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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겨울, 바람이 분다 10회

[전화벨 울리는 소리]

 

이거 놔요왜 이래요!

 

(깡패1) 내가 전화 찾아 준다니까

 

당신 오빠가 당신 찾나 본데

 

전화기만 줘요전화기만 - [전화 안내음오빠입니다

 

다른 건 다 가져도 되니까 제발 전화기만 줘요 [언성 높이면서]

 

(깡패들어이

 

전화기만 줘요전화기만! [소리 지르면서]

 

전화기만 줘요!

 

그거 필요하다고요!

 

[오영 소리 지르고 뭔가 떨어지는 소리]

 

(깡패2) 으악!

 

으악

 

[깡패 비명 소리]

 

[깡패 비명 소리]

 

전화기

 

전화기

 

전화기

 

(오영전화기

 

전화기

 

전화기

 

[가쁜 숨소리]

 

[바닥 더듬으며 가방 찾는 소리]

 

[오수 앉는 소리]

 

영이야

 

[뺨 때리는 소리]

 

(오영쉬웠겠다이렇게...

 

눈이 안 보이는 나를 속이기

 

참 쉬웠을 거야

 

[가쁜 숨소리]

 

[약 내던지는 소리]

 

안락사... 시키는 약?

 

[한숨 쉬며 주저앉는 소리]

 

(오영왜 못 죽였어?

 

왜 날 못 죽였어?

 

난 이렇게 쉬운데

 

난 이렇게 아무것도 못 하는데!

 

왜 날 못 죽였어! [소리 지르면서]

 

[오영흐느끼며 우는 소리]

 

[슬픈 음악]

 

(깡패1) 에이왜 하필 저 자식이 나타나

 

- (깡패2) 쟤 누구야? - 인마오수잖아

 

넌 어떻게 이 바닥에 살면서 오수를 몰라?

 

(무철

 

(무철우리 귀여운 오수가 또 한 발 빨랐네

 

재밌네

 

[웃음 소리]

 

 [무철 신음 소리]

 

 [무철 신음 소리]

 

희선이 말대로

 

넌 돈이 필요한 거야

 

(오영그렇지?

 

그래서 나한테 온 거고

 

들떴겠다

 

난 네가 그런 줄도 모르고

 

내가 알아서 유언장을 써줬으니까

 

아주 들떴겠어 [차갑게]

 

왜 약을 안 먹였어?

 

난 쉬운데

 

?

 

너도 사람이라

 

양심에 걸리디?

 

아무리 돈이 좋다고 해도

 

네가 나타났다고

 

오빠가 나타났다고

 

신이 나서 웃고 떠들고 깔깔대는 내가

 

불쌍했니?

 

(오영아니면

 

나 죽고 난 다음

 

(오영사람들한테 들킬 게 겁이 났니?

 

그것도 아니면 - 그것도 아니면

 

내가 너를 많이...

 

사랑하거나

 

[잔잔한 음악]

 

약은 내 거였어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

 

(오수대체 내가 왜 사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는데

 

난 왜 이렇게

 

아둥바둥 살려고 하나

 

그냥 끝나도

 

누구 하나 마음 아파할 사람 없는데 [떨리는 목소리]

 

오늘 당장 끝나도

 

아쉬울 것도 없는 인생인데

 

(오수근데...

 

너를 만나고

 

너랑 지내면서

 

그만하자

 

이 방법은 어때?

 

내가 널 떠나는 거

 

(오수그럼 다 끝날 일이야

 

그렇지?

 

떠난다?

 

그래

 

[허탈한 한숨]

 

 

쉽고 좋다그거

 

잘 가

 

[막대기 펴고 탁탁 치는 소리]

 

- (남자뭐야? - (여자안 보이나 봐

 

(여자위험해요

 

[막대기 치며 계단 내려가는 소리]

 

영이야

 

떠나면 끝나?

 

...

 

떠나면 끝나는 거니?

 

난 남고

 

넌 가면 끝나는 거야? [언성 높이면서]

 

그래떠나! [소리 지르면서]

 

떠나버려! [소리 지르면서]

 

[막대기 휘청하는 소리]

 

영아

 

영아

 

[전화벨 울리는 소리]

 

진성아지금 당장 차 가지고 와! [다급하게 소리치며]

 

여기 응급실이 어디예요? [급하게 소리치면서]

 

(의사저쪽으로 가세요

 

(왕비서오빠 오수 씨가 영이한테 위험한 이유가

 

78억의 빚 때문인가요?

 

그 빚은 왜 생긴 거죠?

 

갬블러였는데 스폰서 돈을 횡령했어요

 

빚을 갚기로 한 날짜가 다가오고 있죠

 

지금 그 사람은 사면초가예요

 

난 그 사람이 오빠란 사실 자체를 의심하고 있어요

 

그 사람보단 죽은 오수란 사람이 궁금하죠

 

죽은 오수란 사람은 어떻게 자랐죠?

 

몰라요

 

보육원에 있었단 말은 들었는데

 

보육원요?

 

오빠가 있던 보육원은 어디죠?

 

희망...

 

보람이라고 들었어요

 

[문 열리는 소리]

 

오늘 제의는 생각해보죠

 

난 약속이 있어서

 

[종이 넘기는 소리]

 

[종이 넘기는 소리]

 

진소라 씨는 왜 만나신 겁니까?

 

장 변호사님이 절 안 믿으시니

 

저도 모든 걸 말씀드리기 그러네요

 

[기계음]

 

여기 온통 종양 덩어리입니다

 

[전화벨 울리는 소리]

 

재발이네요

 

수술하죠하루라도 빨리

 

구 박

 

뭐야?

 

수술 못 하겠네이거

 

?

 

또 괜한 희망 주고 있었냐?

 

그래서 내가 널 못 미더워 하는 거야

 

술은 나중에 하자

 

[문 드르륵 열리고 닫히는 소리]

 

저 사람 무철이 누나지?

 

남매가 쌍으로 재수 없이

 

(오수누나누나

 

누나가 수술해줘요

 

난 승산 없는 게임은 안 해

 

게임?

 

사람이 죽어가는데 당신 눈엔 이게 게임으로 보여?

 

당신이 의사야? - 이게 게임이 아니면

 

네가 하는 도박판 게임이 게임이냐?

 

무철이가 하는 깡패 짓이 게임이야?

 

웃기는 놈 아니야이거?

 

누나누나!

 

영이가 깬 것 같아

 

지난 번 비밀 주주 회의에 들어갔던 이 이사를 만났습니다

 

이명호가 단독으로 공장 가동도 하지 않는 현수 법인을 인수했답니다

 

(장 변호사주주들은 왕비서님이 그 일의 책임자인 줄 알고 있고요

 

보고받은 적 없어요

 

보고를 받았다면 제가 장 변호사님께 이 일로 전화드리진 않았겠죠

 

주주들 사이에서

 

돌아가신 오 회장님의 충복이었던 계열사 정 대표를

 

차기 회장에 취임시키자는 말이 나오고 있답니다

 

그럼 영이는요?

 

그 사람들도 영이를 위한다는 명목이죠

 

영이가 원하는 것도 회사의 안녕이니까요

 

정신 차려요장 변호사님

 

그 사람들은 영이를 위한다는 목적으로 날 제거하려는 거예요

 

내가 없어야 지들 맘대로 되니까 [흥분하면서]

 

정 대표가 뭐회장님의 충복?

 

회장님 충복이 이 세상에 나 말고 어디 있어? [화난 목소리]

 

웃기고 있어정말

 

[자리 박차고 일어나는 소리]

 

[화난 발걸음]

 

떠난다며 [차갑게]

 

떠나지

 

왜 안 떠났어?

 

앞이 보이는 너희들은

 

떠난다는 말이 늘 무기지

 

앞 못 보는 내가 혼자 남아 어떤 생각을 할지는

 

상관 없지

 

너희들은

 

의사가 뭐래?

 

재발... 됐대 [떨리는 목소리]

 

내 예상이 맞았네

 

수술하면 된대

 

6살 때도 사람들이 그랬어

 

'수술만 하면 돼'

 

(오영) '항암 치료 20번이면 돼'

 

'다시 재발만 안 되면 돼'

 

말은 참 쉬워

 

영이야

 

안 괜찮아도 되니까

 

울래?

 

아니

 

별로

 

[살짝 흐느끼는 소리]

 

수가 지금처럼 우는 거

 

딱 한 번 본 적 있어

 

영안실에서 죽은 우리 언니 안고

 

기억 나

 

이상하다기분이

 

별로 화도 안 나고 성질도 안 나고

 

뭐야이거

 

[훌쩍거리는 소리]

 

[훌쩍거리며 우는 소리]

 

두 사람 깨울까요?

 

[잔잔한 음악]

 

[문자 수신음]

 

(소라내일이 내가 약속한 3일 째야 기억하지?

 

그곳을 떠날 준비를 해두는 게 좋을 거야

 

불편할 텐데 내려가서 자

 

우리 이제

 

같이 자자

 

내가 떠날 때까지

 

같이 자

 

아픈 게 좋을 때도 있다

 

다른 때 같았으면

 

같이 자는 거 안 된다고 잔소리했을 텐데

 

[급하게 계단 내려가는 소리]

 

[다급하게 세우는 소리]

 

죽으려고 환장했어뭐가 아직 때가 아니야? [격하게]

 

소라가 쫓고 무철이가 쫓고

 

이제 시간 26일 밖에 안 남았는데

 

당장 이명호라 딜해

 

여기 있는 사진 이명호한테 보내고

 

돈 달래서 여기 뜨자

 

이명호한테선 돈 안 나와

 

안 나올지 나올지 형이 어떻게 알아! [소리 치면서]

 

아까도 말했지만

 

이명호가 78억 만드는 거 형이 신경 쓸 일이 아니야

 

걔가 지 집 팔아서 안 되면 형제 집 부모 집을 팔 거고 그걸로도 안 되면

 

(진성머리 좋은 놈이니까

 

회사 돈을 빼돌리든 주식 조작을 하든 어쩌든 하겠지

 

이명호보단 왕비서를 잡아야 돼 - 주제 파악 좀 하지!

 

영이랑 좋아하는 거 다 들켜

 

형 말형 행동형 지금 이 눈빛

 

내가 분명히 말한다

 

시한부는 영이가 아니라 형 너야

 

너부터 살고 봐

 

난 살아

 

어떤 일이 있어도

 

시궁창에 처박히고 무철이 칼이 날 찔러도 나는 살아

 

갓난쟁이일 때

 

한겨울 나무 밑에 버려졌어도 산 놈이야내가

 

날 자식처럼 보살펴 준

 

너네 엄마아빠 배신하고

 

돈 훔쳐들고 나와서도 죄책감 하나 없이 산 놈이야내가

 

희주가...

 

내 앞에서 죽어도

 

산 놈이라고나는 난 어떻게든 살아

 

너도 있고 희선이도 있고

 

살아야 할 이유가

 

너무 많아

 

무슨 생각 해?

 

너랑 같은 생각

 

(진성저 오수 형 동생 진성입니다 78억이 필요합니다

 

일주일 시간 드립니다

 

[차 문 열리는 소리]

 

[차 문 닫히는 소리]

 

형 말 안 들은 거 이번이 처음이야

 

이번에도 들었으면

 

넌 나한테 죽었어

 

이제 난 오수 잊었다

 

질투냐?

 

왕비서나 잡으러 가자

 

너랑 나 연애질은 나중에 하자고

 

(진성아유이놈의 기집애

 

병원 못 옮겨요

 

수술 받든 치료를 받든 영이는 이 병원에 있습니다

 

영이가 지금까지 치료 받던 현 박사는

 

국내 최고 의사예요

 

당신이 뭐래도 난 듣도 보도 못 한 이 병원에서 영이 치료 못 시켜요

 

오늘 당장아니 지금 당장 병원 옮길 거예요

 

일개 집사 주제에 당신이 뭔데?

 

말씀이 심하십니다 - 영이랑 아직 결혼 안 했지

 

그럼 아무것도 아니고그렇지?

 

입 닥쳐

 

그럼 당신은 뭔데?

 

내가 당신을 진짜 오빠라고 믿는 줄 알아?

 

아니난 당신을 안 믿어

 

영이가 믿으니까 나도 믿어주는 척할 뿐이야

 

나 역시 그렇죠

 

영이가 아무 말 하지 않으니까

 

당신을 좋은 집사양 엄마

 

후견인으로 믿어주는 척

 

하고 있죠

 

[긴장감 흐르는 음악]

 

내 뒷조사를 하셨다고요

 

나 역시 당신들 뒷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칠 수 있는 완전한 패를 가지면

 

다시 이렇게 모여 담판을 짓죠

 

그때까지 영이의 수술과 치료는 이 병원의 조 박사님께 받습니다

 

[의자 박차고 일어나는 소리]

 

장 변호사님

 

(명호장 변호사님!

 

[물세례 소리]

 

[물잔 내려놓는 소리]

 

내가 다른 건 몰라도 회사 가지고 장난치지 말랬지!

 

왕비서님

 

지금 무슨 말씀이신지 - 현수 법인!

 

약혼은 파기야

 

왕비서님

 

오수 씨가 절 협박합니다

 

명호를 못 믿는 건 그렇다고 치고

 

왕비서님을 의심하는 이유는?

 

영이 눈

 

뇌종양 때문이 아닙니다

 

영이가 어렸을 때 뇌종양은 고치게 하고 눈은 방치한 거죠

 

그래야 영이를 자기 소유물처럼 - 말조심해!

 

왕비서님은 수십 년을 자네 아버지가 사람 취급을 안 해도

 

영이를 친자식처럼 키운 사람이야

 

어떻게 네가 감히 그 사람을 의심을 해 [화내면서]

 

왕비서가 영이를 방치했다는 증거가 있다면요?

 

가져와그 증거물을

 

괜한 말장난하지 말고

 

그전에나도 자네를 절대 안 믿어

 

그러죠

 

[긴장감 있는 음악]

 

사무장

 

지문 감식 보낸 거 어떻게 됐어?

 

영이야

 

어디 가누워 있지

 

의사 선생님 만나러 가

 

구자성 선생님 방이야 나 좀 데려다줘

 

 

(의사오영 씨

 

어디 가세요?

 

다시 한번 물어볼게요 박사님 가족이 만약 제 경우라면

 

수술과 10번일지, 20번일지 모를 항암 치료를

 

다시 받으라고 하시겠냐고요

 

난 합니다

 

그럼 모든 게 끝나나요?

 

다신 아프지 않고 재발하지 않고

 

전 반드시 살 수 있는 건가요?

 

[곤란한 한숨 소리]

 

그건 아니군요

 

[막대기 젓는 소리]

 

의사가 뭐래?

 

영이야!

 

영이야!

 

우리집으로 가는 거죠?

 

아니우린 현 박사님 병원으로 간다

 

아깐 집에 간다고 했잖아요 넌 집에 못 가

 

차 세워요

 

차 세워! - 그냥 가

 

회장님! [다급하게]

 

영이야영이야! [긴박한 목소리]

 

(왕비서영이야영이야!

 

[차 급정거하는 소리]

 

[뺨 때리는 소리]

 

뭐 하는 짓이야! [고함치면서]

 

오빠 아파요오빠 왜 그러세요?

 

우리 어디 가요?

 

네가 영이랑 고등학교 때 찾아간 그 의사를 만나러

 

영이한테 RP라고 말한 그 의사가 있는 병원 기억하지?

 

오빠가 그걸 어떻게... - 영이 일기장을 봤어

 

(오수거짓말할 생각 마차 타

 

오빠그때 제가 왕비서님한테 - 차 타!

 

 

[차 문 닫는 소리]

 

[차 급하게 출발하는 소리]

 

여기 있는 사람 다 나가!

 

(왕비서어서

 

다 나가! [소리친다]

 

[멀어지는 발소리]

 

넌 수술해내가 시켜

 

난 수술 안 해요

 

더는 어떤 치료도 안 받아

 

죽을래?

 

그러려고

 

[뺨 때리는 소리]

 

[오영 주저앉는 소리]

 

내가 널 처음 쳤다 그동안 나랑 살면서

 

넌 내 뺨을 열 번스무 번 쳤어도

 

난 지금 널 처음 쳤어

 

알아

 

이게...

 

네가 나한테 하는 복수니?

 

언제부터 준비했니 이런 잔인한 복수는?

 

6살 때부터?

 

네가 처음 뇌종양에 걸린 그때부터?

 

너도 내가 널 이용한다고 생각했니?

 

네 주변 회사의 다른 사람들처럼?

 

내가 이 집안의 재산이 탐이 나 네 아빠를 죽이고

 

(왕비서널 조종해서 회사를 말아먹고

 

가당찮은 이명호랑 결혼을 시키려고 하고

 

널 인형처럼 조종해 결국은 회사의 회장 자리를 탐내는...

 

너도 날 그 정도 수준으로밖에 안 봤니? [억울하게 소리치며]

 

아니

 

당신은 그 수준은 아니지

 

한때는...

 

당신을 그렇게 오해한 적이 있었지

 

당신은 사람이 아닐 거다 괴물일 거다

 

(오영힘이 있다면

 

죽이고 싶을 때도 있었어

 

그래서그게 안 돼서 네가 죽어서

 

복수한다?

 

그러다 어느 날 그런 생각이 들었어

 

이 집에 아무도 없을 때

 

계단 위에서

 

날 밀기만 해도 난 죽을 텐데

 

(오영당신은 왜 안 그러나

 

내가 잘 때

 

당신이...

 

이불만 뒤집어 씌워도 난 어쩔 수가 없는데

 

왜 당신은 깊은 밤 내 방을 찾아와

 

내 이마랑 손만 만지고 가나

 

회사가 탐났다면 너한테 점자를 가르치지 않았으면 돼

 

시각장애인 컴퓨터를 가르치지 않았다면

 

넌 서류 한 장 볼 수 없는 무용지물이 됐을 거야

 

(왕비서그런데 내가 가르쳤어

 

점자를 배우지 않겠다는 너한테

 

하루에도 열두 번도 더 뺨을 맞아가면서

 

기어이 포기하지 않고 내가 지금의 널 만들었어

 

기억해

 

'영이야이 회사는 네 거야'

 

'네 걸 챙기려면 싫어도 배워야 해'

 

'눈먼 네가'

 

'이 무서운 세상을 살아갈 방법은 이것밖에 없어'

 

'배워야 해'

 

당신이 한 말다 기억해

 

영이야수술받자

 

수술하면 살 수 있어 재발하면 어때?

 

또 받으면 되지영이야수술하자

 

난 너무 지쳤어

 

(오영안 해

 

결혼할래

 

오빠가 곧 떠나요

 

오빠한테 마지막으로 예뻐보이고 싶어

 

(오영내가 결혼하면

 

오빠도 걱정은 덜하겠지

 

그거면 돼 - 그래

 

웨딩드레스는 입혀주마

 

여자로 태어나서 웨딩드레스 한번 입어보겠다는데 못해줄 거 없지

 

결혼식과 수술동시에 진행하면 그뿐이니까

 

난 수술 안 해요

 

아니넌 수술받게 될 거야

 

앞 못보는 널 수술대에 눕히는 일은 나한테 어려운 일이 아니야

 

(왕비서우리 이 지겨운 싸움은 네가 살고 싶어할 때까지 계속될 거야

 

올라가

 

[문 열리는 소리]

 

[문 쾅 닫히는 소리]

 

있어?

 

없어요

 

그 의사 이름 몰라?

 

... 뭔데

 

기억이 잘 안 나요

 

저기요이 병원에 안과의

 

곽 선생님이란 분을 찾는데

 

혹시 지금 안 계시나요?

 

오빠!

 

오빠오빠오빠! [차가 급하게 출발하는 소리]

 

제가 알기로 그분은 10년 전에 여기 나가서 개인 병원 내셨어요

 

그 개인 병원 위치가 어떻게 되죠?

 

그건 저도 모르죠

 

[전화벨 울리는 소리]

 

[차 문 닫히는 소리]

 

이미 왕비서는 네가 돈 때문에 영이한테 온 걸 알고 있어

 

모르는 건 딱 하나

 

네가 영이의 가짜 오빠인 거 하나지

 

네가 지금 여기 오지 않았다면 나 왕비서한테 모든 걸 말하려고 했어

 

근데... 네가 왔네

 

분명히 말한다

 

내가 왔어도

 

왕비서한테 말해

 

의리 없는 애랑은 못 놀겠어

 

난 너한테 이렇게 당해도 별로 할 말이 없어

 

널 가지고 논 대가라고 생각하면 돼

 

근데...

 

넌 김 사장한테 이러면 안 되지

 

네 가족을 먹여살려주고

 

16살짜리 양아치 같은 널 데려다 이만큼 만들어준 사람한테

 

사랑은 의리가 아니야

 

사랑은 내가 알지

 

네가 나한테 하는 건 집착

 

사랑은 말이야아주 간단해

 

상대가 끝났다고 하면...

 

끝나는 거

 

싫다는 사람 같이 사랑하자고 하는 건 집착

 

사랑은 거래가 아니어서

 

배신이 없어

 

자기가 좋아 시작한 거니까

 

생색도 안 통하고 자랑도 안 통해

 

네가 우긴다고 집착이 사랑이 되진 않아

 

영이란 애가 그렇게 좋은 거야?

 

네가 이렇게 목숨을 걸 만큼?

 

모든 인간은 딱 한 번

 

죽는다는 말을 기억하려고 해

 

그렇다면 지금이 나쁘지 않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걘 네가 오빠라서 좋은 거야

 

네가 오빠가 아니면 당장이라도 끝낼걸

 

알아

 

때가 되면 기꺼이

 

떠나려고

 

[차 문 여는 소리]

 

[차 문 닫는 소리]

 

나 진짜 말할 거야

 

왕비서한테 네 정체 진짜 말할 거라고! [소리 지르면서]

 

[전화 연결음]

 

엊그제 한 비서를 만난 건 진짜 마지막 인사였습니다

 

현수 법인의 공장 가동 중지는 우리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해

 

인수 금액이 생각보다 훨씬 적게 들었습니다

 

현수 법인이 피엘 그룹의 새로운 차기 주력 사업이 될 거라고

 

전 확신합니다

 

남자들 여자 문제

 

한 번은 눈감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널 여기까지 끌고 온 거야

 

영이한테 회사는 목숨줄이야

 

다시 한번 나 모르게 이런 장난을 친다면

 

네 끝은 아주 참담할 거야

 

압니다

 

결혼보다 수술이 먼저야

 

결혼식 준비 전에 수술 날짜가 잡히면

 

수술이 먼저야

 

결혼식은 하루아침에 끝날 수 있지만

 

(명호수술은 이후 경과도 봐야 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데

 

제 생각엔...

 

하시란 대로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보람 보육원 주소를 전부 찾아서

 

내 이메일로 보내

 

시골집에 먼저 가있겠습니다

 

내일 영이 시댁 될 어르신들 뵈러 가기로 했어요

 

내가 데려가고 싶은데

 

죽어도 영이가 오빠랑 가겠대요

 

지금 중요한 건 결혼보다 수술이에요

 

처음으로 맞았네요 우리 둘의 의견이

 

근데 영이가 수술보다 결혼식을 하고 싶어해요

 

그래서 내가 수술과 결혼을 동시에 진행하자고 제의했죠

 

영이 어디 있어요?

 

방에진성 씨가...

 

이 본부장을 협박한 거 아세요?

 

[긴장감 흐르는 음악]

 

이명호한테 과거 여자가 있었던 건 영이도 나도 이미 아는 사실이었고

 

'과거는 덮어두자'가 우리 둘의 소신이에요

 

진성 씨한테 전해주세요 돈은 못 준다고

 

그리고 조심하세요

 

영이가 당신을 믿고 있어서 내가 이 모든 걸 참고 있지만

 

영이 수술이 끝나면 당신은 친오빠라도 끝이야

 

수술만 받으면 끝나도 상관없습니다저도

 

근데... 제가 끝날 때

 

왕비서님도 같이 끝나야 할 겁니다

 

[계단 올라가는 소리]

 

내가 너무 염치가 없어 보여?

 

언제 죽을지 모르면서 결혼한다니까

 

내가 염치없어 보이냐고

 

그래?

 

그래서 말 안 해나랑?

 

짧은 결혼생활이 될지 어떨지 모르지만

 

그 사람이 피엘 그룹 후계자가 되면

 

나도 보상할 만큼 한 거잖아

 

(오영안 그래?

 

수술해 - 여잔...

 

웨딩드레스 입을 때가 제일 이쁘대

 

기대해

 

영이야

 

우리가 함께 있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게

 

우리에겐 시간이 없어

 

[차가 경적 울리고 급정거하는 소리]

 

어떡할 거야어떡할 거야? - (진미잠깐만요

 

(진미이제 곧 우리 오빠 올 거거든요

 

우리 오빠 오면... 오빠히잉 [갑자기 운다]

 

(사람당신이 오빠야어쩔 거야내 차?

 

이 차가 얼만지 알아?

 

무려 2억이야, 2

 

당신 동생 무면허지?

 

맞지?

 

너 이 차 누구 거야?

 

이슬이네 아빠 거

 

(이슬비켜비켜요비켜요!

 

어머어떡해 [울먹이면서]

 

너 이거 어떡할 거야어떡해! [신경질적으로]

 

아오짜증 나차가 무슨 2억이야 [발 구르고 징징대면서]

 

고만해라

 

[진미 징징대는 소리]

 

(진미아오짜증 나

 

네가 지금 뭘 잘했다고 울어시끄럽게! [소리 확 지르면서]

 

[진미더 크게 운다]

 

(진미차가워이씨

 

오빠어디 가?

 

찌그러져 있어라

 

[입으로 '하는 소리]

 

[자동문 열리고 나오는 소리]

 

너 어디 가?

 

김 사장한테 돈 빌리러

 

너 미쳤어?

 

일단 막아야 돼 엄마아빠 알면 기절해

 

 - 그럼 어떡해!

 

난 돈 있는 놈이라곤 김 사장밖에 모르는데

 

[뺨 때리는 소리]

 

일단 진정하고

 

머릴 짜보자오수한테도 알리고

 

방법을 찾아보자? - (이슬오빠

 

어우죽는 줄 알았네 [한숨 내쉬며]

 

오빠걱정 마해결됐어

 

나 아는 오빠가 지금 그 차주 만나서 합의봤대

 

쟤 뭐래냐? - 그러게

 

이슬아

 

기대된다이명호씨 부모님들이 어떤 분들인지

 

난 환상일지 모르지만 농사짓는 분들은 다 착할 것 같아

 

오빠 네 생각은 어때?

 

결혼식은 오빠 네가 떠나는 전주에 해야겠어

 

(오영우리 신혼여행 같이 가자

 

오빠랑 진성 씨랑 희선이랑 다 같이

 

(오영재밌겠지?

 

청첩장을 만들어야겠다

 

(오영가족들만 모여 소박하게 하면 좋겠지만

 

그룹의 주주분들은 모셔야 할 것 같아

 

주례는 장 변호사님이 하고

 

(오영결혼식장에 들어갈 땐 오빠 네 손을 잡고 들어가고

 

왜 대답이 없어?

 

설마 식장에...

 

나 혼자 들어가게 하려고 하는 건 아니지?

 

(오영암튼 그러기만 해봐 가만 안 있을 거니까

 

[차가 끼익 정차하는 소리]

 

[차 문 여는 소리]

 

[차 문 닫는 소리]

 

[차 문 여는 소리]

 

나와

 

상견례 가기 전에 네 결혼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해보자

 

제가 오늘 왕비서님을 만난 건

 

오빠 오수 씨와 제가

 

여기를 떠날 수 있게 도와달란 부탁을 하기 위해서예요

 

저는 그 사람한테 돈을 줄 수 있어요

 

아직 사랑하거든요

 

근데 돈만 가지고 끝나는 문제만은 아니어서...

 

우리 둘이 안전하게 있을 곳이 필요해요

 

아무도 모르게 한국을 빠져나갈 수 있게

 

(소라왕비서님께서 도와주시면

 

피엘 그룹에 어떤 피해도 입히지 않고 조용히 그 사람과 여길 떠날게요

 

[발걸음 소리]

 

이상하네사진이 없어졌네요

 

분명히 있었는데

 

두어 달 전에도 어떤 여자가 찾아와서 제가 보여줬는데

 

오수를 누가 찾아왔었다고요?

 

젊은 여자가 찾아왔었어요

 

오빠가 있던 보육원은 어디죠?

 

희망...

 

보람이라고 들었어요

 

죄송하지만 우리나라 보육원과 연계가 되시면

 

희망 보육원을 좀 찾아봐주시겠어요?

 

알겠습니다 - 

 

(보육원 직원우리 보육원엔 오수란 사람이 없었는데요

 

알겠습니다

 

말씀 좀 물을게요

 

거기 보육원생 중에 오수란 사람이 있었나요?

 

(중태장 변호사님사진 찾았습니다

 

장 변호사님

 

오수가 떠나기 전에 기념으로 찍은 사진인데

 

보세요상처가 왼팔에 있죠

 

(중태지금 오수는 오수가 아니에요

 

아이고

 

(오수여기 아주 좋은 웨딩 플랜하는 회사가 있다

 

우리나라 재벌들이 단골이래

 

여기다 다 맡기면 되겠네

 

결혼 반지청첩장웨딩드레스

 

신혼여행기타 등등 - 좋다

 

거기에 맡기자

 

이명호여자 있는 거 알아?

 

아마... 다 지난 일일걸

 

이명호가 회사돈을 유용했다며

 

왕비서님이 계셔서 쉽진 않을 거야

 

 

대단하다멋지다진짜 [빈정대는 투로]

 

말투가 왜 그래?

 

예쁘고 착하고 쿨하고 머리 좋고 돈 많고

 

게다가 죽음까지 두려워하지 않고

 

- (오수진짜... - 비꼬지 마

 

참 재수없다

 

내가 너보다 나은 게 하나 있어 딱 하나

 

난 그 어떤 순간에도 살고 싶어한다는 거야

 

난 네가 날 이해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죽고 싶었던 순간이 너도 있었다며

 

그래서 약을 준비한 거라며

 

오기지그건

 

그 약을 보면서 죽을 각오로 살자

 

분명히 말하지만 난...

 

늘 살고 싶어

 

넌 살고 싶으면 살아지지만

 

난 살고 싶어해도 살 수 없어

 

6살 때부터 준비한 거야

 

만약 언젠가 때가 오면

 

지금처럼 웃으면서 가야지

 

구차하게 연연해 말아야지

 

너랑 있는 이 순간도

 

너무 좋고 따뜻해도

 

연연해하지 말아야지

 

그립지 말아야지

 

단념하지 않으면 구차해질 뿐이니까

 

애원하지 말아야지

 

6살 때부터 준비한 거야

 

그러니까...

 

날 흔들지 마기대하게 하지 마 [단호하게]

 

가자

 

이명호 씨여기 신내 가는 길 커피숍입니다

 

이리 좀 와주세요

 

뭐 하는 거야? [언성 높이면서]

 

널 여기 두고 나 혼자만 가려는 거야

 

...

 

거짓말하는 데 아주 재주가 없어

 

넌 죽고 싶지 않아

 

(오수넌 살고 싶어

 

네가 그걸 인정하는 순간 초라해지는 게

 

겁날 뿐이지근데...

 

미안하게도

 

지금 네 모습이 난 더 초라하게 느껴져

 

[의자 박차고 나가는 소리]

 

가지 마나랑 같이 가

 

같이 가

 

죽는 순간까지 나랑 즐겁게이게 즐겁니?

 

네 뜻대로 안 돼

 

(오수살고 싶다고 말하지 않으면

 

이제 아무것도 네 뜻대로 안 될 거야

 

어디 가같이 가

 

이리 와

 

[공 튕기는 소리]

 

[공 골대 부딪혔다 튕기는 소리]

 

[공 튕기는 소리]

 

뭐냐? - 선희 누나

 

조 박사님한테

 

영이 수술 부탁해줘

 

[공 튕겨서 굴러가는 소리]

 

착한 애야

 

(무철어우 [발로 차는 소리]

 

[무철소리 지르며 발로 차는 소리]

 

[오수짧은 비명]

 

[무철소리 지르며 차는 소리]

 

[오수짧은 비명]

 

[오수신음 소리]

 

[무철이 악물고 오수한테 주먹질하는 소리]

 

[오수신음 소리]

 

[오수낮은 신음 소리]

 

[낮게 흐느끼는 소리]

 

살려주라

 

[오수흐느끼는 소리]

 

(오수 [울면서]

 

[오수흐느끼며]

 

부탁해 [애절하게]

 

내일 또 올게

 

모레도 또 올게

 

내가 형...

 

네 손에 죽으면 되잖아

 

영이는 살리자

 

죄 없는 애는 살리자 [울먹이면서]

 

희주처럼은 만들지 말자 [애절하게 울면서]

 

!

 

! [울면서]

 

 [감정에 북받쳐 울면서]

 

어머얼굴이 왜 그러세요?

 

[계단 올라가는 소리]

 

밤늦게 죄송합니다 거기 희망 보육원이죠?

 

예전에 있었던 오수라는 보육원생을 찾고 있는데

 

그런 사람이 있었다고요?

 

[문 열리고 오수 들어오는 소리]

 

[전화벨 울리는 소리]

 

나야 - 알아

 

난 눈이 보이거든

 

왜 그렇게 말해?

 

그런 말이 나한테 상처줄 거라는 거 생각 안 해?

 

 

근데 왜 그래?

 

네가 나한테 상처를 주니까 나도 돌려주는 거야

 

난 상처준 적 없어

 

그건 네 생각이지네 방 가

 

얘기해 무슨 얘기?

 

네가 죽고 나서 내가 널 그리워할 거다말 거다그런 얘기?

 

네 결혼식 마지막으로 보고 떠나야 하는 내 기분에 대해무슨 얘기?

 

오늘 상견례했어그 얘기해

 

부모님이 좋으신 것 같더라

 

눈도 안 보이는 애가 어떻게 알아네가?

 

오늘은 얘기 안 되겠다

 

나 다쳤어

 

아주 많이

 

눈은 터지고 입도 터지고 피도 나지

 

근데 넌 날 볼 수가 없어

 

(오수아니넌 보려고도 안 하지

 

수술이 두려우니까

 

(오수눈도 뇌도

 

방치하지

 

왜 다쳤어?

 

어디가 다쳤어?

 

넌 내가 보고 싶지 않지?

 

내가 보고 싶단 말은 다 거짓말이야

 

그렇지?

 

그래거짓말이야

 

이제 속이 시원해?

 

[벽으로 미는 소리]

 

아니그닥 시원하지 않아

 

네 거짓말이 좀 지겨워질 뿐이야

 

그래서 난 이제 떠나려고

 

왜 왔어?

 

처음부터 이러려고 왔어?

 

아니처음부터 이러려고 오지 않았어

 

근데...

 

네가 이렇게 이기적인 앤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오지 말 걸 그랬다

 

나도 후회하는 중이야

 

[오영떨리는 숨소리]

 

대체 나한테 뭘 원해?

 

살고 싶다는 말

 

살아야겠다는 의지

 

[오영한숨]

 

그럼 뭐가 달라지는데? [따지는 말투]

 

난 살 수도 없는데

 

네가 보고 싶지 않냐고아니보고 싶어!

 

(오영네가 오고부터...

 

난 매일 네가 그리워

 

그럼 뭐 해?

 

난 볼 수도 없는데

 

나도...

 

무서워죽는 게

 

왜 날 이렇게 자꾸 약하게 만들어?

 

왜 날 자꾸 살고 싶게 만들어?

 

(오영가지 마나랑 얘기해!

 

- (오영오빠가지 마! - (오수오늘은 내가 널 버린 날이야

 

(오수못 보더라도 잊지 마 난 널 버렸어

 

자세히 보니까 옛날 얼굴이 남아 있네요

 

(무철) 5일 까자누나한테 영이란 애 치료 맡기는 대가로

 

(진성형 죽이려면 나도 죽여 나도 죽여!

 

(오수영이와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잊지 말자

 

그래서 무철이 형의 칼을 맞을 때 절대 억울해하지 말아야지

 

(장 변호사오늘이라도 오수를 이 집에서 내쫓는 게

 

사진 다시 한번 봐요

 

(선희이런 케이스가망 없어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게 해

 


.그 겨울,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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