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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름은 김삼순  12 회

1. 자막 제 12 회 뭐 어때난 이제 겨우 서른살인데!
2. 
호텔 로비(11 회 엔딩)
진헌이 삼순을 끌고 온다분노가 극에 달한 삼순온 힘으로 손을 빼려 버둥거리지만 역시 화가 난
진헌에게 질질 끌려오면서 욕을 해댄다
.
삼순 야이거 안놔니가 뭔데 왜 또 지랄이야 지랄이!
진헌 (굳게 입 다물고 몹시 화난 채 아랑곳 없다)
삼순 너 아직도 내가 만만해 보여내가 니 장난감이야왜 툭하면 나타나서 염장을 질러
나쁜 새끼야
내가 돌멩이 던지지 말라 그랬지허튼 짓 하지 말라 그랬지돈 갚으면 될 거 아냐!
갚어갚는다구!
진헌몰려드는 사람들을 피해 남자화장실로 끌고 들어간다.
3. 
남자화장실(11 회 엔딩)
끌고 들어오는 진헌
두 세명의 남자들이 쳐다보다가 놀란다.
삼순도 공간개념 없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삼순 너 나를 물로 보다못해 아주 졸로 보는 모양인데사람 잘못 봤어내가 다시 말 섞으면
사람도 아니다
안 놔?! 놔 이 말탱구리야!
순간확 끌어당겨 입 맞추는 진헌.
삼순놀라고.
격렬하게 입 맞추는 진헌.
몸부림치는 삼순... 몸부림이 자자들고... 그러나 어느 순간 확 밀어내는 삼순.
삼순 (반쯤 정신 잃고 쳐다본다)
진헌 (뚫어지게 본다)
삼순 약 먹었니?
진헌 (단호한아니.
삼순 술 마셨어?
진헌 아니.
삼순 아님또 이성을 잃었어실수야?
진헌 아니.
삼순 (제 정신이 든다)... 그럼 뭐야민현우 그 자식처럼 너도 나랑 바람피고 싶니?
진헌 그 딴 자식이랑 비교하지 마.
삼순 너도 똑같애아니 더 악질이야.
진헌 (버럭아니라니까!
삼순 그럼 뭔데!
진헌 당신이 좋아졌어!
삼순 ???!!!
진헌 당신이 좋아자꾸 생각나서 미치겠어왜 내 머릿 속에 들어와서 자꾸 날 괴롭혀 왜여기서
당신을 만난게 저주스러워
차라리 꺼져버리든가!
삼순 !!!...
진헌 (흥분 가라앉히는)...
삼순 알았어꺼져줄게. (돌아서는)
진헌 (얼른 잡고는마지막 말은 취소야.
삼순 (손을 확 뿌리치며 울먹울먹니가 뭔데 소릴 질러 이 나쁜 놈아.
진헌 ?!...
삼순 내가 니 머리뚜껑 열었니내가 일부러 널 괴롭혔어뭘 잘했다고 소릴 질러 뭘 잘했다고.
진헌 ()!... (툭 내뱉듯미안.
삼순 (훌쩍훌쩍 운다)
진헌 ?... 미안하다고 했잖아그만 울어.
삼순 (아이처럼 잉잉잉 운다좋아서옛날 생각에 서러워서)
남자가 들어오다가 놀라서 나간다.
진헌 (그 남자를 힐끔 보고는그만 해여기 남자화장실이야.
삼순 그러니까!
진헌 ?...
삼순 왜 하필 여기야나 여기에 한 맺힌 거 몰라무드는 바라지도 않아.
그래도 기본이라는 게 있지왜 하필이면 여기냐구.
진헌 (그러고보니 그렇다뻘쭘해서).. 알았어미안해.
삼순 뭐가 이렇게 어렵니.
진헌 (이번엔 또 뭐야)?...
삼순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 거지뭐가 이렇게 어렵고 복잡하냐구 힘들어.
힘들어 죽겠어 정말.
진헌 (진짜 미안해진다손을 뻗어 눈물을 닦아준다)
삼순 (보며)?...
진헌 (다정하게 닦아주며 미소오늘은 검은 눈물이 아니네?
삼순 (마음이 녹는다)... 그럼 이 밤중에 화장하고 나오니?
진헌 (살포시 안아준다)
삼순 (아직도 믿기지 않고 어리둥절하다)
진헌 (힘을 준다)
삼순 (어설프게 손을 뻗어 등을 감싸안는다)
두 사람 모두 흐뭇한 미소가 감돈다진정한 화해모드그러나 산통 깨는 삼순.
삼순 유희진씨는 어떡할거야?
진헌 !... (이제야 현실을 깨우친다)
삼순 응?
진헌 (떨어져 나간다)
삼순 ???
진헌 (시선 돌리며 난감한 표정)
삼순 (이건 무슨 뜻)?... 표정이 왜 그래?
진헌 ...
삼순 유희진씨는 어떡할 거냐구.
진헌 (똑 부러지게생각중이야.
삼순 !... 그럼 생각도 안하고 일부터 저질렀니?
진헌 아직 나도 잘 모르겠으니까.
삼순 !... 니가 모르면 누가 알어꿀꿀이 삼숙이가 알어?
진헌 지금 농담이 나와?
삼순 숨막혀서 그런다너무 긴장되서.
진헌 그렇게 내가 좋아숨막힐 만큼?
삼순 재롱을 떤다재롱을 떨어.
4. 
삼순 집 앞차 안
달려오는 차집에 다다르기도 전에 갑자기 끽 선다.
5. 
차 안
진헌 
(놀라서 쳐다보는개명신청을 했다고?
삼순 응김희진으로.
진헌 누구맘대로.
삼순 내 맘대로엄마도 허락하구.
진헌 그거 신청만 하면 되는거야?
삼순 아니심사하는 데 한 달쯤 걸려기각될 수도 있고.
진헌 당장 취소해.
삼순 (보는)
진헌 당장 취소해난 삼순이가 좋단 말야.
삼순 니가 뭔데?
진헌 지금까지 뭘 들은거야.
삼순 양다리 청산하기 전엔 꿈도 꾸지 마. (차에서 내린다)
진헌 (얼른 내린다당장 취소해안 그럼 내가 가서 취소할거야.
삼순 니가 삼식이로 개명해그럼 취소할게
진헌 내가 좋아하는 건 김희진이 아니라 김삼순이라구
.
삼순 이름이 바뀌면 사람도 달라지니?
진헌 그러니까 뭐하러 바꿔그냥 김삼순으로 가.
삼순 싫어개명은 내 인생의 첫 번째 목표였다구.
그리구양다리 청산하기 전엔 내 일에 참견 마. (간다)
진헌 (아 정말)... (뒤에다 대고 소리친다뭐가 그렇게 복잡해!
왜 이렇게 힘들게 만드는 거야 왜!
삼순 (대문 앞에서 돌아서서 소리친다나처럼 단순한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복잡한 건 너야!
삼순초인종을 누른다곧 열리자 들어간다.
진헌짜증스럽다뭐가 이렇게 어렵고 힘든건지그 때
이영 
(E) 야 현사장
진헌 
(휙 돌아본다)
이영 (썩 다가서며 독사처럼 노려본다나랑 얘기 좀 하지?
진헌 ?!...
6. 
근처 골목
가로등 밑에 선 진헌과 이영
이영 삼순이 만나지 마
진헌 
?!...
이영 만나지 마.
진헌 싫은데요.
이영 뭐?
진헌 이유가 뭡니까왜 만나면 안되는데요.
이영 몰라서 묻니?
진헌 모르겠는데요.
이영 나너같은 부류를 잘 알거든삼순이가 특별해보이지?
진헌 ...
이영 그렇겠지
니들 세계엔 그런 애 없으니까.
진헌 ?... 지금 신분 같고 역차별하시는 겁니까?
이영 비난하는 거 아냐차이를 말하는 거야내가 말하고 싶은 건좀 달라보인다고
관심 갖지 말란 얘기야
그 관심육개월도 못가.
진헌 (답답한)...누님.
이영 어따 대고 누님이야?
진헌 (아 정말)... 어쨌든 누님삼순이랑 저둘 만으로도 복잡하거든요?
누님까지 나서서 이렇게 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요.
이영 너한텐 희진씨가 딱이야.
진헌 !...
이영 희진씨비행기 안에서 만난 게 전부지만 어떤 사람인지 짐작이 가.
많이 아팠다며그렇게 강한 여자드물어.
진헌 ...
이영 너같은 사람한테 희진씨가 딱이라구그러니까 이쯤에서 관 둬난 내 동생이 또
상처받는 꼴 못 봐
알아들었어?
진헌 (불만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이영 못 알아들었으면 한 마디 더 할게너 재수없어딱 오천만원만큼 재수없어.
진헌 !...
이영 (찬바람 나게 돌아서서 간다)
진헌속에서 무언가 끓어오른다결국 애꿎은 가로등을 걷어차고는 아파서 절절맨다.
7. 
삼순네 화장실 (동 밤)
삼순세수 마치고 물 묻은 얼굴을 들어 거울을 본다.
손바닥으로 물기를 쓸어내리고 거울을 빤히 본다자기 마음 속을 들여다 보듯.
마치 화답하듯이 거울이 말을 걸어온다.
거울 (삼순의 목소리. E) 으유 한심한 것좋아하는 남자한테 고백 받고 초 치는 여자는
너 밖에 없을거다
.
삼순 (부어서)... 신경질 나잖아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양다린데.
거울 (E)이 바보야사람 마음이 옮겨가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인 줄 알어?
현우 그 자식처럼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고 그랬으면 좋겠니?
삼순 ()... 아니
거울 
(E)지금이야이럴 때 확 붙들어야 돼.
삼순 ?...
거울 (E)기회가 아무 때나 오는 줄 알어삼식이는 지금 너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구.
확 잡아버려.
삼순 ... 그럼 유희진씨는.
거울 (E) 아우 이 곰탱이니가 지금 남 걱정할 때야?
사람 마음 훔치는 건 범죄가 아니야못 훔치는 게 등신이지.
삼순 (그런가?) ... (곰곰 생각하는어떻게 꼬시지?
8. 
보나뻬띠 홀 (상상)
어두운 홀에 피아노 반주가 흐른다.
-
진헌이 피아노를 치고 있다.진헌고개를 들어 무언가를 사랑스럽게 바라본다반주에맞춘 삼순의
노래가 시작된다
.
섹시한 드레스를 입은 삼순이 피아노 위에 교태스런 자태로 누워 노래를 부르고 있다.
영화 ‘사랑의 행로’에서 my funny valentine 을 부르던 미셀 파이퍼처럼... 이윽고 피아노 위에서
내려와 진헌에게로 다가간다
.
진헌의 눈길에 사랑이 가득하다
삼순피아노 의자에 앉으며 교태롭게 비비적대며 노래를 부른다.
황홀하게 바라보는 진헌.
무척 섹시한 삼순... 노래도 섹시하게 부르고... 자태는 우아하고...
그러나 어느 순간 우지끈 하는 소리와 함께 가라앉는다!
의자 다리가 부러져 널부러진 삼순삼순을 깔고 엎어진 진헌.
진헌 (짜증그러니까 살 좀 빼라 그랬잖아.
삼순 뱃살 좋다며! 3 중 베개 버리고 목침 베고 잘래아 비켜니가 더 무거워!
9. 
삼순네 화장실
끔찍한 결말에 으고개 젓는 삼순.
삼순 이건 아니야아니야진정해. (그러다가 문득)... 맞어헨리가 있었지?
10. 
게스트하우스 룸(상상)
삼순트렁크에 헨리의 집을 마구 우겨넣고 있다.
헨리 (황당해서)소피? ... 소피.
삼순 소피 마려우면 화장실 가든가 왜 그렇게 불러대.
헨리 (말리며소피이건 실례야이러지 마.
삼순 (뿌리치며넌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어다 너 좋자고 하는 거니까.
(
계속 짐을 싼다)
헨리 (화가 난다우리말)내가 봉이냐.
삼순 (돌아본다)
헨리 (우리말)내가 봉이냐. (하더니 트렁크를 빼앗는다)
삼순 !... 짜식 어디서 그런 건 배워가지고. ...헨리.
헨리 (짐을 도로 꺼내다 말고 보는)
삼순 너 희진이 사랑하잖아그럼 희진이 집에 있어야지 왜 여기서 달라를 축내고 있어.
너 부자야너희 집 달라장사 해?
헨리 (못알아들으니)???
삼순 아우 답답해... 유 러브 희진.
헨리 ?...
삼순 유희진을 러브러브 하잖아오케이안오케이.
헨리 (피식 웃는다)
삼순 짜식이 잘 생긴 게 그렇게 웃으면 어쩌자는 거야.
노처녀 가슴에 불을 질러라 질러.
헨리 (삼순이가 재밌다는 듯 그저 웃는다)
삼순 허... 삼식이 줘버리고 그냥 여기서 확 자빠져?
헨리 (웃는)
삼순 헨리너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냐보기만 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구.
플라토닉오 노우아이 앰 낫 플라토닉네버!
헨리 (웃는)
삼순 얘가 자꾸 실실 쪼개네니가 지금 젊어서 그렇지 좀만 있어봐.
내 맘에 딱 드는 사람이 아무 때나 오는 줄 알어?
헨리 소피?
삼순 왜.
헨리 희진이 사랑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야난 희진의 사랑을 지켜주고 싶어.
삼순 ?... 뭐라 그러는 거야희진이 뭐 어쨌다구?
11. 
삼순네 화장실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 삼순.
삼순 아니야이것도 아니야무슨 말이 통해야 말이지.
12. 
오피스텔 (동 밤)
진헌이 들어온다불 켜진 걸 보고 의아한데.
-
앞치마 두르고 짠 나타나는 희진.
희진 짜잔~
진헌 (놀라는)
희진 놀랬지어머진짜 놀랬나봐.
진헌 (당황스런)왠일..이야?
희진 (곱게 흘기며왠일은내가 못 올 데 왔어청소도 하고 빨래도 좀 하고.
(
팔 잡아끌며이리 와 봐안 그래도 방금 끝났거든?
희진식탁으로 진헌을 끌고 온다.
김치 담근 흔적들... 막 완성된 김치가 아직 볼에 담겨 있다.
희진 예행연습으로 일단 한 포기만 담아봤어한 번 먹어볼래?
(1 
회용 비닐장갑 끼고 김치를 쭉 찢어 내민다)
진헌 (어정쩡하게 받아먹는다)
희진 어때맛있어안 맵지.
진헌 (눈도 못 맞추고 대충응 괜찮아맛있어.
희진 흐흐 그럴 줄 알았어처음인데 어쩜 이렇게 잘 담그냐?
나 타고 났나봐.
진헌 (픽 웃고는 오디오로음악 들을래뭐 틀어줄까.
희진 아무거나. (김치를 김치통에 담는다)
진헌, cd 를 고른다꼭 음악들을 작정은 아니다희진을 대하기가 불편해서이다.
진헌 앞으론 이러지마청소하고 빨래해주는 사람 있어.
희진 그냥 예행연습인데 뭐...
진헌 (건성으로 계속 고르는)
희진 ... 진헌아.
진헌 응?
희진 우리 처음 손 잡던 날 기억 나?
진헌 (갑작스러운 말이라 돌아보는)
희진 (피식 웃으며너무 뜬금없나어쨌든 너 그 날 되게 웃겼어.
조조영화 보자고 불러내서는 하루 종일 걸어다니면서 괜히 짜증만 부리고.
진헌 (그래그랬지)...
희진 손은 잡고 싶은데 용기는 안나고사실 나 눈치 챘었는데 니가 어떡하나 볼려구
모른 척 하고 있었다
결국 열 두시간 사십분만에 잡더라?
진헌 (맞어그랬어)...
희진 가끔.. 그 때가 그리워.
진헌 ...
희진 우리 새파랬잖아모든 게 처음이고 설레이고...
진헌 (어두워진다)
희진 할아버지 할머니 되서도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
진헌 ... (보며희진아.
희진 (보는?
진헌 (몹시 망설이는)
희진 ?...
진헌 (그래도 망설이는)
희진 나한테 뭐 할 말 있어?
진헌 ... .
희진 (웃으며할 말 있으면 하면 되지 새삼스럽긴...
진헌 (빤히 본다)...
희진 (이상한 느낌이 온다)!...
진헌 ... ... 말야...
희진 ?... (조마조마하다무슨 말이 나올지 두렵다) ... 하기 힘든 말이면 나중에 해.
진헌 ... 실은...
희진 (가슴이 두근댄다)
진헌 김치가 좀 싱거워.
희진 (?)
13. 
엘리베이터 안(동 밤)
-
희진진헌의 엉뚱한 말을 생각하며 피식 웃는다그러나 곧 웃음이 가신다혹시 다른 말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
14. 
오피스텔
진헌김치통을 열어본다.
-
김치가 맛깔스럽게 담겨있다.
-
뚜껑을 닫으며 착잡해하는 진헌.
15. 
삼순네 뜰()
삼순꽃밭에 물을 주고 있다핸드폰이 울리자 주머니에서 꺼내 액정 확인하고는 갸웃하며
받는다
.
삼순 여보세요. (대답 없자여보세요.
희진 (F)저예요유희진.
삼순 ?!...
16. 
커피숍 (동 낮)
마주앉은 삼순과 희진.
희진 죄송해요또 보자고 해서.
삼순 아뇨 괜찮아요어차피 백순데요 뭐.
희진 (잠시 망설이다가긴 말 안할게요진헌이더 이상 흔들지 마세요.
삼순 !...
희진 아실 거예요걔 지금 흔들리고 있는 거.
삼순 !...
희진 그냥 놔두세요 너무 힘들어해요.
삼순 (성질이 나기 시작한다후 숨 몰아쉬고는유희진 씨.
희진 네.
삼순 난 흔든 적 없거든요그리고 댁이 나더러 이래라 저래라 할 권리는 없잖아요.
희진 !... 죄송해요난 그냥... 직접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삼순 (덩달아 미안해지는)!... (좀 누그러진그리고 저기..
난 남의 물건 탐낸 적은 없어요뺏을 생각도 없구요하지만.
희진 (하지만?)
삼순 나한테 오겠다 그러면 받아줄 생각은 있어요.
희진 !... 언니.
삼순 (헉 놀라는)!... 내가 왜 언니예요난 댁같은 동생 둔 적 없어요.
희진 봉우리만 보면서 거기 오를려고 기를 썼는데봉우리가 없어지면 난 어떡해야
돼요
?
삼순 !...
희진 (간절하게 쳐다보는)
삼순 (당황해 말이 막 나온다희진씬 젊잖아요
희진 
???...
삼순 젊고 예쁘고 돈도 많고거기다 북어대가리처럼 삐쩍 마르고.
여기 있는 사람들한테 다 물어봐요누가 낫나.
희진 (생뚱맞아서)???
삼순 난 나이도 많고 예쁘지도 않고 뚱뚱하고희진씬 기회가 많지만 난 아녜요.
내 인생에 진헌 씨가 마지막일지도 모른다구요.
희진 (황당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한)!...
삼순 (목이 타는 듯 음료를 마시는데)
희진 언니는 건강하잖아요.
삼순 (마시다가 사레 걸린다)
희진 먹고 싶은 거 마시고 싶은 거그거 맘대로 못 먹는 게 얼마나 큰 고통인 줄
알아요? (정말 서러워 눈물까지 난다난 언니처럼 뚱뚱해졌으면 좋겠어요.
언니처럼 혈색도 좋고 건강해보이고 활기차고그랬으면 좋겠다구요.
삼순 (-)...
희진 (얼른 눈물 훔친다)
삼순 (미안해져서는울지 마요누가 보면 내가 때린 줄 알겠네.
희진 (마저 닦아내는)
삼순 ... (안스럽지만 단호한그런다고 내가 봐줄거라고 생각하지 말아요.
희진 ?...
삼순 나그 쪽이 아프다고 양보할 만큼 착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희진 !...
삼순 페어플레이 하자구요선택은 진헌 씨가 하게 놔두구요.
희진 !...
삼순 그리고 오늘은 그 쪽이 내요나 백수라 돈 없어요양심적으로다가 제일
싼 거 시켰어요
. (일어나 나간다)
희진 ...
삼순이 돌아서서 다가온다.
희진 ?...
삼순 (정색하고방금 한 말 농담 아녜요... 그 사람이 정말 마지막인 거 같애요.
(간다)
희진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으로)!...
17. 
삼순집 골목 (동 낮)
그렇게 큰 소리 치고 나온 삼순마음이 불편해 잔뜩 부어서 걸어오다가 문득 멈춘다.
피아노학원 앞이다아이들이 띵똥거리는 피아노 소리도 흘러나온다.
삼순다가가 슬쩍 문을 열어 안을 들여다 본다.
18. 
피아노학원 안
원장과 마주앉은 삼순.
삼순 악보도 전혀 못 보고요할 줄 아는 건 젓가락행진곡뿐이거든요?
저 같은 사람도 받아줘요?
원장 그럼요성인도 한 열 명쯤 되는걸요.
삼순 그래요그럼... 저기 제 목표는 그거거든요? CAN'T HELP FALLING IN LOVE
그거 칠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원장 사람마다 다르죠그것만 집중적으로 열심히 하시면 몇 달 밖에 안 걸릴 수도 있구요.
삼순 (끄떡끄떡.. 그럼 당장 지금부터 배우고 싶은데수강료는 얼마예요?
19. 동 학원
피아노 건반이 띵띵띵
삼순초보용 악보를 치며 어설프게 건반을 치고 있다참 어설프다.
진헌 (E) 발로 쳐요?
20. 
홀 (회상)
삼순 이렇게 긴 발가락 봤어요?
진헌 (손을 흘깃 보더니손도 못 생겼네.
삼순 (흘기며) 10 년 가까이 밀가루 반죽하고 오븐 만져봐요손이 남아나나.
진헌 이번엔 잘 해요? (다시 친다)
삼순 (따라서 친다)
이제 얼추 맞는다점점 잘 맞는다.
삼순 어 된다 된다와 이렇게 하는거구나!
진헌 (피식 웃는다)
21.
피아노 학원
어설프지만 참 열심인 삼순어서 배워서 그에게 들려주고 싶다.
22. 
게스트하우스 룸(동 늦은 오후)
헨리가 기타를 치며 간단한 팝을 부르고 있다.
-
기분좋게 바라보는 희진
필 받아 신나게 부르는 헨리.
-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자기 생각에 빠지는 희진.
한참 노래 부르던 헨리문득 그런 희진을 보고는 노래를 멈춘다.
희진 ...
헨리 무슨 생각해?
희진 (제 생각에 빠진 채요즘 비가 자주 와서 그런가 기분이 그러네...
왜 사람들은 날씨에 따라서 기분이 달라질까?
헨리 난 어릴 때 말야지렁이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건 줄 알았어.
희진 (찡그리며?
헨리 비만 오면 지렁이들이 기어다니니까.
희진 (푸하하 웃는다너무해너 엉뚱한 아이였구나?
헨리 (으쓱하며.
희진 헨리.
헨리 응?
희진 니가 나라면 어떡했을 것 같애?
헨리 뭐가?
희진 년 전에 말야니가 나라면 그렇게 말없이 떠났을까?
헨리 음.. 아니.
희진 (다음 말을 기다리는)
헨리 나라면 같이 견뎠을거야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서로 위로해주면서.
희진 (후회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나도 그래나도 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어.
헨리 (무슨 일이 있었구나 짐작하는)...
희진 그럼 그렇게 바보같은 짓은 안 할텐데...
아무리 아프고 힘들어도 그냥 옆에 있는 건데... 그냥... 같이 견디는 건데...
헨리 이미 지나간 일이야.
희진 알아... 그래서 화가 나...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화가 나 죽겠어.
헨리 미스터 현하고 무슨 일 있어?
희진 ...
헨리 내가 보내줄까?
희진 (보는)?...
헨리 호이짜~ (화상고 흉내를 낸다다 죽여버리겠다호이짜~
희진언제 그랬냐는 듯 자지러지게 웃는다.
그녀가 웃자 헨리도 좋아한다.
23. 
(동 밤)
현관 쪽으로 가던 진헌불빛을 보고 멈추어 본다.
24. 
홀 내 빠
-빠로 다가오는 진헌.
-
혼자 술 마시고 있는 현무가 돌아본다.
현무 어아직 퇴근 안했어?
진헌 혼자 뭐하세요
현무 뭐하긴
술 마시지잘 됐네잔 갖고 와.
진헌 (안에서 잔을 꺼내 옆에 앉는다)
현무 (술을 따라주며베이커리는 어떡할거야아주 조마조마해 죽겠어.
진헌 내일부터 호텔에서 파티쉐가 파견나올 겁니다.
현무 그래새 사람 안구하고?
진헌 당분간은요.
현무 근데 도대체 삼순씨랑은 어떻게 된 거야사생활이라 그냥 모른 척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왜 그런거야
?
진헌 (그저 멋쩍게 웃는)
현무 하긴 뭐.. 삼순씨가 여자로선 좀 잼병이지.
진헌 (거슬려 쳐다본다)
현무 (모르고 계속한다여자가 말야안으면 품 안에 쏙 들어와야 제맛이지.
덩치는 산만하지 성미 거칠지거기다 입은 또 어떻구.
진헌 (심기 불편해서이 부장님.
현무 (돌아보고는 얘 왜 이래하는 표정)
진헌 김삼순 씨품 안에 쏙 들어와요.
현무 (황당)? ... 허 짜식.. 말이 그렇단 거지. (생각할수록 기분 나쁘다는 듯)
이 자식 보게어디다 눈을 부릅뜨고너 칼있으마나 칼 없으마됐냐?
진헌 (피식 웃으며 술을 마신다)
현무 근데 현사장혹시... (아무도 없는 주위를 괜히 둘러 보고 낮게 실은 이걸 물어보 고
싶어서 삼순이 얘기를 꺼낸 것이다
삼순이 언니에 대해서 뭐 좀 아는 거 있어?
진헌 ??
현무 아 삼순이 언니 말이야김이영.
진헌 (언니그 날의 기분 나쁜 대면이 생각난다)... 잘 모르겠는데요.
현무 그래그럼 됐고.
진헌 (궁금해져서삼순씨 언니는 왜요?
현무 어어 아냐그냥 뭐... 근데 그 집 여자들은 왜 그래전생에 다 투견이었나
왜 그렇게들 사나워
무슨 마녀들도 아니고.
진헌 (술을 마시고 곰곰 생각한다)
25. 
골목(회상)
이영 너 같은 사람한텐 희진씨가 딱이라구그러니까 이쯤에서 관 둬.
난 내 동생이 또 상처받는 꼴 못 봐알아들었어?
진헌 (불만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이영 못 알아들었으면 한마디 더 할게너 재수없어딱 오천만원만큼 재수없어.
26. 
달리는 차 안(동 밤)
뒷좌석에 혼자 앉아 생각에서 빠져나오는 진헌.
-
운전석에는 대리운전 기사.
-
진헌이영과의 그 일이 자꾸 걸린다생각할수록 불쾌한데...
스릴러 영화처럼 팔이 쑥 튀어나와 진헌의 목을 확 감싼다.
진헌깜짝 놀라 쳐다보면.
현무 (눈은 헤롱헤롱완전 혀 꼬부라진여기 어디야... 어이 현사장 뭐해, 3 차 가야지.
진헌 (팔을 떼어내며오늘은 그만 하세요너무 많이 드셨어요.
현무 (머리통을 부비부비야 이놈아 힘 빼고 살어쪼그만 게 쯧...
넌 반숙도 아냐 임마메추리알이 어디서 까불고 있어. (하더니 우욱 올리는)
진헌 (사색이 된다)!... (외친다차 세워요빨리요!
차가 끽 선다.
그러나 이미 올리고마는 현무.
-
진헌허벅지가 뜨끈해지는 걸 느끼며 으~~~
27. 
복덩방 (오전)
중개사가 매매 계약서에 인감을 꾹꾹 찍는다.
보고 있는 삼순과 이영.
중개사가 인감을 이영에게 건네고 돈 봉투도 건넨다.
중개사 확인해보세요말씀하신 대로 오천만원은 수표를 따로 끊었습니다.
-
이영봉투를 열고 수표들을 꺼내 확인한다.
삼순도 목 빼고 넘겨다본다.
28. 
커피전문점.
이영오천만원짜리 수표가 든 봉투를 건넨다.
이영 지금 당장 가서 갚어싹 갚아버리고 삼식이 그 자식도 확 끊어버리는 거야.
삼순 (받으며 썩 달갑지 않은 표정)...
이영 표정이 왜 그래갚기 싫어?
삼순 언니.
이영 왜.
삼순 삼식이가 나 좋대.
이영 ???
삼순 (진헌의 마음을 반신반의하는 만큼 복잡미묘한 표정으로좋아졌대.
이영 (등짝을 따악!)
삼순 아왜 또 때려어내가 니 북이냐?
이영 오천만원으로 사람 사는 놈이야그 말을 믿어?
삼순 믿고 싶어.
이영 몇 번씩이나 널 갖고 장난 친 놈이야그래도 믿고 싶어?
삼순 그래 믿고 싶어그리고 앞으로 삼식이 욕 하지 마욕만 해봐.
언니든 엄마든 가만 안둘거니까. (휙 돌아서서 가는데)
이영 (기막히게 쳐다보다가 소리친다유희진이랑은 정리했대?
삼순 (멈칫)...
이영 거봐안했지그 놈은 그런 놈이야돈 갚아버리고 집문서나 찾아와 이
한심한 계집애야
!
삼순 (마음 독하게 먹고 간다)
29. 사장실 (동 오후)
책상에 수표봉투를 놓는 삼순.
-
진헌이게 뭐냐는 듯 봉투와 삼순을 번갈아본다.
삼순 (잘해보자고 작정을 했다살짝 애교스런 미소를 띄고오천만원이에요확인해보 세요.
진헌 ?!...
삼순 오늘 언니 아파트가 팔렸거든요.
진헌 ()...
삼순 오늘 언니 아파트가 팔렸거든요.
진헌 ()...
삼순 집문서 주세요.
진헌중요문서가 담긴 서랍을 키로 열고 그 안에서 집문서를 꺼내어 내놓는다.
삼순집문서를 집어 가방 안에 넣는데.
진헌수표 봉투를 집어들고 좍좍 찢는다.
삼순 ???!!! 너 미쳤어?!
진헌 (쓰레기통에 버린다)
삼순 야 이 미친 놈아그게 어떤 돈인데!
진헌 내 돈이야.
삼순 ?
진헌 당신은 돈을 갚았고난 받았고그리고 내 돈을 찢은 거라구.
난 정말 돈을 좋아하는 사람이거든근데 난 지금 오천만원보다 당신이 더 좋아이젠
믿어져
?
삼순 !!!...
진헌 아내친 김에 개명신청도 취소하지?
삼순 너 정말 구제불능이구나너 소꿉장난하니돈 오천만원이 장난인 줄 알아?
집 한 채 넘어갈 돈이 장난이야?
진헌 내 마음이라구.
삼순 그럼 차라리 레스토랑을 팔지팔아서 그 돈을 다 태워버리지?
진헌 (단호히할 수 있어그만큼 당신이 좋다고!
삼순 돈으로 마음 사는 게 좋아하는 거야?!
진헌 아니라니까복잡하게 꼬지 말고 그냥 받아들여!
삼순 (흥분으로 씨근덕대며 노려보는)...
진헌 (지지 않고 쏘아보는)...
삼순 진작부터 알아봤지만 이렇게까지 제멋대로인 줄은 몰랐어.
이기적이고 유아적이고 세상물정 모르고너 같은 놈우리 아버지한테 보여주기 싫어.
(
간다)
진헌 ......
성큼성큼 나오던 삼순멈칫한다.
마악 들어오던 희진도 놀라서 멈칫!
진헌도 보고 놀라는!
삼순 !...
희진 !... 또 뵙네요.
삼순 네... 볼 일이 좀 있어서.
희진 저두요오늘 영화 보기로 했거든요.
삼순진헌을 돌아본다그래너 아직 정리 못했지넌 그런 놈이야하는 눈빛.
진헌시선을 피한다왜 이렇게 꼬이는건지.
희진두 사람을 번갈아보며 기류를 짐작한다.
삼순희진을 지나쳐 나간다.
희진나가는 삼순을 보고 진헌을 본다.
진헌희진의 시선을 피하며 책상정리를 한다.
희진 (보며)...
30. 
사장실 앞
문 앞에 다닥다닥 붙어 엿듣고 있는 인혜와 여직원들과 영자.
벌컥 문 열리며 삼순이 나오자 비명 지르며 도미노처럼 쓰러진다.
삼순 ?...
아이들일어나면서 몹시 민망해한다.
-
삼순아이들을 흘겨보고 나간다.
-
인혜가 얼른 따라간다.
나머지 여직원들은 금새 문에 달라붙는다.
31. 
베이커리실
-나오던 삼순이 멈칫.
-
호텔에서 파견 나온 파티쉐가 일을 하다가 삼순을 힐긋 본다.
직접 목격한 삼순이 상황이 몹시 서운하고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인혜 (다가와 안타깝게언니.
삼순 (나온다)
인혜 (따라나온다)
삼순 (멈칫) ... 새로 구했니?
인혜 아녀라임시로 호텔에서 파견 나왔어라.
삼순 ... 내 노트 주라.
인혜 !... 나중에 돌려주면 쓰겄는디보고 배울 게 많은디.
삼순 미안해지금 줘.
인혜 야. (얼른 들어간다)
삼순굳은 표정으로...
인혜재빨리 들고나온 노트를 건넨다.
삼순 (받고는 어깨를 툭툭 치며잘 배워라. (간다)
인혜 (안타깝게 보는)
32. 
사장실
진헌외출하려고 책상 정리를 한다.
희진 김삼순 씨무슨 일로 왔어?
진헌 (책상 정리 하느라 눈 안 맞추는)... 돈 문제.
희진 ... 다 해결 된거야?
진헌 응.
희진 ... 다행이다. ...나가자.
33. 
피아노 학원(동 오후)
띵똥띵똥 거칠게 피아노를 치는 삼순점점 거칠어지다가 제멋대로 마구 쳐댄다.
34. 
스파게티집(동 오후)
진헌과 희진마주앉아 스파게티를 먹고 있다어쩔 수 없이 어색한 분위기.
그만큼 먹는 것도 시원치 않다.
희진먹기를 포기하고 포크를 좀 거칠게 내려놓는다.
진헌 ?... .
희진 (지나가던 웨이츄리스를 붙잡는잠깐만요혹시 여기 주방장 바뀌었어요?
웨이츄 아닌데요왜요?
희진 아녜요됐어요. (웨이츄리스 빠지자옛날 맛이 아니야?
진헌 글쎄...
희진 근데 왜 먹는 게 그래.
진헌 그냥 입 맛이 없어서.
희진 아냐맛이 바뀌었어바뀌어서 그래나가자.
진헌 ?...
희진 나가자구딴 데 가우리가 다니던 데가 한 두 군데니? (일어나는데)
진헌 (잡아 앉히며이왕 온 거 그냥 먹어.
희진 (뿌리치며싫어기분 나빠서 못 먹겠어빨리 나와. (나간다)
진헌 희진아. (희진이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자 갸웃하며 따라나간다)
35. 
강남의 대로변 차 안
-희진의 차가 달려온다.
-
운전석의 희진굳은 얼굴이다.
진헌 (힐끔 보고는오늘 굉장히 예민하다?
희진 맨날 먹던 맛이 아니잖아사람들 참 이상해왜 장사만 잘 되면 음식 맛이 바뀌는 거야?
난 그런 집 싫어좀만 기다려. ...다 왔으니까.
차가 멈춘다
-그러나 창 밖을 보던 희진의 표정이 굳는다.
-
진헌도 창밖을 보고 갸웃.
-
유료 주차장이다
-희진이 내린다진헌도 내려 옆으로 다가온다.
희진 없어졌어.
진헌 ...
희진 (중얼거리듯없어졌다구...
진헌 그래.
희진 (확 돌아보는근데 아무렇지도 않아?
진헌 ?...
희진 아까 그 집이랑 여기너 스파게티는 두 군데 아니면 먹지도 않았짢아.
진헌 별 것도 아닌 것 같고 왜 이래 오늘.
희진 별 게 아니라구우리가 맨날 다니던 데가 없어졌는데 별 게 아니야?
진헌 희진아.
희진 어떻게 그렇게 태연할 수가 있어없어졌잖아없어졌다구.
진헌 너 왜 그래.
희진 헨리 같으면 안 그래추억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데!
진헌 ?!...
희진 (!... 무언가 잘못된 것 같다스스로도 놀라는)!...
진헌 (방금 뭐라 그랬어하는 표정으로)
희진 (휙 고개 돌린다)
그 순간지나가던 차가 물이 고인 웅덩이를 지나가며 흙탕물이 촤악!
제대로 뒤집어 쓴 진헌과 희진얼이 빠진다.
36. 
피아노학원(동 오후)
삼순제멋대로 엄청난 소음을 만들어내고 있다제스츄어까지 오바하며 괴팍한 예술가처럼.
아이가 다가온다.
아이 아줌마
삼순 
(못 듣고 계속)
아이 아줌마아.
삼순 (멈칫돌아본다)
아이 시끄러워요.
삼순 (무시하고 친다)
아이 (옆에 다가와 건반을 탁 치며시끄럽단 말예요피아노는 그렇게 치는 거 아녜요.
삼순 야너까지 날 무시하는 거야?
37. 
삼순집 앞(동 오후)
-
터덜터덜 걸어오는 삼순집 앞에 멈추어 초인종을 누르려는데.
집배원 (E)여기 김산순 씨 댁이죠.
삼순 (돌아본다)... 맞는데요.
집배원 등기 왔습니다. (등기물과 수령증과 볼펜을 내민다싸인해 주세요.
삼순싸인해주고 등기물을 받는다돌아가는 집배원에게 ‘수고하세요’ 하고 등기물을 본다.
놀라는 표정!
-(인써트법원에서 날아온 공문서.
삼순얼른 봉투를 뜯어 내용물을 펼쳐 읽는다점점 놀라는 표정...
삼순 엄마언니!
38. 
마루
봉숙과 이영개명허가통지서를 보고 있다.
이영 신청인 삼순을 희진으로 개명하는 것을 허가한다?
삼순 (흥분해서 왔다갔다앉았다 일어났다두서없이김희진이야 김희진우하하하.
엄마 이젠 희진이라고 불러야 돼언니도우하하하가만근데 어떡하지?
주민등록증이랑 신용카드랑 그거 다 바꿀려면아참은행통장도 다 바꿔야 되네.
어머여권도보통 일이 아니네그럼 어때 김희진인데우하하하.
(
하다가 갑자기 울음으로 바뀐다)... ...
봉숙과 이영이건 또 뭐야하는 표정이고.
삼순 흐흐흐 흑... 난 이제 김희진이야 흑 김희진...
봉숙과 이영모노드라마를 펼치는 삼순을 황당하게 본다.
봉숙 그렇게 좋니?
삼순 (끄덕이며 엉엉)
이영 그래도 어째 좀 심하다?
삼순 (엉엉 울어댄다어엉 어떻게... 어어엉... 난 이제 김희진인데 엉엉...
삼순허가서를 핑계 삼아 펑펑 울어댄다이제 정말 마지막인 것만 같아서.
39. 
삼순네 주방 (동 밤)
식탁에 마주앉아 맥주 마시는 삼순과 이영.
이영 진짜야진짜 끝낸거야?
삼순 (마음은 아니지만 담담한 척.
이영 아까 낮에만 해도 안그러더니 뭐가 갑자기 뒤틀렸어?
삼순 묻지마얘기해봤자 내 얼굴에 침 뱉는 꼴이니까.
이영 호호 얘가 몇 시간만에 사람됐네오천만원 주니까 태도가 싹 달라지디?
이젠 볼 일 없대?
삼순 아 묻지 말라구!
이영 (침 튀겨서 얼굴 닦으며아우 알았어 알았어.
삼순 언니나 성형이나 해볼까?
이영 개명도 모자라서 성형을 해관둬라 관둬견적 안나와.
삼순 (확 째린다)
이영 (정색하고솔직히 말하면 너 괜찮아.
삼순 ?...
이영 키 크잖아그 키에 살만 좀 빼면 얼마나 훌륭하냐그리고 넌 얼굴도 뎅글뎅글눈도
뎅글뎅글
귀여워서 어른들이 좋아할 상이야나중에 시어른들 사랑 받을 거 니까 걱정마.
삼순 (좋긴 하다)구박할 땐 언제구...
이영 그거야 니가 자꾸 속을 뒤집어놓으니까 그런거구.
그리구 너한텐 ‘삼순이네 케잌’이 있잖아.
삼순 ?
이영 샵 내기로 했잖아이름을 ‘삼순이네 케잌’으로 짓는거야.
삼순 으이 씨.. 희진이네 케잌이지 왜 삼순이네 케잌이냐?
이영 이 맹충아요즘 복고가 뜨는 거 몰라희진이네 케잌하고 삼순이네 케잌이 나란히
있다고 생각해봐
어디에 먼저 눈길이 가겠냐?
삼순 (잠깐 생각하다가 뚱해서삼순이네.
이영 그래 바로 그거야하도 촌스러워서 (얼른 정정아니 하도 정겨워서 한 번 더
돌아보는 게 삼순이라니까
?
삼순 그래도 싫어삼순이도 싫고 희진이도 싫고 딴 걸로 해.
이영 그건 천천히 생각하고남자 땜에 괜히 기운 빼지 마요즘같은 세상에 결국 남는 건
일이고 실력이니까
알았어? (나간다)
삼순 (뚜해서)...
40. 
게스트룸 (동 밤)
구식 선풍기가 탈탈 돌아간다.
헨리의 티셔츠를 입은 희진감은 머리를 말리고 있다.
헨리 (E) 헤이
희진 
(돌아보면)
헨리 (빗을 던진다)
희진 (호흡이 잘 맞는 콤비처럼 두 손으로 착 받는다)
헨리 나이스!
희진 (피식 웃고는 선풍기를 끄고 머리를 빗는다)
헨리 오늘 데이트는 어땠어?
희진 보면 몰라흙탕물 뒤집어 쓰고 끝났지.
헨리 그럼 집으로 가지 왜 여기로 왔어.
희진 왜내가 지겨워그만 올까?
헨리 (장난끼나 보고 싶어서 왔지.
희진 (피식 웃는다)
헨리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지 빙긋빙긋 웃는다)
희진 (그 표정을 힐긋 보고는)... 난 가끔 니가 무서워.
헨리 ?...
희진 (담담하게나를 길들이는 것 같아서 무서워.
헨리 ?...(짐짓 무서운 표정을 짓는다)
희진 (씁쓸하게 웃는다)
41. 
나사장 거실 (동 밤)
윤비서가 열어준 문으로 진헌이 들어온다흙탕물을 뒤집어 쓴 그대로.
윤비서 (놀라서이게 뭐야왜 이래.
진헌 (피식 웃고 들어간다)
윤비서 (따라들어가며자고 갈려구?
진헌 네.
42. 
미주 방
깨끗이 씻은 진헌미주와 함께 침대에 나란히 기대어 앉아 모모를 읽어주고 있다.
진헌 모모는 자기 앞을 기어가는 거북을 따라 긴 복도를 지났다복도 끝에 이르자 거북 은
조그만 문 앞에 멈춰 섰다
모모도 몸을 구부려야 겨우 들어설 수 있는 작은 문 이었다.
미주 (쫑긋해서 듣는)
진헌 <다 왔어거북의 등에 글자가 나타났다모모는 몸을 굽혀 바로 코 앞 작은 문 위에
걸려 있는 문패를 보았다
시간초의 박사.
-
진헌거기까지 읽고 생각에 잠긴다.
-
미주가 쳐다본다마음이 궁금하다.
-
진헌골똘하다.
-(
플래쉬백아까 사무실에서 희진과 삼순이 마주쳐서 서로를 의아하게 바라보던 모습.
-
미주가 진헌을 흔든다더 읽어달라고.
진헌 (정신 차리고오늘은 여기까지이제 자야지.
미주 (싫다고더 읽어달라고 떼를 쓴다)
진헌 삼촌이 피곤해서 그래.
미주 (그러자 조그만 손으로 팔을 조물락 조물락 해준다)
진헌 (웃음이 난다)... 머리도 아픈데.
미주 (머리도 조물락)
진헌 마음도.
미주 (무슨 뜻인지 몰라 갸우뚱)
진헌 (가슴에 손을 대며여기 있는 게 마음이야.
미주 (가슴을 손바닥으로 쓸어준다엄마의 약손처럼)
진헌 (흐뭇한)... 미주는 나중에 커서 삼촌 같은 사람 만나지 마라?
미주 (뭘 아는지 모르는지 끄덕끄덕)
진헌 (삐져서는임마이럴 땐 그래도 삼촌이 제일 멋있어요삼촌같은 사람이랑
결혼할 거예요
이래야지.
미주 (히히 웃는다)
진헌 웃기는너 세상에 삼촌 같이 멋있는 남자가 있는 줄 알어?
미주 (그저 웃는다)
진헌 (볼 꼬집으며 웃고는)... 이제 그만 자자.
진헌스탠드 불을 끄고 미주를 끌어안고 이불을 여민다.
진헌 삼촌이 자장가 불러줄까?
미주 (끄덕끄덕)
진헌 (섬집아기를 부른다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 가/
바다가 들려주는 자장노래에/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화면 어두워진다.
-F.O
43. 
삼순 방(오전. F.I)
침대 시트를 벗겨내는 삼순이불과 함께 들고 나간다.
44. 
커다란 고무 대야에서 이불을 밟고 있는 삼순착잡한 마음을 씻어내려는 듯 참 열심이다.
45. 
베이커리실()
노트를 찾아 여기저기를 뒤지는 진헌이상하다어디 갔지?
-
인혜가 들어오다가 보고는 갸웃.
인혜 사장님.
진헌 (깜짝 놀라는)
인혜 뭐 찾으셔요?
진헌 예아녜요. (얼른 나간다)
46. 
사장실
-들어오는 진헌책상에 닿자 쓰레기통부터 집어들다가 사색이 된다.
-
비어있는 쓰레기통.
-
진헌쓰레기통을 던지다시피 하고 뛰어나간다.
47. 

-뛰어나오 진헌영자를 다급하게 붙잡는다.
진헌 오늘 사무실 청소 누가 했어요?
영자 (요염하게제가 했는데요 사장님.
진헌 쓰레기 어딨어요.
영자 네쓰레기요?
진헌 쓰레기통 비웠잖아요어딨어요.
영자 당연히 쓰레기장에 있죠.
진헌 (뛰어나간다)
영자 (갸웃하더니어쩜 뒷모습도 예술이야~
48. 
쓰레기장
-쓰레기 봉지를 뜯는 진헌안의 내용물을 바닥에 흩어놓고 찾는다없는지 다음 봉지를 뜯는다.
49. 

이불과 시트를 빨래줄에 너는 삼순
50. 삼순 방
힘주어 빡빡 걸레질을 하는 삼순힘이 드는지 멈추어 후숨을 몰아쉬다가 멈칫.
-
벽에 붙어있는 달력의 그림한라산이다. 7 월 일에는 MY BIRTHDAY 라고 표시되어 있고.
삼순한라산을 빤히 쳐다본다.
진헌 (E) 한라산에 가본 적 있어?
51. 
호텔룸(회상)
진헌 구름을 뚫고 정상에 서니까 발밑에 구름이 깔려서 꼭 구름을 밟고 서 있는 것 같았 어
때 그랬지
이젠 됐다... 그만하자... 자책도 원망도... 그리고 결심했어희진 이가 돌아왔을 때
적어도 무기력한 모습은 보이지 말자고
...
52. 
삼순 방
아직도 한라산을 보고 있는 삼순서서히 어떤 결심이 선다.
53. 
쓰레기장
찢어진 쓰레기봉지가 너댓개 널려 있다.
진헌잔뜩 우그러진 얼굴로 여태 찾고 있다잠시 후표정 변하더니 쪼가리 하나를
집어 든다
좋아서 얼른 다른 조각들을 찾는다곧 나온다.
54. 
수표조각들을 들고 들어오는 진헌덥고 지쳐 넥타이를 느슨하게 하며 사장실로 향하는데
노랫소리가 들린다
진헌멈칫 선다.
<
아름다운 사람-FRIENDS 1ST FOLK FESTIVAL 버전이면 어떨지>이 흐른다.
-
직원들이 노래를 들으며 런치타임을 준비하고 있다.
-
멍해지는 진헌노래가 점점 진헌의 가슴 속을 파고든다.
삼순의 목소리로 겹쳐진다.
55. 
(회상)
-
진헌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그 노래를 부르던 삼순술 취한 삼순.
참 멋없게도 부르던 삼순.
56. 

진헌가슴이 뭉클해진다밀려오는 뜨거움... 그녀의 모습들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57. 
몽타쥬(회상)
호텔 화장실에서 검은 눈물을 흘리던 그녀.
-면접을 보러 온.
-
술 취해서 캐쉬로비에서 귀염을 떨던.
-
천연덕스럽게 어머니 앞에서 하트를 날리던
-DVD 방에서 눈 감던
-배 째하던
홀에서의 처시스.
-
채리와 싸우며 뒹굴던
배를 빌려주던
희진과 대적해 너도 딴 여자랑 눈 맞추지 말라던
해안 도로에서 니가 좋아졌다고 고백하던
-엘리베이터 안에서 오천만원으로 마음을 살 수 있냐고 하던 모습들.
58. 
달리는 차 안(동 밤)
핸즈프리에 붙어있는 핸드폰을 열고 단축버튼 누르는 진헌삼순의 번호다받지 않는다.
진헌의 굳은 얼굴소리샘으로 넘어가자 탁 덮고 악셀을 밟는다.
59. 
삼순 집 앞
-이영이 대문 열고 나와 본다.
차 앞에 서 있던 진헌이 다가선다.
이영 (퉁명스레삼순인 왜 또.
진헌 할 말이 있습니다.
이영 다 끝난 걸로 아는데.
진헌 아직 안 끝났습니다.
이영 !... 너 지금 기어오르니?
진헌 죄송하지만전 지금 삼순이 빼고는 무서운 게 없습니다.
이영 !... 할 말 있으면 나한테 해내가 전해줄게.
진헌 직접 해야 됩니다.
이영 글쎄 나한테 하라구없는 애를 어떻게 불러.
진헌 어디갔습니까?
이영 그건 알 필요 없고.
진헌 이러시면 곤란합니다후회하실지도 몰라요.
이영 허이젠 협박까지?
진헌 누님!
이영 어머어머어따 대고 누님이야?
진헌 너무 그러지 마세요혹시 알아요처형제부 사이가 될지?
이영 ???!!! ... 기가 막혀 세상에말 조심해누구 혼삿길 막을 일 있어?!
봉숙 (E) 밖에 누구 왔니?
이영 허???
진헌 (역시 놀라는)
봉숙 (나오는 소리와 함께. E) 누군데 이 밤중에 시끄럽게 굴어.
이영 (숨죽여뭐 해 안 숨고. (이미 끌고가며엄마한테 맞아 죽고 싶어?
이영진헌을 끌고 잽싸게 차 꽁무니로 숨는다진헌도 끌려가는 게 아니라 함께 숨는순간적으로
자기도 모르게 공범이 되는 심리
.
-
대문 열리고 봉숙이 나온다이영이 안 보이자 갸우뚱.
봉숙 방금 소리 났는데? (차를 보고는 다가온다누가 여기다 주차를 해놨어?
이영과 진헌흡 놀라 긴장한다.
봉숙 (차를 요리조리 살피며아유 양심없는 것들남의 집 대문 앞에다 이게 뭐야?
이영과 진헌봉숙의 발을 보며 초긴장!
봉숙 또 이러기만 해봐 그냥확 견인차 부를테니까. (타이어를 발로 뻥 차고 간다)
이영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일어난다.
-
진헌도 일어나며 갸웃한다.
진헌 누님도 저 좋아하시나봐요.
이영 뭐???
진헌 그러니까 숨겨줬잖아요.
어머 세상에내가 왜 숨겨줬지스스로도 당황해 하는 이영.
진헌 (빙긋 웃는다)
이영 (창피해서 괜히 흘기며허 기가 막혀너 진짜 미지왕이구나너 같은 놈한테는 우리
삼순이 못 줘
! (휙 돌아서서 들어간다)
진헌 (아 피곤하다)
60. 
삼순 방
메모지를 집어들고 보는 이영.
삼순 (E) 언니등산복이랑 등산화 빌려간다한라산에 갔다 오려고.
갔다 와서 다시 시작할거야기대해사랑해.
이영마음이 짠해진다메모지를 내려놓다가 옆에 놓인 핸드폰을 본다.
- (
인서트삼식이로부터의 부재중 전화가 17 통이라는 표시.
-
이영놀란다열일곱번이나그 때 문자가 왔다는 신호음 들리자 흠칫 놀랬다가 열어본다.
-(
인서트감히 내 전화를 씹어빨리 받어.
-이영탁 닫아버린다.
61. 
집 앞
진헌운전석에 앉아 또 문자를 찍고 있다.
62. 
삼순 방
-그걸 보는 이영.
-(
인선트케잌에 또 이상한 거 넣은 거 아냐사방에서 당신 목소리가 들려.
-
갸웃하는 이영정말 좋아하나그 때 또 문자가 왔다는 신호보면,
-(
인서트어디 있는 거야나 죽는 꼴 보고 싶어?
-
점점 아리송해지는 이영그날 밤의 삼순이 생각난다.
63. 
(8 )
삼순 ... 보고 싶어.
이영 !!!
삼순 보고 싶어 미치겠어.
64. 
삼순 방
이영마음이 안 좋다그 때 또 문자가 온다보면.
인서트김산순!
또 생각에 잠기는 이영
65. (8 )
삼순 (울먹이며내 배를 베고 좋아했단 말야...
이영 ?
삼순 나만 보면 웃음이 난다구... 형 얘기도 하구... 울었단 말야...
이영 !...
삼순 내 품에 안겨서 울었다구... 남자가 그러는 건 그 여잘 좋아한다는 뜻이잖아.
66. 
삼순 방
-이영심란하다동생이 그렇게 좋아하는 남잔데... 알려줘 말어... 그 때 문자가 또 온다.
-(
인서트미안해.
‘미안해’ 단 한마디에 마음이 움직이는 이영.
67. 
집 앞
-지친 진헌또 문자를 꾹꾹 누르다가 대문 열리는 소리에 고개 든다.
-
이영이 나오고 있다.
-
진헌얼른 내린다.
이영 (쏘아보며뭐가 미안한데?
진헌 네?
이영 (삼순의 핸드폰을 보이며놓고 갔거든뭐가 미안한데.
진헌 ... 다요.
이영 다 뭐.
진헌 그냥 다...
이영 (여전히 쏘아보며) ... 약속할 수 있어?
진헌 ? ...
이영 다신 삼순이 울리지 않겠다고.
진헌 ! ... !
이영 사겨도 좋다는 소리는 아냐그냥 어디 있는지 가르쳐 주는 것 뿐이야.
진헌 네!
이영 제주도 갔어.
진헌 제주도는 왜요?
68. 
성판악 매표소
표를 받아들고 ‘수고하세요’ 인사하고 씩씩하게 걸어가는 삼순.
69. 
등산로 초입
쭉쭉 뻗은 활엽수림 사이로 난 평탄한 오솔길
-씩씩하게 걷는 삼순아직은 오를만하다.
삼순 (NA) 그래이젠 됐다그만하자자책도 원망도난 겨우 30 년을 살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많으니까
먼 훗날에라도 다시 만나게 되면 무기력한 모습은 보 이지 말자너를
좋아했지만 너 없이도 잘 살아지더라고
당당하게 말하자.
삼순멈추어 호흡을 가다듬는다.
삼순 (NA) 그래이제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야여자 김희진이 아니라 파티쉐 김희진으 로...
다시 씩씩하게 걷는 삼순.
70. 
중턱
수려한 경관이 펼쳐진다.
좀 전과는 달리 할딱대며 올라오는 삼순.
삼순 아-죽겠다도대체 얼마를 더 가야 되는거야~
괜히 그 놈 말만 믿고... 다시 여길 오나 봐라그럼 평생 김삼순이다.
(
멈추며힘들어.
삼순생수를 벌컥벌컥 마신다손수건에 물을 부어 그걸로 얼굴도 닦고...
그러다 안내판을 발견한다.
삼순 어?
- (
인서트)X 시까지 성판악 대피소에 도착해야만 백록담에 올라갈 수 있다는 문구.
삼순 (얼른 시계를 보고는얼레리요한 시간도 안남았잖아. (후다닥 뛰어간다)
71. 
정상
-정상 직전의 바윗길을 끙끙거리며 올라오는 삼순다리는 후들거리고배낭은 무겁고배는 고프고,
땀은 비오듯 하고... 경사가 가파른 곳에서는 거의 엎드리다시피 엉금엉금 기기도 하면서.
삼순 (이를 갈 듯이나쁜 자식... 뒤로 자빠지다 코나 깨져라구름 위에 서 있는
기분이라구
자기가 손오공이야어디서 그런 개뼉다구 같은 소리로 사람을 홀려?
꿈에서라도 만나기만 해봐라아주 작살을 낼테니까내 팔자야...
드디어 정상에 올라서는 삼순후들거리는 다리로 비틀비틀 걸어와 백록담 능선을
둘러싼 목책에 엎어진다
.
삼순 (완전히 지친... 어떻게 그 다리로 여길 올라왔을까독한 놈...
(
맹하게 전망을 보며니가 백록담이냐난 김희진이다...
(
정신이 좀 든다저 아래를 내려다본다뭐야 이거.
삼순배낭을 내려놓고 저 아래를 조망한다.
삼순 에게겨우 이거야? (날씨에 따라 애드립하나도 안 보인다든가)
물도 하나도 없잖아.
삼순실망스런 얼굴로 주위를 둘러본다.
백록담 정상의 풍경들...
삼순차차 동화되어 표정이 풀어진다정상에 왔다는 실감도 나고 흐뭇해진다.
바람이 불어온다삼순두 팔을 벌리고 두 눈을 감고 바람을 맞는다.
흐음 냄새도 맡아본다.
삼순 좋다... (눈 뜨고 다시 주위를 보며뭐 백록담은 거시기하긴 하지만 그래도
올라오니까 좋네
이래서 등산을 하는구만 사람들이.
옆에서 사람들이 야호~를 외친다.
삼순 아차중요한 걸 빼먹을 뻔 했네. (두 손을 입에 모으고 외친다)
~~~~~ ~~~~~ 김희진이가 왔다아~~~ 난 김희진이다아~~~
삼순그렇게 외치고 숨을 가다듬는다문득 진헌이 그리워진다.
다시 두 손을 모아 외쳐본다.
삼순 삼식아~~~ 삼식아~~~ 이젠 완전 쫑이다~~~
진헌 (E) 누구 맘대로!
삼순 (돌아보면)
이미 올라와 있던 진헌이 여유만만하게 저 쪽에서 다가온다.
삼순 !... 이젠 아주 헛 것이 보이네. (고개를 마구 저으며안 돼 안 돼.
탈진하면 안돼내려갈 때까진 견뎌야 돼.
(
배낭을 챙기다가 아무래도 이상해서 휙 돌아본다.)
헛것이 아닌 진짜 진헌이 앞에 다가와 선다.
삼순 뭐뭐야 너!
진헌 불러놓고 모른 척 하기야?
삼순 너 또 무슨 수작이야너 혹시 날 밀어 버릴려고 온 거 아냐?
진헌 누구 맘대로 김희진이야난 삼순이가 좋다 그랬지?
삼순 ???
- 12 
회 끝

. 이름은 김삼순↲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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