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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름은 김삼순  15 회

1. 자막 제 15 회 연애질의 정석
2. 오피스텔 현관 앞
삼순
초인종을 연거푸 누른다.
몇 번째 누르는 중이다.
대답 없자 문을 두드린다.
삼순 야 헌아. .... 헌아. .... 너 정말 없는 거야? ... 삼식아.
그래도 대답없자 어께가 축 늘어져 돌아서는 삼순.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온다.
3. 
엘리베이터 앞
시무룩한 얼굴로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삼순
.
땡 소리가 나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기 시작한다.
열리는 문틈으로 진헌과 희진이 보인다.
삼순이 놀란다.
역시 열리는 문틈으로 삼순이 보인다.
희진도희진을 부축하고 있는 진헌도 모두 놀란다.
엘리베이터 문이 완전히 열린다.
삼순하얗게 질려 바라본다.
진헌난감한 표정이다.
희진도 둘을 번갈아보며 당혹스럽다.
삼순 (너무 놀라 멍한) ...
진헌희진을 데리고 나온다.
진헌 (나름대로 다정하게잠깐만 기다려.
삼순 (다정하게 들릴 리가 없다)!...
희진 (어찌할 바를 모르는) ...
진헌희진을 데리고 간다.
희진이러면 안돼 하듯이 멈추지만 진헌이 부추겨 데리고 간다.
삼순멍하게 쳐다본다.
그러다 곧 성큼성큼 따라간다.
진헌과 희진이 안으로 들어간다.
곧 다가온 삼순의 앞에서 문이 닫힌다.
삼순거침없이 초인종을 누른다.
4. 
오피스텔
초인종 울리는 소리 들리면서.
진헌희진을 침대에 앉힌다.
진헌 좀 누워.
희진 (일어나며나 갈래.
진헌 (억지로 앉히며괜찮아.
희진 난 안괜찮아.
진헌 (단호하게누워있어잠깐 얘기 좀 하고 올게. (나간다)희진 (심란하다)
5. 
엘리베이터 앞
삼순
다시 초인종을 누르는데 문이 열리고 진헌이 나온다.
삼순 (무섭게 쏘아본다)
진헌 오해하지 마그럴만한 사정이 생겼어.
삼순 무슨 사정.
진헌 희진이가 좀 아파.
삼순 나도 아파지금 속이 너무 아파서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야.
진헌 (간절한진짜 아퍼.
삼순 (그 표정에 좀 누그러지는) ... 어디가 어떻게 아픈데심각한거야?
진헌 .... 아무 것도 못먹어.
삼순 ?
진헌 ... 거식증이야.
삼순 !... 그래서밤새 같이 있을려구?
진헌 아픈 사람을 어떻게 혼자 내버려둬.
삼순 헨리 있잖아의사도 아니면서 니가 왜 데리고 있어.
진헌 내일 보낼 거야.
삼순 난 싫어지금 보내.
진헌 (난감한)
삼순 왜보내기 싫어?
진헌 나 못 믿어?
삼순 !....
진헌 (뚫어지게 보는)
삼순 ... 널 못 믿는 게 아니라 너희들이 같이 보낸 시간을 못믿겠어차라리 셋이 같이 있어.
(
비밀번호 누른다. 4448. 삼순의 통장 비밀번호)
진헌 (그 손을 제어하며좀 이해해달라는 듯이삼순아.
삼순 (그 손 뿌리치고 문을 열고 들어간다)
진헌 (황망하게 따라들어가고)
6. 
오피스텔
삼순이 성큼 들어온다그 뒤로 진헌.
희진 (침대에 앉은 채)?!...
삼순 그 몸에 아무 것도 못 먹으면 어떻게 견딜려구내가 맛있는 거 해줄게요뭐 먹고 싶어요.
희진 (황당해서어떡해하듯 진헌을 보는)
진헌 삼순아오늘은 좀 무린 거 같다.
삼순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한 거에요뭐든 말만 해요내가 다 해줄게요.
희진 (난처한)
진헌 (말리듯삼순아.
희진 (얼른해주세요.
삼순 (놀란 듯 희진을 보는)
희진 맛있는 거 해주세요먹을게요.
진헌 !...
삼순 ...
희진 대신 내일 해주세요지금은 너무 늦었으니까.
삼순 좋아요내일 아침에 인나자마자 해줄게요그럴려면 나도 여기서 자야겠네나 소파에서
자면 되지
? (그리로 간다)
진헌 (황당하고)
희진 (마찬가지)
삼순 (소파에 앉으며나 이불 좀 줘.
진헌 (소파 쪽으로 나온다참 난감하게 본다) ....
삼순 이불 달라고.
진헌 (너 왜 이래 하듯 보는) ...
삼순 (외면하는) ...
희진 (E) 내가 갈게요.
진헌과 삼순이 쳐다본다.
희진 (단호한내가 갈게요안그래도 갈려 그랬어요.
삼순 !...
진헌 !...
희진 (진헌에게갈게나오지 마. (현관으로)
삼순 (당황한 듯 얼른 일어나며가지 마요.
희진 (멈칫)
삼순 왜요나랑 한지붕 밑에 있기 싫어요?
희진 (돌아보지는 않고) ... 불편해요.
삼순 ... 정 못있겠어요?
희진 ... .
삼순 (진헌을 본다)
진헌 (이해해달라는 듯한 눈빛)
삼순 ... 그럼.. 내가 갈게요.
희진 (돌아보는) !...
진헌 !...
삼순 (진헌에게나 갈게... 잘 보살펴줘.
삼순말릴 새도 없이 모질게 마음 먹고 나간다.
진헌현관까지 쫓아가다가 멈추고.
희진황망하다.
7. 
삼순 뜰 (동 밤)
대문 열고 들어오는 삼순.
개집 안에 있던 진돗개가 뛰쳐나오며 왈 한 번 짓더니 멈추고는 꾈를 흔든다.
삼순터덜터덜 개집 앞으로 와 쭈그리고 앉는다.
삼순 짜식 영리하긴이제 내가 주인 같냐? ... 야 오천만원넌 연애 해봤냐해봤어 안해봤어. ....
연애 한번 하기가 왜 이렇게 힘이 드냐넌 연애 하지 마라그거 골치 아프다연애하지 말고
집 잘 지키고 주인이나 잘 모셔
알았어?
그때 핸드폰 울린다삼순발신자 확인한다.
액정에 <울 헌이>
삼순 (받는다.
8. 
오피스텔 화장실
진헌 잘 들어갔어
?
삼순 (시큰둥.
진헌 뭐 타고 갔어.
삼순 (퉁명버스가 끊겨서 택시 타고 왔다 왜.
진헌 다음부턴 모범 타위험해.
삼순 (뾰루퉁-
진헌 삼순아.
삼순 어.
진헌 고마워.
삼순 ... 뭐가.
진헌 그냥 다...
삼순 치말로만.
진헌 (핸드폰에 쪽 뽀뽀한다)
삼순 (놀라는)
진헌 잘 자.
삼순 (아직도 뾰루퉁해서몰라잘 자든가 말든가 끊어.
그래도 씨익 웃으며 핸드폰 덮는 삼순.
다시 진돗개를 보며.
삼순 너도 빨리 연애해연애가 얼마나 좋은 건 줄 알어쯧쯧.. 너도 보니까 오래 굶은 얼굴이다.
쫌만 기다려라니가 좀더 성숙해지면 내가 짝을 한번 찾아보마잘 자오천만원. (기분좋게
들어간다
)
9. 
오피스텔(동 밤)
소파에서 자고 있는 진헌.
옆에 서서 말끄러미 내려다보는 희진잠시 애틋하게 보다가 돌아선다.
잠 자는 진헌의 모습 위로 현관문이 여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화면 어두워진다.
F.O
10. 
삼순네 주방 (새벽 F.I)
끓고 있는 들깨죽을 젓는 삼순불을 줄이고 이미 꺼내놓은 커다란 김치통을 열고 조그만
김치통에 몇포기를 담는다
.
봉숙 (E) 너 뭐해?
삼순 (깜짝 놀라는옴마야~
봉숙 도둑질하니뭘 그렇게 놀래.
삼순 으 인기척 좀 하지.
봉숙 (늘어놓은 걸 보고는김치는 왜. (냄비에 뭔가 끓는 걸 보고는 다가가며저건 또 뭐야?
(
보고는죽이잖아.
삼순 (난감저기... 누가 좀 아프다 그래서.
봉숙 누구헌이가 아프데?
삼순 어...
봉숙 그럼 진작 얘길 하지세상에 우리 헌이가 왜 아플까감기몸살이야?
삼순 어..
봉숙 (죽을 맛보는맛이 이게 뭐야너무 묽잖아진작 얘기 했으면 내가 끓이는 건데..
삼순 (기분 좋아서 히죽 웃는다)
봉숙 (죽 저으며 덤덤하게너 애 들어섰다는 거 거짓말이지?
삼순 !!!
봉숙 내가 너희들 가졌을 땐 김치 냄새도 못맡았어.
삼순 (아 맞어눈치 본다)
봉숙 더 나이들기 전에 치울려고 속아주는 거야.
삼순 (씨익 웃으며미안해 엄마.
봉숙 (근심스런그래도 걱정이다만만찮은 집안인데 주제넘게 그런 집에 시집 보내서 셋째딸
맘고생 시킨다고 아버지한테 야단맞는 거 아닐까 모르겠다
.
삼순 (미안해진다) ... 잘할게 엄마.
11. 
오피스텔
문 열어주는 진헌
.
삼순이 꽤 큰 보자기를 품에 안고 서 있다.
삼순 너무 일찍 왔나죽 쒀왔는데.
진헌 (피식 웃으며들어와.
진헌과 삼순이 들어온다.
삼순식탁이 보자기를 내려놓는다.
삼순 (낮게희진씬 아직 자?
진헌 갔어.
삼순 언제?
진헌 일어나보니까 안보이더라새벽에 몰래 간 거 같애.
삼순 !... 어제 내가 그래서 맘 상했나?
진헌 나랑 같이 있는 것도 편하진 않겠지.
삼순 (잠깐 생각하다가집이 어디야주소 좀 알려줘.
진헌 갈려구?
삼순 죽 쒀왔다니까?
진헌 가지 마불편해하잖아.
삼순 아렁그래두 마음 불편한 건 둘째고 일단 몸부터 추슬러야 될 거 아냐.
진헌 (난감한) ...
삼순 나 못믿어?
진헌 (못 말린다는 듯 웃는다)
12. 
희진 거실주방(동 아침)
소파에 늘어져 있는 희진.
(E) 
초인종 소리
희진
개의치 않고 그냥 늘어져 있다.
(E) 
초인종 쇨
희진
귀찮다는 듯 겨우 일어나 인터폰을 누른다.
인터폰으로 보이는 삼순의 얼굴.
놀라는 희진.
삼순 (E) 희진씨 나에요.
희진 !... 왠일이세요?
삼순 (E) 문 좀 열어줘요죽만 주고 갈게요.
희진 죽이요?
삼순 (E) 내가 아침에 맛있는 거 해주기로 했잖아요죽 좀 쒀왔어요.
희진 (어이가 없다) ... 미안한데나 아무 생각 없거든요?
삼순 (E) 그러지 말고 좀 열어봐요문 밖에 이렇게 세워놓고 예의가 아니죠.
희진너무나 피곤하다는 표정으로 마지못해 현관문을 열어준다.
삼순이 보자기를 들고 서 있다.
삼순 (희진의 표정이 거슬려서나도 좋아서 이러는 거 아니니까 너무 그러지 마요. (들어와 신발
벗으며
주방이 어디에요?
삼순두리번거리며 알아서 주방으로 간다.
희진이 따라들어온다.
삼순식탁에 보자기를 놓고 푼다.
죽이 들은 보온병과 김치통과 고추장된장이 들은 유리병들이 나온다.
희진이게 다 뭐야황당하고.
삼순 우리 엄마가 김치랑 장을 잘 담궈요친구가 아프다니까 이것저것 싸주시더라구요뒀다가
두고두고 먹어요
. (김치통을 들고 냉장고문을 열다가세상에!
희진 (보는)
삼순 이게 뭐야 이게텅텅 비었잖아밥도 안해먹어요?
희진 (참 귀찮은 여자다)
삼순 (김치통이랑 장들을 넣으며하여튼 이쁜 것들은 냉장고도 텅텅 비어있다니까이슬만
먹고 사나
?
희진 죽은 나중에 먹을게요그만 돌아가주세요.
삼순 먹는 거 보고 갈게요.
희진 나중에 먹는다구요.
삼순 먹는 거 보구요.
희진 (불끈 화가 난다김삼순씨누구 놀려요 지금?
삼순 내가 왜요?
희진 입장 바꿔 생각해보세요지금 내 마음이 편하겠어요?
삼순 누군 뭐 편한 줄 알아요희진씨 아프면 나도 아파요그러니까 나 보는 앞에서 먹어요.
(
씽크대로 간다)
희진 ?...
삼순 (씽크대에서 그릇이랑 숫가락을 찾으며그래도 숟가락은 있네. (식탁으로 와 보온병의
죽을 덜어낸다
)
희진 (내내 기막하게 쳐다본다)
삼순 (자리에 앉으며뭐해요와서 안먹구.
희진 안 먹어요그만 가세요.
삼순 딱 열숟가락만 먹으면 갈게요.
희진 가세요.
삼순 다섯숟가락.
희진 가라구요.
삼순 그럼 한숟가락.
희진죽그릇과 보온병을 들고 씽크대로 간다죽그릇의 죽을 씽크대에 부어버리고 물을 틀어
흘려보낸다
.
삼순 (헉 놀라 달려들며그걸 왜 버려!
희진 (아랑곳없이 보온병의 것마저 버리려고 뚜껑을 연다)
삼순 (보온병을 확 뺏어 옆에 두고야 너 미쳤어?! 음식을 왜 버려.
희진 셋 셀 동안 나가요하나.
삼순 안먹으면 너만 손해지안먹긴 왜 안먹어.
희진 둘.
삼순 그깟 남자가 대수야몸보다 더 중요해?
희진 셋.
삼순 뭐거식증아프리카 가서 쫄쫄 굶어봐야 정신 차리지.
희진 (삼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삼순의 머리를 확 움켜쥐고 끌고 나간다셋 셀동안 나가라
그랬지
.
삼순 (비명 지르며 끌려나가는이게 정말? (얼른 희진의 머리채를 움켜쥐며그래 니가 이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
두 여자서로의 머리채를 잡고 유치한 몸싸움을 한다.
희진 꼴도 보기 싫으니까 가란말야.
삼순 나도 너 꼴 보기 싫어 이년아.
희진 가란 말야!
삼순 먹기 전엔 못가!
희진 먹든 말든 당신이 무슨 상관이야빨리 안가?
삼순 미안해서 그런다 왜누군 마냥 좋은 줄 알어?
헨리 (E) 희진소피!
두 여자머리를 잡은 채 쳐다본다.
헨리가 (링거병이 든 봉지를 들고기막힌 채 보고 있다.
희진과 삼순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을 놓는다.
그러나 씩씩거리며 서로 노려보는.
13. 
홀 (동 오전)
부지런히 다니며 이것저것 체크중인 진헌.
영자가 수첩을 들고 졸졸 쫓아다닌다.
진헌 음악을 전체적으로 바꿨으면 좋겠어요유선없자 한번 알아보세요.
영자 (적으며네 사장님.
진헌 전에 식기 보충한다더니 그건 어떻게 됐어요?
영자 이번 토요일에 들어옵니다 사장님.
진헌 에어컨은 점검했죠?
영자 네어제 다 마쳤습니다 사장님.
진헌 제습문제는요.
영자 오후에 업자가 오기로 했습니다 사장님.
진헌 (멈춰 돌아본다장캡틴.
영자 (너무 가까이 붙어 따라오는 바람에 부딪힐 뻔하고는사장님.
진헌 저 사장인 거 아니까 말끝마다 안붙여도 됩니다.
영자 네 사장님. (했다가 어머 실수베시시 웃는다)
진헌 (다시 가며여직원들 뭐 불편한 거 없습니까?
영자 불편하긴요사장님만 계시면 (하다가 앗 또 실수!) 불편한 거 없습니다 사장님.
마주오던 오지배인이 파일드을 건넨다.
오지배인 식품창고 재고 정리한 거하고 이사(2/4)분기 매출실적이에요.
진헌 (받으며감사합니다. (훑으며 가고)
진헌과 몇발짝 비켜서 인혜가 밀가루 푸대를 들고 낑낑거리며 온다.
갑자기 나타난 털보가 밀가루푸대를 덥석 뺏어간다.
인혜놀라 쳐다보다가 따라간다.
14. 
베이커리실
파견나온 파티쉐가 바쁘게 일하고 있고
털보가 들어와 밀가루 푸대를 내려놓는다
.
인혜가 의아한 얼굴로 따라들어오자 얼른 주먹을 내민다.
인혜 왜요?
털보인혜의 손을 덥석 잡아 손바닥에 무언가를 쥐어주고 냉큼 달아난다.
인혜가 손을 펴보며 예쁜 머리핀.
인혜 ?!...
뒤늦게 의미를 알아채는 인혜아 싫다온갖 상을 찌푸리며 으진저리를 친다.
15. 
사장실
진헌
방금 받은 화일들을 꼼꼼히 보고 있다.
누군가 책상을 톡톡 친다고개 들고 보면.
현무 (괜히 주위를 둘러보고는 소근댄다내가 전도사로 임명했는데 왜 하는 일이 아무 것도
없어
.
진헌 (피식 웃으며그게 누가 작정한다고 되는 일입니까?
현무 (팍 인상 쓰며작정해서 안되는 일이 어딨어현사장은 비결이 뭐야.
진헌 비결이요?
현무 삼순씨랑 잘 되는 비결 말야똑같은 싸움닭들인데 왜 현사장만 잘 되냔 말야.
진헌 (비싯 웃으며비결이라... 하나 있긴 한데.
현무 뭐야빨리 말해.
진헌 맨입으로요?
16. 
희진 거실
옷걸이에 걸어놓은 링거에서 수액이 떨어진다
.
그 선을 따라가면 희진의 팔에 주사바늘이 꽂혀있고희진은 소파에 드러누워 기가 막힌 표정으로
보고 있다
.
삼순이 헨리에게 화투패를 설명하는 중이다.
삼순 (풍 들고이건 텐이야우리말로 십단풍이라고도 하지어쨌든 십만 외워!
헨리 십!
삼순 오케이. (오동 들고이건 음.. 일레븐우리말로 십일.
헨리 십일.
삼순 좋아 좋아 통과. (비 들고이건 트웰브십이.
헨리 십이.
삼순 이건 아주아주 중요한 거니까 잘 봐둬이 비는 말야때에 따라서는 아주 좋은 거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제일 먼저 버려야 되는 거야
비풍초똥팔삼따라해봐팔로우미비풍초똥팔삼.
헨리 (어설픈대로비풍초똥팔삼
삼순 그래 그거야
베리베리 임포턴트오케이?
헨리 (잘 모르겠지만 끄떡이는)
희진두 사람 하는 양이 어이가 없다.
삼순 (비를 잡은 김에 오광을 주욱 늘어놓으며또 중요한 건 이거야오광파이브 스타아니,
파이브 썬인가어쨌든 이거 잘봐여기 달 떴지(MOON) 말야이것만 나오면 기냥 먹어야 돼.
(
일광 보여주며이 그림은 뭐라 그랬지일이삼사오?
헨리 일!
삼순 그래일이야일에 달 떴으니까 일광이야따라해봐일광!
헨리 일광!
삼순 좋아좋아. (다음 걸 계속 보여주며이건 삼광이건 팔광이건 똥광그리고 이건 비광.
헨리 (뭔가 중요한 건가 보다 유심히 보는)
삼순 특히 이 똥광보기만 해도 배부르지 않냐이건 예술이야 예술.
희진체념하고 머리를 기댄다정말 못 말리는 여자다.
시간 경과)
삼순이 패를 내고 먹는다. (점에 백원 내기 하느라 천원짜리와 백원짜리가 깔려있다삼순 쪽이
훨씬 많다
)
헨리패를 내놓고 고심한다바닥에 같은 무늬 두장이 깔려있다.
삼순 (어떡하나 가자미 눈으로 보는)
희진 (소파에 누운 채 자기도 모르게 판구경을 하고 있다)
헨리 (오짜리를 들고 간다)
삼순 (오호 속는구나!) 그렇지그렇게 무늬가 같은 걸 가져가는 거야유어 헤드 베리 굿!
희진 안돼그거 먹지 마그 옆에 있는 거 가져가.
헨리 (옆에 십짜리를 들어보이며이거?
희진 어그건 십짜리고 아까 그건 오짜리야수가 더 큰게 좋은 거야.
삼순 (째리며왜 참견해요?
희진 치사하게 그런 것도 안가르쳐줘요?
삼순 몸으로 부딪히면서 배워야 자기 게 되죠아프다면서 참견할 힘은 있나부지?
희진 (찌푸리더니 팔뚝에서 주사바늘을 뺀다)
삼순 (덤비려나?)
헨리 안돼아직 많이 남았어.
희진 (헨리 옆에 내려앉으며우리 둘이 편 먹고 할게요.
삼순 어머이런 법이 어딨어요둘이 덤비면 난 어떡하라구요?
희진 헨린 초보잖아요판 다시 돌려요.
희진삼순과 헨리의 손에서 패를 뺏어가 마구 섞는다.
삼순 어머머 웃겨 정말죽도 안먹으면서 패 돌릴 힘은 어디 있대?
17. 
입점할 점포
아직 주방기구들이 들어오지 않아 텅 빈 실내에 조그만 테이블 하나 놓여있고 이영이 중개인과
마중앉아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있다
.
이영 (돈봉투 내밀며보증금이에요확인해보세요. (중개인이 액수를 확인하는 동안 핸드폰
버튼 누르며
이 기집애는 어디서 뭘 하고 있는거야.
18. 
희진 거실
희진 
(패를 센다오광에 고도리열끗 다섯장홍단 구사에 오끗자리 일곱장피 열일곱장.
(
재빨리 머릿속으로 셈하는)
삼순 (어이가 없다핸드폰 울리지만 아랑곳없다)
희진 XX 점에 쓰리고에 흔들고 광박이니까 곱하기 해서 XXX , XXXX 원이에요.
삼순 (인상 팍 찌그러지고 열도 확 오르고아니 요즘 의대에서는 고스톱만 가르쳐요?
희진 전화나 받으세요.
삼순 (마지못해 발신자 확인하며 받는다.
이영 (F) 너 오늘 가게 계약하기로 해놓고 어디서 뭘 하는 거야?
삼순 (눈에 뵈는 게 없다끊어! (핸드폰을 던지듯이 하고는 패 섞으며좋아할려면 제대로 해.
첫뻑 첫따닥 총통 비고도리 멍텅구리 다해 다!
희진 돈부터 주세요.
삼순 !... 아 진짜 정말누가 떼먹냐? (지갑을 열다가 헉)
빈 지갑을 탈탈 털어보는 삼순.
19. 
희진 아파트 앞 (동 오후)
터덜터덜 걸어나오는 삼순아무래도 억울하고 분해서 돌아보며.
삼순 아죽 쒀서 개줬네 정말. (손에 들린 만원짜리 보며개평놀고들 있네저것들
부부도박단 아니야
확 신고할까부다 에이! (터덜터덜 간다)
20. 
희진 거실
희진
지친 듯 소파에 늘어져 있다.
헨리너무나 진지한 얼굴로 패를 맞추며 복습하고 있다.
희진 (물끄러미 보다가재밌어?
헨리 응. (구쌍피를 들어보이며이게 뭐라고?
희진 (우리말구쌍피.
헨리 (우리말로 중얼중얼구쌍피.. 구쌍피..
희진 ''는 nine 이라는 뜻이고, ''은 double 이라는 뜻이야.
헨리 (끄떡끄떡.. 근데 왜 이건 십이 됐다 피가 됐다 그러는 거야?
희진 글쎄... (일어나 앉으며처음 그 놀이를 만든 사람들이 그렇게 약속했겠지.
헨리 우문협답. (하며 눈부시게 웃는다)
희진 (그 표정에 비시시 웃고만다)
헨리 너 나한테 거짓말 한 거 있지.
희진 거짓말내가 언제?
헨리 있는 거 같은데?
희진 무슨 소릴 하는 거야.
헨리 음.. 아주 가끔 말야... 날 보면서 가슴이 두근거린 적 있었지.
희진 !...
헨리 응?
희진 (피식 웃으며난 또 뭐라구아니야.
헨리 정말?
희진 (머뭇거리다가정말.
헨리 뭐 그럼 할 수 없고. (하며 패를 맞춘다)
희진 (순간 표정이 굳는다그의 말이 가시처럼 박힌다)
헨리 (패 맞추며 담담하게다른 사람들 시계는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데 니 시계만 멈춰 있는
거 알어
?
희진 !...
헨리 (보며배터리 갈아줄까골라봐수은전지니켈전지카드뮴전지. (박자 맞추며 우리말)
골라아골라~
희진 (못 말린다는 듯 웃으며 쿠션을 던진다)
헨리 (받아내며나이스샷!
희진 (웃고 만다) ... 헨리?
헨리 응
희진 나
미국으로 돌아갈래.
헨리 ?!...
희진 엄마아빠한테 갈래.
헨리 학교는 어떡하구.
희진 학교는 거기서 다닐래편입하면 되잖아.
헨리 ?!... 아주 떠나는 거야?
희진 왜싫어내가 귀찮게 할까봐?
헨리 학교 졸업하면 우리 병원으로 와수제자로 키워줄게.
희진 (훗 웃고만다)
21. 
거리차 안 (동 밤)
현무가 와인상점에서 와인을 들고 나온다동승석에 올라 완인을 들이대며
현무 이거면 되지
?
진헌 (빙긋.
현무 빨리 말해비결이 뭐야.
22. 
다른 거리차 안
진헌
팬시점에서 방금 산 꿀꿀이를 들고 와 운전석에 오른다현무에게 건넨다.
현무 뭐야 이거개야 돼지야근데 이걸 나 가지라고?
진헌 비결이 궁금하다면서요.
현무 이게 비결이야이거 선물하면 돼?
진헌 네.
현무 하 나참아니 이걸 준다고 쳐. (어이없는 웃음야 내가 이 나이에 이걸 어떻게 들고 다녀.
진헌 옆구리에 끼고 가세요.
현무 너 지금 장난 치냐비결이란 게 겨우 이따위 인형이야?
진헌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거머리같은 놈이에요.
현무 누굴 무는데여자를 무냐?
진헌 그 녀석이 알아서 할 거에요술은 좋아하시니까 됐고아 노래연습 좀 해두세요이왕이면
뽕짝으로
울릉도 트위스트만 빼구요.
현무 이 짜식이 정말 장난 치나.
진헌 다 깊은 뜻이 있습니다나중에 아시게 될 거에요. (핸드폰 울리자 확인하며 받는다.
헨즈프리 말고나야. (옆에서 현무는 이까짓게 뭔데꿀꿀이를 요리조기 살피는)
23. 
희진 거실주방
희진 할 얘기가 있어
잠깐만 와줘.
진헌 (F) 알았어지금 갈게.
희진전화 끊고는 주방으로 간다.
냉장고에서 우유 한팩을 꺼내는 희진.
식탁으로 와 우유를 까다가 문득 보온통을 발견한다.
전자레인지가 땡소리를 낸다.
희진뎁힌 죽을 꺼내 식탁으로 와 앉는다.
한숟갈 입에 넣어본다나쁘지 않다삼킨다.
두숟가락째는 더 쉽게 먹는다.
맛있네하는 표정.
보통 사람처럼 죽을 먹는 희진점점 더 맛있게 먹는다.
24. 희진 아파트 앞차 안 (동 밤)
진헌 (놀라서 돌아보는)
희진 미국으로 돌아간다구.
진헌 !...
희진 엄마아빠 옆에 있을래더 이상 여기 있는다는게 의미가 없어졌어.
진헌 (미안한) ...
희진 그래서 말인데... 부탁이 있어.
진헌 말해.
희진 (망설이다가 굳게 마음 먹은 듯 단호하게나 좀 데려다 줘.
진헌 (무슨 뜻인지 몰라) ?...
희진 미국까지 데려다 달라고.
진헌 ?!...
희진 혼자 들어가기 힘들어데려다줘.
진헌 ?!...
희진 (마른침을 삼킨다)
진헌 (고심하는) ...
희진 생각해야 되니?
진헌 ... 그래데려다줄게.
희진 (생각보다 빨리 대답이 나오자 놀라는이유는 안물어봐?
진헌 (주저없이됐어언제 갈건데.
희진 집하고 차는 외삼촌이 알아서 처분해주실거야너만 시간되면 언제든지.
진헌 그래.
희진 (좀 미안한) ... 마지막이잖아.
진헌 (같은 마음이다) ... 알어.
25. 
종로구청 앞 ()
스카프를 뒤집어쓰고 선글라스로 위장한 삼순이 다다다 다가와 은폐물 뒤에 숨는다.
깍두기가 여전히 구청 정문을 지키고 있다.
삼순고개를 설레설레 젓더니 돌아선다.
구청 후문삼순이리저리 살피며 후문으로 들어서는데 또 누가 막아선다.
깍두기 가 삼순의 가방을 뺏으려 한다.
삼순뺏기지 않으려 두들겨패고 발로 차고 실랑이를 하다가 가방을 빼앗아 도망을 간다.
후문택배트럭이 문을 통과한다.
삼순트럭에 몸을 숨겨 딱 트럭 속도만큼 쫓아간다.
마당까지 들어온 삼순심호흡을 하며 돌아본다.
깍두기 가 아무것도 모른 채 앞만 보고 있다.
삼순메롱 하고는 룰루랄라 현관으로 간다.
26. 종로구청 호적과
개명허가서를 들고 당당하게 호적과 창구로 오는 삼순
.
그러나 곧 막아서는 깍두기 3.
삼순의 손에 개명허가서를 뺏어서 박박 찢어버린다.
!!! 입을 딱 벌리는 삼순.
27. 
사장실 (동 오전)
벌컥 문 열고 들어오는 삼순.
삼순 야너 정말 이럴래치사하게 깍두기를 동원할 거야 진짜이러다 경찰에 신고하는 수가
있어
? (하다가 멈칫)
자리가 비어있자 얼른 나가는 삼순.
28. 
호텔 커피숍()
진헌과 채리가 마주 앉아있다.
진헌 (귀찮다빨리 용건이나 말해들어가봐야 돼.
채리 좀만 기다려곧 올거니까
진헌 누가 와?
채리 내 탓 하지 마난 그냥 오빠 어머니가 부탁해서 심부름한 거니까.
진헌 심부름나사장이?
채리 맞선이라고 얘기하면 안나올 게 뻔하니까 나더러 대신 불러달라고 하시더라?
진헌 (어이가 없다) !...
채리 그러게 말 좀 잘 듣지나까지 이게 뭐냐 기분 나쁘게.
진헌 난 싫으니까 니가 대신 봐. (하며 일어나는데)
채리 (얼른 붙잡으며오빠 그냥 가면 내가 곤란하단 말야맞선 볼 여자도 내가 잘 아는 언니구.
(
저쪽 보고는저기 온다언니!
진헌 (아후마지못해 자리에 앉는다)
선한 인상의 맞선녀가 다가온다.
채리 (옆에 앉히며여기 앉어 언니우리 되게 오랜만이다그치.
진헌 (안보고 짜증스런 표정)
채리 오빠 뭐해인사 안하고.
진헌 (건성으로현삼식, (당황아니 현진헌입니다.
맞선녀 (상냥하게이서영이에요.
채리 오빠 어때서영언니 이쁘지뭐 나보다야 못하지만.
곱게 흘기는 맞선녀와 채리의 킥킥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못마땅해하는 진헌의 표정.
29. 보나뻬띠 현관
인혜와 함께 나오는 삼순
.
삼순 뭐머리핀기방이가?
인혜 야아까는 영화보러 가자고도 하던디그게 무슨 뜻이여요?
삼순 뭐긴니가 좋다는 뜻이지.
인혜 (인상 우그러진다난 싫은디키도 작구못 생기구털도 많고.
삼순 그 놈이 한참 겸손하게 생기긴 했지그치만 인혜야흘러간 청춘은 나중에 울고불고
잡아봐야 소용 없다
한살이라도 어릴 때 이 놈 저 놈 많이 만나봐야 남자 보는 눈도 생기고
바람둥이도 안만나고 그러지
.
인혜 그려도 싫은디...
삼순 차암 걱정도 팔자다그럼 안 사귀면 되지가서 싫다그래. (그때 핸드폰 울리자잠깐만.
(
확인하며 받는다왠일이냐 니가?
30. 
호텔 로비보나뻬띠 현관
채리 
(걸어오며재밌는 소식 알려줄려구.
삼순 그래그럼 한번 들어보자니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비명소리도 재밌더라뭔데.
채리 진헌오빠 선 본다?
삼순 ?!...
채리 둘이 다시 사귄다며그런데 어떡하냐오빠 어머님이 그렇게 언니를 싫어하신다며?
삼순 어디서 보는 지 알어?
채리 오늘 상대는 나도 잘 아는 언닌데 좀 샘은 나지만 참기로 했어워낙 괜찮거든.
삼순 어디서 보는지 아냐구.
채리 이번엔 진짜 식품업하는 집안의 외동딸이야유학도 갖다오고 지금은 화랑을 운영하고
있지
.
삼순 (버럭거기가 어디냐구 이 기집애야!
31. 
호텔 커피숍
씩씩거리며 들어오는 삼순
주위를 휘 둘러본다저기 있다!
진헌과 맞선녀죽이 잘 맞아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무언가 얘기를 하며 크게 웃기까지 한다.
저 자식이눈에 불을 켜고 다가가는 삼순.
당장이라도 두 년놈들을 패대기칠 기세다.
진헌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근데 그것보단 더 좋은 방법이 있는데.
맞선녀 뭔데요?
삼순 (E) 야 삼식아.
진헌 (돌아보며 놀란다)
맞선녀 (역시 놀란다)
삼순 너 뭐야나더러는 다른 남자 만나지 마라 선도 보지 마라 그래놓고 몰래 뒤통수를 쳐?
진헌 (피식 웃더니 아가씨에게바로 이 여잡니다.
맞선녀 (미소 띄우며...
삼순 ??? 너 또 무슨 수작이야빨리 안인나?
진헌 잠깐 앉어더운데 에어컨 바람이나 쐬고 가자.
삼순 (이런 망할너 왜 또 염장 지르고 그래!
진헌 아.. 이런데서 그렇게 소릴 지르면 어떡해.
맞선녀 (웃음 참으며듣던대로 시원시원하시네요.
삼순 (이씨진헌이 했던 것처럼 손을 잡아끌며너 빨리 인나빨리 안인나오늘 산부인과
정기검진 받으러 가는 날이잖아
!
맞선녀 (놀란다)
진헌 바로 이 방법입니다이게 제대로 먹히거든요.
삼순 (무슨 소리지어리둥절) ???
진헌 저는 곧 정식으로 인사시킬 생각인데 그쪽도 잘 됐으면 좋겠네요.
맞선녀 네서로 잘 됐으면 좋겠어요.
진헌 전 그럼 이만 일어나겠습니다안그럼 맞아죽거든요.
맞선녀 네안녕히 가세요.
진헌일어나 아직도 어리둥절해하는 삼순을 끌고 나온다.
삼순 너 뭐야저 여자한테 내 흉 봤지둘이 무슨 짓을 한거야.
진헌 교양이 없으면 눈치라도 빠르든가아 빨리 나와.
삼순 (어리둥절해하며 끌려가는)
32. 
호텔 로비
진헌이 삼순을 끌고 나온다
.
삼순 그럼 그렇다고 진작에 얘길 하지이게 무슨 망신이냐?
진헌 말할 기회를 줘야지무슨 여자가 그렇게 성질이 급해.
삼순 으이 씨... 챙피해죽겠네.
진헌 오오 천하의 김삼순이 챙피할 일도 있습니까?
삼순 벼룩도 낯짝이 있는데 그럼 내가 벼룩만도 못한 인간이냐?
진헌 (픽 웃으며내일 미주랑 놀라가자.
삼순 내일?
33. 
코엑스 아쿠아리움(다음 날)
수족관 터널 속으로 진기한 물고기들이 떠다닌다.
진헌(즉석카메라를 든)과 미주와 삼순셋이 손잡고 물고기들을 구경하며 온다.
미주가 몹시 좋아한다.
생물체를 직접 만질 수 있는 코너.
미주가 물고기를 만지다가 깜짝 놀라고.
삼순은 마구 장난 치고진헌은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식인 물고기 피라냐에 먹이주는 시간.
대구전어냉동닭들이 수족관 속으로 들어간다피라나들이 덤벼든다.
진헌이 못보게 미주의 눈을 가린다.
길쭉하고 괴기스럽게 생긴 곰치 수족관.
아쿠아리스트가 직접 들어가 먹이를 준다.
좋아라하는 미주.
곰치나 아주 못생긴 물고기 앞에서 포즈 잡는 세사람.
누군가가 사진을 찍어준다찰칵!
34. 
샌드위치 까페
진헌이 미주의 샌드위치에서 양파를 빼낸다
.
삼순 얘 양파 안먹어?
진헌 어.
삼순 양파가 몸에 얼마나 좋은건데미주 양파 안먹으면 키 안 커.
미주 (헤 웃는다)
삼순 미주야너 이제 나를 어떻게 불러야 된다 그랬지?
미주 (똘망똘망 쳐다보는)
삼순 아까 가르쳐줬잖아작은 엄마.
미주 (웃는다)
삼순 따라해봐작은 엄마.
미주 (웃는다)
삼순 그게 어려우면 줄여서 큰엄마 할까?
진헌 (어유웃고만다)
삼순 너 작은 엄마 안할거면 양파 먹어야 돼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작은엄마 할래 양파 먹을래.
미주 (울상으로 고개 젖는다)
진헌 놔둬애 울리겠다.
35. 
오피스텔 (동 밤)
냉장고에서 치즈를 꺼내는 진헌.
냉장고문이 닫히며 거기 붙어있는 아까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
진헌와인과 안주를 챙긴다.
삼순 (E) "사라졌어." 모모는 난생 처음 그 말의 의미를 온몸으로 느꼈다.
진헌두 여자를 사랑스럽게 쳐다본다.
삼순과 미주가 나란히 소파에 앉아있다삼순이 모모를 읽어주는 중이다. (P. 256)
삼순 전에 없이 가슴이 무거워졌다모모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중얼거렸다. "하지만난난 아직
여기 있는데
..."
꿀꿀이를 안은 미주의 눈에 가물가물 졸음이 가득하다.
삼순 모모는 차라리 소리내어 울고 싶었지만 울 수가 없었다조금 뒤에 거북이 맨발을 건드리는
것이 느껴졌다
. "나는 네 곁에 있잖니!" 거북 등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모모는 웃으면서
씩씩하게 말했다
.
완전히 감기는 미주의 얼굴 위로.
삼순 (E) "그래 카시오페이아네가 있구나정말 기뻐이리 와이제 자야지."
꿈결 속으로 빠져드는 미주.
36. 
아쿠아리움()
수족관 터널 속아무도 없이 물고기만 유영을 하는 그곳에서 미주가 길을 잃은 듯 두리번거린다.
신비한 분위기... 미주가 무언가를 발견한 듯 놀란다.
미주 (?)
거북이 느릿느릿 기어가고 있다.
미주자연스럽게 거북을 따라간다.
모퉁이를 돌고,
거북이 멈춘다미주도 멈춘다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온다.
만화영화의 재밌는 캐릭터의 아저씨 목소리.
목소리 모모?
미주 (누구지두리번거린다)
목소리 모모
미주 
(드디어 찾아낸다?)
저만치 앞에 꿀꿀이가 의자에 앉아있다손에는 지팡이가 들려있고세련된 안경까지 썼다.
미주 (갸웃거리며 다가온다누구지?)
목소리 나야시간초의 박사세쿤두스 미누티우스 호라 박사.
미주 (감탄한다)
목소리 오느라고 힘들었지아이스크림 줄까?
미주 (아니라고 고개 젓더니 아이답게 히웃으며 꿀꿀이의 콧구멍을 콕 찔러보기도 하고 안경을
만져본다
)
목소리 (당황한아니 이런그만 그만!
미주 (그만 둔다)
목소리 (다시 점잖게! ... 모모?
미주 (보는)
목소리 내가 널 무른 건 다름이 아니라...
미주 ?...
목소리 이건 아주 중요한 문제야그러니까 잘 들어.
미주 ?..
목소리 흠... 등 좀 긁어주렴등이 너무 가려워.
미주 (갸웃) ?..
목소리 (수다스럽게등 좀 긁어달라구사흘 째 얼마나 가려운 줄 알어빨리 빨리.
미주 (천연덕스럽게 뒤로 돌아가 등을 긁어준다)
목소리 고마워 모모카시오페이아이제 모모를 집에 데려다주렴.
거북이 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모모아쉬운 듯 꿀꿀이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떠난다.
목소리 안녕 모모안녕~
37. 
오피스텔(동 밤)
침대 속에서 꿀꿀이를 안고 자는 미주미소가 감돈다.
소파 위에 나란히 앉아 와인을 마시는 진헌과 삼순.
삼순 일주일이나어딜 가는데?
진헌 (망설이는) ...
삼순 또 출장 가제주도?
진헌 아니.
삼순 그럼 어디.
진헌 미국에 잠깐 다녀올 일이 생겼어.
삼순 ?!... 미국엔 왜?
진헌 (말 꺼내기가 좀 어렵다)
삼순 뭔데에.
진헌 희진이 데려다주러.
삼순 ?!...
진헌 희진이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대부모님 거기 계시니까같이 동행해서 데려다주고
안정하는 거 보고
그러면 일주일쯤 걸릴 거 같애.
삼순 (표정 굳으며 들고 있던 맥주를 내려놓는다)
진헌 (예상은 했지만 긴장되는)
삼순 헨리는헨리랑 같이 들어가면 되잖아.
진헌 헨리도 들어가고.
삼순 근데 왜 니가 따라가야 돼?
진헌 친구끼리 그 정도는 할 수 있잖아.
삼순 친구너희둘이 친구였니?
진헌 애 깨겠다.
삼순 싫어가지마난 못보내.
진헌 삼순아.
삼순 희진씨 그렇게 안봤는데 이상한 사람이네도대체 왜 그런데이유가 뭔데.
진헌 ... 마지막이잖아.
삼순 마지막을 그 먼데까지 가서 장식해너희들 경화 찍니?
진헌 그냥 그렇게 해주고 싶어.
삼순 !... 첫사랑이라 차마 잊을 수가 없어서눈에 자꾸 밟히니애틋해 죽겠어?
진헌 (심사가 꼬이기 시작하고 어조고 강해진다비꼬지 마.
삼순 아님 동정심이야오오 너 참 착하다동정심이 넘쳐 흐르는구나 아주.
진헌 비꼬지 말라구.
삼순 이럴거면 뭐하러 끝내 그냥 계속 가지.
진헌 (벌떡 일어나며지금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
삼순 (일어나며나도 참을만큼 참았어얼마나 더 참아야 되는데?
진헌 정말 실망이다난 니가 이해해줄 줄 알았어.
삼순 나도 실망이야정 가고 싶으면 나랑 끝내고 가.
진헌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말라 그랬지!
삼순 지금 함부로 하는 게 누군데!
진헌 겨우 일주일이야일주일도 못참아?!
삼순 그래 못참아언제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 게 사람 마음이야!
진헌 그럴거면 너랑 그렇게 어렵게 시작하지도 않았어내가 너랑 장난 치는 줄 알어?
삼순 그러니까 가지 말라고내가 싫다는데 꼭 그래야겠어?
진헌 (아 정말성질은 돋고 답답하고) ...
삼순 좋아너랑 이럴 게 아니라 직접 담판을 지어야겠어. (나간다)
진헌 (놀라 얼른 붙잡는다미쳤어어딜 가
삼순 놔
희진씨한테 물어볼 거야놔 이 나쁜 놈아!
진헌 제발 그만 해 좀!
그때 미주의 울음소리.
둘 모두 쳐다본다.
어느새 침대에서 빠져나온 미주가 이쪽을 보며 울고 있다.
미주 어엉...
진헌 (낭패스럽고)
삼순 (마찬가지로 미안한데)
미주 삼촌 미워...
진헌 !...
삼순 !...
미주 삼촌 미워... 소리 지르지 마.. 어엉...
진헌 !!!...
삼순 !!!...
미주 소리 지르지 마.. 어엉...
진헌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삼순도 넋을 잃고 바라본다.
계속 우는 미주.
진헌이 미주에게로 다가온다꿈만 같다.
진헌이 미주 앞에 쪼그리고 앉는다.
진헌 (그저 놀라운... 눈가가 젖어든다)
미주 싸우지 마... 어엉.. 싸우지 마...
진헌 (이 녀석이 드디어)...
미주 엉엉...
진헌 (뭐라 말을 하고 싶은데 목소리는 안나오고 입술만 달싹달싹) ... (간신히 말이 나오지만 목이
메여서는
안 싸울게... 안 싸울게 울지 마 미주야...
미주 (간신히 울음을 그친다)
진헌 (눈물을 닦아주며삼초이 잘못했어... 잘못했어..
미주 흑...
진헌 (덥석 안는다)
미주는 울음 뒤의 딸국질을 하느라 힘이 들고진헌은 미주를 꼬옥 안은 채 눈가가 붉다.
삼순도 눈물을 훔쳐낸다.
38. 
삼순집 앞 차 안
차가 달려와 멈춘다
뒷좌석에는 미주가 담요를 덮고 자고 있다.
진헌과 삼순은 크게 싸운 뒤라 분위기 냉랭하다.
진헌 ...
삼순 ...
진헌 ... 알았어안갈게.
삼순 !... (보는)
진헌 니가 그렇게 싫다면 안갈게.
삼순 ...
진헌 됐지?
삼순 내가 반대 안했으면 갔을 거잖아.
진헌 ...
삼순 일단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기분 나뻐.
진헌 (답답한삼순아.
삼순 꼭 세사람이 같이 사는 거 같아서 싫어기분 드러워. (내린다)
진헌 후- (내린다)
삼순대문으로 가 초인종을 누른다.
진헌 (다가가며뒤도 한번 안돌아보냐?
대문이 열리자 정말 뒤도 안돌아보고 들어가는 삼순.
대문 쾅닫히고.
진헌 허!
39. 

들어오는 삼순
.
현관으로 가는데 진돗개가 나와서 설레설레 꼬리를 친다.
진헌 (E) 정말 속 좁게 굴래?
삼순 (멈춰 대문 쪽을 휙 째려본다)
40. 
대문 앞
진헌 취소한다고 했잖아
적당히 하시지?
41. 
삼순 야 오천만원
밖에 미친 놈미 얼씬거리는데 안짖고 뭐해짖어.
42. 
대문 앞
그 소리가 고스란히 흘러나온다
.
삼순 (E) 빨리 짖어안 짖어짖으란 말야.
정말 개가 짖기 시작한다.
진헌 (기가 찬다) !...
삼순 (E) 야 오천만원니 주인은 이제 나라는 걸 명심해알았어?
(E) 
현관으로 들어가는 소리.
기가 막힌 진헌확 열이 올라 대문을 뻥 걷어찰려다가 차마 처갓집에 그 짓은 못하고 팽 돌아서서
차로 간다
.
F.O
43. 
삼순 샵 (오전 F.I)
인부들이 주방기구들을 실어나른다.
삼순과 이영여기 놓으라 저기 놓으라 각각 지시하느라 바쁘고.
인부들이 주방기구들을 설치하는 모습들.
시간경과)
삼순주방기구들을 삭삭 닦고 있다.
이영 (테이블에 앉아 노트북으로 인터넷하며야야 이리와봐이거 봐봐.
삼순 (다가와 들여다본다)
이들이 들여다보는 건 서버를 빌려줘 소호쇼필몰을 구축해주는 사이트(네이버 등의 포탈사이트
소호물 참조
).
이영 말하자면 포탈사이트에 임대료랑 관리비 내고 가게를 하나 임대하는 거나 마찬가지야.
우리가 따로 홈페이지 만들면 초기비용 들어가지 관리하기도 골치 아프지이거 봐결제시스템도
제공해주잖아
.
삼순 그러네관리비도 싸다.
이영 지하철 택배도 연결해준다 야이걸로 한번 파보자.
삼순 오픈은 언제로 할거야?
이영 좀 더 준비하고막 덤볐다간 큰코 다쳐메뉴는 준비하고 있지?
삼순 응
이영 너무 특이한 거 할려고 하지 말고 일반적인 거에 중점을 줘사람들은 낯선 거 별로
안좋아해
.
삼순 언니.
이영 왜.
삼순 언닌 왜 이렇게 똑똑해?
이영 이제 알았니나 공부도 잘했잖아.
삼순 근데 난 왜 이 모양이지?
이영 삼순이니까.
삼순 우이씨... (퉁명스레나 약속 있어먼저 퇴근할거야.
44. 
달리는 버스 안
삼순
핸드폰을 열어본다.
둘이 함께 찍은 사진.
삼순 (퉁퉁 부어서그런다고 전화 한통 없냐.
45. 
사장실 ()
서류 훑다가 문자 왔다는 신호가 오자 얼른 열어보는 진헌
스팸메일이다
.
진헌 (핸드폰 덮는다괘씸하다) ... 해보겠다 이거지?
46. 
버스 안 ()
삼순핸드폰 울리자 얼른 꺼내본다진헌이 아니다실망하며 받는다.
삼순 여보세요? ... 땅 안사요너나 많이 사세요! (탁 덮으며그래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
47. 
사장실 ()
진헌문자 누르고 있다.
인서트저녁 먹자.
다 써놓고 고민하는 진헌보낼까 말까.
인서트지워지는 글자들다시 쓰여진다. <전화 해>
48. 
버스 안
삼순이 그 문자를 본다
.
삼순 이게 어따 대고 명령이야지가 하면 될 것이지. (탁 덮는다)
49. 사장실
책상 위의 핸드폰을 째려보며 전화 기다리는 진헌
. 1 초가 한시간 같다.
답답한 듯 일어나 후숨을 몰아쉬며 서성이다가는 못 참고 핸드폰 집어들고 통화버튼 누른다.
수신자는 <삼순>에서 <깜찍이>로 바뀌어 있다.
50. 
버스 안
액정에 
<울 헌이>가 뜬다.
삼순안받고 있다가 배터리를 빼버린다.
51. 
사장실
안내맨트로 넘어가자 종료를 누르고 다시 거는 진헌
.
전원이 꺼져있다는 멘트가 나오자 열이 확 치받친다.
진헌 감히 내 전화를 거부해? (성큼성큼 나간다)
52. 
희진 거실(동 오후)
텅 빈 거실에 벨이 울린다.
침실에서 희진이 나온다핏기가 없다인터폰 버튼을 누른다.
삼순의 얼굴이 나타난다.
희진 (왜 또)!...
삼순 (E) 나에요할 얘기가 좀 있어요.
희진 (열어줄까 말까 고민하는)
삼순 (E) 있는 거 알아요베란다 창문 열려있잖아요.
못말려한숨을 쉬고는 문을 열어주는 희진.
삼순 (보는)...
희진 (보는)...
삼순이 들어온다.
항공편으로 보낼 박스 세 개가 거실 구석에 놓여있다.
정말 가는구나 실감이 나는 삼순.
희진 (그저 삼순을 보며) ...
삼순 (돌아보며다시 돌아간다구요?
희진 네.
삼순 진헌씨더러 미국까지 데려다달라 그랬어요?
희진 네.
삼순 왜요?
희진 그걸 꼭 말해야 돼요?
삼순 내 남자 일이니까요.
희진 (피식 웃는아주 당당하시네요.
삼순 이유가 뭐에요?
희진 말하고 싶지 않아요.
삼순 !... (차갑게막고 말할래그냥 말할래.
희진 !... (맞서는협박하는 거에요 지금?
삼순 몸이 정 힘들면 헨리 있잖아.
희진 헨리도 같이 들어갈 거에요.
삼순 근데 진헌씬 거기다 왜 껴.
희진 진헌이가 싫다고 하면 억지로 그럴 생각은 조금도 없어요난 그저 부탁을 한 거 뿐이니까.
삼순 너 아직 미련 남았니그런다고 진헌씨가 다시 돌아갈 거 같애?
희진 추억은 힘이 없다구요?
삼순 (뜬금없어서) ?...
희진 맞아요 그말하지만 동전의 양면이죠추억은지워지지 않아요.
삼순 ?!...
희진 진헌일 다시 뺏을 생각은 없어요난 그냥.. 우리가 나눈 추억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싶은 것
뿐이에요
.
삼순 문자 쓰지 말고 쉽게 말해.
희진 (뚫어지게 보는) ...
삼순 (맞 받아 보는) ...
희진 이별여행이에요.
삼순 허그놈의 이별여행 참 거창하다그 먼데까지 끌고 가고.
희진아랑곳없이 주방으로 가더니 보온병을 들고 나와 건넨다.
희진 김치통이랑 딴 거는 덜을 데가 없어서 못돌려드려요.
삼순 (확 채간다무게감을 느끼고는버렸니?
희진 ... 먹었어요.
삼순 ?... 정말버린 게 아니고?
희진 네다 먹었어요.
삼순 (분위기상 좀 뻘쭘한 느낌의맛있지?
희진 (역시 뻘쭘한.
삼순 당연하지누가 만든건데그러니까 진헌씨 못보내안보내!
희진 (!) ...
53. 
오뎅바 (동 밤)
현무인형을 이영에게 덥석 안긴다.
현무 아 그 놈의 자식 들고 오느라고 쪽팔려 혼났네.
이영 이게 뭐에요?
현무 뭐긴 뭐야 인형이지.
이영 나 가지라구요?
현무 그럼 내가 가질까머리 빗기고 세수 시키고 그러고 놀까?
이영 (하나도 안반갑다옆에다 놓으며나도 그럴 나이는 지났네요생뚱맞긴.
현무 야우리 결혼하자.
이영 !...
현무 혼자 먹는 밥 지겨워 죽겠다결혼하자.
이영 이보세요 이현무씨비약하지 마세요사귀지도 않았는데 왠 결혼?
현무 야넌 어떻게 된 애가만나서 밥 먹고 술 마시고 영화 보고 할 거 다했는데 그게 사귄 게
아니면 뭐냐
?
이영 정 결혼이 하고 싶으면 딴 여자랑 하든가.
현무 싫어너랑 할 거야.
이영 한번 해봤으면 됐지 뭘 또 할려 그러실까?
현무 한번 해봤으니까 두 번째는 잘 할 거 아냐하자아.
이영 싫어요난 두 번 다시 결혼 같은 거 안 할 거니까.
현무 왜왜 싫은데왜 안하는데?
이영 한번 해봤으니까 궁금한 게 하나도 없다구요.
현무 야 넌 결혼을 궁금증 해소할려고 하냐?
이영 아 입아퍼요그만해요.
현무 아 미치겠네 정말그럼 동거하자.
이영 싫어요.
현무 그건 왜 또!
이영 동거하면 밥 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법적으론 아무 권리도 없으면서 할 건 다 해야
되잖아요
.
현무 !... 너 왜 그러고 사니?
이영 그러는 넌 왜 그러고 사니?
현무 이 여편네가 정말!
이영 정말 뭐!
현무 (꿀꿀이를 집어들고 괜한 화풀이야 넌 뭐하는 거야니가 다 알아서 한다며무슨 짓이든
해봐 이 놈마
.
이영 (어이가 없다어머머어우 웃겨 정말.
54. 
삼순 집 앞(동 밤)
보온병 들고 터덜터덜 올라오는 삼순잠시 멈칫.
차 앞에 서서 기다리는 진헌
진헌 어딜 그렇게 싸돌아다녀
? (다가온다)
삼순 (무시하고 대문 앞으로)
진헌 (뒤에 다가와감히 내 전화를 씹어?
삼순 (티껍다는 듯 돌아본다)
진헌 앞으론 절대 씹지 마어디 가면 간다고 보고하고한 시간에 한번씩 문자날려.
삼순 (같잖다) ...
진헌 어디 갔다 와뭐 하느라고 핸드폰까지 꺼놨어?
삼순 (감정이 좋을 리가 없다희진씨 만나고 왔다어절래.
진헌 !...
삼순 벌써 짐 싸놨더라?
진헌 그래서.
삼순 갈거니?
진헌 안간다고 했잖아.
삼순 (뚫어지게 본다)
진헌 (지지않고 맞받아 본다)
삼순 (진짜구나좀 누그러진다정말이지?
진헌 나 못 믿어?
삼순 ... 그래 가지 마.
진헌 ... .
삼순 이렇게 안하고허락하면 가고는 싶니?
진헌 ?...
삼순 내가 가도 된다고 하면 가고 싶냐고.
진헌 ?...
삼순 어?
진헌 ... .
삼순 !...
진헌 (좀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그렇게 해주고 싶어.
삼순 ....
진헌 ....
삼순 일주일이면 돼?
진헌 ?...
삼순 정말 일주일이면 되냐고.
진헌 (좀 어리둥절한)
삼순 그럼... 갔다 와.
진헌 ?!...
삼순 맘 바뀌기 전에 빨랑 가. (돌아서는데)
진헌삼순의 손을 낚아채 구석진 곳으로 끌고 가 와락 끌어안는다.
삼순 (몸부림야아 동네사람들 본다 말야.
진헌 잠깐마안오늘 하루종일 얼마나 안고 싶었는데.
삼순 (심기가 아직 안풀려 뻣뻣하게) ...
진헌 고마워.
삼순 ...
진헌 역시 김삼순이야이해해줄 줄 알았어.
삼순 착각하지 마누가 너 이뻐서 이러는 줄 알어내 맘 편할려고 그런다.
진헌 (힘주며그러니까.
삼순 (아직도 안풀리는)
진헌 개명하고 싶으면 해.
삼순 (놀라서 떨어진다뭐라구?
진헌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해난 삼순이가 좋지만 니가 싫다니까 어쩔 수 없지.
삼순 !... 헌아..
진헌 (다시 끌어안는다)
삼순 ... (슬그머니 끌어안는다)
진헌 엄지공주처럼 주머니에 쏙 너갖고 다녔으면 좋겠다.
삼순 아직도 시큰둥해서... (그러다 곧 뻘쭘한 느낌으로난 목도리처럼 목에 두르고 다녔으면
좋겠다
아무데도 못가게.
진헌 (흐뭇한) ...
삼순 (역시 흐뭇한) ...
삼순 희진씨내가 끓여다준 죽 다 먹었더라?
진헌 그래?
삼순 어그러니까 이젠 걱정하지 마.
진헌 (더 힘껏 끌어안는다고마워.
포옹한 두 사람에서 화면 어두워진다.
F.O
55. 
종로구청 호적과 . F.I)
선글라스를 쓴 삼순이 쫑쫑쫑 달려와 어딘가에 몸을 숨긴다창구를 주욱 둘러본다.
평상시의 창구모습깍두기는 보이지 않는다.
삼순 정말인가보네다 철수 했네...
삼순당당하게 창구로 온다.
삼순 저기요개명허가서를 받았거든요이거 등록할려 그러는데.
직원 (서류 건네며이거 적어서 같이 내세요.
삼순 (기분 좋게 받으며감사합니다.
삼순테이블로 와 서류에 가입하기 시작한다.
삼순 (N) 어제 그가 떠났다언니는 미친 짓이라고 했다세상에 나같은 바보는 없을 거라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하지만 사랑에 빠진다는 것 자체가 바보같은 짓인 걸... 내 이름 삼순이가
좋다는 걸 보면 그 사람도 분명 바보가 된 게 틀림이 없다
.
삼순문득 멈춘다새록새록 생각이 난다.
56. 
차 안(12 )
진헌 (놀라서 쳐다보는개명신청을 했다고?
삼순 응김희진으로
진헌 누구맘대로
.
삼순 내 맘대로엄마도 허락하구.
진헌 그거 신청만 하면 되는 거야?
삼순 아니심사하는데 한달쯤 걸려기각될 수도 있고.
진헌 당장 취소해.
삼순 (보는)
진헌 당장 취소해난 삼순이가 좋단 말야.
57. 
한라산(13 )
삼순 뭐뭐야 너!
진헌 불러놓고 모른 척 하기야?
삼순 너 또 무슨 수작이야너 혹시 날 밀어버릴려고 온 거 아냐?
진헌 누구 맘대로 김희진이야난 삼순이가 좋다 그랬지?
58. 
구청
그러나 창구에 서류를 제출하는 삼순
.
직원이 접수도장을 쾅쾅 찍는다.
삼순괜히 흠칫 놀라면서
삼순 저기
그거 들어가면 전 이제 김희진인 거에요?
직원 네
삼순 저기
그거 오늘이 마감이죠?
직원 (허가서의 날짜 얼른 확인하고는오늘이 마지막 날이네요. (서류를 접수함 같은데
넣는다
)
삼순 (괜히 애가 탄다)
59. 
골목 (12 )
진헌 내가 좋아하는 건 김희진이 아니라 김삼순이라구.
삼순 이름이 바뀌면 사람도 달라지니?
진헌 그러니까 뭐하러 바꿔그냥 김삼순으로 가.
60. 
구청
삼순 아저씨
죄송한데요 그거 도로 주세요.
직원 네?
삼순 잠깐만 줘보세요.
직원 (서류를 내민다)
삼순 (들고 다시 한번 본다)
인서트삼순을 희진으로 개명하는 것을 허한다.
삼순모질게 마음 먹더니 서류를 찢어버린다.
삼순 (N) 사랑이란 정말 바보같은 짓이다.
61. 
구청 앞
밝은 표정으로 걸어오는 삼순
삼순 
(N)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다하루가 일년처럼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며칠 뒤의 일은 까맣게 모른 채 밝게 걸어오는 삼순.
15 
회 끝

. 이름은 김삼순↲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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