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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천하 68


S#1 당추 암자 마당(밤) 

난정, 갖바치를 놀란 눈으로 보고 섰다. 
난정 중전마마의 목숨이 경각에 달리셨다니요?! 
갖바치 이번에 원자께오서 왕세자에 책봉되실 것이 분명하니 
대군아기씨를 잉태하신 중전마마께오선 끓는 가마솥에 
들어가 삶아지실게 자명하다는 것쯤은 누구보다 네가 
잘 알고 있지 않느냐?! 
난정 (쏘듯이 보는)...! 
갖바치 난정아,내 말에 틀림이 있느냐?! 
난정 (침착 담담하게) 아저씨, 저를 찾아 발걸음을 하셨으니 
객사로 드시지요.(앞서서 방쪽으로 걸어간다) 
갖바치 객사로 들라?!(난정의 뒷모습을 보다가 호탕하게 웃어대는) 
으하하하- 
난정 (휙-돌아보는)..! 
갖바치의 웃음소리가 산사의 정적을 깨며 어둠속으로 메아리친다. 


S#2 편전 앞 마당(밤) 

윤비와 경빈,한치의 물러섬도 없는 팽팽한 시선이 부딪친다. 
엄상궁과 오상궁을 비롯한 중궁전과 경빈처소의 상궁나인들, 
편전에서 나온 대전내관과 김상궁조차 숨이 막힐 듯한 긴장감으로 
정적속에서 부딪치는 윤비와 경빈의 눈빛을 지켜본다. 
윤비 (무겁게 입을 떼는) 경빈, 전하의 심기를 어지럽혀드리지 말고 
물러가거라! 허면 내 이번 불경한 짓거리는 눈감아 줄것이야. 
경빈 (쥐어짜내듯) 신첩, 그리는 못한다고 분명 말씀 드렸사옵니다! 
윤비 뭐라?! 경빈, 네 눈앞에 서 있는 내가 누구인지 잊었느냐? 
경빈 신첩, 잘 아옵니다! 너무도 잘 아옵니다! 
신첩의 웃전이신 지엄하시고 반듯하오신 중전마마가 아니시옵니까?! 
윤비 헌데 네 어찌 일개 후궁 따위가 중궁전의 명을 거역하는 것이냐?! 
네 정녕 치도곤을 맞아야 정신을 차리겠느냐?! 
경빈 중전마마, 원자아기씨께오서 왕세자에 책봉되시오면 신첩과 
복성군은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온데 치도곤을 맞아 살점이 찢겨져 
나가고 뼈가 튕겨져 바스라진들 저어할 것이 무에 있겠사옵니까?! 
윤비 뭐라?! 네 정녕?! 
경빈 (다시 북받쳐 오르는 듯 강녕전을 향해 고개를 박으며 울부짖는) 
흐흐흑! 전하! 신첩과 복성군을 어찌 내쳐버리려 하시옵니까?! 
전하! 이러실 수는 없사옵니다! 신첩은 너무도 억울하옵니다! 
전하-전하- 
윤비 (내려다 보는)...! 


S#3 편전(강녕전) 합문 앞 

희빈과 창빈,향이와 처소의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합문 안으로 들어서다가 
흠짓 멈춰선다. 
저 멀리 강녕전 앞에서 경빈의 통곡소리와 함께 조족등에 밝혀진 윤비와 
경빈의 모습이 보인다. 
희빈,창빈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S#4 동 편전 앞 마당 

윤비, 통곡하는 경빈을 내려다 보다가... 
윤비 엄상궁. 
엄상궁 (다가서며) 예, 중전마마. 
윤비 (낮지만 단호한) 경빈을 처소로 데려가게. 
내 명이 있을때까지는 경빈이 처소방 밖으로 한발짝이라도 
떼어놓아서는 아니될 것이야! 
엄상궁 (조아리며) 예, 분부대로 거행하겠사옵니다. 
(고개들고 중궁전 상궁들에게) 뭣들 하느냐?! 
경빈마마를 처소로 뫼시어라! 
중궁전상궁들 예! 
중궁전상궁들, 경빈에게 우르르 몰려들어 경빈의 사지를 
거칠게 붙잡는다. 
경빈, 필사적으로 발버둥친다. 
경빈 (광기서린 몸부림) 이년들 당장 놓지 못할까?! 
(강녕전을 돌아보며) 전하! 전하! 전하! 
엄상궁 주상전하께오서 계오신 강녕전 앞이다! 조용히 뫼시어라! 
중궁전 상궁들, 경빈의 입까지 틀어막고 간신히 경빈을 옴짝달싹 못하게 
움켜잡고 엄상궁의 지휘로 편전계단을 내려간다. 
경빈처소 상궁나인들, 쭈삣쭈삣 지켜보고 섰는데 
엄상궁 비켜서라! 
경빈처소 나인들, 양옆으로 갈라지듯 물러선채 중궁전 상궁들에게 끌려가는 
경빈의 뒤를 따른다. 
윤비 (경빈의 뒷모습을 보며)...! 
오상궁 (옆으로 다가서며) 중전마마, 밤공기가 차옵니다. 침소로 드시지요. 
윤비 (강녕전쪽을 복잡한 심정으로 보는)... 
희빈과 창빈, 합문 밖으로 끌려나가는 경빈의 처참한 모습이 안쓰럽기도하고 
겁이 나기도 하는지 지켜볼 뿐이다. 
희빈과 창빈, 경빈이 합문밖으로 나가면 윤비쪽을 돌아본다. 
윤비, 강녕전 쪽을 보다가 몸을 휙-돌려 교태전 쪽으로 가버린다. 
오상궁과 상궁나인들이 윤비의 뒤를 따른다. 
대전내관과 김상궁이 편전 안으로 급하게 들어간다. 


S#5 동 편전 방 안(밤) 

중종, 술잔을 기울이다가 문득 방밖을 돌아본다. 
중종 김상궁. 들라. 
김상궁(E) 예. 
김상궁 (방문 열리면 들어와 서며) 찾아계시옵니까? 
중종 밖이 어찌 이리 조용해 진게냐? 
김상궁 중전마마께오서 중궁전 상궁들에게 명하시어 
경빈마마를 거칠게 끌어내셨사옵니다. 
중종 (끄덕이며).. 그래..중전께서 그랬을게야.. 
헌데 과인은 경빈에게 미안하구먼.. 
(한숨을 내쉬며 술 한잔 마신다) 


S#6 경빈처소 마당(밤) 

엄상궁의 지휘로 중궁전 상궁들이 경빈을 끌고 
일각문 안으로 들어온다. 
엄상궁, 처소 방쪽으로 들어간다. 


S#7 경빈 처소 방 안(밤) 

엄상궁과 중궁전 상궁들이 경빈을 방안으로 끌고 들어온다. 
엄상궁, 눈짓하면 중궁전 상궁들이 경빈을 놓아준다. 
경빈, 탈진한 듯 방바닥에 기댄채 숨을 씩씩 몰아쉰다. 
경빈 (엄상궁을 섬뜩하게 노려보는).. 
내 언젠가는.. 엄상궁 니년부터 요절 낼것이야! 
엄상궁 예, 쇠인 그날을 기다리고 있겠사옵니다. 
(더욱 공손하게 조아리며) 경빈마마, 편히 쉬시옵소서! 
(상궁들을 이끌고 방밖으로 나간다) 
경빈 (방문이 닫히면 고개를 방바닥에 떨구고 흐느끼는) 흐흑... 


S#8 동 경빈 처소 마당(마당) 

엄상궁, 중궁전상궁들을 엄하게 보며 명한다. 
엄상궁 경빈마마께오서 처소방 밖으로 나오시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상궁들 예! 
엄상궁 (경빈처소 상궁나인들을 위압적으로 훑어보고는 
일각문 밖으로 나간다) 


S#9 당추 암자 마당(밤) 

난정, 다반에 물과 다기류를 받쳐들고 불켜진 객사방쪽으로 걸어간다. 


S#10 동 당추 암자 방 안(밤) 

갖바치와 당추가 마주 앉아있다. 
갖바치 예에?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아주머니께오서 묘향산암자에서 
불목하니 노릇을요? 
당추 (끄덕이며) 난정이가 자식을 낳을때까지 보살님께선 부처님앞에 
스스로 지으신 업보를 씻으실 생각이시라네.. 
이사람도 말려보았지만 보살님의 작심이 너무도 완고하셨네. 
갖바치 음..아주머니께서 어찌? 
난정(E) (방밖에서) 차, 들여가옵니다. 
당추 오, 들어오너라. (일어나 방문을 열어주면) 
난정 (앞씬의 다반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와 앉는다) 
당추 허면 말씀들 나누시게. 
난정 스님, 어딜 가시려고요? 
당추 (미소) 부처님께 여쭈어볼 말씀이 있어 법당으로 가보련다. 
(방밖으로나간다) 
갖바치 어디 난정이 네가 끓여주는 차 맛 좀 볼까? 
난정 (능숙한 솜씨로 차물을 붓고... 헹궈내고...) 
갖바치 (유심히 보는)... 


S#11 어느 대갓댁 골목길(밤) 

금이, 울상이 되어 걸어온다. 
금이 좌의정대감께오선 이 야심한 밤에 대체 어딜 가신게야?! 
금이,어디론가 급하게 뛰어간다. 


S#12 자운아 기방 안채 마당(밤) 

모린, 안방 마루 한쪽 구석에 앉아있다. 
남곤(E) 희락당대감, 이사람을 청해놓고 어찌 술만 드시는게요? 
모린 (방쪽을 돌아보는)..? 


S#13 동 자운아 안채 방 안(밤) 

남곤과 김안로가 술상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그 옆에 자운아와 옥매향이 앉아있다. 
김안로 자운아, 잠시 자리 좀 비워주겠나? 
자운아 그러시디요. 매향아 뭐하네? 날래 닐어나디 않고! 
옥매향 알았시요! (일어서며) 기럼 말씀들 나누시라요? 
자운아, 옥매향이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김안로 (남곤을 보며) 대감, 내일이면 전하께오서 조정신료들 앞에서 
원자아기씨가 왕세자로 책봉되실 것임을 반포하실것이옵니다. 
남곤 (술잔들다가 놀라 보며) 뭐,뭐요?! (술잔 탁 놓으며) 
희락당 대감,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게요?! 
전하께오선 분명 시제유출의 의혹이 명백히 밝혀지기 전까지.. 
김안로 (말을 자르며) 대감께오서 조정의 반발을 무마시켜 주신다면 
큰 댓가가 따를 것이옵니다. 


S#14 홍경주 사랑채 방 안(밤) 

홍경주, 앞에 앉아있는 윤임을 놀라서 보며 말한다. 
홍경주 댓가라니?! 지금 판부사께서 이 늙은이를 매수하시려는게요?! 
윤임 매수라니요? 남양군대감께오서 금원군 대신 원자아기씨를 
왕세자로 추대해 주시는 충정에 대한 댓가이옵니다. 
홍경주 충정에 대한 댓가라? 
윤임 남양군대감뿐 아니오라 대감의 자손들까지 거병하여 범궐하지 
않는한 지금 대감께오서 누리고 계신 부귀공명이 대대손손 
이어질 것이외다. 
홍경주 (가늘게 뜨고 계산하는)..음! 


S#15 자운아 기방 안채 방 안(밤) 

김안로, 남곤을 보며 말한다. 
김안로 이미 전하의 어의는 정해지셨사옵니다. 
대감께오서 조정의 세를 모아 공론을 일으키실 수는 있사오나 
남양군대감과 의기투합 하시지 못하시면 큰 힘을 얻지는 
못하실 것이옵니다. 
남곤 (노려보는) 음! 
김안로 좌의정대감께오서 내일 편전에서 전하의 어의를 거스르시지 
않으시오면 대감께 만인지상 일인지하의 자리가 돌아갈 것이옵니다. 
남곤 영의정의 자리를?! 
김안로 이사람, 약조드리겠사옵니다. 그것도 대감께오서 와석종신하실때까지 
보장될 것이옵니다. 
남곤 허나 내 희락당대감의 약조를 어찌 믿을수 있겠소이까? 
김안로 원자아기씨께오서 왕세자에 책봉되신다 한들 좌의정대감을 따르는 
조정의 세가 밀어주시지 않으면 위태롭기는 마찬가지 아니옵니까? 
허니 이사람을 믿으시옵소서! 
남곤 ... 
김안로 정승반열에 오르신 대감께오서 언제까지 일품명부 후궁의 심기만을 
살피실 작정이시옵니까?! 
남곤 (버럭) 말씀이 지나치시오이다! (급하게 한잔 마신다) 
김안로 (보는)... 


S#16 당추 암자 방 안(밤) 

난정과 갖바치, 차를 마시며 앉아있다. 
갖바치 난정아, 원자아기씨께오서 왕세자에 책봉되신다는 것이 무슨 
뜻인줄 알고 있느냐? 
난정 예, 지금까지 서로 다른 왕자를 추대했던 조정의 신료들이 
의기투합했다는 뜻이겠지요. 
갖바치 (끄덕이며)그래, 난정이 네가 하늘처럼 떠받드는 중전마마께오서 
고립무원 되신다는 뜻이기도 하지! 
난정 (울컥)...! 
갖바치 허면 너는 중전마마를 어찌 구해드릴 생각이냐? 
난정 중전마마께오서 구명도생 하시는 길은 경빈과 손을 잡으시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하옵니다. 
갖바치 난정아.. 네 아직은 마음공부가 깊지 못함이야. 
난정 아저씨, 중전마마께오서 살아 남으실 다른 방도라도 
있는 것이옵니까? 
갖바치 ...음! 
난정 (간절하게) 아저씨, 제게 아저씨의 지혜를 빌려주실수는 
없사옵니까? 
갖바치 난정아, 네가 끓인 차향과 맛이 내 혓바닥을 감싸며 
취하게 만드는구나.허나 차가 담박(淡泊)하지 못하면 술을 마시는게 
낫고 사람이 담박하지 못하면 지혜는 한낱 간계에 불과한 법이야. 
난정 아저씨...! 
갖바치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생각해 보거라. 
어허 답답하구나. (일어서며) 내 나가 찬바람이라도 쐬어야겠다. 
(방밖으로 나간다) 
난정 ... 


S#17 경빈 처소 방 안(밤) 
경빈, 방바닥에 얼굴을 묻고 마른 울음을 흐느끼다가 
어느 순간 고개를 치켜든다. 
경빈 중전, 내 비록 복성군이 보위에 오르지 못한다할지라도 중전만은 
용서하지 않을것이야!.. 중전만은...! 
(움켜쥔 주먹이 살기로 부르르 떨린다) 


S#18 중궁전 방 안(밤) 

윤비, 연상앞에 다소곳하게 앉아 생각에 빠져있다. 
윤비 (혼잣말)..경빈과 손을 잡아야 나와 내 복중태아가 
살아 남을 수 있다? 
윤비, 한숨을 깊이 내쉰다. 


S#19 편전 외경(낮) 
김전, 남곤, 이유청(*), 정광필, 안당, 홍경주, 김안로, 심정, 
김제학과 정윤겸, 고형산(*), 그리고 판서급의 대신들이 삼삼오오 
편전계단을 올라 강녕전 안으로 들어간다. 
남곤,김안로와 시선이 마주치면 굳은 표정으로 얼굴을 돌린다. 


S#20 동 편전 방 안 

앞 씬에 등장한 조정신료들이 방안을 가득 메운채 웅성거리며 
앉아있다. 
대전내관(E) (방밖에서) 주상전하, 납시오. 
조정신료들, 기립하여 예를 갖춘다. 
중종, 방문이 열리면 박승지를 거느리고 들어와 보료위에 앉는다. 
조정신료들, 자리에 앉는다. 
중종 (조정신료들의 면면을 살피며) 과인이 경들을 편전에 들라 
한 연유는 장차 대통을 이을 왕세자에 대해 과인의 심중을 
밝히기 위해서요. 
일동 (숨소리조차 잦아든 정적)... 
중종 과인은 왕세자를 낙점하는데 적서와 장유를 불문하고 
과인의 핏줄을 받은 여덟명의 왕자들의 식견과 자품을 살펴본 
연후에 왕세자를 낙점했소. 
일동 (각자의 표정들)... 
중종 과인은 돌아가신 장경왕후의 소생인 원자 호(원자이름)를 
왕세자로 책봉하고자 하오. 경들의 뜻은 어떠하시오? 
김전 신, 영의정 김전. 조정 신료들의 영수로써 말씀 올리겠사옵니다. 
원자아기씨께오선 년치 아직 어리시오나 식견이 출중하시고 
타고난 자품이 탁월하시어 성군의 자질을 갖추셨다고 사료되옵니다. 
원자아기씨께오서 장차 전하의 대통을 이으시온다면 이나라 종사와 
신민들을 위해 홍복이 될것이옵니다. 
중종 고맙구려, 영상. 


S#21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이불을 깔고 자리보전을 하고 있다. 
(*탈진과 전신타박상 상태다) 
경빈 (신음을 쥐어짜내는) 아니돼.. 아니 돼... 
원자가 책봉되어서는 아니돼!! 
금이 (경빈을 안타깝게 보며 울먹) 마마.. 


S#22 희빈 처소 방 안 

희빈, 
연상앞에 앉아 안절부절 가슴을 태우고 있다. 
희빈 아버님, 반드시 원자의 왕세자 책봉을 막으셔야 하옵니다! 
반드시! 


S#23 동 편전 방 안 

중종 (홍경주를 보며) 남양군께서는 어찌 생각하시오? 
일동 (홍경주를 주시한다)...! 
홍경주 신은 전하께오서 보위에 오르신 연후에 전하의 충성스러운 
신하로써 어의를 거스른 적이 한번도 없었사옵니다. 
신은 전하의 어의에 따를것이옵니다! 
일동 (의외라는 듯 웅성거리는)...?! 
심정(E) (어이없어 보며) 아,아니, 남양군께오서 어찌?! 
홍경주 (심정의 시선을 피하는).. 중종 고맙구려, 남양군.. 
(남곤을 돌아보며) 좌의정께서는 과인의 낙점에 대해 어찌 
생각하시오? 
일동 (긴장하는)... 
남곤 대통을 이으실 왕세자를 낙점하시는 것은 군주의 고유한 
권한이옵니다. 조정의 녹을 먹는자가 어찌 군주의 권한에 
도전할 수가 있겠사옵니까? 신 역시 전하의 어의를 
받들 것이옵니다. 
심정 (충격)..!! 
일동 (허탈한)...! 
중종 허허, 고맙고도 고맙소이다! 조정신료들이 과인의 뜻에 이렇듯 
혼쾌히 따라주시겠다니 과인의 마음이 기쁘기 한량없소! 하하! 
김안로, 김전, 김제학등의 원자파가 은밀한 눈웃음을 교환한다. 
중종 (방밖을 보며) 원자를 들라해라! 
대전내관(E) 예- 
방문이 열리면 원자가 방안으로 들어선다. 
원자, 
조정신료들의 인원수에 흠짓 놀라 멈춰서는데 
중종 원자는 이리 가까이 오라. 
원자 예, 아바마마.(의젓하게 걸어와 중종 앞에 선다) 
중종 (신료들을 보며) 경들께선 장차 과인의 대통을 이을 원자에게도 
충성을 다 바칠 것을 맹세하실 수 있겠소? 
일동 (조아리며) 예, 맹세드리겠사옵니다! 


S#24 자순대비 방 안 

자순대비,앞에 앉은 조상궁을 활짝 피어난 얼굴로 본다. 
창빈, 
자순대비 옆에 앉아 웃음을 짓고 있다. 
자순대비 조정신료들이 원자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충성맹세를 
했단 말이냐? 
조상궁 예, 대비마마. 편전에 드신 신료들중 원자마마의 왕세자 
책봉을 반대하는 분은 없었다고 들었사옵니다. 
자순대비 그래, 하늘이 도우셨음이야.. 하늘이.. 
창빈 대비마마, 경하드리옵니다. 왕세자께오서 정해지셨사오니 
전하의 정통성이 바로서고 종사가 반석위에 올라섰음이 
아니옵니까? 
자순대비 고맙구려..창빈.. (눈물을 찍어내며) 
허, 이 늙은이가 참으로 주책도 없구려. 이처럼 기쁜 날에 
어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소..? 
창빈 (흐뭇하게 보는)... 


S#25 대궐 일각 

남곤과 심정, 
굳은 표정으로 걸어온다. 
심정 (멈춰서서 휙-보며) 대감, 어찌 사람의 뒷통수를 
이리 후려칠수가 있단 말이오? 
남곤 이사람도 어쩔수가 없었소이다. 조정의 대세가 그리 
흘렀던 것이외다. 
심정 대세요? 조정의 대세를 바꾸신 분이 바로 대감 
자신이시란걸 어찌 모르시오?! 경빈마마의 등에 칼을 
꽂았으니 이제 무슨 낯으로 마마를 뵈온단 말이오? 
남곤 화천군, 때를 기다려봅시다. 원자께오서 아직 왕세자에 
책봉되신것도 아니고 보위에 오르신 것은 더더욱 아니지 
않소이까? 
심정 (남곤을 원망스럽게 보다가).. 이사람은 당분간 
두문불출해야겠소이다.(어디론가 간다) 
남곤 (그 뒷모습을 보는)... 


S#26 경빈 처소 마당 

중궁전 상궁들, 처소 입구를 지켜섰다. 
복성군, 급하게 일각문 안으로 뛰어들어 온다. 
복성군 (처소쪽으로 달려가며) 어마마마! 어마마마! 
중궁전상궁들, 위협적으로 처소 입구를 막아선다. 
중궁전상궁1 들어가지 못하시옵니다! 
복성군 (눈을 부라리며) 뭐라?! 상궁년들 따위가 뉘 앞을 
가로막는게냐?! 어서 비켜서라! 
중궁전상궁들, 합세하여 입구를 막아선다. 
복성군 (처소쪽을 향해 소리치는) 어마마마! 어마마마! 


S#27 동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자리에 누운채 눈물을 글썽거린다. 
경빈 ..금아..어서 나가보거라... 복성군께서 완패막심한 
중궁전 상궁들에게.. 해라도 당하실까 두렵구나.. 
금이 예,마마..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간다) 
경빈 (눈물을 참으려는 듯 입술을 깨무는)...!! 


S#28 동 경빈 처소 마당 

금이, 처소쪽에서 마당으로 나온다. 
복성군 (반갑기도 하고) 금아, 어마마마의 존체는 어떠하시냐? 
금이 (다가와)..경빈마마께오선 괜찮으시옵니다.. 
복성군마마..중전마마의 윤허없이는 처소 출입을 할 수 
없사오니 돌아가 계시옵소서.. 
복성군 (눈물을 글썽이며) 자식이 어머니의 문후를 여쭈는 것도 
윤허를 받아야한단 말이냐?! (울부짖듯) 어머니! 어머니! 
금이 (훌쩍이고).. 
복성군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며 일각문 밖으로 뛰쳐나간다) 


S#29 동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북받치는 울음을 참지 못하는)..복성군..약조를 지키지 
못한..이 못난 에미를 용서하시오.. 흐흑.. 
(눈가에서 길게 눈물이 흘러내린다) 


S#30 희빈 처소 방 안 

희빈, 눈물을 찍어내고 있다. 
홍경주 (희빈을 달래듯)희빈마마와 금원군께오서 우리 홍씨가문을 
위해 뜻을 꺽으신 것이니 너무 상심치 마시옵소서. 
희빈 (눈물 그렁하여 보며).. 가문을 위해 뜻을 꺽다니 
그 무슨 말씀입니까? 
홍경주 아,아니옵니다. 허나 장차 가문의 후손들이 희빈마마의 
은공을 길이길이 기릴것이옵니다. 
희빈 아무리 가문이 부귀공명을 누려본들 무슨 소용입니까? 
군주 한분이 태어나시느니만 못한걸요? 
홍경주 ('그건 그렇다' 한숨 푹 내쉬는) 음...! 


S#31 대궐 또 다른 일각 

정윤겸, 걸어오는데 그 뒤로 김안로가 급하게 쫓아오며 부른다. 
김안로 도총관대감! 잠시 멈추시지요. 
정윤겸 (멈추고 돌아보며) 희락당대감.. 이사람을 어찌 찾으시오? 
김안로 대감, 장차 세자저하를 보위할 세자익위사 인선(人選)은 
마치셨소이까? 
정윤겸 예, 무반출신들중 학문이 뛰어나고 또한 
이사람이 믿을만한 인재들을 물망에 올려놓았소이다. 
김안로 도총관대감, 이사람과 잠시 금부로 발걸음을 하시지요. 
정윤겸 금부라니요? 
금부는 어인 연유로 가시자는게요? 
김안로 가보시면 아시게 되실 것옵니다. (앞장서서 가면) 
정윤겸 (의아하여 그 뒤를 따른다) 


S#32 금부 옥사 앞 

김안로, 정윤겸과 함께 옥사쪽으로 걸어온다. 
김안로 전하께오서 편전에서 조정신료들에게 원자아기씨를 
왕세자로 낙점하실 때 궁궐 밖에서 소란이 있었다고 
들었사옵니다. 
정윤겸 소란이라니요? 
김안로 철없는 유생들이 전하께 원자아기씨의 왕세자 낙점을 
늦추어달라는 주청을 드리기 위해 궐내 난입을 
시도했사옵니다. 
정윤겸 궐내 난입이라니?! 허어, 아무리 철이 없어도 유분수지?! 
금부도사 (다가와 조아리며) 
희락당대감 오시었사옵니까? 
김안로 수두는 잡아들이셨소? 
금부도사 예, 옥사에 가두어두었사옵니다. 
김안로 잠시 옥사로 드시지요. 
김안로와 정윤겸, 금부도사의 인도를 받으며 옥사안으로 들어간다. 


S#33 동 금부 옥사 안 

금부도사의 인도로 김안로와 정윤겸이 들어온다. 
옥살 안쪽으로는 갓이 찌그러지고 도포가 뜯긴채 
이곳 저곳이 터지고 깨진 유생들이 신음을 흘리며 앉아있다. 
정윤겸, 옥사에 갇혔던 기억으로 뒤쳐진채 찡그리며 옥살 안을 보는데 
정렴 (옥살에 달려붙어 김안로에게 애원하는) 대감 이놈은 수두가 
아니오라..친구 꼬임에 빠져 부화뇌동한 것이오니.. 
정윤겸 (정렴을 보고) 렴아! 네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냐?! 
정렴 (당황하고 놀라는) 아,아버님! 
정윤겸 (휘둥그래지는)...! 
김안로 (힐끗보며 미소가 스치는)... 


S#34 어느 길 

관복을 입은 김안로, 황서방을 거느리고 사인교를 타고 온다. 
박희량, 사인교 앞쪽으로 걸어와 조아린다. 
김안로 (손짓으로 사인교를 멈추게 하며) 
자네 일을 아주 잘 해냈더구만. 
박희량 송구하옵니다. 
김안로 사간원 정언자리를 원한다고 했는가? 
박희량 시생, 희락당 대감의 그늘에 머물고 싶을뿐이옵니다. 
김안로 언제 한번 내 집으로 발걸음을 하게나. 
자네 자리를 한번 마련해 봄세. (황서방 보며) 
황서방, 판부사께서 기다리실테니 서둘게. 
황서방 예, 대감마님. (교꾼들에게) 서둘랍신다. 
박희량 (급하게 가는 김안로의 사인교 뒷모습을 보며)...! 


S#35 대비전 외경 

자순대비(E) 주상, 감축 또 감축 드립니다. 


S#36 동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중종을 보며 환하게 웃으며 말한다. 
자순대비 주상께서 종사와 대통을 이으실 왕세자를 정하셨으니 
이 늙은 에미는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듯 마음이 
든든합니다. 
중종 소자, 명년 봄에 원자의 왕세자 책봉례를 거행할 것이옵니다. 
자순대비 예, 이 늙은이는 주상의 용단에 조정신료들의 반발이 거셀까 
내심 노심초사하였소. 
중종 이번에 조정의 반발을 무마하는데는 희락당대감과 판부사대감의 
공이 큰 것으로 알고 있사옵니다. 
자순대비 예, 판부사와 희락당대감은 모두 주상과 원자에게 충성스러운 
분들이지요. 헌데 주상, 경빈의 일은 어찌 처결하실것이요? 
중전께서 경빈을 처소에 가두고 출입을 금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중종 소자, 내명부의 일은 중전에게 일임할 것이옵니다. 
중전께서 현명하게 처결하실 것이오니 중전을 믿으시옵소서, 
어마마마. 
자순대비 그래야겠지요..음! 
조상궁(E) (방밖에서) 대비마마. 급히 아뢸 말씀이 있사옵니다. 
자순대비 (방문쪽 보며) 무슨 일이냐? 


S#37 동 대비전 방 밖 복도 

조상궁 (방쪽에 대고) 복성군께서 편전앞에서 석고대죄를 드리고 
계신다 하옵니다. 


S#38 동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놀라) 뭐라? 석고대죄?! 
중종 (놀란 표정)...?! 


S#39 편전 앞 마당 

복성군, 머리를 풀고 소복차림으로 
자리를 깔고 강녕전을 향해 앉아있다. 
중종, 대전내관과 김상궁등을 거느리고 급한 걸음으로 
복성군쪽으로 온다. 
중종 (복성군 앞에 서서) 복성군, 네 어찌 석고대죄를 
드리고 있는것이냐? 
복성군 주상전하, 소자 어미의 죄를 대신 받고자 석고대죄를 
드리고 있사옵니다. 
중종 뭣이라, 어미의 죄를 대신 받는다? 
복성군 예, 소자의 어미가 어젯밤 강녕전 앞에서 호곡을 하여 
주상전하의 심기를 어지럽혀 드렸사옵고, 또한 웃전이신 
중전마마께도 불경한 언사로 대죄를 범해 처소방안에 
유폐되어 있는 것으로 아옵니다. 
중종 ..음! 
복성군 하오나 아무리 대죄인이라고는 하나 그분은 소자의 
어머니이시옵니다. 소자, 어미의 죄를 대신 받게 
해주시옵소서! 
중종 복성군, 네 효심은 가상하나 내명부의 일은 과인이 아닌 
중궁전의 소임이니라. 허니 당장 석고대죄를 풀고 물러가도록 
하라. 
복성군 ... 
중종 어서 물러가래두. 
복성군 하오면 소자, 중궁전 앞에서 중전마마께 석고대죄를 
올리겠사옵니다. 
복성군, 일어나서 자리를 말아들고 중종에게 조아리고 교태전쪽으로 간다. 
중종 (그 뒷모습을 보며)...! 


S#40 중궁전 앞 마당 

복성군, 걸어와 중궁전 앞 마당에 선다. 
복성군, 자리를 깔고 그 위에 앉는다. 
복성군 (교태전 현판을 무섭게 노려보는)...! 


S#41 윤원형 집 안채 큰 사랑채 외경 

윤지임(E) 원자아기씨께오서 조정신료들 앞에서 충성맹세를 
받으셨다면서? 


S#42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지임 앞에 윤원형과 윤원로가 앉아있다. 
들뜬 윤지임과 달리 차분한 윤원형과 시무룩한 윤원로. 
윤원형 예, 그러셨다고 들었사옵니다. 
윤지임 헌데 너희 형제는 어찌 방구석에만 틀어 박혀 있는게냐? 
윤원형 예에? 아버님,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윤지임 허어, 이번에 원자아기씨께오서 왕세자로 추대되시는데 
중전마마께오선 물론이 시옵고 우리 삼부자 역시 힘을 
보태지 않았느냐? 
윤원형 (윤원로쪽을 힐끔보며) 그랬습지요..만.. 
윤원로 (시선 피하며 딴청하는).. 어..덥다.. 
윤지임 부지런히 판부사대감을 쫓아다니면서 연회 끄트머리 
말석이라도 한자락 차지하고 앉아서 조정신료들 얼굴이라도 
익혀두라 이 말이다. 
윤원형 소자도 그리하고 싶사옵니다만... 판부사대감께오서 
형님을 어찌 생각하실지..? 
윤지임 응? 그게 무슨 말이냐,원형아? 
윤원로 (휙-보며) 얘, 원형아 쓸데없는 소리 말고 아버님 말씀대로 
판부사댁이라도 찾아 뵙자구나. 
윤원형 알았소이다.. (마지 못해 일어서는) 
윤원로와 윤원형, 방밖으로 나간다. 


S#43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마당 

윤원로, 윤원형의 도포자락을 잡으며 말한다. 
윤원로 원형아, 네 처숙어른과 판부사대감께서 이 형을 탐탁치 않게 
여기시는 눈치가 틀림없느냐? 
윤원형 예, 오죽했으면 이 아우는 물론이고 마누라까지 문전박대를 
당했겠소? 
윤원로 허어, 원자아기씨께오서 대통을 잇게 되셨다니 
(하늘을 보며 한숨 푹) 앞으로 고달프게 생겼구나... 
윤원형 형님, 한숨만 꺼져라 내쉬실게 아나리 입궐하여 중전마마를 
알현하신 연후에 중전마마께 이번 일을 무마시켜 주시옵사하는 
청을 넣어 보시구려. 
윤원로 그럴까? 
윤원형 설마하니 희락당대감이나 판부사대감께서 원자를 밀어주신 
중전마마의 청을 뿌리치기야 하시겠소? 
윤원로 (끄덕이며) 딴은..그래, 그러자구나! 


S#44 중궁전 앞 마당 

복성군, 고개를 숙인채 앉아있다. 
복성군 ... 
오상궁 (중궁전에서 나오다 복성군을 보고 다시 중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S#45 동 중궁전 복도 

오상궁, 엄상궁쪽으로 다가와 귓속말을 한다. 
엄상궁 아직도 석고대죄를 풀지 않으셨다? 
오상궁 예..중전마마께 고할까요? 
엄상궁 아닐세.. 어제밤도 뜬눈으로 지새셨으니 더 주무시도록 하세. 
오상궁 ... 

S#46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보료에 누워 오수에 빠져있다. 
윤비 (험한 꿈이라도 꾸는 듯 양미간을 움찔거린다)...! 


S#47 윤임 사랑채 마당 

김안로, 박서방의 인도를 받으며 사랑채 방쪽으로 걸어온다. 
그 뒤를 따르는 황서방. 
박서방 (방앞에 멈춰서서) 대감마님, 희락당대감 오셨사옵니다. 
윤임(E) (반가운) 오, 그래?! 
윤임 (방문을 열고 나와 마당으로 내려서서 반갑게 김안로의 
두손을 맞쥐며) 희락당대감, 참으로 고맙소이다! 
이사람, 원자아기씨께오서 조정신료들의 충성맹세를 받으셨다는 
말을 전해듣고 눈물을 쏟을 뻔 하였소이다! 
김안로 허허, 이사람이 무슨 한 일이 있다고요? 
모두가 전하와 원자아기씨의 홍복이시옵지요. 
윤임 자 어서 드십시다. 
김안로 예. 그러시지요. (방으로 들어가는데) 
윤임처 (환한 표정으로 방에서 나오다가 김안로와 목례를 교환한다).. 


S#48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김안로와 윤임, 은밀하게 논의중이다. 
김안로 원자아기씨께오서 장성하시면서 조정에서 우리의 세도 
커지겠지만 아직은 좌의정대감이나 남양군대감과 손을 잡아야 
할 것이옵니다. 
윤임 허면 이번에 좌의정이나 남양군과 한 약조는 지켜야겠소이다. 
김안로 예, 우리가 저들보다 힘이 약할 때는 신망을 잃어서는 낭패를 
볼 것입니다. 
윤임 (끄덕이며)..그래야지요.. 
김안로 하오나 중전마마와 정도총관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찍어내야 
할것이옵니다. 
윤임 희락당대감, 중전마마는 원자아기씨께 위협이 되겠지만 정도총관은 
전하께오서 장차 세자저하의 보위를 맡기실만큼 총애하시 
는 분인데 어찌..? 
김안로 이사람, 정도총관의 서출이 윤승후관의 첩실이라 들었사옵니다. 
윤임 난정이란 기생아이 말이오? 
김안로 예. 중전마마의 외척과 군사를 움직일 수 있는 도총관이 가깝게 
지내는 것이 이사람은 마음에 걸리옵니다. 
윤임 허니 장차 화근이 될 싹은 잘라버리자 이 말씀이오이까? 
김안로 예. 뿌리를 내리기 전에 잘라내버려야지요! 


S#49 당추 암자 외경 


S#50 동 당추 암자 방 안 

난정과 갖바치, 당추가 찻상을 놓고 앉아있다. 
난정 갖바치 아저씨, 정녕 제게 중전마마를 구할 지혜를 빌려주시지 
않으실 것이옵니까? 
갖바치 그 답은 네가 이미 알고 있지 않느냐?! 
난정 알고 있다니요?.. 저는 무슨 말씀이신지 도통 모르겠사옵니다. 
당추 허허, 이사람 난정이가 아우님같은 도통군자라도 되는줄 
아시는가? 속시원하게 말씀 해주시게나. 
난정 (보는)...? 
갖바치 중전마마께오서 원자아기씨를 정녕 친아드님처럼 여기신다면 
친아드님이 보위에 오르시는 것과 진배 없음이신데 세상천지에 
꺼리끼실 것이 무엇이 있으시겠느냐? 
당추 그건 아우님 말씀이 맞구먼. 
난정 ... 
갖바치 중전마마께오서 마음을 비우신다면 무탈하실 것이고 만에 하나 
복중의 아기씨를 보위에 올리시려는 욕심이 티끌 만큼이라도 
가지고 계시다면 화를 면치는 못하실 것이야! 
당추 그 말씀도 옳구먼?! 
갖바치 난정아, 네 이리도 쉬운 세상 이치를 볼수 없었다면 
너 역시 가슴속에 야심이 가득차 네 눈과 총기를 흐린 탓이 
아니겠느냐?! 
난정 ...! 
갖바치 난정아, 중전마마와 경빈이 손을 잡는다면 언젠가는 상대가 
벼랑 끝에 섰을 때 그 손을 놓기 위함이 아니겠느냐? 
상대가 그 손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친다면 네 손모가지를 끊어내야 
할 것이고 말이다! 
당추 (끄덕끄덕)... 
갖바치 그런데도 넌 중전마마께 경빈과 손을 잡으라는 어리석은 진언을 
드릴셈이더냐? 
난정 ...! 


S#51 중궁전 방 안 

윤비, 식은 땀을 흘리며 잠들어 있다. 
윤비, 양미간을 찌푸리며 인상을 쓰다가 
헉-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나 앉는다. 
윤비,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두리번 거린다. 
엄상궁(E) (방밖에서) 중전마마, 괜찮으시옵니까? 
윤비 (정신을 차리고) 난 괜찮네... 
윤비(E) (방안을 낯선 듯 두리번거리는 얼굴위로) 
이 방안이 어찌 이리 커보인단 말인가? (저으며) 
아니야, 방이 커졌을 리가 있나?.. (흠짓) 허면?..분명.. 
내가 작아졌음이야..내가...!! (한숨을 내쉬는데) 
엄상궁(E) (방밖에서) 중전마마, 아뢰올 말씀이 있사옵니다. 
윤비 (방문쪽 보며) 들어오게. 
엄상궁(E) 예. 
엄상궁 (방문이 열리면 들어와 서며) 중전마마, 지금 중궁전 앞에서 
복성군이 석고대죄를 드리고 있사옵니다. 
윤비 뭐라?..석고대죄? 


S#52 중궁전 앞 마당 

윤비, 엄상궁과 오상궁등을 거느리고 중궁전에서 나온다. 
윤비, 복성군을 내려다 보면 
복성군 (결연한 표정으로 윤비를 보는)... 
윤비 (보다가 몸을 돌려 중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복성군 ...! 


S#53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고통스럽게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금이, 그 옆에서 경빈을 부축하고 있다. 
경빈 우리 복성군께서 중전한테 석고대죄를 드리다니.. 
그럴순 없지..그럴순 없어! (그러나 몇발자국 걷다가 
풀썩 무릎을 꿇는다).. 복성군..복성군.. 
금이 마마... 
경빈 ..복성군...복성군... 


S#54 중궁전 방 안 

윤비 (골똘한 생각에 잠긴)...! 

S#55 동 중궁전 앞 마당 

복성군, 고통을 견디며 고개를 빳빳하게 든채 앉아있다. 
윤원형과 윤원로, 중궁전 합문안으로 들어온다. 
윤원형과 윤원로, 복성군을 힐끗보며 중궁전 계단을 올라 중궁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엄상궁(E) 중전마마, 윤승후관 형제분 들었사옵니다. 


S#56 동 중궁전 방 안 

윤원형과 윤원로,윤비 앞에 앉는다. 
윤비 두분 오라버니께서 어인 연유로 함께 중궁전에 발걸음을 
하시었습니까? 
윤원로 시생, 중전마마께 청을 드리러 왔사옵니다. 
윤비 청이라니요? 
윤원로 저..그게.. 
윤원형 형님께서 판부사대감과 희락당대감의 오해를 풀어주십사하는 
청을 드리러 왔사옵니다. 
윤비 판부사대감과 희락당대감의 오해라니요? 
윤원로 (난감한 듯 윤원형의 눈치를 보는) 
윤원형 (말씀올리라는 눈짓) 
윤비 큰 오라버니,무슨 일인지 자초지종을 말씀해 보세요. 
윤원로 예, 말씀 올리겠사옵니다. 


S#57 당추 암자 누마루 계단 

갖바치, 계단을 내려오고 난정과 당추가 배웅하듯 그 뒤를 따른다. 
갖바치 (난정을 돌아보며) 난정아, 중전마마를 진정으로 위한다면 
중전마마께오서 원자아기씨를 친아드님처럼 자애하고 괴이시는 
그 길 뿐이다. 내 너의 친구로써 하는 충고이니 내 말 명심하거라. 
난정 ... 
당추 허면 나중에 또 보세나, 아우님. 
갖바치 (돌아서 휘적휘적 간다) 
난정 (갖바치의 뒷모습을 오래동안 보는)... 


S#58 중궁전 방 안 

윤비, 윤원로를 보고 말한다. 
윤비 허면 큰오라버니께서 금원군을 왕세자로 추대하는 
주청상소에 연명을 하셨단 말입니까? 
윤원로 (잔뜩 움츠리며) ..마마를 뵈올 낯이 없사옵니다. 
윤비 ... 
윤원형 그 일로 희락당대감이나 판부사대감께서 
우리 삼부자에 대해 오해가 있으실지도 모르니 
중전마마께오서 잘 말씀해주십사하고 청을 드리는 
것이옵니다. 
윤비 (저으며) 아닙니다, 그건 구실일 뿐입니다. 
판부사와 희락당대감은 이사람과 이사람의 복중의 태아는 
물론이고 두분 오라버니까지 찍어내려 들것입니다. 
윤원형,원로 (놀라) 예에? 마마, 그 무슨?! 
윤비 (벼르듯) 허나 내 이대로 순순히 밀려나가지만은 않을겝니다! 
내 경빈하고 손을 움켜쥐고서라도 반드시 반드시 살아남을 
것입니다! 
윤원형,원로 (섬뜩).. 
윤비 ...! 


S#59 당추 암자 마당 

난정, 결연한 표정으로 말한다. 
난정 예, 중전마마. 그리하시어야 사시옵니다! 
경빈과 손을 잡으셔야 살아남으시옵니다! 
난정, 어딘가를 휙-돌아보는 독기서린 얼굴에서 스톱모션. 

.여인천하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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