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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의 취향 2부

씬 1. 결혼식장 

 

 

뚜벅뚜벅 걸어 들어오는 개인의 발


진호와 상준을 스쳐지나가는 개인

 

 

진호 : 드디어 등장하셨네... 우리 주인공께서...


상준 : 뭐야? 저 여자 그 때 그 여자 아냐? 

 

 

인희의 베일을 확 걷는 개인. 인희의 얼굴 드러난다.

 

 

인희 : (당황하며 보면)...


창렬 : (인희 쪽으로 붙으며) 니가 여기 어떻게...


개인 : (상처받은).......니들....지금 뭐하니? 


인희 : ...미안해. 


개인 : ...미안해? 그건...버스에서 남의 발 밟았을 때나 하는 말이지


창렬. 인희 : ...


개인 : ...언제 부터야?  


       니들 언제부터 내 뒤통수 치고 있었던거야? 말 해!


인희 : 지금 그게 중요하니? 창렬씬 날 선택했고, 나도 이 결혼, (창렬의 팔짱낀 손 더욱 꼭 끼며) 해야겠어. 


개인 : (얼어붙으며 후들후들)...


창렬 : (사정하듯이) 벌은 내가 나중에 다 받을게. 지금 제발 좀 가 주라.


인희 : 벌은 무슨 벌? 남자, 여자 사겼다고 다 결혼해야 되는거야?


개인 : ...

 

 

어쩔 줄 몰라 지켜만 보던 영선, 준혁 손 놓고 야! 김인희! 하며 달려들면.

 

 

창렬 : 김비서!!!

 

 

창렬의 소리에 김비서와 요원들 우르르 몰려들어 개인과 영선을 붙든다.


육두문자 쏟아내는 영선 끌어내면 준혁 엄마 부르며 울며 따라 나가고...


무기력하게 끌려나가는 개인. 

 

 

진호 : 뭐야, 벌써 끝이야? 


개인 : (무기력하게 끌려 나가다 발버둥치면서) 놔, 이거 안 놔?   


       (창렬 보면서 안 끌려나가려 기쓰며) 야, 한창렬! 이 나쁜 놈아...


진호 : (재밌어하며 ) 여기서 물러나면 주인공이 아니지...


 


김비서와 진행요원들 달려들어 개인을 양쪽에서 잡고 끌고 나간다.


놔! 놓으라고! 소리 지르며 끌려 나가는 개인. 

 

 

창렬 : (한회장과 눈 마주치자 사회자에게) 뭐해 빨리 진행해...어서!!!


사회 : (마이크 잡으며 분위기 수습한다) 잠시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객 여러분 착석해주십시오. 식을 계속 진행하겠습니다.  

 

 

하객들 자리에 앉긴 하지만 여전히 수근거린다.


진호 지켜보다 개인이 끌려 나간 쪽을 바라본다.

 

 

씬 2. 결혼식장 사무실

 

 

개인, 진행요원들에게 질질질 끌려 들어와 의자에 앉혀진다. 


영선, 준혁 안고 개인아! 외치며 쫓아 들어온다. 


구석에 방송장비들 보인다.

 

 

영선 : (멍해있는 개인이 걱정돼서) 개인아, 괜찮아?


개인 : (멍한상태에서) 영선아... 쟤들 나한테 왜 이러는 거니?


영선 : 개인아~ 심호흡해! 응? (후후 하하 시범 보이면) 


개인 : .... 


김비서 : (진행요원들에게) 결혼식 끝날 때까지 절대 밖으로 못 나오게 해! 


               (사진보며) 아씨, 분명히 점이 있는데 언제 뺀 거야, 도대체? (하는데) 


개인 : (벌떡 일어나 뛰쳐나가려는데) 


김비서 : 막아! 빨리 막아!!

 

 

진행요원들, 개인을 막으려하고 개인, ‘놔요!’ 하며 몸싸움 벌인다.


영선, ‘얘가 뭔 잘못을 했다고 붙잡아놔요! ’하며 진행요원들 떼어놓으려 하고 김비서까지 끼어들어 아수라장이 되는데... 


준혁, 방송 시설 신기한 듯 이리저리 만진다. 그 와중에 켜지는 방송 마이크. 


마이크 볼륨 내렸다 올렸다가 제 마음대로 장난치는데.

 

 

개인 : 지금 결혼하는 저 남자! 바로 어제까지 저랑 사귀던 사람이예요!

 

 

씬 3. 루비홀 

 

 

신부에게 반지 끼워주고 있던 신랑. 놀라 멈칫한다.


신부 미소 싸악 가시며 신랑 노려보면, 신랑. 아냐. 나 아냐 하듯 고개 마구 휘젓고.

 

 

개인(E) : 저 신부는 제 십 년 친구라구요...

 

 

씬 4. 사무실

 

 

준혁 : (마이크 버튼 OFF한다.)...


개인 : 결혼한다 그래서 축하한다구...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신부되라구.... 


       내가 침대도 만들어줬는데.... 


영선 : 으유, 그 침대 위에서 누구랑 뒹굴지도 모르고. (쯧쯧) 저런 인간이랑 결혼 안 한 게 천만다행이지. 허유, 똑같은 것들끼리 잘도 만났다. 


준혁 : (마이크 다시 ON한다.)...

 

 

씬 5. 루비홀

 

 

영선(E) : 나쁜 년! 쟤는 남자 없이 하루도 못 사는 애거든요!  


          쟤, 한 달전까지만 해도 용준씨 사귀지 않았니? 

 

 

신부가 억울한 듯 고개 돌리고 신랑, 끼워주려던 반지를 내팽개친다. 


 


씬 6. 사파이어홀

 

 

하객들, 솔깃해 스피커에 나오는 소리에 집중해 있고 인희, 창렬 침울한 표정 위로

 

 

영선(E) : 용준씨 아닌가? 동건씨였나? 


         남자가 하도 많아서 이름이 다 헷갈리네. 

 

 

굳은 얼굴로 듣고 있던 창렬 부모 (한회장 부부) 벌떡 일어나 나가면


하객들의 시선 신랑신부에게 집중되는데, 어쩔 줄 몰라하는 인희, 창렬의 표정

 

 

진호 : (창렬 인희 보며) 이런 반전이 있었네...

 

 

씬 7. 사무실 

 

 

김비서, 진행요원마저 저런 저런 하며 감정이입 되어 듣고 있다. 

 

 

개인 : (멍해) ...


영선 : 그뿐이니? 인희 얼굴 안 뜯어 고친데가 있니?


       인희 다니던 성형외과가 쟤 놓치면 문 닫는다잖아!

 

 

그때 문 쾅 열리며 진행요원 뛰어 들어 온다.

 

 

진행요원 : 뭐하시는 거예요! 지금 식장으로 다 방송되고 있어요!!!

 

 

김비서 마이크 가지고 놀고 있던 준혁 발견하고 마이크 잽싸게 끈다.


개인 놀라고... 영선 준혁이 안고 개인이 일으켜 세운다.


김비서, 진행요원 사색이 되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문 열고 나가면.

 

 

씬 8. 사무실 앞

 

 

방송실 문 열리고 개인, (준혁 안은) 영선, 김비서, 진행요원 나옴과 동시에


양쪽 식장 문 활짝 열리며 <신부들의 전쟁>처럼 사람들 쏟아져 나온다.

 

 

루비홀 신부 : (걸음 내딛으며 독기 올라) 도대체 뭐야? 니들!!!누가 내 친구야?


루비홀 신랑 : (개인에게 다가가) 그쪽이 저랑 사귄 분이세요???

 

 

코너에 몰린 개인은 어쩔 줄 몰라 하고,


영선 준혁 안고 개인 손잡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연발하며 식장을 빠져 나온다. 진호를 지나쳐가는 개인. 돌아보는 진호.


개인과 영선, 식장 앞에 서 있는 인희와 창렬을 마주하고 걸음을 멈춘다.

 

 

개인 : 결혼 끝까지 축하 못해 줘서 미안해. (간다)


인희 : (고개만 돌려) 괜찮아. 나도 이제 안 미안해 할꺼니까? 


영선 : (인희 따귀 때리고) 넌 평생 미안해 해야 돼! 나쁜년! (개인을 따라간다.)

 

 

창렬 인희 감싸려하면, 뿌리치는 인희.

 

 

씬 9. 결혼식장 앞 거리

 

 

개인 나오면 영선, 준혁 데리고 나온다.

 

 

영선 : 천천히 좀 가...


개인 : (말없이 계속 가고)


영선 : (따라붙으며) 미친년! 남자 때문에 10년 우정을 내팽개치다니... 


개인 : ...


영선 : 어깨피구가~ 니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부다. 


              그러니까 저 나쁜 놈을 피해갔지. 야 똥차 가면 벤츠 온다더라.


개인 : (가다서서) 영선아... 


영선 : 어!


개인 : 여기서부턴 혼자 갈게. 


영선 : 괜찮겠어? 그래두 내가 옆에서


개인 : (말막으며) 괜찮아. 걱정마.


영선 : 정말 괜찮아? 


개인 : 안 괜찮아!!! 당연히 안 괜찮지!! 너 같으면 괜찮겠니? 간다!


영선 : (뒤에 대고) 기집애...성질은...


      


개인 멀어져가고, 영선 걱정스레 보다 뭔가 생각난 듯 다시 결혼식장 쪽으로 걸음 옮긴다.

 

 

씬 10. 결혼식장 안       

 

 

파장 분위기. 사람들 몇 명만 남아 여기저기서 수군거리고 있다.


영선 들어와 어디론가 가면 진호와 상준 보이고


진호와 상준, 예솔미술관 관계자들과 대화중인 최관장을 본다.

 

 

진호 : (결심하고 다가가는) 예솔 미술관 최관장님이시죠?


최관장 : (보는) 그렇습니다만.


진호 : (목례, 명함 건네며) 반갑습니다. 건축설계 사무소, 창의 전진호입니다.


상준 : (목례하고 명함 주며) 노상준이라고 합니다.


최관장 : (무심히 받으며) 아..그래요? 무슨 일로..


진호 : 예솔미술관 신관프로젝트에 관심이 있어서요. 저희에게... 


최관장 : (말 자르며) 그런 얘기라면 저희 비서한테 하시죠. (돌아서 걸음 옮기는데)


상준 : (무안해서 이제 어쩌냐? 하는 표정으로 진호 보는)


진호 : (잠시 당황하지만 곧바로 반짝하는 생각) 


              클림트는 어떠십니까? 바스키아 말고... 


최관장 : (어? 하는 느낌으로 돌아보면) 


진호 : 예솔 미술관 로비에 걸린 그림말입니다. 


              미술관 분위기 상 클림트가 더 어울릴거 같아서요...


최관장 : (약간의 호기심으로 진호 보지만 무심하게) 나쁘진 않을거 같군요.  


         (명함 꺼내 건네는) 나중에 시간 한 번 내보죠. (간다)


상준 : (됐다! 제스처) 역시 전진호다. 근데 바스키아가 누구냐? 


진호 : (가는 최관장 응시하다 명함을 뚫어지게 본다)


 


한 편, 저 쪽 축의금 접수대에서는 영선이 누군가와 실랑이 중이다.  

 

 

영선 : (당당) 축의금 환불해주셔야죠. 결혼식 파토났잖아요.

 

 

씬 11. 결혼식장 앞 일각

 

 

화려하게 장식된 웨딩카 세워져있다. 웨딩 카의 장식 거칠게 뜯어 발기는 웨딩드레스 차림의 인희. 저 위에서 두리번거리다 인희 보고 뛰어내려오는 창렬.


김비서 쫄래쫄래 따라 내려온다.

 

 

창렬 : 인희야! 난 정말 말 했다니까~ 청첩장도 줬고...


인희 : 관두자 관둬. 입만 열면 거짓말이지. 너 땜에 이게 무슨 망신이야!!!


창렬 : (허!) 거짓말은 너도 만만치 않지. 용준이는 또 누구야? 


인희 : (홱 돌아보며 째려본다)


창렬 : 좋아. 과거지사 캐기 시작하면 너나 나나 떳떳할 건 없지.


              (손을 잡고) 대신 지금부턴 나만 봐. 알았지?


인희 : (어이없다는 표정. 손을 뿌리치고) 티켓 내놔!


창렬 : 티켓? 아아 (품안에서 항공권 봉투 꺼내며) 그래. 까짓 결혼식 나중에 다시         하고 우리 허니문 먼저 다녀오자.


인희 : (봉투 뺏으며) 내가 총 맞았니? 너랑 허니문을 가게? (밀치며 차 타려하면)


창렬 : 말도 안돼. 같이 가! (잡는)


인희 : (뿌리치며 창렬의 뺨 향해 손을 치켜드는데)


창렬 : (반사적으로 움찔하는데)


인희 : (한심하게 보다 손 내리며 고개 젓고 혼자 중얼) 이런 거랑 뭘 한다구..


       내가 미쳤지. 됐다. (잡는 창렬 단호히 뿌리치며 운전석에 오르는)

 

 

창렬 애타게 차창 두드리며 인희 부르는데 인희, 차 몰고 쌩하니 가버린다. 


창렬, 인희가 사라진 쪽 하염없이 보다 쓸쓸히 돌아서는 순간

 

 

김비서 : 실장님. 그래도 뺨은 안 맞아서 다행입..

 

 

김비서 말 끊기며 짝! 소리와 함께 창렬 머리통 사정없이 한 쪽으로 돌아간다.

 

 

한회장 : 기집애 하나도 처리 못해서 이 난장판을 만드냐?


창렬 : (볼 만지며) 아버지! 


한회장 : 못난 놈! 넌 이제 내 자식아냐,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 (가버리면)


김비서 : (등 토닥이며 위로하는) 불쌍한 우리 실장님. 


         신부한테 버림받고, 이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도 못하시는군요. 


창렬 : 이게 다 너 때문이야! (김비서 때리는) 내가 무조건 막으랬지!!!


김비서 : (계속 맞으며) 점을 뺐더라구요~~~


창렬 : (계속 때리며) 점? 무슨 점? 어? 무슨 점~~~~~


 


씬 12. 거리 횡단보도 앞

 

 

파란 불 기다리는 행인들 사이에 선 개인. 신호 파란 불로 바뀐다.


개인 멍 때리다 우루루 움직이는 사람들에 휩쓸리고 치어서 길 건넌다. 


그러다 횡단보도 중간쯤에서 멈춰서는 개인.


신호 빨간 불로 바뀌고 도로 한 가운데 갇히는 개인.


사방에서 들리는 클락션 소리. 누군가의 “야! 죽을려고 환장했어!” 한 마디에


참았던 설움이 폭발하며 주저앉아 우는 개인. 


지나가던 상준의 차안에서 진호, 개인을 발견한다. 


사이드 미러로 계속 개인을 응시하는 진호...

 

 

씬 13. 진호 사무실 (저녁)

 

 

진호 들어온다. 상준 핸드폰으로 통화하며 따라 들어온다.

 

 

상준 : 알았어. 땡큐.(전화끊으며) 이번 프로젝트 원래 외국건축가한테 넘어갈 뻔 한 걸 최관장이 틀었대. 외국 건축가들도 같은 조건에서 공모로 경쟁시키자고... 


진호 : 외국생활 오래해서 그런가? 페어플레이 해 주면 우리야 좋지. 


상준 : 섣불리 들이 대다간 역효과 날 뻔 했는데...니가 물건은 물건이다. 


진호 : 이제부터 시작이지.


태훈 : (문열고 들어오며)결혼식은 잘 다녀오셨어요?


상준 : 얌마. 넌 내기에 졌는데 왜 출근했어? 가! 훠이~


태훈 : (진호에게 뭉개며) 에이, 술내기에 졌다고 밥그릇 뺏는게 어딨어요.


진호 : 남아일언중천금이다. 형. 태훈이 책상 빼!


태훈 : (자기 책상 온 몸으로 끌어안고 버티며) 말도 안돼! 이렇게 버려질 순 없어!         날 버리면 후회 할 걸?!


상준 : (책상 째로 태훈을 짐짝처럼 밀어내고 유리 문 닫으며) 잘 가. 다신 오지 마.


태훈 : (문 쾅쾅 두드리며) 형~ 정보가 있어요! 특급 정보! 


상준 : (빙글 웃으며 손 흔들며 입모양으로) 바이바이~~


태훈 : 예솔미술관 공모 따낼 비책인데!

 

 

진호와 상준, 돌아본다. 

 

 

태훈 : (문 열고 들어오며 천기누설하듯 은밀히) 상고재라고 들어봤어요?

 

 

사채1(E) : (더듬거리며 읽는) 향...우...재? 

 

 

씬 14. 상고재 앞 (저녁)

 

 

대부업체 직원들 상고재 한자 현판 올려다보며 서있다. 


사채3은 계속 벨 누르고 있다. 인기척 없는 상고재 안.

 

 

사채1 : (고 자 보고 갸웃하며) 아닌가? 이게 고잔가? 


사채2 : 고자 아닙니다. 형님! 향우재입니다.


사채1 : 그래. 향우재. 이 양반 문패 하나는 큼지막하게 달아놨네.  


        그런데 우리 나라에 향씨도 있었냐? 

 

 

골목에 숨어서 보고 있던 원호. 쭈그리고 앉아 핸드폰 꺼내 개인에게 전화하는데 

 

 

씬 15. 상고재 근처 골목

 

 

후들 후들 떨리는 걸음으로 개인 걸어오고 있다. 


가방에서 진동 느껴 휴대폰 꺼내보면 원호의 전화번호가 뜬다. 

 

 

개인 : (화낼 기운도 없다) 이원호..니가 무슨 할 말이 있냐...

 

 

씬 16. 다시 상고재가 보이는 코너

 

 

원호 : 개인아 전화 좀 받아~. 개인~아!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가면)


       미안해. 개인아. 내가 너 몰래 천만원 더 빌렸어. 연예인 나와서 TV광고도               하길래 철썩같이 믿었는데....무늬만 은행이더라. 내가 꼭 갚을게. 미안해.               (저장한다) 

 

 

원호 뒤에서 등 콕콕 찌르는 손가락.

 

 

원호 : (돌아보지도 않고 귀찮다, 가렵다는 듯 움찔거리며 쿨쩍댄다) 


       나쁜 놈들. 믿고 썼는데... 


사채2(E) : 나쁜 놈~ 믿고 줬는데....


원호 : (돌아보고 어느새 뒤에 온 사채2 보고 놀라) 헉!!!


사채2 : (후드 티 입은 원호 후드 부분 잡으며) 형님, 쥐새끼 여깄는데요!!!

 

 

사채1, 상고재 대문 사이에 경고장 꽂고 있다가 사채3과 달려가고  


원호 사채2 밀치고 냅따 뛴다. 원호를 따라 뛰는 대부업체 직원들 모두 사라지고 나면, 상고재 앞으로 다가와 들어가는 개인


   


씬 17. 상고재 마당 

 

 

문 열고 들어가는데 바닥에 떨어지는 봉투. 방금 사채1이 넣은 경고장이다. 그 옆에 개인이 보지 못 하고 지나간 청첩장이 있다. 개인, 두 개 다 집어 든다.

 

 

개인 : (청첩장 먼저 꺼내 본다) 한창렬 이 나쁜 놈! 이렇게 밖에 못 하니?


     


찢어발기고 보면 남은 봉투???  열어보면 

 

 

개인 :@.@ 


   


씬 18. 상고재 작업실 

 

 

개인, 뛰어 들어와 원호가 쓰던 책상서랍을 마구 열어본다. 


제일 아래 서랍에 빚 독촉장이 나온다. 개인, 퍼뜩 정신차려 핸드폰 꺼내 원호에게서 온 음성메시지 확인한다.


흘러나오는 메시지에 넋을 잃는 개인 손에 들린 빚독촉장 TS.

 

 

원금 3000만원. 이자 920만원. 상환일시 2010년 4월 2일. 상환일시 어길 시 담보권 행사 (상고재를 경매에 붙인다는 내용)


 


개인, 정신차리고 전화를 건다. 

 

 

개인 : 경매라니.. (원호 받지 않고 음성메시지로 넘어간다.) 이원호. 전화 받아! 


       어떻게든 해결은 해야될 거 아냐! 이 메시지 듣는 대로 바로 전화해!  

 

 

씬 19. 거리 

 

대부업체 직원들에게 쫒기고 있는 원호 

 

 

씬 20. 진호 사무실

 

 

태훈에게 상고재에 대한 정보를 듣는 진호, 상준

 

 

상준 : 그러니까 예솔그룹 회장이 태훈이 느이 아버지 친구라고?


태훈 : (끄덕)...  


상준 : 박철한 교수가 지은 상고재란 한옥에 꽂혀서, 박교수한테 예솔미술관 설계를


       맡아달라 했는데 거절당했다...


태훈 : 예. 


진호 : 그런데 아직도 상고재에 대한 미련이 대단하다는 거지? 


태훈 : 바로 그겁니다.


상준 : (들뜬) 진호야. 이 정보가 진짜면 이번 공모 완전 땅 짚고 헤엄치기 아니냐?


진호 : (뭔가를 생각하는)


태훈 : (저 만치서 낑낑 제 책상 도로 제 자리에 갖다 놓는 중이다) 진짜라니까요. 


진호 : 일단 상고재에 대해 조사부터 해보자 형.


상준 : (태훈 보며) 근데 니 아버지가 누군데 재벌회장이랑 친굴 먹어?


태훈 : (진호 상준 귀에 대고 소곤)  


진호 : (놀라고)...


상준 : (안 믿으며) 진짜? 진짜 진짜? 니가 그 집 아들이라고?


태훈 : (에이 형들 소심하게 뭘 그리 놀라시나) 진짜지 그럼.


상준 : (위화감 느끼며 구박) 야 자식아. 근데 너 이 회사 왜 다녀?!


태훈 : 이유가 있죠. 


혜미(E) : 오빠!

 

 

다들 돌아보면, 화사하게 성장한 혜미 들어온다. 


손에 백화점 쇼핑백 들고 있는 혜미  

 

 

상준 : (눈부신 듯 보며) 혜미야.  


태훈 : 나혜미! (일어나 혜미를 한 바퀴 돌며) 우와...오늘 무슨 날이냐?  


혜미 : (날아갈 듯 환하게) 응, 진호오빠랑 데이트 하는 날.  


       (진호 팔짱낀다.) 오빠! 지금 출발해야겠다, 차 막히기 전에...


태훈 : 이거 무슨 말이야 형?


진호 : (조금 화 난) 장난 그만하고 쇼핑 했으면 집에 가라? 


혜미 : 아니...오빤 오늘 나랑 꼭 데이트 할 껄. 두고 봐. 

 

 

E : 쨍, 와인 잔 부딪히는 소리  


 


씬 21. 레스토랑 

 

 

와인 마시며 마냥 흐뭇한 시선으로 진호와 혜미 보는 진호모.  


엄마의 생일을 깜박한 걸 의식해서 혜미 눈치를 보는 진호, 엄마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 

 

 

혜미 : (주변 의식 않고 박수치며 귀엽게) 생신 축하합니다, 생신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어머니!!! 생신 축하합니다. (쇼핑백에서 선물 꺼내 건네며)               어머니, 여기요~ 생신 선물요~


나여사 : 어머, 얘...니가 와 준 게 선물이지, 뭐 이런 거까지...고마워. (진호 보면)


혜미 : 오빠, 선물 안 드려? (슬며시 눈으로 테이블 밑, 쇼핑백 안의 남은 선물 상              자 가리키면)...


진호 : (잠시 난처해하다, 기대하고 있는 나여사와 시선 부딪히면 할 수 없이 쇼핑         백 가져 가려는데)


혜미 : (쇼핑백 잡고 안 놓으며) 오빠, 아줌마랑 셋이 여행가자. 


진호 : 여행? 니가 거기 왜 (껴? 하다가 눈으로 선물 가리키며 압박하는 혜미와 


       시선 부딪히고 할 수 없이) ...시간, 내 볼게...(선물 가져 가려는데)


혜미 : (선물 잡고) 오빠...나 서울 구경 좀 시켜주라. 서울 너무 그리웠어


나여사 : 그래, 혜미랑 데이트 좀 해라...


진호 : (선물 잡고, 얄밉게 혜미 보다) 넌 캐나다 안 가니?


혜미 : 응, 이번엔 오빠 프로포즈 받기 전엔 안 가려구...(자신있게 미소지으면) 


나여사 : 진호야, 이번 생일 선물로 혜미랑 둘이 일단, 약혼이라도 하면 안 되니?           너희 둘이 결혼해서 애 낳으면 정말 예쁠 거 같애~~


진호 : (두 사람 보다가 갑자기 선물에서 손 떼고 전화 온 척 핸드폰 꺼내 받는                 다.)...어, 상준이 형! 그~래! 들어가서 얘기해... 참 스파는 예약했어? 어, 고              마워! (폴더 닫고) 어머니, 스파가고 싶어 하셨죠? 혜미랑 둘이 다녀오세               요...생신 선물이예요. 


나여사 : (감동하며) 어머~내가 지나가면서 흘린 말을, 기억하고 있었니? 


       얘가 이렇게 세심한 데가 있어... 혜미야 시간 괜찮지?


혜미 : (진호가 수상쩍지만, 억지 미소 지으며 ) 네~ 어머니. 


진호 : 이따가 집에서 뵈요. 전 사무실에 일이 생겨서(인사하고 나오면서 전화건다.               연결되면) 상준형! 스파 예약좀 해 줘. (바쁘게 나가는)

 

 

씬 22. 상고재 작업실

 

 

개인, 서류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핸드폰 울린다. 

 

 

개인 : (액정 보지도 않고 폰 열어 받으며) 이원호!  


       (허걱 얼어붙으며) 아버지!!!


       (당황하며) 아버지가 웬 일이세요 이 시간에? 거기 새벽이잖아요?


       아, 안녕하셨어요? (사이) 별 일요? (망설임) 아뇨. 없어요!!! 


       그냥 하도 오랜만에 통화라..


       (사이) 네??? 5월에요? 8월에 귀국하시는 거 아니었어요?


       (점점 얼굴에 수심 가득해지는) 예. 예..그럼 그때 뵈요.....(끊는) 

 

 

개인 핸드폰 내려놓고 어쩔 줄을 모른다. 

 

 

개인 : (안절부절 못하며 오락가락) 어떡해... 어떡해... 아버지 아시면 난리날텐데...


       어떡하지 어떡하지...(자기 머리 팍팍 때리며) 


       박개인 정신차려!!! 집중하자 집중...해결책이 있을거야!

 

 

개인, 전화 끊고 서랍 열어 통장들 꺼내 편다. 

 

 

개인 : (계산하며 중얼) 적립식 펀드에 225만원....보험 깨면...


       (하다말고 뛰어나가며) 인희야! 

 

 

씬 23. 인희의 방 (밤)

 

 

개인, 허겁지겁 뛰어 들어오며

 

 

개인 : 김인희, 나 돈 좀 빌려줘! 


       


하는데 깨끗이 정리된 방 


그제야 인희의 부재가 실감나는 개인, 두렵고 복잡한 심정으로 보는데 전화온다. 

 

 

개인 : 영선아. (울음 배이는데)...나 어떡하니...? 

 

 

씬 24. 상고재 마당 (밤) 

 

어둑하고 조용한 집안. 


영선, 손에 삼단 찬합 들고 개인아! 부르며 부산하게 들어온다. 

 

 

영선 : (여기 저기 둘러보며 개인 찾는) 기집애 청승맞게 불도 안 켜고...  

 

 

마루 구석에 등 돌리고 쭈그리고 앉아있는 개인의 모습이 보인다. 


어깨가 들썩이는 모습이 흐느끼며 우는 것같다.

 

 

영선 : (개인 걸어오며) 힘 내! 호랑이가 물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댔어.


       (앉고 찬합 열며) 일단 뭐라도 좀 먹고 기운내서 (하다 개인 보면)

 

 

비빔밥 가득 든 보울 끌어안고 있는 개인.

 

 

개인 : (한 입 가득 비빔밥 물어 발음도 안된다) 왔어? (하다 목에 걸려 켁켁대는)


영선 : (등 두들겨주며) 이 와중에도 살겠다고 꾸역꾸역 잘도 먹는구나.


       그래. 그래야지. 먹어라. 먹어. (컵에 물 따라주면) 


개인 : (수저 내려놓는다. 와락 안으며) 천지간에 내 생각 해주는 건 너밖에 없쪄....


영선 : (마주 안고 등 두들겨주며) 기집애 새삼스럽게? 우리가 남이냐?


개인 : (울먹) 고마워..영선아..


영선 : (같이 울먹) 고맙긴 기집애야.  


개인 : (포옹 풀며 영선 그윽하게 보는) 그래서 말인데 


영선 : (보면) 


개인 : 너 돈 좀 있지?


영선 : (갑자기 숟가락 가득 비빔밥 떠서 개인 입에 밀어 넣으며) 


       먹어 먹어. 맛나겠다 얘. 이거 내가 갖다 준 나물이지? 


개인 : (영선 속셈 눈치 채고 비빔밥 파편 튕기며) 돈 좀 있냐고 기집애야!


영선 : (꼬리 내리며) 내가 돈이 어딨냐. 먹구 죽을래도 없지.


개인 : 이 영 선 너 우리가 남이냐며! 


영선 : 그거야 그렇지만...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남이지 그럼 뭐.....님이겠냐?


개인 : (표정) 가라 가. 이 나쁜 뇬아.


영선 : 그냥 아버지한테 이실직고해. 그게 젤 좋은 방법이다.


개인 : 넌 내가 우리 아버지랑 어떤 지 몰라서 그러니?


영선 : 그러게 니네 아버진 니네 엄말 왜 그렇게 사랑하셨대니?


개인 : 이영선      


영선 : 에효. 하늘 아래 단 두 식군데 너랑 느이 아버진 왜 그렇게 힘드냐고?


개인 : 그니까 덜 힘들게 돈 좀...


영선 : 개인아! 밥 먹고 힘 내자!(억지로 밥 먹이며 말을 끊는다)      

 

 

씬 25. 진호 사무실 (밤)

 

 

진호, 박철한 교수의 저서 펼치면 상고재 외경 나온다.  

 

 

상준 : 상고재가 완성될 무렵에 박철한 교수 아내가 딸을 낳다 죽었고, 


       그 후로 30년 가까이 한 번도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대.


진호 : 박교수는 영국에 교환교수로 가있는데 그럼 거긴 누가 살지?


상준 : 외동딸이 산다던데? 가만 딸이면 여자, 여자면? 


              (음흉한 눈빛으로 진호 보며) 브라보 전진호! (박수 짝짝짝)


진호 : (보면)


상준 : 이 착한 얼굴 착한 몸매 아꼈다 뭐하리? 미남계 쓰자.


진호 : 실없는 소리 말고 집중해 형.


상준 : 이게 왜 실없는 소리냐? 정확한 해법이지. 


진호 : (관심 없고) 


상준 : (미끼 던지는) 박교수 부인이 그림같은 미인이었다던데.... 


       딸도 엄마를 닮았으면 엄청난 미인일 텐데....


진호 : 됐고, 난 예술미술관 쪽으로 움직일 테니까, 


       미인 좋아하는 형이나 상고재 가서 어떻게든 뚫어봐. (나가면) F.O) 

 

 

씬 26. 상고재 안 / 대박도사 (F.I)

 

 

척척척 보이는 상고재의 부분들. 어디선가 들리는 말소리 쫓아가보면 


옹색하게 쪼그리고 앉아 친구와 소곤대듯 통화중인 여자의 뒷모습. 


카메라 앞으로 오면 다크서클이 볼까지 내려온 개인의 그로테스크한 얼굴 보인다.


대박도사 그냥 백수같은 얼굴에 라면 끓여 먹으며 상위에다 쌀로 점궤보고 있다.


개인과 교차로...

 

 

개인 : 대박도사님. 저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대박도사 : (라면가닥 집어 올리다 아 씨! 하고 젓가락 도로 내리며) 기다려 


          (사이비 냄새 물씬) 보인다 보여어. 온다 와!


개인 : (귀 쫑긋) 예? 뭐가 와요?


대박도사 : 동쪽에서 귀인이 오고 있어! 저기 온다 저기!


개인 : (흥분으로 엉덩이 들썩대는) 오호! 귀인 (일어나 두리번대며) 어디요 어디!


대박도사 : 오늘 동쪽에서 온 사람이 아가씨 앞길 뻥 뚫어줄 귀인이야. 꽉 물어!


개인 : (새기듯) 동쪽에서 온 사람!!! 


       (두근두근) 근데 도사님. 그 귀인이 남자에요? 여자에요?


대박도사 : (애매한) 그것이....남자도 아닌 것이....


개인 : 그럼 여자군요?


대박도사 ; (또 애매하게) 여자도 아닌 것이..


개인 : 에에? (살짝 의심 섞인)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면 뭔데요?


대박도사 : 감히 이 대박도사를 의심하느냐! 오던 복도 달아난다, 떽끼!


개인 : 아니요. 제가 의심하는게 아니라요..요새 하도 되는 일이 없어갖구..  


       (자조) 제가 오죽 답답하면 이러구 있겠어요. 근데 이거 얼마예요?


대박도사 : 처음 50초는 무료고, 


개인 : 아~ 공짜~ (꾸벅) 감사합니다. 


대박도사 : 그 다음은 30초당 1500원이야.


개인 : 아. 예. 30초당 1500원... (펄쩍 뛰어오르며) 30초에 1500원!


      헉~ 그럼 제가 전화를 몇 분을(전화기에 표시된 시간보고)악~~~


      말도 안 돼! 도사님 좀 깎아주세요!!!!!

 

 

씬 27. 대박도사집

 

 

대박도사 : (뭔가를 계산하며) 어허! 부정타 부정!!! 


           어여 끊고 귀인 맞을 준비나 해!!! (다른 점궤가 나왔다) 

 

 

전화기 묵묵부답이고...

 

 

대박도사 : 야야야! 세 번째 남자야... 동쪽에서 온 세 번째 남자...엥? (뚜뚜뚜)


           고새를 못 참고 끊었나? (불은 라면 보며) 뭐야? 앙~~~~~~

 

 

씬 28. 상고재 거실

 

 

개인 : 안 그래도 돈 없어 죽겠는데... 1시간 12분.... 얼마야? 악~~~


       (그래도 기운 차리고 일어서는) 동쪽이라. 여기서 동쪽이 어디더라?


       (동쪽 동쪽 하며 사방 보는데 대문 쪽이 동쪽같다.


       희망에 차 대문 쪽으로 쟌! 손 뻗으며 일갈한다) 동쪽!!!

 

 

E: 초인종

 

 

개인 : (벌떡 일어나며) 귀인이다! 귀인!!! (대문 쪽으로 달려 나가는 개인.)

 

 

씬 29. 상고재 대문 앞 / 안 

 

 

꽃다발 든 상준 대문 앞에 서있다.


옷매무새도 만지고, 입냄새도 체크해본 다음 초인종 누르고 있다.  


문 쾅 열리며 얼굴 내미는 개인.


개인의 흥분한 기세와 팬더 뺨치는 다크서클에 흠칫 놀라 뒷걸음질 치는 상준.

 

 

개인 : 어서 오세요, 귀인님! (하다 상준 알아보고) 어..당신은...


상준 : (개인 알아보고 꽃다발 툭 떨어트리는) 어? 당신 어제 결혼식장에서..


개인 : (당황해 얼굴 자체 모자이크처리하며) 앗 저 아닙니다!


       (문 쾅 닫고 들어가는)


상준 : (황당해서 혼잣말) 왜 저 여자가 여기에...


       혹시..설마..그 박철한 교수님의 그림같다는 따님이?


개인 : (문 다시 벌컥 열더니 고개 내밀고) 혹시 동쪽에서 오셨어요?


상준 : (화들짝 놀라 한 걸음 물러나며) 네? 우리 사무실은 강남인데.


개인 : (문 쾅 닫으며) 그럼 그렇지 


      (하다 다시 열고 고개만 쑥 내밀어 상준 코앞에 들이대고)


      당신! 인생 순탄하게 살려면 그 변태남이랑 찢어져요. 


      그럼 대운이 들어와. (고개 도로 집어넣고 문 쾅 닫는다)


상준 : (놀라 뒷걸음질 치다 넘어질 뻔) 완전 맛이 갔구나. 하긴 그럴만도 하지. 


       그나저나 하필 저 여자가 주인이야. (돌아서며 폰 꺼내 거는) 


       진호야... 큰일 났다. 내가 지금 그리로 갈 테니까 자세한건 가서 얘기하자... 


       (급히 간다)

 

 

씬 30. 상고재 안    

 

 

개인 투덜거리면서 대문쪽 보다 돌아서는데 주머니 속 휴대폰이 울린다. 받으면

 

 

MD(E) : 개인스토리 수석 디자이너 박개인씨 휴대폰인가요? 


개인 : 예. 제가 박개인인데 누구세요?


MD(E) : 여기 울랄라 백화점인데요. 지금 좀 들어오실 수 있으세요?


개인 : (좋아 펄쩍 뛰며) 네!

 

 

씬 31. 백화점 안 사무실

 

 

개인, 풀이 죽었다.

 

 

MD : 미안하게 됐습니다. 저는 정말 뛰어난 제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윗선에서 상품성이 없다고 취소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네요.


개인 :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고칠게요. 디자인 수정도 가능합니다. 


MD : (자르며) 아니..수정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라서요..죄송합니다.

 

 

씬 32. 예솔 미술관 외경

 

 

씬 33. 예솔 미술관 관장실 앞

 

 

진호, 기다리고 있다. 문 열리며 나오는 최관장. 


진호, 한 걸음 내딛으면 최관장 뒤에 따라 나오는 한회장과 예솔그룹회장. 


서로를 보고 당황하는 진호, 한회장. 예리하게 둘 사이 기류 알아채는 최관장.


 


한회장 : (와락 달려들어 안으며) 진호야! 이 자식!


진호 : (그대로 뻣뻣하게 얼굴 굳힌 채) 


최회장 : 아시는 사이십니까?


한회장 : (꽈악 안았다 놓으며) 아는 정도가 아니죠.


        우리 진호 선친이 미래 건설 창업주이자 제 둘도 없는 친구였으니까요.


        이 녀석아, 가끔 집에도 놀러오고 그러지. 


진호 : (집이란 단어에 번쩍 한회장 노려보다 고개 꾸벅) 오랜만에 뵙습니다.


한회장 : 아, 참 인사드려라. (과시하듯) 이 분은 예솔그룹 최회장님이시다.


진호 : (좀 당황. 목례하며) 처음 뵙겠습니다. 


       설계 사무소 창에 전진호라고 합니다. 


최회장 : (가볍게 목례로 받는)


한회장 : 그래. 여기는 무슨 일이냐?


진호 : (차갑게 마주 웃으면) 볼 일이 좀 있어서 왔습니다. (최관장 보면)


한회장 : 그래? 마침 이분들하고 점심이나 같이 하려던 길인데 같이 가자. 


        (최회장 보며) 동석시켜도 괜찮으시겠습니까? 나한텐 아들같은 녀석입니다. 


진호 : 아닙니다. 다음에 다시 오도록 하죠. (최관장 보면)


최관장 : 예. 그러시는 게 좋겠네요.(최회장에게) 가시죠... 


한회장 : (최회장 조금 멀어지면) 젊은 사람이 열정이 넘치는 건 좋은데 패기와 


               무모함은 구별할 줄 알아야지!! 뭐 꼭 널 두고 한 말은 아니고...(간다)


진호 : (멀어지는 한회장 뒷모습 노려보며 주먹을 부들부들 떤다)...

 

 

씬 34. 진호의 집 외경 (회상) 

 

 

가방 하나씩 들고 대문향해 정원을 걸어나가는 진호모와 어린 진호 


대문 열리며 나오는 두 사람 앞으로 좋은 승용차가 스쳐 지나간다. 


차에서 내리는 한 회장과 어린 창렬, 집을 본다. 

 

 

창렬 : 아빠, 여기 이제 우리 집이야?

 

 

진호모, 화나서 자기도 모르게 손에 힘 들어간다. 


그런 엄마를 보고 있는 어린 진호. 눈물 글썽이고 있는 진호모. 


진호의 손에 꼭 쥐여진 설계 모형. (지금 창렬네 집의 모형이다) ...

 

 

씬 35. 관장실 앞

 

진호, 깨어나는데 들어오는 상준 

 

 

상준 : (최관장, 한회장 나간쪽 보며) 최관장, 한회장하고 나가네?


       이번에도 드림아트센터 때처럼 장난치는 거 아냐?


진호 : 상고재는 어떻게 됐어? 


상준 : 말도 마, 그쪽이야말로 지금 진도 12짜리 지진 발생한 상황이다. 


진호 : 무슨 말이야, 그게?


상준 : 그 여자가 그 딸이야. 


진호 : ??? 


상준 : 니 엉덩이 잡고 창렬이 결혼식 파토낸 여자. 


       그 여자가 박철한 교수 딸이더라구.


진호 : 뭐?


상준 : 진호야, 그러지 말고 이번 건 포기하자.


진호 : (날카롭게) 무슨 소리야 지금!!!


상준 : 30년 동안 한 번도 공개 안 한 상고재를, 더구나 그 여자가 우리한테 


              보여주겠냐?


진호 : 아직 해 보지도 않았어!!!


상준 : 이 프로젝트 진행시키려면 3개월동안 꼬박 매달려야 하는데 


              그동안 우린 뭐 먹고 사냐?


       내가 언제 너한테 이런 말 한적 있니? 포기해, 그게 맞아. 


진호 : 안돼! 절대 포기 못해!!!


상준 : 이번 거 실패하면 정말 타격 크다. 회사 일에 사적인 감정 개입시키지 마.  


진호 : 난 이 일하면서 단 한번도 감정을 개입 시킨적 없어!!! (간다) 


상준 : 야, 어디가?

 

 

씬 36. 창렬의 신혼집 외경

 

 

씬 37. 창렬 신혼 아파트

 

 

분위기 있는 음악 흐르는. 조명 켜지 않은 실내. 날이 흐려지고 있어 어둑하다.


창가에 서 분위기 잡고 있는 창렬의 멋진 모습 잠시.

 

 

창렬 : (나즉하게) 김비서.....(분위기 깨는 꼬로록 소리, 진원지는 창렬의 배다.) 


       (돌아보며 방정맞게) 김비서. 부침개 아직이니?


김비서 : (가스렌지 앞에서 부침개 부치다 돌아보며) 


         저같은 고급인력을 이렇게 막 쓰시면 안되는데....

 

 

김비서 인희 것으로 보이는 레이스 앞치마 둘렀다.

 

 

창렬 : (레이스 앞치마보고 놀라며) 그거 벗어, 당장...


김비서 : 예?


창렬 : 우리 인희가 한 번도 안 입은 걸 김비서가 왜 입어, 벗어.


       (하는데 울리는 휴대폰, 보고) 어떡해. 아버지야! (받으며) 아버지? 


김비서 :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말라 하셨는데.....

 

 

창렬(E) : 아윽 

 

 

씬 38. 한회장 사무실


  


정강이 만지며 펄쩍펄쩍 뛰고 엄살부리는 창렬.

 

 

한회장 : 어디 찌그러져 있었던 거냐!


창렬 : 아버지가 꼴도 보기 싫다고 하시길래...


한회장 : (다시 창렬 정강이 걷어차려는, 그러나 창렬이 피해서 헛발질하고 째리는)


창렬 : (움찔) .....


한회장 : (한심해하며 자리에 앉는) 진호가 예솔미술관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창렬 : 아, 자식. 또 덤빈대요? 적게 먹고 적게 쌀 것이지...


한회장 : 이번에는 저번 드림아트센터 같은 방법은 안 통할거다.   


         최관장, 예솔그룹 자제라 아쉬운 거 없는 사람이야.


창렬 : 진호한테는 절대 안 질테니 걱정마세요.


한회장 : 이번에 실패하면 중국 지사로 보낼 줄 알아. 


창렬 : 아버지!

 

 

씬 39. 회장실 앞 복도 

 

 

다리 절룩거리며 모양 빠지게 나오는 창렬을 기다리고 있다가 쫓아가는 김비서 

 

 

창렬 : 으... (맞은 다리 만지며) 


       저기 말야, 예솔미술관 최관장이라는 사람, 주변 조사 좀 해 봐. 


김비서 : 주변 조사라함은...


창렬 : 그 왜 그런 거 있잖아? 자주 가는 술집, 여자관계, 약점, 뭐 이런 거...(하다        말고) 안 적어? 김비서 머리 그렇게 좋아?


김비서 : 예?...아, 예...(얼른 주머니에서 필기도구 꺼내며 궁시렁댄다)


         알아봐도 꼭 그런 걸 알아보라고 시켜요, 맨날...


창렬 : (쏘아보면)...야!


김비서 : (열심히 적는 척 한다.) 술집, 여자관계...


창렬 : (진지하게) 전진호, 무너지지 마라? 이번에 제대로 한 번 붙어보자! 


         


씬 40. 상고재 앞 


 


초인종 누르고 안을 들여다보는 진호, 아무 기척 없다. 다시 초인종을 누르는 진호.

 

 

씬 41. 가구 공장 앞/ 용달차 짐칸 

 

 

영선과 함께 재고를 용달차에 싣는 개인. 마지막 물건 싣고 차에 오른다.  


앞좌석에 앉아 흔들흔들 거리는 개인과 영선의 모습.  


개인, 가방에서 은행봉투 꺼내 안 들여다보며 한숨 쉬는.  

 

 

영선 : 오늘 저녁까지랬지? 얼마나 돼?


개인 : 다 긁어도 5백 정도가 부족하네.


       일단 이거라도 내놓고 사정해 봐야지 뭐..


영선 :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텐데 어떡하니?


개인 : 원호 잡을 거야.


영선 : 작정하고 튄 놈을 어떻게 잡아?


개인 : 그럼 어떡해..


영선 : 인희 살던 방 ...(하다말고 입 막으면) 


개인 : ...그 방, 벌써 부동산에 내놨지. 


       근데 요즘 사람들 편한 거 좋아해서 한옥 안 좋아한대...


영선 : 걱정 마, 세입자 못 구하겠냐? 

 

 

씬 42. 상고재 앞 

 

 

진호 상고재 앞에서 사진 찍으며 여기저기 살피고 있다.


상고재가 있는 골목 귀퉁이에서 구석에 붙어 사진 찍는 진호를 의심하듯 보는 원호 

 

 

원호 : (진호 알아보지 못 하고) 누구지?  


 


원호 의아해 하고 있으면 상고재 앞에 거의 다 온 트럭. 졸고 있는 개인.

 

 

영선 : 다 왔어. 그만 일어나. (하다가 저 쪽에 있는 원호 발견한다) 저기 원호다!


개인 : (영선이 보는 쪽 보고 눈 커다래져서) 아저씨 차 세워요, 어서! (트럭 운전석 쪽 탕탕 두드리며) 아저씨! 영선아, 가구 좀 부탁해. 

 

 

용달차 멈추면 개인 이미 뛰어내리고 있다.

 

 

개인 : (원호쪽을 향해) 야, 이 나쁜 놈아, 거기 안 서?

 

 

원호, 도망간다. 


상고재 앞에 있던 진호, 그 소리에 돌아보면 


진호쪽을 향해 달려오는 원호, 원호 지나가고, 개인 지나가고 


진호도 두 사람을 쫓아 달린다. 진호, 금새 개인과 나란히 달리게 된다. 

 

 

진호 : 남자 관계 참 복잡하시네요. 


개인 : 헉!!! 변태 당신이 여긴 어떻게???


              글구 남자관곈 당신이 더 복잡한거 아닌가요? 


              (하다가 꽈당 넘어지며 발 겹지른다)


진호 : (멈추며) 괜찮아요?


원호 : (넘어지는 소리에 멈춰 돌아보다) 개인아 미안해. 나중에 꼭 갚을께!!


개인 : 전 괜찮으니까, 저 놈 좀 잡아줘요.

 

 

진호는 원호를 쫓아가고 개인도 일어나 쩔뚝거리며 쫒아간다. 


금세 원호를 따라잡는 진호, 진호 원호 잡으면  

 

 

개인 : (쩔뚝이며 뛰어 와서 원호 잡고) 야, 이원호! ...헉...헉...천만원...


      천만원 어떻게 된 거야, 응?


원호 : (고개 팍 꺾고 있다.)... 


진호 : (원호 잡고 있던 손 놓고 두 사람 번갈아본다.)... 


개인 : (후들거린다. 쓰러질 듯 기진맥진하며) 얼마 남았어?


       (절박하다.) 다 쓰진 않았지? 남은 거 있을 거 아냐? 남은 돈 내 놔...어서! 


원호 : ... 미안해...


개인 : (참담하게 본다. 원호의 등짝을 패며) 이원호! 어떡해...나 어떡해...


진호 : (보다가)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개인 : (그제서야 진호를 본다) 근데 거기는 왜 여깄어요? 


진호 : 고맙습니다


개인 : 네?


진호 : 잡아 달래서 잡아 줬잖아요? 그러니까


개인 : 아~네. 고맙습니다. (원호보고 돌변하며)... 야, 이 나쁜 새끼야. 


  


원호, 배에서 꼬로록 소리 난다. 

 

 

개인 : 밥은 먹고 다니냐 ?


원호 : (고개를 가로 젓는다)

 

 

씬 43. 국밥 집 

 

 

정신없이 국물 질질 흘리며 국밥을 먹고 있는 원호 


그런 원호를 한심한 듯 보던 개인, 자기 국밥을 원호쪽으로 밀어준다. 

 

 

개인 : 천천히 좀 먹어, 토사광난 일으키지 말고... 


       (냅킨을 뽑아 원호의 앞에 놓아준다.)...   

 

 

옆 테이블에 앉아 원호가 도망못 가게 다리를 척 걸쳐놓고 앉아있는 진호 


국밥은 밀어놓고 신문보며 십자말풀이 푸는 척 하며 두 사람 대화를 듣다말고 


‘토사광난’ ×하고 ‘토사곽란’ 이라고 쓴다.   

 

 

원호 : 토사곽란은 니가 일으켰지...


개인 : 눈 깔고 그냥 먹어라? 한 대 맞기 전에...


원호 : (눈 깔고 먹는다.)...


개인 : 아줌마, 여기 (강조하며) 깍뚜기 한 접시만 더 주세요. 다대기도요. 


진호 : (‘깍뚜기’ ×하고 ‘깍두기’, ‘다대기’ ×하고 ‘양념장’이라고 쓴다.)... 


원호 : (국밥을 그릇째 후루룩 마시고는 끄윽 트림한다.)...


개인 : 너...정말 돈 남은 거 하나도 없어?


진호 : (‘있겠냐?’...쓰는위로)


개인 : 우리 아버지 석달이나 당겨서 들어오신대, 나 어떡하라구...


진호 : (You die라고 쓴다.)...


개인 : 인희 살던 방, 부동산에 내 놨는데 나가지도 않고...


진호 : (상고재를 전세? 라고 쓰며 반짝하는데)...


원호 : (놀라서 딸꾹질 시작한다.) 나...화장실 좀 다녀올게.


진호 : (‘네버’라고쓴다.)... 


개인 : 어? 금방 와야 돼?


진호 : (‘바보’라 쓴다...저 어리버리를 보게..)..


원호 : (개인을 한 번 보더니 급히 나간다.)...


진호 : (답답한 듯 보다말고) 바보예요? 눈 뜨고 놓치고 있잖아요! 


개인 : (앗!) 걱정마세요, 거짓말 하는 애는 아니니까...(하지만 몸은 일어나고 있다)

 

 

씬 44. 식당외경

 

 

개인, 급히 나와 보면 도망가는 원호 뒷모습 보인다. 

 

 

개인 : 야! 이원호!!(뛰어 가려다) 악! (앉아서 접질린 발목을 잡는다.)


진호 : (따라나오다 보고 답답한 듯) 매사에 이런 식이예요?


개인 : 뭐가요?


진호 : 아무나 그렇게 잘 믿냐구요? 


개인 : ...고질병이거든요. (일어나려다 말고 주저앉으며)아!!    


진호 : 괜찮아요? 걸을 수 있겠어요?


개인 : 예...(일어나려다 일어나지도 못 하고 주저 앉으며)아...


진호 : 병원에 가야할 거 같은데요?


개인 : 아니예요...(돈 때문에 머뭇거리며) 아니... 그냥 얼음찜질하면 돼요. 


진호 : 갑시다, 병원. 


개인 : 됐다니까요?


진호 : 잡아요. (부축해 준다.)...


개인 : (보다가 할 수 없이 잡고)... 

 

 

씬 45. 도로/ 차 안 

 

 

운전하다 신경쓰이는 듯 룸미러를 계속 보는 진호 


개인, 뒷좌석에서 발목에 손수건을 묶고 발 쭉 뻗은 채 창문 밖으로 자라처럼 고개 쭉 내밀고 지나가는 사람 보고 있다. 행인이 모두 원호로 보이는 개인   

 

 

개인 : 저기 원호 아냐? 


진호 : 사고 나요, 고개 넣어요. 


개인 : 아직 멀리는 못 갔을거예요, 분명히 이 근처 있을거예요. 


진호 : ...


개인 : 저기...저기 원호 맞아요!! 차 좀 세워주세요. 


진호 : (보면 아니다. 그냥 가면)...


개인 : 여기 좀 세워달라니까요. 


진호 : 아닙니다, 저 사람. 

 

 

차가 그 사람을 지나가면 얼굴 보이는데 원호 아니다.


다시 고개를 이쪽저쪽으로 돌리며 원호를 찾는 개인 

 

 

개인 : 저기요, 저기 노란 옷 좀 보세요, 원호 옷 맞죠? 맞죠?


진호 : (보면 아니다.) 아닙니다. 


개인 : 맞아요, 쟤 원호 맞아요...세워주세요. 어서요...

 

 

정신없는 와중에 갑자기 끼어드는 차 때문에 급정거하면 끼익 굉음내며 서는 차


개인의 머리, 차 뒷유리창에 쾅 부딪힌다.


출발하는 차 


불안한 듯 룸미러보면 개인 보이지 않는다. 


의아한 듯 계속 룸미러 보다 갑자기 얼어붙는 진호 


룸미러에 스르르 보이는 개인의 모습, 산발한 머리에 코피 찍!

 

 

씬 46. 병원

 

 

발목에 붕대 감고 의심에 찬 눈으로 바라보는 개인. 개인의 시선 따라가면 병원비를 계산하고 있는 진호 보인다.

 

 

개인 : (혼잣말) 수상해. 


진호 : (계산 마치고 다가와) 가요. 집까지 태워 드릴께요.(부축하며)


개인 : 무슨 꿍꿍이에요?


진호 : 예?


개인 : 원호도 잡아주고, 병원비도 내 주고, 집까지 태워주는 것도 그렇고...세상에         공짜 없잖아요? 제가 잠깐 겪은 바론 이렇게 친절한 사람은 더 아니구요. 


진호 : 이럴 땐 그냥 ‘고맙습니다.’ 하는 거라니까요. 


개인 : (말 안하겠다. 이거지?)


진호 : (여유 있는 웃음) 


개인 : 병원비는 꼭 갚을게요. 


진호 : 뭐 꼭 돈으로 갚을 필요는 없는데요. 


개인 : 예?


진호 : 저기...상고재 좀 보여주실래요?

 

 

씬 47. 상고재 안 

 

 

누군가의 눈치 보며 몰래 문자 보내는 영선 

 

 

영선 : 개인아, 절대 집에 들어오면 안 돼...지금 집에 (하다가 전화기 뺏긴다.)

 

 

보면 전화기를 뺏는 사채1, 사채업자들이 영선을 둘러싸고 있다. 

 

 

씬 48. 도로/ 차 안 

 

 

개인 : 상고재? 우리 집 이름은 어떻게 알아요? 혹시 우리 아빠가 보냈어요?


진호 : 상고재는 현판을 읽었구요. 댁의 아버님은 누구신지 모르겠는데요.


개인 : 그럼 왜 남의 집을 보재요?    


진호 : 제가 방을 구하는 중이거든요. 세입자가 집 보는 거 당연한거 아닙니까?


개인 : 누구 맘대로 세입자래요?


진호 : 방 세놓는 거 아닌가요? 


개인 : 맞는데요. 당신은 안 돼요!


진호 : 왜요? 


개인 : 당연히 안 되죠.(남녀가 유별한데)근데, 제가 세 놓은 건 어떻게 아셨어요?


진호 : 아까 전에 친구분한테 얘기했잖아요?


       


운전하는 진호를 의심에 찬 눈초리로 보는 개인 


어느새 상고재 앞에 도착한 진호의 차 

 

 

진호 : 내려서 잠깐만 좀 둘러봐도 될까요?


개인 : 안 된다니까요! (차에서 내린다) 


진호 : (따라 내리며) 이유나 좀 알죠. 왜 난 안 되는지?


개인 : 몰라서 물어요? 여자 혼자 사는 집에 어떻게 남자를 들여요?


      (정중히 인사한다.) 오늘 고마웠습니다. 신세진 건 나중에 꼭 갚을게요. 

 

 

들어가는 개인, 진호의 바로 앞에서 쾅 닫히는 문 

 

 

진호 : 뭐? 누가 여자야? 내가 설마 혹시 당신한테 그런 맘을 먹을 수도 있다 뭐               이런 망상을 하는 거야? 지금 저 동물이!


영선(E) : 개인아 튀어! 

 

 

상고재 문 열고 뛰어나오던 개인, 진호와 부딪힌다. 


넘어진 진호와 진호를 덮친 개인. 민망한 포즈로 두 사람 넘어져 있는데, 대부업체 직원을 따라 나와서  두 사람을 내려다 본다.

 

 

사채1 : 들어가 방에 이불 깔고 눕지? 


개인, 진호 : (얼른 떨어진다.)

 

 

씬 49. 상고재 마루

 

 

개인, 은행 봉투에 든 돈 꺼낸다. 백만원짜리 다발이 네 개, 자투리 돈들이 있다. 

 

 

개인 : 저기요, 한...오백만원 정도가 부족한데요. 


       방을 월세로 내 놨거든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사채1 : 다 필요없고!!! 여기 도장찍어요. 


영선 : 아우, 왜 이러세요? 방만 빠지면 드린다는데


사채1 : 아줌마가 줄거야?


영선 : (화들짝 놀라며) 개인아, 도장찍어, 빨리... 아저씨들 급한 거 같다. 


사채1 : 여기 분명히 적혀있지? 


         약속한 날짜에 이자를 상환하지 못 하면, 


         이 집을 임의경매처분 하겠다는 내용.


개인 :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 방만 나가면 바로 갚는다니까요.  


사채1 : 우리는 시간이 돈이야, 아가씨. 


        (강제로 개인의 손을 집어 인주를 찍어 서류에 누르려하는데)...   


진호(E) : 그 손 놓으시죠. 

 

 

개인, 대부업체 직원들, 보면 진호다. 

 

 

진호 : 지금 병원에서 막 돌아온 환자예요. 손 놓으세요. 


사채1 : (개인의 손잡은 채)내 참, 총각은 누구세요? (개인에게)애인이야?


개인 : 아니요! (진호 본다. 왜 아직 여깄는지 모르겠다)


진호 : 방 보러 온 사람입니다.


사채1 : 잘 됐네. 그럼 지금 계약해. 아가씬 방 있고, 총각은... 폰뱅킹 되지?

 

 

씬 50. 상고재 앞

 

 

돈 받은 사채업자들 대문을 나선다.


 


씬 51. 상고재 마루

 

 

진호 : 그럼 좀 있다 짐 갖고 들어오고 계약서 쓰죠. 


개인 : 누구 맘대로요? (당황하며) 절대 안 돼요. 방 나가면 돈 갚아 드릴게요. 


진호 : 저도 그 돈이 방 구할 돈이라구 말씀 드리지 않았나요?


영선 : 그래, 개인아. 이 분이 여기 들어오시면 되겠네?


개인 : 여자 혼자 사는 집에 어떻게 남자를 들여? 말도 안 돼! 


진호 : 그럼 언제까지 주실 건 지 확답해 주시던가요.


영선 : 야,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뭘 그런 걱정을 하니? (개인 툭툭 치며) 알면서.  


진호 : (의아해하다가 시계 보며) 할 수 없네요. (명함 주며) 그럼 돈 마련되는 대로 연락주세요. 오래는 못 기다립니다. (목례하고 가려고 한다)


개인 : 최대한 빨리 연락...


영선 : 잠깐만요! 개인아 나 좀 보자!

 

 

영선, 개인을 끌고 한 쪽으로 가고, 진호는 그 틈에 상고재를 둘러보고 몰래 사진 찍는데, 집에 안 어울리게 많이 지저분하다. 인상 찌푸리는 진호. 

 

 

영선 : 야, 저 사람 모텔에서 봤던 그 남자 맞지?


개인 : 그런데 왜?  


영선 : 그러니까 저 남자가 행여라도 널 덮칠 일은 절대 없는 거잖아. 


       저 남자 눈엔 니가 돌멩이나 나무토막으로 보이는 거잖아. 


개인 : 그런가?


영선 : 그렇다니깐! 야. 여자 세입자 들이면 뭐 좋냐?


       인희년같이 배신이나 때리기 십상이고, 남자? 창렬이 원호 자식 봐. 


개인 : (듣고 보니 그럴 듯)


영선 : 그리고 생긴 게 예술이잖아?


       나도 묻어서 화보도 좀 찍고...친구좋다는 게 뭐야? 


       나 같으면, 돈 주면서 데리고 있겠다...게이 남자친구, 진짜 퐌타스틱 하지          않냐?  


개인 : 그럴까? (상상에 잠긴다.)...

 

 

씬 52. 상상 몽타주 

 

 

* 진호, 밥과 찌개, 잡채 등 열두첩 반상을 상고재 식탁에 펼쳐놓고 웃는 모습...

 

 

* 개인과 진호, 팔짱끼고 쇼핑하러 가면 여자들 부러운 듯 돌아보는...


   진호, 개인에게 예쁜 옷들을 골라주고 소매치기가 개인의 가방을 훔치려하자


   진호, 바로 팔꺾어 제압하며 씩 웃는...

 

 

* 개인, 가구 만들다가 어깨두들기는데 진호, 간식 갖다주다가 


  개인을 안아들고 나가는 쇼파에 엎드려두곤 시원하게 안마해주는

 

 

* 영화 싱글즈의 한 장면처럼 진호와 함께 팩하고 벽에 다리올리고 누워 


  속옷차림으로 장난치다 진호의 팔베개하고 잠드는 개인

 

 

씬 53. 상고재 마루 

 

 

환상에서 빠져 나온 개인과 영선, 진호 쪽으로 돌아 본다. 진호, 카메라 감추며 앉아 있는 주변을 간단하게 정리하는 척. 개인과 영선, 정리하는 진호 보며 의미심장한 시선을 서로 나눈다. 진호, 두 사람의 행동이 좀 미심쩍다.

 

 

씬 54. 진호 사무실

 

 

진호 들어오면, 기다리던 상준 다가온다.

 

 

상준 : (심드렁하게) 어떻게 됐어? 너도 문턱도 못 밟았지?


진호 : (카메라를 건네준다.)...


상준 : (카메라 확인해보다 급반색하며) 야, 어떻게 찍었어, 이걸? 


진호 : 뭐 그 정도를 갖고 놀라고 그래? 나 지금 상고재로 들어가. 


상준 : 뭐? 상고재? 정말?


진호 : 형, 내가 누구야? 나 전진호야. 


상준 : 야, 자식...정말...나 평생 전진호 인생에 묻어가고 싶다.  


진호 : (목소리 낮추며) 형! 혜미하고 태훈이한테 절대 비밀이야, 알지? 


상준 : 당연하지. 야, 나도 상고재 보고 싶다, 지금 바로 가도 되는 거야?


진호 : 그럼. 

 

 

들어오다가 이상한 분위기 감지하는 태훈 

 

 

태훈 : 뭐예요?


상준 : 아냐, 아무것도....사무실좀 부탁할게. 

 

 

나가는 진호, 상준 


영선(E) : 브라보! (박수 친다)

 

 

씬 55. 상고재 공방

 

 

톱질, 대패질하며 가구 만드는 개인. 

 

 

개인 : 박수칠 일이냐? 아무리 그래도 남자랑 한 집에 살게 생겼는데...


       아무래도 찜찜해. 왜 그 자식 만날 때마다 안 좋은 일만 있었잖아? 


영선 : 그만 용서해 줘라......... 잘 생겼잖아.


개인 : 뭐어?


영선 : 그 정도로 생기면 무슨 짓을 해도 용서해줘야 하는 거야. 


       아우, 그냥 그 탱글탱글한 엉덩이를 내가 콱! 잡았어야 하는 건데!


개인 : (진호 엉덩이 만진 게 생각나 피식) 하긴 탱글탱글 하긴 하더라. 


       (장난스레 잡는 시늉하며) 손 안에 꽉 들어차는 게.


영선 : (나무라며) 어머, 어머! 계집애, 너 또 무슨 짓 한 거야? 


       좋은 게 있으면 나눠 가져야지, 달리 친구냐?


개인 : 아줌마. 아줌마 정신 차리세요! 

 

 

씬 56. 상고재 앞 

 

 

짐 나르는 진호와 상준

 

 

상준 : (둘러보며) 야, 이게 꿈이냐, 생시냐?


       드디어 말로만 듣던 상고재 입성이다.  


진호 : 형! 우리 이번에 제대로 한 번 해 보자. 


상준 : 그래, 우리 사고 한 번 치자. 근데 아무래도 상고재 아가씨가 너한테 흑심          품은 거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기 혼자 사는 집에 남자를 들일 리가 있         냐?


진호 : 절대 그런 일 없어!  


상준 : 세상에 절대란 없어. 몸조심해라. 밤에 문 잘 잠그고 자고..그렇지만 만약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손 꼭 잡으며) 니 한 몸 바쳐서라도 알지? 눈 꼭 감고!


진호 : 끔찍한 소리하지 마! 


상준 : 우리 사무소 사활이 걸렸잖니. 어차피 엉덩이도 이미 그녀에게 뺏긴 거. 


진호 : (질색하며)형! 

 

 

씬 57. 상고재 앞/ 안 

 

 

상준, 기대에 차 상고재 문 열고 들어서다 지저분한 내부에 급실망하는 표정    


임대차 계약서에 도장찍는 손, 따라가면 진호다. 


임대차 계약서 내용 확인하는 개인과 상준, 영선. 진호는 집안 여기저기를 못 마땅한 듯이 둘러 본다. 

 

 

영선: (흐뭇해서 아항 하고 환히 웃으면) 두 분, 만난 지 오래 되셨나봐요?


상준 : 좀 됐죠. 얘가 좀 까다로워서 쉽지 않았는데.... 어떻게 아셨어요? 


영선 : 호호. 제가 그 쪽에 좀 관심이 있어서요.


진호 : 네?


상준 : 아이고. 우리 진호한테 관심 가지시면 안 되는데. 


              (뒤로 슬쩍 진호 엉덩이 두들겨주고)


진호 : 형, 쓸데없는 소리하지마!


영선 : (귀신같은 눈썰미로 그 광경 보고 흐뭇해 죽는다) 


              어머어머, 두 분 너무 노골적이시다!

 

 

진호, 상준 이 아줌마 왜 이러시나 하고 보고.

 

 

개인 : 공동생활이라고 뭐 특별히 조심하실 건 없는데요. 


              사진 촬영은 절대 안 돼요. 저희 아버지가 싫어 하셔서.


진호, 상준 : (긴장의 눈빛 주고 받는다.) 


개인 : 그리고 냉장고 세탁기는 공동사용 하도록 하죠? 그럼 (일어나려 하면)


진호 : 잠깐만요. 저는 특별히 조심해주셔야 할 것이 많은데요.


개인 : 네? (돌아보면).


진호 : 집이 너무 더럽네요.


              제가 있는 동안은 집안 청결상태에 항상 신경을 써주시길 바랍니다.


개인 : (얘 뭐냐 싶어 보면)


진호 : 그리고 집안 곳곳에 컵라면 천지네요.


       냉장고에 넣어둘 제 음식엔 손을 대지 말아 주시구요.


개인, 영선 : (입 벙 벌리고 보면) 


진호 : 또 세탁기에 그쪽의 그 (혐오의 눈길 던지고) 옷들과 제 것들을


       같이 넣고 돌리는 만행 또한 저지르지 않으실 걸로 믿습니다.


       댁도 일단은 문명인일 테니까요. 맞죠?


개인 : 그래요? 그럼 우리 한번 제대로 따져볼까요? (계약서에서 이름 확인하고)


       전진호씨는 세든 당신 방이랑 공동 공간 외에는 출입을 삼가 해 주세요.


       만약 어길 시에는. 


진호 : 어쩌실 건데요?


개인 : 자르겠습니다.


진호 : 네? 뭘 잘라요?


개인 : 넘어온 신체 부위를 자르지 뭐겠어요?

 

 

하얗게 질리는 진호와 상준. 태연하게 마주보는 개인. 개인과 진호 눈에 불꽃 튀고.

 

 

영선 : (개인 끌고 가며) 하하하. 얘는 농담도 참.


상준 : (진호 끌고 가며) 그러게요. 유머감각이 참 남다르시다. 하하하

 

 

씬 58. 진호의 방

 

짐 정리하는 진호와 상준. 

 

 

상준 : 야! 신경은 긁어서 좋을 게 뭐 있냐?


진호 : 집 안 꼴 못 봤어. 상고재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진호, 선반 위에 책 올려놓으려다 따끔해서 보면 제도판 쇠 모서리에 바지가 찢겨지고 살짝 피가 뱄다. 

 

 

진호 : (쓰라리다) 아..


상준 : 왜? (하다 보고) 아이고, 우리 진호 백만 불짜리 허벅지에 기스 났네. 


       (박스 안에서 구급상자 찾아내 소독약 꺼낸다) 바지 좀 벗어 봐. 


       약 발라줄게.


진호 : 됐어. 


상준 : 벗으라니까. 볼 거 못 볼 거 다 본 사이에 내외하냐? 


진호 : 싫다니깐. 


상준 : 그러다 쇠독 오른다. (하다가) 왜? 아플까봐 겁나냐? 내가 안 아프게 해줄게. 이리 와. (진호에게 덤벼들어 바지 벗기려 하면) 


진호 : (피해서 도망가며) 아, 하지마! 


상준 : 살살 해줄게. 


진호 : 내가 형을 몰라? 살살 한다 그래놓고 아프게 할 거면서?

 

 

기어이 진호를 붙잡아 ‘니가 안 벗으면 내가 벗긴다’며 바지 벗기는 상준.


놓으라며 발버둥치는 진호. 

 

 

씬 59. 상고재 거실

 

 

진호의 방문에 귀 대고 엿듣고 있는 영선. 개인이 잡아 끌어도 죽어라 버틴다. 


안에서 들리는 진호의 신음소리. ‘으으으아아아아~’

 

 

진호(E) : 살살 해. 아프다니깐. 


상준(E) : 엄살은. 다 너 좋으라고 하는 거야. 부드럽게 해줄게. 나만 믿어! 

 

 

얼굴 빨개지는 개인. 몰라몰라 하며 좋아죽는 영선. 


발리의 조인성처럼 주먹으로 입 틀어막고 환희의 신음 참아내고 있다.


문짝에 달라붙어 안 떨어지려는 영선을 질질 끌고 가는 개인.

 

 

개인 : (민망해서) 뭘 엿듣는 거야. 이 아줌마야! 내가 못살아 진짜!


영선 : (너무 좋아 개인을 팡팡 때리며) 이 복받은 것같으니! 


       니가 정녕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게야.


       아! 나도 상고재로 이사오고 싶어라아!! (너무 좋아 버둥거리는)


개인 : (진호 방 째려보며) 혼자 깔끔한 척은 다 하더니 


              벌건 대낮부터 뭐하는 짓이야!


영선 : (진정 부럽고) 뭐하는 짓이긴! 고마운 짓이지! 


개인 : (도리질하며) 그나저나 저 파트너란 남자 정말 불쌍하다.


영선 : 왜? 둘이 좋아 죽는구만.


개인 : 저 남자가 얼마나 문란한 지 알아?  


       일전엔 파릇파릇한 꽃미남하고 모텔에서 난리도 아니던걸?


영선 : 헉! 그 꽃미남도 보고 싶다! 그 남자는 언제쯤 올까? 


개인 : 내가 한번 제대로 못을 박긴 해야겠네. 


              이 사람 저 사람 아무나 못 데리고 오게.


영선 :  (찰싹찰싹 등짝을 때리며) 야, 이 나쁜 지지배야!


        사랑이 죄니? 사랑이 죄야? 

 

 

그 때 방에서 나오는 진호, 상준. 

 

 

상준 :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진호의 어깨를 감싸며) 우리 진호 잘 부탁드려요. 


개인 : (심드렁) 아. 네. 뭐. 그러죠.  


영선 : (발그레해서 보며) 그 점은 염려 푹 놓고 가세요. 


진호 : 가 형. 나 안 나간다.


영선 : (진호 옆에 다가와 은밀히) 근데 그.... 다른 파트너 분은 언제쯤... 


진호 : 예?


개인 : 전진호씨. 또 한 가지 지켜주셔야 할 게 있는데요.


진호 : (보며) 뭡니까?


개인 : (말하려는데 영선이 얼른 입을 막는다. 발버둥치는데) 


영선 : 예쁜 사랑 계속 쭈욱~ 나누세요. 사랑은....움직이는 거래요!!!!


진호 : (어리둥절해서 보고) 네?

 

 

씬 60. 신혼 아파트 (밤) 

 

 

잠옷 차림의 창렬, 김비서를 잡고 실랑이 중이다. 

 

 

창렬 : 김비서... 너 정말 갈거니? 자구 가면 안 돼?


김비서 : 어제도 그제도 있었잖아요.. 저도 엄연히 처자식 있는 사람입니다. 


               마누라도 보고 싶고 토끼 같은 자식새끼들도 보고 싶은데...(훌쩍)


창렬 : 오~ 그래... 처자식!!! 그럼 난 뭐야 김비서한테 난 뭐냐고...


김비서 : 인간적으루다가 이러시면 안 되는 겁니다.


창렬 : 야!!!


김비서 : 내일 뵙겠습니다~~~~(줄행랑친다)


창렬 : 인희도 가고 개인이도 가고 김비서 너마저...

 

 

씬 61. 공항 (밤) 

 

 

인희, 게이트에서 캐리어 끌고 나오고 있다. 택시 잡는.

 

 

씬 62. 신혼 아파트 거실/ 침실 (밤)  

 

 

도어락 삑삑 누르는 소리 나더니 인희 들어온다. 불 꺼진 집 안. 


들어오며 불 켜는 인희. 피곤해서 캐리어 아무데나 놓고, 겉옷만 대충 벗는 인희.


캐리어에서 잠옷만 꺼내 걸치고 침실 문 열고 들어가 침대에 털썩 몸을 던진다.


같은 침대에 잠들어있던 창렬 침대의 출렁임에 잠 살포시 깨서 고개 돌리는.


인희도 뭔가 이상한 느낌에 눈 반짝 뜨고 약 5초간 멈칫하다가 기겁하는 창렬과 인희 동시에 비명 아악! 벌떡 일어나 불 켜는 인희. 둘이 커플잠옷 입었다.

 

 

인희 : 뭐야! 왜 니가 여기 있어! 


창렬 : 우리 신혼집이니까 있지! 자갸 돌아와 줬구나... (안으려하면) 


인희 : (사정없이 밀치고) 미쳤어? 결혼도 깨졌는데 무슨 신혼집이야! 나가줄래?


창렬 : 나 아버지한테 쫒겨나서 집에 못가. 글구 이 집 우리 아버지가 사준 거잖아!


인희 : 사내자식이 치사하게! (침대 앉은 창렬 보고) 일어나.


창렬 : 뭐?


인희 : 이 침대 개인이가 나한테 선물해 준거야. 당장 일어나.


창렬 : 이 뻔순아. 걔가 니가 지 남자 뺏어간 거 알았으면 선물을 했겠냐? 


인희 : 그 남자가 바로 너거든?


              (뺏으며) 이 이불도 내 거야! 베게도! 야! 그 잠옷도 벗어.


창렬 : 벗으라면 뭐 못 벗을 줄 아냐? 야 드럽고 치사하다! (훌렁훌렁 벗는)


인희 : 야! 미친 거야? 어디서 옷을 벗어!


창렬 : 벗으라매!


인희 : 아, 눈 버렸어. 어떡해. 눈 씻어야해!


창렬 : (분하다) 김인희! 너 속옷 뭐 입었어! 


              내가 사준 프랑스제 란제리 맞지? 다 비치거덩!


인희 : (말문 막힌다) 오~ 그래. 벗어주마. 벗을게. 드런 인간아!


창렬 : 그 립스틱도 내가 사준 거지?


인희 : (손으로 입술 문질러 그거 창렬 얼굴에다 빠득빠득 문질러주며) 


              옛다! 먹구 떨어져라!


창렬 : 드럽게! (화장대 거울로 보고 티슈로 닦으며 침실의자에 앉으면) 


인희 : (인정사정없이 의자 확 빼낸다) 가구는 내가 산 거잖아!


창렬 : 야! 그럼 넌 이 집 내 거니까 바닥도 밟지 마!


인희 : (한쪽 다리 보란 듯이 창렬 머리 위로 휙 얹는다)

 

 

씬 63. 상고재 내부 (밤) 

 

 

어두운 실내에 파랗게 빛나는 휴대폰 액정.


부재중 전화 100통 혜미라고 뜨는 화면. 


진호, 주머니 속에 휴대폰 집어넣으며 발레리나처럼 발끝으로 걷고 있다.


운치 있는 집이지만 목조주택인 관계로 마루 심하게 삐걱대며 소리낸다. 


박교수의 서재 문 몰래 열고 들어간다. 유난히 크게 나는 문소리. 놀라는 진호

 

 

씬 64. 진호 집 (밤)

 

 

휴대폰 내 던지며 씩씩거리는 혜미.

 

 

진호모 : 진정해. 혜미야. 내가 걸어볼게. 진호가 내 전화는 받겠지 설마.. (거는)

 

 

씬 65. 서재 (밤)


 


손전등에 의지해 여기저기 둘러보는 진호. 서재 책장 뒤지는데


두루마리 종이 한 장 발견하고 눈이 번쩍하는데..


그 바로 뒷 칸부터 똑같이 말린 수백 수천 장의 두루마리들. 진호 난감하고.


일단 포기하고 나가려고 하는 찰나.


밖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 진호, 얼른 손전등 끄고 벽에 붙어 숨죽인다.


진호, 심장 터질 듯 뛰는데 야옹~하며 지나가는 도둑 고양이. (길고양이)


안도의 한숨 쉬는 진호. 식은 땀 닦는데. 


주머니에서 진동 모드로 해둔 휴대폰이 울린다. 액정 보면 장미씨.


망설이다 그냥 집어넣는 진호. 그러나 집요하게 폰 울리고.


고민하던 진호 주위 살피고는 조용한 것 확인하고 전화 받는다.

 

 

진호모(E): 얘 진호야! 너 어디니?


진호 : (작게 속삭이듯) 어머니....지금은 전화 못받아요. 나중에 제가 걸게요.


       (하며 문 쪽으로 걸음 옮기는데)


진호모(E): 너 지금 어디서 뭐하는 거니?


진호 : 일단 끊고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끊는데)


개인(E) : (진호처럼 낮게) 지금 말해주면 안돼요? 

 

 

헉! 고개 드는 진호. 어느 새 서재 문 조금 열려있고.


진호 눈앞에 버티고 선 개인. 달빛을 받아 교교하게 빛나는 눈빛. 


개인의 손에는 날 잘 세운 작업용 전동톱이 들려있다.

 

 

진호 : (기겁) 헉


개인 : 여기서 뭐하는 건지 지금 말해주면 안돼요? 


      (진호를 압박하며 한 걸음 내딛는다)


진호 : (저도 모르게 한 걸음 물러서며) 저..어두워서 방을 잘못 찾아서..


개인 : (무표정하게 한 걸음 더) 나랑 한 약속 기억하겠죠?


진호 : 무 무슨 약속이요..

 

 

개인 무표정하게 전동톱 모터 켠다. 드드득 살벌하게 소리내며 움직이는 전동톱.


기겁해서 “엄마야!” 성인 남자가 하기엔 민망한 비명 질러놓고 무안한 진호. 


놀라 걸음아 나 살려라 방으로 도망가는 진호. 

 

 

개인 : (여전한 표정) 너무 심했나? 그냥 살짝 겁만 주려고 했는데...


  


씬 66. 진호의 방 (밤)

 

 

후다닥 들어와 문 잠그고 창문도 잠그고 헉헉거리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다.  

 

 

씬 67. 상고재 앞 (밤) 

 

 

비밀번호 누르고 캐리어 끌고 들어오는 인희. 

 

 

씬 68. 상고재 마당 (밤) 

 

 

작업실로 가던 개인, 캐리어 끌고 들어오는 인희를 본다.


쟤가 어떻게 여기에 다시..자기 눈을 믿을 수가 없다는 듯 보는 개인. 

 

 

인희 : (당당한) 피곤하네. 들어가자.


개인 : 제대로 미쳤구나 너? 니가 여길 왜 와? 무슨 낮짝으로 와?


인희 : 내 집에 내가 들어오는데 니 허락 받아야 해?


개인 : 뭐?


인희 : 나 창렬씨랑 끝냈어. 그럼 된 거잖아?


개인 : 허허허. 넌 쿨해서 참 좋겠다. 


인희 : 우리 남자 하나 때문에 이러지 말자?


개인 : 야! 니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니?


인희 : 니가 한 짓은 어떻고? 나 너 때문에 결혼식 파토났어. 


       갈 데도 없고 회사에서도 왕따야. 어떻게 보상할 거야? 


개인 : 누가 들음 내가 니 애인 뺏아간 줄 알겠다. 


인희 : 애인? 웃긴다. 


개인 : 뭐?


인희 : 단 한번이라도 니가 창렬씨 애인이었던 순간이 있었다고 생각해?


개인 : 뭐?


인희 : 박개인 넌 사랑이 뭔지도 몰라. 사랑을 받아봤어야 할 줄도 알지. 


개인 : (아픈데 찔리고 후들거린다.)...넌 그렇게 사랑을 많이 받아봐서 


       더럽게 남 먹던 밥그릇에 숟가락 꽂고 그러니?


인희 : (노려보면)...그러는 넌 거지야? 남의 밥상 부스러기만 주워먹고 살게?


개인 : 야! (못 참고 달려들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머리 끄뎅이까지 잡고 싸운다.


 


씬 69. 진호의 방 (밤)

 

 

들리는 여자들의 격렬한 몸싸움 소리와 고성. 호기심에 벌떡 일어나 나가는 진호

 

 

씬 70. 마당 (밤)

 

 

나오는 진호. 인희, 진호 보고 놀란다. 진호도 인희 보고 경악한다.

 

 

개인 : (창피해서 소리치는) 구경났어요?  


진호 : 조용히 좀 합시다. 이 집에 혼자 살아요? (안으로 들어간다) 

 

 

씬 71. 진호의 방/ 마당 (밤) 

 

 

마당 소리에 집중하는 진호.

 

 

인희 : (황당하다는 듯 개인 보는) 저 남잔 뭐야?


개인 : 니가 알아서 뭐하게? 


인희 : 박개인. 너 이렇게 막 살면 안 되지. 


       어디라고 함부로 남자를 끌어들여? 그것도 저렇게 젊은 남자를.


개인 : 왜 저 남자도 탐나니? 뺏고 싶어?


인희 : 난 뺏은 적 없어! 다 지들이 온거지!!


개인 : (기가 막혀) 어~ 그래? 그래두 저 남자는 안될걸? 


인희 : 왜 안돼? (오기) 어떤 남자도 십분이면 오케이야!


개인 : (코웃음) 허~ 넌 죽었다 깨나도 저 사람 취향 아냐!!!


진호 : (무슨 소리지) ???


인희 : (어이없어 픽 비웃으며) 그래? 두고 보면 알겠지...(진호방으로 가려면)


개인 : 백날 꼬셔봐라...


인희 : (뭐라는 거야 돌아보면) ???


개인 : 저 남자... 게이야!!! 

 

 

진호의 경악한 표정에서 엔딩.

.개인의 취향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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