝?
희진 ... 나도 옛날엔 반짝반짝 빛이 났는데 .... 치료를 받으면서 윤기가 다 없어졌어.
헨리 지금도 충분히 반짝거려
희진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고..
헨리 ?...
희진 (피식 웃으며아냐그냥 쓸데 없는 생각이야먹자. (낙지를 먹는다)
헨리 (무슨 일일까 걱정스러운)
69. 
집 앞 버스정거장(동 밤)
버스가 달려와 멈춘다
삼순이 내리고
... 마지막으로 진헌도 내린다
터덜터덜 걸어오는 삼순
따라오는 진헌
삼순
구멍가게로 들어간다
진헌
멈춰 기다린다
삼순 
(E) 담배랑 라이터 좀 줘
진헌
놀란다
청년 (E) 누나 담배 끊었잖아.
삼순 (E) 한가치만 피울려구
청년 
(E) 그럼 내 꺼 펴
곧 삼순이 담배 한가치와 라이터를 들고 나와 야외용 테이블에 앉는다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켜는 순간
진현의 손이 불쑥 담배를 채간다.
삼순티껍게 쳐다본다
진헌
담배를 똑 부러뜨려 내버린다.
삼순 (흘기고는창수야담배 하나 더 줘!
곧 청년이 담뱃갑을 들고 나온다삼순에게 건네려는데 진헌이 그거소 채가 와락 뭉게버린다.
삼순기막힌 듯 쳐다보고
청년
의아하게 둘을 번갈아보다가 눈치 빠르게 들어간다
진헌 
(삐딱하게막힘없이 읊어댄다담배에는 사천가지가 넘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어요타르,
일산화탄소니코틴비소암모니아카드뮴청산가리포름알데히드메탄올...
삼순 (말 자르며공익광고 찍니?
진헌 담배 피지 마요나 담배 피는 사람 싫어요
삼순 아주 희롱을 해라 희롱을
... 담배 같은 놈.. (일어나 간다)
진헌 (담배 같은 놈찌푸린 채 따라간다)
70. 집 앞
삼순이 걸어온다
여전히 진헌이 따라온다
삼순
멈춰 돌아본다
진헌도 멈춘다
삼순 
... 내가 오천만원을 왜 빌렸는지 아니?
진헌 ...
삼순 이 집... 우리 아버지가 평생 뼈빠지게 일해서 만든 이 집... 이거 지킬려구..
진헌 ()....
삼순 근데 넌 그걸 갖구 나를 희롱해?
진헌 (좀 미안해진다)
삼순 그리고 아까 그 남자.. 나한테 그게 무슨 뜻인지 아니?
진헌 ...
삼순 선 보러 나가서 두 번씩이나 만나는게 보통 인연인 줄 알어그날도오늘도우린 정말 잘
통했다구
근데 너 뭐야내가 좋구날 좋아하구그런 남잘 또 만날 수 있을 것 같애? .. 너 땜에
망쳤어
.. 내 인생에 마지막 기회였을지도 모를 남자를 니가 쫓아냈다구! (눈물이 글썽하다)
진헌 ... 왜 자꾸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요
삼순 아직도 희롱하고 싶니
?
진헌 그 남자보다 더 나은 사람얼마든지 만날 수 있어요.
삼순 (약 올라얼마든지? (얼마든지?!
진헌 ... .
삼순 (갑작스런 반말에 놀라는)!..
진헌 당신... 매력있어.
삼순 ?!....
진헌 자기가 얼마나 매력있는지 모르는 게 당신 매력이야
삼순 
???!!!!
진헌 (빤히 바라본다)
삼순 (또 다시 가슴이 두근거린다) .... ,내가 허튼 말 하지 말라 그랬지.
진헌 허튼 말아냐.
삼순 (이럼 안되지얼른 정신 차리는)... ,이젠 안속아너 제주도에서도 사람 헥갈리게 해놓고
내뺐잖아
.
진헌 (빤히 본다)
삼순 (그래도 가슴은 떨려서그렇게 보면 어쩔건데.
진헌 (단호하게다른 남자만나지 마선도 보지 말구.
삼순 !!!...
10 
회 끝

. 이름은 김삼순↲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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