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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이 오면 15회

 

1. 정인 집 전경

 

2. 정인 주방

 

정인          당신들 거기 뭐 들은 줄 알아?

 

원섭          무슨 말이야?

 

정인          날 믿어내가 여기 독 탔어요

 

원섭          

 

원자          나 마셨는데 순정아 나 어떻해 어떻해

 

정인          치명적인 독 10아니 5분이면 우리 함께 다 같이 갈 수 있을걸

 

순정          너무 하세요 무슨 짓을 한 거에요

 

원섭

 

순정          손가락을 집어넣어서 해 보세요

 

정인

 

원자          언니 어떻게 우리한테 어떻게

 

정인          아가씨 건 안전해요 호들갑떨지 말아요

 

원자          난 난 괜찮아요?

 

정인

 

원섭          당신

 

정인          어때요죽음앞까지 갔다온 소감이 넌 어떠니?

 

순정

 

정인          내가 느낀 절망 무서움 배고픔 당신들도 같이 느껴 봐야지그래야

조금이라도 공평해지지 안 그래윤원섭씨안 그렇니 김 순정?

 

3. 정인 거실

 

4. 정일 주방

 

정인          모든 건 내가 결정 할거에요

이혼이건 뭐건 다 내가 결정해요 단 은채 결혼 이후에요

그때까지 은채는 절대 모르게 해야 돼요 내 딸이 조금이라도 눈치 채는

날에는 정말 독을 탈지도 몰라

 

정인          내 딸이 환하게 웃으면서 결혼식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사람들 축복을 받으면서 신부가 되는 그 날 까지 모든 건 스톱이에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해요 모두

 

원자          언니 그게 어떻게 그렇게 되나요은채 같이 눈치 빠른 애가?

 

정인          하하 6년 동안을 감쪽같이 나를 속인 배우들 아니신가 당신들?

그 명연기를 계속하라구 단 2주일만 계속 하라구

 

일동

 

5. 영균 마루

 

은채          이거 루주에요 어머님하시는 거랑 맞을 거에요

 

보배          고맙다만 너 아직 집에도 안 들렀다며?

 

은채          아빠 엄마 공사 현장 나가셨어요 밤늦게 오신대요 지금가도 충분해요

어머님

 

일봉          야 딸래미 키워봤자 소용 없다더니 남자 하나 생기니까 자기 집은

개무시 해버리네어 이건 볼펜 내 꺼?

 

은채          아버님꺼거든요 도련님?

 

귀남          아이고 내꺼

 

일봉          그럼 내건요?

 

은채          여비가 부족해서 사람 숫자대로 못 사왔어요

 

진규          아니 부잣집딸이 왜 여비가 없어요?

 

영균          너 아버지가 용돈 충분히 주셨다며?

 

은채          주는대로 다 쓰면 되나요신혼여행갈 때 쓸려고 애껴뒀어요

 

귀남          에이구 그래 잘했다 그래도 금전적인 면에 대해서는 집에서 교육을 제대로

받았구나 좋아

 

보배          아이고 우리 성룡이게 제일 좋구나

 

성룡          네 제일 좋아요 고맙습니다

 

다정          저도 고맙습니다

 

은채          나중에 더 좋은거 사드릴게요 아주버님?

 

진규          아유 충분합니다

 

은채            그게요 페로몬 스킨이래요 이거 뿌리고 나가면 분명히 여자친구 생길거에요

               페로몬 아시죠?

 

진규          아이구 예 이게 필요하긴 했는데

 

일봉          나도 나중에 빌려 줘

 

진규          시끄러

 

6. 보배 마당 전경

 

7. 보배 거실

 

귀남E         참 생각이 깊어요 우리 며느리가

 

보배          그리 좋아요

 

진규

 

귀남          아니 이건 뭐냐?

 

진규          영균이 결혼에 보태세요 넣어두세요

 

보배          아니 니가 돈이 어디 있다구

 

진규          장가 갈려고 조금씩 모아뒀는데 이제 다 필요없죠 저야

 

보배          그런 말을 하니 너는?

 

귀남          그래 이해는 간다 알았다 고맙다 잘 쓰마

 

현숙          장남은 역시 장남이네요 어 진규씨 너무 멋져요?

 

진규

 

현숙          넌 영균이 장가가는데 얼마 내놓냐 일봉아?

 

일봉          걱정마시오 형만큼은 내놓을 테니

 

진규          자식이 10만원도 없는 주제에

 

일봉          에이 참

 

현숙

 

8. 원섭 서재

 

은채          아빠

 

원섭          어 그래 지금 오니?

 

은채          네 조금 늦었죠학교 먼저 들렀다오느라고요

아빠 저 많이 보고 싶으셨어요

 

원섭          그래 피곤할 텐데 올라가서 쉬어

 

은채          엄마는?

 

원섭          어 중요한 손님 만나고 오신다고 나가셨다

 

은채          너무해 딸 여행 갔다 오는데

 

원섭          니 엄마 항상 그렇잖아

 

은채          근데 아빠 무슨 걱정있으신가부다?

 

원섭          아니야 감기기운이 좀 있어서 그런가부다 올라가 씻고 자

엄마 많이 늦을 것 같다

 

9. 한강 둔치

 

10. 보배 가게

 

일봉          에이 치시하다 우리 아버지랑 큰형은

내가 예전에 여자애들한테 돈 필요하다고 하면 아주 집 문서까지 싹

다 들고 가갖고 나한테 갖다 줬는데 나 이일봉도 이제 한물 갔다

한물 갔어 누나 예전에 내가 전화해서 나오라고 해도 안 나온다 걔네

예전에 내가 돈 필요하다가 하면 아주 그냥 지 아버지 지갑 통째로 들고 나와서

나한테 주고 막 그랬는데 나 진짜 기분 드럽다 누나

 

현숙          이해한다

 

일봉          누나가 뭘 이해하는데 뭘

 

현숙          한다고 자식아 내가 이해한다고 하면 하는 거지 자식아

 

일봉          누나 나한테 임마 자식아 욕 좀 하지마 나한테

 

현숙          헤헤헤 내가 한다는데 니가 뭔 상관?

 

현숙          귀여운 자식

 

일봉          귀여운 우리 누나

 

현숙          서현숙 노는 것도 오늘부로 끝이다

내일 새벽부터 나 서현숙은 또 밤 늦을때까지 고기 삶고 야채 씻고

또 고기 삶고 또 야채 씻고

 

일봉          그만해 또 삶고 씻고 그만해

 

현숙          또 삶고 또 씻고

 

일봉          그만하라고 현숙 또 삶고 또 씻고

 

일봉          스톱 그만해

 

현숙          또 삶고 또 씻고 고기를 또 삶고

 

11, 은채 방

 

정인          그렇게 웃고 살아 평생 엄마가 다 막아줄게

너는 내 자식이니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내딸

 

은채

 

12. 보배 마당

 

지미          오빠 잘 하네 허리 좀 더 세워봐

 

성룡          이렇게?

 

지미          그렇지 영균 오빠 결혼하면 내가 오빠 운동담당이야 알지?

 

성룡          알아 난 잘 할 수 있다

 

일봉          아 진짜 돌겠네 대체 뭔 짓을 저지른 거야?

 

성룡          일봉아 왜무슨 일 있어?

일봉          아냐 아무 것도

 

지미          밥은 건너뛰어도 운동은 안 거르던 사람이 웬일이래?

 

일봉

 

영균          왜 나한테 화를 내내가 뭘 어쨌다고?

 

영균          무슨 일이야이 일봉

 

일봉          알면해결해 주게?

 

영균          너 또

 

일봉          돈 문제 아니니까 신경 꺼 세상에 돈으로 해결 할 수 없는 문제가 아주

많거든차라리 돈 문제면 걱정도 안 한다

 

보배          일봉아 가서 현숙이랑 다정이 좀 건너오라고 해라

 

일봉          왜요?

 

보배          오늘부터 새로 가게 오픈하는데 든든하게 아침이나 먹고 가라고

오랜만에 갈비탕 했다

 

성룡          갈비탕이다 갈비탕이다

 

보배          아니 안 갔다 오고 뭐해?

 

일봉          싫어요 배 아파서 못 가

 

보배          배가 왜 아파?

 

일봉          속이 쓰리다고요 아니 나만 시켜요만만한 게 나지

진규          속이 아파너 어제 밤늦게 까지 어디 갔었냐늦도록 안 들어오대?

 

일봉          가 가긴 내가 어딜 갔다고 그래 집에 있었구만 나 밥 못 먹으니까

부르지 마요

 

지미          왜 저래영균 오빠 장가간다고 심통 부리나?

 

영균          내가 갔다 올게요

 

진규          넌 그냥 있어 내가 갔다 올게

 

13. 영균방

 

일봉          설마 이 아줌마 나중에 뭐 책임지라는 둥 엉뚱한 소리 하는 거 아냐?

아니 그보다 엄마한테 이르는 거 아냐?

아 씨 나 엄마가 알면은 죽는데 아 씨 미친놈아 미친놈아

 

14. 현숙방

 

현숙          아 어떡하지 내가 뭐에 씌인 거야 아 어떡해

 

다정          고모 밥 안 줘?

 

현숙

 

다정          고모 밥 안 주냐고?

 

현숙          밥 내 정신 좀 봐 금방 차려 줄게

 

다정          고모 왜 그래어디 아퍼?

 

현숙          어어 아냐 아무 것도 다정아 잠시만 기다려 금방 차려 줄게

 

진규          현숙씨

 

현숙          엄마야

 

진규          현숙씨 괜찮아요?

 

다정          고모

 

현숙          애 떨어질 뻔 했잖아요

 

진규          뭘 그렇게 놀래요엄마가 갈비탕 해 놨대요 다정이랑 같이 가요

 

현숙          지금요?

 

다정          와 맛있겠다 고모 가자 갈비탕이래

 

현숙          다정아 우린 여기서 우리끼리 먹자 고모가 다정이 좋아하는

계란말이 해 줄게

 

다정          싫어 싫어 갈비탕 먹자 고모

 

진규          현숙씨 어디 안 좋아요쇠고기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더니

 

현숙          아 속이 좀 안 좋아서요

 

진규          일봉이도 배 아프다던데?

 

현숙          이 일봉이도요?

 

진규          건너 와요 다정아 고모 꼭 데리고 와

 

다정          네 진규삼춘 고모 가자 가자 고모

 

현숙          아 아니 다정아

 

15. 현숙방 앞

 

진규          나 몰래 일봉이랑 둘이서 뭐 먹으러 갔던 거 아냐?

 

16. 정인 침실

 

정인

 

은채          엄마 굿모닝 엄마

 

정인          좋은 꿈 꿨니?

 

은채          

 

은채          아빠는아빠 또 안 들어 오셨어?

 

정인          아니 뭐 찾을 게 있으신가봐 서재에 가셨어

 

은채          아 깜짝이야

 

정인          

 

은채

 

정인          엄마 아빠 사이 멀어질까 봐 걱정이야?

 

은채          네 솔직히 요즘 우리 집 분위기 싸 해진 것 같애

 

정인          걱정 마 엄마 아빠 아무 일도 없으니까

 

은채          진짜죠?

정인          은채야 엄마 아빠는 우리 딸한테 좋은 부모로 남고 싶어

우리가 어디에 어떻게 있든 뭘 하든

넌 우리한테 세상에서 가장 제일 귀한 자식이고 영원히 사랑할 거야 알지?

 

은채          근데 엄마 왜 이상한 말을 해꼭 멀리 어기 가는 사람처럼

 

정인          우리 딸 시집간다니까 엄마 마음이 이상해서 그런가 부지

 

은채          에이 서운해 하지 말라니까 시집가도 제발 그만와라

귀찮아 죽겠다 할 때까지 맨날 엄마보러 올거라니까

 

정인          어유 우리 애기

 

은채

 

17. 원섭 서재

 

원자          안방에 운동장만한 침대를 두고 이게 무슨 생고생이래?

 

원섭

 

원자          오빠 이렇게 돌아봐 아유 돌덩어리처럼 뭉쳤네

 

원섭          어 어 아퍼 아퍼 됐어 됐어 됐어 아유 이거 되게 아프네

 

원자          오빠 언니 저 뭐라고 말할까 난 자꾸 무서운 생각이 드네

 

원섭          뭐가?

 

원자          은채 결혼하면 결정한다고 했잖아 무슨 일을 꾸밀지 걱정된다고요

 

원섭

 

원자          오빠 손이 발이 되도록 그냥 싹싹 빌고 언니랑 그냥 살면 어때?

순정이랑 한이는 가끔씩 보러 가고

 

원섭          넌 저 여자가 한 짓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

 

원자          오빠가 질려하는 건 알겠는데요 이혼을 쉽게 해 줄 것 같지도 않고

그리고 솔직히 오빠가 언니한테 그동안 해온 짓을 생각을 해봐요

 

원섭

 

원자          그동안 오빠가 해 온 짓을 생각해 보면 솔직히 약소한 거지 뭘 그래

그 만큼도 안당하고 살거라고 생각했어요?

 

은채          아빠 굿모닝 고모도 여기 계셨네

 

원섭          잘 잤니?

 

은채          아빠 드세요

 

원섭          그래

 

은채          나 시집가면 이런 것도 잘 못 해 드릴거잖아

 

원섭

 

은채          고모도 커피 드세요

 

원자          커 커피

 

은채          고모 왜 그래

 

18. 보배주방

 

성룡          냄새가 좋다 냄새가

 

진규

 

보배          얘 현숙이는?

 

진규          올 거에요 온댔어요

 

보배          그래

 

귀남          야 그럴 때는 니가 모시고 같이 와야지 으이그

 

진규          

 

귀남          

 

19. 진규 방

 

일봉

 

일봉          내가 진짜 미쳤나 왜 그랬지 아 진짜 돌아버리겠네 정말

 

20. 보배 마당

 

다정          일봉이 삼촌 안녕

 

일봉          응 그래

 

현숙          너 왜 그러냐?

 

일봉          어 누나 일어났네?

 

현숙          너 눈곱 꼈다 야

현숙          ?

 

일봉          요즘 머리가 많이 아프잖아 사업 준비 하느라 그래서 그

요즘 내가 제 정신이 아니거든

 

현숙          그래서 뭐?

 

일봉          그래서가 아니라 어제 어제 밤에 말이야 내가 좀 많이 취해가지고

 

현숙          어제 밤에 뭐무슨 일 있었어?

 

일봉          뭐야 저 여자 왜 저러지 아 나 참 은근 자존심 상하네?

자기한테 아무 일 아니었다 이거야?

 

21. 보배 주방

 

현숙          사장님 저 왔어요

 

보배          그래 어서 와라

 

영균          들어와요

 

지미          언니 일루 앉아

 

귀남          앉아

 

진규          여기 앉아요

 

보배          일봉이는지미야 일봉이 불러라

 

지미          일봉오빤 안 먹는 댔어요

 

보배          우리 다정이 많이 먹어라?

다정          네 사장님

 

성룡          엄마 성룡이도 많이 먹을게요

 

보배          그래 우리 성룡이도 많이 먹어라

 

성룡          

 

귀남          자 맛있게 많이들 먹고 새로운 마음으로 장사 한번 잘해보자고 모두

 

일동          

 

귀남          여보 사람들이 몰라 그렇지 인생의 재미란 게 별거 아니예요

이렇게 식구들끼리 오순도순 모여앉아서 맛있는 거 먹는 거 이게 바로

인생의 재미라고 생각해요 나는

 

보배          그럼요 천하에 맛있는 음식도 혼자 먹어봐요 그게 맛있나

 

진규          현숙씨?

 

현숙          아니 됐어요 괜찮아요

 

22. 보배마당

 

일봉          인심들 하고는한 번 더 불러나 볼일이지

에이 그나저나 저 누나 속을 모르겠네?

그냥 아무일 없었던 것 처럼 넘어 가자는 거야?

그렇다면 나야 물론 오케이지만

 

23. 은채 방

 

정인          학교 가니?

 

은채          네 정리할게 좀 있어서요

 

정인          따뜻하게 입어 돌아다니다보면 추워

 

은채          엄마는언제는 여자는 얼어 죽어도 예쁘게 하고 다녀야 한다면서

 

정인          그랬나 내가

 

은채          그럼 여름에는 떠죽어도 이쁘게 겨울에는 얼어 죽어도 이쁘게

항상 그랬잖아 그래서 지금 내가 이렇게 충성하고 있는 거라구

 

정인

 

은채          근데 왜 이렇게 자꾸 힘이 없어 엄마 혹시 진짜 아프신 거 아냐?

여행 갔다 온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몸살이야

 

정인          늙어서 그래

 

은채          늙긴 천하의 손정인 사장이 늙긴 왜 늙어 엄마는 영원한 여왕이야

불멸의 여왕 알았지

 

정인          신났다 우리 딸 근데 엄마 컨디션이 이래가지고 가구니 드레스니

보러 가야 할텐데 함께 못가서 어떡하니?

 

은채          걱정마세요 제가 미리 가서 골라 놓을테니까 나중에 와서 결정해주세요

 

정인          그래 그럼 가격 상관없이 가구니 드레스니 니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

알았지?

 

은채          진짜 그래도 돼?

 

정인          그럼 엄마가 왜 돈 벌었게 우리 딸 이쁘게 시집보낼려고 번거지

 

은채          알았어 입 떡 벌어지게 비싼걸로 입어야지 가구도 그렇고

나중에 딴말하기 없기?

 

정인          그래 시간이 그리 많지 않으니까 나중에 또 가겠다 그런 생각하지 말고

아주 그냥 마음에 드는 걸로 정하고 와 응?

 

은채          

 

24. 정인 정원

 

은채          아빠 저 차 좀 태워주세요

 

원섭          그래 가자

 

은채          잘 됐다 택시 값 굳었다

 

순정          너 오늘 가구랑 드레스 보기로 한날 아니니?

 

은채          응 학교 들렀다 갈려고 언니 고마워 언니 덕분이야

내가 결혼하게 되는 거

 

원섭          무슨 소리야?

 

은채          지금 말해도 되지 언니?

 

원섭

 

은채          아빠 사실은요 가출도 언니가 하라고 했구요 허락 받기위해서

이렇게 저렇게 단계별로 언니가 다 코치해줬어요

 

원섭/정모

 

순정          얘는 지가 해놓고 왜 내 핑계를 대니?

은채          왜 그래 진짜잖아 언니가 그랬잖아

 

순정

 

은채          고마워

 

원섭          출발하자

 

25. 정인 주방

 

원자          언니 아침 드실 수 있겠어요?

 

정인

 

원자          이게 집이야 감옥이야 미치겠다 정말

 

26. 정인 침실

 

정인

 

원섭E         무서웠어 당신이 무섭다구

 

27. 보배 식당

 

진규          신장개업 떡입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자주 방문해 주세요

 

손님          네 알겠습니다

 

진규          아버지 첫 날 부터 징조가 좋은데요

 

귀남          그래야지 좋은 일은 연달아 터지는 법이다

야 일봉이 어디 갔는데 안 보이냐

 

보배          아유 어서 오십시오

 

손님1         가게 잘 고치셨네혹시 가격도 올렸어요?

 

보배          아유 아닙니다 어서 들어오세요

 

진규          손님 들어가십니다 자리 만들어 드리세요

 

지미          안녕하세요어서오세요

 

손님1         대단한 미인인데새로왔나?

 

지미          아니에요 주문 도와드릴까요?

 

손님1         미인인데?

 

보배          지미야 들어가라 엄마가 할게 저희 딸입니다

 

손님1         아유 실례했습니다

 

지미          많이 잡수세요

 

보배          집에 들어가라

 

지미          네 엄마 나 나가두 되죠?

 

보배          그래

 

지미          오빠 엄마가 나 가랬다?

 

진규          그래 저 사람 뭐냐밥 먹으러 와서 실없기는?

 

지미

진규          현숙씨는 어디 간거야?

 

28. 보배 식당 주방

 

현숙            근데 이게 혹시 한 번 실수했다고 남편이나 된 것처럼 엉겨 붙는 거 아냐내가

               돈 있는 것도 알고 있는데 분명히 사업 준비 하느라고 머리가 아프다

그랬지그게 그렇다면 설마 의도적으로 내 돈을 노리고?

하 어림없다 이놈아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절대 안 돼 이 양아치 같은 놈

 

29. 보배 식당

 

귀남          뭘 보냐?

 

진규          아유 아버지 기척이나 좀 하시지

 

귀남          너 저기 현숙이 보고 있지?

 

진규          아니에요

 

귀남          그러면은 이모들 보고 있었냐나는 말이야 척하면은 척이야

이 애비는 앉아서 삼천리 서서 구만리를 보는 사람이야

너 요즘 따라 부쩍 현숙이만 쳐다보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았어?

 

진규          저 혼자 노력하면 뭐해요 현숙씨가 마음에 없어 하는데

 

귀남          야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어디 있냐 같은 직장에서 그것도 밤이고

낮이고 하루 종일 있으면서 얼마나 작업하기가 쉽냐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하면은 된다는 신념으로 될 때까지 끝까지 하는 거야

알겠어?

 

진규          과연 될까요?

 

귀남          빈틈을 파고 들어 집요하게

 

진규          빈틈요?

 

귀남          

 

진규          빈틈

 

30. 은채 학교 내

 

지호          아깝다 이 좋은 재주 영원히 썩히는 거야?

 

은채          당분간은 그렇겠죠그래도 언젠가 써 먹을 데가 있을 거 같에요

우리 회사도 더 발전할 거고 그러면 거기서 일해야겠죠 엄마 아빠 도와서

 

지호          결정한 거야부모님 밑으로 들어가는 거?

 

은채          어쩔 수 없잖아요영균씬 쭉 그 회사에서 일할거라고 그러고

자식은 나 하나뿐인데

 

지호          나도 부모님 속 그만 썩이고 들어갈까?

 

은채          선배도 결국은 그렇게 될 걸요?

 

지호          아 지미씨 공연티켓 구했어요

 

은채

 

지호          겨우 구했죠 어떻게 여기로 올래요 내가 갈까요

벌써 왔다구요조금만 기다려요

 

은채          지미라면 설마 내 시누이 될 그 지미씨?

 

지호          빙고

 

은채          선배

 

지호          나도 여자랑 데이트나 한 번 해 볼까 하고 연애 한 지 하도 오래 돼가지고

잘 될지 모르겠다

 

은채          지금 농담하는 거죠?

 

지호           너희 교회 간 날 지미씨한테 자장면 얻어먹고 미안해서 초대권 얻어다 준다고

그랬거든

 

은채          선배가 짜장면을?

 

지호          사실은 월급 백만원 받는 가난한 조교라고 거짓말 했어

차도 친구꺼라고 하고

 

은채          말도 안 돼

 

지호          비밀 꼭 지켜

 

은채          선배 아니야 아니야 난 못 들은 거야 아니야 말도 안돼 진짜

 

31. 은채 학교 안

 

지미          진짜 빈티 난다 빈티 나

 

지호          자장면 값 정확히 8천원이요

 

지미          받아요 내가 먹은 건 내가 낸 걸로 할 게요

차라리 벼룩의 간을 먹고 말지

 

지호          사람 무시하는 겁니까지금

지미          무시라뇨전 그냥 서로 공평하게 분담하자는 거죠 4천원 가지고 뭘

 

지호          자 받아요

 

지미          왜 이래요 이 손 놔요

 

지호          정말 안 받을 겁니까?

 

지미          됐다고요 월급 백만원이라면서요까딱했다가 올 겨울 난방비도

못 내겠네 뭐

 

지호          남자 자존심을 이렇게 짓밟아도 되는 거예요?

겨울 내내 불기 하나 없는 냉골에서 자도 여자 앞에서 초라해지는 건

죽기보다 싫거든요

 

지미          아 알았어요 받으면 되잖아요?

 

지미          꼴에 자존심은이래 놓고 자취방 가서 고추장에 밥 비벼 먹지

 

지호

 

32. 은채 방

 

원자          언니 과일이라도 잡수시죠?

 

정인          아가씨라면 어떻게 할래요

 

원자          ?

 

정인          내가 겪은 이일이 아가씨 일이라면 어떻게 처신하겠냐고요?

 

원자

 

정인          그래 더럽다 내가 이혼해주마 둘이 잘 살아라 해버릴까요?

 

원자

 

정인          아님 둘이 감방에 처넣어버릴까요?

고맙게도 아직 그 법이 살아남아있더라구요

 

원자          간통으로 엮으려면은 먼저 이혼할 결심부터 해야 한다면서요?

 

원자          언니 오빠랑 정말 갈라서실 건가요?

 

정인          그 계집애 아마 살고 나오겠다 하겠죠?

나 살릴까 봐요 둘 다 아가씨 오빠 콩이라면 질색하는데 한번 실컷

먹여 볼까요?

유난히 추위를 싫어하는 그 남자 감방에서 겨울내내 덜덜덜 떨게 해 버릴까요

 

정인          그런 다음 땡전 한 푼 안 주고 내 쫓아 내버릴까요?

 

원자

 

정인          하 윤원섭 꼴 좋다 아주 꼴 아주 좋다 윤원섭

 

원자          언니 억울하고 분한 마음 정말 알지만 제발 침착하게

후회하지 않게 행동해주세요 나 저 언니 위해서 하는 얘기예요

 

정인          참자 참자해도 참아지지가 않네요

이성적으로 참자고 생각해도 그렇게 되질 않아요

 

원자          언니 우리 오빠 아직 미련 있죠?

 

정인          미련하지만 그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내가 이혼 조용하게 물러서

준다는게 과연 옳은 일인가 싶어요

 

원자          너무 억울하죠 언니 입장에서 보면 사실

 

정인          이건 억울한 정도가 아니예요 아가씨

이건 억울한 정도가 아니라 내 인생 전체를 그 사람들이 갖고 논 거라구요

 

원자          오빠도 엄청 고민했어요 언니

오빠가 여태 왜 말을 못 꺼냈겠어요언니가 무서워서요그건 핑계죠

중매로 만난 것도 아니고 서로 좋아해서 한 결혼인데

솔직히 언니 결혼할 때도 우리집안에서 반대 많았잖아요?

 

원자          그 반대 무릅쓰고 오빠가 손 정인 저 여자 아니면 죽어버리겠다고 해서

결국은 그 무섭던 우리 아버지까지 포기시킨 오빠잖아요?

 

정인          그러면 끝까지 이런 일을 만들지 말았어야죠 끝까지 나만 보고 살아야

했던 거잖아요

 

원자          저도 이일을 알고 나서 처음에는 기가 막히고 오빠랑 순정이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어요 그런데 더 생각해보니까 언니한테도 책임이

있었다는 그런 생각이 불쑥 드는 거에요

 

정인          뭐예요?

 

원자          그런 거 있잖아요 도둑 맞은 사람에게도 문단속 잘못하면 책임을 묻는 것

처럼요

 

정인

 

원자          그동안 솔직히 언니부부 지켜보면서 나 언니가 너무 한단 생각 많이

들었거든요

 

정인          아가씨

 

원자          아무리 사업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언니 때때로 오빠 너무 외롭게

했어요 아니라고 하지 마세요 제가 증인이니까요

 

정인          하 그걸 잊고 있었네 팔은 안으로 굽는 단 걸

 

원자          적어도 공평하게는 하세요

 

33. 정인 거실

 

원자E         언니가 문단속 소홀히 한만큼 언니도 책임을 갖고 행동을 해주세요

언니도 그동안 잘한 건 없다고 생각해요

 

정인

 

34. 영균 회사

 

부장          이대리 결혼 준비하느라고 힘들지얼굴이 까칠하네

 

영균          쉽지 않네요 간단하게 한다는 데도 신경 쓸 게 많아요

 

팀원          우리 언니가 그러는데 준비하는 게 힘들어서 결혼 두 번 못 하겠대요

 

영균

 

수정          아주 얼굴에서 웃음기가 떠나지를 않네 애도 안 낳았는데 벌써 팔불출

되가지고 앞으로 그 꼴을 어떻게 보고 사나?

 

부장          오대리도 홧김에 확 결혼해 버려?

 

수정          저는요 운명의 남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거예요

 

팀원          운명도 자기가 만드는 거래요

 

영균          나 결혼 하고 나면 내 친구들 좀 섭외해 볼게

수정          됐거든요 참 혼인신고는 애 낳고 해라

 

모두

 

수정          혹시 알어신혼여행 이혼도 많다는데 괜히 서류에 흔적 남겼다가

나중에 새장가 갈 때 흠 되는 것 보단 낫잖아

 

영균          저주냐?

 

수정          그럼 축복해 줄 줄 알았냐저 먼저 갈게요

 

영균          야 두고 보자 너 결혼할 때 똑같이 갚아준다 진짜

 

부장          그만들 좀 싸워라 이것들아 이 대리 이거 가는 길에 서교수님께 전해 드려

안 계시면 책상 위에 올려놓고

 

영균          알겠습니다

 

35. 영균 회사 일각

 

인호E         애 당장 보내 내가 알아서 한다고 내가 당신 빠지라고

 

영균

 

36. 영균 회사 구석진 곳

 

인호          당신이 왜 내 와이프야이미 끝난 사이잖아애 핑계 대지 마

당신이 애 핑계 댈 자격이 있어지금 와서 뭘 어쩌겠다는 거야

되돌릴 수도 없고 불가능해 애 보내지 안으면 내가 직접 가서 데려올 거야

불쾌하게 마주치지 말고 순순히 보내라고

 

영균

 

인호          뭔가?

 

영균          엠디실 이 영균 대리입니다 요청하신 자료 자고 왔습니다

 

인호          수고했어요

 

영균          응 은채야 어 지금 내려갈게 어

 

37. 정인 침실

 

원자E         어머 오빠 오빠 왜 그러세요사둔 오빠 왜 이래요?

 

원섭E         수선 피우지 마라

 

정모E         병원에 들렀다 오시는 길입니다

 

정모E         편하게 누워 계시라고 하셨는데요

 

정인

 

38. 정인거실

 

정인

 

원자          언니 저 오빠 디스크가 도졌나봐요 아니 그러니까 왜 침대 놔두고

의자에서 자냐고요그러니까 그렇지

 

정모          똑바로 누워 계시라고 하던데요그렇게 해서 며칠 푹 쉬셔야 한다고

 

정모          고모님 방에

 

원자          아니 왜 안방 두고?

 

정인

 

정모          예 저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원자          그렇지 그렇지

 

정인

 

39. 정인 침실

 

원자          가만히 게세요 가만히

 

원자          또 수술하기 싫으시면은 오빠 가만히 누워 계셔

절대 안정 절대 안정이 디스크에 최고라잖아

 

정모          사장님 그럼 쉬십시오 전

 

원섭          그래 수고 했어

 

정모

 

원자          잘됐다 오빠 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만사 다

내려놓고 푹 쉬셔 일단 이방에서 이방에서 쉬시라고

 

원섭          야 좀 살살해라 살살

 

원자          오빠 언니 마음이 좀 돌아선것 같아요

 

원섭          어떻게?

 

원자          아무튼 미안하다 반성한다 소리 외에는 아무 말 하지 말고

그저 죽은 듯이 가만히 누워 계셔 아이고 그냥 때맞춰서 고마운 디스크네

 

원섭          

 

원자          어디 어디 여기

 

40. 정인 거실

 

정모          신경외과 들렀다가 오는 길입니다

 

정인          회사일은?

 

정모          최상무께 급한건 처리하라고 지시하시던데요?

다른건 김부장이 또 평소처럼 다 챙기고 있구요

 

정모          누님도 한 이틀 더 쉬셔도 되시겠습니다

 

정인          나 좀 데려다 다오

 

정모          어디로?

 

정인          변호사 사무실

 

정모

 

41. 정인 사무실

 

상무          김부장이 사장이야어디 호랑이 없는 산에 토끼가 왕이라고

안 해 못 해 내가 왜 김부장 지시를 받아야 돼?

 

순정          최상무님 저 김순정 개인으로 여기 있는 거 아니잖습니까?

전 손정인 사장님 대리인으로 이 자리에 있는 겁니다

 

상무

 

순정          손사장님 같으면 이게 통하겠습니까?

다시 만들어 오세요 이 따위 걸로 허가가 날 것 같습니까?

상무님뿐 아니라 손사장님께 저도 잘려요 이렇게 하면요

 

상무          언제까지 하면 되는 건데

 

순정          밤을 새든 직원들을 잡든 내일 아침까지 보고 하세요

 

상무          아 이거야 원 아니 사장님 많이 안 좋으신 거예요?

 

순정          안 좋으신게 아니구 따님 결혼도 있고 지난번 사고 여파도 있고

지금 일하실 상황 아니거든요 윤사장님 못 견디고 쓰러진 것

보고도 그러세요?

 

상무          알았어요 사장님 뭐 따로 생각이 있으시겠지 해보죠

 

순정          해보는 게 아니구 명령입니다 꼭 시간 안에 해 내세요

 

상무

 

순정          참 그건 어떡하죠 최상무님?

 

상무          

 

순정          이천년장 공사 때 상무님 리베이트 받으신 거 있죠?

 

상무

 

순정          손사장님께 보고 해 올릴까요 아님 말까요?

 

상무          김부장 저 사실은 저 그 그게 아니라

김부장 한번만 살려주시오 응딱 한번만 걔가 사실은 내 후배아인데

 

순정          됐어요 이건 규모가 작으니까 모른 척 해드리죠

 

상무

 

42. 정인 사무실 앞

 

상무          규모가 작으니까 모른 척 해준다고?

저 여자 그럼 다른 것도 알고 있단 얘기 아냐어떻게 알았지?

혹시 내 전화 도청하고 있었나?

 

43. 영균 회사 전시장

 

은채          오빠 난 이거랑 이거랑 이거?

 

영균          이걸 전부 다물론 오빠가 직원할인이 되긴 하는데 좀 과하지 않나?

그리고 필요한 것만

 

은채          과하긴 한번 사면 오래 쓰는 거잖아 좋은 거 사야지

아 이것도 너무 이쁘다

 

영균

 

은채          이 협탁 너무 이쁘다 우리 이거 안방에 하나 거실에 하나 서재에 하나

총 세 개 사자 어때?

 

영균          세 개나?

 

은채          아 너무 깜찍하다 저것도 너무 깜찍해 나 저것도 살래

 

영균

 

수정          아주 왜 뭐 회사를 통째로 사가지

 

팀원1         눈이 높긴 높네요 완전 최고라인으로만 고르네요

 

수정          아니 쟨 아까 침대 봐놓고 저걸 또 왜 봐

뭐 호텔 차려하여간 여러 가지로 맘에 안 들어

 

팀원1         진짜 돈이 많긴 많나보네요 가격표 쪽은 쳐다보지도 않는데요?

 

수정          많겠지 적겠니 그럼

 

팀원1         부럽다 나도 저렇게 시집가고 싶다아

 

수정          야 니네 둘이 왜 나를 하루종일 쫓아다녀 좀 가 퇴근 안해

 

팀원1         치 대리님도 속으로 궁금하시면서

 

수정          안 궁금해 안 궁금해 가자 나 쟤들 복 있으니까 속에서 막 천불 나

어디 가서 생맥주나 하나 하고 들어가자

 

영균          뭐해

 

은채          기다려봐

 

영균          우리집?

 

은채          응 침대는 여기다 놓을까봐 이쁘다 어때 이쁘지?

 

영균          응 니가 쓴거야

 

은채          

 

44. 정인 침실

 

정인

45. 원섭 서재

 

정인

 

46. 정인 침실

 

정인          자요?

 

정인          그대로 누워 있어요

 

원섭

 

정인          듣는 덴 지장 없을 테니 간단하게 물어보죠

 

원섭

 

정인          궁금한 게 있어요

 

원섭          뭐든지 다 애기 해줄게요

 

정인          그렇다 아니다 라고만 해줘요

 

원섭          알았어요

 

정인          당신하고 걔 일 벌어지기 전 그러니까 6년 전 그 때보다 훨씬 전에

당신 순정이 여자로 보고 좋아했어요?

 

원섭          아니 당신이 믿어줄지 모르겠지만 내 맹세코 그전에 그런 생각

해본적 없어요 걔를 여자로 본일 없소

 

정인          그럼 그 일의 시작은 실수였다 그런 얘기에요?

 

원섭          그래요 처음엔 실수였소

정인          지금은 어때요순정이 사랑해요걔 없으면 못살겠어요?

 

원섭          선택의 여지가 없지 않소 당신이 날 용서해 줄 리도 없고

 

정인          나하고 끝나면 순정이하고 재혼하겠네요?

 

원섭            여보 당신이 왜 이런 얘기 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미친놈이 아닌 다음에야 내

               마음에 괴로움이 왜 없겠소

 

정인          재혼 할거냐고요

 

원섭          책임져야 될 거 아니겠소

 

정인          당신은 이집에서 나가야 할 텐데 어디서 살 거에요?

 

원섭          서울에서야 어떻게 고개 들고 살수가 있겠소

 

원섭          애 데리고 어디 이민이라도 가야 되겠지 부끄러워서 어떻게

여기서 살아갈 수 있겠소

 

정인          혹시 내가 용서한다면 어떡할래요?

 

원섭

 

정인

 

47. 웨딩드레스 피팅룸

 

영균

 

은채          어때 오빠?

 

영균

은채          왜 말이 없어딴 거 입어볼까?

 

영균          아니

 

은채          그럼 이뻐 나?

 

영균          천국을 살짝 보게 되는 구나

 

은채          천국갑자기 웬 천국?

 

영균          그런 게 있어 아버지 말씀이 맞네

 

은채          아버님이 뭐라고 그러셨는데?

 

영균          아니야 이쁘다 어울려

 

은채          정말이지?

 

영균          그럼 최고야 그걸로 하는 거야?

 

은채          아니 아직 여덟 벌 더 입어볼 거야

 

영균          여덟벌?

 

은채          응 엄마가 그렇게 하라고 미리 다 연락해놓으셨어 기다려

 

영균          정말 좋다 이 번 거

 

은채          나도 그래 이걸로 할까?

 

영균          다 고른 거지?

 

은채          응 이걸로 할게

영균          그래 진짜로 잘 어울려

 

은채          그럼 나 사진 하나만 찍어줘

 

영균          사진은 또 왜?

 

은채          엄마 몸살 걸리셨잖아 많이 보고 싶을텐데 엄마한테 찍어서 보내줄래

 

영균          어머니 안 좋으시다 그랬지

아직 아프시구나 근데 정말 괜찮으셔?

 

은채          응 걱정 돼 내가 결혼한다고 속 썩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하구

 

영균          그래 우리 때문에 걱정 많으셨을 거야 니가 잘해드려 나도 노력할게

 

은채          응 사진 찍어줘

 

영균          하나 둘 셋

 

은채          되게 우아하게 보이게

 

영균          우아하게

 

은채          응 천사같이 보이게

 

영균          돌면서 그렇지

 

48. 원정인 주방

 

원자          어디 가시게요?

 

정인          그 애 다니는 유치원 안다고 그랬죠 같이 좀 가요

 

원자          ?

 

정인          모른 척 하지 말고 빨리 가요

 

원자          한이 보러 가시게요?

 

정인          어서 앞장서요

 

원자

 

49. 정인 사무실

 

순정

 

50. 순정 거실

 

원자          한이 인제 인사해야지

 

한이          안녕하세요

 

정인          그래

 

정인          한이 아빠 많이 닮았구나 그땐 큰엄마가 미처 몰랐네

 

원자

 

정인          한이는 내가 누군지 알아?

 

한이          사모님

 

정인          아냐 앞으론 큰엄마라고 불러 해봐 큰 엄마

 

한이

고모          괜찮아 큰엄마 맞어

 

한이

 

원자          어린게 눈치를 많이 봐요 짠하게시리

 

정인          이리와봐 한번 안아보게

 

한이

 

원자          가봐

 

한이

 

정인          겁내지 마라 니가 무슨 죄가 있겠니

 

원자          말은 안해도 어린게 눈치가 있어서 이 앤들 모르겠어요

지 처지 대강 눈치로 알지 아휴 생각하면 가여워서

 

정인

 

한이

 

51. 정인 침실

 

원섭

 

52. 순정 거실

 

순정          뭐에요?

 

원자          한이 좀 볼려고

 

순정          왜 애를 갑자기 보러오셨어요?

 

정인          아 해봐?

 

순정

 

정인          아 해보라니까

 

한이          

 

정인          아이고 우리 한이 이 새로 돋는 구나 한이가 착한 일을 많이 했나 보다

많이 했어?

 

한이          

 

순정          한이 이리와

 

한이          엄마 큰엄마가 동화책 읽어주셨어요

 

순정          이리와 빨리

 

정인          애 놀란다 아가씨

 

원자          네 한이 고모랑 아이스크림 사러 가자

 

순정          한이 못가 엄마랑 있어

 

정인          아가씨 멀리 가지 말고 근처에 계세요

 

원자          네 이야기 끝나면 연락주세요 기다릴게요

 

원자          걱정마 언니가 너랑 둘이만 얘기하고 싶데

 

순정

 

원자          한이 이리와 외투 입고 가자

 

정인          앉아라

 

순정

 

정인          힘들었겠다 애는 이쁘게 잘 키웠더구나

 

순정          왜 갑자기 애는 보러 오셨어요?

 

정인          언제까지 그렇게 서있을 거니?

 

순정

 

정인          앉아

 

53. 영균 마당

 

지미          와 진짜 빈티 줄줄 어쩜 여자 앞에서 창피하지도 않나?

지갑 안 가져 왔다고 자장면 얻어먹더니 오늘은 공짜 티켓 얻어 줘

놓고 또 밥 얻어먹고 간 거 있지월급 타면 갚는다고

 

일봉          그러니까 그 쪼다 정체가 개털 중에 상개털이었단 말이지차도 빌린 거고

 

지미          그렇다니까 사람은 겉만 보고 모른다고 참 나 어이가 없어서

 

일봉          너 조심해라

 

지미          ?

 

일봉          자꾸 공짜표 얻어 준다 돈 좀 빌려 달라 그런 말에 마음 약해지면 안 된다

고 불쌍해서 한 두 번 만나 주다가 나중에 엉겨 붙기라도 하면 어쩔래?

 

지미          내가 뭐 뜯어 낼 게 있다고 엉겨 붙어?

 

일봉          남들 눈에는 우리도 부자야 그리고 남자들이 꼭 돈만 뜯어내는 건 아니다

 

지미          야 남자는 다 늑대야 우리 집 식구 빼고는 절대 믿어선 안 돼 알았지

 

은채          안녕하세요 일봉씨 지미씨 여기서 뭐 하세요?

 

일봉          지금 개털 뽑는 중이었어요

 

지미          그 남자 오늘 또 저한테 밥 얻어 먹었거든요

 

은채          지호 선배요?

 

지미          언니 참 특이해요 주위에 남자들이 왜 다 가난해요부잣집 딸이?

 

은채          하하 사람은 착해요

 

지미          착한 게 아니라 뻔뻔하던데요 얼굴이 무지 두꺼워 엄마 아버지

 

은채          언니 왔어요

 

영균          무슨 말이야?

 

은채          아니 나중에

 

54. 보배 안방

 

귀남          오늘만 같다면야

 

보배          신장개업 발이에요 어떻게 늘 이래요?

지미          엄마 아버지 은채 언니 왔어요

 

귀남          어 며늘이 왔다고?

 

은채          어머님 아버님 안녕하세요?

 

귀님          그래 어서오너라 웰컴이다

 

보배          그래 어서 와라 밖에 춥지?

 

은채          네 절 받으세요

 

55. 순정 거실

 

정인          지금부터 넌 이걸 잘 읽어보고 두가지중 하나만 싸인해

두가지중 하나야 한가지만 선택하는 거야

미리 말해두는데 다른 방법은 없다

 

순정          뭔데요 이게?

 

정인          읽어보면 알거 아냐?

 

순정          싫습니다

 

정인          그래그럼 말루 하지

 

정인           1안은 너 혼자 떠나는 거야

 

순정          안돼요

 

정인          시간 충분해 다 듣고 대답해

 

순정

정인          한이는 내가 잘 길러주마 물론 입적시키고 내 아들로 기른다

 

은채          동생으로

 

순정          하하 말두 안돼요

 

정인          잡음 넣지 말고 잘 들어

 

순정

 

정인          최고의 교육을 받게 하고 나 손정인 이름을 걸고 맹세하는데

사랑으로 길러주마

 

은채          내가 입양해서 어떻게 길렀는지 넌 봤으니 알 거야

 

은채          이상으로 사랑하며 길러준다 약속해

 

순정          그럼 저는요?

 

정인          잘 기르고 잘 가르쳐서 나중에 우리 회사 후계자로 만들어줄게

대학 들어가면 그때부터 너 만나도록 해줄게

 

순정          난 어떡하고요?

 

정인          넌 외국 나가서 학교 다녀 애 클 때까지 서울에서 같이 살 순 없어

너 공부하고 싶어 했잖아공부하고 싶어 시골에서 사모님 나 데려가

달라고 공부만 시켜주시면 된다고 울며 내 치맛자락 붙잡던 김 순정

소원대로 외국 유학 시켜주마

물론 그 안에 다른 남자 만나서 결혼한다면 그도 적극 후원 해줄거고

너 호주로 시집갔을 때 내가 해준거 그 이상으로 해준다

 

순정          두 번째 안은 뭡니까?

 

정인          애하고 정 떨어질 수 없다면 애 데리고 떠나

교육비 생활비 우리가 충분히 댈게 물론 일시불로 달라면 주고

 

순정          꼭 그래야 한다면 한이 아빠까지 세 식구 함께 떠날게요 그럼

 

정인          아니 이제 한이 아빠는 너하곤 끝이야 더는 못 만나

 

순정          하 그이 뜻인가요그건 아니잖아요?

 

정인          그이누구 그이적당히 까불어라 너?

너 아직 나 모르는가 본데 나 손정인이가 남자 실수하나 때문에 내 가정을

깰 것 같니?

 

순정          실수라고요?

 

정인          그래 그 남자가 분명히 그랬다 실수 였다고

 

순정          6년이 실수라고요?

 

정인          그래 셋이 삼자대면이라도 하리?

 

정인          남자란 다 그런 존재야 이 바보야 뭘 믿고 그렇게 평생을 숨어살려고 했니?

 

순정

 

정인          니 생각에는 그 남자가 지난 6년동안 매일같이 니 생각만 하면서

괴로워하며 산 걸로 생각하지

 

정인          천만에 말씀이다 그 남자 나한테 얼마나 잘했니?

너 봤어 잘 알거 아냐혹시 내가 늦으면 질투로 떨던 남자가 윤원섭이야

 

순정

 

정인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를 질투하겠니?

 

순정          아뇨 조금만 기다려 달라구 했어요 아니에요

 

정인          그 남자 속마음 내가 말해줘?

안 들키고 평생 이렇게 너랑 나 사이 오가면서 지내고 싶은게

그 사람 솔직한 마음이야 아마 또 그런 생각도 할 걸

아주 그냥 일부다처제가 용인되는 이슬람 교도가 되는 건 어떨까?

 

순정          너무 하세요 그이는 그런 사람 아니에요

 

정인          제발 정신 차려 이 멍청아 그 사람이 지난 6년동안 나만 기만한 것 같니

내 인생만 조롱한 게 아니고 니 인생도 조롱했어 아직도 모르겠어?

 

순정          그럼 사장님은 그런 사람 왜 안 버리는 거에요사장님은 지금은

한이 아빠 사랑하지도 않잖아요?

 

정인          나는 아직 그 사람이 필요하거든

그리고 순정아 부부라는 건은 꼭 사랑해야 함께 사는 건 아니다

한때 사랑했으니까 그 사랑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는 거거든

늙었다고 병들었다고 안 버리겠다고 신 앞에 약속했거든

 

정인          나는 그 약속을 지킬 거야 지키고 싶어

내가 은채 아빠 용서해서 이러는 줄 아니

 

순정

 

정인

 

순정          싫어요 놓으세요

 

정인          스무살되면 니가 만나고 해달라면 만나게 해줄게 약속해

한이는 지금 다섯 살이다 너 다섯 살 때 기억나니잘 안 나지?

내가 예뻐해주고 밤마다 너보다 더 잘 데리고 놀아주고 하면 한이는

아마 생각보다 더 널 일찍 잊을 거야 차라리 잊는게 나을 수도 있고

난 어떻게든지 한이의 행복이 되는 쪽으로 할 거야 빨리해

 

순정          싫어요 안 해요

 

정인          너 나 이길 생각하지 마 넌 절대 나 못 이겨

 

정인          은채 결혼식때까지만 만나자 이건 찢어버리마

 

정인          내가 너 얼마나 사랑했는데 내가 니 행복을 얼마나 바랬니?

 

정인          아마 그걸 니가 모른다고 못 할거야

 

순정

 

15회 엔딩

 

.내일이 오면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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