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여인천하 97


    
S#1 윤원형 집 안채 큰 사랑채 마당
 	
김씨, 방문 앞에서 고개를 숙인채 서있다. 	
난정(E)	(방안에서) 아버님, 지금 며느리
	라 하시었사옵니까?!
김씨	(고개를 흠짓 들고 방문쪽을 보
	는)..!
 	
S#2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난정, 놀라움과 감격에 겨운 얼굴로 윤지
임을 본다. 	
윤지임	..그,그래.
난정	..아버님! 참으로 저를 며느리
	로 받아들여주시는 것이옵니까?
윤지임	(시선을 주지 않은 채)..앉아 
	보거라.
난정	(감격에 벅찬)..예..아버님..
	(윤지임 앞에 다가와 앉는다)
윤지임	(잠시 생각하다가 결심한 듯)..
	내 집안에 너를 들이는 일이 마
	음에 차지는 않는다만..어찌하겠
	느냐?! 입에 풀칠하기도 힘겨웠
	던 한미한 가문에서 부원군댁 소
	릴 들으며 이만큼 대접 받고 사
	는 것이 다 중전마마의 덕분이거
	늘..내 어찌 아비된 자가 중전마
	마께 등을 돌리는 짓거리를 하여 
	마마께 누를 끼칠 수 있겠느냐?
난정	(뭉클)...!
윤지임	(허공에 한숨을 푹 내쉬며)..
	그래, 내 중전마마의 명을 받들
	어 너를 며느리로 받아들일 것이
	야!
난정	(깊숙하게 조아리며) 아버님, 고
	맙사옵니다.고맙사옵니다..아버님
	께오서 베풀어주신 하해와 같으신 
	아량에 이 목숨 다 바쳐 보답할 
	것이옵니다..(감격에 흐느끼는).
	.흐흐흑..
윤지임	(착잡한)...
	
 	
S#3 동 윤원형 안채 사랑채 마당
 	
김씨	(만감이 뒤섞인 표정)...!
 	

S#4 중궁전 외경

 	
S#5 동 중궁전 복도
 	
엄상궁,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방문쪽을 
주시하고 있다. 	
오상궁, 다과소반을 든 상궁 둘을 거느리
고 엄상궁쪽으로 다가온다. 	

오상궁	마마님, 다과상이옵니다.
엄상궁	(낮게) 잠시 기다리시게. 지금은 
	다과상을 들일 때가 아닌 듯 싶
	네.
오상궁	예에?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윤비(E)	(방안에서) 파릉군대감, 살생부
	따위를 만들어 조정에 괜한 피바
	람을 일으키지 마시고 낙향하세
	요!
엄,오상궁 (놀란 눈으로 방문쪽을 보는)
	...!
	
 	
S#6 동 중궁전 방 안
 	
파릉군	(윤비를 보는) 살생부따위라니요
	?! 마마, 어찌..?!
윤비	따위지요! 내 말이 잘못되었습니
	까?
파릉군	...
윤비	대감, 이 사람 말이 귀에 거슬리
	십니까?!
파릉군	(심기 불편한 듯 보며)..음!
윤비	(파릉군을 똑바로 보며) 내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대감께오선 참
	으로 살생부를 만드실 작정이십
	니까?!
파릉군	(무겁게 입을 떼는) 중전마마, 
	신은 부패하고 무능한 조정을 쇄
	신하시겠다는 전하의 어의를 받
	들고자 할 뿐이옵니다!
윤비	예! 대감께오선 전하의 어의를 받
	들어 대감을 두 번씩이나 귀양 보
	낸 정국공신들부터 조정에서 찍어
	내시려 하겠지요! 허나 이사람은 
	대감께서 개혁이라는 명분하에 사
	사로운 한풀이를 하시려는 것으로 
	보일뿐입니다! 
파릉군	사사로운 한풀이라니요?! 마마, 
	말씀이 지나치시옵니다!
윤비	이사람은 전하의 성총을 한몸에 
	받으시는 대감께오서 화를 당하시
	는 것을 원치 않기에 드리는 말씀
	입니다. 
파릉군(E) (보는 얼굴위로) 화를 당한다?!
윤비	대감께오선 정국공신들을 퇴출시키
	고 조정을 개혁하는 일이 승산이 
	있으시리라 보십니까?!
파릉군	(흠짓 보는)...?!
윤비	대감께오서 공신들을 쳐내기 위해 
	살생부라는 칼을 휘두르신다면 조
	정을 틀어쥐고 있는 공신들은 한
	주먹처럼 똘똘 뭉쳐 대감께 맞설 
	것이 자명합니다! 헌데 대감의 곁
	에는 누가 있습니까?! 종친들과 
	조정에 등을 돌린 유생들이 있을 
	뿐입니다! 그리되면 이번 일은 왕
	실과 조정의 대립으로 일파만파로 
	번져나갈 것입니다! 
	대감, 조정의 눈치를 살피며 몸을 
	낮추고 지내온 종친들과 구심점이 
	없는 유생들 힘만으로 이나라 조정
	의 권세와 부를 움켜쥐고 있는 막
	강한 공신들을 찍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겝니까?! 
	대감께서는 정녕 계란으로 바위를 
	치시는 우를 범하실겝니까?!
파릉군	...
윤비	(다그치듯) 이 나라 이 강토를 지
	키며 설한풍에 두 눈 부릎뜨고 왜
	적의 침탈을 물리치고 있는 장졸들
	의 마음을 얻으실 자신이 있으신겝
	니까?!
파릉군	...
윤비	이번에 대감께오서 또 다시 화를 
	당하신다면 귀양을 가는 것만으로 
	그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종
	실의 권위가 땅에 떨어질 것이 자
	명할 뿐만 아니라 그리되면 세자
	의 앞날에도 먹구름이 끼게 될 것
	입니다. 정녕 그러되길 바라시는
	겝니까?!
파릉군	(결연한) 신은 전하를 믿사옵니다! 
	믿사옵니다!
윤비	대감, 병인년과 기묘년에 대감에게 
	죄를 물어 귀양을 보내신 분이 누구
	이신지 벌써 잊으신겝니까?!비록 공
	신들의 주청이 있었다고는 하나 대
	감을 찍어내신 분은 분명 전하이시
	었습니다! 어찌 그걸 모르십니까?!
파릉군	(움찔)...!
윤비	이사람, 더는 전하께오서 종실의 
	어른에게 죄를 물으시는 참혹한 일
	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파릉군(E) 중전마마께오서 참으로 주도면밀
	하시고 무서운 분이시로구나!
윤비	이사람, 이나라의 왕실의 며느리로써 
	종친부의 큰 어른이신 대감께 감히 
	청을 드립니다. 부디 조정의 이전투
	구에 휩쓸리지 마시고 낙향하세요! 
파릉군	(굳는)..!
윤비	대감께오서 이사람의 말을 깊이 새겨
	주시리라 믿습니다. (방밖을 보며) 
	엄상궁, 다과상을 들이게.
엄상궁(E) 예.
 윤비	(파릉군을 보는)...
 파릉군	(뭔가 침통한)
 	
 	
S#7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야릇한 미소로 찻잔을 들고 마시는 
얼굴위로 	
경빈(E)	호호! 누구보다도 조정 돌아가는 
	사정을 훤히 꿰뚫어 보고 계신 중
	전께오서 세자의 주변에 철옹산성
	(鐵甕山城) 노릇을 할것이 뻔한 
	파릉군과는 손을 잡을 리가 없을
	게야!암 그렇고 말고! (어딘가를 
	휙-노려본다)
 	
 	
S#8 동 중궁전 방 안
 	
윤비와 굳은 표정의 파릉군, 찻소반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윤비	대감, 이사람의 말이 과하였더라도 
	너그럽게 헤아려주세요! 비록 속좁
	은 아녀자의 소견일지나, 전하와 
	세자의 밝은 앞날을 위하여 걱정이 
	되어 드린 말씀입니다.
파릉군	...
윤비	차가 식습니다. 드시지요.
파릉군	(윤비를 보며) 신, 중전마마께오서 
	어떤 분이시온지 소문으로 들었사옵
	니다.
윤비	소문이요? (미소) 소문에 이사람에 
	대해 뭐라고들 합니까?
파릉군	중전마마께오선 정승반열에 있는 조
	정신료들을 호통을 치시고 기세등등
	한 후궁들 종아리에 회초리를 치실
	만큼 추상같은 지엄함을 지니셨을뿐
	만 아니오라 주상전하의 면전에서도 
	소신을 굽히시지 않으실 만큼 반듯하
	신 성정을 지니신 분이라고 들었사옵
	니다. 또한 세자저하를 위하여 회임
	을 하시지 않으시겠다고 천명하실 만
	큼 세자저하를 괴이심이 각별하시다
	고 백성들의 칭송이 자자하옵니다.
윤비	(싫지 않은 표정) 칭송은 무슨요? 
	교태전 주인으로써 마땅히 해야할 소
	임인게지요..(한모금 마시는데)
파릉군	중전마마, 어찌 조정일에 나서시는 
	일을 중궁전의 마땅한 소임이라 하시
	는 것이옵니까?
윤비	(흠짓 놀란 듯 보는)..?!
파릉군	중전마마, 곱고 아름다운 옥음을 내시
	어야할 입으로 어찌 조정신료들을 호통
	치시옵고, 색실로 파란 하늘과 학을 수
	놓으시어야 할 귀하신 손에 어찌 회초
	리를 드시고 후궁들을 징치하시는 것이
	옵니까?!
윤비	(찻잔을 내려놓으며 굳는)...!
파릉군	중전마마께오서 세자와 대통을 겨룰것이 
	염려되어 대군을 생산치 않으시겠다고 
	천명하시었다면 이는 마마께오서 장차 
	생산하오실 대군을 보위에 올리시겠다는 
	속내를 감추고 계신 것으로 오해 되실수
	도 있음을 어찌 헤아리지 못하시는 것이
	옵니까?!
윤비	대감, 그 무슨 불경한 말씀이시오이까?!
파릉군	불경하다니요?! 신, 중전마마께오서 전
	하와 세자저하를 염려하시는 마음을 잘 
	아옵니다! 하오나 전하의 어명을 받든 
	신에게 낙향을 명하시옵는 것은 중전마
	마께오서 분에 넘치는 말씀을 하시는 것
	이옵니다! 신에게 명을 내리실 분은 오
	직 주상전하 한분 뿐이시옵니다!
윤비	...! 
파릉군	중전마마, 신 종친의 한사람으로 중전마
	마께 당부드리옵니다. 청컨대 조정 일에 
	나서시지 마시옵고 바른 길을 지키시옵
	소서! 늘 바른 것만 보실 것이며, 온화
	하고 아름다운 말씀만 하시옵소서! 마마
	의 손으로 어진 백성들을 자애롭게 쓰다
	듬어주시옵소서. 그것이 교태전 주인된 
	분의 올바른 본분일 것이라 생각하옵니
	다!
윤비	(한방 먹은)...!
파릉군	하오면 신은 이만 물러가옵니다! (조아
	리고 일어서서 나간다)
윤비	(분기를 억누르며 파릉군이 나간 쪽을 
	휙-돌아보는)...!
 	
 	
S#9 중궁전 마당
 	
파릉군, 중궁전에서 나와 신발을 신고 내려서
다가 교태전을 돌아보는 심난한 얼굴위로 	
파릉군(E)어쩌면 중전마마께오서 세자저하께 
	가장 위해가 되실수도 있음이야. 
	중전마마께오서..!
조상궁	(파릉군쪽으로 급하게 다가오며)
	파릉군대감.
파릉군	(조상궁을 돌아보며) 자넨 대비전 
	마마님이 아니신가?
조상궁	(조아리며) 대비마마께오서 대감을 
	찾아계시옵니다.
파릉군	대비마마께오서? (잠시 생각하다가) 
	가세나! (앞장서서 가면)
조상궁	(파릉군의 뒤를 따른다)
 	
 	
S#10 편전 방 안
 	
중종, 뭔가 깊이 생각하는 얼굴위로 	
중종	과인이 너무도 유약했음이야! 내 
	군주의 위엄과 권위를 세우지 않는
	다면 과인의 치세는 물론이고 장차 
	세자가 대통을 이어받은 후에도 
	군약신강의 판세가 이어질 수 밖에
	없음이야! (결연한) 아니돼! 그리
	되게 놔둘수는 없음이야!
 	
 	
S#11 경빈 처소 일각문 밖 길
 	
심정, 다급한 걸음으로 걸어와 일각문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금이(E)	경빈마마, 화천군대감 다시 드셨사
	옵니다.
 	
 	
S#12 동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앞에 앉은 심정을 보고 말한다. 	
경빈	뭬요? 허면 전하께오서 조정을 쇄신
	하시겠다는 어의를 더욱 굳건히 하
	시었단 말씀입니까?!
심정	예, 파릉군이 편전에 든 자리에서 
	조정쇄신의 어의를 재천명하시었다
	고 하옵니다.
경빈(E)	(뭔가 생각하는) 전하께오서 강건한 
	군주 흉내를 내보시고 싶으신겐가?!
심정	(은밀하게) 마마, 이리되면 자객을 
	시켜 파릉군대감의 명줄을 따버리는 
	수 밖에는 없을 듯 싶사옵니다.
경빈	자객이라니요?! 대감, 경거망동하시
	면 아니되십니다. 만에 하나 파릉군
	이 자객들 손에 비명횡사한다면 전
	하께오서 조정신료들을 의심하실것이 
	자명합니다.
심정	하오면 어찌?
경빈	파릉군에 대한 전하의 신망을 땅바닥
	에 떨어뜨려야지요.
심정	마마께오서 좋은 방책이라도 가지고 
	있으신 것이옵니까?
경빈	화천군대감, 파릉군의 부정과 비리를 
	찾아내도록 하세요.
심정	예에? 
경빈	제 뒤가 구린자가 조정을 쇄신하겠다
	고 나서는 것이 어불성설임을 전하께
	오서 분명하게 아실 수 있는 그런 부
	정과 비리 말입니다.
심정	(난색) 하오나 파릉군은 워낙에 결백
	한 위인이라 성과가 있을런지요?
경빈	화천군대감, 어찌 이리 답답하신겝니
	까? 파릉군에게 비리가 없다면 이쪽에
	서 만들어 내면 될게 아닙니까?! 
	은자 십만냥만 쓰면 될 일 아닙니까?
심정	(더더욱 영문 몰라) 예에? 은자 십만
	량이라니요?
경빈	(답답하다는 듯 보다가) 대감, 이리 
	가까이 오세요!
심정	예..(경빈쪽으로 바짝 다가 앉으면)
경빈	(심정의 귀에다 뭐라고 속삭인다)
심정	(깜짝 놀라 떨어지며)..하, 하오면?
경빈	이사람 말뜻을 아시겠습니까?!
심정	예, 그리 하겠사옵니다! 
 	
 	
S#13 대비전 복도
 	
조상궁과 파릉군, 방문쪽으로 걸어온다. 	
조상궁	(멈춰서서 방문쪽에다 조아리며) 
	대비마마, 파릉군대감 들었사옵니
	다.
자순대비(E)어서 뫼시어라.
조상궁	예.(파릉군을 보며) 드시지요.
 	
 	
S#14 동 대비전 방 안
 	
파릉군, 방문이 열리면 들어오는데 	
자순대비 앞에 앉아있던 윤임과 김안로가 
일어서서 예를 갖춘다. 	
파릉군	(윤임과 김안로를 흠짓 보다가 
	대비앞에 서며)대비마마, 찾아계시
	옵니까?
자순대비	대감, 편히 앉으세요.
파릉군	(대비앞에 앉으면)
윤임,김안로 (파릉군 뒤로 따라 앉는다)
자순대비	그래, 중궁전에 드시었다구요?
파릉군	예, 신 중전마마께 상견례를 겸한 
	문후인사를 여쭈었사옵니다.
자순대비	그래요..대감께서 보시기엔 중전마
	마께오서 어떠하십디까?
파릉군	신이 뵙기엔 중전마마께오선 성정이 
	대나무처럼 곧으시고 한치의 어긋남
	도 용납지 않으실만큼 지엄하신 분
	이신 듯 싶었사옵니다.
자순대비	그래요, 대감께서 잘 보시었습니다. 
윤임(E)	대나무처럼 곧다?
김안로(E) 암요, 대나무에는 새가 깃들 수 
	없고 또한 쉬어갈 그늘이 없는 분이
	시지요.
자순대비	내 대감께 묻고자 하는 바가 있어 
	드시라 하였습니다.
파릉군	하문하시옵소서.
자순대비	주상께서 대감께 살생부를 만들라 
	명하시었다는게 참이오이까?
파릉군	(윤임과 김안로가 불편한 듯 시선을 
	힐끔 주는데)...
자순대비	괜찮습니다. 여기 앉아계신 두분 역
	시 세자의 외숙부와 왕실의 사돈이
	시니 기탄없이 말씀해 보세요.
파릉군	대비마마, 전하께오서 설혹 그런 밀
	명을 내리시었다고 할지라도 신이 어
	찌 봉명한 일에 대하여 입밖으로 토
	설할 수 있겠사옵니까? 
자순대비	괜찮습니다. 어차피 조정을 쇄신하시
	는 일이라면 여기 앉아계신 판부사대 
	감이나 희락당대감이 파릉군대감을 
	도와 일을 도모할수도 있지 않겠습니
	까? (윤임과 김안로쪽을 보며) 아니 
	그렇소이까?
김안로	예, 신들은 파릉군대감의 수족이 되어 
	전하의 어의를 받들것이옵니다.
파릉군	대비마마, 희락당대감은 쇄신되어야 
	할 조정신료들 중에 한분이시옵고 판
	부사대감 역시 조정에 영향력을 가지
	신 분이시옵니다. 신이 어찌 이런 분
	들 앞에서 전하의 어의를 거론할 수 
	있겠사옵니까? 대비마마,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자순대비	...!
윤임	파릉군대감, 허면 우리 두사람도 살생
	부에 적힐 수 있다는 말씀이시옵니까?
	!
파릉군	(긍정하듯)그것은 대감들께서 더 잘 
	알고 계실것이라 생각하오.
윤임	뭐, 뭐요?!
김안로	파릉군대감의 말씀이 지당한 듯 싶사
	옵니다. 조정에서 찍어낼 자들과 그런 
	막중대사를 논의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허나 대감께오서 잘 못 아시고 계신 것
	이 있는 듯 싶사옵니다.
파릉군	(김안로쪽을 힐끔 돌아보는)...!
김안로	우리 두사람이 살생부에 이름이 오른다
	면 장차 세자저하는 누가 있어 지켜드릴 
	수 있단 말씀이옵니까?! 또한 조정의 
	쇄신이란 명분하에 신료들 대부분이 찍
	혀져 나간후의 조정의 모습은 어찌 되겠
	사옵니까?! 대감, 군주께오서 국사를 살
	피시는데에는 경륜과 식견이 출충한 신
	하들이 있어야 함이옵니다! 지금 신료들
	에게 사소한 험절이 있다고 하여 이들을 
	퇴출시키고 참신한 인재라는 미명으로 
	연륜이 부족한 선비들을 등용하여 조정을 
	흑두재상들로 채우실 작정이시옵니까?! 
파릉군	희락당대감, 이사람 생각엔 지금 전하의 
	곁에는 경륜과 식견이 넘쳐 정사를 농단
	하는 신하들이 아니라 군주를 밝은 길로 
	인도하고 돌아선 민심을 수습할 수 있는 
	청렴한 신하들이 더욱 절실하오! 
김안로	...!
윤임	허면 이사람들은 청렴하지 못하단 말씀이
	오이까?!
파릉군	(버럭) 뇌물을 받은 명단이 적힌 치부책
	에 이름을 올린자들이 어찌 감히 청렴하
	단 말을 입에 담는가?!
윤임	(찔끔)..!
김안로	...
자순대비	파릉군대감, 고정하세요..이 늙은이가 
	괜한 것을 물어 대감들의 언성을 높이게 
	했나보구려.
파릉,윤임,김안로	(조아리며) 망극하옵니다.
자순대비	(한숨을 내쉬며) 주상께오서 보위에 오르
	신지 십수년동안 하루도 바람이 그칠날이 
	없으니 이를 어쩌면 좋을꼬?! 어쩌면..?!
파릉군	...
윤임	...
김안로	...
파릉군	...
 	
 	
S#15 대궐 일각
 	
윤임과 김안로, 심각한 표정으로 걸어오다가 
멈춰선다. 	
윤임	희락당대감, 무슨 방도를 강구하지 
	않는다면 우리 두사람부터 천길 절벽 
	아래로 떨어져나가겠소이다.
김안로	파릉군이 제 스스로 판 함정에 빠져
	들게 해야지요!
윤임	(솔깃하여 보며) 제 스스로 판 함정
	에 빠지게 한다? 대감께 무슨 좋은 
	생각이라도 있으신게요?
김안로	그러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한데.. 
	우리 수중엔 그만한 재물이 없으니 
	그게 탈이지요. 
윤임	재물이요?!
김안로	예.. 재물만 마련된다면 일을 도모
	해 볼 수도 있음인데..
윤임	재물..재물이라..? 우선 퇴궐하시
	어 상세한 말씀을 들어봅시다.
김안로	대감, 먼저 퇴궐하시옵소서! 이사람
	은 궐에서 볼일을 본 연후에 판부사
	댁으로 걸음을 하겠사옵니다.
윤임	볼일이라니요?!
김안로	이사람, 경빈을 뵈어야 할 듯 싶사
	옵니다.
윤임	경빈이요?!
 	
 	
S#16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마당
 	
배천댁과 탄실, 방쪽을 엿듣고 있다. 	
윤지임(E)내 너희 두사람한테 다짐을 받을 
	것이 있다.
 	
 	
S#17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지임, 보료위에 앉아있고 그 앞에 난정과 
김씨가 앉아있다. 	

윤지임	너희 두사람, 한 서방을 바라보고 
	사는 처첩간에 한지붕 아래서 얼굴
	을 맞대고 살게 되었으니 서로를 
	미워하고 투기하는 마음이 어찌 없
	을 수 있겠느냐? 허나 이는 너희 
	두사람 다 원한 일이다. 
난정	...
김씨	...
윤지임	옛말에 씨앗다툼엔 부처님께오서도 
	돌아앉으신다고 했다. 허나 투기로 
	인하여 집안에서 큰 소리가 난다면 
	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알겠느냐
	?!
난정	아버님,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이
	옵니다. 
윤지임	내 너를 믿을 수 있겠느냐?
난정	믿으시옵소서, 아버님!
윤지임	(김씨를 보며) 며늘아, 네 앞으론 
	웃사람으로 작은 애를 자애롭게 
	보살펴 주거라.
김씨	아버님 말씀 깊이 명심하겠사옵니
	다.
윤지임	작은 애야. 비록 한 지아비를 섬긴
	다고 해도 큰 애는 네 웃전이니라. 
	웃전에 대한 예의범절에 소홀함이 
	없이 깍듯해야 할것이야! 
난정	예, 아버님! 그리 할것이옵니다.
윤지임	너희 두사람, 내 앞에서 맹세할 수 
	있겠느냐?
난정,김씨 맹세하겠사옵니다!
윤지임	..오냐, 허면 작은애야, 큰 애한테  
	절을 올리거라!
난정	예.(일어서서 김씨에게 큰 절을 올
	린다)
김씨	(목례로 받는다)
난정	(김씨와 시선이 부딪치는 순간 쌩
	끗 미소를 짓는)..
김씨	...
윤지임	인사들 나누었으면 일어서거라. 
	조상님들께 새사람이 들어왔다고 
	고해야지.

윤지임,일어서서방밖으로 나가면 난정과 
김씨, 그 뒤를 따른다. 	

 	
S#18 동 윤원형 사당 안 팎
 	
윤지임, 사당 열린 방문 앞 대청위에 서있
고 김씨, 사당마당에 서있다. 	
난정, 사당 안에는 들어서지 못하고 문 밖
에 서있다. 	

윤지임	조상님들, 윤씨가문에서 새사람을 
	맞이하였사옵니다. 비록 첩실의 
	신분이오나 며느리로 받아들이기
	로 하였사옵니다. 하오니 조상님
	들께오서도 우리가문 사람으로 어
	여삐 여겨 주시옵소서.또한 작은 
	애 뱃속에 들어있는 원형이의 핏
	줄도 무탈하게 순산할 수 있도록 
	조상님들께오서 살펴주시옵소서.
김씨	...
난정(E)	(사당문 밖에서 신주를 모신쪽을 
	비장하게 보는 얼굴위로) 내 비록 
	첩년의 신분으로 사당안에 들어서
	지는 못하였으나 언젠가는 내 배
	로 낳은 아이들로 윤씨 가문을 번
	창시키고 대를 잇게 할 것이옵니
	다. 
 	
 	
S#19 동 윤원형 대문 앞 마당
 	
윤원로, 대문안으로 들어서고 임서방, 허리
를 숙여 맞이한다. 	

임서방	큰 나으리 오십니까요?
윤원로	임서방, 닐니리야 계집은 아직 집
	안에 있는가?
임서방	예..
윤원로	이런, 이런..쯧쯧..아버님께오선 
	어쩌자고 당장 쫓아내지 않으시고 
	고 계집을 가만히 놔두시는겐지? 
	(중문쪽으로 걸어가는데)
임서방	저..큰 나으리..
윤원로	(돌아보는)왜그러는가?
임서방	대감마님께오서 작은 아씨를 받아
	들여 주시었습니다요.
윤원로	뭬,뭬야, 뭐가 어쩌고 어째? 그게 
	참말인가?
임서방	예..지금 사당에 참배를 하고 계
	시옵니다.
윤원로	(눈에 불이 켜지는) 무에야?! 
	사당참배?! 아,아니! 어찌 이집 
	장손인 나와는 아무런 상의도 아니
	하시고 첩년에게 사당에 예를 치루
	게 하시다니?! (급하게 몸을 돌려 
	중문쪽으로 뛰듯이 간다)
임서방	(그 뒷모습을 걱정스럽게 보며 한
	숨을 내쉰다)..
 	
 	
S#20 동 윤원형 사당 대문 앞
 	
윤지임, 사당대문에 자물통을 걸어 잠그고 
있다. 난정과 김씨, 한편에 서있는데 	
 
윤원로	(헉헉대며 뛰어와 멈춰서는) 
	아버님, 아버님!
윤지임	왜?
윤원로	아버님, 정녕 이 닐니리야 계집을 
	받아들이실 작정이시옵니까?
윤지임	내 그리 마음을 정했으니 너도 
	그리 알고 제수씨 보듯 깍듯하게 
	대하거라!
윤원로	제수씨라니요?! 허, 이런 근본도 
	없는 천 것을 어찌 제수씨 보듯
	하라 말씀 하시옵니까?!
난정	(모욕감)..!
윤지임	이놈아, 네 어찌 조상님들이 계신 
	사당앞에서 큰 소리를 내는것이냐
	?! 아무튼 그리 알아! (몸을 돌려 
	사랑채쪽으로 걸어간다)
김씨	(윤지임의 뒤를 따른다)
난정	(가려는데)..
윤원로	(난정 앞을 막아서며) 네 무슨 요
	설로 아버님 마음을 돌려세웠는지
	는 모르겠으나 내게 제수씨 대접 
	받을 요량이라면 아예 꿈도 꾸지
	말거라! 
난정	(휙-노려보며) 아주버님께오서 중
	전마마께 누만 끼치는 짓거리를 
	하고 다니신다면 저역시 아주버님 
	대접을 하지 않을 것이옵니다.
윤원로	..뭬, 뭬야?! 네 이년, 첩년주제
	에 누구를 가르치려 드는게냐?!
난정	이년 말씀을 명심하시옵소서! 
	(몸을 휙-돌려 사랑채 쪽으로 내
	려간다)
윤원로	저, 저년이?!
 	
 	
S#21 경빈 처소 마당
 	
금이 처소 방쪽에다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위로 	

경빈(E)	희락당대감, 이사람을 무슨일로 
	찾아오신게요?
 	
 	
S#22 동 경빈 처소 방 안
 	
경빈과 김안로, 찻잔을 놓고 마주 앉아있
다.(*발이 내려져있지 않다) 	

김안로	파릉군대감이 살생부를 만드는 
	일로 경빈마마께오서 심기가 불
	편하실 듯 싶어 동병상련의 심정
	으로 발걸음을 하였사옵니다. 
경빈	동병상련이라? 허면 희락당대감
	께서 이사람의 불편한 심기를 풀
	어주시려는겝니까?
김안로	예. 풀어드리지요!
경빈	(흠짓 보다가) 희락당대감한테 
	파릉군을 막을 방책이라도 있는
	것이오이까?
김안로	있구말구요! 대신 이사람에게 은
	자 십만냥을 내어주실 수 있겠사
	옵니까?
경빈	은자 십만냥이라?! 이사람에게 
	어찌 그런 큰 돈이 있겠소?
김안로	장대인이 경빈마마께만 자금을 
	대고 있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온데 감추실게 무에 있
	사옵니까? 
경빈	(미소로 보다가)..이사람이 대감
	께 십만냥만 내어드린다면 파릉
	군을 찍어내실 수 있단 말씀이오
	이까?
김안로	(자신감) 예, 마마!
경빈	은자 십만냥이라?..내게 생각할 
	말미를 며칠 주시구려.
김안로	그러지요, 허나 서두르시지 않으
	시오면 마마를 떠받드는 조정신
	료들의 목숨이 달아나게 되옵니
	다!
경빈	내 희락당대감의 말뜻을 잘 알아
	들었으니 차나 드세요.
경빈(E)	(찻잔을 들어 마시면서 김안로의 
	얼굴을 살피며) 이 자도 나와 같
	은 생각을하는 것인가?
김안로(E)(찻잔을 들며 경빈을 힐끔 보며) 
	경빈 역시, 파릉군을 찍어내는 
	방책은 그 것 뿐임을 잘 알고 있
	음이야.
 	
 	
S#23 희빈 처소 방 안
 	
희빈과 홍경주가 마주 앉아있다. 	
희빈	아버님,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 재물을 내어달라니요?!
홍경주	조정에 살생부가 만들어진다는 
	흉흉한 소문이 떠돌고 있사옵니
	다. 
희빈	잘 알고 있사옵니다. 그 일때문
	에 지난밤 이사람도 금원군과 봉
	성군, 두분왕자와 강녕전 앞에서 
	시위를 하였지요. 헌데 아버님, 
	살생부와 재물이 무슨 연관이 있
	사옵니까?
홍경주	마마, 이 애비가 목숨을 보전해야 
	마마와 금원군, 봉성군 두분 왕자
	분을 지켜드릴 것이 아니옵니까?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는 조정에 
	세가 필요하옵니다.
희빈	그렇겠지요.
홍경주	하온데 지금 조정엔 자금이 매말
	려버렸사옵니다. 자금이 없으니 
	조정에서 이 애비를 따르는 세의 
	결속도 느슨해지고 운신의 폭도 
	좁아졌사옵니다. 하오니 마마께오
	서 힘을 보태주시옵소서!
희빈	아버님, 참으로 딱도 하시옵니다! 
	이사람도 내수사에서 곡식과 피륙
	을 타서 쓰는 후궁처지에 무슨 큰 
	재물이 있겠사옵니까?!
홍경주	마마, 영상대감이 사직을 하였사
	옵니다. 이 애비가 영상자리를 꿰
	어찰 수 있다면 재물은 다시 모일 
	것이옵니다. 그때까지는 마마께오
	서 도와주시어야 합니다. 신의 말
	뜻을 아시겠사옵니까?
희빈	예, 잘 아옵니다. (장롱으로 다가
	가 문을 열고 패물함을 꺼내들고 
	오며) 아버님, 우선 이 패물들이
	라도 팔아 쓰도록 하세요! 
홍경주	고맙사옵니다! 신, 이 애비를 생각
	하는 마마의 지극정성한 효심을 수
	백, 수천배로 갚을 것이옵니다.
 	
 	
S#24 중궁전 방 안
 	
윤비,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얼굴위로 
떠오르는 	

파릉군	(97회 S#8의) 중전마마께오서 세자
	와 대통을 겨룰것이 염려되어 대군
	을 생산치 않으시겠다고 천명하시었
	다면 이는 마마께오서 장차 생산하
	오실 대군을 보위에 올리시겠다는 속
	내를 감추고 계신 것으로 오해 되실
	수도 있음을 어찌 헤아리지 못하시는 
	것이옵니까?!
윤비(E)	파릉군이 내 속내를 꿰뚫어 보고 있
	음이야..
윤비	(생각에서 깨어나며 방밖을 보며) 
	엄상궁, 들게!
엄상궁	(방문 열리면 들어와 조아리며) 찾아
	계시옵니까?
윤비	내 사가에 기별을 넣어 난정이를 불
	러들이게.
엄상궁	예, 마마.(방밖으로 나간다)
윤비(E)	내 지금은 난정이 그 애를 믿을 수
	밖에 없음이야.. 난정이를..!
 	
 	
S#25 갖바치 집 외경
 	
갖바치, 평상위에서 갓신에 바늘땀을 넣고 
있고 당골네, 툇마루에 앉아 황홀한 표정으로 
방안에서 나오는 글읽는 소리를 듣고 있다. 	

임백령(E)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이요, 솔성
	지위도(率性之謂道)요, 수도지위교
	(修道之謂敎)라! 
방백인	(뒷곁에서 나오며) 여편네야, 이제는 
	글읽는 소리까지 엿듣는게야?
당골네	임자도 들어보시구려. 임선비의 글읽
	는 소리가 똑 은쟁반에 또르르르 옥
	구슬 구르는 소리같지 않소?
방백인	시끄러, 여편네야! 서당개 흉내내지 
	말고 어깨나 주물러! (당골네 앞에 
	등을 돌리고 앉는다)
당골네	(삐죽대며 방백인 어깨를 주무른다)
 	
 	
S#26 동 갖바치 방 안
 	
임백령,<中庸>책을 책상위에 놓고 앉아있다. 	
윤원형, 그 앞에 중용책을 내려다 보고 앉아
있다. 	
 	
임백령	(뜻을 새기는) 하늘이 명한 것을 성
	이라 하고, 그 성을 따르는 것이 도
	이며, 또한 그 도를 닦는 것을 가르
	침이니라..
윤원형	(다른 생각에 빠져있는)...
임백령	중용을 시작하는 이 수삼귀(首三句)
	가 무슨 뜻인고 하니..(문득 윤원형
	을 보면)..?
윤원형(E)(근심어린 표정) 난정이가 혼자 잘 
	하고 있는지 참으로 걱정이로고! 
	(한숨을 내쉬는) 에휴-
임백령	(헛기침을 하는) 험,험!
윤원형	응? (그제서야 임백령을 보는)..왜
	그러시는가?
임백령	턱밑에 송곳을 곧추세우시고 글공부
	를 하시겠다던 승후관께오서 어찌 
	또 넋을 놓고 있으신겝니까?
윤원형	..내 집안에 우환이 좀 있어서!
임백령	이리 하실 바에는 내 공부까지 방해
	마시고 돌아가시지요!
윤원형	미안허이.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집안이 평안치 못하니 도통 글이 눈
	에 들어오지 않는걸 어쩌나?
임백령	허면 집안일을 마무리 지으신 연후에 
	다시 걸음을 하시지요.
윤원형	내 아무래도 그래야 할까보이..(책을 
	덮는다)
 	
 	
S#27 동 갖바치 마당
 	
윤원형과 임백령, 방에서 나온다. 	
방백인	승후관나으리, 벌써 가시는겝니까?
윤원형	나 때문에 임선비 공부까지 방해가 
	되니 어쩌겠나?
당골네	어찌, 승후관께오선 하루종일 꾸지람
	만 듣다가 돌아가십니까요?
윤원형	(머슥한) 허어, 이거 참..내 망신을 
	당해도 할말이 없네그려!
임백령	다음번에는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시
	지 않으면 방에 들이지 않을테니 그
	리 아시오!
윤원형	명심하겠네!
갖바치	허허, 승후관 나으리께오선 대기만성
	하실 것이오니 서둘지 마시옵소서.
윤원형	그래도 나를 위로해주는 사람은 선생
	밖에 없구려. 허면 내 이만 돌아가리
	다..(대문 밖으로 나간다)
 	
 	
S#28 갖바치 대문 앞 길
 	
윤원형, 급히 가다가 문득 생각난 듯 멈춰서
서 주변을 돌아본다. 	

윤원형	이보게 처남! 내 자네한테 할 말이 
	있으니 술시쯤 집에 들르게. 내 기
	다리고 있겠네! (다시 급하게 어디
	론가 간다)
길상	(몸을 드러내며 윤원형의 뒷모습을 
	보는데)...
길상, 몸을 돌려 윤원형과 반대편으로 가는데 	
파릉군, 천서방을 거느리고 갖바치 대문쪽으
로 걸어온다. 	

 	
S#29 동 갖바치 마당
 	
당골네, 부엌에서 물 한대접을 바쳐들고 
임백령앞으로 다가온다. 	

당골네	속이 타실테니 냉수한사발 쭉 들이
	키시지요.
임백령	고맙소. (꿀꺽꿀걱 마시고)
갖바치	(임백령을 보고) 요즘 승후관께오서 
	집안일로 좌불안석이실테니 임선비
	께오서 이해하여 주시지요.
임백령	내 짧은 실력으로 남에게 공부를 가
	르친다는게 어찌 어불성설 같사옵니
	다.
당골네	(물대접 받아들고)..아유, 과거를 
	인물로 뽑는다면 임선비께오서 장원
	급제하시는 것은 떼어놓은 당상이실
	텐데.. 
방백인	저 여편네! 또, 또!
당골네	(삐죽대며 물사발을 들고 부엌쪽으로 
	들어간다)
파릉군	(천서방을 거느리고 대문안으로 들어
	오며)그동안 잘 지내시었는가?
갖바치	(보고 반갑게 일어서며) 아이구,대감
	마님 오시옵니까?!
파릉군	허허, 자넨 세월의 풍파속에서도 여
	전하시구먼.
방백인	(조아리며) 어르신, 오랜만에 뵙사옵
	니다.
파릉군	자네, 점괘는 여전히 신통하신가?
당골네	(부엌에서 얼굴을 내밀며)...?
임백령(E)(파릉군을 보고 놀라는) 아,아니 
	저자는?!
임백령의 얼굴위로 순식간에 떠오르는 	
(INTER CUT) 옥매향과 파릉군이 기방후원에서 
포옹하던 장면. 	

임백령	(일그러지는)...!
파릉군	(임백령을 보며) 허어, 저 젊은이가 
	매향이의 마음을 사로잡은 선비이시로
	구먼!
임백령	(불쾌한 듯 고개를 돌리는데)...!
갖바치	대감께오서 임선비와 면식이 있으시옵
	니까?
파릉군	암, 내 어찌 사위가 될지도 모르는 사
	람을 몰라보겠는가?
임백령(E)(놀란 눈으로 파릉군을 돌아보는) 
	사, 사위?!
 	
 	
S#30 윤원형 집 안채 마당
 	
난정, 김씨를 뒤따라 안채 마당으로 들어선다. 	
김씨	(대청쪽으로 올라서며) 들어가세나. 
	(방안으로 들어간다)
난정	(김씨를 따라 방안으로 들어간다)
 	
 	
S#31 동 윤원형 안채 방 안
 	
가재도구가 깔끔하게 배치되고 정돈된 방 안. 	
난정, 방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와서 방안을 
	살펴본다. 	
김씨	임서방에게 군불을 지피라고 일렀으
	니 방안에 훈기가 오를걸세.
난정	아우님, 정녕 이사람에게 안채를 내
	어주실 작정이시오?
김씨	아버님께오서 자넬 정식으로 받아들
	여 주시었고, 자네 또한 내심 안채
	를 쓰고 싶을것이라 짐작했는데 내 
	잘못 생각한 것인가가?
난정	(김씨를 보다가) 아우님께오서 이사
	람을 죽이실 작정이시오?
김씨	내가 자넬 죽이다니, 그 무슨 말인
	가?
난정	정실께오서 초당을 쓰고 계신데 어찌 
	첩년 따위가 언감생심 안채를 내어달
	라 할 수 있겠소?
김씨	...?
난정	부원군댁에서 첩실을 집안에 들인 일
	만으로도 구설에 오를 일인데 첩실에
	게 안채를 쓰라는 것은 이사람을 내
	치시겠다는 저의가 아니오이까?
김씨	자네가 그리 생각했다면 안채를 쓰는 
	일은 없었던 것으로 함세. 허면 어디
	를 쓰겠는가? 언제까지 작은 사랑채
	에 머물수도 없지 않은가?
난정	아우님께서 안채를 쓰시고 이사람에게 
	초당을 내주시오! 
김씨	초당을?!
난정	그렇소, 내 당분간 초당에 머물며 몸
	을 낮추고 죽은 듯 지내겠소이다.
김씨	...!
배천댁(E) (방밖에서) 아씨!
 	
 	
S#32 동 윤원형 안채 마당
 	
배천댁, 방문앞에 서있는데 김씨, 방밖으로 
나온다. 	

김씨	무슨 일인가?
배천댁	궐에서 작은아씨께 기별이 왔사옵
	니다.
난정	(방밖으로 나오며) 나한테?
 	
 	
S#33 동 윤원형 대문 앞 길
 	
난정, 당의를 갖춰입고  가마에 오른다. 	
(*소복만 입고 온 난정의 다른 옷들은 다음날 
사람을 시켜 가져다 놓았다는 설정임) 	
김씨와 배천댁, 대문 앞에서 난정의 가마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다. 김씨, 대문 안으로 
들어간다. 	

 	
S#34 동 윤원형 대문 안
 	
김씨, 배천댁에게 말한다. 	
김씨	배천댁, 임서방에게 안방과 초당의 
	세간을 바꾸라 이르게.
배천댁	아씨, 초당을 비워주시게요?
김씨	그게 옳을 듯 싶네.
탄실	(작은 사랑채 쪽에서 요강을 들고 
	김씨쪽으로 급하게 오며) 아씨! 이것
	좀 보시옵소서. 작은 사랑채에 있는 
	요강이옵니다. 
배천댁	탄실아, 네 어찌 아씨께 요강을 보라
	는 것이냐?
탄실	이 요강속에 탕약이 들어있사옵니다.
김씨	탕약이?! (요강속을 들여다보다가 
	''''난정이가 내가 준 탕약을 버렸구나!
	'''') 아,아니 이럴수가?!
 	
 	
S#35 갖바치 집 마당
 	
당골네, 방안을 살피다가 방백인쪽으로 다가
온다. 	

당골네	임자, 방에 드신분이 누구요?
방백인	종실의 큰 어른이시지.
당골네	조,종실이요? 허면 임금님의 친족이
	시란 말이요? (감탄한 듯 방쪽을 보
	며) 어쩐지 온몸에서 귀티가 흘러넘
	치십디다.
방백인	그럼 뭐하누? 자식한테 화를 당하실 
	관상이신걸!
당골네	뭐요? 자식한테 화를 당하다니요?
천서방	(뒷쪽에서 다가오며) 이놈! 또 그따
	위 되먹지 못한 관상타령이냐?!
방백인	나야 얼굴에 쓰인대로 읽은 것 뿐이
	오!
천서방	(덤벼들 듯) 이놈이 그래도?
당골네	(천서방을 말리며) 아이구, 이거 점
	잖게 생긴 양반께서 왜이러시오? 
	원래 대통궃은 사람이니 이해하시구려.
천서방	(씩씩대며 방백인을 노려보는데)
파릉군(E)(방안에서) 하하하하!
천,방,당골네 (방쪽을 돌아보는)...?
 	
 	
S#36 동 갖바치 방 안
 	
갖바치와 파릉군, 임백령이 찻잔을 놓고 
앉아있다. 	

파릉군	(임백령을 보며 파안대소하는)하하하! 
	허면 젊은 선비께선 이사람을 매향이
	의 기생서방쯤으로 보시었구먼!
갖바치	진한 매화향이 젊은 선비의 눈을 흐리
	게 만든게지요, 허허.
임백령	(벌떡 일어나 파릉군에게 큰 절을 하
	며) 시생, 어르신같으신 큰 선비를 몰
	라 뵈온 아둔함을 꾸짖어 주시옵소서!
파릉군	나한테 용서를 구할 것 없네. 매향이
	가 크게 상심을 한 듯 싶으니 자네가 
	매향이의 다친 마음을 어루만져주게나.
임백령	시생, 그리하겠사옵니다! 하오면 말씀
	들 나누시옵소서! (갓과 도포를 챙겨
	들고 방밖으로 나간다)
파릉군	시원시원한 젊은이로구먼. 매향이가 
	마음을 줄만허이.
갖바치	잘못이 있다면 회피하지 않고 인정하
	고 책임을 질 줄 아는 선비지요.
파릉군	내 자네를 어인 연유로 찾아왔는지 
	짐작하시는가?
갖바치	대감께오서 조정신료들의 살생부를 만
	드신다고 들었사옵니다. 그 일로 저자
	거리 민심을 듣고자 걸음을 하신 것이 
	아니옵니까?
파릉군	(놀라 보며) 아,아니 자네가 어찌 
	그걸?
갖바치	대감, 이왕 소인을 찾아오시었으니 갖
	신이나 맞춤하시지요!
파릉군	허어, 이사람, 나보고 자네가 지어준 
	갖신을 신고 떠나란 말인가?
갖바치	살생부에 대한 소문이 저자거리까지 
	파다하게 퍼졌사옵니다. 누구나 다 알
	고 있는 살생부로는 파리 목숨 하나도 
	건드릴 수 없는 법이옵니다. 대감께오
	서만 화를 당하실 뿐이옵니다.
파릉군	내 전하와 세자저하께 약조를 드렸네. 
	내 비록 화를 당하더라도 이번엔 도망
	질치지 않을 것이야.
갖바치	..음!
 	
 	
S#37 중궁전 외경
 	
난정(E)	마마, 지금 살생부라 하시었사옵니까
	?!
 	
 	
S#38 동 중궁전 방 안
 	
난정, 윤비를 놀란 눈으로 본다. 	
윤비	전하께오서 파릉군대감과 독대를 하시
	면서 조정 쇄신과 민심수습을 위하여 
	조정신료들의 살생부를 만들라는 밀명
	을 내리시었다.
난정	하오나 소첩까지 알고있는 살생부로 
	어찌 조정신료들을 찍어낼 수 있겠사
	옵니까? 지금 살생부를 만든다면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격이옵니다.
윤비	그래, 그럴 것이다.
난정	더구나 이번에 공신들이 파릉군대감을 
	찍어 낸다면 공신들의 기세가 욱일승
	천하여 중전마마께오서도 위태로워지
	시옵니다.
윤비	내 생각도 너와 같다. 하여 내 파릉군
	대감이 중궁전에 드시었을 때 낙향을 
	하시길 청하였으나 완강하게 고개를 
	저으시더구나.
난정	(뭔가 생각하는)...
윤비	난정아, 장차 이 일을 어찌 했으면 좋
	겠느냐?
난정	파릉군대감께오서 무모하게 고집을 부
	리시온다면 소첩의 손으로 파릉군대감
	을 찍어내겠사옵니다.
윤비	네게 생각해둔 방책이 있는 것이냐?
난정	있을듯도 싶사옵니다.
윤비	오 그래?
난정	예, 하오나 경빈의 힘을 빌려야 하는 
	일이옵니다.
윤비	경빈?!
난정	중전마마, 이번일은 소첩에게 맡겨주시
	옵소서. 마마를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사
	옵니다!
윤비	오냐, 내 너를 믿으마. 헌데 사가로 기
	별을 전하러 갔던 오상궁 말을 듣자니 
	아버님께오서 너를 받아들여 주시었다지
	? 
난정	예, 마마..부원군 대감께오서 미천한 
	소첩을 며느리로 받아주시었사옵니다.
윤비	그래, 네가 애 많이 썼느니라..
난정	(미소) 수양산 그늘이 팔백리에 뻗친다
	는 옛말처럼 모두가 중전마마께오서 소
	첩 뒤에 버티고 계시어 주신 은덕이옵
	니다.
  	
  	
S#39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원형, 환한 표정으로 윤지임에게 큰 절을 
한다. 윤원로, 못마땅하게 본다. 	

윤원형	아버님, 고맙사옵니다. 고맙사옵니다! 
	소자, 아버님의 하해와 같으신 은덕에 
	감격이 북받치옵니다.
윤지임	치사(致謝)는 중전마마와 네 조강지처
	한테 하거라.
윤원형	허나 아버님의 결단이 없으시었다면 
	어찌 난정이가 이 집 며느리 대접을 
	받을 수 있겠사옵니까?
윤원로(E)(못마땅하게 보는) 쯧쯧, 이런 못난
	놈 같으니라구!
윤지임	내 곤하니 나가들보거라.(눕는다)
윤원형	예, 아버님, 쉬시옵소서! (윤원로를 
	보며) 형님, 어서 일어나십시다. (일
	어나 방문쪽으로 나가면)..
윤원로	(천천히 일어나 윤원형 뒤를 따라 
	나간다)
윤지임	에휴-에휴-
 	
 	
S#40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 안
 	
윤원형과 윤원로, 방문을 열고 들어와 
앉는다. 	

윤원형	형님께서도 괜한 심술 부리지 마시
	고 난정이를 제수씨로 대하여주시
	구려.
윤원로	심술?! 이 못난 아우야, 첩년을 
	집안에 들이는 것으로 모자라 사당
	에 예를 갖추게 하는게 세상천지에 
	어디 있다더냐?!이거야말로 집안 
	망할 일 아니냐?!
윤원형	허나 형님, 중전마마께오선 물론이
	옵고, 아버님께오서도 허락을 하시
	었잖소?
윤원로	이것좀 보시게, 아우님, 자네 눈에
	는 아버님의 까맣게 타버린 가슴속
	이 보이지 않으시는가?
윤원형	..형님..이 아우 마음도 편치만은 
	않소이다.
윤원로	어찌되었든 아버님께오서 닐니리야 
	계집을 받아들이시었으니 이 형도 
	할말은 없다. 오냐, 원형아, 까짓
	거 기왕 이리 된 일, 내 닐니리야
	를 제수씨로 대하여주마.
윤원형	형님, 그게 정말이오?! (윤원로의 
	손을 쥐며) 고맙소이다.
윤원로	대신 너도 이 형한테 한가지만 해
	다오.
윤원형	형님, 지금 형제간에 거래를 하시
	자는게요?
윤원로	암, 거래고 말고!
윤원형	말씀해 보시오.
윤원로	원형아, 이번에 이 형과 함께 출사
	를 해다오.
윤원형	추,출사요?
윤원로	그래, 경빈마마께오서 천거해주시는 
	사헌부 지평자리에 우리 형제가 나
	란히 출사를 하자 이 말이다.
윤원형	형님, 중전마마께 그리도 불벼락을 
	맞으시고도 아직도 정신 못차리신게
	요?!
윤원로	원형아, 중전마마께오선 사가에 계
	실때부터 유독 너만은 믿으시었지 
	않으냐? 설마하니 내가 너와 함께 
	출사를 하면 크게 꾸짖기야 하시겠
	느냐?
윤원형	형님, 이 아우를 방패막이로 삼으
	시겠단 말씀이오?!
윤원로	잘 생각해보거라! 니가 이 형의 청
	을 들어주지 않겠다면 닐니리야 계
	집의 시집살이가 고되고 고될게야! 
윤원형	(어이없는) 허어, 형님 어찌 이리도 
	철딱서니가 없으신게요?! 
윤원로	어험! 거래를 하겠으면 하고 말겠다
	면 니 마음대로 하거라! (벌떡 일어
	나 방밖으로 나간다)
윤원형	(한숨을 푹 내쉬는)...
 	
 	
S#41 남곤 사랑채 방 안
 	
남곤과 심정 앞에 박희량이 앉아있다. 	

박희량	윤원로가 벼슬욕심에 눈이 흐려져 
	있사오니 아우인 윤원형이를 끌어
	들일 것이옵니다.
심정	허나 윤원형이가 그리 호락호락한 
	사람은 아닐게야.
박희량	두고보면 알게 될것이옵니다.
남곤	그것보다..삼사의 젊은 대간들은 
	파릉군의 살생부에 대해 어찌들 
	말하고 있는가?
박희량	조정대신들이 찍혀져나가면 자신들
	의 승차가 빨라질 것이라 기대하는 
	자들이 있사오나 대부분은 추이를 
	관망하고 있사옵니다.
심정	허면 자네는 어찌 될 듯 싶은가?
박희량	(야릇한 미소) 시생, 살생부에 대해 
	듣지 못하였사오니 어찌 생각이 있
	을 수 있겠사옵니까?
남곤	애썼네. 받게.(비단 염낭을 건넨다)
박희량	(받아 소매속에 넣으며) 하오면 시
	생, 이만 물러가옵니다.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간다)
남곤	약은 놈이구먼!
심정	좌상대감, 헌데 파릉군의 비리를 만
	드는 일을 뉘게다 시켜야 할지요?
남곤	글쎄요..믿을만한 자가 아니면 맡길
	수가 없는 일인것을...!
 	
 	
S#42 윤임 사랑채 마당
 	
박서방과 황서방이 한곳에 서있다. 	
윤임처	(걸어오다가 심각한 표정으로 방쪽
을 보는)..!

 	
S#43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과 김안로, 김전과 김제학이 모여앉아
있다. 	

윤임	희락당대감, 경빈을 만나시었던 일
	은 잘 되시었소?
김안로	이사람의 뜻을 분명히 전했사오니 
	경빈께오서 결단을 내리실것이옵니
	다.
김전	안로야, 네 무슨 일로 경빈처소에 
	발걸음을 했던 것이냐?
김안로	경빈마마께 은자 십만냥을 내어달
	라고 청을 드렸사옵니다.
김전	(놀라보는) 뭐라? 네 지금 은자 
	십만냥이라 하였느냐?
김안로	예, 숙부님!
김제학	대감, 경빈마마를 찾아가 뜬금없이 
	은자 십만냥을 내달라고 했단 말씀
	이오이까?
김안로	(끄덕) 대신 파릉군대감을 찍어낼 
	것이라 하였사옵니다.
윤임	희락당대감, 은자 십만냥만 있으면 
	파릉군을 찍어내실수가 있겠소?
김안로	예, 십중팔구는 그리될 것이옵니다.
일동	...!
 	
 	
S#44 옥매향 기방 후원
 	
옥매향, 힘이 빠진채 연못 물을 내려다 보
고 서있는데 임백령, 급한 걸음으로 후원 중
문안으로 들어선다. 	

임백령	(멈춰서 옥매향을 보다가)..매향아!
옥매향	(돌아보며) 나으리!
임백령	(옥매향 쪽으로 다가가 멈춰서며) 
	매향이, 내 참으로 용렬했소. 정인
	을 믿지 못하고 매향이의 가슴을 
	아프게 한 이 못난 사내를 용서하
	시구려.
옥매향	(글썽)..아니옵네다..아니옵네다.
	.니년은 나으리께오서 돌아오신것
	만으로도 감디덕디 할뿐이옵네다
	...
임백령	..고맙소..매향이..
옥매향	아무 말씀마시라요..기냥 꼭 안아
	주시라요..
임백령	(옥매향을 와락 안아준다)..
옥매향	(감격의 눈물이 흐른다)...!
모린	(그 모습을 보는)...
 	
 	
S#45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연상위에 어음봉투를 올려 놓는다. 	
경빈의 앞에 앉아있던 김상궁, 어음봉투를 
두손으로 받는다. 	

경빈	이 엄동설한에 냉수로 멱을 감은 
	댓가일세.
김상궁	황감하옵니다.
경빈	앞으로도 자네가 지밀안에 내 눈
	과 귀가 되어줄 것이라 믿네.
김상궁	하오나 중전마마께오서 쇠인의 일
	거수일투족을 주시하시겠다고..
경빈	(오금박듯) 내 그리 믿겠다고 했
	네!
김상궁	(움찔하여)..예..마마..그리 하
	겠사옵니다.
경빈	이만 나가 보시게. 
김상궁	예. (어음봉투를 품에 넣고 일어
	나 방밖으로 나간다)
경빈	(야릇한 미소)...
 	
 	
S#46 동 경빈 처소 일각문 밖
 	
김상궁, 조심스럽게 일각문 밖으로 나오
는데 난정, 걸어오다가 김상궁을 보고 
쌩끗 웃는다. 	

난정	(다가서며) 큰방마마님, 아니시
	옵니까?
김상궁	(당황하여)..자,자넨?
난정	예, 소첩 윤승후관의 작은안으서
	이옵지요.
김상궁	...!
난정	하온데 큰방마마님께오서 어찌 
	경빈마마의 처소에서 나오시는 
	것이옵니까?
김상궁	경빈마마처소에서 나오다니?! 
	난 그런일 없네! 자네가 잘못 
	본게야! (급한 걸음으로 난정을 
	지나쳐 어디론가 간다)
난정	(김상궁의 뒷모습을 노려보며) 
	큰방마마님께서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시었구만!
난정, 냉랭한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려 
일각문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금이(E)	경빈마마, 윤승후관 작은 안으
	서 들었사옵니다.
 	
 	
S#47 동 경빈 처소 방 안
 	
난정, 경빈에게 큰 절을 올린다. 	
경빈	난정아, 네 요즘들어 대궐 출입
	이 잦은 듯 싶구나?
난정	소첩, 경빈마마와 거래를 하고자 
	들었사옵니다.
경빈	거래?! 네 지금 거래라 하였느냐?
난정	예, 마마! 소첩에게 은자 십만냥
	을 내어주시옵소서!
경빈	뭬라? 은자 십만냥?! 
난정	소첩, 분명 은자 십만냥이라 말씀
	드렸사옵니다.
경빈	허어, 내 너에게 그리 큰 돈을 내
	어준다면 너는 내게 무엇을 해주
	겠느냐? (농조) 하늘에 총총히 박
	힌 별이라도 따다 바칠 요량이더냐
	?
난정	(미소) 소첩, 경빈마마의 눈엣 가
	시같은 파릉군대감을 찍어내드릴것
	이옵니다!
경빈	뭬야? 파릉군을 찍어내준다?!
난정	예, 분명 그리해드릴 것이옵니다! 
	마마, 소첩과 거래를 하시겠사옵니
	까?!
경빈	(난정을 보는)...!
난정, 경빈을 보며 쌩끗 웃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끝)
 

.여인천하

.영화 & 드라마 대본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