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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날들◈ 11회 시나리오

S#1. 묘지 (저녁) 

선재와 명자... 영준의 묘 앞에 서 있다. 

선재    :(명자의 심각한 얼굴에 ?) 
명자    :............ 인사 드려. 니 친아버지셔! 
선재    :(얼떨떨한) .............. 뭐, 뭐라 그러셨어요? 
명자    :여기가 니 친아버지 묘라구! 
선재    :(충격 받은) .............. 엄마.... 
명자    :(무덤을 향해 얘기한다) 영준씨! 선재가 왔어요. 
         인사 받으세요. 
선재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아 멍하니 명자를 보고 있다) 
명자    :(선재에게) 아버지께 절부터 올려. 
선재    :도대체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 
명자    :선재야! 지금부터 엄마가 하는 얘기 잘 들어. 
선재    :.................. 
명자    :이 얘기 끝까지 안 하려고 했다. 
         가능하면 니가 끝까지 모르게 하고 싶었어. 
         근데, 이 제 그럴 수가 없을 거 같아서... 
         다른 사람 입을 통해 알게 되면 니가 더 상처받게 
         될 거 같아서... 얘기하는 거야. 
선재    :................ 
명자    :영준씨, 그러니까 니 친아버진 니가 태어나기 
        한 달 전쯤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넌 유복자로 태어난 거야. 
선재    :(!) 
명자    :친정 식구 하나 없던 난 남편도 없이 어떻게 
         널 키워야 할지 막막했다. 그런 나한테, 니 
         아버진 참 많은 도움을 주셨어. 
         그러다가, 민철이 엄마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구, 
         난 널 친아들처럼 키워주겠다는 니 아버지 말을 
         믿고 재혼을 했다. 
선재    :(떨리는) 그러니까, 저한테 아버지가 따로 있다는 거예요? 
명자    :그래. 
선재    :왜 이런 얘길 이제야 저한테 하시는 거예요? 
         왜 여태 아무 말도 안 하시다가..
명자    :니 아버지가 그러셨어. 선재 너한테 아버진 한 
         사람뿐이라고! 너도 그렇게알고 사는게 백 번 
         낫다고 말이야. 나도 그땐, 데리고 들어온 자식
         이라고 니가 눈칫밥 먹는 것 보단 차라리 내가 
         손가락질 받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론 그게 널 더 힘들게 만든 꼴이 됐지만..... 
선재    :................. 
명자    :그런데, 선재야! 이것만은 니가 알아야 돼! 
         니 아버지, 너한테 정말 친아버지 이상으로 잘하셨다. 
         그래서 나... 민철이하고 민지가 나한테 심하게 
         굴어도 다 감수할 수 있었던거야. 
         니가 좋은 아버지를 갖게 됐으니까.. 
         그 정도는 참아야 된다고 생각했어. 
선재    : .................. 
명자    :미안해. 선재야. 엄마가 정말 미안해. 
         엄만 나름대로 널 위해서 살려고 노력했는데..... 
         이렇게 널 힘들게만 한다. (눈물이 흐르고) 
선재    :(멍한 얼굴로 영준의 묘비를 본다. 
         이영준이라는 이름 클로즈업!) 
명자    :(영준의 묘 앞에 주저앉아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선재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도 충격 때문에 눈물조차 나지 않는다) 

S#2. 민철의 집 앞 (저녁) 

선재와 명자.. 집으로 걸어온다. 

명자    :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가는데) 
선재    : 엄마! 
명자    : (보면) 
선재    : 먼저 들어가세요. 
명자    : (선재의 혼란스런 마음을 알 거 같아) 그럴래? 
선재    : ...........네. 그리고, 오늘 저한테 이런 얘기했다는 거...
          아버지한텐 말씀드리지 마세요. 
명자    : 그래 알았어. 
선재    : 들어가세요. 
명자    : (선재를 안스럽게 바라보다 들어간다) 
선재    : (문이 닫히면 집을 올려다본다. 
          그동안 살아왔던 그 집이 다르게 느껴진다) 

S#3. 거리 (낮) 

선재 ...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고 있다.  

S#4. 다리 위 (밤) 

선재 ... 다리 중간에 오토바이를 세워 놓고 흘러가는 강물을 내려다보고 있다. 
혼란스럽다.  

S#5. 연수의 방 (밤) 

연수...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연수    : (반갑게 받아서) 여보세요! 
          (아무 말이 없자) 실장님이세요? 
 
S#6. 다리 위 (밤) 

선재 ... 슬픈 얼굴로 전화를 끊는다. 

S#7. 빅토리 기획실 (밤) 

민철 ... 연수와 선재가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보고 있다.
연수의 웃는 얼굴을 보며 기분이 좋지 않은데, 
핸드폰 벨이 울린다. 

민철    : (전화 받고) 이민철입니다. 
미미    : (F) 안녕하세요! 양미미예요. 
민철    : (긴장하는) 안녕하십니까! 
미미    : (F) 나.. 이실장한테 실망했어요. 
          그래도 아버님하곤 좀 다를 줄 알았는데... 
민철    : 무슨 말씀이십니까? 
미미    : (F) 제로 말이예요. 엉뚱한 사람 내세워서 눈속임이나 하는 그런 식... 
          그건 아버님 스타일 아닌가요? 
민철    : (!) 
미미    : (F) 세상을 다 속일 순 없어요.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이 어딘가엔 꼭 있는 법이니까... 
          그걸 얘기해주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이만 끊죠. 
          (전화 끊는다) 
민철    : (위기감을 느낀다)  

S#8. 커피 전문점 (낮) 

세나 ... 앉아 있는데, 나래... 
매장 유니폼 차림으로 뛰어들어온다. 

나래    : (앉으며) 미안! 미안! 
          나오다 팀장한테 태클 걸려서 좀 늦었어. 
세나    : 왜 회사까지 불러내고 그래? 
나래    : 오늘부터 다시 회사 나가! 
세나    : 언니! 제로가 바로 우리 선생님이야! 
          회사를 뭐하러 나가? 
나래    : 야! 그 사람도 어차피 빅토리 사람이야. 
          니가 빅토리하구 등 돌리면 그 사람이 니 판 
          내 줄 수 있을 거 같애? 
세나    : .................. 
나래    : (서류 봉투를 세나 앞에 탁 놓으며) 이거나 열어 봐! 
세나    : 뭐야? 
나래    : 열어 봐! 
세나    : (봉투를 열어서 계약서를 꺼내 보고 놀라는) 이거 계약서잖아. 
나래    : 이래도 때려칠래? 
세나    : 어떻게 된 거야? 
나래    : 실장님이 연수한테 준 거야. 
세나    : (!) 
나래    : 이거 보고 내가 눈물이 다 날라 그러드라. 
          연수가 얼마나 통사정을 했으면 그 미스터
          단칼이 이런 걸 다 써줬겠냐? 자고로 여자는, 
          연애할 때 있는 자존심 없는 자존심 쫙쫙 
          세워야 되는 건데, 너 때매 니 언닌 스타일 
          완전히 구겼어! 
세나    : ................. 
나래    : 그나저나 계약금 받으면 뭐할래? 
          (세나 얼굴을 잡고 들여다보며) 이거 견적부터 
          뽑아야 되는 거 아냐? 
세나    : 언니! 
나래    : (낄낄거리다가 웃음 뚝!) 김세나! 
          너한테 내 인생까지 달렸어! 잘하란 말야! 
세나    : (계약서를 보고 갈등하는 표정이다) 

S#9. 정훈 오피스텔 작업실 안 (낮) 

선재 ... 피아노를 치고 있다. 혼란스런 마음을 담은 격정적인 곡이다. 
슬픈 그 표정 사이로 지난 일들이 스쳐 간다. 
<처음 성춘의 집으로 들어오던 날 자신을 노려보던 
민철의 모습 (1부), 
가수왕전이 있던 날 밤 사람들 앞에서 선재를 자랑하던 
성춘의 모습 (2부), 건반 악기를 창밖으로 던지던 성춘의
모습, 선재에게 화를 내는 민철의 모습 
(선재: 형! 그렇게 말하지 마! 우리 같이 산 지 15년이야! 
우리 남이야? 민철: 남이면 차라리 낫지!) (3부), 
민철모의 기일에 민지가 화내는 모습 
(우리 엄마 사진 놓고 쇼 좀 그만 하란 말야!) (5부)> 
선재... 심란한 마음을 어쩔 수 없어 피아노를 쾅 내리친다. 

S#10. 오피스텔 (낮) 

정훈    : (놀라서 작업실 안에 있는 선재를 보는데) 
세나    : (들어온다) 선생님! 저 왔어요! 
선재    : (작업실에서 나온다) 
세나    : 어! 오빠! 학교 안 가고 이 시간에 왜 여깄어? 
선재    : ............... 
정훈    : 저 녀석 입이 붙었어요. 뭔 일이 있는지 
          새벽에 기어들어와 갖고는 여태 한 마디도 안 
          하구 그냥 뚱땅뚱땅.. (하다가 아차 싶어서 그만두는) 
세나    : (?해서 정훈을 보면) 
정훈    : (얼버무리는) 뚱땅뚱땅 얼렁뚱땅 대답도 안 
          하구 그러구 있다 이거죠. 
선재    : 난 가볼께. (나가는데) 
세나    : (선재 앞을 가로막고 봉투 흔들며) 잠깐만! 이거 뭔지 알아? 
선재    : ............ 
세나    : 계약서야. 빅토리에서 나한테 준 계약서! 
정훈    : 진짭니까? 
세나    : (선재 들으라는 듯) 실장님이 언니 때문에 써 
          준 거래. 진짜 우리 언니한테 푹 빠졌나 봐. 
선재    : ............... 
정훈    : 야.... 언니 한 번 잘 뒀네요. 
          그렇잖아도 세나씨 걱정에 내가 잠이 다 안 
          왔는데, 진짜 잘 됐다. 
세나    : 나 아직 이 계약서에 싸인 안 했어요. 
정훈    : 왜요? 
세나    : 솔직히 나 빅토리에 정 떨어졌거든요. 
          실장님 말처럼 정말 내가 가수 될 재질이 부족한 
          건지 다른 데서 시험해 보구 나서 그 담에
          결정할 거예요. 
정훈    : 다른 데 어디요? 
세나    : (신문을 내밀며) 뮤즈에서 가요제를 한대요. 
          여기서 상 타면 바로 음반 내준다니까 잘만 
          되면 빅토리에 빌붙어 있을 필요 없죠. 
정훈    : (신문을 보고 읽는) 이영준 추모 가요제? 
          이영준이가 누구지? 
선재    : (나가다가 그 이름을 듣고 우뚝 멈춰선다) 
세나    : 몰라요. 나두.. 옛날에 유명한 사람이었나봐요. 
선재    : (정훈에게서 신문을 뺏어 읽는다. 
          <뮤즈 레코드, 이영준 추모 가요제 개최>라는 
          헤드라인 보인다)  

S#11. 오피스텔 앞 (밤) 

선재 ... 오토바이에 앉아 미미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S#12. 학교 내 까페 - 선재의 회상 (7부 S#66) 

미미    : (선재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아버지를 많이 닮았네... 
선재    : 그런 얘긴 별로 못 들었는데요. 
미미    : (그리움 가득한) 아주 많이 닮았어요. 
          아버지 젊었을 때 모습 그대로야.  

S#13. 까페 (낮) - 선재의 회상 (10부 S#35) 

미미    : (선재의 손을 자기 손 위에 올려놓고 
          그리움에 젖은 눈으로 바라보며) 그 분은 
          사업 얘길 하다가도 멜로디가 떠오르면 
          피아노로 달려가곤 했어요. 피아노를 치는 
          그 분 손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멈춘 거 같았죠. 

S#14. 오피스텔 앞 (낮) 

선재 .. 지갑에서 미미가 준 명함을 꺼내서 본다. 
친아버지에 대한 궁금증이 솟아오른다. 

S#15. 음반 매장 (낮) 

민지와 금숙.... 들어온다. 

윤주    : (민지를 보고 허겁지겁 달려온다) 어머머! 
          실장님 동생분 아니세요? 
민지    : (무시하고 기획실 쪽으로 가는데) 
윤주    : (따라가며) 실장님 찾아오셨어요? 제가 안내해 드릴까요? 
연수    : (포스터를 들고 걸어오다가 민지와 마주친다) 어! 민지야! 
민지    : (못마땅하게 쳐다보는) 
연수    : 여긴 어쩐 일이야? 
민지    : (삐딱한, 소리 지르지 말고) 여기 우리 오빠 
          회사야! 일 없어도 올 수 있어! 
윤주    : 어머! 연수씨랑 아는 사이세요? 
연수    : (윤주를 보고 곤란한) 
금숙    : 몰랐어요? 이 분, 사장님댁에서 먹구 자는 가정 교사시잖아요. 
윤주    : (화들짝!) 뭐? 어,어디서 먹구 자? 
          (흥분하는) 그럼 실장님하구 연수씨하구 같은 집에서 먹구! 자구? 
민지    : (연수에게) 이따 집에서 봐! (돌아서다) 참! 
          오늘은 좀 일찍 와. 오빠 차얻어 탈라구 기다리지 말구 ..... 
연수    : ................. 
민지    : (기획실 쪽으로 간다) 
금숙    : (쫒아가고) 
윤주    : (잡아먹을 듯이 연수를 노려본다) 

S#16. 빅토리 기획실 복도 (낮) 

민철 .. 기찬, 규석과 함께 나오다가 민지, 금숙과 마주친다. 

규석    : (민지를 보고 얼떨결에 반가워서 껴안듯이) 
          야! 민지야! 오랜만이네... 
기찬    : (규석에게 떨어지라는 눈짓을 하면) 
규석    : (민철을 보고 얼른 민지한테서 튕겨 나와서 얼버무리는) ...........요.     
민지    : 오빠! 나 점심 사 줘! 
민철    : 오늘은 안 돼! 지금 가 볼 데가 있어. (걸어가면) 
민지    : (뾰로통한) 
규석    : (모션으로 자기랑 먹자는) 
민지    : (규석의 이마를 손바닥으로 철썩 때리더니 민철을 따라간다) 

S#17. 음반 매장 (낮) 

윤주 ... 연수를 닥달하고 있고, 직원들.. 
수군거리며 구경을 하고 있다. 

윤주    : 왜 말 안 했어? 실장님 집에 산다고 왜 말 안 했어? 왜? 왜? 왜? 
연수    : 제가 그런 것까지 말해야 돼요? 
윤주    : (기가 막혀서) 뭐야? 
연수    : (돌아서서 벽쪽으로 걸어간다) 
윤주    : (연수를 따라가면서 퍼부어대는) 
          도대체 어떻게 가정교사가 된 거야? 
          도대체 무슨 수 작을 부린 거야? 
          너 여기 들어온 것도 다 계획적이지? 그치? 
연수    : (외면하고 벽에 포스터를 붙이는데) 
윤주    : (포스터를 확 뜯어버린다) 
연수    : (무시하고 새로운 포스터를 붙이면) 
윤주    : (또 확 뜯어버린다) 
연수    : (다시 포스터를 붙이는데) 
윤주    : (너무 약이 올라서 포스터 붙이는 연수 손을 
          콱 물어버린다) 
연수    : (놀라서 윤주를 확 밀어내고) 
윤주    : (뒤로 나가 떨어진다) 
연수    : (윤주를 노려보다 돌아서는데) 
윤주    : (씩씩거리다가 벌떡 일어나더니 옆에 있던 CD를 
          연수를 향해 냅다 던진다) 
연수    : (CD에 등을 맞는다) 
윤주    : (자기가 던져놓고 열받아서 자기가 울먹거리는) 
          너! 두고 봐! 실장님은 내가 지킬거 야. 
          죽어도 내가 지킬 거야! 
연수    : (잠자코 허리를 숙여 CD를 주워서 일어난다. 
          일어나서 보면 민철과 민지가 지켜보고 있다) 
민철    : (연수를 보고 안스러워 눈빛이 흔들린다) 
윤주    : (민철이 뒤에 있는 거 모르고) 여우같은 기집애! 
          앙큼한 기집애! 요망한 기집애! 
          (화는 나는데 더 이상 말이 안 나서 몸만 
          부르르 떨다가) 하여튼 나쁜 기집애! 
직원    : (뛰어와서 윤주를 쿡쿡 찌르며) 실장님! 실장님! 
윤주    : (돌아보고 얼굴이 하얘진다) 실장님... 
민철    : (화나서 뭐라고 하려다가 안으로 삼키고 감정 없이) 
          매장이 너무 소란스럽네요. 
윤주    : 죄, 죄송합니다. 
민철    :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조용히 해결하세요. 
          (연수를 지나쳐 나간다) 
연수    : (!) 
민지    : (거 봐! 넌 우리 오빠한테 아무 것도 아니야!  
          라는 눈빛으로 연수를 보고 민철을 따라 간다) 
윤주    : 아우.. 난 몰라.. 어떡해? 실장님이 나한테 
          실망하셨으면 어떡해? (연수를 노려보고) 
나래    : (들어오다가 연수 주위에 몰려 있는 사람들을 
          보고 놀라서 뛰어온다) 뭐야? 뭐야? 
          누가 또 우리 연수 건드렸어? 
연수    : (냉정한 민철이 서운해서 눈물이 날 것 같다.) 

S#18. 음반 매장 밖 (낮) 

민철과 민지.. 나온다. 

민지    : 잘했어! 오빠가 편들어주면 진짜 자기가 
          뭐나 되는 줄 알구 착각할 게 뻔해! 
민철    : (우뚝 멈춰선다) 
민지    : (?) 
민철    : 오늘 저녁에 같이 식사 하자. 소개시켜 줄 사람이 있어. 
민지    : 누구? 
민철    : 만나보면 알아. (성큼성큼 걸어간다) 
민지    : (??) 
 
S#19. 음반 매장 사무실 (낮) 

나래 .. 윤주한테 물린 연수의 손에 반창고를 붙여주고 있다. 

나래    : 이러니 내가 눈을 뗄 수가 있나? 
          잠깐 화장실 갔다 온 새에 이 꼴이 당하냐? 
연수    : (민철의 태도 때문에 슬픈) 
나래    : (눈치 채고) 야! 내가 실장님이래도 그랬을 거야! 
연수    : ............... 
나래    : 그렇잖아. 둘이 사귀는 거 아무도 모르는데 
          가만히 있어야지 별 수 있냐?연수: 우리가 사귀나? 
나래    : 얘가 무슨 소리야? 밤까지 홀딱 새고 와놓구는... 
연수    : 난 사귀는 거 맞는데, 실장님은 글쎄......... 
          늘 마음에 신발을 신고 있는 사람 같애. 
나래    : 신발? 
연수    : 응! 언제든지 돌아설 수 있게 늘 신발을 신고 
          있는 거야. 내 마음에 들어올 때도 절대 
          그 신발은 벗지 않아.......... 그래서.. 
          발자국이 더 크게 남을 거 같애서, 그게 무서워. 
나래    : (한숨 쉬며) 반창고는 니 멍든 가슴에 붙여야겠다. 
연수    : (씁쓸한 미소) 

S#20. 뮤즈 사장실 (낮) 

미미 .. 책상 앞에 앉아 있는데, (E) 노크 소리 난다. 

여직원  : 이선재씨라는 분이 찾아오셨는데요. 
미미    : (반가운) 들어오라고 해요. 
선재    : (들어와서 목례를 한다) 
미미    : (소파로 와서 앉으며) 앉아요. 
선재    : (앉고) 
미미    : 뜻밖이네요.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는데... 
선재    : 여쭤볼 게 있어서 왔습니다. 
미미    : (?) 
선재    : 저.... 뮤즈에서 추모 가요제를 개최한다는 
          분 말입니다. 그분이 혹시...
          전에 말씀하셨던 저와 손이 닮았다는 그 분인가요? 
미미    : 맞아요. 그 분이 이영준 선생님이예요. 
선재    : 그 분이........ 제 아버님이신가요? 
미미    : .............. 그래요! 
선재    : (막상 확인하고 나니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미미    : 아버님에 대해 궁금한 거 있으면 뭐든지 물어봐요. 
선재    : 사장님하곤 어떤 관계시죠? 
미미    : 나한텐 은인이세요. 날 새로 태어나게 해 준 분이니까... 
선재    : (?) 
미미    : 아버님 얼굴 한 번도 뵌 적 없죠? 
선재    : ................ 
미미    : 보고 싶어요? 
선재    : (긴장하는) 

S#21. 뮤즈 회의실 (낮) 

미미 ...TV 혹은 프로젝터를 이용해 '75년 가수왕전' 
화면을 플레이시킨다. (흑백 화면) 
'75년 가수왕전' 화면 중 처음엔 미미의 노래하는 모습이 
나오다가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영준과 명자의 모습이 나온다. 

미미    : (화면 일시 정지시키고) 저 분이예요. 
선재    : (막상 친아버지의 얼굴을 대하니 말문이 막힌다) 
미미    : (E) 미군 클럽에서 막간에 팝송이나 부르던 
          나를 최고의 가수로 만들어 주셨죠. 
          저 당시 최고의 음반사였던 영음 레코드의 
          사장님이셨거든요. 작곡가시기두 했구... 
           선재씨 재능... 아버님한테 그대로 이어받은 거예요. 
선재    : (!) 
미미    : (화면 속의 영준과 옆에 앉아 있는 선재를 
          바라보며 감회에 젖는다. 눈물이 글썽하고) 
선재    : (영준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그 때, 노크 소리 나고 치수.. 들어온다. 

미미    : 무슨 일이예요? 
치수    : (미미의 귀에 뭐라고 속삭인다) 
미미    : (선재에게) 중요한 손님이 오셔서 이만 일어
          나야겠네요. 아버님에 대한 얘긴 다음에 다시 
          하죠. (일어나서 나간다) 
선재    : (화면 속의 영준을 바라보고 있다) 

S#22. 뮤즈 사무실 (낮) 

미미 .. 회의실에서 나오면, 민철.. 기다리고 있다. 

미미    : 바쁘신 분이 여기까지 웬일이예요? 
민철    : 제가 올 줄 아셨을텐데요. 
미미    : (미소 짓고) 
선재    : (회의실에서 나온다) 
민철    : (선재를 보고 얼굴 굳어지는) 
선재    : (민철을 보고 당황하는) 
미미    :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재밌다는 표정이다) 
민철    : 니가 여긴 무슨 일이야? 
선재    : (뭐라고 해야할지 몰라서) 어.. 저... 
미미    : (O.L) 내가 보고 싶어서 좀 와달라고 했어요. 
          우리 친구하기로 했거든요.
민철    : (!) 
미미    : (선재에게) 가 봐요. 또 연락할께요. 
선재    : (미미에게 목례하고 나가다가 민철을 돌아본다) 

서로를 바라보는 선재와 민철의 팽팽한 시선. 

S#23. 뮤즈 레코드 빌딩 앞 (낮) 

선재 .. 오토바이에 탄 채 복잡한 표정으로 
뮤즈 레코드를 올려다보다가 떠난다. 

S#24. 뮤즈 사장실 (낮) 

민철과 미미... 마주 앉아 있다. 

민철    : 선재를 자주 만나시네요. 
미미    : 재능이 넘치는 젊은이잖아요. 이런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선재군 같은인재.. 
          친해 두고 싶은 게 당연하죠. 
민철    : 선재를 제로라고 생각하신다구요? 
미미    : 내 생각이 아니라 사실이죠. 
민철    : 본인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을텐데요. 
미미    : 그래요. 선재군은 부인했어요. 
          빅토리의 입장이 있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겠죠. 
민철    : 그런데, 사장님은 제가 엉뚱한 사람을 
          내세웠다고 어떻게 확신하시죠? 
미미    : 아직도 모르겠어요? 내가 갖고 있는 카드를? 
민철    : (?) 
미미    : 그 카드.. 이실장이 만들어 놓은 카든데... 
민철    : (!) 
미미    : (미소 지으며) 이제야 감이 잡히는 모양이네요. 
          맞아요. 제로를 만난 유일한 사람! 
          그 애를 며칠 전에 병원에서 만났어요. 
민철    : ............. 
미미    : 빅토리에서 내세운 그 작곡가 사진을 보여줬더니 
          깜짝 놀라더군요. 그애는 엉뚱한 사람이 제로 
          노릇 하는 걸 아주 불쾌해 했어요. 
          그 모습은 물론 녹화를 해뒀죠. 
민철    : 오정훈씨가 선재한테 대신 그 애를 만나달라고 
          부탁을 했을 수도 있잖습니까? 
          둘은 절친한 사이거든요. 
미미    : 그래도 문제는 되죠. 죽어가는 소녀를 속인 거니까.. 
민철    : (!) 
미미    : 이만하면 확실한 카드죠? 
민철    : 그래서 이제 어떡하실 생각입니까? 
미미    : 글쎄요. 고민 중이예요. 워낙 좋은 카드라 함부로 
          쓰긴 아깝구.. 때를 기다리고 있어요. 
민철    : (!)  

S#25. 음반 매장 (낮) 

민철 ... 굳은 얼굴로 들어오다가 연수와 시선 마주친다. 

연수    : (외면하는데) 
민철    : (연수 곁을 그냥 지나간다) 
연수    : (더 서운하다) 

S#26. 빅토리 기획실 복도 (낮) 

민철 .. 걸어가면서 선재에게 전화를 한다. 

선재    : (F. 가라앉은) 여보세요. 
민철    : 지금 당장 회사로 와! 
선재    : (F) 형.. 지금은.... 
민철    : (O.L) 오라면 와! (전화 팍 끊는다) 

S#27. 거리 (낮) 

선재.. 전화를 끊고 한숨을 쉰다. 
 
S#28. 음반 매장 (낮) 

선재.. 들어온다. 

선재    : (연수를 발견하고 물끄러미 바라본다) 
연수    : (선재를 보고) 선재씨! 
선재    : (미소) 
연수    : 왜 어제 안 들어왔어요? 
          어머님이 계속 기다리시던데... 
선재    : .................. 
연수    : 얼굴이 안 좋아요. 무슨 일 있어요? 
선재    : 아녜요. 나 형 만나러 왔어요. 들어가 볼께요. 
          (회의실 쪽으로 간다)
연수    : (?) 
  
S#29. 빅토리 기획실 (낮) 

민철.. 소파에 앉아 있는데, 선재.. 들어온다. 

선재    : 무슨 일이야? 
민철    : (노려보며) 내가 경고했지? 빅토리에 피해 
          주는 일 없게 행동 조심하라고... 
선재    : ................. 
민철    : 도대체 뮤즈를 들락거리는 이유가 뭐야? 
          니가 제로라는 것까지 알고 있는사람을 자꾸 
          만나서 뭘 어쩌겠다는 거야? 
선재    : ................ 
민철    : 말을 해! 
선재    : 할 말 없어. 
민철    : 뭐야? 
선재    : 만날 일 있어서 만났구, 빅토리에 피해 주는 
          일 안 했어. 그럼 된 거 아냐? 
민철    : (선재의 당당함에 더 화가 나는) 
선재    : 할 얘기 다 했으면 갈께. 그리구, 앞으론 
          이런 식으로 나 부르지 마. 
민철    : (!) 
선재    : (돌아서는데) 
민철    : 내 얘기 안 끝났어! 
선재    : (!) 
민철    : 앞으로 양사장 만나지 마. 또 만나면 니가 
          딴 뜻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없어. 
선재    : 맘대로 생각해! (나간다) 
민철    : (분노가 치솟고) 

 S#30. 빅토리 복도 (낮) 

연수.. 걸어오는데, 맞은 편에서 선재.. 화난 얼굴로 걸어온다. 

연수    : (놀란) 선재씨! 
선재    : (연수를 보더니 말없이 지나쳐 간다) 
연수    : 선재씨! 
선재    : (가버린다) 
연수    : (그런 선재의 모습이 처음이라 걱정스럽다) 
 
S#31. 음반 매장 (낮) 

선재 .. 매장으로 나오는데, 성춘, 봉달.. 
매장 회의실에서 나오다가 선재를 본다. 

선재    : (성춘을 보고 표정 굳어진다) 
성춘    : (못마땅한 표정인데) 여긴 웬일이냐? 
선재    : (시선 피하는) 형 만나고 가는 길이예요. 
성춘    : (선재가 제로라는 사실 때문에 경계하는) 
          이젠 이쪽에 너무 자주 드나들지 마라. 
          괜히 공부할 머리에 엉뚱한 바람만 든다. 
선재    : .............. (목례하고 간다) 
봉달    : 의대생은 유학 같은 거 안 갑니까? 
성춘    : 무슨 소리야? 
봉달    : 선재요. 멀리 보내 노면 맘 놓이잖아요. 
          미미도 나타났다는데... 
성춘    : 안 돼! 엉뚱한 짓 못하게 옆에 끼고 있어야지! 

S#32. 빅토리 기획실 (낮) 

민철 ... 화가 나서 방안을 서성이고 있는데, 노크 소리 난다. 

민철    : ................. 
연수    : (문을 열고 들어온다) 
민철    : (연수를 보면) 
연수    : 선재씨하구 무슨 일 있으세요? 
민철    : ............... 
연수    : 선재씨... 어제 집에도 안 들어왔는데... 
민철    : ................. 
연수    : 실장님!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민철    : (O.L) 그만해요. 
연수    : (!) 
민철    : 도대체 선재한테 왜 그렇게 관심이 많아요? 
          연수씨가 그렇게 질척거리니까 선재가 마음을 
          못 잡고 헤매는 거 아녜요! 
연수    : (표정 굳어지며) 질척거리다뇨? 
민철    : (테이블 서랍에서 폴라로이드 사진을 꺼내 
          테이블 위로 던진다) 
연수    : (사진을 보고 !) 
민철    : 생각이 있으면 확실하게 굴어요! 
          사람 헷갈리게 하지 말구! 
연수    : (민철을 노려보더니 돌아서는데) 
민철    : (연수 팔을 확 잡아서 돌려 세운다) 
연수    : (민철 팔을 뿌리치면) 
민철    : (감정을 가라앉히려 애쓰며) 오늘 저녁에 민지하고 
          같이 식사하기로 했어요. 시간은 7 시, 장소는 *** 호텔이예요. 
연수    : 전 됐어요. 두 분이 만나세요. 
민철    : 중요한 자리예요. 꼭 나와요. 
연수    : 뭐가 중요한 자린데요? 
민철    : ................. 
연수    : (돌아서는데) 
민철    : 민지한테 연수씨 정식으로 소개시킬 거예요. 
          내가 만나는 여자라고... 
연수    : (!) 
민철    : 그러니까 늦지 말아요! 
연수    : ............... (민철을 보면) 
민철    : 오늘 이후로 내 앞에서 누가 연수씨한테 함부로 
          구는 일, 없게 할 거예요. 그리고, 연수씨가 
          나 아닌 다른 사람 앞에서 웃거나 울게 하는 
          일도 없게 할 거예요. 
연수    : (!) 
민철    : (연수를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나가봐요. 
          (돌아서서 책상 쪽으로 간다) 
연수    : (얼떨떨하게 민철을 바라보는) 

S#33. 빅토리 기획실 앞 (낮) 

연수.. 방에서 나온다. 민철이 얘기가 그제서야 
실감이 난다. 행복한 미소가 떠오른다. 

S#34. 민철 집 동네 골목 (낮) 

연수 .. 행복한 얼굴로 걸어 올라간다. 

S#35. 민철 집 앞 (낮) 

연수 .. 올라오는데, 선재.. 여행용 가방을 들고 집에서 나온다. 

연수    : 선재씨! 어디 가요? 
선재    : (말없이 연수를 지나치는데) 
연수    : (선재를 잡으며) 어디 가는 거예요? 
선재    : (연수를 본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흐를 
          듯한 슬픈 눈이다) 
연수    : (!) 
선재    : 들어가요. (걸어간다) 
연수    : (그 모습을 바라보는) 

S#36. 버스 정류장 (낮) 

선재 .. 버스 정류장에 서 있다. 
연수.. 가만히 선재 옆으로 와서 선다. 

선재    : (연수를 돌아보면) 
연수    : (미소) 

S#37. 버스 안 (낮) 

선재와 연수.. 나란히 앉아 있다. 

선재    : (창 밖을 보고 있고) 
연수    :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S#38. 신촌 기차역 (저녁) 

연수 .. 벤치에 앉아 있는데, 선재.. 표를 사온다. 

연수    : 몇 시 표에요? 
선재    : 40분 후에 출발이예요. 
연수    : (시계를 본다. 6시 40분이다) 
선재    : (연수 옆에 앉는다) 이제 가요. 
연수    : (아무래도 선재를 두고 갈 수 없어) 아녜요. 
          선재씨 가는 거 보고 갈께요. 
선재    : .............. 

S#39. 호텔 스위트룸 (저녁) 

민철과 민지..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서 들어온다. 
방 안에 꽃들이 장식되어 있고, 가운데에는 은은한 촛불이 켜진 식탁이 차려져 있다. 

민지    : 와! 이게 뭐야? 
민철    : ............ 
민지    : 도대체 누굴 만나는데 이렇게 거창해? 
민철    : ..............여자! 
민지    : (놀란) 진짜? 
민철    : (끄덕) 
민지    : 어떤 여자? 
민철    : 너한테 보여주고 싶은 여자. 
민지    : (뚱한) 왜 보여주고 싶은데? 
민철    : 니가 나한테 어떤 남자를 보여주고 싶다면 이유가 뭐겠어? 
민지    : ................ 좋아하는 거야? 
민철    : (씩 웃는다) 
민지    : (돌아서서 나간다) 
민철    : 어디 가? 
민지    : 나 이런 자리 싫어! 이게 뭐야? 
          약혼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민철    : (민지 손을 잡으며) 오빠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너한테 정식으로 인정받게 하고 싶은 여자야. 
          내가 너라면 만나 보고 싶을 거 같은데... 
민지    : (!) 

S#40. 신촌역 승강장 앞 (저녁) 

선재와 연수.. 승강장 앞에 서 있다. 

연수    : 잘 다녀와요. 다녀와서 꼭 얘기해줘요. 
          무슨 일 때문에 그렇게 힘들어하는지.. 
선재    : (미소) 
연수    : 가면서 세나한테 전화 한 통 해주구요. 
          선재씨 갑자기 사라진 줄 알면 걱정할 거예요. 
선재    : ................ (검표를 하고 들어간다) 
연수    : (손을 흔들어주고) 
선재    : (승강장으로 나간다) 
연수    : (그 모습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데 (E) 
          핸드폰이 울린다. 전화를 받으면)
민철    : (F) 어디예요? 
연수    : (돌아서서 출구 쪽으로 걸어가며) 네.. 
          저... 금방 갈 거예요. 
민철    : (F) 알았어요. 호텔 로비에 와서 전화해요. 
          내가 데리러 나갈테니까..(전화 끊는다) 
연수    : (걸음 빨라지는데)  

S#41. 신촌역 승강장 계단 (저녁) 

선재 .. 계단 중간에 서 있다. 
기차를 바라보다가 승강장 입구 쪽을 올려다본다. 
갑자기 계단을 뛰어올라가기 시작한다. 

S#42. 신촌역 앞 거리 (저녁) 

연수 .. 택시를 잡으려고 뛰어다니고 있다. 
마음은 급한데, 택시들은 연수 곁을 지나쳐만 간다.
드디어 택시 하나가 연수 앞에 서고, 연수.. 
택시에 타려고 하는데, 선재.. 
뒤에서 연수의 팔을 나꿔챈다. 

연수    : (놀라서 보는)   

S#43. 호텔 스위트룸 (저녁) 

민철과 민지.. 연수를 기다리고 있다. 
민철.. 창밖을 바라보고 있고, 민지.. 식탁에 앉아 있다. 

민지    : (짜증스러운)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야? 
민철    : 배고프지? 먼저 시키자! (메뉴를 민지 앞에 펴준다) 
민지    : (메뉴를 보는데) 
민철    :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나간다) 

S#44. 거리 (저녁) 

연수와 선재... 마주 보고 서 있다. 

연수    : (선재의 눈빛에서 간절함이 느껴진다) 

(E) 연수의 핸드폰이 울린다. 

연수    : (어찌할 바를 모르는) 
선재    : (연수를 보면) 
연수    : 사실은.. 오늘 실장님하구... 
선재    : (!) 
연수    : (핸드폰을 꺼내서 받으려는데) 
선재    : (핸드폰을 뺏어서 배터리를 빼버린다) 
연수    : (놀란) 선재씨! 
선재    : 오늘만 나하고 있어줘요. 
연수    : (!) 
선재    : 오늘만요. 
연수    : .................  

S#45. 호텔 복도 (저녁) 

민철... 핸드폰을 들고 걱정스런 얼굴이다. 
 
S#46. 거리 (저녁) 

선재와 연수.. 마주 서 있다. 

연수    : 핸드폰 이리 줘요. 
선재    : .................. 
연수    : (선재의 손에서 핸드폰을 가져온다) 
선재    : (!) 
연수    : (핸드폰에 배터리를 다시 끼우고 민철에게 
          전화를 한다) 실장님! 저예요!
민철    : (F) 왜 이렇게 늦어요? 무슨 일 있어요? 
선재    : (돌아선다) 
연수    : (선재의 뒷모습을 보다가) 죄송해요....... 
          오늘 거기 못 가겠어요! 
선재    : (돌아서는) 
    
S#47. 호텔 복도 (저녁) 

민철 ... 전화를 받고 있다. 

민철    : 연수씨! 
연수    : (F) 죄송해요. 그만 끊을께요. (전화 끊는다) 
민철    : (이해할 수 없다) 
 
S#48. 거리 (저녁) 

선재 .. 곁에 남아준 연수가 너무 고맙게 느껴진다. 

선재    : (걷기 시작한다) 
연수    : (선재를 따라 걷는다) 
선재    : (연수의 손을 잡고 싶지만 차마 잡을 수 없다) 

S#49. 호텔 스위트룸 (밤) 

민철과 민지... 식사를 하고 있다. 

민지    : 도대체 언제 온다는 거야? 이것보다 급한 일이 어딨어? 
민철    : (농담조) 니가 벼르고 있는 거 알고 겁나서 못 오나부다. 
민지    : 차! 이쁘게 굴어도 미운 털 팍팍 박힐 판에 
          처음부터 잘하는 짓이다. 이제 나한테 점수딸 
          생각 아예 말라 그래. 
민철    : 어서 먹어! 음식 다 식겠다! 
민지    : (먹으면) 
민철    : (표정 굳어진다)  

S#50. 이대 앞 지하철역 뒤 놀이터 (밤) 

(*이대 지하철역 중 놀이터와 역 입구 지붕이 연결된 곳이 있습니다. - 서강대 방면) 

선재와 연수.. 놀이터로 들어온다. 

연수    : (벤치에 앉는데) 
선재    : (지하철역 쪽으로 가며 오라는 손짓을 한다) 
연수    : (?)  

S#51. 이대 앞 지하철역 지붕 (밤) 

선재와 연수.. 놀이터에서 지붕 위로 건너온다. 
이대 앞 사거리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연수    : (놀라는) 
선재    : 언젠가 버스를 타고 지나가는데 아이들이 
          여기서 놀고 있드라구요. 그래서, 한 번 
          올라와봤는데 맘에 들었어요.
          세상하곤 적당히 떨어져 있구, 외롭기엔 
          적당히 시끄럽구.. 
연수    : (거리를 바라보는데) 
선재    : 나요. 지금 큰 나무 꼭대기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기분이예요. 
연수    : (?) 
선재    : 온 세상이 다 뒤집혀 보여요. 그동안 봐 온  
          세상이 다 거짓말 같애요. 발은 땅에 닿지 않구, 
          머리엔 피가 몰리구, 그냥 어지럽기만 해요. 
연수    : ................. 
선재    : 나...지금까지 그런 생각 많이 했어요. 
          내 가족이 이 사람들이 아니라면 얼마나 좋을까? 
연수    : (!) 
선재    : 서로 미워하면서 피가 섞였다는 이유만으로 
          같이 산다는 거.. 참 슬픈 일이니까요. 
          그래서, 친언니가 아니면서도 세나씨를 
          그렇게 아끼는 연수씨가 더 좋아보였는지도 몰 라요. 
연수    : ................... 
선재    : 근데, 슬퍼할 필요가 없었대요. 
연수    : (?) 
선재    : 미워하지 않으려구 애쓸 필요도 없었대요. 
연수    : 무슨.. 얘기예요? 
선재    : 나하곤 피가 안 섞였으니까요. 
          난 우리 아버지 아들이 아니래요. 
          형하곤 아무 상관도 없대요. 
연수    : (놀란) 선재씨! 
선재    : 이렇게 말을 하면서도 아직도 실감이 안 나요. 
          이제 어떻게 아버지를 대해야 될지, 
          어떻게 형을 대해야 될지.. 정말 모르겠어요. 
연수    : ............... 
선재    : (착잡한 마음으로 거리를 바라본다) 

S#52. 신촌 부근 주점 (밤) 

선재 .. 술을 마시고 있고, 연수... 지켜보고 있다. 

선재    : 고마워요. 오늘 나하고 있어줘서... 
연수    : ................. 
선재    : 근데, 이 일은 여기서 잊어줘요. 
          나도 내일부턴 다 잊어버릴 거니까... 
연수    : 잊어버릴 수 있겠어요? 
선재    : 그런 척이라도 해야죠. 
          아버질 위해서, 엄말 위해서.... 
          우리 아버지, 나를 평생 친아들처럼 키워주셨어요. 
          그런 아버지가 내가 모르길 바라신다는데...
          나....이제 와서 그런 아버지 바램, 
          저버리지 싶지 않아요. 
연수    : (!) 
선재    : 죽을 때까지 지금처럼 아버지 아들로 살 거예요. 
          더 많이 감사해 하면서요. 
연수    : .................. 
선재    : 근데, 잊어버리기 전에 연수씨한테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이예요. 내가 가진 가장 큰 비밀을 
          연수씨하고 나눌 수 있어서 참 다행이예요. 
연수    : (!) 

S#53. 호텔 스위트룸 (밤) 

민철 .. 혼자 앉아 있다. 
차가운 눈빛이다. 벌떡 일어나더니 뚜벅뚜벅 문쪽으로 걸어간다. 
문을 열기 전에 꽃과 촛불로 장식된 방을 한 번 돌아본다. 
싸늘한 표정으로 문을 쾅 닫고 나간다. 

S#54. 신촌 거리 (밤) 

연수 .. 취한 선재와 함께 걷고 있다. 

선재    : (비틀거리면) 
연수    : (부축을 하려다가 망설이는) 
선재    : (똑바로 서려고 애쓰며 씩씩하게) 연수씨! 
          임무 끝났어요. 이제 가요! 
연수    : (쾌활한 척하는 선재가 더 안스럽다) 
선재    : 그럼 나 먼저 갈께요. 
연수    : 집에 안 가요? 
선재    : (씩 웃고 돌아서서 걸어간다) 
연수    : (불안하게 보다가 돌아서는데) 
선재    : (걸어가다가 갑자기 담벼락에 무너지듯 퍽 기댄다) 
연수    : (놀라서 달려가 선재를 부축하면) 
선재    : (갑자기 모든 기운이 빠져 버린 것처럼 연수의 어깨에 얼굴을 묻는다) 
연수    : (!) 
 
S#55. 신촌 거리 (밤) 

연수 .. 선재를 부축하고 걸어간다. 
주위에서 반짝거리고 있는 여관 불빛들. 
연수.. 선재를 데리고 들어갈 곳이 없어 난감하다. 

S#56. 음반 매장 입구 (밤) 

윤주 ... 문을 잠그고 나오는데, 연수.. 뛰어내려온다. 

연수    : 팀장님! 
윤주    : (못마땅한) 이 시간엔 웬일이야? 
          실장님 아까 아까 퇴근하셨어! 
연수    : 네.. 저.. 매장에 두고 간 게 있어서요. 
윤주    : 내일 와서 찾으면 되잖아! 
연수    : 오늘 꼭 필요한 거라서요. 
윤주    : (짜증스럽게) 문 다 잠갔는데... 
연수    : 키를 저한테 주세요. 
          제가 잠그고 갔다가 내일 일찍 나올께요. 
윤주    : (못 미덥다는 듯 보다가 키를 주며) 문단속 잘 해. 
연수    : 네! 
윤주    : (가고) 
연수    : (문을 연다) 

S#57. 음반 매장 (밤) 

연수 .. 선재를 부축해서 들어온다. 

S#58. 음반 매장 사무실 (밤) 

연수 ... 소파에 선재를 눕힌다. 

S#59. 음반 매장 탈의실 (밤) 

연수. . 벽걸이에 걸려 있는 매장용 에이프런 몇 벌을 꺼내서 나간다. 

S#60. 음반 매장 사무실 (밤) 

연수 ... 누워 있는 선재에게 에이프런을 덮어준다. 
잠들어 있는 선재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프다. 
 
S#61. 음반 매장 (밤) 

연수 ... 사무실에서 나온다. 
나가려고 키를 꺼내서 매장 입구 쪽으로 
걸어가다가 문을 잠그고 갈 수가 없다는 걸 알고 
다시 돌아온다. 잠든 선재를 들여다보다가 
사무실 문 옆에 앉는다. 
 
S#62. 2층 복도 (밤) 

민철.. 복도를 걸어와서 민지 방문을 연다. 

S#63. 민지의 방 (밤) 

민지 ..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연수는 보이지 않는다. 

민지    : 지금 와? 그 여잔 왔어? 
민철    : ............ 응! 
민지    : 대단한 여자네. 우리 오빨 몇 시간씩 기다리게 하구.. 
민철    : 선생님은? 
민지    : 좀 늦는다고 전화 왔는데, 아직도 안 들어왔어. 
          아까 매장에서 망신당한 게 분해서 시위하나봐! 
민철    : ..................   

S#64. 음반 매장 사무실 (밤) 

선재 .. 잠에서 깬다. 겨우 몸을 일으켜서 주위를 둘러본다. 
일어나서 사무실 밖으로 나간다. 

S#65. 음반 매장 (밤) 

선재 .. 어둠 속을 둘러보다가 돌아서는데, 
연수가 사무실 문가에 앉아서 잠들어 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선재. 
가까운 곳에 있지만 닿을 수 없는 연수의 
존재가 가슴 아프다. 

연수    : (잠에서 깨서 선재를 보고 놀란다) 선재씨! 
선재    : 미안해요. 나 때문에.... 
연수    : 아니예요. 이제 괜찮아요? 
선재    : (끄덕) 
연수    : 그럼 같이 나가요. (나가는데) 
선재    : 연수씨! 
연수    : (보면) 
선재    : 선물이 있는데..... 
연수    : (?) 
선재    : 사실은 연수씨한테만 주는 선물이 아니라 
          나 자신한테도 주는 선물이예요. 
연수    : 뭔데요? 
선재    : (피아노 건반 높이 정도의 물건 앞으로 
          연수를 데려간다. - 손 덥석 잡지말고 
          스킨쉽 자제하면서! * 전체적으로 *) 
연수    : (?) 
선재    : 이 노래는요. 연수씨한텐 오늘 함께 해준 
          시간이 너무 고마워서 주는 선물이구요. 
          나한테는 지금의 나와 작별하는 의미에서 
          주는 선물이예요. 
          (피아노가 있는 것처럼 건 반을 두드리기 시작하면서) 
          내일부턴 아무 것도 모르고 공부만 열심히 
          하던 이선재로 돌아갈 거예요. 
연수    : (선재의 마음을 알 거 같다) 
선재    :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처음엔 선재의 
          목소리만 들리다가 피아노 소리가 따라 오고,
          점점 악기 편성 화려해진다.) 
연수, 선재 : (나란히 눈을 감고, 꿈결처럼 퍼져나가는 
             음악 소리에 취해 있는 표정이다.) 

(E) 갑자기 매장 안에 굉음 
(전자기타 등 날카로운 소리)이 울려퍼진다. 

연수,선재 : (놀라서 눈을 뜨면) 
민철    : (오디오쪽에 서 있다. 어둠 속에 서 있는 모습이 위압적이다) 
연수    : (민철을 보고 놀란다) 실장님! 
민철    : (음악을 끄고 두 사람 쪽으로 다가온다.) 
연수,선재 : (긴장하는) 
민철    : (선재에게 시선 주지 않고 연수만 뚫어지게 바라보며 다가온다) 
연수    : (떨린다) 
민철    : 여기서 뭐해요? 
연수    : .............. 
민철    : 내가 분명히 얘기했을텐데... 질척거리지 말라고! 
연수    : (!) 
민철    : 그 얘기 한 지 열 두 시간도 안 지났어. 
          내 말이 우스워요? 
연수    : ................ 
민철    : 자기 입으로 내가 싫어하는 일은 안 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소리 지르는) 
          그럼 하지 말아야 될 거 아냐! 
연수    : (겁에 질리는) 
선재    : 형! 왜 이래? 
민철    : 입 다물어! 너한테 얘기하는 거 아니야! 
선재    : 연수씨 잘못한 거 없어. 내가 형한테 못 
          가게 잡았어. 억지로 잡았다구! 
민철    : 그래? 왜? 
선재    : ................ 
민철    : 왜 잡았냐구 묻잖아! 
선재    : ................ 같이 있고 싶었어! 
민철    : (씩 웃더니) 같이 있고 싶었다? 
선재    : 그래! 같이 있고 싶었어. 그냥 몇 시간만 
          같이 있고 싶었어. 그게 뭐 큰 잘못이야? 
민철    : ............ 오늘이 아니었다면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 
연수    : (!) 
민철    : 사실 난 오늘 이후로 이 재미없는 게임을 
          끝내고 싶었어. 근데, 게임을 끝내줄 당사자가 
          끝내 나타나질 않는 거야. 
          아마 그 사람은 이 게임이 재밌었나봐. 
연수    : (!) 
민철    : 내가 사람을 잘못 봤어. 
          난 그 사람이 게임 같은 건 싫어하는 사람인 
          줄 알았거든. 
연수    : .................. 
민철    : 근데, 알고 보니까 아주 고수야. 
          어떻게 하면 최고로 스릴 있는 게임이 되는지
          환하게 알고 있어. 양쪽을 다 갖고 노는 거지. 
연수    : (눈물 글썽한데) 
선재    : 제발 그만해! 형을 좋아하는 사람한테 꼭 
          이렇게 심하게 말을 해야 돼? 내가 그랬지? 
          형은 누굴 진심으로 좋아할 수가 없는 사람이라구! 
          형은 연수씨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야! 
민철    : (선재의 얼굴에 한 방 날린다) 
선재    : (넘어지고) 
연수    : 선재씨! (놀라서 부축하는) 
민철    : 건방지게 나에 대해서 아는 척 하지 마! 
          너하구 나 아무 것도 아냐! 
선재    : (!) 
민철    : (돌아서며 연수에게) 일어나요! 
연수    : ............. 
민철    : 내 말 안 들려요? 일어나요! 
연수    : 싫어요! 
민철    : (!) 
연수    : 하실 얘기 다 했으면 가세요. 
민철    : (연수를 노려본다) 
연수    : 선재씨! 괜찮아요? 
민철    : (훽 돌아서서 걸어간다) 
연수    : (그 뒷모습을 바라본다.) 
 

문을 열고 나가는 민철의 얼음처럼 차가운 얼굴에서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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