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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터

 

1. 프롤로그. 낮

째깍! 째깍! 째깍! 테이블 위에 놓은 낡은 손목시계. 정적을 깨는 차분한 목소리.

지능범죄 수사대 김재명 팀장의 다양한 클로즈 업. 앞에 앉은 누군가에게 얘기중.

김재명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이 회의에 늦어서 기사가 과속을 했어.

그걸 교통경찰이 잡았지. 당연히 기사는

이차는 수상 차고 국가 중대사가 어쩌고 하면서 그냥 보내달라고 해.

근데 이 교통이 딱지를 끊으면서 말하길

“이 차가 수상이 탄 차가 맞다면 교통법규를 어겼을리 없다.

설사 수상이 타고 계시더라고 속도 위반 딱지를 떼는데 예외는 없다.”

처칠은 회의도 늦고 쪽도 팔렸지만 기분이 좋았나봐.

경시청장에게 전화를 해 교통경찰의 일계급 특진을 명령했어.

근데 경시청장이 뭐라고 한 줄 알아?

“수상님. 경시청 내규엔 당연한 일을 한 경찰을 일계급 특진 시켜주는 조항은 없습니다.”

천하의 처칠이 부하직원에게 쪽을 두번 당한거야.

그리고 그 쪽을 자랑스러워 하지.

카메라 천천히 빠지면 김재명과 마주앉은 사람들의 뒷모습.

김재명

신뢰라는 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면 자연스레 얻는거다.

반투명 비닐이 씌어진 유리창, 노출된 전기 배선 등 설비공사가 중단된 지능범죄 수사대 분실.

각종 전문 장비와 벽에 붙은 사진들과 메모들.

여형사 신젬마와 팀원 1, 2, 3(여), 4, 5 가 앉아 있다.

리모컨을 들어 볼륨을 높이는 김재명, 뉴스속보가 흐르는 TV 화면을 보면

기자 E

선거법 위반으로 직무가 정지됐던 허종판 도지사가

벌금 500 백 만원, 집행유예 3 년의 2 심 판결이 뒤집히면서

내년 봄에 있을 지방선거에 출마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신젬마

이야~ 국민여론, 법 감정 대놓고 개무시 하네.

얘들 너무 당당한거 아니야?

김재명

대기업 회장에 국회의원, 고위직 공무원. 그동안 낸 스크래치가 스무개가 넘어.

저렇게 뻔뻔하게 풀어줘도 썩어버릴 때 까지 계속 긁어줘야지.

그게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야.

낡은 손목시계를 차며 신젬마와 팀원들을 본다.

김재명

이번 사건 완벽하게 마무리해서 썩어버린 머리 잘라낸다.

김재명을 따라 일어서는 신젬마와 팀원들.

음악과 함께 서울 도심을 가르는 플라잉캠. 장충체육관을 선회하며 타이틀 시퀀스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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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장충체육관. 낮.

뚜벅. 뚜벅. 기다란 복도를 걷는 김재명, 삼각형 금색 뱃지를 양복 깃에 다는 손.

방음문을 열고 들어가면 김재명 너머로 사람들이 가득한 행사장이 펼쳐진다.

[㈜ 원네트워크 다이아몬드회원 특별 프로모션] 현수막.

연단에 서 있는 진현필 회장. 엄청난 카리스마를 뿜으며 고함을 치는 중.

진회장

피라미드 대부! 사회악! 쓰레기!

밖에선 나 진현필을 이렇게 부릅니다!!!

쾅! 쾅! 가슴을 치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듯 화려해지는 손동작.

진회장

내가 쓰레깁니까? 제가 사회악으로 보이십니까?

3 년을 이어온 원네트워크가 피라미드 사기입니까???!!!

회원 일동

아닙니다!!!

진회장

통장에 매일 매일 수익금 꽂히고 있습니까???!!!

회원 일동

네~!

진회장

하루라도 늦은 적, 1 원이라도 적게 보낸 적 있습니까???!!!

회원 일동

아니요~!!!

순간. 화려한 음악과 함께 원네트워크의 사업 영역과 성과가 뜨는 대형 스크린.

진회장과 회원들을 한 호흡으로 보여주던 카메라, 다시 김재명을 비추면 무대 밑 간부석을 보는 눈.

유독 세련된 정장의 전산실장 박장군과 홍보이사 김엄마가 보인다.

간부석 뒷 줄, 다이아몬드 회원들 사이에 앉아 있는 신젬마.

핸드백에 숨겨진 캠코더로 연설을 녹화하며 휴대폰에 문자를 찍는 중.

장군씨 애기 좀 할까?

우웅~ 문자를 확인하는 장군, 모르는 번호와 뜬금없는 내용에 의아한 표정.

장군

아~ 또 누구십니까...

신젬마, 문자를 무시하는 모습에 반대편을 보면 2 층에 위치한 팀원 1 에게 고개를 끄덕여 주는 김재명.

찰칵!찰칵!찰칵!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팀원 1.

우웅~우웅~우웅~ 신경질적으로 진동하는 장군의 휴대폰.

‘뭐야?’ 짜증 섞인 표정으로 문자를 확인하면 2 층에서 찍힌 자신의 사진과 함께

문자 본 거 아는데.

얼음이 되는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장군.

김엄마

여자야? 또 사고 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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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어허~ 김엄마님, 배꼽 아랜 노터치 하기로 한 거 같은데...

까칠하게 되치며 휴대폰 전원을 꺼버리고 다시 연설에 집중.

어느새 차분해진 진회장, 호소력 강한 목소리로

진회장

저 이 사람... 중졸에 고아 입니다. 배운 거 없고 가족도 인맥도 없어요.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믿음, 그리고 사람.

여기 계신 여러분들, 그리고 여러분들의 신뢰가 바탕이 된겁니다.

이런 진현필, 여러분께 드릴수 있는 보답은 단 하나! 단 한글자!

바로 돈!!! 입니다.

여러분이 부자가 되는 거!!! 평생 돈 걱정 없이 대대손손 사는 거!!!

오직 하나만 생각하고 이 몸 부숴져라 일하겠습니다!!!

장군과 김엄마에게 미소를 보이다 버럭! 소리치는 진회장.

진회장

저축은행 인수가 눈 앞에 왔어요! 할 수 있습니까?!

회원 일동

할 수 있습니다~!

진회장

이 사람, 진현필!!! 믿습니까???!!!

회원 일동

믿습니다~!!!

진회장

연이자 73 프로입니다! 사채라도 쓰십쇼!!!

친구, 친척, 사돈에 팔촌. 당장 전화 돌려요! 성과급 두 배로 올립니다!!!

회원 일동

우와아아~~~!!! 진현필!!! 진현필!!!!!!

각 지역 팻말 뒤에서 광분하는 회원들, 종교집회 분위기.

긴장한 장군, 주변을 살피지만 문자의 주인공을 찾을 수 없고

장군

아... 뭡니까...

연단에 시선이 쏠린 회원들과 달리 장군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김재명.

로비로 쏟아지는 사람들, 대출 부스에 줄을 서고 여기저기 가입전화를 돌린다.

김엄마와 귓속말을 하다 사람들과 섞이는 장군. 지켜보는 시선들.

복도

뚜벅.뚜벅. 뒤를 의식하며 휴대폰을 켜는 장군, 빠른 걸음으로 모퉁이를 돌고

3. 지하 주차장. 낮

장군, 스마트 키 버튼을 누르면 삐빅! 라이트가 점멸하는 미끈한 스포츠카.

장군

뉘신지는 모르겠으나~ 오늘은 제가 좀 바빠서~ ♬

순간 끼익~ 거칠게 출발하는 검은색 세단 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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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문을 열다 돌아보는 장군, 세단 안 운전석에 스치는 김재명의 얼굴.

장군

???

다시 차에 타려다 멈칫하면 어느새 옆에 서 있는 신젬마, 휴대폰을 흔들며 웃고 있다.

장군

아~! 근데 누구~? 민지도 아니고 혜미도 아니고...

어제는 집에서 잤는데... 우리 아나?

‘뭐?’ 빠직하는 신젬마, 자신을 위아래로 훑는 장군에게 경찰 아이디를 보여주며

신젬마

민지든 혜미든 미성년자 있어?

장군

아우~ 큰일 날 소리하시네...

신젬마

강제성 없고?

장군

그럼! 사실 따지자면 내가 당한거지. 아~ 요즘 애들 무지 거칠어요...

신젬마

내 차로 갈까 니 차로 갈래?

장군

응? 어... 어딜???

신젬마

“저는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신젬마 경위입니다.

원네트워크 조사 건으로 박장군 실장님께 협조 부탁드립니다.”

니 차로 가면 자진출두고 내 차로 가면 임의동행. 어쩔래?

당황이 스치는 장군의 눈빛, 태도가 바뀌며 까칠하게

장군

글쎄요~ 빈손이신 거 같은데 임의동행, 그런 거 거부 할 수 있잖아?

신젬마

있지. 그럼 공무집행 방해로 가시는 거고.

장군

응?

장군, 주변을 둘러싼 팀원 1, 2, 3 을 보며 시원하게 웃는다.

장군

오케이! 내 차로 가죠.

부앙~ 출발하는 스포츠카. 뒤를 쫓는 검은색 밴 두 대.

4. 도심도로. 낮

소녀같이 운전하며 눈치를 보는 장군. 신젬마, 허공에 대고

신젬마

가고있습니다. 네. 네.

장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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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신젬마의 귀에 꽂힌 인이어. 심상치 않은 느낌에 마른 침을 삼키는 장군.

신젬마

네. 알겠습니다.

어이 소녀! 속도 좀 올리지?

장군

오브 코스!

고개를 끄덕이며 패들 시프트를 당기면 부앙~! 튕겨져 나가는 스포츠카.

5. 사설 환전소. 낮

철 지난 중국가요가 흐르는 밀실 안.

5 만원권을 세는 계수기 수십대, 돈다발을 포대에 쓸어 담는 화교청년들의 모습.

중년의 환전남, 경쾌하게 계산기를 두드리다 김엄마에게 보여주며

환전남

(중국어) 맞지?

김엄마

(중국어) 맞아.

계좌별 입금액이 적힌 쪽지를 건네면 대포폰을 들어 숫자를 읽어주는 환전남.

환전남

(중국어) 1 번 계좌에 100 만불. 2 번 계좌에 50 만불...

6. 전산실. 낮

창문 없는 널따란 공간. 커다란 서버와 컴퓨터가 가득한 모습.

여러 대의 모니터에 뜬 자동이체 프로그램이 수만 개 회원계좌로 배당금을 입금하고 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일곱 대의 대포폰과 손목시계를 보는 안경남.

우웅~ 차례로 진동하는 대포폰들. 중국어, 영어 등 다양한 언어로 도착하는 입금확인 문자.

수사과. 영장을 토해내는 팩시밀리를 낚아채는 팀원 3 의 손.

7. 강남 경찰서. 주차장 ~ 로비. 낮

스포츠카에서 내리는 장군, 긴장한 듯 심호흡을 하며 신젬마를 쫓는다.

로비

엘리베이터에 타는 장군과 신젬마, 문이 닫히면 다다다~ 계단을 달리는 팀원 3.

팀원 3

도착했습니다. 지금 올라갑니다.

김재명 E

진현필은?

팀원 3

남산 하얏트, 금감원 국장이랑 때 불리고 있습니다.

8. 그랜드 하얏트 호텔. 사우나.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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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탕에 몸을 담근 채 김 서린 사우나 룸을 바라보는 팀원 4.

사우나룸

수건을 덮어쓴 진회장과 금융감독원 한상욱 국장, 땀에 흠뻑 젖은 모습.

진회장

내일 출근길에 기자들이 붙을 거야. 이런 저런 질문 다 무시하고

그냥 “긍정적으로 심사 중이다~” 멘트 하나만 쳐...

한국장

심사 중?

진회장

심사 중인 건 사실이니 한국장 탈 날 거 없잖아?

우리 회원들, 뜬구름 좀 태워 주자는 거지.

씨익~ 웃으며 한국장을 보는 진회장, 모래시계를 뒤집으며 중얼 중얼.

진회장

심사 통과되면 피곤하지... 되레 피곤해져...

스위트룸 안. 침대 위에 여행가방을 놓고 나가는 진회장의 운전기사.

9. 강남 경찰서. 낮

취조실 앞. 넥타이와 벨트를 푸는 장군, 휴대폰을 바구니에 넣다 신젬마를 떠본다.

장군

오래 걸려요? 전화 한 통 써도 되나?

신젬마

안 된다고 하면 안 할 거니?

10. 사설 환전소. 밀실. 낮

돈자루를 옮기는 화교청년들과 환전남.

밀실을 나서던 김엄마, [발신자 : 박장군실장새끼]를 확인하며 휴대폰을 받는다.

장군 E

엄마~ 나 늦을 거 같아. 한 시간 넘게 연락 없음, 그냥 엄마가 정리해줘.

김엄마, 삐릭! 전화를 끊고 원네트워크 전용 보안문자앱을 열면

환전남

(중국어) 무슨 일이야?

김엄마

(중국어) 신경 꺼!

짧게 쏘아붙이곤 비밀대화 창에 빠르게 문자를 찍는다.

민방위 훈련 시작합니다. 1 시간

수신 확인 숫자 [50]이 빠르게 줄어들면 문자를 확인하는 사람들의 손이 모자이크 화면으로 분할되고

11. 전산실. 낮

모자이크 화면 중 한 명, 자동 삭제되는 문자를 보는 안경남.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해 하드디스크 포맷 프로그램을 띄우고 타이머를 설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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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9:59] 빠르게 시간이 줄어드는 타이머.

모자를 쓰고 라텍스 장갑을 끼는 안경남, 익숙한 상황인 듯 빠르고 절도있는 모습.

12. 강남 경찰서. 복도 ~ 취조실 ~ 모니터룸. 낮

벌컥! 취조실 문을 열어 주는 신젬마.

신젬마

입장료 받아야 하는데...

‘응?’ 의미심장한 웃음을 보다 취조실로 입장하는 장군.

취조실

테이블을 돌며 [(주) 원네트워크 수사현황] 파일을 보다 이중 거울에 기대는 장군, 허세를 부리듯

장군

두께 보니 고생들 하셨네?

모니터룸

이중 거울 너머로 보이는 취조실. 거울 앞에 서서 똑! 똑! 노크를 하는 장군.

장군 E

보라고 놓은 거? 봐도 돼요???

장군의 얼굴을 빤히 보는 김재명, 답하듯 똑! 똑! 똑! 치며 웃으면

순간 우웅~ [민방위 시작됐습니다.] 문자가 도착하는 휴대폰.

원네트워크. 육중한 셔터가 내려가는 출입문.

13. 원네트워크. 낮

빠른 걸음의 김엄마, 휴대폰 통화버튼을 누르며 어수선한 사무실로 들어오면

부장

민방위 훈련입니다! 매뉴얼대로 계약서랑 하드 두 개만 챙깁니다!

침착하게~! 꼼꼼하게~!!!

부장의 고함에 계약서와 컴퓨터 하드를 박스에 담고 있는 직원들, 익숙한 듯 빠른 손놀림.

취조실

손가락에 침을 바르며 보고서를 넘겨보는 장군.

원네트워크의 조직도, 진회장과 장군, 김엄마의 사진, 숫자와 계좌 등이 가득한 보고서 내용.

장군

아이구야~

원네트워크. 회장실

진회장의 방에 들어와 스케쥴러를 확인하는 김엄마,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가는 전화에 심각해지는 표정.

사우나 라커 안. 진동이 멈추는 휴대폰, [발신자 : 김엄마. 부재중 전화 7 통]이 찍힌 액정.

모니터룸. 보고서를 보는 장군의 미세한 표정을 살피는 김재명.

전산실. 모니터에 뜬 [00:27:37] 타이머가 빠르게 줄어드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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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강남 경찰서. 취조실. 낮

장군, 파일을 덮고 골똘히 생각에 잠기면 벌컥! 김재명이 들어온다.

김재명 / 장군

...

의미심장한 눈으로 서로를 보는 두 사람. 김재명, 장군 앞에 앉으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김재명

나는 지능범죄 수사대 김재명 팀장. 너는 주식회사 원네트워크 박장군 실장.

지금. 여기. 우리. 왜 마주 보고 있을까?

장군

그러게? 우리 그냥 네트워크 아닌데. 두세 배 유혹하는 유사수신 아니고.

수 만 회원 배당금 매일, 꼬박 통장에 찍히고 있습니다.

돈 모아서, 돈 벌어다가, 돈 나눠주는 게 죕니까?

김재명

죄 아니지.

장군

응?

의외의 답에 당황하다 금장시계를 툭툭 치며

장군

그럼 뭐 하자는 거야? 시간이 금인데 막 흘러가잖아~!

아니다! 말 나온 김에 계약하나 틉시다. 지금 특별 프로모션이거든?

금색 명함을 꺼내는 장군을 보며 피식 웃는 김재명.

김재명

영업하시게?

장군

영업? 주식처럼 오르락~ 내리락~ 사이버 머니가 아니야.

2 프로 안 되는 은행적금이랑 차원이 달라요.

은행 그 씹.새.끼.들, 고객 돈 가지고 이자 놀이하고

출금할 때, 이체할 때 꼬박꼬박 수수료 빼먹잖아?

우린 근본이 다르지~ 일일정산이라고 들어봤나?

한 계좌 1,000 만원, 계좌 당 매일 2 만원씩 배당! 그뿐인가?

김재명

원금 보장하며 일 년 이자 730 만원. 모집 회원 한 명당 인센티브 200 만원.

너 지금 40 프로짜리 사채 5 억 쓰고 있지? 33 프로 거저먹고 있고?

옳거니~! 다시 받아치는 장군.

장군

아우~ 잘 아시네~ 저축은행 인수하면 우리 회사 대박입니다.

예금자보호법 적용 받는 우주 최초 네트워크 되는 거야.

네트워크 뭔지 알죠? 늦을수록 손햅니다.

눈 딱 감고 윗 라인으로 올려 드릴께. 이건 영업이 아니라 구원이지 구원.

무반응을 보이던 김재명, 테이블 밑 스위치를 누르면 감시카메라의 붉은 램프가 꺼진다.

김재명

야. 그런 거 나한테 안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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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침을 꿀꺽 삼키는 장군. 순간 벌컥! 신젬마가 들어오고

김재명

원네트워크 전산실 위치. 진현필 로비 장부. 두 개면 된다.

니들 표현으로 다이아몬드 되는 거지.

일일정산 프로그램 개발하고 사업 확장 아이디어 내고.

500 억에서 끝날 다단계가 조 단위로 점프했어.

니가 구멍가게 진현필을 백화점 회장님으로 만드셨고. 고로 내가 여기 앉아있고.

적극 가담! 너 죄질이 안 좋아.

죄 지었으니 벌 받아야 되지만 협조하면 형량 줄여준다.

장군

협조? 지금. 여기서. 당신이랑. 왜?

김재명

원네트워크 박살내고 진현필 돈 받은 윗대가리들 싹다 밀어버릴거니까.

박장군, 진현필은 나한텐 반찬이야.

수갑을 채우라는 듯 양손을 내미는 장군.

장군

됐고. 그럼 반찬부터 드십시다!

김재명

됐어. 난 먹고 싶은 거만 골라 먹어!

너 얼마짜리야? 10 억? 100 억?

얼마를 약속했든 그 돈 못 받아. 원네트워크 끝났어.

장군

장부는 금시초문이고 전산실 위치는 회장님 밖에 모르는데?

진회장이 일하는 게 그래... 다 믿는 척 아무도 안 믿어요.

김재명

그래? 그럼 니가 전산실도 찾아줘야겠네.

김재명과 신젬마를 번갈아 보며 어이없다 웃는 장군, 슬쩍 손목시계를 보며

장군

말 참 쉽게 하시네... 계획 같은 걸 가지고 와서 협조를 해라 마...

쾅! 장군의 휴대폰을 테이블 위에 놓는 김재명.

김재명

5 분 남았지? 이대로 전산실 데이터 날아가면 막장인데?

어느새 뒤로 다가온 신젬마, 장군의 귀에 속삭인다.

신젬마

머리 굴리지마 새끼야...

감옥에서 푹 썩을지 집행유예로 콧구멍에 맑은 공기 넣을지 두 개만 생각해.

스윽~ 영장을 테이블 위에 놓는 신젬마의 손. 영장 속 자신의 이름에 인상을 구기는 장군.

15. 전산실. 낮

진공청소기로 방 안 구석구석을 청소하는 안경남, 키보드와 마우스를 배낭에 넣는다.

모니터에 뜬 타이머 [00:04:27] 5 분이 채 안 남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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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원네트워크. 엘리베이터 ~ 지하실. 낮

화물용 엘리베이터 안. 박스가 실린 카트와 김엄마, 부장, 직원들.

땡~!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지하에 설치된 대형 문서파쇄기가 보인다.

파쇄기 전원 버튼을 누르는 부장, 지하 가득 울리는 기계음. 순간 우웅~ 진동하는 휴대폰.

취조실

스피커 모드로 통화 중인 장군, 김재명의 시선을 의식하며

장군

시작했어?

김엄마 E

아직. 어떻게 된 거야?

핑계를 찾는 듯 생각하다 억지웃음을 보이며

장군

교통사고. 포돌이까지 떠서 혹시나 했어... 지금 들어가니까 얼굴보고 얘기해.

삐릭~! 대꾸 없이 끊기는 전화.

전산실

모니터에 뜬 타이머를 보는 안경남, 초조한 표정. 순간 문자 도착음이 울린다.

훈련 해제

‘니미~’ 키보드를 연결해 빛의 속도로 명령어를 치면 [00:00:01]에서 아슬아슬 멈추는 타이머.

17. 강남 경찰서. 취조실. 낮

쿵! 테이블에 머리를 박는 장군, 눈을 감고 중얼 중얼.

장군

씨발... 진회장 그 인간 눈치가 부처님인데...

장군의 눈 앞에 오래된 사진을 놓으며 실실~ 웃는 신젬마.

차 안. 낡은 표지의 장부를 보며 통화 중인 진회장. 흐릿하게 찍힌 사진.

장군

아~ 이건 또 뭔가요?

신젬마

5 년 전 기획 부동산 할 때 찍힌 사진이야.

그동안 저지른 크고 작은 범죄들, 로비 장부 못 찾아서 무죄방면 되셨지.

김재명

전산실이 자물쇠면 장부는 열쇠. 전산실에 쌓인 데이터 풀려면 장부가 필요해.

두 개 다 찾아줘야 박장군 인생 쉬워진다.

심각해지는 장군에게 전화번호 쪽지를 건네는 신젬마.

신젬마

이건 그대와 나의 오작교. 연락 전까진 티 안 나게 하던 일 하시고.

번호를 외우고 구겨버리는 장군, 툭! 책상 위에 던지며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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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믿어요?

김재명

난 나만 믿어.

구겨진 쪽지를 휙~ 휴지통에 골인 시키는 김재명. 장군, 실실 웃으며 허세를 부린다.

장군

아우~~~ 재밌겠네.

18. 원네트워크. 회장실. 노을

보안문자를 보는 김엄마의 무표정.

민방위 훈련 시작합니다. 1 시간 [1]

훈련 해제 [1]

수신확인이 안 된 한 사람. 순간 숫자 [1]이 지워진다.

19. 그랜드 하얏트 호텔. 사우나 라커룸. 노을

문자 수신시간을 보며 뜻 모를 웃음을 짓는 진회장. 순간 [발신자 : 김엄마]로 진동하는 휴대폰.

진회장

누구야?

김엄마 E

장군이요. 교통사곤데 경찰까지 와서 혹시 했대요.

진회장

한 시간 꽉 채운 건 처음이지?

김엄마 E

네.

전화를 끊는 진회장, 손목에 금장시계를 찬다.

스위트룸

침대 위에 펼쳐진 여행가방, 5 만원권 지폐가 가득한 모습.

금장시계를 차며 정품인증서를 꼼꼼히 확인하는 한국장, 감동의 표정.

20. 강남 경찰서. 복도 / 주차장. 저녁

창가에 서 있는 김재명과 신젬마, 스포츠카에 타는 장군을 지켜보는 중.

부앙~ 굉음을 내는 스포츠카. 전진, 후진으로 차들을 피해 뭔가를 찾다가

쿵! 딱 골라 검은색 밴을 들이박는다.

신젬마, 황당한 표정.

신젬마

헐~ 골라 박는거 봐라~ 괜찮겠어? 어디로 튈지 모르겠는데?

놀리듯 손을 흔들며 경찰서를 빠져 나가는 장군.

김재명

뭐. 저 정도는 놀아 주셔야지.

멀어지는 장군의 차를 보며 여유롭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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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도심도로. 저녁

끼이익~ 거칠게 턴을 하는 스포츠카, 차들을 추월하며 속도를 높이고

이리저리 핸들을 틀며 가속 페달을 밟는 장군, 빠앙~ 클락숀을 깊게 누르며

장군

다 왔는데... 다 온 건데... 씨발~~~!!!

22. 창고. 과거. 밤

널따란 창고에 줄지어 세워진 바다이야기 게임기들.

지폐 투입구에 5 만원권을 넣는 덩치들, 버튼을 눌러 게임을 시작한다.

자막 : 2 년 전. 구로동

노트북 앞의 장군, 경쾌하게 키보드를 연주 중.

장군

복잡하게 칩 넣어서 승률 만질 필요가 없지~

그냥 기본 승률 제로입니다. 예수님도 못 먹어!

그 때 그 때 얼마 터질지 정하고 쿨하게 툭! 엔터만 치시면 됩니다.

척! 마주앉은 두목에게 노트북 화면을 돌려 보이며

장군

자~ 일생일대의 베팅! 준비하시고~ 쏘세요!!!

툭! 엔터키를 누르는 손가락. 사이렌이 울리며 지폐를 토해내는 게임기들.

두목

나이쓰~~~!!!

탁! 노트북을 덮고 두목에게 건네는 장군. 척! 5 만원권 가득한 배낭을 건네는 조직원.

수수한 차림의 김엄마, 자전거를 타고 멀어지는 장군을 보다 휴대폰을 꺼낸다.

23. 도심도로. 과거. 밤

밤길을 달리는 장군의 자전거. 헤드라이트를 끄고 속도를 높이는 국산 세단 한 대.

장군

???

나란히 달리는 자전거와 세단, 위잉~ 뒷좌석 창문이 열리며 진회장의 얼굴이 보인다.

진회장의 차

뒷좌석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 캐주얼 차림의 장군과 골프웨어 차림의 진회장.

장군

다단계???

진회장

아니. 네트워크 마케팅.

장군

뭐라 부르든 사기지~ 범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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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한 서민들 줄 세우고 돈 돌려 막다 튀는 거 아닙니까?

넉살 좋게 웃는 진회장, ‘그러는 너는?’ 표정으로 장군의 배낭을 보면

장군

아~ 이건 범죄라기보다 승부사의 욕망을 조금, 아주 쪼~금 자극시키는 거죠.

진회장

그래 욕망! 그게 다단계랑 뭐가 다른데?

한방 먹은 장군, 피식 웃으면

진회장

금융공학 전공, 박사과정 타다 금감원 해킹 사건으로 제적.

전과 있어 취직 안 돼, 찾는 놈은 양아치에 사기꾼들이고...

좋은 머리, 기술 가지고 왜 찌질하게 살아?

나 진현필 안 해본 사업 없고 파출소 한 번 가본 적 없다.

니 머리 줘. 내 인생 속성으로 전수해 줄께.

장군

다단계, 네트워크... 그런거 내 전공 아닙니다.

난 그냥 머리랑 손가락 쓰는 호모사피엔스에요~

두 손을 깍지 끼며 지그시 눈을 감는 진회장.

진회장

사람들은 너처럼 푼돈 만지는 새끼들을 사기꾼이라고 하지...

그게 10 억, 100 억이 되면 경제사범이라고 높여 불러.

근데 말이다... 싸이즈가 조 단위로 뛰면 뭐라고 할 거 같아?

말문이 막힌 장군, 눈을 끔벅이며 진회장을 본다.

24. 도심도로 ~ 원네트워크. 현재. 저녁

달리는 세단 안. 뒷좌석의 진회장, 두 손을 깍지 끼고 지그시 눈을 감은 모습.

달라진 건 입은 옷, 타는 차가 업그레이드 된 것.

원네트워크 정문 앞에 멈추는 진회장의 차. 범퍼가 부서진 스포츠카를 보는 진회장.

진회장

짜식...

금색 피라미드 모양의 원네트워크 엠블럼과 디졸브 되는 회장실.

피라미드의 세 꼭짓점에 장군과 진회장, 김엄마가 앉아있다.

회장실

생각에 잠긴 진회장, 장군과 김엄마는 주고받는 눈빛이 까칠하다.

진회장

다친 덴 없고?

장군

뭐~ 차가 좋아서 끄떡없네요.

진회장

강남?

장군

네???

김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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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나서 경찰 왔다며?

장군

아~ 네. 강남서요. 뒤 차 인간이 죽어도 경찰 부르자고 해서...

흐흐... 수입차 박고 패닉 왔나봐.

진회장, 장군의 반응을 살피다 김엄마와 슬쩍 눈을 마주치면

휴대폰을 꺼내는 김엄마, 장군을 빤히 보며 어딘가로 전화를 건다.

김엄마

전데요. 낮에 회사 차가 접촉 사고 났다고 해서...

교통계 아는 사람 있지? 응... 응...

수화기를 막고 굳은 표정의 장군을 보며

김엄마

번호.

장군

응?

김엄마

니 차, 상대차 번호.

장군

아! 2337. 7667.

김엄마

피해차가 2337, 가해차가 7667.

바쁜 친군데 오라가라 말고 신경 좀 쓰라는 거지... 그래요. 바로 연락줘.

삐릭! 끊기는 전화. 초조한 장군, 소파에 기대며 불쾌한 듯

장군

김엄마님... 나 의심하는 거?

김엄마

아니. 확인하는 거.

어색해진 분위기를 즐기는 듯 미소를 짓는 진회장. 순간 전화벨이 울린다.

김엄마

네... 네... 네... 고마워~ 끊어요.

표정 하나 하나에 신경이 곤두서는 장군. 전화를 끊는 김엄마, 쿨하게

김엄마

미안.

장군

뭐가?

김엄마

뭐든.

장군

그게 사과야???!!!

버럭~! 고함을 치면 손을 들며 싸늘하게 말하는 진회장.

진회장

김엄마, 다시 사과해.

김엄마 /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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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장한 김엄마를 뚫어져라 보는 진회장.

김엄마

박실장 미안해.

장군

아니... 뭐...

진회장

나가 봐.

25. 강남 경찰서. 교통계. 저녁

사고 경위서를 보는 교통계 형사, 다다다~ 문자를 찍는 신젬마에게

교통

아이고~ 어쩌다 외제차를 박았어? 차 팔아야겠네...

신젬마

휴~ 그러게요... 적금 깨고, 펀드 해지하고... 아~

26. 원네트워크. 실장실 / 엘리베이터 / 주차장. 저녁

장군, 의자에 주저앉으며 안도의 한숨을 쉬면 순간 문자가 도착하는 휴대폰.

쫄았냐? 숨쉬는 거 빼곤 시키는 대로 해.

장군

대박...

실없이 웃다 급 우울해지는 장군.

사무실. 삐~ 벽에 붙은 전광판이 마감 알람과 함께 정지된다.

27. 고시원. 밤

스포츠카에서 내리는 장군, 허름한 건물 안으로 달리면 잠시 후 도착하는 검은색 세단.

장군의 방

좁다란 방 안. 양복 몇 벌과 금융, 프로그램 관련 서적, TV, 노트북 정도의 심플한 풍경.

창 틈으로 검은색 세단을 보다 보란 듯이 옷을 갈아입고 침대 밑에서 차 키를 꺼내는 장군.

고시원 현관

야구모자를 쓴 장군, 센서등 스위치를 끄고 뭔가를 기다리는 중.

차 안에서 장군의 방을 보는 팀원 1 과 건물 뒤 편의점에서 거리를 살피는 팀원 2 의 교차.

순간 달려오는 학원 버스 한 대.

후다닥~ 달려 나가는 장군, 버스와 나란히 달리며 팀원 1 의 차를 지나치고

‘뭐지?’ 돌아보는 팀원 1, 장군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다.

28. 공원 주차장. 밤

구석에 세워진 소형차 한 대. 먼지 가득 각종 전단지가 도배된 모습.

주변을 의식하는 장군, 트렁크안 커다란 여행 가방을 펼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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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가지와 여권, 5 만원권 다발과 대포폰 두 개 등 도주용 물건이 들어있다.

29. 도심도로 / 국도 ~ 오솔길. 밤

도심을 지나 국도로 접어드는 장군의 소형차. 차창을 스치는 가로등 불빛.

룸미러로 미행을 의식하는 장군, 뒤를 쫓는 검은색 밴을 보며

장군

아~ 뭡니까...

천천히 속도를 줄이면 부웅~ 앞질러 가는 밴. 안도하는 표정.

국도를 달리는 장군의 차, 가로등없는 오솔길로 커브를 틀며 헤드라이트를 끈다.

30. 양봉장. 밤

깊은 산 속. 위성접시가 달린 컨테이너 박스와 주변 가득한 양봉상자.

웅~웅~ 벌떼가 날아다니는 소리. 차 앞에서 마주보고 있는 장군과 안경남.

장군

좆됐다.

안경남

좆이라뇨? 1 년 만에 나타나서 할 소립니까?

반가움 반, 걱정 반이 섞인 두 사람의 표정.

컨테이너 ~ 전산실

선반에 놓인 꿀단지들과 침대, TV, 부엌 등 평범한 생활공간의 모습.

소파가 치워진 바닥에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인다.

지하에 위치한 전산실. 이미 설명을 들은 듯 심각한 안경남, 문득 밝아지는 표정.

안경남

여긴 모른다고?

장군

나보고 알아오란다. 갑툭튀 장부도 찾아내라고 하고... 씨발~

안경남

그럼 전산실, 장부 싹다 니 사정이네! 내가 누군지 모르는 거잖아?

후다닥~! 짐을 챙기는 안경남을 보며 버럭 고함을 치는 장군.

장군

500 억이야 새끼야!

것 땜에 여기 짱 박혀서 라면만 처먹고 있었잖아!!! 이대로 포기해?

안경남

감옥 가게 생겼는데 돈이 문제냐? 솔까 그 돈 생기면 감옥 갔다 오지!

경찰 다 알고 있다며? 잡힐 일만 남았다며?

장군

그니까 생각 좀 하자. 머리 좀 굴려 보자고!

안경남, 원망 가득한 눈으로 주저앉으며

안경남

투자금은? 나 5 억 물렸어. 너도 10 억 넘는다며?

빨리 빼야 하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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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미친년아 그 돈 빼면 진회장이 바로 알... !!!

빠직! 고함을 치다 뭔가 생각난 듯 테이블 위 대포폰을 본다.

장군

저거 진회장, 외국 계좌지?

안경남

응. 수신 확인만 해놔서 계좌 정보는 몰라.

장군

오케이! 진회장 컴퓨터에 거울 심고 비밀번호 알아내서 돈 뺀다.

너 둘. 나 셋.

약속한 500 억 딱! 챙기고 전산실, 장부 얹어서 진회장 경찰에 넘기고! 어때?

안경남

500 억만 챙겨? 거기 수 천억 있을 텐데?

멈칫하는 장군, 갈등가득한 긴 한숨.

장군

후~~~ 친구야... 우리 인간적으로 욕심은 내지 말자.

감옥 가신 분들 욕심내다 그 꼴 난거다. 진회장만 잡게 해주면 우린 프리한 거야.

그냥 티 안 나게, 소박하게 500 억. 우리 인생 그거면 충분해!

해킹 코드 와꾸만 짜서 넘겨. 나머진 내가 할게! 오케이?

찰싹! 양손으로 안경남의 볼을 치는 장군, 대포폰 두 개를 꺼내며

장군

정신 바짝 차려! 이미 좆된거야... 쑤셔 넣을 구멍하나 만들자!

둘 다 1 번으로 저장했어. 이걸로만 연락하고.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이던 안경남, 다시 인상을 구기면 짜증이 솟구치는 장군.

장군

아~~~ 또 왜~~~???!!!

안경남

충전기는?

장군

응???

당황하는 두 사람, 큭큭거리다 실성한 듯 커지는 웃음소리.

31. 지능범죄 수사대. 주차장. 밤

원네트워크 맞은편에 위치한 빌딩. 공사가 중단된 모습.

검은 세단에서 내리는 경찰청장 이경수, 등산 모자에 점퍼 차림.

마중 나온 김재명,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가볍게 목례.

엘리베이터

벽에 붙은 [보안수칙] 볼드체, 세부 사항이 깨알같이 적혀 있다.

손을 내미는 김재명을 보는 이청장, 당황한 표정.

이청장

김재명 경감님... 저 경찰청장인데요?

김재명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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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을 받고 다시 손을 내밀면 이청장, 질린다는 표정으로

이청장

새끼가 틈이 없어 틈이...

김재명

틈보이면 이 나이에 여기까지 못 오죠.

이청장

그건 인정!

뒷주머니에서 세컨폰을 꺼낸다.

분실

목례를 하는 신젬마, 팀원 3 을 보며 아빠 미소를 띄는 이청장.

이청장

박장군이 제대로 문거야?

32. 공원 주차장. 새벽

꿀단지를 들고 차에서 내리는 장군, 주변을 의식하며 공원 담장을 넘으면

잠시 뒤 소형차 옆에 멈춰서는 검은색 밴, 국도에서 지나쳤던 그 차다.

밴에서 내리는 팀원 5, 장군의 차 밑에 들어가 추적기 배터리를 교체하고

팀원 1 의 차

노트북 화면에 뜬 이동경로를 보며 휴대폰 문자를 찍는 팀원 1.

33. 지능범죄 수사대. 분실. 새벽

우웅~ 문자가 도착하는 신젬마의 휴대폰.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100

스크린에 뜬 양봉장 사진. 싫다는 장군에게 억지로 꿀단지를 안기고 있는 안경남.

이청장

진현필이 브레인이라며? 바보야? 뭐 저래?

웃는 김재명, 지도에 전산실 위치를 표시하면

쿡! 리모컨을 누르는 신젬마, 스크린 가득 한국장의 사진과 호텔 복도 CCTV 화면이 뜬다.

스크린. 스위트룸를 오가는 운전기사와 한국장, 여행가방을 주고 받는 상황.

신젬마

금융감독원 국장, 한상욱.

금일 17 시부터 2 시간 동안 남산 하얏트에 있었습니다.

진현필이 저축은행 인수건으로 로비를 시도한 걸로 파악됩니다.

김재명

최근 진현필 동선에 언론사 간부들이 겹치고 있어요.

분명 내일 아침 뉴스 하나 나옵니다.

그럼 회원수 급증. 피해액 3 조 이상으로 튀는 거고요.

스크린. 급증하는 회원수, 피해액 그래프 위에 한국장과 언론사 간부들의 사진이 겹쳐지면

이청장, 심각한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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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장

야. 장부 그거 꼭 찾아야겠냐?

34. 진회장의 저택. 서재. 새벽

두꺼운 책들이 빼곡한 책장. 돋보기를 쓰는 진회장, 손때 가득한 낡은 장부에 로비내용을 메모중.

금융 감독원 한상욱 국장. 그랜드 하얏트 사우나. 2015 년 9 월 12 일 오후 5 시.

사용권 5 억 원. 롤렉스 No. 16233.

[정부. 국회. 법원. 검찰. 경찰. 언론] 등 장부 곳곳에 견출지로 색인된 글자들이 스치고

이청장 OFF

정권 지지율 반토막이다... 오늘도 껀수없냐 위에서 전화 왔어.

한국장 물었고 전산실 찾았으니 그냥 내일 치자.

분실

어깨를 으쓱하는 김재명, 스크린을 보며

김재명

내일 치면? 진현필이 장부 써서 빠져나갈거 뻔한데요.

이청장

그니까? 개고생해서 잡으면 검찰에서 질질 끌다 법원에서 풀어주고...

장군, 멍군이 벌써 몇번이냐? 지겹지 않아? 안 지쳐?

김재명

장부만 확보하면 이번엔 외통숩니다.

이 사람들 피라미드 바닥이에요. 꼭대기까지 치고 갈 사람 저 밖에 없습니다.

일주 만 주십쇼. 건국이래 최고 게이트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자신만만한 김재명을 빤히 보는 이청장.

이청장

너 진짜로 원하는 게 뭐냐?

김재명

청장님 국회로 내쫓고 기수, 서열 깨부셔서

힘 있고. 빽 쓰는 부도덕한 인간들 다 작살 내는 거?

이청장

새끼... 여의도까지 따라오시지?

김재명

그 지옥을 왜 들어갑니까? 혼자 가십쇼!

잇몸을 보이며 웃는 이청장, 끝도 없는 자신감이 밉지 않은 듯.

이청장

미친놈...

김재명

그쵸. 대한민국에 저 같은 미친놈 한 명 있어야죠.

35. 도심도로. 새벽

도심을 달리는 신젬마의 차. 생각에 잠긴 김재명을 찜찜한 표정으로 흘끔 보는 신젬마.

끼익~! 아파트 단지 앞에 멈추는 차. 신젬마, 내리는 김재명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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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젬마

경찰청장 먹는 거 그거 정치야. 수사랑 다르다고요~

김재명씨 잘난 거 사대문 안팎으로 유명하지... 누가 모르겠어?

근데 적이 많잖아? 많아도 너무~ 많다고!

김재명

그런 거 많을수록 좋지. 쎈놈들이면 더 좋고.

뚜벅.뚜벅. 김재명의 뒷모습에 소리치는 신젬마, 점점 커지는 목소리.

신젬마

누가 뭐래? 큰 그림 좋아하잖아~

그 그림 혼자 그리지 말고 동기들, 선배들도 챙기면서 둥글게 둥글게~ 크게 크게~

김팀~! 들어~? 나 누구랑 얘기하니~~~???!!!

36. 고시원. 새벽

불꺼진 방, 구글링과 해킹으로 김재명의 신상을 터는 장군.

경찰대 서버에서 수석입학, 수석졸업, 사법고시 패스 등 엄청난 스펙이 쏟아져 나온다.

장군

이야~ 막연하게 개새낀줄 알았더니 구체적으로 씹새끼네.

모니터 한켠 팝업창엔 아이피 주소를 랜덤으로 바꾸는 프로그램이 돌고 있고

순간 해킹이 차단된 듯 경고 문구가 뜨면

장군

아이고 수고하십니다~

키보드를 치며 다른 경로로 다시 접속하는 장군, 이번엔 등기부 등본을 열람하며 황당한 표정.

장군

강남에서 재산세 내셔? 이거 이거 이거 완전히 사기캐릭터잖아?

37. 김재명의 아파트. 새벽 ~ 아침

필요한 물건들로만 단촐하게 꾸민 집.

털썩! 소파에 앉는 김재명, 낡은 손목 시계를 풀고 폴리싱(분해, 조립) 도구가 든 파우치를 꺼낸다.

루페를 눈에 끼고 가느다란 핀셋을 집는 김재명.

무브먼트를 열어 조그만 부품들을 하나씩 분해 하는 손.

김재명

...

가지런히 분해된 부품들. 천정을 보며 생각에 잠기는 김재명, 후~ 짧게 심호흡을 한다.

삐삐삐~! 알람이 울리는 시계.

소파에서 잠이 깨는 김재명, 화장실에 들어가 샤워기를 틀고

부엌

생수 뿐인 냉장고. 넥타이를 조이며 물을 마시는 김재명, TV 를 켠다.

38. 진회장의 저택. 침실. 아침

[AM 06:00]를 표시하는 디지털시계. 알람과 동시에 정지 버튼을 누르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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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서 일어나는 진회장, 등을 보인 채 누워있는 반라의 김엄마가 보인다.

거실

도자기, 그림 등 미술품이 가득한 거실.

테이블 위 경제신문엔 진회장의 사진과 [원네트워크, 신성저축은행 인수하나?] 헤드라인이 보인다.

소파에 앉아 뉴스를 보는 진회장.

앵커 E

마케팅 전문 기업 원네트워크가 법정관리 중인 신성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금감위에 제출했습니다.

아파트, 고시원의 교차. 출근 준비를 하며 뉴스를 보는 김재명과 장군.

TV 화면. 출근 중인 한국장에게 질문을 던지는 기자들.

한국장 E

채권단과 함께 긍정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약속된 멘트에 흐뭇해하는 진회장, 가운을 걸치며 나오는 김엄마를 보면

김엄마

5 억짜리 멘트 치곤 너무 짧은데?

진회장

아니. 저거 4 조짜리 멘트야.

김엄마

장군이 새끼... 하는짓은 얄미워 죽겠는데 머리 좋은 건 인정.

부엌으로 가는 김엄마를 물끄러미 보는 진회장, 특유의 미소가 사라지며 서늘해지는 표정.

10 시 정각을 알리는 디지털시계. 전화기에 불이 나며 상담을 시작하는 직원들.

실시간 계좌를 나타내는 전광판의 숫자가 빠르게 증가한다.

39. 원네트워크. 아침

현관 앞에 줄을 선 회원들. 가입 전화를 돌리고 저축은행 기사가 실린 신문을 읽으며 기대에 찬 표정.

실장실

여러 대의 모니터에 복잡한 프로그램을 띄워 놓은 장군.

홍보실 직원들에게 보고를 받는 김엄마와 눈이 마주치자 공격적인 표정으로 입을 벙긋거리고

장군

뭘 봐?

쌩~ 무시하며 직원들과 방으로 들어가는 김엄마, 뒤이어 등장하는 진회장과 수행비서들.

장군,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사무실 전광판을 가리키면 씨익~ 웃는 진회장.

망원경 시점. 블라인드가 쳐진 회장실로 들어가는 진회장.

40. 지능범죄 수사대. 분실. 아침

김재명에게 망원경을 건네는 신젬마.

신젬마

대박이네. 뉴스 덕에 펌프질 제대로야~

망원경 시점. 이어폰을 꽂고 모니터를 보는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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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장실

이메일을 확인하는 장군, 안경남과 통화 중.

안경남 E

요즘 유행하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이야~ 코드 꼬였나 확인해봐.

장군

오케이. 수고.

전화를 끊고 [핀란드 사우나_금발미녀가 헉.avi] 첨부파일을 열면 도스 창으로 바뀌는 모니터.

장군

어디보자...

안경남이 짠 코드를 한줄 한줄 확인하는 전문적인 모습.

분실

장군을 보며 웃는 김재명, 망원경을 든채로

김재명

쟤 또 머리 굴린다.

41. 진회장의 저택. 서재. 밤

인터넷 중국어 강의를 듣다 이메일을 열어보는 진회장.

[원아일랜드 예상수익 분석.ppt] 첨부파일을 클릭하는 손.

모니터로 빨려 들어가는 카메라, 코드가 풀리며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컴퓨터.

42. 원네크워크. 실장실. 밤

미러링된 컴퓨터 화면을 보며 짝! 손뼉을 치는 장군, 안경남과 통화 중.

장군

계좌 언제 열지 모르니까 똥 눌 때도 노트북 가지고 가!

안경남 E

확인하면 바로 뽑아?

장군

미친... 500 억인데 바로 들키지 병신아. 진회장 체포되면 뺀다!

넌 숨고, 난 집행유예 받고, 돈 찾으러 외국으로 뿅! 원. 투. 쓰리. 오케이?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빙그르~ 돌리는 장군, 천정을 보며

장군

아~ 똑똑해. 똑똑해. 난 똑똑해~!

그나저나 이 인간 왜 연락이 없어?

분실. 망원경으로 장군을 지켜보는 김재명.

렌즈에 반사된 도심야경이 타임랩스되는 모습. 밤낮이 바뀌며 시간이 흐른다.

43. 김재명의 아파트. 거실. 아침.

손목시계를 조립 중인 김재명.

무브먼트의 마지막 부품을 넣고 시계 용두를 누르면 째깍!째깍!째깍! 경쾌하게 움직이는 시계 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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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차며 집을 나서는 김재명의 뒷모습. 빠른 비트의 음악이 시작되고

44. 스타벅스. 아침.

커피를 주문하는 장군, 픽업 데스크 앞 늘씬한 여성을 보며

장군

오~~~ 으응?

몸매를 감상하다 당황하는 표정, 여성은 변장한 팀원 3 이다.

45. 도심 거리. 아침

팀원 3 을 쫒는 장군, 서로를 외면한 채 걷는 두 사람.

팀원 3

왼쪽!

멀어지는 팀원 3 을 보다 어리둥절 왼쪽 골목으로 들어가는 장군.

길 건너편의 팀원 4, 5. 골목 주변을 살피며 미행을 확인한다.

아무도 없는 골목. 뒤도 보고 위도 보고 두리번거리는 장군, 순간 끼익~! 골목 끝에 등장하는 검은색 밴.

장군

???

뚜벅.뚜벅. 뒤에서 등장하는 김재명, 휘익~! 장군의 뒷덜미 끌어 거칠게 밴에 태운다.

장충체육관. [㈜ 원네트워크 특별 프로모션 “ONE ISLAND”] 거대한 현수막이 올라가고

헤드셋을 끼는 김엄마, 리허설을 지휘하는 전문적인 모습.

미니 밴

김재명, 놀란 장군에게 전산실이 표시된 지도를 보여주면 실실 웃는 운전석의 신젬마.

신젬마

그 새벽에 당 떨어져서 꿀 받으러 가셨어?

장군

아... 그게...

김재명

박장군. 감옥 갈래? 지금?

김재명의 서늘함에 순한 양이 되는 장군, 민망함을 감추며

장군

아뇨. 네버.

김재명

좋아. 덕분에 전산실 확보했고 남은 건 로비장부야.

장군

그런 거 본 적 없다니까... 진.짜.루.

김재명

진현필이 여기저기 돈 뿌리는 이유가 뭐겠어?

세상에 “그냥” 이란 거 없다. 댓가 없는 돈 없고 장부 없는 로비 없어.

장군

무슨 약을 팔려고 서론이 이리 기실까? 진짜 몰라! 약 살 돈 없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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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명

돈 필요 없어. 시키는대로 몸으로 때워.

46. 저수지 낚시터. 아침

물 위에 떠있는 집 모양의 좌대들.

낚시 중인 한국장, 다가오는 모터보트 위 팀원 1, 2 를 보며 ‘뭐지?’ 의아한 표정.

휘익~! 날렵하게 좌대에 뛰어 오르는 팀원 2, 목에 걸린 경찰 뱃지를 보여주며

팀원 2

금융감독원 한상욱 국장님, 뇌물수수 혐의로 긴급체포 합니다.

미니 밴

몸을 숙여 장군과 아이컨택을 하는 김재명, 인이어와 고급진 만년필을 건네주며

김재명

시원하게 홈런 한 번 치자. 잔머리 그만 굴리고 정직하게 직구 하나만 던져!

만루 홈런 되면 박장군은 자동 열외야.

장군

정직... 아~ 잊고 살던 단어다... 하하하...

47. 장충체육관. 아침

연단을 보는 소수 정예의 다이아몬드 회원들과 신젬마, 간부석의 장군, 김엄마.

곳곳에 설치된 ENG 카메라가 진회장의 연설을 전국 지부에 생중계 중.

회원들과 일일히 아이컨텍을 하며 미소를 보이는 진회장, 어렵게 입을 떼며

진회장

오늘 아침, 저는 행복한 꿈을 꿨습니다.

원네트워크라는 커다란 울타리 안에서 여러분이 저를 안아주는 꿈...

부자가 된 여러분이 저를 뜨겁게 안아주는 꿈을 꿨습니다.

너무 행복했어요. 그 따뜻함이 아직 제 가슴에 남아있네요...

화기애애한 회원들, 지난 프로모션과 달리 진지한 분위기.

진회장

그런데 말입니다. 문득 걱정이 들었어요.

“아~우리 1 만 3 천 회원을 다 안아주려면 며칠이 걸리려나...”

이런 바보 같은 생각에 꿈을 깨버렸네요?

하하하~ 웃음소리에 손을 드는 진회장, 미소를 거두며 진지해지는 표정.

진회장

제 부족함으로 여러분이 힘들었던 시간들...

우리 원네트워크가 세상의 편견을 딛고 여기까지...

이 좆같은...

목이 메인듯 잠시 말을 멈췄다가

진회장

이 좆같은 세상... 좆같은 세상을 확 뒤집어 버리고 싶은데...

다 뒤집어서 우리 회원님들을 위한 세상을 만들고 싶은데...

고개를 숙여 눈물을 쏟는 진회장, 감정을 주체 못하는 듯 어깨가 들썩거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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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조명이 꺼지며 어둠이 깔리는 체육관.

진회장 OFF

세상이 편견이 저를 괴롭혀도 여러분을 위한 세상을 만들겠다는거...

이게 저의 유일한 소망, 영원히 깨고 싶지 않은 꿈 입니다.

48. 국도. 아침

달리는 밴 안. 뒷좌석에 나란히 앉은 팀원 1 과 한국장.

한국장

전화 써도 되나요?

팀원 1

되지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국가입니다.

한국장, 팀원 1 의 눈치를 보며 문자를 찍기 시작한다.

체육관

어둠에 잠긴 체육관. 진회장의 흐느낌에 웅성거리는 소리.

진회장 OFF

여러분...

제 소망이 이뤄지는 날이 바로. 오늘. 입니다.

장대한 음악과 함께 불이 켜지면

진회장의 손짓에 맞춰 펼쳐지는 대형 플랜카드. [㈜ 원네트워크 특별 프로모션 “ONE ISLAND”]

스크린. 거대한 리조트 조감도와 MOU 를 체결하는 진회장의 사진들.

눈물을 훔치는 진회장, 밝게 웃으며 고함.

진회장

이번엔 베트남 섬입니다! 하와이 버금가는 일등섬을 만들어서

평생 먹고, 마시고, 자고, 놀고. 10 원 한 장 안 쓰게 해드리겠습니다!!!

회원 일동

우와아아~~~!!!

후끈한 열기에 숨을 들이키는 장군, 흘낏 문자를 확인하는 김엄마를 본다.

스크린. 전문 성우의 나레이션과 함께 “ONE ISLAND”의 홍보 영상이 흐르고

연단을 내려오는 진회장에게 귓속말을 하는 김엄마. 진회장, 찰나로 웃음이 사라지는 표정.

49. 장충체육관. 주차장. 낮

달리는 장군, 출발하는 진회장의 차를 세우며

장군

본사 가시죠? 차 수리 맡겨서... 좀 끼겠습니다.

진회장의 차

뒷좌석 진회장의 통화를 의식하는 장군, 포켓에 꽂힌 만년필이 보인다.

김엄마 E

지능범죄 수사대래요. 언론에 엠바고 걸었고, 청장 직속이라 정보가 더 안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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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 어떻게 알았을까? 우리한테 빨대 꽂은 거 아냐?!

생각에 잠긴 진회장. 장군은 통화내용을 몰라 답답한 표정.

김재명의 차

진회장의 목소리가 울리는 무전기.

진회장 E

내가 알아서 할게.

차 돌려.

부앙~ 유턴을 하는 진회장의 차. 미처 유턴을 못한 김재명, 반대편 도로의 장군과 눈이 마주친다.

50. 진회장의 저택. 낮

삑삑삑삑! 경보를 해제하는 진회장, 현관에 서 있는 장군을 돌아보며

진회장

뭐해? 들어와!

장군

회장님 집 처음이라... 가슴이 막 뛰네요...

고급스런 집안 모습에 입이 벌어지는 장군.

리모컨을 눌러 블라인드를 닫는 진회장, 낮인데도 어둑해지는 거실.

침을 꿀꺽 삼키는 장군, 지하계단으로 내려가는 진회장을 보며 중얼거린다.

장군

아~ 씨발... 들립니까?

51. 골목. 낮

김재명의 차 안. 노트북 화면에 계단을 내려가는 만년필 카메라의 영상이 보인다.

장군 E

뭔일 나면 바로 옵니까?

김재명

집 앞이야. 잘 들리고 잘 보여!

지하실

장군, 복도 끝 희미하게 새어나오는 빛을 향해 천천히 다가가고

스윽~! 벽이 밀리며 드러나는 밀실, 돈 다발 가득한 금고와 바카라 테이블, 미니바의 모습.

딜러석에 앉은 진회장, 손에 낡은 장부가 들려 있다.

김재명의 차

화면에 뜬 진회장과 장부를 보며 상기되는 김재명.

진회장 E

앉아!

밀실

돋보기를 쓰는 진회장과 플레이어석에 앉는 장군.

장부 속 [정부] 색인을 펼치곤 대포폰을 드는 진회장, 공손하지만 여유로운 목소리.

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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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없으시죠?

네... 제가 별일이 생겨서. 금감원 한상욱 국장이라고 제 친굽니다.

무슨 오핸지 모르겠는데 오늘 긴급체포가 됐어요...

김재명의 차

진회장의 통화를 보는 김재명, 확신에 찬 눈빛.

진회장 E

나랏일로 바쁘시겠지만 영장만 막아주시면 됩니다. 네... 네...

김재명

이정도면 충분해.

밀실

계좌번호를 적는 진회장을 보며 눈이 번뜩이는 장군.

진회장

네... 감사합니다. 바로 입금하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의자에 깊숙히 기대는 진회장, 금고 속 돈다발을 보며

진회장

권력에 줄을 대려면 돈이 필요해. 돈으로 힘을 사는 거야.

꾸준히~ 적당히~ 먹이다 보면 저게 마약이 된다.

여기 이름 적힌 놈들 다 내 개야. 짖어 달라면 물고, 물어 달라면 하면 삼켜버리지...

장부을 덮고 공손히 두 손을 올리는 진회장.

진회장

이게 나한텐 성경이고 코란이다. 이걸로 무수한 태클들 돌파 한거야...

이걸 널 줄까 김엄마를 줄까 매일 매일이 갈등인데... 너라면 어쩔래?

장군

...

진회장

간부 중에 배신자가 있어.

진회장, 대포폰을 부숴 휴지통에 던지면 마른 침을 삼키는 장군.

장군

배신자, 제가 찾겠습니다.

블라인드가 열리는 거실. 세단 뒷좌석에 타는 장군을 보는 진회장, 생각을 알 수 없는 표정.

진회장의 차. 뒷좌석에 늘어지게 앉아 실실 웃는 장군.

시동을 거는 김재명, 만족한 표정으로 무전기를 든다.

52. 도심도로. 진회장의 차. 낮

장군의 인이어에 울리는 목소리.


김재명 E

수고했어. 연락 전까지 긴장 풀지 말고 있어.

장군

와~ 날씨 조오타~

뜬금없는 답을 하며 안경남과 문자를 주고받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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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계좌 열린다. 자리 지켜라! / 지키고 있음. 눈깔 빠지겠음.

서재.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누르는 진회장의 손.

53. 전산실. 낮

양봉 그물망을 쓴 안경남, 미러링된 진회장의 컴퓨터 화면 속 이체액 [1,000,000$]을 보며

안경남

워~ 밀리언 달러~~~!

진회장의 차

[비밀번호 확인] 대포폰 문자를 확인하는 장군.

‘됐다!’ 환희의 표정을 누르며 다리를 달달달~ 떨기 시작한다.

54. 진회장의 저택. 서재. 노을

대포폰으로 통화 중인 진회장, 손에 들린 핑크색 마사지 명함.

진회장

출장 되지? 좀 급한데...

목소리 E

코스 별로 가격 다른 거 아시죠?

아홉 번 채우셔서 다음 서비스는 50 프로 디씨 됩니다.

음~ 잠시 고민하다 미소 가득한 얼굴로

진회장

디씨는 됐고. 무제한 스페셜, 테크닉 좋은 애들로 두 명 보내.

55. 강남 경찰서 / 도심도로. 밤

후문을 나오는 한국장, 초췌해진 모습.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타면

멀어지는 택시를 보는 골목의 팀원 1, 2.

달리는 택시 안. 한국장, 이리저리 전화를 하지만 꺼져있거나 수신거부.

초조한 한국장을 룸미러로 보는 택시기사, LA 다저스 모자를 쓴 앳된 얼굴.

부앙~ 택시 뒤로 붙는 스쿠터 한 대. NY 양키스 모자를 쓴 청년이 핸들을 잡고 있다.

56. 경찰청. 밤

경찰청 로비를 걷는 김재명, 엘리베이터에 타고 꼭대기층 버튼을 쿡! 자신만만한 얼굴에서 문이 닫힌다.

청장실

노트북 화면. 만년필 카메라에 찍힌 밀실 상황이 재생 중.

진회장 E

금감원 한상욱 국장이라고 제 친굽니다.

무슨 오핸지 모르겠는데 오늘 긴급체포가 됐어요...

이청장

스톱.

김재명, 심각한 이청장을 보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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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명

정황 확실하고. 박장군이 딴거니 불법 녹취도 아니고.

영장 받아서 오전중에 장부 확보 하겠습니다.

청장

영장 안 나와... 백프로 안 나온다.

김재명

또 전화 받으셨어요?

이청장

받았지. 왜 안 왔겠어...

이번 전환 좀 쎄. 차원이 다르다... 니 이름 까라는 거 겨우 버텼어.

어설프면 역습 제대로 당하는거야.

너랑 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경찰 좆 되는 거라고.

김재명

영장 안나와도 장부 확보합니다.

이청장

재명아, 이번은 아니다. 멈추자 부탁이다.

단호한 이청장을 보며 표정이 굳는 김재명.

엘리베이터

김재명, 넥타이를 풀며 휴대폰을 꺼낸다.

김재명

나야.

57. 지능범죄 수사대 분실. 밤

엘리베이터 앞. 장군, 신젬마에게 휴대폰을 건네며

장군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코 앞에 진을 치고 계셨네...

신젬마

아니. 스탠드 밑이 제일 밝지.

분실

분실의 모습이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는 장군.

장군

뭐야? 고생했다 파티 열어주는줄 알았구...???

심각한 김재명을 보며 말을 멈추는 장군, 뭔가 눈치 챈 듯

장군

아~ 불길한데... 저 표정 뭐 시킬때 나오는 건데...

김재명

잘 아네.

내일 오전 아홉시 삼십분. 진현필 출근 직후 장부 꺼낸다.

니 손으로 꺼내고 나한테 주는 거야. 그래야 증거 가치가 생겨.

들어가고. 금고 열고. 방법은 우리가 알려 줄거고.

장군

아~ 장부? 야~~~ 난 또 뭐라고...

실실~ 웃다 급정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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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미쳤어? 거길 또 들어가라고?

전산실, 장부 시키는 거 다 했잖아! 계약 끝났어!!!

김재명

한국장 풀려난 거 봤지? 내 손에 장부 없으면 진현필도 바로 풀려나.

장군

그래서? 내 손으로 꺼내오라고? 나한테 왜 이래?

김재명

원네트워크 조단위로 불린게 너잖아.

니 덕에 작은 욕심 부린 서민들 농락당한거고. 그 정도 댓가는 치뤄 줘야지.

발끈하는 장군, 인이어와 만년필을 바닥에 집어던지며 가슴을 친다.

장군

나도 피해자야. 전세금에 사채, 통장 다 털어서 투자했고

좆만한 고시원에서 2 년을 웅크리고 잤다구!

우와~~~ 서민? 농락?

아저씨 그동안 장부 생각만 했잖아. 언제부터 피해자 걱정했는데?

김재명

장부 없음 진현필 못 잡고 피해자 못 구해. 집행유예도 없어.

김재명의 싸늘함에 혀를 차는 장군.

장군

우리나라 엘리트 수준이 이정도구나... 김재명 형사님, 좆까세요.

김재명

내일 아침 여덟시. 여기서 만난다.

자기 말만 하는 두 사람, 날카로운 시선이 부딪힌다.

먹구름에 가려진 달. 타임랩스로 빠르게 흐르는 구름이 보이다 아침이 되고

58. 뉴스 몽타쥬. 아침

장군의 고시원. 포털 사이트의 뉴스속보를 보는 장군, 밤을 샌 듯 초췌한 얼굴.

장군

씨발...

흔들리는 눈동자가 길게 보여지다가

분실

화장실. 세수를 하는 김재명, 우웅~ [발신자 : 신젬마 경위] 휴대폰이 진동하면

신젬마 E

뉴스 봤어?

포털 뉴스를 보며 점점 벌게지는 얼굴. 쾅! 화장실을 나간다.

진회장의 저택

뉴스 속보를 보며 붉은색 생과일 쥬스를 만드는 진회장.

기자 E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풀려난 금융감독원 한상욱 국장이

오늘 새벽 5 시 51 분경 청계산 이수봉 인근 700 미터 지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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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금감원 한모국장 자살. 경찰의 무리한 수사 도마 위로] 자막.

쥬스를 단숨에 들이키는 진회장, 서늘한 표정으로 씨익~ 웃는다.

59. 지능범죄 수사대. 분실. 아침

정신없이 울리는 전화벨. 창 앞에 서 있는 김재명, 골똘히 생각에 잠긴 얼굴.

[발신자 : 대장 세컨폰], 부재중 전화가 무수히 찍힌 휴대폰.

TV 화면. [누명을 썻다. 억울하다.] 문자메시지와 시간대 별 한국장의 위치를 나타내는 그래픽.

앵커 E

뇌물수수혐의로 긴급 체포됐던 한상욱 국장은

‘누명을 썼다. 억울하다.’는 문자를 마지막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경찰의 무리한 수사가 자살 동기로 추측 되는 가운데...

뉴스와 전화벨을 무시하며 김재명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신젬마와 팀원들.

7 시를 가리키는 손목시계를 보는 김재명, 순간 원네트워크 실장실에 불이 켜진다.

망원경 시점. 트레이닝 복 차림의 장군, 컴퓨터를 켜며 의자에 앉는 모습.

초조해 보이는 장군과 궁금증이 커지는 김재명의 얼굴의 교차.

지하 주차장

김재명을 뒤따르는 신젬마, 팀원들.

신젬마

일단 멈춰야 해. 지금 상황 최악이야. 우리가 뒤집어 쓴다고! 김팀! 김팀!!!

김재명

사람이 죽었어!!!

버럭 고함을 치며 돌아보는 김재명. 벌개진 얼굴, 분노한 표정.

김재명

지금까지 돈이 문제였지 사람이 죽은적은 없었어!

이 새끼들 선을 넘어 버렸다고!!! 나라고 못 넘을 거 같아???!!!

팀원들의 침묵을 보다 부앙~ 차를 출발시킨다.

60. 도심도로. 아침

운전중인 장군, 안경남과 통화 중. 조수석에 놓인 두터운 파일.

안경남 E

여보세요?

장군

초비상이다. 튈 준비 단단히 하고 있어!

장군을 쫓는 김재명의 차와 흩어지는 팀원들의 차.

61. 진회장의 저택. 아침

띵~동! 초인종을 누르는 손. 진회장, 인터폰에 뜬 장군을 보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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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명의 차

집 안으로 들어가는 장군을 보며 무전기를 드는 김재명.

김재명

박장군 어디로 튈지 몰라!

지원 요청해서 진현필 집 단단히 포장하고 본사. 전산실도 진입 준비해!

골목. 휴대폰을 들고 지원 요청을 하는 팀원 4, 5.

분실. 지원 요청을 하며 원네트워크의 동태를 살피는 신젬마와 팀원 3.

숲 속. 멀리 양봉장을 바라보는 팀원 1, 2. 경찰 뱃지가 달린 목걸이를 목에 건다.

거실

진회장, 장군의 손에 들린 파일을 보며

진회장

무슨 일이야? 회사에서 보고하면 될 걸...

장군

지금 출근하시면 장부 털립니다.

진회장

뭐?!

크게 심호흡을 하는 장군, 진회장을 똑바로 보며

장군

접니다. 배신자.

62. 도심도로. 아침

신호대기 중인 김엄마의 차 안. 띠링~ [발신자 : 강남서 최계장] 동영상과 함께 도착하는 문자.

겨우 찾았다. 밥 사.

화면 속 뭔가를 보며 비릿한 웃음을 짓는 김엄마.

63. 진회장의 저택. 아침

커튼을 제껴 팀원들의 차를 보는 진회장, 서늘해 지는 표정.

장군

도청 없습니다. 깨끗해요.

옷을 벗는 장군, 진심을 담아 쉴 새 없이 말한다.

장군

장부, 한국장. 이걸로 문제가 커진 거 같아요.

걔들 동네 지구대 아닙니다. 얘들 달라요!

진회장

달라? 근데 자수를 왜 해? 집행유예면 괜찮은 딜이잖아?

장군

회장님 능력, 이정돌지 몰랐습니다. 제가 병신같이 머리 잘못 굴렸어요.

뒤집을 기회 있습니다. 약속하신 500 억 주시던 내치시던 일단 믿어 주십쇼.

진회장

믿어 달라?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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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으십쇼! 저 진심 회개했습니다.

진회장

그래서?

장군

네?

진회장

믿으면? 걔들 어떻게 제낄건데?

팬티만 남은 장군, 밝아진 표정으로 파일을 건네며

장군

전산실, 장부. 두 개를 합쳐야 폭탄 제대로 터진다고 했어요.

장부 꺼내서 영장 못 치게 시간 끌어야 합니다.

프로모션 열두시 마감, 인센티브 두 배 늘린다고 회원들 펌프질하면

평소보다 계좌수 네 배는 오를 거고, 바로 민방위 시작!

전산실 자료 최대로 지우고 계획대로 밀항합니다.

장부는 쥐새끼도 모르는 곳에 숨겨야 하구요.

진회장, 파일을 펼치면 차트와 숫자, 계획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내용.

장군

밤새 생각하고 계산했어요... 최선입니다.

장군의 눈을 뚫어져라 보는 진회장, 허허~ 웃으며

진회장

박실장... 이럴 땐 머리가 아니라 본능을 쓰는거다.

순간 우웅~ [발신자 : 김엄마]의 문자. 진회장, 휴대폰 영상을 장군에게 보여준다.

강남경찰서 CCTV 영상. 억지 사고를 내고 출발하는 장군의 스포츠카.

진회장

돌아온 탕아는 용서하는게 도리지... 회개가 늦었으면 너도 죽었어.

서늘한 진회장의 눈빛에 얼어붙는 장군,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골목. 기다리는 김재명, 째깍!째깍! 손목시계를 보며 초조해지는 표정.

밀실

벌컥! 금고를 여는 진회장, 대포폰과 장부를 꺼내 전화를 돌리고 계좌번호를 메모하면

대포폰을 휴지통에 불태우는 장군, 진회장 눈 앞에서 장부 속지를 뜯어내고 새 속지로 바꾼다.

장군

이걸로 유인하겠습니다. 회장님은 제가 말씀드린대로 하십쇼.

끄덕이며 위조 여권과 돈다발을 챙기는 진회장, 원본 장부를 가방에 넣고 가짜 장부를 챙기는 장군.

64. 골목 / 도심도로. 아침

현관을 나오는 장군, 보란듯이 장부를 들고 소형차에 타면 밝아진 얼굴로 시동을 거는 김재명.

김재명

장부는 내가 맡는다. 확인 전까지 현재 위치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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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컴퓨터를 끄는 진회장, 계좌번호가 적힌 메모지를 입에 넣으며

진회장

흐흠~

만족스런 표정으로 메모지를 씹다 가방 속 장부를 꺼내면 내용이 없는 빈 속지의 모습.

밀실. 위조 여권과 돈다발을 챙기며 등을 보이는 진회장.

눈치를 보던 장군, 순식간에 장부 속지를 원래대로 바꿔치기 한다.

도심도로

조수석에 놓인 진짜 장부, 뒤따르는 김재명의 차를 보며 통화 중인 장군.

장군

지끔 쯤 눈치 챘을 거야. 민방위 문자오면 바로 돈 빼고 오늘자 데이터만 지워!

돈 뺀 거 못 지우면 우리 좆돼! 명심해!!!

안경남

야! 장부 진짜 넘길 거야?

장군

왜???

안경남

바보냐? 보험 들어야지! 사진이라도 찍어놔!

장부를 보며 고민하다가

장군

오케이. 끊어!

찰칵!찰칵! 대포폰으로 장부를 찍는 장군, 화면이 흔들려 포커스가 나가는 사진들.

‘젠장~’ 핸들을 틀며 다시 사진을 찍으려다 ‘응?’ 룸미러를 보면

스윽~ 유령처럼 몸을 일으키는 뒷좌석의 양키스, 한국장이 탄 택시를 쫓던 스쿠터 운전자.

장군, 손에 든 대포폰을 슬그머니 주머니에 넣는다.

김재명의 차

터널로 들어가는 김재명, 하이빔을 켜며 클락숀을 누르고

속도를 줄이며 비상 대피로에 멈추는 장군의 차,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차에서 내리는 김재명.

65. 금호터널. 아침

달리는 김재명, 운전석을 보면

조수석에 놓인 낡은 장부와 고개가 꺾인 장군, 목에 작은 주사기가 꽂혀있다.

김재명

???!!!

순간 뒤를 돌아보면 퍽! 주먹을 날리는 양키스.

기습 공격에 비틀거리는 김재명, 가드를 올려 양키스의 공격을 막아내고

빠앙~! 경적을 울리며 두 사람 옆을 아슬아슬 스치는 차들.

계속되는 공격에 반격을 노리는 김재명, 양키스의 품으로 빠르게 파고들며 주먹을 날린다.

퍽퍽! 몸을 웅크리는 양키스, 뒷걸음을 치며 차도로 밀리다 순간 빠앙~!

‘!!!’ 돌진하는 트럭에 공격을 멈추며 양키스를 잡아끄는 김재명.

틈을 본 양키스, 붕~ 김재명을 차도로 집어 던지고

끼이익~~~! 바닥에 쓰러진 김재명을 피해 급정거하는 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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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 장군을 조수석으로 밀고 차를 출발시키면 퍽! 운전석 창을 팔꿈치로 부수는 김재명.

김재명

멈춰!!!

퍽!퍽!퍽! 매달린 김재명의 얼굴에 주먹을 꽂으며 가속페달을 밟는 양키스.

안전벨트를 잡는 김재명, 차에 매달려 끌려가기 시작하고

씨익~ 웃는 양키스, 끼익~!!!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앞으로 튕겨져 도로 위를 구르는 김재명.

부앙~ 가속 페달을 밟으며 돌진하는 양키스.

김재명

!!!

몸을 날려 차를 피하는 김재명, 이마에 피를 닦으며 차로 달린다.

김재명

박장군 차 위치추적기 붙어 있지?!

팀원 5 E

네? 네! 아직 있습니다!

김재명

납치됐어. 위치 파악해서 불러! 방향 잡았으니까 잡을 수 있어!

팀원 5 E

박장군 장부 미끼 아닙니까? 진짜 장분지 확인하셨어요?

터널을 빠져 나오다 순식간에 표정이 굳는 김재명.

김재명의 시점. 조수석에 놓인 낡은 장부, 속지가 삐져 나온 모습.

‘진짠가? 가짠가?’ 망설이는 모습.

팀원 5 E

팀장님? 팀장님???

끼익~! 거칠게 유턴을 하는 김재명, 소리친다.

김재명

납치. 공무집행 방해. 영장 필요없어! 박장군 위치 나오면 근처 지구대로 넘기고

원네트 본사, 전산실 진입해. 진현필은 내 손으로 수갑 채운다!

들었어???!!!

66. 고수부지 주차장. 아침

나란히 세워진 미니밴 두 대. 트렁크 가득한 돈다발을 보며 당황한 환전남.

환전남

(중국어) 한 번에 돌리긴 많은데?

김엄마, 쿵! 여행가방 하나를 바닥에 던지며

김엄마

(중국어) 이걸로 배 하나만 구해. 수수료 10 프로 더 먹고. 됐지?

67. 원네트워크.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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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듯이 울리는 전화벨, 빠르게 증가하는 계좌 전광판이 30 만 단위에 육박하는 모습.

여직원 1

지금 가입하셔야 합니다. 정오에 프로모션 마감해요. 네... 5 억, 50 계좌.

여직원 2

지금 문자 드린 계좌로 입금하셔야 합니다.

네... 네... 입금 확인하고 해피콜 드리겠습니다.

엄청난 가입속도에 상기된 부장.

68. 진회장의 저택. 지하실. 낮

경비원 차림으로 지하 복도를 걷는 진회장, 우웅~ 대포폰을 확인하면

장부 확보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건다.

김엄마 E

네.

진회장

시작해!

막다른 벽을 힘껏 미는 손, 밝은 빛이 쏟아지는 진회장의 얼굴.

원네트워크

[민방위 시작. 실제 상황] 비밀 문자를 보며 붉은 색 버튼을 누르는 부장.

삐~! 경보음과 함께 멈추는 전광판. 고요해지는 사무실 안.

부장

민방위 시작! 실제 상황입니다~!!!

서류와 하드를 챙기는 직원들, 일사불란한 모습.

우웅~ 셔터가 내려가는 원네트워크 건물 입구.

도심 거리

원네트워크로 달리는 신젬마와 팀원 3. 신젬마, 당황한 표정으로 무전기를 든다.

신젬마

민방위 시작됐어!!!

69. 골목. 낮

부앙~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김재명의 차. 무전기에 울리는 고함.

신젬마 E

김팀! 김팀!!!???

얼굴의 피를 닦는 김재명, 당황한 표정 위로 삐~ 이명이 울리고

김재명

...

끼익~! 진회장의 저택에 도착하는 차. 주변을 포위한 경찰들을 헤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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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명

전산실 확보했어? 데이터 살려야 해!!!

부웅~ 철제 의자를 거실 창으로 던지는 김재명, 유리가 박살나며 경보음이 울린다.

70. 전산실. 낮

데이터를 삭제중인 컴퓨터 화면, 절반 이상 진행된 모습.

청소를 마친 안경남, 펼쳐진 노트북엔 진회장의 비밀계좌가 열려있다.

순간 쾅!쾅! 소리에 CCTV 모니터를 보는 안경남.

모니터. 쇠파이프로 컨테이너 문을 내려치는 팀원 1, 2.

안경남

니미...

빛의 속도로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치는 손가락.

[$ 0.00] 비어있는 계좌를 보며 하얗게 질리는 안경남의 얼굴.

양봉장

쾅! 부서지는 손잡이. 팀원 1, 2 수신호를 주고받으며 컨테이너 문을 열면

안경남

으아악~~~!!!

비명을 지르는 안경남, 두 사람을 밀치고 숲 속으로 달린다.

‘씨발’ 컨테이너로 들어가는 팀원 1 과 안경남을 쫓는 팀원 2.

숲 속에 숨어 세 사람을 보는 익숙한 뒷모습, 야구모자를 쓴 다저스, 한국장을 태운 택시의 운전기사다.

71. 진회장의 저택. 낮

집 안 곳곳을 수색하는 팀원 4 와 경찰들.

서재로 달려 들어오는 신젬마, 가짜 장부를 들고 있는 김재명을 본다.

신젬마

...

힘없이 휴대폰을 건네는 김재명, 포커스가 나간 장부 사진과 완성 안된 문장의 모습.

나 박장군 어딘진 몰라 지금 ㅌ

김재명

쫓아갔으면 잡을 수 있었는데...

신젬마

아직 안끝났어. 정신 차려! 박장군 찾아야지!

김재명

...

길게 마주보는 두 사람. 순간 무전이 울리고

팀원 5 E

팀장님! 박장군 대포폰 위치 나왔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신젬마를 보다 무전기를 들고 달리는 김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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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명

주변 CCTV 털어서 진현필 동선 파악하고

진현필. 김엄마. 박장군. 주요 간부들 공항 항만에 긴급 수배 쳐.

신젬마

네!!!

김재명

본사 진입했어?

72. 원네트워크. 로비 / 지하실. 낮

절단기로 잘려나간 셔터. 팀원 3 과 형사들, 스크럼을 짠 직원들과 몸싸움 중.

팀원 3

아직요! 시도 중입니다!!!

지하실. 부장과 남직원들, 문서 파쇄기에 서류와 하드디스크를 집어 던지고 있다.

73. 도심도로. 낮

부앙~ 거칠게 운전 중인 김재명.

김재명

전산실 확보했어?!

74. 전산실 / 숲 속. 낮

벽에 붙은 서버를 밀어내 코드를 뽑는 팀원 1, 한숨을 돌리며

팀원 1

후~ 일단 전원 차단했습니다.

순간 등 뒤로 나타나는 다저스, 퍽! 프로판 가스통을 휘두른다.

75. 골목. 낮

외진 골목에 버려진 장군의 소형차. 끼익~! 내리는 김재명에게 달려오는 팀원 5.

팀원 5

여기서 옮겨 탄 거 같습니다. 휴대폰 꺼졌고 목격자, CCTV 도 없구요.

차 안을 살피는 김재명, 순간 ‘아차!’ 트렁크 버튼을 누르고 차 뒤로 달린다.

김재명

...

천천히 트렁크를 여는 손. 안에 든 뭔가를 보며 굳어 버리는 표정.

전산실

정신을 차리는 팀원 1. 치익~ 가스가 새는 소리, 부서진 무전기와 인이어.

소파로 막힌 출구를 온몸으로 밀어내며 벌개지는 얼굴.

서버 뒤 콘센트에 꽂힌 점화장치, 깜빡. 깜빡. 녹색 빛이 점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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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풀 숲에 숨는 다저스, 헉!헉~! 거친 호흡.

컨테이너로 달리는 팀원 2 를 보다 망설임 없이 쿡! 리모컨 버튼을 누른다.

전산실. ‘삐이~!’ 붉은 빛으로 바뀐 점화장치가 요란한 소리를 내면

고개를 돌리는 팀원 1, ‘씨발...’ 중얼거리며 눈을 감고

펑! 불길이 치솟으며 폭발하는 컨테이너. 화기에 밀려 뒤로 넘어지는 팀원 2.

나무 뒤에 숨어 불길이 치솟는 광경을 보는 안경남, 땀범벅에 울상을 지으며 중얼 중얼.

안경남

이놈아... 이게 뭔 꼴이냐... 나보고 어쩌라고...

골목

트렁크 안에 웅크린 장군. 피에 반쯤 잠긴 창백한 얼굴, 액정이 죽은 대포폰을 꼭 쥐고 있는 손.

피를 뿜는 장군의 배를 누르는 김재명. 유리가 깨진 손목시계에 피가 스며든다.

팀원 2 E

전산실 폭파됐습니다. 안에 진수가... 진수가...

팀원 2 의 무전에 굳어버리는 김재명, 멍해지는 표정.

김재명

구급차... 구급차 불러!!!

김재명의 얼굴에서 뒤로 빠지는 플라잉 캠. 골목과 도심을 지나며 타임랩스가 시작되고

산을 넘고 물을 건너던 카메라가 바다 가운데 떠 있는 두 대의 배를 비추면

소형 요트에서 중국 목선으로 옮겨 타는 진회장과 김엄마의 모습.

76. 중국 목선. 노을

좁다란 선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김엄마, 문득 장부를 펼쳐본다.

김엄마

...

한 장, 한 장 넘기는 김엄마의 손가락. 묘해지는 눈빛.

김엄마 뒤 나무벽 틈으로 보이는 진회장의 서늘한 눈동자.

갑판

흠~ 바다 냄새를 맡는 진회장, 평범함 점퍼 차림. 갑판 후미에서 피처럼 붉은 노을을 감상 중.

선실에서 나오는 김엄마, 중국인 선장에게

김엄마

(중국어) 얼마나 달렸지? 여기 어디야?

선장

(중국어) 어디긴 바다지! 공해 진입해서 안전해~!

진회장에게 장부를 건네며 씨익~ 미소.

김엄마

축하해요. 대한민국 안녕이네...

진회장

장군일 줄까 널 줄까 고민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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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진회장, 다시 장부를 건네면 고개를 가로젓는 김엄마.

김엄마

회장님 옆에 꼭 붙어있을 건데 나한테 무슨 필요야?

진회장

그래?

의중을 알 수 없는 두 사람, 길게 아이컨택.

장부를 품에 넣으며 먼 바다를 바라보는 진회장, 무표정으로

진회장

그래... 수고했어...

77. 몽타주. 낮 ~ 밤

TV 화면. 뉴스 속보를 전하는 앵커.

앵커 E

신성저축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원네트워크 진현필 회장이 잠적했습니다.

네트워크 마케팅으로 위장한 원네트워크의 사기행각이 속속 밝혀지며

피해자 3 만 여명, 4 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의 행방이...

원네트워크. 엉망이 된 사무실, 파쇄기로 가루가 된 각종 문서와 하드디스크.

분실. 김재명과 이청장, 불 꺼진 원네트워크 건물을 바라보는 무거운 뒷모습.

이청장

잘못한 건 딱 하나야. 적당히 없이 다 잡으려고 한 거.

니가 그랬지? “대한민국에 나 같은 놈 하나 있어야 한다”고...

내가 뭐랬냐? 너 하나로 이 나라 못 바꿔!

김재명

모두 제 잘못입니다. 책임지고 그만 두겠습니다.

사표를 건네는 김재명. 봉투를 구겨 버리는 이청장.

이청장

야... 이거 유행 지났어. 그냥 밑바닥 구경하면서 개고생 좀 해.

다들 너 병신처럼 사는 거 보고 싶어 하니까 자존심 구기고 당해주라고...

바닥에 버려진 [정의사회구현] 액자를 보는 김재명, 씁쓸한 웃음.

삐이~삐~ 불규칙한 심장 박동음과 그래프.

수술실. 피범벅인 얼굴로 산소 호흡기를 쓴 장군. 맥박이 멈춘 장군을 살리려 노력하는 의사들.

삐~삐~삐 소리의 간격이 점점 짧아지며

중환자실. 온몸에 붕대를 감은 팀원 1 을 보는 김재명, 손에 쥔 그을린 경찰 뱃지에서 화면 페이드 아웃.

78. 김재명 형사 몽타주. 아침 ~ 새벽

금융정보 분석원에 첫 출근을 하는 김재명. 거창한 이름과는 달리 책상과 컴퓨터만 가득한 공간.

사물 박스에서 물건을 하나씩 꺼내 가지런히 책상 위에 놓으면

파티션 너머로 김재명을 보는 직원들의 비웃는 눈, 노려보는 눈, 감시하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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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명의 아파트. 거실 바닥에 앉아 금이간 손목시계를 분해하는 김재명.

문득 고개를 들어 널따란 거실 벽을 길게 바라본다.

금융정보 분석원. 모니터 속 고액 의심거래를 확인하는 김재명, 희망이 없는 표정.

놀리 듯 TV 를 켜는 직원 한 명. 뉴스 속보로 예인선에 끌려 항구에 들어오는 요트가 보이고

여기자 E

희대의 사기꾼 진현필, 도주 30 일 째.

밀항에 이용한 걸로 추정되는 요트가 해경선에 예인돼 들어오는 모습입니다.

출항 기록상의 두 명의 남녀는 진회장 본인과 홍보책임자 김미영이사,

일명 ‘김엄마’로 불리는 내연녀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재명, 반응 없이 묵묵히 모니터를 본다.

김재명의 아파트. 검색창에 쓴 [진현필, 김미영, 원네트워크]. 새로 고침 버튼을 누르는 손.

툭.툭.툭. 같은 뉴스가 검색되는 화면을 보는 김재명.

피해자들의 절규 50 대 주부 일가족 동반 자살. 다단계 사기꾼 진현필 오리무중, 3 조는 어디로?

79. 종합 병원. 1 인실. 낮

원네트워크 뉴스를 검색 중인 장군. 한 손엔 링거, 다른 한 손엔 수갑.

침대 옆 변호사, 서류를 넘기며 건조한 투로 말하고 있다.

변호사

궐석재판 진행합니다. 집행유예 받을 거고 항소없이 퇴원하시구요...

수사 협조 중 다친거라 수술비, 입원비는 국가가 지불 할 겁니다.

문득 변호사의 세련된 옷차림을 보는 장군.

장군

국선 변호사 아니죠?

변호사

재명이 사시 동기야. 모르는 척 하고 여기 싸인만 하면 돼.

장군

김재명?

싸늘해지는 장군, 부욱~! 선임계를 찢어버리면 늦가을 풍경이 펼쳐진 창 밖에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80. 고시원. 밤

압수수색의 흔적으로 엉망이 된 방.

몸이 불편한 듯 느릿 느릿 청소 중인 장군, 순간 똑!똑! ‘누구지?’ 돌아보면

장군과 바다이야기 두목 사이에 놓인 기다란 사시미, 문가를 지키는 조직원 한 명.

두목

반년 누워 있는 동안 이자가 원금을 급하게 추월하셨다.

연대 보증 섰으니 친구 몫까지 얼추 20 억. 몸 상해 장기도 못 팔거고 어쩔래?

장군

이자부터 갚아 나갈께요... 믿어주세요.

두목

진회장 뒤빡치다 이 꼴 났다며? 널 어떻게 믿어?

장군

못 믿어? 씨발~ 그럼 지금 찌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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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윗옷을 벗어버리면 온몸 가득한 벌건 수술자국이 보인다.

81. 종합병원. 재활치료실. 밤

복도에 서 있는 김재명과 신젬마. 유리 너머로 보행기에 의지해 트랙을 도는 팀원 1 이 보인다.

신젬마

노력중인데 쉽진 않을거래...

김재명

해 내야지. 해 낼 거야.

82. 원네트워크. 주차장. 낮

주차장에 펼쳐진 시위 천막, 채권단 압류딱지와 한 서린 낙서가 가득한 건물 외벽.

모자를 눌러 쓴 장군, 피해자들 사이에서 황명준 변호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황변호사

제가 겨우 찾아낸 대구 별장, 지금 압류절차 진행 중입니다.

저도 피해자지만 진회장이 숨긴 돈 찾아서 여러분 먼저 돌려 드려야죠...

그러려면 제가 채권단 변호사가 돼야 합니다.

줄을 선 회원들, 작은 희망을 품고 위임장에 싸인을 하는 모습.

장군, 길게 망설이다 줄 끝에 서면 커피를 나눠주던 회원 1 이 장군을 알아본다.

회원 1

너... 니가 여기 왜 있어? 무슨 낯짝으로 여길 와?!

회원 2

이놈아! 너 땜에 평생 모은 돈 다 날리고 집도 절도 없다!!!

멱살잡이를 당하며 지갑, 운동화 등을 뺏기는 장군. 저항도 변명도 못하다 갑자기 커지는 눈.

주차장 구석의 중년남, 치익! 라이터를 켜면 시너를 적신 몸에 불꽃이 번진다.

중년남

으아아악~~~!

화염에 휩싸여 괴성을 토해내는 중년남.

뒷걸음질 치는 장군, 부들부들 떠는 손과 발, 넋이 나간 표정.

순간 쓰러진 중년남을 덮치는 모자 쓴 사내, 담요로 불길을 잡는 필사적인 모습.

정신이 드는 장군, 점퍼를 벗어 다리 쪽 불을 잡다가 멈칫 돌아보면 모자 쓴 사내는 김재명이다.

김재명 / 장군

...

장군을 외면하는 김재명, 숨을 쉬는 중년남을 보며 안도의 표정.

83. 도심거리. 낮

가쁜 숨을 내쉬며 김재명을 쫓는 장군, 화가 잔뜩 난 얼굴.

장군

누구 땜에 이 꼴인데 여길 나타나? 한 푼이라도 건지려고 줄 선 거 어때 보이디?

나 불쌍하지 않냐? 이게 니가 말한 막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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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없는 눈으로 보는 김재명.

장군

너 아니었음 진회장 옆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을 텐데.

징계 먹었다며? 여기서 뭐하는 거야? 뭐하고 돌아다니는거야?

진회장 안 잡아? 안 잡을꺼냐고???!!!

불에 탄 장군의 점퍼를 빤히 보다 지갑 속 돈을 쥐어주며

김재명

춥겠다. 먼저 갈게.

멀어지는 김재명을 노려보는 장군, 돈을 쥔 손을 부들부들 떨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장군

미친새끼... 미친새끼... 야이 개새끼야!!!

뚜벅.뚜벅. 걷는 김재명, 표정을 감추며 주변을 의식하는 눈.

길 건너에 세워진 검은 세단 안. 찰칵!찰칵! 멀어지는 두 사람의 모습을 찍는 카메라.

84. 고시원. 장군의 방. 밤

느릿 느릿 키보드를 치는 장군, 힘빠진 표정으로

장군

그래... 좆까고 송충이는 솔잎이나 먹어야지...

프로그램 짜드립니다. 학부, 석박사 졸업 논문. 특 A 급 실력, LTE 급 속도.

약을 삼키다 구겨진 지폐 보며 헛웃음.

장군

으... 추워. 추워. 추워...

부르르~ 몸을 떨며 일어서는 장군, 쿵! 방문이 닫혔다 잠시 뒤 벌컥! 열리면

장군, 속옷 차림에 손부채를 하며 호들갑을 떤다.

장군

아우~ 더워~ 더워~~~!!!

몸과 멘탈이 회복된 모습에서 프리즈 프레임.

자막 : 6 개월 뒤

노트북을 보며 밀착된 남녀, 명품으로 도배한 여대생과 장군.

장군

1 년에 피해액 1 천억! 피싱, 스미싱, 파밍, 해킹, 우리 국민들 아주 미쳐버리지?

버트! 휴대폰에 이거 하나 깔면 만사 오케이야.

특유의 구라로 프로그램을 설명하다 마이크 아이콘을 클릭하면

여대생

음... 서울 중앙지검 권민재 수사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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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화면이 핑크빛으로 변하며 경보음이 울리는 프로그램. ‘오올~’ 감탄하는 여대생.

장군

“귀하의 통장이 범죄에 이용됐습니다...”

요따구 멘트 뜨면, 경보 울려주면서 112 에 발신번호 통보를 하는 거지...

언니 땜에 디자인도 파스텔 톤으로 했잖아~ 어때???

여대생

대박 좋은데 진짜 비싸다... 디씨 없어요?

장군

비싸? 카피라이트 언니가 먹는거야. 이걸로 박사 따는데 2 천이 아까워?

천만원짜리 빽 들고 다니면서 이러면 곤란하지~

85. 금융정보 분석원. 낮

모니터를 보며 건조하게 엔터를 치고 있는 김재명. 순간 우웅~ 휴대폰 뉴스 알림이 뜨면

주변을 의식하는 무표정.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스친다.

86. 고시원. 장군의 방. 낮

엄청난 속도의 타이핑. 프로그램을 짜는 장군, 똑!똑! 문이 열리면 모니터에 시선을 둔 채

장군

돈 냄샌 귀신 같이 맡으셔~

침대 위에 천오백 있으니까 도장 찍고 가져...???

문 앞에 서 있는 김재명을 보며 얼음이 되는 표정.

노트북 화면에 흐르는 뉴스 속보.

앵커 E

3 조원대 다단계 사기꾼 진현필과 김미영이

5 일전 베트남 다낭에서 무장 강도들에게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됐습니다.

현지 경찰은 어제 아침 무연고 처리로 화장을 했다고 발표...

모자이크된 진회장, 김엄마의 시체와 경찰의 사망 확인서, 유골분이 든 단지를 보여주는 뉴스 화면.

놀라는 장군, 표정을 감추며 싸늘하게

장군

뭐? 뒤질 놈 뒤졌구만... 어쩌라고?

김재명

따라와. 보여줄 게 있어.

장군

어딜? 뭘?

김재명

가보면 아는데?

장군

안 가도 알 거 같은데? 내가 병신이야? 한 번 당하지 두 번 당해?!

장부 사진 보내려고 그 지랄을 했는데...

너 나 안 믿은 거잖아! 나 버리고 진회장 잡으러 간 거잖아!!!

쾅!쾅! 장군의 고함에 시끄럽다 벽을 치는 옆방 사람. 김재명, 쾅!쾅! 벽을 되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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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명

너도 머리 굴리고 있었잖아! 전산실 친구랑 돈 빼돌리려는 거 몰랐을꺼 같아?

다 알고도 집행유예 겨우 받아줬는데 그건 몰라줘???!!!

조용해지는 방 안. 서로를 노려보며 감정을 추스르는 두 사람.

김재명

1 년을 기다렸어. 진짜 죽었다고 생각해?

김재명을 보며 눈빛이 흔들리는 장군.

장군

예수님 믿어?

김재명

나 무교야.

장군

이 인간들 사흘 안에 부활한다. 백퍼!

미소를 짖는 김재명, 오랜만에 보여주는 생기 있는 표정.

87. 김재명의 아파트. 낮

블라인드가 쳐진 어둑한 집 안. 책장에 가지런히 꽂힌 책과 사건 파일들, 테이블 위 분해된 손목시계.

장군

집 있고, 공무원이시고, 취미 고상하시고, 결혼 안 했...? 아... 못한거네.

실실 빈정대다 ‘응?’ 70 번 숫자가 찍힌 사건 파일을 꺼내면

김재명

건들지 말지?

장군

어쩌나? 이미 손 탔는데?

촤르륵~ 파일을 펼치면 수사 자료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모습.

장군

...

고갤 들어 책장 가득한 파일을 보다 턱! 파일을 덮는 장군,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장군

그동안 제가 너무 까불었군요.

김재명

그 정도로 쫄면 섭섭한데.

피식~! 웃는 김재명, 쿵! 거실 벽 귀퉁이를 치면 몰딩이 튀어나오며 벽이 갈라진다.

장군

응???

장군, 반대편 벽을 쿵! 쿵! 치면 역시 갈라지는 벽. 돌출된 부분을 잡고 가벽을 활짝 여는 두 사람.

원네트워크의 자금 흐름과 도주 이후 진회장, 김엄마를 추적한 맵의 모습.

중국 지도 곳곳에 붙은 진회장, 김엄마의 신분증 사진. 이름과 국적, 변장이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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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명

그동안 중국 순회공연 중이셨는데 한 달 전에 하이난에서 놓쳤어.

여기 알아주는 동남아 밀항 루트야. 걷든 배를 타든 빠져 나갈 수 있지.

그리고 5 일 전 다낭에서 사이좋게 사망. 뭔가 구리지?

장군

이걸 싹다 혼자 한 거? 이야~ 진짜 사기꾼은 여기 계셨네.

김재명

장부에 이름 적힌 새끼들 공적 1 호가 나야.

경찰, 검찰 다양하게 감시당하고 있어. 지금부턴 너도 조심해야 해!

긴장한 장군, 고개를 끄덕이면 순간 벌컥!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신젬마.

신젬마

어이 뇌쎅남! 언니 안 보고 싶었어?

장군의 엉덩이를 툭!툭! 치다 김재명에게 서류 두 장을 건넨다.

신젬마

“진현필, 김미영 공식 사망,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종결.”

거머리들 이미 철수했고...

이건 청장님이 미리 주시는 퇴임기념 선물. “김재명 경감 1 달 휴가! 무급!!!”

진회장의 사진 위에 수사종결 공문과 휴가원을 붙이는 김재명, 짝! 박수를 치며

김재명

자~ 휴가도 길고. 뭐하고 놀까?

에메랄드 빛 바다 위를 나는 플라잉캠. 해변도로를 달리는 검은색 SUV 무리를 비춘다.

88. 필리핀. 마닐라 베이. 노을

선두와 후미 SUV 에 탄 경호원, 변호사들.

자막 : 필리핀. 마닐라.

진회장의 차

위성전화를 든 진회장, 까맣게 탄 얼굴에 가득한 수염, 차이나 카라 셔츠.

나란히 앉은 드레스 차림의 김엄마, 화교 사업가 부부 느낌이 드는 두 사람.

진회장

청장 직속이라는 놈, 확실히 정리 된 거죠?

목소리 E

정리라니? 질끈 질끈 밟아 줬지...

나 몰라? 깔끔하게 사건 종결했으니까 경찰 쪽은 신경 꺼!

죽은 놈 살릴수도 없는데 지들이 어쩌겠어?

오랜 사이인 듯 허물 없는 통화 분위기.

진회장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가 죽고 살고 합니다.

목소리 E

덕분은 무슨, 하루 이틀도 아니고...

당분간은 몸 좀 사리시게. 기분 좋다 경거망동하면 너 진짜 죽어!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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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탕한 웃음에 수화기를 귀에서 떼는 진회장, 짜증가득한 얼굴, 공손한 말투.

진회장

지금 마닐라 시장한테 가는 길 입니다. 계획서 검토 끝났다는데... 느낌이 좋아요.

목소리 E

똑똑하고 가문 좋고 벤자민 걔 차기 대권 노리는 친구야... 나 진짜 큰 거 준거다.

진회장

압니다. 잘 알죠.

그래서 성의 표시 좀 더 했습니다. 통장 보시고 너무 놀라진 마십쇼. 하하하.

목소리 E

그래? 아~ 벌써 심장이 두근두근 하다! 하하하~!

89. 마닐라. 벤자민 시장의 저택. 밤

시가룸으로 꾸며진 벤자민 시장의 서재.

시장 일행과 마주 앉은 진회장 일행이 대형 TV 에 흐르는 영상을 보는 중.

세련된 그래픽과 음악, 전문 성우를 쓴 프리젠테이션.

아시아개발 펀드와 진회장의 [초이 컴퍼니] 출자금으로 마닐라를 에코 씨티로 만들자는 내용.

김엄마

(영어) 1 차 교통, 2 차 관광, 3 차 주거까지

7 개년 계획으로 마닐라를 그린 에너지를 쓰는 에코 씨티로 만들겠습니다.

화교 사업가로 신분을 바꾼 진회장, 김엄마의 신상 보고서를 읽는 벤자민 시장, 스마트한 호남형.

벤자민 시장

(영어) 좋습니다. 맘에 들어요... 이 사업이면 필리핀 경제 살릴 수 있습니다.

김엄마의 통역을 들으며 끄덕이는 진회장, 다이아몬드가 가득한 금장 시계를 꺼내며

진회장

(중국어) 스위스 본사에서 특별 주문을 했습니다.

우리 중국에선 신의의 증표로 마음이 담긴 선물을 주고받곤 하죠...

벤자민 시장, 진회장을 빤히 보며 불쾌해지는 표정.

벤자민 시장

(영어) 필리핀 이미지가 부패하다는거 잘 압니다.

우리 정부, 노력 중이에요. 제가 원하는 신의는 이런 게 아닙니다.

시계 상자를 닫는 진회장,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고

진회장

(중국어) 불쾌하셨다면 사과드립니다.

벤자민 시장

(영어) 아니에요. 씬이! 꽌씨! 중국 스타일 잘 알고 있어요.

여긴 마닐라니까 우리 스타일로 가시죠. 총 사업비 30 프로, 30 억불을 준비 하십쇼.

나머지 70 억불은 필리핀 정부에서 투자 합니다.

은행에 이자 줄 필요없이 시원하게! 한 달 드리겠습니다.

놀라는 변호사들. 김엄마, 의아해하는 진회장에게 속삭인다.

김엄마

(중국어) 우리 쪽 투자액 30 억불로 올리래... 한 달. 미친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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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시장, 당황을 감추는 진회장을 보며 한 번 더 강조하듯

벤자민 시장

(영어) 반 년 뒤엔 대선 정국이라 정신없습니다. 한 달! 어렵겠습니까?

진회장, 길게 망설이다 시원하게 웃으며 무릎을 친다.

진회장

(영어+중국어) 오케이! 좋아! 하겠습니다!

오솔길을 달리는 SUV 행렬이 커다란 철제문을 통과하면

높다란 담으로 둘러싸인 진회장의 은신처. 곳곳에 무장한 경호원들이 보인다.

90. 마닐라. 진회장의 저택. 밤

차에서 내리는 진회장과 김엄마.

김엄마

지금 상황 울어야 해 웃어야 해?

진회장

울다가 웃을 일이지.

내 돈 더 넣는 건 울 일이고 잡아먹을 게 커진 건 웃을 일...

그나저나 1 조를 한 달만에 어떻게 빼나?

실실 웃는 진회장, 곳곳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너머로 라구나 호수가 보인다.

픽업 트럭 뒤에서 총기들을 조립 중인 양키스와 다저스, 까맣게 탄 얼굴.

사냥 조끼로 갈아입는 진회장, 철컥! 라이플을 장전하며

진회장

피 땡긴다. 노루 잡으러 가자. 노루.

멀어지는 픽업 트럭을 보는 김엄마. 짧은 한숨,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

91. 서울. 진회장의 저택. 골목. 밤

차 안의 김재명, 신젬마, 장군. 신젬마는 누군가와 문자를 주고 받는 중.

어때? / 깨끗합니다.

미행을 의식하며 저택 뒷문으로 사라지는 세 사람.

지하실

벌컥! 도주로 벽이 열리면 랜턴을 든 신젬마를 뒤 따르는 장군, 김재명.

복도 끝 밀실에서 새어 나오는 빛. 천천히 밀실 문을 미는 장군, 굳어 버리는 표정.

밀실

먼지가 가득한 밀실 안. 팀원 2, 3, 4, 5 의 뒤로 양봉차림의 안경남이 꿀단지를 소중히 안고 있다.

반가움 반 섭섭함 반, 눈물이 맺히는 장군의 눈.

장군

나쁜 새끼... 얼마나 찾았는데...

안경남

덕분에 섬에 짱박혀 있었지... 이 형들 안 왔음 양봉왕 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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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글썽이며 웃는 두 사람.

장군

미친년... 뭐가 좋다고 웃고 지랄이야?

안경남

그래 이거지... 아~~~ 찰진 욕, 무지 그리웠다.

큭큭! 웃음이 전염되는 팀원들을 보다 질문을 던지는 김재명.

김재명

3 조를 삼킨 진현필은 뭘 하려고 할까?

죽음으로 신분 세탁했으니 회개하고 착하게 살까?

장군

그 인간 사기로 광합성하는 체질이야. 착하게 살면 시들어 죽어.

팀원 1 의 경찰 뱃지를 목에 거는 김재명. 장군, 신젬마, 팀원들과 아이컨텍을 하며

김재명

진현필 같이 잡자.

저마다의 감회로 고개를 끄덕이는 일동.

안경남

오~~~ 뭔가 있어보여. 멋져!

찰싹! 안경남의 뒤통수를 찰지게 때리며 속삭이는 장군.

장군

븅신아... 이럴 땐 닥치고 있는거야...

92. 분실 리부트 몽타주. 아침 ~ 밤

경쾌한 비트의 음악이 시작되며 지능범죄 수사대 분실로 탈바꿈하는 밀실과

벽에 붙은 자료를 분석하는 김재명, 장군을 한 호흡으로 보여주는 카메라.

원네트워크의 법인 계좌와 해외 계좌, 대포통장이 정리된 도표 앞에 선 김재명과 장군.

김재명

진현필이 찾으려면 돈줄기를 파야겠지?

국외로 빠진 돈이 2 조, 국내에서 잠자고 있는 게 1 조.

각종 계좌에서 뻗어나가는 가지를 가리키며

김재명

은행명. 개설 일. 계좌 주인. 입출금 내역과 현재 사용여부.

다섯 개를 기준으로 의심 계좌를 걸러 낼 거야.

밀항 전까진 돈 흐름 알고 있지? 지금부터 박장군이 길잡이야.

도표를 뚫어져라 보다 계좌 하나를 쿡! 찝는 장군.

장군

뿌리부터 출발하죠. 원네트워크 조상 계좌.

김재명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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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앞의 팀원 3 과 안경남, 서류 더미에 파묻힌 신젬마와 팀원 2, 4, 5.

스크린에 ○. △. □. ●. ▲. ■. 6 개의 기호로 표시되며 추려지는 의심 계좌들이 디졸브 되며

추려진 계좌를 버리고 살리며 새로운 줄기를 만드는 김재명과 장군.

김재명, 계좌 하나를 주시하며 의심이 깊어지는 표정.

김재명

이상해. 채권단 계좐데 돈이 고이질 않고 계속 빠져 나가.

장군

이것도 그래요. 이상...

다른 계좌를 보다 말을 멈추는 장군, 뭔가 깨달은 듯

장군

이거... 내가 짠 엔딩이야...

김재명

뭐???

장군

진회장, 김엄마 밀항 시키고 나는 피해자인 척 채권단으로 들어가서

처분 못한 부동산, 숨겨 논 돈 국외로 돌리고 합류한다고 했었어...

장군과 안경남을 보며 실실 웃는 신젬마.

신젬마

알아 개새끼야~

진현필 우리한테 팔고 니들 둘이 돈 챙겨서 튈려고 했잖아!

씁쓸히 웃으며 고개를 숙이는 장군. 김재명, 힘내라는 듯 툭! 어깨를 치며

김재명

쉽네. 여기 개새끼 대역만 찾으면 되잖아?

93. 종로. 맥도날드. 낮

창가 명당에 앉아 신문을 보는 양복 노인과 호위 하듯 주변을 둘러싼 60 대 노인들.

다른 테이블의 젊은이들과 이질감이 느껴지는 분위기.

채권단 황변호사, 한 칼 했을 듯한 호리호리한 노인 한 명과 대화 중.

노인

은퇴하신 분 왜 귀찮게 굴어? 제발 가자.

황변호사

삼고초려 몰라요? 오늘로 열 번쨉니다 열 번~!

이럴거면 우리 아이들이 고사성어를 왜 배워? 맞는게 되는게 하나도 없잖아?!

한번만 뵙게 해주세요. 신선생님 사람이지 신선 아니잖아요?

노인

닥치고 뒤돌아간다. 아님 저번처럼 한 따가리 하는 거고.

스윽 팔을 걷는 주변 노인들. 가득한 문신에 표정이 굳는 황변호사.

94. 도심 거리. 낮

황변호사, 비서에게 서류가방을 건네며 짜증을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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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변호사

지가 대통령도 아니고 1 분이 뭐가 힘들...???

‘응?’ 순간 표정이 환해지면 청순 섹시 신젬마가 행인들에게 말을 걸려다 망설이는 모습이 보이고

‘어?’ 황변호사와 눈을 마주치는 신젬마, 조심스레

신젬마

핸드폰을 택시에 두고 내렸는데 전화 한 통 쓸 수 있을까요?

황변호사

아~ 전화? 그럼요~ 그럼요~

휴대폰을 받으며 찡긋 윙크를 하는 신젬마.

신젬마

여보세요? 기사님? 저 방금 내린 승객인데 멀리 가셨어요?

황변호사의 끈적한 시선을 의식하는 신젬마, 가명(신예림)을 저장하고 휴대폰을 건넨다.

신젬마

고마워요. 밥 한번 살게 톡해요!

황변호사

아... 톡. 그거 좋죠.

택시에 타는 신젬마, 팀원 4 에게 휴대폰을 받으면 번개같이 도착하는 카톡.

오늘 저녁 어때요? / 식사? / 아니 술.

신젬마

젬마야... 너 아직 먹혀. 활짝 핀 꽃이야.

95. 황변호사 접근 몽타주. 낮 ~ 밤

주차장. 황변호사의 차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는 팀원 4, 5.

회원제 몰트바에 앉아있는 신젬마와 황변호사.

황변호사

여기 크레딧 좋아야 받아주는데... 예림씬 뭐하는 분?

신젬마

그냥 꽃집 몇 개해요... 오빠는 뭐하는 분?

황변호사

나? 생긴 건 이렇지만 알아주는 로펌 변호사! 하버드 로스쿨!

놀랍지? 그렇게 안 생겼지?

신젬마

어머? 하바드? 에이~ 나한테 사기치는거?

황변호사

허허~ 이 언니 속고만 사셨나... 졸업장 까? 우리집 갈래?

우리 집 좋은데... 방음도 잘 되고...

치근대는 황변호사와 받아주는 신젬마. 화기애애한 분위기.

로펌 로비데스크. 출근하는 황변호사, [어젠 즐거웠어요~] 리본이 달린 화분을 본다.

황변호사의 사무실. 원네트워크 피해자 대표와 미팅 중인 황변호사.

피해자들을 걱정하는 진심어린 목소리. 창가에 놓인 화분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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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주차 빌딩. 미니 밴. 노을

로펌을 마주보는 주차장 옥상. 미니 밴 안의 김재명과 장군, 도청장치를 통해 황변호사의 대화를 듣는 중.

황변호사 E

담주 피해자 모임 때 뵐께요.

최악은 경험하셨으니 이제 좋은 일만 생길 겁니다. 저만 믿으세요...

믿음직한 목소리로 배웅하는 황변호사. 잠시 뒤 스피커에 연결된 위성전화의 발신음이 이어지고

목소리 E

어떻게 됐어?

김재명과 장군, 익숙한 목소리에 눈빛이 번쩍인다.

97. 마닐라. 전기 자동차 공장. 노을

공장장의 설명을 들으며 통화 중인 진회장. 뒤를 따르는 김엄마와 변호사들.

황변호사 E

종로 다녀왔는데 신선생 그 인간, 뒷모습까진 봤습니다.

열번 찍어 뒷모습이니 스무번 찍으면 얼굴은 보여 주겠죠.

진회장

황변. 1 년 동안 내가 퍼준 돈이 얼맙니까?

지금 돈 값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한 달 안에 30 억불을 꽂아 줘야 한다고! 정신 못 차리나?

황변호사 E

정신 잘 차리고 있죠.

회장님 돈, 사이즈가 워낙 커서 어설프면 탈 나요. 아시면서 또 그러시네...

후~ 짜증을 참는 진회장, 손을 들어 공장장의 설명을 막는다.

미니 밴

망원경을 들고 있는 김재명. 장군은 통화 내용에 집중하는 중.

망원경 시점. 모니터 속 주가 그래프를 보며 여유롭게 통화하는 황변호사.

진회장 E

서울 말고 밖에서 찾는건 어때?

황변 하바드 나왔잖아? 그 나라도 학연지연 있을거 아닙니까?

황변호사 E

제 라인 풀가동 중입니다. 저 믿고 조금만 기다리십쇼.

신선생, 제가 부러트립니다.

삐릭! 전화가 끊기면 간만의 해후에 묘한 흥분을 느끼는 두 사람.

김재명

30 억불이면 일 하나 제대로 벌린건데.

장군

그치? 근데 신선생, 신선생 거리는 건 뭐야?

김재명

대한민국 지하경제 조상님. 몰라?

장군

응? IMF 때 대기업 회장들 싸다구 날렸다는 그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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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명

신선생을 찾는 이윤 하나 뿐이지. 어마어마한 돈. 급하게 돌려야 할 때.

순간 황변호사의 전화가 다시 울린다.

공장 사무실

대포폰을 든 김엄마, 창 너머 진회장을 보며 몰래 통화 중.

황변호사 E

김엄마, 진회장 컨트롤 못해? 이렇게 쪼면 나 일 못해~!

김엄마

신선생 뚫는게 그렇게 힘들어? 3 조 넘는 돈이 한 그릇에 담기는 거야.

진회장 한 방에 날릴 수 있어. 타이밍 놓치면 내가 죽는다고!

황변호사 E

어이 김엄마! 그대는 캄다운 하지? 미팅 있으니까 끊어!

삐릭! 끊겨버린 전화를 보는 김엄마, 초조한 표정.

미니 밴

골똘한 표정의 김재명과 장군, 할 말이 있는 듯 서로를 보며 동시에

김재명 / 장군

왜?

김재명 / 장군

아니야.

고개를 돌려 다시 생각에 잠기는 두 사람.

직부감으로 보이는 주차 빌딩 옥상. 구름 그림자가 빠르게 스치다 밤이 되고 다시 아침이 된다.

98. 그랜드 하얏트. 테라스 카페. 아침

도심이 내려보이는 테라스. 브런치를 먹는 황변호사, 반갑게 손을 흔들면 허름한 옷차림의 장군의 등장.

황변호사

우리 박실장, 얼굴 많이 상하셨네... 식사는 했고?

장군

아... 예. 대충...

갑자기 뚝.뚝.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장군

빚이 20 억이 넘습니다.

겨우 이자 갚고 있는데 진짜 죽을 거 같아요... 저 좀 살려 주세요...

황변호사, 주변을 의식하며

황변호사

아... 나 의사 아니고 변호산데... 내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스윽~ 윗옷을 들어 수술자국을 보여주는 장군.

장군

이게 다 경찰 새끼들 때문입니다.

간이 절반이 상했어요. 콩팥도 하나 없어서 겨우 걸어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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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 소송 걸려고요. 소송 걸어서 돈 받아 내려고요. 도와주십쇼... 살려 주세요...

장군의 옆에 앉는 황변호사, 다정하게

황변호사

그래요... 내가 도와줄게...

일단 채권단 소송 마무리 짓고 응? 조금만 더 버텨! 조금만!

장군

회장님, 김엄마 죽은 것도 다 저 때문인 거 같아요...

제가 잘 모셨어야 했는데... 제가... 흑흑...

황변호사

허허... 왜 박실장 탓이야? 자기 같은 피해자들이 불쌍한 거지.

죽을 놈 죽은거, 다 인과응보야 인과응보.

장군의 등을 두드려주는 황변호사, 묘해지는 표정.

밀실. 소파에 앉아 눈을 감고 있는 김재명. 장군의 행동을 아는 듯 모르는 듯 묘한 표정.

멀어지는 장군을 보다 위성전화를 꺼내는 황변호사.

황변호사

들으셨습니까?

99. 마닐라. 진회장의 저택. 아침

두꺼운 책을 읽는 진회장. 스피커에 울리는 황변호사의 목소리.

황변호사 E

어때요? 제가 박장군 감아 볼까요?

김엄마

걔 머리면 돈 꺼낼 방법 찾지 않겠어요?

슬쩍 떠보는 김엄마의 질문에 탁! 책을 덮는 진회장,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르며

진회장

김엄마, 후달려? 버린 패를 왜 다시 만지나?

김엄마, 서늘한 진회장의 눈을 외면한다.

호텔 로비.

벌게진 눈으로 힘없이 걷는 장군. 귀에 꽂힌 이어몰드, 손에 쥔 만년필. 허공에 대고 중얼 중얼.

장군

어때?

100. 서울. 진회장의 저택. 밀실. 아침

[진회장. 김엄마. 황변. 신선생. 국내자금 1 조 세탁. 한 달] 화이트보드에 써져 있는 글씨들.

장군 E

넘어 올 거 같아?

진회장과 김엄마, 황변호사를 연결해 삼각형을 그리는 김재명.

김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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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욕망의 중심에 다시 들어간거야. 조심하자.

삼각형 중심에 써진 [박장군] 글씨를 보며 ‘후~’ 심각해지는 표정.

테리스 카페. 황변호사의 테이블 밑에 설치된 조그만 도청장치.

101. 고시원. 밤

미니 밴에서 내리는 장군, 주변을 의식하며

장군

짐이 좀 많아. 빤스도 갈아입어야 하고...

장군, 고시원으로 들어가면 센서등이 켜지는 계단참을 보는 김재명과 신젬마.

신젬마

우리 잘하고 있는거지?

김재명

당연하지. 우리가 잡은 대가리가 몇 갠데? 우린 늘 잘했어.

피식~! 웃으며 다시 고시원을 보는 두 사람. 센서등이 꺼지며 잠시 정적.

[피해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 후회 뿐이다.] 문자가 찍히는 장군의 휴대폰 액정.

불이 켜지지 않는 장군의 방. 벌컥! 차문을 여는 김재명.

김재명

뒤 쪽 맡아!!!

장군의 방

다시 벌컥! 방문을 여는 김재명, 거친 숨을 참으며 놀라는 얼굴.

김재명

박장군...

빨랫줄에 목을 멘 장군, 벌게진 얼굴로 바둥거리는 모습.

침대에 누운 검은 옷의 사내, 감정 없는 얼굴. 장군의 휴대폰을 들고 김재명을 보면

‘씨발~!’ 달려드는 김재명, 좁다란 방에서 주먹을 주고 받는 두 사람.

컥!컥! 빨랫줄을 잡으려 손을 뻗는 장군.

퍽! 사내의 칼을 쳐내는 김재명. 쾅! 쾅! 서로를 벽에 집어 던지기 시작하고

다시 쾅! 사내를 집어 던지고 장군의 다리를 잡는 김재명, 힘껏 들어 올리면

으아악~~~!!! 표정이 돌변하며 돌진하는 사내.

골목

와장창~! 유리창을 뚫고 미니 밴 지붕에 떨어지는 두 사람.

김재명

으윽!!!

바닥에 깔려 충격을 받는 김재명. 사내, 몸을 일으켜 도망치기 시작하면

순간 번개같이 튀어 나오는 신젬마, 휘익~! 삼단봉을 뽑으며 고함.

신젬마

내가 맡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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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퍽!퍽! 쉴 새 없이 사내를 공격하는 신젬마. 김재명, 다시 장군의 방으로 달리고

퍽! 사내의 반격에 바닥을 구르는 신젬마, 도망치는 사내를 쫓으며

신젬마

거기서 개새끼야~!!!

장군의 방

컥!컥! 눈이 뒤집혀 거품을 뿜는 장군. 김재명, 팍! 칼로 줄을 잘라버리고

김재명

괜찮아? 괜찮아?

헛구역질을 하는 장군을 보며 당황한 표정.

골목

장군을 미니 밴에 태우는 김재명. 헉!헉! 돌아온 신젬마, 고개를 가로저으면

김재명

CCTV 털어서 동선 확인하고 지문, 족적, 혈흔, 뭐든 찾아. 이 새끼 잡아야 해!

괜찮아? 병원부터 가자. 병원!

순간 진동하는 휴대폰, [발신자 : 대장 세컨폰].

102. 여의도 고수부지. 밤

국회의사당이 보이는 벤치. 김재명과 이청장, 분노한 표정.

이청장

첩첩산중에 갈수록 태산이야... 너랑 젬마 발령 났다.

김재명

발령 낼 사람 청장님 말고 누가 있습니까?

이청장

누구겠냐? 젬마는 총리실, 너는 인터폴. 손발을 아예 묶어 버리겠다는 거지...

씨발~ 갈구는 건 참는데 이건 열 받는다.

발령 전에 해결 할 수 있어? 보름! 내가 줄 수 있는 최선이야!

김재명

네. 하겠습니다.

이청장

진현필 씨발 놈이 암덩어리야... 더 번지기 전에 잘라 버려!

103. 마닐라. 진회장의 저택. 서재. 밤

핑크색 마사지 명함을 들고 통화 중인 진회장, 흥분했다.

진회장

일 똑바로 안 해!? 끝까지 책임져! 마무리 확실히 하라고!!!

복도

계단을 올라오는 김엄마, 와장창~! 서재에서 들리는 소리에 걸음을 멈춘다.

김엄마의 방

노트북에 뜬 장부 사진들 중 마사지 명함을 보는 김엄마.

김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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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죽이는 건 아닌 거 같아...

목소리 E

그래도 될까요? 회장님 아시면 큰 일인데...

김엄마

회장님은 내가 알아서 할께. 돈은 계속 보낼거고...

암튼, 박장군 찾으면 나한테 먼저 얘기해.

104. 서울. 진회장의 저택. 밀실. 새벽 ~ 아침

다다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장군과 안경남, 사뭇 진지한 표정.

문을 열고 들어오는 김재명, 신젬마에게 소리친다.

김재명

뭐하는 거야? 병원에 있으랬잖아!

신젬마

얘 지금 풀파워야. 그냥 둬!

장군

그런 새끼 백명을 보내봐라 내가 죽나... 씨발...

목에 패인 상처를 긁으며 중얼거리는 장군.

하버드 대학 메인 서버를 해킹하는 두 사람. 방화벽을 뚫고 차단당하기를 반복하고

발령 날짜가 표시된 달력, 늘어나는 X 표시들.

장군

오케이!

김재명

찾았어?

휘익~ 모니터를 돌리는 안경남, 부티나게 생긴 동양인의 졸업사진을 가리키며

안경남

이름 피터 킴, 99 년 비지니스 스쿨 졸업. 황변이랑 겹쳐요.

장군

이 정도면 땔감으로 충분하지?!

장군, 경쾌하게 엔터를 치면 피터 킴의 사진이 김재명의 얼굴로 바뀐다.

105. 압류품 창고. 낮

텅!텅!텅! 형광등이 켜지는 커다란 창고. 원네트워크 압류품이 가득한 모습.

고급 승용차들 사이에 세워진 진회장의 세단과 장군의 스포츠카.

캐비닛을 여는 김재명, 주렁주렁 매달린 차 키를 보며 웃는다.

부앙~ 도심을 달리는 스포츠카, 엄청난 속도로 차들을 추월하고

106. 그랜드 하얏트. 밤

로비에 멈춰서는 스포츠카. 운전석에서 내리는 미끈한 수트차림의 사내.

유학파 로비스트로 변신한 김재명, 조수석 문을 열면 세련된 원피스를 입은 신젬마가 내린다.

JJ 마호니스

웨이터의 안내를 받는 황변호사, 신젬마의 옆자리에 앉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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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변호사

일행 계시네? 둘이 보는 거 아니었나?

신젬마

저녁 같이 하고 잠깐 앉았어. 5 년 만에 만난거라 1 분 1 초가 아깝네.

휴대폰으로 나스닥 증시를 보다 고개를 드는 김재명.

미니밴

헤드폰을 나란히 낀 장군과 팀원 3. 장군, 무전기를 들며

장군

김피터씨 까칠하게 가십니다. 임금 대하듯 말고 몸종 대하듯 하세요~

JJ 마호니스

장군의 목소리가 울리는 인이어. 김재명, 자세를 거만하게 바꾸며

황변호사

황명준입니다. 로펌에 있어요.

김재명

아~ 네.

김재명, 빤히 보며 고개를 끄덕이면 당황한 황변호사의 팔짱을 끼는 신젬마.

신젬마

황변 하버드 로스쿨 나왔지? 오빤 졸업이 99? 98?

김재명

99.

황변호사

아~ 후배님이네~ 난 98. 이름이???

김재명

피터. 성은 김이고.

황변호사

피터 킴? 아~ 들어본 이름인데... 뭐 하시나?

김재명

놀아요~ 시차 땜에 피곤하네. 예림이 또 봐~!

황변호사, 김재명의 뒷모습을 보며 불쾌한 듯.

황변호사

쟤 뭐야? 새끼가 선배한테...

신젬마

원래 그래. 워낙 까칠해서 별명이 사포야. 샌드 페이퍼~

황변호사

뭐 하는데? 진짜 놀아?

로비

프론트 데스크로 걸어오는 진짜 피터 킴과 비서, 뒤를 쫓는 팀원 5.

신젬마 OFF

놀지, 돈놀이... 워싱턴에서 유명한 로비스트야.

노는 싸이즈 어마 무지한 인간이시지...

회전문을 통과하며 아이컨택을 하는 김재명과 장군, 팀원 3.

수트 차림의 장군과 신젬마와 같은 옷을 입은 팀원 3, 지배인과 얘기중인 피터 킴에게 다가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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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혹시~ 피터 킴?

‘응?’ 피터 킴, 고개를 돌리며 의아한 표정.

피터 킴

네. 접니다만...???

장군

와우~ 반가워요! 무시무시한 소문 많이 들었는데...

저 98 황명준입니다. 하버드 로스쿨 나왔어요.

‘뭐지?’ 악수를 청하는 장군을 빤히 보는 피터 킴. 잠시 긴장감이 도는 분위기.

피터 킴

아~ 반갑습니다.

피터 킴, 장군의 손을 잡으며 힘차게 악수를 한다.

107. 통화 몽타주. 밤

마닐라 베이에 위치한 해변 펍. 바다를 바라보며 통화중인 진회장.

옆 테이블엔 현지 콜걸과 정장 차림의 양키스가 앉아있다.

진회장

피터 킴?

마닐라. 진회장의 저택

1 층 정원. 통화 중인 김엄마 옆에 앉은 다저스.

김엄마

확실한 놈이야?

황변호사 E

로비스트로 유명해. 별명은 드럼 세탁기. 돈 돌리는 선수야!

요즘 학력사기가 많아서 졸업 앨범, 비지니스 스쿨 동기, 더블 체크 했어.

미니 밴

황변호사의 통화를 듣는 김재명과 장군.

황변호사 E

후배 통해서 다리 하나 놨습니다.

제대로 미팅해서 어디까지 해 줄 수 있는지 알아 봐야죠.

씨익~ 웃는 장군, 손바닥을 들어 보이면 잠시 망설이다 툭! 하이파이브를 하는 김재명.

마닐라. 해변 펍

순간 왁자지껄해지는 펍, 잔뜩 취한 한국인 관광객들의 등장.

진회장, 콜걸에게 웨이터를 부르라는 눈짓을 하며

진회장

조심해요. 사람 맘 먹으면 하느님도 속일 수 있으니까...

전화를 끊고 지폐 뭉치를 꺼내며 어설픈 영어.

진회장

(영어) 담배 사야 하니까 잔돈은 백 페소로 바꿔줘요... 팁은 5 백 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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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터에게 잔돈사기를 치는 진회장, 생기가 도는 얼굴.

마닐라. 진회장의 저택

전화를 끊는 김엄마, 문득 다저스의 홀스터에 꽂힌 권총을 본다.

탕!탕!탕! 나무를 향해 총을 쏘는 김엄마. 반동이 심해 크게 빗나가는 총알.

지켜보던 다저스, 발목에서 은색 소형 권총을 꺼내 건네면 탕!탕!탕! 나무에 박히는 총알.

다저스

쏠 일 있으면 가까이에 있을 때 당겨!

의미심장한 눈빛을 나누는 두 사람.

김엄마

진회장이랑 나랑 물에 빠졌어... 누구부터 건질 거야?

다저스

나 수영 못하는데.

다저스, 아이처럼 웃는다.

서울의 도심 야경이 타임랩스되며 아침이 되는 모습.

108. 그랜드 하얏트. 로비 라운지. 낮

캐주얼 차림으로 영자신문을 보는 김재명, 이어몰드에 울리는 목소리.

신젬마 E

황명준 들어갑니다. 박장군 보낼께요.

반대편 구석 테이블을 보면 역시 영자신문을 읽고 있는 진짜 피터 킴.

시간차를 두고 자리에 앉는 황변호사와 장군, 두 사람은 등을 마주한 구도.

김재명

늦었네.

황변호사

미안. 차가 막혀서...

피터 킴

아~ 서울... 뉴욕 만큼 교통 지옥이죠. 편하게 앉으세요... 커피? 티?

장군

라떼, 아이스로.

교차와 화면 분할이 이어지며 황변호사와 피터 킴이 직접 대화하는 느낌이 든다.

젠틀한 피터 킴, 환한 미소로

피터 킴

우리 선배님... 저한테 뭐가 궁금하신 거죠?

장군

피터 별명이 드럼 세탁기라며?

피터 킴

네? 무슨 말씀인지...

장군

에이~ 왜 그래? 다 알아보고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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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 치고 들어오는 멘트에 당황하는 피터 킴, 주변을 의식하며 뜸을 들이면

황변호사에게 돌직구를 던지는 김재명.

김재명

용건 뻔한 거 같은데 본론으로 가죠. 한국에 있어 해외에 있어?

황변호사

응? 누구?

지레 당황하는 황변호사.

김재명

원하는 거 돈 세탁 아냐? 세탁기 돌리려면 액수랑 상태를 알아야지.

황변호사

바로 본론? 이야~ 빨라서 좋네! 그럼 세탁기 성능부터 들어볼까?

황변호사의 질문을 피터 킴에게 전하는 장군.

장군

미치게 골 아픈 고객이 있는데 수수료 두둑하게 의뢰 좀 하려고...

세탁기 성능이 어떻게 돼?

‘흠~’ 짧게 한숨을 쉬다 어깨를 으쓱하는 피터 킴.

피터 킴

알고 오셨다니 할 수 없죠. 돈 세탁이란 거 말이 거창하지 뻔해요...

피터의 설명을 듣는 김재명, 황변호사에게 전한다.

김재명

뻔하지. 빨래 넣고 세제 넣고 코스 선택해서 돌리는 거.

황변호사

그러겠지. 그러니까 세탁이지...

우리 고객이 조심성이 강해서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볼까?

김재명

자세한 건 내 노하운거고... 그거 알려주면 뭐 먹고 살아?

자 다시 질문. 액수랑 상태 어떻게 돼?

피식~ 웃는 황변호사, 고개를 내밀며 속삭이고

황변호사

야~ 역시 선수네. 잘 감으니 감겨 드려야지~

한국에 CD, 금괴로 1 조 넘고 해외에 2 조 정도... 밖에 껀 문제없는데 국내 꺼가 문제야.

귀엽게 미간을 찌푸리는 피터 킴.

피터 킴

휴~ 1 조 땜에 골치 좀 썩으셨겠네요... 얼마나 급해요?

장군

길면 한 달? 해 줄 수 있겠어? 나 원형 탈모 왔어...

김재명

급하네. 급하면 수수료 쎄지는데?

황변호사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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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덕이는 피터 킴과 고개를 가로젓는 김재명의 교차.

김재명

더블!

‘워~’ 놀라는 황변호사, 주변을 살피다 파일 하나를 건네며

황변호사

사업 계획서야. 검토 해보고 자세한 얘긴 로펌에서 하지. 수수료도 그 때 확정하고.

파일을 펼치는 김재명, [Non Disclosure Agreement(비밀유지 협약서)]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황변호사, 만년필을 건네며 미소.

황변호사

비밀 유지정돈 해 줄 수 있지? 피터, 선수잖아?

어깨를 으쓱 하는 김재명, 자신의 만년필을 꺼내 경쾌하게 싸인을 한다.

109. 진회장의 저택. 밀실. 낮

중요 정보가 지워진 사업계획서를 벽에 붙이는 김재명과 장군.

컴퓨터 앞의 안경남과 팀원 3, 다른 팀원들은 사업계획서 복사본을 분석 중.

신젬마, 벽에 붙은 벤자민 시장의 사진을 보며 걱정 가득한 표정.

신젬마

마닐라에 있는 거 확실한데 일단 잡는 게 좋지 않을까?

김재명

지금 잡으면 피해금은?

신젬마

일단 잡아와서 탈탈 털어야지... 필리핀 정부까지 엮인 건데 너무 위험하잖아?

김재명

이게 마지막 기회야. 저기 머리 하나 더 있는데 뭐가 걱정...???

장군을 돌아보다 말문이 막히면

바닥에 드러 누운 장군과 안경남, 실뜨기 놀이를 하며 실성한듯 낄낄대고 있다.

김재명

아니다. 그냥 나만 믿고 따라와.

‘응?’ 쳐다보는 장군, 해맑은 표정으로 “왜~???”

110. 종로. 맥도날드. 입구. 낮

인도변에 주차된 영국제 대형 세단, 길게 밀린 차들을 무시하듯 비상등을 깜빡 깜빡.

입구 계단에 마주 앉은 70 대 양복 노인과 김재명, 장군.

종이에 침을 발라 담배를 말고 있는 노인은 산전수전 다 겪은 인상의 신선생이다.

치익~! 불을 붙이는 신선생, 김재명의 얼굴에 후~ 연기를 뿜으며

신선생

사천오백원 담배 한 갑에 세금이 삼천삼백십팔원이다.

씹팔놈들... 건강 생각하면 팔지를 말던가...

용건이 뭐야?

김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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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부탁입니다.

신선생

쉬운 적 있었어? 이번엔 누구?

김재명

죽은 놈 살려서 잡아오려고요.

신선생

진현필이?

끄덕이는 김재명 앞에 퉤! 침을 뱉는 신선생, 장군을 보며

신선생

60 초 줄게 읊어봐.

장군

60 초요???

신선생

니들 1 초가 나한텐 세월이다... 뭐해? 세월 가는데?

마음이 급해진 장군, 맥도날드 냅킨에 그림과 글씨를 휘갈겨 쓰며

장군

진회장이 필리핀 정부랑 10 조짜리 사업을 일으키려고 합니다.

정부 돈 7 조를 먹으려면 자기 돈 3 조를 투자해야하는데

2 조는 외국에 현금화 돼 있고 1 조는 국내에서 잠자고 있어요.

이 1 조를 우리가 맑고, 투명하고, 깨끗하게 세탁해 주려는 거죠.

신선생

1 조 현물을 현금화 해달라?

김재명

아니요. 해외에 있는 2 조까지 세탁기에 넣어야 설계대로 됩니다.

싸이즈를 두 배로 키워야 해요.

간단히 말해 7 조 빌려 주시면 진현필 돈 한방에 찾는거죠.

신선생

7 조???

엄청난 부탁에 어이없다 웃는 신선생.

111. 로펌 회의실. 낮

김재명과 팀원 3 을 반갑게 맞는 황변호사와 직원들. 커다란 에코 씨티 미니어처가 보인다.

김재명

다 내보내.

불쾌함이 스치는 황변호사의 얼굴, 직원들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만년필, 노트북 등 카메라와 도청 장치가 달린 소품을 테이블에 늘어놓는 팀원 3.

김재명

검토해 봤는데 싸이즈가 너무 작아.

내가 돌리는 세탁기에 넣으려면 10 조는 받쳐 줘야 해.

황변호사

10 조?!

김재명, 테이블 위에 놓인 스피커를 슬쩍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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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마닐라. 진회장의 저택. 서재. 낮

위성전화를 통해 들리는 김재명과 황변호사의 대화. 김엄마, 어이없다 고개를 흔들며

김엄마

이 새끼 뭐야???

쉿! 입에 손을 대는 진회장,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김재명 E

지금 인도, 중국, 일본, 3 개국 검은 돈을 돌리고 있어.

여기에 에코 씨티 펀드가 되는 10 조를 넣는 거야.

서울. 로펌 회의실

팀원 3, 스크린에 PPT 를 띄우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자금 흐름도가 보인다.

김재명

그 10 조를 인도에서 11 조에 사고 또 중국이 12.1 조 사고.

10 프로씩 붙는 돈을 싱가폴에 만들 페이퍼 컴퍼니에 수수료로 빼내는 거지.

이렇게 계속 돌리다 프로젝트를 파산시키면 누구의 책임도 없는 사업실패.

그리고 원금 회수. 이해 돼?

황변호사

생각보다 쉽네.

김재명

쉽지. 그럼 돈을 한 장 한 장 손빨래 하는 줄 알았어?

황변호사

음... 싸이즈, 시간 맞춰 돈 돌리고

국제법, 금융법 지켜주는 디테일이 피터 킴 노하운 거구만...

김재명

맞아. 이거 할 수 있는 사람 나밖에 없다는게 포인트지.

황변호사

다 좋은데 갑자기 10 조를 어떻게 만드나? 내 고객 박박 긁어야 3 조 조금 넘는데.

김재명

대한민국에 돈 세탁 할 사람이 한 명 밖에 없겠어?

있는 거 다 털어 넣어. 7 조는 다른 손님으로 맞추면 돼.

어때? 할 수 있겠어요?

황변호사

생각 좀 해봐야겠는데? 고객이랑 상의도 해야하고...

김재명

선배한테 물은 거 아닌데?

스윽~ 스피커로 몸을 숙여 마이크에 대고

김재명

고객님?

마닐라. 진회장의 서재

스피커에 울리는 목소리.

김재명 E

가능하시겠습니까?

눈을 뜨는 진회장, 잠시 망설이다 되묻는다.

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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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프로젝트는 어떻게 키우지?

김재명 E

마닐라 지도 있으시죠?

서재 벽에 붙은 마닐라 지도를 보는 진회장과 김엄마.

김재명 E

바다만한 호수 보이나요? 뭔가 떠오르지 않습니까? 우리가 잘하는 거?

서울. 로펌 회의실

에코 씨티 미니어처 앞에 서는 김재명, 쿡! 리모컨을 누르는 손.

지도 위에 라구나 호수와 마닐라를 관통하는 운하가 만들어지면 ‘와우~!’ 탄성을 내뱉는 황변호사.

진회장 E

운하를 만들자는 거야?

김재명

어차피 파산 시킬 프로젝트. 뭘 못하겠습니까? 운하 주변으로 공연장, 생태 공원 만들고

넓고 깊게 파서 크루즈나 화물선박들 통행료도 챙기자는 거죠.

마닐라 시장 설득할 수 있겠어요?

마닐라. 진회장의 서재

씨익~ 웃는 진회장. 걱정이 스치는 김엄마의 얼굴.

진회장

다른 고객 오픈 할 수 있나? 3 조를 넣어야 하는데 보증이 있어야지.

김재명 E

물론이죠. 그 고객이 신선생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진회장

신선생?

113. 종로. 맥도날드. 노을

입구 계단에 앉아 파일을 펼치는 신선생, 전문적인 그래프는 대충 넘기며 숫자들만 유심히 보는 중.

어설프게 담배를 마는 장군과 기다리는 김재명.

신선생, 파일을 덮고 담배를 물면 치익~! 공손히 불을 붙이는 장군.

김재명

다 보신 겁니까?

신선생

대한민국이랑 산전수전 겪었는데 글자랑 그림이 뭔 소용이야?

숫자만 봐도 답 나오는구만... 이거 니가 한거야?

장군

아쉽게도 저작권은 김재명씨와 공동입니다.

신선생

너 뭐하는 새끼야?

장군

저는 박장군이라는 새낍니다.

진현필 씹새끼를 잡아야하는 괜찮은 개새끼죠...

‘귀엽네’ 연기를 뿜는 신선생, 김재명을 보며 차가워지는 표정.

신선생

잘못되면 재산 절반이 날아간다. 목숨 같은 걸로 바꿀 수 없어.

김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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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숨 같은 거 보다 선생님 노후 보장이 낫지 않을까요?

신선생

새끼야, 그거 협박으로 들린다?

김재명

뭐든 편하게 생각하시죠.

피식~ 웃으며 낡은 수첩을 던지는 신선생.

김재명, 수첩을 펼치면 외국계 은행의 계좌 정보와 비밀번호, 입출금 방법이 깨알같이 적혀있다.

당황한 장군,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장군

이게 뭐야???

신선생

뭐긴? 7 조지.

장군

말이 돼? 뭐가 이렇게 쉬워?

선생님, 고맙긴 한데 이렇게 막 줘도 돼요?

신선생

우리도 상도덕이라는게 있다. 진현필 애송이가 너무 해처먹었어.

내가 세운 법, 내가 지키게 도와야지.

김재명의 눈을 길게 바라보다가

신선생

혼자 잘났다 세상 짐 다 짊어진 거처럼 굴더니...

얼굴 좋아졌어. 둘이 잘 어울려.

어색하게 웃는 김재명과 얼떨떨한 표정의 장군.

114. 마닐라. 해변. 노을

해변을 산책 중인 진회장, 김엄마와 벤자민 시장. 뒤따르는 경호원과 양키스와 다저스.

벤자민 시장

(영어) 뭐라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군요...

진회장

(중국어) 대권 도전 하시려면 눈에 보이는 공약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인터넷에 필리핀 치면 제일 먼저 뭐가 뜨는지 아세요?

살인, 납치, 강도... 죄다 범죄 뉴스 뿐이에요.

에코 씨티에 운하까지 더하면 필리핀 경제, 필리핀 이미지, 다 살릴 수 있습니다.

벤자민 시장

(영어) 잘 알고 있어요... 내가 찾던 그것입니다.

제 머리가, 필리핀의 역량이 최선생을 못 따라간다는 게 속상할 뿐이죠...

진회장

(중국어) 과찬이십니다.

진회장, 김엄마에게 빠지라는 눈짓을 보내곤 또박 또박 영어로

진회장

(영어) 잠깐 앉을까요?

안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면 미간을 찌푸리는 벤자민 시장.

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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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신의도 얻었고 사업은 차질 없을 테고...

대통령 되기 전에 사내끼리 담배나 한 대 피웁시다.

손에 들린 시가를 보는 벤자민 시장, 기분 좋게 웃으며 시가를 문다.

해변도로. 호탕하게 웃는 두 사내를 보는 김엄마, 불쾌한 표정.

115. 회의 몽타주. 낮~밤

로펌 회의실에 들어오는 팀원 2, 3, 4, 5. 캠코더 뒤에 앉아 회의를 지켜보는 김재명과 황변호사.

국제 금융법, 페이퍼 컴퍼니 매매에 관한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는 팀원들과 변호사들.

옥상 미니밴. 헤드폰을 끼고 회의 내용을 듣는 장군과 신젬마, 안경남.

세계지도와 각종 그래프, 숫자, 팀원 3 이 작성하는 계약서 문구가 쉴새 없이 디졸브 된다.

마닐라. 진회장의 서재

TV 를 보는 진회장과 변호사들. 녹화영상과 각종 문서들을 꼼꼼히 살피는 모습.

스위스 뱅크 잔액 확인서를 팩스로 받는 김엄마, 순간 휘익~ 확인서를 채가는 진회장의 손.

김엄마

...

신선생의 계좌 잔액을 확인하는 진회장, 7 조의 실체를 보며 회심의 미소.

로펌 회의실. 김재명, 책 한 권으로 제본된 계약서를 황변호사에게 건넨다.

진회장의 서재. 제본된 계약서를 확인하는 진회장과 변호사들.

116. 서울. 진회장의 저택. 밤

얼마 안 남은 발령 날짜를 보며 걱정이 가득한 김재명.

김재명

신선생 돈에 필리핀 정부. 까딱 잘못하면 낭떠러지야.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 답답하네.

장군

진회장, 3 조를 찜쪄먹은 인간이야. 졸라 신중해. 걱정 말고 시간 좀 줍시다.

머릿 속이 복잡한 김재명, 척!척! 테이블 위에 무전기 부품을 분해하기 시작하면

‘워~’ 손놀림을 보다 휴대폰 게임을 하는 장군.

117. 마닐라 외곽. 진회장의 저택. 수영장. 낮

시가를 태우며 망중한을 즐기는 진회장. 심기가 불편한 듯 바라보는 김엄마.

후~ 시가를 재떨이에 올리고 멀리 라구나 호수를 바라보며

진회장

저걸 뚫어? 새끼... 상상력 끝장이구만...

김엄마

이럴 시간 어딨어? 황변이 연락 기다리잖아요.

진회장

그 새끼 한 게 뭐 있다고... 일은 피터가 다했지...

있어봐... 생각이 많다... 생각이...

노을에 물든 저택 풍경. SUV 를 몰고 저택을 나서는 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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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층 테라스의 김엄마, 멀어지는 SUV 를 보며 후~ 긴 한숨.

118. 마닐라. 빈민가 아파트. 밤

허름한 계단을 올라가는 진회장. 복도에 울리는 구슬픈 필리핀 가요.

아파트 안

서버와 컴퓨터가 가득한 거실. 도박 프로그램을 짜는 한국 청년들의 영혼 없는 표정.

온몸이 문신인 관리인 사내가 진회장에게 꾸벅 인사를 한다.

진회장

잘 돌아가고 있지?

관리

네, 캐쉬 착착 쌓이고 있습니다.

거실 한켠 커다란 철문을 보며 중얼거리는 진회장.

진회장

저거 내 노후 연금인데...

관리

네?

진회장

아냐. 석 달 넘었는데 옮길 준비하자.

119. 서울. 진회장의 저택. 밤 ~ 아침

정원 벤치에 누워 휴대폰 게임을 하는 장군, 순간 [발신자 표시 제한] 으로 전화가 온다.

장군

아~ 철 지난 피싱인가요?

네~ 낚일 준비됐습니다~

목소리 E

번호 안 바꿨네?

표정이 굳는 장군, 목소리의 주인공은 김엄마다.

김엄마 E

들어? 갑자기 전화해서 놀랬니?

장군

죽은 사람 전화가 왔는데 안 놀라고 배겨? 어디야? 지옥이야?

김엄마 E

한반도 벗어났으니 천국이지... 얼굴 좀 보자.

장군

내가 왜?

김엄마 E

그 왜를 얼굴 보고 애기 한다는 거야. 생각해 봐.

삐릭! 끊기는 전화. 올 것이 왔다 생각하는 장군, 순간 텔레그램 문자가 도착한다.

생각 끝나면 답장.

타이머가 걸려 지워지는 비밀문자.

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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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에 보이는 장군, 골똘히 생각에 잠긴 모습.

아는지 모르는지 무전기를 조립하다 모니터를 흘끔 보는 김재명.

교대로 헤드폰을 끼며 전화를 기다리는 팀원들.

구석에 앉은 장군, 눈치 껏 김엄마와 텔레그램을 주고받는 중.

뭘 믿고가? 얼마 전에도 죽을 뻔 했는데 / 나 믿지 말고 돈 믿어 / 어딘데? / 동남쪽 /

동남아 어디? / 됐고. 고시원으로 오픈티켓 보냈어. 공항에서 연락해

‘흠...’ 고민하는 장군, 계약서를 다시 확인하는 김재명을 보면 툭! 옆에 앉으며 어깨를 치는 안경남.

안경남

뭐하냐?

순간 벌떡 일어나는 팀원 3, 헤드폰을 벗으며

팀원 3

통화합니다!

달려와 헤드폰 잭을 뽑는 김재명, 삐이~ 스피커에 울리는 통화 내용.

진회장 E

피터라는 놈 이리 보내. 얼굴 좀 봐야겠어, 할 말도 있고...

황변호사 E

마닐라요? 계약서 완벽한데 그럴 필요 있나요? 회장님 알아볼 수도 있고...

정 그러시면 제가 동행 하겠습니다.

진회장 E

아니. 혼자 오라고 해.

삐릭~! 전화가 끊기면 김재명을 보는 신젬마, 걱정스런 표정.

신젬마

갈 거야?

황당한 표정으로 김재명을 보는 이청장.

이청장

간다고???!!!

김재명

오라는데 가야죠.

이청장

오란다고 가? 신선생에 필리핀 정부도 골친데 삼합으로 괴롭히냐?

김재명

두번 실수는 없습니다.

노려보는 이청장, ‘후~’ 길게 한숨을 쉬다

이청장

지원팀 못 줘, 문제 생기면 인터폴이랑 해결해! 할 수 있지???!!!

김재명

제 손으로 직접 잡겠습니다. 걱정 마십쇼.

이청장

니 걱정 안해 인마. 내 걱정뿐이지... 쟤도 가냐?

소파에 반쯤 누운 장군, 슬그머니 몸을 일으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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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명

변수가 많아서 상수가 필요합니다. 같이 가야죠.

장군, 김재명의 시선에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인다.

120. 이태원. 경리단길. 밤

어둑한 골목길. 안경남, 긴장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 거리면

유령같이 등장하는 외국인 한 명, 봉투를 주고 받고는 홀연히 사라진다.

밀실

봉투를 찢어 위조된 미국 여권을 펼치는 김재명.

화장실

안경남과 엇갈리는 장군, 변기 뚜껑을 열면 비닐에 싸인 비행기 티켓과 신용카드 한 장.

노을빛 적란운을 뚫고 하늘로 솟아오르는 항공기.

지도 위에 표시되는 김재명과 장군의 여정, 인천을 출발해 마닐라에 도착한다.

121. 마닐라. 도심도로. 낮

택시 안. 이국적인 창 밖 풍경을 바라보는 김재명, 뒤를 쫓는 렌터카를 의식하는 눈빛.

렌터카. 뒷좌석의 장군, 팀원 2, 3 의 눈치를 보며 김엄마과 문자를 주고 받는 중.

마닐라 내렸어 / 호세 리잘 파크 12 시 / ㅇㅋ

앞좌석의 팀원 2, 3. 아는 듯 모르는 듯 묘한 표정.

122. 마닐라. 하얏트 호텔. 스위트 룸. 낮 ~ 밤

테이블 위에 펼쳐진 휴대폰과 인이어, 만년필 카메라, 노트북. 김재명, 유심칩을 교체하며

김재명

위치는 이걸로 확인될 거야.

상황 틀어지면 1 시간 대기. 이후 연락 없음 청장님께 지원 요청한다.

위험 상황엔 박장군은 바로 아웃. 명심해!

장군

내 목숨 소중한 거 아니까 걱정마셔.

김재명

좋아. 다시 한 번 체크하자.

다시 지도를 펼치는 김재명, 진지한 표정.

붉은 노을이 사라지며 밤이 되는 해변.

야경이 펼쳐진 테라스에 서 있는 김재명의 뒷모습. 생각에 잠겨 있다.

테이블 위 손목시계 두 개를 보다 맥주를 챙겨 테라스로 나가는 장군.

장군

저 구린 시계는 뭐야? 맨날 차고 다니던데.

김재명

응? 아~ 그냥 부적 같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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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고개를 끄떡이다 맥주를 건네면 가볍게 손사래를 치는 김재명.

장군

아저씨. 뭘 그리 심각해? 무슨 생각 하는 거야?

김재명

사는게 만만치 않다는 생각.

대한민국. 잃을 게 많은 사람이 더 문제야.

법 지키면서 살자고 하기엔 대가리들이 너무 부도덕해.

급 진지한 반응에 멈칫하는 장군.

장군

그치 졸라 썩었지... 에이~ 그래도 김재명같은 사람 한 명 있어야지.

김재명

???

장군

김재명 한 명이 다른 한 명 회개시키고...

두 명이 네 명 회개시키고... 어? 이것도 다단계네? 흐흐흐...

피식~ 웃으며 맥주를 마시는 김재명.

장군

그나저나 진회장 이새끼 구렁인데... 혼자 가도 되겠어?

김재명

무슨 일 생기면 니 머리 굴려. 그러려고 온 거잖아.

툭! 맥주병을 부딪쳐주면 굳은 표정으로 맥주를 마시는 장군.

싱글룸

침대에 누워 멀뚱멀뚱 눈을 뜬 장군, 벌떡 일어나며

장군

카지노 구경 좀 할께. 밖으론 안 나갈테니까 걱정 마시고...

마닐라 지도를 보며 끄덕이는 팀원 2, 쿵! 문이 닫히면 휴대폰을 든다.

팀원 2

장군이 나갔습니다. 붙을까요?

스위트 룸

침대에 앉아 있는 김재명, 생각에 잠긴 표정.

김재명

아냐. 그냥 둬.

123. 마닐라. 호세 리잘 파크. 밤

김엄마와 장군. 1 년만의 대면, 묘한 감정이 섞인 눈빛을 주고받다 피식~ 웃는다.

김엄마

얼굴 좋아 보인다?

장군

아~ 이상하게 반갑네... 정들기 전에 본론 들어가지?

김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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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사업하날 일으켰는데 내일이 도장 찍는 날이야.

진회장 돈 3 조랑 신선생이라는 인간 7 조가 쪼인트 하는 거지.

알면서 모르는 척 화들짝 놀라는 장군.

장군

10 조? 아니 나 없이 10 조를 감았어???!!!

김엄마

진회장한테 너보다 더한 새끼가 붙었거든. 덕분에 나는 오리알 분위기고...

사내 새끼들이 후지게 왜 이래?

장군

그래서? 나도 사내 새낀데 어쩔까?

김엄마

니 머리 렌트 좀 하자. 10 조 말아주면 진회장은 내가 손볼게.

장군

아이고야~ 내가 김엄마 어딜 믿어?

김엄마

인감도장 서울에 두고 왔는데 뭘로 증명하나?

빤히 보는 김엄마를 의식하는 장군, 고민하는 척 후~ 한숨을 쉬며

장군

장부. 진회장 장부 나한테 넘겨. 나 바보 되면 그거라도 챙겨야지.

김엄마

새끼 소심하긴... 사진 찍어 놨는데 메일로 쏴줄까?

장군

어허~! 됐고. 원본으로 내 놔. 원본!

잠시 생각하다 흔쾌히 웃는 김엄마.

김엄마

오케이! 나 5, 너 5. 그리고 쿨하게 세이 굿바이. 어때?

장군

절반? 5 조???!!!

김엄마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누나 한 번 믿자.

동상 뒤에 서있는 김재명, 생각을 알 수 없는 표정.

124. 마닐라. 하얏트 호텔. 싱글룸 / 스위트룸. 새벽 ~ 아침

장군, 슬며시 문을 열면 몸을 뒤척이며 눈을 뜨는 팀원 2.

장군

후~~~

침대에 누우며 긴 한숨, 잠도 안 오고 머릿 속이 복잡한 듯.

스위트 룸

테라스에서 밤바다를 바라보는 김재명, 장군도 내일 계획도 걱정이다.

아침 해가 들어오는 스위트 룸.

우웅~ [발신자 : 황명준 변호사] 문자가 도착하는 휴대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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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DAMI 1 시. 빨간 넥타이

수트 차림의 김재명, 고급스런 시계를 차며 뭔가 다짐하는 눈빛.

125. 마닐라. TADAMI 레스토랑. 낮

구석에 앉은 장군과 팀원 2, 3. 창가에 앉은 김재명, 1 시 정각을 가리키는 손목시계를 보면

때마침 도착하는 검은색 SUV. 차에서 내리는 정장 차림의 다저스와 양키스.

김재명

제길...

서류가방을 챙기며 만년필에 대고 속삭인다.

김재명

비상이다. 박장군, 가려.

스윽~ 의자를 당겨 당황한 장군을 가려주는 팀원 2, 3.

빨간 넥타이를 찾다 테이블에 앉는 다저스와 양키스, ‘늦나?’ 시간을 확인하고

팀원 3

철수해요? 팀장님? 팀장님???!!!

화장실

김재명, 골목을 순찰 중인 경찰들을 보며

김재명

잠시 대기. 내가 해결할께!

휴대폰을 꺼내 117 버튼을 누르는 손.

경찰 E

(필리핀어) 경찰입니다.

김재명

(영어) 여기 타다미 레스토랑인데 마약거래가 있는 거 같아요.

TADAMI

흘끔 고개를 빼는 장군, 양키스와 눈이 마주치면 휘익! 메뉴판을 들어 얼굴을 가린다.

얼굴을 확인하려는 양키스와 숨는 장군의 밀당.

양키스, 스윽~ 일어서면 미친듯이 중얼거리는 장군.

장군

씨발. 온다. 온다. 좆됐다. 좆됐어.

순간 척! 양키스의 어깨를 잡는 경찰 1.

경찰 1

(필리핀어) 신분증 좀 봅시다.

양키스

뭐라고? 얘 뭐래?

당황한 양키스에게 고개를 끄덕여주는 다저스. 경찰 2, 권총을 뽑으며 고함친다.

경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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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움직이지마! 여권! 여권!

다저스

씨발~ 밥 먹는데 누가 여권을 챙겨와???!!!

다저스, 쾅! 테이블을 치며 일어서면 시선을 뺏긴 경찰들을 퍽!퍽! 때려눕히는 양키스.

도망치는 두 사람을 쫓으며 지원을 요청하는 경찰 1, 2.

화장실

인이어로 식당 안 상황을 듣는 김재명.

팀원 2 E

해결 됐습니다. 이제 어쩌죠?

김재명

일단 호텔에서 만난다!

복도

화장실을 나오는 김재명, 순간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

목소리

미스터 킴?

멈칫 돌아보면 순간 훅~! 얼굴을 덮는 복면.

126. 마닐라. 골목. 낮

부앙~ 빠른 속도로 골목을 빠져나오는 검은색 SUV.

SUV

복면을 쓴 김재명. 양 옆에 앉은 경호원 1, 2 가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다.

인이어로 들리는 팀원 3 의 다급한 목소리.

팀원 3 E

어디 계십니까? 팀장님! 팀장님!!!

잠겨있는 서류가방을 열려다 소리치는 경호원 1.

경호원 1

(영어) 비밀번호!!! 비밀번호!!!

김재명

(영어) 0. 9. 1. 7.

경호원 2, 가방을 열어 미국 여권을 펼치고

렌터카

노트북을 꺼내 GPS 를 확인하는 팀원 3, 운전 중인 팀원 2 에게 소리친다.

팀원 3

3 분 거리! 여기! 여기서 좌회전!!!

끼익~ 거칠게 턴을 하면 몸이 이리저리 쏠리는 장군, 걱정가득한 표정.

127. 마닐라. 외곽도로 / 빈민가. 낮

외곽도로를 달리는 검은색 SUV, 신호를 무시하며 전속력으로 질주.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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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명의 몸을 뒤지는 경호원 1, 휴대폰 배터리를 뽑고 만년필과 소지품을 글로브 박스에 넣으면

차분히 앉아 소리에 집중하는 김재명.

렌터카

GPS 신호가 사라지자 미간을 찌푸리는 팀원 3.

팀원 3

신호 죽었어...

장군

뭐? 들킨거야???!!!

SUV

빈민가를 달리는 차. 끼이익~! 드리프트를 하며 구불구불한 골목으로 진입하고

판자촌을 달리는 SUV 가 플라잉 캠 시점으로 보인다.

128. 서울. 로펌. 엘리베이터. 낮

통화 중인 신젬마, 당황한 표정.

신젬마

니들 똑바로 안해!!!

팀원 3 E

신호가 끊겨서 수가 없어요. 지원 받아야 합니다. 서둘러야 해요!

신젬마

납치 된 거 확실해?

팀원 3 E

연락이 안되잖아요!

신젬마

병신아 1 시간 대기라고 했잖아!

아직 반 남았어, 명령대로 기다려! 5 분 단위로 보고하고!

복도

땡~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신젬마, 심각했던 표정이 환해지며 인포메이션에 선다.

신젬마

실례합니다. 황명준 변호사님 만나러 왔는데...

마침 회의실을 나오다 놀라는 황변호사.

황변호사

어? 여긴 어쩐 일이야?

신젬마

중요한 계약 땜에 나왔는데 상대가 실종 됐네? 차 한 잔 마시려고~ 바빠?

황변호사

응. 바쁜데? 나도 중요한 계약 땜에 시간 없어.

평소와 달리 냉정한 황변호사. 팔짱을 끼며 애교를 부리는 신젬마.

신젬마

차 한 잔인데~? 내가 아까워 시간이 아까워?

129. 마닐라. 외곽도로.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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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멈춘 렌터카. 주변을 살피는 팀원 2, 3 과 걱정 가득 머리를 굴리며 중얼거리는 장군.

장군

씨발... 어쩌지... 어쩌냐... 어쩔까...

‘에라!’ 휴대폰을 꺼내 호흡을 가다듬고

장군

김엄마? 방법 찾았어!

‘응?’ 장군을 돌아보는 팀원 2, 3.

130. 마닐라. 진회장의 저택. 낮

벌컥! 서재로 들어와 그림 뒤에 숨겨진 금고를 여는 김엄마.

김엄마

뭔데?

장군 E

나보다 더 한 놈 있다며? 둘이 만나서 계좌 열거잖아?

진회장한테 데리고 가면 와이파이 해킹해서 컴퓨터 두 대 내가 먹는다.

50 미터 안, 7 분이면 돼! 노트북 하나 가져오고! 오케이?

김엄마

좋아! 어제 거기?

장군 E

장부는???

김엄마

들고 있어. 끊어!

장부를 꺼내며 전화를 끊는 김엄마, 다시 전화를 건다.

김엄마

진회장 어딨어? 니들 어디서 만나는 거야???!!!

131. 마닐라. 빈민가 아파트. 낮

어둑한 거실. 이사를 한 듯 컴퓨터와 서버들은 사라졌다.

의자에 앉아 있는 김재명, 얼굴엔 복면, 손은 뒤로 포박된 모습.

진회장

고생했어요.

복면과 포박을 풀어주고 나가는 경호원 1.

책상 위 권총과 위성전화, 마주 앉은 진회장을 차례로 보는 김재명, 불쾌한 표정.

김재명

뭐 하자는 거지?

여유있게 웃는 진회장, 새삼 늙어 보인다.

진회장

내가 이벤트를 좋아해... 어때? 즐길만 했나?

김재명

생각보다 별론데? 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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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회장

하하하. 까칠해서 좋아... 내가 누군지, 뭐하는 사람인지 알아?

김재명

알면 이꼴은 아니겠지.

진회장

한국서 좋은 일 하다 작은 오해로 잠깐 나와 있지...

김재명

얼마나 좋은 일이길래 여기서. 이러고. 계실까?

날이서는 두 사람. 불쾌함이 오고가는 눈빛.

132. 마닐라. 호세 리잘 파크. 낮

장군, 시간을 확인하는 초조한 표정. 순간 건너편 세단에서 빵~! 짧게 클락숀이 울린다.

김엄마의 차

핸들을 틀며 노트북과 장부를 던지는 김엄마.

장군

멀어?

김엄마

가까워!

133. 마닐라. 빈민가 아파트. 낮

시가에 불을 붙이며 허허~ 웃는 진회장.

진회장

섭섭한 건 차근차근 풀고 일 얘기부터 하지.

내심 안도하는 김재명, 까칠한 표정으로 받아치고

김재명

아니. 이런 꼴 당하면서 진행 못해.

당신 같이 더러운 돈 가진 사람. 세상에 차고 넘치거든?

후~ 연기를 뿜으며 빤히 보는 진회장.

지지 않고 노려보던 김재명, 문을 향해 걸어가다 뒤를 돌아본다.

김재명

태워주나? 걸어갈까?

진회장, 눈을 내려 권총을 보면 ‘너무 질렀나?’ 긴장하는 김재명.

권총 옆에 놓인 열쇠를 들고 철문 앞에 서는 진회장, 벌컥! 문을 열며

진회장

와 봐!

김재명, 놀라는 표정. 방 안에 가득 쌓인 상자들, 구깃한 100 달러 지폐가 가득하다.

진회장

남은 전 재산, 내 노후 연금이야.

보이는 게 700 억, 짜잘한 계좌들 합치면 6 천억 가까이 되지.

이왕 세탁하는 거 같이 돌리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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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명

지분 조정?

진회장

그렇지. 신선생 설득 할 수 있겠어?

김재명

저 돈은? 내 가방 좀 작은데?

웃으며 휴대폰를 꺼내는 진회장.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경호원들, 달러 박스를 옮기기 시작하면

노트북을 꺼내 에코 프로젝트 계좌를 여는 김재명, 상기된 표정.

134. 서울. 진회장의 저택. 낮

밀실.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안경남과 팀원 4, 초조했던 표정이 밝아지면

미러링된 김재명의 노트북 화면, 에코 프로젝트 계좌가 열리고 있다.

안경남

어? 켜진다! 켜졌다!!!

마닐라. 빈민가 아파트

계약서를 건네는 김재명, 계좌번호를 가리키며

김재명

입금 먼저. 노후연금이 숫잔지 돈인지 확인해야지?

계좌잔액란에 뜬 [700,000,000,000$] 숫자를 보며 눈빛이 변하는 진회장, 실실 웃으며

진회장

이 돈 우리 둘이 삼키면 너무 비정한가?

김재명

이 계좌 신선생 아니면 못 여는데? 바본줄 알아요?

진회장

흐흐흐... 농담이야... 좀 웃자.

박스를 옮기는 경호원들을 보는 김재명, 아직 긴장을 풀지 못한 표정.

노트북에 계좌번호, 패스워드를 치고 툭! 송금 버튼을 누르는 진회장.

띵~ 알림음과 함께 에코 프로젝트 계좌에 입금되는 진회장의 노후연금.

밀실. 입금을 확인하며 휴대폰 문자를 찍는 팀원 4.

135. 서울. 로펌. 황변호사의 사무실. 낮

커피를 마시는 신젬마와 황변호사. 우웅~ 어색한 분위기를 깨는 신젬마의 휴대폰 진동.

접선 성공. 입금 중

신젬마, 안도와 환희가 스치는 표정.

순간 우웅~, 이번엔 책상 서랍에서 진동이 울리면 차가운 눈으로 신젬마를 보는 황변호사.

신젬마

화장실 좀 다녀 올께요~

눈치껏 일어서며 핸드백에서 뭔가의 버튼을 누르는 신젬마, 척! 커피를 가리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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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젬마

식기 전에 돌아온다!

생글생글 웃으며 방을 나오다 표정이 돌변하는 신젬마, 화장실로 달리고

136. 마닐라. 빈민가 아파트. 낮

스피커에 울리는 위성전화 신호음. ‘걸렸다!’ 회심의 미소가 스치는 김재명의 얼굴.

황변호사 E

만나셨습니까?

진회장

같이 있어... 메모 준비 됐지?

황변호사 E

말씀 하십쇼.

김재명의 눈을 빤히 보며 말하는 진회장.

진회장

중계역 사거리, 상일빌딩에 교회가 있어. 첨탑안 금고에 무기명 채권 5 천억.

경북 의성군 75 번지 송전탑 아래 달러로 2 억불...

서울. 로펌 화장실

휴대폰으로 핸드백 속 카메라 영상을 보는 신젬마. 메모 중인 황변호사의 모습.

마닐라. 빈민가 아파트

기억을 더듬는 듯 머리를 긁적이는 진회장.

진회장

그리고... 인천항 7 번 부두에 임대용 컨테이너 1300 번.

바닥에 금괴 1 톤이 깔려 있을 거야. 지금 메모, 신선생한테 주면 돼.

황변호사 E

네. 신선생 만나고 전화 드리겠습니다.

순간 서늘해지는 표정, 김재명도 들으라는 듯이

진회장

넌 거기 까지... 그동안 수고 했어. 수수료는 없다. 왜 없는진 알지?

이 개호로새끼야.

황변호사 E

...

서울. 황변호사의 사무실

후우~ 한숨을 쉬는 황변호사, 메모를 보며 여유롭게

황변호사

진현필 회장님. 좋은 일 앞두고 왜 욕을 해?

이거 들고 사라져 줄까? 니 위치 제보 하고 1 조 내가 먹어?

마닐라. 빈민가 아파트

진회장, 씨익~ 웃으며 달러 박스를 옮기는 경호원들을 본다.

진회장

황명준 변호사님. 여기 얘들, 돈이랑 비행기 표 주면 영혼까지 바칩니다.

대구사는 부모, 너 닮아 불행한 외동딸, 바람난 마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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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족보에 가로 세로로 써 있는 것들 다 갈아 버릴 때 까지 만불씩 꼬박 꼬박 줄꺼야.

얘들 단순하고 성실해서 쉽게 포기 안 해.

사라져 봐. 그거 니가 먹고 평생 후달려 봐.

황변호사 E

...

서늘한 멘트, 숨막히는 정적에 긴장하는 김재명.

황변호사 E

회장님, 가족은 노터치 합시다. 어차피 다~ 비지니스야.

골대 앞에 놓고 역주행 하면 슬퍼지잖아? 기분 풀고 계획대로 진행 하시죠.

기가 꺾인 목소리에 삐릭! 전화를 끊는 진회장, 실실 웃으면

김재명

사람을 말로 죽이시네. 제가 너무 까불었네요.

진회장

흐흐흐... 총은 펜이 이기고 펜은 구라에 못당하지...

마무리 할까? 여러 나라에 찢어놔서 좀 걸리겠어...

김재명, 억지웃음으로 고개를 끄덕이면 툭! 벨기에 뱅크 잔고를 이체하는 진회장.

137. 마닐라. 도심도로. 낮

신호대기 중인 차 안. 김엄마, 노트북에 해킹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장군을 보며

김엄마

혼자 온 거 맞아?

장군

응?

순간 부앙~ 핸들을 꺾는 김엄마, 차들이 엉킨 교차로를 빠져나가며 속력을 높인다.

김엄마의 차를 놓치는 팀원 2, 3. 당황한 표정.

안전벨트를 매며 소리치는 장군.

장군

뭐야? 미쳤어???!!!

김엄마

나도 너 안 믿어.

138. 서울. 로펌 복도. 낮

화장실을 나오는 신젬마, 팀원 3 과 통화 중.

신젬마

이체 시작됐다. 김팀 위치 잡았어?

마닐라. 렌터카

장군의 GPS 신호를 보며 통화 중인 팀원 3.

팀원 3

장군이 신호 따라가고 있습니다. 위치는 아직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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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젬마 E

알았어. 황변부터 친다.

서울. 로펌 복도 ~ 황변호사 사무실

신젬마를 따라 붙는 팀원 5, 방문을 벌컥! 열면

황변호사

나 미팅 땜에 나가...???

황변호사의 주머니에서 메모를 꺼내는 신젬마.

신젬마

황명준 변호사님, 변호사법 위반으로 긴급 체포합니다.

철컥! 황변호사의 손에 채워지는 수갑.

툭! 엔터를 치는 진회장의 손가락, 또 다른 계좌의 잔액이 송금되면

139. 서울. 진회장의 저택. 밀실. 낮

입금을 확인하는 안경남과 팀원 4.

안경남

넘쳐! 돈이 더 들어오는데?

팀원 4

넘치면 더 좋지!

팀원 4, 1 시간을 넘긴 타이머를 보며 휴대폰을 든다.

이청장 E

재명이 찾았어?

팀원 4

입금 확인했고 찾진 못했습니다. 현지 지원 부탁드립니다.

140. 서울. 경찰청. 청장실. 낮

전화를 끊고 스피커폰 버튼을 누르는 이청장.

이청장

(영어) 벤자민 시장님?

벤자민 시장 E

(영어) 네. 말씀하십쇼.

이청장

(영어) 이번 사건에 필리핀 정부, 시장님 이름 안 나오게 할 겁니다.

저 믿으시고 지원 병력 부탁드리겠습니다.

마닐라. 빈민가 골목. 달려오는 경찰차들을 보며 손을 흔드는 팀원 2, 3.

141. 마닐라. 빈민가 아파트. 낮

비어버린 계좌를 보며 짧게 한숨을 쉬는 진회장.

진회장

평생을 모았는데 보내는 건 순간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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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나 먹을까? 나 거지됐어. 피터가 사! 하하하!

김재명

밤 비행기로 싱가폴에 가야 합니다. 시간 없는데 서둘러야죠.

오늘 재밌었어요. 이런 경험 언제 하겠어?

식사 대접은 세탁 끝내고 수수료 받으면 하죠. 현금으로.

고개를 끄덕이다가 창가로 가는 진회장.

박스를 트럭에 싣는 경호원들 너머로 김엄마의 차와 택시 한 대가 도착한다.

진회장

다 모였네... 얼마만이냐...

마닐라. 아파트 공터

차안의 김엄마, 트럭에 쌓인 달러 박스를 보며

김엄마

미친놈. 가지가지 한다 가지가지 해...

시작해!

와이파이에 접속하는 장군, 다저스, 양키스를 보며 몸을 숙이면

차에서 내리는 김엄마, 주머니 속 은색 권총을 잡는다.

양키스

왔어 엄마?

양키스 뒤로 걸어오는 다저스, 김엄마와 아이컨택을 하며 스윽~ 권총을 뽑고

김엄마, 태연히 웃어 보이며

김엄마

이 양아치 새끼들... 니들 나 제끼려고 한거...

순간 탕! 김엄마의 얼굴을 뚫는 총알.

김엄마 차. 놀라는 장군.

아파트 안. 김재명, 벌떡 일어서면 창 밖을 보는 진회장, 얼굴 가득한 미소.

철퍼덕! 쓰러진 김엄마의 머리에 탕! 탕! 총알을 박는 다저스, 양키스.

무표정으로 두 사람을 보는 경호원들, 다시 박스를 싣기 시작한다.

마닐라. 아파트 안

진회장, 놀란 김재명을 보며 태연하게

진회장

가지? 어느 호텔이야?

‘누구지?’ 걱정이 가득한 김재명, 노트북을 서류가방에 넣는다.

마닐라. 아파트 공터

퍽!퍽! 바닥에 쓰러져 신음을 뱉는 장군. 장부를 뺏는 양키스, 장군의 입에 총구를 쑤셔 넣고 놀리듯

양키스

죽일까?

김엄마의 시신을 택시 트렁크에 넣는 다저스, 어깨를 으쓱.

다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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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엄마만 죽이라고 했잖아.

양키스, 잠시 고민하다 탕! 방아쇠를 당기면 산산조각나는 장군의 휴대폰.

마닐라. 아파트 계단

박스를 옮기는 경호원들과 계단을 내려가는 김재명, 진화장.

장군의 뒤통수에 총을 겨누고 계단을 올라가는 양키스, 다저스.

계단참에서 만나는 두 그룹. 진회장, 피범벅인 장군의 얼굴을 보며

진회장

오랜만이다.

장군의 등장에 당황하는 김재명. 역시 놀라는 양키스.

양키스

쟤는 여기 왜 있습니까?

김재명

피해!!!

부웅~ 몸을 날리는 김재명, 양키스와 다저스, 경호원들과 함께 계단을 구른다.

‘이 때다!’ 장부를 챙기는 장군, 쏟아진 돈다발을 밟으며 죽어라 달리고

마닐라. 아파트 공터

김재명과 장군, SUV 를 타면 머리 위에서 울리는 양키스의 고함.

양키스 OFF

(영어) 잡아!!!

부앙~ 가속페달을 밟는 김재명. 탕!탕!탕! 총알을 날리는 경호원들.

파파박! 와장창~!!! 쏟아지는 유리 파편에 고개를 숙이는 김재명과 장군.

공터를 빠져나가는 김재명의 차, 부앙~ 뒤늦게 출발하는 진회장과 양키스의 SUV.

진회장

뭐야? 무슨 소리야???!!!

양키스

저 새끼 경찰입니다!!!

‘뭐?’ 순식간에 혼이 나가는 진회장의 얼굴.

142. 마닐라. 빈민가 골목. 낮

골목길 추격전. 미친듯이 달리는 김재명과 양키스의 차.

김재명의 차

미로 같은 골목. 이리저리 핸들을 트는 김재명, 글로브 박스에서 휴대폰을 꺼내면

탕!탕! 부서지는 유리창. 몸을 숙이다 휴대폰을 놓친다.

탕!탕!탕! 총을 쏘며 거리를 좁히는 양키스.

장군, 만년필에 대고 고함.

장군

나야! 들려요? 내 목소리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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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가 골목을 달리는 경찰차들. 팀원 2, 3. 신호가 꺼진 추적기를 보며 난감한 표정.

직부감으로 보이는 빈민가 골목. 경찰차들과 김재명의 차가 다른 방향으로 멀어지고 있다.

양키스의 차

위성전화를 든 진회장, 신호음이 이어지다 수신거부가 되면

진회장

씨발... 씨발~~~!!!

쾅!쾅! 대시보드를 내리치며 괴성을 지른다.

김재명의 차

정신없이 운전 중인 김재명. 운전석에 떨어진 휴대폰을 집어 전원 버튼을 누르는 장군.

장군

켜졌어!

김재명

1 번!

쿡! 1 번 버튼을 누르는 손.

경찰차

팀원 2, 3 에게 권총을 건네는 경찰대장. 순간 추적기에 김재명의 GPS 신호가 뜨며 전화벨이 울린다.

팀원 3

어디 십니까? 장군이 같이 있어요???

장군

어 나야! 지금 도망치고 있어. 신호 잡혀???!!!

팀원 3

잡혀! 잡았어!!!

(영어) 동쪽, 여기서 유턴! 10 분 거리!

끼익~! 선두차를 따라 거칠게 유턴 하는 경찰차들.

김재명의 차

끼이익~! 차를 세우는 김재명, 노트북이 든 서류가방과 휴대폰을 주며

김재명

따돌리고 올께. 여기서 기다려!!!

장군

미쳤어??? 같이가!!!

김재명

내려! 넌 여기까지야! 내려!!!

장군을 매몰차게 밀어내고 차를 출발시키는 김재명.

장군

미쳤어... 미쳤어...

장군, 순간 ‘!!!’ 건물 안으로 몸을 숨기면 부앙~! 등장하는 다저스의 택시가 김재명을 쫓는다.

휴~! 한숨을 돌리는 장군, 휴대폰을 들고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143. 마닐라 외곽. 국도. 낮

빈민가를 벗어나 국도를 달리는 김재명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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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앙~ 굉음을 내며 등장하는 다저스의 택시, 탕!탕!탕! 총알을 날리고

유리 파편에 몸을 숙이는 김재명, 눈을 가리는 피를 닦으며 휘익~ 핸들을 꺾으면

쾅! 택시를 들이 받는 SUV. 끼이익~ 중심을 잃고 도랑에 쳐박히는 다저스.

부앙~ 택시를 지나쳐 속도를 높이는 양키스의 차.

양키스의 차

철컥! 기관총을 장전하는 진회장, 안전벨트를 허리에 묶고 조수석 문을 연다.

차 밖으로 몸을 내밀고 조준경에 눈을 대며 고함.

진회장

안 보여. 왼쪽!

양키스, 핸들을 살짝 틀면 조준경에 들어오는 김재명의 뒷모습.

순간 총구를 내리는 진회장, 흡! 호흡을 멈추며 드르륵~! 방아쇠를 당긴다.

펑! 바퀴가 터지는 김재명의 차, 중심을 잃으며 숲으로 미끄러지고

김재명의 차

빽빽한 나무들을 피해 핸틀을 트는 김재명, 눈에 들어간 피를 닦다 뒤늦게 나무둥치를 본다.

김재명

!!!

쾅! 에어백이 터지는 차 안.

비틀거리며 차에서 내리는 김재명의 슬모우 모션. 싸이렌 소리와 함께 등장하는 경찰차.

안심하는 표정에서 퍽! 정신을 잃는 김재명.

144. 마닐라. 숲 속. 낮

번쩍! 피범벅이 된 얼굴로 눈을 뜨는 김재명, 웃고 있는 진회장의 얼굴이 포커스 인 되고

김재명

...

대치중인 경찰들과 장군, 팀원 2, 3 을 보면 양키스, 경고하 듯 뒤통수에 총구를 박는다.

당황한 장군과 눈이 마주치는 진회장, 싸늘한 웃음.

길지 않은 정적, 순간 노트북을 들고 한발짝 나서는 장군.

장군

그리 갈게. 나도 데려가.

‘뭐?’ 미간을 구기는 진회장. 김재명, 당황하며 소리친다.

김재명

미쳤어! 나서지 말랬잖아! 거기 멈춰!!!

진회장, 퍽! 어깨를 내리치면 신음을 토하며 쓰러지고

눈치를 살피며 장군의 뒤춤에 권총을 꽂아주는 팀원 2.

장군

...

미소가 스치는 장군, 한 발씩 걸어가며 진회장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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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그 새끼 데리고 가봤자 돈 못 찾아요. 여기 노트북 있잖아?

돌려줄께! 나 데리고 가! 경찰 따돌리고 이 돈 나눕시다.

진회장

그 돈 신선생 밖에 못 빼. 머리 굴리지마!

장군

회장님 바보야? 내가 설계한 거야 내가! 왜 못 빼? 나 몰라???

팀원 3, 옷깃에 숨겨진 만년필에 대고 속삭인다.

팀원 3

박장군 뒤에 총 있습니다.

표정이 굳는 김재명, 몸을 일으키며

김재명

안 돼! 박장군! 거기 멈춰!!!

장군

시끄러! 어디서 훈장질이야???!!!

흥분한 김재명의 이마에 총구를 박는 양키스, 철컥! 노리쇠를 젖히며 입에 검지를 댄다.

양키스

쉬~~~잇!

‘음~’ 잠시 생각하는 진회장, 총구를 들어 까딱까딱 오라는 신호를 하면

천천히 걸어가는 장군. 긴장하는 팀원 2, 3.

멈추는 장군. 뒤춤에 꽂혀있는 권총을 보는 김재명.

김재명

...

장군에게 총을 겨누는 진회장, 무섭게 웃으며

진회장

살빠졌네? 칼 맞은댄 괜찮고?

장군

끄떡 없지. 아~ 얼굴 너무 상하셨다.

나 회장님 정말 보고 싶었는데... 진짜 보고 싶었는데...

갑자기 무릎을 꿇는 장군, ‘오케이!’ 김재명의 눈빛이 반짝이고

당황한 진회장을 빤히 보며 씨익~ 웃는 장군.

장군

진현필 너... 나란 인간 진짜 모르는구나?

진회장

???

순간 퍽! 총구를 쳐내는 김재명, 장군의 권총을 뽑아 탕!탕! 양키스를 쏘고 진회장을 겨눈다.

김재명

총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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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같은 반전에 당황하는 진회장, 장군에게 총을 겨눈 채 특유의 미소를 보이며

진회장

장군아, 끝까지 사기냐?

장군

사기? 내가 사기꾼? 아니지~!

3 조를 찜쪄먹은 진현필을 갈아 마셨는데 다른 표현 없나???

진회장

흐흐흐...

노려보는 장군과 실성한 듯 웃는 진회장. 김재명, 양키스의 총을 멀리 차버리며 다시 고함친다.

김재명

진현필! 총 버려!!!

진현필

내 뒤에 선 사람들 몰라? 서울가면 세상 뒤집힐 텐데? 감당할 수 있겠어?

김재명

바라는 바야. 여기서 끝내는거 아니다.

장부에 있는 새끼들 모조리 작살낼거야. 넌 그냥 반찬이야.

표정이 굳는 진회장, 출구 없는 신세가 허무한 듯 장군을 보며

진회장

나나 너나 태생이 사기꾼이야. 이런다고 달라질 거 같아?

장군

아저씨, 지금 니 꼴을 봐. 난 여기. 넌 거기.

거기가 지옥이야 여긴 천국이고... 모르겠어?

아이컨텍을 하는 김재명과 장군, 서로에게 미소를 보이고

진현필

...

힘없이 총구를 내리는 진회장, 순간 휘익~ 장군에게 겨누며 탕~!

얼음이 된 장군의 얼굴 위로 한 발의 총성, 맞았나? 생각이 드는 순간

진회장의 총구를 잡은 김재명, 손을 비틀어 총을 떨어뜨리고 팔목을 꺾는다.

김재명

진현필, 통신 판매법. 외환 거래법 위반. 살인교사. 살인미수로 체포한다.

진현필

흐흐흐... 흐흐흐...

바닥에 얼굴이 박힌 진회장, 허탈하게 웃는 얼굴에서 디졸브 되는 경광등.

경찰차에 탄 진회장을 보는 김재명과 장군, 팀원 2, 3.

윗옷을 들어 ‘짠~’ 장부를 꺼내는 장군.

장군

어머? 이게 뭐야???

김재명,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장부를 보면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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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 믿어요?

활짝 웃는 김재명.

김재명

아니.

장군

크크크... 미쳐버려요 내가...

145. 비자금 회수 몽타주. 밤

송전탑을 밝히는 조명. 인부들을 지휘하는 팀원 5.

위잉~ 포크레인에 걸린 묵직한 물체, 땅 속에서 올라오는 거대한 돈다발.

컨테이너 바닥을 뜯는 팀원 4 와 안경남, 금괴의 누런 빛이 두 사람의 얼굴을 밝힌다.

교회 밀실. 신젬마, 금고 속 무기명 채권을 보며 휴대폰을 꺼내고

신젬마

신선생님? 지능범죄 수사대 신젬맙니다. 지금 찾아뵙겠습니다.

146. 진현필 입국 몽타주. 새벽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앞 도로에 거칠게 멈춰서는 검은색 SUV 의 행렬.

마닐라 발 비행기의 도착 사인이 들어온 전광판, 순간 게이트 넘버가 1 번으로 바뀌면

1 번 입국장. 신젬마와 팀원들, 사복형사들이 주변을 통제하는 모습.

위잉~ 입국장 문이 열리며 진회장과 다저스, 양키스, 김재명과 장군, 팀원 2, 3 이 보인다.

번개같이 출발하는 SUV 행렬. 오토바이를 탄 ENG 카메라가 실시간 중계를 시작하고

포털에 뜨는 실시간 속보.

살아 돌아온 진현필 / 조금씩 밝혀지는 진현필의 도피 행각 / 진현필의 숨은 조력자는 누구?

147. 경찰청. 아침

TV 를 보는 이청장. [속보 : 진현필 검거] 자막 위로 달리는 SUV 의 행렬이 생중계 중.

일어나 창밖을 보는 이청장, 경찰청 정문을 통과하는 SUV 를 보며 중얼중얼

이청장

벌리긴 벌렸는데 수습을 어찌하냐...

경찰청 주차장. 벌컥! 차문이 열리면 진회장과 함께 내리는 김재명의 슬로우 모션.

지팡이에 의지한채 밝은 얼굴로 서 있는 팀원 1.

미소를 감추며 플래쉬 세례를 받는 김재명, 당당하게 얼굴을 든 진회장의 머리를 깊게 누른다.

148. TV 뉴스. 밤

경찰청 외관, 환하게 불을 밝힌 모습.

여기자

다단계 사기꾼 진현필, 검거 3 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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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현필 회장이 어디서, 어떻게 검거됐는지 어떻게 죽음을 위장했는지

모든 수사상황이 철저한 보안으로 통제되고...

곳곳이 통제된 경찰청 건물이 보이다 여기자의 멘트가 작아지며 팍! 블랙아웃 되는 화면.

149. 서울. 진회장의 저택. 새벽

새벽빛이 들어오는 거실과 서재, 부엌 등 먼지와 쓰레기가 가득한 모습.

어둑한 지하 복도, 밀실 벽이 활짝 열려져 있다.

밀실

컴퓨터 앞의 장군, 두툼한 서류철을 보며 키보드를 연주 중.

벽에 기대 하품을 하는 김재명, 기다림이 긴 듯 째깍! 째깍! 낡은 손목 시계를 보면

장군

아이구야~~~

기지개를 펴는 장군, 뭔가 걱정되고, 섭섭한 표정.

장군

진짜 이래도 됨?

김재명

국고로 환수되고 다시 피해자들한테 가려면 1 년은 훅 가.

희망고문이야. 사람들 못 기다려.

끄덕이는 장군, 의자를 빼며 자리를 양보하면

김재명

직접하지?

장군

아우~ 난 손 떨려서 못해!

씨익~ 웃는 김재명, 장군의 어깨에 턱! 손을 올리며

김재명

결. 자. 해. 지.

모니터 속 무수한 숫자들을 길게 응시하다 쿡! 엔터 버튼을 누르는 장군.

150. 피해자 몽타주. 새벽 ~ 아침

좁다란 여관방. 웅크려 자고있는 4 인 가족. 우웅~ 문자 진동에 잠을 깨는 중년남, 휴대폰을 열면

고객님의 계좌에 11 억 원이 입금됐습니다.

화상 흉터가 가득한 중년남의 얼굴에 흘러 내리는 눈물.

전국곳곳에서 입금을 확인하는 피해자들의 모자이크 화면. 환희에 찬 표정들.

우웅~ 조간신문을 인쇄 중인 윤전기, 일면에 찍힌 굵은 제목이 눈에 띈다.

의문의 송금. 원네트워크 피해자 3 만 명의 계좌에 입금된 거액의 돈.

151. 서울. 진회장의 저택. 아침

밀실 앞 복도에 서 있는 김재명과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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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내 인생 제대로 꼬여서 졸라 피곤했는데

좋은 일 하잔 건 김재명씨가 처음이었어. 나쁘지 않네.

김재명

한 명이 다른 한 명, 두 명이 네 명을 회개 시킨다.

니가 한 말 잊지마!

씨익~ 웃으며 진회장의 도주로로 걸어가는 장군.

벽을 밀고 밝은 빛으로 사라지는 장군의 뒷모습을 보다 계단을 올라가는 김재명.

헤어지는 두 남자.

골목

차에 타는 김재명, 조수석에 놓인 장부를 보며 휴대폰을 든다.

김재명

나야. 터트리자!

부앙~ 출발하는 차.

152. 항공기. 이코노미클래스. 낮

창 밖으로 보이는 인천공항 활주로. 좁다란 의자에 구겨 앉은 장군과 안경남.

안경남

진짜 다 보낸 거야? 1 원도 안 빼먹고 싹 다?

장군

시끄러... 속 쓰리게...

양말을 벗는 장군을 보며 짜증이 솟구치는 안경남, 어깨를 흔들며

안경남

야! 내 눈 보고 얘기해. 내 눈 보고!!!

장군

미친아... 아직도 날 모르냐?

수면안대를 쓰며 씨익~ 웃는 장군.

굉음을 내며 이륙하는 항공기가 구름 속으로 사라지고

153. 에필로그. 낮

뚜벅. 뚜벅. 김재명의 뒷모습을 쫓는 카메라. 한 손엔 장부, 다른 한 손엔 휴대폰.

카메라, 김재명을 따라 방으로 들어가면 유리창 너머로 국회 본회의장이 한 눈에 펼쳐지는 참관실.

자막 : 국회 본회의장. 대정부 질문 첫째날.

왠일인지 빈자리가 없는 모습. 질문과 답변, 호통과 변명을 주고받는 국회의원들과 장관들.

참관실. 문자를 찍는 김재명, 수십 개의 수신번호를 선택하고 쿡! 전송버튼을 누르면

대법원. 정문을 통과하는 팀원 4, 5. 굳은 표정으로 계단을 오르는 모습.

검찰청. 구내식당에서 부장 검사를 긴급 체포하는 팀원 3.

퇴임식이 진행되는 경찰청 강당. 제복 차림의 간부 세 명을 연행하는 팀원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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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단에 선 이청장, 활짝 핀 얼굴로 내빈들을 안심시킨다.

문자를 보는 국회의원들과 정부 인사들의 굳은 표정, 하나 둘 일어서 본회의장을 빠져 나가고

‘뭐지?’ 뒤늦게 문자를 확인하는 국회의원 한 명, 사색이 되는 얼굴.

지능범죄 수사대 김재명 팀장입니다. 진현필 로비장부 확보했습니다.

본회의장을 빠져나오는 정부인사, 국회의원들을 기다리는 신젬마와 사복형사들.

신젬마와 아이컨택을 하며 중앙 로비를 지나는 김재명, 현관을 빠져나오면

김재명 형사의 빈틈없는 표정, 강한 햇살을 받으며 화이트 아웃된다.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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