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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션하우스 2회

 



S#1 로비 / 복도

다급하게 뛰어가는 발, 발, 발.

서린, 나경, 도영이 황급히 뛰어간다.

S#2 작품 수장고 안

다급하게 들어서는 일행들.

서린 어떻게 된 거야?

경비 저 진짜, 화장실도 안 가고, 자리 뜬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정말입니다.

서린 (연수를 보면)

연수 그림이.... 없어졌어요.

빈 액자만 덩그라니 놓여있다.

모두들 벙찐 얼굴.

타이틀 lot 2. 사라진 낙원

S#3 윌옥션 앞 (낮) - 자막 : 경매 전날 / 프리뷰 마지막 날

프리뷰 전시회를 알리는 현수막 보이고. 사람들, 프리뷰실로 들어간다.

S#4 프리뷰실

들어서는 사람들에게 미소로 맞이하는 연수. (정장차림)

유민영 기자, 카메라맨과 함께 들어서다가 연수에게

유기자 인터뷰하러 왔는데 민이사님 어디 계세요?

연수 이쪽으로 오시죠. (하며 안내하는)

유기자 (따라가며 연수를 보고) 처음 보는 얼굴이네요?

연수 (웃으며) 네. 신입사원 차연숩니다.

유기자 자주 보겠네요. MBS 유민영이예요. 앞으로 잘 부탁해요.

연수 아뇨. 제가 오히려 잘 부탁드려야죠.

연수, <낙원> 그림 앞에서 고객에게 작품 설명하고 있는 서린을 가리키며

연수 저기 계시네요.

유기자 고마워요, 연수씨. (하고 서린 쪽으로 가는)

연수, 돌아서다가 눈이 휘둥그레진다.

꼬마(남, 7세정도)가 조각상을 만지고 있다.

떨어지기 일보 직전! 아슬아슬하게 조각상을 잡는 연수.

연수 휴... (조각상 제자리에 놓고 꼬마보고 친절하게) 여깄는 작품들은 함부로 만지면

안돼요오엄마는 어딨어?

꼬마 (손으로 가리킨다)

꼬마가 가리킨 쪽을 보면, 도영과 미시족(30대 초반)이 도자기 앞에 서 있다.

도영이 뭐라 그랬는지 순간, 까르르 웃는 미시족.

연수 (혼잣말) 또 시작이네.

하며 꼬마를 데리고 도영 쪽으로 가는 연수.

도영 (미시족을 보고 웃으며) 우아하고 단아하고 고상하고...

조선백자의 자태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하는데)

연수 (도영 들으라는 듯) 꼬마야, 엄마 옆에 꼬옥 붙어있어.

도영 (연수를 보고 뜨끔, 이내 표정 바꿔 미시족보고 진지하게) 그러니까 이 조선백자의 특 징은 말이죠, 좀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함축적인 그림장식과 함께 순백의 유색이...

연수, 그런 도영을 보며 피식 웃는데

나경이 서면 응찰서들을 들고 연수를 툭 친다.

나경 (작게 나무라는) 여기서 뭐하고 있어? 28번 앞에서 고객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빨리 그 쪽으로 가봐.

연수 예. (하고 28번 작품 앞으로 가는)

흰 캔버스에 동그라미 세 개가 그려진 그림 앞에 중후한 남자(40대 중반), 서 있다.

남자, 다가온 연수를 보고

남자 이 동그라미 세 개의 의미가 뭡니까?

연수 (그림을 보지만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손님,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저희 옥션의 수석 스폐셜리스트를 모셔오겠습니다. (목례하고 빠르게 가는)

S#5 사무실

연수, 문 열고 들어서면

윤재(얼굴 위에 도록 덮은), 책상 위에 다리 올려놓고 자고 있다.

연수 (궁시렁) 이럴 줄 알았어. (하다가) 저기요.... (큼큼) 저기요!

(윤재 미동 없자, 얼굴 위에 있는 도록을 확 걷어내고) 귀먹었어요?

윤재 (뭐야? 하는 표정으로 연수를 보는)

연수 수석스페셜리스트란 사람이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어떡해요? 다들 프리뷰 전시 때 문에 바쁘게 일하는데, 고객들한테 작품 설명해줘야 할 거 아녜요?

윤재 (귀찮다는 듯) 민이사 있잖아.

연수 민이사님도 바쁘시거든요?

S#6 프리뷰실

서린을 인터뷰하고 있는 유기자.

유기자 그동안 경제력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미술품이, 대중들의 투자대상으로 부 각되면서 경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내일 경매를 진행할 윌옥션의 민서린 대표 경매사를 만나보겠습니다. 경매를 하루 앞둔 소감이 어떠십니까?

서린 (미소) 글쎄요. 경매는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둘 다 만족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 매번 긴장이 돼죠..

인터뷰하는 서린 뒤로 연수와 윤재가 지나가고

<낙원> 그림 앞에 서 있는 노경자와 손철만 보인다.

철만 세상 돌아가는 게 참 재밌지 않습니까.

이게 30억짜리가 돼서 시장에 나올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경자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 보니 이 그림을 마음에 두고 계시나봅니다.

철만 (웃으며) 그림값 때문에 마음에만 두고 있습니다. 노회장님은 어떠십니까?

경자 저는 그림값만큼 현금을 찾아 놓을 생각이에요.

현금이 더 커 보이면 그림을 포기하려구요.

철만 거 재밌는 방법이군요. 그래 얼마를 쌓아둘 생각이십니까?

두 사람 뒤로, 동그라미 세 개 그려진 작품 앞에 서있는 윤재와 남자 보인다.

윤재 ... 그래서 각각 하늘과 땅, 이승과 저승, 천국과 지옥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화가의 의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보는 사람이 무엇을 느끼는가가 중요하거든요.

남자 (고개 끄덕 끄덕, 윤재 보며) 이걸 사고 싶은데, 경매에 참석할 시간이 없고.

어떡하면 되죠?

윤재 잠깐만요. (연수를 향해) 어이 신입.

고객에게 팜플렛을 건네주던 연수, 윤재 쪽을 보면.

윤재 이 분, 서면 응찰 도와 드려. (하고 간다)

연수 (윤재를 보며 중얼) 정말 미스테리야. 저렇게 설렁설렁 일하는데 어떻게 수석이 됐지?

그림 앞에 서 있는 남자에게 다가가는 연수.

연수 응찰 가격은 정하셨어요?

하며 그림을 보는 연수, 그 위로

연수E 아무리 봐도 도무지 이해가 안 돼.

그림(제목 - 윤회) 하단 옆에 추정가 3억.

연수E 동그라미 세 개 그려논 게 자그마치 3억이야. 말이 돼?

S#7 부두 하역장

잠시 일손 놓은 연수부, 휴대폰으로 연수와 통화중이다.

연수 얼굴이 찍힌 휴대폰 고리가 대롱댄다.

연수 (F) 나도 눈감고 그리겠드라.

연수부 (웃으며) 보기엔 쉬워 보여도 그런 그림이 그리기가 더 어려워.

연수 (F) 뭐가 어려워? 동그라미만 달랑 세 갠데.

연수부 (웃는다)

연수 (F) 세 개에 3억이면 한 개에 1억 인거잖아.

그 돈이면 아빠가 사고 싶은 배, 세 척은 사겠다.

아빠도 그런 그림이나 그리지?

연수부 (잠시 어두운 표정에서 이내 돌아와) 그림은 무슨... 근데 동그라미 세 개라도 그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거, 그거 아무나 생각해내는 거 아니야.

그 그림 보기 전에는 누구도 그런 생각 못했잖아. 안 그래?

S#8 휴게실

발 주무르며 휴대폰으로 아버지랑 통화중인 연수.

연수 ... 그래두 이해 못해. 그림이란 건 누가 봐도(하다가) 아빠, 지금 딴 데서 전화 온다.

잠깐 통화하고 다시(하다) 알았어. 혼자 있다고 끼니 거르지 말고 (웃는)

그럴게. 끊어요. (버튼 누르고) 여보세요? 네, 선배님... 알겠습니다. (하고 끊는)

재빠르게 구두 신고 일어나는 연수.

나가다가 다시 들어와 펼쳐진 잡지 위에 놓인 흰 장갑을 챙기고

잡지(예술가들이 자주 드나들던 모나리자 다방 기사 - 사진으로 보이는 간판에

위로와 위안이 되는 모나리자’)를 꽂아 두고 나간다.

S#9 프리뷰실 앞 (저녁)

흰 장갑 낀 손으로 그림을 들고 나오는 연수.

흰 장갑 낀 도영이 프리뷰실로 들어가려다가 연수와 마주친다.

도영 힘들지? 일 끝나면 내가 좀 만져줄까?

연수 (탁! 째려보면)

도영 피곤이 한방에 풀리는 혈자리를 알고 있거든.

연수 됐거든요. 그건 작업의 몇 단계에요?

도영 아이, 아니라니까 자꾸 그러네.

연수, 피식 웃고 로비로 향한다.

입구를 통과하려는데 ~” 하는 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린다.

어리둥절한 연수, 뒤로 물러난다. 경보음이 안 울린다.

나경E 도난방지 칩, 해제 안 했어?

연수 도난방지 칩?

연수, 돌아보면 그림 들고 나오던 나경이 다가오고,

도영, 나경 보곤 슬그머니 자리를 뜬다.

나경 그림 뒤에 칩 있는 거 몰라? 그거 해제 안 시키고 나가면 경보음 울리잖아.

보안실에 연락해서 해제시키고 나가. 이것두 가져가고. (하며 그림을 건넨다)

연수 이것도 쵸코렛 묻었어요?

나경 그러니까 프리뷰때 감시 잘하라고 했지?

연수 (웃으며) 그래서 다음부턴 그림보단 사람을 감시하려구요.

나경 (어이없게 보다가) 더 있나 확인해보고 복원실에 다 갖다 줘.

그리고 복원 끝나면 다시 수장고에 넣어 두고. 알았지? (하며 쌩하니 간다)

연수 (나경 흉내내며)알았지?

S#10 복원실 안(밤)

재료 들고 들어서는 영철. (유진 재료상 모자와 조끼 착용)

밖에서 다다다공사소리가 들려오는 실내.

허명환, 공사 소음에 한쪽 귀를 막고 큰 소리로 통화중이다.

명환 감마선을 쬐어주면 노화가 빨리 일어난다니까. 그러엄.

영철 유진에서 왔습니다.

명환 (통화중) 그게 실크천을 인공적으로 늙게 만드는 방법이라니까(하다가)

(영철을 보더니 손으로 가리키며) 저 쪽에다 갖다 놔.

영철 (명환이 손짓한 곳으로 간다)

명환 (통화) 아니 자네한테 한 말이 아니야. (하다 영철 쪽을 향해 큰 소리로) 참, 박씨는

경주에서 아직 안 올라 왔나?

” 대답하는 영철. 재료들 포장 풀어 빠진 자리에 채워 놓는다.

전화 통화하는 명환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구획이 다른 공간이다.

명환그래 나도 직접 가면 좋겠는데 복원한 그림 가지러 온데서 자릴 비울 수가 없어.

응. 응. 그래.

옆 탁자 위에 <낙원> <꽃>, <풍경>등 총 8점의 그림들이 놓여있다.

S#11 회의실+사무실

모두 퇴근한 듯 빈 사무실. 연수만 회의실에서 일하다가 TV에서 나오는 민서린의 인 터뷰(씬 6)을 보고 있다

연수 (턱 괴고 보며)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을 다 만족시키는....

유기자최근 진행하신 경매 때마다 최고낙찰가를 갱신하고 계신데요.

내일 윤창기 화백 의 낙원은 어떻게 예상하고 계십니까?

서린E (웃으며) 낙원이라는 작품은 미술계에서 이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작품입니 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배송직원1 (사무실 들어오며) 그림 찾으러 안 가?

연수 어?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네. 가요.

S#12 복원실 앞

한쪽에서 공사 중. 땅 파는 소리 다다다시끄럽다.

복원실 앞에 <유진 재료상>이라는 글씨가 씌어있는 봉고차 정차돼있다.

연수와 배송직원1,2. 복원실로 들어가는

S#13 복원실 안

연수 (안으로 들어서며) 교수님. 복원 다 됐어요?

명환 (연수를 보고 잠시 기다리라는 손짓하고 여전히 큰 소리로 통화중인) 그렇지. 전자까 지 쬐어주면 더 빨리 노화되지. 어.

연수, 실내를 휘 둘러본다.

이때, 안쪽에서 나오는 영철. 수고하세요하며 명환에게 인사하고 돌아선다.

연수와 배송직원들을 지나쳐 나가는 영철.

S#14 수장고 안

흰 장갑 낀 손으로 <낙원> 그림을 벽에 거는 연수.

두어 걸음 물러서서 그림을 보더니 기울어진 부분을 바로 잡는다.

경비 (포장지 주워들며) 대충 해. 안 떨어지기만 하면 되니까.

연수 30억짜린데 대충하면 안 되죠. (흡족한 표정으로 그림 보며) 됐다~ (하다가)

근데 저번에는 몰랐는데, 여긴 공기가 다른 거 같네요?

경비 온도 조절장치 때문에 그래.

작품들 훼손되지 말라고 적당한 온도로 유지시켜 주거든.

연수 그림들이 호강하네. 우리집엔 에어컨도 없는데.

S#15 작품 수장고 밖

웃으며 나오는 경비와 연수.

경비, 강철 금고 같은 입구 문을 닫으려 하면,

연수 와아개미새끼 한 마리도 못 들어가겠다~

경비 들어가고 싶으면 개미새끼도 나한테 허락을 받아야 할 걸?(하다가)민이사님!

서린 수고가 많아요.

연수 이사님. 아직 퇴근 안 하셨어요.

서린 일이 좀 남아서요. (경비에게)별일없죠?

경비 좀 있다 전원점검이 있는 거 빼곤 아무 일도 없습니다.

서린 수장고나 보안시스템에 영향은 없나요?

경비 전기 안 들어오는 건 한 시간정도라 뭐 괜찮답니다. 그리고 그동안은 제가 화장실도 안 가고 꼭 지키고 있겠습니다.

연수와 서린, 경비의 너스레에 웃다가

서린 그럼 수고해요. 내일 봅시다.(간다)

연수/경비 네 수고하셨습니다.

경비 늘 한결 같으셔. 경매전날은 꼭 마지막까지 직접 다 챙기고 퇴근하신다니까

연수 (고개를 끄덕이며, 서린 간 방향을 보는데)

경비자리의 모니터로 보이는 수장고 입구와 복도 보인다.

수장고 안의 <낙원>그림. 그리고 온도조절기의 온도가 올라간다. 그리고 암전.

S#16 로비 (다음날 아침) - 자막 : 경매 당일

다급하게 뛰어가는 발, 발, 발.

서린, 나경, 도영이 황급히 뛰어간다.

S#17 작품 수장고 안

윤재, 모나리자 엽서를 떼어 보는데 발소리 들리자 고개 돌리면,

다급하게 들어서는 일행들.

서린 어떻게 된 거야?

경비 저 진짜, 화장실도 안 가고, 자리 뜬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정말입니다.

서린 (연수를 보면)

연수 그림이... 없어졌어요.

서린 윤재를 보면, 일동이 볼 수 있게 옆으로 비켜서는 윤재.

빈 액자만 덩그라니 놓여있다.

모두들 벙찐 얼굴.

S#18 회의실

탁자 위에 깍지 낀 두 손으로 이마를 짚고 있는 서린을 중심으로 빙 둘러앉은 일동.

윤재, 모나리자 엽서를 탁자에 톡톡 두드린다.

뒷면에 위로와 위안이 되는 모나리자라는 문구가 보인다.

도영 경비도 지키고 있었고, 경보장치도 멀쩡하고,

근데 그림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진짜 희한하네. 그리고 엽서는 또 뭐야?

연수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경찰에 빨리 신고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나경 (연수를 답답하다는 듯이 보며) 연수씨, 우리가 그걸 몰라서 이러고 있는 줄 알아?

연수 ?

나경 신고하면 그림 도난당한 게 만천하에 알려질 텐데,

그럼 누가 그림 잃어버리는 경매회사에 그림을 팔아달라고 맡기겠어?

연수 ...

도영 그렇긴 한데, 어차피 방법이 없잖아. 차라리 경찰에 빨리 신고하고 그림은 보험처리

되잖아. 그리고 조용히 넘어가길 기다리는 게 낫지.

일동 .......

나경 그나저나 오늘 경매는 어떡하죠? 낙원은 메인인데다, 언론에서도 주목하고 있어서 조용히 넘어가기는 어려울 거 같은데...

서린 .... 아무리 그래도 그 그림 한 점 때문에 오늘 경매를 취소할 수는 없어.

(일동 향해) 경찰에 신고하고, 보험회사에도 연락해. 위탁자는... 내가 만날게.

일동 (윤재를 뺀 나머지 일어나려는데)

윤재 우리가 찾죠?

일동 (멈칫, 윤재를 보는)

윤재 못 찾으면 문제가 되지만, 찾으면 아무 문제없는 거 아닌가?

(엽서를 들어 보이며) 이게 힌튼 거 같은데.

서린 ?

윤재 그냥 훔쳐가면 될 걸 이렇게 뭔가를 남겼다는 건, 어떤 딴 의도가 있다는 거 아닌가?

연수 (엽서 뒤에 적혀진 문구를 보니, 뭔가가 생각날 듯한데)

도영 말도 안 돼. 우리가 형사도 아니고 탐정도 아닌데

달랑 엽서 한 장으로 그림을 찾는다는 게 말이 돼요?

나경 그래요, 그건 좀 아닌 거 같애요, 오 선배님. 그냥 경찰에 신고(하는데)

윤재 어차피 지금 신고하나 나중에 신고하나 마찬가지 아닌가?

서린 나중이요? 오윤재씨. 경매가 오늘 5시에 열린다는 거 몰라요?

윤재 (자기 손목시계를 보며) 지금이 9시니까 하나, 둘, 셋, 넷...

(서린 보며) 8시간이나 남았는데요?

서린 (그런 윤재가 어이없는) 그림을 못 찾는다면 우린 그 8시간동안 도난 사실을 은폐한 게 돼요. 그림을 찾을 확신이 없다면 그건 너무 위험하지 않나요?

윤재 ....

연수 (엽서를 가리키며) 아! 저 그거 알아요!

일동 (이건 또 뭔 소리? 연수를 보는데)

S#19 달리는 윤재의 차안- 경매 7시간 30분전

윤재, 운전하고 있고.

조수석의 연수는 휴대폰으로 통화하며 미술잡지(씬8)에 뭔가를 적는다.

연수 ...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끊고) 아직 있어요, 그 다방.

윤재 위치는?

연수 (잡지에 적은걸 보며) 삼각지에서 우회전하다가...(손을 비비면서) 왜 이렇게 끈끈하지? 엽서에서 묻었나? (윤재 보며) 선배님은 뭐 안 묻었어요?

윤재 !

윤재, 핸즈프리로 전화를 건다.

S#20 사무실

전화 받으며 방에서 나오는 서린.

서린 알았어요. 그렇게 하죠. (끊고 도영에게 다가가) 도영씨, 아까 그 모나리자 엽서 있지?

복원실에 보내서 끈끈한 게 뭔지 성분 분석 의뢰해.

도영 알겠습니다.

서린 그리고 지금부턴 외부인 출입을 경매장 외엔 가능한 통제해. 기자들까지 출입 막으면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니까 기자들 출입은 허용하는 걸로 하지. 단, 도난당한 사실이 유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도록.

나/도 네.

서린 (나경 보고) 혹시 모르니까 낙원’ 출품취소 공지도 작성해 놔.

나경 알겠습니다.

서린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S#21 서린 방

사무실에 들어와 자리에 앉는 서린.

방금 전 결단력 있던 모습과 달리 한편으로 걱정스러운 표정.

S#22 사무실

나경 (책상에 가서 앉으며) 내가 오선배랑 갔어야 하는 건데.

도영 (나경 보고 슬쩍) 올라가고 싶은 나무가 오선배지?

나경 (흘겨보며) 올라가다 실패한 나무가 차연수지?

도영 실패는 무슨 (하다가) 근데 두 사람이 과연 그림을 찾을 수 있을까?

나경 복원실 안 가?

도영 (엽서 들고) 지금 가는 중이야. (가며 궁시렁) CSI도 7시간 안에는 그림 못 찾을 걸.

S#23 모나리자 다방 안

연수, 윤재 문 열고 들어서고, 카운터엔 모자를 쓴 남자와 마담이 그림액자(만종)를 두 고 얘기를 나누는 중이다. 남자, 연수가 지나가자 마스크를 올려 쓴다.

연수 (다방을 둘러 보다가 한 그림을 가리키며) 찾았다. 저기요.

윤재 (힐끗 보고 자리에 앉는다.)

연수 (가까이 보고 실망하며) 사이즈가 다르네. 그렇지 이렇게 쉬울 리가 없지.(앉는다)

윤재 복제화가 두 번째 힌트?

연수 네?

윤재 다 명화들 복제화잖아

연수, 둘러보면 낙원 그림 주위로 명화들(복제화)이 벽에 걸려있다.

연수 이제 어떻게 찾죠? (어느새 눈감은 윤재가 말이 없자) 아무래도 귀가 먹은거같애!

윤재 생각하는 거 안 보이냐?

입 삐죽이는 연수, 다시 그림들을 바라보며

연수 피카소, 마네, 모네, 샤갈... 윤창기.

다 외국 그림인데 낙원 그림만 우리나라 그림이네?

레지1 (물 두 잔을 내려놓다가) 어머? 언니 눈썰미 있다? 여기 원래 외국 그림만 있었거든.

연수 낙원 자리에 원래 무슨 그림이 있었는데요?

레지1 만종이요.

연수 만종?

레지1 응. 근데 손님이 하도 부탁해서 이걸로 바꿔달았어요.

윤재 그 손님이 누군데?

레지1 누군지는 통성명 안 해봐서 모르죠. 궁금하면 오빠가 직접 물어보든가.

윤재 (보면)

레지1 (손으로 카운터를 가리키다가) 어? 어디 갔지?

(큰 소리로) 언니! 그 모자 쓴 아저씨 갔어?

마담 방금 나갔는데, 왜?

그 말에 튀어나가는 윤재.

S#24 모나리자 다방 앞

다방에서 황급히 튀어 나온 윤재.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연수, 뒤늦게 뛰어나와 윤재에게

연수 그렇게 그냥 나가면 어떡해요? (하는데)

윤재, 느닷없이 뛰어간다.

저기요” 부르며 뒤따라 뛰어가는 연수.

두 사람 시선으로 (빨간) 모자 쓴 사람이 액자를 들고 저만치 걸어가는 게 보인다.

(빨간) 모자, 두 사람이 쫓아오는 걸 알았는지 어느 순간 걸음이 빨라지더니

냅다 뛰기 시작한다.

S#25 추격전

1. 윤재와 연수, 사람들을 헤치고 뛰어간다.

2. 코너를 돌아 뛰어가는 (빨간) 모자의 뒷모습.

3. (빨간) 모자를 쫓아 코너를 도는 윤재와 연수.

4. 골목으로 뛰어가는 (빨간) 모자를 쫓아가는 윤재와 연수.

S#26 막다른 골목

막다른 골목에 들어 온 (빨간)모자.

골목으로 들어서는 윤재에게 액자를 던지고 (빨간)모자, 담을 넘는다.

연수, 한발 늦게 도착하고

연수 괜찮아요? 범인은요? 놓쳤어요?

윤재, 대답없이 일어나서 깨진 액자를 뒤집어 보면 밀레의 만종 복제화다.

S#27 경매장

경매장 설치가 한창이다.

인부와 뭔가 상의하고 있는 나경의 모습이 보이고,

서린은 휴대폰으로 통화중이다.

서린 범인을 눈 앞에서 놓쳤다구! 다른 건? 만종? (답답한 한숨쉬다가 멈칫)

입구에 유민영 기자가 경매장을 둘러본다.

서린 (등지고) 일단 알았으니까 상황보고 계속해. (휴대폰 끊고 돌아서면)

경매장 둘러보던 유기자, 찾는 사람이 없는 듯 돌아선다.

S#28 사무실

들어서는 유기자를 놀란 얼굴로 보는 도영.

유기자 왜 그렇게 놀래요?

도영 아니, 너무 갑작스런 방문이라...

유기자 (팔꿈치로 도영 슬쩍 치며) 에이그런 말 하면 섭하죠.

오늘 아침에 도영씨 집에서 출근한 사람한테. 안 그래요?

도영 (쉿~) 그건 우리 둘만의 비밀로 하자니까.

피식 웃는 유기자, 실내 둘러보다 연수와 연수부가 찍힌 사진보고

유기자 아버지 닮았네?

도영 연수씨 봤어?

유기자 프리뷰때 잠깐요.

도영 이쁘게 생겼지?

유기자 야무지게 생겼던데요? 다들 어디 갔어요? 경매장엔 나경씨 밖에 없던데

도영 아, 그림 찾으러(하다가 읍! 손으로 입을 막는다)

이때 들어서는 서린.

도영, 서린을 보자 슬쩍 등지고 선다.

서린 일찍 오셨네요?

유기자 네. 오윤재씨 인터뷰 좀 하려구요. 미술계를 뒤흔든 10대사건 기획중이거든요.

서린 그런 거 안 하면 안 돼요? 본인도 싫어하는 거 같은데.

유기자 그래도 어쩌겠어요. 독자들은 그런 얘길 좋아하니.

근데 그림 찾으러 갔다는 게 무슨 말이에요?

도영 (미치겠다)

서린 (눈가 떨리는, 이내 웃으며) 다음 경매 때 올릴 작품을 찾으러 간 거예요.

유기자 ~ (고개 끄덕이더니) 그럼 이따 경매장에서 뵐게요. (하며 나간다)

서린 (유기자 안 보이면, 도영을 휙 노려보며 차갑게) 나도영씨.

서린을 등지고 서 있는 도영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S#29 복도

걸어가며 고개 갸웃하는 유기자.

유기자 그림을 찾으러 나갔다. 가지러 간 것도 아니고 찾으러 나갔다?

경매 당일에 그림을 찾으러??

S#30 슈퍼 앞 - 자막 : 경매 4시간 전

파라솔 밑에 앉아 빵과 우유를 먹고 있는 윤재.

연수는 테이블 위에 놓인 <만종> 복제화를 보고 있다.

연수 모나리자... 만종... 다 유명한 그림인데... 이게 낙원이랑 무슨 관계지?

(하다가 뭔가 생각나서 만종을 뒤집어보고는 실망) 아무 글씨도 없네.

모나리자 다방에 범인이 나타난 걸 보면 이게 단서인 건 분명한데...

우리랑 부딪혔다는 건 범인이 생각한 것보다 우리가 일찍 갔다는건가?

(하다가 핸드폰 보고)어떡해! 4시간 밖에 안 남았네. 이젠 경찰에 신고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버럭) 지금 빵이 넘어가요?

윤재 뱃속에 든 게 있어야 머리가 돌아가지. 넌 안 먹냐?

연수 전 안 먹어도 돌아가거든요?

윤재 (연수 빵까지 먹는)

연수 (어이없게 쳐다보면)

윤재 아깝잖아.(하며 먹으려다)정 그렇게 뭘 해야겠으면 복원실에 다시 전화나 해보던가.

연수 좀전에 했었잖아요. 결과 나오려면 한두 시간은 더 있어야 된다구.

윤재 아! 그래서 요기하러 들어왔지.

연수, 빵 먹는 윤재를 한심하게 보다가 다시 만종을 들여다 본다.

연수 참 슬프다.

윤재 (빵 입에 넣은 채 연수를 보면)

연수 (만종 보며) 여기 이 부부요. 기도하는 모습이 경건하기 보단 슬퍼 보이지 않아요?.

윤재 (목이 메인지 가슴을 치며) 요즘 공부 좀 하나 부지?

연수 ?

윤재 달리.

연수 달리요?

윤재 그래 초현실주의 화가 달리 몰라? 달리가 어렸을 때 만종을 보고 슬픈 그림이라고 했 대.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밀레가 처음에 그린 건 감자 바구니가 아니라 아기의 관 이었던거 지. 1932년 루브르박물관에서 자외선 투사작업으로 확인도 됐어.

연수 그래요? (다시 그림을 본다)

윤재 기초가 없으니 공불해도 머리에 남는 게 별로 없지(쯧쯧)

연수 처음 듣는 얘기거든요!

윤재 (피식 웃는)

연수 (더 말해 봐야 입만 아프다 싶어) 어린 자식을 묻고 나서 기도하는 부부...

그런 사연이 있으니 슬퍼 보이는 게 당연하네.

윤재 사연? (생각하며) 낙원은... 윤창기 화백이 자살하기 직전에 그린 그림인데.

연수 자살하기 직전에요?

윤재 그거 말고 다른 얘기가 더 있을 거야, 낙원 담당이 누구지?

S#31 경매장

경매장 설치준비로 여전히 바쁜 내부.

나경, 도록 보며 휴대폰으로 통화중이다.

나경 개인사는 특별히 알려진 건 없구요. 윤창기화백 그림은 한국 갤러리..네 노경자 회장 님 맞아요. 윤화백 그림은 그분한테서 거의 다 나왔으니까 노회장님이 제일 잘 알지 않을까요? 예. 지금도 주요 작품들은 다 갖고 계시구요. 낙원에도 입찰하실거 같던데 요. 네.. 참 그림은(끊겼다) 내가 오선배를 도왔어야 하는 건데.

유기자 (E) 뭘 돕는데요?

나경 아, 깜짝이야. (보면)

어느새 다가왔는지 유기자가 서 있다.

나경 뭐예요? 남의 통화 엿듣는 취미라도 있어요?

유기자 (웃으며) 놀랐다면 미안해요. 나경씨가 통화중이라 난 그냥 잠자코 있었(하는데)

나경 (말 자르며) 됐구요. 다음부턴 조심해주세요. (하며 돌아서 가는)

유기자 한국 갤러리 노경자 대표?

S#32 한국 갤러리 안

노경자, 마시던 찻잔을 내려놓고 소파에 앉아있는 연수와 윤재를 보며.

경자 65년도지 아마... 그때의 예술가들은 다들 힘들게 살았어. 특히 윤화백은 첫째아들이

영양실조로 죽을 만큼 가난했지. (차 마시는)

연수 (혼잣말로) 아... 그래서 밀레의 만종이 두 번째 단서였구나.

경자 (찻잔 내려놓으며)그래서 아마 낙원을 그리지 않았나 싶어.

연수 왜요? 죽은 아들이 낙원으로 가길 바래서요?

경자 그럴 수도 있고, 힘든 현실을 잊고 싶어서 그렸을 수도 있지.

근데 낙원을 완성하자마자 자살을 하더군.

윤재 이유는요?

경자 잘은 모르지만 아마 가족들한테 짐이 되는 게 싫었을 거야

그 당시에 윤화백의 독특한 화풍을 이해하는 사람이 드물었거든.

그림을 사는 사람이래야 봐야 나밖에 없었고. 그걸로 가족들이 겨우 생계를 유지했지.

근데 유독 낙원만은 안 팔려고 하더군. 하지만 가난 앞에 장사 없다고,

어쩔 수 없이 내놓더라구.

윤재 혹시 그 가족의 연락처를 알 수 있을까요?

경자 낙원을 팔고는 연락이 끊겼어.

연/윤 (실망하는)

경자 근데 조금 있으면 경매가 열리는 거 아닌가? 왜 이제 와서 낙원에 대해서 묻지?

연/윤 (당황하는)

노경자의 핸드폰이 울린다

경자 예. 노경잡니다..... 응 유기자. 오랜만이구만, 웬 일로 전화를 다 주셨나?

........윌옥션에서?

연/윤 ......

S#33 갤러리 앞

나오는 연수와 윤재.

연수 무슨 통화였을까요?

윤재 (차로 가며)초원에 썩은 고기가 생기면 하이에나도 오고 독수리도 뜨고

연수 틈만 나면 잘난 척은...알아듣게 좀 얘기하면 안돼요.

윤재 (차에 타며)걸어 갈래?

연수 (차에 타고 안전벨트 메며 혼잣말) 근데 참 안 됐다. 죽어서 유명해지면 뭐해?

그렇다고 가족이 그림을 갖고 있어서 덕을 보는 것도 아니고.

(윤재 보고) 낙원이 30억도 넘는 거 알면 되게 열 받겠다 그쵸?

윤재 열을 왜 받아? 죽어서라도 인정받은 게 어디냐?

연수 (궁시렁) 이제보니 인정머리도 없네. (윤재보고) 근데 우리가 잘못 생각한거 아녜요?

일단 노경자 회장일리는 없고, 연락 끊긴지가 오래돼서 가족들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족을 찾을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단서가 화가의 사연과 관련된 게 맞아요? 아무래도 시간 낭비인 거 같애요.

지금이라도 사무실에 연락해서(하는데)

윤재 지금 몇시지?

연수 (핸드폰 보며, 놀라는) 어떡해! 3시예요. (하는데)

이때, 핸드폰 울린다.

윤재 네, 허교수님. (사이) 시온 물감이라구요?

S#34 복원실

양복차림의 허명환, 모나리자 엽서를 보며 통화 중.

모나리자 엽서를 책상 위에 툭 던지면, 청첩장 놓여있다.

명환 어. 온도에 따라서 색깔이 변한대나, 뭐래나. 암튼 특수물감인데 새로 나온 거라 잘 모 르겠어... 어... 이봐, 내가 지금 급하게 나가봐야 하거든?

S#35 도로

윤재의 차가 질주하고 있다.

명환 (E) 시온물감은 국내에서 취급하는 곳이 딱 한 군데뿐이야.

S#36 윌옥션 사무실 - 자막 : 경매 2시간 전

서린, 휴대폰 통화하며 문 쪽으로 빠르게 간다.

나경과 도영이 응찰 서류들을 들고 따라붙는다.

서린 어떻게 된 거예요? 2시간 밖에 안 남았는데, 연락을 줘야 할 거 아녜요!

그림 찾았어요, 못 찾았어요!

윤재 (F) 아직..

서린 (한숨쉬고) 그럼 정리하고 들어와요. 경찰에 신고하는 걸로 하죠.

윤재 (F) 잠깐만요.

서린 왜요?

S#37 달리는 차안

윤재 신고를 좀만 미루시죠. 결정적인 단서를 찾았어요.

서린 (F) 오윤재씨. 지금쯤이면 단서가 아니라 그림을 찾았어야 하는 거 아니예요?

윤재 압니다. 하지만 이 단서가 확실하다는 감이 오거든요?

서린 (F) 가암? 윤재씨 감만 믿고 도박을 하잔 얘기에요?

윤재 어차피 이건 처음부터 도박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딱 1시간 줘요. 1시간 뒤에 결정 내려도 크게 달라지는 거 없잖습니까!

S#38 윌옥션 사무실 복도

빠르게 걸으며 통화하던 서린, 걸음 멈춘다.

뒤에 따라오던 나경과 도영도 걸음 멈춘다.

서린 1시간이 될지, 2시간이 될지 어떻게 확신해요? 그러다 경매시작하면(하는데)

윤재 (F/OL) 경매 시작해도 낙원 그림이 나올때 까지는 시간이 좀 더 있잖습니까.

서린 (OL) 그때까지 찾을 수만 있다면 문제없겠지만, 못 찾는다면요!

(끊겼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오윤재씨! (끊고, 다시 재통화 버튼 누르는)

S#39 달리는 차안

휴대폰 벨 울리지만 받지 않는 윤재.

연수 왜 안 받아요? 민이사님 아니에요?

윤재 (벨 울리는 휴대폰을 뒷좌석으로 휙 던진다)

연수 괜찮을까요? (윤재가 대답 없자, 걱정스런 혼잣말) 1시간 안에 그림을 찾을 수 있을까 모르겠네.

속도를 높이는 윤재.

S#40 윌옥션 사무실 복도

신경질적으로 휴대폰 끊는 서린. 복잡한 심경에 휩싸이는.

나경 (서린 보고) 오선배님이 확신이 있어서 전화를 안 받는 걸 거예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림 찾으러 가지도 않았겠죠.

도영 누가 그걸 모르냐? 문젠 시간이 없잖아. 경매가 끝난 다음에 그림 찾으면 뭐해?

서린 (냉정하게) 나경씨. 출품 취소 공지 붙여. (하며 코너 돌다가 멈칫)

유기자가 코너 벽에 붙어 서 있다.

나경과 도영, 유기자를 보자 얼음처럼 굳는다.

서린 (애써 냉정 찾고) 취재는 경매장에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유기자 (여유) 경매장보다 더 재밌는 취재거리가 생겨서요.

서린 (눈가 떨리는)

유기자 민이사님 대단하신데요? 도난사건이 있는데 경매를 진행하시다니.

서린 도난당했다고 누가 그러든가요?

유기자 그럼 출품 취소공지는 뭐죠?

서린 (일순 긴장하다, 이내 웃으며) 취소사유는 여러 가지에요. 그리고 의뢰인들의 취소사유 는 프라이버시에 속한다는 거 잘 아시죠?

유기자 (픽 웃으며) 그럼 경매가 열리면 알 수 있겠네요?

민이사님의 말씀이 맞는지, 제 말이 맞는지.

(비꼬는) 이번 경매는 아주 서프라이즈 할 거 같은데요?

경매장에서 뵙죠. (여유 있게 코너를 돌아가는)

나경 (유기자의 모습이 안 보이자) 아후, 재수 없어.

도영 (서린을 보며) 어떡하죠?

나경 어떡하긴! 오선배가 그림 찾아오면 되지.

경매 시작해도 낙원 그림이 나올 때 까지는 시간이 좀 더 있잖아.

(서린 보고) 반드시 찾아올 테니까. 걱정 마세요, 민이사님.

서린의 굳은 얼굴에서.

S#41 유진 재료상 앞

급정거하는 윤재의 차.

내리는 연수와 윤재. 안으로 황급히 들어간다.

S#42 유진 재료상 안

어서는 연수와 윤재.

윤재 (직원에게) 허교수님 소개로 왔습니다.

직원 잠깐만요, 사장님~ (하고 부르면)

안쪽에서 사장이 휴대폰 통화하며 나오며

사장 아, 니눔이 먹자고 한 걸 왜 나한테 덮어 씌워?

(하다가 윤재와 연수에게 잠깐 기다리라는 손짓하고)

아, 어찌됐든 반땡해서 3만 7천원 내놓으라니까! 뭐? 쫀쫀?

야! 내가 3만 7천원 벌라면은...

연수 (사장의 휴대폰을 뺏어 끊고) 죄송합니다. 저희가 좀 급해서요.(웃는)

사장 (벙찐)

S#43 로비

서린, 빠르게 걸어가며 나경과 도영에게 뭔가를 지시하며 경매장으로 향한다.

지시 듣던 나경, 들어서는 노경자와 손철만을 발견한다.

나경 어? 경매장에 못 오신다고 하셨는데.

그 소리에 걸음 멈추는 서린. 노경자와 손철만을 본다.

노경자와 손철만, 서린 쪽으로 다가온다.

서린 (인사하며) 어서 오세요. 어떻게 직접 나오셨어요?

철만 나야, 집에서 응찰할라 그랬지.

근데 노회장이 재밌는 볼거리가 있다고 해서 이렇게 직접 나온 걸세.

경자 (웃으며) 민이사, 오늘 경매, 기대가 아주 큽니다아. 특히 낙원.

서린 (웃으며) 저희들도 마찬가집니다.

(도영보고) 도영씨. 두 분, VIP룸으로 안내해 드려.

도영 이쪽으로 오십시오.

노경자와, 손철만, 도영을 따라가며 민이사를 힐끔 돌아본다.

서린, 웃으며 목례한다.

두 사람이 멀어지면, 고개 든 서린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진다.

S#44 유진 재료상 안

사장과 마주 보고 서 있는 연수와 윤재.

사장, 조그만 액자 뒷면에 시온물감을 짜서 묻혀놓고 라이터불로 갖다댄다.

그러자, 색깔이 바뀐다. 그 위로

사장E 이, 시온물감이란 게 말야. 온도 따라 변한다고 해서 카멜레온 물감이라고 하거든?

연수 아? 그럼 맥주병에 붙어있는 색깔 변하는 그 그림?

사장 잘 아네? 근데 뭐가 궁금해서 온 거야?

윤재 그런 상업적인 용도 말고 그림에도 사용합니까.

사장 가능하지. 왜? 사게?

윤재 아뇨, 그게 아니라. 최근에 시온물감을 사간 사람이 있었는지.

사장 있었지. 개인적으로 사간 사람이 별로 없었으니까. 한한달 됐나?

연수 그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있을까요?

사장 잠깐만. 배달장부를 봐야하니까. (찾으며 궁시렁) 허교수가 도대체 왜 보낸 거야?

어, 여깄구만. 주문한 덴 경기표구사네. (하며 장부 보여준다)

연수 (장부 보며) 근데 주소도 없고, 연락처도 없네요?

사장 거기에 수령확인증 없어? 그럼 배달한 김씨가 알고 있겠구만.

윤재 그 분 어디 계시죠?

사장 박군아, 김씨 어딨냐?

박군 (유진 재료상 유니폼 입고 지나가며) 오늘부터 휴간데요.

윤재 (사장 보고) 그럼 연락처 좀 알려주시죠?

S#45 경매장 - 자막 : 경매 1시간 전

객석에 사람들 거의 차고 있다.

그 속에 영철, 소심남, 핸섬남의 모습 보이고.

팜플렛 보고 있던 객석의 핸섬남, 휴대폰(진동음) 울리자, 꺼내 본다. 모르는 번호다.

고개 갸웃하더니 휴대폰 다시 주머니에 넣는 핸섬남.

S#46 달리는 차안

윤재, 핸즈프리 떼며

윤재 안 받네.

연수 (휴대폰 통화) 네, 알겠습니다. (끊고) 경기표구사로 등록된 전화번호가 없다는데요?

윤재 뭐? 배달한 사람은 있는데 받은 사람은 없단 말야?

연수 원래부터 잘 아는 데면 주소가 없어도 되지 않나요?

윤재 아니면? 자기가 주문하고 자기가 배달받은 걸 수도 있지.

연수 아! 요 앞 사거리에서 좌회전이에요. 휴가라는데 집에 있을까요?

윤재 방법이 없잖아. 일단 가봐야지.

연수 근데요, 아까 그 유진 재료상 유니폼... 어디서 본 거 같애요.

인서트/ 복원실에서 영철이 연수를 지나쳐 가는 장면. (씬 13)

연수 아, 맞다? 어제 복원실에 그림 가지러 갔을때(하는데)

윤재 복원실? 허교수님밖에 안 계셨다며?

연수 그게 제가 도착했을 때 바로 나갔었던거 같애요.

윤재 누군지 확인해봐.

S#47 유진 재료상

사장 (전화 받고) 김씨가 갔는데, 왜? 배달된 게 잘 못 됐대?

(끊고 궁시렁) 도대체 이 사람은 일을 어떤 식으로 하길래 이러는 거야?

S#48 달리는 차안 + 도로

연수 (휴대폰 귀에서 떼며 주소에 적힌 김영철 확인하고 윤재 보며) 같은 사람인데요?

윤재 복원실에 배달 왔던 사람도 김씨고, 시온 물감을 배달한 사람도 김씨다?

연수 (놀라며) 그럼 범인?

윤재 아니면 공범이겠지. (하며 속도 내는)

S#49 김영철 집 앞

급정거하는 차. 황급히 내리는 연수와 윤재.

쾅쾅 문 두드리는 윤재, 달려있는 자물통을 보자 신경질적으로 흔들다가

낭패스런 표정으로 돌아서면 연수, (벽)돌을 들고 서있다

S#50 김영철 집 안

쾅! 쾅! 자물통 깨는 소리가 들리더니, 황급히 문 열리고 연수와 윤재 들어선다.

밖과 달리 안은 어두컴컴하다. 윤재, 벽을 더듬어 스위치를 누르지만 불 안 켜진다.

그나마 창에 붙은 시트지가 벗겨진 곳에서 햇살이 사선으로 들어오고 있다.

두 사람, 그림이 숨겨질 만한 곳을 황급히 뒤진다.

연수, 뭔가에 걸려 넘어지자, 윤재가 창에 붙은 시트지를 확 벗겨낸다.

창에서 들어오는 햇살에 드러나는 실내.

한쪽 구석에 시온물감으로 작업한 흔적들이 보이고,

캔버스와 액자 작업용 도구들도 보인다.

연수, 그림을 찾는다.

윤재, 한 쪽 벽을 보면, 오려진 신문기사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윤창기가 자주 드나들던 모나리자 다방], [화가 윤창기 낙원’ 완성하고 자살]

[윤창기! 슬픈 삶을 낙원으로 승화], [낙원’ 국내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 8 천만 원. 1998. 12], [미술품 경매시장 과열이다, 아니다], [낙원’ 국내 최고가 경신하나 2007. 9].

연수 없어요, 그림. 어떡하죠?

윤재 (기사들 보며 생각 중)

연수 (다시 찾으며 중얼중얼) 근데 복원실에서 나갈 때 그 사람 빈 손이었던 거 같은데.

윤재 (생각하며) 윤창기... 시온 물감... 복원실... 빈손(하는데)

연수 선배님!

윤재 (돌아보면)

연수 (윌옥션 회원가입신청서와 도록 들고 있다) 이게 왜 여깄죠?

윤재 (!) 경매장이야!!

S#51 경매장 뒤편

정장 차림의 서린, 휴대폰 통화중이다.

서린 뭐? 그림이 경매장에 있다고? 범인도?

나경 (다급하게 다가와) 경매 시작할 시간이에요.

휴대폰 귀에 댄 채 경매장을 돌아보는 서린의 모습에서.

S#52 달리는 윤재의 차안

윤재 (휴대폰 통화중) 경매 참가하는 회원 명단 중에 김영철 있는지 알아봐.

S#53 경매장

전화응찰석의 도영, 컴퓨터 모니터 보며

도영 명단에 김영철은 없는데요?

윤재 (F) 그럼 작품을 직접 가져가겠다고 하는 낙찰자가 있으면 최대한 시간을 끌어.

내가 도착할 때까지.

도영 왜요?

윤재 (F) 이윤 나중에 설명할게.

이때, 단상으로 나오는 서린. 서면 응찰석의 나경.

서린, 범인을 찾으려는 듯 객석을 훑는다.

핸섬남, 영철, 소심남 등... 그러나 범인이 누군지 알 수 없고.

째깍째깍 벽에 걸린 벽시계의 초침소리. 정각 5시를 가리키면.

단상에 놓인 <출품취소공지>를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하다가,

유기자와 vip룸을 올려다보는 서린.

서린 (객석 향해) 제 86회 윌옥션 미술품 경매,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S#54 달리는 차안

운전석의 윤재, 조수석의 연수.

연수 김영철이 왜 경매장에 있어요?

윤재 그림을 훔쳐간 게 아니야. 바꿔치기를 한 거지.

연수 바꿔치기요? 어떻게요?

인서트/ 시온 물감과 낙원 그림 복제화를 위작화가에게 건네는 영철.

(*영철의 얼굴을 절대 보여주지 말것)

윤재 (E) 김영철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시온물감으로 위작화가에게 낙원 그림을 그리게 했을 거야.

인서트/ 전시되고 있는 <낙원>그림과 다른 그림에 몰래 초코렛을 칠하는 영철.

윤재 (E)그리고 프리뷰 전시때 낙원 그림과 다른 그림에 몰래 초코렛을 칠했을 거고.

인서트/ 복원실로 옮겨져 있는 <낙원>과 다른 그림들.

윤재 (E) 초코렛 칠해진 그림들이 복원실로 옮겨졌을 때

인서트/ 유진재료상 복장으로 재료를 들고 들어가는 영철.

윤재 (E) 김영철은 주문한 재료를 들고 가는 거지.

인서트/ 빠른 손놀림으로 다른 그림을 벗겨내 <낙원>그림위에 씌우는 영철.

재료속에 숨겨둔 가짜 <낙원>그림을 원래의 <낙원>그림자리에 씌운다.

윤재 (E) 그리고 복원실에서 다른 그림을 낙원 그림위에 덮어씌우고,

시온물감으로 그린 가짜를 낙원그림액자에다 덮어씌웠을 거야.

인서트/ 수장고에 걸려있는 낙원 그림이 서서히 변하면서 <모나리자>엽서가 드러난다.

윤재 (E) 그렇게 바꿔치기 된 가짜 그림은 수장고 온도에 따라 서서히 사라지게 돼.

연수 (놀라며) 아, 그래서 복원실에서 수장고로 다시 넣었을 때도 문제가 없었구나.

윤재 마지막으로! 경매장에서 바꿔친 작품으로 낙찰 받아서 당당하게 가져가는 거지.

연수 ...그런데 왜 하필이면 시온물감이죠. 그냥 일반물감으로 위작을 그렸으면

완전범죄가 됐을텐데

윤재 .....(다시 생각에 잠기는)

S#55 경매장

경매가 한창 진행 중이다.

서린 7천 나왔습니다. 7천 5백 하시겠습니까.

객석의 소심남, 패들을 들까 말까 망설인다.

옆 사람이 패들 들자, 힐끔 보는 소심남.

서린 네. 8천!... 8천 5백!... 9천 가겠습니다. 9천 없으십니까?

소심남 (망설이다 번쩍 패들 든다) 9백!

그 소리에 사람들 웃는다.

서린 (소심남을 향해) 48번 고객님, 9천이시죠?

소심남 9천은 없는데요.

객석에서 터지는 폭소들.

서린 (미소 지으며) 저도 9천은 없습니다.

또다시 객석에서 터지는 웃음들.

그런 상황을 객석 뒤에서 보고 피식 웃는 유기자.

서린, 도영을 보면, 고개를 가로젓는 도영.

S#56 달리는 차안

윤재 낙원 말고 또 어떤 그림에 초코렛이 묻어있었지?

연수 풍경도 있었고, 꽃도 있었고... 암튼 모두 여덟 점이었어요.

윤재 작품 번호는?

연수 그것까진...

윤재 작가는?

연수 그것도...

S#57 복원실

아무도 없는 실내에 전화벨만 울린다.

S#58 도로 + 윤재의 차안

연수 (휴대폰 귀에서 떼며) 허교수님 전화 안 받아요.

윤재 (답답한)

연수 복원하셨기 때문에 아실 텐데... 아후, 미치겠다. 차까지 막히네.

이때, 윤재의 차 옆으로 택배 오토바이 지나간다.

연수, 막힌 차 사이를 뚫고 시원하게 빠져나가는 오토바이를 본다.

S#59 경매장

회전판에 보이는 <꽃> 그림.

서린 다음은 강인수 화백의 <꽃> 입니다. 시작가는 3백 5십만원.

5십 만원씩 호가하겠습니다. 3백 5십!

영철 (패들 든다)

서린 네. 3백 5십 나왔습니다.

나경 (패들 들고) 4백.

서린 서면 4백 받겠습니다. 4백 5십 가보겠습니다. (객석 다른 쪽에서 패들 들자) 4백 5십!

영철 (패들 든다)

서린 네. 5백 나왔습니다. 더 없으십니까? 5백! 5백! 5백! (쾅!) 낙찰입니다.

이때, 도영 앞으로 핸섬남이 다가온다. 긴장하는 도영.

S#60 도로

택배 오토바이 두 대에 나눠 타고 있는 연수와 윤재.

오토바이 두 대, 빠르게 달리고 있다.

S#61 입출고장

도영과 직원1 앞에 서 있는 핸섬남, 영철, 소심남. 화난 표정들이다.

핸섬남 왜 이렇게 늦는 거죠? 20분이나 지났잖아요?

도영 (안절부절) 아, 그게 말이죠. 보안실에서 경보장치를 떼는 중이라 시간이 좀...

소심남 빨리줄 순 없어요? 비행기 탈 시간이 다 됐거든요?

도영 죄송합니다. 조금만 더...

영철 얼마나 더 기다려야 됩니까.

도영 (미치겠는) 예, 그러니까, 그게... 한 20분...

일동 (놀라며) 네?

도영 이 아니라 한 10분(하면서 일동 표정 살피더니)도 안 걸리구요.

5분 정도면 되겠습니다. (직원1에게) 왜 이렇게 오~래 걸리나 한번 가봐.

(일동에게 웃으며) 잠시 앉아서 기다리시죠.

그러나 소심남과 핸섬남, 자리에 앉지 않고,

영철은 의자에 앉는다. 휴대폰 울리자 받고

영철 네, 어머니. (사이) 사정이 생겼어요. 조금만 더 기다리래요. 네...

소심남 (불안한 듯 왔다 갔다 거리며 손목시계를 보며) 아, 정말 미치겠네.

핸섬남 (휴대폰으로 어디론가 전화하는) 나야. 조금만 더 기다려. 아냐, 그런 거.

예정대로 될 거니까 걱정 하지 마.

S#62 VIP룸 (A)

경매장이 내려다보이는 VIP룸.

소파에 앉아서 경매 상황을 보고 있는 노경자.

탁자 위에 놓인 전화기에서 수화기를 들어 귀에 대고

경자 (여유) 지금 자선 경매 하나? 진행이 왜 이렇게 늦지? 평소에 민이사 답지 않은데?

무슨 일 있는 거 아냐?

S#63 경매장

나경 아뇨, 아무 일 없습니다. (서린을 보는)

서린, 나경을 보다가 VIP룸을 올려다본다. 다시 경매 진행하는...

S#64 윌옥션 앞

멈추는 두 대의 오토바이.

연수와 윤재, 재빠르게 내리고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S#65 로비

연수, 팜플렛을 보며 초코렛 칠해진 작품들이 어떤 건지 확인하고,

윤재는 경매장 안으로 들어간다.

S#66 입출고장

핸섬남, 영철, 소심남. 열 받았다.

미치겠는 도영.

소심남 (손목시계를 도영얼굴에 바짝 들이대며) 5분이 지났잖아요. 비행기 놓치면 책임지실 거예요!

도영 지, 지금 그림이 오고 있거든요. 그러니까(하는데)

영철 확인한번 해보시죠?

도영 네. (마지못해 수화기 든다)

핸섬남 여기 시스템이 왜 이래? (하며 신경질적으로 넥타이 푼다. 초조한 얼굴)

S#67 경매장

서린이 천 단위로 호가하고 있다. 1억2천... 1억3천...

전화 응찰석으로 황급히 다가오는 윤재.

윤재 (직원남에게) 지금까지 낙찰된 작품목록 좀 보여줘.

직원남, 자판 두드리면, 컴퓨터 모니터에 뜨는 낙찰 작품 목록들.

윤재, 보면서 핸드폰으로 연수에게 전화하는데,

연수가 팜플렛 들고 다가온다.

윤재 (핸드폰 집어 넣고) 찾았어?

연수 (팜플렛 보여주며) 네. 이 작품들이에요.

팜플렛에 소개 된 작품들 중에 연수가 친 동그라미가 몇 개 쳐져 있다.

경매중인 서린, 윤재와 연수를 발견하고, 눈가가 잠시 떨린다.

그러나 이내 평정을 되찾고 경매 진행한다.

서린 네 1억 6천! (객석을 향해 손짓하며) 1억 7천!!

S#68 입출고장

핸섬남, 영철, 소심남. 폭발 직전의 얼굴들이다.

도영, 눈치 보며 어쩔 줄 몰라 쩔쩔 매는데

이때, 직원1과 지원팀에서 그림 세 점을 들고 온다.

도영, 얼굴이 일그러진다.

직원1에게 그림을 넘기고 가는 지원팀. 직원1, 포장하려는데.

소심남 (다급한) 빨리 줘요, 빨리!

도영 포장하고 가셔야죠.

소심남 포장하다간 비행기 놓쳐요. 그냥 주세요!

직원1, 도영 쳐다보면... 도영, 고개 끄덕인다.

그림을 들고 뛰어가는 소심남.

이때, 전화벨 울린다.

도영 (받고) 여보세요? (반가운) 오선배님!

S#69 입출고장으로 가는 복도

빠르게 걸어가는 윤재와 연수.

윤재 (핸드폰 통화중) 지금 가는 길이야. 조금만 더 잡아둬.

뭐? 하나를 보내면 어떡해! 세 개 중에 두 개가 초코렛 칠해진 그림이란 말야!!

(탁 끊고 연수에게) 넌 정문 로비로 가!!

연수, 로비로 뛰어가고. 윤재도 입출고장으로 뛰어간다.

S#70 로비

소심남, 그림 들고 막 나가려는데 연수가 잠깐만요!하고 부른다.

소심남 (얼결에 멈춰서 보는)

연수 (숨 몰아쉬며 그림을 본다, 혼잣말) 아니네. (보며) 죄송합니다.

소심남 뭐야!!

연수 (둘러대며) 포장을 하시고 가시는 게(하는데)

소심남 포장 안한다고 말했지, 내가!! 이씨... (하며 황급히 뛰어나간다)

S#71 입출고장

황급히 뛰어 들어 오는 윤재.

보면, 도영이 고개 숙였다가 힘없이 고개 든다. 거의 울상이다.

도영 어쩔 수가 없었어요.

윤재 좀만 더 잡아두랬잖아!! (하며 황급히 뛰어나간다)

S#72 로비

한쪽 벽에 설치된 모니터. 화면에 경매진행 상황이 보여 지고 있다.

그 앞을 지나가는 핸섬남과 영철. 손에는 포장된 그림들이 들려있다.

두 사람을 보며 긴장하는 연수.

연수 (두 사람을 막아서며) 잠깐만요.

멈춰서는 핸섬남과 영철. 연수를 쳐다본다.

연수, 그림을 보는데 그림들이 포장돼 있다. 난감한 얼굴.

영철 무슨 일입니까? (하는데)

핸섬남, 당황하며 그대로 나가려고 한다.

핸섬남을 가로막는 연수.

핸섬남 지금 뭐하는 거죠?

연수 죄송합니다. 그림에 문제가 있어서요.

핸섬남 무슨 문제! (하는데)

영철 (연수에게) 저기 미안한데요. 저는 먼저 가볼게요. (하며 나가려하는데)

윤재가 뛰어와 영철을 막아선다. 연수도 핸섬남을 막아선 상태다. 대치 상태.

모니터에서 나오는 경매진행 상황, 57번 작품이 경매중이다.

연수 (윤재 향해 작게) 어떡하죠? 다음이 낙원이에요.

식은 땀 흐르는 윤재.

연수, 핸섬남과 영철의 얼굴을 번갈아 본다.

영철, 긴장한 듯 손(*반지)으로 흘러내리는 안경을 들어올리는데

인서트/ 복원실에서 영철이 연수를 지나가다가 모자를 손(*반지)으로 약간 내리는 장면.

연수 (핸섬남을 보고 목례하며) 죄송합니다. 가셔도 됩니다.

핸섬남 지금 장난해!! (하는데 휴대폰 울린다, 받고) 어, 여보. 지금 가! 이 그림이 뭐가 좋다고.

(짜증) 그림 하나 사는 게 뭐가 이렇게 힘들어? (신경질 내며 밖으로 나가는)

영철 그럼 저도 가도 되죠? (하며 나가려는데)

윤재 (그림을 탁! 잡고) 그림은 놓고 가시죠. (하며 그림을 나꿔채면)

영철 지금 뭐하는 겁니까! (하며 그림을 잡는데 포장이 찢어진다)

윤재 (액자를 뜯는데)

영철 이건 내 그림이야! 내가 낙찰 받은 그림이란 말야! (달려들면)

윤재 (영철을 밀어내고 꽃그림을 벗겨낸다)

바닥에 넘어진 영철. 일어나는데

윤재 당신이 낙찰 받은 그림은 (낙원 그림을 들어 보이며) 이게 아니라,

(꽃 그림을 들어 보이며) 이거 아닙니까!

영철 (낙원 그림을 보다가 털썩 주저앉는다)

모니터에서 57번 작품이 낙찰 됐다고 민서린이 알린다.

윤재, 연수에게 꽃 그림을 주며 뒤를 부탁해말하고 황급히 뛰어간다.

연수, 꽃 그림을 보다가, 멍한 얼굴로 있는 주저앉은 영철을 본다.

S#73 경매장 안 + VIP 룸 A, B

서린 다음은 오늘 경매의 하이라이트가 될 58번 윤창기 화백의 낙원입니다.

작품 없는 빈 회전판.

객석에서 웅성웅성. 낙원 안 보여줘?” “그림이 왜 안 나와?” 하는 볼멘소리들.

유기자 (카메라맨에게) 경매사 클로즈업해 주세요!

VIP룸에서 주시하는 노경자와 손철만.

서린 (출품취소 공지를 보며 복잡한) 고객여러분, 죄송합니다... 사실은(하는데)

인터컷/ 회전판 스위치를 누르는 (윤재의) 손.

회전판이 돌면서 <낙원>이 나온다. 숨 몰아쉬는 윤재의 얼굴이 보였다 사라진다.

서린, 나경, 도영, 안도의 표정들.

유기자, 당황한 표정.

서린 (상기된) 메인 작품이라 더 주목을 받고 싶었나봅니다.

그럼 58번 윤창기 화백의 작품 낙원! 경매 시작하겠습니다.

시작가는 30억. 1억씩 호가하겠습니다.

S#74 로비

앉아서 모니터를 보고 있는 연수와 영철.

연수 ... 왜 그러셨어요?

영철 ...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아버지의 마지막 작품만은 다시 찾아 드리겠다고 했거든.

연수 (보면)

영철 ... 내가 윤창기 화가의 둘째 아들이오.

연수 (쿵) ......

영철 당신들은 몰라. 아버지 유품마저 팔아야 하는 아픔... 그게 어떤 건지...

그래도 금방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모니터에서 서린이 패들 든 사람들을 보며 “33억, 34억, 35억... 호가하는 그 위로,

영철 (E) 근데 내가 모은 돈으론 도저히 그림을 다시 사올 수가 없었어.

연수 (영철을 무겁게 보는)

영철 (모니터를 보며) 저 안에 있는 사람들에겐 그저 비싼 그림이겠지만

내 어머니한텐 사랑하는 남편이고, 가슴에 묻은 큰 아들이기도 하니까

꼭 찾아 드리고 싶었소.

연수 !!!.........

윤재 (그런 두 사람을 보며 다가온다)

S#75 경매장 + VIP룸 A(노경자) B (손철만)

나경 (패들 들며) 서면!

서린 네, 서면 41억 나왔습니다.

철만 (전화 통화) 세 장까지 더 써.

직원남 (수화기 귀에 댄 채) 알겠습니다. (패들 든다) B별관!

서린 B별관 42억! 현재 최고갑니다.

철만 (옆의 A별관 벽 쪽을 보고 씩 웃는)

경자 (옆의 B별관 벽 쪽을 흘끔 보고, 수화기에다) B별관보다 무조건 한 장 더 써.

도영 알겠습니다. (전화 끊고, 패들 들며) A별관!

서린 A별관 43억, 받겠습니다.

직원남 (패들 든다) B별관!

서린 네, B별관 44억! 45억 가보겠습니다.

도영 (패들 든다) A별관!

철만 (옆의 A별관 벽 쪽을 보고 표정 굳는)

경자 (옆의 B별관 벽 쪽을 보고 웃는)

서린 네! A별관에서 45억 나왔습니다. 더 없으십니까? 45억 현재 최고갑니다.

45억! 45억! 45억! (쾅) 축하드립니다. A별관 고객님께 45억에 낙찰입니다.

회전판에 있는 <낙원>그림에 플래시 파바박 터진다.

S#76 월옥션 앞

공허한 얼굴로 걸어 나오는 영철. 그 뒤로 연수와 윤재 보인다.

연수 안 됐어요. 아들이 아버지 그림 하나 없다는 게.

근데, 저렇게 그냥 보내도 되는 거예요? 범인인데?

윤재 도난당한 그림이 없는데 범인이 어딨냐?

연수 네? (하며 윤재를 보는)

윤재 (멀어지는 영철을 볼 뿐) ......

S#77 Bar (밤)

벽에 걸린 TV에 나오는 경매 상황 장면.

서린이 낙찰하는 장면과 회전판의 <낙원>그림이 흐르면서

객석을 등지고 서있는 유기자가 마이크에 대고 현장상황을 알린다.

유기자 멘트 내용 - 윤창기 화백의 낙원이 국내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

도영 뭐야? 그럼 어젯밤에 전원점검 했던 게 완전범죄를 막은 거네

연수 그런 셈이죠. 전기가 나가서 수장고 온도가 올라가는 바람에 시온물감이 변색된거죠

나경 그런데 첨부터 시온물감을 안 썼으면 됐잖아?

연수 그건 ...나중이라도 아버지의 위작이 돌아 다니는 건 막으려고 했던 게 아닐까요?

아들이니까

일동 .......

서린 (들어 와서 앉으며) 모두들 수고했어요. 오늘 정말 긴 하루였지?

도영 지인짜긴 하루였어요. 전 그 세 사람 때문에 30분이 3시간 같았다니까요.

나경 참, 범인은 경찰에 넘겼어요?

윤재 ....

연수 ... 그냥 보냈어요.

나/도 (동시에) 그냥 보냈다고? 범인을?

연수 네.

도영 말도 안 돼. 우리가 그 사람 때문에 얼마나 생고생 했는데..

나경 그러게. 회사가 큰 타격을 입을 뻔했는데 경찰에 넘겼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래도 절돈데.

서린 잘 들어. 우린 도난당한 사실이 없어. 무슨 뜻인지 알겠지?

일동, 서린을 본다.

서린과 윤재를 번갈아 보는 연수. 두 사람이 왠지 비슷하다는 느낌을 갖는다.

서린 어쨌든 경매는 성공적으로 끝났으니까 자축하기로 하고,

늦었지만 연수씨 환영회도 함께 하는 걸로 하지. 자, 위하여~

위하여잔 부딪히는데, 윤재 일어나 나간다.

나경 오선배님, 어디 가요?

윤재 차 찾으러!

일동 ??

연수 !!

S#78 도로 (밤)

덩그라니 놓여 있는 윤재 차. 피해가는 차들.

S#79 유기자 사무실

책상위에 미술계를 뒤흔든 10대 사건 자료들 널려있고,

신문철에 <위작화가 차만희 구속>이라는 기사와 함께 연수부 얼굴 사진이 보인다.

유기자 유민영입니다. 네... 다른 게 아니라 차연수씨 아버님 말인데요.

S#80 Bar

직원들이 있는 테이블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휴대폰 통화중인 서린,

동료들과 술 마시며 즐겁게 웃고 있는 연수 쪽으로 고개 돌린다.

연수를 바라보는 표정이 점점 굳어지는 서린.

S#81 사무실 (다음날 아침)

문 열고 출근하는 연수. 좋은 아침입니다하며 자리에 가 앉으려는데

도영 연수씨! 민이사님이 찾으시던데?

연수 그래요? (무슨 일 때문에 그러지? 고개 갸웃)

S#82 서린 방

서류 보고 있는 서린. 노크 소리 들리면.

서린 들어와요.

연수 (문 열고 들어서며) 찾으셨어요?

서린 (딱딱하게) 앉아요.

연수 (서린의 태도에 조금 긴장하며) 네. (하며 서린 앞에 앉는다)

서린 차연수씨, 우리 회사에서 나가주세요!

연수 네?

서린 (차갑게) 회사에서 나가줘야겠어!!

연수의 놀란 얼굴에서............. <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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