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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름은 김삼순  16 회

1. 자막 최종회 사랑하라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2. 달려오는 나사장의 차(오전)
3. 
차 안
뒷자석의 나사장
유치원복을 입은 미주를 무릎에 앉혀놓고 자꾸 말을 시킨다.
이뻐서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다.
나사장 할머니 이름은?
미주 나현숙 사장님.
나사장 어머사장님까지 알어그럼 이모 이름은?
미주 윤현숙 비서님.
윤비서 (앞에 앉아 비싯 웃는다)
나사장 미주는 몇 살?
미주 일곱 살이요.
나사장 지금은 어디 가는 중이에요 우리 미주?
미주 유치원에 가요.
나사장 어머유치원에 가서 뭐를 할까?
미주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공부도 해요친구도 사겨요.
나사장 호호호 그래요친구 만힝 사겼어요?
미주 네
나사장 그러면 친구들 초대해서 맛있는 것도 먹고 같이 놀까
?
미주 네근데요 할머니.
나사장 응.
미주 삼촌 언제 와요?
나사장 ?!...
윤비서 (역시 할 말이 없는)
4. 
나사장 집무실 (동 오전)
들어오는 나사장과 윤비서
나사장 도대체 이 녀석은 엽서 한 장 달랑 보내놓고 어디서 뭘 하는 거야
?
윤비서 무소식이 희소식이래잖아요. (봉투 내밀며그리구 이거.
나사장 (돌아보며이게 뭐야?
윤비서 사직서요.
나사장 (얼른 봉투를 열어 내용물을 꺼내 펼친다사직서 맞다놀라지도 않고 쳐다보며요즘은
개싸움도 시들시들하니
심심해?
윤비서 여행 좀 갈려구요.
나사장 여행 가고 싶으면 휴가 내면 되지 이게 뭐하는 짓이야?
윤비서 좀 길어요.
나사장 얼마나한 달 줘?
윤비서 한 2, 3 년 걸릴 거 같애요.
나사장 (입이 딱 벌어진다) !!!
윤비서 세계일주를 해볼려구요.
나사장 너 더위 먹었어아침부터 무슨 짓이야 이게?
윤비서 마지막 남은 제 꿈이에요.
나사장 그럼 젊었을 때 진작에 갔다오지 왜 이제 와서 설쳐 설치길.
윤비서 마냥 젊을 줄 알았죠.
나사장 ?!...
윤비서 부모님 돌아가시고 회장님이랑 사장님이 거둬주셔서 세상 어려운 거 모르고 살았는데,
너무 편하게 살아서 그랬는지 나이 드는 것도 모르고 시간만 축냈네요할 수 있는 건 딱 하나
남았어요
.
나사장 !... 안돼.
윤비서 비행기표 끊어놨어요.
나사장 누구 맘대로취소해.
윤비서 후임자 구해놨어요다음 주부터는 그 친구가 근무할 거에요. (나간다)
나사장 야내가 사장이지 니가 사장이야!
5. 
보나뻬띠 홀(런치타임)
오지배인이 손님들의 테이블을 훑으며 온다어느 테이블을 보고는 무언가 거슬리는 듯한
표정으로 오더니 여직원 
에게
오지배인 뭐하고 있어요
물잔이 비었잖아요.
여직원 1 (어머얼른 물병을 들고 간다)
오지배인다시 홀을 훑고
6. 주방
부지런히 요리를 하고 있는 현무와 요리사들
.
현무 (닭고기 스튜를 만드는 중야 털보닭고기 육수 가져와라. (대답 없자 돌아보며야 털보
어딨냐

7. 화장실
인혜가 세면대에서 손을 씻는다
.
털보가 들어온다.
인혜무심히 돌아보고는 외면하며 그대로 손을 씻는다.
털보뒤에서 머뭇거린다.
인혜 (돌아보며손 씻게요?
털보 네
인혜 
(물러나며 타월에 손을 닦는다)
털보 (손은 안씻고 머뭇머뭇)
인혜 손 씻다면서요.
그때 갑자기 달려들어 인혜의 두 볼을 움켜쥐고 입 맞추는 털보.
인혜눈을 동그랗게 뜨고 숨도 못쉬며 아등바등.
털보도장 찍듯이 그렇게 꾹 입 맞추고는 얼른 도망을 간다.
얼빠진 인혜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어리둥절해 하다가 바닥에 털석 주저앉는다.
곧 앙울음이 터진다.
다리를 버둥거리며 앙앙 울어댄다.
인혜 난 몰라 아앙.... 첫키슨데... 수염이나 깎고 하지 어엉... 나쁜 놈...
8. 삼순네 뜰
개밥을 들고 나오는 봉숙
개집 앞으로 온다.
봉숙 오천만원밥 먹자. (기척이 없자 갸웃하며 개집 안을 들여다본다.
진돗개가 축 늘어져 있다.
봉숙 세상에주인 없다고 늘어져 있는 거봐도대체 이 녀석은 어디서 뭘 하는 거야그래도
먹어야지 응
밥 먹자.
나가다말고 그걸 지켜보고 있는 삼순힘없이 돌아서 나간다.
9. 
피아노 학원()
진지하게 피아노 연습하는 삼순.
원곡에 80 프로쯤 가까와진 실력.
삼순 (N) 일주일 뒤에 돌아온다던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한달이 가고 두 달이 가고 세 달째..
미주에게는 잘 지내고 있다는 엽서가 왔었다는데 내게는 그 흔한 전화 한 통도 엽서 한 장도 오지
않았다
.
10. 방산시장식자재용품점 ()
이것저것 재료로 쓰일 물건들을 바구니에 담는 삼순.
삼순 (N) 사람이 사람을 안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내가 그 사람을
다 안다는 착각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이건 너무하다. (사이하긴내가 나를 모르는데 다른
사람을 어떻게 알겠는가
내가 그를 기다리는 건지 포기한 건지도 나는 잘 모르겠다.
11. 
근처 버스정거장
장본 걸 들고 버스를 기다리는 삼순
버스 오는 쪽을 보다가 어눈길이 멈춘다.
정거장 쉴터에 흔히 있는 화장품 광고 대신 책광고가 삽입되어 있다.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라는 제목의 시집이 조그맣게 박혀있고 전면을 시로
새겨져 있는
.
그걸 유심히 보는 삼순.
<< 
사랑하라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알프레도 디 수자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아무도 듣고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문득 온갖 감정이 범벅이 되는 삼순.
그 녀석이 그립고 원망스럽고자신이 한심하고 서글프고다시는 상처받고 싶지 않았는데...
삼순 (N) 정말이지 그러고 싶었다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열심히 사랑하고 싶었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다저 문장을 바꾸고 싶다상처받기 싫으면 사랑하지 말라고.
결국 눈물을 보이는 삼순서러운 눈물이 방울방울 고이는데...
회남 (E) 김삼순씨?
삼순 (놀라 쳐다본다)
회남이 웃고 있다.
삼순 (알아보고 얼른 눈물을 닦는다)
회남 (눈물에 놀라는)
12. 
삼순 샵 전경(동 오후)
삼수니 케익 PATISSIER SAMSUNI>라고 작고 예쁜 클래식형 간만이 현관문 옆에 달려있고창에는
Handmade Cake / www.samsuni.com 이라는 깔끔한 썬팅이 되어있다그 외에는 별 장식없이
심플하고 창을 따라 잘 가꾼 꽃화분이 가지런히 놓여있고 몇 군데 상단에는 치렁치렁 늘어지는
화초들도 걸려있다
.
13. 
샵 안
실내는 삼순이 계획했던 것처럼 심플하고 세련되게 꾸며진곳곳에 꽃화분들천정에도.
창가에는 바작은 테이블이 두어 개 있고테이블 하나에는 노트북)
이영이 노트북으로 홈피 보고 있다가 돌아본다.
이영 뭐그 남잘 또 만났어?
삼순 (주방에서 허드렛일 하며 심드렁한이번 주말에 영화 보러 가자 그러더라.
이영 그래서 뭐라 그랬어너 설마 초 친 거 아니지?
삼순 그러자 그랬어.
이영 정말잘 했어 잘 했어이제까지 니가 한 짓 중에 최고로 잘한 짓이다두 번씩이나
당하고도 너한테 호감 있는 거 보면 이건 보통 인연이 아닌거야
삼식인지 삼태긴지 웃기지도 않은
그 놈 잊어버리고 그 사람이랑 한번 잘 해봐
알았지?
삼순 (대답도 없이 일만 하는)
이영 (눈치가 뻔하다야 김삼순너 아직도 그 자식 기다리는 거야?
삼순 기다리긴 뭘 기다려당장 임대료도 못내게 생겼는데 그깟게 대수야?
이영 그래바로 그 정신이야아 근데 뭐가 문젠거야어떻게 홈피 연지가 두 달이 넘었는데
주문이 하나도 없냐
.
삼순 주문은 커녕 클릭이나 해줬으면 좋겠다오늘 방문자는 몇 명이야?
이영 일곱 명.
삼순 그러니까 내가 모모로 하자 그랬잖아이게 다 이름때문이야책임져.
이영 모모였으면 하루에 한명도 안들어왔을걸찌라시를 돌릴 수도 없구이럴 때 방송 한번
타면 그냥 순식간인데
.
삼순 그건 싫어방송 타면 년 된 집이 30 년 원조집으로 둔갑하더라.
그때 노트북에서 띵하는 소리가 난다.
이영무심히 노트북을 들여다보다가 놀란다.
이영 야 삼순아 이리와 봐 이리와 봐.
삼순 왜
이영 이거 봐봐
이거 주문 아니니?
삼순 (깜짝 놀라 얼른 달려온다모니터를 들여다보며벌꿀무스 하나강동구 천호동
삼익아파트
?
이영 맞지그지주문이지?
삼순과 이영눈을 맞추는가 싶더니 꺄악 소리 지르며 얼싸안고 방방 뛴다.
주문이다이제 시작이다반은 온거라구등등을 외치며 요란스럽게 좋아한다.
시간경과)
달걀 흰자와 설탕을 섞어 만든 거품에 미리 체를 쳐놓은 다쿠아즈 반죽용 가루가 눈송이처럼
조금씩 들어간다
.
그걸 잘 섞는 삼순삼순은 지금 니다베유(벌꿀무스)를 만드는 중이다.
오븐 팬에 원이 그려진 종이를 깔고 밀가루를 뿌리고그 위에 짜주머니로 방금 만든 반죽을 원을
그리며 짠다
.
오븐에서 마악 구어진 시트를 꺼내는 삼순.
냄비에서 벌꿀에 조려지는 복숭아조각들.
시트 위에 조린 복숭아를 넣고 또 다른 시트를 덮고 크림 미엘을 짜서 팔레트로 평평하게 고르고.
그 위에 이탈리안 머랭을 짜고.
버너로 그을려 색을 내고 옆면에 아몬드 누가틴을 붙이고...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 작업하는 삼순의 모습들..
완성된 니다베유를 택배용 특수상자에 넣는 삼순.
리본도 예쁘게 묶고.
조그만 카드에 글씨도 쓴다.
맛있게 먹고 행복하세요삼수니케익>
14. 
샵 앞 (다른 날 오후)
스커트로 차려입은 삼순(최대한 예쁘게)이 나온다.
이영이 따라나온다.
이영 초 치지 말고 잘 해?
삼순 주문 들어오면 어떡해.
이영 어차피 오늘 주문은 마감했잖아.
그때 크랙션 소리가 나자 삼순과 이영이 쳐다본다.
저만치 또는 길 건너에 서 있는 자가용. 2 회남이 자가용에서 나와 예의 바르게 인사한다.
이영웃으며 인사해주고는 얼른 삼순을 민다.
이영 빨리 가잘 해야 돼?
삼순차 쪽으로 간다.
이영 (지켜보다가 왠지 씁쓸해진다) ... 그래도 삼식이만한 인물이 없네둘이 잘 어울리긴
했는데
... (들어간다)
삼순이 차로 온다.
회남 오늘은 더 이쁜데요.
삼순 (쑥쓰러운아이 뭐...
회남 얼른 동승석으로 돌아가 차 문을 열어준다삼순이 조신하게 탄다.
회남도 운전석에 오른다.
회남 어디 가고 싶은 데 있어요?
삼순 아뇨그냥 별 생각없이 나왔는데...
회남 그럼 영화부터 볼까요마침 티켓이 있는데.
삼순 네
회남차를 출발시킨다그러나 몇미터도 못가 끽 선다.
회남 놀라는 얼굴이다.
삼순도 앞을 보다가 기함한다.
앞창 너머로 차를 가로막고 있는 진헌말끔한 차림새로 삼순을 쏘아보고 있다.
전보다 한층 남자다워진 모습이다.
회남 혹시 그때 그 사장...
삼순 (아무 것도 안들린다창 너머 진헌에게 시선 꽂힌 채 너무 놀란) !!!...
진헌이 성큼 다가와 차 문을 연다.
진헌 어디서 양다리를 걸쳐내려.
삼순 (기가 막혀 쏘아본다)
진헌 (2 회남에게 깎듯하게이거 번번히 죄송합니다. (다시 삼순에게빨리 내려.
삼순 (문을 쾅 닫고어서 가요.
회남 (어리둥절)
진헌 (다시 문 열고는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뭐 하는 거야 지금안내려?
삼순 누구세요 아저씨?
진헌 ?!... 지금 장난해?
삼순 (문을 쾅 닫고빨리 가요나 저 사람 몰라요.
회남 (어리둥절한 채로 차를 출발시킨다)
진헌저 여자가 왜 저래하는 표정으로 황당해하다가 곧 자기 차로 달려가 올라탄다급출발한다.
15. 
극장 안
나란히 앉아 영화 보는 
회남과 삼순
굳은 얼굴로 앞만 보고 있는 삼순
영화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뒤에서 술렁임이 일어난다뭐야아 불평하는 소리도 들린다.
회남이 힐끔 뒤를 돌아봤다가 다시 앞을 본다. (진헌인지 모른다)
삼순은 지금 아무데도 관심이 없다오로지 영화보는 척 앞만 보고 있다.
그 얼굴에 갑자기 불빛이 비춰진다삼순찡그리며 확 쳐다본다.
진헌이 들고 있던 후래쉬를 끈다.
진헌 (단단히 화가 났다일어나.
삼순 (무섭게 쏘아본다)
진헌 도대체 왜 이래?
삼순 (기가 막힌다왜 이래?)
진헌 일어나나가서 얘기해.
회남 (일어나며이보세요.
진헌 (보는)
회남 전에는 몰라서 당했는데 오늘은 안되겠네요.
삼순 (의외로 강경함에 놀라는)
진헌 오늘은 진짭니다.
회남 삼순씨가 싫다잖아요.
진헌 뭔가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오늘은 진짭니다.
회남 글쎄 싫다잖아요.
진헌 이 여자 내 여자라구요!
사람들이 불평을 터트린다.
회남완강한 어조에 놀라 삼순을 본다.
삼순고심한다.
진헌삼순을 쏘아본다.
이윽고 일어나는 삼순.
두 남자의 시선이 모두 삼순에게 꽂혀있다.
삼순 (2 회남에게정말 죄송합니다. (하고는 진헌을 확 밀치며 나간다)
진헌급히 따라나간다.
16. 
극장 로비에스컬레이터
삼순이 총총히 나온다
진헌도 따라나온다.
삼순멈춰 확 노려본다.
진헌 가가서 얘기 해.
삼순 (독하게너랑은 이제 완전 끝이야.
진헌 ?!..
삼순성큼성큼 걸어간다에스컬레이터를 탄다.
진헌얼른 따라붙는다에스컬레이터 계단을 총총히 뛰어내려와 삼순과 마주 선다.
진헌 왜 또 이래?
삼순 ....
진헌 무슨 일인지 얘기를 해야 알 거 아냐.
삼순 ....
진헌 전화 안한 것 땜에 그래?
삼순 ....
진헌 말했잖아마음 약해질까봐 못하겠다구!
삼순 (기가 막혀하듯 쳐다보는)
진헌 일단 집에 가집에 가서 얘기해. (손목을 잡고 끌고 가려하는)
삼순 (힘껏 뿌리친다)
진헌 !... 정말 이럴거야나도 얼마나 보고 싶었는 줄 알어?
삼순 (못참겠다꼬나보며왜 이러세요 아저씨나 알아요? (확 밀치며 에스컬레이터를
내려 성큼성큼 간다
)
진헌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진헌 야 김삼순너 거기 안서?!
17. 
삼순집 앞(동 저녁)
삼순이 터벅터벅 올라오다가 멈춘다.
진헌이 차 앞에 서 있다가 삼순의 앞으로 성큼 다가와 앞을 가로막는다.
삼순옆으로 진헌도 옆으로
삼순
반대쪽으로진헌도 반대쪽으로
삼순 
(쏘아본다왜 이러세요 아저씨?
진헌 (이젠 달래기 시작한다미안해.
삼순 아저씨가 뭘요?
진헌 미안하다구그만 화 풀어.
삼순 어머 제가 왜 화를 내요우린 아무 사이도 아닌데?
진헌 어떡할까무릎 꿇고 빌까?
삼순 그 다리로 무릎이나 꿇을 수 있겠어요?
진헌 (잠시 생각하다가 무릎을 꿇는다)
삼순 (같잖다)
진헌 미안해용서해줘.
삼순 (태연하게 지갑에서 천원짜리 꺼낸다)
진헌 !...
삼순 (적선하듯 그 앞에 천원짜리 던져주며열심히 사세요 아저씨살다보면 볕들 날이 오겠죠.
(
대문 앞으로 가 초인종을 누른다)
진헌천원짜리를 집으며 황당무계도저히 못참겠다화가 난다.
성큼 다가가 삼순을 돌려세운다.
진헌 (정색하고대충 짐작은 가는데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한 거 아냐화가 났으면 왜 화가
났는지 얘기를 해
내 얘기도 들어보고우리 집으로 가. (끌고 가려는데)
삼순 (확 뿌리치며대충어이가 없어 정말그동안 내가 얼마나 피눈물을 흘렸는지 그거도
대충 짐작이 가겠네
?
진헌 그러니까 집에 가서 얘기하자고.
삼순 나만 그랬으면 몰라우리 엄만 어땠는지 아니? (새삼 눈물이 나면서먼 데 가서 무슨 일
생겼을까봐 얼마나 걱정을 했는데
절에 가서 백팔배를 한두번 한 줄 알어?
진헌 !...
삼순 우리 언닌 어떻고말로만 너 싫다 그러지미운 정 들어서 얼마나 걱정을 했게미주한테
엽서 왔다는 소식 듣고 우리 셋이 얼마나 배신감 들었는 줄 알어
그래도 우리 엄만 사고 난게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안심하고
니가 뭔데 우릴 이렇게 만들어 왜!
진헌 ?... 엽서 보냈잖아.
삼순 꿈에서 보냈니?
진헌 못받았어?
삼순 웃기지 마이젠 너랑 끝이야.
삼순아까 열린 대문을 열고 들어간다문이 쾅 닫힌다.
진헌이 일을 어떻게 수습하나 잠시 서성이며 고민하다가 용기를 내어 초인종을 누른다.
봉숙 (E) 누구세요.
진헌 접니다 장모님헌이요저 건강하게 잘 돌아왔습니다문 좀 열어주세요 장모님!
봉숙 (E) 기다려.
기다리라는 말에 반색하는 진헌반가운 마음으로 기다린다.
문이 열리고 봉숙이 나타난다.
진헌 (꾸벅 허리굽혀 인사하는안녕하셨습니까 장모님.
봉숙 (바가지의 물을 확 들이붓는다)
진헌 (물벼락 맞고) !!!
봉숙 누가 장모님이야 누가우리 딸 속 썩이는 인간은 필요 없어다신 찾아오지 마! (하고는
진돗개를 대문 밖으로 쫓아낸다
이것도 가져가복날에 안잡아먹은 거 고마운 줄이나 알어.
문이 쾅 닫힌다.
흠뻑 젖은 진헌아 미치겠다!
18. 
삼순네 주방
저녁식사하는 세 모녀
밖에서 기다리는 진헌 때문에 마음들이 심란하다.
엉뚱한 말만 하며 밥을 먹는다.
봉숙 국이 좀 짜게 됐지?
이영 엄마도 나이 드니까 음식맛이 점점 달라져.
봉숙 원래 나이 들면 그런거야니들이 이해해라.
이영 근데 이제 오천만원 없으면 남은 음식 어떡하나.
봉숙 그러게쓰레기 봉투값 들게 생겼네.
삼순 (심란해서 아무 말이 없다)
19. 집 앞차 안
진헌
티슈로 물기를 닦다가 진돗개를 돌아본다.
진헌 야 오천만원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응?
진돗개 (조수석에 얌전히 앉아서 쳐다본다)
진헌 아후... 말을 말자.
진헌등받이를 뒤로 젖히고 장기전에 돌입한다.
갑자기 진돗개가 왈왈 짓는다.
진헌깜짝 놀라 몸을 일으킨다.
진돗개가 삼순집을 보며 마구 짖어댄다집지킴이처럼
진헌이 돌아본다
.
조그만 상자를 든 창수가 초인종을 누르고 있다.
진헌 저 자식은 뭐야. (얼른 내리는데)
대문이 열리고 창수가 들어온다.
다가온 진헌의 앞에서 대문이 닫힌다.
진헌기분 나쁘다.
나는 못들어가는데 저 녀석은 들어가는게.
20. 마루
창수가 탁자에 상자를 놓는다
.
세 모녀가 들여다본다.
봉숙 오밤중에 갑자기 이게 뭐야?
창수 어젯밤에 동네 아저씨 한분이 술을 마시다가 푸념을 하더라구요엉뚱한 엽서가 자꾸
날아온다구
.
삼순 (엽서?)
창수 하루가 멀다하고 오길래 버리지도 못하고 모아놨대요그러면서 받는 사람 이름이
삼순이라고 웃긴다 그러길래 누나 생각나서 한번 갖다달라 그랬는데 아무래도 누나한테 올 게
잘못 간 거 같아요
.
삼순얼른 상자를 열어 내용물을 꺼내본다오십여장의 엽서가 들어있다.
삼순 !...
봉숙 이게 다 뭐야?
이영 그럼 주소를 잘못 썼단 말야?
21. 
삼순 방
침대에 엽서가 흩어져 있다무작위로 한 장씩 읽어보는 중인 삼순.
진헌 (E) 여긴 커피의 도시 시애틀이야아까는 스타벅스 호점에 가서 커피를 마셨어맛이 별
차이가 없더라구
오늘 묵은 곳은 다운타운이 한눈에 보이는 별 세 개짜리 호텔인데 청소상태가 영
엉망이야
.
라스베가스의 화려한 야경이 박힌 엽서를 읽고 있는 삼순
진헌 
(E) 여긴 정말 굉장해도박에 별 취미는 없지만 백불들고 나가서 십분만에 다 잃었어도시
전체가 관광지라 호텔도 최고야
.
22. 
집 앞
차에 앉아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진헌
.
진헌 (E) 오늘 묵은 곳은 브로드웨이 극장가가 가까이에 있는 그랜드 하이야트호텔이야.
지금까지 묵은 곳 중에 제일 비싼 곳이지돈지랄 한다고 욕하는 소리가 들리네.
23. 
삼순방
뉴욕의 소인이 찍힌 온 엽서를 읽는 삼순
.
진헌 (E) 그래도 비싼 만큼 배울 게 많어야경이 너무 좋다같이 왔으면 좋았을 걸삼순아..
보고 싶다.
삼순가슴이 뭉클해져 온다.
24. 
집 앞
대문 열리는 소리에 얼른 몸을 일으키는 진헌
.
대문 앞에 삼순이 나와있다.
진헌차에서 내려 다가간다.
삼순 (보는) ...
진헌 (보는) ...
삼순 우리 집 주소 읊어봐.
진헌 ?...
삼순 엽서 보냈다며주소 읊어보라구.
진헌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27 번지 통 우편번호는 110 에 021.
삼순 (문패를 가리키며이거 읽어봐.
진헌 (본다)
인서트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17 번지 박봉숙.
진헌 (이제야 알아차린다아뿔싸그랬었구나!)
삼순 너 바보지.
진헌 (아 온갖 상을 찌푸리거나 자기 머리를 쥐어박거나)
삼순 일단 우리 엄마한테 사과해엄마가 용서하면 받아주고 아니면 나도 안돼.
진헌 !...
25. 
마루
넙죽 큰절을 하는 진헌
.
봉숙외면한 채 앉아 있다.
그 옆으로 삼순과 이영
진헌 저 잘 다녀왔습니다 장모님
.
봉숙 ()
역시 냉랭한 삼순과 이영.
진헌 (심호흡하고 의연하게원래는 친구를 데려다주러 갔는데 거기 며칠 묵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났습니다
좀 있으면 서른이고 결혼도 해야 하고삼순이를 어떻게 먹여살릴까어머니는
점점 연로해지시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
봉숙 (솔깃하다)
삼순과 이영도 슬슬 들어준다.
진헌 그래서 대도시들을 돌면서 도시마다 호텔에 묵었습니다맛있는 요리를 만들려면 맛있는
음식을 먹어봐야 하니까요
레스토랑의 몇 달치 매출을 숙박비로 다 날렸지만 꽤 괜찮은
공부였다고 생각합니다
.
삼순 (이해가 가는 듯) ...
봉숙과 이영도 마음이 움직이는 눈치다.
봉숙 (그래도 안풀려서그래도 석달씩이나 너무 긴 거 아냐?
진헌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친구들도 좀 만났습니다.
봉숙 그래도 너무 길어.
진헌 여행도 좀 다녔습니다혼자 하는 여행은 마지막이니까요.
봉숙 그래 혼자 여행 다니니까 어떻든가.
진헌 ...
봉숙 응어떻드냐고.
진헌 제 곁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 지 깨달았습니다.
봉숙 !...
삼순 !...
이영 !...
봉숙 (한층 누그러져서는그럼 전화라도 하든가거긴 전화도 없대?
진헌 전화는... 삼순이 목소리 들으면 마음이 약해져서 그날로 귀국할 것 같아서요.
삼순 !...
봉숙과 이영도 마음이 동한다.
진헌 대신 엽서를 보냈는데 제가 모자랐습니다용서해주세요 장모님. (넙죽 고개를 숙인다)
봉숙 큼.. 삼순이 넌 어때용서가 되니?
삼순 몰라엄마가 결정해.
봉숙 니 애인인데 왜 나한테 그래니가 용서하면 나도 눈감아주고.
삼순 엄마가 결정하라니까?
봉숙 몰라니가 결정해.
삼순 난 남자보는 눈 없다며.
자존심 때문에 쉽게 받아주지도 못하고 서로 공을 넘기는 모녀를의연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눈치
보듯 왔다갔다 쳐다보다가
.
진헌 저기.. 노래방 한 번 더 갈까요?
푸하 웃음 터트리는 이영.
봉숙도 비싯 웃음이 나온다.
삼순도 삐질삐질 웃는다.
이제 됐다안도한 진헌도 미소가 번지는데.
봉숙 누가 웃으래!
진헌 (얼른 표정 굳는)
봉숙 저녁은 먹었어?
진헌 아직 못먹었습니다 장모님.
봉숙 끼니 굶는 사람은 우리집 사위 될 자격 없어앞으로 끼니 거르지마.
진헌 네 장모님!
봉숙 온 김에 저녁 먹고 가. (하며 일어나는데)
진헌 저기 장모님밥 보다도 삼순이를 하룻밤만 빌려주시면 안될까요?
삼순 ?!...
봉숙과 이영도 무슨 뜻인가 쳐다보는
26. 창수네 가게 앞(동 밤)
야외용 테이블에 앉아 맥주 마시고 있는 현무
이영이 못마땅한 얼굴로 터덜터덜 내려와 앞에 선다
.
이영 왜 불렀어요?
현무 일단 앉아라 좀작은 키도 아닌데
이영 
(앉는다)
현무 현사장 온 거 알어?
이영 좀 전에 왔다 갔어요.
현무 그래짜식 빠르네.
이영 근데 새삼 기분 나쁘네요아주 툭 까놓고 반말 하기에요?
현무 억울하면 너도 반말 해.
이영 친하지도 않은 사람한테 반말하기 싫어요.
현무 도대체 그 속엔 뭐가 들었을까구렁이가 들었나 꼬리 아홉 달린 여우가 들었나이만하면
친해지다 못해 곪아터진 사이 아닌가
?
이영 자꾸 우리라고 갖다붙이지 말아요누가 보면 정말 데이트 한 줄 알겠네.
현무 아 미치겠네 정말머리를 열어볼 수도 없구도대체 넌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니?
이영 지금은 어떡하면 케익이 잘 팔릴까 그 생각만 하고 있어요.
현무 내 생각도 해라 좀 응그리고 동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봐.
이영 싫다 그랬잖아요.
현무 아 빨래랑 청소 안시켜밥은 내가 하고넌 그냥 같이 밥만 먹어주면 돼.
이영 난 같이 밥 먹을 사람 있어요.
현무 맨날 똑같은 사람들이랑 밥 먹으면 안지겹냐좀 바꿔라.
이영 안 지겨워요.
현무 너 이러고 살다가 늙으면 어떡할래어머님 돌아가셔형제들은 자기 식구 챙기기 바뻐
혼자 꼬부랑 할머니 되서 양로원에서 늙어죽을래
?
이영 시설 좋은 실버타운 갈 거에요연금이랑 보험 들어놨어요.
현무 그거 나한테 들어나한테내가 확실하게 보장해줄게종신으로.
이영 아 됐어요. (일어난다)
현무 (얼른 손목 잡으며어머님한테 인사나 좀 하자.
이영 미쳤어요?
27. 
집 앞
이영이 걸어와 대문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누른다
.
봉숙 (E) 이영이니?
이영 어.
대문 열리자 이영이 들어간다.
몰래 뒤따라온 현무가 대문 앞에 서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현무 너 딱 거렸어
그래누가 이기나 해보자구. (초인종을 누른다)
봉숙 (E) 누구세요?
현무 큼.. 어머님 저 이현무라고 합니다둘째따님 애인입니다.
28. 마루
봉숙
인터폰(모니터 없는)으로 듣다가 놀란다마악 현관문 열고 들어오는 이영에게.
봉숙 이영이 너 남자 있니?
이영 아니?
봉숙 그럼 이 남잔 누구야니 애인이라는데?
이영 (눈치 채고미쳤어 미쳤어. (얼른 인터폰 빼앗아 걸며엄마 신경쓰지마잡상인이야내가
해결하고 올게
. (부리나케 방으로 들어가더니 꿀꿀이를 들고 나와 튀어나간다)
봉숙 (갸웃)
29. 
집 앞
대문이 열리고 이영이 나타난다
.
현무 허허 영접까지 나와주시구이거 몸둘 바를 모르겠네. (하며 들어가려는데)
이영 (선물받았던 꿀꿀이를 턱 가슴에 안긴다)
현무 (얼결에 받으며뭐야 이거.
이영 이까짓 장난감으로 나를 꼬실려 그랬니냉수 먹고 속 차려 이 아저씨야. (대문 쾅 닫는다)
현무 (정말 성질 난다꿀꿀이를 마구 때린다너 뭐야니가 다 알아서 한다며니가 뭘
했는데
?
그래도 성이 풀리지 않는다대문과 담장을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꿀꿀이를 놓고 한참 뒤로
물러난다
다다다 뛰어 담장에 뛰어오른다낑낑거리며 담장을 타고 넘으려는데 안에서 개 짓는
소리가 요란하다
헉 놀라는 현무.
이영 (E) 야 오천만원 뭐해가서 물어물으란 말야!
개가 뛰어오며 개목걸이가 질질 끌리는 소리더욱 사나워진 개 짓는 소리!
놀란 현무가 담장에서 떨어져 내린다아픈 다리를 절룩거리며 마구 도망 간다.
대문 열고 나와보는 이영.
이영 (씨익 웃으며오천만원이 이름값을 하네?
30. 
오피스텔(동 밤)
침대 위의 이불이 꿈틀거린다엎치락 뒤치락하다가 멈추는가 싶더니.
진헌 (E) 살 얼마나 빠졌어.
삼순 (E) 더 쪘어.
진헌 (E) 
삼순 
(E) 난 스트레스 받으면 더 먹는 체질이거든.
진헌 (E) 더 이상 못기다려한 달 지났잖아.
삼순 (E) 이젠 내가 못참아.
진헌 (E) 아작아작 씹어먹고 싶어.
삼순 (E) 난 니 입술을 다 뜯어먹을 거야.
다시 이불이 요동을 친다.
꿀꿀이가 쳐다본다.
삼순 (E) 잠깐!
삼순이 이불을 확 걷으며 일어난다.
진헌 (일어나며왜에.
삼순 생각해보니까 너 나한테 사랑한단 말 안했어.
진헌 아이 참지금 그게 문제야?
삼순 문제지 그럼그 말 듣기 전엔 절대 안돼.
진헌 그걸 꼭 말로 해야 아냐?
삼순 어난 말로 안해주면 몰라.
진헌 아 됐어. (눕히려는데)
삼순 (말리며되긴 뭐가 돼빨리 말해너 나 사랑해?
진헌 아 유치하게 정말.
삼순 유치하면 어때서둘만 있는데빨리 말해.
진헌 안해못해.
삼순 왜 못해.
진헌 한번도 안해봤어.
삼순 ?!..
진헌 뭘 그렇게 놀래?
삼순 너.. 희진씨한테도 안해봤어?
진헌 (좀 머뭇거리다가.
삼순 ?.. 정말?
진헌 어.
삼순 그래도 미주한테는 해봤을 거 아냐.
진헌 미주는 가족이지.
삼순 가족이든 뭐든미주한텐 해봤지?
진헌 아니.
삼순 (넘어갈 지경이다) !... 너 멘탈에 이상 있지그지.
진헌 (찌푸리며겨우 그거 갖고 그렇게까지 말할 건 없잖아.
삼순 겨우어떻게 태어나서 한번도 사랑한단 말을 입에 안달고 살았냐그게 사람이냐?
진헌 그럼 자기는.
삼순 수백번은 더 했다.
진헌 (확 인상 쓰며민현우한테?
삼순 야그걸 꼭 남자한테만 하는 건 줄 알어식구들이나 친구들한테도 자주 하는 거야 그건.
진헌 뭐하러마음만 있으면 됐지.
삼순 사랑은 표현해야지 마음 속에만 담고 있으면 그걸 누가 알아줘.
진헌 말로 하는 거하고 마음에 있는 거하고 뭐가 다른데.
삼순 칭찬하고 사랑은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거거든.
진헌 유치해.
삼순 인간이 원래 유치하니까.
진헌 지금 우리가 이런 쓸데없는 논쟁을 벌일 때가 아닌 것 같은데. (하며 눕히려는데)
삼순 (탁 쳐내고는내가 오늘 너의 27 년 고질병을 고쳐주겠어.
진헌 뭐?
삼순 (재빨리 헤드락을 건다)
진헌 켁 뭐야.
삼순 (조이며빨리 사랑한다고 말해
진헌 켁 안놔
.
삼순 이렇게라도 해야 니 병을 고칠 수 있을 거 같다빨리 말해얼른. (힘껏 조인다)
진헌 (얼굴이 벌개져서는 벗어나려 몸부림치면서켁 빨리 놔라...
삼순 너부터 말해빨리.
진헌 나 정말 화낸다..
삼순 병 고친 다음에그래도 안늦어.
진헌 켁...
삼순 빨리 말해사랑해딱 한마디야.
진헌 아 정말.. ..
삼순 (결정적으로 힘 팍 주며얼른!
진헌 (쥐어짠다사랑해.
삼순 (더 조이며더 크게!
진헌 사랑한다구
삼순 다시 한번 복창
!
진헌 사랑해~~~
삼순 (풀어준다)
진헌 (잔뜩 찡그린 채 아픈 목을 주무르고 후숨을 가다듬고무슨 여자가 그렇게 힘이 세냐?
삼순 오늘은 이쯤에서 봐주지만 다음엔 마음을 담아서 진심으로 해야 돼알았어?
진헌 엉뚱한 데 힘쓰고 있어. (하며 와락 눕히며 이불을 뒤집어쓴다)
잠깐의 요동 뒤에 또 삼순이 벌떡 일어난다.
진헌 (일어나며왜 또오.
삼순 이러다 진짜 임심하면 어떡할려구너 그거 있어?
진헌 (무슨 뜻인지 잠깐 생각하다가 도리도리아니.
삼순 빨리 나가 사와.
진헌 (어이없는야 이 밤중에 그걸 어디서 사.
삼순 편의점에 있잖아. (밀며빨랑 갔다 와.
진헌 아이씨.. 지금 어떻게 나가.
삼순 그럼 배불러서 웨딩드레스 입으라구?
진헌 배 안불러도 임신한 줄 알걸?
삼순 뭐이게 정말! (마구 민다빨랑 나갔다 와얼른!
진헌 아이 씨... (마지못해 일어나 나간다)
삼순 빨리 갔다 와 허니빛의 속도로~
31. 
편의점 1 (동 밤)
위생용품 진열대를 훑는 진헌그게 안보인다.
카운터로 오는 진헌하필이면 젊은 여자가 서 있자 참 난감해한다.
진헌 저기....
판매원 네
진헌 저기
.. 그거 없어요?
판매원 네?
진헌 그거.. 있잖아요.
판매원 그거라뇨뭐 찾으시는데요?
진헌 (인상 우그러진다아뇨 됐습니다수고하세요. (나간다)
32. 
약국 앞
셔터가 내려진 약국.
돌아서는 진헌.
33. 
편의점 2
진열대를 훑는 진헌있다반색하며 손을 뻗는데 누군가가 먼저 채간다.
마지막 남은 물건이다진헌하며 돌아보면.
젊은 여자가 그걸 들고 다른 물건들을 고른다.
진헌고개를 설레설레 젓고는 나간다.
34. 
오피스텔
삼순
침대에서 뒹굴뒹굴한다.
삼순 왜 이렇게 안 오는거야공장에 갔나? (하다가 꿀꿀이와 눈이 마주치자 일어나 앉으며?
이 자식 봐라너 다 보고 있었지. (다가가 꿀꿀이를 돌려세운다응큼한 놈보기만 해?
그때 핸드폰이 울린다발신자가 안뜨자 갸웃하며 받는다.
삼순 여보세요. (대답 없자여보세요.
희진 (F) 저에요유희진.
삼순 !...
희진 (F) 여보세요?
삼순 오랜만이네요어디에요?
35. 
캘리포니아의 어느 까페
까페에 앉아 의학서적을 놓고 공부하던 중이다
.
희진 미국이요.
삼순 (F) 근데 왠일이에요?
희진 (본론이 쉽게 나오지 않아서) ... 가게 오픈했다면서요?
36. 
삼순샵까페
삼순 네
.
희진 잘 돼요?
삼순 아직은 밀가루값도 못건져요.
희진 잘 되겠죠.
삼순 그렇겠죠.
희진 (쉽게 못꺼내는) ...
삼순 왜 전화했는데요.
희진 ...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삼순 ?...
희진 그때 죽 쒀준 거요그리구.. 진헌이 같이 보내준 것두요.
삼순 ... 별 것도 아닌데 국제전화까지 하구... 요즘은 밥 잘 먹어요?
희진 네.
삼순 꼬박꼬박 챙겨먹어요건강보다 중요한 건 없으니까.
희진 네.
삼순 헨리도 잘 있어요?
희진 네.
삼순 진헌씨 소식은 안물어봐요?
희진 ...
삼순 안궁금해요?
희진 (잠시 머뭇)... 편입준비하느라 그럴 시간이 없어요.
삼순 (아닌 척 하는 그 마음을 알 것 같은) ... 희진씬 아마 좋은 의사가 될 거에요.
희진 ?... 왜요?
삼순 아파본 사람만이 아픈 사람 심정을 아니까요
희진 
(픽 웃고는 덤덤하게그럼 이만 끊을게요.
삼순 다신 전화하지 말아요나 희진씨 별로 안반가우니까.
희진 마찬가지에요다신 전화 걸 일 없을 거에요만날 일도 없구요끊어요.
삼순전화 끊고 잠시 마음이 뒤숭숭하다.
37. 
까페
희진도 마찬가지로 뒤숭숭하다
잠시 생각하다가 안경을 끼며 책을 본다.
그때 헨리가 들어와 앞에 앉는다.
희진 (고개 들며어 왔어?
헨리 많이 기다렸어?
희진 아니공부하고 있었어.
헨리 음... 굿뉴스와 베드뉴스가 있는데 어느거부터 들려줄까?
희진 굿뉴스만.
헨리 (웃으며그럼 굿뉴스부터.
희진 (웃는)
헨리 드디어 내가 원하던 일 중의 하나를 이루게 됐어.
희진 그래뭔데?
헨리 MSF (국경없는 의사회)에서 활동하게 됐어.
희진 (표정이 달라진다)
헨리 아프리카에서 년 동안그게 배드뉴스야.
희진 !...
헨리 (으쓱)
희진 년이나?
헨리 (끄떡)
희진 그럼 년씩이나 못보는 거야?
헨리 (끄떡)
희진 ...
헨리 (안색을 살핀다)
희진 꼭.. 가야 돼?
헨리 응원하던 거니까.
희진 ...
헨리 (왠지 미안한)
희진 ... 나중에 가면 안돼?
헨리 나중에언제?
희진 나 의사 되면... 그때 같이 가면 안돼?
헨리 ?!....
희진 그럼... 안될까?
헨리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똑똑 두드리며 흠.. 생각하는)
희진 (대답 기다리는)
헨리 그럼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책을 눈짓하며공부해그래야 빨리 의사 되지.
희진 (웃는)
헨리 (우리말공부 해빨리빨리.
희진쿡 웃고는 책을 본다.
헨리물끄러미 보다가 희진의 이마에 입을 맞춘다.
희진이 놀라 쳐다본다.
희진 ....
헨리 ....
헨리천천히 다가와 입을 맞춘다.
희진눈을 감고 가만히 받아들인다.
38. 
편의점 3
진열대에서 그걸 뽑아드는 진헌흐뭇한 마음으로 카운터로 간다.
게다가 판매원이 남자다당당하게 카운터에 올려놓는 순간 여고생 세 명이 왁자하게 수다를 떨며
달려와 하드 하나씩을 올려놓는다
.
진헌긴장한다.
판매원이 바코드를 찍어 XXX 원이라고 하며 내놓는다.
진헌재빨리 그걸 집어든다.
여고생들의 눈길이 일시에 진헌에게 쏠린다.
판매원 XXX 원이라구요.
진헌만원을 내고 거스름돈도 안받고 후다닥 나간다.
판매원 저기요거스름돈이요!
여고생 저 아저씨 왜 저래?
여고생 근데 대따 잘 생겼다 그지. (아디들은 그걸 본 게 아니라 단지 진헌의 얼굴을 본 것)
39. 
오피스텔
들어오는 진헌
숨을 몰아쉬며 침대로 온다.
진헌 나 왔어.
푸르르 자고 있는 삼순.
진헌못말려 정말 하는 표정으로 찌푸리더니 앞에 앉아 삼순을 흔든다.
진헌 자기야자기야자면 어떡해... 삼순아삼순아.
삼순 (잠꼬대아 건들지 마. (하며 돌아눕는다)
진헌 아... 일어나봐 좀그냥 자기야?
대꾸없이 마냥 자는 삼순.
진헌탄식을 하며 벌러덩 눕는다이게 뭐야입이 쓰다.
여태 손에 들고 있던 걸 아무데나 던진다.
그리고는 삼순을 흘깃 보더니 일어나 반대편으로 가 눕는다.
삼순의 얼굴이 보인다모로누워 팔로 턱을 괴고 삼순을 바라본다.
무방비 상태로 자는 삼순의 모습.
진헌물끄러미 바라본다.
진헌 ... 그 기분 알어? ... 낯선 기차역에 도착했는데 해는 어둑어둑 지고 잠잘 곳은 정해져 있지
않고 주위는 적막하고
... 외롭더라눈물 쏙 빠지게... 그때마다 니 생각을 했어.. 다시는 혼자 여행
다니지 않을거야
...
그저 자는 삼순.
진헌 그나저나 우리 나사장은 어떻게 꼬시지?
그때 삼순이 다시 돌아눕느라 손이 허공을 가르고,
그 손이 퍽 얼굴에 맞는 진헌.
코를 감싸쥐고 뒹군다.
F.O
40. 
나사장 거실(. F.I)
나사장과 나회장진헌과 삼순윤비서가 앉아있다.
삼순은 예쁘고 단정하게 차려입고 조신하게 앉아있다.
나회장 흠.. 그래 이름이 삼순이라고?
삼순 네.
나회장 그럼 셋째딸인가?
삼순 네.
나회장 나이는 몇 살인고
삼순 서른입니다
.
나회장 진헌이 니가 몇살이지?
진헌 스물일곱입니다.
나회장 그럼...
진헌 (얼른요즘은 연상연하가 트렌듭니다.
나회장 트렌드그게 유행이라는 뜻이냐?
진헌 네.
나회장 그럼 나도 요즘 유행 따라 연상을 한번 찾아볼까?
나사장 (으이구 주책이야눈치를 주고)
삼순 (쿡 웃음 나오는 걸 손으로 가린다)
나회장 그래아버님은 무슨 일을 하시는고?
삼순 (머뭇) ...
진헌 아버님은 안계십니다.
나회장 아 그래그럼 생전에 무슨 일을 하셨는고?
삼순 식품업에 종사하셨습니다.
나사장 (아니 쟤가 또?)
윤비서 (무표정하게 보는)
나회장 식품업식품업이라면 나도 잘 아는데 무슨 회사를 하셨을까?
삼순 삼순(이네 방앗간)
나사장 (얼른 끼어드는방앗간을 하셨대요.
나회장 방앗간?
삼순 네방앗간을 하셨습니다지금은 잘 아시는 분이 인수를 하셨고 어머니는 시장에서 조그만
금융업을 하고 계십니다
.
나회장 금융업이라면?
나사장 (또 끼어든다일수를 놓고 계신대요.
나회장 일수?
삼순 예살짝 놓고 계십니다.
나회장 허허 그러시구만... 그래 직업이 케익을 만드는 거라고?
삼순 네
나회장 그렇구만
.. 우리 진헌이 어디가 그렇게 좋은가.
삼순 네?
나회장 우리 진헌이 뭐가 좋아서 결혼까지 하겠다는 게야
삼순 
(진헌을 사랑스럽게 본다)
진헌 (역시 삼순을 사랑스럽게 보고)
나사장 (어이구 미쳐하는 표정)
윤비서 (별꼴이군하는 표정)
삼순 그냥 다 좋습니다.
나회장 그냥 다라.. 그렇지다 좋을 때지.
미주 (E) 작은 엄마.
모두들 놀라 쳐다본다.
미주가 계단에서 뛰어내려온다.
미주 작은 엄마~ (하며 삼순에게로 가 안긴다)
삼순 (얼른 안아주며우리 미주 잘 있었어?
미주 작은 엄마과자 언제 또 만들어요?
모두들놀라는 표정이다.
진헌은 으쓱해하고.
삼순 과자야 언제든지 만들 수 있지작은 엄마 전용주방이 생겼거든.
미주 그럼 내일 만들어요
삼순 좋지. (진헌에게내일 미주 데리고 와요알았죠?
진헌 (흐뭇해서.
나사장 (안되겠다진헌아 나 좀 보자. (안방으로)
진헌 ?...
삼순 ?...
41. 
나사장 침실
들어오는 나사장과 진헌
나사장 
(돌아서며안된다.
진헌 ?...
나사장 미주 앞세워서 뭘 꾸며보는 모양인데 삼순양은 안돼.
진헌 레스토랑오지배인님하고 이부장님한테 맞길 거에요.
나사장 ?
진헌 전 호텔로 들어가구요.
나사장 뭐라구?
진헌 제가 호텔로 들어오는게 나사장님 소원이잖아요소원 들어드릴게요대신 삼순이랑
결혼하는 거 허락해주세요
.
나사장 !... 괘씸한 놈거래할 게 따로 있지 혼인문제 갖고 거래를 해?
진헌 (대뜸임신했어요
나사장 뭐?
진헌 임신했다구요.
나사장 (넘어갈 지경이다)
진헌 (태연하게 보는)
나사장 (정신 차리고속을 꿰뚫어보려는 듯)
진헌 (지지 않고 맞받아치는)
나사장 (눈싸움)
진헌 (눈싸움)
나사장 좋다그럼 내일 같이 산부인과 가자.
진헌 (?)
나사장 내 후배 김박사 알지종목이 산부인과잖니.
진헌 (이런!)
42. 
저택 앞차 안
차에 오르는 진헌과 삼순
진헌시동을 건다.
삼순 미주가 그렇게 보채는데 더 놀지 왜 갑자기 나와.
진헌 삼순아.
삼순 어.
진헌 (휙 본다)
삼순 왜에.
진헌 (비장한애부터 만들어야겠다.
삼순 뭐???
진헌차를 출발시킨다.
43. 
오피스텔 복도
엘리베이터 열리자 삼순을 끌고 나오는 진헌
현관까지 끌고 버티고 하면서 옥신각신.
삼순 싫어어어떻게 배불러서 웨딩드레스를 입어.
진헌 아예 웨딩드레스를 못입는 수가 있어.
삼순 안입으면 안입었지 불은 몸으론 싫어.
진헌 그래도 이뻐걱정 마.
삼순 싫다니까아..
진헌 잔말 말고 따라와. (현관키를 누르고 들어간다)
44. 
나사장 거실(동 밤)
윤비서가 트렁크를 끌고 나온다.
소파에 앉아 책 보던 나사장흥 외면한다.
윤비서 저 가요.
나사장 (대꾸도 않고 책 보는)
윤비서 (잠깐 보다가 트렁크 끌고 돌아선다)
나사장 나쁜 년.
윤비서 (멈칫)
나사장 언제 돌아올 건데정말 2, 3 년씩이나 있을 거야?
윤비서 (돌아서서돌아다니다가 괜찮은 남자 있으면 거기서 살림 차리구요.
나사장 서방복 있었으면 벌써 시집 갔지.
윤비서 혹시 모르죠파란 눈이 제 임잔지갈게요. (돌아서서 나가는데)
나사장 (벌떡 일어나더니 달려들어 등짝을 때린다이 괘씸한 년감히 날 두고 가?
윤비서 왜 때리고 그러세요아파요.
나사장 (잡지는 못하고 괜스레 화만 내는갈려면 훤할 때 가든가청승맞게 왜 밤비행기야!
윤비서 밤비행기가 싸거든요.
나사장 왜 싼비행기를 타내가 월급 적게 주디?
윤비서 왜 시비를 걸고 그러세요.
나사장 나쁜 것 같으니라구. (침실로 들어간다)
윤비서 (가만 보다가 침실 앞에 서서남자 생겨도 돌아올게요.
45. 나사장 침실
정작 화는 냈지만 가슴이 휑한 나사장
쓸쓸하게 앉아 있다.
나사장 필요없어오든지 말든지.
윤비서 (E) 저 정말 가요. ... ?
나사장 전화나 자주 해!
46. 
거실
윤비서 
(픽 웃으며.
윤비서트렁크 끌고 현관으로 가다가 멈칫고개를 숙이면.
미주가 윤비서의 다리를 끌어안고 올려다본다.
미주 이모 어디 가요?
윤비서 좋은데 구경 가지?
미주 언제 와요?
윤비서 미주 학교 들어가면.
미주 정말요?
윤비서 그럼그동안 할머니 말씀 잘 듣고 있어야 돼?
미주 네.
47. 
오피스텔(새벽)
침대 밑에 벗어제낀 옷들이 아무렇게나 흩어져있다.
침대 속에 나란히 앉아있는 진헌과 삼순.
코피를 흘린 듯 각자의 코에 휴지가 틀어막혀 있다.
삼순 (지친날 샜다 자기야.
진헌 (역시 지친.
삼순 삼신할매가 다녀갔을까?
진헌 어.
삼순 이래도 안생기면 어떡하냐.
진헌 (쳐다본다)
삼순 (쳐다본다) ... ?
진헌눕히며 이불을 뒤집어쓴다.
48. 
동 오피스텔 (동 새벽)
빈 거실... 갑자기 TV 가 켜진다축구중계가 흘러나온다.
진헌의 팔을 베고 자던 삼순이 문득 눈을 뜬다.
TV 
소리가 들려온다옆을 본다.
진헌이 자고 있다이상하다누가 TV 를 켰지?
비몽사몽간에 일어나 거실로 나가보는 삼순.
거실로 나오던 삼순이 깜짝 놀란다.
삼순 아부지!
아버지가 소파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축구경기를 보고 있다.
삼순얼른 다가와 옆에 앉는다.
삼순 지금 뭐하는 거야 남의 집에서.
아버지 괜찮아 꿈이니까.
삼순 꿈아 맞다 꿈이다 꿈.
아버지 너야말로 남의 집에서 뭐하는 거야남사스럽게.
삼순 어? (부끄러워서 히히 웃는다)
아버지 좋냐?
삼순 (부끄러운 듯 끄덕이며
아버지 행복하냐
?
삼순 응 아부지.
아버지 그래인생 뭐 별 거 있어좋아하는 사람이랑 투닥거리면서 살면 되는 거지.
삼순 아부지는아부지도 행복해?
아버지 응죽는 것도 썩 나쁜 건 아니더라구.
삼순 히히 아부지가 좋다니까 나도 좋다. (그런데 갑자기 눈물이 핑글 맺힌다)
아버지 ?...
삼순 (눈물이 방울방울)
아버지 행복하다면서 왜 그래.
삼순 ... 너무 좋아서... 너무 행복해서... 그래서 겁이 나 아부지.
아버지 ... 삼순아.
삼순 이게 깨질까봐 겁이 나 아부지.
아버지 ... 이런 바보 같으니라구.
삼순 (보는)
아버지 닥칠지 안닥칠지도 모를 일을 왜 미리 걱정을 해.
삼순 .... 그치?
아버지 그러엄행복하게 살기도 바쁜데 그런 바보같은 생각을 뭐하러 해.
삼순 맞어.
아버지 뒤도 돌아보지 말고 미리 걱정도 하지 말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면 되는거야.
삼순 맞어. (눈물을 훔친다)
아버지 우리 셋째딸기죽지 말고 씩씩하게 사는 거다?
삼순 (끄떡끄떡
아버지 (주먹 쥐어보이며화이팅!
삼순 화이팅아자아자아자!
49. 
동 오피스텔 (동 새벽)
진헌의 팔을 베고 자는 삼순.
삼순 (잠꼬대처럼 입엣말화이팅...
화면 어두워진다.
F.O
50. 
남산 서울타워 앞(F.I)
엄마아빠 티가 나는 진헌과 삼순각자의 아이들을 하나씩 손에 잡고 또 다른 셋째의 이름을 애가
타게 부르며 찾아다닌다
아이들은 진헌을 닮아 예쁜 다섯 살쯤의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다.
진헌 바다야!
삼순 바다야!
진헌 바다야!
삼순 바다야바다 어딨니!
진헌 그러니까 이런 날 뭐하러 나오애 잃어버리기 딱 십상인데.
삼순 자기가 한눈 팔아서 그렇잖아얘 천방지축인 거 몰라한시도 눈을 떼면 안된다구.
진헌 으유 정말.
삼순 인상 펴라?
진헌과 삼순다시 바다의 이름을 부르며 찾아다니는데 안내방송이 나온다.
남자 (F) 미아를 보호하고 있습니다이름은 현바다양나이는 다섯 살.
진헌과 삼순멈추며 방송에 귀를 기울인다.
남자 (F) 어머니 성함은 김삼순김삼순.
삼순 (일그러지며그때 등록을 포기하는 게 아니었어.
남자 (F) 아버지 성함은 현삼식현삼식.
진헌 (역시 일그러지며도대체 애를 어떻게 가르치는 거야?
삼순 가정교육은 나만 하냐?
남자 (F) 김삼순씨와 현삼식씨께서는 관리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다시 한번 말씀
드리겠습니다
.
그들의 이름이 다시 울려퍼지는 가운데 관리실을 향해 뛰어가는 진헌과 삼순과 아이들.
51. 
나사장 거실
가족사진이 커다랗게 걸려있다진헌과 삼순이 앉아있고 양 옆에 아이들 셋이 적당히 서 있는.
겨우 찾은 바다는 삼순을 닮아 통통하고 귀엽다.
두 아이와 무척 대조되는.
삼순 (N) 그날 밤 삼신할매가 세쌍둥이를 점지해주었고 우리는 결혼을 했다바다우리
아이들의 이름이다
. (사이아니다이건 나의 꿈이다.
52. 
케익하우스 전경
아주 예쁜 유럽풍의 가게 전경
간판에는.
삼순 (N) 이것도 나의 꿈이다.
53. 
삼순 샵 안
좁은 주방에서 부지런히 밀가루 반죽을 하고 있는 삼순
.
콧등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다.
삼순 (N) 아직 나의 현실은 여기에 머물러 있다.
54. 
보나뻬띠 홀
피아노를 치는 삼순그도안 열심히 연습한 Can't Help Falling in Love 를 능숙하게 친다.
진헌이 테이블에 앉아 그윽하게 쳐다본다.
삼순 (E) 그래도 작은 꿈 하나는 이루었다그에게 피아노 연주를 해주는 것.
55. 
남산계단(2 회의)
손을 잡고 저만치서 걸어오는 삼순과 진헌횡단보도 앞에 선다.
삼순 (E) 그날 밤 삼신할매는 다녀가지 않았고 어머니는 여전히 결혼을 반대하신다.
횡단보도를 건너며 뭐가 문제인지 투닥거리기 시작하는 두 사람의 뒷모습.
삼순 (E) 그래도 우리는 사랑을 하고 있다투닥투닥 싸우고 화해하고 웃고 울고 연애질을 한다.
계단을 올라가면서 계속 투닥거리는 두 사람
삼순 
(N)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한다어쩌면 우리도 헤어질 수 있겠구나... 연애라는 게 그런
거니까
.. 하지만 미리 두려워하지는 않겠다.
어느새 사이좋게 손을 잡고 계단을 오르는 두 사람.
삼순 (N)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명백하다열심히 케익을 굽고 열심히 사랑하는 것...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긴 계단을 하염없이 오르는 두 사람의 모습...
내 이름은 김삼순!!


. 이름은 김삼순↲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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