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천하 134
s#1. 옥매향 기방 안채 마당(밤) 난정 (E)(다급한) 모린아!모린아! 모린, 옷매무새를 여미며 행랑채쪽에서 나와 아랫방문쪽으로 다가와선다. 모린 (낮게) 아씨, 찾아계시옵니까? 난정 (E)(방안에서) 들어오너라. 모린 (방안으로 들어간다) s# 동 옥매향 아래채 방 안(밤) 난정, 앞에 당의를 펼쳐놓고 앉아있는데 모린, 방안으로 들어와선다. 난정 모린아, 당장 입궐채비를 차리거라! 모린 (의아하여)..지, 지금 말씀이옵니까? 난정 그래 내 당장 입궐하여 중전마마를 뵈어야겠다. 모린 예.(방밖으로 나간다) 난정, 당의를 펼쳐들다가 뭔가 불길한 느낌의 얼굴위로 떠오르는 s# 대궐 후원 일각(난정의꿈/낮) 윤비와 난정, 다정하게 후원을 거닐고 있다. (*엄상궁과 오상궁, 중궁전 상궁나인들이 그 뒤를 따른다) 윤비, 갑자기 고통스럽게 배를 움켜쥐고 주저 앉는다. 난정, 놀라 쓰러진 윤비 옆에 앉고 엄상궁과 오상궁등도 달려온다. 난정 (윤비를 부축하며) 마마, 어찌 이러시옵니까?! 윤비 (고통스럽게 배를 움켜쥔 채신음을 흘리는)..으..으.. 난정 ..중전마마, 정신차리시옵소서..! 윤비 (비명을 지르는)..아악- 난정 (문득 윤비를 부축하던 손을 들어보면 피가 묻어있는).?! 윤비 ..흐흑..내 아기! 내 아기! 난정 중전마마, 아니되옵니다! 아니되옵니다! 아니되옵니다! 흐흐흑- s# 동 옥매향 아래채 방 안(현실/밤) 난정, 뭔가 불길한 얼굴로 회상에서 깨어나는 얼굴위로 난정 (E).. 꿈이라기엔 너무도 생생했어..분명 중전마마 존체에 위급한 일이 닥친게야..! 그렇지 않고서야 내 그런 흉몽을 꿀 리가 없어..! s# 대궐 내의원 탕약 끓이는 곳 (밤) 내의(內醫)의 지휘로 의녀가 탕약을 짜내고 있다. s# 대궐 일각(밤) 내의, 탕약을 바쳐든 의녀를 거느리고 어디론가 가는 모습위로 엄상궁 (E)중전마마, 탕약 들여가옵니다. 윤비 (E)들이게. s# 중궁전 방 안(밤) 엄상궁, 윤비 앞에 탕약을 바친다. 엄상궁 드시옵소서. 윤비 (탕약을 받아들고 입술을 축이고는 찌푸리고는 입을 떼는)...?! 엄상궁 마마, 어찌 그러시옵니까? 윤비 어찌 오늘따라 탕약이 유달리 쓰구먼. 엄상궁 복중 아기씨께 좋은 보약이라 했사오니 쭉 드시옵소서. 윤비 ..그래, 그래야겠지..! (약사발을 들어 마시려다가 흠짓)...?! s# 동 중궁전 복도 (밤) 난정, 급한 걸음으로 오상궁이 서있는 방문쪽으로 급하게 다가온다. 오상궁 (의아하게 보며) 자네가 어찌 난정 (다급하게) 마마님, 중전마마께오서 무탈하시옵니까?! 오상궁 그 무슨 말이신가, 뜬금없이? 지금 중전마마께오선 내의원에서 지어올린 탕약을 드시고 계시네. 난정 ..탕약이요?! (어떤 느낌에 방문쪽을 휙-돌아보는)..?! 오상궁 (보는)...?! 난정 (방문쪽으로 다가서며) 중전마마, 탕약을 드시면 아니되시옵니다! 오상궁 (당황하여) 아, 아니 자, 자네 어찌 이러시는가?! 난정 중전마마, 탕약을 드시면 아니되시옵니다! s# 동 중궁전 방 안(밤) 윤비, 방문쪽을 휙-돌아보며 말한다. (*탕약사발은 방바닥위에 놓여있다) 윤비 ..이건 난정이 목소리 아니냐?! 엄상궁 (의아하여 방문쪽을 돌아보며)..그런 듯 싶사옵니다. 윤비 (뭔가 생각하다가)..오상궁, 난정이를 들이게! 오상궁 (E)(방밖에서) 예. 난정 (방문이 열리면 급하게 들어서며) 중전마마, 탕약은 어찌 되었사옵니까?! 윤비 ..내 아직 마시지 않았다. 난정 (탕약을 담긴 약사발을 보고 안도하는) 다행이옵니다. 참으로 다행이옵니다...! 윤비 난정아, 이리 내려와 앉거라. 난정 예. (윤비 앞으로 다가와 앉는다) 윤비 네 어찌 야심한 밤에 입궐하여 내게 탕약을 먹지 말라고 하는 것이냐?! 난정 소첩, 흉몽을 꾸었사옵니다. 윤비 ..흉몽?! 난정 예, 하여 소첩, 중전마마의 존체가 걱정되어 급히 입궐한 것이옵니다. 윤비 네 밤낮으로 일구월심 내 안위를 위해 노심초사하니 그런 꿈을 꾼게지! 난정 ..하온데 마마께오선 어찌 탕약을 드시지 않으신 것이옵니까? 윤비 내 오늘은 어찌 탕약을 마시기 꺼려져 물리라던 참이다! 난정 잘하시었사옵니다...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 하실때까지는 티끌만한 일에 도 조심 또 조심하시어야 할 것이옵니다. 엄상궁 하온데 이 탕약은 어찌 해야 하올런지요? 윤비 (보는데).. 내의원에 돌려보내 이 탕약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철저히 알아 내라 이르게! 엄상궁 예, 분부대로 하겠사옵니다. 오상궁 (E)중전마마, 양어의 들었사옵니다. 윤비 양어의가?!.,.방문을 열게! 방문이 열리면 양어의, 난감한 표정으로 방문앞에 서있다. 윤비 양어의, 이 야심한 밤에 어찌 중궁전에 들었는가? 양어의 ..주,중전마마..조금전 내의 원에서 올린 탕약을 물리시옵소서! 윤비 (놀라보며) 뭐라? 양어의 그 무슨 말인가?! 양어의 탕약을 다리던 숙직의관이 잠시 자리를 비운틈에 수상쩍은 자의 출입이 있었다고 하옵니다! 윤비 뭐라?! 수상쩍은 자라니?! 양어의 신도 상세히는 알수 없사오나 탕약을 물리시는 것이 좋을 듯 싶사옵니다. 윤비 ...! 난정 어의영감, 어찌 중전마마의 탕약을 다리는 내의가 자리를 비울수 있단 말씀이옵니까?! 만에 하나 중전마마와 복중 아기씨께오서 잘못되신다면 그 기유망극한 죄를 어찌 씻으려 하시옵니까?! 양어의 (당황하는)...?! 윤비 양어의, 내의원에 출입한 자는 어찌 되었는가?! 양어의 내금 위에 기별을 넣어 대궐안을 뒤짐하고 있사오니 곧 잡힐 것이옵니다! 윤비 양어의,내 아직은 탕약을 마시지 않았으니 탕약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철저 밝혀내도록 하게! 양어의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윤비 엄상궁, 내어주게. 엄상궁 예. (탕약사발을 들어 방문쪽으로 다가가 양어의에게 내어주는) 양어의 (약사발을 받아들고) 하오면 신은 이만 물러가옵니다. (일어서서 조아리고 복도쪽으로 나가는) 윤비 엄상궁, 당장 중궁전 상궁들을 풀어 범인은 잡아들이게. 이번일이 전하와 조정에 알려지지 않게 은밀히 잡아들여야하네. 엄상궁 예, 마마.(방밖으로 나간다) 윤비 ..정녕 누군가 내 복중태아를 노리는 자가 있다면 내 누구든 가만두지는 않을 것이다! s# 대궐 일각(밤) 내금위 군사들이 조족등을 들고 주변을 살피며 지나간다. 개똥이(*), 한편에서 고개를 내밀고 내금위 군사들을 보다가 몸을 돌려 반대편으로 급하게 간다. s# 대궐 또 다른 일각(밤) 개똥이(*),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가는데 오상궁 (E) 저기있다! 저 계집을 잡아라! 개똥이, 가슴이 덜컹하여 돌아보면 오상궁이 거느린 중궁전 상궁들 개똥이 쪽으로 우르르 달려온다. 개똥이, 황급히 몸을 돌려 도망치는데 몇걸음 못가서 상궁들에게 잡혀 내 동댕이쳐진다. 상궁들, 개똥이를 우르르 둘러싸고 노려보면 개똥, 겁에 질리는데 오상궁 네 내의원에 출입한 계집이 틀림없으렷다! 개똥이 ...?! 오상궁 중궁전으로 끌고 가자! (앞장서면) 상궁들 예! 중궁전상궁들, 개똥을 거칠게 잡아 끌고 오상궁을 따라 어디론가 간다. 희빈처소 나인(*), 한곳에서 얼굴을 드러내며 그 모습을 보다가 어디론가 급하게 간다. s# 희빈 처소 마당(밤) 향이, 방쪽에서 나오는데 희빈처소 나인(*), 급하게 뛰어온다. 나인 (*) 마마님, 급히 고할게 있사옵니다. 향이 고할 일이라니?무슨 일이냐? 나인 (*)(향이의 귀에다 뭐라고 속삭이면).. 향이 (놀라 눈이 휘둥그레 지며) 뭐,뭐야?! 그게 참이냐?! 나인 (*)예! 향이 (다급하게 처소쪽으로 들어가며) 마마, 정상궁이옵니다. s# 동 희빈 처소 방 안(밤) 희빈, 경악한 눈으로 향이를 본다. 희빈 뭐라?! 허면 중전의 탕재에 약을 섞은 일이 발각되었던 말인가?! 향이 (울상) 상세한 것은 알지 못하겠사오나 중궁전에서 쇠인이 사주한 개똥이란 무수리를 잡아들인 것은 분명하옵니다. 희빈 (머리를 쥐며 비틀하는)..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이냐? 어쩌면?! 내 이제 죽은 목숨이구나! 향이 마마, 아직은 속단하지 마시옵소서. 개똥이가 배후를 고하지는 않을것이옵니다. 희빈 (휙-노려보며) 정상궁, 무수리 따위가 어찌 중전의 추상 같은 추궁을 견뎌낼수 있겠는가?! 우리 모두 죽은 목숨이야...! s# 중궁전 마당 일각 (밤) 오상궁과 중궁전 상궁들이 도열하여 섰고 그 앞에 개똥이가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윤비, 난정과 엄상궁을 거느리고 개똥이쪽을 다가와 선다. 윤비 (개똥이를 엄하게 보는)...! 개똥 (그 눈빛에 질려 고개를 숙이는)... 윤비 네 이름이 무어냐? 개똥 .. 개, 개똥이라 하옵니다. 윤비 네. 내의원에 출입하여 내가 마실 탕약에 약을 탄일이 있느냐?! 개똥 ... 엄상궁 중전마마께오서 하문하시지 않느냐?! 어서 이실직고 하거라! 개똥 (뭔가를 생각하다 결심한듯) ..그러하옵니다! 윤비 뭐라? 이런 당돌한 것을 보았나?! 난정 (쏘아보는)...! 윤비 네 어찌 나와 내 복중태아를 해치려 하였느냐?! 개똥 ... 윤비 이는 필시 네 스스로 한 일이 아니라 누군가의 사주로 저지른 짓거리가 분명 할터, 네게 약을 타라 명한 자가 누구냐?! 개똥 (비장한)..이년은 모르는 일이옵니다. 윤비 엄상궁, 저 계집 입에서 바른 말을 토설할때까지 회초리를 치게. 엄상궁 예. (상궁들에게) 회초리를 치랍신다! 상궁들, 개똥이 등에게 사정없이 회초리를 쳐댄다. 개똥,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아낸다. 난정 중전마마, 이런 참혹한 모습을 목도하시오면 복중아기씨에게 좋지 못할 것이오니 이만 드시지요. 윤비 오냐. (몸을 돌려 중궁전쪽으로 가면) 난정 (윤비의 뒤를 쫓는다) s# 동 중궁전 방 안(밤) 윤비, 보료위에 앉으면 난정, 그 앞에 따라 앉는다. 윤비 난정아, 넌 이번 일의 배후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내 짐작엔 김안로의 소행인 듯 싶구나! 난정 김안로가 꾸민 짓거리는 아닐 것이옵니다. 윤비 김안로는 아니다? 난정 예, 김안로라면 조정공론을 모아 공공연하게 마마를 위협하려 들것이옵니다. 중궁전에 올리는 탕재에 약을 타는 이런 경거망동한 짓거리는 하지 않았을 것이옵니다. 윤비 허면 후궁들중 누군가의 소행이란 말이냐?! 난정 예, 십중팔구는 그럴것이옵니다. 윤비 허면 희빈이..?! 난정 희빈이 단독으로 꾸민 일이라 할지라도 분명 김안로와 연루될 것이 분명하오니 저들이 어찌 나올지 지켜보시옵소서! 윤비 ...! s# 김안로 사랑채 방 안(밤) 김안로, 조정신료들의 이름과 직책이 적힌 장부책을 펼쳐보고 있다. 이언적, 시강원설서라고 쓰여진 이름을 보는 얼굴위로 김안로 (E)회재는 성품이 강직하고 사림의 추앙을 받는 자이니 장차 내 앞에 큰 걸림 돌이 될것이야. 이런자를 조정에 내버려 둘수는 없지! 김안로, 붓을 들어 이언적 이름위에 ‘X''를 친다. s# 동 김안로 사랑채 마당(밤) 황서방, 향이를 데리고 불켜진 사랑채 방문 쪽으로 다가온다. 황서방 대감마님, 궐에서 마마님이 나오시었사옵니다. 김안로 (E)(방안에서) 뫼시게. 황서방 (향이에게) 드시지요. 향이 (방안으로 들어간다) s# 동 김안로 사랑채 방 안(밤) 향이, 방안으로 들어오면 김안로, 어느새 장부책을 치우고 맞이한다. 향이 쇠인은 희빈마마를 뫼시는 상궁이옵니다. 김안로 헌데 마마님께서 이 야심한 시각에 어찌 내집에 발걸음을 하시었는가? 향이 쇠인, 희빈마마의 밀지를 가져왔사옵니다. 김안로 뭐라, 밀지?! 향이 예, 대감. (소매속에서 은밀히 밀지를 꺼내 바치는) 여기 있사옵니다.. 김안로 (E)(밀지를 받아들고 펼쳐 보며 점차 놀라는) 뭐라?! 희빈이 중전의 탕약에 낙태약을 탄 일이 발각되었다?! 김안로 허어, 어찌 희빈마마께오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짓거리를 벌리시었단 말인가?! 향이 쇠인은 아무것도 모르옵니다. 김안로 ..으음! 향이 희빈마마께오서 대감의 답을 받아오라 말씀하시었는데 어찌 전해올리깝쇼? 김안로 (끄덕이며) 이 김안로가 희빈마마를 지켜드릴 것이니 아무 염려마시라 전하시게! 향이 예 대감 말씀대로 전해 올리 겠사옵니다. 하오면.(조아리고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김안로 (밀지를 보며) 하하하, 이 밀지만 쥐고 있으면 장차 희빈을 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움직일수 있을테니 잘된 일이구먼! 아주 잘 되었어! 하하하- s# 윤임 사랑채 마당(밤) 박서방, 한편에 서있는데 윤임처, 다가온다. 박서방 (조아리며) 마님, 나오시옵니까? 윤임처 (불켜진 방문쪽을 보며) 대감께오선 손님분들과 밤을 새우실 작정이신가? s# 동 윤임 사랑채 방 안(밤) 윤임 앞에 정언각과 김하서, 임형수가 진지하게 앉아있다. 정언각 희락당대감이 세자저하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조정에 돌아와 한 일이 대체 무엇이오이까?! 권세를 쥐기위해 걸림돌이 되는 사람들은 모조리 쳐내고 있사옵니다. 김하서 이리되면 장차 세자저하께오서 대통을 이으신다 할지라도 사림들이 이나라 왕실에 등을 돌릴것이옵니다. 임형수 김안로의 전횡을 막을 분은 대감뿐이시옵니다. 대감! 결단을 내리시어 김안로를 조정에서 몰아내시어야 하옵니다. 윤임 ..이사람도 세분의 우국충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오. 허나 이사람은 아직은 희락당 대감을 믿소! 정언각 대감께오서 그리도 믿으시는 희락당대감이 대감의 뒷통수를 후려친 연후에 땅을 치고 후회하신들 무슨 소용이 있겠사옵니까?! 윤임 아니오! 아니오! 희락당대감은 이사람과의 의기투합을 깨버릴 사람이 아니오이다! 정,김,임형수 (서로의 얼굴을 보는)...?! s# 대궐 전각위로 해가 떠오른다. s# 중궁전 마당 일각 개똥, 머리가 흐뜨러지고 등짝이 피범벅이 된채 혼절하여 엎어져있다. 엄상궁 죄인이 정신을 차리게 물을 퍼붓거라! 상궁들 예. (물동이에서 물을 끼얹으면).. 개똥 (정신이 드는지 입술을 달싹대는)... 엄상궁 네 이년! 어서 이실직고 하거라! 네 누구의 사주를 받은 것이냐?! 개똥 ..이년은 정녕..모르옵니다. .(고개를 떨구고 다시 혼절하는) 엄상궁 ..참으로 독한 계집이로다.! 나인 (*)(엄상궁쪽으로 다가오며) 중전마마께오서 찾아계시옵니다. 엄상궁 알았다. (상궁들에게) 죄인을 잘 지키거라. (몸을 돌려 중궁전쪽으로 간다) s# 동 중궁전 방 안 엄상궁, 윤비 앞에 앉으며 말한다. 엄상궁 중전마마,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죄인이 배후를 토설 하였는가? 엄상궁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죄인이 모진 매질에도 입을 열지 않고 있사옵니다. 윤비 ... 비록 대죄를 지은 무수리일망정 웃전을 보호하려는 마음은 가상하구나. 난정 필시 가난한 집안의 딸로 배후를 토설하면 식솔들에게 돌아갈 후환이 두려워 입에 자물통을 채우고 있는게지요. 윤비 그래, 그럴게다..허면 아무리 매를 치고 문초를 하여도 죽을지언정 배후를 토설치는 않을 듯 싶구나. 난정 마마, 후궁들을 불러들이시어 대질케 하시지요! 윤비 후궁들과 대질을 하라?! 난정 예,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말이 있습지요. 후궁들을 죄인과 대질시키시오면 죄인을 사주한 후궁이 먼저 토설할수도 있사옵니다. 윤비 (끄덕이며) 엄상궁, 후궁들을 불러들이게. 엄상궁 예. s# 희빈 처소 방 안 희빈, 안절부절한 표정으로 방안을 서성거리고 있다. 희빈 (E)희락당대감이 나를 지켜준다고 하였지만 조정신료가 내명부에서 벌어진 일에 무슨 수로 간여할 수 있단 말인가?! 내 중전마마의 추상 같은 호통과 추궁을 어찌 견뎌낼 수 있을까?!.. 그 모진 수모와 고통을 당할 바에는 차라리..?! 향이 (E)(방밖에서) 희빈마마, 중궁전 오상궁 들었사옵니다. 희빈 (화들짝 놀라) 뭐,뭐라?! 중궁전 오상궁?! (자리에 앉아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들라하게. 향이 (E)(방밖에서) 예. 오상궁 (방문이 열리면 방안으로 들어서면) 희빈 (긴장된 표정으로 보며) 오상궁, 어인 일로 내 처소에 발걸음을 하였는가? 오상궁 중전마마께오서 희빈마마를 찾아계시옵니다. 희빈 (움찔)..나, 나를?! 중전마마께오서 이사람을 어찌 찾으신단 말인가?! 오상궁 쇠인은 분부를 받잡았을 뿐이옵니다. 어서 중궁전으로 드시지요. 희빈 아, 알았네..내 곧 따를테니 먼저 돌아가게. 오상궁 예.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희빈 (하얗게 질리며) 정상궁, 정상궁! 향이 (방안으로 들어서며) 마마, 찾아계시옵니까?! 희빈 중전이.. 알아챈게야! 중전이! 정상궁, 이 일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어찌..?! 향이 마마, 개똥이는 결코 배후를 토설치 않을것이옵니다. 마마께오서 정신을 바짝 차리시고 대처하시오면 무탈하실 겝니다! 희빈 ..정상궁, 참말 그리생각하는가?! 향이 예, 믿으시옵소서! s# 중궁전 마당 일각 희빈, 향이와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걸어오다가 움찔 멈춰선다. 개똥이, 피투성이가 된채 꿇어앉아있고 그 앞에 창빈을 비롯한 김숙의,홍숙의. 김숙원,이숙원등이 도열하여서 있다. 희빈, 개똥을 애써 외면하며 창빈 옆으로 다가가 선다. 희빈 (낮게) 창빈, 이 대체 무슨 일이오? 창빈 저 무수리가 어젯밤 중궁전에 올리는 탕약에 낙태약을 탔답니다. 희빈 (짐짓)..나,낙태약이라니요? 설마요?! 창빈 죄인을 밤새껏 문초를 하였으나 배후를 토설치 않아 이렇듯 후궁들을 불러들이시어 대질을 하시려는게지요! 희빈 (불안한데)... 엄상궁 (E)중전마마, 납시오! 후궁들 (움찔 긴장하는데)...! 윤비, 엄상궁과 오상궁을 거느리고 후궁들 쪽으로 다가와선다. 난정, 뒤편에 서서 그 모습을 지켜본다. 윤비 (후궁들의 면면을 훑어보며) 내 너희들을 부른 뜻은 어젯 밤에 나와 내 복중 태아를 모해하기위해 탕약에 낙태약을 탄 죄인의 사특한 배후를 밝히기 위함이다. 후궁들 ...! 윤비 (시선이 희빈에게 멈추며) 죄를 자복한다면 내 목숨만은 살려줄 것이다! 희빈 (침을 꼴딱 삼키며 시선을 피하는)...?! 윤비 (둘러보며) 정녕, 너희들중 죄인을 사주하여 중궁전에 올리는 탕약에 낙태약을 타라고 시킨 자가 없단 말이냐?! 후궁들 (희빈의 목소리가 가장 큰) 그런 일은 없었사옵니다! 윤비 지금 너희들 말에 목숨을 걸 수 있겠는가? 후궁들 (희빈, 비장한) 목숨을 걸겠사옵니다! 난정 (E)(희빈을 보는) 네 똥줄이 바짝 바짝 탈 것이다! 윤비 (후궁들을 보다가 개똥이를 보며) 죄인은 듣거라! 개똥 (간신히 고개를 들고 윤비를 보는)... 윤비 네 어젯밤 내의원에 들어 탕약에 낙태약을 탄 것이 틀림 없느냐?! 개똥 예, 그렇사옵니다. 윤비 허면 네게 낙태약을 건네 준 자가 여기 서있는 후궁들 중에 있느냐?! 개똥 (창빈,희빈과 후궁들의 면면을 보는)... 희빈 (억지로 시선을 피하지 않고 보는).. 향이 (안절부절한 표정).. 개똥 ..예, 계시옵니다..! 일동 (충격과 당혹감의 표정들).! 희빈 (E)(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뭐,뭐라?! (향이를 힐끗 보며) 향아, 이 어찌된 일이냐? 향이 (E)(당혹스러운)..쇠인도 모르겠사옵니다! 윤비 네게 낙태약을 건네준 자가 누군지 지목하거라! 개똥 (희빈과 눈이 마주치는)... 희빈 (E)(사색이 되어 눈을 질끈 감는데) 이제 죽었구나..! 개똥 (허공을 보며) 마마! 이년 배후를 밝히지 않는다는 약조를 지킬것이옵니다! 마마께오서도 이년 집안을 책임지신다는 약조를 지켜주시옵소서! (혀를 왈칵 깨무는)...! 개똥의 입에서 피가 왈칵 쏟아지며 쓰러진다. 엄상궁, 급하게 개똥쪽으로 달려가고 상궁들이 개똥을 부축한다. 일동, 놀란 눈으로 개똥을 보는데 엄상궁 죄인이 혀를 깨물고 자진하였사옵니다. 윤비 ...?! 난정 ...?! 희빈 ...! 윤비 엄상궁, 죄인의 시신을 잘 수습해주게. 엄상궁 예! 윤비 (후궁들을 보며) 너희들도 이만 물러들가라! (몸을 돌려 중궁전으로 간다) 후궁들 (놀란 표정으로 서로를 보며 웅성거리는데)... 희빈 (E)(안색이 펴지며)..하늘이 이사람을 버리시지 않았구먼! 난정 (E)(희빈을 휙-노려보는) 네 이번엔 목숨을 구명하였다만 다시 한번 그런 짓거리를 한다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희빈 (난정의 시선에 움츠려들다가) 향아, 어서가자! (몸을 돌려 가면) 향이 예, 마마! (희빈뒤를 따르는) 난정 (희빈의 뒷모습을 노려보는) s# 편전 외경 중종 (E)뭣이라?! 중궁전에서 문초를 받던 무수리가 자진을 하였단 말이냐?! s# 동 편전 방 안 중종, 웃목에 앉은 김상궁을 놀란 눈으로 보며 말한다. (강찬과 박승지, 중종 앞에 앉아있다) 중종 허어, 중전께오서 어인 연유로 무수리를 문초하시었다고 하더냐?! 김상궁 ..쇠인은 잘 알지 못하옵니다 중종 음..문초 중에 사람이 죽었다면 큰 일이거늘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겐가?! 강찬 전하, 신의 생각에 이번 일은 내명부 소관인 듯 싶사오니 일의 처결을 중전마마께 맡겨 두심이 가할줄로 사료 되옵니다. 중종 (끄덕이며)..도승지 말씀대로 해야 할 듯 싶소이다. 대전내관 (E)(방밖에서) 주상전하, 희락당대감 들었사옵니다. 중종 드시라해라. 김안로, 들어서면 김상궁,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김안로 전하, 신, 오늘 대궐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로 아뢸말씀이 있어 들었사옵니다. 중종 불미스러운 일이라니요? 김안로 (앉으며) 무수리 하나가 중궁전에서 고된 문초를 견디지 못해 혀를 깨물고 자진하였다고 들었사옵니다. 중종 과인도 들어알고 있소. 과인은 그 일을 중전께 맡기고 덮어두기로 하였소. 김안로 전하, 이번일을 덮어두시어서는 아니되시옵니다. 중종 허어, 희락당대감 어찌 과인이 덮어두겠다는 일을 들추어 내어 왕실을 분란에 빠뜨리려 하는것이오?! 김안로 왕실을 분란에 빠뜨리려 하는 것이 아니오라 전하께 왕실의 기강을 세우시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옵니다! 중종 뭣이라?! 왕실의 기강을 세우라니요?! 김안로 중전마마께오선 회임하신 것을 빌미로 삼아 확증도 없이 무수리를 잡아들여 심한 매질로 문초를 하시어 자진케 하시었사오며 또한 대질신문을 하신다는 까닭으로 후궁들을 위협하시었사옵니다. 전하, 이나라의 국모께오서 사사로운 투기심 때문에 후궁들의 목숨을 담보로 핍박하시온다면 장차 백성들이 왕실을 따르지 않을것이오며 이는 또한 전하의 권위가 실추되는 일이옵니다. 하오니 이번일을 철저히 조사하시어 왕실의 권위와 기강을 세우시옵소서! 중종 중전이 투기를 하다니?! 희락당 말씀이 지나치시구려! 김안로 전하께오서 중전마마를 깊이 괴이시는 것을 신 잘 알고 있사옵니다! 하오나 전하, 중전마마께 허물이 있으시다면 질타하시어 경계로 삼게 하심이 임금의 참된 안해사랑이실 것이라 생각하옵니다. 중종 ..음! 그래요, 희락당대감의 말에 일리가 있구려.. 과인이 이번일의 진상을 상세히 알아본 연후에 어찌 처결할지 단안을 내릴것이오. 김안로 (미소)... s# 중궁전 방 안 난정, 윤비를 보며 말한다. 난정 중전마마, 이번일이 희빈의 소행인줄 뻔히 아시면서 이대로 덮어두실 것이옵니까?! 윤비 아무런 확증도 없이 희빈을 문초하였다가 김안로가 조정의 공론을 움직인다면 내 손으로 무덤을 파는 일이 될 수도 있으니..분통하지만 참아야지 어찌하겠느냐?! 앞으론 내 스스로 더더욱 조심할 밖에..! 난정 중전마마,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실때까지만 참으시옵소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오신 연후에 마마께오서 받으신 수모와 고통을 백배, 천배로 되갚아주시옵소서! 윤비 그래, 내 반드시 그럴 것이다.. 난정 ... 윤비 난정아, 내 전하께 오라비들 을 외직으로 내보내 달라 청을 드리었다. 난정 예에? 어찌요..? 윤비 김안로가 내 윤승후관을 눈엣 가시처럼 보고 있으니 당분간을 도성을 떠나있는게 좋을 듯 싶어 그리하였다. 난정 (끄덕이며) 잘하시었사옵니다.. 소첩도 중전마마의 대군아기씨 생산불공을 위해 당분간 도성을 떠날 것이옵니다. 윤비 그래, 너 또한 그리하는 것이 좋을 듯 싶구나! 난정 (일어서서 큰 절을 올리며) 중전마마, 부디 존체 보중하시옵고 반드시 대군 아기씨를 생산하시옵소서! 윤비 오냐, 내 반드시 그리할 것이다! 난정 (눈물을 글썽이며) 하오면 신첩 물러가옵니다! s# 동 중궁전 마당 난정, 중궁전에서 나와 돌아보는 얼굴 위로 난정 (E)소첩, 도성을 떠나기 전에 희빈이 두 번다시 중전마마를 음해하지 못하도록 오금을 박아둘 것이옵니다. 난정, 몸을 돌려 어디론가 간다. s# 희빈 처소 방 안 희빈, 찻잔을 앞에 놓고 호호호-웃고 있다. 향이, 희빈의 찻잔에 차를 따르고 있다. 희빈 호호호, 하늘이 도우시었음이야. 개똥이가 자복을 하였다면 내 그 자리에서 혀를 깨물었을 것이다. 향이 마마, 쇠인을 믿으라 하지 않았사옵니까? 희빈 그래..내 앞으로도 정상궁을 믿을 것이야. 나인 (E)(방밖에서) 희빈마마, 윤승후관 작은안으서 들었사옵니다. 희빈 (흠짓) 난정이가?!.. 향이 쇠인이 곁에 있을터이니 들라하시지요. 희빈 (끄덕이며)..들라해라. 난정 (방안으로 들어서며 미소) 희빈마마, 다를 드시고 계시었사옵니까? 희빈 자네가 또 어인 일로 들었는가? 난정 (다가와 앉으며) 소첩, 도성을 떠나기 전에 희빈마마께 하직인사를 드리러 왔습지요! 희빈 하직인사? 난정 예, 마마, 소첩에게도 다 한잔 내주시겠사옵니까? 희빈 .. 정상궁, 난정이에게 다를 따라주게. 향이 예. (난정앞에 잔을 놓아주고 차를 따라주는)... 희빈 (찻잔을 들며) 드시게나. 난정 고맙사옵니다.. (찻잔을 들어 마시는) 희빈 (E)(난정을 보며) 이 계집이 무슨 꿍꿍이로 온게지..? 난정 (차를 마시다가 고통에 일그러지며 찻잔을 떨구는)..마, 마마...! (갑자기 숨이 막히는 듯 목을 움켜잡고 켁켁대는) 윽-윽- 희빈 (놀라보며) 왜그러시는가?! 난정 (사색이 되어) 이 속에 도..독이..(앞으로 푹 고꾸라지는)..! 희빈 (다급하게) 정상궁, 어서 내의원에 기별을 넣게! 향이 예, 마마..! (황급하게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간다) 희빈 (난정 옆으로 다가와 부축하며) 이보게 정신 차리시게! 이보게! 난정 (쌩끗 웃으며 몸을 일으키는) 마마, 소첩은 괜찮사옵니다. 희빈 (놀라) 아,아니! 네 지금 나를 우롱하는 것이냐? 난정 우롱이라니요?! 소첩, 언제든 마음을 먹는다면 희빈마마 앞에서 진짜 독을 먹고 죽을수도 있사옵니다! 희빈 ..뭐,뭐라?! 난정 그리되오면 희빈마마는 소첩을 살인죄를 피하지 못하실 것이옵니다. 희빈 (당혹스러운) 네 지금 나를 위협하는게냐?! 난정 (노려보며) 예, 위협하는 것이옵니다! 희빈 (섬뜩한)...?! 난정 소첩이 지난번 수레바퀴에 깔려 뭉그러지는 당랑같은 짓거리를 하지 말라 말씀드렸거늘.. 어찌 마이동풍이시옵니까?! 희빈마마, 한번만 더 중전마마께 해를 끼치는 짓거리를 하시온다면 소첩, 목숨을 내던져서라도 희빈 마마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옵니다! (바짝 노려보며) 소첩의 말을 명심하시옵소서 희빈 (뒤로 주춤 물러서다 엉덩방아를 찧는)...?! 난정 다대접까지 잘 받았사오니 소첩, 이만 물러가지요. (일어서서 방문밖으로 나간다) 희빈 (멍한 표정)...?! s# 중궁전 마당 세자와 세자빈, 계단을 올라 중궁전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 박상궁과 최상궁, 그 뒤를 따른다) 엄상궁 (E)중전마마, 세자저하 내외분 드셨사옵니다. s# 동 중궁전 방 안 세자와 세자빈, 윤비 앞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앉는다. 세자 어마마마, 어젯밤 망극한 일이 있었다고 들었사옵니다. 존체는 어떠하시온지요? 윤비 세자, 어찌 이 어미에게 병주고 약을 주는 것이오?! 세자 예에? 어마마마,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윤비 세자가 후사를 아니보겠다고 천명하신 일때문에 이 어미의 복중 태아가 위급에 처하였다는 것을 어찌 모르시오?! 세자 어마마마, 소자의 아둔함을 깨우쳐 주시옵소서! 윤비 지금 조정엔 세자를 등에 업고 권세를 쥐려는 자들이 득세하고 있소. 세자가 후사를 아니보시겠다는 말씀에 그 자들은 이 어미의 복중 용종을 장차 세자와 대통을 다툴 화근의 싹으로 보고 이 어미를 위협하는 것이오! 세자 서,설마요?! 그자들이 대체 누구이옵니까?! 윤비 세자 스스로 생각해보시오! 그 자들이 누구인지?! 세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전하께 충성하는 신료들과 직언을 올리는 선비들을 무참히 짓밟고 있는 자들이 누구인지?! 세자 (E)..허, 허면 희락당대감이..?! 윤비 세자에게 충성을 맹세한 자들 중 옥석을 가리지 못하시면 장차 세자가 보위에 오르시었을 때 이나라 백성들이 고통 받게 될 것이오! 세자 ...?! 윤비 세자가 후사를 아니 보겠다는 천명하시었단 말을 들었을 때 이 어미의 가슴은 미어질 듯 아팠소... 허나 어찌 빈궁의 마음에 비하겠소? 세자, 빈궁에게 어찌 그런 참혹한 고통을 인내하라 하시는게요?! 세자 ...! 세자빈 ..중전마마..소첩은 세자저하의 뜻을 따를것이옵니다. 윤비 아니오, 이 시어미가 어찌 며느리의 고통을 디딤돌 삼아 대군을 얻은들 무슨 보람이있겠소. 내 차라리 낙태약이든 탕약을 먹고 복중태아를 지우는 것이 더 나을뻔 했소 세자 어마마마, 어찌 그런 망극한 말씀을 하시는 것이옵니까?! 세자빈 중전마마.. 윤비 세자, 빈궁 이 나라 종사를 위해서 또한 이 어미와 복중용종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후사를 아니보시겠다는 결심을 거두시고 하루라도 속히 세손을 보도록 하세요. 그것이 참으로 이 어미를 위하는 효심일겝니다.. 세자,세자빈 ... 윤비 세자, 빈궁, 이 어미와 약조하여 주시겠소? 세자 ..예, 어마마마 그리하겠사옵니다..그리 하겠사옵니다 윤비 ..고맙소, 세자..고맙소..이제야 이 어미도 마음이 편해지는구려..! s# 동 중궁전 방 밖 복도 중종, 방문밖에서 가슴이 찡한 표정으로 듣고 서있는 얼굴위로 (대전내관과 김상궁, 박상궁과 동궁내관, 최상궁이 서있다) 중종 (E).. 중전의 마음이 참으로 고맙구려..! 엄상궁 (조심스럽게) 주상전하, 아뢸까요? 중종 아닐세..다음에 들겠네. (몸을 돌려가는) 김상궁,대전내관 (중종의 뒤를 따른다).. s# 빈청 방 안 김안로를 중심으로 장순손, 한중보,허항,채무택, 박희량, 김제학과 판서급 대신들(*)이 앉아있다. 김안로 (서찰봉투 탁자위에 놓으며) 여기 표시를 해둔자들이 이번에 조정에서 찍어내야 할 자들이옵니다. 장순손, 봉투에서 명단을 꺼내 일별하고는 옆에 앉은 한중보에게 넘기고 일동, 돌려가며 명단을 보는 모습위로 이어지는 김안로 그 명단에 적힌 자들은 우리에게 적대하는 자들이거나 장차 조정에 큰 위협이 될 자들이옵니다. 이들을 쳐내는데 여러분들께오서 힘을 써주시오! 장순손 희락당 대감, 근자에 문중이 다 식객들이다하여 인재들을 돌보는데 재물이 솔찮게 들고 있사옵니다.. 김안로 예, 정치를 하려면 재물이 드는 것은 당연하지요. 정치하는데 소용되는 재물은 이사람이 내어 드릴 것이옵니다! 허니 대감들께오서 사사로이 청탁 뇌물을 받으시어 구설에 오르시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옵니다! 일동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박희량 (E)(김안로를 보는) 희락당 대감이 조정의 자금줄을 혼자 움켜쥐고 조정신료들을 좌지우지하시겠다는 심사인게지! 이언적 (빈청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서는)..희락당! 김안로 (일동, 돌아보는)...?! 이언적 어찌 소인배들로 당을 지어 조정을 시정잡배의 소굴로 만들고 매관매직을 하여 빈청을 장사치들의 난장판으로 만드는것인가?! 그대가 진정으로 세자저하를 보호한다는 생각이 터럭만큼이라도 있다면 사직을 한 연후에 낙향을 하시오! 이항 뭐,뭐라?! 소인배라니 말이면 다하는줄 아시오?! 채무택 회재, 어찌 조정대신들에게 이런 모욕을 주는 것이오이까? 이언적 협잡과 모략으로 정적을 도려내는 그대들이 소인배가 아니라면 대체 누가 소인배란 말인가?! 일동 (움찔)...?! 이언적 그대들이 사사로운 영달을 위해 소인배노릇을 하는동안 이나라 종사가 흔들리고 백성들이 왕실과 조정에 등을 돌린다는 것을 어찌 모른단 말인가?! 김안로 회재, 정치란 현실이오! 조정일에 한뜻으로 의기투합할 동지들과 재물이 필요하단 것을 어찌 모르시오?! 이언적 허, 과연 양시론을 주창한 소인배답구려! 그따위 발명으로 붕당을 짓고 매관매직을 하는 것이 용납될 줄 아시었는가?! 희락당 어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는것인가?! 김안로 허면 회재가 이나라 조정과 백성들을 위해 한 일은 무엇이오?! 회재처럼 혼자 독야 청청하기가 무에 어렵겠소?! 이언적 뭐라?! 김안로 회재, 이사람과 손을 잡고 이나라를 위한 큰 정치를 펼쳐보십시다! 회재의 학문이라면 이나라에 큰 보탬이 될 것이오! 이언적 내 차라리 독사 아가리에 손을 들이밀지언정 그대 같은 소인배와는 손을 잡지 않을 것이오! (일동의 면면을 둘러보며) 이런 나라 망칠 소인배들 같으니라구! (빈청밖으로 나가버린다) 김안로 (일그러지는)..! 일동 (불쾌감에 웅성거리는데)..?! 장순손 희락당대감, 저자를 가만두었다가는 큰 일 나겠소이다. 김안로 암요, 저런 자는 두 번 다시 조정에 발을 못붙이게해야 할것이오이다! s# 옥매향 기방 안채 마당 임서방과 모린이 서있는 모습위로 윤원형 (E)중전마마께오서 나를 외직으로 내보내라 청하시었다했소? s# 동 옥매향 기방 아랫방 안 난정과 윤원형, 마주 앉아있다. 난정 중전마마께오서 서방님의 안위를 생각하시어 주청을 드리신것이옵니다. 윤원형 허나, 섭섭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수 없구려. 이제야 정치에 눈을 뜬 듯 싶은 생각이드는 차에 외직이라니.?! 허면 이번 별시는 볼수 없다는 말이구려! 난정 서방님, 크게 웅비하시기 위해 잠시 날개를 접으신 것이라 생각하시옵소서. 윤원형 ..그리해야지 어쩌겠소..! 난정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시오면 서방님의 천하가 열릴 것이옵니다! 윤원형 ..내 천하가 열릴 것이다..? 난정 예, 서방님! 윤원형 그래요, 변방에서 세월을 낚아 봐야지요! 언제가는 옛말하며 살 날이 오겠지요! s# 대궐 일각 윤원로, 씩씩대며 걸어오고 있다. 박희량, 맞은편에서 걸어오다가 윤원로를 보고 멈춰선다. 박희량 윤판관, 어딜 가시는 길이시옵니까?! 윤원로 내 갈길이 바쁘니 비켜서시오! (박희량을 밀치듯 가버리는) 박희량 (윤원로의 뒷모습을 의아하게 보는)...? s# 중궁전 마당 윤원로, 굳은 표정으로 계단을 올라 중궁전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엄상궁 (E)중전마마, 윤판관 들었사옵니다. s# 동 중궁전 방 안 윤원로, 굳은 표정으로 윤비 앞에 앉는다. 윤비 윤판관, 중궁전에 두 번 다시 아니드실 듯 싶더니 어찌 발걸음을 하신게요?! 윤원로 중전마마, 어찌 시생의 앞길을 가로 막으시는 것이옵니까?! 윤비 이사람이 윤판관의 앞길을 가로막다니요?! 윤원로 시생, 희락당대감께 참기 힘든 모욕을 당한것만도 억울한 일이온데 어찌 주상전하께 시생을 외직으로 내보내라는 주청을 드리신 것이옵니까?! 윤비 내 윤판관의 장래를 생각하여 주청을 올린 것이니 그리 아세요! 윤원로 중전마마, 앞으로는 시생을 동기로 생각지 마시옵소서! 윤비 뭐라?! 윤판관 지금 뭐라하였는가?! 윤원로 시생,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시어도 그덕을 아니볼것이옵니다. 하오니 마마께오서도 시생의 앞길에 마음을 쓰시지 말라이 말씀이옵니다! (벌떡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 ..저,저런 못난 위인 같으니라구! s# 대궐 일각 김안로, 한중보, 장순손과 함께 걸어 온다. 김안로 세자저하께오서 학문을 즐기시오니 회재같이 학문이 섬부한 자들이 저하곁에 있으면 아니될 것이옵니다! 장순보 예, 이번 참에 선비행세를 하는 자들을 조정에서 몰아내야지요! 한중보 대감, 윤은보같은 자들은 어찌 하실것이옵니까? 김안로 윤은보는 사림의 추앙을 받는 자이옵니다. 장차 쓸모가 있을것이오니 당분간 지켜보십시다. 박상궁 (김안로 쪽으로 걸어오며) 희락당대감, 세자저하께오서 찾아계시옵니다. 김안로 저하께오서 이사람을?! 박상궁 예, 어서 동궁전으로 드시지요. 김안로 알았네. (한중보와 장순손에게) 내 동궁전으로 들터이니 먼저 퇴청들 하시지요. (어디론가 가면) 박상궁 (김안로 뒤를 따른다) s# 동궁전 복도 김안로와 박상궁, 방문쪽으로 다가온다. 박상궁 세자저하, 희락당대감 드시었사옵니다. 세자 (E)(방안에서) 드시라해라! 박상궁 예. (김안로에게) 드시지요. s# 동 동궁전 방 안 김안로, 방안으로 들어서다가 흠짓 놀란다. 세자 앞에 윤임이 앉아있다. 김안로 (조아리며) 세자저하, 찾아계시옵니까? 세자 희락당대감, 이리 내려와 앉으세요. 김안로 예..(윤임 옆으로 다가와 앉는) 세자 내 두분 대감을 뵙고자 한 뜻은 근자에 조정일을 묻고자 함이옵니다. 김안로,윤임 하문하시옵소서. 세자 희락당대감께오서 조정인사를 쇄신한다는 명분으로 이 나라의 동냥이 될 인재들을 금부로 잡아들이고 조정의 공론을 모아 아바마마께 죄를 물으라는 주청을 올리신다는데 그게 참이옵니까? 김안로 저하, 그자들은 화천군의 잔당이옵니다. 세자 화천군의 잔당이요? 김안로 저하, 화천군이 누구이옵니까?! 복성군에게 충성을 맹세한 대역부도한 역당의 수괴이옵니다! 화천군에게 빌붙던 자들을 조정에 내버려 둔다면 이는 장차 세자저하께 큰 위협이 될 것이옵니다. 윤임 희락당대감의 말이 옳사옵니다. 신들은 저하를 위해 멸사봉공의 마음으로 신명을 다바치는 것일뿐 다른 뜻은 없사옵니다. 세자 내 대감들의 말씀을 믿어도 좋겠사옵니까?! 김안로,윤임 (조아리며) 믿으시옵소서! 세자 (보는)... s# 동 동궁전 마당 김안로와 윤임, 동궁전 밖으로 걸어나온다. 윤임 근자에 들어 세자저하께오서 우리 두사람을 보시는 눈길이 예전같지 않은듯 싶사옵니다. 김안로 저하께오서 중전의 회임으로 마음이 흔들리신 탓이옵니다. 하루속히 중전을 교태전에서 밀어내야 할것이옵니다. 윤임 희락당대감, 이사람 생각엔 대감께오서 너무 서두시는 것 같사옵니다. 김안로 힘이 있을 때 밀어부쳐야지요 실기한다면 크게 후회할 것이옵니다. 윤임 ..음! 김안로 (동궁전을 돌아보며) 그보다 는 저하께오서 후사를 아니보시겠다고 생각하시는게 더 큰 걱정이지요. s# 동궁전 세자빈 방 안 세자빈, 불편한 얼굴로 찻잔을 놓고 앉아있다. 최상궁, 찻잔에 차를 따르는데 세자빈, 한숨을 폭 내쉰다. 최상궁 빈궁마마, 저하께오서 중전마마 안전에서 후사를 아니보시겠다는 말씀을 거두시었는데 어찌 이리 안색이 어두우시옵니까? 세자빈 자네가 모르는 말일세.. 최상궁 예에? 세자빈 내 저하의 어지신 마음씨를 잘 아네..저하께오선 회임을 하신 중전마마의 심기를 편케 해드리기 위해 하신 말씀일세. 저하께오선 중전마마를 위해 스스로 하신 다짐을 거두시진 않으실게야..! 최상궁 ...! s# 중궁전 방 안 윤비, 깊은 생각에 잠겨 앉아있는 얼굴위로 윤비 (E)(배를 보듬으며) 내 대군을 생산하는 그 날까지는 세자가 이 어미와 복중 용종을 지켜주시어야 할 것이오! 세자가..! s# 갖바치 마당 당골네, 한가롭게 푸성귀를 다듬고 있다. s# 동 갖바치 아랫방 안 갖바치와 방백인, 마주 앉아있다. 방백인 형님, 난정이가 변한듯 싶소. 갖바치 난정이가 변하다니 그 무슨 말인가? 방백인 내게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실 비책이 있는줄 알면서도 그리하지는 않겠답디다. 갖바치 난정이가 참으로 그리 말했는가?! 방백인 예, 난정이가 자기 정성으로 하늘을 감복시켜 중전마마께 대군아기씨를 내려주시게 한답니다. 갖바치 ..음!.난정이가 때를 잘못타고 난게야..때를..! 방백인 그러게나 말이오..! 당골네 (E)(방밖에서) 임자, 좀 나와보시오. 승후관 나으리 오시었소. 갖바치,방백인 (방문쪽을 돌아보는)...?! s# 동 갖바치 마당 윤원형과 당골네, 서있는데 갖바치와 방백인 아랫방문을 열고나온다. 갖바치 나으리, 오시었사옵니까? 윤원형 (복잡한 미소) 이사람이 갖바치선생한테 하직인사를 하러 왔사옵니다. 당골네 하직인사라니요? 갖바치 우선 큰 방으로 드시지요. (갖바치 방쪽으로 가는) 윤원형 그러십시다. (갖바치 방쪽으로 들어가는) 당골네 (갸웃) 하직인사..? s# 동 갖바치 방 안 윤원형과 갖바치, 방백인과 임백령이 앉아있다. 윤원형 내 이번에 외직으로 나가게 되었소이다. 갖바치 외직이라?..하긴 급한 소낙비는 피하시어야지요. 윤원형 예에? 갖바치 아니올시다. 임백령 허면 이번 별시엔 응시치 못 하시는겝니까? 윤원형 (씁쓸한) 내 이번 장원급제는 괴마에게 겸양할테니 괴마가 반드시 어사화를 받으시구려! 임백령 이사람이 윤승후관 몫까지 성심을 다하겠사옵니다. 방백인 승후관나으리, 너무 섭섭하게 생각지 마시옵소서. 이별수가 길지는 않을 것이옵니다. 윤원형 이별수가 길지는 않다? 방백인 예! 조만간 도성으로 돌아오실 것이옵니다. 갖바치 ..음! s# 김안로 사랑채 외경(밤) s# 동 김안로 사랑채 방 안(밤) 김안로, 촛불을 아래서 뭔가를 생각하는데 황서방 (E)(방밖에서) 대감마님, 장대인이 뵙기를 청하옵니다요. 김안로 (생각에서 깨어나며) 들라하게. 김안로 (자세를 바로하는데) 장대인 (손에 장부를 싼 비단보를 들고 방문을 열고 들어와 조아리는) 김안로 어서오게. 앉게나. 장대인 (앉으며 비단보를 건네는) 시생, 이것만 전하러 왔사옵니다. 김안로, 비단보를 풀면 장부몇권과 어음봉투가 차곡차곡 들어있다. 김안로, 장부책을 펼쳐보는데 장대인 벼슬을 청탁한 사람들의 명단과 그들이 올리는 재물이옵니다. 김안로 (장부책을 탁-덮으며) 알겠네 내 이들 중 옥석을 가려 벼슬을 내려줄 것이야. 장대인 남들 이목이 있사오니 시생은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일어서는데) 김안로 (농조)장대인,자네도 내게 재물을 바치고 참봉 한자리 얻을 생각 없는가? 장대인 (미소) 권불십년이라 하였습지요. 시생은 이문이 박하더라도 장사꾼으로 남겠사옵니다. 김안로 권불십년이라?! 암, 허나 십년동안 천하를 쥘 수있다면 그또한 사람으로 태어난 보람이 있는게지! 하하하! 장대인 ... s# 당추 암자 마당(낮) 당추와 용이, 노승을 배웅하기위해 누마루계단쪽으로 걸어온다. 당추 스님, 이제 가시면 언제 또 뵈올수 있을런지요? 노승 ..이놈아, 중이 언제 그런 기약하는 것을 봤느냐? 당추 허허..예, 그렇습지요. 난정 (모린을 거느리고 누마루 계단위로 올라오며) 스님! 당추 난정아, 네 어인 일이냐? 난정 중전마마의 대군아기씨 생산 불공을 드리러 왔사옵니다. 당추 내 큰스님을 배웅하는 길이니 부처님께 인사부터 올리거라. 난정 예, 스님..(노승에게 합장인사를 하고 법당쪽으로 간다) 노승 (난정의 뒷모습을 심각하게 보는)...?! 당추 스님 어찌 그러시옵니까? 노승 태평성대엔 현모양처일 것이나 난세엔 요녀라 ?! 땡초야, 네놈이 큰 업보를 지었구나. 당추 예에? 노승 아니다. (몸을 돌려 누마루계단을 내려간다) 당추 (용이를 거느리고 노승의 뒤를 따른다) s# 동 당추 암자 법당 안 난정, 법당안으로 들어와 부처님 앞에 합장인사를 올린다. 난정 부처님, 이번엔 반드시 이년의 정성을 받아주시어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실수 있도록 법력을 베풀어주시옵소서! 난정, 간절하게 부처님을 본다. (*모린, 법당밖에 서있다) s# 편전 방 안 중종 앞에서 김안로와 장순손, 허항, 채무택, 박희량, 한중보, 김제학등이 주청을 드리고 있다. 중종, 끄덕이며 윗목에 앉은 강찬에 게 뭐라고 명을 내린다. s# 어느 길 이언적, 탄식을 하며 괴나리 봇짐을 매고 떠나간다. s# 의금부 마당 김제학 앞에 정순붕과 이기, 허자, 그리고 선비들이 꿇어앉아있다. 김제학, 정순붕등에게 호통을 치면 정순붕, 당당하게 김제학을 보며 오히려 호통친다. s# 성문 밖 길 윤원형, 수령차림으로 말을 타고 행렬을 거느리고 성문을 나간다. s# 빈청 방 안 김안로와 장순손, 한중보, 김제학, 허항,채무택,박희량,김제학등이 은밀하게 뭔가를 논의하고 있다. s# 대궐 후원 일각 윤비, 배가 부른 몸으로 엄상궁과 오상궁을 거느리고 거닐고 있다. 윤비, 잠시 멈춰서 어딘가를 보는 얼굴위로 s# 당추 암자 법당 안 난정, 부처님앞에 절을 하며 간절한 표정으로 기원을 드리고 있다. 당추, 한편에서 그 모습을 본다. s# 윤원형 집 안채 큰 사랑채 마당 배천댁과 탄실, 방문앞에서 안절부절하고 있다. 김씨 (E)아버님, 정신차리시옵소서! 아버님! s#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방 안 윤지임, 병석에 누워 마지막 숨을 몰아쉬다가 고개를 뚝 떨군다. 김씨, ‘아버님!’ ‘아버님!’ 통곡을 한다. 방안에 있던 윤씨문중 일가(*)들이 일제히 곡을 한다. 해설(NA) 중종 29년 갑오년 사월에 문정왕후의 아버지 파산부원군 윤지임이 예순의 나이로 졸하였다. 윤지임의 죽음은 산달을 앞 둔 문정왕후에게 큰충격이었다. s# 중궁전 외경 윤비 (E)뭐라?! 내 아버님께오서 돌아가시었단 말이냐?! s# 동 중궁전 방 안 윤비(*만삭의 몸), 침통한 얼굴로 고하는 엄상궁을 놀란 눈으로 본다. 윤비 엄상궁, 그게 참말이냐?! 엄상궁 예,마마.. 윤비 (충격으로)..내 아버님께오서..어찌..어찌..?. (갑자기 산통을 느끼는 듯 고통스럽게 배를 부여잡고 움크리는) 윽- 엄상궁 (놀라 부축하며) 중전마마, 괜찮으시옵니까?! 윤비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러대는) 아악- s# 당추 암자 마당 난정, 법당에서 나와 객사쪽으로 걸어 가는데 윤춘년 (E)(누마루 계단 쪽에서)당숙모님! 난정, 돌아보면 윤춘년, 소월향을 데리고 난정쪽으로 다가온다. 윤춘년 당숙모님께오서 여기계신줄 모르고 행방을 한참 수소문하였사옵니다. 난정 조카님께서 어찌 이사람을 찾으시었는가? 윤춘년 지난번 말씀하신 기생을 데려왔사옵니다. 난정 기생..? (윤춘년 뒤에 서있는 여인을 보면)..? 소월향 (난정에게 큰 절을 올리는)소첩, 아씨께 인사드리옵니다 (고개를 들고 쌩끗 웃으며 난정을 보는) 소첩, 소월향이라 하옵니다. 난정 ..소월향? 소월향이라?! 난정, 소월향의 자태를 살피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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