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16
S#1 강재 호텔 룸 거실(밤)
15부 엔딩에 이어서...
-강재: (미주 보느라 유진 못 본) 여기서 잠깐 기다...
하다 사색된 미주 보고 고개 돌리면 미주 사진을 배경으로 서 있는 유진.
분노에 이글거리는 유진의 눈빛.
강재, 유진이 슬라이드 봤구나 싶어 쿵!
아, 미주도 봤구나... 또 한 번 쿵!
미주, 저 사진을 저렇게 보고 있었어 쿵!
그런데 유진이도 봤네... 또 한 번 쿵!
유진, 이제는 아예 붙어 다녀? 호텔에도 오고? 쿵!
-유진: 이제는 뭐 놀랍지도 않다.
손 붙잡고 들어오는 꼴은 안 봤으니 다행인가?
강재 !!!
미주 !!!
-강재: (미주에게) 미안한데...
-미주: (무슨 말인지 알겠는) 알아요, 갈게요. 가려던 참이에요. (하고 급히 돌아서면)
-유진: 도망가는 거예요? 도망갈 걸 왜 왔어요?
여기까지 오면서 이만한 각오 안 하고 왔어요?
미주 !!!
-강재: 나랑 얘기해, 나 보러 온 거잖아.
-유진: 그건 오빠 방에는 오빠만 있다고 착각할 때 얘기지.
-강재: (문 열어주며) 가요.
미주, 참담하고 겨우겨우 나가는...
-유진: 왜 보내? 나 없으면 둘이 뭐 하려고 했는데 보내?
강재 문 닫고 돌아서면...
-유진: 그러고 보낼 걸 왜 데려왔어?
저렇게 도망쳐야 하는 게 저 여자 처지인 거 몰랐어?
강재, 이 아이를 어찌해야 하나 보고만 섰는데...
S#2 강재 호텔 복도(밤)
굳은 얼굴로 복도 걸어나오는 미주, 그러다 천천히 멈춰 서는...
모든 상황이 힘들어 죽겠는...
하나 돌아보지 않으려 애쓰며 억지로 걸어 나오는데.
S#3 강재 호텔 룸 거실(밤)
여전히 마주서 있는 강재와 유진.
-유진: 왜 안 따라가? 왜 안 잡아?
여기까지 데려올 정도면 나 같은 게 대수야?
저렇게 대문짝만하게 걸어놓고 봐야 하는 얼굴인데 나 같은 게 대수냐고!
강재 보는...
-유진: 좋니? 저렇게라도 윤미주 옆에 놓고 사니까 좋아?
미안하다며, 결혼하자며, 그동안 속상하게 한 거 다 갚으며 살 거라며,
힘들게 한 거 죽는 날까지 갚으며 살 거라며!
-강재: 유진아... 우리...
-유진: 우리 뭐? 우리 왜!
오빠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는 거 몰라?
아무 말도 하지 마, 그냥 내 얘기 들어.
강재 보면...
-유진: 결혼하자.
강재 !!!
-유진: 악에 받쳐 하는 소리 아니야.
이렇게 다 까발려진 마당에 모른 척하는 것도 웃기고 지쳐.
그러니까 우리 하던 대로 하자.
마음 안 바랄게, 몸만 와.
껍데기라도 좋으니까 사는 건 나랑 살자고.
오빠 아이들에 엄마는 내가 하겠다고.
강재 !!!
-유진: (테이블에 놓여있던 반지 케이스 열어 반지만 꺼내고 케이스 집어 던지고
서늘한 얼굴로 스스로 반지 끼고) 결혼하자, 예정대로.
-강재: 유진아.
-유진: 대답해.
-강재: 유진아.
-유진: 대답하라고!
-강재: 헤어지자.
-유진: (헉!) 뭐?
-강재: 헤어지자...
-유진: 오빠!
-강재: 나 그 사람... 좋아한다.
-유진: 오빠...
-강재: 이제 더는... 아닌 척 못 하겠다.
유진, 어이없어 할 말 안 나오는...
-강재: 아닌 척이... 안 된다.
-유진: 미쳤구나.
-강재: 미안하다...
-유진: 어떻게 이래? 나한테... 어떻게 이래...
-강재: (진심으로 가슴 아파 눈물 글썽해지는) 미안하다...
-유진: 나쁜 자식아! 이 나쁜 놈아!
강재, 천천히 무릎 꿇는...
유진, 헉! 입 틀어막고 반지 보여 더 슬픈...
뒤로 멈칫 가는...
-강재: 나... 보내 주라.
-유진: (믿어지지 않는) 미쳤구나... 미쳤어...
오빠 정말... 미쳤구나...
눈물 툭툭 떨어지는 유진.
강재, 참담하게 무릎 꿇고 앉아 있고.
그러다 더는 볼 수 없어 가방 확 낚아채 나가버리는 유진.
강재, 그대로 앉아 있고 가슴 아파 죽겠고...
S#4 거리+유진 차 안(밤)
울며 운전하는 유진.
S#5 미주 오피스텔 방(밤)
미주 넋 놓고 침대에 앉아 있는데 딩동!
“누구세요?” 하는 순정 소리.
미주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그대로.
잠시 후 “언니야, 잠깐 나와봐” 하는 순정.
미주, 천천히 문쪽으로 고개 돌리는데...
S#6 미주 오피스텔 거실(밤)
미주, 문 열고 나오다 멈칫한다.
자신을 보고 있는 여자, 유진이다.
미주 쿵! 하는 심정으로 보다 겨우 걸음 떼는데...
유진, 성큼성큼 오더니 그대로 쫙! 미주 따귀 올려붙인다.
헉! 놀랐지만 그대로 서 있는 미주.
-순정: (꺅! 비명 지르며) 어머, 이 여자 미쳤나 봐! 언니야, 괜찮아? (하는데)
유진, 다시 손 치켜드는...
-순정: (그 손 턱 잡는) 이게 진짜! 야, 너 죽고 싶어?
-유진: (손 탁 치우고) 내가 경고했지, 오빠 흔들지 말라고!
그런데, 무릎을 꿇게 만들어?
미주 !!!
-유진: 네가 뭔데, 네까짓 게 뭔데 우리 오빠 무릎을 꿇려!
빌어도 네가 빌어야지! 꿇어도 네가 꿇어야지!
네가 뭔데 누구한테도 꿇어본 적 없는 사람 무릎을 꿇려!
미주 !!!
순정, 이게 무슨 소리야 싶은...
-유진: 너랑 죽고 못 사는 그거? 나는 그런 순간 없었을 것 같니?
네 덕분에 그런 추억조차 개떡 같아졌지만
오빠랑 나 사이에는 절대 변할 수 없는 게 있어.
미주 !!!
-유진: 오빠 첫 아이의 엄마는 죽었다 깨나도 나라는 거.
미주 !!!
-유진: 너도 여자니 알 거야,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미주 !!!
-유진: 너는 착한 척하는 쓰레기일 뿐이야, 알아?
하고 돌아서 저벅저벅 가버리는 유진.
참담히 서 있는 미주, 눈물도 안 나는...
진심으로 미안하고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순정, 미주 분위기에 말도 못 걸겠고.
S#7 유진 오피스텔 거실(밤)
바닥에 주질러앉아 소파에 얼굴 묻고 엉엉 울고 있는 유진.
미주에게 한 모진 말 다 자기 가슴에 박히고 그래서 더 처연하고 슬픈 유진.
S#8 미주 오피스텔 전경(다음 날 아침)
S#9 미주 오피스텔 복도(아침)
미주와 순정 나온다.
미주, 유진 집 지나다 아주 살짝 걸음 멈추는가 싶더니 이내 담담히 지나간다.
순정, 숨 막혀 죽겠네 하는 표정, 애꿎은 유진 현관문 노려보고 미주 뒤따르고.
S#10 오피스텔 주차장(아침)
미주와 순정 나오고 순정, 계속 미주 눈치 보며 쫑알대는...
-순정: 뭐 그깟 일로 아침을 걸러? 이건 진짜 언니 캐릭터에 안 맞는다니까?
빈 속으로 원장님이랑 어떻게 싸울래?
(눈치 보며) 세미나 말이야. 원장님은 죽어도 언니 가라고 할 것 같던데.
강릉에서 2박 3...
하는데 두 사람 앞 가로막는 누군가, 홍 씨다.
홍 씨 90도로 인사하는데.
미주, 그런 홍 씨 빤히 보다 이제는 싸우기도 싫은 듯...
-미주: 식사하셨습니까?
-홍씨: 예, 했습니다. (하고 시동 걸린 차 뒷문 여는)
-순정: (의아한) 누구야? 알아?
-미주: 내가 세연 씨 어머니께 뭘 잘못했나 봐. 그래서 나 감시하시는 거래.
-순정: 뭐?
홍 씨 !!!
-미주: 타, 늦겠다.
-순정: (팔 잡아끄는) 미쳤어? 무섭게 이걸 왜 타? 나 안 타, 언니도 타지 마.
-미주: 타자, 뭘 보고 싶으신지 모르지만 보여드려야지. (하고 타는)
-순정: (왜 저래 싶은) 왜 그래. 언니가 더 무서워, 씨...
S#11 거리+차 안(아침)
뒷좌석에 앉아 있는 미주와 순정.
순정, 홍 씨 룸미러로 노려보고 있고 미주는 창 밖만 보고 있다.
-미주: 저 앞에서 좌회전이요.
-홍 씨: 병원은 그냥 직진해서...
-미주: 호텔로 갈 거예요, 하강재 씨 호텔요.
홍 씨 !!!
-순정: (소근) 언니 왜 그래...
(홍 씨 눈치 보며) 아니, 왜 출근하다 말고 목숨을 걸어.
미주, 창 밖만 보고 있는...
-순정: (울상) 언니 내리면... 나 저 아저씨랑 단둘이 가야 하잖아.
홍 씨, 굳은 얼굴로 룸미러로 미주 한번 보고 좌회전 차선으로 바꾸는데.
S#12 호텔 로비(아침)
호텔 로비에 하염없이 앉아 있는 미주.
S#13 달동네 어느 곳(낮)
곳곳에 ‘서울 인길동 제4구역 재개발조합 설립인가 득’ 플래카드 걸려 있다.
홍보전 천막 치는 강재, 백 이사, 김 대리.
옆에 보면 타사 사람들 천막 치고 있다.
강재, 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 찌르고 한 손으로 기둥 잡고 있고 백 이사 줄 당기고 있다.
-백 이사: 거 좀 제대로 못 잡냐? 어째 마음에 들게 하는 꼴을 못 봐?
-강재: 더 어떻게 제대로 잡습니까?
-백 이사: 너는 왜 늘 월급을 날로 먹냐? 꽉 잡으라고, 월급 받을 때처럼 두 손으로.
-강재: 싫습니다, 손 시려워서.
-백 이사: 그래? 그러든가 그럼.
하더니 잡고 있던 줄 놓으니 푹 강재, 천막 천에 갇힌다.
강재, 신경질부리며 천막 밖으로 나와 인상 확 쓰고 보면
뒷짐에 빗자루 들고 노래 흥얼거리며 저만치 가고 있는 백 이사.
이런 씨 하는 강재.
그때 홍보박스 들고 오던 동훈, 찌부러진 천막과 옆 타사 천막 보다...
-동훈: 아니, 지금 뭐하고 있는 겁니까?
-강재: 내가 그런 거 아닙니다.
-동훈: 저쪽 말입니다, 저쪽. 홍보전에서 밀리면 입찰서류 잉크값도 못 건져요.
홍보비가 얼마나 들었는지 압니까?
강재, 뭐라는 거야? 하고 보면...
타사 직원, 강재네 천막 근처에 홍보물 든 박스 쌓고 있는...
-강재: 저 박스가 왜요?
-동훈: 금 넘어왔잖아요, 금! 우리 박스 쌓을 자리인데 우리 자리를 막 넘어오잖아요!
-강재: 그런 걸 전문용어로 나와바리라고 하죠. 비켜요.
(하더니 옆에 있던 각목 집어 드는)
-동훈: (헉! 놀라 급 말리며) 아니,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강재: 금 안 넘어오게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하더니 상대 보고 눈에 힘주는) 어이! (하더니 각목 들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상대편, 뭐야 저거 싶어 바짝 긴장하고 보고.
동훈, 더 긴장해 보는...
강재, 상대편 천막 앞에 가 서더니 허리 숙여 각목 바닥에 깔고 옆으로 옮기며 길이 잰다.
상대편 급황당...
-강재: (자기 천막 앞까지 길이 재오더니 각목 집어들고 상대편 박스 가리키며)
여기가 가운데니까 약 1m만 옆으로 드래그해요.
상대편들 황당하게 보면...
-강재: 드래그 모릅니까? 쭉 당기는 거?
상대편 그제야 박스 옆으로 옮기는...
-동훈: (기분 좋은) 빨리빨리 좀 당깁시다. 백 이사님은 어디 가셨어요?
-강재: 빗자루 들고 가던데요, 저쪽으로.
-동훈: 아, 또 혼났네, 또.
하강재 씨도 얼른 빗자루 챙겨 따라와요. (하더니 빗자루 들고 가는)
강재, 미친 거 아니야? 하는 표정으로 보는데...
S#14 달동네 어느 골목(낮)
건성으로 청소하고 있는 강재.
동훈과 백 이사 열심히 청소 하고 있다.
동훈, 사람들 지나가면...
-동훈: (허리 90도) 안녕하십니까, 여러분의 삶의 동반자 DO산업개발입니다.
(다른 사람 지나가면) 안녕하십니까, 살기 좋은 동네, 품격 있는 APT DO산업개발입니다.
강재, 왜 저래 하는 눈으로 동훈 보는...
-백 이사: 뭘 꼬나 봐? 너도 저렇게 해야 하는 거야.
-강재: 왜 그래야 하는데요?
-백 이사: 이미지 홍보도 모르냐?
-강재: 모... (릅니다)
-백 이사: 모르지, 몰라. 네가 아는 게 뭐 있냐?
너는 그냥 사무실 들어가서 DM작업이나 끝내!
강재, 무슨 소리야 하는 눈빛.
-백 이사: 외부 조합원들한테 브로셔(brochure) 발송하라고.
내일 보내야 모레 들어가니까.
-강재: DM이랑 브...로...랑 두 개 다요?
-백 이사: 왜, 아주 발송이랑 세 개 다 넣지?
하는데 강 회장 차 멎고 동규와 강 회장 내린다.
강재, 동훈 놀라 인사하고 백 이사 슬쩍 못마땅한 기색 보이는...
-동규: 회장님께서 재개발 예정지가 어디인지 직접 둘러보시고 싶다셔서 모시고 왔습니다.
-백 이사: 날도 추운데 어려운 걸음 하셨네요.
-강 회장: (백이사 손에 빗자루 보고) 이런 일도 직접 하시는지 몰랐습니다.
밑에 직원들이 보고 배울 게 많겠습니다.
-백 이사: 직접 해도 안 따라오는 놈도 있습니다.
강재 !!
-강 회장: (강재 보고) 저 아이는 잘 하고 있나 모르겠습니다.
-백 이사: 텄지 싶습니다. 안 따라오는 놈이 저놈입니다. 겉만 번지르르하지 반푼입니다.
강재, 헉! 회장님 앞이라 티고 못 내고...
-강 회장: (기분 나쁜) 제 밑에 있을 때는 넘치는 그릇이었지 말입니다.
잠깐 데려가 밥이나 먹였으면 합니다마는...
-백 이사: 그러셔도 됩니다마는 다음에는 다같이 데려가시지요.
이놈 사람 만드느라 다른 직원들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거든요.
강재 !!!
-강 회장: (억지로 참으며) 그러리다. 가자.
-강재: 네...
강재와 강 회장, 동규 가고 백 이사와 동훈 그들 뒷모습 보는...
-동훈: 회장 백이 좋기는 좋네요. 이거 뭐 아들 보러 온 아버지 같은데요?
백 이사, 강재와 강 회장 뒷모습 보는데...
S#15 고급 한식당(낮)
강 회장과 강재, 동규 밥 먹고 있다.
-강 회장: (시선 음식에 두고) 무슨 일을 어떻게 하기에 반푼이 소리를 들어?
-강재: 죄송합니다.
-강 회장: (시선 음식에 두고) 부서 옮겨줘?
-강재: 아닙니다. 말씀은 그러셔도 잘해 주십니다. 아버지 같으신 분입니다.
-강 회장: (자기도 모르게 버럭!) 무슨 마음이 그리 헤퍼! 아무나 아버지야?
강재 ?!
동규 불안한...
-강 회장: (내가 왜 이러나 싶은, 태연한 척 식사하며) 먹어.
강재 수저 드는...
-강 회장: (지나가는 말처럼) 찾아본 적 있어?
강재 보면...
-강 회장: 네 부모 말이야.
동규, 안타까운...
-강재: 없습니다.
-강 회장: 왜.
원망하냐?
사정 있었을 거라는 생각 안 들어?
동규, 차라리 말을 하지 싶은...
-강재: 사정은 제가 있었습니다.
강 회장 !!!
-강재: 깡패가 된 자식... 부모인들 좋겠습니까.
강 회장과 동규, 아무 말도 못 하고 강재만 보는데...
S#16 DO산업개발 로비 희망성형외과(낮)
강재, 로비 들어오고 엘리베이터로 가다 멈춰 성형외과 보는데...
S#17 미주 진료실(낮)
의학사전, 원서, 세미나 발표 자료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미주.
사전 두서없이 뒤지다 유진 생각 떠오른...
<인터컷>
-유진 성큼성큼 오더니 그대로 쫙! 미주 따귀 올려붙이는...
헉! 놀랐지만 그대로 서 있는 미주.
미주, 마음 안 좋은데 노크소리 들리고 강재 들어오고 손에 모자 들려 있다.
미주, 물끄러미 강재 보는...
-강재: (조금 거리 두고) 잠은 좀... 잤습니까.
점심은...
(모자 만지작, 책상에 모자 놓는) 이거요...
(아무 반응 없자 머뭇하다 돌아서는데)
-(미주): 다시는 그러지 마요.
강재, 멈추고 차마 돌아보지 못하는...
-미주: 빌어도 내가 빌어요.
강재 !!!
-미주: 그러니까 다시는 나 모르게 빌지 마요. 무릎 꿇지도 말고.
-강재: (빤히 보는, 그 마음 알겠는 듯) 미주 씨도 빌어요.
유진이한테 우리는... 그래야 돼요.
미주 !!!
-강재: 우리는... 둘이잖아요.
하더니 나가고 미주, 무슨 뜻이지? 쿵쿵쿵...
미주, 모자 보고 마음 아픈...
물끄러미 모자 보는데 그때 전화 온다.
-미주: (모자에 시선 두고 휴대전화 받는) 네.
-진수: 차는 잘 굴러가요?
미주 ?!
S#18 진수 타이어 매장 앞(낮)
차에서 내리는 미주, 매장 전경 보는데...
-(진수): 이런 걸 흘리고 다니면 어떡해요, 칠칠맞게.
S#19 진수 타이어 매장 안(낮)
모자 내미는 손, 진수다.
여기저기 얼룩 묻어 있고 미주, 의아하게 보면...
-진수: 집에 가서 빨아요. 턴다고 털었는데 뭐가 좀 많이 묻었네요.
미주 !!
-진수: 안 받아요? 얘가 이렇게 괄시 받을 모자가 아닌데.
-미주: 이게... 그날 제가 썼던 모자란 말이에요?
-진수: 샴페인 터뜨려서 막 도망다녔잖아요. 그때 흘린 거 내가 주웠어요.
미주 !!
모자 물끄러미 보는 미주.
S#20 미주 오피스텔 방(밤)
화장대 위에 모자 두 개 놓인, 무릎 안고 앉아 모자 바라보고 있는 미주.
저 모자 핑계로 내가 보고 싶었구나... 마음 짠한...
S#21 포장마차(밤)
소주 마시는 유진, 이미 많이 취했고 빈 잔에 다시 술 따른다.
술잔 보다가 잔 드는데 누군가 손 낚아챈다.
-세연: 무슨 짓이야?
-유진: 어, 금방 왔네? (하며 아무렇지 않게 손에 묻는 술 터는) 아깝게 다 흘렸다.
-세연: (의아한) 너 취한 거야, 지금?
-유진: 조근. 오빠도 한잔 해.
-세연: 너 미쳤니? 애 가진 사람이 술을 마시면 어떡해?
-유진: 오빠, 나 그냥 그때 오빠한테 시집 갈 걸 그랬나 봐.
(술병 집어 자기 잔에 따르려 하면)
-세연: (술병 뺏으며) 강재 지금 어디 있어?
-유진: 강재? 몰라. 자기 좋아하는 여자랑 있겠지.
내가 어제 그 여자 패줬거든. 뺨을 쫙!
세연 !!!
-유진: 앗! 미안, 오빠 애인 때려서.
그런데 오빠, 윤미주 관리 좀 잘 할 수 없어?
누구 여자인지 헷갈리게 안 할 수 없어?
왜 둘이 호텔 들락거리게 만드는데?
세연 !!!
-유진: 그러니 내가 술을 안 마셔? (하고 술병 다시 짚으려 하면)
-세연: 야, 인마.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지 술을 마시면 어떡해?
-유진: 마셔도 돼.
-세연: 아기한테 안 좋잖아.
-유진: 있지도 않은 애가 안 좋기는 뭐가 안 좋아? 줘!
세연 !!!
-유진: 이제 없어. 이제 아기 없다고. 그 여자 때문이야, 윤미주 때문이라고!
(하고 두 손으로 얼굴 가리고 엉엉 우는)
-세연: (충격 받은 그런 유진 빤히 보다가 휴대전화 꺼내드는) 너 좀 나와야겠다.
네 아이 가졌던 여자가 길바닥에서 얼어 죽게 하고 싶지 않으면 나와.
(시간 경과)
유진, 테이블에 엎어져 있고 세연, 그 앞에 꼿꼿하게 앉아 있다.
그때 강재 오고 세연, 눈동자만 돌려 강재 보는데.
강재, 잠든 유진 보는데 마음 아픈...
강재, 한 발 다가오면 세연 벌떡 일어나더니 퍽! 주먹 날린다.
휘청하는 강재, 놀라 보면...
-세연: 자기 자식 가진 여자를 어떻게 이 지경으로 만들어!
그래놓고 어떻게 윤미주 앞에 얼쩡거려!
네가 잘못한 일을 왜 윤미주가 욕을 먹게 해!
강재, 할 말 없는...
-세연: 마음 같아서는 반 죽여놓고 싶은데 그랬다가는 두 여자 다 넘어갈까 봐 참는 거야.
처신 똑바로 해라. (하고 가는)
-강재: (참담하게 서 있다가 무릎 세워 앉아
머리로 푹 덮힌 유진 얼굴에서 머리카락 치워주며 따뜻한 목소리로)
유진아, 집에 가자. 정신차려봐. 유진아... 박유진...
유진, 미동도 없고 강재, 그런 유진 얼굴 한참 보다가
양손으로 번쩍 유진 들어 올려 안고 슬픈 얼굴로 걸어 나오는데...
S#22 세연의 집 주방(밤)
김치냉장고에서 와인 꺼내는 세연, 와인 따고 그 자리에서 병째 마신다.
그러다 무슨 생각이 났는지 식탁 위 휴대전화 집어들고 거는데.
-세연: 할 얘기 있어요. 지금 꼭 봐야 해요. (사이) 나는 집이에요.
S#23 세연의 집 거실(밤)
미주와 세연, 나란히 앉아 와인 마시고 있다.
-미주: 불러줘서 고마워요. 안 불렀으면 혼자 캔맥주 들고 청승떨었을 거예요, 옥상에서.
-세연: 추운데 왜 옥상에서 마셔요?
-미주: 집에서 마시면 순정이한테 들키고 들키면 아빠한테 이른다고 협박하거든요.
아빠 아시면 또 금식기도 하시고.
세연 빤히 보는...
-미주: 알아요, 나쁜 딸이죠.
세연 빤히 보는...
미주, 왜요? 하는 표정으로 보면...
-세연: 아팠어요?
-미주: 나요?
-세연: 어제 유진이한테 맞았다면서요.
미주 !!!
-세연: 더 놀랄 얘기 있어요. 돌려서 할까요, 그냥 할까요?
-미주: 그냥 해요, 어차피 같은 얘기면.
-세연: 유진이 아이요, 이제는 없대요.
미주 !!!
-세연: 미주 씨도 알아야 할 것 같아서요. 그래야 몰라서 상처 주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강재는 알고 있었나 봐요.
-미주: 하강재 씨가... 안다고요?
-세연: (조금 미운) 안다니 반가워요?
미주 !!!
-세연: 가장 큰 책임은 강재고 냉정히 말하면 미주 씨도 책임 있어요.
미주 !!!
-세연: 미주 씨만 아니었으면 강재한테 세상 여자는 다 똑같거든요.
아니, 세상에 여자는 유진이 하나밖에 없었을 거예요.
그러니 미주 씨가 보내줘요.
미주 !!!
-세연: 나한테 오라는 얘기 아니에요. 우리 연애는... 시작이 끝이었다는 거 아니까.
미주, 혼란스런 얼굴로 세연 보는데...
S#24 미주 오피스텔 복도(밤)
미주, 유진의 문 앞에 비스듬히 서 있고 그랬구나... 그렇게 아팠구나...
유진에게 미안해 어쩔 줄 모르겠고 유진의 고통 다 느껴지는...
강재는 얼마나 아팠을까... 가슴 미어지는 미주.
S#25 유진 오피스텔 침실(밤)
침대에 잠들어 있는 유진, 침대에 걸터앉아 유진 이불 잘 덮어주는 강재.
슬프게 유진 보는 강재 마음도 지옥인데...
그때 휴대전화 오고 번호 보고...
-강재: 네, 형님.
S#26 강재 호텔 거실(밤)
테이블 위 손도 안 댄 차 두 잔 놓여있고 강재,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동규 본다.
-강재: 방금 뭐라셨어요?
-동규: 받아들이기 힘든 얘기인 줄은 안다.
-강재: 술 드셨습니까?
-동규: 너한테야 내가 신용 없는 놈이다마는 이런 일에 허언할 만큼 헛 산 놈 아니다.
-강재: 소설 쓰세요?
-동규: 강재야.
-강재: 그러니까 형님 말씀은 회장님이 제 아버지라는 건데...
-동규: 누가 봐도 닮았지 않아.
-강재: (피식) 어디가요?
-동규: 17년 전 인천 뒷골목에서 너랑 내가 처음 만난 게 우연이었던 것 같니?
강재 !!
-동규: 일면식도 없는 너를 집에 들여 키울 만큼 넉넉한 양반이냐, 회장님이?
강재 !!!
-동규: 세연이한테는 그리 냉랭하신 분이
유독 너한테는 살가우신 게 한 번도 이상한 적 없었어?
헉! 도저히 믿을 수 없어 하얗게 굳는 강재.
(시간 경과)
동규는 간 듯, 하나 여전히 얼굴처럼 굳어 앉아 있는 강재.
<인터컷>
-강 회장: 젊어 떠돌 때 마음에 둔 여자가 있었다. 단정하고 예뻤지.
그 여자가 오래 전부터 여기 산다...
<인터컷>
-과거 세연: 피는 물보다 진하던데, 너는 왜 안 닮았나 몰라?
<인터컷>
-세연: 그럴래? (서글픈) 사이 좋은 형제처럼?
<인터컷>
-어린 세연: 야, 똘! 그거 우리 아버지 목숨 구한 시계야.
그래서 아버지가 목숨처럼 아끼는 시계라고.
그런데 그걸 줬다고. 너 같은 똥개 새끼한테! 말 되냐?
강재, 두서없이 여러 생각 떠오르고 혼란스럽지만 담담하게 앉아 있는...
그러다 천천히 걸어가 책상 서랍 열면 강 회장의 시계 들어 있다.
아직도 믿기지 않아 물끄러미 시계 보는 강재.
S#27 DO산업개발 강 회장실(다음 날 아침)
강 회장 들어오다 멈칫하는데 동규도 멈칫한다.
강재가 앉아 있었던 것이다.
강재, 일어나 인사하는...
-강 회장: 어쩐 일이냐, 아침부터.
강재, 강 회장 보고 동규, 불안한...
-강 회장: 왜, 무슨 일 있어?
-강재: (강 회장 빤히 보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강 회장: 드려봐.
-강재: 회사 그만두고 싶습니다.
-강 회장: 뭐?
-강재: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강 회장 !!! 동규 !!!
-강재: 적성에도 안 맞습니다.
-강 회장: 적성? 네가 지금 고3이냐? 내일모레 대학 가?
-강재: (빤히 보는) 타고나기를 깡패로 타고난 놈도 있지 않겠습니까.
-강 회장: 뭐, 뭘로 타고나? (가슴 아파 일부러) 야, 이 새끼야!
네 적성이 뭔데? 손에 피칠 하는 거? 치고 받고 때려부수는 거?
다 해 보니 역시 깡패가 좋아? 그리워? 쓰레기 소리 안 들으니 듣고 싶어 죽겠어?
-동규: (안타까운) 회장님.
-강 회장: 내보내, 저 새끼 내보내.
나이를 대체 어디로 처먹은 거야? 똥구멍으로 처먹었어?
강재, 아버지구나... 가슴 쿵 무너지는...
-강 회장: 밖에서 활개치던 놈이 갑갑하기도 하겠지.
그렇다고 이렇게 팔랑 뒤집어? 네 인생이 무슨 호떡이야? 재미가 없어? 적성에 안 맞아?
나가, 꼴도 보기 싫으니까.
-동규: 회장님...
강재, 벌떡 일어나 인사하고 나가는...
-동규: 강재야, 강재야!
S#28 DO산업개발 복도(낮)
뚜벅뚜벅 걸어나오는 강재, 아무 일도 없는 듯 뚜벅뚜벅 걷다 천천히 멈추는...
아무 일 없는 듯이 안 되는, 아버지였구나... 눈가 시뻘게지고 핑 눈물 도는...
그렇게 오래오래 서 있는 강재.
S#29 DO산업개발 영업본부 사무실(낮)
강재, 들어와 책상에 앉지만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바지 주머니에 손 꽂고 그대로 앉아 있다.
-동훈: (그런 강재 꼴보기 싫어서) 이봐요, 하강재 씨!
아침부터 자리 비우고 어디를 돌아다닙니까?
홍보전 부스 안 나갑니까? 시공사 선정총회가 코앞인데...
강재, 벌떡 일어나면 동훈, 움찔 물러난다.
-강재: (경란에게 가서) 오늘 쉬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됩니까?
-경란: 네?
-강재: 일이 하기 싫어 그럽니다. 조퇴 그런 거 됩니까?
-경란: 월차 쓰시면... 되긴 되는데...
-강재: 꼭 써야 합니까?
-경란: 네?
-강재: 반성문 같은 뭐 그런 겁니까?
모두들 헉! 놀라 강재 보는데...
S#30 변호사 사무실(낮)
차 두 잔 놓이고 보면 김 변호사와 세연 마주 앉아 있다.
-김 변호사: 여기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세연: 궁금한 게 있어서요. 그때 주차장에서 뵙고 바로 물어보려다 며칠 묵혔습니다.
-김 변호사: 말씀하세요.
-세연: 아버지, 김 변호사님하고 차나 마시면서 농담 나눌 분 아니세요.
인사치레로 사람 드나드는 거 싫어하시거든요.
그런데 요새 부쩍 김 변호사님을 자주 봬서요.
김 변호사 !!!
-세연: 아버지 혹시 유언장 작성하셨어요?
김 변호사 !!!
세연 빤히 보면...
-김 변호사: 자식 허락받고 유언장을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세연: 물론이죠. 그런데 워낙 생각 못 한 일을 벌이시는 분이라 내용이 궁금해서요.
-김 변호사: 유언장은 사후에 공개되는 겁니다.
-세연: 그럼 내용을 알려면 아버지가 돌아가시기를 기다려야겠네요?
김 변호사 !!!
-세연: 겁먹지 마세요. 설마 자식이 아버지 돌아가시기를 바라겠어요?
김 변호사 !!!
-세연: 그만 가죠. 앞으론 아버지 뵈러 오실 때 제 방에도 종종 들려주세요.
저는 인사치레 좋아하거든요.
하고 나가는 세연.
김 변호사, 불안한 얼굴로 세연 뒷모습 보는데...
S#31 신도 마당(해질녘)
밧줄 매단 옛날식 그네 놓여 있고 또 다른 나무판자 다듬고 있는 윤 목사.
드릴로 구멍 뚫고 후 부는데 누군가 밧줄 집어주는 손.
-윤 목사: 어, 고마워. (하다 헉! 보면 강재 옆에 와 앉아 있는)
-강재: 그네네요. 놀이터 만드시게요? (주차장 마당 흘깃 보고) 땅도 직접 파셨어요?
-윤 목사: (미운, 다시 일 하며) 가고 오는 게 아주 자기 멋대로구먼.
-강재: 추운데 시작하셨어요. 봄에 날 풀리면 하시지.
-윤 목사: 말 시키지 마, 보기 싫어졌으니까.
-강재: 이 집 식구들은 화나면 말 시키는 걸 싫어하나 봐요.
-윤 목사: 왜 왔어? 여기가 무슨 동네 여관인 줄 알아?
자기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게? 이제는 안 재워주려니까 가. 가서 오지 마.
-강재: 죄가 깊으면... 은혜도 깊다면서요.
-윤 목사: 그거야 위에 계신 양반들 얘기고
나는 속알딱지가 밴댕이인 날라리 목사라 미운 놈은 미워.
그러니까 배 끊기기 전에 어서 가. (하고 일어서는데)
-(강재): 길 좀... 찾아주세요.
윤 목사 보면...
-강재: 길을 잃은 게 아니라 새로 만든다고 생각했었는데... 가보니 절벽이에요.
그래서 되돌아 왔습니다. 와보니 여기고요.
윤 목사 !!!
-강재: 가지 말라고... 해 주세요.
짠하게 강재 보는 윤 목사.
강재 먹먹하게 서 있는...
S#32 신도 교회(다음 날 낮)
윤 목사, 휴대전화 만지작거리다 전화 거는데.
-윤 목사: 어, 난데 너 와서 교통정리 좀 해야겠다. 교통사고가 아니라 교통정리.
길 잃은 양 한 마리가 길을 묻는데 내가 모르는 길을 자꾸 알려 달라잖아.
S#33 신도 주차장 마당(낮)
목재, 철근 가득 쌓인 마당 드릴 소리 요란하고 이미 그네는 완성되어 있다.
아이들 좋아라 뛰어다니고 목재 가지고 칼싸움한다.
미주, 마당으로 들어서며 담담히 그 풍경 보는...
강재, 상택과 시소 만들 나무 자르고 있다.
태산, 그네에 페인트칠하고 있고.
대우, 아이들에게 목검 휘두르는 법 가르치다 태산에게 뒤통수 맞는다.
상택, 통나무 켜고 고개 들다 미주 발견하고...
-상택: 안녕하셨습니까, 윤 선생님.
강재, !! 미주 보는...
-미주: 네, 오랜만에 뵙네요. (하고 강재 보는)
강재, 미주 보고 있는...
-태산과 부하들: 안녕하십니까!
-미주: 안녕하세요. 그런데 이게 다 뭐예요?
-상택: 놀이터 만드신답니다.
-미주: 갑자기 놀이터는 왜...
-상택: 늦었지만 아이들한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랍니다.
시작은 목사님께서 하셨습니다.
-미주: (강재 마음 씀씀이 너무 고마운) 이런 거 해 보기는 했어요?
-강재: 전국구 건설회사 직원을 뭘로 보는 겁니까?
-상택: 설계도도 직접 그리셨습니다.
-미주: 보고서도 못 쓰면서 설계도는 무슨...
강재, 이런 씨! 자랑스럽게 바지 뒷주머니에서 설계도 꺼내 내미는...
-미주: (틱 낚아채 보는, 그러더니 인상 구겨지는, 너무 엉성한 설계도고)
그 회사는 이런 걸 설계도라고 하나 보죠? 혹시 발로 그렸어요?
상택, 또 싸워 또 하는 표정.
-강재: (욱하는) 내 발은 손이 하는 일 참견 안 하거든요?
-미주: 발이 낫네요, 머리보다.
그런데 이거 부실공사 아니에요? 어제 왔다면서 뭐 이렇게 후딱 지어요?
-강재: 말 잘 했네. 절대 타지 마.
-미주: 치사하게... 안 타면 될 거 아니에요.안타,안타.
-강재: 많이 나가게 생겨가지고...
-미주: 뭐라고요? 허... 간식 만들면 먹기만 해 봐요, 아주.
-강재: 안먹어. 안먹어.
S#34 신도 부엌(낮)
쟁반에 모과차 든 컵 옹기종기 담고 있는 미주.
하나 표정 좀 전과 달리 슬픈...
그때 태산 들어오는...
-미주: (얼른 표정 밝게 하며 바구니에 고구마 담으며) 이것만 담으면 돼요. 잠깐만요.
태산, 부엌 둘러보며 서 있는...
-미주: (고구마 담다) 아, 맞다. 태산 씨 혹시 만나는 사람 있어요?
태산 !!!
-미주: 아니요, 그렇게 당황할 건 없고요.
순정이가 보디가드 어쩌고 할 때도 나는 다 알고 하는 소리인 줄 알았거든요.
두 사람 따로 만난 적도 있다고 하기에...
태산 ...
-미주: 다른 사람... 있어요?
순정이 말로는 자기 싫어하는 게 다른 사람 있는 것 같다고...
내 보기에 순정이는 태산 씨 뭐 하는 사람인지 알면서도 좋은가 보던데.
-태산: 다 정리됐습니다.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미주: 어느 쪽이요? 순정이요, 아니면 다른 사람?
-태산: 둘 다입니다. 이거 들고 나가면 되는 겁니까?
하더니 모과차 들고 나가는 태산.
미주, 괜히 얘기했나 싶은데...
S#35 신도 주차장 마당(낮)
강재와 일행들 각자 일하고 있고 상택과 강재, 시소 얼추 다 만들었다.
-미주: 간식 드시고 하세요. (태산에게) 그 쟁반은 이쪽에 놔요.
-강재: 거, 멀쩡한 애들 다 놔두고 붕대 감은 애를.
-미주: 자기는 붕대 감은 사람한테 땅도 파게 했으면서.
-강재: (할 말 없으니까 부하들에게) 와서 먹고 해라.
청순한 손목으로 무겁게 들고 오셨다.
-미주: (이런 씨, 상택에게 차 건네며) 드세요, 모과차예요.
이게 허리, 다리, 온몸 부실한 사람한테 직빵... (하다 허 강재 힐끗 보며, 웃음으로 떼우는데)
-상택: 야, 큰 그릇에 다 모아. 사장님 드셔야 한다.
부하들 둘러서서 차 마시다 쿡쿡 웃는...
강재, 도끼눈 뜨고 미주 보면...
-미주: (딴청) 아니, 저건 왜 못을 박다 말았나?
하며 냉큼 망치 집어들고 조금 튀어 나온 못 탕! 박는데 쑥 들어가는 못.
헉! 미주 자기도 놀라 강재 보면...
-강재: 손목만 청순한 줄 알았더니 팔뚝도 청순한가 보죠?
-미주: (무안) 그러게요. 얘들이 자꾸 옮네요.
어이없어 피식 웃는 강재.
그 위로 노랫소리(사나이 텅 빈 가슴) 흐르는...
“♬ 바람 따라 구름 따라 흘러온 내 인생길 비틀리고 자빠져도 미련 없이 살아왔다”
S#36 신도 횟집(밤)
노랫소리 이어지고 모두들 젓가락 두드리며 장단 마주고 있다.
“♬ 움켜진 주먹으로 의리에 살고 빈손으로 돌아서는 무정한 거리
외로운 가로등아 너는 아느냐 사나이 텅 빈 가슴을...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세월은 무정한 가진 것은 두 주먹뿐 남자답게 살아왔다.
뒷골목 인생이라 비웃지 마라 가시밭길 헤쳐가는 사나이 우정
외로운 가로등아 너는 아느냐 사나이 텅 빈 가슴을...“
미주도 같이 젓가락 두드리고 있고 강재, 좀 불량하게 벽에 비스듬히 기대 노래 듣는다.
그러다 강재, 물끄러미 미주 보는...
노래 모르면서도 젓가락 열심히 두드리는 미주가 예뻐 눈을 뗄 수 없는 강재.
유행가는 계속 흐르고...
S#37 신도 진료실(밤)
강재, 미주의 잔상 머리에 있는 듯 멍하니 외투 벗는데 미주, 작은 바구니 들고 들어온다.
바구니에 초콜릿바 담겨 있고.
-미주: 난로 때도 새벽엔에는좀 추울 거예요. 혈당 떨어질지 몰라요. (침대 맡에 놓는)
강재 !!
-미주: 좀 앉을래요? 할 얘기 있는데. (침대 옆 의자에 앉는)
강재 침대에 앉으면...
-미주: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다) 혹시 우리... 언제 처음 만났는지 기억해요?
-강재: 그걸 어떻게 잊습니까?
-미주: 일식집... 아니에요.
강재 보면...
-미주: 그 옷집, 유진 씨 드레스요.
강재 !!
-미주: 그거... 내가 먼저 샀던 거였어요.
강재 !!!
-미주: 우리... 그렇게 처음 만났어요.
강재 !!!
-미주: 그 드레스요, 참 예뻤는데... 내 인연은 아니었던 것처럼...
당신... 참 예쁜데 내 인연은... 아닌가 봐요.
강재 !!!
-미주: 아빠가 내려오라고 전화를 했어요. 교통정리 하라고...
처음에는 교통사고 잘못 듣고 웃었어요. 그런데 사고 맞더라고요.
인연 아닌 사람들이 만나는 건... 사고예요.
강재 !!!
-미주: 유진 씨가 그래요. 나보고 하강재 씨 흔들지 말라고...
강재 !!!
-미주: 누가 흔들었건, 누가 흔들렸건 우리... 그만해요.
강재 !!!
-미주: 아직 아무것도 안 했다고 우길 수 있을 때 그만해요.
이제 이 방... 출입금지예요.
기름도 안 넣어놓을 거고 담요도 안 줄 거예요.
-강재: 왜 이럽니까?
미주 !!!
-강재: 나는 미주 씨한테 가려고 죽을 힘을 다 하고 있는데... 왜 이럽니까?
미주, 왈칵 참았던 눈물나는...
-강재: 조금만 기다려주면 갈 텐테... 이제는 갈 용기도 생겼는데... 왜 오지 말랍니까?
미주, 눈물 뚝뚝...
-강재: 여기 말고는 갈 곳도 없는 사람한테 어떻게 나가랍니까?
미주, 가슴 아파 죽겠는데...
-강재: 가라니 가겠지만 안 그래도 아무것도 해 줄 거 없는 새끼한테
왜 해 줄 수 있는 게 가는 것밖에는 없게 만듭니까?
미주 원망스럽게 보더니 나가버리는 강재.
미주 헉! 가슴 부여잡고 우는데...
그런 미주 어깨 너머로 멀어지는 강재 보이고.
S#38 선착장(새벽)
선착장에 서 있는 강재 차.
차창으로 담배 입에 물고 슬프게 앉아 있는 강재 보이고.
S#39 선착장 일각(새벽)
저만치 서 있는 강재 차 슬프게 바라보고 서 있는 미주.
손에 초콜릿바 들려 있는데...
S#40 커피숍(다음 날 낮)
부들부들 떨며 컵 꽉 움켜잡은 손, 양금이다.
양금 앞에 앉아 있는 윤.
-양금: 뭐? 누가, 누구 생모야?
-윤: 사진 속 그 여자, 하강재 생모라고요.
회장님 죽고 못 사는 하강재가 실은 회장님 친아들이라고요.
-양금: (분한, 부들부들 떨리는) 진짜 강재야? 강재 확실해?
-윤: 네. 아무리 생각해도 세연 씨 편은 아줌마랑 나랑 딱 둘뿐인 것 같아 말하는 거예요.
세연 씨는 다 알고 있더라고요.
-양금: 세, 세연이가 알아? 안대?
-윤: 네, 알면서도 덮어뒀대요. 확인하고 싶지 않았대요.
양금, 내 아들이 그렇게 마음고생을 했다니...
-윤: 세연 씨가 절대 말하지 말랬는데 저 세연 씨가 회사 뺏기는 꼴 못 봐요.
회사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아줌마는 회장님 맡아요.
-양금: (분해 죽겠는) 숨겨도 어떻게 내 코앞에... 어떻게 그런...
하... 이 양반... 내가 이래서 이 냥반이 좋다니까.
(눈빛 서늘한) 그래, 어차피 피장파장이네.
-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양금: 너는 알 거 없고. 이번 판이 나가리니 다음 판은 두 배 판이라 이건데...
표독스러워지는 양금의 얼굴.
S#41 창배 사무실(밤)
탕 하고 내려지는 술잔, 양금 술 마시고 있다.
-창배: (옆에서 포 입에 물고 술 따르다 술 없자 인터폰) 세팅 다시 해라, 좋은 놈으로.
양금, 곰곰히 생각에 빠진...
-창배: 우리 누님 안 본 새 얼굴이 쏙 빠졌네? 끝이네 마네 하더구먼 웬일이슈?
-양금: 일났어, 아주 대형 사고.
-창배: 대형 사고? 뭔데?
-양금: 우리 집 남자한테 애가 있대, 숨겨둔 아들.
-창배: (푸하 웃는) 아, 형님 잘 드시나 보네. 몇 살인데? 돌은 지났대?
-양금: 강재야, 강재. 숨겨둔 아들이 강재라고. 17년 전에 찾은 걸 나만 몰랐다고.
-창배: 강... 재요? 뭐야, 그럼 자기들끼리는 알고 있었던 거야?
-양금: 강재는 아직 모르는 것 같고 세연인 다 안대. 이것들한테 어떻게 분을 풀지?
하는데 문 열고 들어오는 웨이터, 현기다.
-현기: (인사하고) 세팅 다시 하겠습니다.
-창배: 거, 대충 놓고 나가.
(하고) 분 푸는 거? 그건 또 내가 전문인데. 제일 아끼는 걸 망가뜨려, 남자는 그럼 돌지.
-양금: 제일 아끼는 거? 뭐?
-창배: 똑똑한 누님이 이럴 때는 숙맥이더라? 있잖아, 왜. 성형외과 의사.
현기, 안주 접시 치우며 안 듣는 척 다 듣는...
-양금: 남 사장도 알고 있었어?
-창배: 내가 모르는 게 어디 있어? 이게 도우미 같은 거거든. 아니, 도미노!
여자를 울리면 강재가 울고, 강재가 울면 형님이 울고.
가재 잡고 도랑 치고 꿩도 먹고 알도 낼름. 할까?
-양금: (빤히 보다) 어, 해.
현기, 인사하고 나가는...
-창배: 그런데 말이유, 내가 다른 사업을 좀 구상중인데
재개발 뭐 그런 거 하면 철거도 해야 하고 일이 많거든.
세연이만 좀 덜 까칠해도 내가 덤벼보겠는데.
-양금: 남 사장 하고 싶은 게 그거야? 좋아!
대신 이제 내 집에 들일 물건 아니니까 눈물 쏙 빠지게 해 줘.
주말에 강릉 간데. 세미나인가 뭔가 갔다 험한 일 당한 여의사, 시나리오 좋잖아?
-창배: 강릉이라... 올 때 뭐 사올까, 누님?
S#42 강재 호텔 룸(밤)
강재, 문 열면 산이 급히 들어오는...
-태산: 큰일났습니다. 현기한테 연락 왔는데 윤 선생님이 위험해지신 것 같습니다.
-강재: 그게 무슨 소리야?
S#43 강릉 호텔 룸(다른 날 낮)
촤르륵! 커튼 젖히는 미주, 눈앞에 푸른 바다 펼쳐지는...
미주, 담담하게 바다 보고 그러다 캐리어 침대 위에 올려 놓고 풀려는데 딩동!
누구지? 의아해서 문 열면 강재 서 있고 놀라 눈 커진 미주.
-미주: 여, 여기는 어떻게...
-강재: 방 좀 같이 씁시다.
놀라는 미주의 얼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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