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계단 15
15 회차 대본
.. # 14 부 엔딩 - 송주 회의실에 들어가는데서
#1 회의실 앞 복도
텅빈 회의실.
정리하고있는 직원들 보이고..
마지막으로 나오는 이사 몇 명.
문 앞에 서있던 송주, 깍듯이 인사한다. 그 뒤에 서있는 장이사.
웃음 띤 얼굴로 송주 어깨 툭 쳐주고 가는 이사들.
마지막으로 민회장 나온다.
민회장 (좋지만 내색 하긴 싫은) 수고했다.
송주 (웃음 지어보이는)
유리 (다가오는) 고마워요 오빠. 오빠 돌아올줄 알았어요.
송주 (유리 보는데)
민회장 결혼준비 빨리 진행해야겠다.
송주 어머니.
민회장 너 돌아온거, 유리랑 결혼하겠다는걸로 이해했는데, 내가 잘못 생각한거니?
송주 어머니 전 정서와..O.L
민회장 (못박듯) 더 이상 정서 얘긴 듣고 싶지 않다.
유리랑 결혼할 생각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다시 돌아가.
송주 그럴수 없다는거 아시잖아요.
민회장 회사일, 너 하나로 좌지우지되지 않아.
송주 ...
유리 (얼른 껴들며) 아니에요. 회장님. 오빠 돌아왔잖아요. 전 그걸루 됐어요.
민회장 (송주보며) 그래, 돌아온걸로 믿으마.
(장이사에게) 장이사님. 업무 복귀하는거 도와주세요.
장이사 알겠습니다.
민회장, 수행원들 대동하고 가버린다.
송주, 난감하게 보는데
유리 (송주 팔짱끼며) 돌아와서 기뻐요 오빠.
송주 유리야.
유리 (모른척) 들어가요. 오늘부터 다시 일 시작하려면 바쁘겠다. (끄는)
#2 송주 집무실
들어서는 송주와 유리
꽃병에 꽂혀있는 화사한 꽃 눈에 띈다.
유리 (환하게 웃으며) 괜찮죠?
송주 (보면)
유리 매일 꽃 갈아 꽂으면서 기다렸어요. 오빠 언제 돌아오는 날.
송주 유리야. 미안하다.
유리 (멈칫)
송주 내 생각엔 변함없어.
유리 (천천히 돌아본다)
송주 정서와 나, 약속했어. 서로 변하지 않겠다고.
유리 나랑도 약속했어요. 약혼, 결혼하기로 약속하는 의미 아니에요?
송주 미안해. 나 너한테 죄짓는거 알아.
그래서 더 이상은 그러구 싶지 않아. 이쯤에서 끝내자.
유리 (눈물 고이는) 오빤 내가 그렇게 싫어?
송주 싫은게 아니라 사랑하지 않는거야.
유리 ...
송주 (어깨 잡아주며) 정서없는 자리, 니가 채워줄려고 노력했던거 알아. 나한테 얼마나
잘했는지도 알아. 너도 힘들었겠지. 너 지금까지 마음고생 시킨거.. 두고두고 갚을게. 미안해
유리야...
유리 (눈물 고인채 고개 쳐들고 오기에 찬) 아뇨. 미안해하지 말아요.
나 누구한테든 오빠 안 뺏길거니까.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내 사람으로 만 들거니까!
송주 (안타까운) 너만 상처받을거야.
유리 나 이제 더 이상 아파할 기운도 없어 . (간절한) 오빠 껍데기라도 좋으니까 내 옆에
있어요. 나 안 좋아해도 좋아. 비웃어도 좋아. 나 평생이라도 기다 릴수있어 오빠...
송주 한유리!
유리 (눈물 훔치며) 시간 너무 많이 뺏었네요. 가볼께요.
나가는 유리.
송주, 답답해 서있다.
#3 회장실
민회장 앞에서 울고있는 유리.
유리 저 자꾸만 나쁜 맘 들어요. 정서 언니.. 너무 미워서... 어떡해요 저 어떡해 요...
민회장 (등 다독거려주며) 미안하다... 미안해.
유리 (흐느끼는) 정말 정서언니랑 약혼했다면 제가 물러서야되는거죠?
민회장 아냐. 내가 그렇게 두진 않아.
유리 (고개 들고 본다)
민회장 (인터폰 누르고) 홍보실장 들어오라구 해요.
(유리에게) 공식적으로 결혼발표 하자.
유리 (놀란 듯) 회장님.
민회장 송주 맘 잡으려면 그 방법밖에 없어.
넌 아무 걱정마. 내가 알아서 처리할테니까.
유리 (회심의 미소 감추는)
#4 세이프 몰 매장 일각
수행원들과 함께 걸어가는 송주.
감회가 새로운 느낌으로 돌아보는데
장이사, 송주에게 다가와 뭔가 보고한다.
송주 결혼발표요?
장이사 네. 벌써 보도자료가 나갔습니다.
송주 ...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내일부터 일 시작하죠.
아침 8 시, 각팀장들 회의 소집해주세요.
장이사 알겠습니다. (가려면)
송주 장이사님.
장이사 (돌아본다)
송주 저 돌아온거, 잘한거죠?
장이사 (웃어보여준다)
송주 (웃으며 밖으로 나간다)
#5 세이프 몰 밖 거리 / 밤
뛰어나오는 송주.
서둘러 정서에게 전화를 건다.
송주 (전화기) 한정서!
정서(E) 오빠, 잘 끝났어?
송주 그럼. 내가 누구냐. 한방에 케이오 시켜버렸지.
#6 버스 안
정서, 버스에 타고 있다.
정서 (웃지만 마음에 걸리는) 아줌만 뭐라셔? 좋아하시지?
송주(E) 그래.
정서 ....
송주(E) 걱정하지마. 결혼문젠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정서 (들킨 듯 찔끔) 누가 걱정한대?
송주(E) 걱정안돼? 난 걱정이 태산인데.
정서 ....
송주(E) 어떻게 하면 정서가 더 이뻐보일까, 어떻게 하면 정서가 더 행복해할까...
정서 (뭉클한)
#7 거리
걸으며 전화중인 송주.
송주 우리 결혼식, 근사하게 하자. 가장 아름다운 신부로 만들어줄게.
정서(E) ...
송주 한정서!
정서(E) 응?
송주 어디야? 나와. 만나자.
정서 어디로?
송주 너 어딘데? 내가 갈게.
#8 버스 안
정서 (일어나 나가며) 아냐. 내가 갈게. 오빠 있는 곳으로.
... (웃으며) 오케이.
전화 끊으며 서둘러 버스에서 내리는 정서.
#9 거리
버스에서 내리는 정서.
주위 둘러보다가 횡단보도 발견하고 달려간다.
환하게 웃으며 달리는 정서.
#10 거리
달려가는 송주. 역시 웃음 환하다.
#11 거리
달려가던 정서... 어느 순간 휘청하며 걸음 느려진다.
다시 뿌옇게 보이기 시작하는 시야...
눈앞의 거리가 일그러져 보였다가 흐려졌다...
주저앉으며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정서.
지나던 사람들, 정서쪽으로 몰려든다.
정서의 시선에,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 모습, 뿌옇게 어른거리다가... 하얘진다
#12 커피숍
달려들어오는 송주.
둘러보지만 정서는 없다.
여유있게 자리잡고 앉는 송주.
#13 병원 응급실
눈 뜨는 정서 시선으로 하얘진 화면에 뭔가 어른거리는 모습.
그 형체 점점 뚜렷해지면서 자신을 보고있는 의사 모습 보인다.
일어나는 정서.
의사 이제 괜찮아요?
정서 (끄덕이는)
의사 전에도 이런 일 있었어요?
정서 갑자기 어지럽고 눈이 잘 안보이긴 했지만 이 정도로는..
(안경 찾으려 두리번거리면)
의사 (안경 건네준다)
정서 (그 안경 보다가) 각막손상이 있다고 했는데.. 그것 때문일수 있나요?
의사 (눈 들여다보며) 안과검진을 받아보시는게 좋겠는데요.
#14 안과
눈 검사받는 정서.
의사 5 년전에 교통사고 당한적이 있다고 했죠?
정서 네.
의사 ... 그 사고 때문에 각막이 약해졌을수도 있겠네요.
각막이 심하게 약해져 있는 상태에, 백내장까지 겹쳐서 각막혼탁이 더 심 해졌을겁니다.
정서 심각한건가요?
의사 백내장은 당장이라도 수술할수있지만 각막은 이미 약해져있는 상태기 때문 에
세포밀도도 나쁘고... 치료나 회복은 어렵습니다.
정서 못보게.. 된다는 말씀이세요?
의사 ...네. 이 상태로는 혼탁이 더 심해질겁니다. 각막이식을 하는 방법밖에 없 는데
각막이식은 사실상 안구기증자를 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죠.
정서 (망연한) ..저... 엄마가 안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의사 (본다) 안구검사까지 해보죠.
안저검사를 해보는 의사.
의사 (심각한) 정밀검사를 해보는게 좋겠습니다
정서 (긴장하는)
의사 안저검사결과 왼쪽(아무쪽이든) 눈에서 종양이 발견되었습니다.
정서 (놀란) 종양이요?
의사 이 종양이 수정채를 밀어서 백내장과 함께 각막에 혼탁을 가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정서 ... 나쁜건가요?
의사 정확한건 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악성인거 같습니다 . 빨리 검사 받으시고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정서 (떨리는) ...나을수는 있는건가요?
의사 (잠시)...
정서 선생님. 정확히 알고 싶어요.
의사 최악의 경우 안구적출까지 염두에 두셔야할겁니다.
정서 적출이라면... 눈을...
의사 그것도 뇌나 다른 부분으로 전이되기 전에 수술을 해야합니다. 일단 전이 가 되면...더
어려워지는거죠. 일단 정확한 검사부터 해봅시다.
#15 MRI 검사실 앞
대기중인 정서. 잔뜩 굳어있는 표정. 그 위로
의사(E) 각막손상과 백내장뿐이라면 각막이식을 하면 되지만,
종양이 함께 있는 경우엔 그 시기가 빠르든 늦든 실명은 피할 수가 없습니 다 . 한정서씨의
경우엔 종양뿐 아니라 각막때문에라도 실명이 빨라질거 같 습니다.
검사실에서 나오는 검사원.
차트보며 한정서씨! 부르지만 정서, 멍하게 앉아만 있다.
#16 병원 앞 거리 / 밤
정서, 멍한 표정으로 걸어나온다.
그저 걷는 정서.
그러다가 행인에게 툭 부딪쳐 쓰러질 듯 휘청한다.
행인 눈 없어요? 좀 잘 보고 다녀요!
그대로 힘없이 거리 옆 계단쯤에 걸터앉는 정서.
피식피식 허탈한 웃음이 나는 정서.
웃다가... 눈물이 고이며 터져 나오는 울음 참는 정서.
정서, 핸드폰 꺼내든다.
송주의 전화번호 띄웠다가.. 끄는 정서.
울다가... 다시 핸드폰 들고 어디론가 번호 누른다.
#17 캠퍼스 / 밤
정서, 벤치에 앉아있다.
한교수(E) 정서야!
정서 (얼른 눈물 닦고 일어나 돌아보면 한교수다)
한교수 (다가오며) 무슨 일 있어?
정서 그냥... 오랜만에 아빠랑 데이트하려구.
한교수 오늘 아빠 야근해야되는데. 어떡하지?
정서 (웃으며 팔짱낀다) 시간 많이 안 뺏어요. 그냥 잠깐만 있다가지 뭐.
한교수 그럴래?
#18 캠퍼스 일각 / 밤
다정하게 팔짱끼고 나란히 걷는 정서와 한교수.
정서 아빠. 엄마 얘기 좀 해봐.
한교수 (웃으며) 무슨 얘기?
정서 엄마 안암으로 눈 안보인다는거 알았을 때 아빤 어땠어?
한교수 그런 얘긴 왜 해
정서 듣구 싶어.
한교수 하늘이 무너지는거 같았지.
정서 수술은 왜 안했어? 수술하면 살수도 있지 않았을까?
한교수 나도 나중에야 알았어.
의사말로는 빨리 안구만 제거하면 살 수 있는 확률이 50%는 된다구 했는 데 니 엄마가
수술을 거부했어.
정서 왜?
한교수 그 확률을 믿고 눈을 제거하느니 안보이게 되는 날까지 너랑 나 보는게 낫 다고.
그때까지만이라도 원없이 보고 가겠다고... 싸우기도 엄청 싸웠지.
니 엄마 고집 알잖아. 말릴수가 없었어.
정서 ... (말없이 눈물 흘리는) 그래... 나라두 그럴거 같애 아빠.
한교수
울리는 정서의 핸드폰
보면 송주다. 얼른 꺼버리는 정서.
한교수 내 눈치볼거 없어.
정서 ...
한교수 정서 너 요즘 힘든거 안다.
정서 ... 죄송해요
한교수 아빠, 언제나 니 편이야. 그거 잊어버리지 마.
정서 (미소 지어보이는)
#19 커피숍 / 밤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있는 송주.
(커피숍 안에 뭔가 할만한게 있다면 해도 좋고)
종업원, 다가오면
송주 한잔 더 주세요.
종업원 저,. 영업시간 다 됐는데요.
송주, 시계본다.
일어나 카운터로 가는 송주.
주인인듯한 사람, 정리중이다.
송주 영업시간, 오늘밤만 연장하면 안되겠습니까?
주인 죄송합니다. 저흰.. O.L
송주 그럼 오늘밤 저한테 빌려주실수는 있죠? (카드 내밀며)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서요.
#20 커피숍 앞 거리 / 밤
정서, 걸어오던 발걸음 멈춘다.
주위에 불 다 꺼지고 셔터 내려져있는데
그 커피숍만 불 환히 밝혀져있다.
유리창안으로 보이는 송주.
손님 아무도 없고 혼자 앉아있다.
정서, 다가가지 못하고 그저 서서 송주 모습 보고만 있다.
눈물로 보는 정서.
어느 순간 흐릿해보이는 송주.
정서, 한걸음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다.
송주모습,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송주, 창밖 보는 듯 고개 돌리면 얼른 숨는 정서.
#21 커피숍
송주, 창밖의 정서 보지 못하고 다시 고개 돌린다.
이제 걱정스런 표정으로 핸드폰 보는데 울리는 전화.
송주 (얼른 받고) 한정서. 어떻게 된거야.
정서(E) 아직 기다린거야?
송주 걱정했잖아. 너 어디야? 무슨 일 있어?
#22 커피숍 앞 거리
정서 (화난 듯) 기다리다가 안 오면 가야지. 왜 기다려?
송주(E) 너 온다 그랬잖아. 너같음 안 기다리겠냐?
정서 (눈물 참으며) 지금이 몇신데...?
송주(E) 정서 너 아무일 없는거지?
정서 (일부러 밝게) 없어. 오빠가 몇시간이나 기다릴수있나 시간 재보구 있었지.
송주(E) 뭐?
정서 근데 꽤 오래 버티네? 나 좋아하긴 하나봐?
송주(E) (벌떡 일어나며 창밖 살피는) 너 지금 어디야?
정서 (숨으며 등 돌리는) 화내면 못가는데...
송주(E) 오지 마.
정서 진짜?
송주(E) (픽 웃으며) 빨리 안오면 진짜 화낸다?
정서 ...언제까지 기다릴 생각이었어?
송주(E) 너 올때까지.
정서 그래도 내가 안 오면?
송주(E) 그래도 기다려. 5 년두 기다렸는데 몇시간쯤 못 기다리겠냐?
정서 (눈물 삼키는) 그래? 알았어. 그럼 갈때까지 기다려.
전화 툭 끊고 눈물로 송주쪽 보는 정서.
송주에게 가기 위해 마음 다잡고 눈물 닦아내는 정서.
#23 커피숍
정서 들어서면 송주, 소파에 기대 눈감고 있다.
송주 앞에 앉는 정서.
정서 오빠.
송주 (자는 듯 화난 듯 움직임 없는)
정서, 톡톡 탁자 두드리고 인기척 내보지만 송주, 화난 듯 미동도 않는다.
정서 오빠, 나 좀 봐.
송주 보기 싫다.
정서 (손가락으로 송주 눈 억지로 열며) 보기 싫어두 봐.
송주 아아... (그제서야 웃으며 피한다)
정서 (흘기는)
송주 뭐 마실래? 커피? (손 들어) 여기 커피 주세요.
정서 자기 맘대루야.
송주 내가 특별히 주문한 거거든. (웃는)
정서, 빤히 송주 얼굴 쳐다본다.
송주의 얼굴을 기억하려는 듯 천천히 하나씩 훑어보는 정서.
송주 왜 그렇게 봐?
정서 (계속 보고만 있다)
송주 한정서.
정서 (진지한) 오빠 자세히 보니까 이상하게 생겼다.
송주 (어이없는)
정서 눈 생각보다 작네? 코는 길다랗고... 입은... 여자입 같애.
송주 (풋 웃어버린다)
정서 웃으면 여기 주름살 생기는거 알아?
송주 너 왜 그래?
웃는 송주 얼굴 점점 흐려져보인다.
정서 (눈물 고이며) 기억해두려고. 오빠 보구 싶을 때 언제든 볼수있게
머리속에 남겨두려고. (눈 감는다. 송주 모습 그려보는 듯) 근데 큰일이네. 눈만 감으면
오빠얼굴, 하나두 생각이 안나.
송주 (픽 웃는) 너 오늘 이상하다?
정서 오빤 눈 감고도 내 얼굴 떠올릴수있어?
송주 5 년동안 연습했잖아. 지금은 너 웃는 모습, 화내는 모습, 내 맘대루 만들 수도 있어.
정서 그래? ... 나두 연습해야겠다. (웃는데 눈물이 난다. 들키지 않으려 고개 숙 이는데)
송주 걱정마. 이제 언제나 니 옆에 있을거니까.
정서 (고개 못 들고 고개만 끄덕이는데)
송주 (좀 걱정스레 보는)
종업원, 커피 가져와 놓아준다.
커피안에 하트 모양 떠있는.
송주 내 마음... 믿지?
정서 응..
정서, 커피잔속의 하트모양 본다.
하지만 정서눈엔 일그러져 하트가 하트모양으로 안보인다.
정서, 눈물 참으며 무심하게 그 하트 숟가락으로 휘휘 저어버린다.
송주, 이상하게 보는데 걸려오는 송주의 전화.
송주 네. 차송줍니다. 그 건은 이미 마무리 되지 않았나요?
잠깐만 (정서에게 양해구하고 일어난다)
카페안을 서성거리며 전화받는 송주.
그런 송주의 모습을 따라가며 보던 정서.
송주가 안 보는 틈에, 흐르는 눈물 얼른 닦아낸다.
송주, 서성거리며 전화하다가 진열된 컵들 쪽으로 간다.
그 컵중 커플컵 세트 집어드는 송주. 전화 끊고 정서쪽으로 다가온다.
송주 하나씩 나눠가지자.
정서 (보면)
송주 (싸인펜 꺼내 싸인해준다)
정서 (정서도 싸인해 송주에게 준다)
송주 (좋아라 보며) 지워지지 않을까?
정서 이게 지워져도.. 오빠 모습은 기억할께. 영원히.
송주 헤어질 사람처럼 왜 그래? 이상하다 너?
정서 그랬나? (웃는데 눈물 고이는)
송주 그래. 나가자. 뭐하구 싶어?
정서 영화.. 영화보구 싶어. 아주 슬픈걸로.
근데 지금 시간엔 심야표두 없겠다
송주 (씩 웃으며) 기다려.
송주,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전화한다.
#24 거리
커피숍에서 나오는 송주 정서.
거리에 세워져있는 버스 한 대.
송주, 정서 잡아끌고 그 앞으로 가면 슥 열리는 문.
정서, ?해서 보면 안으로 밀어넣는 송주.
#25 시네버스 안
들어서는 정서와 송주.
운전석 옆으로 간이매점 마련돼있다.
정서 (송주보면)
송주 영화보구 싶다며.
송주, 칸막이 문 열어주면 그 안에 세팅돼있는 영화관.
정서, 들어선다.
송주 (뒤에서) 뭐 먹을래? 팝콘? 땅콩? 없는거 빼구 다 있어.
// 나란히 앉아있는 두사람.
화면에 러브스토리 장면 흐르고 있다.
주인공이 죽는 장면정도...
눈물 흘리며 울고있는 정서. 가만히 송주 어깨에 머리 기댄다.
송주 (돌아보고) 우는거야?
정서 어.
송주 (웃으며) 니가 이렇게 감성이 풍부한줄 몰랐다.
정서 (울며) 슬프잖아. 오빤 안 슬퍼?
송주 저게 뭐가 슬퍼. 죽으면 어차피 천국에서 다 만날텐데.
정서 그럼 오빤 내가 죽어도 울지 않겠네? 천국에서 만날거니까?
송주 그런말이 아니잖아.
정서 (따지듯) 뭐가 아냐. 오빤 나랑 헤어져도 슬퍼하지 않겠네. 내가 죽어도 아 무렇지도
않겠네.
송주 (난처한) 그건 그냥.. 위로해줄려구 한 말이지.
알았어, 그래 울어. 울어.
정서 (정말 엉엉 소리내서 울기 시작한다)
송주 (좀 당황해서) 야, 한정서.
정서 (더 격하게 울고)
송주 (안고 달래준다. 웃으며) 완전히 애네. 한정서. 다 큰줄 알았는데 아냐 응?
웃으며 안고 등 토닥거려주는 송주.
송주품에 안겨 소리내 우는 정서. 울음 쉽게 그치지 않는다.
송주 (정서 떼내고 어깨 잡고 본다)
정서 (울고있는)
송주 (눈물 닦아주며) 우리 결혼문제 때문이니?
정서 (고개젓는)
송주 내가 알아서 다 정리할거야. 나 믿지?
정서 (눈물만 흘리는)
송주, 정서 이마에 입맞춰주고 안는다.
화면에 흐르는 주인공의 죽는 장면.
남자주인공이 괴로워하는 장면.
정서 (안긴채 눈물만 흐르고 있다)
#26 한교수 집앞
도착해 서는 시네버스
송주, 먼저 내려서고 정서 내리는거 도와준다.
송주 (정서보며) 이젠 괜찮아?
정서 응.
송주 (픽 웃으며) 너랑 이제 절대 슬픈 영화 안봐.
다음엔 코미디 보자.
정서 (웃어보이며) 왜. 울었더니 뭔가 쑥 내려간 듯 기분 좋은데.
송주 (보다가) 너, 요즘 나 때문에 힘들었지?
정서 아냐.
송주 힘들었던거 알아.
정서 정말 아냐. 나 요즘처럼 행복한때 없었어. 정말이야.
송주 믿는다?
정서 그래. 들어가. 오빠.
오랜만에 들어가는 집인데 아줌마 기다리셨겠다.
송주 그래. 그럼 간다.
버스에 올라타고 사라지는 송주
차창밖으로 손 흔들어준다.
오래도록 그 버스 보고있는 정서.
정서 (돌아서 벨누르고) 저에요.
정서, 들어가려는데 달려오는 태화.
가방 하나 들쳐매고 있다.
정서 (놀라) 오빠!
태화 (다가온다) 들어가자.
정서 돌아온거야?
태화 어. (웃어보인다)
#27 한교수 집 거실
미라 (못마땅하지만 승리자의 표정) 이제 오니?
들어서는 정서. 뒤이어 들어오는 태화.
미라, 얼굴색 확 변한다.
태화 오랜만이네요.
미라, 태화 밀어내려고 다가서는데 나오는 한교수와 유리.
둘다 굳어선다.
태화 (한교수에게 다가가) 죄송합니다. 정서, 제가 데리고 있었습니다.
한교수 (굳은) 앉아라.
미라 여기가 어디라구 들어와? 무슨 낯이 있어서? 나 너 아들로 생각안해. 당장 나가! (
밀어내는데)
태화 (밀리지 않고) 할말은 해야지.
미라 뭐?
태화 언젯적 얘기부터 할까요? 사고가 난 5 년전? 아니면 제가 이집에 들어온 8 년전?
미라유리 (극도의 긴장과 불안으로 부르르 떠는데)
정서 오빠!
태화 그날 사고부터 얘기하죠. 차송주를 만나러 가는 정서를 유리랑 제가 쫒아 갔습니다.
유리는 술을 마시고 한교수님 차를 운전하고있었죠.
유리 (부르르)
태화 제가 뒤늦게 도착했을 때 이미 사고가 난 다음이었어요. 떠나는 유리차를 따라 병원까지
갔는데도 정서는 찾을수 없었습니다. 집에서 기다리는데 온 몸에 피를 묻힌 유리가
나타났어요.
정서, 한교수 (놀란 눈으로 유리 쳐다본다)
유리 아냐! 거짓말이야!
태화 (아랑곳않고) 저희 아버지한테 정서를 맡기고 오는 길이었죠. 다쳐서 의식 도 없는
정서를... 정서가 정신을 차렸을때는 이미 기억이 없었습니다. 그런 정서를 또 제가 훔쳤죠.
사랑했어요. 정서를 사랑했습니다.
미라 그런 말도 안되는... 그 말을 누가 믿어줄거 같애? 증거가 어딨어?
태화 절 못 믿드시겠다면 저희 아버지가 있습니다. (미라보며) 당신 전남편요.
유리 (흐느끼며) 오빠. 왜 이래. 오빠가 나까지 끌어들이지 않아도 우린 오빠 용 서할려구
했어. 괜찮아. 괜찮아 오빠.
미라 (불안한) 여보... 당신도 태화 용서해주시는거죠?
한교수 (역시 믿지 않는) 그래, 정서 돌려보내준것만으로도 감사한다. 이럴 필요까 진 없었어.
태화 (분노로) 언제까지 정서 모른척 할겁니까?
정서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무것도 모르면서...
정서 오빠! 그만해. 오빠... 제발 그만해!
태화 숨길 필요가 뭐 있어!
정서가 얼마나 구박당하고 맞고 빼앗기며 살아왔는지, 당신 알아야돼. 정서 랑 나, 어디서
만났는지 알아? 다락방에서야. 나도 갇히고 정서도 갇히고...
당신이 아무것도 모르고 치마폭에 싸여 허허거리고 있을 동안 ! 우린 거기 서 울고 있었다구!
당신 눈뜬 장님이었어!
정서 (흐느끼며 운다)
한교수 (의심스런 눈빛으로 미라쪽 본다)
미라 (당황스럽지만) 태화... 너 도대체 왜 이러니 응? 정서 이렇게 만든것도 모 자라서 이제
집안을 완전히 다 망가뜨려놓겠다는거야? 이런 거짓말 해서 너한테 돌아오는게 뭐야?
태화 유리 너! 정서한테 뺏은거 돌려주랬지? (가방에서 신문 뽑아 내팽개치며) 근데 뭐?
결혼을 해?
바닥에 펼쳐진 신문. 유리와 송주의 결혼기사 나있다.
미라 결국 정서 때문이니? 정서 행복 위해서 너 이렇게 할만큼 정서 사랑해?
태화 네, 이젠 오빠로서 정서 사랑합니다.
당신들한테 도저히 정서 맡겨둘수가 없어. 정서, 결혼하는거 보고 떠나겠습 니다. 다락방에서
지내죠. (올라가려다 말고) 다락방 밖에서 잠그진 마십쇼. 잠그실거면 보일러라도 제대로
틀어주시죠. 저 이제 어린애 아닙니다.
올라가는 태화.
미라, 부르르 떨다가 픽 주저앉는다.
부축하는 유리.
한교수 눈치 슬쩍 보면 한교수, 굳어 서 있다가 들어가버린다.
얼른 따라들어가는 미라.
남은 유리와 정서.
정서 얘기 좀 해.
유리 태화오빠 말 믿는거니?
정서 왜 안 믿어야하는데?
유리 (어이없는 듯) 할 얘기 없어. (피하듯 올라가버린다)
#28 유리방
들어서는 유리를 쫒아들어오는 정서.
정서 (무섭게 몰아붙이며) 얘기해봐. 나라고 생각했던 여자, 니가 바꿔치기한거 니?
유리 (뿌리치는)
정서 너 정말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대단하다. 어떻게 그런..
유리 아니라고 했잖아! 태화오빠 말 믿어줄 사람 아무도 없어!
정서 내가 믿어. 세상 사람 다 안믿어도 내가 믿어.
내가 믿으면 송주오빠도 믿어.
유리 (떨리는 목소리 감추며) 믿으면? 믿으면 어떡하겠다는거야?
정서 나 너 송주오빠랑 결혼하게 내버려두지 않아.
나보다 송주오빠 때문이야. 송주오빠, 너같이 무서운 애옆에 있는거 내가 참을수가 없어.
유리 (불안감으로 확 정서 밀쳐낸다)
정서 (쓰러진다. 확 흐려지는 시야 때문에 일어나다가 휘청이는)
그 사고 때문에 내가 어떻게 됐는지 알아? 너 때문에... 너 때문에!
주저앉은채 우는 정서.
유리, 두려움으로 정서 보는데 들어서는 미라.
정서 (수습하고 일어나며) 비켜드려야겠죠? 대책을 세우셔야될테니까요.
미라 (분노로 정서에게 손 날아가는데)
정서 (그 손 탁 잡으며) 새엄마두 공범이라는거, 잊지 마세요.
정서, 나가버린다.
유리 (미라 붙잡으며) 어떡해 어떡해 엄마.
미라 태화 그 자식, 미친놈으로 몰구 가는수밖에 없어.
유리 정서는 믿어 엄마. 그럼 송주오빠도 다 알게되는거잖아.
미라 못믿게 만들어버리면 돼. 태화, 지금까지 정서 숨기고 산 놈이야.
그런 미친놈 말을 누가 믿어주니?
유리 아빤? 아빠두 알잖아.
미라 (잔인한) 입도 뻥긋 못하게 만들어 버려야지.
#29 한교수 집 2 층 복도
휘청거리며 나오다가 다락방쪽 쳐다보는 정서.
#30 다락방 안
정서, 들어선다.
둘러보면 옷걸이 너머 부시럭거리는 소리.
옷가지들 들처보면 씩씩하게 다락방 정리하고있는 태화.
태화 더 지저분해졌네. 그땐 그래두 지낼만했는데.
정서 오빠방에서 지내. 내가 유리랑 쓰면돼.
태화 아냐. 여기가 편해.
(큭큭 웃으며) 너 첨에 여기 들어왔을 때 기억 나냐?
그땐 눈물이나 질질 짜는 어린애였는데.
정서 (씁쓸하게 웃는) 그래도 그때가 좋았던거 같애.
태화 (굳어지며) 아니. 지금부터 내가 행복하게 해줄거야.
정서 오빠..
태화 사고... 지금까지 숨겨서 미안하다.
유리, 그래도 내 동생이라고 감싸주고 싶었나봐.
정서 ...
태화 ... 그치만 숨긴다고 덮어지는건 아냐. 언젠간 다 드러날 일이었어.
정서 차라리 오빠 말이 거짓말이었음 좋겠어.
태화 나도 그랬음 좋겠다
정서 (밝게) ... 오빠, 돌아와서 기뻐.
태화 (웃으며) 너 나 좋아 싫어?
정서 (굳어지면)
태화 (웃으며) 오빠로.
정서 (그제서야 풀어지며) 좋아.
태화 다행이다. 오빠로도 싫어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정서 (웃는)
태화 (기분좋게) 오랜만에 그림 그려줄까? 앉아봐. (정서 앉을 자리 치우는)
정서 아냐.
태화 (억지로 앉히고 그림 도구 세팅한다)
정서의 초상화를 그리는 태화.
아픈 손 내색 않으려 애쓰며 그려나간다.
태화 웃어봐.
정서 웃구 있잖아.
태화 그게 웃는 얼굴이냐? 좀 행복하게 웃어봐.
정서 (더 환하게 웃어보이려하지만 슬퍼지는)
오빠. 난 어디가 젤 이뻐?
태화 눈.
정서 그래...?
//시간경과. 컬러링 작업
태화 거기 노랑색 좀 집어줄래?
정서 (찾아보지만 흐려보인다. 조심스럽게 밤색 집어주는)
태화 (받아들고 멈칫하는)
정서 (모르는 듯)
태화 이번엔... 빨간색.
정서 왜 날 시키구 그래. 찾아서 쓰지.
태화 심심할까봐 그런다. 빨리 찾아줘.
정서 (할수없이 나름대로 생각하고 집어든다)
태화 (받아들면 보라색이다. 쿵하는 태화)
정서 근데 여기 너무 어둡다. 이렇게 어두운데서 그림 그려져?
내일 전구 다시 사다 끼워야겠네.
태화 또 쿵한다. 정작 꽤 밝은 창고방.
태화, 모른척 그림 그리는 표정 불안하다.
#31 1 층 주방 / 밤
컴컴한데 정서, 헤매고와서 부엌으로 들어간다.
불을 켰는데도 시야가 어둡다. 냉장고에서 물병을 꺼내다가 넘어지고 마는 정서.
컵이 박살내며 깨진다.
미라와 한교수 눈 부비며 나온다.
미라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한교수 다치지 않았니?
정서 괜찮아요.
한교수 치워야겠다.
정서 제가 할께요. 들어가 주무세요.
한교수와 못마땅한 듯 흘기던 미라, 들어간다.
정서, 쭈그리고 앉아 깨진 물병 치우려는데 또 눈물 나려한다.
우는 정서.
뒤에서 보고있는 태화.
어떤 심상찮음을 느끼고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보고있는데
정서, 깨진 유리 치우는게 불안해보인다.
인기척 내고 주방으로 들어가는 태화.
태화 들어가, 내가 치울게.
정서 괜찮아.
태화 들어가. 다쳐.
서둘러 치우기 시작하는 태화.
정서, 고마움으로 태화보고 서서...
#32 한교수 집 앞 / 아침
집을 나서는 정서.
그 뒤를 따라 나오는 태화.
몰래 정서 뒤를 쫒아간다.
#33 종합 병원 앞 거리
잠시 멈춰서는 정서.
불안한 마음 다잡듯 심호흡 하고 들어선다.
멀리서 지켜보고있는 태화.
#34 종합병원 안과
MRI 필름 걸어놓고 보며 설명중인 의사.
정서, 긴장해 듣고 있다.
의사 (차트 가리키며) 흑색종이라고 하는 멜라닌 세포이상으로 생기는 악성종양 입니다.
만명중 4 명정도 걸리는 희귀병인데 전이가 빠르고 악성정도가 심 한 케이습니다.
정서 (쿵)
의사 다른곳으로 전이됐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전신검사부터 받아보시죠.
정서 그럼 눈은...
의사 ... 현재로선 안구적출 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정서 .... (떨리는) 수술을 하면 살수는 있는건가요?
의사 50% 정도라고 말씀드릴수있지만....
정서 (긴장하는데)
의사 흑색종이란게 수술이 성공한다고 해도 .. 언제 다시 발병할지는 장담할수 없습니다.
지속적으로 경과를 지켜봐야합니다.
정서 ... (힘든) 그럼, 저 같은 경우엔 각막이식 수술을 해도 소용이 없겠네요.
의사 조금 더 실명을 늦춰볼수는 있겠죠. 하지만 결국 종양이 시신경까지 침투 하게 되면
실명은 감수하셔야됩니다.
정서 ....
#35 병원 복도
나오던 정서, 휘청하면서 벽 짚는다.
벽 짚으며 가다가.. 마주오던 환자와 딱 마주친다.
양쪽눈에 안대감고 잘안보이듯 걸어오는 안과환자.
정서, 입 틀어막고 막 달려서 뛰어나간다.
정서, 사라지면 태화, 진료실 안으로 들어간다.
#36 안과 진료대기실
접수받는 간호원에게 달려가는 태화.
태화 금방 나간 사람... 무슨 일입니까? 무슨 병이에요?
간호원 누구요?
태화 한정서. 한정서요.
간호원 (보는)
#37 병원 앞 거리
뛰어나오는 태화,
태화, 두리번거리며 정서 찾다가 젠장... 울부짖듯 소리 지르며 벽을 친다.
달려나가는 태화.
#38 거리
휘청거리며 인파들 사이를 걷는 정서.
멀리서 뛰어오며 정서 찾던 태화. 정서를 발견하고 우뚝 선다.
정서, 흔들리며 불안하게 걷고 있다.
아프게 보는 태화.
다가가지는 못하고 일정한 간격을 그 뒤를 따르는 태화도 휘청거린다.
#39 놀이공원
송주, 장이사와 수행원들과 함께 순시중이다.
밝고 활기찬 느낌으로 의욕적으로 일을 해나가는 듯한 송주.
// 멀리서 송주를 보고있는 정서.
송주를 따라 움직이며 송주를 보는 정서.
정서의 시야에 송주, 일순간 흐릿해보이기도 하고... 일그러져 보이기도 하고...
그러다 송주를 놓치고 당황해 뛰기도 한다.
// 그런 정서를 보면서 뒤따르는 태화가 있다.
#40 놀이공원 일각
송주, 언뜻 고개를 돌리다가 멀리서 자기를 보고있는 정서 발견한다.
환해지며 손 흔들어주는 송주.
// 정서, 손흔드는 송주를 안타깝게 보고 있다.
하지만 흐릿해지면서 잘 알아보지 못하는 정서.
손 흔드는 송주를 보고도 알아보지 못하고 그대로 보고 서있는 정서.
정서 송주오빠.. 나 안 보여? 왜 못 보는거야?
눈물 흘리며 고개 숙여버리는 정서.
// 송주, 갸웃하지만 별 이상한 낌새 못 채고 일행들에게 밀려 돌아선다.
#41 놀이공원 일각
힘없이 걸어가는 정서.
뿌연 시야 때문에 어딘가에 쾅 부딪치려는 순간, 확 정서를 잡는 누군가.
정서, 보면 태화다.
태화 (부러 밝게) 다칠뻔 했잖아. 정신을 어디다 팔구 다니는거야?
정서 (앞을 보면 장애물. 당황해서 손 뿌리치고)
태화 ... (안타깝게 보는데)
정서 나.. 따라온거야?
태화 내가 널 왜 따라오냐? 지나가다 봤지.
심심해서 나왔어. 오랜만에 데이트 할래?
정서 내가 오빠랑 왜 데이트를 해?
태화 오빠니까.
정서 오빠!
태화 그래 나 니 오빠야. 괜히 오버하지 마.
정서 (책하듯 보는)
태화 내가... 너 지켜줄게.
힘든거 어려운거 다 얘기해. 남들이 못해주는거 오빠니까 다 해줄수있어.
정서 (울컥..하지만 마음 다잡고) 오빠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나 알어.
오빠 아직도 나 동생으로 생각 안하지?
태화 ....
정서 나 송주오빠 좋아해. 송주오빠랑 결혼할거야.
태화 알어!
정서 알면 귀찮게 하지마. 나 이제 송주오빠랑 행복할거야. 근데 나 오빠 땜에 신경쓰인단
말야. 그러니까 이제 제발 나한테서 떨어져. 내가 어떻게 되든 상관말고 오빠 행복 찾을
생각이나 해.
가버리는 정서.
태화, 그런 정서마음 짐작한다. 더 아파오는 태화.
#42 브랜드 개발팀 사무실
송주와 유리의 결혼기사 보며 이야기중인 직원들
박실장 (유리보며) 이 결혼, 정말 하긴 하는거에요?
유리 보신대로에요.
재희 (들으라는 듯) 참 성격 좋으시네. 딴 여자 좋다고 떠난 남자 다시 돌아온다 고 받아주나?
유리 (기분나빠 보는데)
현영 (재희 쿡 찌르며) 사랑이란게 그런거 아니겠어? 그러니까 결혼을 못하는거 야.
재희 이게 증말...
현영 한정서씨 그래서 오늘 결근한건가? 하긴.. 다시 나오기 챙피하기도 하겠다.
유리 아무리 그래도 우리 언니에요. 듣기 거북하네요.
언니입장도 이해해주셨음 좋겠어요. (나가는데)
현영 (찔끔하는데)
나가는 유리와 스쳐 들어서는 정서.
다들 정서 쳐다본다.
박실장 아... 한정서씨. 왜 이렇게 늦었어요?
정서 죄송합니다. 일이 좀 있어서요. (자리에 앉는)
박실장 자자... 잡담 그만하고 일합시다. 일!
다들, 정서에게서 시선 거둔다.
정서, 책상에 가만히 앉아있다가 펜과 종이 꺼내든다.
#43 회의실
유리, 자료 찾고있는데 들어서는 정서.
유리, 돌아보면 문 닫는다.
유리 (신경질적인) 뭐야?
정서 (유리 앞으로 다가온다)
유리 (이번엔 또 뭔가 겁에 질린 듯 정서 보는데)
정서 (봉투 불쑥 내민다. 사표다)
유리 이게 뭐야?
정서 회사 그만두려고.
유리 (의아한) 왜....?
정서 너한텐 좋은 일 아니니?
유리 아무리 해도 안되는 게임이란거 이제야 깨달았니?
송주오빠, 그런거 믿어줄 사람 아니란거 나 알고 있었어.
정서 ... (씁쓸한) 송주오빠, 행복하게 해줄수있지?
유리 (하 어이없는)
정서 너 송주오빠 사랑한다구 했잖아. 그거 진심이지?
오빠의 배경만 사랑하는건 아니지?
유리 (불안한) 너 왜 이래. 나한테 무슨 짓 하려구...
정서 꼬아듣지 마. 나 진심이야.
유리 ....
정서 나, 떠날거야. 오빠한텐 당분간 비밀로 해줘.
그 약속은 지켜줄수있을거라 생각해.
#44 식당
정서, 단정한 자세로 앉아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입구쪽 보고 있다.
입구쪽, 들어서는 한교수.
정 서 에 게 반갑 게 손 들 어 주 고 다 가 오 지 만 정 서 , 이쪽 을 보 고 있 으 면 서 도 모 르 는
사람인것처럼 아무 반응이 없다.
그래도 별 생각없이 정서에게 다가가는 한교수.
정서의 시선에 흐릿하게 다가오는 누군가.
한교수, 갑자기 불쑥 나타난것처럼 보인다.
정서 (놀라) 아빠.
한교수 무슨 생각을 그렇게 멍하게 해? (앉는)
정서 아니에요.
한교수 많이 기다렸어?
정서 아니.. 금방 왔어요.
한교수 뭐 먹을까. 아빠가 맛있는거 사줄게.
정서 제가 사드릴려구 나오시라고 한거에요. 딸한테 밥한끼 못 얻어먹어봤단 소 리 듣기
싫어서.
한교수 (허허 웃으며) 아빠 아직 잘 나간다? 나중에 너 돈 많이 벌면 그때 사줘.
정서 (씁쓸한) 그래두 오늘은 제가 사요?
한교수 그래. 알았다. 뭐 먹을래?
메뉴판 뒤적이는 한교수.
// 시간경과
식사중인 두사람.
정서 그동안 아빠한테 많이 죄송했어요.
저 돌아오고 나서 충격 많이 받으셨죠?
한교수 아니다.
정서 태화오빠가 얘기한거... 믿지 마세요. 거짓말이에요. (말 안나오지만)
새엄마가.. 저한테 얼마나 잘해주셨는지 아빠가 더 잘 아시잖아요
한교수 나도 다 믿지는 않지만 태화가 그런말까지 할 정도면...
정서 태화오빠두 이해해주세요. 태화오빠, 맺힌게 많아서 그래요.
한교수 정말이냐? 나 맘편하라고 하는 소리 아니지?
아빠 때문에 너 정말 힘들어진건 아니지?
정서 (웃어주는) 아니에요.
한교수 그래. 힘들었던거 다 잊어버리고 다시 시작하자.
난 너 다시 돌아온걸로 다른거 바라는거 없어.
너만 내 옆에 있으면 돼.
정서 (울컥..해서 얼른 밥먹는) 아빤. 나두 이제 결혼할건데.
아빠 옆에 있을 사람은 새엄마잖아요.
한교수 (허 웃다가 걱정스런) 송주랑 너, 어떻게 된거야?
정말 헤어지기로 한거야? 그래도 괜찮아?
정서 ... (고이는 눈물 감추며 끄덕이는)
한교수 (안타까운)
정서 (억지로 웃으며) 새엄마, 아빠한테 잘 해주시죠?
나 없는 동안 유리, 아빠 속 썩이진 않았어요?
한교수 (웃으며) 젤 속 썩인건 너야. 너 때문에 내 속 다 문드러졌어.
정서 (눈물 고이는) 죄송해요... 아빠... 죄송해요...
#45 유리방 / 밤
정서의 사표 보는 미라.
유리 정서, 도대체 무슨 속셈이지? 이렇게 나오니까 더 불안해 엄마.
미라 다른 얘긴 없었어?
유리 응. 송주오빠 절대로 안 놓겠다고 큰소리치던 애가 왜 이러는거야?
혹시... 송주오빠랑 같이 도망갈 생각은 아닐까?
미라 (코웃음) 송주가 다시 나간다구? 그럴거면 왜 돌아왔겠어?
유리 ....
미라 복잡하게 생각할거 없어. 이제야 정신을 차린거겠지.
떠나겠다면 떠나도록 놔둬야지 어쩌겠니.
#46 태화방 / 밤
정서, 캄캄한 방안에 들어선다.
불을 켜려다 말고 눈을 감은채 더듬더듬 찾아서 침대쪽으로 가는 정서.
연습을 하려는듯.
가다가... 뭔가에 걸려 넘어져버리는 정서.
놀라 눈을 뜨고 보지만 거의 보이지 않는다.
두려움에 떨며 주위를 둘러보는 정서.
무작정 일어나 더듬어 불을 확 켠다.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이긴 하지만 별반 나아진건 없다.
문에 기대 주저앉아 소리 죽여 우는데 걸려오는 전화.
송주다.
눈물 삼키는 정서. 전화받는다
정서 (목소리는 밝게) 오빠!
송주 아버지랑 식사는 맛있게 했어?
정서 응.
송주 나 빼놓구 밥이 목에 넘어가든? 나 바이어들이랑 같이 저녁 먹는데
체할뻔 했다.
정서 (웃지만 눈물 고이는)
송주 지금 집앞으로 갈게 잠깐 나올래?
정서 됐어.
송주 너 요즘 나 괜히 피하는거 같애?
정서 머리속에 오빠 얼굴 그리는 연습하구있어.
송주 (웃으며) 잘 돼?
정서 아니. 아직...
송주 하루아침에 되는게 아니라니까.
내일 만나자. 일요일이니까 하루종일 볼수있어.
정서 그래... 내일 만나.
송주 잘 자라.
정서 응. 오빠두 잘자.
끊는 정서.
고였던 눈물 터지듯 흐르며 소리 죽여 울기 시작한다.
#47 태화방 문 앞 / 밤
태화, 문에 기대 서있다.
정서의 울음소리 희미하게 들린다.
힘든 태화.
#48 다락방 / 밤
태화, 심란한 마음으로 앉아있다.
거칠게 화구들이며 짐든 박스들 휩쓸어버리는 태화.
드러나는 정서의 초상화들...
그 가운데 파묻히듯 앉아 보던 태화.
그림 하나 들어 정서의 눈 어루만진다.
그 그림 안고 꺼이꺼이 소리 죽여 울기 시작하는 태화.
#49 미장원 / 다음날
정서, 거울앞에 앉아있다.
미용사 어떻게 해드릴까요?
정서 젤 이쁘게 해주세요.
미용사 (웃으며) 무슨 날이신가봐요?
정서 애인이랑 헤어지러 가요. 마지막 모습 이쁘게 남기구 싶어요
미용사 (좀 어색한 표정)
정서 (거울로 자기 눈 들여다보며 웃음 지어본다)
#50 송주방
송주, 기분좋게 옷 걸쳐입고 나서려는데 들어서는 민회장.
민회장 어디 가니?
송주 약속 있습니다.
민회장 점심때부턴 시간 비워라. 유리랑 미라씨 만나기로 했다.
송주 (보면)
민회장 니들 결혼, 시간 많은거 아냐. 준비 시작해야지.
송주 어머니. 저 유리랑 결혼 안합니다.
민회장 (노기어린)더 이상 듣구 싶지 않다. (나가려는데)
송주 (붙잡으며) 어머니, 저 지금까지 어머니 말씀 거역한적 없어요.
하지만 이번만은 안되겠어요. 저, 정서 사랑하는거 어머니도 아시잖아요.
민회장 세상일, 사랑만으로 되는게 아니다.
송주 사랑이 있기 때문에 살만한 세상 아닌가요?
(눈물로) 저 지금까지 정서 기다려왔어요. 그동안 제 심정 어땠는지 어머니 짐작이나 하세요?
정서 따라 죽구 싶었어요. 정말 지옥같았다구요.
민회장 못난놈.
송주 저 그룹 후계자로 키워져오면서 제 마음 터놓을 사람, 아무도 없었어요. 모 두들 절
차송주가 아닌 그룹의 후계자로만 대했죠. 그건 어머니도 마찬가 지였어요.
민회장 ...
송주 근데 정서는 달랐어요. 정서 앞에서만은 진짜 제 모습 맘편하게 드러낼수 있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어머니... 저한테 정서, 그런 사람이에요. 근데 포기하라구요? 저
이제야 사람처럼 사는거 같아요. 이제야 행복해요. (눈물 흘리며) 이해 못하시겠어요?
민회장 (송주보며 흔들리는 눈빛... 나가버린다)
송주 .....
#51 회전목마 앞
이쁘게 단장한 정서, 목마앞으로 걸어간다.
흐릿하게 보이는 사람들. 정서, 송주를 찾으려 두리번거리는데
누군가 앞에서 손 흔들며 뛰어온다.
점점 뚜렷해지는 송주의 모습.
송주 (앞에 착 와 서며 정서 빙 돌려본다) 와... 한정서. 달라보이는데?
정서 (삐죽) 나두 꾸미면 이뻐.
송주 누가 이쁘댔냐? 달라보인다 그랬지?
정서 (흘기는) 나 오늘 정말 안 이뻐? 이쁘게 보일려구 노력한건데.
송주 이뻐. 내가 본 중에서 오늘이 젤 이뻐. 됐지?
정서 (그제야 마음 놓이는) 그럼 이 모습만 기억해. 오늘은 이쁘게 보이기로 작 정한 날이니까
울지도 않고, 화내지도 않고... 웃기만 할거야.
송주 (픽 웃는) 너 울어도 이쁘고 화내두 이뻐.
정서 그래두 싫어. 오빠가 그런 모습 기억하는거.
송주 (이상해 보는데)
정서 (물끄러미 벽화본다) 오빠.... 천국은 아픔도 슬픔도 헤어짐도 없는 세상이 라구 그랬지...
정말 그럴까?
송주 그럴거야.
정서 그런 세상으로 갈수있다면 죽는거 무서워할필요 없겠다. 그치?
송주 꼭 죽어야갈수있는곳은 아니지. 난 지금도 천국에 있는 느낌인데?
(정서보고 웃어주고 벽화쪽으로 고개 돌린다)
정서 (안타깝게 송주 보는데)
송주 우리 여기서 사진찍자. 어릴 때 말곤 둘이서 찍은 사진 하나두 없잖아.
정서 응...
// 벽화앞, 사진사에게 폴라로이드 사진찍는 두사람.
사진사, 정서에게 사진 건네주면 물끄러미 보는 정서.
송주 (보며 웃는) 잘 나왔다.
정서 (송주에게 내밀며) 이거 오빠 가져.
송주 왜?
정서 .... 오빠 너무 이상하게 나왔잖아. 난 이쁘게 나왔는데.
송주 뭐가 이상해?
정서 이상해.
송주 그럼 한 장 더 찍을까?
정서 아냐. 됐어. (돌아서 가버리는)
송주 (좀 이상해보며 따라간다) 나가자. 갈데가 있어.
정서 어디?
#52 웨딩샵
피팅룸에서 나오는 정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습.
송주, 벅차게 바라본다.
정서 (좀 수줍게 송주보면)
송주 (옆에 와 선다) .. 진짜 이쁘다. .. 옷이 날개라드니..
정서 (픽 웃으며 거울 보는) .... 오빠 나 정말 천사같지 않어?
송주 (어이없는 웃음) 아니?
정서 왜?
송주 진짜 천사들은 발가벗구 다니는거 아냐?
정서 (흘기는)
송주 (정서 돌려세운다. 손 잡으며) 우리 결혼식, 축복해줄 사람 몇 명 없을지도 몰라. 어쩜
우리둘만 해야될지도 몰라. 그래도 괜찮아?
정서 ....
송주 그 대신, 정말 행복하게 해줄게. 절대 후회하지 않게.
정서 (눈물 고이는거 참느라 고개 숙이는)
송주 (그 눈물 보지 못하고 정서 귀에 대고) 사실은, 너 진짜 천사같애.
정서 (송주 몰래 눈물 후두둑 떨어뜨린다)
#53 식당
정서, 음식을 앞에 두고 꾸역꾸역 먹고 있다.
마치 허탈한 마음을 채우듯.. 정서 슬프지만 송주는 그 모습이 우습다.
송주 야, 한정서. 천천히 먹어.
정서 배고프다니까.
송주 그렇게 먹으면서도 배고프단 소리가 나오냐?
정서 응. (꾸역꾸역 먹기만)
송주 너 그러다 정말 체한다?
먹다가 목에 걸렸는지 켁켁거리는 정서.
송주, 얼른 옆으로 다가가 등 두들겨준다.
송주 괜찮아?
정서 (끄덕이는데 눈에 눈물 맺혀있다)
송주 (기침하다 그런줄 알고 웃으며) 거봐, 내가 체한다 그랬지?
정서 (켁켁거리며 눈물 계속 흐르는..하지만 웃으려 애쓰며)
아... 정말 힘들다. 오빠...진짜 힘들어죽겠어. 이게 아닌데... 이럴려던게 아 닌데 (결국
울어버린다)
송주 (웃으며) 너 어떨땐 진짜 바보같은거 알아?
정서 (우는)
송주 (웃어버린다)
정서 (겨우 진정하고) 오빠, 나 엄마 보구 싶어.
#54 바닷가 집 앞
와 서는 송주의 차. 내리는 정서와 송주.
정서, 급한 듯 바다로 뛰어내려간다. 아.... 소리 지르며
송주, 따라 내려간다.
#55 바닷가
달리기 시합하듯 앞서거니 뒷서거니 달리는 정서와 송주.
정서, 송주를 쫒아달리는데 다시 잘 안보이기 시작한다.
힘 빠진 듯 모래 위로 풀썩 쓰러진다.
되돌아 달려오는 송주.
송주 괜찮아?
정서 어... (모래 위에 앉아 바다 바라보며) 울엄마, 눈 참 이뻤는데 그렇지?
송주 (옆에 앉으며) 니눈 엄마 닮았잖아.
정서 그래... 정말 닮았나봐...
엄마, 눈 아프면서도 수술 안한거, 나 이해해 오빠.
송주 난 아직도 이해 못해. 눈 같은거 안 보이면 어때?
사랑하는 사람들곁에 조금이라도 더 있는게 중요한거 아냐?
정서 어차피 가망 없는 병이었어. 수술한다고 계속 살수있는건 아니었어.
마지막까지 사랑하는 사람들 보는게 낫다고 생각하신거야.
송주 (정서 본다)
정서 (힘없이 송주에게 기댄다)
송주 (안아주다가 정서 이마 짚어보며) 너 열있다. 들어가자.
정서 오랜만에 나 업어줄래? 옛날엔 나 많이 업어줬잖아.
송주 그래, 좋다!
송주, 등 내민다. 업히는 정서.
송주, 정서를 업고 집쪽으로 걸어간다.
송주 너 몸무게 얼마야? 진짜 무거워.
정서 투덜거리지 마. 그래두 안 내려. (살며시 등에 기댄다)
#56 바닷가 집 / 밤
소파에 정서를 앉히고 담요를 덮어주는 송주.
송주 진짜 괜찮아?
정서 괜찮다니까.
송주 병원에 가는게 낫지 않을까? 가자. 정서야.
정서 오빠 오늘밤 나랑 같이 있어.
송주 (멈칫해보면)
정서 (간절한) 그래줄수 있지?
// 시간경과
모닥불 앞에 앉아있는 정서.
송주, 정서 무릎 베고 누워있다.
눈 감고있는 송주.
정서 오빠 자?
송주 (반쯤 잠에 취한 졸린 목소리) 응... 졸려.
정서 잠이 와?
송주 어. 너무 편안해.
정서 그럼 자.
송주 안 놀아줬다고 나중에 화내기 없기다?
정서 응...
정서, 송주 얼굴 가까이서 물끄러미 바라본다.
가까이에서도 이미 많이 흐릿해진 상태.
정서, 송주 얼굴 하나하나 기억하려는 듯 손가락 들어 훑어내려간다.
눈썹.. 눈... 코.. 입...
그러는사이, 선명해졌다 흐릿해졌다...점점 더 흐릿해져가는 송주의 얼굴.
안타깝게 송주의 얼굴을 보는 정서.
송주 (아직은 잠이 안든 듯) 왜 그래.. 간지러워.
정서 기억해두려고. 꿈에서 볼수있게.
송주 그래.. 나두 니 꿈 꿀게..
정서 (눈물.. 더 뿌옇게 흐려보인다) 오빠 얼굴... 너무 잘 생겼다.
송주 (웃으며 잠드는)
//시간경과 / 새벽
송주, 잠에서 깨어난다.
부시시 일어나 둘러보는데 정서 없다.
정서야 부르며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피아노 위에 놓여있는 메모지 발견한다.
그 위에 얌전히 놓여있는 정서의 약혼반지. (천원짜리 구리반지)
정서(E) 오빠. 이제 나 떠나. 나 찾지 마.
#57 바닷가 집 앞
뛰쳐나오는 송주 위로
정서(E) 나 태화오빠 버릴수가 없어. 그래서 떠나.
나 이걸로 충분해.. 오빠 다시 만나서 행복했어. 잊지 않을게. 안녕...
바닷가를 찾아헤매는 송주의 모습에서 ................ 엔딩
.천국의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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