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오면 47회
S#1. 정인 사무실
인호 좀 쉬시는 게 어떨까요?
정인 네?
인호 손고문님 지금 정신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어차피 투자 문제는 다 끝난 거 아닙니까
이제 남은 거는 제 손으로 총 계획만 검토하면 되는 거구요
어차피 제가 하는 일입니다 그러니까 좀 쉬시죠
정인
인호 따님하고 같이 계시라 구요
정인 죄송합니다
인호 현장엔 제가 가 보겠습니다 간단하게 인수인계 좀 해주시죠
어딨습니까 리조트 파일
정인 예 저기 책상 서랍하고 등뒤에 있는 책장 그 밑이에요
그게 다 수주 자료들입니다
인호
정인 그건 회사 밖으로 유출이 안 된답니다
수주 내역하고 특허 앞둔 신공법 내용하고 투자자들 관련 된 것이
있어서요
인호 어디요? 없는데요? 파일 같은 게 없는데
정인 그 아래 왼 쪽에 없어요
인호 혹시 다른 데 두신 거 아니에요?
정인 아뇨 절대로요 여기 분명히 있었는데요
인호 그럴 리가요
영균 장모님 바쁘세요?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정인 어 이서방
인호 어 어서 와 다음에 찾아보죠 뭐
정인 네 그러죠
영균 뭐 찾으십니까?
정인 어 회사에 기밀 파일이 하나 없어져 가지고
영균
정인 그날 순정이를 본 사람이 있다고?
영균 네
인호 그 사람이 누군데
영균 청소 담당 아주머님 이신데요 얼핏 본 것 같다고 했답니다
정인 어 얼핏 봤다고?
영균 네 그 뭔가를 들고 나가는데 꼭 그 여자 같았다고 합니다
정인 뭘 들고 가?
영균 잘 기억은 안 나는데 뭘 들고 나갔다던데요
정인 그 아줌마 어딨어 지금 불러 봐
영균 교대하고 퇴근 하셨어요
정인 그럼 더 들은 얘기는 없나?
영균 예 건너들은 얘기라 좀 그렇지만 흘러버리기엔 좀 그렇지 않습니까
인호 손 고고문님 그날 CCTV를 다시 한 번 봐야 되겠는데요
정인 그거 지난 번 보지 않았나?
영균 보긴 했는데 방새실 말로는 별게 없답니다
사람도 너무 많고 화질도 별로라서 확인도 안 되고요
인호 아니야 그래도 다시 한 번 봐야겠어
정인 아니 설마
인호 아무튼 CCTV를 다시 한 번 보자 구요
해임이 된 사람이 회사에 와서 파일을 가져 간다?
정인
S#2. 순정 집 침실
순정 어쩔 수 없어 한이 아빤 회사 그만 두고 복지 재단도
사회에 환원해 버리면 우린 뭐 먹고 사냐고?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천하태평일 수가 있지?
순정 네 저번에 전화 드렸던 김이에요
필요하신 문서 준비 됐습니다
직접 확인하시고 그 자리에서 현금과 교환하는 걸로 하죠
금액에 차질 있으면 문서는 휴지가 되는 겁니다
알겠습니다 도착하면 다시 연락 드리죠
순정 그래 이거면 평생 한이 공부시키면서 편하게 살 수 있어
내가 이러는 건 다 당신 잘못이야
난 살아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야
S#3. 야외 일각
타회사E
순정E 신부장님 오랜만이네요 조용한 곳에서 이야기 좀 하실까요?
S#4. 야외 일각 벤치
타회사 아니 아니 이건 이번 윤손 건설 극비 사항 아닙니까
순정 뒷 장도 보세요
타회사 특허준비중인 신공법? 해외 개척 진행상황? 신 디자인 컨셉
정말 이걸 넘기실 겁니까?
순정 네 이거만 넘기면 윤손 이길 수 있죠
이거 굉장히 비싼 자료에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것만 미리 알고 간다면 향후 5년 동안 신규사업 걱정 없죠
거기 잘난
어떡하실래요?
타회사 넘기십시오 뒷일은 우리가 책임집니다
순정 그럼 동의하신 거죠?
S#5. 영균 회사 복도
상무 하여튼 참 이대리한테 얘기할 땐 분명히 봤다고 해 놓고선 또 말을
바꾸네요 분명하지 않다고
인호 나중에 책임을 물을까 봐 두려워서 그렇겠죠
정인 자꾸 물으니까 겁이 나서 그럴 겁니다
그렇게 큰 일이 자기가 엮을까 봐 겁도 나고 뭐 귀찮기도 하겠죠
상무 그러면 어떡하죠 CCTV 돌려봐도 보이는 것도 없고요
정인 서교수님 어떠세요?
전 그래도
인호 하 그렇다면 그 여자 정말 돌아버린 거 아닙니까
자기 회사에서 수년간 만든 사업 계획을 빼돌려서 뭘 어쩌겠다는 겁니까
정인 팔아먹겠다는 거죠
그 애 그러고도 남을 애에요
상무 경찰에 신고할까요 어떡할까요?
정인 아뇨 더 충분한 증거 확보한 다음에요
그러지 않으면 또 빠져나가요
인호 이런 경우는 사실 최초에 발언이 진실에 가까울 겁니다
그렇다면 이런 추측 어때요?
말이 사실이라면 그 서류 뭉치는 우리가 잃어버린 파일이다
파일을 빼돌린
정인 그렇다면 우리 딸이 가만히 안 있었겠죠
순정이와 다퉜을 겁니다
상무 그럼 은채가 회사 기밀을 지키려다 다친 거군요
인호 그럴 수 있어요
정인 네 우리 은채가 분명히 못 가게 막았을 겁니다
순정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도망갔어야 했구요
우리 딸이 그걸 쫓다가
인호/상무
S#6. 성당
영균
영균E 은채야
은채E 오빠 빨리 와
영균 뭐야 왜 여길 오래
은채 기도해 감사해야지
영균 너 종교 없잖아
은채 쉿
영균 근데 무슨 기도하는데
은채 죽어 라고 힘들게 만난 우리 영원히 헤어지지 않고 행복하고 평화로우라고
영균E 전 하느님도 부처님도 예수님도 그 동안
믿어본 적 없습니다 허나 제가 할 수 있는 게 이렇게
아무것도 없을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왔습니다
제발 우리 은채 깨어나게 해주십시오
발랄해 보여도 상처 많은 불쌍한 아이입니다
제게 살아가는 의미를 준 아이입니다
무엇을 원하시던 제가 드릴 수 있는 건 다 드리겠습니다
대신 제발 우리 은채 깨어나게 부탁 드립니다
S#7. 중환자실 근처
수정
S#8. 중환자실
순정 은채야 어떡하니 우리 은채 어떡해
니가 다쳤다고 하기에 바로 달려오고 싶었지만 내가 보석 중이라 마음대로
나 다닐 수가 없어 지금 왔다 은채야 어떡하니 우리 은채 가엾어서 어떡해
영균
순정 언니가 너 좋아하는 꽃 사왔는데 보지도 못하네
어쩌다가 이렇게 다쳤어 어떡해 어떡해
S#9. 중환자실 앞
영균
순정E 은채야 은채야
S#10. 중환지실
순정 은채야 니가 제일 좋아하던 카라야
너 어릴 때 나보고 이 꽃이 제일 이쁘다고 청혼할 때 이 꽃 주면
그냥 시집간다고 그랬었다 기억나니?
순정 은채야 자니? 넌 좋겠다 이런 저런 복잡한 일 다 잊을 수 있어서
내가 오늘 무슨 짓을 했는 줄을 아니?
아마 깜짝 놀랄걸?
니가 빼앗으려고 했던 기밀문서 내가 큰 돈 받고 팔아 버렸다?
은채야 나 원망하지 마
니가 나였어도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을 거야
왜냐구? 니 엄마랑 니가 날 벼랑으로 몰았으니까
나 좀 봐 주지 그랬니?
한 번이라도 내 입장이 돼서 내 생각 못 해 봤니?
같은 여자 입장에서 내가 불쌍하다는 생각 한 번도
안 해 봤냐 구?
너희 엄마 자기가 낳은 것도 아닌데 너 이렇게 되니까
제정신 아니더라
하물며 양딸도 그런데 자기가 낳은 자식이라면 어땠을까?
우리 한이 도둑질하듯 숨어 키웠어
혹시 뺏길 까봐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넌 상상도 못 할걸?
니 엄마한테 무자비하게 뺏기는 꿈을 얼마나 많이 꿨는데
내 목숨 걸고 지킨 내 아들을
니 엄마라는 여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포기하라고 하더라?
너라면 순순히 포기할 수 있었을까?
내가 먼저 배신한 거 아냐 은채야
그 상황에서 힘없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니 엄마를
무너뜨리는 것 밖에 없었어.
그 때 니가 날 붙들고 사람만 부르지 않았어도
나 너 이렇게 다치게 안 했을 거야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잖아?
난 그 문서들이 꼭 필요했어
그 돈도 손 부장한테 도둑맞고 니 아빠는 잘리고
나도 살아야 하지 않겠니?
은채
순정 은채야 깨어나지 마 깨어나면 안 돼
니가 깨어나면 난 정말 벼랑으로 떨어져야
하거든 그럼 편히 쉬어라
S#11. 커피 숖
유진 그 언니 아직도 그래요?
일봉 응
유진 아저씨 나 언니 그렇게 된 것 보고 결심했어요
일봉 무슨?
유진 사람들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
내일 당장 내가 없어질 수도 있고
일봉 왜 또 그래?
유진 우리 자꾸 거짓말 하지 말아요
일봉
유진 아저씬 여자 친구 없는 거구 나 많이 좋아하는 거구 그렇죠?
일봉
유진 그럼 우리 너무 먼 미래 생각 마요
좋아할 수 있을 때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해요
일봉 이젠 꼬맹이가 날 다 가르치네?
유진 아저씨 오늘 우리 마지막일 지도 모르잖아
나 밀어내지 마 응?
일봉
S#12. 은채 병실
영균 아 아버지
귀남 대체 이게 무슨 꼴이냐
언제까지 이렇게 기다려야만 되는 거냐
영균
귀남 이놈아 형제 간들 많이 둬서 어따 쓰냐
힘들면 교대도 하고 그래 아니 며칠 짼데 이게 뭐냐
영균 아니에요 왜 오셨어요 힘들게?
귀남 하이고 애 빼빼 마른 것 좀 봐라 몇 칠째 잠만 자고 뭘 먹지 않으니까
이렇지
영균
귀남 근데 의사선생님은 뭐라고 그러더냐?
영균 조금 더 지켜보자고
귀남 아니 그 조금이 벌써 며칠째냐 어?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되는 거야
우리가 개인 간병인을 쓸 수도 없고
영균 은채 일어날 겁니다 꼭이요
귀남 그렇지 누구 며느린데 반드시 일어나야지
정인 이서방 이제 교대해 가서 쉬어
귀남 사부인
정인 오셨습니까? 사돈
귀남 얼마나 염려가 크십니까
정인 면목 없습니다
귀남 아닙니다 저도 자식을 길러 봐서
사부인 마음을 십분 이해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내가 아프고 말지 자식 아파서 누워 있는 꼴은 못 보내는 게 또
부모 아니겠습니까
정인
귀남 우리 귀한 며느리 은채가 없으니까
제 마음이 얼마나 허전한지 모릅니다
하루 이틀이면 벌떡 일어날 줄 알았죠
이렇게 오래 누워 있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정인
S#13. 회사 근처 공원
정모 예 무 무슨 말입니까? 은 은채 가요?
상무 손사장님 놀라실까 봐 다들 쉬쉬하고 있는데
병원에서도 힘들지 않나 싶대
정모 아니 아니 어 어떻게 이런 일이 은채가 우리 은채가
나 생일이면 아무도 챙겨 주는 사람 없다고 케익 사서
초도 붙여 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그랬는데
아 은채야 쟤 안 되는데 빨리 깨어나야 되는데 은채야
상무 자네 언제까지 이렇게 살 거야?
그리고 손사장님 돈 자네가 다 가져간 거야?
정모 아니에요 아니라니까요 시골 땅 판 거라니까요
상무 예끼 이 사람 나도 이제 자네를 못 믿어
은채를 봐 느끼는 거 없어?
사람 한 순간 저렇게 되는 거야 살면 얼마나 산다고 죄를 짓고 살아
마음 한 귀퉁이에다가 돌을 지고 살면 행복해지나 응?
지금이라도 그 돈 다 돌려 드리고 용서 빌어
정모 어느 병원입니까?
상무
정모 은채가 어디 병원에 입원해 있냐고요?
S#14. 병원 원무과 앞
정인 이러지 마세요 제가 한꺼번에 합니다
귀남 아니고 제가 이 병원비 낼려고 작정을 하고 왔습니다
정인 그럼 다음 번에 내 주세요
그 땐 감사히 받겠습니다
귀남 다음 번엔 이미 은채 퇴원하고 없죠
제가 내겠습니다 우리 첫 번째 며느리거든요
그리고 저한테는 특별한 며느리입니다
정인
귀남 여기 얼맙니까? 윤은채 환자
직원 윤은채 환자요?
귀남 네
직원 중간 정산 끝났는데요?
정인 끝나다뇨?
귀남 아니 그럼 사돈께서 돈을 다 낸 게 아닐까요?
아이고 이거 한발 늦었네
정인 언제요? 누군지 기억하세요
직원 방금요 젊은 남자 분이셨어요 전액 현금 결제 하셨습니다
정인 현금요?
귀남 아니 그 많은 돈을 다 현금으로
정인 어디로 갔는지 아세요 그 사람?
직원 현관 쪽으로 가셨어요
정인 어
귀남 사부인
S#15. 병원 일각
정모
정인
정모 저 안 훔쳤어요 저 정말 아무 잘못 안 했어요 누님
저 그냥 은채가 보고 싶어서 왔어요 누님
정인 근데 왜 도망가 내가 뭐라고 그럴 줄 알고
정모 누님 은채 정말 위험한 거에요?
정인 일어날 거다
정모 아 어떡합니까 누님
정인 정모야 아직 안 늦었어 너 순정이 꾐에 빠져서 여기까지 왔지만
후회하고 있을 거야 그만해라. 응?
여기서 멈추면 정상 참작이 돼
정모
정인 정모야
정모 누님 누님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누님
정인 야 정모야 정모야 정모야
S#16. 야외 일각
순정 네네 맞아요
저랑 같이 다니던 네 그 사람 좀 찾아달라 구요
제 물건을 훔쳐 갖고 갔거든요
네 찾으면 어떻게 하셔도 상관없어요
좋죠 꼭 좀 찾아주세요 멀리 안 갔어요 네네 네
순정 나 배신한 것들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줘야지 그럼
S#17. 은채 병실 앞
원섭 어 자네 왔어
영균
원섭 그 상태가 더 나빠지거나 한 건 아니겠지?
영균 아닙니다 그냥 꾸준히 지켜보기만 하고 있습니다
원섭 그래 자넨 집에 가서 좀 쉬어 오늘은 내가 있고 싶네
영균 아닙니다 아버님 밤새 계셨는데요
원섭 아니야 그렇게 해 내가 그러고 싶어
영균
원섭
S#18. 은채 병실
원섭 아 저
간호사 잠시만 비켜주세요
원섭 아니 어떻게 된 겁니까 왜 이러는 겁니까
의사 잠시 호흡이 불안정해서요
지금 괜찮습니다 안정적이에요
원섭
원섭 원인은 알 수 없다니 그래도 숨을 쉬던 애가 산소마스크를 쓰게 됐는데
원인을 모르다니
영균 아버님 저 무섭습니다
원섭 이서방 왜 이래
영균 정말 하루하루가 무섭고 두렵습니다 은채 그냥 저렇게 가버릴까 봐
저한테 인사도 못하고 이렇게 가면
원섭 내 잘못인 것 같네
영균 아닙니다 무슨 말씀을
원섭 아니야 내 죄야
영균
원섭 우리 은채 넘어진 거 혼자 넘어진 거 같지가 않아
영균 그럼 누구 의심 가는 사람이라도
원섭
영균 혹시
원섭 뭔가 수상한 게 있어 앞 뒤가 안 맞는 말을 하고 있어
영균 뭐라고 했는데요 말씀해 주십시오 아버님
영균
S#20. 보배 주방
일봉 엄마
보배 뭐
일봉 아니에요
보배 무슨 말인데 꺼내다 말아?
일봉 말을 꺼내려다가 하도 기가 막혀서
보배 혹시 니 형수 죽으면 어떡할까 그 생각했지 지금?
일봉
보배 그런 일은 없어 그런 나쁜 생각 하지 마라
일봉 아 정말 정말 이게 말이 되냐 구요 네? 나이 스물 다섯 밖에 안 먹었는데
죽으면 되냐고
보배 휙 던져주고 와버리지 말고 영균이 다 먹을 때까지
지켜보고 와 엄마가 그랬다고
일봉 네
보배 지금이라도 은채가 눈 번쩍 뜨고 일어나서 어머니 저도 김밥 주세요
이랬으면 좋겠구나
일봉 다녀올 게요
보배 아휴 그것들 둘이 얼마나 정이 좋은데 안되지
그런 일 있으면 안 돼
S#21. 은채 병실
영균 그럼 역시 일부러 밀어버린 겁니까 아버님?
원섭 그건 나도 모르네 뭐 본인말로는 가볍게 실랑이 하다가 자기는 먼저
나와 버려서 그 다음 일어난 일은 전혀 모른다고 하는데
뭐 정말 그랬는지 아니면 싸우다가 우발적으로 밀어버렸는지
그건 나도 솔직히 모르네
그러니까 수사를 요청해 보자는 거 아닌가
영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그래 놓고 여태 전혀 모른다고
거짓말을 혼자 피해요? 우리 은채 저런 찬 바닥에 혼자 쓰러졌는데요?
원섭
영균 저 이대로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용서할 수 없습니다
가서 책임을 물을 겁니다 가서 잡아 올 겁니다
원섭 이러지 말고 좀 기다려
증거가 될 만한 것도 하나 찾을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영균 증거요? 그럼 진즉 말씀을 해주셔야죠
뭘 망설이십니까?
원섭 현장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지 않은가
입증 못하면 안 된다고 그러니까 제대로 신고해서
정식으로 수사를 해달라고 요청 해보자고
영균 그렇게 미적거리는 사이에 은채는 죽고요? 저렇게 혼자 죽어가 구요?
네? 아버님? 네?
원섭
영균 보십시오 은채가 왜 저러 구 있어야 됩니까?
원섭 다 내 잘못이네 내 죄가 커
영균
영균 이서방
S#23. 병원 내 일각
영균
원섭
S#24. 병원 앞
원섭
S#25. 병원 휴게실
일봉 손은 왜 그래?
영균
일봉 엄마가 형 다 먹는 거 확인하고 오래
영균 나중에
일봉 지금은 뭘 먹어도 돌 씹은 것 같겠지만 우리 생각도 좀 해주라
형수한테 형은 남편이지만 엄마 아부지한텐 희망이고
우리한텐 자랑스런 형이잖아 응?
영균 알았어 먹을게
일봉 근데 형수 뭔가 좀 달라진 것 같은데
지난 번에 산소 호흡기 안 쓰고 있었잖아?
영균
일봉 왜 그래? 상태가 더 안 좋아진 거야?
영균 아까는 그대로 가는 줄 알았다
일봉
영균 성룡이 형 다정이 못 오게 했는데 현숙이 누나도
시간 내서 다들 오라고 그래 보고 싶은 사람 오라고
일봉 형
영균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잖냐
일봉
S#26. 은채 병실
지호 안녕하세요
영균 왔어요
지호 이제 제발 깨어나라 은채야
S#27. 병원 몽타쥬
S#28. 원섭 회사 전경
S#29. 원섭 회사 일각
상무 사장님 들어오지 않구요?
원섭 내가 올라갈 염치가 있나
상무 그래도 들어가셔야죠 아직도 사장님이시잖습니까
올라가시지요 제가 모시겠습니다
원섭 신경 쓰지 말아요 정말 괜찮아
이 지긋지긋한 회사 올라가기도 싫어
상무 그러지 마십시오 윤사장님 손사장님 두 분 사장님이 만드신 회산데요
원섭 손 사장은 안 계시죠
상무 예 지금 일하고 계십니다
원섭 참 대단한 여자네 딸아이 그렇게 눕혀놓고도
일을 하고 있다니
상무 저 사장님은 안 계시고 문제가 생겼으니 고문님께서 직접
나설 수 밖에요
원섭 아니 문제라뇨?
상무 모르셨습니까? 회사 기밀서류 도둑 맞았습니다
원섭 뭐요?
상무 추측으로는
그래서 일이 나지 않았을까 하는
원섭
S#30. 정인 사무실
정인 다행히 신공법 특허는 이미 최종심사
중이라고 하니까 곧 통과 될 것 같습니다
채권단 나쁜 놈들 우리가 공들이고 돈들인 사업 기획서를
그대로 베껴먹겠다는 거 아닙니까
정인 그 디자인도 서 교수님께서 저작권을 미리 등록해두셨답니다
채권단 어 그것도 다행이군요
정인 믿고 이렇게 맡겨 주셨는데 이런 실수를 해서 송구스럽습니다
채권단 차후엔 그런 일 없게 하시오
정인 네
채권단 범인도 꼭 잡으시고요 자기 회사 기밀 상황을 빼돌리다니
그런 파렴치한이 어딨습니까
인호 회장님 와계셨군요
채권단 교수님 심려가 많으시죠? 힘드시겠지만 수고 좀 해 주십시오
인호 잘 되겠죠 뭐
채권단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수고 하십시오 손사장
정인 네
인호 뭐라고 합니까 저 회장님
정인 걱정하시는 거죠 뭐
인호 아 따님 실족 말입니다 정식으로 수사하는 모양입니다
정인 그래요? 누가 요청했을까요?
인호 최상무가 말을 아끼는데 느낌으로 봐선
정인 은채 아빠가요?
인호 네
경찰에서 곧 나와서 현장 조사한답니다
정인
인호 손 고문님 생각이 맞을 것 같은데요
따님이 대외비 자료를 훔쳐간 그 누군가와 계단에서 다퉜 수 있다는 그
말씀 말이에요
정인 뭐 뭡니까?
인호 저와 드라이브 좀 해주면 보여드릴게요
S#31. 야외 커피 숖
인호 그 시간에 로비에 잡힌
파일을 들고 있죠
정인 이걸 어떻게?
인호 보기나 하세요
인호 너무 작게 나와서 구분하기가 어려우시겠어요?
인호 아주 용의주도한 여자더군요 그 많은 감시카메라에 거의 잡히질 않았어요
정인
인호 여기 손에든 뭉치 보이시죠 서류로 추정되는 거 모르시겠어요?
정인 순정이네요 내 이 기집애를
인호 아 참 일부러 차가운 냉면 드시게 했는데 소용없는 거에요?
정인
인호 강가로 드라이브나 가실래요
정인 아뇨 가 가봐야겠네요
S#32. 순정 거실
원자 누구세요?
원자 언니? 그러잖아도 나 지금 은채한테 갈려고
정인 얘 어딨어요?
원자 수퍼에 갔어요 근데 그건 뭐에요?
정인 얘 책상 같은 거 쓰는 거 어디 있어요?
원자 왜요?
정인
원자 언니 왜 그러세요?
정인 나 말릴 생각 말고 이 사진이나 봐요
원자
정인 혹시 그 사진 속에 순정이가 들고 있는 그 서류 같은 거
가지고 와서 어디다 두는지 알아요?
원자 나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아 여기 순정이 맞네요
정인 그 손에 있는 게 뭔줄 알아요? 우리가 잃어버린 회사 기밀문서에요
원자 네?
정인 더 무서운 것 말해줄까요? 걔 그거 훔치러 왔다가 은채와 싸운 거에요
원자 싸 싸워요?
정인 그래서 은채를 계단 밑으로 밀어버린 거구
원자 아니 설마 저 순정이가 은채를 죽이려고 했다는 거에요?
정인 그랬을 수도 있죠
순정 무슨 일이세요?
정인 몰라? 내가 왜 왔는지?
순정 글쎄요?
원자 아유 아유 언니
순정 대단하시네요? 맘대로 남의 집에 들어와서 뒤지고 때리고
원자 너 혹시 기밀문서 훔쳐갔어? 그래서 언니한테 빨리 사과해
순정 아직도 기밀문섭니까?
이건 그 증거라는 거구요?
정인 그럼 너 가지고 나간 거 뭐야
순정 기밀문서라면서요?
정인 그게 아니라면 뭐야?
순정 난요 그냥 내 파일 찾아 들고 갔던 거에요
정인 이 가증스러운 것이
순정 어떻게 해야 분이 풀리시겠어요
내가 살인이라도 했다고 뒤집어 씌우실 건가요? 하하하
정인 이게 웃어?
원자 언니 말로 해요 말로
정인 이거 놔요
원자 걸핏하면 손부터 올라 가 제발
정인 저게 우리 은채를 그렇게 만들었다고요
원자 언니 그럴 리가 설마
순정 네 제가 밀었어요 그럼요 손사장님 차로 밀어버리라고 시킨 것도
저였고 은채 계단에서 밀어서 사경 헤매게 한 것도 다 저라니까요
원자 아니지 그지?
순정 당연하죠 고모님 제가 돌았어요?
정인 이게 끝까지 거짓말만하지
원자 언니 제발 나 폭력 싫어
순정 자기가 잘못한 건 다 내 잘못이지
이거 보세요
추하게 뭐에요? 손찌검 아니면 할 게 없어?
정인 이게 정말
원자 언니 야 너 빨리 나가 빨리
순정 나도 슬퍼요 나도 은채 그렇게 된 거 가슴 아프다 구요
손사장님 가슴 아픈 건 나도 이해하는데 그렇다고 생사람 잡으려고
하면 어떡하느냐고요
정인 야 너 보자 보자 하니까 정말
원자 언니
정인 이것 좀 놔봐요
원자 언니 좀 참아요
순정 고모님 차 한 잔 타드리세요 진정 좀 하시고 가시라 구요
정인 야 야
원자 언니 언니 언니 제발
정인 너 며칠이나 버티나 어디 두고 보자 너 알어
은채 실족사건 수사 시작한 거 말이야
원자 언니 제발 참어 제발 그만
정인 우리 은채 우리 은채 우리 은채 어떡해요 우리 은채 어떡해요 아가씨
원자 그래요 언니 참어
정인 우리 은채 어떡해요
원자 아이고
S#33. 순정 집 앞
순정 아이 조심한다고 했는데 왜 찍혔지? 거기도 카메라가 있는 건 몰랐네
수사를 해? 증거도 목격자도 없는데 뭘로 어떻게 수사를 해?
원섭 왜 여기 있니?
순정 안에
원섭 은채 엄마가?
순정 다짜고짜 은채 사고 이야기 하면서
원섭
순정 설마 당신이 수사 요청한 거에요? 은채 사고요?
원섭 그래 내가 했다
순정 여보 아니 말했잖아요 난 관계 없다 구
원섭 그렇게 관계없으면 가서 당당하게 조사 받아
순정
원섭 경찰에서 곧 소환할거야
순정 어떻게 나한테 이래
나 당신 위해서 평생 희생한 여자야
오직 당신 하나만 믿고
사람이라 구 근데 날 경찰에 보내겠다고
원섭
그럼 가서 당당하게 조사 받아 그래서 결백 입증해
뭐가 두려워
순정
S#34. 인호 거실
인호 괜찮으세요
정인 교수님 말씀을 들을 걸 가서 망신만 당했습니다
인호
S#35. 은채 병실
영균 이미 봄이 찾아 왔는데도 우린 겨울 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상쾌한 봄날 아침에는 모든 인간들의 죄가 용서를 받는다
이 날은 악덕과의 전쟁을 쉬는 날이다
봄의 태양이 불타오르고 있는 동안에는 극악무도한 인간도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자신이 깨끗해진다면 이웃들에게 깨끗함도 알 수 있게 된다
영균 지루하지? 내일은 좀 더 웃긴 걸로 읽어줄게
은채
영균 다 듣고 있는 거 안다 은채야 믿을게
S#36. 보배 식당 주방
진규 야야 노는 날이면 좀 도와 안 보이냐?
일봉 피곤해 난 오늘이 휴일이라고 엄연히
진규 피곤하긴
내가 니 나이 때는 쇠도 씹어 먹었다 그러구두 사흘 밤낮을 잠을
안 잤어요 젊은 놈이 만날 피곤하긴 뭐가 피곤하다고
일봉 형 내 나이 때 맨날 만화책만 봤거든?
무슨 돌을 씹고 쇠를 씹어? 형 만화가 된다고 공모 낸다고 그랬었잖아
무슨
현숙 둘 다 그만 안 도와줄 거면 조용해 시끄러 죽겠네 진짜
일봉 오늘 밤에 형수한테나 가볼까 영균이 형 며칠 동안 밤낮 없었을 거 아냐
진규 그래 그래라 그럼 차라리 와서 밥도 좀 먹고 잠도 좀 자라고 그래라
일봉 이렇게 다들 익숙해져 가는 구나
현숙 그지? 은채 처음에 사고 났을 때만 해도 우리 다들 울고불고
했는데 얼마나 됐다고 그새 익숙해져 버린다
진규 그러네 원래 아팠던 사람처럼 그렇게 대한다 우리가
진규 다정이 성룡이는 그렇지 않던데
일봉 둘이 아직도 맨날 기도해?
현숙 응 날마다 기도 해 하루는 하느님한테 기도 하고
하루는 부처님한테 기도하고
S#37. 은채 신혼 방
다정 삼촌 이제 누구한테 기도할까? 하나님 예수님 부처님 세종대왕님
성룡 응 누구한테 하지? 아이고 걱정이다?
성룡 아 찾았다 우리 이번엔 얘한테 하자
다정 어떻게 인형한테 기도를 해? 삼촌은?
성룡 어때? 이거 영균이 뽀뽀가 제일 좋아하는 인형이잖아?
기도 하면 안 되나?
다정 삼촌이 하고 싶으면 하는데 좀 이상한 것 같아
성룡 그래?
다정 그러지 말구 이거 우리가 다음에 은채 언니한테 갖다 주자?
그러면 은채 언니가 눈뜰지도 모르잖아?
성룡 그래 그러자 참 좋은 생각이야 다정이 너는 정말 정말 똑똑한 거 같애
다정 성룡이 삼촌이 더 똑똑해
S#38. 은채 병실
원자 세상에 이렇게 귀엽게 생겨 가지고 우리 은채 팔자가 왜 이렇게
험난한지 모르겠네
정인
원자 빼빼 말라 앙상한 저 어린 게 때 묻은 인형 안고 와서 울어 대더니만
정인
원자 그래도 신통한 게 언니한테만 안기면 방실방실 했어요?
그게 바로 인연인가 봐요
정인
원자 언니 얘 친 엄마는 무슨 병으로 죽었댔죠?
정인 아가씨 들어가세요
원자 못 듣잖아요 뭘
정인 들어가 쉬세요
원자 네
S#39. 병원 복도
원자 교수님
인호 안녕하세요
원자 언니 데리러 오셨나 보네요
인호 퇴근하는 길이라서요
원자 택시도 많은데 뭘
영균이는 언니가 들여 보냈구 지금 언니 혼자 있어요
인호 네 들어가십시오
원자 저 교수님
인호
원자 저랑 저 차 한잔 안 하실래요?
인호
S#40. 병원 로비
원자 교수님은 똑똑하시죠
인호
원자 전 무식해서 그런지 도통 이해가 안 되는데요 언니 말대로 순정이가 은채
밀어다면은 대체 왜 그랬을까요 자기도 아들을 낳아서 키우는 엄마면서
어떻게 그렇게 독한 짓을 할 수 있는 건지 정말 이해가 안 되네요
인호
원자 산다는 게 저 뭔가요 교수님?
인호 글쎄요 생물학적으로 대답해 드린다면
뇌와 심장에 산소와 혈액이 계속 공급되는 상태를 말하는 거겠죠
원자 진짜 똑똑한 체 하시네
인호 은채 고모님이 원하시는 대답은 이거 아닐까요
산다는 건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건 결국 사는 거구
원자 교수님 우리 언니 좋아하시죠?
인호
원자 솔직한 분 아니세요?
인호 네 좋아합니다
원자 왜 좋으세요?
인호 저도 그 대답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원자 그럼 얼른 대답을 찾아보세요
인호
원자 그런데 주의 하실 게 있어요
우리 언니는 아주 강해요 덩치 큰 남자들이 단체로 협박을 해도
눈 하나 깜짝 안 해요 오히려 그런 사람들 앞에서는 더 강해지는
그런 여자에요
언젠가 현장식당에서 부당한 파업을 했어요 도로 공사라 외진
산골이었죠
그런데 거기로 트럭 밥 차를 수배해서 직접 몰고 내려갔어요
내려가선 수백 명의 밥을 직접 해내더군요 새참까지
인호
원자 조심하세요
원자 저 가봐야겠네요 애 올 시간이 돼서
인호 네 그럼
원자 저기 교수님
인호
원자 저는 그런 언니가 조금도 부럽지 않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가끔씩 부럽네요
인호
S#41. 은채 병실
정인 아이고 우리 이서방 지극정성이다 이서방
정인 네 신랑 모처럼 집에 가서 한숨 푹 자고 오라고 들여보냈다 엄마가
잘했지? 그러니까 오늘은 엄마랑 있자 구나 우리 딸
정인 어쩌면 이리 한군데도 미운 데가 없니 우리 딸
이 쪼끄만 손으로 그림도 잘 그리고 피아노 잘 치고
못하는 게 없지
정인 이 이 손 지금 니가 잡은 거니?
은채
정인 은채야 은채야 간호사님 은채야 간호사님
S#42. 병원 복도 간호사실
정인 간호사님 우리 딸이 정신이 들어왔었어요 제 손을 잡았어요
간호사 알겠습니다 같이 가보시죠
S#43. 은채 병실
인호 깨어났습니까?
정인 네 분명히 눈도 씰룩 거렸 구요
인호 어떻습니까?
간호사 아닌 것 같습니다
정인 아니에요 정말입니다 의사 선생님한테 연락 좀 해주세요
간호사 잘못 보셨거나 아니면 근육에 살짝 경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 번 더 그러면 그때 선생님 모셔오겠습니다
정인 아니요 제가 분명히
인호 손 고문님
정인 아닙니다 교수님 정말입니다
인호 그럼 다시 돌아올 겁니다 조금만 더 관찰해 보시죠
정인 아니
S#44. 신혼 방
영균
은채E 가져 왔어? 어딨어?
네 살 때래 그때 우리 엄마가 나 데리고 오셨을 때 내가 지니고 있었던 게
딱 이거 하나 였데
영균
성룡E 영균아
영균 어 형
성룡 내 동생 영균아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매일 은채 언니 깨어나라고
기도하고 있어 다정이랑 매일 매일 열심히 하고 있어
영균 고마워 형
성룡 영균아 내가 무서우면은 같이 자줄까?
영균 아냐 그냥 혼자 은채 생각 하고 싶어
성룡 알았어 그러면 많이 많이 생각해
귀남E 여보 나 왔소 우리 집 가장 행차 했오
영균
S#45. 보배 마당
귀남 아니 다 어디 갔냐 우리 사남 우리 외딸 다 어디 갔어
영균 오셨어요?
귀남 아이구 우리 삼남 오랜만에 집에 들어왔구나
성룡 아버지 엄마가 싫어한다 은채 언니 아픈데
자꾸 자꾸 술 마시면 싫어한다
보배 당신은 왜 또 마셨어요? 오늘은 또 무슨 핑계로요?
지미 아빠 쇼핑하셨어요?
일봉 오늘 누구 생일이에요?
귀남 아니 무슨 날을 잡아야만 쇼핑을 하는 거냐?
나는 여자들이 말이지 이 스트레스를 푸기 위해서 쇼핑 한다는 거 나는
귓등으로만 들었는데 이젠 다 이해가 된다
진규 아버진 별걸 다 이해 하실려고 그러시네요
보배 당신 들어와요 어서
귀남 그래 우리 삼남 내가 너 그 동안 많이 보고 싶어했다는 거 알고 있지
영균
귀남 들어가자
S#46. 보배 마루
귀남 다들 하나씩 골라 가져라 그리고 이 스카프 이거는 지미 꺼고
나머지는 갖는 사람이 임자다
진규 우리 줄려고 사 오신 거에요?
귀남 애비가 자식을 안 챙기면은 누가 챙기겠어 안 그래?
귀남 아니 뉘들 뭣들 하냐 고르라니까 내가 골라 줄게
자 이 구두 이 구두는 우리 삼남이 신어라
그리고 열심히 펄펄 뛰어 다니면서 멋진 사회 생활하도록
영균
보배
일봉 아버지 선물 받는 건 좋은데 이유나 알고 받죠
진규 예 평생 이런 일이 없다가 그러시니까 살짝 불안하네요
귀남 사람이 살면 얼마나 산다고 아등바등 이렇게 몸부림치면서 살아봐야
다 소용없는 거에요
내가 건강하고 오래 살아야 우리 가족들하고 오순도순 정을 나누고
살지 쓰러져 버리고 나면 다 소용없어
영균
귀남 여보 당신 선물도 있어 당신 것만 빠진 줄 알고 지금 토라져 있지?
자 짠
보배 그게 뭐예요?
귀남 열어 봐
보배
지미 어 반지다 이거 상당히 비쌀 텐데 아빠?
보배 누가 이런 거 받고 싶대요? 쓸데없이 왜 이런데
돈을 써요? 누가 좋아한다고? 무슨 돈으로 사셨수?
귀남 나 오늘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그 동안 꿔준 돈 다 받아냈어요
금고에 있는 돈 절대로 손 안 댔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진규 결혼식 때 받은 금반지 아버지가 팔아서 잡수셨다더니
미안해서 사 오신 거에요?
귀남 뭐 결혼식? 하 하 야 슬픈 과거 이야기는 우리 하지 말고
여보 그 동안 생각해보니까 당신한테 가락지 하나 제대로 사준 게
없었더라고 그래서 오늘 사온 거니까 당신 이제 이 나이에 이런 반지
끼어도 되요
보배
귀남 이거 가지고 사치한다 이렇게 말할 사람 하나도 없어
보배 난 원래 거추장스러워서 뭐 끼고 달고 하는 거 싫은 사람이에요
누가 좋아할 줄 알고 이런 걸 사와요?
귀남 아이고 없어서 못 차지 있는 걸 왜 못 차?
여보 못난 남자 남편이라고 이렇게까지 살아준 거 고마워요
그리고 우리 다섯 놈들 이놈들 줄줄이 먹여 살리느라고 당신 뼈골 빠진 게
일한 거 내 다 알고 있어
보배
귀남 니들 나 말리지 말어 앞으로 난 마누라랑 혼자 행복하게 살 거야
니 엄마 이제 니들 거 아니야 내 꺼야
내 마누라 내가 챙기면서 죽도록 사랑만 하고 살 거야
영균
S#47. 보배 안방
보배 은채 때문에 말은 안 해도 속이 탔구만 저 남자
S#48. 보배 마당
영균 죄송합니다 마음 상하게 해 드려서요
귀남 아니다 은채 일로 속상하고 슬픈 일이 많았는데
그거 때문에 내가 깨달은 바가 많다
영균
귀남 우리 집안에 삼남 우리 희망 너 때문에 우리가 있으니까
절대 용기 잃지 마라
아버지가 뭔가 해 줄 게 없어서 미안하구나
영균 아버지
귀남 어제 밤에는 하도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잠을 자지 못했다
부부간에 너무 금술이 좋다 보면은 하늘도 시샘을 해서 둘 중에 한 사람을
먼저 데리고 간다는데 그건 아니지 너한테는 그런 일이 없겠지
영균
S#49. 순정 집 외경
S#50. 순정 주방
순정 맛있어? 많이 먹어 내 아들?
한이
원자 언니 눈이 얼마나 매운데 잘 못 봤을 리 있겠어요?
일어날 거에요 그렇게 해서 돌아오는 거지
그럼요 조금만 기다려 봐요 네 끊어요 또 전화해요
순정 뭐에요?
원자 은채가 잠깐 정신이 들어었다네
순정 정말이에요?
원자 뭐 딱 든 건 아니고
언니 착각일 수도 있는데 아무튼 뭐 손가락에 조금씩 힘이 느껴지더래
눈가도 좀 움직이고
순정
원자 그렇게 조금씩 깨났으면 좋겠다 어서 정신이 들어야 할 텐데
순정
한이 고모 나 은채 누나 볼래요?
원자 그래 곧 보러 가자 고모랑 응?
순정
S#51. 병원 복도
순정
S#52. 은채 병실
순정 은채야
너 내 말 들리니 그러니?
은채
순정 뭐야 깨어난 거 아니잖아 괜히 깜짝 놀랐네
순정 다행이다
은채 야 정말 미안한데
너 정신 차리면 그래서 내가 계단에서 민 거 얘기해버리면
난 정말 살아날 방법이 없단다?
은채
순정 언니가 죄가 많아 그래 용서해 달라고는 안 할게
내가 너한테 잘못한 거는 평생 가지고 갈게 응?
죽어주라고도 안 할게 그냥 이대로 계속 자다오
아주 깊이 오랫동안
은채
S#53. 병실 일각
순정 어머
영균 여긴 왜 오신 거죠?
순정 난 은채 보러도 못 오나?
영균 불안해서 오신 건 아니 구요? 장모님께서 은채 깬 것 같다고
말씀 하셨다면서요?
순정 깨면 좋지 그리고 영균씨까지 나한테 이럴 필요 없잖아
영균
순정 유머 모음집? 하하 은채가
잘도 듣고 웃겠네 그럼 수고해
영균 은채 일어납니다
순정
영균 틀림없이 일어날 겁니다
순정 그러길 나도 바래
영균
S#54. 정인 사무실
경찰 층고의 경사도나 조명 이용 빈도로 볼 때 실족사고로 위장할 가능성은
없진 않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진술도 목격자도 없어서 규명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인호 그렇군요
하긴 목격자이자 피해자가 단 한 사람 아닙니까
결국은 따님이 일어나야 모든 게 밝혀질 텐데 어렵겠군요
경찰 도난 사건 역시
CCTV 전체를 검토한 결과 그 여자가 잡힌 카메라는 딱 한 대 로비뿐입니다
인호 그건 오히려 더 비정상적인 상황 아닙니까
일부러 의식 치 않았다면 여기 저기 다 찍혀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경찰 그렇죠 딱 한 장만 찍혔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죠
말하자면 그 여자는 카메라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어서 일부러 피해서
다녔던 거죠
경찰 말씀하신 대로 그 층에 출입한 외부 사람은 그 시간에 그 여자 밖에
없었습니다
상무 그럼 결국 파일은 갖고 가되 그럼 그 파일은 아니고 자기 개인 걸 갖고
갔다 다른 건 아무것도 모른다 은채 일도 아무것도 모른다
이 발뺌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거 아닙니까?
경찰 그렇죠 심증만 갖고는 잡아넣을 수가 없어요
정인 그걸 믿고 그 기집애가 그렇게 태연하게 있는 거에요
그러나 반드시 뒤집을 증거가 있을 겁니다
인호 그런 게 있을까요?
정인 그 파일은 돈이 되는 거거든요 결국 누군가에게 팔아 넘길 거구요
그때 돈 주고 받은 정황만 잡으면 찾는 거죠
인호 타인 명의로 주고받았다면 그건 역시 알아낼 수 없는 거잖아요
S#55. 순정 거실
원섭
한이
원섭 한아 한이 엄마 좋아?
한이 네
원섭 한이 고모랑 아빠랑 만 살면 싫어?
한이 싫어요
원섭
순정 여보 은채 만나긴 했지만 전 비상 계단 쪽엔 간 적이 없어요
거기서 다쳤다면서요
원섭
영균
원섭
S#56. 은채 병실
영균 세상에서 제일 빠른 사나이가 있었대
시골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데 거기서 왠 닭 한 마리가
자기보다 빨리게 달리고 있었던 거야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빠른 사람인데 자존심이 상했대
그래서 전속력을 낸 거야 근데 닭도 질세라 더 빨리 달렸데
그래서 결국 닭한테 졌대
영균 그래서 남자가 닭 주인을 찾았어 돈을 얼마를 달래도 줄 테니
닭을 팔라고 간청을 했지
근데 죽어도 안 판대 일억 이억 백억을 줘도 안 판대
그래서 화를 내면서 물어봤대 왜 안 팝니까 뭘 원합니까
그랬더니 야 내가 주인이지만 나도 잡을 수가 없어
니가 잡아와 공짜로 줄게 그랬대
영균 못생긴 피오나 공주님 잘도 잔다 참
은채 치
영균
은채 나
영균 은채야 은채야?
은채 나 피오나 아니랬
영균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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