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외전 11부
1.모처/밤
신수장과 장국장, 포커페이스로 악수를 하고...
무영과 요원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서로를 노려본다.
특히 무영과 민우, 살벌한데..
이때 열리는 문소리와 둔탁한 발자국 소리.
모두의 시선, 문 쪽으로 향하는데
어둠에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걸어오는 시연,
실루엣으로 보이다가 얼굴이 서서히 드러나는 순간
시연을 보는 민우, 충격으로 눈이 커지며 그대로 얼어붙는다.
피하지 않고 민우의 눈을 맞받아보는 시연.
민우와 시연, 서로를 보는 가운데 그동안의 전투 씬이 빠르게 보여 진다.
(intercut) 1부- 폐차장에서 싸우는 시연과 민우.
2부-민우 집에서 싸우는 시연과 민우.
4부-성당 앞에서 싸우는 시연과 민우.
7부-가건물 공사장에서 싸우는 시연과 민우.
그 여전사가 시연이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 민우, 입술을 달싹이는데
시선을 피하는 시연.
충격으로 시연을 보는 민우.
그런 시연과 민우의 모습을 한 눈에 보는 무영.
민우를 유심히 보는 신수장.
그때까지 갸웃하며 시연을 보던 문 형사, 헉! 놀라 민우 찌르면서
문형사 민우야. 민우야... 박물관 아가씨...
날카롭게 문형사의 행동을 슥 보는 찬혁.
2.원로회장/밤
초조하게 서성이는 채이와 랑. 그리고 앉아서 생각에 잠긴 사준.
랑 우리도 갔어야 했어. SICS 놈들이 떼거지로 달려들지도 모르잖아?
사준 무영이와 시연이로 충분해.
랑 아, 정말 수장님을 이해할 수가 없네. 반대파 정도는 우리 손으로 해치우면 되지, 이제 와서 그깟 K인지 L인지 하는 놈 때문에 인간들과 손을 잡다니.
채이 (반대파 얘기에 불안하다)
3.모처/밤
마주 선 신수장과 장국장, 카리스마 넘치게 서로를 보며 강하고 빠르게 치고받는다.
신수장 오늘 내가 이 자리에 나온 이유는 서로 힘을 모아 인간의 생간을 먹는 자들을 처단하자는 것도 있지만...
장국장 (똑바로 보면)
신수장 경고도 하기 위해섭니다.
장국장 경고요?
신수장 장국장께서 좇는 자들은 인간의 생간을 먹는 자들입니다. 우리 구미호 일족 전체가 아니라는 얘기지요. 그런데 그것을 빌미로 우리 일족 전체를 파헤치려고 하거나 위협한다면 그대로 있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장국장 가만있지 않으시겠다면?
신수장 다 쓸어버릴 겁니다, 목숨을 걸고.
순간 부딪히는 시연과 민우의 시선.
신수장 아실 텐데요, 인간 속에서 우리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
장국장 글쎄요. 그렇게 대단한 힘을 가지고 계신데 여태 왜 숨어 살았죠?
신수장 이제껏 우리가 조용히 산 것은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인간과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예요.
장국장 공존이 아니라 기생 아닙니까? 어차피 인간이 없다면 구미호족도 살수가 없으니까요.
신수장 (매섭게 쏘아보는)
장국장 (표정 풀며) 유감스럽지만 생간을 먹는 자들이나, 여기 나오신 구미호족 분들이나 현재로서는 우리에겐 똑 같습니다. 인간의 간을 먹는 종족이라는 점에서 말입니다. 그러니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 주시려면 노력하셔야할 거 같은데요.
신수장 노력은 같이 해야지요. 그러자고 장국장도 이 자리에 나온 것 아니겠어요?
장국장 (보면)
신수장 한 가지만 잊지 않으면 됩니다. 장국장이 좇는 자들이 바로 우리가 좇는 자 들이라는 거.
장국장 알겠습니다. 그럼 많은 도움을 받을 거라 믿겠습니다.
신수장 그건 우리도 마찬가집니다. 우리에게 도움이 돼 주세요.
차가운 웃음으로 서로를 보고 다시 악수하는 장국장과 신수장.
그리고 삼각으로 시선이 엇갈리는 무영, 시연, 민우.
4.모 처 앞/밤
앙 쪽으로 헤어져 가는 신수장 일동과 장국장 일동.
시연을 돌아보는 민우,
당장이라도 가는 시연을 잡아 물어 보고 싶어 마음을 참다참다 마침내 시연 좇는데
민우를 잡아채는 찬혁.
찬혁 (낮지만 강하게) 강민우, 어디 가는 거야?
민우 저기, 잠깐 얘기 좀 하고 올께요.
찬혁 정신 차려. 경호 중이야.
민우, 어쩌지 못하고 가는 시연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데
민우의 시선을 느끼는 시연, 뒤돌아보지 않고 신수장 수행하며 간다.
5.신전 복도/밤
빠르게 걸어 들어오는 신수장, 시연, 무영.
무영 장국장이 윗선의 압력으로 어쩔 수 없이 공조를 받아들이긴 했지만 그리 오래 갈 것 같지 않습니다. 잘못했다간 전면전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연 (쿵!)
신수장 장국장은 우리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나온 거야. 이제 어느 정도 우리를 알았으니 분명 다음 수를 세우겠지. 하지만 섣불리 움직이지는 못 할 것이다.
기다리고 있다가 맞는 사준, 랑, 채이.
시연, 애써 냉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먹 불끈 쥔 채 마음은 미칠 것만 같은 소용돌이이다.
그런 시연을 보는 무영.
6.SICS 입구/밤
빠르게 들어오는 장국장, 민우, 문형사, 찬혁, 영모.
민우, 끓어오르는 감정으로 이글거리지만 겨우 참는다.
장국장 신고원과 신무영이가 구미호족 수장이라는 걸 알았으니까 주변을 알아봐.
그들의 조직구성이 드러날 거야.
찬혁 네.
이에 눈치 보며 한쪽으로 민우를 잡아끄는 문형사.
7.SICS 일층/밤
누가 들을까 조심하면서 민우를 닦달 중인 문형사.
문형사 (큰일이다) 그 여자, 윤시연 맞지? 맞지?
민우 (이를 악무는)
문형사 내가 뭐랬어? 수상하다고 했잖아. 자식이 눈에 콩깍지가 껴서 아니라구, 아니라구 우겨대더니...
민우 ...믿을 수가 없어요.
문형사 (버럭) 눈으로 봤는데 뭘 못 믿어? 보기만 했냐? 너도 들었잖아?
지들 입으로 지들이 구미호라고 하는 거. (황당) 구미호! 왠일이니.
민우 (혼란스럽다)
문형사 (퍼뜩) 윤시연 그 여자, 아니 그 구미호... 혹시 니가 SICS라는 거 알고 너한테 접근하거 아냐?
민우 네?
문형사 뭐 , 윤시연이가 니 운명 같다구? 운명 좋아하시네.
미친놈아, 그동안 너 여우한테 홀려서 간 빼주고 쓸개 빼주고 놀아난 거야.
민우 (덜컹!) 나중에 얘기해요. (밖으로 뛰어나가려하면)
문형사 (팍 잡으며) 너 윤시연 만나러 가는 거지?
민우 시연씨한테 직접 들어야겠어요.
문형사 안돼. 미쳤어? 무슨 일을 당할려구 그 여자를 만나? 아주 간땡이가 부었구만.
민우 만나야 돼요. (문형사를 뿌리치고 달려가는)
문형사 (좇아가며) 강민우야, 야, 이 밥통아.
이층에서 그 모습을 유심히 보고 있는 찬혁.
8.신전 훈련장 /밤
굳은 채 무기고에 무기를 넣던 시연, 멈칫하고 생각하다가 다시 무기를 빼들고 간다.
9.신전 훈련장/밤
혼자서 검 연습을 하는 시연, 상념을 잊으려는 듯 사방으로 검을 날리는데
시연의 검을 쳐내는 또 다른 검.
시연 보면 무영이다.
무영, 한 손으로 검을 들고 다른 손은 뒷짐 진 채 시연을 상대로 대련을 한다.
시연, 기를 쓰고 무영에게 대항하고
무영 또한 날카롭게 받아쳐주며 시연이를 받아치는데
어느 순간 우뚝 멈춰서는 시연.
날아들던 무영의 검, 무방비 상태의 시연 바로 앞에서 정지하고...
무영 (심상치 않음에) 윤시연.
시연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가려하면)
무영 (검으로 시연 막으며) 이제 돌이킬 수 없어. 강민우와는 끝났다.
시연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어. ...마지막으로.
무영 (냉랭하게) 이제 말은 필요 없어. 강민우한테 니가 구미호족인 걸 밝힌 것으로 모든 설명이 다 됐으니까. 그걸 선택한 건 너야.
시연 (망설이지만 간절하게) ...미안해. 오빠.
시연의 애원하는 눈빛에 가슴이 아리는 무영, 천천히 검을 거둬들이면
무영에게 미안하지만 뛰어 나가는 시연.
아픔으로 홀로 남은 무영, 검을 든 손을 뚝 떨어뜨린다.
이 모습을 숨어 보고 있는 채이, 무영을 보는 눈에 원망과 연민이 서린다.
채이 (소리) 무너지지 마. 그렇게 힘든 모습 보이지마.
오빠를 미워할 수 있게... 오빠를 내 손으로 죽일 수 있게...
절대 약해지지 마.
사랑의 서글픔으로 엇갈린 무영과 채이의 모습.
10. 도로/밤
터질 듯한 심정으로 속도내서 운전하는 민우.
민우 (초조) 아닐 거야. ..아니야. 절대 아니야.
(부정은 하지만 이미 시연를 봤기에 마음은 기울어진 상태)
빠르게 달리는 민우의 자동차.
11. 민우집 앞/밤
서성이며 민우를 기다리는 시연, 민우를 만나면 어찌해야 할까로 초조불안이다.
시연 (소리) 만나서 어쩌자는 건데? 만나서 뭘 어떡해?
그래, 설득하자. 현수를 이대로 죽게 내버려 둘 순 없어. 설득해야 돼.
(초조함을 지우고 결심한 듯 그 자리에 딱 서는)
12. 시연 집 앞/밤
불 꺼진 집으로 달려와 문을 막 두드리는 민우.
민우 시연씨... 시연씨...
한참이나 대답 없음에 문을 쾅 치는 민우, 순간 얼굴이 굳어지는 모습.
(FLASH BACK) -3부에서 수사상황을 캐묻던 시연의 모습
-10부에서 무영이 구미호라고 알려 줄 때 부정하던 시연의 모습.
문을 뒤로하고 돌아서는 민우, 분노로 터질듯하다.
13. 민우 집 앞/밤
충격의 민우, 성큼성큼 오는데 기다리고 있는 시연이 보인다.
순간 반가움과 분노가 섞여 시연에게로 달려오는 민우.
민우 어떻게 된 거에요? (시연 어깨 잡으며) 대체 뭐냐구?
시연 (민우에게 흔들린 채 말을 못하고 보는)
민우 시연씨!
시연 (아프게) 질문이 틀렸어요. 누구냐구 물어봐야죠.
민우 (보면)
시연 그래요. (흔들리는 시선) 나... 구미호족이에요.
민우 (멍한)...그럴 리가 없어요.
시연 맞아요. (똑바로) 맞아요.
시연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이 빠지는 민우, 기막힘과 분노로 헛웃음이 나온다.
민우 (화나는) 그동안 내가 알았던 윤시연이라는 여자가 모두 가짜였단 거야?
시연 (민우 잡으며) 내 말부터 들어줘요, 민우씨..
민우 어떻게 날 그렇게 감쪽같이 속일 수가 있어요, 어떻게!
시연 (간청) 민우씨한테 부탁하러 왔어요.
민우 (보면)
시연 SICS에서 나와요,
민우 뭐요?
시연 나, 민우씨하고 싸우고 싶지 않아요.
민우 (격앙된) 여태껏 얼굴 가린 채 잘 싸워 놓구, 이제 와서 싸우고 싶지 않다구요?
시연 민우씨가 다쳐요. 인간들은 우리를 이길 수 없어요.
민우 (충격) ...인간들?
시연 나한테는 선택권이 없어요. 하지만 민우씨는 선택할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민우씨가 SICS에서 나와요, 제발.
민우 (분노로) 내가 왜 경찰이 됐는지 알아요? 구미호들 손에 죽은 우리 부모님과 내 친구 때문이야. 당신들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였다구!
시연 (얼어붙는)
민우 그런 나한테 sics를 그만두라구?
시연 (안타깝게 소리치는) 이번에 민우씨가 죽을 수도 있어요!
민우 (폭발) 아니, 나 쉽게 안 죽어. 당신들 정체 알았으니까 이제부터 시작이야.
시연 민우씨...
민우 (격하게) 잘 됐네. 당신 나, 떼낼려고 안간힘을 썼잖아? 어차피 나만 감정 정리하면 되는 거였는데.... 됐어요, 감정 정리.
당신, 이제 나한테 구미호일 뿐이야.
시연 (절망이다)
매몰차게 돌아서 로프트 타고 올라 가버리는 민우.
망연히 그 자리에 서 있는 시연, 순간 고통으로 주저앉는다.
14. 민우 집 안/밤
충격과 배신감의 민우, 격앙된 감정으로 들어오며 겉옷을 확 팽개치는데
그럼에도 두고 온 시연에 대한 마음이 있는 민우, 안타깝게 문 쪽을 바라본다.
그런 자신이 싫은 민우, 샌드백으로 달려가 미친 듯이 두들겨 댄다.
15. 몽타주/밤
-민우 집 앞 공터
고통으로 힘들어하며 차로 오는 시연, 겨우 차문을 열고 차에 탄다.
식은땀이 흐르는 시연의 얼굴.
-달리는 차 안
고통이 좀 가라앉은 표정으로 운전하는 시연.
하지만 순간 고통으로 찌푸리며 갓길로 차를 세운다.
-갓길
차를 세우고 아파하는 시연.
하늘에는 달.
16. 시연 집 앞/밤
불 꺼진 집을 보고 착잡하고 씁쓸한 무영, 돌아서는데
시연, 아픈 몸을 이끌고 비틀거리며 들어온다.
무영, 시연이 넘어질 듯 휘청거리자 달려와 시연을 부축하면
무영 너, 왜 그래? 정신 차려, 시연아.
한순간에 무영의 품에서 축 늘어지는 시연.
놀란 무영, 급히 시연을 번쩍 안아들고 집으로 들어간다.
17. 시연 집 안/밤
물수건으로 시연이 땀을 닦아주며 간호하는 무영, 아픈 시연이 애잔하다.
무영 그렇게 아픈 거니, 강민우가? 참을 수 없을 만큼, 이렇게 정신을 놓을 만큼?
시연 (벌떡 일어나 비명을 지르며 시트를 움켜잡고 고통스러워하면)
무영 (놀라 시연을 안고) 시연아, 시연아?
무영, 심상치가 않다 싶어 시연을 부축하는데
시연의 등 뒤로 나타나는 천년호 문양.
무영, 그 문양을 보고 크게 놀라는데 스르르 사라지는 문양.
18. 벽화복도/밤
부조의 천년호 문양을 뚫어지게 보는 무영, 시연이와 연결해서 골똘해진다.
무영 천년호... 분명히 천년호 문양이었어.
19. SICS 전경/다른 날 /낮
20. SICS 일층/낮
문형사, 일어서며 전화기를 꽝 내려놓는다.
문형사 (애닳는) 전화는 왜 또 안받는 거야? (눈 동그래져) 민우 이 자식, 윤시연한테 끌려가서 간을 후루룩 먹힌거 아냐. 헉! 아이고 이 웬수.
영모 (다가와) 하여튼 나이 든 티를 내요. 쭝얼쭝얼.
문형사 (팩) 치매 안 걸리려고 그런다. 더워, 저리 가.
영모 국장님이 부르시는데요.
문형사 누구? (반짝) 나?
영모 국장님 방으로 오래요. (가버리는)
문형사 (으쓱) 부르실 줄 알았어. 이제 강력반 15년의 노하우가 필요한 중요한 시점이니까. 아무리 진흙 속에 파묻혀 있어도 다이아는 반드시 번쩍번쩍 광이 나게 마련이거든, 음하하하.
세경 (지나가며) 다이아가 뭐예요, 무식하게. 다이아몬드!
문형사 (웃음 뚝 멈추고 흘기는)
21. SICS 장국장 사무실/낮
장국장과 찬혁, 얘기중이다.
장국장 공조해서 우린 손해 볼 게 없어. 그들과 접촉하면 할수록 그들에 대해 많이 알 수 있으니까. 공조를 연막으로 수뇌부부터 제거하는 거야.
찬혁 그들의 실력이 만만치 않아서요.
장국장 그러니까 허점을 노려야지.
노크소리 후에 들어오는 문형사.
문형사 부르셨습니까, 국장님?
장국장 긴히 물어 볼게 있어서 불렀네.
문형사 (기대에 찬) 아는 한도에서 최선을 다해 답 올리겠습니다.
수사 정보수집부터 검거 작전에 이르기까지...
장국장 강민우와 윤시연이 어떻게 아는 사이지?
문형사 (띵) 네?
22. 신전 제단/낮
무영과 신수장이 얘기 중이다.
무영 SICS와 공조 한 이유가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고 하셨어요.
무슨 시간입니까?
신수장 (보면)
무영 제가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할까요?
신수장 (할 수 없다) 간을 복제할 시간이다.
무영 (놀란) 간 복제라니요?
신수장 수장 자리에 오른 그때부터 지금까지 간 복제를 연구해왔어. 우리 일족이 필요한 때에 언제든 간을 취할 수만 있다면, 모든 게 다 해결 되는 게 아니겠니?
인간과 우리 구미호족, 모두에게 말이다.
무영 (깊게 신수장의 의중을 보는)
신수장 오랜 연구 끝에 그토록 바라던 간 복제의 성공이 눈앞에 다가왔는데....
그런데 우리 정체를 알고 인간들 쪽에서 들고 일어난 거야. 그래서 시간이 필요한 거다. 알겠니?
무영 (석연치 않지만) 알겠습니다.
신수장 (무영의 의심이 남아 있다는 걸 느끼지만) 어쨌든 공조라고 SICS와 손을 잡았으니 공통의 적으로 반대파를 이용해야해.
무영 ...
신수장 SICS와의 일에는 항상 시연이를 앞세워라.
무영 (의아) 왜 굳이 시연입니까?
신수장 (날카롭게) 몰라서 묻는 거냐?
무영 (보면)
신수장 시연이에게서 강민우를 떼놓기 위해서야.
무영 (흠칫)
신수장 시연이가 구미호족 전사로 강민우와 계속 부딪힌다면 더 이상 강민우에게 연연해하지 않을 테니까.
무영 (강하게) 어머니!
신수장 너를 위해서기도 하지만 우리 일족을 위해서기도 하다.
(무영을 자극하는) 시연이, 장차 우리 구미호족의 수장이 될 너의 정혼자야.
그런데 인간 따위하고 엮여서야 되겠어?
무영 (열패감이 드는)
신수장 갈라놓으려면 확실히 해야지. 뭐든 분명한 게 안전한 거야.
무영 (신수장이 무섭다)
23.박물관 자료실
자료를 정리하다가 문득 생각에 잠기는 시연.
민우 (소리, echo) 당신, 이제 나한테 구미호일 뿐이야.
...구미호일 뿐이야. ...구미호일 뿐이야.
괴로운 시연, 눈물이 핑 도는데... 하지만 곧 자료를 챙겨들고 나간다.
24. 박물관 전시실/낮
시연, 자료를 들고 가는데 맞은편에서 오는 무영.
시연, 무영의 얼굴을 보기가 힘드는데 그런 시연에게 다가서는 무영.
무영 몸은 어때?
시연 이제 괜찮아. 어젯밤 걱정 많이 했죠?
무영 그래. 걱정 많이 했어. ....니 몸도, 니 마음도.
시연 오빠한테 더는 미안하다는 말도 못 하겠어. ...너무 미안해서.
무영 (애잔하게) 그럼 미안한 일 만들지 마.
시연 (슬프게 보면)
무영 병원은 가 본 거야?
시연 응. 병원에서는 이상 없다고 그러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통증이 점점 잦아지고 심해져 가.
무영 니가 아픈 거. 누구 아는 사람 있니?
시연 (생각하다) 사준 오빠. 장국장 암살, 통증 때문에 실패했거든.
그때 사준 오빠가 도와줬어.
무영 사준 형이? (왜 나에게 말 하지 않았지? 의아하다)
시연 (이상하다) 왜?
무영 시연아...
시연 (보면)
무영 너 아픈 거, 아무도 모르게 했으면 좋겠다.
시연 (영문 몰라 보는) 무슨 소리야?
무영 (의미 있는) 비밀로 해. 특히 어머니께.
시연 왜... 그래야 되는데?
무영 아무것도 묻지 말고 지금은 내 말대로 해라. 약속해.
진지하고 심각한 무영의 태도에 뭔가 있구나 싶은 시연, 무영을 본다.
25. 박물관 일각
생각에 잠겨 있는 시연.
(insert) 9부 56 씬에서 거울로 보이던 나타났다 사라지던 천년호 문양.
시연 그 문양이 나타나면서부터 통증이 ?毓?...그게 뭐였을까? 뭘까?
골똘한 시연의 모습.
26. 공원/낮
불쑥 내밀어지는 비행기표.
민주, 야속한 눈길로 비행기표 주는 민우를 보고 있다.
민우 토요일 오후 비행기야.
민주 (사정하는) 오빠야...
민우 (일방적으로) 오빠가 공항에는 못 나갈 거야. 부모님께 너 간다고 말씀 드렸으니까 마중 나오실 거고. 니 짐은 오빠가 나중에 챙겨서 보내줄께.
민주 정말 너무 한다. 어떻게 이렇게 일방적일수가 있어?
민우 다 널 위해서야. 여러 말 하지 마.
민주 (팩) 뭐가? 뭐가 날 위해선데? 오빤 내가 지금 어떤 상탠지나 알아?
민우 어떤 상태라니?
민주 (말 못하고 망설이는)
민우 말 해, 뭐가 어떻다는 거야?
민주 오빠... 나...
민우 (보면)
민주 나 있잖아..,
이때 울리는 핸드폰 소리...하지만 민우는 무시하고 민주만 보면
민주 전화 받어.
민우 니 얘기부터 해.
민주 (감정 억누르며) 아주 중요한 얘기거든. 짜투리 시간에 막 할 애기가 아니라구.
그러니까 전화부터 받어.
민우 (받으며) 여보세요. 국장님이 나를요? 알았어요, 문 선배. (끊고)
뭐가 어떻게 됐던지 간에 넌 여기 떠나야 돼. 달리지는 거 없어. 내일 무조건 가.
알았지?
민주 (한숨)
민우 오빠 호출이라서 먼저 간다. 나중에 전화 할께. (바쁘게 가버리는)
민주 (가는 민우 보다 속상해서 발을 막 구르는) 으, 씨...
나 아퍼 죽는다구, 강민우! 아퍼 죽는단 말야.
27. SICS 일층/낮
급히 뛰어 들어오는 민우 팔을 잡아채는 문형사.
문형사 (급박) 야 임마, 너 전화 끊고 여태 어디 있었어? 윤시연이랑 같이 있었던 거야?
민우 (굳는) 아뇨.
문형사 내가 못 살아. 중간에서 니가 그렇게 사라지니까 화살이 나한테로 왔잖아.
민우 왜 무슨 일인데?
문형사 내가 말이다. 민우야...(시선 피하는)
민우 왜 내 눈을 똑바로 못 보고 그래요? 나한테 뭐 또 잘못했구나?
문형사 (눈 질끈 감고) 내가 다 불었다. 윤시연과 너의 풀 스토리.
민우 (놀래서 보는)
28. 장국장 사무실/낮
마주서서 얘기 중인 장국장과 민우.
장국장 윤시연을 죽여라!
민우 (충격으로 보는) 국장님.
장국장 그들과의 공조가 가능하다고 생각해? 아니, 그쪽이나 우리나 속셈을 숨기고 겉으로만 손을 잡은 거야. 누가 먼저 치고 가느냐, 기회를 노리면서 말야.
민우 그래도 공조를 했으니까...
장국장 (자르며) 구미호는 다 같은 구미호일 뿐이다.
그래서 죽일 수 있는 만큼 죽이는 게 내 목표고.
민우 하필이면 왜 윤시연이죠?
장국장 윤시연은 민우 자네에 대한 경계심이 적어. (의미 있는) 마음을 줬던 상대니까.
민우 (!)
장국장 그 허점을 노리면, 자넨 윤시연을 감쪽같이 해치울 수가 있어.
민우 (놀랍고! 혼란스러운)
장국장 윤시연이 죽으면 어차피 재로 사라져 버린다. 그들이 우리를 의심한다 해도 증거가 없으면 쉽게 들고 일어나지 못 할 거야. 반대파라는 또 다른 적이 있기 때문에 우린 반대파로 짓으로 몰면 그만이구.
민우 결국 뒤통수를 치자는 거네요?
장국장 신수장과 전사들을 하나씩 죽여 나가는 게 우리의 전략이다. 전면으로 붙어서는 승산이 없거든.
민우 비겁한 전략입니다.
장국장 비겁? (차갑게 보다가) 강민우 자넨 윤시연이의 정체를 몰랐지만 윤시연은
자네 정체를 알고 이용했어.
민우 이용했...다구요?
장국장 (질책의 어조) 이승준 요원의 죽음.
민우 네?
장국장 (몰아 부치는) 그들이 어떻게 우리 은신처를 알고 왔을까? 정보가 새나갈 곳은 강민우 자네 밖에 없어. 강민우한테서 윤시연에게로 정보가 흘러 간 거지.
민우 (충격이다)
장국장 비겁해서 구미호들을 처치할 수 있다면, 비겁해져라.
멍해지는 민우.
29. 무영 집무실/낮
창가에 선 무영과 들어오는 사준.
사준 나 찾았니?
무영 천년호의 전설에 대해 알아봐줘.
사준 (흠칫) 천년호? 갑자기 그건 왜?
무영 그냥... 궁금해서. 어머니께 몇 번 얘길 들었는데 인상적이었어.
사준 (난감한) ...그래?
무영 (돌아서 사준 보며) 왜 얘기 안했어?
사준 무슨 얘기?
무영 (담백하게) 시연이가 아프다는 거.
사준 (당황스럽지만) 그건 니가 걱정할까봐. 시연이가 별 일도 아니라고 했고.
무영 음...
사준 뭐가.. 잘못 됐니?
무영 아니. 이상해서. 형은 모든 걸 나한테 다 말하잖아. 혹시 형도 시연이...
사준 (긴장해서 보면)
무영 아냐. (말 돌리는) 시연이 아픈 거, 누구한테 말한 적 없지?
사준 ... 없다.
무영 당분간 비밀을 지켜줘.
사준 비밀? 왜?
무영 모르겠어. 모르니까 정확한 걸 알 때까지 신중해야해. (사준 보면)
사준, 떳떳하지 못하기에 시선을 비낀다.
30. 민우 사무실/낮
승준에 대한 자책과 충격으로 갈등하는 민우,
장국장 (소리) 강민우 자넨 윤시연이의 정체를 몰랐지만 윤시연은
자네 정체를 알고 이용했어.
민우, 어쩌지를 못하고 책상을 밀고 팍 일어나 서성이다가 책상의 책을 확 던져 버리는데
들어오던 영모가 민첩하게 날아오는 책을 잡는다.
31. 몽타주/밤
-민우 집
벌컥벌컥 생수를 마시고는 빈 생수통을 아무렇게나 세게 던져버리는 민우, 분노다.
-시연 집
거울로 등 뒤를 비춰 보는 시연, 아무것도 없는 등에 더욱 골똘해진다.
-신전벽화
천년호를 보며 생각에 잠기는 무영, 복잡하다.
32. 야외/다른 날/낮
남준우를 돌아보는 신수장, 주도권을 쥐고 있다.
신수장 k라는 자를 쳐낼 은밀한 자리를 마련하세요.
남준우 네?
신수장 이제 그자를 깨끗하게 쳐내야지요. 안 그렇습니까?
남준우 저 보러 미끼가 되라는 말씀입니까?
신수장 남준우 원로가 원로회로 돌아온 것을 k라는 자가 안다면...남원로를 살려둘까요?
남준우 (끄응!)
신수장 전사들이 남원로를 지켜줄 겁니다. 힘 좀 써주시지요.
남준우 (난감하다)
신수장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시선 돌리는)
33. k의 은신처
k와 채이가 급박하게 얘기 중이다.
k (부르르) 남준우가 우릴 배신했다는 겁니까?
채이 인간과의 공조에 분명 남준우가 껴있어요.
k (바드득) 남준우..
채이 남준우를 없애버려요.
이때 전화오자 받는 k.
k 여보세요. 아, 남준우 원로님. (누르며 부드럽게) 그러잖아도 은밀히 뵙고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어디서 뵐까요?
채이 (싸늘하기 그지없는 표정이다)
34. 원로회장/낮
서 있는 전사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원탁의 신수장.
신수장 오늘 밤 SICS와 합동작전이 있다.
전사들 (놀라보면)
신수장 남준우가 반대파 k를 끌어내기로 했으니까...
채이 (반대파? 아뿔사 일이 꼬였구나)
신수장 시연이가 가라. 가서 남준우와 k라는 자를 없애버려.
시연 (놀라 신수장 보는)
사준 남준우 원로까지 말씀입니까?
신수장 (냉한) 물론. (시연에게) 남준우와 K라는 자를 그 자리에서 죽여야한다.
SICS 손에 그들이 넘어가지 않게 말야.
무영 (신수장의 계획이 못마땅하다)
시연 (다시 민우를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두워진다)
35. 벽화복도/낮
얘기 중인 무영과 신수장, 점차 감정이 고조된다
무영 (냉철한) 남준우 원로는 살려두십시오.
신수장 (휙 노려보면)
무영 어머니께서는 분명 남준우 원로께 보호 해주겠다고 약속하셨을 겁니다.
아닌가요?
신수장 (엄하게) 그래, 그렇게 약속했다. 하지만 남준우는 눈앞의 이익과 욕심 때문에 언제라도 입장을 바꾸는 자야. 살려두면 내내 골칫거리가 될 거야.
무영 어머니!
신수장 (버럭) 내 명령을 따를 수 없다면 물러서 있어. 수장은 나니까.
화 나 무영을 매섭게 일갈하고 가버리는 신수장과
가는 신수장을 애증으로 보는 무영.
36. 장국장 사무실/낮
통화중인 장국장.
장국장 알겠습니다, 신수장님. 우리요원들을 출동 시키죠.
수화기 내려놓는 장국장,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37. SICS 회의실/낮
서 있는 요원들에게 빠르게 지시하는 장국장.
장국장 오늘 밤 공조 임무를 하게 된다.
민우 (드디어! 마음이 산란하다)
장국장 제거 대상은 저들의 반대파로 그동안의 장기밀매와 살인사건을 일으킨 놈이야.
찬혁 현장에는 김영모 요원과 제가 가도록 하겠...
장국장 아니. 김영모와 (민우 보며) 강민우가 가라.
순간 장국장과 민우의 시선이 강하게 부딪힌다.
장국장, 시연 암살 지시의 강한 눈빛이고 민우는 그런 장국장의 시선을 맞받아본다.
38. 채이 레스토랑/낮
채이 뒤를 바짝 붙어서 따라 들어오는 랑.
짜증스런 표정의 채이, 가다가 멈춰서면
걷던 걸음에 채이 등에 툭 부딪히는 랑.
랑 어, 깜짝이야. 잘 가다가 갑자기 멈춰서고 그러냐?
채이 (돌아보며) 하루 종일 왜 이렇게 날 졸졸 따라 다니는 건데? 왜?
랑 내가 따라 다니는 거 싫어?
채이 싫어.
랑 (눙치는) 난 좋은데. 너두 좀 좋아해라. 나만 손해잖아.
채이 (랑이 자신을 의심하는 거 아닌가싶어) 하고 싶은 말 있음 하고, 물어보고 싶은 말 있으면 물어 봐.
랑 (망설이다) 있잖아, 채이야. 그니까... (마음소리) 내가 괜히 오버하는 걸 거야. 채이가 그럴 리 없잖아. 그냥 지켜만 보자.
채이 왜 말을 하다 말아?
랑 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너 오늘 화장 진짜 잘 받았다구. 어젯밤에 잠 잘 잤나봐? 아주 내가 눈을 못 떼겠네.
채이 그거야, 하고 싶은 말이?
랑 어. 기분 좋지?
채이 (흘기면)
랑 그리구 나 오늘 여기서 좀 개긴다. 스케줄이 꼬여서 졸지에 허당된 거 있지?
채이 (보면)
미소 지어 보이는 랑, 헤드폰 끼고 음악 듣는다.
이에 점화기를 들고 테이블로 가 촛불에 불을 붙이는 채이,
랑의 시선 안에서는 느긋한 척 하나 얼굴 돌려 외면하는 순간 위기감으로 일그러진다.
한편 채이의 느긋한 모습을 보는 랑.
랑 (자시에게 말하듯) 내가 오버한거야.
그러면서도 채이에게서 시선 떼지 않는 랑, 긴가민가하다.
39. 남준우 사무실 앞/밤
남준우가 나오는데 막아서는 무영.
남준우 (의외) 자네가 왠일인가?
무영 약속 지키러 왔습니다.
남준우 약속?
무영 제가 남원로님께 신세를 지며 한번은 보답을 드리겠다고 약속드린 적이 있습니다.
남준우 (보면)
무영 오늘 저녁에 누굴 만나시기로 하셨죠?
남준 (어떻게 알지?)무영 그 자리에 나가지 마십시오.
남준우 (감지하고 부글부글) 신수장이 나까지 죽이라고 했군.
무영 다음은 없습니다. 제가 약속한 것은 한번이니까요.
멀리, 깊이 숨으셔야 할 겁니다. (가려는데)
남준우 (갈등하다) 잠깐!
무영 (멈춰서면)
남준우 나도 자네한테 해 줄 말이 있어. 윤시연에 대해서...
무영 (돌아보는)
40. 다른 장소/낮
마주선 남준우와 무영.
무영 (충격)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남준우 믿을 수 없겠지. 하지만 사실이야.
자네 어머니가 윤시연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거.
무영 (진정하고 의심으로) 어떻게 그 일을 아시는 거죠?
남준우 내가 예전에 자네 어머니 오른팔이라는 걸 잊었나?
무영 (쿵!)
남준우 윤시연 아버지는 자네 어머니와 가까운 친구였어. 그런데 어느 날 윤시연 아버지가 2살 된 딸 윤시연을 데리고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거야.
자네 어머니는 윤시연 아버지과 윤시연을 찾아내려구 혈안이 됐네.
그러다가 10년 후, 자네 어머니가 윤시연을 찾아 낸 거야.
무영 (그런 일이!)
남준우 찾아내자마자 바로 윤시연 아버지를 죽여 버렸지.
무영 (경악이다) ...죽인 이유가 뭡니까?
남준우 그 이유는 나도 모르겠네. 내가 아는 건 자네 어머니가 윤시연을 찾아 곁에 두려고 했다는 거야. 게다가 윤시연을 전사로 키웠고.
무영 (부르르 떨리는 손을 주먹 쥐고) 이런 얘기를 하시는 이유가 뭐죠? 남준우 자네 어머니에 대한 나 나름대로의 보복이라고 해두지.
내 말을 믿을 수 없다면 어머니께 직접 물어보게.
남준우 성큼성큼 가고...
남아있는 무영, 충격으로 서 있는다.
41. 몽타주/밤
-신전 복도
무기를 들고 가는 시연, 심란하다.
-SICS 일층
무기류를 점검하는 민우, 증오로 가득한 눈빛이다.
-야외 주차장
전투태세의 시연, 성큼성큼 걷는데 시연 앞으로 와서 급정거하는 차.
시연, 차를 보면 민우와 영모다.
민우가 출동했다는 것에 놀란 시연.
시연과는 달리 시연을 보는 민우의 시선, 차갑다.
-주차장 일각
마주선 민우와 시연, 그리고 영모.
영모 우리가 전방을 맡을 테니까 그쪽이 후방을 맡아요.
민우 아니. 각자 알아서 하죠. (가버리려면)
시연 (민우 잡으며 진심) 냉정해요. 감정이 넘치면 허점이 생기고, 그러면 다쳐요.
민우 어련하시겠어요? 무술의 고수신데. 근데 어쩌지? 고맙다는 말이 안 나오네.
시연 (안타깝게 민우 보면)
민우 (시연 손 뿌리치고 가버린다)
영모 강민우! 쟤가 왜 저래?
시연 (걱정으로 보는)
-야외1
비틀린 웃음의 k, 시계를 들여다보고는 주위를 살핀다.
k 남준우, 오늘 그 질긴 목숨 줄을 끊어주마.
이때 혼자 서 있는 k에게로 양쪽에서 달려드는 시연과 영모.
k, 당황했지만 맨손으로 시연과 영모를 막아내는데...
무기를 들고 어둠 속에서 순식간에 튀어 나오는 부하들, 시연과 영모를 치고
맨손의 k에게로 무기를 건넨다.
무기로 시연을 제치고 달아나는 k.
k를 엄호하며 시연을 막는 부하들.
영모, 부하들을 상대로 공격을 해서 길을 터주면
비로소 빠르게 k를 좇는 시연.
-야외2
민첩하게 몸을 날려 오는 k.
이때 k 앞을 막아서는 민우, 가차 없이 무기를 날린다.
k와 민우의 한판승.
민우를 공격하는 k, 예사롭지 않은 실력으로 민우를 몰면
무기를 놓치게 되는 민우.
민우를 향해 사정없이 검을 내려치는 k.
시연, 민우에게로 날아오는 k의 검을 막아준다
순간 부딪히는 민우와 시연의 시선...
민우, 시연에게서 어쩔 수 없이 감정을 느끼는데
순식간에 허점을 노려 시연에게 연속적으로 날아드는 K의 칼날.
칼날, 시연을 베려는 순간 시연의 손을 확 끌어당겨 피하게 만드는 민우,
대신 그 칼날에 팔이 스친다.
시연, 놀라 민우를 부축하는데 달아나는 k.
민우 때문에 k를 좇지 못하는 시연, 순간 부축한 민우와 시선이 마주친다.
만감이 교차하는 민우와 시연의 눈빛.
민우, 곧 냉랭해지며 잡은 시연을 떼내 버리고 팍 놔버린다.
그리고는 다친 팔은 아랑곳없이 K를 좇아 내달리는 민우.
시연도 곧 K를 좇고,...
-야외1
민우와 시연, 뛰어와 보면 사라지고 없는 K.
분통 터지는 민우, 발로 탕을 차고는 시연을 매몰차게 노려 본 후 가버린다.
시연, 가는 민우를 슬픈 얼굴로 바라본다.
42. SICS 일층/밤
화가 나 요원 복을 휙휙 벗으며 들어오는 영모와 다친 팔로 들어오는 민우.
찬혁 (민우와 영모 번갈아보며) 어떻게 된 거야?
영모 (힐난) 강민우한테 물어보세요. 혼자서 어찌나 날치고 설치는지...
파리 좇듯이 다 좇아 버렸어요.
찬혁 (버럭) 어떻게 된 거야?
민우 죄송합니다.
민우를 이층에서 내려다보는 장국장,
민우와 시선이 마주치면 사태를 짐작한 얼굴로 돌아서 사무실로 향한다.
민우, 그런 장국장을 올려다본다.
43. 장국장 사무실/밤
다친 팔 그대로의 민우, 들어와 책상의 장국장 앞에 선다.
장국장 (매서운) 반대파도 죽이고 윤시연도 죽이라고 했더니, 둘 다 실패를 해?
민우 (할 말 없는)
장국장 다음엔 실수 하지 말고 윤시연을 죽여버려!
민우 (결심한 듯) 그 일은.. 못하겠습니다. 이승준 요원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다른 식으로 지겠어요.
장국장 (강하게) 자네 부모님이 그들한테 죽었어.
그리고 자네와 자네 동생의 인생이 엉망진창이 됐지. 잊어버렸나?
민우 윤시연과는 직접적으로 관계없는 일이에요. 윤시연은 인간의 생간을 먹는 같은 구미호를 처벌할 뿐이지, 사람을 죽이지는 않습니다.
장국장 (화 난 책상 치며) 말했잖아! 그들은 야수라구. 언젠가는 우리에게 이빨을 들이댈 야수!
민우 (듣기 싫어 외면)
장국장 아직도 윤시연을 믿나? 윤시연을 믿어?
민우 ...죄송합니다. (목례하고 나가는)
장국장 (노려보며 버럭) 야, 강민우!
44. 원로회장
신수장, 원탁을 내려치고 시연을 노려보면
시연 죄송합니다.
신수장 요새 실수가 많구나.
시연 죄송합니다.
신수장 가봐라.
시연 (목례하고 나가면)
신수장 남준우가 그 자리에 안 나왔다? (날카롭게)...무영이, 무영이야.
45. 신전 훈련장/밤
시연, 무기고에 무기를 넣는데...
채이 (비아냥) 임무를 실패했다며? 강민우랑 같이 뛰어 다녔는데 k라는 놈도 남준우도 다 놓쳤다? 너, 강민우랑은 연애만 해야지, 임무는 안 되겠다.
시연 (참는)
채이 소감이 어때? 강민우랑 한편이 돼서 싸우는 느낌이? 다행이다 싶어?
시연 (쓱 보고) 너하고 말다툼하고 싶지 않아.
채이 (시연에게 바짝 다가서) 하나만 더 물어보자. 니가 구미호족이라는 걸 알고도 강민우가 아직도 널 따스한 눈빛으로 봐주니?
시연 (쏘아보며)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채이 차라리 강민우한테 고백을 하지 그래? 강민우가 그토록 그리워하는 펜던트의 주인공이 너라구 말야.
시연 (확 노려보는) 뭐?
채이 (빙글) 내가 대신 말해 줄까?
순간 분노의 무서운 표정으로 채이를 공격하는 시연, 거칠 것 없이 폭력적이다.
채이, 시연을 막으며 대항하지만...
분노한 시연을 당해내지 못하고 채이가 주루룩 뒤로 밀리는데...
턱하니 시연을 막는 사준.
사준 니들 뭐하는 짓이야?
시연 (채이를 무섭게 노려보면)
채이 (자존심 상해 씩씩거리는)
사준 채이, 나 좀 보자.
열패감에 훽 돌아서 가는 채이와 들어오다가 그런 채이를 보는 랑.
46. 강변/밤
마주선 채이와 사준.
채이 또한 불쾌함을 숨기지 않고 사준을 쏘아본다.
채이 할말 있다며? 해, 무슨 말인지.
사준 (보다가) 사랑한다면... 무영이를 놔라. 더는 추해지지 말고.
채이 (이 악물지만 감정 폭발) 그래, 내 사랑은 추해. 치졸하고 치사해.
사준 채이야.
채이 알아, 나두. 내가 어떻게 해도 무영 오빠가 내 사람 안 된다는 거. 근데 뺏고 싶어! 가지고 싶어! (독기로)그게 안 된다면 망쳐라도 놓을 거야.
(자조적으로) 그지 같지?
사준 알면 포기해.
채이 아니. 끝까지 가 볼 거야. 부서져 버린다고 해도 내 손에 꼭 쥘 거야.
내 그지 같은 사랑이 억울해서! 가여워서!!! (사준을 노려보면)
사준 (채이 눈 맞추고) 사랑은... 구걸하는 게 아냐.
사준, 싸한 표정으로 가버리면
치욕감에 부들부들 떠는 채이,
47. 채이 레스토랑/밤
벌컥벌컥 술을 마시는 채이, 술병을 들어 또 따르려고 하면
한숨으로 지켜보다 술병을 빼앗는 랑.
채이 내 놔!
랑 (어쩔 수 없다) 내가 따라주께. 여태까지 술 따라 마시느라 니 팔이 얼마나 아프겠냐. (따라주며) 그러게 왜 잠자는 미녀를 건드려? 시연이 한 번 화나면 누구도 못 말리는 거 잘 알면서.
채이 (확 노려보며) 너도 시연이 편이야?
랑 아니, 난 니 편! 언제나 니 편이지.
채이 (코웃음) 고맙네, 무진장.
랑 왜냐면... 너 못났거든. 사랑도 못 나게 하고, 미움도 못 나게 하고.
그래서 나한테 넌 항상 12살 때 그대로야.
채이 철딱서니 없다, 그 뜻이네 그러니까?
랑 누이동생 같다, 그 뜻이야.
채이 (의미 있는) 너 나 믿어?
랑 (보다가) 못 믿어. (진심) 그래도 난 니 편이야.
채이 (씁쓸한 웃음으로 일어서는)
랑 어디 가?
채이 화장실. (가는)
48. 화장실
세면대 앞의 채이, 손을 씻으며 거울을 보는데 순간 거울 속에 나타나는 k.
채이 (놀라 돌아보면)
K 어떻게 된 겁니까, 아가씨?
채이 무사한줄 알았어요.
k 왜 연락을 안 해 준거죠? 죽을 뻔했습니다.
채이 그럴 사정이 있었어요. 의심을 받고 있거든요.
k (놀라) 의심? 아가씨 정체를 안 겁니까? 누가요?
채이 (선뜻 말 못하는)
k 랑이군요. 랑 혼자만 알고 있는 겁니까?
채이 아직은요.
k 랑을 제거해야겠어요.
채이 (흠칫) 놔둬요.
k 놔두라니요? 아가씨가 위험해요.
채이 랑은...놔둬요.
k (강하게) 아가씨!
채이 (변명하듯) 쓸모가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랑은 건드리지 말아요.
(마음이 안 좋다)
49. 무영 집무실/밤
고민하는 무영, 서성이는 모습 위로...
남준우 (소리) 하지만 사실이야. 자네 어머니가 윤시연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거.
이상한 점은 자네 어머니가 윤시연을 죽이지 않고 살려뒀다는 거야.
게다가 윤시연을 전사로 키웠고.
이때 들어오는 사준, 골똘한 무영을 본다.
사준 (살피는) 무슨 고민 있어?
무영 어? 음...좀...
사준 천년호에 대해 알아보라고 한 거 말이다.
무영 그래.
사준 별거 없어. 천년마다 태어나는 천년호가, 천년마다 한번씩 있는 붉은 달의 개기월식에 제물로 바쳐지면 우리 구미호족이 평화로운 삶을 얻는다....뭐 그 정도야.
무영 평화로운 삶이라는 게 뭔데?
사준 (난감) 전설이니까 그냥 그럴싸한 말을 만들어 놓은 거 아닐까?
무영 아니, 무슨 뜻이 있을 거야. 신전의 천년호 벽화도 그렇고, 어머니가 때마다 천년호 얘기를 하시는 것도 그렇고, 분명 뭔가 있어.
사준 글쎄다. (무영을 속이는 자신이 괴롭다)
무영 시연이 아버지에 대한 자료는?
사준 그거야 말로 전혀 없어. 갑자기 시연이 아버지는 왜?
무영 ....비밀을 알았거든.
사준 비밀?
무영 (눈빛을 예리하게 빛내며 시선을 창가로 돌려버리는)
50. 벽화복도/밤
신수장에게 다가와 목례하는 사준.
신수장 무영이가 별다른 말 하는 거 없더냐?
사준 (덜컹!) 무슨...?
신수장 무영이가 남준우를 빼돌렸을 것이다.
사준 (놀라) 무영이가요?
신수장 원칙과 약속을 지키는 것에 목숨을 거는 아이지.
그래서 무영이는 앞으로 점점 나와 더 어긋날 거야.
어쩌면 끝내는 모자간의 인연을... 버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사준 (흠칫해서 신수장을 보는)
51. 시연 집 안/밤
박스에 책을 챙겨 넣고 있는 시연.
방 안에는 이삿짐 박스가 몇 개 더 있다.
이때 초인종 소리.
52. 시연집 안/밤
무영, 이삿짐 박스를 보는데 차를 가져와 무영 앞에 놔주는 시연.
무영 무슨 짐이야?
시연 이사가려구요
무영 이사? (짐작되는) 강민우 때문이니?
시연 (솔직) 응. 강민우가, 아니 현수가 내가 옛날의 혜인이라는 거 모르게 하고 싶어. 어떡하든 그것만은 피하고 싶어.
무영 (맘에 걸린다) 어떡하든?
시연 나 때문에 강민우, 부모님을 잃었구, 그 친구도 죽을 뻔 했어.
두 번 상처 주고 싶지 않아.
무영 (씁쓸함에 이사박스를 보면)
시연 근데...무슨 일이야?
무영 (보다가) 니네 아버지, 어떤 분이셨니?
53. 시연 집 마당/밤
벤치의 무영과 시연.
시연 갑자기 우리 아빠 얘긴 왜 물어봐요?
무영 (차마 시연 못보고) 니가 아버지 얘길 하는 걸 들은 적이 없어서.
시연 (추억에 잠기는) 울 아빠....아주 유쾌한 분이셨어. 내 까르르 웃는 소리가 좋다고 틈만 나면 웃긴 얘기를 하셨는데, 늘 아빠가 먼저 웃어버렸지. 아빠가 웃는 게 좋아서 나도 웃고... (쓸쓸한) 돌아가실 때도 날 보며 얼핏 웃으셨던 거 같아.
무영 자객들이었다고 했지, 아버지를 살해한 자들이?
시연 수장님 말씀으로는 아버지를 노리던 정적이었대.
무영 (흠칫) 어머니가 그런 얘기를 하셨어?
시연 (끄덕이고) 그때 수장님께서 날 구해주지 않으셨다면, 나도 아마 죽었을 거야.
무영 (괴롭지만) 그래서 어머니 말이라면 기꺼이 니 목숨까지 내놓는 거니?
은혜를 갚기 위해서?
시연 단순히 그런 것만은 아냐. 목숨을 내놓아도 아깝지 않을 만큼 수장님을 존경하고 믿기 때문에....
무영 (강하게) 어느 것도 니 목숨을 바칠 만큼, 그만큼 소중한 것은 없어.
시연 (!)
무영 (똑바로 보며) 어머니도, 강민우도!
시연 (뭔가 있다) 오빠, 무슨 일 있어?
무영 (벌떡 일어나 죄책감으로 외면하는)
54. 신전 제단/다른 날/낮
신수장과 채이, 얘기중이다.
신수장 쥐새끼처럼 숨어버린 남준우를 찾아내라! 그리고 없애!
채이 (놀라보면)
신수장 (자극하는) 그 정도는 너도 할 수 있겠지?
채이 네. 맡겨주세요.
신수장 지켜보겠다. 시연이가 못한 일을 너는 과연 해낼 수 있는지.
채이 (명령 받드는)
신수장 (야릇한 웃음 띠고 제단으로 돌아선다)
55. 남준우 안가
통화중인 남준우, 매섭고 독한 표정이다.
남준우 내가 구미호족 조직에 대한 모든 정보를 주겠소.
56. 장국장 사무실
통화중인 장국장.
장국장 그럼 전 뭘 드려야 하나요?
남준우 (소리) 장국장은 날 지켜주시오. 신수장한테서...
장국장 알겠습니다.. (눈빛을 빛내면서도 묘하게 웃는)
57. 음반가게/낮
음악을 듣고 있는 랑, 문득 심란하게 음악 끄고 중얼거린다.
랑 아, 찜찜하네. 그냥 채이한테 대놓고 물어 볼 걸 그랬나?
(머리 벅벅 긁는) 채이, 그 기집애 때문에 가뜩이나 꼬인 머리가 더 꼬인다.
민주 (불쑥 얼굴 내밀며) 채이가 누군데?
랑 (놀라) 어, 너? 여기 왠일이야? (의심의 눈초리) 너 나 좇아 다니냐?
민주 차, 여기 오면 만날 수 있다고 알려준 게 누구셔?
랑 나 만나러 온 거야?
민주 어.
랑 왜?
민주 환송회 해달라구.
랑 뭐?
민주 나 오후에 떠나. 미국으로.
랑 오우, 어메리카? (아니다! 놀라서) 야, 너 수술 받는 건 어떡하고?
민주 (손으로 X자 만들고) 삑! 내 차례까지 안 오네.
랑 (연민) ...어쩌냐?
민주 내가 그렇게 불쌍하면 당신 간을 주시던지.
랑 (안된 표정이면)
민주 (툭 치며 웃는) 겁먹기는. 마지막으로 밥이나 사쇼.
민주, 랑 어깨에 손을 턱 두르다가 통증으로 주저앉는다.
놀라 민주를 부축하는 랑과 쓰러지는 민주.
58. SICS 회의실/낮
민우, 세경에게 지시 중인 찬혁.
찬혁 구미호족 신수장으로부터 남준우 장관을 경호하라는 지시야.
민우 (놀란) 남준우 장관을요?
찬혁 남준우 장관이 우리한테 구미호족의 정보를 넘겨주기로 했거든.
민우 네?
찬혁 구미호족 핵심 인물이었다군.
민우 (충격) 남준우 장관이 정말 구미호족이란 말입니까?
찬혁 음.
세경 기막혀. 여태까지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거네.
어디까지 섞여 있는 거야, 이 구미호들은?
찬혁 우리 SICS 본부가 구미호들에게 노출되었기 때문에 남준우 장관을 이리 데려 올수 없다. 그러니까 남준우 장관이 숨어있는 곳에 가서 제3의 장소로 옮겨.
민우,세경 네!
59. SICS 일층/낮
민우와 세경, 평상복으로 갈아입으며 경호물품 챙기는데
흰 국화 꽂은 우유팩을 들고 오는 문형사.
민우 왠 꽃이에요?
문형사 방금 결혼식에 갔다 왔거든. 거기 화환에서 뽑아 왔어.
너무 삭막하잖냐, 여기 사무실이. (세경에게) 선물!
세경 (받으면) 나 주는 거에요?
문형사 식장에서 어찌나 신부가 못생겼는지, 문득, 얼핏, 세경씨 생각나더라구.
세경 (흘기면)
문형사 내말은 우리 세경씨 일단은 (얼굴 가르키며) 몽타주가 되고, 이단은 바디라인이
환상이고, 삼단은 캐릭터 쿨! 완벽한 신부감이라 이거지.
세경 이거 혹시 상가집 화환에서 뽑아 온 거 아닌가? 하얀 국화. 기분이 좀 그러네.
문형사 이쁘기만 하구만.
세경 (우유팩 책상에 놓고 민우에게) 준비 다 됐지?
민우 네.
동시에 철커덕 총기류 장전하는 민우와 세경.
60. 병원/낮
정신을 잃고 누워있는 민주와 어쩔 줄 모르고 민주 옆에서 서성이는 랑.
랑 (들여다보고) 정신 좀 차려봐. 어휴, 미치겠네.
(지나가는 의사 좇아가며 화내는) 의사 선생님. 얘부터 봐줘요.
아니, 들어온 지가 언젠데 눈 한 번 까뒤집어 보고 그만이냐고?
랑 가고 나면 겨우 눈 뜨는 민주, 손을 뻗어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낸다.
61. 도로
달리는 자동차.
운전하는 세경과 조수석의 민우.
민우 (통화중인) 오빠 지금 바뻐서 통화 못해, 끊어!
민주 (신음소리) 오빠... 오빠야...
민우 (놀라) 왜 그래? 민주야, 왜 그러는데?
62. k의 은신처
계략의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있는 채이에게 다가오는 k.
k 남준우가 숨어 있는 곳을 알아냈습니다, 아가씨.
채이 어디에요, 그게?
63. 병원 앞/낮
달려와 급정거하는 차.
차에서 급히 내리는 민우, 마음이 급해 세경에게...
민우 잠깐만 기다려요. 금방 갔다 올 테니까. 알았죠?
세경 알았어. 빨리 가보기나 해.
민우 미안해요. (허겁지겁 뛰어가는)
세경 (시계를 보는, 초조하다)
64. 병원 복도/낮
간호사와 오는 랑.
간호사 입원수속부터 하세요.
랑 에? 아, 예. 입원수속을 어디로 가서 하면 되죠? (간호사와 가면)
이때 반대편에서 랑을 스쳐지나 뛰어가는 민우.
65. 병원/낮
달려 들어오는 민우, 초죽음이 된 민주를 보며 기가 막히다.
민우 (민주 손잡으며) 민주야!
(이때 들어오는 간호사 보고) 어떻게 된 거죠? 어디가 아픈 겁니까?
간호사 쇼크로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에요.
민우 쇼크요? 무슨 쇼크요?
간호사 정확한 건 정밀 검사 받아야 알 수 있어요.
민우, 덜컥 가슴이 내려앉는데 이때 울리는 핸드폰 벨 소리.
민우 (받는) 여보세요
세경 (소리) 나 지금 남준우 은신처로 가고 있어.
민우 (놀래서) 혼자가면 어떡해? 기다려요. 지금 내가 갈 테니까.
세경 (소리) 김영모 불렀으니까 걱정 마.
민우 여보세요. 정선배?
끊어지는 전화에 마음이 급한 민우.
민우 (간호사에게) 언제쯤 깨어날까요?
간호사 방금 진정에 맞았으니까 두 세 시간 쯤 후에 깨날 거에요..
민우 두 세시간요? (간호사에게) 그때까지 제가 꼭 올테니까 제 동생 좀 보살펴 주세요.
간호사 저기요.
민우 부탁합니다.
민우, 안타깝게 슥 보고 황급히 뛰어나가는 민우.
66. 병원 현관/낮
급하게 뛰어나오는 민우, 들어오는 택시를 잡아탄다.
빠르게 빠져나가는 택시.
67. 몽타주/밤
-남준우 안가 안
굳은 남준우에게 인사하는 세경.
-마당
남준우를 대동하고 나오는 세경, 주위를 날카롭게 살핀다.
이때 남준우와 세경 앞으로 나타나는 채이, 싸늘하다.
놀라 물러서는 남준우와 채이를 막아서는 세경.
채이,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세경을 공격하고...
겁에 질린 남준우가 틈을 노려 달아나려하면 그 또한 민첩하게 막는다.
세경은 남준우를 보호하며 애를 쓰지만 세경을 베어버리는 채이.
그리고는 단숨에 남준우의 가슴을 찌르는 채이
-안가 밖
뛰어오는 민우, 순간 열려져 있는 대문을 보고 흠칫한다.
이에 총을 꺼내 들고 조심스럽게 다가서는 민우.
-마당
비틀거리면서도 채이를 공격하는 세경.
채이, 가차 없이 세경을 베면 마지막 순간 비틀거리며 채이에게 안기는 세경.
매몰차게 세경을 밀쳐버리는 채이,
순간 인기척을 느끼고 민우가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확 돌린다.
몸을 날려 높은 지점으로 뛰어 오르는 채이, 권총을 들고 다가오는 민우를 내려다본다.
민우를 보자 비틀린 웃음 짓는 채이,
높은 지점에서 뛰어 내릴 때는 시연으로 변신한다.
한편 민우, 마당으로 점점 들어오는데 한가운데의 여자!
그 여자, 슬쩍 옆얼굴을 보이는데... 시연이다.
짧은 순간 시연이 들고 있는 검(채이의 수리검)에서 떨어지는 핏자국에 놀라는 민우.
순식간에 발 빠르게 반대편으로 사라지는 시연.
민우, 달려오면 죽어 있는 세경.
민우 (안아 흔들며) 정선배! 정신 차려요, 정선배! 정선배!!!
이에 세경을 등에 업고 미친 듯이 밖으로 내닫는 민우.
-안가 밖
세경을 업고 뛰어오는 민우.
하지만 세경의 팔과 목은 축 늘어지고...
세경의 팔에서부터 손가락으로 뚝뚝 떨어지는 피.
민우 (소리치는) 안돼! 안돼!
겹치는 엠블런스 소리.
68. 시연 집 안/밤
이삿짐 박스들 속의 시연, 망가진 민우의 펜던트를 보고 있다.
미련을 끊는 듯 펜던트를 작은 박스에 넣는 시연, 그 작은 박스를 이삿짐 박스 위에 놓는데 순간 이상한 느낌에 창가를 돌아다본다.
69. 시연 집 앞/밤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빛의 민우, 피로 얼룩진 옷으로 성큼 성큼 달려오듯 걸어온다.
70. 시연 현관/밤
이를 악문 채 마구 문을 두들기는 민우.
시연, 문을 여는데 순간
문을 팍 밀며 시연의 어깨를 잡고 밀고 들어오는 민우, 살기등등하다.
시연 (놀라) 민우씨?
민우 (고함) 너 뭐야! 너 도대체 뭐야?
시연 왜 이래요?
!민우 (격한) 어떻게, 어떻게 사람을 죽일 수가 있어?
시연 (충격)
민우 대체 어떤 게 니 진짜 얼굴이야? 지금의 이 해맑은 얼굴이야, 아님 살인을 할 때
그 끔찍한 얼굴이야?
시연 지금 무슨 말 하는 거에요?
민우 믿었어. 니 종족들이 어떤 짓을 한다 해도, 아무리 니가 구미호라구 해도 너만은...믿었어.
민우, 순간 시연을 벽에 밀어 붙여 몰아세운다.
민우와 시연의 거친 움직임으로 이삿짐 박스를 팍 건드림과 동시에
민우 넌 나하고 다르지 않다구 믿었다구!
이때 이삿짐 박스 위의 작은 박스가 바닥으로 떨어지며 펜던트가 구르고...
민우, 분노로 시연에게 바짝 붙어 노려보는데 오르골 음악이 나온다.
순간 놀란 표정으로 동시에 열린 펜던트로 시선을 주는 민우와 시연.
민우, 순간 펜던트로 손 뻗어 집으며 시연도 동시에 탁 펜던트를 잡는다.
강하게 서로를 보는 시연과 민우.
시연 놔요!
민우 (직감하는)
시연, 민우에게서 펜던트를 뺏으려는데
민우가 시연을 다시 한번 벽으로 밀어붙이며 펜던트 안을 본다.
펜던트 안에서 자신의 사진을 본 민우, 천천히 시선 돌려 자신과 밀착된 시연을 깊게 보는데서...
-끝-
.구미호 외전↲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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