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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또보고 8회

 

S#1 병원 복도

 


      엘리베이터 열리고, 은주 김 간호 내리는(승미 남아서 닫힘 버튼)

      의미있는 웃음들 짓고, 간호사실 향해

  S#2 간호사 실
 


      차들 마시는

김 간 [오늘두 하루 끝났다]

은 주 (동감..마시는)

김 간 [정 선생님은 형제가 어떻게 되세요]

은 주 [언니 하나, 남동생 하나 있어요]

김 간 [언닌 시집 가셨겠네요]

은 주 [아뇨 대학원 다녀요]

김 간 [으음..]

은 주 [좋은 사람 있음 소개해요 우리 언니 미인예요]

김 간 [정 선생님보다 더 이뻐요?]

은 주 [나야 그냥 평범하죠]

김 간 [정 선생님이 평범하면 난 뭐예요?]

       둘 가볍게 웃음

김 간 [뭐 공부하시는데요]

은 주 [국문학 석사 과정요]

김 간 [국문학에다 미인에다..그야말루 지성과 미모를 겸비하셨네]

은 주 (웃는)

김 간 [직장 일부러 안 다니는 거예요?]

은 주 [공부하면서 습작해요..]

김 간 (끄덕이듯..차 마시고)[언니 아르바이트 한 번 안해보실려나, 애들

       가르치는거요]

은 주 [학원요?]

김 간 [학원 아니구요 우리 이모부가 영재출판 하거든요, 집으루 방문해서 

       꼬마들 글짓기 지도하는거 있죠 그룹으루]

은 주 (끄덕이고)

김 간 [아르바이트치군 괜찮드라구요 일주일 꼬박 안해두 되구, 저한테 마침 

       자료 있는데..(일어나 책상으로) 한 번 보여드려 보세요]


  S#3 은주네 마당(어둑한)
 


       장 봐서 배 여사 들어서는, 문 따준 명원에게

배 여 [아버지 들왔냐?]

명 원 [아뇨](무거운 짐 받아서, 현관으로)

  S#4 마루
 


명원 배 여사 들어서면, 금주 발톱 깎고 있는

금 주 [응 엄마 와?]

배 여 [응]

명원, 장본거 주방에 갖다놓고 배 여사 안방

  S#5 자매방
 


       백에서 출판 교제 꺼내서 은주 나가려는데 금주 들오는

은 주 [이것 좀 봐라]

금 주 [뭔데]

       자매 앉는

금 주 [영재 글짓기?](한 장 넘기다 은주를..)

은 주 [아르바이트 삼아 한 번 해보라구]

금 주 (기막힌듯 인쇄물 놓는)

은 주 [왜..? 싫어?]

금 주 (외면)

은 주 [일주일에 며칠만 해두 돼]

금 주 [내가..코흘리개들 글짓기 가르치게 생겼냐]

은 주 [..적성에 안 맞아서?]

금 주 [나 그런거 못 해](..일어나 책상 의자에 앉는)

은 주 (쫓아일어나며)[왜 못해, 너가 안하면 누가 하냐, 너 백수 아냐]

금 주 (쏘아보는..)

은 주 [대학원 적 걸어놓구 있다구 백수 아니니?]

금 주 (...)

은 주 (인쇄물 집어서 책상에)[일단 보기나 하구 얘기해]

금 주 (짜증으로 쳐내는)

은 주 (...)

금 주 (대학원 교재 펼치는)

은 주 [사람은 최선을 다해야지 하기싫은 것두 하구, 외국 봐라 부잣집 애들두 

       다 아르바이트 해가면서 학교 다닌다, 니가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때니?]

금 주 [고만해, 니가 왜 내 인생 이래라 저래라야?]

은 주 [내가 남이니? 형제간이니까 하지..들을 소린 들어라 좀]

금 주 [입 다물어](거칠게 책갈피 넘기는)

은 주 [그러지말구 무조건 못한다는 생각부터 버려, 나 첨에 수술실 들어가구 

       끔찍해서 일주일 밥 못 넘기든거 기억나지? 그래두 했다 참구, 다 

       맘먹으면 하지 못하는게 어딨니](하고 인쇄물 집어서)[일주일에 오일이 

       기본인데]

       미치겠어서 금주 일어나는

은 주 [야](잡는)

       뿌리치며 금주 나가고, 은주 인쇄물 들고

  S#6 동.마루
 


       금주 TV 켜고 앉는다

은 주 (쫓아나와 볼륨 줄이고 옆에 앉는, 인쇄물 보라고)[일주일에 오일이 

       기본인데, 대학원 이틀 빼드래두 삼 일은 할 수있다, 애들은]

금 주 [사람 돌게 하지마]

은 주 (인쇄물 가리키며)[애들은 자기네가 다 뽑아주니까 넌 가서 가르치기만 

       하면 돼. 가서, 구역두 원하는 구역]

금 주 [고만해 좀-](소리)

은 주 (...)

배 여 [왜 그래, 왜 또 시끄러](안방에서 나오는)

은 주 [돈 좀 벌라니까 이 난리야]

       명원도 나와보는

금 주 (미치겠다고)

배 여 (옆에 앉는)

은 주 [이율 말해봐 도체 왜 못하겠다는 거니?]

금 주 [내가 왜 너한테 이율 말해야 돼, 싫음 싫은거지 왜 피를 말려 

       쫓아다니면서] 

은 주 [내가 언제 너 피를 말렸어, 그렇게 생각하면 안되지 매사를, 아니 

       아르바이트 자리 구해와서 해보라는데 그게 잘못이니, 너 위해서 하는 

       소리지. 돈벌어서 누가 나 달래니?]

배 여 [무슨 아르바이튼데?]

금 주 [집집마다 다니면서 애들 가르치는 거]

은 주 [그게 뭐 어때서, 아니 멀쩡한 다리루 왜 못해? 그치 엄마]

배 여 (...)

금 주 (한숨 터뜨리며..일어나는)

은 주 [언젠가 TV 보니까]

금 주 (욕실로)

은 주 (닫히려는 문 얼른 잡는)[내 말 좀 들어봐](흥분기 없이 기어이 열고)

  S#7 동. 욕실
 


은 주 (들어서며)[언젠가 TV 보니까 시청각 장애자가 외국 유학 가서 박사 

       학위까지 받았드라]

금 주 (돌겠는)

은 주 [리릭 테너 누구더라, 그사람 중증 소아마비 장애잔데 성악가 돼서 

       무대까지 서구, 근데 넌 뭐니, 무조건 귀찮구 힘든건 싫어?..그렇게 살면

       안돼, 살아가는게 다 돈인데, 마냥 공부합네하구 인생 거저 살겠다는 

       거야?

       너 등록금만 해두 이백 넘지 육개월에, 거기다 책값, 용돈, 옷에 

       화장품에..너 밑으루 들어가는 돈이 얼만지 아니, 따져봐 얼마겠나]

금 주 [니가 대줘? 사람 돌게 하지 말구 나가 기집애야]

은 주 (차분)[시끄러 흥분하지마..왜 소린 지르니 걸핏하면 지성인이]

금 주 (비명)

배 여 (문 열고)[나와 나와 고만 붙어서 깐죽거리구]

금 주 (미칠듯한 심정으로 울기 시작)

은 주 [참..눈물두 흔하다, 울일두 쌨다]

배 여 (나오라고 끌어내고)

은 주 (나가며 한심하단 한숨)

배 여 (들와서)[울지마, 한귀루 듣구 흘려]

금 주 [누군 맘편해서 이러구있어 나두 미칠거같은 때가 한두 번이 아닌데, 

       기집애가 사람속을 있는대루..]

은 주 (E 마루에서)[넌 정신상태가 글러먹었어, 짤짤이 고생 좀 해봐야 돼]

금 주 (발 동동 구르릇)

배 여 [지껄이라구 그래, 신경쓰지마](마루쪽 흘김)

은 주 (E. 소리)[엄마두 책임 있어 그냥 오냐오냐 너 잘났다 너 잘났다..

       이쁜 자식 매 한 대 더 때리랬어]

배 여 [시끄러-]

은 주 (소리)[엄마가 더 시끄럽다]

배 여 (저걸 그냥)

  S#8 자매방
 


       은주, 바닥에 앉아 책보는

명 원 (들오는)[컴퓨터 안쓰지]

은 주 [음..]

명 원 (파워 켜고)

은 주 [뭐 통신?]

명 원 [친구한테 자료 받을거 있어]

       금주 들오는..책상에 앉는데 '영재 인쇄물' 놓인, 집어서 바닥에

은 주 (...)

       금주 냉랭히 리포트 쓸 준비

명 원 (메일 들어갔다가)[안들왔네 아직](빙그르 의자 돌려앉는)[라면이나 끓여

       먹을까, 누나 먹어?]

은 주 [싫어]

명 원 [큰누나?]

금 주 [안먹어]

은 주 (눈 피곤한듯 책 놓고 부비며 하품)

명 원 [미국 조큰데, 엔지니어가 죽어서 천당엘 갔다]

은 주 (...)

명 원 [저승사자가 이름대라구 해서 대니까, 너 엔지니어였지 너 여기 아냐 

       그럼 어디예요 하니까 저 아래 지옥 가 봐, 너 별거 아닌것두 크게 

       고장인거처럼 해서 돈 울궈먹었잖아 사람들]

은 주 (설핏 웃음..)

명 원 [지옥에 갔더니 엉망인거야 에스컬레이터두 고장나구 수도두 고장나구 

       더운 물 찬 물두 안나오구 그래서 이 엔지니어가 심심하니까 다 고쳐놨어 

       하룬 하느님이 전활해서 거기 어때 요즘 물으니까, 지옥 염라대왕이 응 

       여기 살만해 엔지니어가 하나 쓸만한게 들어와서 에스컬레이터두 

       고쳐놓구 에어콘두 고쳐놓구 아주 좋아졌어 그러니까 하느님이 그래 

       그럼 그 엔지니어 일루 보내 그러니까 염라대왕이 싫어 못 보내, 

       하느님이 너 그럼 고소할거야 염라대왕이, 고소? 고솔 어떻게 해? 

       변호사들 여기 다 와 있는데]

은 주 (재밌다고 웃음)

금 주 (..쿡 웃음)

       은주 명원, 키득거리는 금주 뒷모습..보고 웃음

  S#9 은주네 집근처(밤)
 


       배 여사 소형차 도착, 정 사장 내리는

  S#10 은주네 마루
 


       배 여사, 주방 불 끄고 나오며 마루 벽시계를

       9시40분 되고있는..'들오기만 해봐라' 안방으로

  S#11 동.안방
 


       들와서 로션병 집는데

       E 초인종

배 여 (..쏘듯이 창문을(대문쪽))

  S#12 동.마루
 


       은주 정 사장 들어서는

은 주 (문따준)[저녁 드셨어요 아버지]

정 사 [응]

  S#13 동.안방
 


       정 사장 들어서고, 배 여사 앉은채 팔짱..쏴보는

정 사 (외면..양복벗으며)[쏘아볼거 없어, 차 곱게 쓰구 갖다놨어]

배 여 [내가 오늘 얼마나 다리품을 판 줄 알어- 차 없어서 손님 둘은 놓쳤어]

정 사 [택시라두 타지](차 키 꺼내놓는)

배 여 [동네 택시가 어딨어-]

정 사 (양복 옷장 걸고)

배 여 [남 생각은 요만큼두 안 해..또한번만 갖구 가 봐]

정 사 (...)

배 여 [돈 얼마나 갖구 들왔어, 내 놔]

정 사 (..옷만)

배 여 [얼마라두 갖구 들오랬잖아]

정 사 [먹구 죽을래두 없어](배짱)

배 여 (질리는 미움..일어나는)

  S#14 은주네 집 근처(밤)
 


       배 여사 나오는..후렛시 켜든지 하고 차 이상 없나 살펴보는

  S#15 병원 의국(밤)
 


       책상 스탠드들 켜진

한 선 (전화받은)[네 잠시만요](승미에게)[선생님..](건네주며)[엄마세요]

승 미 [여보세요]

  S#16 승미네 거실/의국
 


송 자 [엄마다..저녁 먹었어?...박 검사 전화 없든]

승 미 [아까 왔었어]

송 자 [뭐라구]

승 미 [그 날 잘 들어갔냐구 (하고) 한 번 또 만나자구]

송 자 [그러디](좋아서)[그래서 언제 보기루했어..으응..박검사가 너 아주 맘에

       드는 눈치랜다..그집 고모가(그랬다고)...부시시 나가지 말구 꼭 집에 

       들리든가..알았어 알았어..응..영양제 꼭 챙겨먹구 자..응](다정으로 끊는)

       원주댁 나오는

송 자 [아줌마 청주 남았죠?]

원 주 [네]

송 자 [한 병 풀어요 욕조에]

원 주 [..네]

  S#17 은주네 안방(밤)
 


배 여사 잠못들고 생각

박 아 (소리)[광고하듯이 사방에 내 놔 들오는 자리만 기다리지 말구...

       눈깜짝할 새 서른 돼]

배 여 (한숨)

       끙하며 잠든 정 사장 다리 올리는

배 여 (짜증으로 털어내듯)

  S#18 기정집 거실
 


박 교장 안방에서 나오는

지 여 (주방에서 나오다)[식사해요]

박 교 [어머니-]

할 머 (소리)[오냐]

       기정 내려오는

박 교 [기풍이 안 일어났지]

기 정 [네](웃음기)

  S#19 동. 이층 마루
 


       박 교장 올라오는

  S#20 동.기풍방
 


       들어서면, 침대에서 험하게 자고 있는 기풍

박 교 [일어나]

기 풍 (...)

박 교 (흔드는)

기 풍 (죽겠는)[아우 아부지..]

지 여 [일곱시 아침 먹는 시간 몰라?]

기 풍 [딱 십분만요]

박 교 [먹구 또 자, 니 엄마 몇번씩 상차리게 하지 말구]

기 풍 [제가 차려먹을게요]

박 교 [잔소리 말구 빨리]

기 풍 [눈이 안떠져요]

박 교 [떠, 뜨면 되지 왜 안떠져]

기 풍 [두 시 넘어서 잤어요](감은채 사정)

박 교 [난 새벽 다섯시 반에 잠들어두 일어나는 시간은 여섯시야]

기 풍 (베개 얼굴 덮으며 죽겠다는 신음)

박 교 [발바닥 긁어주랴]

기 풍 [어후](괴로운..)

박 교 [하나 둘..]

       '끙'하며 기풍 엎드리는..이어 큰절 자세로 오무렸다가..부시시 일어나 

       앉는다, 박 교장 의식하고 제법 또렷하게 눈 떠보이는

       박교장, 문쪽으로...멈추더니 미심쩍은 듯 돌아보면

       기풍, 침대 내려올 것처럼 다리 하나 빼는

박 교 (나가는)

       동시에 그대로 고꾸라진다...사이, 눈 뜨더니..급히 뛰어내려와 문 

       잠그는..다시 침대로 몸 날린다 행복하게 눈 감는데

       '딸깍'하고 문 따지면서 박 교장 들어오는..손에 열쇠 

기 풍 (지겨워 울듯이)

  S#21 동.주방
 


기 풍 [도저히 살 수가 없어 아버지 땜에..](혼자 남아 맛없는 아침)[..엄마 나 

       따루 나가 살면 안돼요, 다만 일년이래두, 한 달이래두요]

       지 여사, 냄비나 팬에 반찬 만들어놓은거 적당한 그릇에 더는

기 풍 [..그냥 해보는 소리가 아녜요 제명에 못살아요..내 소원이 아침 늦잠 

       한 번 자보는 거예요, 이건 일요일이나 평일이나 삼백육십오일 일곱시에 

       밥 먹어야 하니..]

지 여 (...)

기 풍 [도와주세요](밥 남기고 수저 놓는)

지 여 [뭘 어떻게](프라이팬 기름기 키치타올 뜯어 닦는)

기 풍 (물 마시고)[나 예금 부어나가는거요 그거 깨구 엄마가 조금만 

       보태주세요 그럼 오피스텔 하난 얻을 수 있는데]

지 여 [너 예금 사백만원두 안 돼]

기 풍 [엄마아]

지 여 (반찬통들 냉장고에)

기 풍 [아버지 잔소리 좀 안 들어야 살지, 나 정말 신경쇠약 걸릴 지경야]

지 여 [허락 얻어 그럼]

기 풍 [..내말은 씨두안먹히잖아요 아버진 엄마 말만 듣구, 엄마가 얘기 좀

       잘해서]

지 여 [아버지 성격 모르니?...장가 가, 그게 빨러]

기 풍 (괴롭다고)

  S#22 은주네 마루
 


배 여 [금주야]

       마침 나오는

배 여 [오늘 학교 가?]

금 주 [아니]

       안방에서 정 사장 나오고

배 여 [찌개 냉장고 넣어놨으니까 데워 먹어, 적당히 라면으루 때우지 말구 

       한국 사람은 밥을 먹어야 돼]

금 주 [응](하품)

       부부 나가는 S#22-1 배여사 차안(아침)
 


       은주네 동네 내려오는, 조수석 정 사장 흘긋 배 여사 눈치살핀다

배 여 (시선 느끼고)[..왜요, 왜 또 눈치는 살피구 그러우 할금할금]

정 사 [..오늘 한 삼백 있어야 하는데]

배 여 (웃긴다고)

정 사 [좀 마련해봐]

배 여 [적금두 꿔서 들어가얄 판야]

정 사 [꾸는길에 조금만 더 꿔, 직원들 월급은 줘야지]

배 여 (운전만)

정 사 [..다음 주면 돈다니까, 틀림없이 갚아]

배 여 [차라리 문닫어 그게 낫겠어..출판사 아무나 하는거 아냐]

정 사 [이 고비만 넘기면]

배 여 (O.L)[아이구 그 소리 이제 신물나, 듣기 싫어]

정 사 (...)

배 여 [직원이래야 몇 명 되기나 하나, 월급두 못 주는거 뭐하러 해? 나만 

       말려먹는 거지, 은행야 내가? 돈 맡겨놨어? 걸핏하면..]

       차창으로 고개 돌리는 정 사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린다는 표정

배 여 (한숨)[송자는 어떻게 사는지 알어, 아줌말 둘씩 부려 집이 대궐야 대궐,

       맨날 골프나 치러 다니구 사우나나 다니구, 난 사우난 고사하구 동네 

       목욕탕 갈 시간두 없어 하루종일 다리품에 말품에, 희망이 있어야 살지 

       희망이]

       지나는 행인 보거나 흔들거리는 불독 인형 한 번 더 건드리는

배 여 (계속)[..주위에 동남아 못갔다 온 예폔넨 나 하나야 호강을 하자는게 

       아니라 최소한 돈 걱정은 안하구 살아얄 거 아냐 밑빠진 독에 물 붓기루 

       언제까지 이러구 살아야 돼? 한평생 가장아닌 가장노릇 아주 지긋지긋]

(하는데, 정 사장 라디오 켜버린다)

       (M) '됐어 됐어-' 하는 서태지 노래 쾅쾅 겹치는

배 여 (거칠게 끄며 남편을)

정 사 (얄밉게 외면한 채..)

  S#23 부동산
 


배 여 (전화받는)[네 부동산입니다..예 있어요 옥탑 방이죠 천칠백..신혼? 

       신혼이면 딱 좋지..한 번 나와봐요..네](끊는)

       근처 나갔던 박 아줌마 뛰어들오듯

배 여 [비 와?]

박 아 [응, 갑자기 내리네](흩뿌린 물기 닦듯)

  S#24 은주네 마루
 


       머리 감고 욕실에서 금주 나오는..마루 유리창에 서는

       어깨에 타올 둘러 촉촉히 젖은 머리 빗어내린채..마당에 내리는 비를..

       한숨 쏟는-

  S#25 동. 자매방
 


       M 노래 '초우' 트는..좀 더 볼륨 높이고..금주 나가는

  S#26 동.마루
 


       방문 활짝 열어놓고, 다시 마루 유리창 앞..

       [..고독이 몸부림 칠 때

       갈 길 없는 나그네에 꿈은 사라져 비에 젖어 우~네..]

       금주 마루에 큰대자로 눕듯-

       창밖에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촉촉히 젖어드는 노래..보잘것없는 처지

       ..답답한 심정이다

  S#27 방송국 연습실
 


       M 초우 계속

       음악에 맞춰 미애 우아한 독무..단원들 지켜보고

기 풍 (..)

  S#28 학교 교장실
 


       창가에 선 박 교장..유리창으로 빗물 흐르고..감상에 젖는

박 교 (소파에 앉아, 전화)

  S#29 기정네 주방/교장실
 


지 여 (계란 젓고있는)

       E 전화벨

지 여 (무선 전화기 받는)[네]

박 교 (교장실)[나예요]

지 여 [예]

박 교 [뭐해요?]

지 여 [계란 타구 있어요 계란찜 할거]

박 교 [낮에 어머니랑 먹을려구요?]

지 여 [예..]

박 교 [다시마 국물 내서 새우랑 넣구 할거예요?]

지 여 (설핏 웃음)[예..](한손 계란 젓는)

박 교 [아 따끈한 밥에 부드러운 계란찜 똑똑 떠서 먹었으면 좋겠어요 갑자기 

       군침이 돌아요 그말 들으니까]

지 여 (웃는)[저녁에 해줄게요..(하고) 왜 했어요?]

박 교 [비가 오니까 갑자기 당신 목소리 듣구 싶어서요 뭐하나 궁금하구]

지 여 (행복)[잘있어요]

박 교 [여기 호박죽 잘 끓이는 집 있는데 이따 사갈까요]

  S#30 동. 거실
 


       할머니 주방쪽으로

지 여 (소리)[됐어요 파는건 너무 달아서 싫어요]

       할머니 들여다보시는

  S#31 시선으로 주방
 


지 여 [교장실 안 추워요?]

할 머 (...)

지 여 [..전기난로라두 켜면 안돼나, 츄리닝이라두 걸쳐요..(듣고 웃는)..

       안늦을거죠..예..나두요]

       할머니 물러나시는

  S#32 동.할머니 방
 


       들어서시는

할 머 [정들이 좋은건지 주책인지..(앉는) 생전 늙은 에미한텐 안부 전화 

       한 번이 없지..그저 자나깨나 마나님, 마나님 생각에 일이나 제대루 해?]

  S#33 교장실
 


박 교 [그래요 계란찜 해서 맛있게 점심 먹어요..예](웃음으로 끊는데)

E 다시 전화벨

박 교 (받는)[네 핵굡니다....네 제가 교장입니다...예..(들으며 곤혹)..

       그래요? 아 참(들으며 어이없다고)..몇학년 몇반입니까 애기가?..사학년 

       삼반요...그럼요 그럼 안돼죠..제가 알아보구...예 조처를 

       취하겠습니다..약속드립니다 다신 그런 일 없을겁니다...맘 

       가라앉히시구, 교장인 제가 약속드립니다...죄송합니다 정말]

  S#34 학교 복도
 


       명원 내려오는

  S#35 동.교장실
 


       E 노크

박 교 (잔뜩 화나서 문을)

       명원, 들어서는..꾸벅인사

박 교 (냉랭히..)

명원 불안으로 다가오는

박 교 [앉으세요]

명 원 (앉는)

박 교 (잠시..)

명 원 (...)

박 교 [정선생]

명 원 [네]

박 교 [교사가 욕을 해두 되는겁니까 애들한테]

명 원 (영문 몰라 꿈벅꿈벅..)

박 교 [나 방금 학부형한테 전화루 얼마나 당한지 압니까? 할 말이 없습디다

       할 말이..별별 항의전화 다 받았지만 교사가 학생들한테 욕했단 소린 또 

       첨예요, 어이가 없어서..아니 어떻게 그럴수 있습니까? 애들이 그래두 

       말려야할 교사가 말예요 어디 말 좀 들어봅시다]

명 원 [제가 욕을 했다구요?]

박 교 [그럼 안했다는 겁니까? 애들한테 욕 안했어요?]

명 원 [아뇨]

박 교 [이년 저년 했다는데두요?]

명 원 [이년 저년요, 언제요]

박 교 [그저께 청소시간에 애들 모아놓구 욕하지 않았습니까, 왜 잡아뗍니까 

       시인하지 솔직히]

명 원 [아..저기 이년 저년한게 아니라요 교장 선생님 요년 요년 요]

박 교 (O.L)[요년이나 이년이나 욕 아닙니까 어쨌든]

명 원 [교장 선생님 그런게 아니라요, 요놈 요놈-]

박 교 (O.L)[듣기 싫어요 요놈이구 요년이구..]

명 원 (...)

박 교 [이건 교사 자질 문제지 말이야..아무리 경험이 없어두 그렇지 교사 

       입에서 요년 조년..여자두 아니구 남자가..]

명 원 (...)

박 교 [그 학부형 진정서 내겠다구 난리예요 교육위원회에..간신히 말렸어요, 

       뭡니까 이게 발령받구 한 달두 안돼서 문젤 일으키구]

명 원 [..죄송합니다]

박 교 [말처럼 무서운 게 어딨어요 한번 뱉으면 줏어담을 수 없어요..들으면서 

       얼마나 망신스럽구 어이가 없든지..교산 특히 모범을 보여야죠 행동이나 

       말이나]

명 원 (...)

박 교 [각별히 주의하도록 하세요 다시 이런 일 있으면 안됩니다]

       (E) 시작종 울리는

명 원 [네..]

박 교 [학부형들 다 체크하구 있어요..나가보세요]

명 원 (....일어나 인사)

박 교 (여전히 표정 안풀고)

  S#36 동.밖
 


       명원 나오는..푸 한숨 터뜨리고

  S#37 동. 4-3반 교실
 


       명원 들어서고 애들 떠들다가..

명 원 [그저께 청소당번 일어서-]

       완전히 조용해지며..

명 원 [..빨리]

       주연 철원 재빈 등 다섯 명 일어나는

명 원 (...)

       아이들 겁먹은 듯..

명 원 [너야?](먼저 진수를)

진 수 (...?)

명 원 [너야?](재빈)

재 빈 (역시 뻥해서..?)

명 원 [너희들 제발 학교 얘기 좀 부풀려서 하지마]

       아이들

  S#38 병원 의국
 


한 선 [..난 관장하는게 젤 싫은거 있죠 그거 한 번 하구나면 밥맛두 없구..

       중환자실두 내려가야 하는데]

승 미 [간호사한테 부탁해 그럼]

  S#39 스테이션
 


       승미, 한 선생 온다 승미는 차트 빼서 보는

한 선 [정 간호사, 18호 이순희 환자 에네마좀 해줄래요 나 중환자실에서 

       엠보백 잡아야 하거든요]

       트래이에 약봉지 일회용 주사기 등 챙기던

은 주 [..관장은 인턴잡인데요]

       승미, 본다

한 선 [그래요, 아는데 내가 좀 바빠서 그래요]

은 주 [바쁜건 다 마찬가지죠](계속)

승 미 [좀 해줄 수 있는거 아녜요]

은 주 (멈추고 승미를)[그럼 이 선생님이 해주면 되겠네요]

승 미 [나한테 오더 내리는 거예요 지금?]

은 주 (스립 보며 챙기는 것만)

한 선 [난 정 간호사한테 부탁했어요]

은 주 (한 선생을)[..'해줄래요'가 부탁인가요? 일방적 오더 아니구요?](주사 

       앰플들 꺼내러)

한 선 [그래서 못 해주겠다는 거예요? 사정조루 안 했다구?]

은 주 [한가하다면 해줄 수두 있죠..](꺼내서 오는)[하지만 나두 처치 나가야 

       하구 바쁜건 피차 마찬가지예요]

승 미 [처치 나가는 길에 해주면 되지]

은 주 (앰플들 트래이에 담다)[한 선생님이 중환자실 가는 길에 하면 되죠]

승 미 [정 간호사-]

은 주 [왜요 이 선생]

승 미 [..이 선생?](님자 안 붙인다고)

은 주 (흥분기 없이..)[할 말 있음 하세요]

승 미 [사람이 그렇게 빡빡하게 구는거 아녜요]

은 주 [다른 사람 일 대신 안 해주면 빡빡한건가요?]

승 미 (...)

은 주 [다른 사람일 대신 안 해주는게 빡빡한거면, 자기일 남한테 떠맡기는 

       사람은 뭐구요?]

한 선 [떠맡기는게 아니라]

은 주 [어쨌든 내가 지금 한가한 형편이냐구요, 이럴 시간에 가서 했으면 실컷 

       했겠네요]

한 선 (...)

승 미 (...)

은주...트래이 들고 돌아선다, 몇 발짝 움직이는데

한 선 (소리)[뭐 저런게 다 있어?]

       은주..멈추고 돌아서는, 두 사람 앞으로

은 주 [..저런거라구 했어요 지금?]

한 선 (...)

승 미 (..시선 비끼듯)

은 주 [..정식으루 문제 제기 할까요, 사괄 할래요?](두 사람 차례로)

한 선 (...)

승 미 (한 선생 흘긋..)

은 주 (...)

한 선 (억지로 누르고)[..취소하죠]

은 주 [취소는 사과가 아니구요]

한 선 (...내뱉듯)[사과해요]

은 주 (...)[말은 곧 그 사람 인격예요, 가려서 하세요]

       김 간호 처치실에서 나오는

한 선 (...)

은 주 (돌아선다)

한 선 (잔뜩 자존심..)

승 미 (...)

  S#40 동. 복도
 


       씩씩거리듯 오며

한 선 [쟤 왜 저렇게 건방져요, 뭘 믿구]

승 미 [..너보다 한살 위야]

한 선 [선생님한테 님자두 안 붙이잖아요]

승 미 (..기분 나쁘긴 마찬가지)

  S#41 기정네 대문 앞
 


       봉희 승용차에서 내리는, 그친 비로 승용차, 주택가 길 젖어있는

  S#42 동. 거실
 


할 머 [비 그쳤냐?]

봉 희 [예, 좀전에 그쳤어요]

봉희, 소파에 앉고 지여사는 주방

할 머 [헬슨지 뭔지 또 갔다오는거야?]

봉 희 [냐]

봉 희 [예]

할 머 (...)

봉 희 (웃음기)[엄만 나 맘에안들어 죽겠어 그쵸](자동차 키 백에 넣는)

할 머 [찬 왜 안 팔구 끌구다녀?]

봉 희 [왜 팔어요 차를?]

할 머 [아 오서방두 없는데 팔지 그럼]

봉 희 [오서방만 사람인가, 나는 안 필요하우?]

할 머 [니가 출근을 해 뭘 해? 기름 한방울 안나는 나라서 일없는 예폔네가 왜 

       차는 끌구다녀, 욕먹기십상이지]

봉 희 (표현에) 

할 머 [아주 우리나라 너같은 여자들 땜에 망해]

봉 희 [엄마, 어차피 있는 차]

할 머 (OL)[기껏 운동이나 다니구 예폔네들 모여서 먹으러나 다니구 

       그러느라구 쓰는거 아냐, 내 말이 틀려?]

봉 희 (막히면서 답답)

할 머 [내 속으룬 낳은 자식이지만 진짜 맘에 안들어(하고) 기정이 소개시킨 

       여자두 차 끌구 다니냐?]

봉 희 (대답 못하고)

할 머 [그렇구만]

봉 희 [형편되는데 일부러 안갖구다닐 필욘 없잖아요 차가 사치품두 안니구, 

       수요가 많아야 자동차 산업두 발달하구 수출두 늘구 그러는거지]

할 머 [잘 끌어다 부친다 꿈보다 해몽이 좋아]

       지 여사 식혜 내오는

봉 희 [아주 엄마 잔소리 땜에 올 맛이 안 나]

할 머 [말어, 너 안 온다구 섭섭해 할사람 아무두 없어]

봉 희 (식혜 들며)[기정이 땜에 왔어요, 엄마 눈에 넣어두 안 아픈 손자 기정이 

       혼사땜에]

할 머 [애쓸거 없구 그것두..보니까 기정이 뜨악한 눈치야]

봉 희 [걔가 워낙 일에만 신경쓰구 여자한테 관심을 안두구 살아서 그렇지 

       자꾸 만나다보면 인제 정 생겨]

할 머 [억지루 정 생겨서 뭐 해] 

봉 희 [엄마 그 집 몇 층 짜리 빌딩 있는지 알아요?..팔 층 엄마..것두 

       압구정동에]

지 여 (...)

봉 희 [한달 세 들오는 것만두 얼마겠수..그뿐인가 호텔 아케이드까지 있지, 

       우리하군 댈게 아녜요, 그러니까 내가 이러지 달래 이러우]

할 머 (...)

봉 희 [기정이가 아무리 검사래두 이런 자리 흔치않아요, 그 집 가보면 입이 딱 

       벌어져요 건평이 백 평두 넘는데 얼마나 으리으리하게 잘해놓구 사는지]

할 머 [사람이 제대루 박혔어야지 돈 소용없어, 처갓집 돈 갖다가 이불을 해 

       덮을거야 뭐할거야, 여잔 그저]

       하는데서 그 다음 말 짐작하며 일어나는 지 여사

할 머 [싹싹하구 얌렵하면 돼, 그럼 오케이야] 

       주방 향하는 지 여사 가리키더니 틀렸단 표정으로 가위표 그어보이는

봉 희 (입 모양 '엄마')

       지 여사, 주방 아웃하면

할 머 (작게)[곰, 곰]

       봉희, 더욱 질색으로 할머니 보는데서.. 

 

<8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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