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취향 1부
씬1. 레스토랑 개,영,인 사랑하는 인희의 결혼을 축하하며 건배~~ 건배하는 잔에서 카메라 빠지면 앉아 있는 개인, 인희, 영선 인희 무슨 건배를 3분마다 하니? 개인 (조금취해) 김인희~~ 이 기집애 이제 너마저도 나를 버리고 가는구나... 영선 야 박개인 너 이제 그만 마셔... (인희보며) 얘 또 취했다... 개인 이렇게 좋은 날 안마시면 언제 마시니? (인희에게 건배하며) 그치 인희야? 인희 (개인과 건배하며) 그...그래... 영선 (인희보며) 근데 넌 결혼식이 코앞인데 정말 신랑감 안보여 줄거니? 인희 응? 아~ 우...우리 그이가 너무 바빠서... 미안해... 영선 기집애 그래도 그렇지 우리가 한 두해.... 개인 (인희 자리로 가 인희 안으며) 나의 러블리 베스트 프랜드 김인희!!! 정말 정말 마니 마니 Congratulation~~~ (눈물 흘릴 듯 바라본다) 인희 그...그래...고마워 개인아... 근데 너는 아까부터 뭘 그렇게 힐끔 힐끔 보니? 영선 저 둘 말이야... 개인, 인희 영선 시선 따라가면 바에 앉아있는 상준과 진호의 뒷모습... 인희 저 두 사람이 왜? 영선 게이같아... 개인 (술취해 소리크게) 엥? 게이??? 인희 (그런 개인이 입 막고) 이영선 또 시작이다. 어딜 봐서? 내 눈에는 멋진 수컷들로 보이는데? 영선의 말과 진호와 상준의 모습이 교차로 보여진다. 영선 봐~ 일단 범인들은 따라 올 수 없는 저 탁월한 패션감각! 진호의 발에서부터 카메라 올라간다. 영선 누구도 소화할 수 없는 명품 OO구두, OO수트, OO타이, OO셔츠 그 수트에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헤어스타일... 퍼펙트 앙상블이야!!! 개인 어쩜 좋아~~ 인희 보통의 패션감각 뛰어난 남자들도 저 정돈 다 소화할 수 있어!!! 영선 무슨 소리!!! 저 바텐더를 대하는 태도를 봐. 과하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고 어떤 남자들도 넘어오게 할 수 있는 섬세한 매너!!! 진호 자기잔을 채워주는 바텐더에게 상냥하고 매너 있게 인사한다. 바텐더 그런 진호를 보고 깍듯하게 인사하고 살짝 미소 짓는다. 개인 너무 좋아... 섬세한 매너~~~ 인희 대부분의 지성 있는 남자들도 저 정도 매너는 갖추고 있어... 영선 아냐... 저건 보통의 수컷들이 내뿜는 페로몬이 아냐... 이성을 끌어들이기보다 동성을 끌어당기는 독특한 향기지... 인희 말도 안돼. 진호와 상준에게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진호를 바라보는 신사의 모습 그때 진호에게 포옹하며 볼에 뽀뽀하는 상준... 영선 그렇지~ 빙고~~ 개인 (영선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며) 우와~~ 멋지다 역시 이영선~ 인희 칫~ 동성에게 어떻게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지? 영선 아~ 나도 저런 게이남자친구 한명 있었음 좋겠다... 인희 아서라...이 미드에 미친 것들아. 개인 영선아~ 나두 나두~~ 영선 (개인이 다독이며) 그래~그래~ 연애 할 때 적극적인 코치도 해주고 패션도 코디해주고 맛난 음식도 만들어주고.. 개인 아~ 생각만 해도 넘 행복해~~ 인희 게이 남친을 왜 만드니? 세상에 널리고 널린게 멋진 남자들인데! 개인 맞아 맞아~~ 멋진 남자들~~ 그러고 보니 우리 멋진 창렬씨 보고 싶다~ 이때 동시에 울리는 핸드폰... 셋 다 전화 받는다 개인 앗~ 창렬씨닷~ 인희 잠시만...(핸드폰 들고 일어나서 화장실로 간다) 영선 준...준혁이아빠... 나? 그게...(핸드폰 귀에서 떼며) 알았어 살살 좀 얘기해... (개인 눈치보며 슬그머니 자리에서 빠진다) 개인 (자기 핸드폰 닫으며) 쩝~~ 의리 없는 것들... 창렬씨~~ (술 원샷하고 영선에게) 바쁜 것들아~ 난 내일 가구 런칭건 때문에 먼저 간다~~~ 빠이 씬2. 동 레스토랑 바 상준 진호와 내일 PT에 대해 얘기하며 또 뽀뽀 세례를 날린다. 상준 야휴~ 이쁜 자식(뽀뽀) 너만 믿는다. 진호야... 내일 드림아트센터 PT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 진호 (상준 떼내며) 알았으니까 제발 좀 그만해~ 이 버릇 안 고치면 언제 크게 한번 당한다. 나 먼저갈테니까... 내일 현장에서 봐... 상준 (가는 진호에게) 야~ 전진호~~ 파이팅이다~~ (바텐더에게) 남자끼리 뽀뽀하는게 그렇게 이상해요? 바텐더(상준에게 의미심장한 미소 날리면) 상준 (얼른 눈 피하고 어색하게 웃으며 딴청) 씬3. 레스토랑 복도 나가던 진호 꺾어지는 코너에서 들어오던 게이남과 부딪힌다. 남자가 끼고 있던 칼 라거펠트의 사진집이 툭 떨어진다. 진호 (남자의 사진집 주워 건네며) 구하기 힘든 책이네요... 게이남(사진집이 아닌 진호의 손을 잡으며) 손이...예술이네요. 이때 개인 지나가며 이 둘의 모습을 본다. 스치는 진호와 개인... 개인 가면... 진호 (정중하게 손 뺀다.) 오해하셨군요. 저 그런 취향 아닙니다. (씨익 웃어주고 간다.) 게이남(타는 듯한 시선으로 본다.)... 씬4. 가로수 길 가 택시 잡으려고 서 있는 개인. 조금 떨어진 곳에 진호 들어와 서면 둘을 잡은 Full Shot 위로 개인의 취향 타이틀 뜬다. 씬5. 상고재 개인의 작업실 E: 알람소리 널따란 작업대 위에 늘어진 망치, 대패, 톱등 전문가용 연장들이며 소품, 스케치들 희고 마른 손 하나가 작업대를 더듬다 시계의 알람을 힘겹게 끈다. 그 손 따라가면 톱밥사이에서 자라처럼 목만 쭉 빼는 개인. 폭탄머리에 후드자켓, 톱밥 투성이의 캐릭터 옷차림. ‘아그그그’하며 기지개 켜는데 후두둑 떨어지는 톱밥들. 얼굴이며 눈썹, 머리의 톱밥 털어내며 입에서도 톱밥 퉤퉤 뱉어내는 개인. 시계를 보고는 용수철처럼 튕겨 일어난다. 개인 : 억? 클났다. 어뜩해... (급히 들어가다 닫힌 문에 이마 팍 찍고 아으...인상쓰 며 들어간다.) 씬6. 몽타주 원호 (F) : 박개인! 아직도 집에 있음 어떡하냐? 빨리 와. 오늘이 얼마나 중요한 날인줄 몰라. 그리고 옷 좀 갖춰 입고 와라? 츄리닝에 운동화 질질 끌고 오지 말고!!! * 전화기 귀에 대고, 칫솔물고 거실과 마루, 화장실, 방 등을 오가며 산만하게 외출 준비하는 개인. * 개인의 방, 옷장 앞. 옷 입으려다 킁킁 냄새 맡고 다른 옷 집으면 얼룩 묻어있다. 미닫이 문 열고 인희방 들어가 옷장문 열면 좌르륵 걸린 섹시한 옷들 그 중에서 섹시한 스커트 하나 꺼내 들고는 회심의 미소 짓는다. * 현관 앞, 타이트한 스커트 차림으로 불편한 듯 나오는 개인 신발장 열면 운동화들 사이에 검정 하이힐 하나, 먼지 대충 불어 신는다. 드러나는 몸매가 어색한 듯 거울 보는 개인. 못마땅한 표정이다. * 상고재 문 열리며 튀어나오는 개인 조금 전의 원피스 위에 캐릭터 자켓 하나 걸친 언밸런스한 패션에 하이힐. 씬7. 진호집 침실 E : 같은 알람소리. 침대에 널부러진 여자 옷가지들 따라가면, 상반신 벗고 누워있던 진호, 정확하게 팔 뻗어 단번에 알람끄고 상반신 일으키다말고 흠찟 찡그리는 표정된다. 진호 옆 자리, 자고 있는 슬립 차림의 혜미 보인다. 진호 : (엉덩이 팍 때리며) 나혜미, 안 일어나? 혜미 : (자는 척 한 쪽 팔을 진호 다리에 척 걸친다.)... 진호 : 안 자는 거 다 안다? (셔츠 걸치며 일어나려하면)... 혜미 : (발딱 튕기듯 일어나며) 오빠! 증말 너무해. 진호 : 아우, 술냄새...(손사레 치며)...너 언제 왔어? 혜미 : (째려보며) 오빤, 어떻게 나같이 섹시한 여잘 거부할 수가 있어? 진호 : (피식 보면)... 혜미 : (실눈 드며) 혹시...남자 좋아하는 거 아냐? 진호 : 니가 여자냐? (옷 집어 건네는데) 진호모 (E) : 진호야, 진호 일어났니? 일부러 큰 소리로 ‘어머니...저 여깄어요...’하던 혜미, 진호의 손에 입 틀어막히며 발버둥친다. 씬8. 진호방 앞 진호방을 향해 홍삼즙 든 쟁반 들고 걸어오는 진호모 진호방문을 막 열려는 순간, 안에서 갑자기 문 열리며 나오는 진호 진호모 : (갑자기 나오는 진호 때문에 좀 놀라며) 아우 깜짝이야, 혜미 못 봤니? 진호 : 혜미요? (시침 떼며) 캐나다에 있잖아요? 진호모 : 어제 왔어. (홍삼즙 건네며) 혜미한테 좀 잘해라. 명색이 약혼년데... 진호 : (마시다 풉!) 엄마! 인제 그 약혼 얘긴... 진호모: (딴청)아! 너 오늘 중요한 PT있다고 했지? 진호 : 예. 진호모 : (둘러보며) 근데, 얜, 어디갔니? 분명히 이쪽에서 소리가 들렸는데? 진호 : 무슨 소리? 씬9. 진호의 방 묵직한 스탠드형 옷걸이에 커튼으로 둘둘 입까지 묶여있는 혜미 발버둥치지만 꿈쩍도 않는 옷걸이 씬10. 아파트 주차장 / 차 안 완벽한 정장차림으로 모형 들고 나오는 진호 차에 타 안전벨트를 하고 시동 켜는데 시동이 꺼진다. 당황하며 한두 번 더 시동 켜지만 여전히 힘없이 꺼진다. 보면, 배터리에 들어와 있는 불. 진호 : 아~씨 (핸드폰 걸어) 형. 난데. 좀 늦을거 같애. 씬11. 거리 / 버스정거장 불편한 신발로 택시를 잡으며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개인 겨우 택시 와 서고 뒷문 여는데 동시에 뒷문을 잡는 손. 진호 : (눈에 힘 들어가며) 뭡니까! 개인 : (손에 힘들어가며) 댁은요! 진호 : 제가 먼저 잡았습니다. 개인 : 78가에 4328. 잡은 건 제가 먼전데 그 쪽이 팔이 쪼금 더 기네요. 진호 : 뭐요? 순간 다른 여자가 달려와 앞문 열고 조수석에 오른다. 쌩 출발하는 택시. 원망하듯 서로를 노려보는 두 사람. 개인 진호 지나 더 앞쪽으로. 진호 질세라 더 앞으로. 개인,진호 앞서거니 뒤서거니. 씬12. 버스 안 건축모형을 신주단지 모시듯 든 채 중심 잡고 선 진호 못 마땅한 듯 옆사람을 본다. 사정없이 조느라 무심결에 손잡이로 진호 툭툭 치고 있는 개인 한심한 듯 보던 진호, 슬쩍 몸 빼면 졸던 개인 휘청하며 깨어난다. 진호 바로 앞의 승객 하차벨 누르자마자 정신차리는 개인 바로 옆에 서 있던 개인과 진호, 동시에 눈 마주치고 신경전 벌인다. 승객 일어나면 동시에 얼른 앉으려는 두 사람. 부딪히자 멈칫한다. 잠시 치열한 시선이 부딪힌다. 개인 : (당연히 사양하겠지) ...앉을 꺼에요? 진호 : (정중히) 감사합니다. 잽싸게 그 자리에 앉는 진호 무릎 위에 모형 고이 모셔두고 창 밖을 본다. 황당한 듯 진호를 보다가 할 수 없이 창 밖 보는 개인 여유 있게 실내를 보던 진호, 개인의 엉덩이의 삼각팬티 라인에 눈이 가고 눈살을 찌푸린다. 무심히 진호와 눈 마주치자 진호의 눈길 오해한 개인, 불쾌해지는데 급정거했다 출발하는 버스 개인, 휘청이다 어, 어...하며 진호 자리를 향해 쓰러지고 진호, 개인의 엉덩이가 자신의 모형 쪽으로 쏠리려하자 저도 모르게 모형을 보호하려 두 손 내미는데 그만 개인의 엉덩이 두 쪽을 잡고 만다. 개인, 꺅...비명을 지르며 튕기듯 일어난다. 순간, 버스 안 승객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너무 황당한 진호, 얼른 그 손 놓는데 개인 : (파르르 질려서 부들부들 떨다) .....이 변태!!! 어딜 만지는 거야? 진호 : 만진 게 아니라 막은 겁니다. 개인 : 막긴 뭘 막아요? 만진 거 맞잖아! 아까부터 계속 내 엉덩이 힐끔거렸잖아요? 진호 : 그건 (차마 말은 못 하고) 승객들, 진호를 보며 뻔뻔하다, 콩밥을 먹여야...등등 한 마디씩 애드립 던진다. 진호 : (승객들에게)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이 아가씨가 내 모형을 깔고 앉으려고 하니까 모형 보호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겁니다. 개인 : (기막힌 듯) 모형보호차원에서...어쩔 수 없이? 그럼 이까짓 플라스틱 덩어리가 사람보다 더 중요하단 말이에요? 진호 : 비약이 지나치네요. 개인 : 진짜...말로 해서 안 될 사람이네. 기사 아저씨 경찰서로 좀 가주세요. (기사 보면) 기사 : (에이 또 귀찮게 됐네)... 진호 : 그러죠, 갑시다, 경찰서... 개인 : 오호!! 진호 : 그런데 미필적 고의라는 말 아십니까? 개인 : 미...뭐요? 진호 : (보다가) 제가 고의로 한 행동이 아니기 때문에 그쪽이 다소 불쾌했다손 치더라도, 특별히 죄 될 건 없다는 뜻입니다. 개인 : (당황하는데)... 진호 : 그리고! 개인 : (보면)... 진호 : 당신 하나 때문에 이 바쁘신 분들한테 경찰서까지 가 달라는 건 너무 이기 적이네요. 당신 엉덩이가 이 분들 금쪽같은 시간보다 더 중요합니까? 승객들, 아까와는 다른 반응들. ‘맞아, 맞아’ ‘이게 버스지, 택시냐?’ ‘민폐다.’ ‘둘이 내려서 해결해라.’ 등의 비관적인 애드립. 개인: (박수 짝짝) 네네. 정말 대단한 시민의식들이십니다. 진호의 무릎에서 모형을 갑자기 확 집어 드는 개인 개인 : 이까짓 프라스틱이 그렇게 중요하단 말이죠? 진호: (놀라서 얼른 일어나 모형 뺏으려 한다)지금 뭐하는 겁니까? 이리 내요. 진호가 모형을 잡으면 얼른 손을 떼고 두 손으로 진호의 엉덩이를 움켜쥐는 개인 진호 놀라서 툭 손에서 모형 놓치며 경악해서 돌아보는 얼굴. 놀란 승객들. 버스. 정류장에 선다. 개인 : ...이걸로 퉁치죠. (잽싸게 내리며 도망친다.) 진호, 얼른 떨어진 모형 잡아드는데 툭 떨어져 나가는 귀퉁이 진호, 사색된 채 모형과 날아간 귀퉁이 집어들고 분노의 시선 든다. 사정없이 후들거리는 손. 진호 : (겨우 모형 수습하고 이 악물며) 이 여자가 정말... 씬13. 거리 약 바짝 오른채 개인을 쫓아가는 진호 ‘비켜요, 비켜’ 사람들 사이를 헤집으며 필사적으로 달리는 개인 진호는 모형을 보호하느라 속도를 내지 못 한다. 자전거 전용도로와 붙어있는 인도라 앞에서 자전거도 오고 정신이 없다. 개인이 도망가다 홱 돌아보면 어느새 바짝 쫓아와 있는 진호 아아악...소리지르다 신발 벗어들고 우레탄이 깔린 자전거용 도로로 도망치는 개인 계속 울리는 전화. 진호 뛰다가 어쩔 수없이 받는다. 상준(e): 어디까지 왔어? 다 왔어? PT시간 얼마 안 남았어. 진호:(숨 헉헉) 진호, 어느 순간 개인이 보이지 않고... 시계보고...포기. PT장으로 간다. 씬14. 건물 앞 ‘드림아트센터 설계 공개PT장소-2층 프라임홀' 안내 현수막이 붙어있다. 건물 앞에서 시계를 보며 초조하게 진호를 기다리는 상준. 개인, 룰루랄라 들어와 상준을 스쳐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잠시 후 부서진 모형을 든 진호 씩씩대며 들어온다. 상준 : 진호야...(반갑게 부르다말고 사색되며) 얘 왜 이래? 창문 나가고 별관도 반이 날아갔네! 진호 : 아크릴, 커터, 일자 핀셋, 접착제, 그리고 쇠자 좀 구해줘 (2층으로 급하게 올라간다.) 씬15. 건축. 가구전시장 2층 일각 진호, 자켓을 벗어 두고 소매를 걷고 모형을 살피고 있고, 상준, 아까 말한 도구들을 갖다 놓으며 상준 : 아크릴은 지금 구할 수가 없네. 사무실에 전화할까? 진호 : (모형에 집중하고 있다.) 상준 : 근데 세상에 그런 개념 없는 여자가 다 있냐? 아우~씨! 진호 : (둘러보다 버티컬에 시선간다. 목소리 낮추며) 저...창문 버티컬을 아크릴 대신 쓰면 되겠다. 형! (보면) 상준 : (불안하게) 뭐? 나보고 짤라오라고? 진호 : 이번 PT, 잘못되면, 우리 사무실 힘들어 지는 거 몰라? 상준 : (그제서야 이해, 완전 새 버티컬 보며) 야, 나도 쏘셜 포지션이라는 게 있지 너는 꼭 시켜도 그런 걸 시키냐? 내가 이 나이에 기물손괴죄로 잡혀가리? 진호 : PT, 20분 남았어. 상준 : (에이 씨, 이런 표정으로) 후... 씬16. 몽타주 초침소리 연결. 벽에 붙어 버티컬 쪽으로 슬금슬금 게걸음으로 가는 상준 괜히 멀쩡한 버티컬, 열었다가 닫았다 하다가 몰래 주머니에서 가위 꺼낸다. 상준 가고나면 새 버티칼에 정사각형으로 오려낸 자국 보인다. 씬17. 개인의 부스 널찍한 공간에 화려하게 디스플레이된 가구들 구석에 ‘박개인의 개인스토리’라는 부스가 있다. 그 밑에 ‘따뜻한 싱글, 안락한 싱글, 세련된 싱글’이라는 컨셉 적혀있다. 풍선이며 화분 등 개업식 분위기 나는 부스 헉, 헉, 숨 몰아쉬며 들어오는 개인 창렬이 보낸 큰 화분, 질질 당기다 들어오는 개인을 보는 원호 원호 : 왜 그래? 무슨 일 이야? (생수병 열어주면) 개인 : 아니...별 일 아냐...(숨 고르며 생수 마신다.) 손님들은 좀 왔어? 원호 : (고개 젓는다) 개인 : 차차 오겠지 원호 : 아침 안 먹었지? (우유와 삼각김밥 꺼내준다.) 야, 나 없으면 어떡할래? 누가 이렇게 알뜰살뜰 챙겨주겠냐? 개인 : 우리 창렬씨 있잖아? 원호 : (턱으로 가르키며) 어~니네 창렬씨. 사람은 안 오고, 이것만 왔더라? 개인 : (그제서야 화분본다. 환해지며) 어? 창렬씨가 보낸 화분이네? (창렬 이름적힌 리본 늘어뜨리며) 역쉬, 안목있어, 뽀대 난다. 원호 : 야, 오늘같은 날은 당연히 와서 신경좀 써줘야 하는 거 아냐? 그래도 대기업 후계자가 와 주면 여깄는 사람들한테 주목도 좀 받을거고, 기자들도 이렇게 홀대는 안 할텐데... 개인 : 창렬씨가 워낙 바쁘잖아? 원호 : (보다가)스케줄은 있지, 시간을 내는 게 아냐, 마음을 내는 거지. 개인 : (울컥해) 이원호! 너 공장에서 시제품 샘플 받아왔어? 원호 : 앗...저기 창렬씨다. (입구 쪽 가리키면)... 개인 : (환해져서 본다.) 어디...어디? 원호 : 거 봐, 기다리면서... 개인 : (무안한) 창렬씨...오늘 중요한 PT있어서 못 온다고 했어. 원호 : 그 PT, 바로 윗층에서 하시네요.(간다) 개인: 뭐? (윗층을 본다) 씬18. 2층 PT장 일각 상준이 오려온 버티컬, 쇠자로 정확히 재단해 잘라 붙이는 진호 창렬(E) : 그렇게 고치느라고 애 쓸 필요, 없을 텐데? 보면 창렬이 서 있다. 창렬의 뒤에 서류봉투 들고 서 있는 김비서, 두 사람에게 가볍게 목례한다. 상준 : (웃지만, 편하진 않은)...창렬이 왔냐? 진호 : 애 쓸 필요 없다니? 무슨 소리야, 그게? 창렬 : 뭐 그런게 있어. 김비서? (눈짓으로 사인하면) 김비서 : (청첩장 꺼내 상준과 진호 손에 건네준다.) 여깄습니다. 상준 : (받으며) ...결혼하냐? (청첩장 열어보며) 내일이네? 창렬 : 너네 회사 직원들 다 데려와서 간만에 호텔 밥, 한 번 먹이지? 다 해 봤자, 한 다섯명 되나? 진호 : 넌 한 50명 되냐? 창렬 : ... 진호 : 너 대신 뒤치다꺼리 해주는 사람들 창렬 : (기분 나쁘지만 애써 웃으며) 이따 보자. (가면) 김비서 : (목례하고 쫓아가고)... 상준 : (청첩장 보며) 결혼식.... 가야겠지? 아무래도 인맥관리차원에서... 진호 : (못 마땅) 형! 우리가 언제 인맥으로 일 땄어? 상준 : 넌...저 바람둥이를 잡아 앉힌 여자가 누군지 궁금하지도 않냐? 진호 : (답답하다는 듯)...7분 남았어, 형! 부지런히 마무리하다가 신경쓰이는 듯 창렬쪽을 본다. 진호를 등지고 걸어가던 창렬 창렬 : 오늘 PT 내가 할게. 김비서 : (황당한) PT를요? 실장님 준비도 안 했잖아요? 창렬 : 김비서! 김비서 : 아우, 실장니임...회장님 아시면...바로! (손으로 탁 목 치는 시늉) 창렬 : 야! 김비서 : (할 수 없이 손에 들었던 서류봉투 건넨다.)... 창렬 : (받으려면 김비서 안 놓는다. 한 번 더 째려보고는 받는다. 자신있는 표정)... 씬19. PT장 어둠속에서 핀 조명 받으며 단상에서 브리핑 중인 창렬 조명을 받으며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는 창렬의 모형위로... 창렬 : ‘최초, 최고, 최대’! 저희 미래건설이 지향하는 가치입니다. 저희는 드림아트센터를 호주의 오페라하우스처럼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로 만들겠습니다. 조마조마하게 보는 김비서 창렬, 멀티스크린과 연결된 노트북 화면 터치하면 멀티스크린에 설계도 입면, 측면, 정면 등의 설계도 PPT뜬다. 진호와 상준, 심사위원들등 관계자들의 듣고 있는 표정 창렬 : 외부 벽면은 노출콘크리트와 U글라스를 사용해 세련미를 높일 것입니다. 또한...또한...(멀티그림이 설명과 맞지 않는다. 진땀 흘리며 김비서 보면)... 김비서 : (뭐라고 사인 보내다 안 통하자 얼른 쫓아나가 노트북 만져준다.) 보고있던 진호와 상준, 승산 있다는 눈빛 교환한다. 창렬 : 또한...또한... 금속 스크린을 사용해 조명을 최대한 활용하는 첨단의 테크놀로지를 예술로 승화한 건축물이 될 것입니다. <시간경과> 진호 : 안녕하십니까? 창 건축설계사무소 전진호입니다. (시선으로 신호주면) 실내 조명 어두워 지고 자연경관이 홀로그램으로 뜬다. 지금 보시는 곳이 드림아트센터가 들어서게 될 부지입니다. 산과 강, 호수 (홀로그램사이로 걸어들어 간다.) 사람이 이보다 더 아름다운 것을 만들 수 있을까요? 저희는 조물주가 만들어 놓은 이 아름다운 자연에 또 하나의 자연을 더하려고 합니다. 홀로그램 사이에 건물모형을 내려 놓는다. 아슬아슬한 상준과 창렬, 심사위원들의 표정 진호 : 자연과 사람, 사람과 문화가 소통하고 교감하며 어울릴 수 있는 친환경적인 공간, 저희 설계의 핵심은 바로 ‘어울림’입니다. 감사합니다. 조명 들어온다. 밝아지면 열화 같은 박수소리 심사위원들의 흡족한 표정들 열심히 박수치는 상준, 벅찬 표정이고 자기도 모르게 분위기에 휩싸여 박수치다가 얼른 멈칫, 내리는 김비서 묘한 웃음으로 보는 창렬과 일행들 진행자 : 이것으로 드림아트센터 설계 공개 프리젠테이션을 마치겠습니다. 발표는 한 시간 후, 이 장소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씬20. 1층 가구전시장 상준 : 야, 심사위원들 얼굴 봤지? (키득대며) 뻑 갔어, 임마... 진호 : (아쉬운) 그 여자만 아니었어도 완벽하게 할 수 있었는데... 상준 : 아우, 자식...요샌 자기자랑을 그렇게 하냐? 더 이상 어떻게 완벽하게 해? 씬21. 가구전시장 개인의 부스 진지한 표정으로 가구를 설명하는 개인 개인 : 자, 이 가구 용도가 뭘까요? (주변을 한 번 둘러봐 주고) 책상? 맞아요. 티 테이블? 맞고요. 또 식탁?...맞습니다. 국내 최초, 세계 최초 신개념 멀티플레이어 이름하여 ‘개인테이블’ 원탁의 반을 탁 접으면 접히는 식탁 전원 누르면 들어오는 노트북 전원. 개인 : 혼자 밥 먹기 꿀꿀하셨죠? 그럴 땐? 요렇게 접어서 올려만 주세요. 밥 먹으면서 영화나 음악도 듣고, 영어공부도 하구요. 어때요? 와우...요란한 박수소리와 함성소리 카메라 뒤로 빠지면 소리와는 달리 꼬맹이들 몇이 환호, 박수치는 소박한 모습 개인 : 얘들아 구매가능하신 엄마들은 어디 계시니? 아이들 : 엄마? (고개를 두리번거리다가) 엄마!(부르며 다들 달려간다) 개인 : (순식간에 사라지는 얘들 따라나오며) 얘들아! 야!야! (사라지고 없자, 독백톤으로) 엄마를 모셔오라구 (에구 한숨쉰다.) 남아서 이것저것 만져보던 폐인모드의 남자1 남자1 : 저기요 딱 제 스타일인데 개인 : 저요? 저..근데 어쩌죠. 전 남자친구가 남자1 : 그게 아니구...이거(가구를 가르킨다.) 개인 : 아! 네~. ‘개인테이블’이요? 남자1 : 이 컴퓨터 책상, 일단 한 서른개만 주문하고 싶은데요. 개인 : 정말요? (좋아서 촐랑대다말고 무게잡고) 이비서? 구석에 숨어 개인 눈치 보며 통화중인 원호 원호 : 갚을게요. 갚으면 될 거 아니에요? (잠시) 얼마요? 무슨 이자가 원금보다 더 불어요? 개인(E) : 원호야! 원호 : (얼른 전화 끊고 쫓아간다.) 예, 사장님. 개인 : 여기...주문 좀 받아요. 원호 : 네! 손님. 여기 주문서를 작성해 주시면 됩니다. 개인 : (2층쪽을 보며) 창렬씨, 나 잘 하구 있지? 바로 앞에서 진호가 상준과 걸어 들어오고 있다. 진호를 알아본 개인, 반사적으로 화분 옆 책상 밑에 숨는다. 매장 안으로 들어온 진호, 무심히 가구들 둘러본다. 상준 : 어? 요거...죽이네. 나처럼 좁은 집에 사는 사람들한테 딱이다. 아이디어 좋은데? 개인 : (책상 안에 숨어서 ‘그렇지’ 하는 느낌으로)... 진호 : 이게 어딜 봐서, 따뜻한 가구, 안락한 가구, 세련된 가구냐? 말만 번지르르하지, 세 마디로 줄이면 딱 ‘허영심’이네. 개인 : (부들부들)... 진호 : 이런데서 밥 넘어가겠냐? 사료나 먹어야지. 난 식탁 갖고 장난치는 사람들이 제일 싫어. 상준 : 전진호 또 시작됐다... 진호 : 이거 만든 작자 말야, 자기 손으로는 밥 한번 해 본적이 없고 아니, 단 한 번도 요리를 해서 누구를 먹여본 적이 없는 에고이스트일거야, 분명히! 개인 : (얼굴 붉어지는데)... 진호 : 히스테릭한데다... 뱃속엔 허영심만 빵빵한...꼴통 노처녀! 개인 : (벌떡 일어나는 개인) 죄송하네요. 갑작스런 개인의 등장에 놀라는 진호와 상준 진호 : (벙 쪄 있다가 개인 알아보고 놀라) ...아침에 그 엉덩이? 상준 : 그럼...이 여자가 우리 모형 날렸다는 바로 그 여자? 개인 : 예~ 히스테릭한데다, 뱃속에는 허영끼만 빵빵하고 자기 밖에 모르는 에고이스트 가구 디자이너 박개인입니다. 가구에 대해서 아주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시네요~ 진호 : 네 좀 알죠! 식탁은 가족들이 하루의 피로를 푸는 곳입니다. 소통의 공간이죠. 근데 어떻게 식탁을 이 따위로 만들어요? 개인 : 전 가족이 모여서 먹는 밥의 의미 같은 거 잘 몰라요. 가족이 둘러앉은 식탁이 사치인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아셔야죠. 진호 : ... 개인 : 그리고 댁 같은 변태한텐 아까워서 안팔테니까 그냥 신경끄세요. 진호 대꾸하려는 데 상준, 시계를 가르키며 2층 가르킨다. 할 수 없이 돌아나오는 진호의 표정 개인 ‘메롱’하는 표정. 씬22. PT장 긴장이 감도는 분위기, 연단 위에 집중된 시선들. 진행자 : 지금부터 이번 경쟁프레젠테이션의 당선작을 발표하겠습니다. (봉투 뜯는다.) 상준 : (긴장, 두 손 모으고 간절히) 우리 어머니가 제일루 좋아라하는 하느님. 제가 오늘 새벽기도까지 다녀왔는데 쌩 까시면 안 됩니다. 혹시...그러시면 저 교회 옮겨요, 절로 들어갑니다. 진호 : (포커페이스로 앉아있다. 마른 침 삼키고 )... 창렬 : (진호의 얼굴 보다가 자신감으로 진행자 쪽으로 시선 돌린다.)... 마른 침 삼키는 참가자들, 봉투에 시선 집중인데 진행자 : 이번 드림아트센터 설계의 최종 당선작...(둘러본다.) 진호, 상준 : (긴장되고)... 창렬, 김비서 : (여유있고)... 진행자 : 미래건설, 한창렬 실장팀의 설계작 ‘비상’입니다. 진호 : (하얗게 얼어붙는다.) ... 창렬 : (득의의 미소, 일어나 정중하게 방향 바꿔 두 번 인사한다.) 순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고함들 ‘말도 안 돼, ’ ‘짜고 치는 고스톱이야’등의 소란들 사람들의 시선,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진호한테 쏠린다.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진호 참가자1 : (다가오며 낮은 목소리) 미래건설 일찌감치 내정돼 있단 소문은 돌았어. 그래도 설마설마 했는데...허. (쓴 웃음 지으며 간다.)... 참가자2 : 협잡이고 담합이야. 우린 들러리만 섰어. 상준 : (생각하다) 아, 맞다... 아까 모형 고칠 때 창렬이 자식이 고칠 필요 없다고 이죽거렸잖아? 진호 : !!! 상준 : 이 자식, 이거 첨부터 물 먹일 작정이었던 거야. 진호 : (둘러보다 달려나간다)... 씬23. 2층에서 1층으로 가는 길 / 예솔미술관 창렬과 김비서, 계단 내려가는데 전화벨 울린다. 액정에 ‘온니 인희’다. 교차로 보이는 두 사람. 창렬 : 인희야!!! 인희 : 말 했어? 창렬 : 어?...아니...지금 하려고... 인희 : 그 말만 한 달짼거 알아? 창렬 : 내가 이번엔 확실하게 보여줄게. 행동으로! 응? (이미 끊겨있다.) 에이씨...꼭 사람 말하는데 끊어. 김비서 : 예? 창렬 : 아니...청첩장 한 장만 줘. 김비서 : 어디다 쓰시게요? 창렬 : 야! 김비서 : (한 장 꺼내주면)... 창렬 : (수트 안 주머니에 넣는다. 후...크게 심호흡 한 번 하는 표정)... 씬24. 개인의 부스 창렬이 보낸 화분의 향기를 맡아보고 있는 개인 계산기 두드리던 원호, 개인을 툭 치면 들어서는 창렬을 보고 환해지는 개인 개인 : 창렬씨!!! PT어떻게 됐어? 창렬 : 잘 됐지...내가 누구냐? (억지 미소 지어보이고) 가구 반응은 어땠어? 개인 : (씨익 웃으며) 나도 죽여줬지~~~ 화분 고마워. 창렬 : 잠깐...어디 가서 얘기 좀 할 수 있니? 개인 : (의아하게 보고)! 씬25. PT장 / 가구전시장 일각 가구전시장을 누비며 창렬을 찾아다니는 진호. 진호 뒤따라 오다 놓치는 상준. 걸음 점점 빨라진다. 굳은 표정 뛰다시피 걷는 진호, 창렬을 발견하고 눈에 가득 차오르는 분노 씬26. 가구전시장 건물 일각 / 계단 개인과 마주서 있는 창렬 창렬 : (시선 외면한 채) 이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 지 모르겠다. 개인 : 뭔데? 창렬 : 있지...나, 여자 한 달 이상 안 만나는 거 알지? 개인 : 그럼... 창렬씨, 바람기를 내가 확 잡았잖아? 창렬 : (기막힌)...그니까...너...원래 내 스타일 아니었던 거 알지? 개인 : ...창렬씨도 내 스타일 아니었어. 창렬 : (고심 끝에 무릎 꿇으며) 개인아...(손 안 주머니쪽으로 간다.)... 개인 : 왜이래? 창렬씨...무릎까지 꿇고... 누가 보면 프로포...즈... (하다말고 스치는 생각, 설마 청혼?) 설마, 그거야, 창렬씨? 창렬 : (청첩장 꺼내려다 화들짝 놀라며) 아니, 아니 그게... (하는데) 개인 : 어...잠깐 잠깐... 창렬 : (보면)... 개인 : 후...나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어, 잠깐만...시간 좀 줘. 후...(호흡 고르고) 창렬 : (청첩장 꺼내려던 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진호 : (E) 한창렬! 순간 쳐들어오는 진호, 창렬의 멱살을 잡는다. 개인 : (파르르...멱살에 매달리며) 미쳤어요? 놔요....이거 놔요... 이 변태 왜이래??? 진호 : (개의치 않고) PT전에 그 말 무슨 뜻이었어? 모형 고칠 필요 없다는 말. 창렬 : (대꾸도 않고 보면) 아~ 그거? 진호 : (더욱 열 받아) 이번에도 너야? 니가 뒤에서 장난 친거야? 너야? 한부장 아저씨야? 창렬 : (어느 순간 멱살 확 뿌리친다.)...한부장? 니가 아직도 미래건설 회장아들인 줄 알아? 진호 : (그 말에 얼어붙는다)!!! 창렬 : 돌아가신 니 아버지 봐서 오냐오냐 해 줬더니... 어따 대고 우리 아버질 들먹여? 진호 : 한 번만 더 오늘 같은 짓 하면 가만 안 있어. 창렬 : 가만 안 있음? 주먹질이라도 하려구? 결투라도 하시게? (들이대며) 해! 진호 : ... 창렬 : (멱살 뿌리치며) 전진호! 이럴 땐 그냥 톡 까놓고 ‘도와주세요.’ 하는 거야. ‘살려주세요.’하든가... 배가 아직 덜 고프지? (보다가 나간다.) 진호 : (욱 해서 쫓아가려한다.)... 개인 : (막아서며) PT에 지셨으면 그냥 승복하세요. 찌질하게 뭐하는 거예요? 진호 : (겨우 참으며) 제3자는 빠져요. 개인 : 제3자 아니에요, 결혼할 사람이에요. 진호 : (의혹으로) 결혼요? 개인 : 네!!! 지금 프로포즈 받으려는데 그쪽에서 판을 깬거거든요! 이제라도 아셨으면 책임지시죠!!! 진호 : 프로포즈요? 개인 : 네! 프로포즈요!!! <플래시백> 상준 : (받으며) ...결혼하냐? (청첩장 열어보며) 내일이네? 창렬 : 너네 회사 직원들 다 데려와서 간만에 호텔 밥, 한 번 먹이지? 다 해 봤자, 한 다섯명 되나? 진호 : (분위기 파악, 피식 한심한 듯)...이것보세요. 사랑하는 여자를 이런 상황에 내팽개치고 혼자 도망가는 남자도 있습니까? (나가면) 개인 : (뒤통수에 대고) ...우리, 창렬씨 그런 사람 아니거든요? 씩씩대던 개인, 가구전시장 향해 가는데 들어오던 영선과 부딪힌다. 개인 : (반갑게) 영선아. 영선 : 인희는 안 왔어? 개인 : 응...아침에 못 온다고 전화왔어. 영선 : 기집애, 오늘 같은 날은 시간좀 내지. (하다말고) 너 뒤좀 돌아 봐. (개인 돌려 세우고는) 아우... 팬티라인이 다 드러나잖아. 삼각빤스 입은 거 자랑하냐? 너 T팬티 없어? 개인 : 헤...내가 뭘 알아야지? 영선 : 어쨌든 나 왔으니까 오후에 약속 지켜라? 개인 : 으휴... 알았어.(영선에게 엉덩이 들이대며) 많이 흉해? 영선 : 참~ 아름답다... 씬27. 진호사무실 외경 창 건축설계사무소 간판이 붙어있다. 씬28. 진호사무실 상준 : 이번에 깨진돈 어떡하지? 직원을 줄일 수도 없고... 사무실, 좀 외곽으로 옮길까? (보면)... 진호 : (부아를 삭이고)... 상준 : 내 말, 듣고 있냐? 진호 : 형, 우리 예솔미술관 신축 프로젝트 하자. 상준 : 그건 안 된다고 했잖아? 배보다 배꼽이 더 커. 진호 : 이렇게 당하기만 할 순 없잖아? 상준 : 승산 없다니까... 진호 : 예솔미술관 최관장 내일 스케줄이나 알아봐 줘... 상준 : 하여간 고집은 (전화기 들다말고) 앗차차... 내일 창렬이 결혼식에 가면 되겠네. 진호 : 무슨 소리야? 상준 : 창렬이 결혼할 여자, 예솔미술관 큐레이터래. 부하직원 결혼식이니까 당연히 오겠지... 야.. 그럼... 이번에도 미래건설이 유리한거 아냐? 진호 : 아냐... 그쪽 업계에선 평판이 괜찮은 사람이랬어... 일단 부딪혀보자.(하는데) 태훈(OFF) : 형! 진호, 상준 보면 씩씩대며 서 있는 태훈 태훈 : 형! 어떻게 혜미를 옷걸이에 묶어 놀 수가 있어요? 진호 : 사무실에선 소장님이랬지! 태훈 : 오늘 계급장 떼고 함 붙어요, 남자대 남자로. 진호 : ... 씬29. 상고재 외경 씬30. 상고재 마당(저녁) 쇼핑몰 화보촬영 중인 꽃미남 모델들, 상의 벗고 청바지만 입고 있다. 모델1은 정면을, 모델2는 갈구하듯 모델1을 바라보는 컨셉. 카메라 든 영선의 지시에 따라 컷 바뀔 때 마다 포즈 취하고 있다. 간단한 조명 설치되어있고 편한 캐릭터 옷으로 갈아입은 개인, 반사판 들고 영선을 졸졸 쫓아다니고 있다. 영선 : (엽기의상입고 셔터 누르며) 그렇지.....뽀뽀하고 싶다~ 뽀뽀하고 싶다~ 더, 더, 더, 더, 더...그렇지, 좋았어... 개인 : 그거, 프로포즈 맞겠지? 어? 어? 영선 : 아...무릎까지 꿇었다며? 프로포즈 맞어. (하다말고 모델향해) 언니, 언니보고 무릎꿇으라는 게 아니고, (개인보며, 버럭) 아우, 너 사람 헷갈리게 할래? 개인 : 어, 미안. (반사판 위치로 가 선다.)... 영선 : 그 쪽 언니도 컨셉 좀 살려줘... 언니는 뽀뽀하고 싶다, 저 언니는 뽀뽀해 줄까, 말까? 좋았어. 좋아, 좋아... 개인 : (어느새 슬금슬금 다가와) 근데 있지...너도 프로포즈 받을 때 준혁이 아빠가 무릎 꿇었어? 영선 : 아니? 그 인간은 요새 술 쳐 먹으면 꿇더라. 개인 : (붕 떠서) 전화 해 볼까? 아무래도 해 보는게 좋겠지? 영선 : 기다려, 싼 티 내지 말고... 개인 : 안 오면 어떡해? 영선 : 무릎 꿇었대매? 반지 꺼냈대매? 개인 : 아니, 그게...반지를 꺼내기 직전에 어떤 재섭는 변태가 초를 쳤거든. 영선 : 너 그거 똑바로 못 들래? (모델들 보며) 좀 쉬었다 갈게요. 다정한 포즈 취하고 있던 모델들 쌩까는 표정되고... 개인, 들뜬 표정으로 휴대폰 들여다 본다. 씬31. 술집 술 마시는 세 남자 태훈 : 형 혜미한테 아무 관심없다면서요? 진호 : 관심없어! 태훈 : 근데 왜 봤어요? 진호 : 뭘? 태훈 : 형이, 옛날에 혜미 가슴 봤다면서요? 진호 : (술 마시다 놀라서 사래 들리고)... 상준 : (푸하하하며) 제대로 걸렸다, 전진호. 진호 : 그건 진짜 오해야. 그런 거 아니었다니까? 혜미는 나한테 동생이야, 그냥 여동생. 태훈 : 그러니까요. 동생 가슴은 왜 봐요? 그거 때문에 형이 결혼서약서까지 썼다면서요? 진호 : 질풍노도의 시기였거든. 태훈 : 나는요. 형하고 혜미, 추억에도 질투가 나요. 알아요? (술 털어 넣는다.)... 상준 : (따라주며) 마셔라, 마셔...(하다말고 진호를 툭 친다.) 씬32. 상고재 마당 계속되고 있는 남자모델들의 촬영, 끈적끈적한 분위기 키스할 듯 점점 마주보며 다가가던 두 모델, 우웩하며 떨어져 나간다. 모델1 : 사장님, 못하겠어요!!! 영선 : 니들 둘 친하대며? 모델2 : 친하댔지, 이런 사이랬어요? 저희 갈래요. (가방이며 이것저것 챙긴다.)...일당은 계좌로 넣어줘요. 영선 : (그제야 분위기 파악하고 쫓아가며) 미안해... 난 니들 사귀는 줄 알고...얘들아...얘! 얘!!! 이미 팍 닫히는 상고재 문 그들과 엇갈려 대문 열고 들어오는 인희 개인 : 인희야, 지금 와? 인희 : (돌아보며) 쟤들 뭐야? 금남의 집에 웬 영계들? 나 없이 처녀파티라도 한 거야? 영선 : 아이구... 밝히기는... 야, 근데 너 개인이 가구 런칭하는데 왜 안 왔어? 인희 : 미안, 나도 오늘 정신이 좀 없었어. 개인 : 괜찮아~ 참 침대는 잘 갔니? 인희 : 어... 고마워... 어제 신혼집에 도착했더라. 개인 : 고마우면 많이 많이 애용해 주셔~~~ 내가 아주 튼튼하게 만들었으니까... 씬33. 인희의 방 맥주에 간단한 안주를 놓고 모여 앉은 개인, 인희, 영선 개인 : (맥주 한 모금 마시고) 내일 신부입장은 누구랑해? 인희 : 신랑이랑! 영선 : 그~래. 요즘은 부모님 다 계셔도 신랑신부 같이 입장하는 경우 많더라 개인 : 이제 너 나가면 이 큰 집에서 나 혼자 어떡해~ 마지막인데 오늘만 자고가면 안 돼? 영선 : 어쭈~ 친정엄마가 딸 시집보내는데~ 눈물난다, 눈물나... 남자 하나놓고 머리끄뎅이 잡고 싸울 때는 언제고? 개인. 인희 : (동시에) 우리가 언제? 영선 : 왜 그 인희가 좋아하던 전교 부회장 오빠가 발렌타인 데이날, 개인이한테 초코렛 주는 바람에 니들 머리끄뎅이 붙잡고 싸웠잖아? 그 쵸코렛이 니 꺼니, 내 꺼니, 하면서... 개인 : 내가 그렇게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나? 영선 : 잘 나가기는 개뿔..? 그 오빠가 첨부터 널 미끼로 쓴 거 아냐? 인희 꼬실려고...넌 예고편, 인희는 본편! 개인 : 넌 친구의 소중한 추억에 고추가룰 뿌려야 시원하냐? 인희 : 그래. 참 가구는 많이 팔았어? 개인 : (V자 만들어 보이며) 첫 계약에 성공 영선 : 했을뿐이랜다. 그게 다래. 아버지 몰래 집 잡혀 대출받은 건데 잘해! 개인 : 6개월 후에 아버지 오실 때까지 대출금 다 채워 놀거야. 두고 봐! 완전범죄라고 들어나 봤나? 영선 : 됐고!!! 개인아, 아까 하던 얘기, 마저해 봐. 창렬씨가 무릎꿇고, 반지를 꺼냈다는 거야, 말았다는 거야? 인희 : 창렬씨가 뭐? 개인 : (들떠서) 인희야 나도 좋은 일 있을 거 같아. 낼 부케는 나한테 던져? 인희 : ...그래...잠깐만(자리에서 일어난다.) 씬34. 화장실 / 상고재 앞 차 안 문 잠그는 인희, 안 쪽 신경쓰며 통화한다. 인희 : 오늘은 말한다며?...죽을래? 창렬 : 인희야...그게 아니라... 인희 : 못 하겠으면 말 해, 내가 할게 창렬 : 안 그래도 지금 집 앞에 와 있어. 인희 :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게 뭔지 알아? 우유부단한 남자야. 씬35. 상고재 인희의 방 화장실쪽 신경쓰며 갸웃하는 영선 영선 : 이상하지? 인희, 다른 남자들 사귈 땐 안 저랬잖아? 개인 : 그...런가? 영선 : 너도 청첩장 못 받았지? 개인 : 응. 영선 : 결혼할 사람, 얼굴은 봤어? 개인 : 아니? 영선 : 나는 그렇다치고, 넌 같은 집에서 몇 년을 사는데 말이 돼? 개인 : 만난 지 한 달만에 하는 결혼이야. 이해해주자, 우리가... 인희 들어오며 묘한 분위기 눈치챈다. 영선 : 너...솔직히 말해. 우리한테 뭐 숨기는 거 있지? 인희 : (표정 굳는다.)... 개인 : 영선아, 왜 이래? 영선 : 아냐, 뭔가가 있어. 어차피, 시간 지나면 다 알게 될 거, 말해 봐. 인희 : (긴장으로 마른침 삼키는데)... 영선 : 너 개인이는 속여도 나는 못 속여. 뭐야? 인희 : (심한 갈등으로 눈치 보다가)...어떻게...알았어? 개인 : (놀라서 눈 동그래지고) 영선 : 얘가 누굴 바보로 아나? 얼마나 됐어? 인희 : (고개 못 들고)...한 달...정도? 영선 : 한 달? 니가 철판인 건 알았지만 이 정돈 줄은 몰랐다. 개인 : ...뭔데? 뭔데 그래? 영선 : 아무리 속도위반이 대세여도 그렇지, 벌써 임신한 지 한 달 됐단 말야? 인희 : (긴장 탁 풀리며) 임신? 으휴...아냐, 그런 거. 개인 : 그래 영선이 니가 그랬다고 세상사람 다 그러냐? 영선 : 얘가 남의 묵은 상처는 왜 건드려!! (더욱 의아하게) 그럼 더 이상하네? 임신이 아니면? ...넌 지금까지 무슨 얘기였는데? 인희 : 어? 영선 : 너 진짜 우리한테 숨기는 게 있기는 있지? E : 개인의 휴대폰 진동음 개인 : 창렬씨? 지금? (난처한 듯 친구들 본다.)... 알았어. (끊으면) 영선 : (옆에서 귀 대고 엿듣다가) 낮에 못 한 프로포즈 마저 하려나보다. 인희 : (보는)... 개인 : (확신으로)에이...아직 확실히 몰라.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어느새 거울 앞에서 매무새 고친다. ‘이’하면서 이빨에 고춧가루 낀 거 없나 확인하고 )... 인희 : (보는)... 씬36. 상고재 앞 / 차 안 입던 차림 그대로 나오는 개인, 배시시 웃는다. 차 안에 있던 창렬, 개인이 차 타는 사이에 안 주머니에서 청첩장 슬며시 본다. 개인 : 오래 기다렸어? 창렬 : 아니. 개인 : (설렘으로) 나 있지, 내일 인희 부케 받기로 했다? (창렬 표정 살피면) 창렬 : 그.그래. 아우! 배 고프다 어디가서 뭐 좀 먹자 (차를 빼는) 개인, 한 쪽 팔 창가에 걸치고 노련하게 차 빼는 창렬의 힘줄, 미소로 본다. 씬37. 레스토랑 거하게 세팅된 식탁, 어색한 분위기다. 창렬, 뭔가 꺼낼 듯 자꾸 양복 안주머니 만지작거린다. 개인, 지레 짐작으로 반지주려는구나, 빙그레 미소 짓고 창렬 : 요즘 나한테 많이 서운했지? 기념일도 못 챙기고, 너 많이 화났을 거야, 내가 막 밉고 그랬지? 개인 : 에이, 괜찮아...나 일하느라고 바쁜 남자 쪼고 그러는 여자 아닌 거 알믄서? 창렬 : (이게 아닌데)...내가 참 나쁜 놈이야, 너한테... 너하고 사귀는 동안...상처도 많이 준 거 같애. 개인 : 그런 말 하지마, 창렬씨... 나처럼 애교도 없고 답답한 애를 예쁘게 봐 준 사람이 누군데? 창렬 : 바로 그거야. 넌 낙천적이니까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일어날 수 있을 거야. 그치? 개인 : (헤헤 웃는) 서로 마주보면서 칭찬하는 분위기야, 오늘? 근데, 서론이 좀 길다...빨리 본론으로 들어가면 안 돼? 창렬 : ...개인아. 개인 : 응? 창렬 : 박개인. 개인 : 창렬씨, 나 마음의 준비가 됐어, 뭐든지 말해도 돼!!! 창렬 : (양복 안주머니에서 뭔가 꺼낼 듯 하다가 벌떡 일어나며) 화장실 좀 다녀올게. (나가면) 개인 : (후...) 결.혼.하.자...이 네 마디가 그렇게 힘든가? 씬38. 레스토랑 화장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창렬 : 개인아, 놀라지 마. 나 내일 결혼한다. 인희하고...아냐. (다시) 개인아, 인희랑 내일 결혼하는 사람, 나야. 이것도 아닌데? (후, 한숨쉬며 안 주머니에서 청첩장 꺼내 본다.) 씬39. 레스토랑 개인, 식탁 밑으로 영선과 문자질한다. ‘다이야니? 알은 굵어? (영선)’ ‘아직 반지 구경도 못 했다.T.T 내가 먼저 프로포즈 해버릴까봐 -.- (개인)' ‘참아라 모양빠진다 OTL (영선)’ 창렬 다가오면 개인 얼른 휴대폰 가방에 넣는다. 개인 : 창렬씨 내일 뭐 해? 창렬 : (기절할 듯 놀라며) 내일? 왜? 개인 : 시간 되면, 내일 인희 결혼식 같이 가자, 간만에 데이트도 하고...!!! 창렬 : (물마시다 켁켁대고)... 개인 : (창렬의 입가 냅킨으로 닦아주는데 찌릿찌릿하다)... 창렬 : (두 손으로 개인의 손 잡아 포갠다.) ...개인아...제발 부탁인데 이제 그만 나하고... 개인 : (반짝이며 보면)말해 창렬 : 나하고.. 개인 : 응... 창렬 : 헤어져 주라. 개인 : (미려하게 떨리는) 뭐? 창렬 : 끝내자고...그만. 개인 : (얼어붙고)... 씬40. 상고재 마루 영선, 손에 휴대폰 쥐고 개인의 연락 기다리는데 안에서 나갈 준비를 하고 나오는 인희 영선 : 개인이 안 보고 그냥 가게? 인희 : ...응...너도 준혁이 올 시간 되지 않았어? 영선 : 응...그래, 이따가 전화로 얘기하지 뭐. 가자. (같이 일어난다.) 인희, 나가기전에 마지막으로 감회깊게 상고재 안 둘러보다가 개인의 방문 열어본다. 개인의 책상위에 시선가는데 창렬과 개인의 웃는 사진. 씬41. 레스토랑 개인 : (긴가 민가하는)...내가 뭐 잘 못한 거 있어? 창렬 : ...나...널 사랑한 게 아니었어. 개인 : (미련하게, 목소리 떨려오며) 뭐? 창렬 : 나한테 넌, 그러니까 비 오는 날 처량하게 흠뻑 젖어서 동네를 돌아다니는 강아지 같은 존재였어. 개인 : (파르르) 그렇게 생각하면 편해? 창렬 : 내 말은! 사랑 아니었다구...하는 일 마다 사고치고, 그 나이 먹도록 사랑 한 번 제대로 못 해본 널...동정했던거 같애. 개인 : (후들거리는데)... 창렬 : 사랑의 시작은 동정일 수 있어도, 결혼의 시작까지 동정일 순 없더라. 개인 : (비참한데)... 창렬 : 내가 아무리 니 전활 따돌리고, 안 만나주고, 눈치를 줘도 넌 전혀 눈치 못 채더라...미안해, 이렇게 상처주고 싶진 않았어, 정말. 개인 : (일어나서 간다.) 창렬 : 내 얘기 아직 안 끝났어. 마저 듣고 가. 개인 가다가 다시 돌아서서 저벅저벅 다가온다. 창렬, 테이블의 물잔을 슬그머니 당겨서 잡는다. 혹시 물벼락? 개인 : 미안해. 그동안 창렬씨는 상처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내가 둔해서 몰랐네. 대신 창렬씨 땜에 아프지 않을게 그럼 되겠지. 안녕이라곤 못하겠다. 잘 가 (돌아서 간다.) 창렬 : (뒷모습 보다가)아이 씨... 씬42. 길 가 횡단보도 앞에 멍 때리고 서 있는 개인 연인들의 모습만 보인다. 팔짱낀 모습, 손잡은 모습, 안고 있는 모습들... 그 때 휴대폰 진동 울려서 보면 영선이다. 개인, 못 받고 멍하니 보기만 하는데 참았던 눈물 한 방울이 툭 떨어진다. 씬43. 포장마차 원탁의 동그란 탁자, 술잔 두 개에 나란히 따라지는 술. 태훈 : 제가 이기면 형, 혜미하고 데이트 해 주세요. 상준 : 내가 이기면, 형, 혜미를 포기해주세요가 맞는 거 아냐? 혜미가 안 울면 니가 운다는 걸 알아야지. 태훈 : 형들은 사랑을 몰라. 혜미가 행복해야 내가 행복해. 그게 사랑이야! 진호 : 그니까 그 사랑 니들끼리 잘 하라고, 나 빼고. 태훈 : 약속해! 내가 이기면 혜미하고 데이트 해 주기! 상준 : 좋아, 대신, 만약 진호가 이기면 너 우리 사무실 나가기! 태훈 : (단숨에 잔 털어 넣는다.) 그럴 일 없을 겁니다. 진호 : (단숨에 털어 넣으며) 나도 그럴 일 없을 거다. 씬44. 상고재 골목길 골목길 올라가다가 갑자기 멈추는 개인 휴대폰 꺼내 한창렬 이름 삭제하고 핸드폰 끈다. 후 심호흡하고 기운 내 걸어가려는데 뒤에서 빵빵 소리... 개인, 돌아보면 트럭 운전석에서 손 흔드는 원호 씬45. 호프 집 (밤) 안주는 손도 안 대고 소주만 들이키는 개인 원호 : 내가 냄새난다고 했지? 넌...남자보는 눈이 그렇게 없냐? 개인 : 나도...내 눈 꼬매 버리고 싶다. 원호 : (안타깝게 본다.)...차라리 잘 됐다 생각하고 털어버려. 창렬씨, 씨는 무슨...완전 쌩양아치 같은 놈. 개인 : 됐거든? (자학한다.) 내가 등신이야, 박개인...이 등신. 원호 : 니가 어디가 어때서? 너...니가 몰라서 그렇지, 너 좋아하는 남자들 많았어. (잠시 보다) 나도 학교 다닐 때부터 너 좋아했었다, 몰랐지? 개인 : 알지~~ 나도 너 좋아해. (원호의 어깨에 머리 기댄다.)... 원호 : 그런 거 말고, 남자로... 이제 나한테 오라고 하면 올래? 개인 : (속이 안 좋아 게슴츠레 원호를 본다.) 원호 : (개인의 시선을 호의로 착각) ...나 지금 키스할거다? 싫으면 피해. 개인, 속 뒤집혀 아무 생각없이 눈 감는다. 원호 가슴벅차하며 개인 쪽으로 조금씩 다가간다. 피하지 않는 개인, 점점 가까워지는 두 사람 입술 원호, 황홀한 듯 눈을 감는다. 눈을 감은 두 사람의 입술이 닿으려는 순간, 왝 구토소리 내는 개인 씬46. 모텔 안 (밤) 역한 냄새에 찡그리며 고개 돌린 진호 태훈 눕혀놓고 옷 벗기는 진호 태훈 : (비몽사몽이다.)...형! 내가 형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지? 진호 : (밀어내며 옷 벗긴다.)...그래 알았으니까 일단 옷부터 벗자... 아우, 냄새... 씬47. 다른 모텔 안 (밤) 겉옷 벗겨진 채 침대에 탈진한 듯 누워있는 개인, 구두와 가방은 그대로 있다. 물수건으로 개인의 얼굴 정성껏 닦아주는 원호 어느 순간 개인의 얼굴 보다가 죄책감으로 고개 돌리며 갈등하지만 자석에 끌리듯 다시 돌아오는 고개 손가락으로 개인의 이마, 콧날, 입술선을 훑어본다. 갈등으로 개인의 입술을 보던 원호, 조심스레 개인의 얼굴 들여다본다. 원호 : 개인아... 이제 내가 다 알아서 할게. 가볍게 입맞춤하고 떼면... 무방비상태로 자고 있는 개인 원호 바지쪽으로 손을 가져가 단추를 조심스레 ‘탁’ 연다. 이때 눈 번쩍 뜨고 벌떡 일어나는 개인. 멍하니 천정을 보다가 모텔 방안을 둘러본다. 개인 : 너 지금 뭐 해?... 원호 : (당황하며) 사랑해, 개인아. 개인 : 뭐? (끌러진 바지 단추를 본다) 원호 : 사랑한다고...(다시 눕혀서 덮치려고 하면) 개인 : (온 힘을 다해 확 밀쳐내며) ...미쳤어? 이 자식아? 원호 : 그래, 미쳤어, 너한테 미쳤다...(덮치면) 개인, 이건 아니다 싶다. 있는 힘 다해 원호 밀어내 보지만 원호, 꿈쩍도 않고 엎치락 뒷치락하던 끝에 원호 비명 지르며 떨어져 나간다. 개인의 손에 들린 구두 개인 : 나쁜 자식, 내가 널 얼마나 믿었는데... 애인한테 배신당한 날, 너까지 이래야겠냐? 원호 : 난 진심이야... 진심이라구~~ 개인 : 안되겠다... 오늘 너 죽이고 나 죽는다. 도망치는 원호를 쫓아가며 때리는 개인 우당탕 쾅쾅, 요란하다. 씬48. 모텔 옆 방 (새벽) 태훈 셔츠를 빨아 나오다 옆방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에 미간 찌푸리는 진호 진호 : 아이구...아이구 도대체 이 모텔은 방음재로 뭘 쓴 거야? 지은 놈이나 들락거리는 놈이나... 셔츠 걸고 펜을 들어 거울에다 ‘해고를 축하한다. 너나 해라 데이트!!!’ 쓴다. 팬티 바람의 태훈은 세상모르고 뻗어있다. 가방 들고 문 여는 진호, 조심스레 나간다. 씬49. 모텔 복도 (새벽) 개인의 모텔 방문 열리면서 원호 도망가고 뒤따라 개인 달려 나온다. 그때 옆방에서 나오던 진호와 쿵 부딪힌다. 개인 : (튕겨나며) 악~ 진호 : (옷을 털며) 뭡니까? 개인 : 어! 아까 그 변태??? 진호 : 어?? 프로포즈!!! (원호 쪽을 보며) 프로포즈 받는다더니 그 새 남자가 바뀌셨네~ 개인 :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앞서 가는 건 고질병인가보죠? 진호 : 정황증거란 말 알아요? 이럴 때 딱 어울리는 말이죠! 태훈(E) : 형! 그 소리에 개인과 진호, 동시에 돌아보면 팬티차림의 태훈, 정신이 덜 든 채 서 있다. 태훈 : (진호를 붙잡는다.) 형! 어디 가? 개인 : (두 사람 묘한 분위기 느끼는데 ) 오호! 정황증거!!! 진호 : (태훈이 떼내며)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태훈 : (다시 껴안으며) 거울에 적힌 말 진심이야? 형 이런 사람 아니잖아~ 진호 : 김태훈! 너 약속했잖아. 이러지 않기루... 태훈 : (무릎 꿇고 진호 바지 잡으며) 형~ 제발 이러지마. 난 사랑한 죄 밖에 없어~ 개인 : 거 정말 너무하시네~ 진호 : 제3자는 빠져요! 개인 : 사랑한다잖아요... 진호 : 그런거 아니거든요... (태훈 떼내며) 너 자꾸 이럴래? 술 깨고 얘기하자~(태훈 뿌리치고 간다) 태훈 : (바닥을 기며 애원하듯) 가지마. 형~~ 형은 사랑을 몰라~~ 개인 : (태훈 옆에 쪼그려 앉으며) 저기요~ 더 많이 사랑한 사람이 약자래요. 남자나 여자나... 태훈 : (개인에게 안기며) 누나~~ 개인 : (토닥토닥) 그래 힘내~ 우리같이 힘내자~(간다) 씬50. 모텔 앞 거리(새벽) 진호 혜미와 통화하며 택시 잡으려고 서있다. 진호 : 나혜미, 분명히 말하는데 태훈이와 너 사이에 나 끌어들이지마! 개인 : (진호 옆으로 와서) 저기요! 진호 : 끊어!(전화 끊고) 또 뭡니까? 개인 : 아침에 오해해서 미안해요... 진호 : 뭐요? 무슨 오해요? 개인 : (손으로 엉덩이 만지는 흉내 내며 진호 엉덩이 보면) 진호 : (자기 엉덩이에 시선한번 주고 기막힌 표정으로 한숨쉬면) 하~ 개인 : 참~ 힘든 사랑하시네요... 진호 : (어이없이 보다가 내일 결혼 떠올리며) 제가 아무리 힘들어도, 그 쪽만큼 힘 들겠어요? 개인 : 네? 진호 : 내일...아니, 오늘 뭐 하세요? 개인 : (아무 생각 없이) 저요? 친구 결혼식에 가요. 진호 : 아~ 결혼식!! 이건 제 친구 얘긴데요. 이 녀석이 자기 애인이 다른 여자하고 결혼하는 것도 모르고 그 결혼식엘 간 거예요. 개인 : 세상에나...뭐 그런 둔한 사람이 다 있대요? 진호 : (기 막혀 보면)... 택시~ 43너 5458 이제 확실히 제가 먼저 잡은거 맞죠? 개인 :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요? 진호 : (의미있게) 그야...두고 보면 알겠죠.(택시타고가면) 개인 : 모래는거야? 게이변태~ 씬51. 상고재 앞 (새벽) 만취한 창렬, 상고재를 바라본다. 안주머니에서 청첩장을 꺼내는 창렬 상고재 문 사이로 밀어넣고는 휴대폰 꺼내 음성 메시지 보낸다. 창렬 : 개인아. 나 내일 결혼해. 인희씨하고...(삭제버튼 누르고 다시 녹음한다) 내일 인희씨 결혼하는 사람, 나야. 미안하다. 결혼식장엔 오지 말아줘...내 마지막 부탁이다. 창렬 가면 개인 온다. 대문 열고 모르고 청첩장 밟고 들어가는 개인... 씬52. 상고재 뒤뜰(새벽) 들어와 지친 듯 뒤뜰 마루에 옆으로 쓰러지는 개인 개인 : 엄마... 다 봤겠다? 엄마 딸 참 못 났지. 너무 뭐라 그러지 마... 난 왜 계속 흐린 날일까? 내 이름은 개인인데... 마루에 모로 누워있는 개인의 쓸쓸한 뒷모습 (F.O) 씬53. 상고재 뒤뜰 마루/ 마당 (F.I) 일어나는 개인... 추워서 부르르 떨며 핸드폰 꺼내 전원을 켜고 시간 확인 하는데 원호 문자 쏟아진다. 창렬이름은 보이지도 않는다. (이름 지웠으므로) 개인 : 이원호! 개.자.식. 필요 없어, 너 같은 놈. (전체삭제하고 일어난다.)...아우 머리야. 인희야~~ 오늘 아침은 해장국 끓여줘~~ 김인희~~~(뭔가를 깨닫고) 인희방 미닫이문을 열어보는 개인 쓸쓸함으로 그 방을 보는 개인 개인 : 인희야, 결혼 축하해!!! 씬54. 결혼식장 외경 씬55. 신부대기실 웨딩드레스 차림, 화사하게 앉아있는 인희, 창렬이 들어온다. 인희 : (보지도 않고, 쌩해서) 얘기 못 했지? 창렬 : (당당하게) 했어. 인희 : (이상하다는 듯) 개인이가 알았으면, 나 찾아왔을 거 같은데? 영선이도 마찬가지고... 전화한 통도 없는게 이상해. 창렬 : 나 못 믿어? 인희 : 응. 창렬 : (보다가 인희의 손 잡아준다.) 믿어... 진작 해결 못 해서 정말 미안해. 이제 걱정 안 해두 돼. 개인이한테 말 했고, 청첩장도 줬고, 이 결혼식에 못 오게 손도 다 써 놨어. 인희 : ... 창렬 : 나...수고했지? 인희 : (그제야 풀어진다. 창렬의 궁둥이 툭툭 두드려주며) 그래, 애 썼어. 창렬 : (씨익 웃는다. 웃음 끝에 걸리는 불안) 씬56. 결혼식장 일각 개인의 증명사진을 건네는 손, 창렬이다. 창렬 : 비서실 직원들 다 풀어서라도 막아. 이 여자. 정문, 후문, 다... 김비서 : (안스러운 듯 보다가) 실장님, 그래도 이건 너무하시는거 아녜요? 창렬 : 야! 빨리 안 가? 김비서 : 내가 이런 일 까지 해야 되나? (주머니에서 사진 꺼내는데 마주 오던 사람에 부딪혀 떨어뜨린다. 행인 째려봐 주고 사진 집어 드는데 개인의 증명사진, 코 옆에 얼룩이 묻어 점 찍힌 사람처럼 보인다.) 코 옆에 점 있는 여자만 찾음 되겠구만. (들어서는 여자들, 얼굴 살핀다.) 씬57. 결혼식장 엘리베이터 앞 진호 누군가를 찾는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면 상준 : (바지 지퍼를 손으로 만지작 거리며) 최관장 찾는거야? 진호 : 아니...있어.. 오늘의 주인공... 상준 : (계속) 창렬이? 진호 : 말고 또 있어. 결혼식을 화려하게 빛내줄 사람이...(의미심장하게 웃는다)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진호와 상준이 탄다. 진호 : 근데 아까부터 뭐하는 거야? 상준 : 아니 아까 볼 일 보고 셔츠가 지퍼에 꼈나봐. 진호 : 가지가지한다. 어디봐봐...(지퍼 쪽으로 내려가면) 상준 : 야~ 기분 묘하다~ 진호 : 죽는다~ (지퍼 쪽으로 내려가 올리려는데) 2층에서 엘리베이터 서고 문 열리면 영선, 아들 준혁 안고 놀란 눈으로 그들을 본다. 얼른 준혁이 눈을 가린다. 진호, 상준 : (보면) 영선 : (어색하게 웃으며) 하하~ 전 다음거 타면 되니까 하던 거마저 하세요. 상준 : 아니에요... 다 됐어요... 타세요 진호, 상준의 지퍼를 올려주고 머쓱하게 일어난다. 상준 : (헛기침)험험~ 참! 어제 태훈이랑 어떻게 됐니? 진호 : (난처한 듯) 말도 마, 모텔까지 가서 아휴~ 죽는 줄 알았어. 상준 : 내 그럴 줄 알았다. 그래서 내가 빠져준거야... 진호 : 담엔 형이 걔 맡아! 영선 : (슬그머니 두 손으로 준혁의 귀 가려준다.)... 진호, 상준 : ? 씬58. 결혼식장 앞 준혁의 손을 잡고 도망치듯 내려 사파이어룸을 찾는 영선, 뒤이어 엘리베이터에서 상준, 진호 내린다. 신부쪽 축의금 내고 지나가던 영선의 표정, 굳어진다. 신랑 한창렬, 신부 김인희 명패와 활짝 웃는 사진들 보인다. 충격으로 휘청하는 영선, 파르르 떤다. 씬59. 신부대기실 신랑, 신부 다양한 포즈취하며 사진 찍고 있다. 창렬이 인희를 들어서 안고 서로 그윽하게 보고 있다. 인희 : 창렬씨 힘들어, 그만 내려줘. 창렬 : 고마워. 나 믿고 여기까지 와 줘서... 인희 : (맘 고생 풀리면서 갑자기 울컥한데)... 창렬 :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 약속하는 거, 내 평생 지킬게. 할 얘기 있음 해. 인희 : 나만 사랑할거지? 창렬 : 약속해. 인희 : 이 순간 이후, 창렬씨 몸과 마음, 다 내 꺼지? 창렬 : 내가 가진 재산도 다 니꺼야. 앞으로 한창렬은 김인희 위해 살 거야. 인희 : (창렬의 목을 감싸 안는다.)...창렬씨, 사랑해. 창렬 : 나도 사랑해...인희야 창렬, 인희 : 살짝 뽀뽀하고 립스틱자국 지우며 미소짓는데 영선(E) : 아주 쌩쑈를 해요. 두 사람 놀라서 보면 영선이 서 있다. 얼어붙는 두 사람. 인희 : ...영선아. 영선 : (파르르) 너 아주 제대로 미쳤구나? 인희, 창렬 : (후들거리고)... 영선 : 너 보톡스, 얼굴에 안 맞고 뇌에 맞은 거 아냐? 인희 : (보다가)...이영선. 영선 : (파르르, 부르르 눈빛 독해지며) 너 남자 많잖아. 왜 하필 개인이 남자야? 넌 뺏는 것도 쉽고, 버리는 것도 쉽지? 개인이는 아냐. 창렬 : 영선씨!!! 나하고 얘기 해요. 내가 설명할게요. 영선 : 니가 더 나쁜 놈이야, 이 자식아. 영선, 인희의 옆에 있는 부케를 집어든다. 인희, 불안한 듯 보면 영선, 부케를 집어던질듯 보다 차마 못 던지고 놓는다. 영선 : 이 부케 받는다고 개인이가 얼마나 좋아했는데...(인희 보며) 가증스러운 년. 인희 : 영선아. 오늘 일은 살면서 개인이한테 두고두고 갚을게. 영선 : 왜? 내가 이 결혼식 엎을까봐 겁나냐? 내가 왜? 개인이가 있는데... 인희 : ...개인이한테는 다 얘기했어. 영선 : (얼어붙으며) 뭐? 개인이가 알고 있단 말야? 말도 안 돼... 인희 : 창렬씨가 얘기했어... 영선 : (창렬에게) 그럼 어제 찾아왔던게... 프로포즈가 아니구... 창렬 : (심각하게 고민하는 듯) 영선 : (이를 갈며 인희와 창렬보며) 니들 정말 너무한다. 이게 인간이 할 짓이니? 인희 : (창렬보고)... 창렬 : (딴 데 보는데)... 영선 : 김인희, 내가 충고 한 마디 할까? 내가 너라면, 지금이라도 이 결혼 엎어. 알아? 바닥에 있던 청첩장을 밟고 나가는 영선, 개인한테 전화 걸면서 움직인다. 씬60. 신부대기실 앞 영선 : (개인 전화 받으면) 개인아? 괜찮아? 씬61. 시청역 개인 : (환하고 밝게) 어우...힘들다. 영선아...여기 시청역이야, 근데 3번 출구야, 4번 출구야? 씬62. 결혼식장 일각 영선 : 뭐라고? 개인아, 일단 여기로 오지 말고 거기 잠깐만 있어... 내가 금방 갈게. 응? (이미 끊어져있고)...박개인. 영선, 개인에게 다시 전화하며 다급하게 달려나간다. 씬63. 동 결혼식장 일각 영선 달려나가다 그만 상준의 손을 친다. 상준의 손에 들려있던 커피, 진호의 넥타이에 쏟아지는데 영선 : (정신없이 가 버리면)... 상준 : 저 아줌마가...정말! 넥타이 어떡하냐? 진호 : !!! 씬64. 신부대기실 창렬 : 어차피 한번은 넘어야 될 산이었잖아... 좋게 생각하자... 인희 : 개인이한테 정말 얘기한거 맞지? 창렬 : 그렇다니까.... 이제 아무 걱정하지마... 이때 직원들어온다 직원 : 곧 예식이 시작되니까 신랑, 신부 두 분 준비하세요~ 창렬 : 네. 사랑해~가자(나간다) 씬65. 결혼식장 앞 길 아무것도 모르는 개인, 종종걸음으로 달려온다. 개인, 급히 들어가려는데 제지하는 김비서. 개인, 의아하다는 듯 김비서 보면 얼굴을 살피는데 점이 없다... 김비서, 죄송합니다. 목례한다. 개인을 밀치고 가는 여자의 얼굴에 점이 나 있자 그쪽으로 쫓아가는 김비서 개인, 회전문 열고 들어가고 나면 전화 하며 그 회전문 열고 나오는 영선 신호만 가는 전화기 들고 이쪽저쪽 살피다 다시 들어온다. 씬66. 3층 결혼식장 앞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내리는 영선, 개인을 찾는다. 두리번거리는 영선의 시선에 들어오는 개인 계단에서 올라와 막 신랑, 신부 명패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쫓아가 개인이 못 보게 얼른 다른 일각으로 끌고 가는 영선 영선 : 개인아~~~ 개인 : (영선 발견하고 환하게) 영선아. ...준혁이 많이 컸네. (준혁이 안아 올린다.) 인희 예쁘지? 영선 : (눈물 고이며 하염없이 개인을 본다.)... 개인 : 뭐 해? 영선 : 개인아. 결혼식 일각에서 상준이 진호의 넥타이에 묻은 얼룩을 닦아주는 장면을 보고 진호를 발견하고 입을 딱 벌리는 개인, 영선도 놀라 쳐다보면 개인 : 저 사람이 여긴 웬일이지? 영선 : (안심하며) 어? 누구? (같이 올려다본다.) 개인 : (못 알아듣고 그들 보며) 나쁜놈... 새 애인이 생겨서 걔를 버린거구나... 영선 : 무슨 소리야~ 개인 : 저기 저 키 큰 남자 어제 모텔에서 애인을 버리고 있더라구 영선 : 얘가 뭐래는 거야? 개인 : 바람 핀 나쁜 게이라구! 영선 : 그래~. 생긴 건 잘 생겼다. 지금 난 뭐래는 거니, 근데 개인아 있지... 결혼식 시작을 알리는 멘트 ‘곧 식이 시작될 예정이니 하객 여러분들은 자리해주시기 바랍니다.’ 개인 : 아냐~ 빨리 들어가자. 인희 기다리겠다. (잡아끌면) 영선 : (개인을 잡으며) 개..개인아...잠깐만... (궁리하며) 저기... 저기... 있잖아... (하다말고) 아우구 배야... 개인 : (놀라) 영선아!!! 준혁 : 엄마~~ 영선 : 아우, 나 갑자기 장이 꼬였나 봐, 배 아파, 배 아파 죽겠어...아우... 나, 병원에 좀...병원에 좀 데려다 줘. 개인 : 어떡해, 어떡하지...? 저 여기요 좀 도와주세요~~(주위를 살피는데) 신랑, 신부 입장 마이크 소리 들리고 개인 돌아보면 창렬과 인희 나란히 입장하는 모습 보인다. 충격받고!!! 영선 그 모습을 보고 체념하고 일어난다. 개인 넋 놓고 창렬과 인희의 웨딩사진, 명패가 있는 쪽으로 걸어간다. 영선 : 개...개인아... 씬67. 결혼식장 신랑, 신부 동시 입장하고 있다. 하객석에서 휘파람소리, 환호소리 들린다. 행복한 표정의 창렬과 인희... 씬68. 결혼식장 앞 ‘신랑 한창렬, 신부, 김인희’의 웨딩사진과 명패 후들거리며 그 앞에 서는 개인, 개인의 표정위로... <플래쉬백> -레스토랑, 결별을 선언하던 창렬 -전화를 화장실에서 받던 인희 -뭔가 수상하다던 영선 -모텔 앞, 친구 이야기라며 결혼 이야기 하던 진호 깨어나며 모든 것이 퍼즐처럼 한 순간 연결되는 개인 후들거리며 결혼식장 안으로 들어가는 개인 씬69. 결혼식장 안 결혼식 진행되고 있다. 문 열리고 거침없이 들어가는 발 연단까지 연결된 웨딩카펫... 천천히 그 길을 걸어가는 개인의 얼굴 파르르 떨리고 개인한테 집중되는 시선 영선, 쫓아가는데 눈물이 흐른다. 따라 들어온 진호와 상준, 멈춰서 개인의 동선을 따라 시선 움직인다. 웅성거리는 하객들 개인이 오는 것을 본 창렬, 표정 얼어붙는다. 개인과 창렬의 시선 부딪히자 창렬 본능적으로 인희 보호하려고 막아서는데 그 보다 한 발 앞서 인희의 베일을 확 걷는 개인의 표정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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