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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천하 20


S#1 자운아 기방 아래채 방안(밤) 

난정, 무릎을 꿇은 윤원형을 내려다 보며 재미있다는 듯 깔깔 웃어댄다. 

윤원형 허어, 사내 대장부가 무릎을 꿇었거늘 네 어찌하여 웃는 것이냐?! 
난정 (웃음 그치고 보며) 나으리, 이년이 아무리 어리석다고 하오나, 노류장화 기생년 
앞에서 이리도 쉽게 무릎을 꿇으시는 나으리의 맹세를 믿을것이라 생각하셨 
사옵니까? 
윤원형 ..뭐,뭐라?! 지금 네가 나를 우롱하는 것이냐? 
난정 우롱하는 것이 아니오라, 
쉽사리 끓어오른 마음은 쉽사리 식는 법이라는 옛말도 있지 않사옵니까? 
윤원형 (바로 앉으며) 난정아..어찌해야 네가 나를 믿어주겠느냐? 
난정 (진지하게 보며) 오늘은 이만 돌아가시옵소서. 
윤원형 ..나, 난정아. 
난정 훗날 나으리께오서 진정으로 일편단심의 맹세를 지키실 마음이 생기셨을 때 
이년을 찾아주시옵소서. 

난정, 윤원형에게 깊숙하게 조아리고는 방문 밖으로 나간다. 

윤원형 (그 뒤를 쫓아 나가며) 나, 난정아- 



S#2 동 기방 마당(밤) 

윤원형, 방밖으로 나와 허겁지겁 신발을 꿰어 신는데 난정, 부엌안으로 총총히 들어 
가버린다. 
윤원형, 낭패한 얼굴로 그 뒤를 쫓아가려는데 자운아와 옥매향이 손님 배웅이라도 했는지 중문안으로 들어선다. 

자운아 (다가오며 비아냥) 승후관 나으리, 혼례를 올리신디 사흘도 지나디 않아서리 
기방튤입이 웬 말이십네까? 
옥매향 (코웃음) 기러게 말이야요? 
윤원형 어험! 내 안 그래도 돌아가려던 참일세. 나중에 보세나. 어험! (중문밖으로 나간다) 
자운아 (갸우뚱)...? 



S#3 자운아 기방 대문 앞(밤) 

윤원형, 대문 밖으로 급하게 나와 사인교에 오른다. 

윤원형 가자! 
임서방 예, (교꾼들에게) 어서 뫼시게! 

사인교를 타고 가는 윤원형의 얼굴위로 

윤원형(E) 허어, 세상에 이런 개망신이 있나?!..아니지, 한신도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수모를 참으며 저자 거리 왈자패들의 가랑이 사이로 기어가지 않았던가? 
(휙-돌아보며) 어디 두고 봐라, 난정아, 언젠가 내 앞에서 
네 손으로 저고리 고름을 푸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야! 




S#4 윤원형 별채 초당 마당(밤) 

초당 방문위로 불빛이 밝혀져 있다. 
윤원형, 걸어와 황급히 초당 마루위로 올라 선다. 



S#5 동 별채 초당 방 안(밤) 

김씨, 저고리 동정을 달고 있다. 

윤원형(E) (방문 밖에서 헛기침) ..허엄! 부인, 나요. 
김씨 (흠짓하여 보며) 잠시 기다리시옵소서. 

김씨, 저고리를 치우고 일어나 방문쪽으로 간다. 

김씨 (방문 앞에 서서) 서방님, 이 방엔 어인 발걸음이시옵니까? 



S#6 동 초당 방문 밖 (밤) 

윤원형, 김씨의 실루엣이 비치는 방문 앞에 서 있다. 

윤원형 허, 어인 발걸음이라니요? 남편이 안해를 찾는거야 당연지사지요. 
혼례를 치룬지 며칠이나 됐다고 각 방을 쓴단 말이요? 
김씨(E) (방문 안에서) 서방님, 저와의 약조를 잊으셨사옵니까? 
윤원형 허허,잊다니요? 그럴 리가 있소?..허나 이왕 걸음을 했으니 오늘은 예서 묵고 
내일부터 꼭 약조를 지키겠소. 허니 어서 방문을 열어주시오. 



S#7 동 초당 방문 안(밤) 

김씨 서방님, 아녀자와 한 약조를 이리 쉽게 어겨서야 장차 어찌 큰 일을 하실 수 
있겠사옵니까? 곧 택일을 받아 합방일을 알려드리겠사옵니다. 
그동안은 글공부에 전념하세요. 신기가 흐뜨러지시옵니다. 



S#8 동 초당 방문 밖(밤) 

윤원형 ..알았소..내 부인 뜻대로 따르리다. 
김씨(E) 고맙사옵니다, 서방님. 

윤원형, 힘없이 돌아서서 마당으로 내려선다. 
윤원형, 중문쪽으로 걸어가다가 멈춰서서 초당 방문쪽을 돌아본다. 

윤원형 (궁시렁대는) 허, 그것 참?! 하룻밤에 두 번씩이나 툇자를 맞다니 이 원형이두 
장가들더니 한물 갔나? 



S#9 동 작은 사랑채 방 안(밤) 

윤원로, 드르렁-코를 골며 자고 있다. 
윤원형, 방문을 스르르 열고 들어와 윤원로쪽으로 다가온다. 
윤원형, 윤원로를 못마땅하게 보다가.. 

윤원형 (윤원로를 한쪽으로 밀치며) 아, 저리 좀 비키시오! 
(그 자리에 등을 돌리고 눕는다)... 
윤원로 (졸린눈을 뜨고)..왜 그러느냐? 
윤원형 형님하고 말씨름 하고 싶지 않으니, 암말 마시고 주무시우. 
윤원로 (일어나 앉아 윤원형 보며) 허허, 너 이제보니 제수씨한테 소박을 맞은 게로구나? 
윤원형 (휙-돌아보며) 소박이라니?! 거 무슨 말을 그리하시오? 
윤원로 허허허.. 뻔할 뻔자지 무얼그러느냐? 
윤원형 뭐가 뻔한 뻔이요?! 내가 형님같은 줄 아시오?! 
윤원로 내가 어때서? 
윤원형 형님, 장가들고 나서도 기방출입 버릇을 고치지 못해 처가집에서 여러번 
쫓겨나지 않았소?! 그때마다 베개 하나 들고 내 방 신세지던 거 생각 안나시오? 
윤원로 넌 왜 또 옛날 일을 들춰내고 그러느냐? 
윤원형 (짜증) 아무튼 내 형님 때문에 되는 일이 없는 것 같소, 
허니 자꾸 이 집에 찌대 붙지 말고 얼른 처갓집으로 가든가 아니면 소실댁으로나 
가시오! 
윤원로 오냐, 내 안그래도 날이 밝는대로 백공단 열두필을 옆구리에 끼고 갈테니 아무 
걱정마라. (등 돌리고 눕는다) 
윤원형 (흘겨보는)....! 



S#10 자운아 기방 아랫방안(밤) 

난정과 옥매향, 웃으며 이야기 중이다. 

옥매향 호호호, 윤승후관께서 니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 말이네? 
난정 그래.. 
옥매향 야, 고거이 아듀 깨소금 맛이구나,야! 듕뎐마마 덕분에 벼락튤세해서 으스대시던 
승후관 나으리 코가 아듀 납땩해지셨겠구나? 호호. 
난정 (미소)... 
옥매향 내레 맨날 너하고 니렇게 지냈으면 좋캈구나? 
난뎡아, 너 아듀 여기와서 사는게 어떠네? 
난정 나도 그랬으면 좋겠지만, 집에 돌아가야지. 
옥매향 오마니 때문에 걱뎡되서 그러는거이니? 
난정 (끄덕이는)..그래.. 



S#11 난정모 방 안(밤) 

등잔불빛 아래 정윤겸, 이불을 덮고 잠들어 있다. 
난정모, 그 옆에 앉아 잠든 정윤겸의 얼굴을 내려다 보고있다. 

난정모(E) ..대감마님, 용서해주시옵소서.. 난정이를 대감마님의 핏줄이라고 속인 
이년의 죄, 어떤 벌이라도 받겠사옵니다.. 
정윤겸 (눈을 뜨고 난정모의 얼굴을 본다)..왜 그리 보는겐가? 
난정모 (수줍게 시선 피하며).. 아,아니옵니다. 
정윤겸 허허, 자네는 아직도 부끄러움을 타는구먼.. 
난정모 ...대감마님.. 
정윤겸 말해보게. 
난정모 대감마님께오서 돌아오신 것을 마님께오서도 아실진데.. 
많이 걱정하시고 기다리고 계실것이옵니다.. 
이만 댁으로 걸음을 하심이 좋을 듯 싶사옵니다. 
정윤겸 아닐세, 내 오늘밤은 예서 유할 것이야. 
난정모 하오나 쇤네, 안방마님께 죄를 저지르는 것 같사와... 
정윤겸 괜찮네, 자네 잘못이 아니니.. 걱정말고 자네도 눈 좀 붙이게. 
난정모 ... 



S#12 정윤겸 집 전경(낮) 

정윤겸(E) 이리오너라- 이리오너라- 



S#13 동 정윤겸 집 대문 안 마당 

배서방의 지휘로, 하인 둘이 대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정윤겸, 대문 안으로 들어선다. 

배서방 (깊숙하게 조아리며) 대감마님 이제 오십니까요? 
정윤겸 오냐, 그동안 별 일 없었는가? 
배서방 대감마님, 안방 마님께오서 밤새 걱정을 많이 하셨사옵니다요. 
정윤겸 (안채쪽을 돌아보며)..음!! 



S#14 정윤겸 사랑채 방 안 

정렴과 옥련이 연상 앞에 앉은 정윤겸에게 큰 절을 올린다. 
박씨, 못마땅한 얼굴로 앉아있다. 

정렴,옥련 아버님, 그간 기체 대안하셨사옵니까? 
정윤겸 오냐, 너희들도 잘 있었느냐? 
옥련 (눈물까지 글썽)...예..소녀, 아버님을 이리 뵈오니 감개무량하여 눈물이 멈추지가 
않사옵니다. 
정윤겸 허허..옥련아, 네 벌써 시집갈 때가 다 되었구나. 
옥련 (미소)..소녀는 평생 아버님 곁에 있고 싶사옵니다. 
정윤겸 허허, 그럴수야 있나?.. 
(정렴 보고) 렴아, 과거공부는 잘하고 있는게냐? 
정렴 예, 아버님. 소자 이번 과거에 반드시 입격하고자 정진하고 있사옵니다. 
정윤겸 (끄덕이다가 박씨를 보며) 부인은 왜 아무말도 없으신게요, 
내가 돌아온게 반갑지 않소? 
박씨 (정렴과 옥련보며) 너희들은 잠시 좀 나가 있거라, 어미가 아버님께 여쭐 
말씀이 있다. 
정렴,옥련 예. (눈치를 살피며 방 밖으로 나간다)... 
박씨 (정윤겸을 보며)..대감, 어제밤에는 어디서 유하셨사옵니까? 소첩 생각엔 장흥댁 
집에 걸음을 하신 것 같사온데 맞사옵니까? 
정윤겸 ..맞소, 내 그곳에서 유하였소. 
박씨 (어이없어 보며) 대감, 어찌 이럴 수 있사옵니까? 조강지처와 정실자식들을 
내팽겨쳐 두시고 먼저 첩실의 집에 발걸음을 하시다니요? 
정윤겸 허어, 부인. 이 사람을 추궁하시는게요? 
박씨 추궁하는게 아니오라, 대감의 처사를 알수가 없어서 드리는 말씀이옵니다. 
정윤겸 .. 
박씨 대감께오서 변방에 나가 계신 지난 몇 년동안, 서찰 한통 보내주시지 않으셨 
사옵니다. 또한 소첩이 보내드린 의복이나 음식까지 취하지 않고 돌려 보내신 
까닭이 무엇이옵니까? 
정윤겸 ...음!! 
박씨 대감께오선 소첩이 장흥댁 모녀를 내보낸 일을 아직도 가슴에 묻어두고 계신 
것이옵니까?! 정녕 그런 것이옵니까? 
정윤겸 부인, 그만 하십시다. 내 아직 노독이 풀리지 않아 곤하구려. 
박씨 대감, 대감께서 그리도 아끼시는 난정이가 기생이 된 것은 알고 계시옵니까? 
정윤겸 (흠짓 보며)..뭣이라, 기생?! 그 무슨 소리요, 부인? 
박씨 난정이가 기생이 되어 대감의 체통을 까고 전정을 흐리고 있사온데도 대감께서는 
장흥댁 모녀만 감싸고 도실것이옵니까?! 
정윤겸 (심각해지는)...!! 



S#15 난정모 집 마당 

난정, 대문 안으로 들어선다. 
난정모, 부엌에서 나오다가 난정을 보고 

난정모 (밝은 표정으로)..난정아, 이제 오는게냐? 
난정 예, 어머니. 
난정모 그래 당추스님은 편히 계시고? 작은 스님도? 
난정 (찔리지만)..예..(보며) 헌데 어머니, 무슨 좋은 일이 있으셨어요? 
얼굴이 밝으시네요?! 
난정모 그래, 어제 대감마님께오서 다녀가셨단다. 
난정 (흠짓)...대감마님이요?! 



S#16 동 난정모 방 안 

난정, 난정모 앞에 앉아있다. 

난정모 대감마님께서 널 많이 보고 싶어하시더라. 그러실게야.. 어려서부터 널 각별하게 
생각하셨으니까.. 
난정 어머니, 대감마님께서 오셨다고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어머닌 소실이고 
이년은 서출이란 말이에요! 
난정모 난정아 그런 말 하면 못쓴다! 
난정 어머니, 제발 세상을 똑바로 보세요. 
난정모 그래도 이 에미는 가끔씩 대감마님을 뵐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것만으로도 
감지덕지야.. 이제 너만 시집보내면 에민 더 바랄게 없겠구나. 
난정 ...! 
난정모 난정아, 길상이란 총각은 정해놓은 배필이라도 있다더냐? 
난정 (보는)...어머니. 
난정모 에미는 웬지 그 총각이 남 같지가 않구나..달래도 친딸 같고.. 
난정 (휙-일어서며)...그런 소리 마세요, 난 시집 같은거 안간다고 했잖아요! 
(나가 버린다) 
난정모 ..난정아! 



S#17 동 난정모 마당 

난정, 마당으로 휙-내려서서 독기를 품은 눈으로 대문 밖으로 나간다. 



S#18 중궁전 외경 



S#19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원자가 다소곳하게 앉아있다. 
윗목에 박상궁 (장경왕후의 상궁)이 앉아있다. 

윤비 (다과상위에 약과를 집어주며) 드세요, 원자. 
원자 예, 중전마마. (공손하게 받는다) 
윤비 원자, 괜찮으니 어머니라고 부르세요. 응석도 부리시고요. 
원자 (공손하다) 예, 어마마마. 
윤비 원자는 요즘은 무슨 책을 읽고 계시오? 
원자 조정암 선생님께 소학을 배우고 있사옵니다. 
윤비 정암? (박상궁을 보며)..정암이 누구신가? 
박상궁 예, 홍문관 부제학 영감이 원자마마의 보양관 이시옵니다. 
윤비 전하께오서 총애하시는 부제학이? 
박상궁 예. 
윤비 (끄덕이며) 훌륭한 선생님을 두셨으니 원자는 장차 성군이 되실것이오. 
원자 ... 
엄상궁(E) 중전마마, 복성군 들었사옵니다. 
윤비 (돌아보며) 들라 해라. 
엄상궁(E) 예. 

방문이 열리고 복성군이 들어오면 박상궁이 일어나 맞이한다. 

복성군 (조아리며) 찾아계시옵니까, 중전마마. 
윤비 가까이 앉으세요. 
복성군 예. (다가와 앉는다) 
원자 (조아리며) 형님, 오셨습니까? 
복성군 (흠짓보는)...! 
윤비 원자가 아직 어리니 복성군이 맏형으로 잘 돌봐주세요. 
형제의 돈독한 우애가 후대에 아름답게 회자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아시겠습니까? 
복성군 예. 마마. 
윤비 (못 박듯) 허나, 원자께서는 장차 대통을 이으실 분입니다. 원자를 받드는 
마음가짐과 범절을 잊어서도 아니될 것입니다. 
복성군 ...예, 명심하겠사옵니다. 
윤비 (비단수건을 꺼내며)..자, 받으세요. 
복성군 (무릎걸음으로 다가가 두손으로 받아들고 다시 물러나 앉는다)... 
윤비 내 지난번 복성군에게서 가져온 수건을 돌려주어야 마땅한 일이나.. 그것은 
복성군이 지니고 있기엔 벅찬 물건 같아 대신 드리는 것입니다. 
복성군 ...! 
윤비 (보며) 복성군은 보면 볼수록 참으로 의젓하시구려. 
혼례를 올려도 되시겠습니다. 
복성군 (조아리며) 망극하옵니다. 

윤비, 원자와 복성군의 얼굴을 미소로 보는 얼굴위로 

해설(NA) 장경왕후의 소생인 원자와 중종의 총애를 받는 경빈박씨의 아들이자 중종의 
장자인 복성군을 보면서 문정왕후는 하루라도 빨리 대군을 낳아야 한다는 것을 
실감했다. 



S#20 경빈처소 방 안 

경빈이 연상위에 놓인 비단수건을 보고 있다. 
복성군이 경빈의 건너편에 앉아있다. 

경빈 허, 중전마마께서 대신 이 비단수건을 주셨단 말이오? 
복성군 예, 소자가 지니기엔 벅찬 물건 같다고 하셨사옵니다. 
경빈 (되뇌이는) 벅차다..? 허! 
복성군 ... 
경빈 중전께서 또 다른 말씀은 안계시었소? 
복성군 ..혼례를 올려도 될 듯 싶다고 칭찬해 주셨사옵니다. 
경빈 뭬요?! 혼례? 
복성군 예.. 나쁜 뜻은 아니셨사옵니다. 
경빈 모르는 소리요! 그게 다 이 에미와 복성군을 갈라 놓겠다는 말씀이요! 
복성군 예에? 
경빈 혼례를 올린 왕자들은 궐 밖 사가로 나가 살아야 되니 
그리 말씀을 하신게지요. 
복성군 ....! 
경빈 (보며) 복성군, 설마 에미의 핏자국이 묻은 수건을 잊지는 않으시겠지요?! 
복성군 예, 어찌 잊을 리가 있겠사옵니까? 
경빈 절대 잊으셔서는 아니됩니다. 가슴 깊은 곳에 꼭 꼭 새겨 넣어두세요. 그랬다가, 
보위에 오르시는 날...펼쳐놓으세요. 누가 이 에밀 핍박했는지, 
누가 이 에미를 짓밟았는지!.. 아시겠습니까? 
복성군 (부담스럽다)... 
경빈 아시겠습니까?! 
복성군 예, 어마마마. 
경빈 이만 물러가세요. 
복성군 예. (조아리고 방 밖으로 나간다) 
경빈 (뭔가 생각하다가)..금이, 밖에 있느냐? 
금이(E) 예. 
금이 (방문 열고 들어와 조아리며).. 찾아계시옵니까? 
경빈 금아, 소격서 살풀이 굿은 어찌 되고 있느냐? 
금이 팔도의 용하다는 무당과 박수, 낭중들까지 모여 성대하게 치루고 있사옵니다. 
마마께오서 분명 왕자아기씨를 생산하실것이옵니다. 
경빈 암, 재물이 얼마가 들던 내 왕자를 생산할때까지 멈춰서는 아니될 것이야. 



S#21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 윤임처를 놀란 듯 바라본다. 

윤임 뭬요, 경빈이 소격서에서 아들 낳게 해달라는 굿을 벌여요? 
윤임처 예, 어찌나 요란한지 도성안에 큰 구경이 났답니다. 
윤임 (생각하는)..음.. 
윤임처 이러다 경빈이 왕자라도 덜컥 낳으면 전하의 총애가 경빈전에 쏠릴텐데 
걱정이옵니다. 
윤임 그래봐야, 후궁전 왕자인것을요.. 난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을 생산하실까봐 그게 
더 걱정이요. 
윤임처 예에? 
윤임 대궐안에 원자마마의 배다른 대군이 있는 것이 좋은 모양새는 아니요. 
윤임처 중전마마께오서 누구 때문에 중궁전에 앉으셨는데 설마 
그 일을 잊으시겠습니까? 
윤임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요. 허니 부인께서 중궁전과 파산부원군 
댁에 자주 문후를 여쭈도록 하시오. 
윤임처 예, 그리 하지요. 



S#22 갖바치 집 앞 길 

조광조와 이장곤이 걸어오고 있다. 

이장곤 허허, 갖바치가 정암의 선생이라니 이거 알수 없는 일이구먼. 
조광조 비록 신분은 천하지만 천문, 지리, 병법, 경학에 막힐 것이 없는 은군자 이옵니다. 
영감께서도 귀천을 따지지 않고 교유를 하시는 분이오니 만나보시면 배울점이 
많으실 것이옵니다. 
이장곤 ..음! 
조광조 (대문앞에 서서) 이 집이옵니다. 드시지요. 

조광조와 이장곤이 대문 안으로 들어간다. 



S#23 동 갖바치 마당 

갖바치, 가죽 마름질을 하고 있는데 조광조와 이장곤이 대문 안으로 들어선다. 

조광조 허허, 잘 계시었소? 
갖바치 (보고 조아리며) 오셨사옵니까? 
조광조 이 사람이 오늘은 귀한 손님을 뫼셔왔소이다. 
이장곤 이 사람은 희강이라 하오.. 이장곤이라면 혹시 들어는 봤을까? 
갖바치 아! (조아리며) 예, 대사헌 영감의 존명은 익히 들어 알고 있사옵니다. 
이장곤 내 욕심이 많소이다. 그대의 경륜을 많이 훔쳐갈 터이니 많은 깨우침을 주시오. 
갖바치 허허, 당대의 인물들께오서 천한 이놈을 놀리십니다, 그려?.. 
자 안으로 드시지요. (평상에서 내려와 방으로 다가가는데) 
방백인(E) 이 여편네야, 빨리 못와?! 

갖바치, 돌아보면 방백인이 당골네의 손을 끌고 대문안으로 들어온다. 
조광조와 이장곤도 방안으로 들어가려다 돌아본다. 
방백인과 당골네, 조광조와 이장곤을 보고 움추리며 목례를 한다. 

갖바치 허어, 손님분들이 오셨는데 왜 또 그러시는가? 
방백인 아, 글쎄..이 여편네하고 소격서 굿구경을 갔는데 무당년들 춤추는 것을 보더니 
펑펑 눈물을 쏟아내지 않겠소? 남보기 민망하여 집에 가자니까, 안가겠다고 
버티는걸 억지로 잡아 끌고 오는길이오. 
이장곤 (농조) 허허, 아주머니는 왜 굿구경을 하면서 우시었소? 
당골네 에휴- 이년이 용한 무당들이 춤추는 굿판을 보니 염통이 벌렁거리고, 온몸이 
사시나무떨리듯 하는게 신기가 다시 돌아올 듯하여 옛날 생각이 나서 눈물을 
좀 흘렸습죠. 
방백인 시끄러, 이 여편네야. 잔소리 말고 방에 들어가 처박혀 있어! 
당골네 에휴...이년이 임자를 만나서 몸만 버리지 않았어도 큰당골이 되어 소격서 
굿판에 섰을텐데.. 
방백인 버리긴 뭘 버려. 헌계집 데리고 살아주는 것만도 감지덕지지! 
조광조 (보며)..지금 소격서에서 굿판이 벌어지고 있단 말인가?! 
방백인 그러믄입쇼.. 벌써 몇날 몇일째 경빈마마의 아들님 생산을 발원드리는... 
조광조 (찌푸리며) 뭣이라?! 허면 왕실에서 굿판을 벌이고 있단 말인가?! 
갖바치 ... 



S#24 정윤겸 집 외경 



S#25 정윤겸 대문 안 

난정, 대문안으로 들어서서 배서방을 따라 사랑채쪽으로 간다. 

옥련 (안채쪽에서 나오다가 난정을 보고 깜짝 놀라) 아, 아니?! 

옥련, 뭔가를 생각하다가 정렴의 방쪽으로 재빨리 뛰어간다. 



S#26 동 정렴의 방 안 

정렴과 박희량이 앉아있다. 

정렴 두고보게. 내 난정이와 옥매향 고 두년을 가만 놔두지 않을걸세! 
박희량 렴이, 그렇게까지 할게 뭐있나? 
정렴 (휙 노려보며) 허면, 내 뺨까지 맞는 개망신을 당했는데 이대로 당하고만 
있으란 말인가? 
박희량 이제 자네 아버님께서도 내직에 드셨으니 다 잊고 글공부에 정진하게나. 
옥련(E) 오라버니! 오라버니! 
정렴 무슨 일이냐? 
옥련 (다급하게 방안으로 들어서며).. 큰일 났세요!..(박희량 보고).. 송구하옵니다. 
도련님께서 오신줄도 모르고.. 
정렴 다 큰 계집애가 왠 호들갑이냐?.. 무슨 일인데? 
옥련 난정이가 지금 큰 사랑채에 왔어요! 
정렴 뭐어? 난정이가?! 
박희량 ...! 



S#27 정윤겸 사랑채 방 안 

난정, 정윤겸에게 큰 절을 올린다. 
정윤겸, 난정을 지켜본다. 

난정 대감마님, 그간 존체 평안 하셨사옵니까? 내직으로 드신 것을 감축드리옵니다. 
정윤겸 난정아, 네가 기방에 나간다던데 사실이더냐? 
난정 (흠짓 보는)...! 
정윤겸 사실이냐고 물었다! 
난정 그렇사옵니다. 이년, 기방에서 기생수업을 받고 있사옵니다. 
정윤겸 뭣이라?! 기생수업! 
난정 ...예. 
정윤겸 네 어찌 나를 보아 그리할 수가 있느냐?! 당장 그만두도록 하렸다! 
난정 대감마님, 그리는 못하옵니다. 
정윤겸 뭐라? 못해?! 네가 진정 우리 가문에 먹칠을 하려는게냐?! 
난정 예. 이년은 대감마님을 아버지라고 부르지도 못하는 첩년의 딸이온데 어찌 
가문에 누가 되겠사옵니까?! 
정윤겸 ... 
난정 첩의 딸은 기생이 되거나, 남의 첩이 되거나, 관비로 박힐 수 밖에 없는 것이 
국법이거늘 이년이 국법을 쫓아 기생이 된 것이 어찌 대감마님의 전정에 누가 
된단 말씀이옵니까?! 
정윤겸 난정아.. 넌 내 핏줄이니라. 내 어찌 여식이 사내들 앞에서 웃음을 팔도록 내버려 
둘 수 있겠느냐? 네 가슴속에 맺힌 것이 많다는 것을 안다..허니 앞으로는 날 
아버지라고 부르도록 해라. 
난정 (놀라보는)...! 
정윤겸 알겠느냐? 
난정 대감마님의 말씀, 가슴 깊이 새기겠사옵니다. 허나 이년이 대감마님을 아버님으로 
부를수 있다 한들 달라질게 무엇이옵니까? 
정윤겸 ... 
난정 대감마님, 차라리 저희 모녀를 내쳐버리시옵소서. 차라리 대감마님의 그늘에서 
벗어나 살 수 있도록 그리 해주시옵소서! 
정윤겸 난정아!.. 
난정 이년 말씀을 다 올렸으니 물러가겠사옵니다. (조아리고 일어선다) 
정윤겸 .... 



S#28 동 사랑채 방 밖 마당 

난정, 사랑채 방문을 나오는데 마당에서 서있던 박씨가 난정을 노려본다. 

박씨 네 무슨 일로 사랑채 출입을 하느냐? 
난정 (박씨에게 조아리며) 이년 앞으로 이 댁을 찾지 않겠사오니 마님께오서도 저희 
모녀를 찾지 말아주셨으면 하옵니다. 
박씨 뭬야? 
난정 (대문쪽으로 가버린다) 
박씨 저, 저런 발칙한!! 



S#29 정윤겸 대문 앞 골목길 

난정, 바쁘게 걸어가는데 앞을 가로 막는 박희량. 

박희량 낭자, 나를 알아보시겠소? 
난정 서방님께오서 무슨 일로 이년의 걸음을 잡으시는 것이옵니까? 
박희량 내 낭자를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연모의 정을 간직 해왔소. 내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하오. 
난정 (싸늘한 미소) 허니 이년보고 어쩌란 말씀이시옵니까? 
박희량 ..낭자.. 
난정 서방님께오서 첩년의 딸년을 정실로 받아주시기라도 하겠단 말씀이시옵니까? 
박희량 낭자만 좋다면 내 낭자를 평생의 정인으로 삼으리다. 
난정 호호, 정인이요? 정인이 아니라 이년을 노리개로 삼으려고 하시는것이겠지요? 
박희량 ...낭자, 그런 것이 아니라.. 
난정 서방님, 지난밤에도 보셨겠지만 이년은 대갓댁 도령의 뺨까지도 칠수 있는 
불학무식한 년이옵니다. 괜한 봉변을 당하시지 않으시려면 비켜서세요. (박희량옆 
을 지나가면서 비웃듯이) 정인이요? 호호호! 
박희량 ...! 



S#30 윤원형 집 외경 



S#31 윤원형 안 사랑채 방 안 

윤원형과 김씨, 각기 관복과 당의를 입고 윤지임에게 조아린다. 

윤원형 아버님, 소자와 이사람 입궐하여 중전마마께 승후 여쭙고 오겠사옵니다. 
윤지임 오냐. (김씨에게) 아가, 중전마마께 예를 깍뜻하게 드려야 할 것이다. 
김씨 예, 명심하겠사옵니다. 
윤지임 (윤원형에게) 요즘 듣자니 후궁전 누가 또 회임을 했다더라.. 중전마마께오서 
말씀은 안하셔도 심기가 불편하실테니 매사에 조심조심하고.. 문후 여쭈는대로 
속히 돌아오거라. 
윤원형 심려거두시옵소서. 
김씨 ... 



S#32 윤원형 대문 앞 길 

관복을 입은 윤원형이 싱글벙글하여 사인교를 타고 간다. 
그 뒤로 김씨를 태운 가마가 사인교를 쫓아가고 있다. 
두 대의 가마가 떠나가면 난정의 모습이 그 뒤편으로 나타난다. 
김씨의 가마 뒷모습을 지켜보는 난정의 얼굴위로 결연한 각오가 스친다. 

난정(E) 내 언젠가는 저 가마를 타고 입궐하여 중전마마를 뵈올것이야! 



S#33 중궁전 외경 

윤비(E) 어서들 오세요. 



S#34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앉아있는 윤원형과 김씨. 

윤비 (김씨의 얼굴을 살피며) 집안의 어진 안해는 조정의 어진 신하와 같다고 
하였습니다. 부디 아버님을 받들어 섬기기를 게을리 마시고 오라버니의 출사에 
내조를 기울이셔야 할 것입니다. 
김씨 예, 명심하겠사옵니다. 중전마마. 
윤비 더불어 후사를 많이 보시어 가문을 번창케 하여주세요. 
김씨 신첩이 후사를 보면 가문의 기쁨이오나,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을 생산하시면 
만백성이 기뻐할 것이옵니다. 하오니 신첩이 봉은사에서 중전마마의 회임불공을 
드리도록 하겠사옵니다. 
윤비 (솔깃) 고맙소.. (미소) 오라버니께오서 배필을 아주 잘 맞으셨습니다. 
윤원형 (입이 찢어지게 웃는)..예, 모두 다 중전마마의 은혜시옵니다. 



S#35 빈청 안 

정광필과 안당, 김전 앞에 조광조가 앉아있다. 

정광필 (조광조를 보며) 정암, 지금 소격서를 혁파하자고 하셨는가? 
조광조 예, 소격서를 혁파하여 어지러워가는 민심과 타락한 풍속을 고쳐보고자 하옵니다. 
시생이 전하께 주청을 드릴것이오니 대감들께오서 시생의 뜻에 힘을 실어주시 
옵소서. 
김전 소격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온 것인데 지금 혁파하자는 뜻이 무엇인가? 
이 사람 생각엔 선대에서 정한 제도는 함부로 혁파할 일이 아닌줄 아네. 
조광조 유교를 국시로 하는 우리나라에서 어찌 소격서라는 관청을 두어 일월성신을 제사 
지내고 복을 비는 것을 인정할 수 있사옵니까? 이는 황로의 술법에서 나온 좌도로 
서, 세상을 고혹시키고 백성을 속이는 폐풍이옵니다. 소격서는 마땅히 혁파해야 
하옵니다. 
안당 내 정암의 뜻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일이란 때가 있는 법이니 너무 서둘지 마시게. 
선대로부터 내려온 소격서를 전하께오서 하루아침에 철폐하실 리가 있겠는가? 
섣불리 주청을 드렸다가는 전하의 진노를 살수도 있네. 
정광필 우의정 말씀이 옳으이. 소격서 혁파에 대해선 좀 더 때를 보세나. 
조광조 ...! 



S#36 편전 외경 

대전내관(E) 전하, 홍문관 부제학 조광조 들었사옵니다. 



S#37 동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조광조가 앉아있다. 

중종 부제학, 무슨 일로 면대를 청하셨는가? 
조광조 전하, 신 조광조 주청드리오니 소격서를 혁파하시옵소서! 
중종 소격서를 혁파하라니, 그 무슨 말이요? 
조광조 우리나라에는 자고로 커다란 폐습이 하나 있사온데, 바로 무격의 폐습이옵니다. 
지금 풍속이 조상보다는 귀신을 따르고 도리보다는 무격의 소리를 쫓고 있사오니 
선비가 학문에 힘쓴들 무슨 소용이 있겠사옵니까? 
중종 ... 
조광조 신민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왕실에서 오히려 소격서에서 점을 치고 굿을 한다니 
이런 망극한 일이 어디있겠사옵니까? 전하께오서 소격서를 혁파하시어 명군의 
초석을 닦으시옵소서! 
중종 왕실에서 점을 치고 굿을 한다니 그 대체 무슨 말이오?! 
조광조 후궁전의 경빈마마가 소격서에서 왕자의 순산을 기원하는 살풀이 굿을 밤낮으로 
벌이고 있다 하옵니다. 
중종 뭬요, 경빈이?! 
조광조 예, 왕실에서 도를 행하는 것이 이러하니 아래로 백성들 사이에서 자연 무속을 
즐기고 음사에 제사를 지내게 되는 것이옵니다. 하오니 전하께오서 소격서를 철폐 
하시어 백성들이 올바른 도를 따를수 있도록 교화하시어야 마땅할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중종 ... 



S#38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앞에 앉아있는 중종. 

자순대비 주상, 소격서는 성군이신 세종대왕과 성종대왕께오서도 혁파하지 않으셨소. 
그런 것을 주상께서 나서시어 혁파하신다면 조종조에 큰 누를 끼치는 일일겝니다. 
중종 ... 
자순대비 더군다나 소격서의 제단은 이 사람이 사철 거르지 않고 주상의 만수무강을 
기도해 온 제단입니다. 
중종 하오나 어마마마, 모름지기 구폐를 타하하고 풍속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는 
궁중에서 먼저 모범을 보이셔야 하옵니다. 
자순대비 조광조라.. 참으로 무도하고 오만방자한 사람이오. 
중종 하오나 삼사의 언론은 소격서를 철폐하라는 상소를 올리고 있사옵니다. 
자순대비 주상, 언로가 열려 있음을 탓하는 것이 아닙니다. 허나 왕실은 그 언로에 
속박되어서는 아니되는 법입니다. 언로에 밀려 소격서를 혁파한다면 조정조의 
아름다운 풍속을 해치게 되는 것입니다. 주상 깊이 상량하세요. 
중종 ... 



S#39 조광조 사랑채 방 안 

조광조를 중심으로 김정, 김식, 김구등이 앉아있다. 

조광조 소격서가 요사하고 허탄함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오. 이런 폐습이 궁중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도학 정치에 어긋나는 일이외다. 삼사의 대간들과 유생들은 
오늘부터 소격서가 혁파 될 때까지 주상께 우리의 뜻을 전하도록 합시다. 
김정 예, 대간들은 퇴궐을 중지하고 주청을 드릴 것이옵니다. 
김식 사헌부 지평들도 힘을 모을것이외다. 
김구 성균관 유생들 역시 소격서가 혁파될때까지 상소를 올릴것이옵니다. 
조광조 ...! 



S#40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앞에 내려진 발 너머로 남곤과 심정이 앉아있다. 

경빈 소격서를 철폐하라니요?! 허, 조광조 그자가 대체 무슨 억하심정이 있길래 이 
사람의 왕자 생산을 위한 굿이 행해지고 있는 소격서를 철폐하라는 것이요?! 
남곤,심정 (곤혹스럽다)....! 
경빈 두분 대감께오선 조광조의 전횡을 두고만 보실겝니까?! 
남곤 ..하오나 전하께오서 조광조를 총애하시니... 
경빈 (연상 쾅 내려치며) 두고만 보실게냐고 묻지 않습니까?! 
남곤,심정 (찔끔하여)... 



S#41 대궐 일각 

남곤과 심정, 심각하게 걸어온다. 

남곤 ..조광조, 그 자를 어찌한다..? 
심정 대감, 아무래도 지난번 파릉군을 찍어낸 그 방법을 써야할 것 같소이다. 
남곤 (생각하는)..음.. 
홍경주 (걸어오며) 두분 대감께서 무슨 밀담을 나누시는게요? 
남곤 (당황하여) 아,아니오이다! 
홍경주 (농조) 허허, 혹시 조정 누군가를 찍어낼 모의라도 하신게요? 
남곤 (굳어지며) 허어, 모의라니요?! 남양군, 말씀 삼가세요!..(휙 가버린다) 
심정 (그 뒤를 따른다)... 
홍경주 (의외의 반응에)..허, 농한번 한걸 가지고 어찌..?! 
(하다가 굳어지며 '혹시?')...! 



S#42 중궁전 외경 

희빈,창빈(E) 중전마마, 문후 여쭈옵니다. 
윤비(E) 어서들 오세요. 



S#43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희빈과 병색의 창빈이 앉아있다. 

윤비 (창빈의 얼굴을 살피며) 창빈, 안색이 좋으시구려,어디가 미령하시오? 
창빈 ..괜찮사옵니다, 중전마마. 
희빈 중전마마, 아뢰옵기 황공쩍사오나 창빈이 경빈의 불경한 행실에 크게 마음을 
다쳤사옵니다. 
윤비 불경한 행실이라니? 
창빈 (희빈에게 눈짓하며) 아, 아무것도 아니옵니다. 
윤비 어서 바른대로 고해보오! 
희빈 신첩, 차마 입에 담기 망극한 말씀이오나...경빈이 중궁전에서 내리신 탕약을 우리 
두사람이 보는 앞에서 내팽겨쳤사옵니다. 
윤비 뭐라? 탕약을..?! 
희빈 예. 요즘 경빈이 회임한 것만을 믿고 방약무도한 행실과 언사를 일삼고 있사오니 
중전마마께오서 따끔하게 나무라시어 내명부의 기강을 바로잡으시옵소서. 
윤비 ...!! 



S#44 자운아 기방 외경 



S#45 자운아 기방 안채 방 안 

자운아, 앞에 앉아있는 난정을 놀란 눈으로 본다. 

자운아 뭐이? 디금 기뎍에 올려달라고 했네? 
난정 예, 손님을 받으려면 기적에 올라 정식 기생이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잖아요. 
자운아 길티만, 난뎡이 너 기뎍에 오르기엔 아딕 가무와 가야금 솜씨가 모자라는거 
같은데.. 
난정 (미소) 아주머니, 장악원에 뒷돈 좀 찔러주시면 다 되는거 아니에요? 
자운아 뭐이 어드레? 뒷돈? 
난정 예, 관아 일에 뇌물을 써서 안되는 일이 어디있겠어요? 소경도 단박에 천리안으로 
둔갑시켜 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자운아 ....고거야,기렇티만... 
난정 아주머니, 그렇게 해주세요! 
자운아 난뎡아, 니 오마니한테 말씀드렸네? 기뎍에 올라 뎡식 기생이 되면 더 이상 오마닐 
속일수 없는거 아니네? 
난정 (결연하게) 예, 어머니께 말씀드리겠어요. 



S#46 동 기방 뒷 곁 

난정, 생각에 잠겨 앉아있는데 옥매향이 다가온다. 

옥매향 난뎡아...여기있었구나? 
난정 ... 
옥매향 (옆에 앉으며) 난뎡아, 너 오마니한테 기뎍에 이름 올려달라고 했다믄서? 
난정 (끄덕끄덕)...어차피 마음 먹은 일이니까..얼른 기생이 되고 싶어. 
옥매향 내레 니가 기생되는거이 댤 된 닐 만은 아닌 것 같다.. 
난정 응?...왜? 
옥매향 난뎡아, 니가 녜뎐에 기러디 않았니? 남의 텹살이는 듁어도 하디 안캈다고 말이야? 
난정 ...?! 
옥매향 한번 기뎍에 올라가면 백번 듁었다 깨어나도 남의 텹실노릇 밖에는 할 수가 없는 
거이야.. 아니면 평생 혼댜 살거나.. 
난정 아니, 난 첩노릇도 싫고, 평생 혼자 살지도 않을거야. 
옥매향 고거이 무슨 소리네? 
난정 매향아, 나중에, 나중에 다 말해줄게.. 
옥매향 (보다가) 난뎡아, 너 혹시 승후관나으리를 마음에 두고 있는거이 아니네? 
난정 (미소)..그렇게 보이니? 
옥매향 난뎡아, 승후관나으리 댱가 드신거 알디? 
난정 (끄덕끄덕).. 
옥매향 그 냥반이래 유명따한 팔난봉이야. 괜히 맘에 뒀다가 가슴에 멍만 생길거이야. 
기러니 행여라도 딴 생각 말라우, 알갔디? 
난정 ... 
옥매향 ..난뎡아, 내레 어떨 땐 니가 턈 부러워... 
난정 (보며)...뭐가? 
옥매향 길상툥각 말이야..난뎡이 너만 없었으면 내레 길상툥각을 내 뎡인으로 삼고 
싶었을디도 몰라.. 
난정 (놀라는) 매향아.. 너?!. 
옥매향 길상 툥각을 놓티디 말라우! 사람으로 한번 태어나서 평생의 뎡인을 만난다는 
거이 올마나 큰 복인듈 아네? 
난정 ..! 



S#47 윤원형 안 사랑채 방 안 

윤지임 앞에 윤원형이 앉아있다. 

윤지임 중전마마께 문후는 잘 여쭈었느냐? 
윤원형 예, 마마께오서 안사람을 아주 흡족해 하셨사옵니다. 
윤지임 내 생각에도 며느리는 잘 들인 것 같다. 헌데! 
윤원형 예에? 
윤지임 일전에 혼례행차를 가로 막았던 그 오만방자한 계집이 대체 누구냐? 
윤원형 그.. 그게 저.. 
윤지임 이젠 너도 장가를 들었으니 기방출입 딱 끊고 과거공부에 전념하거라. 알겠느냐? 
윤원형 예, 아버님..아버님께오서도 며느릴 보셨으니 앞으론 형님과 다방골 기방엔 
발걸음을 하지 않으실 걸로 믿겠사옵니다. 
윤지임 뭐야 이놈아! 
윤원형 아,아니옵니다. 소자, 아버님 말씀 명심하겠사옵니다. 



S#48 윤원형 별채 초당 방 안 

윤원형, 들어와 상석에 앉으면 따라서 앉는 김씨. 

윤원형 부인, 중전마마를 뵈오니 어떠하시오? 
김씨 왕후의 기상이 서리시어 소첩같은 아낙은 감히 범접키 어려웠사옵니다. 
윤원형 허허, 그러실게요. 중전마마께오선 우리 가문과 이 사람을 지켜주시는 든든한 
버팀목 같은 분이시오. 
김씨 (보며) 하오나 서방님, 행여라도 중전마마의 힘으로 입신양명하실 생각은 
마십시오. 
윤원형 (의아) 아,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오? 
김씨 중전마마께오서 계비로 간택되신 것은 마마의 재색이 출중하신탓도 있지만 
이 댁 가문이 한미하였기 때문이기도 하옵니다. 
윤원형 뭐, 뭣이라고요? 
김씨 그런 구설을 듣기 싫으시면 서방님께오선 중전마마의 덕을 보실 생각 마시고 
오늘 부터라도 글공부에 정진하시어 서방님의 실력으로 과거급제를 하셔야 
되옵니다. 중전마마께오서도 그러길 바라실 것이옵니다. 
윤원형 ....! 



S#49 당추 암자 마당 

파릉군이 천서방을 거느리고 계단을 올라와 선다. 

파릉군 (둘러보며) 분명 이 암자라 했는가? 
천서방 예. 

파릉군, 법당쪽으로 가는데 당추, 승방쪽에서 나온다. 

당추 (파릉군을 보고 다가오며)..어인 일로 오셨는지요? 
파릉군 내 사람을 좀 찾으러 왔소. 
당추 (파릉군의 얼굴을 보고 흠짓 놀라는)..아,아니! 
파릉군 (의아) 왜그러시오?..이 사람을 아시오? 
당추 아,아니올시다. 헌데 누굴 찾으러 오셨사옵니까? 
신씨 (암자 방안에서 나온다) 
파릉군 (보고) 마마! 
신씨 (파릉군을 보고)...! 



S#50 동 암자 방 안 

파릉군과 신씨가 찻잔을 두고 마주 앉아있다. 

파릉군 죽동궁 댁에서 이곳에 계신다고 일러주었사옵니다. 
신씨 대감께서 찾으시는 분은 아직 찾지 못하셨습니까? 
파릉군 십년이 넘게 찾아 헤맸는데도 기별이 없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사옵니다. 
신씨 ...대감.. 
파릉군 이사람, 산 속에 초막이나 한채 짓고 살려고 하옵니다. 그 전에 마마께 문후라도 
드리고저 이리 찾아 뵈었사옵니다. 



S#51 동 암자 법당 안 

당추, 부처님을 향해 앉아있다. 

당추 (눈을 감은채)..나무 관세음보살.. 



S#52 백치수 사랑채 방밖 마당 

송서방, 김안로를 안내하듯 데리고 방 앞으로 온다. 

송서방 도주어른, 희락당 대감께서 찾아오셨사옵니다. 
백치수(E) (방안에서) 뭐라, 누가 오셨어?! 
백치수 (급하게 방문을 열고 나와 김안로를 보고는 마당에 내려서서 깊숙하게 조아린 
다).. 대감,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김안로 (백치수의 상을 살펴 보는)... 



S#53 백치수 사랑채 방 안 

백치수, 김안로에게 큰 절을 올린다. 

백치수 대감을 뵙게 되어 이놈 큰 광영이올시다. 
김안로 허허, 자네가 날 어찌 아는가? 
백치수 을해년에 양시론으로 조정의 대립을 무마시킨 희락당 대감의 존명을 어찌 
모르겠사옵니까? 
김안로 (미소) 나 역시 조정 곳곳에 뒷 돈을 대고 있다는 자네 얘긴 많이 들었네. 
백치수 부끄럽사옵니다. 정치가 태평해야 이놈같은 장사꾼들이 마음놓고 재물을 벌 수 
있기에 몇 분 도와드린 것 뿐이옵니다. 
김안로 허허..자네같은 거상은 태평성대엔 장사를 하여 벌고 도적이 들끓는 난세엔 장물 
아비 노릇을 하여 벌테니..어떻게든 재물을 모으는 것 아니겠나? 
백치수 (뜨끔)....! 
김안로 내 자네에게 재물을 빌리고자 왔네. 
백치수 말씀을 주시지요. 
김안로 처음 빌리는 것이니 은자 십만냥이면 어떻겠나? 
백치수 당장 가진 것이 오만량 뿐이니 우선 오만냥을 내어드리고 수삼일내로 나머지를 
변통해 드리겠사옵니다. 
김안로 그러시게나. 
백치수 (어음을 꺼내 건네는데)... 오만량짜리 어음이옵니다. 
김안로 허허, 내 명색이 사대부인데 어찌 재물을 받아 내 손으로 더럽히겠는가? 나중에 
사람을 보낼테니 인편에 보내주게나. 
백치수 그리 합지요. 
김안로 허면 그 유명짜한 자네의 각서를 보여주게. 내 수결을 해 줌세. 
백치수 (보다가 각서를 꺼낸다)...여기 있사옵니다. 
김안로 (각서를 펼쳐보며 빙긋웃으며) 이 각서를 지닌자의 목숨을 살려달라?.. 암, 훗날 
내 그럴만한 힘이 있다면 이 각서를 가져오는 사람의 목숨을 살려줌세. 허허.. 

김안로, 붓에 먹물을 찍어 일필휘지로 希樂堂 이라는 수결을 한다. 

김안로 (각서를 백치수에게 건네준다) 예, 있네. 

백치수, 두손으로 각서를 공손히 건네 받고는 수결을 확인한다. 
백치수, 각서를 찢어버린다. 

김안로 (놀라 보며) 아니, 이 사람아. 기껏 수결한 각서를 찢다니?! 
백치수 대감께오선 각서가 있던 없던 살릴 사람은 살리시고, 죽일 놈은 죽이실 분이시온데 
이런 종이 쪼가리가 무슨 소용이겠사옵니까? (미소) 
아니 그렇사옵니까? 
김안로 (보다가 껄껄껄 웃어댄다)...허허 거 재미있는 사람이구먼!! 



S#54 윤임의 사랑채 외경 

김안로와 윤임의 웃음소리가 이어진다. 



S#55 윤임의 사랑채 방 안 

윤임과 김안로, 찻상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윤임 허허, 백치수가 예삿 장사꾼이 아님은 분명한 것 같소이다. 
김안로 이 사람이 알아본 바로는 폐주 연산을 몰아낸 병인년 반정때 군자금을 댄 인연으로 
지금껏 조정의 공신들과 친분을 맺어오고 있는 모양이옵니다. 
윤임 특히 관아의 아전들이나 포졸들까지 백치수의 술을 못 얻어먹어본 자가 없다고 
하니 우리가 써먹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인물이외다. 
김안로 허허, 조정암이 공신들을 찍어누르고, 중전마마께오서 후궁들의 기강을 잡고 
계시는 형국에다가 원자께오서 총명하시고 재물까지 든든히 뒷받침 되고 있으니 
얼마 안있어 우리에게 좋은 시절이 올것이옵니다. 
윤임 예, 모쪼록 그래야지요! 허허허. 



S#56 남소문 객주 마당 

길상, 윗통을 벗고 휘릭휘릭-땅재주를 넘고 있다. 
달래가 길상의 옷을 받아들고 툇마루에 앉아 본다. 
길상, 땀을 흘리며 발차기 재주등을 연습한다. 



S#57 동 남소문 객주 아랫방 안 

능금, 엎드려서 책을 보고 있다. 

능금 (짜증나는 듯 벌떡 앉으며) 뭐어? 천번만 보면 글눈이 트인다구?! 흥, 암만봐두 
흰거는 종이구 까만거는 글씨네! (책을 휙 던지며) 에이 재미없어! 

능금, 벌떡 일어난다. 



S#58 동 방밖 마당 

능금, 방밖으로 나오다 길상이 재주넘는 것을 본다. 

능금 (다가오며) 길상아, 뭐하는거니? 
달래 응, 오라버니가 몸이 찌뿌둥하게 굳었다고 풀어주는거래요. 

길상, 공중제비를 휘릭-휘릭-넘고 탁 멈춰선다. 

능금 (박수치며) 야, 길상이 너 옛날 재주 하나도 안 녹쓸었네? 
길상 (숨을 고르며 달래쪽으로 오면)... 
달래 (수건을 건네주며) 오라버니 여깄소. 
길상 (수건을 받아 얼굴과 몸에 흐르는 땀을 닦는데)... 
능금 (수건을 빼앗아 들고) 인줘봐- 내가 닦아줄게! (길상의 몸을 닦아준다) 
길상 (피하며) 능금아, 왜 이래, 징그럽게.. 
능금 (쫓으며) 이리와 보라니까? 

백치수, 송서방을 거느리고 마당으로 들어온다. 

길상 (보고 무안한듯) 도주어른, 오십니까? 
백치수 자네, 내 심부름 좀 해야겠네. 
길상 예. 



S#59 동 객주 옆 방 안 

백치수 앞에 옷을 차려 입은 길상이 앉아있다. 

백치수 자네 이 길로 마포객주 김행수한테 가서 오만량짜리 어음을 받아오게. 
길상 오,오만량이요?.. 
백치수 (끄덕).. 
길상 이 놈한테 그리 큰 돈을 내어주겠습니까? 
백치수 (빙긋 웃으며 소매에서 뭔가를 꺼낸다) 이 걸 가지고 가게. 
길상 (목패를 받아들고 보면)... 

'白'이라고 새겨지고 붉은 술이 달린 목패. 

백치수 그 표신을 보이면 군소리 없이 내어줄걸세. 
길상 (백치수 보며)..어르신, 이 놈의 무엇을 믿고 큰 돈을 맡기시는 것입니까? 
백치수 ..허허, 글쎄...아무튼 해지기 전에 돌아와야 하네. 
길상 예. 알겠습니다.(일어선다) 



S#60 동 객주 방문 밖 마당 

능금, 방문에 귀를 바짝 대고 엿듣고 있고 달래가 툇마루에 걸레질을 치고 있다. 
길상, 방문을 열고 나온다. 
그 뒤를 따라나오는 백치수. 

능금 (재빨리 몸을 일으키며 딴청).. 길상아, 어디 가니? 
길상 (백치수 보며)..허면 해지기 전에 돌아오겠습니다. (조아리고 간다) 
송서방 (다가오며) 도주어른, 오만량이면 큰 돈인데..이놈이 뒤를 쫓아가 볼깝쇼? 
능금 (휙-돌아보며) 무슨 소리요? 길상인 고린 동전 한푼 떼어먹지 않을테니 그런 걱정 
일랑 붙들어매슈! 
송서방 사람 마음을 어찌 아누? 오만량이면 얼마나 큰 돈인 줄 알어? 
능금 내 목숨이라도 걸겠소! 그러니 괜한 소리 마시오! 
백치수 (미소) 허허,나도 저 아일 믿네. 오늘 들어온 물건들이나 살펴보세. (곳간쪽으로 
간다) 
송서방 ..예..(갸웃대다가 백치수의 뒤를 쫓는다) 



S#61 다른 객주 곳간 앞 

길상, 마포객주의 김행수(*)에게 '白'이 새겨진 목패를 보여준다. 
김행수, 길상의 행색을 한번 훑어보고는 어음을 꺼내 건내준다. 
길상, 어음을 품에 받아 넣고 돌아선다. 
먼발치에서 딱부리 (*백치수를 습격했던) 가 길상을 노려본다. 



S#62 어느 길 

길상, 걸어가는데.. 딱부리(예전에 백치수를 습격했던)와 그 패거리들이 튀어나와 주변을 빙 둘러싼다. 

딱부리 흐흐, 난 빚지고는 못사는 놈이여! 
길상 난 또 누구라고? 맥도 모르고 침통부터 흔드는 놈이구먼? 
딱부리 뭐여? 목숨을 내 놓을래, 아니면 품속에 어음을 내주고 순순히 사라질래? 
길상 똥개들하고 시비할 틈 없어. (태연하게 가려는데) 

딱부리, 눈짓하면 왈짜패거리들이 길상에게 우르르 달려든다. 
길상, 주먹질 발길질로 패거리들을 해치운다. 
격렬한 싸움중에 딱부리가 길상의 어깨쭉지에 칼을 박는다. 
길상, 고통에 찡그리면서도 딱부리의 면상에 주먹을 날려버린다. 
길상, 숫적 열세와 부상으로 어깨를 쥐고 어디론가 도망친다. 



S#63 남소문 객주 마당(밤) 

능금, 마당을 안절부절 서성거리고 있다.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달래. 

달래 능금언니, 길상오라버니가 대체 어찌된거지? 
능금 (대문쪽 보며) 글쎄 말이야..벌써 돌아올 때가 한참 지났는데... 



S#64 백치수 사랑채 방 안(밤) 

백치수가 송서방과 마주 앉아있다. 

백치수 아직 기별이 없는가? 
송서방 예, 마포객주의 김행수 말로는 두식경 전에 어음을 내주었답니다. 
백치수 음...! 
송서방 애들을 풀깝쇼? 아직 멀리 도망치지는 못했을테니 새벽녘까지는 잡아올 수 
있을겝니다. 
백치수 (휙-노려보며 송서방의 뺨을 친다).. 
송서방 (뺨을 움켜쥐며)...! 
백치수 내 밑에서 잔뼈가 굵은 놈이 나를 그리도 모른단 말이냐?! 
송서방 송구스럽습니다요.. 
백치수 경거망동하지 말게.. 오만냥에 혹해서 도망칠 녀석은 아니야. 



S#65 자운아 기방 중문 앞(밤) 

윤원형, 심퉁이 앞에 서있다. 

심퉁 난정아씬 집에 가셨는데유. 
윤원형 그래? 허, 이거 헛걸음 했구만..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는데 어쩐다? 
심퉁 방으로 모실까유? 
윤원형 아,아니다. 내 다음에 다시 들르마. (돌아선다) 
심퉁 살펴가셔유. 
윤원형 (중문 밖으로 나오며 입맛을 다신다)... 



S#66 윤원형 대문 앞 길 

난정, 손에 음식이 담긴 목판을 들고 계단을 올라간다. 
난정, 대문 앞에 서서 쌩끗 웃으며 대문을 '쿵-쿵-'두드린다. 
이때 윤원형을 태운 사인교가 대문쪽으로 온다. 

임서방 (보고) 나으리, 대문 앞에 웬 계집이 있는뎁쇼? 
윤원형 (생각에서 깨어나며) 뭐라? (대문쪽을 보고 놀라는)... 나,난정아!! 
난정 (돌아본다)... 
윤원형 (교꾼들에게) 멈춰라. 

윤원형, 사인교에서 내려 대문쪽으로 허겁지겁 뛰어올라간다. 

윤원형 (난정 앞에 서서) 나, 난정아..네가 여긴 어인 일이냐?! 

윤원형을 보며 쌩끗 야릇한 미소를 짓는 난정의 얼굴에서 스톱모션.  ..  

.여인천하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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