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바람이 분다 9회
[긴장감 흐르는 음악]
[문 여는 소리]
[문 여는 소리]
[서랍 뒤지는 소리]
영이야
(오수) 영이야!
[쨍그랑, 물잔 깨지는 소리]
[긴장감 흐르는 음악]
누구? (힘 없이)
나, 오빠야
[약한 신음 소리]
영이야
야, 약은?
오빠 미안해
약속 못 지켜서
근데...
내가 이 약 먹어야겠어
[긴장감 흐르는 음악]
(오수) 영이야
약 줘
아파
먹어야겠어
도저히...
못 견딜 것 같아서
그래, 먹자
약 내가 줄게
일단 약을 나한테 줘
나, 물 좀
목이 너무 말라, 물 좀
그래, 물 줄게
[다급한 발소리]
[고통스러워하는 신음 소리]
약 떨어졌어
주울게
[약 알맹이 떨어지는 소리]
먹어
[초인종 소리]
[멀어지는 발소리]
[급한 발소리]
[긴장감 흐르는 음악]
[약 찌그러트리는 소리]
집 근처에 있어, 내가 나갈게
[인터폰 끄는 소리]
[핸드폰 버튼 누르는 소리]
[전화 연결음]
미라야, 너 어디야?
우리 집 근처? 지금 당장 집으로 좀 와
[발소리]
약 먹어, 영이야
어
[약 입에 넣는 소리]
[긴장감 흐르는 음악]
이제 방에 가자, 오빠가 안을게
(오영) 있잖아
내 방에 보일러 좀 더 올려줘
몸이 자꾸 추워
그다음에 날 방에 데려가
그래
[급하게 멀어지는 발소리]
[초인종 소리]
오빠, 저요
(미라) 무슨 일이에요?
영이가 좀 안 좋아
나 좀
[급하게 오는 발소리]
영이야, 오랜만이야
나 방에 좀
(오수) 어, 그래, 내가 안고 갈게
미라야, 주방 바닥 좀 닦아주라
네, 오빠
영이야, 너 정말 괜찮아?
내가 보기엔 많이 안 좋은 것 같은데
근데 오빠가 급한 일이 있어서 잠깐만 나갔다 올게
오빠 오면 병원 가자
약 먹었으니까 괜찮을 거야
근데 오빠...
그 약... 정말 먹으면
편해져?
고통도 절망도 괴로움도
다 사라질 만큼
편해지냐고
세상에 그런 약은 없어
내가 너한테
마음 편해지라고 거짓말을 했어
그냥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럼 먹어도 상관없는 건데
왜 그렇게
내가 그 약을 못 먹게 했어?
(오수) 좋아, 써
유언장, 죽여줄게
영이야
(오수) 죽고 싶을 때 먹으면 마음이 아주 편해진대
(오영) 그럼 이거 나 줘
(오수) 그럴까? 그냥 그거...
너 줄까?
땀이 너무 많이 난다
[문 열리는 소리]
[점점 다가오는 발소리]
영이야
다녀와, 어디 간다며
너 아무래도 이상해
- 땀이 너무 많이 나 - 그래서 지금!
내가 미라한테 부탁해 땀을 닦겠다잖아 [신경질적으로]
- 왕비서한테 전화할게 - 하지 마
그 여자가 너한테 아무 짓도 못 하게
내가 네 옆에 있으면 돼
근데 지금은 그 여자가 필요해
[전화 연결음]
네, 왕비서님, 저 오수입니다
[멀어지는 오수 발소리]
영이가 아픕니다 빨리 집으로 오세요
[계단 내려가는 소리]
너 왜 나한테 온 거야?
오빠 부탁 때문이라면 가
오빠 때문이 아니야
나 매일 너한테 사과하러 오고 싶었어
(미라) 왕비서님한테 말한 거
근데 영이야
나 돈 때문에 그런 것만은 아니야
네가 어려서 나 왕따했다고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난 돈도 좋지만...
내가 너에 대해 말하면
왕비서님이 널 더 잘해줄 거 같아서
고등학교 때 병원 일도
- 병원? - 너도 분명히 들었잖아
내 눈이 뇌종양 때문이 아니라는 의사 말
왕비서님이 그 의사 돌팔이라 그랬어, 아무것도 모른다고
근데 왜 그땐...
장 변호사님 앞에서 그런 말 들은 적이 없다고 했어?
미안해 [울먹이면서]
(미라) 미안해 [울면서]
[미라 흐느끼는 소리]
정말 미안해?
그래, 정말
정말이야
좋아
그럼 그만 울고
날 좀 도와줘
날 머리부터 발끝까지 닦이고
속옷까지 다 갈아입혀
어, 알았어, 알았어
[서랍 여는 소리]
(오영) 마지막으로 널 믿고 말하는 거야
난 오늘 안 아팠던 거야
조금 이따 왕비서가 오면 넌 그렇게 말하는 거야
'영이 별로 안 아팠어요 별일 아니에요'
오빠가 다시 와도 넌 그렇게 말하는 거야
그러다 더 아프면?
너 병원 가야할 것 같은데
이번에 병원에 가면
난 다신 이 집으로 못 돌아올 거야
너도 기억하지, 아빠 돌아가시고
내가 편두통 때문에 병원에 한 달 이상 갇힌 거
설마 그때처럼 내가...
병원에 갇히길 바라는 건 아니지?
아니, 아니
옷 갈아입혀 줄게
친구 수민이
(왕비서) 날 만나려는 이유는요?
이명호 본부장이 절 찾아와 오수 씨에 대해 물어보신 거 보면
왕비서님께서 오수 씨에 대해 궁금하신 게 많은 것 같아서요
언제 만날까요?
저도 일정이 있어서...
제가 편한 날 연락드리죠
참
제가 오수 씨가 오영 회장님께 위험한 인물이라는 정보는
미리 드리죠
[스릴 있는 음악]
차 빨리 몰아
네
저놈이 오늘 여자 만나긴 틀렸네 왕비서가 있어서
젠장
[살짝 웃는 소리]
에이, 이쁜 것, 자는 것도 이쁘다
일단 오늘은 철수해야 되겠다
김사장이 너 여기 온 줄 알아?
김사장한테 전화했어
그냥 스친 것뿐인데 네가 과민하다고
난 당신뿐이다
그랬지
(소라) 늘 그랬던 것처럼 그 사람은 날 믿어줬고
그 사람이 잃어버린 70억이
내가 아닌 너한테 있다고 했을 때 믿어줬던 것처럼
왜 나한테 돈을 안 달래?
넌 내가 죽어도 그 돈을 안 줄걸
내가 돈이 아니면 네 옆에 붙어있을 이유가 없다는 걸 아니까
(오수) 끝까지 미끼로 삼겠지
미저리 같은 네 옆에서 늙어 죽느니
김사장이랑 무철이하고 깨끗이 한번 붙는 게 나아
왕비서를 만나기로 했어
3일 시간 줄게 여기 생활 정리하고 전화 줘
- 네가 좋아하는 배우 생활 안 할래? - 어
안 하게
진짜 뭐 하는 짓이야? [짜증 내면서]
널 사랑하는 짓이지
넌 내 방식이 맘에 안 들겠지만 난 이렇게밖엔
오수 널 다룰 방법을 몰라
3일이야, 3일이 싫어? 지금 끝내?
난 괜찮은데
(소라) 근데 넌...
이쁜 동생하고 작별 인사는 해야 하지 않나?
(윤 형사) 얘 잘 알죠
- 어떻게 알아? - 청담동 유명 갬블러예요
지금은 맘 잡았는데 한 1년 전부터인가
이탈리아 레스토랑 쉐프한다 그러던데
- 이탈리아 쉐프? - 네
무슨 그룹 아들이라는 소문도 돌고
(윤 형사) 아니, 근데 이 친구가 왜?
어, 아니야
- 일 있댔지, 가봐 - 아, 예, 그럼
아니, 윤 형사는 왜 만났어요?
쟤 질 안 좋다던데
청부업자랑 손잡고 일한다는 소문이 돈다고
손변 사무장이 막 뭐라 하더라고요
청부업자랑 손을 잡아?
네
단순한 편두통이에요, 편두통
죽도 벌써 세 그릇째 먹었는데
이거 보세요, 이거 세 번째 죽 그릇이었는데 반이나 먹었지
영이가 많이 아프면 어떻게 죽을 먹겠어요?
(미라) 아, 오빠한테 물어보시면 되겠다
오빠, 영이 괜찮죠?
왜 이렇게 시끄러워요?
- 오빠가 네가 아프다고 나한테 전화 - 단순한 편두통이에요
오빠가 내가 진짜 아프면
아픈 날 두고 이 밤에 자기 볼일을 보러 나갔겠어요?
안 그래, 오빠?
약 먹고 괜찮아졌어요 [싸늘하게]
근데...
왕비서님이랑 오빠랑
언제부터 그렇게 친했어요?
난 둘이 안 친한 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까
서로 전화까지 하면서 죽이 잘 맞는 것 같아서요
내가 유언장을 쓰고 나서
부쩍 오빠가 내가 아프길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도 내 방에 오지 말아요
약기운 때문에 일찍 자야겠으니까
담에 영이가 아프단 말을 할 땐 조심하세요
내가 영이 건강에 예민한 거 아시죠?
그리고 스캔들 조심하시고요
진소라 씨랑 나가는 걸 주주들이 봤습니다
저, 오빠 [조심스럽게]
[오수 발소리]
너 단순한 편두통이 아니야
미안한데
네가 날 걱정할 때마다 난 유언장이 생각나
싸가지가 없게 생각돼?
근데 어쩌지?
미안하게도 난 그 생각을 지울 수가 없네
아프길 바라는 게 아니면 그만해
오늘은 오빠가 여기서 같이 잘게
- 바닥에 이불 깔고 - (오영) 아니
혼자 있고 싶어
가
맘 바뀌면 전화해
올게
[급하게 숨을 몰아쉰다]
이걸 어째 죽을 한 수저도 안 드셨네
무슨 말이에요?
미라가 죽을 세 그릇이나 비웠다는데
세 그릇은 무슨
하도 안 드신대서 제가 반절만 드렸는데
고스란히 수저가 그대로잖아요
(아줌마) 아우, 참
(현 박사) 일단 지난 정기검진 땐 아무 이상이 없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왕비서님
영이 말대로 편두통이 맞을 겁니다
현 박사님
만약 영이가...
뇌종양이 재발된 거면 어쩌죠?
박사님도 아시겠지만 전 영이 없으면 못 살아요
(현 박사) 아니, 무슨 그런 말씀을 [웃으면서]
내일도 영이가 아프면 제가 바로 가겠습니다
그럼 되겠죠, 왕비서님?
네, 그럼 들어가세요
[문 열리는 소리]
[문 닫히는 소리]
[점점 다가오는 발소리]
[애틋한 음악]
[점자 찍는 소리]
[풍경 울리는 소리]
[풍경 울리는 소리]
(오수) 내가 네 옆에 없어도 바람이 불지 않아도
이제 언제나 풍경은 흔들릴 거야
잘 자, 영이야
[풍경 흔들리는 소리]
[풍경 흔들리는 소리]
[풍경 흔들리는 소리]
[풍경 흔들리는 소리]
(진성) 영이야, 괜찮아?
난 어제 형이 하도 네 걱정을 해서 네가 어떻게 됐는 줄 알았다
(왕비서) 옷을 입었네, 왜? 복지관 가게?
그냥 하루 쉬지?
너 좋아하는 깨죽이야
- 밥 주세요 - 그래, 밥이 낫지
네가 정말 다 나았구나
9시 방향에서 3시 방향으로 죽순 무침, 송이 장조림
시금치, 굴전
김치가 있어, 국은 들깨국이고
아이고, 진짜 살았네, 우리 아가씨
(아줌마) 왕비서님 밤새 못 주무시고 거실을 서성 서성
아가씨 깰까 봐 무서워 방문도 못 여시고
내가 어찌나 맘이 안 됐던지
고맙네요, 왕비서님의 배려가
누군 내가 불면증이 있든 말든 잠이 깨든 말든
(오영) 상관없이 내 방을 들락거리던데
누가 네 방을 들락거려? 난 아닌데?
형이 너 아픈 게 진짜 걱정이 됐나 보다
(진성) 그렇지, 형?
오늘 복지관 같이 가자 내가 데려다줄게
복지관 가는 시간은 내가 혼자 있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 거 몰라?
어젯밤 잠도 방해했으면서
왜, 이제 그것도 방해하게?
[수저 쾅 내려놓는 소리]
[의자 미는 소리]
[나가는 발소리]
야, 너 진짜 너무한다 형은 네 걱정 때문에...
관두자
[의자 끄는 소리]
천천히 먹어
(진성) 이 집을 뜰 때가 됐네, 진짜
뭐야, 쟤?
형, 우리 여기 빨리 뜨자, 아주 이 집이고 영이고 다 정 떨어진다
오늘도 어제처럼 희선이랑 이명호 뒤 밟을 거야
(진성) 형은 동일이 형 만나서 왕비서네 식구들 뒷조사했나 알아봐
빨리빨리 일 끝내고 뜨자고
형
뭐 하는 거야?
지금 내가 심각하게 얘기하는데 진소라가 형 쫓고 들키기 일보직전인데
(진성) 형은 영이만 걱정돼? 형 걱정은 안 돼?
걱정돼
(진성) 형, 어디 가?
(동일) 어, 왜?
나 좀 만나, 지금 갈게
오수가 여기서 지금 들키면
난 돈 못 받아 나중에라도 그 사람이 또 물으면
말 잘 해
[종이 봉투 부시럭거리는 소리]
아, 김사장이 너랑 수 없앤다고 벼르더라
네가 오수 처치 안 하고 미적거린다고 맘에 안 든대
네가 오수 가드인지 걔 하수인인지 헷갈린대
소문에는 소라가 오수를 다시 만난다는 말도 있고
암튼 조심해라
제가 의사라도 이 약 성분은 이렇게 봐선 뭐가 뭐지 모르겠네요
야, 이게 뭔데? 누가 준 건데?
어떻게 약의 성분을 알 수 없을까요?
알아볼게요, 제 친구가 제약사 연구소에 있는데
부탁하면 알아볼 수 있을 겁니다
부탁할게요
(무철) 너 왜 아직까지 나한테 돈 안 갚는 건데?
왜? 소라는 영 아니야?
70억 챙긴 거 벌써 다 썼대?
[공 튀기는 소리]
아이, 그럼 안 되는데
난 또 소라가 너한테 돈 줄 줄 알고 네 거처 알려준 건데
그럼 동생 약 먹이지?
[공 튀기는 소리]
(무철) 우리가 약속한 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약 써
약 안 쓰면 네가 78억을 구할 방법이 없을 건데
[공 튀기는 소리]
설마...
그 약을 네가?
[무철, 비웃는다]
[공 튀기는 소리]
- 부탁 하나만 하자 - 무슨 부탁?
선희 누나한테 영이를 한번 보여주고 싶어
누구한테 누굴?
누나가 우리나라 뇌 전문 최고잖아
인터넷에서도 그러고 남들도 그러고
동생이...
가짜 동생 영이라는 애가
어려서 뇌종양에 걸렸었는데
(오수) 최근에 너무 아파해서
부탁 좀 하자, 좀! [신경질 내면서]
돈은 갚을 거야
[오수] 내가 어떻게 해서든 돈은...
너 진짜 연애하냐? 가짜 동생이랑?
목숨 걸고 연애질?
아주 쇼를 한다 [빈정대면서]
희주는 내가 죽인 게 아니야
사고였지
내 잘못이 아니라고
넌 할 수 있는 게 변명밖에 없지
변명이라도 할 수 없었으면
내가 날 벌써 죽였겠지
어떻게 살았겠어?
너 역시...
희주를 지키지 못한 걸 내 탓으로 미루고
이렇게 사는 거 아니야?
(오수) 비아냥이 아니야, 우리 둘 다 필요한 변명을 했던 거라고
이렇게라도 살기 위해선
28일, 28일 남았다
돈은 어떻게 해서라도 갚아 근데 죄 없는 애는 좀 살리자
선희 누나 좀 설득해줘
제발
네 이런 모습을 전에도 본 적 있지
내가 희주를 사랑한다고 했을 때
28일 후
네가 반드시 죽어야 될 그때도 지금처럼 그 애만 생각하는지, 아니면
희주한테 그랬던 것처럼
어쩔 수 없었다는 또 다른 변명을 찾을 건지
두고 볼게
[살짝 비웃는 소리]
조무철이라고?
손변하고 이검이 쫓는 청부업자 조무철?
네, 윤 형사가 마누라가 아프면서 조무철과 손을 잡았답니다
(정보원) 그리고 장 변호사님이 갖고 계신 사진의 오수는
청담동 유명 갬블러가 맞고
죽은 오수란 사람이 또 있는데
이 사람이 이탈리아 쉐프 지망생이었대요
아, 그리고 피엘 그룹 오수가
김사장이란 사람의 돈을 70억 원이나 썼답니다
뭐?
- 70억? - 네
김사장은 오수와 열애설이 있던 진소라의 스폰서인데
조무철이가 김사장의 지시를 받고
오수를 목 조른다는 얘기가 떠돕니다
걔가 희선이라고 오수랑 다니는 애인데
- 전에 걔가... - 오수가 돈 때문에 왔다고 하면서
막 영이한테 고자질하듯이 얘기하더라고요
필요한 돈이 78억이라 그랬어요
- (중태) 맞지? - (정현) 맞다
돈 액수가 억수로 쎄서 기억이 난다
근데 나중에 오수가 와서 아니라 그러던데
(중태) 영이가 엄청 많이 울었어요
오수가 저번에 말한 그 건달 같은 놈 돈을 쓴 거죠
그렇죠?
아직 확실치는 않아
일단 잘 알았네
(정현) 어디 가노?
나 오늘 일 못 해
내가 집에 가서 반드시 오수랑 찍은 사진 찾고 말 거야
(중태) 그렇게 알아
밥 먹으러 식당 갔더니 아버님 허리 다치셨더라
이곳 생활이 버거우신가?
너네 아버지나 신경 써
넌 내가 왜 싫으냐?
전엔 잘 따랐잖아
예전엔 오수보다 날 더 좋아했던 거로 아는데
내 밑으로 오지
난 사람 죽이는 놈하곤 안 놀아
오수 아니면 나, 이렇게 안 살았어
언제 한번 칼 놓고 나랑 붙자
그럼 나도 너한테 안 밀려
[문 열리는 소리]
야, 너 이리 와봐
미쳤냐, 내가 너한테 가게
너 돈이 어디서 나서 그런 옷 사 입냐?
이슬이한테 빌렸... 다가 아니라
아, 알바했다, 왜?
청담동 빠진 클럽 이태원 세븐 나이트
홍대 디셈버
맨날 그런 데 돌아다니면서 네가 언제 시간이 나서?
알바?
너 이리 와서 사실대로 불어라
참내, 웃기고 있네
뭐라 그랬어? 웃기고 있네?
내가 너 언제 웃겼어? 넌 나 열받은 게 웃겨 보여?
(희선) 어디서 샀냐고, 다 불어라
(진미) 네가 내 멱살을 잡고...
- (희선) 미쳤나, 이게 - (진미) 내가 놓으랬지!
- (희선) 놔라 - (진미) 놓으라고, 이 언니야!
(진성) 볼만하다, 개싸움도 이런 개싸움이 없네
아, 놓으라고, 좀! [소리 지르면서]
여기 건물주가 저기, 왕비서 동생
재밌지?
형이 더 알아볼게, 간다
- 형 아무래도 미친 것 같다 - 뭐에 미쳐?
영이한테?
[전화벨 울리는 소리]
형, 왜 이래?
오늘 동일이 형 만나기로 한 거 잊었어?
미안해, 내가 일이 있어서
형한테 지금 이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어?
왜, 영이한테 신경 쓰느라 시간이 없냐?
지금은 그래
형, 형... 야! [소리 지르면서]
[한숨 쉬며]
미쳤나, 진짜
야!
우리 일 접자
오늘 밤 이명호네 가서 밤새는 것도 접고
내가 형한테 화난 건 난 거고 일은 일이야, 나 형 살려
갈래, 말래?
너 때문에 가는 거다 네 의리가 눈물겨워
점점 나한테 넘어오는구만
[오토바이 시동 걸고 출발하는 소리]
[차 들어오는 소리]
(왕비서 동생) 누군가 내 뒷조사를 하는 것 같아, 언니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는데 등기부 알람을 해달라 그랬대
막내네 집에도 어제부터 누가 서성이는 것 같더래
무슨 일이야, 언니?
신경 쓰지 마, 또 연락하자
[막대기 끄는 소리]
(왕비서) 소라 씨, 내일 우리 만나죠 전에 본 청담동 카페에서 봐요
[헬멧 벗는 소리]
여자가 올까?
- 내려서 기다리자 - 이러고 있자
춥다
[살짝 웃는다]
사랑한다
들어둬, 혹시 아냐?
그런 말 들으면 덜 추울지
우리 오수 살리고 나면 진지 모드로 가자
나 시골 갈 거야
우리 아빠 다리 아픈데 식당 일 계속하는 거 무리야
오늘 보니까 영 안 되겠어
시골 가게
아빠 싫다더니, 좋냐?
아버진데 싫어 봤자지
시골 같이 가자
이게 하나를 주니까 두 개를 달라네
사귀자니까 살자 그러고 미쳤냐, 내가 시골을 가게
난 뼛골까지 도시녀거든 안 가
좀 더 생각해
[발걸음 소리]
진성아, 앞에
[약간 극적인 음악]
숨 차면 웃지, 좀?
[숟가락 놓는 소리]
[아줌마 발소리]
- (오수) 영이 식사 안 한대요? - 밖에서 하셨대요
[멀어지는 발소리]
오빠랑 저랑 혈액으로 유전자 감식을요?
왜요? 왜 갑자기?
지금까지는 외부에 알려지는 게 겁이 났다
증권가 소식들은 늘 무서워서 소문이 나면 회사에 치명적이니까
3월 회장 선출 문제도 있고
근데...
이젠 모든 걸 감수할 때가 온 것 같아
감수할 때요?
전에 네가 이 방에서 오빠의 냄새가 났다고 했지?
아무래도 오빠가 네 방에 다녀간 것 같다고
그때... 오빠가 이 방에 있었다
금고를 만진 것 같더구나
추측처럼 들리네요 없어진 건요?
시간이 있었다면 없어진 것도 있었을 거야
난 사실 처음부터 오빠가 진짜인지 의심스러웠다
그래서 오빠가 쓰던 물건으로
너 몰래 유전자 감식을 한 번 의뢰한 적이 있었어
(왕비서) 근데...
그게 결과는 남매지간이라고 나왔지만
검사 샘플이 이상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혈액으로 한 번 더 검사를 해보라는 제의를 받았어
추억은 조작할 수 없어요
오빤...
우리 둘밖에 알 수 없는 추억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어요
오빠가 아니라는 근거는... 없어요
- 영이야 - 근데...
저 몰래 제 방에 다녀갔다면
그 저의가 뭔지 저도 궁금하네요
그래, 네가 저의가 궁금하다니
나도 무작정 믿는 게 아닌 것 같아서 맘이 놓이는구나
- 근데 앞으로 잘 때 방문은... - 잠글게요
나도 오빠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마
[전화벨 울리는 소리]
[전화 안내음] 친구 수민입니다
- 어, 수민아 - 영이야
너한테 그 약 준 인간 누구니?
- 왜 그래? - 야, 그 약
동물들 안락사시키는 약이래
(수민) 안락사
[극적인 음악]
안... 락사? [놀라면서]
(수민) 그래, 안락사, 근데 그거 누가 준 거야 [똑똑, 노크하는 소리]
(수민) 누가 준 거냐고?
극약이라 일반 사람들은 구할 수도 없다는데
도대체 누가 그걸 너한테 줬냐고
[똑똑, 노크 소리]
고마워, 수민아
아무한테도 말 안 하기로 나랑 한 약속은 잊지 말고
끊어
누구세요?
나
오늘은 안 아파 보인다, 다행히
그래도 의사는 만나자
내가... 아는 의사가 있는데
- 그 사람은 우리나라 최고야 - 듣기 싫어
만약에 네가 단순한 편두통이 아니라...
나가
[오수 무거운 발걸음]
뇌종양이 재발된 거면
수술하자
- 그래서 뇌종양도, 네 눈도... - 수술만 하면
다 되나 보지?
참 쉽네
그래도 걱정은 고맙네
야, 동생이 이런 거구나
내 스타일에 만나는 여자가 이랬으면
(오수) 바로 '뭐냐, 너' 할 건데
동생이라 영 내 스타일이 안 나오네, 이거
네가 내 동생인 걸 하늘에 감사해
(오수) 여자였으면, 자식아 너 혼났어
그냥 오빠가 동생한테 하는 굿나잇 키스야
잘 자
[쪽, 뽀뽀하는 소리]
쉬어
[쾅, 문 닫히는 소리]
[문 잠그는 소리]
밤새고 피곤할 땐 초콜릿이 달달하니 딱
(진성) 달달한 게 초콜릿 때문인 줄 아냐?
네가 다 나랑 있으니까, 응? [엘리베이터 소리]
[긴박한 음악]
[찰칵, 카메라 셔터 소리]
[찰칵, 카메라 셔터 소리]
[찰칵, 카메라 셔터 소리]
(희선) 오영, 잘 들어라
거꾸로야
네 오빠가 말한 오수, 완전 착해 그 착한 오수를 네 오빠가 배신했어
너 그거 아냐?
네 오빠 사기꾼이야
지금 너한테 그렇게 잘해주는 것도 진심 아니라 열라 사기 치는 거고
(오영) 나, 그 남자 보고 싶어
(오수) 소식 몰라, 나한테 사기를 쳤어
좋은 놈 아니야, 사기꾼이야
잊어버려
(오영) 말씀해보세요
만약 지금 오빠가 진짜 수가 아니라면
진짜 우리 오빠는 어떻게 된 건지
(명호) 우리가 찾는 오수 씨는 죽은 지 오래됐답니다
왜 말씀 못 하세요?
오수가 오빠 말고 둘이었다는 거 너도 알지?
나는...
또 다른 오수라는 사람이 오빠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럼...
다른 오수라는 사람을 한번 찾아보면 모든 걸 알 수 있겠네요
- 그렇지, 근데 그것보다 유전자 감식 - (오영) 그 방법은...
회사에 불이익이 갈 수도 있잖아요
간단한 방법이 있는데 왜 그런 위험한 일을 해요?
[종이 넘기는 소리]
[종이 넘기는 소리]
[종이 넘기는 소리]
[전화 연결음]
저 왕비서예요, 장 변호사님
현수 법인 이수 건에 대해서 혹시 아시는 게 있나요?
지금 주주들이 저한테 보고를 해서 들었습니다
주주들 만나고 나서 찾아뵙죠
[전화 연결음]
어, 사무장
내가 말한 유리, 지문 감식 의뢰해
[가방 속 물건 떨어지는 소리]
(명호) 네가 오빠랑 이름이 같은 사람 찾고 싶어했다며
그 사람과 연락이 되는 사람 명함이야
[막대기 탁탁거리는 소리]
(오수) 어디 가?
[막대기 탁탁거리는 소리]
영이야 [막대기 휘두르는 소리]
미안
이건 치켜드는 게 아닌데
내가 예민해져서 말이야
(택시 기사) 저기요, 택시 안 타세요?
전 시각장애인입니다
(오영) 절 뒷좌석으로 안내해주면 고맙겠어요
조금만 기다려요
뭐야, 너? 나한테 화가 났으면 뭐가 화가 났다고 말을 해, 인마!
(오수) 나 곧 떠난다고 했지
너랑 나 얼마 남지도 않은 시간에 괜한 신경전으로 뭐 하는 거야, 이게!
좋아, 얘기하자
괜한 신경전 하지 말고
근데 지금은 내가 만날 사람이 있어
다녀와서 얘기해
가죠
[막대기 탁탁거리는 소리]
[차 문 닫히는 소리]
[차 시동 거는 소리]
여기
(무철) 여보세요
조무철 씨 되시나요?
전 피엘 그룹의 오영이라고 합니다
청담동에 있던 오수 씨를 아신다고 해서
전화드렸어요
잘하셨네요, 전화 그렇지 않아도 내가...
청담동 오수 때문에 그쪽한테 연락 드리고 싶었는데
아, 근데 이를 어쩌나
내가 일이 많아서 그쪽이 우리 클럽으로 와야 될 것 같은데
명함이 있어요
그 주소로 가면 되죠?
네, 그럼 와서 봅시다
[무철 코웃음 소리]
잠깐
내가 이걸 줬나, 저걸 줬나?
[차 문 닫는 소리]
[막대기 끄는 소리]
죄송해요, 여기가 일방이라서 들어갈 수가 없네요
제가 교대 시간만 아니면 모셔다 드릴 텐데
이쪽으로 쭉 앞으로 가시면 돼요
미안합니다
[차 문 열리는 소리]
[택시 떠나는 소리]
[막대기 탁탁거리는 소리]
뭐 도와드릴까요?
(학생) 어, 문이 닫혔네
여기 장사 안 하는 것 같은데 어쩌죠?
(학생) 전 학원 가봐야 되는데
죄송한데 여기 마지막 찍힌 번호로 전화 좀 부탁드려요
(학생) 아, 네
[번호 누르는 소리]
[전화 연결음]
- 여보세요? - 오영이에요, 전
아, 여기 오영이란 분이...
아, 네, 알겠습니다
만나시기로 한 장소가 여기가 아니라
압구정 블랙잭 클럽이래요
택시 잡아 드릴까요?
걸을 수 있는 거리면 걷고 싶은데
전 택시 타기도 쉽지 않아서
아, 그럼...
이쪽으로 쭉 가시다 물어보시면 될 거예요
정말 고맙습니다
[막대기 탁탁 두드리는 소리]
사진 죽이지, 그걸로 이명호 족치고 일 빨리 끝내자
[전화벨 울리는 소리]
어, 미라야, 왜?
(미라) 오빠, 영이가 이상해요
친구 수민이가 전화가 왔는데
영이가 안락사시키는 약을 가지고 있다고
[극적인 음악]
오빠, 영이가 그거 먹으려고 하는 거 아닐까요?
[문자 수신음]
(무철) 나 지금 압구정 클럽으로 네 가짜 동생 만나러 간다
이제 우리 거래는 끝난 거 같지?
뭐야, 어디 가?
[막대기 치는 소리]
[무철 휘파람 부는 소리]
(직원) 여기 와, 언니
(직원2) 이리 와, 이리 와
에이, 참
아가씨, 어디 가?
혹시 블랙잭 클럽 아세요?
아우, 물 안 좋아
우리 클럽 물 좋은데, 한번 가자
- 그냥 가세요, 저 블랙잭 클럽... - 어디 가노?
여자분이 블랙잭 클럽 가신다잖아
- 블랙잭 클럽 맞죠? - 네
제가 모실게요, 가세요
고맙습니다
야, 오늘 블랙잭만 미어 넘치는구나, 그냥, 사람
이거 놔요, 왜 이래요! [소리 지르면서]
- 내가 전화 찾아 준다니까 - [전화 안내음] 오빠입니다
당신 오빠가 당신 찾나 본데
전화기만 줘요, 전화기만
다른 거 다 가져도 되니까 제발 전화기만 줘! [소리 지르면서]
(깡패들) 아이, 잠깐만
전화기만 줘요, 전화기만!
전화기만! 제발 전화기만! [소리 지르면서]
[병 부딪히는 소리]
제발 내 전화기만...
[깡패 비명 소리와 병 깨지는 소리]
[긴장감 넘치는 음악]
[깡패 신음 소리]
[깡패 비명 소리]
[계속되는 깡패 비명 소리]
전화기, 전화기
전화기
[손으로 바닥 더듬는 소리]
전화기
(오영) 전화기
전화기
[바닥 더듬으며 가방 찾는 소리]
[오수 앉는 소리]
영이야
[뺨 때리는 소리]
(오영) 쉬웠겠다
이렇게...
눈이 안 보이는 나를 속이기
참 쉬웠을 거야, 너
[가쁜 숨소리]
[약 내던지는 소리]
안락사... 시키는 약?
[한숨 쉬며 주저앉는 소리]
(오영) 왜 못 죽였어?
왜 날 못 죽였어?
난 이렇게 쉬운데!
난 이렇게 아무것도 못 하는데
왜 날 못 죽였어, 왜! [소리 지르면서]
- (오영) 불쌍했니? 그것도 아니면 - 내가 너를 많이...
사랑하거나
(왕비서) 지금 당장 병원 옮길 거예요
- 왕비서를 잡아야 해 - (진성) 주제 파악 좀 하지!
영이랑 좋아하는 거 다 들켜
(중태) 상처가 왼팔에 있죠
지금 오수는 오수가 아니에요
(오수) 영이 살리자 희주처럼 만들지 말자
(오영) 난 수술 안 해요
결혼할래, 오빠한테 마지막으로 예뻐 보이고 싶어
.그 겨울, 바람이 분다 ↲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