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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겨울, 바람이 분다 11회

- (오영오늘은 얘기 안 되겠다 - 나 다쳤어

 

아주 많이

 

눈은 터지고 입도 터지고 피도 나지

 

근데...

 

넌 날 볼 수가 없어

 

(오수아니

 

넌 보려고도 안 하지

 

수술이 두려우니까

 

(오수눈도 뇌도

 

방치하지

 

왜 다쳤어?

 

어디가 다쳤어?

 

넌 내가 보고 싶지 않지?

 

내가 보고 싶단 말은 다 거짓말이야그렇지?

 

그래거짓말이야 이제 속이 시원해?

 

[벽으로 미는 소리]

 

아니그닥 시원하지 않아

 

네 거짓말이 좀 지겨워질 뿐이야

 

그래서 난 이제 떠나려고

 

왜 왔어?

 

처음부터 이러려고 왔어? - 아니

 

처음부터 이러려고 오지 않았어 근데...

 

네가 이렇게 이기적인 애인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오지 말걸 그랬다

 

나도 후회하는 중이야

 

대체 나한테 뭘 원해?

 

살고 싶다는 말

 

살아야겠다는 의지

 

그럼 뭐가 달라지는데?

 

난 살 수도 없는데

 

(오영네가 보고 싶지 않냐고아니보고 싶어

 

네가 오고부터 난 매일 네가 그리워

 

그럼 뭐 해?

 

난 볼 수도 없는데

 

나도...

 

무서워죽는 게

 

왜 날 이렇게 자꾸 약하게 만들어?

 

왜 날 자꾸...

 

살고 싶게 만들어?

 

살고 싶어?

 

아니

 

살고 싶지 않아

 

[잔잔한 음악]

 

어디 가어디 가?

 

[문 열리는 소리]

 

(오영가지 마나랑 얘기해

 

도와줘요

 

도와줘요! [언성 높이면서]

 

영이야그냥 가게 놔둬

 

가지 마!

 

가지 마!

 

[차 문 열리는 소리]

 

[차 문 닫히는 소리]

 

가지 마나랑 얘기해!

 

!

 

오빠가지 마!

 

오빠! [울먹이면서]

 

엄마오빠! [서럽게 울면서]

 

[어린 영이 울음 소리]

 

(오영엄마!

 

오빠!

 

[살며시 흐느끼는 소리]

 

[슬픈 음악과 오영 울음 소리]

 

[차 들어오는 소리]

 

[차 세우는 소리]

 

차 타

 

[차 문 여는 소리]

 

(왕비서두 걸음이야문 열렸어

 

영이야

 

[숨 고르는 소리]

 

[훌쩍이는 소리]

 

옷이야신발은 발 밑에 뒀다

 

[차 문 닫는 소리]

 

안전벨트 해

 

[찰칵안전벨트 맨 소리]

 

나쁜 놈

 

[훌쩍인다]

 

내가 만약...

 

앞이 보인다면

 

널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

 

[차 출발하는 소리]

 

[차 급정거하는 소리]

 

[차 문 닫는 소리]

 

[안전벨트 푸는 소리]

 

[차 문 닫는 소리]

 

[넘어질 뻔한 소리]

 

어디 가이러지 마무서워

 

[발 헛디디는 소리]

 

(오영나 장애인이야나 장애인이야 이러지 마!

 

무서워 [겁에 질린 말투로]

 

뭐 하는 거야?

 

[핸드폰으로 카메라 찍는 소리]

 

뭐야?

 

[찰칵카메라 소리]

 

증거물

 

오늘은 내가 널 버린 날이야

 

이 사진을 유령의 집 같은 네 온실 방에 갖다 놓고

 

만약에 네가 눈을 뜨게 된다면 두고두고 봐

 

그리고 못 보더라도 잊지 마

 

난 널 버렸어

 

(오수네가 살아있는 동안 내가 떠나기 전에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어림없어

 

넌 내가 널 떠나 보내고 어떤 마음일진

 

상관이 없어그렇지?

 

(오수내가 널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하고 만지고 싶어 할지

 

(오수넌 상관이 없어 죽으면 그뿐이니까

 

[오영 흐느끼는 소리]

 

네가 이렇게 싸가지 없는 앤 줄

 

좀 더 일찍 알았다면

 

너랑 음식을 만들고

 

눈꽃 소리를 듣고

 

(오수널 안고 그런 마음 아픈

 

잊을래야 잊을 수도 없는 그런 추억은...

 

절대 만들지 않았을 거야

 

그동안 너는...

 

죽기 위해 추억을 만들었다면 이제 난...

 

살기 위해 추억을 만들어야겠다

 

나는 살아야겠으니까! [소리치면서]

 

이렇게 너랑 아픈 추억만 있다면

 

네가 죽고 난 다음

 

널 잊기 어렵지 않을 거야

 

그래서

 

내가 이래

 

나는... 살아야겠으니까!

 

나는 너 없이도...

 

나는 너 없이도

 

이 더러운 세상을

 

살아야겠으니까! [단호하게 소리치면서]

 

이제 자

 

같이 안 자?

 

말했잖아

 

네가 살고 싶어하기 전엔 절대 같이...

 

안 자

 

[점점 멀어지는 발소리]

 

[애잔한 음악]

 

[자박자박 눈 밟으며 걸어가는 소리]

 

[막대기 눈 속에 넣는 소리]

 

[막대기 쑥 넣는 소리]

 

[눈에 푹푹 빠지며 걸어가는 소리]

 

(무철) 100일 줄게오늘 부로 딱 100

 

(진성내가 분명히 말한다

 

시한부는 영이가 아니라 형너야

 

너부터 살고 봐

 

내가 분명히 이긴다 그랬지?

 

뜨거워뜨거워 영이야괜찮아?

 

오빠한텐...

 

이렇게 키스하는 게 맞지?

 

(소라걘 네가 오빠라서 좋은 거야

 

네가 오빠가 아니면 당장이라도 끝낼걸

 

[가쁜 숨소리]

 

[잔잔한 음악]

 

코가 높다

 

(오영우리 오빠 키는...

 

한 뼘두 뼘

 

세 뼘네 뼘

 

여덟 뼘아홉 뼘

 

우와 [감탄하면서]

 

[풍경 울리는 소리]

 

[풍경 울리는 소리]

 

[풍경 울리는 소리]

 

(보육원장근데 주민 번호가 다르네요

 

우리 보육원에 그쪽이 말씀하신 주민 번호의 오수란 사람은 없었고요

 

한 살 많은 오수란 사람은 있었어요

 

이 사람이 진짜 오빠야

 

(장 변호사) 1 3개월 전에 차 사고로 죽었는데

 

병원에선 사망진단서를 발급했는데 동사무소에는

 

사망신고가 안 돼 있었어

 

자세히 보니까 옛날 얼굴이 남아있네요

 

지난번에 당신이 갖고 있던 사진하고 많이 비슷하다

 

엄마야 [놀라면서]

 

미라야니 다 들었나?

 

미라야!

 

당분간 이 일은 모른척해

 

영이가 오빠한테

 

맘을 많이 준 거 알지?

 

 

'전 이명호입니다지나간 여자 문젠 영이도 알고 이해한 일입니다

 

그런 걸로 협박하지 마세요

 

[핸드폰 내던지는 소리]

 

[걸레 탁 치는 소리]

 

이슬이 아는 오빠가 내일 모레 돈 달랬다는데

 

아오내가 내일 모레까지 어떻게 5천을 만들어어떻게! [짜증 내며 소리친다]

 

진성아진성아 너 어디 가? [놀라면서]

 

아니저 청소해야지아니 청소 준비 안 해?

 

으이그

 

[진성 엄마 한숨 소리]

 

[전화벨 울리는 소리]

 

(이슬걱정 마해결됐어

 

나 아는 오빠가 지금 그 차주 만나서 합의본대

 

[경쾌하게 뛰어가는 소리]

 

쟤 뭐래냐? - 그러게

 

이슬아!

 

[뛰어가는 소리]

 

[전화벨 울리는 소리]

 

정말이야?

 

내가 언제 너랑 농담하냐?

 

[문 여는 소리]

 

영이야!

 

[막대기 저으며 걸어가는 소리]

 

[급하게 뛰어오는 발소리]

 

오빠가 널 살릴 수 있는 진짜 능력 있는 의사를 찾았어

 

(오수그 사람이 널 수술해준대

 

그 사람한테 수술받으면

 

너 살 수 있어

 

밤에 보자

 

[급하게 뛰어가는 소리]

 

5일 까자

 

누나한테 영이란 애 치료 맡기는 대가로

 

네가 나한테 목숨 내놓기로 한 날을 닷새 앞당기자는 건데

 

그건 안 되겠냐?

 

하루라도 더 살아야겠어? - 좋아

 

그럼 너 죽는 날은 남은 24일에서 오늘 5일 까고

 

19일 남았네

 

2주하고 5그렇지?

 

그날까지 돈 마련이 될까?

 

난 안 된다에 건다

 

네가 이렇게 쓰잘데기 없는 데 신경 쓰고 있는데

 

그렇지?

 

희주한테 안 미안해?

 

안 미안해하나도

 

왜 안 미안해나 같으면 미안할 것 같은데

 

희주 잊고 딴 사람을 사랑한다 나 같으면 엄청 미안할 것 같은데

 

형 넌 그렇겠지

 

형 넌 늘 그렇게 뒷북이니까

 

희주한테 내가 미안한 건 걔 죽을 때

 

(오수잘 가라고거기서 마음 편하라고

 

쉽게 보내주지 못한 거

 

그거 하나야

 

내가 함부로 살고 싶었으면서 걔에 대한 죄책감을 핑계 삼아

 

막 산 거그거 하나

 

아이 가진 거 싫어한 거

 

많이...

 

미안해했어

 

이해하 거야희주는

 

희주는 그런 애잖아

 

(오수늘 우리를 이해할 준비가 된 애

 

우린... 그런 애를 사랑했어

 

걔를 형처럼 속 좁게 만들지 마

 

[진미랑 이슬 대화하는 소리]

 

좋은데 - (이슬오케이

 

나도 이거 하나 사주라

 

나도 남친한테 선물 좀 하게

 

[뒷걸음질하는 구두 소리]

 

그러니까아는 오빠 누구?

 

있어그냥 아는 오빠 [언성 높이면서]

 

그렇지진미야? - 난 모르지

 

(진미네가 있다니까 있나 보다 하는 거지얘가...

 

[넘어지는 소리]

 

[물건 떨어지는 소리]

 

언니왜 그래?

 

찌그러져 있어라

 

(블랙잭 오빠이슬아또 돈 필요해?

 

써도 너무 쓴다

 

무철이 오빠 잘 지내지?

 

무철이 형님 잘 지내지 근데 형님은 왜?

 

[전화기 떨어트리는 소리]

 

다신 안 그럴게언니 다신다신 안 그럴게

 

(진미아니얘가 아무리 돈 써도 그 돈 진성이 오빠한테 안 받는다고 하잖아

 

그리고 무철이가 내가 쓴 돈은 오수 오빠한테 받는다고

 

했단 말이야그래서 난 그냥...

 

언니내가 다신 안 그럴게 내가 미안다신 안 그럴게

 

이미 그랬어

 

너 오늘도 쇼핑했지이 돈도...

 

이 기집애야이 돈이 어떤 돈이라고 그 돈을 써! [소리치면서]

 

대학 못 간 게 막 살아도 되는 이유가 돼?

 

네가 친구야저승사자야! [때리면서 소리친다]

 

늬들 언제 사람 될래너 언제 사람 될래언제 사람 돼! [소리 지르면서]

 

(희선언제 사람 될래! [분노에 찬 고함]

 

그럼 5일 더 까자

 

(무철진성이 돈을 네 빚에 얹어 받는 대가로

 

너 죽을 날을 5일 더 앞당기자는 거지

 

내가 보기에 너 이미 죽을 결심한 거 같은데

 

(무철) 19일이나 14일이나 거기서 거기잖아

 

좋아대신 진성이희선이

 

(오수다신 끼어들게 하지 마

 

[실랑이하는 소리]

 

어때? - 오케이

 

나도 진성이 딱 여기까지야 근데 김 사장은 모르겠다

 

(무철돈이 놈의 돈이거든

 

일단 내가 충고 하나를 하자면

 

희선이진성이

 

더는 같이 다니지 마

 

걔들이 김 사장 레이더에 걸리는 순간

 

같이 죽어

 

충고 고맙네

 

그럼 우린 2주 후에 봅시다

 

 [오수 탁치면서]

 

하루가 금쪽 같은데 미쳤어?

 

진성이한텐 모른척해

 

다신 진성이 안 건드리는 대가치곤 싼 거니까

 

동일이가 왕비서 잡을 비밀 잡았대

 

왕비서 동생들이 여기저기 건물들이 수두룩하대

 

[전화 연결음]

 

- (동일 - 동일아

 

그동안 고마웠다 이제 너빠져도 된다

 

경찰에 신고할 거야

 

경찰에 신고하는 즉시 난 바로 죽어

 

이제 너도 빠져

 

다신 내 일 끼지 마

 

[극적인 음악]

 

(희선오수야오수야오수!

 

수야오수! [큰 소리로]

 

박진성너 어디야?

 

나 동일이 형 만나러 가

 

왕비서 잡아서 내 돈까지 해결할 거야

 

이 미친놈아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야오수가 죽게 생겼어

 

너 때문에! [울부짖으며]

 

[심각한 음악]

 

지금 김 사장이 형님께서 돈 자꾸 쓴다고 난립니다

 

이번에도 진성이한테 그렇게 많이 쓴 걸 알면 아마 가만 안 있을 겁니다

 

형님그냥 오수 처리해버리고

 

이 일에서 깨끗이 손 떼시고 다른 일 알아보는 게 더 낫지 않나요

 

감자야

 

나 폐암이란다

 

가망 없단 진단 받은 지 두어 달 지났고

 

내가 날 가만히 관찰한 결과

 

난 진짜로 가망이 없어 보여 - 형님

 

내가 있잖아

 

살면서 딱 후회되는 일이 두어 가지 있는데

 

하나꽤 착한 널 이 드러운 바닥에 꽂아놓은 거

 

또 한 가지는...

 

[진성이 덮치는 소리]

 

형님 - (무철끼지 마

 

[진성이가 주먹으로 치는 소리]

 

[진성이 나가떨어지는 소리]

 

내 빚은 내 빚이지 왜 내 빚이 형 빚이야

 

왜 내 빚이 형 빚이야이 새끼야! [분노에 찬 고함]

 

[진성 비명]

 

으악

 

넌 부모님 모시고 시골로 가라 그게 여럿 위하는 거야!

 

형 죽이려면 나도 죽여 나도 죽여! [소리치면서]

 

[서로 치면서 싸우는 소리]

 

[진성이 비명 소리]

 

으아!

 

[진성가쁜 숨소리]

 

부모님 모시고 시골로 가

 

그리고 의리는 가족한테 먼저 지키는 거야

 

(무철가족도 못 지키는 놈이 무슨 동네 형한테 의리를 지켜

 

씨이

 

[진성이 덮치는 소리]

 

[진성이 소리 치면서 계속 때리는 소리]

 

[몸싸움하는 소리]

 

으아아아!

 

[진성 구르는 소리]

 

[얼굴 맞는 소리]

 

[진성 얼굴 맞는 소리]

 

수 동생 치료해

 

안 한다고 했지

 

수가 어제 나한테 무릎을 꿇었어 오수가

 

나한테 어제처럼 무릎을 꿇었던 적이 딱 한 번 더 있었지

 

17살 때, '나 희주 사랑하니까'

 

'형이 좀 빠져주라'라고 말하면서

 

아주 쇼를 하네미친놈들

 

[무철 코웃음]

 

어제 알겠더라고왜 희주가 내가 아니고 오수였는지를

 

나 죽어도 내가 안 버려지거든

 

그게 사랑이든부모든누나든

 

죽음 앞에서든

 

난 폼 안 나는 짓은 죽어도 못하거든

 

근데...

 

오수는 지를 버리지

 

폼 같은 거구차한 거찌질한 거

 

절대 겁을 안 내

 

희주가 오수한테 간다 그랬을 때 내가 뭐랬는 줄 알아?

 

'잘 가잘 살아'

 

행복해야 한다'

 

나 그런 놈이야 폼 안 나는 짓 못 해

 

오수는 사랑을 지킨다고 지를 버리는데

 

난 폼 잡으려고 사랑도 잃고

 

치료 시기도 놓치고

 

누나 말대로 천벌을 받고 있지

 

오영그 앤 가망 없어

 

노력이나 해봐누나가 신도 아니고 안 되면 안 되는 거지안 그래?

 

세상에 살릴 사람들이 천지인데

 

- (선희깡패놈들... - 여자애 깡패 아니고 그냥 환자야

 

보호자 보고 수술해누나?

 

시골집에 가

 

엄마아빠랑 하루만 자

 

부모형제 다 버리고

 

누나 너만 살겠다고 한 거

 

잘한 짓이야

 

우리 집에 남아서 형제들이랑 살려고 허둥댔다간...

 

너도 나처럼 됐을 거야

 

오늘이라도 오수를 이 집에서 내쫓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죠

 

오수한텐 집으로 오라고 했습니다

 

근데... 영이한테 먼저 말을 하는 게...

 

영이 방으로 가시죠

 

[긴장감 흐르는 음악]

 

(무철) 5일 까자누나한테 영이란 애 치료 맡기는 대가로

 

네가 나한테 목숨 내놓기로 한 날을 닷새 앞당기자는 거야

 

내가 보기엔 이미 너 죽을 결심한 거 같은데

 

[전화벨 울리는 소리]

 

[전화벨 울리는 소리]

 

(무철희선이진성이걔들이 김 사장 레이더에 걸리는 순간

 

같이 죽어

 

형 전화 안 받냐?

 

진짜 너도 아웃시킨 건가?

 

[전화 안내음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이 빌딩들 비싼 세를 전부 준 거라서

 

실제로 매각해서 건질 수 있는 돈은 큰 거 한 장이야

 

많네그 정도면

 

그 여자 주식은 해마다 쭉쭉 늘어간다며그럼 뭔가 있지

 

아무리 배웠어도 평범한 것들이 어떻게 강남에 빌딩을 가져그게 말이 돼?

 

이거 분명히 횡령이야

 

진성아 형이 빠지라면 빠지자

 

나 형이랑 불구덩이라도 같이 들어가

 

내가 의리가 뭔지 반드시 보여줄게

 

왜 아무 말씀 안 하세요?

 

두 분 다 저한테 말씀하실 게 있어서 온 거 아니에요?

 

있잖아 - 말씀하세요

 

영이야 - 그럼 제가 먼저...

 

그래네가 먼저 말하는 게 낫겠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 수술받을래요

 

오빠가 절 살릴 의사를 찾았대요

 

현 박사님도 좋지만 오빠가 말한 의사한테 수술받고 싶어요

 

믿어보게요

 

정말 절 살릴 수 있는지

 

오빠가 떠나기 전에 수술받을 수 있게 준비해주세요

 

그래

 

(장 변호사잘 알겠습니다

 

현 박사가 조 박사를 잘 안답니다

 

셩걱이 까칠하지만 능력은 있답니다

 

학계에서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의사가 인정하는 의사라네요

 

수술에 관해선 믿고 맡겨도 좋다고 합니다

 

대체 이게 뭔지...

 

오수 그놈생각을 모르겠네요

 

[오수 들어오는 소리]

 

이리 좀 앉지 - 올라가요

 

장 변호사님이 절 보자고 해서 - (왕비서영이가 수술을 한대요

 

수술 부탁하려고 하신 건데 필요 없게 됐어요

 

수술은 제가 말한 조 박사님 - 그렇게 하죠

 

뭔가... 너무 쉽네요?

 

쉬운 거 없어요우리가 조 박사를 알아보니까 믿을만하대서 그런 거니까

 

올라가요

 

(오수그럼...

 

[오수 계단 올라가는 소리]

 

왜 말씀 안 하십니까?

 

저 앤 영이를 사랑해요

 

오래된 거 같아요

 

어제 둘의 대화를 엿들었는데

 

진심으로 영이를 걱정하고 있었어요

 

그거야 돈 때문에.. - 돈은 우리가 관리하잖아요

 

전 인과응보를 믿어요 영이를 속인 대가로 오수는

 

영이가 수술이 끝나는 동시에

 

1원 한 푼 못 갖고 이 집에서 나한테 쫓겨날 거예요

 

빚을 독촉하는 사람들이 오수를 가만두지 않겠죠

 

그건 우리가 상관할 바 아니고요

 

(오영잘 안 돼아오

 

엄마어머엄마

 

[오수 밝은 웃음 소리]

 

[눈 탁탁 두드리는 소리]

 

(오수너 그거 너무 커

 

무슨 눈사람을 그렇게 크게 만들어

 

넌 크잖아

 

네가 눈을 떠보면 알겠지만 나 네 생각보다 그렇게 크지 않아

 

이게 나야? - (오수그게 너야

 

너 나보다 코가 작고 나보다 눈이 작고

 

나보다 얼굴이 작고 나보다 손이 작고

 

그래서... 귀여워

 

눈 떠서 보고 싶다 - 곧 볼 거야

 

 

[눈 뭉치는 소리]

 

... 너무 커

 

난 코쟁이가 아니야

 

!

 

싫어싫어 - 

 

하지 마 - 뭘 하지 마?

 

그럼 너도 나를 맞히든가

 

[눈에 맞고 오수 비명]

 

맞았어? - (오수맞았어

 

거짓말 - (오수진짜야

 

아아 [가짜로 맞은 척하며]

 

[넘어지면서 '하는 소리]

 

맞았어? - 너 눈이 보이지?

 

(오수난 처음으로 아이처럼 즐거웠다

 

무철이 형의 칼도 두렵지 않았고

 

서른 살 내 인생이 처음으로 억울하지 않았다

 

세상은 분명 공평하단 생각도 처음으로 들었다

 

영이와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잊지 말아야지

 

그래서 무철이 형의 칼을 맞을 때 절대 억울해하지 말아야지

 

수백수천 번을 다짐해본다

 

그래도 순간순간 두렵다

 

그때 또 생각하려 한다

 

오늘 이 순간 이전까지 끝없이 죽음을 두려워했을

 

내 앞의 영이를

 

나는 내 삶이 절대 억울하지... 않다

 

지금 행복하다됐다

 

난 눈을 뜨면

 

혼자 24시간을 걸어볼 거야

 

그리고 내 손으로 밥도 짓고

 

그다음엔 내가 좋아하는 영화 '봄날은 간다'

 

누구의 설명 없이 혼자 보고 싶어

 

그리고 네가 읽어준 '어린 왕자'

 

얼굴도 보고 싶다

 

어떻게 생겼는지

 

(오영저번 날

 

유령의 집이란 말 무슨 말이었어?

 

왜 저번에 나한테...

 

?

 

오늘은 밤새서 얘기하자더니

 

자는구나?

 

[애잔한 음악]

 

[옷장 여는 소리]

 

(김 사장) 3일 후 스위스로 가는 비행기 표야

 

공항에 도착하면 내가 아는 애가 널 맞을 거야

 

자기야 - 

 

네 스위스 계좌는 동결시켰어

 

오수가 가져간 돈 너한테 있는 거 다 알아

 

처음부터 알았지

 

근데 왜 오수한테 돈을 달라 그래?

 

네가 좋아한 대가

 

3일 후에 네가 여기 남아 있으면 스위스의 돈은 다 내 거야

 

그리고 너도 오수도 끝이고

 

나중에 보자

 

[차 문 여는 소리]

 

[차 문 닫는 소리]

 

[문자 수신음]

 

[핸드폰 터치하는 소리]

 

(왕비서지난 번 부탁하신 건 못 들어드리겠네요

 

오수 씨는 영이 곁에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다신 연락하는 일 없길 바랍니다

 

전 오수의 정체를 알거든요

 

[핸드폰 터치하는 소리]

 

[전화 연결음]

 

[전화벨 울리는 소리[

 

[전화 안내음전화 왔습니다

 

여보세요 - (소라안녕하세요

 

(소라전 오수 씨 여자친구 되는 사람입니다

 

상의드릴 말씀이 있는데 오늘 좀 뵐 수 있었으면 싶네요

 

오빠 일이에요오빠한테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청담동 그린 카페에서 오후 1시에 봬요

 

[숟가락 내려놓는 소리]

 

[의자 미는 소리]

 

너 어제 왜 바닥에서 잤어?

 

?

 

바닥에 이불 있더라고 왜 내 옆에서 안 잤어?

 

...

 

그냥...

 

조금 불편해서

 

불편했어?

 

다른 날은 내 옆에서 잘 잤잖아

 

우리 이제 따로 자자 - ?

 

그냥 침대가 좀... 불편한 것 같아서

 

알았어

 

그럼 내가 침대 끝에 바짝 붙어 자면 되겠다그럼 되지?

 

아참오늘 조 박사 만나 수술 날짜 잡는다

 

오빠

 

혹시 여자 있어?

 

여자웬 여자?

 

아니야그냥 여자 있나... 해서

 

뭐라는 거야뜬금 없이

 

[차 지나가는 소리]

 

혹시 애인 있어?

 

아침부터 웬 애인여자 타령이야없어너밖에

 

진짜 여자 없어?

 

있었었지근데 지금은 없어

 

이쁜 여자야?

 

왜 이래없다니까?

 

지나간 애인은 이뻤어?

 

괜찮았지

 

나보다 이뻤겠지?

 

어헛

 

당연히...

 

너 화났어? - 아니

 

(오수화난 것 같은데 아닌가질투인가?

 

오빠랑 동생 사이에 웬 질투?

 

오빠잖아남자 아니고

 

맞다남매 사이에 질투는 웃기지

 

근데 복지관 학생을 왜 청담동에서 만나?

 

가끔은 그렇게 만나 오빠가 와서 그동안 못한 거지

 

나 조 박사님 만나고 데리러 갈까?

 

이 본부장이 오기로 했어

 

(오영같이 회사 갈 거야

 

아무래도 남매 사이에도 질투가 있나 보다

 

갑자기 기분이 확 상하네

 

그렇지내가 이상한 거 아니지?

 

너 아까 나질투했구나?

 

남매끼리 무슨 질투?

 

이명호 만나고 집에 빨리 들어가 있어

 

늦으면 오빠한테 혼난다

 

[살며시 웃는 소리]

 

누나사진 다시 한번 봐요

 

네가 오기 전에 열 번 스무 번 봣어

 

이런 케이스는 가망 없어 - 내일 환자 데려올게요

 

환자 보고 진단 다시 해줘요

 

우린 환자 보고 진단 안 해 사진 보고 진단하지

 

괜히 환자 괴롭히지 마

 

성공 확률 10%도 안 돼

 

(선희수술 성공한다 하더라도 항암하다 끝날 거야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게 해

 

옛날에 내가 아는 형이 뇌종양이었는데

 

처음엔 죽는다 그랬는데 수술해서 열어보니까

 

의외로 종야이 작더래요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어

 

그리고 얜 재발 환자야

 

섣불리 수술해서 되지도 않게 이리저리 뇌를 건드려 놓으면

 

누난 그런 서툰 의사가 아니죠 누난 그럴 리 없죠

 

내일 얘기해요

 

[문 열리는 소리]

 

[깊은 한숨]

 

[손으로 탁 치는 소리]

 

[오수흐느끼며 우는 소리]

 

[오수훌쩍이며 우는 소리]

 

[오수 우는 소리]

 

너무 젊다환자가

 

안 가세요? - 

 

가자

 

[전화 안내음] 3시입니다

 

[문자 수신음]

 

(소라당신 오빠는 진짜 오빠가 아닙니다 그는 당신 오빠를 흉내 내고 있죠

 

당신 친오빠는 1년 전에 죽었어요

 

당신 주변은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왕비서님께 물어보시면 제 말이 사실인지 알 겁니다

 

[전화벨 울리는 소리]

 

3일 후 10시 공항으로 와

 

그때 안 오면 좀 전에 너한테 보낸 문자가

 

(소라그대로 음성 메시지가 돼서 네 동생한테 갈 거야

 

지금 네 동생 보고 있는데

 

아주 예쁘다

 

네가 왜 쟤를 좋아하는지 알겠다

 

근데 네가 양심이 있다면 저런 애는 건드리지 말아야지

 

안 그래?

 

[극적인 음악]

 

[막대기 피는 소리]

 

조심하세요 계단이 앞에 3개 있어요

 

고맙습니다

 

별말씀을요

 

[막대기 미는 소리]

 

(명호영이야!

 

안에서 기다리지

 

정장 소비의 연령대가 계속 낮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현재 2030인 이 세대들은 자신을 캐릭터화하고

 

(명호스스로를 연출하는...

 

젊은 감각의 브랜드로 마케팅 컨셉을 잡고 한번...

 

?

 

오빠 여자가 만나자고 했다가 안 나왔다고?

 

 

다음에 그런 일 있으면 혼자 오지 마

 

그리고 이런 말 하기 그런데...

 

오빠가 말이야영이야 - 내가 잘 몰라 그러는데

 

동생은 오빠한테

 

질투 같은 거 느끼면 안 돼요?

 

안 되는 건가 보구나

 

신경 쓰지 말아요 아주 조금이니까

 

난 아빠랑 엄마랑 너무 친했을 때도 질투했어요

 

그냥 그렇게 가벼운 거예요

 

영이야

 

한 비서 일너도 알지?

 

지난 일이잖아요

 

진심으로 말하는 거야

 

지난 일이야정말 지난 일

 

솔직히 최근 들어 네가 많이 좋아

 

부모님도 널 반대했다가 널 보고 내 선택이 맞다고 하셨어

 

그 말을 듣는데 나도 모르게 가슴이 벅차더라

 

회장님 유언 잊지 않을 거야

 

(명호피엘 그룹정말 최고로 만들 거야

 

근데 그 여자는...

 

왜 안 나왔을까요?

 

그리고 나한테... 무슨 말을 하려고 했을까요?

 

넌 늘 나랑 있어도 오빠 생각만 하는구나

 

내가... 그랬나?

 

[술잔 부딪히는 소리]

 

이야

 

에고허리 아파서 일 못 한다더니 술은 잘도 퍼마시네

 

(진성 아빠내가 술 안 마시게 생겼나?

 

이 자식이 내가 보고 싶어서 [혀 꼬인 목소리]

 

굳이굳이 여기를 찾아왔는데

 

그렇지오수야?

 

아우급하면 빨랑 가!

 

(진성 아빠간다간다이 여편네

 

[이얏하며 일어나는 소리[

 

(오수화장실 가죠화장실

 

치워안 가

 

... 안 좋은 일 있지?

 

안 좋은 일은 무슨... 없어

 

.. 네가 살면서

 

오늘로 딱 세 번

 

내를 보고 싶어 한 거 아냐?

 

희주 죽고 나서 너 감방 가서 유치장 있을 때

 

(진성 아빠그리고 오늘

 

?

 

뭐가 안 좋은데?

 

그런 거 없어

 

오수야

 

너 나한테 소 사줘야 된다?

 

왜 대답이 없노너 나한테 소 사준다 했잖아!

 

사줄라 하니까 아깝나?

 

아니사줄게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크게 웃음]

 

우리 다 같이 저 시골 가서 살자

 

서울은 너무 삭막해가지고

 

...

 

저 자식은 왜 이제 나타나노?

 

(진성 아빠이 자슥아!

 

네 엄마 식당 일 혼자 하는 거 안 보이나!

 

퍼뜩퍼뜩 가서 도와야 될 거 아니야이 새끼가!

 

이 새끼... 이 자식이 말이야

 

뭐야? - 말 시키지 마

 

너 내가 누구한테 이렇게 맞았는지 안 궁금해?

 

안 궁금해

 

너 왕비서 잡을 생각 없지너 살 생각 없지!

 

이제부터 너 나한테 어떤 말도 시키지 마라

 

아는 척도 말고

 

오늘로 우리 둘 보는 거 끝이야

 

아버지도 그래서 보러 온 거고

 

[거칠게 빼는 소리]

 

나는 못 그러겠다면?

 

[얼굴 때리는 소리]

 

[진성 숨 고르는 소리]

 

별거 아니네오수

 

(진성너 그 물 주먹 가지고 이 바닥에서 어떻게 살았냐?

 

그동안 운 좋았다

 

나 데리고 가!

 

!

 

(선희이런 케이스는 가망 없어

 

(오영동생이 오빠 좋아해도 되니?

 

(왕비서온실 안에 둘만이 아는 뭔가가 있는 것 같네요

 

(진성네 눈엔 내가 오수를 죽일 놈으로 보이냐?

 

(김사장나쁜 제의 아니다

 

(구 박사오영 씨에게 거짓 진단을 한 의사를 찾았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야둘이!

 

조용히 해영이를 위하는 척하는 그 가증스러운 눈빛

 

(오수내 앞에서 다신 하지 마

 

왜 그랬어?

 

널 사랑하니까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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