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프러포즈 1회
[제 1 부]
S# 1. 헬기에서 잡은 아름다운 한강과 서울의 전경......
유유자적 흘러가는 한강줄기를 두두두 훑어나가는 카메라에,
올림픽 대로를 씽씽 달리는 5톤 트럭과 1톤 용달이 잡힌다.
E 신바람나서 불러대는 꽃비와 단비의 올챙이송 노래소리......
경수E (투덜투덜)까짓 택시비 얼마나 한다구... 교통한테 걸리면 아줌마가
책임져요!
S# 2. 1톤 용달 안
운송회사 유니폼 입은 경수 운전석에 앉아있고,
조수석에 미영과 꽃비, 단비가 좁게 낑겨 앉아있다.
경수, 비좁고 걸러적거려서 좀 못마땅한듯한데, 그러거나 말거나
꽃비,단비, 새집으로 이사간다는 즐거움에 목청껏 노래 불러대고,
미영도 드디어 내집 장만을 이뤘다는 뿌듯함에 콧노래가 절로 나는데
미영 (큰소리 뻥뻥친다)알았으니까 운전이나 잘해요.(하는데)
경수 (멀리 전방에 속도위반 단속 경찰보인다, 놀라)아줌마, 떴어요 떴어!
미영 (놀라서 꽃비단비 찍어누르며)엎드려!
꽃단비 (신속하게 미영 무릎 위로 엎드리고)
S# 3. 올림픽대로
미영, 꽃비, 단비를 태운 용달차 씽씽 달려간다.
S# 4. 아파트광장
1톤 용달, 달려와 멈춰서면
미영, 꽃비, 단비, 그리고 경수가 차에서 내린다.
꽃비 (내리자마자)엄마, 12층 맞지?
단비 (좋아라)12층이야?
미영 응, 맞어.
꽃비 나 먼저 올라갈게!(벌써 현관으로 뛰어든다)
단비 같이 가!(질세라 뒤따라 달린다)
미영 (경수에게)나 먼저 올라갈게요, 잘 부탁해요! (현관으로 들어간다)
경수 (정문 들어서는 5톤 트럭에게 손 흔들며)어이, 여기, 여기요!
S# 5. 미영거실
텅 빈 거실,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한 깔끔한 실내다.
미영, 뿌듯한 기분으로 둘러보고 있다, 가슴이 터질듯한데!
꽃비단비도 이방 저방 겅중겅중 뛰어다니며 흥분 상태다.
꽃비 (작은 방 열며)엄마, 여기가 내방 맞지?
미영 응, 맞어.
단비 나는?
미영 누나랑 같이 써야지.
단비 (다른 방 열어보며)여기 내방 하면 안돼?
미영 거긴 아빠 서재.
단비 (삐져서)피...!(하는데)
미영 나중에 더 큰 집으로 이사가면 그때 따루 줄테니까 몇년만 참으셔?
단비 그게 언젠데?
미영 음... 한 3,4년 쯤? 그래, 그쯤이면 될거야. 우리, 아빠더러 돈 마안히 벌어오라 그러자?
단비 (좋아서)네!(하는데)
꽃비 (베란다창문으로 아래 내려다보며 호들갑)엄마엄마, 사다리차 왔어!
미영 어머, 그래? 내려가 보자!
미영, 급히 현관을 나선다.
꽃비와 단비도 좋아라 따라나가고.
S# 6. 아파트 광장
두대의 트럭에서 이사짐 내리느라 분주한 인부들.
경수는 사다리에 올라타 큰짐을 부리며 분주하다.
무거운 짐들은 사다리차에 올리고
가벼운 것들은 승강기 쪽으로 나르고 복작복작 어수선한 이삿날 풍경 열혈아줌마 미영은 아무래도 안심이 안되는지 목장갑까지 끼고
이거 조심해라, 저건 나중에 올려라 동분서주 목이 다 쉴 지경이다.
꽃비랑 단비까지 나서서 자기들 짐은 자기가 나른다고 설쳐대고,
미영, 인부들 단속하랴 애들 챙기랴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경비 (작은짐들고 들어가는 꽃단비 보며)꼬마들까지 한몫 단단히 하네, 근 데 사장님은 같이 안오셨어요?
미영 (짐나르느라 끙끙)금방 올거예요, 일이 바빠서요.
경비 (얼른 거들어주며)아이구 무거울텐데...
미영과 경비, 짐을 함께 들고 끙끙끙 승강기 앞에다 털썩 내려놓는다.
미영, 경비에게 고맙다 인사를 하고,
목장갑 손등으로 이마의 땀 닦는 바람에 검댕이가 묻는다.
그런줄도 모르고 기분은 아주 좋은데...
E경쾌한 스포츠센타 음악소리...
S# 7. 헬스클럽
통창 너머 경치가 시원스런 고급 헬스크럽 창가 런닝머신 위.
민석, 달리기 하며 연신 땀을 닦고 있는데,
재원 (와서 놀란듯)아니, 이사는 어떡하구 여길 와있어?
민석 (헉헉)포장이산데 뭐... 짐이야 인부들이 다 옮겨줄거구, 감독하는데 한사람이면 충분해.
재원 (런닝머신 시작하며)하여튼...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간 큰 남편인 줄이 나 알어. 우리 윤아엄마 같았으면 텍도 없다!
민석 자꾸 이거저거 거들어주면 버릇돼, 부부유별 몰라?
재원 그래, 니팔뚝 굵다!
민석 (팔뚝 들어 이리저리 보며)아닌게 아니라 좀 굵어진거 같지 않아?
재원 (어이없어)허허허......
S# 8. 고급 백화점 식품매장
세련된 명품 캐쥬얼 차림의 유경, 찬찬히 식품들을 둘러보는데
그 뒤를 쇼핑카트 밀며 가정부 아줌마가 뒤따른다.
닭가슴살, 대하새우, 유기농 채소, 값비싼 굴비세트 등등을 골라주면
아줌마가 카트에 담고 뒤를 따른다.
유경 새우는 튀기지 말구 쪄요, 왕소금 깔구. 닭가슴살은 샐러두에 넣구요, 그리구...
가정 겉절이 좀 무칠까요?
유경 그래요, 겉절이 좋다.
유경, 우아하게 장을 보는데...
S# 9. 아파트 광장
이사 막바지, 다른 짐은 다 올라가고 낡은 장롱만 덩그라니 남았다.
미영과 경수, 이 장롱을 놓고 피튀기는 설전 중이다.
오가던 주민들, 구경을 하고...
미영 아니, 포장을 이렇게 허술하게 하면 어떡하냐구요, 이것봐요, 칠 다 벗겨졌잖아요!(속상해서 조금 기스 난 부분을 살펴보는데)
경수 벗겨지긴 뭐가 벗겨져요, 흠집 쪼금 났구만.(하는데)
꽃비 (마르치스 껴안고 현관을 달려나오며)엄마, 강아지좀 봐!
단비 (흥분해 따라 달려와)집앞에 있었어, 이삿짐 나르는데 막 낑낑대고 있어!
미영 (안들린다, 경수에 버럭)아저씨 눈엔 이게 쪼금으로 보여요?
경수 아 진짜 되게 빡빡하게 구시네!
꽃단비 (일각 화단가에 강아지 안고 앉아 쓰다듬는데)
경비 (나와 보며)어라, 또또네?
꽃비 (쓰다듬으며)얘 이름이 또또예요?
경비 니네 앞집 개야. 비디오가게 하는 집. 그집 사람들 어제오늘 안보이던데...(갸우뚱하는데, 그때)
미영 (버럭)도대체 포장을 어떻게 한거냔 말예욧!
경비 (그 서슬에 깜짝 놀라는데)......!
단비 히히히, 우리 엄마 화나면 되게 무서워요.
경비 ......!
경수 (열받아)완전포장 아니라 반포장이잖아요, 그래서 30%나 싼거구요.
미영 그래두 그렇지, 이상없이 잘 해준다 그래놓구 이게 뭐예요, 여기봐요, 여기, 색깔 벗겨진거 안보여요?
경수 (땀 닦으며)아 좀 봐주세요, 어차피 다 낡은 장롱인데... 꼭 오늘 그랬단 증거도 없는 거 같구요.
미영 (열받아)아니 그럼, 내가 지금 거짓말을 한단 말예요?
경수 그게 아니라, 이사 하다보면 쪼그만 실수는 있을수 있잖아요, 그게 싫으면 애초에 완전포장을 주문하시든가!
미영 그래서요! 완전포장 안했음 망가지든가 부서지든가 군소리 말구 있어라 이거예욧?
경수 누가 그렇게 말했어요, 사람 말을 왜곡을 하시네?
미영 (부글부글)아니, 이아저씨가!
인부1 (끼어들며 완곡하게)아니, 사모님, 이 친구가 그런 뜻으로 말씀드린게 아니라요, 이사하다보면 아무래도 쪼그만 실수는 있을 수 있다 그 말씀이죠. 사람이 하는 일이잖습니까!
경수 (반외면한채 빼딱하게 궁시렁궁시렁)......!
미영 저 아저씨가 먼저 큰소릴 치잖아요, 도대체 직원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거예요!
경수 (끓는다, 입바람으로 앞머리 푸우 날리는데)저요, 아저씨 아니걸랑요?
인부1 (말리며)아니, 이사람이! (미영에게 굽신)죄송합니다,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아르바이트라 아직 잘 몰라서 그래요. 좋은 날이잖습니까, 좋은게 좋은거구요. (경수에게)어서 사과드려. 원, 별일도 아닌거 갖고
...(하는데)
미영 됐어요, 다 필요없구요, 이거 어떡하실 거예요?
인부1 (난감한데)......
경수 (열난다)어떡하라구요오?
미영 어떡하긴 뭘 어떡해요, 물어줘야지.
경수 (어이없다)뭘 어떻해 물어달라구요?
미영 (인부1에게)그 회사, 가구 리폼서비스도 소개해준다 그랬죠?
인부1 그렇죠.
미영 이 장롱 도색해주세요, 비용은 제가 7 회사에서 3, 됐죠?
경수 (열나서)그런게 어딨어요, 겨우 요만큼 갖고!
미영 요만큼이고 조만큼이고 간에 책임을 져야 될거 아니예요!
경수 (끓는다)아 진짜! 해두해두 너무하시네, 반포장만 하면 된다구 이사비용 팍팍 깍은 사람이 누군데, 이제와서 그래요 그러길!
미영 어머머머, 어디서 눈을 부라리고 그래요, 지금 여자라고 깔보는거예요 뭐예요?
경수 깔보긴 누가 깔봤다그래요, 아줌마가 어거지 쓰는건 생각않고!
미영 어머, 누가 어거질 썼단거예요, 아저씨가 막무가내 구는거지!(하는데)
남자E 그래, 잘먹구 잘살아라 강순영, 너 없음 누가 못살줄 알어! 아드매치 치사뽕이다!
고래고래 악쓰는 소리가 아파트 광장에 울려퍼진다.
열 나서 싸우던 미영과 경수, 무슨 일인가 싶어 두리번거리는데
아파트 옥상 난간에 웬 남자가 위태위태 서서 난리치고 있다.
단비 (옥상을 올려다보며 손가락질)어, 엄마 저기 누구 있다!
미영 (따라 보며)뭐하는거야?
경비 (따라보며)어, 저거저거!(하는데)
통장 (지나다 와서 보며)어머머, 저러다 떨어지겠네, 어떡해!
경비 (안경 쳐들고 맨눈으로 보며)오이! 또또아빠 아녀?
통장 (호들갑)맞네, 12층남자!
미영 (놀라)네?
경비 사모님네 앞집 사람이예요!
지나던 주민들, 우르르 모여들어 옥상을 올려다보는데...
S# 10. 아파트 주차장
유경의 고급승용차 달려와 멈춰서면
쇼핑봉지 양손에 든 가정부 아줌마 내리고, 유경 이어서 내린다.
가정 (저만치 웅성대는 주민들보며)무슨 일 났나봐요?
유경 (보다가)아줌만 들어가서 도시락 준비해요.
가정 네.(들어간다)
유경 (차문 잠그고, 의아해서 웅성거리는 쪽으로 간다)
S# 11. 아파트 광장
난간 위의 남자, 뭔가 몹시 괴로운듯 고뇌하며 무슨 서류를 찢고있다.
미영과 통장, 경비를 비롯한 주민들 야단이 났다.
경수와 인부들도 올려다보고 있다.
남자의 일거수 일투족에 비명들을 지르고 난리법석이다.
유경도 와서 보는데, 앞사람들 때문에 미영은 못 알아본 상황.
경비 아휴, 저러다 진짜 일내겠네 일내겠어!
남자, 들고있던 서류를 북북 찢어 날리고, 손나팔을 하고 뭐라뭐라 소 리소리 지르며 야단인데, 잘 안들린다.
올려다보던 사람들, 남자의 움직임에 비명들을 지르고 야단났다.
누군가는 핸드폰으로 119에 신고전화를 하고 있고.
통장 (경비에게)어떻게 좀 해봐요!
경비 (엉치를 부여잡으며 얼른)내가 관절염이 있어놔서 저렇게 높은덴 못 올라가요. 그러지 말구 통장님이 좀 올라가 보세요!
통장 (얼른 머리짚으며)아휴, 나는 고소공포증에다 빈혈까지 있어요... 어머, 저러다 정말 뛰어내리는거 아냐!
하는데, 설쳐대는 남자의 서슬에 찌그러진 캔맥주 한개가 떨어진다.
악! 주민들, 일제히 비명을 질러대고...!
통장 (급박하게)이봐, 애기엄마! 애기엄마가 좀 올라가봐!
미영 (화들짝)네에?!
경비 (맞장구)그래요 그래, 이웃사촌이란 말도 있잖아요!
미영 저 오늘 이사왔어요, 저 아저씨 얼굴도 모른다구요!
통장 앞집에서 투신자살 해봐, 집값 떨어지지, 안그래?
미영 (!)집값이요?
통장 당연하지, 앞집에서 사람이 죽어나갔는데, 그 영향 없겠어? 모르긴 몰 라도 팔 때 삼사천은 손해볼걸!
미영 (아주 크게 놀라)삼사천이요?!
통장, 경비를 비롯한 아줌마들, 와글와글 맞다고 맞장구친다.
옆동네서도 그런 일 있었는데 그 앞집도 손해 많이 보구 팔았다는둥, 재수없는 집이라고 찍히면 안 된다는둥 떠들어댄다.
열혈 아줌마 미영, 집값 떨어진단 말에 눈에 뵈는게 없다, 얼른
미영 (경수에게)사다리 좀 올려봐요!
경수 (놀라)네?
미영 (결연한)얼른욧!(꽃비가 안은 강아지 나꿔채며)니들 여기 꼼짝말고 있
어. (다시 경수 재촉)뭐해요, 빨리 사다리 올리라니깐!
S# 12. 아파트 앞 도로
요란한 사이렌 울리며 구급차와 소방차가 아파트로 달려 들어간다.
달려오던 민석의 승용차, 그 기세에 멈칫했다가
무슨 일인가 싶어 급히 따라 들어간다.
S# 13. 아파트 광장
사람들 웅성거리며 옥상을 올려다보고 있고
119 대원들, 급히 안전풍선을 펼치고 있다.
구급대장, 어이가 없어 혼잣말로 “환장하겠구마이... (핸드마이크 들 고)아줌마, 뭐하는거예요? 내려와요! 아저씨두요!
복작복작 와글와글 급박한 순간이다.
불길한 예감에 민석, 서둘러 오는데,
꽃비와 단비가 아빠! 를 외치며 달려와 안긴다.
민석 뭐야, 왜그래?
꽃비 엄마가 저기 올라갔어!(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민석, 올려다보다 깜짝 놀라서 그만 입이 딱 벌어진다!
그 표정 경악스러운데......!
S# 14. 옥상 난간 위
세상만사가 귀찮다는 듯 털썩 걸터앉아 머리를 쥐어뜯는 앞집남자,
그리고 강아지를 안은 채로 좀 떨어져 부들부들 떨고 서 있는 미영.
남자 근처엔 찌그러진 캔맥주 한 개가 나뒹굴고 있다.
미영, 아래를 슬쩍 내려다봤더니 모여든 사람들에, 구급대원의 메가폰 소리... 정신이 아득하지만 애써 다잡으며,
미영 (떨리는 목소리)안녕하세요, 저, 앞집에 새로 이사온 사람인데요...
남자 ......
미영 도대체 왜 이러세요!
남자 (고개 푹 숙인채로)......
미영 (덜덜덜)사람이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고... 그런거잖 아요. 무슨 일인진 모르지만 다시 한 번만 생각해보세요.
남자 휴우......
미영 부인을 생각해서라도(하는데)
남자 에잇!
남자, 그 소리에 오히려 열불이 난다는듯 벌떡 일어선다.
서슬에 찌그러진 빈캔이 하나 또 떨어지고
아래쪽 군중들 사이에선 악! 비명이 터져나온다.
미영 (화들짝)잠깐, 잠깐만요! (얼른 강아지 내밀며)얘요! 얘를 좀 생각해봐
요. 이 험한 세상에 얘 혼자 버려두면 어떡하라구요!
남자 (돌아보며 눈물 글썽)또또!
미영 (얼른 강아지 내민 채로 주춤주춤 다가가며)그래요, 또똘 생각해서 라도 맘 굳게 먹어요, 네?
미영, 떨린다......!
또또야...! 남자 울상을 하더니, 마침내 또또 받으려 천천히 손 내민다.
S# 15. 아파트 광장(부감)
민석을 비롯한 주민들, 침 꼴깍 삼키며 아슬아슬 올려다보고 있다.
S# 16. 옥상 난간 위
미영, 강아지를 내민채 주춤주춤 다가서서,
덜덜덜 떨리는 손으로 강아지를 건내준다.
남자, 강아지를 소중한 듯 품어안으며 볼을 부비더니
한숨 푸욱 쉬고는 마침내 난간을 내려선다.
아래에서 지켜보던 사람들, 안도의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는데
미영, 휴우! 한숨 내쉬며 내려가려고 돌아서다 그만 균형을 잃는다.
어어어... 중심 잡으려 팔을 휘두르며 야단하는 동안
광장의 주민들 어떡해! 비명들을 지르는데,
강아지 안고 몇 발 걸어가던 앞집남자,
악! 하는 주민들의 비명 소리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돌아보면,
어라! 미영이 안 보인다! 두리번거리는데......
S# 17. 안전풍선 위(부감)
미영, 만화영화 속의 캐릭터처럼 우스꽝스럽게 큰 대자로 엎어진 채
부르르 한 팔과 한다리를 떨고 있다.
S# 18. 안전풍선 앞
사색이 된 민석, 제일 먼저 헐레벌떡 달려온다.
이어서 구급대와 꽃비, 단비, 유경, 통장, 경비 등등 몰려드는데
산발이 된 엉망진창 몰골로 부스스 고개를 내미는 미영,
너무 놀라 허옇게 질린 채 말도 못하고 서있는 민석 보며
미영 (얼빵하게)여보오......!
유경 (어이가 없다)미영이, 너 장미영 맞지?
미영 (갸우뚱, 누구시더라)......?
민석 허!(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다)......!
S# 19. 미영거실
양복상의를 벗어 든 채로 씩씩대며 들어서는 민석과
그 뒤를 잔뜩 주눅이 들어 쭈삣쭈삣 따라 들어서는 미영.
들어오자 마자 양복상의를 소파에 패댕이치며
민석 당장 부동산에 전화햇!
미영 여보오.....
민석 여보구 저보구 간에 필요없어! 부동산에 집 내?J!
미영 저기......(하는데)
민석 (따다다다)나 이 동네서 더는 못 사니까, 집 빼!
미영 (기어 들어가는)이사오자 마자 앞집 사람이 투신자살 해봐, 집값 떨 어지잖아......
민석 (버럭)그렇다구 거길 올라갓! 당신이 수퍼맨이야 원더우먼 이야? 딴 사람들 다 가만 있는데, 119 올때까지 국으로 보고있음 돼지 거기가 어디라고 올라가 올라가길, 여자가 겁대가리 없이!
미영 (쭝얼쭝얼)나두 안그럴려 그랬는데 통장이란 경비아저씨랑 따른 아줌 마들이 자꾸만 올라가라 그러잖아.
민석 (버럭)글쎄, 그렇다구 거길 올라가냐굿! 단순무식하기는...! 으휴 속터 져, 내가 챙피해서 정말!
미영 (볼멘)내가 뭐 나쁜 짓 한 것두 아닌데 그렇게까지 챙피할 건 없잖아.
민석 (O.L의 느낌으로 버럭)시끄럿!
미영 (찔끔)......!(하는데)
E 민석 핸드폰 벨소리
민석 (핸드폰)여보세요! 어, 지금 나갈거야. 그래, 공항에서 봐. 자료 잘 챙 겼지?
핸드폰 탁! 끊고는 양복상의 집어들고 현관으로 나간다.
미영 (배웅하며)늦어?
민석 (대답도 않고 문 쾅 닫고 나가버린다)
미영 으휴 성질은...... (문단속하고 돌아서다 문득)근데, 너무하는거 아냐? 놀라진 않았냐 다친덴 없냐, 그런거부터 물어봐야지! 진짜 생각할 수록 열받네... !(투덜투덜 대는데)
S# 20. 인천공항 입국장
입국장 앞 인파들 속에 민석의 모습 보인다.
마침내 자동문 열리면서, 일군의 입국자들 쏟아져 들어온다.
민석, 그들을 재빨리 훑어보는데, 찾는 이가 없는듯...
민석, 다시 기다리는데, 자동문 열리더니
알마니 정장 차림에 단촐한 출장가방 든 세준을 선두로
한무리의 입국자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민석, 목을 길게 뽑고 둘러보는데
갸스똥(프랑스인)이 나온다.
민석, 노련한 미소로 갸스똥을 맞는다.
민석 (불어)어서 오십시오, 미스터 갸스똥.(악수한다)
갸스 (불어)반갑습니다.
민석 (불어)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나가시죠, 차 대기시켜 놨습니다.
민석이 갸스똥을 맞는 동안
세준, 기다리고 있던 비서의 깍듯한 영접을 받으며 청사 나간다.
뒤이어 민석과 갸스똥 나가고.
S# 21. 청사앞
고급 외제차와 민석차가 약간의 거리를 두고 주차돼 있고,
비서와 함께 청사를 나오는 세준, 기사가 열어주는 외제차에 오른다.
세준차 출발하면
뒤이어 나온 갸스똥과 민석,
대기하고 있던 재원의 안내로 민석차에 오른다.
민석차 달려가고.
S# 22. 도시의 도로
세준의 자동차가 달려간다.
그 옆 쯤으로 민석차도 달려가고.
S# 23. 세준차 안
조수석의 비서가 예정돼 있는 일정을 구두보고 하는 동안
뒷좌석의 세준, 두툼한 결제서류를 재빨리 검토하고 있다.
비서 5시엔 임원회의, 7시에 00호텔 멤버스 클럽에서 양가 어른들과 저녁 식사 잡혀있습니다. 내일 오전 8시엔 여의도 클럽 조찬모임 있으십니 다. 10시부터 12시까진 이사회, 점심은 미 상공회의소 제임스씨와 약 속돼 있습니다.
세준, 보고 들으며 결제서류를 검토하고, 사인을 하고 덮는다.
세준, 무심히 창밖을 내다보는데
S# 24. 도시의 도로
세준차가 달려가는 도로변 건물 옥상 거대광고판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쇼호스트 황연정의 매력적인 모습.(세준의 시선)
세준, 뭔가 생각에 잠기는듯......!
S# 25. 홈쇼핑 스튜디오
경쾌한 음악 속에서 연정이 진행하는 의류 생방송이 한창이다.
워킹하는 쭉쭉빵빵 모델들...
판매량이 급상승하는 분위기라 스튜디오 안 열기로 가득차 있다.
연정 (생기발랄한)네, 전국에서 주문전화 쇄도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방송 에 이어서 오늘도 매진예감이 드는데요, 네, 말씀드리는 동안에 55사 이즈 아이보리색상은 매진이 됐다네요, 어머 감색 66사이즈도 매진이 라구요? 여러분 서둘러 주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5분 정도 밖에 남질 않았습니다.
S# 26. 부조정실
고PD와 스텝들, 연이은 매진 소식에 한껏 고조돼 있다.
역시 베테랑이라는 둥, 오늘도 매진될거 같다는 둥 화기애애하다.
S# 27. 홈쇼핑 분장실
방송을 갓 마친 연정, 환하고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화장대 앞에 앉는 데, 고명옥PD 들뜬 얼굴로 들어선다.
명옥 삼일 연속 매진행진! 억대연봉이 눈앞에 보여!
연정 (흐뭇하고 행복한 미소)상품도 좋고 방송도 좋았잖아요...(하면서, 핸 드백 속에 휴대폰 꺼내보는데 부재중 통화로 세준이름 떠 있다. 환해 지는데)......!
명옥 기분이다. 저녁에 한잔 어때? 내가 근사하게 쏠게.
연정 오늘 세준씨 와요.
명옥 (심드렁)그래? 그럼 할 수 없구... 좋을 때다...
연정 (웃으며 핸드폰 단축키 누른다)...
명옥 수고!(나간다)
연정 (눈으로 배웅하고, 핸드폰 반갑게)세준씨?!
S# 28. 홈쇼핑 빌딩 앞
연정의 손을 잡고 이끌고 온 세준, 일각의 아우디 앞에 가서 선다.
연정, 의아해서 세준을 보는데
세준, 품 안에서 작은 선물상자를 꺼내 연정 손에 쥐어준다.
연정 (세준을 보며)......?
세준 (미소)열어봐.
연정 (열어보면 아우디 열쇠다)이거?(세준을 본다)
세준 선물이야. 곧 생일이잖아.
연정 (당황스럽고, 좀 부담스럽다)......!
세준 차 바꿀때 됐잖아. 지난번 보니까 잡음나드라.
연정 (열쇠 도로 내밀며)이런 선물 부담스러워요, 내차 아직 멀쩡하구요.
세준 (O.L의 느낌으로)고집부리지 말구 받아, 어차피 뽑은 차니까 안 받아 도 놓구갈거야.
연정 세준씨...!(하는데)
세준 회의 잡혀있어, 가봐야겠다.(열쇠를 잘 쥐어주곤 싱긋 미소로)갈게.
세준, 기사가 열어주는 뒷좌석에 오른다.
연정, 어이없어 서있는데,
세준의 차, 그대로 달려간다.
얼떨떨해서 서 있던 연정, 멀어져가는 세준차 지켜보다가 돌아선다.
주차된 아우디를 본다, 얼떨떨한데......!
E 땅!(골프공 소리)
S# 29. 인도어 골프장
훌륭한 자세로 막 스윙을 끝낸 유경, 골프채를 내린다.
코치, 가볍게 박수치며 다가온다.
코치 나이스 샷!
유경 (미소, 다시 골프채 잡고 자세를 잡는데)
코치 (가볍게 자세 교정해주며)모든 운동은 자세가 제일 중요하거든요, 사 모님은 아주 몸이 유연하세요.
유경 (산뜻한 미소, 다시 자세 잡는데)
E 핸드폰 벨소리
유경, 골프채 내려놓고 핸드폰을 집어든다.
유경 (핸드폰)응 미스김, 왜?
김E 원장님 시장하시데요, 점심 좀 일찍 가져오시라구요.
유경 (핸드폰)알았어.(핸드폰 끊는다)
코치 요즘 여자들 아침밥도 안차려 준다던데, 점심도시락까지 꼬박꼬박 챙기시구... 원장님은 참 좋으시겠어요.
유경 (알듯말듯한 미소로 가방 챙겨들고 )내일 뵈요.
코치 (목례)네. 내일 뵙겠습니다.
골프백 들고 돌아서는 유경,
코치, 그 뒤에서 흥미있다는 듯 유경의 뒷모습 보고 있다.
뒷통수로도 그 시선 충분히 느끼며 즐기고 있는 유경,
니 속을 내가 다 안다, 꿈도 꾸지 말라는 느낌으로
선수다운 코웃음을 날리며 걸어간다.
S# 30. 아파트 안 도로
미영, 대파가 삐죽이 나온 아주 뚱뚱한 장바구니와 배추가 가득든 쇼 핑봉지를 양손에 하나씩 들고 끙끙 힘겹게 오는데,
장바구니위로 수북하던 생선봉지랑 콩나물 등등이 넘쳐 떨어진다,
미영, 쪼그려앉아 주워담다가
생선봉지에서 나온 물때문에 젖은 손을, 냄새 맡아보고 찡그리는데...
유경E 몸은 괜찮니?
미영, 올려다보면
지나던 흰색 에쿠스 멈춰서있고, 운전석에 화사한 차림의 유경이다.
미영 (무안해서 일어서며)어... 괜찮지 뭐...
유경 (생각할 수록 우습다)어떻게 이렇게 다시 만나지니 우리?
미영 그러게나... 말야...(하는데)
가정부 (앞치마차림으로 예쁜 피크닉 도시락바구니를 들고 나와)사모님, 여기 요.
유경 (받으며)새우, 살짝만 쪘죠?
가정 네, 샐러드랑 겉절이 맛있게 무쳤어요.
유경 수고했어요.
가정 다녀오세요.(인사하고 현관으로 들어간다)
미영 (위화감에 본다)......!
유경 니네집, 12층이라 그랬지?
미영 으응...
유경 (머리에 올려놨던 선그라스 내려 끼며)한번 들릴게.
미영 어, 그래...
유경차, 달려가고
미영, 그 모습을 떫떠름하게 보다가 집 쪽으로 들어간다.
S# 31. 철수병원 비만크리닉 진료실
철수, 약간 통통한 여자환자를 앞에 놓고 상담중이다.
철수 비만치료는 몸매나 외모만을 위한 것이 아니죠, 건강, 특히 온갖 성인 병의 원인이 바로 비만이거든요.(1키로짜리 모형지방 덩어리 들어보 이며) 이런게 몸안에 있다 생각해보세요. 당연히 몸이 무겁지.
여환 (화들짝 놀라 지방덩어리 만져보며 찡그린다)이런게, 제 몸 안에 들어 있다는 거죠?
철수 (끄덕)그렇죠!
여환 (절망스럽게)어떡해......!
철수 (호탕하게)어떡하긴 뭘 어떡해요, 지방분해 주사도 맞고, 처방해주는 대로 운동이랑 식이요법 열심히 따라하면서 빼내야죠!
여환 (얼른)선생님만 믿을게요!
철수 (웃는)그러세요. 그럼 우선...
S# 32. 철수병원(웰빙병원)
비만크리닉과 노화방지 크리닉을 주종으로 하는 깔끔하고 쾌적한 까 페분위기의 웰빙병원이다.
김간호사, 접수창구 앞에 앉아 모니터보며 뭔가를 입력하고 있는데
피크닉 바구니 든 유경이 들어온다.
김간 (바구니 받아들며)음, 맛있는 냄새!(하는데)
유경 원장님은?
김간 상담중이세요.
유경 환자 많았어?
김간 네, 오전에만 열 분쯤 돼요.
유경 그래?(모니터 보며 확인하는데)
철수 (환자와 함께 챠트 들고 나와서)김간호사, 환자분 지방분해 주사 놔드 려요.
김간 네,(환자에게)이쪽으로 오세요.(환자 데리고 주사실로 들어가고)
S# 33. 동 휴게실
식탁에 대하찜, 닭가슴살샐러드, 겉절이 등등 먹음직스럽게 차려있다.
철수, 젓가락 입에 물고 허탈한데......!
김간, 들어와 앉는다.
철수 환자분 가셨어?
김간 네, 3개월 치료 등록하고 가셨어요.
유경 (흡족한데)......!
철수 (볼메서 젓가락 내려놓으며)이런거만 먹구 어떻게 힘을 내, 안그래도 요새 부쩍 힘이 부치는데... 갈비 같은거 좀 없어?
유경 (보온병의 국을 따라주며)그런거 먹으면 배나와, 비만크리닉 의사 가 배나와봐, 환자 다 떨어져나가게?
철수 (할말 없다)......!
김간 (찔린다, 숨 들이마셔 얼른 배 집어넣고)......!
철수 (식사 시작하는데)
유경 당신 혹시, 장미영이라고 기억해?
철수 (열심히 먹으며)장미영?
유경 내 고등학교 동창, 우리 결혼식에도 왔었는데...
철수 (그제서야)글쎄, 알것도 같고......(하는데)
유경 걔, 우리 아파트루 이사왔드라.
철수 그래? 근데 여태 서로 몰랐어?
유경 오늘 왔거든.(그러다, 호호호 웃는다.)......
철수 왜 웃어?
유경 걔가 오자마자부터 생쇼를 했잖아, 아파트 광장에서.
김간 무슨 쇼요?
유경 옥상에서 비디오가게 남자가 투신소동을 벌였거든. 119 달려오고 난 리났었어.
김간 (놀라)어머머, 그래서요?
철수 ......?
유경 그 남자가 걔네 앞집엘 산다나봐. 근데 거기가 어디라구, 겁도 없 이 따라 올라갔잖아. 그 남자 설득한다구.
김간 (호들갑)어머머,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유경 그남잔 그냥 내려왔는데, 미영이가 좀 요란을 떨면서 내려왔지.
철수 요란을 떨어?
유경 그 남자 돌아서는거 보구 방심하다가 발을 헛디뎠거든.
김간 어머!
철수 (크게 놀라)아니, 그래서 어떻게 됐어?
유경 안전장비 위로 무사 착륙했어.
철수 천만다행이네! 우황청심환이라도 좀 사다주지 그랬어.
유경 (웃는)그러든가......
철수와 간호사, 불경기라 그런지 투신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둥 가 정 불화나 실직 때문이라는 둥 떠들어대면서도 맛있게 먹는다.
S# 34. 호텔 레스토랑
갸스똥, 민석과 재원 막 식사를 마친 참이다.
민석 (불어)식사는 입에 맞으셨읍니까?
갸스 (불어)대단히 훌륭합니다, 특히 삼계탕이랑 김치 대단한 맛입니다. 감 동했습니다. (쇼핑백 내밀며)이건 부인들께 드리는 작은 선물입니다.
민석 (불어)아휴, 대단히 감사합니다.
재원 (불어)감사합니다.
민석 (불어)오랫만에 와이프한테 점수 좀 따겠는걸요.(하는데)
S# 35. 호텔주차장
민석과 재원, 호텔 현관을 빠져나온다
민석 제일물산 들어갈거지? 난 집에 좀 갔다올게.
재원 이사 끝났다며?
민석 끝나긴 끝났는데, 이놈의 마누라쟁이 땜에 그런다!
재원 꽃비엄마가 왜?(하는데)
민석 (뭔가 말을 하려다)알려고 하지마, 다쳐.
두사람, 차에 오르고, 재원차 달려간다.
S# 36. 미영거실
미영, 머리 질끈 묶고, 꽃무늬 난분분한 몸뻬스타일의 고무줄바지 입 은채 엎드려서 박박 걸레질하는 중이다.
고무줄바지를 입은 탓에 엉치살이 허옇게 드러난 실팍한 엉덩이가,
걸레질 할 때마다 리듬을 타고 들썩거리는데,
민석, 갸스똥이 준 쇼핑백을 들고 들어선다.
미영, 아침 일로 삐져서 민석 본척도 않고 걸레질만 북북...
민석 (쇼핑백 내려놓고 둘러보며)정리 끝났네?
미영 (돌아앉아 걸레질 북북)......!
민석 애들은?
미영 (화나서 걸레질만 북북)......!
그 엉덩이 보며 문득 장난기가 발동하는 민석, 카메라폰 꺼내들고
들썩거리는 미영의 엉덩이를 정조준해 찍는다.
액정 안에 안에 가득한 미영의 실팍한 엉덩이...
민석 어이구, 누구 마누란지 방댕이 하나가 월드컵 축구장은 저리가라네!
미영 (그제서야 돌아보고)뭐하는거야? 꺼! 얼른!
민석 (피하며 낄낄 계속 찍는다)하하하!
미영 (쫓아가는)이리줘 빨리!(하는데)
꽃단비 (땀뻘뻘 흘리고 꾀죄죄 뛰어들어와)엄마, 우리두 강아지 사!
민석 (핸드폰 안뺏기려 소파위에 올라가 높이 쳐든채)꽃비야 단비야. 니 엄 마 궁댕이 진짜진짜 크지?
꽃비 (재밌다)낄낄...
단비 (박수까지 쳐가며)궁댕이, 궁댕이!(신나서 날뛰는데)
미영 (애들 보며 허리춤에 손 올린채)니들까지 이럼 섭하지! 엄마 엉덩이
이렇게 된 거 순전히 니들 탓인데!
단비 왜?
미영 (뻐기듯)엄마가 니들 낳기 전엔 (엉덩이 탁 치며)효리 엉덩인 저리 가 라였다구! 니들 낳느라 이렇게 망가진거지.(하는데)
꽃단비 (민석 올려다보며 동시에)진짜야?
민석 (딴청)글쎄......
미영 (약올라)당시인!(하면)
민석, 어마 뜨거라 하는 표정으로 얼른 안방으로 도망들어간다.
미영, 쫓아들어가고.
S# 37. 동 안방
장롱 안보이고, 대신 옷걸이에 옷들이 주렁주렁 어수선하다.
민석 (의아해서)장롱 어디갔어?
미영 (새초롬 외면)공장보냈어.(하는데)
꽃비 (쇼핑백 들고 들어와)이거뭐야 아빠?
민석 (받아서)응, 아빠거야.(하는데)
단비 (반얼굴로 들여다보며 흥분해서)누나 누나, 놀이터에 또또 나왔어!
꽃비 (흥분)엄마 우리 놀이터 갔다올게!(단비데리고 우르르 뛰어나간다)
미영 (그 뒤에 대고)쪼금만 놀다와!(하는데)
민석 또또가 누구야?
미영 응, 앞집 강아지.
민석 (쇼핑백 내민다)
미영 (새침떨며)뭐야?
민석 열어봐.
미영 (풀러보면 커다란 사각 스카프다)어머, 이거 어디서 났어? 샀어?
민석 샀지 그럼, 줏어왔을까봐?
미영 (금새 좋아서)웬일이래?
민석 담번에 뛰어내릴땐 그거 묶고 뛰어내리라구 망또대신, 원더우먼 몰 라?
미영 (어이없어)이이가!(하는데)
S# 38. 동 현관
민석 (신신는다)...
미영 늦어?
민석 나가봐야 알아.(나간다)
미영 (문 잠그려는데)
민석 (벌컥 열며 생각난듯)우황청심환 먹었어?
미영 몰라!
민석 먹었어, 안먹었어?
미영 안먹었음, 사다줄래?
민석 물론, 못 사다주지.
미영 앓느니 죽는다(하는데)
민석 (주머니 속에서 우황청심환 내준다)자!
미영 피, 그래도 걱정은 됐나보네?
민석 걱정은 무슨 걱정, 나중에 골골골 사람 못살게 굴까봐그러지.
(나간다)
미영 (문잠그고 돌아서며 피식)홀애비 되긴 싫었나보네!
S# 39. 까페 앞
세준의 차, 와서 멈춰서면 기사가 문 열어주고
세준, 바쁘게 업무통화(말도 안되는 소리! 6시까지 내 책상위에 완벽 한 기획안 가져다놔!) 하며 내린다. 핸드폰 끊고,
연정에게 선물했던 아우디 승용차 주차된걸 보고,
세준, 안으로 들어간다.
S# 40. 까페 안
창가 자리에 찻잔 놓고 연정 앉아있는데
세준 (앉으며)차분하게 나중에 보자니까 왜?(하는데)
연정 (약간 불안한 느낌이다)무슨 일이에요?
세준 (시가 꺼내서 톡톡 치며 차분히)무슨 뜻이야?
연정 (차분히)출장가있는 일주일 동안 세준씨 전화한번 없었어요, 어제 갑 자기 와서는 느닷없이 외제찰 떠안겼구요.
세준 연정아......
연정 (어떤 직감에)나한테 뭐 할 말 있는거죠?
세준 (좀 난감한 듯 미소).....!
연정 우리 만난지 1년이 다돼가요, 나 그렇게 둔한 여자 아니구요. 분명히 뭔가가 있어요.
세준 (좀 난감한 듯... 그러나 담담하게)결혼하랜다, 장관 딸이랑...
연정 (충격)......!
세준 박영석 장관알지? 정계의 실세... 그 외동딸. 외가는 니가 일하는 홈쇼 핑 모그룹 일진미디어야.
연정 (충격)......!
세준 정공법으로 물었으니까 정공법으로 대답할게.
연정 ......!
세준 나 결혼 할거다, 그여자랑.
연정 (테이블 밑으로 꽉 쥔 주먹 부들부들 떨리지만, 애써 담담한 척)...!
세준 (똑바로 보며)그렇지만, 내가 사랑하는 여잔 너야!
연정 (씹듯이)무슨, 뜻이죠?
세준 결혼은 가장 효과적인 비즈니스 수단일 뿐이야 나한텐. 그 여잔 딱 그만큼의 의미구.
연정 (충격에)그러니까, 결혼은 그 대단한 집안이랑 할테니 난 비싼 선물 챙기면서 조용히 만나주는 불륜상대가 돼달라구요?!
세준 (차분히)흥분하지 마!(하는데)
연정 (차갑게)더 듣고 있을 필요 없겠네요!(휙 일어서는데)
세준 (잡으며)앉아!(하는데)
연정 (냉정하게)사람들이 봐요!
세준 (난감해서 할 수 없이 팔을 놓는다)......
연정, 또각또각 걸어가다, 다시 돌아온다.
세준 보는 앞에 아우디 열쇠 꺼내 테이블 위에 탁! 올려놓으며
연정 (도도하게)선물은, 사양할게요!
연정, 의연하게 혹은 도도하게 돌아서 나가고,
세준, 난감한 듯 앉아있다......
S# 41. 까페앞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로 까페를 나서는 연정, 눈물이 나올것 같다.
이 악물고 참으며 차도로 내려가 모범택시를 잡아 탄다.
택시, 달려가고.
S# 42. 홈쇼핑사 건물 앞
모범택시 달려와 멈춰서고, 연정 내리는데,
또 다른 택시 한대 달려와 멈춰서고 민석 내린다.
연정, 파리한 얼굴로 건물 안으로 들어간 후,
민석, 건물을 한번 올려다보고, 성큼성큼 들어간다.
S# 43. 1층 엘리베이터 앞
승강기 열리면 파리한 연정, 올라타 닫힘 버튼 누른다.
승강기 문 닫히는데 급히 오는 민석, 버튼 누르지만, 늦었다...
S# 44. 분장실
모델들, 연정이 사귀던 재벌2세 정세준이 장관딸이랑 약혼한다더라,
어디서 들었냐? 친구가 장관딸이랑 같은 미용실 다닌다,
연정과 세준이 꽤 오래 사귀었는데, 연정만 새된거다 씹어들 대는데
출연의상(우아하고 세련된 이브닝드레스류) 입은 연정, 들어선다.
순간 입들을 다물고 분장에 열중하는 척, 분위기 싸해진다.
연정, 굳은 얼굴로 분장케이스 열고 화장을 고치는데
E 핸드폰 벨소리...
세준에게서 걸려온 전화다.
E 계속 울려대는 핸드폰 소리...
모델들, 흘깃흘깃 연정을 곁눈질로 본다.
연정, 굳은 얼굴로 핸드폰 들고 밖으로 나간다.
S# 45. 동 비상계단
계속 울리는 핸드폰을 들고 들어온 연정, 마침내 폴더를 연다.
연정 (마른침 삼키고)여보세요......
S# 46. 동 1층 승강기 앞
민석, 엘리베이터 기다리고 있는데
승강기 열리지만 커다란 생수통을 가득 실은 캐리어가 점 령중이다.
할 수 없이 그냥 보내는데, 다른 승강기는 내려올려면 아직도 멀었다.
민석, 둘러보다 안되겠는지 비상구로 발걸음을 옮긴다.
S# 47. 동 비상계단
연정, 세준과 핸드폰 통화하고 있다,
자존심때문에 안간힘 쓰지만 자꾸 눈물이 난다, 안들키려 애쓰며
연정 (핸드폰)천만금을 준대도 절대 그럴 생각 없어요!
세준E 흥분하지 말고, 만나서 얘기하자!
연정 (분하다)필요없어요! 이기적인 사람! 돈이면 뭐든지 다 될줄 알아? 비열하구 저급해! 당신이 뭔데!
세준E 돈으로 어째보잔거 아니잖아! 나 너 사랑한다구! 그래서 놓치기 싫구!연정 (핸드폰)사랑은 사랑이구 결혼은 결혼이라구? 착각하지 말아요, 절 대로 당신 뜻대로 안될테니까! (씹듯이)끝이야, 다신 전화 말아요!
연정,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급하게 핸드폰 끄고 밧데리를 아예 빼 내다가, 둘 다 떨어트린다.
밧데리는 계단 아래쪽으로 굴러 떨어지고...
연정, 핸드폰 줏고 밧데리를 찾다가 그만 설움이 북박친다.
그대로 쪼그려앉아 얼굴 감싸고 흐느끼는데......!
S# 48. 하층 비상계단
올라오던 민석, 밧데리를 주워들고 갸우뚱 계속 올라가는데...
S# 49. 비상계단
인기척에 깜짝 놀라 일어선 연정, 반사적으로 구석으로 돌아선다.
민석, 그런 연정보고 의아한데,
연정, 눈물 젖은 얼굴로 돌아설 수도 없고 난감하다!
눈물자국 없애려 손가락으로 닦아내고 애를 쓰는데,
비상구 문 벌컥 열리더니 FD 반얼굴로 급히 들여다본다.
FD 여기 계셨어요? 빨리오세요, 슛팅 들어가요!
연정 (외면한채)응, 알았어요.
FD (나간다)
연정, 어쩔 줄 몰라하며 눈물을 손으로 닦으며 당황해 하는데
어색한 표정으로 연정의 밧데리 들고 머뭇머뭇
민석 저기요, 이거...(어색하게 밧데리 내민다)
연정 (몹시 당황하며 반외면한채 받는다)......
연정, 인사도 제대로 못한채 돌아서 심호흡하며 진정하려 애쓴다.
그래도 자꾸만 눈물이 흘러나온다,
마음은 급하고 눈물은 계속 나오고... 어쩔 줄 몰라하는데,
연정을 지나쳐 비상구로 나가려던 민석, 신경이 쓰인다,
돌아보면, 연정, 상처입은 작은새처럼 가녀리게 어깨 떨고있다.
울음 그치려 애 쓰며 어쩔 줄 몰라하는 뒷모습......
민석, 망설이다 손수건을 꺼내 내민다.
민석 저기, 이거 쓰실래요?
연정 (그렁그렁한 눈망울로 힐끗 돌아보는데)......!
민석 (자기 얼굴 어색하게 만지는 시늉)화장... 번지겠어요.
연정, 망설이다... 받으려 손 내민다.
민석, 손수건 건내주는데, 그만 실수로 손수건 떨어진다.
두 사람, 당황해 동시에 집으러 숙이다가 그대로 눈 마주치는데...!
S# 50. 동 휴게실
고PD와 민석이 캔음료 놓고 마주앉아 얘기중이다.
고 와, 신수가 훤해졌네?
민석 (웃는)훤해지긴 뭘...
고 떼돈 번단 소문이 짜하던데 뭘.
민석 그건 과장이구, 이제 시작이지 뭐.
고 죽는소린...(마신다)
민석 우리 서류 넣은건 반응들이 어때?
고 (웃는)응, 아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모양이야. 가족휴양과 골프투어를 결합한 방식이 경쟁력 있을거 같다구. 내 생각에두 충분히 먹힐만한 아이템같아. 이거이거 이러다 재벌되는거 아냐? 그때 나 모른척 하면 안돼?
민석 모른척 하긴. 말나온 김에 밥이나 먹어.
고 밥은 됐구 술이나 사.
민석 하하하, 여전 하네. 언제든지 호출해요, 바로 튀어나갈테니까.
고 좋지!
민석 (웃는데)
고 온김에 스튜디오 구경할래? 방송이 어떻게 나가는건지도 봐두고.
민석 그럴까?
고 (마시던 음료 내려놓으며)가자!(일어선다)
S# 51. 동 스튜디오
연정이 진행하는 고급식기 판매방송이 한창인 스튜디오 안.
민석, 고PD를 따라 살금살금 들어와 뒤쪽에서 지켜보는데,
연정, 언제 울었냐 싶게 노련하게 방송을 진행 중이다.
민석, 그런 연정을 관심있게 보는데...
S# 52. 동 무대위
성장을 한 남녀모델 한쌍, 무대에 차려진 식탁에서 우아하게 식사하고 차마시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고,
연정, 일각에서 드레스차림으로 공주처럼 앉아 멘트 날리고 있다.
연정 한 가정에 진정한 품위는 그 식탁에서 나온다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여러분의 주방을 리모델링 해보세요, 두껍고 투박한 그릇들은 다 정리하시구요, 얇고 세련되고 품위까지 갖춘 00로 바꿔보세요, 저녁식탁에 품격이 달라집니다. 혹시, 얇아서 약한건 아니냐구요?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소리없이 강한 아름다움, 아시죠?
남녀모델, 접시를 들어 서로 부딪치며 강도를 실험해 주는데,
갑자기 접시가 깨져버린다.
당황하는 모델들, 어쩔 줄 몰라하고......
S# 53. 동 스튜디오
스튜디오 분위기 일순 우왕좌왕 아수라장이다.
고 (작은 소리로 급히)일났네, 일났어. 매출 뚝뚝 떨어지네!
민석 (보는데)......!
S# 54. 동 무대위
당황하던 연정, 이내 평정을 찾더니 만면에 웃음을 띈채로
연정 (신뢰감 넘치는 목소리)여러분 다이아몬드 아시죠? 세상에서 제일 강한 물질이라는 다이아몬드, 그 다이아몬드를 세공하는 칼도 같은 다이아몬드로 만든다고 합니다. 00을 깰 수 있는것도 오직 00뿐입니다.
무대위 남녀모델, 다시 우아한 포즈로 그릇들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S# 55. 동 스튜디오 안
안도의 분위기로 화기애애해지는 스튜디오 안.
고 (감탄)역시 황연정이네!
민석 (인상깊게 그런 연정을 보고 있다)......!
고 (소근소근)제일 똘똘한 쇼호스트거든. 모르긴 몰라도 내년쯤 억대연봉은 따논 당상이야.
민석 (맑은 눈동자로 쾌활하게 진행을 하는 연정에게서 눈을 뗄수가 없는데)......!
S# 56. 민석회사
재원, 모니터 들여다보며 일하고 있는데,
민석, 쾌활하게 들어선다.
재원 어떻게 됐어?
민석 (희망찬)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대. 조만간 좋은 소식 있을거 같다.
재원 (느낌이 좋다)아, 요즘처럼만 일이 쫙쫙 풀려주면 좋겠다야. 이 추세대로 화끈하게 밀고 나가자구!
민석 좋지!
재원 괌 리조트에서 이메일 왔어, 우리 제안서에 대한 답변을 조만간 보내준데.
민석 (반색)그래? 어디?
민석, 재원이 보고 있는 모니터를 함께 들여다보며 의욕에 넘치는데...
S# 57. 홈 쇼핑 사무실(밤)
연정, 굳은 얼굴로 네온불빛 휘황한 도시의 야경을 내다보고 있는데,
그 옆에 놓은 경제신문 속에 세준과 장관딸의 약혼기사 보인다.
고PD (활달하게 들어서며)웬일이야, 술먹잔 소릴 다하구? 오늘 세준씨 만난 다 안그랬어?
연정 (환하게 웃으며 돌아선다)바쁘잖아 그사람. 나두 스트레스 좀 풀려구.
고 (농담조로 과장되게)오우, 웬일이셔? 무서워지는걸? 좋아, 어디로 갈 까?
연정 (명랑하게)신나는데!
S# 58. 호텔 나이트클럽(밤)
물좋기로 유명한 강남의 나이트클럽.
연정, 섹시한 포즈로 열정적인 춤을 추고 있다.
고PD도 덩달아 아주 신이 났고...
S# 59. 미영거실(밤)
미영, 잠옷으로 갈아입은 아이들의 젖은 머리를 타월로 말려주고있다.
단비 아빠 또 늦어?
미영 그런가봐.
꽃비 맨날맨날 늦어 아빠는...
단비 보람이네 아빠는 일찍 오는데...
미영 보람이네 아빤 선생님이잖아. 선생님은 일찍 끝나. 그리구 아빠가 그 렇게 열심히 일하시니까 이렇게 좋은 집도 산거구!
단비 아빠 선생님하면 안돼?
꽃비 바보야, 그게 맘대로 되냐?
단비 (발끈)맨날 나보구 바보래. 넌 뭐 천재냐?
미영 누나한테 너가 뭐야 너가. 꽃비 너도 잘못했어. 동생이 바보면 넌 바 보 누나게? 바보 누나 좋아?
꽃비 치......
단비 (고소하다)메롱!
꽃비 (흘겨보는데)......!
E 인터폰 벨소리...
뛰어가 인터폰 화면을 보며 아빠다! 환호성 지르는 꽃비와 단비.
꽃비, 얼른 문을 열어준다.
꽃비와 단비, 좋아라 헤헤헤 웃으며 거수경례까지 올려붙이고 충성!을 외치면,
민석도 거수경례로 충성! 화답해주고 두 아이를 안아올리며 흐뭇하다.
민석 (미영에게)피곤해, 물좀 받아줘.
S# 60. 동 욕실(밤)
민석, 욕조덮개까지 해놓고 반신욕 하면서도
중국어 회화책 보며, 어학테이프 열심히 듣고 따라하고 있다.
S# 61. 동 안방(밤)
스탠드 불빛만 은은한 실내.
미영, 이불위에 대충 누워 졸고 있는데
반신욕 마친 민석, 들어와 얼굴에 스킨 바르곤 나가려한다.
미영 (졸린 목소리로 일어나 앉는다)안자?
민석 서류 볼거 있어.
미영 (하품, 기지개 늘어지게 하면서 쓰러져 눕는다)
민석 여자가...... 입 뜯어지겠다!
미영 (그러거나 말거나 음냐음냐, 방귀도 뽕!)...
민석 으흐!(코 싸쥐고 얼른 나간다)
미영 (비몽사몽, 이불을 들어 냄새를 배출해내고)......
S# 62. 동 서재(밤)
민석, 서류 검토하면서 모니터를 보는데
문득, 애처롭게 뒤돌아 울고있던 연정의 모습,
떨어트린 손수건을 집어들며 마주쳤던 눈물 그렁그렁한 까만 눈동자,
언제그랬냐 싶게 활달하게 방송 진행하던 모습등이 차례로 떠오른다.
홈쇼핑사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지난방송 다시보기로 들어간다.
소리 줄인 채 연정이 진행하는 모습 몰입해서 보고있다.
차가운듯 뜨겁고, 묘하게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인데......
E핸드폰 벨소리...
민석, 의아해하며 핸드폰 집어든다.
민석 (핸드폰)여보세요.
S# 63. 나이트클럽 일각(밤)
일각에서 핸드폰 통화중인 고PD, 술이 올라서 업 돼있다.
저 뒤쪽 스테이지에선 아주 신나게 춤추고 있는 연정, 보인다.
고 (핸드폰)어디야?
민석E 어디긴 어디야 집이지.
고 빨랑 튀어나와, 여기 00호텔 나이트, 나 오늘 필좀 받았걸랑! 물 죽여 줘 지금.
민석E (난처하다)지금? 지금은 좀 그런데......
고 어허, 약한 모습! 호출하면 바로 튀어나오겠다며! 사나이 입으루 두말 하면 곤란하지이! 재원이도 온다 그랬어!
S# 64. 미영서재(밤)
민석 (핸드폰, 웃는)알았어.(핸드폰 끊고 일어선다)
S# 65. 동 안방(밤)
스탠드 불빛만 은은한 가운데,
이사하느라 고단했던 미영, 큰대자로 자유분방하게 누워 코까지 드르렁드르렁 골며 자고있다.
민석 (기막혀)얼씨구......!(옷갈아입고 손수건도 챙겨넣는데)
미영 (비몽사몽)어디가?
민석 접대약속 있어.
미영 그런말 안해놓구...(잠결에 말도 안되는 소리 횡설수설 웅얼웅얼)......
민석 ......!(좀 한심한듯 보다가 나간다)
S# 66. 나이트크럽(밤)
민석, 들어서는데
연정, 고PD, 재원까지 아주 신명나게 놀고 있다.
민석, 연정 보면서 놀라고.
고 (민석 발견하고)어이, 이민석!(쫓아와서 민석을 잡아끈다)
민석 숨 좀 돌리자구.(웃으며 끌려가는데)
고 (춤추며, 연정 가리키며)최고의 쇼호스트 황연정양! 인사해.
민석 (목례)......!
연정 (까딱하고는, 빙빙 돌며 신나게 춤을 춘다)
민석도 합류해서 신나게 춤들을 춰대는데,
음악 바뀌며 블루스 타임 된다.
고PD, 재원을 끌어안고 돌아가고,
연정은 자리로 돌아가려다 술취한 다른 손님 발에 걸려 휘청하는데,
얼결에 연정을 부축한 민석, 그만 끌어안는 모양새 된다.
두사람, 어색해서 얼른 몸을 빼는데......
S# 67. 동 룸(밤)
고PD와 재원, 노래방 기기 앞에서 나란히 열창중이다.
연정, 활달하게 웃으며 분위기 맞춰주고 박수치고, 술도 마시고...
민석, 그런 연정에게 술을 따라준다.
연정, 시원스럽게 잘 받아 마시는데
노래 마친 고PD, 재원 자리에 앉는다.
고 (맥주 시원하게 마시며)난 왜 마이크만 보면 흥을 할까, 안그래도 목감기 땜에 죽겠구만.(캑캑댄다)
재원 마셔마셔, 마시구 죽자 오늘!(따라준다)
연정 (애교스럽게)건배!
고 (연정에게 어깨동무하며)귀엽지 우리 후배?
민석 (느낌에 본다)......!
재원 귀엽다기 보다는... 아름다우시지이!
고 (혀꼬인)눈은 있어가지구... 자, 건배!
모두 건배!(동시에 쭈욱 마신다)
(시간 경과)
연정, 마이크 잡고 빠르고 신나는 노래 부르고 있다.
고PD와 재원, 술이 올라서 온갖 장난치며 춤추고 난리가 났다.
민석도 일어나서 박수 쳐주며 분위기 맞추고 있는데,
민석 눈에는 신나게 놀고있는 연정이 오히려 쓸쓸하고 힘겨워보인다.
고PD와 재원은 보이지도 않고 오직 연정만 시야에 들어오는데......!
연정, 노래를 마치고
재원, 고, 박수치고 환호성, 휘파람 휙휙 불어대는데,
연정, 화장실 가는듯 밖으로 나간다.
고, 마이크 잡고 이어서 노래부르고
재원, 춤을 추는데...
민석, 자꾸 신경이 쓰인다. 슬그머니 따라나가고...
S# 68. 나이트클럽 앞(밤)
민석, 나와서 둘러보는데
연정, 일각 화단가에 난간을 짚고서 속이 안좋은듯 힘들어하고 있다.
민석 (다가와서)괜찮아요?
연정 (말도 못한채 헛구역질)...
민석 (등을 두드려준다)술 잘 못하죠? 그런것 같던데...
연정 (얼굴이 새하얘져서 비틀 돌아서는데)
민석 (손수건을 내민다)
연정 (받아서 입을 닦는다)
민석 잠깐만 기다려요.
연정 ......!
민석 (자판기 음료 빼온다)이거 한모금 마셔봐요.
연정 (작게)감사합니다.(마신다)
민석 (사람좋게 웃는데)......
연정 (미소, 손수건 만지작대며 무안한듯)두개째네요, 손수건......
민석 (웃는)그렇네요...
연정 (무안해서)......
민석 (다 안다는듯 따뜻하게)사는게... 참 만만치가 않죠?
연정 (순간, 울컥 치밀어 오르는 감정에)......!
민석 (따뜻한 미소)힘들면 힘든 내색도 하구 그래요, 차돌처럼 혼자만 끌어 안지 말고......
연정 (그말에 눈물이 터질 것 같다, 얼른 돌아서며)들어가죠.(가다가 비틀)
민석 (얼른 팔을 잡으며)괜찮아요?
연정 (가볍게 사양하며, 슬프게 웃는다)걸을 수 있어요.(혼자 걸어간다)
민석 (좀 걱정스레 뒤따르고)......
S# 69. 동 룸안(밤)
고PD, 술에 취해 거의 인사불성으로 쓰러져 있다.
재원, 역시 취했지만 고PD를 낑낑대며 일으키려
재원 야, 고선배, 가자, 어?
연정
민석 (이어 들어와 보며)들어 붓드라니......
재원 어휴, 웬수! 내가 다 걱정된다. 이러다 집에서 쫓겨나는거 아냐, 이 아 줌마?
고 (혀꼬인)배째라 그래, 하나두 겁 안나!
재원 (어이없어)어이구 잘나셨어요!
민석 어떡하지?
재원 별수있냐? 시체처리반 해야지...
S# 70. 도로변(밤)
재원은 고PD를 낑낑대며 부축하고 있다.
연정, 힘드는 듯 가로등에 기대 서있고
민석, 택시를 잡는데... 잘 안 잡힌다.
간신히 택시가 한대 와서 선다.
재원 (고PD 부축해 태우며)어휴, 웬 여자가 이렇게 무거워, 통뼈아냐?
민석 (택시문 닫아주며)수고!
택시 달려가고,
민석, 다시 택시를 잡으려 애쓰지만 쉽지가 않다.
설상가상 약한 소나기까지 후두둑 내리기 시작한다, 난감해 돌아보면 가로등에 기댄 연정의 모습, 애잔해 보인다.
연정, 그 시선 느끼고 돌아본다......
민석, 다가가서 겉옷 벗어 연정 어깨에 둘러준다.
연정, 어색해서 반외면하는데
민석, 꼭꼭 옷깃을 여며준다.
연정, 그런 민석을 가만 올려다본다.
두 사람, 어떤 느낌에 서로를 그렇게 보고 있는데......!
S# 71. 미영 아파트 단지풍경(새벽)
어스름한 새벽풍경, 우유배달, 신문배달만 인적없는 아파트 단지를
오가고 있다.
S# 72. 미영안방(새벽)
침대에 큰대자로 거꾸로 누워 이불은 돌돌 말아 옆구리에 낀 채로
심하게 몸부림치며 자유분방하게 자던 미영, 그만 굴러 떨어진다.
아얏! 어깨를 문지르며 눈도 못 뜨고 다시 침대로 기어오르다보니
어째 옆자리가 허전하다.
미영, 부시시 눈 뜨고 의아해서 침대에서 내려가 비틀비틀 나가는데...
S# 73. 동 거실(새벽)
미영, 들여다보는데 비어있다.
문닫고 나간다.
S# 74. 동 거실(새벽)
미영, 걱정스런 얼굴로 수화기를 들고 있다.
E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소리샘으로 연결되오니...
미영 (버튼 누르고 녹음하면서도 하품 찢어지는데)어디야? 왜 전활 안받는 거야? 빨랑 전화해!(다시 하품하면서 전화기 내려놓는데......!)
S# 75. 호텔방
커튼 사이로 비춰드는 아침햇살...
시트 밖으로 벗은 상체 보이는 민석, 엎드려 자다가 부시시 눈뜨지만
잠결이라 아직 정신이 없다......
그러다가 문득 이상한 느낌에 퍼뜩 일어나는데,
연정, 저만치 구석에서 돌아선 채 몹시 당황해하며 옷 입는 중이다.
순간, 퍼뜩퍼뜩 플래시백 되는 기억의 편린들!
연정을 껴안고 열정적으로 키스 나누던 모습!!
그대로 뒷걸음질쳐 침대에 포개 눕던 모습!!!
난감하다... 급히 시계를 보는데 벌써 오전 9시.
연정도 민석이 깨어난 것 알아채고 단추 채우는 손 버벅대는데,
E 약하게 들려오는 핸드폰 벨소리!
민석도 연정도 멈칫!
민석, 침대 옆에 던져놓은 옷 밑에서 핸드폰 찾아내
폴더 열면, 액정 속에 떠오르는 미영의 얼굴!
아찔하다!
연정도 굳어있는데......!
E 핸드폰 벨소리......
민석, 마른침 삼키며 마침내 핸드폰 통화버튼 누른다.
민석 (낮은 목소리)여보세요...(하는데)
S# 76. 미영거실
켜놓은 TV에선 뽀뽀뽀 류의 유아 프로그램이 요란하게 울려퍼지고.
유치원 갈 준비를 하다 말고 챙기던 가방도 팽개쳐 둔 채, 목둘레도
늘어나고 색도 바랜 후즐근한 만화캐릭터 티셔츠를 입은 단비, TV 앞에 엉거주춤 주저앉아 넋이 나가있다.
꽃비 (방에서 나오며)엄마, 멜로디언 못봤어?(하다가 단비보며 호들갑)엄마, 단비 또 저 옷 입었데요!(하는데)
미영 (단비보며 빽!)딴거 입으랬지, 옆에 꺼내놨잖아!(이어서 수화기들고 열 올라 소리지른다)어디야 당신!
S# 77. 호텔방
민석 (핸드폰, 당황해서)어......(하며, 뒷쪽의 연정을 의식하는데)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어떻게 된거야!”를 외치는 미영,
벗은 몸으로 말문이 막혀버린 민석,
불안하게 돌아보는 연정으로
속도감 있게 화면 3분할 되면서
.두번째 프러포즈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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