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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침없이 하이킥  42

42 회 ㅣ 2007-01-08

씬/1	길거리 포장마차 (N, 야외)

자막	제  42  화

	준하, 친구랑 술 마시고 있는

준하	아줌마, 여기 국수도 하나 말아주세요 꼽배기루요

아줌마	여기가 중국집이야? 꼽배기타령은..

친구	그래 요즘은 좀 어때? 할 만해?

준하	할 만하긴. 집에서 한 오년 이러고 있으니까 좀이 쑤

셔 죽겠다 죽겠어.

	창동, 들어오는

창동	어? 준하야 너도 있었네.

준하	이 자식. 얼굴 보기 더럽게 힘들다. 대한민국에서 너

혼자 바쁘지?

창동	너 잘 만났다. 안 그래도 연락하려고 했는데.

준하	뭐 좋은 정보라도 있어?

창동	그게 아니라 내가 저번 일도 좀 미안하고 해서 너 자

리 하나 알아봤어.

준하	이 자식 또 시작이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지난번

에 너 때문에 내가.. 아우.. 됐어 임마.. 사람을 들었다 놨다.. 장난

치냐?

창동	미안해. 근데 이번엔 정말 확실해. LK증권에 아는 선

배가 있는데..

준하	LK? 거긴 신입사원만 뽑잖아.

창동	근데 경력직으로 한 명 추천해 달라 그러더라구. 내가

너 추천했는데 그쪽에서도 긍정적이더라고. 잘되면 곧 전화갈거

야.

준하	그래? (표정있는)

아줌마	쭈꾸미 시켰지?

친구	우리 안 시켰는데요.

준하	그냥 두세요. 먹을게요. (쭈꾸미 먹으며 심각한 표정)

씬/2	민정방 (D)

	민정이 침대에 앉아 생글거리며 전화하고 있는

민정	내일이요? 내일 좋아요.

민용	(OFF) 미안해요 오늘은 준이 병원도 데려가야 되고 모

임이 있어서..

	대신 내일은 멀리 나갑시다.

민정	네 네. (전화 끊고) 하.. (흐뭇하게 있다가 다이어리를

꺼내 일기 쓰는)

민정	(OFF) 오늘도 이선생님이 먼저 전화를 했다..내일은

멀리 나갑시다..? 멀리 어디로..? 아 기대된다..

	신지가 청첩장 들고 문을 열자 민정, 놀라 얼른 다이어

리 덮는다.

신지	민정아.. (하다) 너 또 일기 써?

민정	어? 아니 그냥..

신지	무슨 일기를 낮 밤으로 하루에 몇번을 써? 그렇게 쓸말

이 많아?

민정	아니 그냥.. (헤 웃는) 심심해서..

신지	(눈 가늘게 뜨며) 저 일기장 언제 한번 훔쳐봐야 되는

데..

	(하고 청첩창을 보여주며) 야 보희 결혼한대 청첩장 봤

어?

민정	어 나한테도 왔어.

신지	갈꺼야? 수원에서 한다는데.

민정	가야지. 근데 걔 유학 간다 그러지 않았어? 저번에 만

났을 때만해도 유학 때문에 결혼생각 없는 것처럼 얘기했었는데.

신지	(웃으며) 내가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좀 알지.

민정	뭔데?

신지	걔들 사고쳐서 결혼하는 거잖아.

민정	무슨 사고?

신지	남편 말이야. 김도상. 이 인간이 보희한테 섬에 바다보

러 가자고 했다가.. 그 다음부터는 전국민이 아는 빤한 스토리 아

니냐. 배 끊겼다. 방이 하나밖에 없네. 이 선 넘어오면 짐승이다.

그래. 오빠 짐승이야. 하고 뭐 그런 깔끔한 마무리. 보희 걔두 아

마 알면서 넘어간 걸꺼야.

민정	에? 정말루?

신지	난 이날 공연인데. 니 편에 부주나 해야겠다.

씬/3	거실 (D)

	아무도 없는 거실에 준하 핸드폰 울리는

	문희, 준이 업고 장 보고 들어오는데

준하, 바지춤 잡고 엉거주춤 화장실에서 번개처럼 달려

와 전화 받는

준하	(다급히) 여보세요 이준합니다! (하다 시무룩) 네? 디

비디요? 네 갖다 드릴게요. (끊고)

문희	너 뭐 기다리는 전화라도 있어?

준하	아니 없어요.

문희	근데 왜 바지도 덜 입고 뛰어나와서 그렇게 전활 받어?

준하	네? (바지 제대로 입고) 그냥요. 전화오면 받아야죠.

준하, 핸드폰들고 바지추켜 올리며 화장실로 가는데 다

시 핸드폰 벨 울리는

	급하게 받는다.

준하          여보세요! (하다 떨어뜨린다) 아씨!! (급하게 집어 받

는다) 여보세요! 아씨

끊어졌네! 아씨! (다시 거는)

문희	(보고 표정)

준하	(급하게) 여보세요 방금 전화하신분이요! 저 이준하라

고 합니다. 네. 네?

잘못 거셨다구요. (끊는) 아씨..

문희	왜 그래? 너 기다리는 전화 있나 보구만 뭘..

준하	(괜히 짜증)없어요! 없어! (화장실로 들어가는)

문희	(??)

씬/4	소아과 앞 (D, 야외)

	민용이 유모차 끌고 신지와 함께 나오는

신지	몸무게가 평균보다 적게 나가잖아. 이유식을 잘 안 먹

어서 그런가.

민용	별 차이도 없는데 뭐. 점심이나 먹고 갈래?

신지	점심?

씬/5	식당 (D, 야외)

	민용과 신지가 유모차 옆에 놓고 음식 기다리고 있다.

신지	분유 이제 없는데 먹고 빨리 들어가야겠어.

민용	그 친구랑은 잘 만나?

신지	어? (민망해 웃는) 어 뭐..

민용	할말이 있는데.

신지	뭐?

민용	나.. 서선생이랑 만나.

신지	몇시에? (물 마시는)

민용	우리 정식으로 사귄다구.

	신지, 순간 물을 푸 뿜어내 민용 얼굴에 다 묻는

민용	반응 참..(티슈로 닦아낸다)

신지	(눈 똥그래져서) 농담이지?

민용	아니.

신지	(웃으며) 에이.. 농담아냐?

민용	아니. 내가 꼬신거니까 서선생 오해하지 말아라.

신지	(다시 눈 똥그래지는) 어..어떡할라구 꼬셔..?

민용	뭘 어떡해.

신지	걔 엄청 순진한 애야. 괜히 상처 줄려고..

민용	상처 안 받게 내가 잘 해야지.

신지	(표정)

	점원이 음식을 갖고 나온다.

점원	김치우동이..

민용	여기요.

	점원이 음식을 놓는 동안 신지 뻥해서 있는

점원	맛있게 드세요. (간다)

민용	너한텐 미리 말해야될 거 같아서 하는거야. (하고) 먹

자.

신지	(계속 눈 똥그래져서 보는)

민용	왜 그렇게 봐?

신지	놀래서.. 친한줄은 알았지만 정말 사귈줄은..(어색하

게 웃으며) 그래서 뭐라는건 아니고..아니 뭐라할 입장도 아니지

만.. 어쨌든 무지 놀랍네..

민용	(우동 먹는)

신지	(표정. 자기도 우동 먹는)

민용	(잠시 먹다가) 약속 하나만 하자 우리.

신지	어?

민용	서로 사생활에 참견할 자격도 이젠 없지만..

	나중에 준이 커서 부모 부끄러워하진 않게 각자 알아

서 잘 하자. 응?

신지	(표정) 그래 그래야지. 오빠나 잘 해..

	유모차에서 애기 낑낑대는 소리 나고

신지	어 깼구나~ 엄마 여깄어~ (방울 흔드는)

민용	오줌 싼 거 같은데? 기저귀 봐봐.

	둘, 유모차 들여다보는

씬/6	주방 (D)

	해미, 문희, 순재, 준하 밥 먹고 있는.

	전화벨 울리면 준하, 화들짝 놀라는

준하	(핸드폰 들고 일어서며) 여보세요! 이준합니다 여보세

요~ 여보세요?

해미	(핸드폰 들고) 네. 잠깐만요 (하곤) 여보 왜 그래?

준하	(돌아보곤 전화 닫으며) 어? 어 아냐..

해미	(전화통화하며) 네. 최원장님. 네. (나가는)

순재	이제 아예 코미디언으로 나가기로 한 거냐? 자식이 밥

먹다 웬 쇼는..하긴 코미디언중에 너 닮은 놈 하나 있더라. 정준한

가 뭔가..성만 틀리지 이름도 같애.

준하	아 씨..(국 막 퍼먹는)

씬/7	아파트 거실 (D)

	민정이 점심 먹고 있는데 신지가 들어온다.

신지	나 왔어.

민정	어 병원 갔다오는 거야? 점심은?

신지	먹었어. (하고) 근데 너 민용오빠랑 만난다면서?

민정	(너무 놀라 젓가락을 떨어뜨리고) 어 젓가락..(하면서

후다닥 식탁 밑을 쳐다보다 머리 부딪치고 넘어지며 어거지로 밑

으로 들어가는) 어딨지..?

신지	지금 오빠한테 듣고 오는 거야.

민정	(식탁 밑에 숨어) 미..미안해 말할라 그랬는데 너한테

너무 미안해서..

신지	나한테 미안할 게 뭐 있어.

	축하한다고까진 말 못하겠지만 미안해할 건 없어.

민정	그래두 미안해..

신지	나는 솔직히 니가 걱정이야.

민정	뭐 뭘..

신지	너희 집에서 알면 뭐라 그러시겠어. 너 엄마한테 말 안

할꺼야?

민정	그런 생각까진 안해봤는데..

신지	그런 생각도 안하는 너니까 걱정된다구. 꼬신다고 넘

어가냐.

	기집애 순진해 빠져갖구..

민정	(고개 내밀고) 나 안 순진해.. 나도 알만큼은 다 알아.

신지	(기막힌 듯 웃으며) 니가 알긴 뭘 알아. (하다) 민용오

빠 니가 환상갖고 있는거 만큼 그렇게 좋기만 한 사람 아니야. 너

무 빠지지 마.

	니가 친구라서 하는 소리야. (하고 간다)

민정	(식탁 밑에서 젓가락 들고 기어나오며 표정)

씬/8	서재 (D)

	준하, 핸드폰 고이 들고 졸고 있다가 자기 코고는 소리

에 놀라

	화들짝 깨서는 전화기 드는

준하	(핸드폰 열고) 여보세요. (하다 무안해지는. 핸드폰을

보고) 너 왜 이렇게 계속 조용하냐.. 내가 이렇게 기다리는데..

핸드폰	(OFF) 주인님 죄송해요.. 좋은 소식을 못 전해드려서

요.

준하	니 잘못은 아니지. 근데 너 밧데린 든든해?

핸드폰	(OFF) 그럼요. 저도 주인님 닮아서 먹는 거라면 사족

을 못 쓰잖아요. 어제 밤에 전기 많이 먹었어요.

준하	자식..그런데 왜 소식이 없을까? 나 떨어진 건가..?

핸드폰	(OFF) 어..주인님..사지가 덜덜덜 떨려요~ 저 왜 이러

죠?

준하	왜 그래? 왜?

	하는데 준하, 꿈이었고. 보면 핸드폰 진동이 오고 있는

준하	어? (얼른 받는) 여보세요! 네! 제가 이준한데요!

직원	(OFF) LK증권 인사괍니다.

준하	(점점 목소리 고조되는) 아 네!! 네! 네? 네. 아. 네.

네. (진정해서) 감사합니다. (전화 끊고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는)

씬/9	거실 (D)

	순재, 들어오는데

순재	여보! 준하야! (하고) 아무도 없나? 다들 어딜..

준하	(OFF) 으아!!!!

순재	(놀라서 주춤하는) 뭐야?

	서재 문 확 열리면서 준하 달려오는

준하	아부지! 아부지!! (순재 안아서 돌리는)

순재	어지러! 왜 이래 임마! 이거 놔!

	문희, 해미, 다용도실에서 나오는

문/해	준하야!/ 여보!

준하	(순재 놓아주고) 엄마! 여보! 나 취직됐어 LK에!!

문희/해미	뭐? / 진짜?

순재	이 자식.. 또 시작이네. 너 확실한 거야?

준하	네! 내일부터 출근하래요!

문희	(좋아하면서) 아이고 이놈아! 아이고 내 새끼! 이번엔

진짠가보네.

준하          엄마! (문희를 안아드는)

해미	정말 축하해 여보.

순재	도깨비 같은 놈. 믿을 수가 있어야지. 출근이 내일이

야? 확실히?

준하	네 아버지! (순재 끌어안고) 저 내일부터 출근합니다!!

순재	(싫지 않은) 야 임마 귀청 떨어져. 좀 살살말해.

준하	(더 크게) 네! 아버지!

문희/해미	어이구 준하야 잘됐다 잘됐어! / 여보~

준하	엄마!! 여보!! (끌어안고 좋아하는)

씬/10	민정방 (N) + 옥탑방 (N)

	민정이 침대에서 졸고 있는데 핸드폰 울리는

	민정, 시끄러운지 핸드폰 폴더 들었다 놓는

민용	(옷 벗으며 전화하고 있는) 여보세요? (하다) 여보세

요? 여보세요?

	민정 뒤척거리다 갑자기 눈을 번쩍 뜬다.

	놀라 벌떡 일어나 핸드폰을 열어보고

민정	엄마! (얼른 거는) 여보세요? 이선생님! 죄송해요 핸드

폰을 놓쳐갖구.

민용	난 또 내 전화 씹는 줄 알았네.

민정	아니예요 아니예요. 그럴리가요~

민용	내일 우리 어디 갈래요? 어디 가고 싶어요?

민정	아무데나요~ 전 아무데나 다 좋아요~

민용	그럼 강화도 근처에 석모도라고 있는데 거기 가서 회

나 먹고 와요. 괜찮죠?

민정	석모도요? (좋아하며) 제가 제일가고 싶었던 곳이예

요. 석모도. 얼마나 좋아한다구요. 네 네. (끊고) 석모도? 하.. (즐

거워하는)

씬/11	거실 (N)

	문희, 마늘 까고 있는데

	준하, 서재에서 종이 박스에 서류들 담아 가지고 나오

고 있는

문희	뭐해? 내일 출근이라면서 들어가 좀 쉬지 않고?

준하	서재 정리 좀 했어요. 회사에 들고 갈 거 빼곤 버릴라

고. 이제 아무래도 아부지가 많이 쓰실텐데.

문희	나중에 하지. 피곤하잖아.

준하	엄마는. 이제 출근하면 저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질텐데. 이런 거 하고 있을 시간이 어딨어요? 시간 남을 때 하는 거

지.

문희	그런가? (하다 준하 볼 쓰다듬어주고) 이구 신통방통

한 놈. 야, 나도 이제야 그냥 발 뻗고 편하게 자겠다. 사실 그동안

은 마음 한 구석에 돌을 얹어놓은 것처럼 답답했었는데.

준하	우리 엄마 나 때문에 맘 고생하셨구나. (어깨 주물러주

면서) 이제 두 발 쭉 뻗고 주무세요.

문희	그래 그래. 이제 싹퉁바가지한테도 큰소리 치고 살겠

다.

준하	네? 싹퉁바가지가 누구야?

문희	아냐. 있어.

씬/12	병원 복도 (N, 야외)

	준하, 머리에 수건 쓰고 페인트 칠 하는 차림으로 통

들고 들어오는

	해미, 간호사들이랑 차트 보다가 놀라서

해미	여보? 뭐해?

준하	계단 벽에 칠 떨어진 데 다시 한다한다 하면서 미루고

있었거든. 그거 칠하고 왔어.

해미	페인트칠? 그걸 왜 지금..?

준하	이제 출근하면 시간 없잖아.

해미	그래두 들어가서 좀 쉬어. 내일부터 진짜 바빠질텐데.

준하	이거만 하고. 박간호사 펜이랑 종이 있음 좀 줘요.

박간호사	네. (펜이랑 종이주면)

준하	(<칠조심> 이라고 쓰는)

씬/13	병원 다른 복도 (D, 야외)

	순재, 벽에 기대서 통화중인

	준하, 종이 들고 나오다 움찔 놀라는

순재	그래. 내가 다시 전화할게. 알았어. (끊고) 넌 내일 출

근한다는 놈이 꼴이 그게 뭐냐?

준하	아니 그냥 뭐 일 좀..

순재	내일 출근 준비나 잘해..

	순재, 가면 준하, 순재 기대고 있던 자리에 <칠조심>

이라는 종이 붙이는.

	가는 순재 등에 페인트 칠 잔뜩 묻어있다

씬/14	윤호민호 방 (N)

	윤호, 누워서 PSP같은 게임하고 있고

	민호,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고 있는

	준하, 들어오는

준하	야, 뭐해?

윤/민	네?/ 그냥..

준하	(윤호 머리 헝클어뜨리며) 자식..넌 맨날 그렇게 게임

이야?

윤호	그냥 심심하니까.

준하	심심하긴..공부하는 학생이 심심하면 어떡해? 민호한

테 물어봐라 심심한가.

민호	예습 복습 총정리 마무리까지. 학생이 심심할 틈이 어

딨어요?

윤호          (민호 노려보는)

준하	앉아봐. 아빠가 니들한테 할 말 있어.

	민호 윤호, 준하 옆으로 와서 앉는

준하	아빠 내일부터 출근하는 거 알지?

민/윤	네.

준하	그래. 그동안 아빠가 집에서 빈둥거려서 니들 볼 낯이

없었어. 니들도 좀 그랬지?

민호	아니에요. 그리고 아빠가 집에서 노신 것도 아니잖아

요.

준하	솔직하게 애기해도 돼.

윤호	사실 니네 아버지 뭐하시냐? 물어보면 할 말이 없긴했

어. 논다 그럴 수도 없고 전문주식투자자라고 얘기하면 얘기만 복

잡해지고

준하	자식. 그래 솔직해서 좋다. 근데 난 집에서 지내면서

니들하고 함께 한 시간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어. 니들하고 얘기도

많이 하게 되고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고 출동 삼부자도 하고. 안

그래?

윤호/민호	네..

준하	앞으로 아빠 바빠질 거야. 그럼 지금처럼 많이 볼 수

도 없고 또 얘기도 많이 못하겠지. 그래도 무슨 고민 있거나 하면

아빠한테 지금처럼 얘기해. 나한테 니들이 직장보다 중요한 일이

니까. 내말 무슨 말인지 알지?

윤/민	네.

준하	(둘 안으면서) 그래. 든든한 놈들. 우리 꾀돌이 바람돌

이.

	준하 품에 안긴 윤호와 민호, 약간 어색한 표정

씬/15	민정 방 (N)

	민정, 침대에 앉아 다이어리 쓰고 있다가 회상 스치는

민정	(OFF) 내일은 이선생님과 석모도에 가기로 했다..너

무 기대되고..

	(하다 표정. ON) 석모도는 섬인데... (하다) 섬?

	회상 인써트

C#1	S#2 중

신지	보희한테 섬에 바다 보러 가자고 했다가.. 뭐 그다음부

터는 전 국민이 아는 빤한 스토리 아니냐. 배 끊겼다. 방이 하나 밖

에 없네. 이 선 넘어오면 짐승이다. 그래. 오빠 짐승이야.

민정	(표정 OFF) 석모도..갈데 많은데 왜 하필 섬에 가자 그

러는 거지?

	혹시...?

씬/16	민정의 상상 - 석모도 민박집 방 (N)

	민정과 민용, 어색하게 들어오는

민용	어떡해요 마지막 배도 다 끊어지고. 그렇다고 헤엄쳐

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방도 이거 하나 뿐이라 그러고. 서선생

이 이해해요.

민정	네? 네..

민용	자리 깔까요? (대충 이불 깔다가 덥석 민정 안는)

민정	어머! 이선생님! 왜 이러세요?!

민용	내가 왜 섬으로 오자고 그랬겠어요?

	서선생도 다 알고 따라온 거 아니예요?

민정	제가 뭘 알아요? 저 몰라요.

민용	이거 왜 이래요? 그럼 이럴 각오도 없이 섬까지 따라왔

단 소리에요?

	이리 와 봐요! (넘어뜨리는)

민정	어머! 어머! 어머! 이선생님!!

씬/17	민정 방 (N)

	민정, 약간 겁에 질린 표정에서 빠지는

민정	(괜히 웃으며 고개젓는) 아냐. 이선생님이 그럴 사람

이 아니지.(하다 표정)

C#1	S#7 중

신지	민용오빠 니가 환상갖고 있는거 만큼 그렇게 좋기만

한 사람 아니야.

	너무 빠지지 마. 친구라서 하는 소리야.

민정	설마... 그게 그런 뜻은.. 아니겠지.. (하다 놀라는)

C#2	41화 S#35 중

민정	저도 닳을 만큼 닳은 여자예요. 가책 느끼실 필요없어

요.

민용	(표정)

민정	(OFF) 이선생님..내가 정말 닳고닳은 여잔 줄 알

고...?

	(볼을 감싸며. ON) 설마..설마..아닐꺼야..

씬/18	준하해미방 (N)

	준하, 자려고 누워있고

	해미, 스탠드 켜놓고 한방책 보다가 놓고 스탠드 끄려

는데

준하	여보 고마워.

해미	어?

준하	그동안 나 참 한심했을텐데.. 한결같이 믿어줘서 고맙

다고.

해미	참..내가 우리 남편 안 믿으면 누가 믿어? 당연한걸.

준하	그래도. 나 취직하면 자기 전에 자기한테 꼭 이런 말

해야지 생각하고 있었단 말야. 오늘에서야 소원 풀었다. (웃는)

해미	으유.. (같이 웃는)

씬/19	순재방 (N)

	순재 문희 자려고 누웠는데 문희, 뒤척이면

순재	자. 왜 못자고 그러고 있어?

문희	잠이 통 안 오네. 준하 저거 내일 잘할 수 있을까 불안

하고..꼭 물가에 애

내놓은 거 같아서.

순재	자. 남자가 집에 퍼져 있으면 엄청 한심해 보여도 나가

면 또 지 앞가림하게 돼 있어. 괜한 걱정 마.

문희	그렇겠지..?

씬/20	다음날 거실 (D)

	디졸브로

	문희, 해미, 윤호, 민호, 준하 출근하는 거 배웅하고 있

는

문희	잘하고 와. 실수하지 말고. 어?

준하	(웃으며) 예 걱정마세요 엄마.

문희	그래 그래 (살짝 눈물을 찍는)

준하          (웃으며) 하..엄마 왜 그래요? 참

해미	(양복 단정히 해주고) 당신 잘할 수 있지? 초장에 분위

기 확 휘어잡고 당신 페이스대로 밀어붙이는 거야. 오케이?

준하	오케이.

윤/민	아빠 잘하세요.

준하	그래 갔다 올게. 이러다 진짜 늦겠다. (나가는)

일동	다녀오세요. 잘해/ 갔다 와라

씬/21	병원 앞 (D, 야외)

	준하, 내려와 가려는데

순재	(OFF) 야, 이준하

	준하, 보면 순재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준하	어? 아버지. 여기서 뭐하세요? 추운데.

순재	출근하는 거야?

준하	네.

순재	임마 덤벙거리지 말고.

준하	걱정 마세요.

순재	(돈 준하 주머니에 넣어주면서) 혹시 모르니까 넣어

둬. 밥같은 거 살 일 있을 거 아냐.

준하	저도 있어요.

순재	넣어둬. 자식이.

준하	하..(감격해서) 다녀올께요.

순재	빨리 가. 늦지 말고.

	준하, 걸어간다. 순재, 준하 뒷모습 바라보는

씬/22	거리일각 (D, 야외)

	민용, 순재차 끌고 서 있는데 민정이 오는

민용	(손을 흔드는)

민정	(손을 흔드는데 좀 불안한) 좀 늦었죠?

민용	나도 방금 왔는데 뭐. 타요.

민정          (타며) 원장님 차 이렇게 이선생님이 막 끌고 다니셔

도 돼요?

민용          (타며) 예

씬/23	순재 차 안 (D, 야외)

민용	(커피 주며) 커피 마셔요. 지금 뽑은 거야.

민정	어~ 고마워요~

민용	출발할게요. 벨트 매요.

민정	네. (하고 민용 보면서 OFF) 그래..이렇게 신사같은 이

선생님이 그럴 리가 없지. 서민정 너 오바한거야. 말도 안돼.. 에

이 아냐..

민용	내 얼굴에 뭐 묻었어요?

민정	네? 아뇨.

민용	서선생 얼굴엔 뭐 묻었는데. 거기 밥풀.

민정	(당황해) 네? (얼굴 돌리며) 죄송해요. 늦어서 밥을 서

둘러 먹는다고.

민용	(웃으며) 괜찮아요. (*민정의 밥풀은 오른쪽 뺨에 있

어 차안 단독샷에서 초기엔 안 보이게 찍다가 찍는게 좋을듯^^)

씬/24	주방 (D)

	음식재료들 상에 한가득이다. 문희, 갈비를 칼로 치고

있다. 해미, 들어오다가

해미	어머님. 이게 다 뭐예요?

문희	오늘 민호애비 첫 출근인데 저녁이라도 잘 좀 차려먹

어야지.

해미	잔치상이라도 차리실려구요?

문희	잔치상 차리지 뭐. 우리집 큰 경사 아니냐. 동네에 떡

이라도 돌리려다가 참았어.

해미	저도 뭐 좀 도와드려요?

문희	됐어. 넌 병원에 또 내려가봐야지.

해미	그럼 제가 샴페인이랑 케잌 사올게요.

문희	그러던지. 아유 잘하고 있을란지 모르겠다. 난 왜 이렇

게 자꾸 안좋은 생각만 드는지 몰라. 불안하고..

해미	잘하고 있을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씬/25	LK 증권회사 (D, 야외)

	준하, 사원 안내 받으며 오는

사원	(비워져 있는 책상 앞에서) 여기가 앞으로 이준하씨 자

리예요. 컴퓨터는 지금부터 쓰셔도 되고 개인노트북은 아마 다음

주나 나올 겁니다.

준하	네.

사원	(자료 주면서) 일단 신규상장종목 자룐데요 분석해서

보고서 제출해주세요.

준하	네.

	사원 가면, 준하, 책상에 앉아 이것저것 만져보다가

	가족사진 책상 파티션에 붙이는.

준하	하..잘하자..  컴퓨터가..(찾다가 왼쪽에 있는 컴퓨터

파워버튼 누르는)

사원2	(컴퓨터 하고 있다가 꺼지자) 뭐야? 이거..왜..? (준하

보며) 왜 내 컴퓨터를 끄고 그래요? 그쪽 컴퓨터는 오른쪽에 있는

거잖아요.

준하	네?

사원2	아씨..작업 다시 해야되잖아.. 첫날인건 알겠는데 조

심 좀 해주세요.

준하	네. 미안해요. (머뭇거리며 조심스럽게 컴퓨터 켜는)

씬/26	석모도 풍경 몽타쥬 (저녁)

씬/27	횟집 (저녁, 야외)

	민용, 민정, 회 먹고 있는

민정	와~ 이거 진짜 맛있다. 이게 뭐예요?

민용	그거 도미예요. 맛있죠? 서울에서 먹는 거랑은 맛이 다

르지.

민정	네 진짜 그래요. (민용 눈치 살피다가) 근데 배 시간은

확인해 보셨죠?

민용	마지막 배가 8시에 있다니까 삼십분 전에만 선착장으

로 가면 될 거예요.

	왜요?

민정	아뇨. 이렇게 맛있는데 빨리 먹고 나가야 되나 싶어서

요.

민용	시간 많이 남았으니까 천천히 많이 먹어요.

민정	네. (OFF) 그래..이선생님이 그럴 리가 없어.

씬/28	LK 증권회사 (저녁, 야외)

	준하, 부장에게 보고서 제출하고 있다

준하          말씀하신 신규상장종목 분석 보고섭니다.

과장	어..(보고서 보는)

준하          (표정. 가슴 두근거리는 소리)

과장          (보고서 보는데 미간이 한껏 찌푸려지는)

준하          (표정. 불안해진다. 두근거리는 소리 더 커진다)

과장	(인상 확 쓰면서) 아씨.

준하	(침 삼키며) 뭐가 잘못됐나요...?

과장	아뇨 괜찮네. 깔끔하게 핵심만 잘 요약 했어요. 아, 치

통 때문에. 가서 일보세요.

준하	네. (한숨 돌리는)

과장	(인상 쓰고는) 저기! 이준하씨!

준하	(놀라서 돌아보면) 네? (가슴이 두근거린다)

과장	(인상 쓰다가) 오늘은 이만 퇴근해요. 환영회는 담 주

나 봐서 합시다.

	아..이가 아파서.

준하	네. (한숨 돌리는)

씬/29	순재차 안 (N, 야외)

	민정, 민용을 기다리고 있는. 차 시계 보면 7시20분이

고

민정	(OFF) 괜히 이상한 눈으로 보고. 역시 이선생님은 그

럴 사람이 아니야..

	민용, 다급히 문 열고 들어오는

민정	표 사셨어요?

민용	큰일이네요.

민정	네?

민용	배 시간을 잘못 알았어요. 주말에만 8시까지고 평일엔

마지막 배가 7시라네

요. 어떡하지?

	E 충격코드

민정	네?!! 그럼 어떡해요?

민용	어떡하긴요. 어쩔 수 없죠. 헤엄쳐서 갈 수도 없고 없

고. 일단 여기서 자고 내일 첫배 타야죠 뭐.

민정	네?!!

민용	뭘 그렇게 놀래요? 같이 자잔 얘기도 아닌데. 방을 한

번 구해보죠.

	성수기 아니라서 방 많을 거예요.

민정	아..네. (OFF) 그래 오바하지 말자.. 지금이 피서철도

아니고 남는 게 방일텐데. 서민정 오바하는 거야.

	(짧은 디졸브) 민정, 약간 초조하게 있는데 민용, 다시

차 안으로 들어오는

민용	어떡하죠?

민정	네? 설마..

민용	방이 없대요.

	E 충격코드

민정	네?!!!!

민용	근처 회사에서 이쪽으로 단합대회를 왔나 봐요.

	다 돌아다녀봤는데 하나도 없네요.

민정	그럼 어떡해요? 설마.. 방이 하나..

민용	네. 방 하나 딱 있긴 있는데..

	E. 충격 코드

민정	네?!!

민용	그것도 민박 아주머니가 쓰시던 방인데..

	일단 거기라도 달라 그랬으니까 들어가죠. 여기서 밤

지샐 순 없잖아요.

민정	(표정. 낮게 신음소리를 낸다) 아..

씬/30	주방 (N)

	식탁 넘치도록 상 한가득 차려져있고 순재, 해미, 문

희, 윤호, 민호가 초조한 듯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

문희	얘는 왜 이렇게 안와? 끝나도 벌써 끝났을 텐데.

	설마 무슨 일 생긴 건 아니겠죠?

순재	입방정 떨지 마. 올 때 되면 어련히 들어오려고.

해미	네 어머님. 너무 걱정 마세요. (초조한 표정)

	

	시간 경과 느낌.

	순재 계속 물 마시고 문희는 기도를 하는지 눈 감고 있

고 해미는 팔짱 끼고 앉아있고 윤호, 민호도 조용한.

윤호	왜 안와..아빠한테 전화 해볼까?

해미	바쁜가보지. 괜히 방해하지 마.

순재	그래. 놔둬라..

문희	바쁜 게 아니라 아무래도 무슨 일이..

	이때 문이 벌컥 열리자 일제히 시선 쏠리는

준하	다녀왔습니다.

일동	(표정)

문희	그래..뭐 일은 잘..했고..?

준하	엄마 저 첫 보고서 칭찬 받았어요~ (브이자 그리는)

일동	(얼굴 확 풀리는) 그래? / 아~~

문희	으유 고생했다 춥지? (가서 준하 손을 잡는)

준하	(음식 보고는) 어? 이게 다 웬거예요? 오늘 무슨 잔치

있어요?

순재	니 엄마가 잔치 열었잖아 너 축하한다고.

	서프라이즈 잔치다. 놀랐냐?

준하	에이..엄만..무슨..(입 벌어지는)

해미	(웃으며) 얼른 씻구 나와~

씬/31	민박집 방 (N)

	민용, 들어오고, 민정 어색하게 따라 들어오는

민용	서선생. 많이 불편하면 난 밖에서 잘게요.

민정	밖에서 어떻게 주무시려구요?

민용	차안에서 자면 대충 잘 겁니다.

민정	그래두.. 이 추위에..

민용	아무래도 그렇겠죠? (하고 편하게 앉는) 앉아요.

민정	네.

	민정, 불편하게 앉고 자꾸 민용 쪽으로 시선가는

민용	먼저 씻을래요? 아님 내가 먼저 씻을까요?

민정	네? 씻어요? 왜요? 왜 씻어요? 왜 이러세요?

민용	그럼 안 씻고 자게요?

민정	네? (하다) 아.. 씻어야죠. 먼저 씻으세요.

민용	네.

	민용, 나가면 민정, 울상되고

민정	(OFF) 어떡하지? 이선생님이 원하는 게 도대체 뭐야?

설마.. ? 아냐. 그럴 리가 없어. (하다) 그래도 이선생님도 남잔

데.. 남자는 다 똑같다 그랬는데..남자니까..준이도 낳고..?! (하다

얼굴 감싸며) 아냐 아냐 아냐..

씬/32	거실 (N)

	준하, 씻고 나오면. 상에 케익까지 놓여있고

	순재, 문희, 해미, 윤호, 민호 기다리고 있다가

문/해/윤/민	(폭죽 터뜨리며) 축하한다/ 여보 축하해/

축하해요 아빠!

	준하, 보면 생일상처럼 차려져 있고 가운데 케잌 촛불

까지 켜놓은

	윤호는 샴페인 터트리려고 준비하고 있고

준하	다들 진짜 왜 이래요? 쑥스럽게.

문희	쑥스럽긴 이렇게 좋은 날이 어딨어? 얼른 촛불 불고 먹

자.

준하	다들 고마워요. (촛불 불려는데)

해미	잠깐만! 여보 그냥 부는 게 어딨어? 한마디 하고 불어.

준하	에이 무슨..

윤/민	한마디 하세요!

문희	그래 한마디 해라.

준하	그럼.. 뭐. (숟가락 마이크처럼 들고) 먼저 고맙습니

다. 오늘 이렇게 저의 첫 출근 축하해주는 자리 마련해주셔서. 못

난 아들, 못난 남편, 못난 아빠로 오래 지냈습니다. 저도 그동안 사

실 마음고생 좀 했어요. 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 놀고먹는다고 해

도 하루하루 가시방석 같았구요. 아마 다시 그때로 돌아가라면 절

대 못 돌아갈 것 같습니다. 아무튼 끝이 없을 줄 알았던 긴 터널이

끝나서 너무 기분 좋고.. 감사합니다.

다들	(축하 박수치며) 고생했어요/ 고생했어.

해미	윤호야 뭐해? 샴페인.

윤호	이거 잘 안돼.

	핸드폰 울리고

준하	(핸드폰 받는) 여보세요. 네. 과장님. 네. 덕분입니다.

네. (하다) 네?

과장	(OFF) 이거 미안해서..어떻게든 준하씨까지 데리고 가

려고 했는데.. LK가 인수합병 결정이 좀 전에 났어요.

식구들	(불안하게 보는)

과장	(OFF) 기존 직원들까지 위험한 상태라.. 미안해요.

준하	(점점 침울하게) 네. 네.. 네.. 네.. 어쩔 수 없죠.

식구들	(표정)

준하	네. (하는데 황소눈물 같이 눈물 뚝뚝 떨어지는) 네.

네. 들어가세요.

	(끊는)

식구들	(표정)

순재	왜...? 뭐가 잘 안됐냐...?

준하	(서럽게 울며) 아버지..저 또..짤렸어요..회사가 합병됐

다구..이번엔 내가 잘못한 건 없는데..아 씨..

	식구들, 표정.

	순간 넋 놓고 듣던 윤호가 든 샴페인 뻥 하고 따지는.

윤호	내가 한 거 아냐! 저절로 된 거야!

해미	(태연히) 여보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안 그래요? 어

머니?

문희	아우 그래. 차라리 잘됐다. 다 늦게 무슨 회사야?

	그냥 집에 있는 게 백배 나아 잘됐어.

준하	(숨죽여 눈물 흘리며)

순재	됐어 신경 쓰지 마. 밥이나 얼른 먹자. 니가 좋아하는

거 여기 다 있네. 이 자식 이거 또 얼마나 먹을거야? 넉넉히 했어?

문희	그럼요. 준하야, 먹자. 이거 초부터 꺼라. 아무튼 오늘

하루 고생했어.

해미	민호야 불 꺼.

민호	네.

	민호, 거실 불 끄고 촛불 밝혀진 상태로..

순재	(애써 경쾌하게) 뭐해? 뱃가죽이 등가죽한테 형님하

고 달라붙겠다.

	얼른 꺼.

해미          자기 빨리 촛불 꺼. 밥 먹어야지.

준하	(소리 죽여 울며 후 불 끄는)

	순간 어둑해지며..아무도 다시 불 킬 생각을 하지 않는

준하          	(갑자기 터져 나오는 울음) 엉엉엉엉~~

(상에 엎드려서 운다)

문희	(소리죽여 우는데 소리가 조금씩 들리는)

민호	(눈물이 나는지 훌쩍거리며 눈물 닦는)

윤호	(쭈그리고 앉아 얼굴을 파묻고 있는)

해미	(크게 한숨쉬며 등 돌리고 창가로 가 눈물 흘리는)

하..

순재	(일어나 냉장고 앞쪽으로 가서 눈물닦는)나 원 참..에

이..(벽을 발로 찬다)

	불꺼진 주방에서 각자 우는 모습이 희미하게 보이는데

서

씬/33	민박집 방 (N)

	민정, 씻고 들어오면 민용이 이불 깔아놨고

민정	(당황하며) 이불..?

민용	자야죠. 안 자요?

민정	네? 자요? (겁에 질려) 이선생님..

민용	자야죠. 난 여기서 잘 테니까 서선생은 이불에 들어가

자요.

민정	(그제서야) 네..

	컷튀면 민정, 돌아누워있고 민용, 벽에 기대고 있는

민용	서선생. 자요?

민정	(눈감고 OFF) 어떡해? 어떡해?

	민용, 조용히 일어나 나가는

민정	(여전히 눈 감고 OFF) 가까이 오지 마요 제발.. 제발..

씬/34	민박집에 딸린 구멍가게 (N, 야외)

	민용이 맥주 한 캔이랑 땅콩 집어 들고 앉는

민용	아줌마. 여기서 좀 마셔도 되죠?

아줌마	그래요.

아줌마	참. 손님들이 방을 하나로 합쳐서 자던데.. 나중에 그

방이라도 내줘요?

민용	(맥주 마시며) 그래주시면 고맙죠.

아줌마	그럼 여기서 좀만 기다려요. 내가 방 나면 알려 줄테니

까.

민용	네.

	하는데 불이 꺼지는..

아줌마	또 정전인가보네. 조기 앞에 변압기 공사한다더니만.

	괜찮아요. 좀 있음 다시 불 들어와요.

민용	네. (무심히 맥주랑 땅콩 먹는)

씬/35	민박집 방 (N)

	민정, 불꺼진 방에 혼자 벽보고 누워있는

민정	(OFF) 어떡해 어떡해.. 불은 왜 꺼...

	벽에 세워놓았던 낚싯대가 쓰러지면서 민정 다리위로

넘어지는

	마치 민용이 다리가 민정이 다리 위로 올라간 것처럼

민정	으아.. (화들짝 놀라서) 이..이선생님..왜 이러세요. 이

러지 마세요.

	발 치우세요. (응답없자) 이선생님. 저도 이선생님 좋

아해요. 좋아하는데.. 이건 좀 아니잖아요. 오해하신 모양인데 저

사실 닳고닳은 여자가 아니거든요.. 저 지금 너무 당황스러워요.

이선생님. 이선생님.. (응답없는) 정말 왜 이러세요. 발이라도 좀

치워주세요. 물론 저 이선생님 좋아해요. 하지만 지금 당장 이건

아니예요. 이선생님 제발이요.

	텅빈 방에 민정 벽보고 누워있고 낚싯대만 민정 발치

에 떨어져있고

	민정 계속 낚싯대에게 호소하는데서.

.거침없이 하이킥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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