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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연가 5

5> 2002128일 월요일

 

비바체 (- 4부에서 연결)

 

 

채린 어머, 니들 여기 왠일이니?

 

상혁 어... 채린아...!

 

민형 (유진을 향해 친근하게 웃으며) 유진씨는 어제 추위 많이 타시는 것 같던데 푹 쉬었어요?

 

 

 

 

상황파악이 잘 되지 않는 상혁, 놀라 유진을 쳐다보는데,

 

 

 

채린 (괜히 주저하는 척) 아까 이야기해줄까 하다가..... 유진이가 이야기 안한 것 같아서

말 안했어. 유진이가 맡은 스키장 공사...... 민형씨가 총책임자야.

 

 

 

놀라서 멍해지는 상혁. 의아한 민형. 내심 미소를 감추는 채린 그리고... 유진의 얼굴

 

에서.

 

 

 

시간경과

 

네 사람이 한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유진 불편해 하고 상혁은 무표정 없이

 

앉아 있다.

 

 

 

민형 저 하고 일하는거 모르셨다니 의외네요. 왜 말 안했어요? (웃으며 유진보고)

 

채린 그러게 말야. 유진이가 안그래 보여도 이렇게 좀 음흉한 구석이 있어.

 

너 정말 왜 그랬니? (표정)

 

상혁 아니야. 그동안 그런 말 할 기회가 없었어. (민형에게 웃어 보인다) 잘 부탁 드립니다.

 

 

민형 부탁은 제가 해야죠. 근데 두분 약혼 하셨다더니 언제쯤 결혼하실 건가요?

 

상혁 글쎄요.... (농담하듯 웃으며) 마음은 결혼한 거나 마찬가지니까..... 내일이라도 하자면

해야죠, . (유진을 보며) 그치, 유진아....

 

유진 (가까스로 아무렇지 않은척 웃는다) 어어....

 

채린 (가로채듯) 유진이 일 끝나는 대로 할 건가봐. 그러니까 민형씨가 빨리 끝낼 수 있도록

도와줘. (유진보고) ..계속 할거지?

 

유진 (표정)

 

상혁 (화제를 돌리듯) 근데 두사람은 (민형에게) 채린이하고는 언제 처음 만나신 겁니까?

 

채린 파리에서.

 

민형 처음 만난 장소가 정말 어디였지?

 

채린 노천카페였잖아. 그때 자긴 대학 친구랑 같이 차 마시고 있었고 난 혼자서 점심 먹고 있을

때 첨 만난 거잖아. (유진과 상혁을 보며) 민형씨가 프랑스에서 공부한 적이 있었거든. (다시

민형을 보며) 친구 만나러 잠시 놀러온 거였었지, 아마?

 

민형 (채린이 말하는 사이 상혁과 유진을 보는)

 

상혁,유진 (표정)

 

민형 (유진을 보는데)

 

채린 그 민형씨 친구가 나 아는 사람이었구. 그 자리에서 연결됐지. 그땐 나 파리 간지 얼마

안되서라 민형씨가 나 가이드도 많이 해줬어 그치 민형씨? (하면) 민형씨!

 

민형 어.. (보고 웃는)

 

채린 남은 신나서 얘기중인데 (상혁 유진 보며) 하여튼 이렇다니까 (웃는데)

 

상혁 ...그랬구나.

 

민형 처음 만났을 때 채린이가 얼마나 이상했다구요. 계속 제 얼굴만 쳐다 보는거예요.

 

 

 

상혁 유진 채린 각자 표정으로 멈칫한다.

 

 

 

민형 새하얗게 질려서 쳐다 보고 있다가 제 친구가 제 소갤 하는데 미국에서 어디서 태어나서

어디서 살았는지 얼마나 꼬치 꼬치 묻던지.

 

채린 (불안한 표정)

 

유진 (표정)

 

상혁 그게...

 

 

 

사람들 시선 상혁에게로 쏟아 진다.

 

 

 

상혁 채린이가 왜 말 안 했는지 모르지만.. 사실은...

 

민형 ?

 

 

 

쨍그랑 소리. 유진이 접시를 쳐서 떨어뜨렸다. 뜨거운 음식이 유진에게 쏟아지고 벌떡 일어나는

유진.

 

 

 

상혁 유진아 괜찮아?

 

채린 괜찮아? 유진아 괜찮니?

 

 

 

민형의 의아한 표정. 유진 눈물이 글썽해진 얼굴로 주섬 주섬 치우는.

 

상혁 그런 유진을 보는 표정. 채린 유진을 싸늘하게 쏘아 본다.

 

 

 

 

 

레스토랑 앞 ()

 

 

 

네 사람, 나와서 인사하고 있다.

 

 

 

상혁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민형 (악수하고) 앞으로 종종 뵙겠네요.

 

채린 (괜히 다정하게) 이제 우리 넷이 가끔 만나서 밥도 먹고 그러자.

 

상혁 그래. 먼저 가라. (민형에게)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민형과 채린, 먼저 사라진다. 유진, 상혁을 보는데 상혁, 유진의 시선을 피한다.

 

 

 

 

 

민형의 차 안 ()

 

 

 

민형이 운전하고 있고 채린은 자뭇 심각한 척.

 

 

 

채린 .... 민형씨, 유진이 좀 이상하지 않아?

 

민형 뭐가?

 

채린 왜 상혁이한테 민형씨랑 일한다고 말 안했을까?

 

민형 (대수롭지 않게) 나도 너한테 유진씨랑 일한다고 말 안했잖아. 일일이 다 말할 필요가 있나?

 

 

채린 ......난 이해가 안돼..... 자꾸 불안한 생각이 들어.

 

민형 (웃고 만다) 뭐가?

 

채린 (망설이는 듯) 이런 얘기 해도 되나.....? (흘낏 민형 눈치를 본다) 유진이가...

내가 하는 걸 따라하는 게 좀 있어.

 

민형 (슬쩍 채린을 본다) ? 따라 한다구?

 

채린 옛날에도 그랬어.... 내가 새 구두 신고 가면 다음날 똑같은 거 신고 오고... 내 옷

보고 안 예쁘다고 해놓고는 자기가 똑같은 거 사입고 오고....

 

민형 (말도 안된다는 듯) 우연이었겠지.

 

채린 (강하게 부정) 아니야. (진지하게 쳐다보며) ...... 심지어 내가 좋아했던 사람도

따라서 좋아했던 애야.

 

민형 설마...

 

채린 (표정 얼른) 그래 그만하자.

 

민형 (흘낏) 정말로 그런 일이 있었어?

 

채린 ....그냥... 불안해서 그래. 상혁이한테 민형씨랑 일한다는말 안한것도 불안하고...혹시라도...

민형씨까지 빼앗을까봐... (눈물 반짝)

 

민형 ...채린아..

 

채린 아이 참.. 싫다. 친구 두고 이런 말 하는 나 정말 싫다. 나 지금 밉지.

 

민형 (그런 채린을 바라보는 표정 그러다가 토닥인다) 신경쓰지마.

 

니가 예민해설꺼야. 내가 보기엔 유진씨 그럴 사람으로 안보이고 약혼자도

 

사람 참 좋은거 같던데?

 

채린 그래... 그렇겠지? (하고는 안먹힌다 신경질나는 표정으로)

 

 

 

 

 

주차장 ()

 

 

 

상혁이 차를 향해 걸어간다. 뒤쫓아가는 유진, 상혁을 붙잡는다.

 

 

 

유진 상혁아.

 

상혁 .......

 

유진 미안해 얘기하려고 했어. 그냥 좀 늦어진 것 뿐이야 그러니까..

 

상혁 (다시 돌아간다)

 

유진 상혁아! (잡는) 얘기 좀 하자. ... 나한테 할 말 있잖아.....

 

상혁 할 말 없어.

 

유진 (상혁을 잡으며) 상혁아.

 

상혁 (유진을 본다)

 

유진 너, 왜 맘에도 없는 소리 하니? , 지금 나한테 화났잖아. 차라리 다른 사람들처럼 화내고

그러란 말야.

 

상혁 (차갑게) 그래, 나 화났어. 내가 왜 화났을 것 같아?

 

유진 ......

 

상혁 (몰아세우듯) 니가 거짓말해서? 니가 나한테 그 남자랑 일한다는 거 숨겨서? 그래서 내가

화났을 것 같아?

 

유진 상혁아....

 

상혁 내가 화난 건 아직까지도 흔들리는 니 마음 때문이야. , 그 남자보고 준상이 생각나서

나한테 말하지 못한 거잖아.

 

유진 그런거 아니야. 그런 거 아니란 말야.

 

상혁 (격앙된 목소리) 그럼? 그럼 왜 나한테 말하지 못한 거야? 언제까지 거짓말하고 숨기려고

했어?

 

유진 (큰소리) 말하려고 했어. 나도 말하고 싶었다구. 너한테 첨부터 다 말하고 싶었는데....

미안해...

 

상혁 (차갑게 바라본다)

 

유진 ..... 그만둘까도 생각했어. 근데....

 

상혁 ......

 

유진 (상혁을 보며) 니가 그만두라면 그만둘게. , 마음 상하게 하면서까지 하고 싶지 않아.

 

상혁 그럼 그만둬!

 

 

 

두사람 격앙된채 마주보고 서 있는.

 

 

 

 

 

호텔 외경 ()

 

 

 

 

 

민형의 호텔 방 ()

 

 

 

민형, 호텔방에 들어선다. 여기 저기 불을 켜면 널직하고 단아하게 정돈된 방이 보인다.

 

민형, 침실 쪽으로 들어간다. 잠시후 민형은 편안한 옷차림으로 세탁물들을 들고 나온다. 세탁할

옷의 주머니를 뒤져 세탁물 놓는 곳에 던져놓는 민형. 예전에 유진이 입었던 점퍼를 뒤지는데 뭔가

잡힌다. 민형, 꺼내보면 필름이다. 이게 왜 여기있지? 고개를 갸웃한다.

 

 

 

 

 

한강변 ()

 

 

 

상혁이 차를 강가에 세운다. 상혁과 유진이 차안에 한참동안 앉아 있다.

 

유진 그러다가 상혁의 손을 잡는 표정.

 

 

 

유진 (눈물 글썽 그렇지만 애써 웃으며) 미안하단말.. 이젠 내가 무안하고 미안

 

해서 더 못하겠어. 상혁아 내가 너한테 뭐라고 얘길 해야하는 거니.

 

..말 맞아. ... 너한테 그 사람이랑 일하는거 말하기 싫었나봐 준상이..

 

생각 ..했어. (눈물이 나려고 한다) 그 사람 보는게... 슬프고 그치만 좋았어.

 

좋았어...정말로 다른 사람인데 다른 사람이거든...

 

근데도 그렇게 똑같은 얼굴을 한 다른 사람이 웃고 말하고... 살아 있잖아.

 

상혁 (표정으로)

 

유진 나.. 너한테 미안하단 말도... 못하겠다. 미안하단 말도 못해.

 

상혁 (어렵게 입을 떼며) .......오면서 주욱 생각했어. 근데 내가 너였어도 말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 더군다나 나한테 그런 말 하기 힘들었을거야.

 

유진 .... 상혁아....

 

상혁 (눈물 닦아주는)

 

유진 (본다) 미안해...

 

상혁 .. 나도 미안해. (안아준다)

 

유진 (마주 안고) 상혁아 난 왜 널 늘 힘들게 하는걸까

 

상혁 나... 하나도 안 힘들어. 그러니까 너도 마음 쓰지마.

 

 

 

두사람 애써 미소 짓는 표정. 그러다가 상혁

 

 

 

상혁 유진아..

 

유진 ? (본다)

 

상혁 너, 그 일.... .

 

유진 (거부하듯) 아냐. 안할래. 안하는 게 좋을 것 같애. ,

 

상혁 (말을 막으며) 그 사람, 얼굴만 똑같지 준상이 아니잖아. 니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니가 힘들게 준비한 건데 그만 둘 이유가 없어. 안그래?

 

유진 .....

 

상혁 (유진의 얼굴을 안고) 같이 일하면서 너 스스로 확인해. 이대로 그만두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 자신있다구..... 무슨 얘긴지 알지?

 

 

 

 

 

폴라리스 실내 (오후)

 

 

 

정아와 유진이 부산을 떨고 있다. 정아는 코트를 챙겨 입고 가방을 뒤적거리면서-

 

 

 

유진 오늘은 타일하고 조명기구 픽스해야 하고..... 목재도 확인해야돼.

 

정아 정신 없네, 정말.... 어디부터 돌아야 하는 거야?

 

유진 강남에서 을지로, 종로로 한번 훑어보면 될 거야. (옷을 걸치며) 나가자, 언니.

 

정아 너 왜 오늘따라 이렇게 일에 열의를 보여? 스키장 껀이라면 내내 뜨아한

 

얼굴이더니.

 

유진 일..이잖아. 내가 일 열심히 안하는거 봤어?

 

 

 

하면서 문쪽으로 향하는 두 사람. 이때 문이 열리면서 채린이 들어온다.

 

유진 채린을 보는. !

 

 

 

 

 

커피숍 (오후)

 

 

 

유진과 채린이 마주보고 앉아 있다. 채린은 웃는 얼굴이고 유진은 좀 굳은 얼굴.

 

 

 

채린 나, 많이 걱정했어. ......상혁이 놀란 것 같던데 너희들, 괜찮았어?

 

유진 뭐가?

 

채린 (걱정된다는 듯) 니가 상혁이한테 비밀로 했다는 거 알았으면 민형씨 입단속해뒀을텐데....

어떡하니? 상혁이가 일 관두라고 하지? 너 그만둘거야?

 

유진 ......아니. 일할거야.

 

채린 상혁이가 일해도 된대? 민형씨랑 같이 일 하는 거 상관 없데?

 

유진 그 사람.... 얼굴만 똑같지 준상이 아니잖아

 

채린 (순간 당황) , 물론 아니지.

 

유진 (슬픈 얼굴로) 상혁이가 일하라고 했어. 나 스스로 확인하라구.

 

내가 여기서 관두면 상혁이... 아직도 내가 준상이 못잊은 줄 알거야. 상혁이를 생각해서라도....

, 이 일 잘 하고 싶어.

 

채린 (억지로 좋아하는척) 잘 됐다.... 정말 잘 됐어.... 내가 괜한 걱정한 거네....

 

 

유진 (채린 보며) 채린아.... 고마워.

 

채린 ........?

 

유진 사실 내가 일하는 거.... 너 싫어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걱정해주는거 너무 고맙고 미안해.

 

 

채린 (억지웃음을 지으며) 어머, 얘는.... 당연한 거 아냐?

 

유진 아냐..고마워.

 

채린 (표정)

 

 

 

 

 

오채린 부띠끄 외경 (오후)

 

 

 

부띠끄 앞으로 들어오는 차. 거칠게 차세우는 채린. 채린 입술을 무는

 

 

 

채린 (차갑게 웃으며) 정유진.... 니가 계속 일을 하겠다구? 그래.... 좋아. 니가 그만둘

수 없다면 내가 그만두게 해주지.

 

 

 

 

 

부띠끄 (오후)

 

 

 

진숙이 잔뜩 쫄아서 부띠끄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진숙이 화려하고 세련된 매장을 신기한 듯 둘러보고 있다. 괜히 눈치를 살피며 뻘쭘하게 선 진숙.

이때 채린이 계단을 내려온다.

 

 

 

채린 공진숙!! (친근하게 웃으며) 찾느라 고생하진 않았어?

 

진숙 (얼굴이 확 펴지며) 채린아!!!

 

 

 

 

 

채린의 작업실 (오후)

 

 

 

진숙은 앉아서 차를 마시며 부러운 듯 채린을 보고 있다. 채린은 점원에게 지시하고 있다.

 

 

 

채린 (쟈켓 안단을 들추며) 이것 봐봐.... 체인을 이렇게 엉성하게 하잖아? 그럼 금방 축축

쳐진다구. 내가 체인처리 똑바로 하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왜 사람들이 못알아듣지? 다시 가서 잘

말해. 한번 더 똑같은 말하게 하면 거래 안한다구. 알았니?

 

 

 

이윽고 점원이 내려가면 채린은 힘들다는 듯 한숨을 쉬며 진숙앞에 앉는다.

 

 

 

채린 (웃으며) 미안해. 오픈한 지 얼마 안되서 늘 이렇게 살아.....

 

진숙 그래도 멋있어 보인다.... .

 

채린 멋있긴.... 넌 어떻게 지내니? 유진이랑 같이 사는 건 알고....

 

진숙 그냥.... 그렇지 뭐.... (애써 자위하듯) 용국이 말대로라면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나

할까.....

 

채린 (쿡 웃으며) 권용국 답다.... 그래도 뭔가 하긴 해야하지 않겠어?

 

진숙 해야지....

 

채린 (물 한모금 마시더니) 그동안 무슨 일 해봤니?

 

진숙 백화점 일도 해봤고..... 코디학원도 다니고, 요리학원도 다녀보고.... 한 건 많은데...

(부끄럽다) 끝장본 건 없다.....

 

채린 .... (진숙의 눈치를 보다가) 진숙이, ....

 

진숙 (뭔가 기대하는 심정으로 바라본다)

 

채린 (다정하게) 사심없이 들어줘. 나 말야, 아는 사람 없이 혼자 일하려니까 말도 잘 안통하고....

좀 힘들어. 그래서 말인데.... 너만 괜찮다면 내 가게에서 일하지 않을래?

 

 

 

진숙, 눈이 휘둥그레진다. 서서히 진숙의 얼굴위로 퍼지는 안도와 기쁨의 표정.

 

 

 

 

 

조명기구 가게 앞 (오후)

 

 

 

조명가게 유리창 너머로 조명기를 보는 유진과 정아의 모습이 보인다. 주인아저씨에게 뭐라고 하고는

인사하고 나오는 유진과 정아.

 

 

 

유진 (정아보며) 마지막에 본 게 젤 낫지 않아? 그걸로 하자.

 

정아 오케이! (수첩 보며) 그럼 내일 바닥재만 보러 다니면 끝나는 거네?

 

유진 응. 저녁 먹고 갈까?

 

정아 아니. 집에 들어가서 해피랑 같이 먹을래. (우습다는 듯) 우울증에 걸리셨단다. 상전이

따로 없지, ..... 그나저나 스키장 들어가게 되면 우리 해피 어쩌나.....?

 

유진 동물 호텔 있잖아. 그런데 맡겨.

 

정아 것도 좀 아는 데 맡겨야지 아무 데나 맡길 수 있냐?

 

유진 있잖아. 용국이!

 

정아 (허걱) , 말도 꺼내지마. 거기다 맡겼다가 용국인가 걔 닮아서 시도때도 없이 짖으면

어쩌라구?

 

 

 

유진, 기가 막힌 듯 웃고 정아는 자신이 말하고도 우스운지 웃는다.

 

 

 

정아 (멈춰서서) 그럼 난 들어갈테니까 낼 보자.

 

유진 그래요. 잘 들어가.

 

 

 

정아, 손흔들며 멀어지고 유진도 혼자서 씩씩하게 걷는다. 홀가분한 기분.

 

이때 유진의 핸드폰이 울린다.

 

 

 

유진 네, (웃으며) , 진숙아!

 

 

 

 

 

술집 (저녁)

 

 

 

유진이 들어가면 상혁이가 유진아!”하는 소리가 들린다.

 

유진, 보면 용국과 진숙, 상혁이 보인다. 유진, 밝은 얼굴로 다가가서 앉는다.

 

 

 

유진 오늘 왠일이야?

 

용국 공진숙이가 오랜 신선 생활을 접고 드디어 취직 하셨단다.

 

유진 정말? 진숙아, 정말이야?

 

상혁 채린이가 같이 일하자고 그랬대.

 

유진 그래? 잘 됐다.... 진숙아, 축하해.

 

진숙 고마워, 유진아. 월급타면 너한테 젤 먼저 큰 거 쏜다. 유진아, 빨리 한 잔 받아 (걱정스럽게

보는 상혁의 눈길을 눈치 채고) 상혁아! 걱정마! 유진이 술 못마시는 거 나도 다 알아. 그래도

잔은 받아야지. (애교스럽게) 유진아, 내가 다 마셔줄게. (유진의 술을 벌컥벌컥 마시는 진숙)

 

용국 야, 공진숙. 걱정된다.... 천천히 마셔.

 

진숙 내가 뭘?

 

용국 너, 술만 마시면 변신로봇 되잖아. 오늘은 변신하면 안돼.... (진숙 섭섭해서 째려보고)

 

상혁 그래도 진숙이가 인복이 있어. 안그래?

 

용국 인복이 아니라 일복이 터졌다고 봐야지. 나같으면 오채린 밑에서 일하느니 계속 유진이한테

빈대 붙어서 살겠다. 오채린, 걔가 자선사업가는 아닐테고... 본전 뽑을걸?

 

진숙 채린이 니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쌀쌀맞은 애 아니다? 그리고 돈 주는데 당연히 본전

뽑아야지.

 

용국 하이고! 공진숙,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하루 아침에 바뀌냐? .... 쯧쯧... (비아냥대듯)

, 채린이도 데리고 나오지 그랬어? 월드컵 특수와 패션계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가르침 좀 듣게

말야..... (하고는 끼들거린다)

 

진숙 응. 그렇잖아도 같이 가자고 했는데 그 애인이 찾아와서,

 

 

 

하다가 괜히 진숙은 입을 탁 막는다. 다들 괜히 머쓱해진다. 상혁, 웃는다.

 

 

 

상혁 이민형씨? 괜찮아.... (유진을 보며) 이 참에 말하는 게 좋겠다. 그치? (용국과

진숙을 보며) 실은 이민형씨가 유진이랑 이번에 같이 일하게 됐데.

 

진숙/용국 (눈 동글) 뭐라구?

 

상혁 그 스키장 책임자가 이민형씨래. 나도 유진이랑 한번 같이 봤어.

 

 

 

아이들, 괜히 유진과 상혁보다 더 놀라고 어색해한다. 유진과 상혁은 덤덤하게 웃는다.

 

 

 

 

 

고급 옷가게 전경 ()

 

 

 

 

 

옷가게 안 ()

 

 

 

채린이 피팅룸에서 나온다. 굉장히 화려한 옷인데 너무 잘 어울린다. 흡족한 채린 표정.

 

채린, 거울에 몸을 비추면 뒤에 앉아 있는 민형의 모습도 보인다.

 

 

 

채린 (자신만만) 어때?

 

민형 (일어나며) 너무 야하지 않나.....

 

채린 마음에 안든다... 이거지?

 

민형 (옷을 고르며) , 여자들이 언제 제일 이뻐 보이는 줄 알어?

 

채린 ......

 

민형 (이것 저것 둘러보며) 자기가 얼마나 이쁜지 의식하지 못할 때야. 근데 지금 넌 나 이

정도에요하는 것 같단 말야. 그런 거... 좀 촌스럽지 않어?

 

 

 

채린, 뾰롱통해진다. 다시 피팅룸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민형이 옷 하나를 꺼낸다.

 

 

 

민형 채린아..... (보여주며 웃는다)

 

 

 

잠시후 채린이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선다. 민형, 흡족한 듯 뒤에 서서 바라본다.

 

 

 

민형 ... 괜찮은데. 어때?

 

채린 (불만인 듯 속삭이며) 이런 건 나도 만들어 입을 수 있어.

 

민형 바보야. 남의 옷도 입어봐야 니 옷도 더 잘 만드는 거야. (어깨를 잡아주며) 이쁘다.

 

 

 

 

거울속에서 채린을 보며 웃는 민형. 채린, 민형이 이쁘다니까 불만은 사라지고 좋다.

 

 

 

 

 

레스토랑 ()

 

 

 

민형과 채린이 식사를 하고 있다.

 

 

 

채린 ....이번 금요일에 웨딩패션쇼가 있는데 내 옷도 몇 개 선보일 예정이야. 민형씨 시간되면

보러와.

 

민형 금요일은 안될 것 같은데? 파티가 있어.

 

채린 파티? (웃으며) 별일이네? 민형씨 정장입고 예의차리는 그런 자리 싫어하잖아. 무슨 파티야?

 

 

민형 응. 본사 창립 기념일이래. 내키진 않는데... 어차피 이번 스키장 일로 한번은 봐야할

테니깐 가기로 했어. 스키장이 그룹거거든.

 

채린 그래? (그러다가) 그럼..... 유진이도 가겠네?

 

민형 관련업체들 전부 참석해야 하니까... 오겠지?

 

채린 (뭔가 스치는 표정) 민형씨.... 내가 같이 가 줄까?

 

민형 패션쇼 있다며?

 

채린 잠깐 들렀다 가지 뭐. (놀리듯) 민형씨 양복입은 것도 오랜만에 보고.... 또 유진이도

보고..... 일석이조네? (생각난 듯) ! 민형씨가 사준 옷 입고 가면 되겠다. 그치?

 

 

 

민형, 채린이 귀여운 듯 웃는다. 민형은 맛있게 먹고 채린은 뭔가 생각하는 얼굴이다.

 

 

 

 

 

술집 ()

 

 

 

진숙, 생맥주 잔을 테이블에 탁 내려놓는다. 취기가 잔뜩 올라온 얼굴.

 

 

 

진숙 (버럭) 유진이, 너 그 일 당장 때려쳐!!! 상혁이한테 그러는 게 아니지!!!

 

 

 

상혁과 유진, 다정하게 얘기하다가 놀라고 용국도 놀란 얼굴이다.

 

 

 

용국 (진숙의 곤조를 알았다는 듯) 야아.... (얼굴을 들이대며) 공진숙, 드디어 변신에

들어갔구나.... 너 내가 누구로 보이냐?

 

진숙 (용국의 얼굴을 치우며) 넌 저리 비키고.... (유진에게) 유진아, 니가 그 남자랑 같이

일한다는 건 말도 안되는 짓이야! 그 남자가 누군데....? , 그 남자 얼굴 보면서 일이

될 것 같애?

 

유진 (멋적은 듯 웃으며) .... 진숙이, 너 벌써 취했구나?

 

진숙 아니, 아니.... , 하나도 안취했어. 그래서 하는 말인데 그 일 당장 그만둬. 아무리

공을 들이고 돈을 퍼붰어도 그 남자랑 일한다는 건 죄악이야, 죄악.

 

용국 (수습하려고) , 상혁이가 괜찮다는데 니가 왜 난리야?

 

진숙 (똑바로 말한다) 권용국! 니가 그러고도 상혁이 친구니? 상혁이가 좋아서 하라고 했겠어?

, 김상혁, 너 말해봐? 정말 유진이 그 남자랑 일하는 거 아무렇지도 않어?

 

상혁 ... . 유진이가 못할 이유가 없잖아.....

 

 

 

진숙, 기가 막힌 듯 상혁과 유진을 번갈아 바라본다.

 

 

 

진숙 난 니들 둘 모르겠다..... 유진이, 너도 이해가 안되고 상혁이 넌 더 이해가 안되고.....

왜 스스로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건지 모르겠다.... 정말.....

 

 

 

하더니 다시 술잔을 들어서 벌컥벌컥 마신다. 유진, 얼굴빛이 안좋다.

 

 

 

 

 

술집 밖 ()

 

 

 

네 사람이 술집을 나선다. 진숙은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2차 간다!!! 꼭 간다!!!”하면서

휘청거리고 용국과 유진은 진숙을 잡고 있다.

 

 

 

유진 상혁아. 택시 좀 잡아주라. 진숙이 데리고 갈게.

 

용국 아냐, 아냐... 이 화상은 내가 접수할게.

 

 

 

하면서 용국은 상혁에게 유진이를 데리고 가라고 눈치준다.

 

 

 

용국 유진아, 진숙이는 내가 집에 데려다줄게.

 

유진 아니야....

 

상혁 (유진을 잡으며) 유진아, 그렇게 하자.

 

유진 그래도....

 

 

 

하는데 용국, 택시를 잡았다. 용국, 진숙을 잡아서 택시에 밀어넣고 자신도 타면서 손을 흔든다.

멀어지는 택시. 유진과 상혁만 남았다. 두 사람, 어색하게 웃는다.

 

 

 

 

 

한적한 길 ()

 

 

 

유진과 상혁이 걷고 있는데 유진은 진숙이 한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상혁, 눈치채고.

 

 

 

상혁 .... 내가 아까 괜한 말 한 것 같다. 그치?

 

유진 아니야. 어차피 애들도 알게 될 거였는데, .

 

상혁 ....

 

유진 상혁아.

 

상혁 응?

 

유진 나... 이기주의잔가봐..... 아까 진숙이가 그런 말 하는데.... “그만둘께하는 말이

(목을 가리키며) 여까지 왔는데 하지 않았다.

 

상혁 그런 생각 하지마. 내가 괜찮다고 했는데 무슨 상관이야?

 

유진 그래도.... 너 말은 이렇게 해도 나땜에 계속 신경쓰이고 힘들면 어쩌지?

 

 

 

유진, 상혁을 보면 상혁은 싱긋 웃더니 앞장서서 걷는다. 그러다가 갑자기 옆에 있는 높다란

둑 위로 풀쩍 올라가는 상혁. 상혁,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상혁 생각나? , 어릴 때 이런 데만 보면 풀쩍 올라가고 그랬잖아.

 

유진 (생각난 듯 웃으며) 맞아. 그랬었지....

 

상혁 궁금했었어. 어떤 느낌일까.....?

 

유진 어때?

 

상혁 으음.... 좀 외롭고 인생이란 게 이런 건가 싶다. 아슬아슬 위태위태....

 

 

 

상혁, 중얼거리다가 약간의 취기 때문인지 슬쩍 비틀거린다. 유진, 놀라서 달려간다.

 

 

 

유진 야아, 상혁아!!!

 

상혁 (주저앉으며) 유진아.

 

유진 응?

 

상혁 손 좀 줘봐.

 

유진 (손을 내민다)

 

상혁 (손을 잡으며) , 어렸을 때 너 이런 데 올라오면 손잡아주고 싶었다. 혼자 걷는 거

보기 싫었어. (한 템포 쉬고) , 앞으로 내 손이 필요하면 꼭 잡아. 혼자서 힘들어하지 말고....

 

유진 ......그래... 알았어...

 

상혁 (싱긋 웃더니) 어쩌면 내가 너한테 먼저 손 내밀지도 몰라. 그럼 너 잡아줘야한다?

 

 

 

하더니 풀쩍 내려선다. 유진, 상혁의 팔짱을 낀다. 다정하게 걷는 두 사람의 모습.

 

 

 

 

 

민형의 사무실 (오후)

 

 

 

민형 쓱쓱 설계 하고 있고. 김차장 옆에서 챙겨주고 있는.

 

 

 

김차장 ......공사 시작하는 날 맞춰서 셋업해달라고 다 통고했으니까 문제 없을 겁니다.

 

민형 장비 리스 문제는요?

 

직원 내일 폴라리스에서 보고하기로 했습니다.

 

민형 나머지 부분들은 우리 쪽에서 알아서 처리할테니까...... (서류를 닫으며) 수고하셨습니다.

 

 

 

 

직원들 나간다. 김차장과 민형만 남는다. 사람들이 나가자 늘어지며 반말하는 김차장.

 

 

 

김차장 참, 세운그룹에서 다시 전화왔더라. 너 꼭 참석해야 한다구. 너희 아버지는 미국에 계신거지?

 

 

민형 (귀찮은 표정) ! 정말...... 싫다. (김차장 보며) 가야겠죠?

 

김차장 (심드렁) 당연하지. ,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이런 것 잘해야 하는 거야.

 

민형 위할게 뭐있어? 난 건물 지을 땅만 있으면 된다구.

 

김차장 너 원래 그 건물 지을 땅이 비싼거거든. 너희 아버님한테 그 땅이 엄청 많다는게 얼마나

보람된 일이냐.

 

(이런식으로 민형을 세운그룹과 바로 연결시켜도 될지)

 

민형 알았어요 (웃고) , 협력업체에 참석하라는 연락은 다됐어요?

 

김차장 물론.

 

민형 폴라리스도요?

 

김차장 (나가다 말고) -!

 

 

 

민형,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

 

 

 

민형 (전화기를 누르고 비서에게) 내일 세운그룹 창립기념행사 꼭 참석해야한다고, 폴라리스에

전화좀 해줘요.

 

김차장 그럼 난 이만 간다.

 

민형 아, 선배 잠깐만! (서랍 뒤적거리다 필름을 꺼내 던져준다) 이거, 나가다가 김비서한테

좀 맡겨줘요.

 

김차장 (필름을 받으며) 왠 필름이야?

 

민형 저번에 폴라리스 정유진씨가 스키장에서 찍은 필름인데.... 안가져갔더라구요. 현상해서 주려구요.

 

김차장 (뭔가 꼬운 듯 비아냥) 아이고.... 친절도 하셔라..... 요즘 왜 그렇게 폴라리스,

폴라리스, 신경을 많이 쓸까요?

 

 

 

민형,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웃는다.

 

 

 

 

 

폴라리스 외경 (오후)

 

 

 

 

 

폴라리스 (오후)

 

 

 

승룡이 있는데 지친 정아와 유진이 뭔가 잔뜩 들고 들어온다. 정아, 털썩 의자에 앉는다.

 

 

 

정아 아휴.... 살겠다...... 우리, 이제 다 된거지?

 

유진 네. 좀 정리해서 내일 마르시안 쪽에 넘기기만 하면 되요.

 

정아 애고.... (승룡을 보고) 넌 왜 암 말도 없냐.....? 수고 했다는 말은 못해도 인사는

해야할 거 아냐.....?

 

승룡 (퉁퉁 부어서) 하루 이틀 장사해요? 말 안시키면 삐진 거지....

 

유진 (웃으며) 또 왜.....?

 

승룡 사람 차별하잖아요.....

 

유진 누가?

 

승룡 마르시안에서 전화왔는데..... 모레 세운그룹 창립타피 있다면서, 너랑 정아누나만 참석하라고

그러잖아..... 나도 폴라리슨데..... .....

 

정아 야, 내 대신 가. 가면 먹을 거 많을 테니까.... 기왕이면 위대한 니가 가서 많이 해치우고

와야지. 니가 대신 가라.

 

승룡 아이.... 누가 먹을 거 땜에 이래요? 나도 폴라리스다.... 이거지.... 속도 모르면서.....

 

 

 

정아와 유진, 승룡이 귀여운지 피식 웃는다.

 

 

 

 

 

유진의 집 ()

 

 

 

유진과 진숙이 소파에 앉아서 과일을 먹고 있다. 진숙은 유진의 눈치를 슬슬 보며 사과를 깍고

있다.

 

 

 

진숙 유진아.... 우리 내일 밖에서 저녁 먹을까?

 

유진 왜?

 

진숙 그냥....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유진 됐네요. , 내일부터 출근이라며?

 

진숙 그래도.... 그럼 모레 저녁 같이 먹자. 근사한 데서 내가 살게.

 

유진 왜....?

 

진숙 (눈치를 슬슬 보며) , 그냥.... 기분내자구.

 

 

 

진숙의 속을 아는 유진, 혼자 슬쩍 웃는다. 유진, 진숙의 어깨에 턱 팔을 걸친다.

 

 

 

유진 (활짝 웃으며) 공진숙. , 아무렇지도 않아! 그러니까 어제 일 신경쓰지마.

 

진숙 (괜히 찔려 유진을 본다)

 

유진 ......그리고 모렌 안돼.

 

진숙 ......상혁이랑 약속했어?

 

유진 아니. 회사일 때문에 무슨 파티에 참석해야해.

 

진숙 파티? 그럼 이쁘게 하고 가야되는 거 아냐?

 

유진 (일어나서 사과 껍질을 버리며) 몰라.... 언제 그런 거 챙기고 살았니.... 대충 차려입고

가지, .

 

진숙 야야 그래도 파틴데~

 

유진 난야 파티 같은데 입고 갈 옷 파는데도 모르구 그리고 파티복 살 돈이 어딨니?

 

 

 

 

 

오채린 부띠끄 (오후)

 

 

 

화려한 파티복들 줄줄이 걸려 있는 부띠끄 안.

 

진숙 비장한 각오로 하나 훔치려고 살금 살금 기어서 온다.

 

 

 

진숙 파티복을 어디서 팔긴 여기서 팔지. 그리구 옷을 돈으로 입나?

 

의리로 입지!! (하고는) 그래도 채린이한테 걸리면 첫출근부터 좀 껄 끄러우니까

 

 

 

고르는 표정.

 

 

 

진숙 가만 있어봐라 유진이한테 무슨색이 잘 어울릴까~

 

채린 이색 어때?

 

진숙 그 색은...(하다가 히익) ..채린아.... (하는데)

 

 

 

채린은 민형이 준 옷을 펼쳐 보이며 웃고 있다.

 

 

 

(화면전환)

 

진숙 눈치보며 앉아 있고 채린 민형이 권해준 옷을 펼쳐 보인다.

 

 

 

채린 유진이.... 나랑 사이즈 비슷하지?

 

진숙 비.. 비슷할걸? 있잖아 사실은 내가 꼭 옷을 훔칠려고 했다기 보다 채린아.

 

채린 사이즈 비슷하면 이 옷으로 갖다줘.

 

진숙 ?!

 

채린 우리집 라벨 딱 붙어 있는 옷보다는 남의 옷이 더 편할거 아니니? 이건 우리 집 거 아니야.

다른 집 옷이니까.... 니가 샀다고 하고 줘.그러면 유진이도 입을 거야.

 

진숙 진짜? 진짜 그래도 돼?

 

채린 너도 알지만 유진이 민형씨랑 같이 일하는데..... 내 친구가 에티켓없는 애로 보이는 거

나 싫어. 내가 줬다고 하지 말고....유진이 자존심 상할거 아냐. 무슨 말인지 알지?

 

 

 

진숙, 좋아서 입이 딱 벌어진다. 옷을 들고 황홀하게 바라보는 진숙.

 

채린은 그런 진숙을 차갑게 바라보며 웃는다.

 

 

 

 

 

마르시안 외경 (저녁)

 

 

 

 

 

민형의 사무실 (저녁)

 

 

 

민형은 유진과 함께 나란히 서서 조명등과 자재들의 사진을 넘기며 보고 있다.

 

 

 

민형 (유진의 머리 향기가 좋다) 무슨 샴푸 써요?

 

유진 ? (하다가) ! (얼른 물러 선다)

 

민형 향기 참 좋네요. (아무렇지도 않게 책상으로 가다가) 아참.. 내일 창립기념 파티 올거죠?

 

 

유진 아 그거... 글쎄요 마땅히 입고 갈 옷도 없고.

 

민형 그래요? 이거 우리 회사일인데 내가 하나 협찬해줄까요?

 

유진 협찬이요?

 

민형 (웃는) 선물 하겠다구요.

 

유진 (굳는)

 

민형 (아차) 아차 실수다. 이런 농담이 통하는 사람 아닌데...농담이예요. 농담. 나도 지조있는

사람입니다. 옷은 애인한테밖에는 안사줘요.

 

(그러다가) 뭐 아무거나 입어요. 유진씬 뭐든 잘 어울릴겁니다.

 

 

 

하는데 들어오는 김차장과 정아.

 

 

 

김차장 오늘은 폴라리스하고 마르시안 단합대회 한번 하는 겁니다.

 

유진 (표정)

 

민형 (보고 웃는) 다 끝났어?

 

김차장 응. 시공 업자들 미팅 잘 끝났다. 두사람 일도 슬슬 끝나 가는 거죠?

 

민형 이쪽도 끝났습니다.

 

정아 그럼 이제 오늘일은 끝인가요?

 

김차장 끝 아니죠. 단합대회!

 

정아 (김차장 따라) 단합대회! 거참 술 마실 기회는 놓치는 법이 없네요.

 

아 까짓것 쏘시면 언제든 콜입니다.

 

김차장 오케이. 이사님 어찌 하시겠습니까.

 

민형 (유진에게) 정말 오늘.. 저녁이나 같이 할까요?

 

유진 저는..(망설이는데) ...

 

 

 

문이 벌컥 열리고 들어오는 채린. 일동 바라보는데

 

 

 

채린 배달 왔습니다.

 

 

 

웃으며 초밥을 들어 보인다. 그러다가 유진 보고 어 하는 채린.

 

유진 괜히 뭔가 죄를 지은 기분으로.

 

 

 

김차장 또 초밥? 이거 매번 이민형이 좋아하는 걸로 사오네. 너무합니다 채린씨.

 

채린 (유진 보고)

 

유진 채린아 우리.. 막 가려던 참인데.

 

채린 (활짝 웃는) 가긴 어딜가 그렇잖아도 잔뜩 싸왔는데.

 

 

 

(시간경과)

 

초밥들 놓고 먹고 있는 민형과 김차장 그리고 정아와 유진. 살뜰하게 민형의 시중을 들고 있는

채린을 보는 유진의 표정. 채린 유진 시선을 의식하고.

 

 

 

먹고 치우고 있는 사람들.

 

 

 

정아 정말 잘먹었어요 채린씨 저희까지 덤으로 미안해서 어쩌죠?

 

김차장 (쓰레기 봉투 들고) 난 이거 버리고 퇴근할랍니다. 이거 아쉽네 오늘 정말 한잔 할 기회였는데.

 

정아 아. 정말 끝까지 할꺼예요?

 

김차장 아쉬워서 그러죠. 다음 미팅엔 꼭 합시다. 채린씨 저녁 댕큐 (나가면)

 

채린 한잔 하다니? (민형에게) 오늘.. 다른 계획 있었어?

 

민형 (웃고) 여기 폴라리스 분들하고 단합대회 하기로 했거든.

 

채린 (유진 보고) 어머 그랬구나 단합대회라니.. (뼈있는) 오늘 상혁이하고는 안 만나나봐.

 

유진 어.... (하는데)

 

정아 (시계보고 일어난다) 전 이만 가봐야겠네요.

 

채린 유진아 (민형 팔짱끼며) 넌 우리하고 한잔 하고 가라.

 

유진 (일어난다) 아니... 나는..(웃어 보인다) 약속 있어. (정아에게) 같이 가요, 언니.

(민형에게) 오늘 갖고 온 자료들 보시구요 미진한 점 있으면 연락주세요.. (하는데)

 

 

 

유진과 정아, 김차장하고도 인사한다. 유진, 채린에게도 간다고 손을 흔들어보인다.

 

 

 

민형 정유진씨.

 

유진 (돌아보면)

 

민형 내 호의를 그렇게 매정하게 거절하고 내일 뭘입고 오나 봅시다. 기대할게요.

 

 

 

유진 풋웃고 정아 무슨소리야? 하고 나가고 채린도 민형을 보고 유진을

 

보는 표정

 

 

 

 

 

빌딩 앞 ()

 

 

 

정아와 유진, 회전문을 통해 나온다. 정아의 차를 향해 걸어가는 두 사람.

 

 

 

정아 니 친구..... 스타일 좋다?

 

유진 (웃으며) 패션 디자이너라 다르지?

 

정아 (알겠다는 듯) 아아.... (웃는다) , 좋은 그림은 붙여놓으면 안된다고 하던데 선남선녀는

그렇지도 않나봐? 둘이 잘 어울리던데....?

 

유진 (씁쓸하게 웃으며) 으응....

 

정아 (리모콘으로 시동걸며) 타라. 집까지 데려다줄게.

 

유진 아니. 버스타고 갈게.

 

정아 그 놈의 버스... 무슨 버스를 그렇게 좋아해?

 

유진 먼저 가요.

 

정아 그래. (차문을 열며) , 나 내일 파티 못간다.

 

유진 엥? ?

 

정아 엄마 생신이야. 작년에도 못가고.... 이번에도 안가면 제명시킨단다. 가족한테까지 외면받을

순 없잖아..... 안그래?

 

유진 알았어.

 

정아 그럼... 모레 보자.

 

 

 

정아, 떠나고 유진은 혼자 남는다.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는 유진.

 

 

 

 

 

길가 ()

 

 

 

유진 정류장으로 가다가 옷가게를 보고 어쩌나 잠시 망설인다 그러다가 그대로

 

돌아서는 유진.

 

 

 

민형 (소리) 유진씨한텐 뭐든 잘 어울릴겁니다.

 

 

 

하던 민형을 생각하며 미소가 떠올려지는 유진.

 

 

 

 

 

민형의 사무실 ()

 

 

 

민형은 뭔가 정리하고 있고 채린은 앉아서 얘기를 하고 있다.

 

 

 

채린 언제까지 기다려 마무리가 아니라 새로 일 벌인거 아냐?

 

민형 응. 조금만 기다려. 다 끝나가....

 

채린 민형씨.... 아까 유진이랑 한 얘기가 뭐야? 내일 뭘 입냐니?

 

민형 어. 창립파티

 

채린 (표정) , 민형씨가 사준 옷.... 내일 안입을까봐....

 

민형 (건성으로) ?

 

채린 (눈치) 그 옷 유진이한테 보여줬는데.....

 

민형 그랬어? (관심을 보인다)

 

채린 유진이가 별로래. 잘 안어울린다고 다른 거 입고 가라더라.

 

민형 (서류를 보며) 넌 나랑 연애하냐... 유진씨랑 연애하냐.....

 

채린 응?

 

민형 (채린을 보며) 내가 이쁘다고 하면 된 거 아냐? 잘 어울렸어.

 

채린 (웃음 활짝) 그래...? 알았어....

 

 

 

 

 

방송국 외경 (오후)

 

 

 

 

 

방송국 스튜디오 (오후)

 

 

 

부스 안의 DJ가 마지막 멘트를 하고 있다.

 

 

 

DJ (중후하게)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구요... 마지막 곡은 이 겨울에

잘어울리는 브람스 클라리넷 5중주로 준비했습니다. 작품번호 115번이구요 클라리넷에는 칼 라이스터,

베리머 사중주단이 함께 연주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상혁, 사인을 주면 DJ, 홀가분하다는 듯 부스문을 밀고 나온다. 인사하는 사람들. 나오자마자

담배부터 꼬나무는 DJ.

 

 

 

DJ (전혀 중후하지않게) 김피디, 목도 칼칼한데 때 좀 벗기러 갈까나?

 

상혁 (웃으며) 선배님, 스튜디오에서 금연입니다.

 

DJ (궁시렁) 넌 사는게 왜 그렇게 FM이냐? FM방송한다고 티내냐? ....술 한 잔 할거야,

말거야?

 

상혁 (웃으며) 안되겠는데요.... 오늘 세운호텔에서 게스트랑 약속이 있는데....

 

DJ ? 우리집에서 가까운데 그럼 끝나고 한잔 할까?

 

상혁 (미안한 듯 머리긁으며) .....어쩌죠?

 

DJ (알겠다는 표정) 애인 만날거다... 이거지? 알았다! 데이트 여~얼씸히 해라! !

 

 

 

투덜거리며 나가는 DJ. 씩 웃는 상혁.

 

 

 

 

 

유진의 집 (오후)

 

 

 

유진이 집에서 옷장문을 열어놓은 채 옷을 고르고 있다. 핸드폰이 울린다.

 

 

 

유진 여보세요.

 

 

 

 

 

상혁의 차 안/유진의 집 (오후)

 

 

 

운전하며 전화하고 있는 상혁

 

 

 

상혁 아, 유진아. 나야.

 

유진 방송 끝났어?

 

상혁 응. , 오늘 무슨 기념파티 가야된다고 했지?

 

유진 정아언니도 못간다고 하니까 나라도 가야지, .

 

상혁 그거 세운호텔에서 하는거 맞지?

 

유진 어... ?

 

상혁 (알겠다는 듯) 그래?(웃으며) 알았어. 그럼 이쁘게 하고 와?

 

 

 

하고 상혁은 전화를 끊는다. 세운호텔로 접어드는 상혁의 차.

 

 

 

 

 

유진의 집 (오후)

 

 

 

유진, “무슨 말이야?” 하고 혼자 중얼거리면서 전화를 끊더니 다시 옷장으로 다가간다. 이것

저것 뒤적이는데 마땅하지가 않다. 이때 진숙이 배시시 웃으면서 들어온다.

 

 

 

진숙 지금 나가려구?

 

유진 (옷을 뒤적거리며) ...

 

진숙 유진아. 나 좀 봐봐.

 

유진 (돌아서며) ....?

 

진숙 (채린의 원피스를 들고) 쨔쟌!!!

 

 

 

시간경과.

 

 

 

유진의 화장대 거울이 보인다. 유진과 진숙의 소리만 들린다.

 

 

 

유진(소리) 어우, 이게 뭐야? 나 싫어.

 

진숙(소리) 가만히 좀 있어. ....., 거울 좀 봐봐.

 

 

 

하면 유진이 거울에 등장한다. 유진의 모습은 몰라보게 변신했다.

 

 

 

진숙(소리) (감탄하며) 어우... 유진아!!! 너무 이쁘다.....

 

 

 

 

 

유진의 집 현관 (오후)

 

 

 

화장도 하고 꽃단장한 유진, 아무래도 옷이 어색한 듯 주저한다.

 

 

 

유진 ...어색하다.... 아무래도 이상해.

 

진숙(소리) , 이게 얼마짜린 줄 알어? 친구의 성의를 봐서라고 입고 가야지? 잔말 말고 어서

나가. ? 잠깐!! 너 지금 그거 신고 가려구?

 

 

 

유진, 내려다보면 늘 신던 낡은 구두를 보고 진숙이 하는말.

 

 

 

진숙 (신발장에서 자기 구두를 꺼내주며) 이거 두 번 밖에 안신은 새거야. 신고가.

 

유진 (못마땅한 눈으로 신발을 보는데)

 

진숙 (등을 탁 치며) 패션의 완성은 신발이야, 신발! 늦겠다, 얼른가!

 

 

 

자기 일처럼 열심히 챙기는 진숙이 고마운 듯 웃는 유진.

 

 

 

 

 

호텔 앞 ()

 

 

 

택시에서 내리는 유진. 호텔을 올려다본다. 호텔을 향해 들어가는 유진. 순간 하이힐이 삐걱거린다.

낮게 뭐라고 웅얼거리는 유진. 다시 조심스럽게 걸어서 들어간다.

 

 

 

 

 

호텔 로비 ()

 

 

 

유진, 주위를 둘러보다가 어딘가로 뛰어간다. 삐딱거리며 걷는 유진의 뒷모습.

 

 

 

 

 

파티장 ()

 

 

 

화려하게 차려입은 여자들과 남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김차장과 함께 사람들 틈에 선 민형. 처음으로

정장을 차려입었다. 넥타이가 불편한 듯 자꾸 신경을 쓴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민형 그러다가

사람들 너머로 누군가를 본다. 환하게 웃어주고 그 자리를 벗어나 다가가면, 유진과 똑같은 원피스를

입은 채린이 화사하게 웃으며 서있다.

 

민형, 채린에게 다가가서 귓속말한다.

 

 

 

채린 .........?

 

민형 (넥타이를 느슨하게 하며) 너밖에 안보인다구....

 

 

 

채린, 새침하게 민형을 툭 치는데 좋아서 흐뭇한 표정이다.

 

 

 

 

 

화장실 ()

 

 

 

유진, 하이힐 안에 휴지를 말아서 집어넣고 있다. 뒤꿈치는 이미 벌겋게 부어올랐다.

 

 

 

유진 (혼자서 궁시렁) 안하던 짓하니까 탈나는 구나..... 탈나.... 아휴....

 

 

 

유진, 다시 힐을 신는다. 나가려고 하다가 유진, 다시 거울 앞에 선다.

 

휴지로 립스틱을 박박 지우는 유진. 유진, 코트를 안고 나간다.

 

 

 

 

 

호텔 로비 ()

 

 

 

유진이 화장실을 나와서 어딘가로 사라지면 바로 상혁과 뮤지션이 커피숍에서 나온다.

 

 

 

상혁 ......공연날은 2시간 전에 오셔서 리허설 맞춰보시면 됩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뮤지션, 인사하고 헤어진 상혁, 로비에 붙은 세운 그룹 창립기념파티안내문을 본다.

 

 

 

 

 

파티장 ()

 

 

 

민형과 채린이 파티장 구석에 있다. 채린은 주위를 둘러본다.

 

 

 

채린 유진이 안와? , 쫌 있으면 패션쇼 가야 하는데.....

 

민형 (시계를 보며) 글쎄.... 온다고 했는데....

 

채린 얼굴이나 보고 가야 할텐데.....

 

 

 

하면서 민형을 보는데 놀란 표정의 민형 얼굴. 채린, 민형의 시선을 따라가보면 유진이다.

 

 

 

채린 (놀란척) 어머.....

 

 

 

유진은 채린과 똑같은 원피스를 입고 서서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다.

 

채린, 충격받은 듯 얼굴이 멍해지면서 비틀댄다. 민형, 그런 채린을 잡아준다.

 

 

 

민형 괜찮아?

 

채린 (애써 웃으며) 어어.... ,괜찮아..... 민형씨.... 나 코트 입고 올게. (민만항듯)

괜히 민형씨한테 부끄럽네.... 유진이 보면 모른척 해. 내가 안입고 올 줄 알았나봐.....

 

 

 

채린, 뒤로 사라진다. 민형, 유진을 차갑게 바라본다.

 

 

 

유진에게 아는체를 하는 사람들. 어색함을 감추고 인사하며 얘기하는 유진. “폴라리스는 언제

스키장으로 가나요?” “내일 모레요” “그래요? 우리보다 일찍 가는군요” “이정아씨는요?” 등등의

대화들.

 

이때 누구가가 자신을 뚫어지게 보고 있는 것을 느낀다. 돌아보면 민형이 벽에 기대서 자신을 싸늘하게

바라보고 있다. 유진, 이상하다. 민형, 다가온다.

 

 

 

유진 (고개를 끄덕인다)

 

민형 옷이... 잘 어울리네요. 근데 많이 본 옷이에요.

 

유진 ?

 

 

 

이때 채린이 코트를 걸치고 나타난다.

 

 

 

채린 유진아. (옷을 보며) 아아... 참 이쁘다. 잘 어울려.

 

유진 고,고마워....

 

채린 민형씨, 난 그만 가봐야겠어. (시계를 보며) 늦을 것 같아....

 

민형 그래.

 

 

 

민형, 채린의 팔을 잡아서 같이 나간다. 유진,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본다.

 

이제까지와 영 딴판인 민형의 싸늘한 태도가 이상하다. 유진, 발이 아픈지 인상을 찌푸린다.

 

발 뒤꿈치는 피로 엉겨있다. 유진, 느릿느릿 어딘가로 걸어간다.

 

 

 

 

 

복도에서 엘리베이터 앞까지 ()

 

 

 

민형과 채린이 걷고 있다. 민형은 뜻밖의 상황에 굳은 얼굴.

 

채린, 여전히 아무 말도 안하고 민형의 팔만 세게 움켜쥔다. 마치 유진의 행동에 충격을 잔뜩

받은 모습. 민형, 그런 채린이 안쓰러운 듯 손을 잡아준다. 엘리베이터 앞에 선 두 사람.

 

 

 

민형 괜찮아....?

 

채린 (힘없이 웃어보인다)

 

 

 

이때 문이 열린다. 민형과 채린이 타면 문이 닫힌다.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는 문이 열리면서

상혁이 내린다. 파티장으로 향하는 상혁.

 

 

 

 

 

파티장 ()

 

 

 

상혁, 파티장을 둘러보는데 유진이 보이지 않는다.

 

상혁,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안내데스크의 여자에게 묻는다.

 

 

 

상혁 저... 혹시 폴라리스 정유진씨 오셨는지 확인할 수 있을까요?

 

여자 잠시만요. 확인해드리겠습니다.

 

 

 

열심히 초청자 명단을 뒤적거리는 여자. 상혁은 난감한 얼굴로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계속 유진을 찾는 상혁의 눈.

 

 

 

 

 

호텔 일각 ()

 

 

 

유진, 벽에 기대서서 신발을 벗는다. 발뒤꿈치가 잔뜩 벗겨졌다.

 

유진의 얼굴이 거의 울상이다.

 

 

 

 

 

호텔 로비 앞 ()

 

 

 

채린은 민형의 팔짱을 잡고 나온다. 채린은 많이 진정된 얼굴.

 

 

 

민형 혼자 갈 수 있겠어?

 

채린 응. 이젠 괜찮아. (민형을 보고) 좀 우스워... 별 것도 아닌 일인데....

 

민형 ......

 

채린 (유진이 안됐다는 듯) 상혁이가 있는데 유진이 왜 그러는 거지.....

 

민형 신경쓰지마...

 

채린 민형씨.... 혹시.... 혹시.... 유진이가 말야.... (민형을 보더니) 민형씨한테

누구 닮았다는 말은 안했어?

 

민형 아니. ....?

 

채린 아, 아냐.... 그렇게 까진 안할거야....

 

민형 뭔데....? 얘기해봐.

 

채린 (망설이듯) ...혹시.....유진이가..... 누구 닮았다는 말 할지도 몰라....

 

민형 누구...?

 

채린 .....자기 첫사랑. (허탈하게 웃더니) .....유진이한테 그 말 듣고 안넘어간 남자

없었어. 조심해...

 

 

 

민형은 어이없고 믿기지 않는 눈치이다. 이때 택시가 와서 멈춘다.

 

 

 

채린 민형씨... , 갈께.

 

민형 그래.... 끝나면 전화하고.

 

채린 알았어. (민형의 뺨에 입맞춘다)

 

 

 

채린, 차에 오른다. 민형을 향해 손을 흔드는 채린. 민형, 웃어주고 차는 떠난다.

 

채린, 멀어지는 창으로 민형의 고민하는 모습을 보더니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호텔 일각 ()

 

 

 

민형, 로비를 거슬러서 다시 파티장으로 가려는데 저 앞에서 유진이 절룩거리며 다가오는 모습이

보인다. 민형, 걸음을 멈추고 유진을 본다. 유진도 민형을 본다.

 

유진은 당황한 얼굴이고 민형은 유진의 발을 본다.

 

구두는 유진의 손에 쥐어져 있고 유진은 맨발이 부끄러운지 얼른 신발을 던져서 신는다.

 

 

 

민형 구두..... 유진씨 거 아니에요?

 

유진 네? ... 친구 거에요.

 

민형 (비웃듯) 그래요? 도대체 유진씨 건 뭐가 있나요?

 

유진 (이 남자 아까부터 왜 이러지?)

 

민형 정유진씬 볼 때마다 사람을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아요. 그 끝이 뭔지 궁금해지는군요.

 

유진 (영문을 몰라서) 무슨 말씀이세요?

 

 

 

하는데 민형의 뒤로 상혁이 나타난다. 상혁, 유진과 눈이 마주친다.

 

 

 

상혁 유진아!!!

 

 

 

민형, 돌아보면 상혁이다. 상혁, 민형을 보더니 얼굴색이 좀 굳어서 다가온다.

 

상혁을 발견한 민형, 차갑고 예의바르게 인사를 하고는 가버린다.

 

민형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상혁, 유진을 돌아보면 구두 뒤축을 구겨신은 채 서 있다.

 

상혁의 얼굴이 더 딱딱해진다.

 

 

 

상혁의 차 안 ()

 

 

 

약봉지를 들고 차에 타는 상혁, 유진에게 반창고를 건네준다.

 

유진은 신발을 벗고 뭐라고 투덜대면서 반창고를 붙인다.

 

상혁은 유진의 모습이 너무 의아하다. 뭔가 감정이 좋지만은 않다.

 

 

 

상혁 .... 그 옷.... 못보던 옷이네....

 

유진 으응... 진숙이가 선물이라고 사서 준거야. 좀 어색하지?

 

상혁 좀.... 나랑 만날 땐 그런 거 입은 적 없었잖아....

 

유진 (무슨 뜻인가?)

 

상혁 발까지 다쳐가면서 진숙이 구두까지 신고 나오고..... 너답지 않아....

 

유진 무슨 말이야?

 

상혁 .... 그냥. 좀 낯설어서....

 

 

 

상혁, 운전만 한다. 유진, 오늘은 정말 사람들이 이상하다.

 

 

 

 

 

민형의 호텔방 ()

 

 

 

민형, 창가에 서서 술잔을 기울이며 뭔가 생각이 많은 얼굴이다.

 

 

 

#. 유진이가 채린과 똑같은 원피스를 입고 나온 모습을 떠올리는 민형.

 

#. 채린이 자신이 입은 옷을 똑같이 입고 온다는 말도 생각난다.

 

 

 

민형,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는다. 술을 마시는 민형.

 

 

 

 

 

폴라리스 외경 (오후)

 

 

 

 

 

폴라리스 (오후)

 

 

 

정아와 유진이 열심히 짐을 챙긴다.

 

 

 

정아 넌 노트북하고 도면만 챙겨. 나머진 내가 챙길게. 참 승룡아, 거기 짐 좀 들어서 내

차에다 실어줘.

 

승룡 (퉁퉁 불어서 꿈지럭) 아니, 낼모레 간다면서 뭘 그렇게 열심히 챙겨?

 

정아 오늘 밖에 시간 없어. 내일 마르시안에서 최종회의하고 바로 퇴근할거야.

 

승룡 (투덜) 짐만 그렇게 열심히 챙기지 말고 나도 좀 챙겨주지...

 

유진 (승룡을 돌아보며) 언니, 승룡이 삐졌나봐.

 

정아 아니 삐질게 뭐가 있어? 얌마, 우리가 놀러가냐? (외면하는 승룡)

 

유진 (픽 웃으며) 언니, 안되겠는데요? (승룡을 보며) 승룡, 우리가 오늘 한 잔 쏘면 되는

거지?

 

승룡 (힐끗 돌아보며 좀 풀려서) 그냥 한 잔 말고, 근사하게!

 

정아 (어쩔 수 없다는 듯 승룡을 보며) ......그렇잖아도 단합대회 한 번 할까 했었는데....

좋다!!!!

 

 

 

그새 풀려서 헤헤 웃는 승룡, 얼른 정아의 짐을 들어준다.

 

 

 

 

 

민형의 사무실 ()

 

 

 

민형도 사무실에서 서류들을 챙기고 있는데 비서가 들어온다.

 

 

 

비서 (봉투를 내밀며) 저번에 필름 맡기신 거 찾았는데요.

 

민형 고마워요. (시계보고) 난 좀 더 있다 갈테니까 먼저 퇴근해요.

 

 

 

비서, 좋은 걸 감추며 인사하고 나가고 민형은 보던 서류를 정리해 덮고 비서가 준 봉투에서

사진을 꺼내본다. 스키장 이곳저곳을 찍은 사진들을 쭉쭉 넘겨보는데 갑자기 자신의 모습이 찍힌

사진이 나온다.

 

놀란 민형은 한 장씩 계속 사진을 넘겨본다. 여러 가지 모습으로 찍힌 자신의 사진들.

 

민형의 표정이 굳어진다.

 

 

 

(시간경과)

 

 

 

책상 위에는 사진들이 널려 있고 민형, 창 밖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민형의 머리 속을 스치는 여러 가지 생각들.

 

 

 

-채린(소리) 유진이가 나를 따라하는게 있어. 심지어 좋아하는 사람도 따라 좋아했어.

 

-유진(소리)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서로의 마음이 제일 좋은 집이잖아요.

 

-유진이 채린과 같은 옷을 입고 온 모습.

 

-채린(소리) 왜 민형씨랑 같이 일하는거 상혁이에게 얘기하지 않았을까?

 

-채린(소리)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따라 좋아했어.

 

 

 

민형, 유진을 믿고 싶은 마음과 믿을 수 없는 현실 때문에 머리 속이 복잡하다.

 

그때 김차장이 들어온다.

 

 

 

김차장 퇴근 안할거야?

 

민형 어, 선배!

 

김차장 모레부터 노가다 시작인데.... (술 마시는 흉내를 내며) 한 잔, 어때?

 

민형 (착잡함을 떨치고 일어선다) .......가죠.

 

 

 

겉옷을 걸치고 나가는 민형과 김차장.

 

 

 

 

 

고기집 앞 ()

 

 

 

정아와 승룡은 취했다. 유진 혼자 멀쩡한 태도로 서서 정아를 부축한다.

 

입김 호호 나오는 길거리에 서서 떠드는 정아.

 

 

 

정아 내 인생에서 가장 꽃같았던 이십대! 스물 아홉의 마지막 밤이 저물 때 나는 결심했다.

.....혼자 살기로.

 

승룡 누나 우리 2차 정하자.

 

정아 시끄러! 그가 없어도 나는 혼자 잘 산다! (갑자기 유진을 보며) 정유진, 원샷!

 

승룡 아니 이 여자가 미쳤나?

 

유진 승룡아, 언니 취한 것 같은데 우리 그만 가자.

 

정아 (눈을 번쩍 뜨며) 안되지. 가긴 어딜가? 오늘 내가 너희들 인생의 숨겨진 모든 진실들을

파헤치고 만다. , 가자! 2! 내가 쏜다!

 

승룡 (투덜거리면서) , 맨날 쏜데... 말로만 쏘지 말고 진짜로 좀 쏴봐....

 

 

 

정아를 부축하고 가는 유진. 승룡, 투덜거리면서 따라간다.

 

 

 

 

 

재즈바 ()

 

 

 

민형과 김차장이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다. 유진과 상혁이 김차장을 만났던 곳.

 

 

 

민형 .......전혀 그럴 것 같아 보이지 않는데.... 이상한 행동을 하는 여자가 있어요.

 

 

김차장 무슨 행동?

 

민형 그냥.... 자꾸 겉과 속이 다른 행동들을 하는데.... 왜 그러는 거죠?

 

김차장 (기막혀하며 껄걸 웃는다) 너 지금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 아니, 선수가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해...? 그게 무슨 말이겠어, ? 한번 잘 해보자.... (능청떨 듯) 같이 자자! 그거

아니겠어?

 

민형 (허탈하게 웃으며) 그런 얘길 하는 게 아니잖아요.

 

김차장 아니긴 뭔가 아냐? 수상쩍다. 도대체 누구냐, 선수를 헷갈리게 만드는 여자가? 채린씨한테

안 이를테니까 말해봐.

 

 

 

민형, 대답하지 않고 술만 마신다.

 

이때 뒤로 정아와 유진, 승룡이 우당탕거리며 들어온다.

 

 

 

정아, 유진, 승룡의 테이블에서 병이 돌아가더니 정아를 가르키며 멈춘다.

 

승룡은 좋아하고 유진은 언니, 그만 마셔하는데 정아, 아랑곳하지 않고 완샷한다.

 

 

 

승룡 (기겁하며) 이렇게 무섭게 술을 마시는데 어느 남자가 좋다고 하겠어? 누나가 연애를 못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

 

정아 그래, 나 맨날 짝사랑만 했다. 으짤래? (승룡보고) , 빨리 병이나 돌려.

 

 

 

투덜거리며 맥주병을 돌리는 승룡. 맥주병이 핑그르르르 돌아가다 유진 앞에서 멈춘다.

 

 

 

승룡 (환호하며) 야호!!! 걸렸다... 드디어 정유진이 걸렸다.....

 

유진 (난감한 듯) 야아....

 

승룡 (유진을 보며) 난 정말 너한테 궁금한 게 있었어. , 정말 십년동안 오르지 김상혁밖에

없었냐? 난 그게 젤 궁금하더라....

 

유진 .....

 

승룡 빨랑 말해봐.... 첫사랑 있었을 거 아냐.....

 

유진 (불편한지 피식 웃으며) , 몰라. 그만 해.... 자꾸 그러면 나 갈거야.

 

정아 (유진 편든다) 그래. 그런 건 니 애인한테나 물어봐.

 

승룡 누난 가만있어..... , 있었지? 찐하게 좋아한 남자 있었지? (얼굴을 들이대며) 누구야....?

뭐하는 사람이었어.....?

 

유진 (일어나며) , 갈래.

 

 

 

김차장과 민형의 술자리. 둘이서 낮게 말하면서 술마시는데 승룡의 목소리가 들린다.

 

 

 

승룡(소리) 정유진이, 이러면 안되지?

 

 

 

민형과 김차장, 바라보면 일어선 유진을 끌어앉히려는 승룡이 보인다.

 

 

 

김차장 (민형에게) 정유진씨 아냐?

 

 

 

다시 승룡, 정아, 유진의 술자리. 승룡, 가까스로 유진을 앉혔다.

 

 

 

승룡 알았어.... 안물어볼 테니까 가지마. 씨이... 너무하네....

 

유진 (콜라를 들어서 마신다)

 

승룡 (다시 얼굴 들이대고) 누군진 안물어볼테니까 이것만 대답해주라. 첫사랑 있긴 있었지?

 

유진 (버럭) , 정말!!!

 

김차장 (아는척하며) 여기서 뭐하십니까?

 

정아 (눈번쩍) 어머? 김차장님? 혼자 오셨어요?

 

김차장 그럴리 있습니까? (민형을 가르킨다)

 

 

 

유진, 민형과 눈이 마주친다. 정아, “이사님!!!”하면서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시간경과. 다섯 사람이 함께 앉은 테이블.

 

 

 

정아 멤버도 늘었으니 하던 거 계속하자.

 

김차장 뭔데요?

 

정아 진실게임하던 중이었거든요. (병을 돌리려고) 시작할까요?

 

승룡 (병을 잡으며) 아니지. 정유진이 아직도 대답 안했어. 난 유진이 대답 들어야된단 말야.

 

유진 (난감한 표정이다) 승룡아....

 

김차장 무슨 질문이었는데요?

 

승룡 아, 첫사랑이 누구냐니까 말 안해주잖아요. (유진을 보며) 유진아, 빨랑 말해. 너땜에

경기진행에 차질이 생기고 있잖아....

 

정아 (유진을 도우려고) 야아.... 유진이 얘기는 들으나 마나야. (김차장에게) 유진이 얜

한 우물만 파는 애에요.... (민형을 보며) 이사님이 대신 대답해주는 게 어때요? 이사님,

첫사랑이 누구에요?

 

민형 (웃으며) 기억 안나요.

 

승룡 정말? (이상한다는 듯) 이상한 사람이네.... 첫정은 못잊는 법인데.....

 

민형 지금 좋아하는 사람이 중요하지 그런 거 별로 생각 안해요.

 

김차장 역시 바람둥이들은 애정관도 쌈빡하구나.... 지나간 사랑엔 미련없다... 이 말 아니겠어?

(유진을 본다) 유진씬 첫사랑이 어떤 사람이었어요? 나도 궁금하네...

 

승룡 (기다렸다는 듯) 내 말이 바로 그 말이에요. (유진을 보며) , 빨리 말하던지 완샷하던지

.

 

정아 유진이는 술 못하니까 콜라 원샷시켜요. 그거 먹어도 취할걸요.

 

김차장 에이, 그런 게 어딨어요? 유진씨, 술 마시는 것보다는 첫사랑 실토하는게 낫지 않겠어요?

 

 

유진 (당황해하는데)

 

민형 (농담같지만 좀 뼈있게) 그만하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가 보죠, .

 

 

 

하면서 유진을 바라본다. 민형을 바라보던 유진. 갑자기 유진은 자신의 앞에 놓인 잔을 들어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놀라는 정아와 승룡. 대단해..!!... 하는데 유진 잔을 다 비우고

내려놓는다. 유진, 민형과 시선이 부딪친다. 싸늘하게 시선을 돌려버리는 민형.

 

 

 

김차장(소리) 역시!! 여자들 술 못마신다는 거 다 뻥이라니깐... 한 잔 더 받아요, 유진씨.

 

 

 

(시간경과)

 

 

 

수북히 쌓인 맥주병. 취해서 졸던 정아가 벌떡 일어난다.

 

 

 

정아 (눈을 반만 뜨고) 난 가야겠다.

 

 

 

하고 걸어가다가 꽈당 넘어진다. 놀라 얼른 정아를 일으켜세우는 김차장. 얼른 정아를 부축해

잡은 김차장. 승룡은 술에 취해 쓸모가 없다.

 

 

 

김차장 이정아씨! 이정아씨! (민형을 향해) 이거 아무래도 집에 보내줘야겠는데? 이정아씨,

걸을 수 있겠어요?

 

승룡 나도 갈래......

 

 

 

정아를 부축해 나가는 김차장. 승룡, 헤롱거리면서도 정아의 짐을 챙겨들고 따라간다.

 

 

 

유진과 민형만 남았다. 유진도 술에 취했다. 민형은 유진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듯 바라보고

있다.

 

 

 

유진 (술잔을 탁 내려놓으며 갑자기) 이사님은.........한 번 한 실수는 절대 안하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안해야지 하면서도 반복하는 편인가요?

 

민형 .....그건 왜 묻죠?

 

유진 (눈빛이 흐려진다) .....그냥요.

 

민형 난 실패는 해도 실수는 안해요. 더구나... 같은 실수 따윈 안해요.

 

유진 (픽 웃으며) ......그렇구나...... ..... 그럼.... 어떤 사람을 다신 안만나야지하고

결심했다면 보고 싶어도 참겠어요.... 아니면 다시 만나겠어요?

 

민형 (딱 잘라) ....만나지 않을 겁니다.

 

유진 ....그렇구나..... 다르네..... 정말 다르네.....

 

 

 

술에 취해 중얼거리는 유진.

 

다른데.... 어떻게 저렇게 닮았지...?” 조그맣게 닮았다고 웅얼거린다.

 

 

 

민형 ......뭐라구요?

 

유진 (갑자기 고개를 들고) .......닮았어요...... 내가 아는 사람이랑 정말....

닮았어요....

 

 

 

깜짝 놀라는 민형. 채린의 목소리가 스쳐지나간다. “아마 누군가를 닮았다고 할거야...”

 

믿어지지 않는 표정으로 유진을 보는 민형.

 

 

 

민형 (차갑게 유진을 보며) 누굴요?

 

유진 (민형을 보며) 내가 처음 좋아한 사람이요.... 처음 좋아한 사람.....

 

 

 

유진, 피식 웃으며 다시 멍하니 앞을 본다. 민형, 유진을 차갑게 쏘아본다.

 

 

 

민형 그만 가죠......

 

 

 

민형, 먼저 일어난다. 유진, 일어서는데 갑자기 푹 쓰러지고 만다.

 

얼른 유진을 잡아일으키는 민형, 유진을 부축하기는 하지만 표정이 싸늘하다.

 

 

 

거리 ()

 

 

 

유진을 부축하고 거리를 걷는 민형. 택시를 잡으려고 한다. 몸을 가누지 못하는 유진.

 

 

 

민형 집이 어디에요? (대답없는 유진) .....집이 어느쪽이냐구요?

 

유진 .....좋아하는 색깔이 뭐에요?

 

 

 

차갑게 유진을 보는 민형. 그러나 유진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계속 횡설수설한다.

 

 

 

유진 좋아하는 색은...... 하얀색.... 하얀색 아니에요? 아마 하얀색일거야... 틀림없어.

좋아하는 계절은..... 겨울이죠.....? (픽 웃더니) 나도 겨울이 제일 좋아요....

 

 

 

민형, 짜증과 혐오가 서린 눈으로 유진을 쏘아본다.

 

 

 

 

 

호텔 전경 ()

 

 

 

 

 

호텔 복도 ()

 

 

 

어둡고 긴 호텔 복도. 민형이 유진을 안다시피해서 끌고 복도를 걸어온다. 자신의 방으로-

 

 

 

 

 

민형의 호텔 방 ()

 

 

 

민형, 유진을 끌어서 침대에 눕혀놓는다. 휴우- 숨을 돌리며 유진을 내려다보는 민형.

 

안경을 벗고 답답한 듯 미니바에서 맥주를 꺼내 한 잔 마신다.

 

침대에 쓰러져 있는 유진을 본 민형, 다가가 이불을 덮어주고 돌아서는데 유진이 실눈을 뜬다.

유진의 시점으로 흐리게 보이는 민형, 준상의 모습과 겹쳐보인다.

 

 

 

유진 .....준상아.......!

 

 

 

걸음을 딱 멈추는 민형,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지나간다.

 

천천히 몸을 돌려 유진을 바라보는 민형.

 

 

 

민형 .......?

 

 

 

민형을 바라보는 유진의 놀란 눈에서 멈추며-

 

 

 

<5부 끝>


- 첨가씬

 

 

 

51. 폴라리스 (오후)

 

 

 

타로카드를 쭉 늘어놓고 한 장씩 뒤집어보고 있는 정아. 승룡은 퉁퉁 부어 있다.

 

열심히 짐을 챙기던 유진, 문득 정아를 보고는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유진 언니, 고만 좀 해라. 짐 안쌀거야?

 

정아 (시무룩해서) 지금 니가 잘 싸고 있잖아... (카드 보며 한숨) 그나저나 올해도 내 운명의

상대는 안나타날 팔잔가 부다.

 

승룡 (퉁퉁 불어서) 그걸 인제 알았수....? 그 놈의 타로점은 지겹지도 않나....

 

정아 (카드를 보여주며) 이거야 말로 내 인생의 지팡인데 지겨워하면 안되지.... (하다가 카드를

챙기며) 됐다... 나도 짐이나 싸야겠다.... 유진아, 노트북 다 챙겼지?

 

유진 응. 언닌 도면만 챙겨.

 

승룡 (퉁명스럽게) 아니, 낼 모레 간다면서 뭘 그렇게 챙겨? 증말 서운하네.... 나나 좀

챙겨주지....

 

유진 (승룡을 보더니) 언니, 승룡이 삐졌나봐.

 

정아 얌마, 우리가 지금 놀러가냐?

 

승룡 (그래도 삐진척 콧방귀를 날린다)

 

유진 언니, 안되겠는데? (승룡을 보며) 승룡, 우리가 오늘 한잔 쏘면 되는 거지?

 

승룡 (좀 풀려서) 그냥 한잔 말고, 근사하게!!!

 

 

 

그새 풀려서 헤헤 웃는 승룡. 정아, 손에 쥔 카드다발로 승룡을 한 대 툭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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