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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빛 내 인생 2회

[주제곡]

 

[잔잔한 음악]

 

(재성은석이는은석이는 어떻게 된 거야?  

 

은석이 어디다가 뒀어

 

은석이 못 찾았어요?

 

(경찰장물 시장에 은석 양 실종 다음 날 들어왔답니다

 

(재성실종 다음 날요?

 

[미스터리한 음악]

 

(여자) DNA 검사를 해 보세요

 

이 둘 중에 당신들의 딸이 있습니다

 

[웅장한 음악]

 

은석아...

 

[둔탁한 효과음]

 

그건 너무 여자 여자 해 

 

오늘 고백하러 왔어요 너 보자마자 바로 알겠다

 

그렇지나도 그럴 것 같았어

 

정직원 확실하다며

 

자신 있다더니 떨려?

 

조금

 

나도오늘 너랑 나랑 우리 둘 다 운명의 날이야

 

나만 거절당하면 어떡해?

 

카페 개업식에 오는 건 확실해?

 

당연히 오지 자기가 맡은 공사인데

 

아저씨들한테 살짝 물어봤어 온대!

 

잘해라또 바들바들 떨면서 목소리에 바이브레이션 넣지 말고

 

리허설해 보자해 봐!

 

리허설?

 

내가 선 실장이야 

 

하실 말씀이 뭔가요?

 

목소리가 그게 뭐야?

 

무뚝뚝하다며 빨리해 봐나 출근해야 돼

 

(지안서지수 씨?

 

난 웃겨서 못 하겠어

 

에이 몰라그럼 알아서 해

 

잘해라!

 

아니티 세 개 넣었는데 무슨 티를 또 가져가요?

 

회사 근무복 입을 건데

 

당신 근무복이 없네?

 

사무실에서 안 가져왔어요?

 

그거... 대전 지점에 있어

 

...

 

아무래도 중간에 좀 오기 힘들 거 같네 새로 생긴 지점이라서

 

자리 잡으려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거 같아

 

남의 회사 자리 잡게 해 준다고 60 넘어 한뎃잠 자지 말고

 

지태 아버지

 

해자 언니 형부한테 베트남 루트 하나 뚫어 달래 봐요

 

사업이 남 시켜서 되는 건가뚫을 거면 내가 뚫어야지

 

그럼 더 좋고

 

형부가 베트남 꽉 잡고 있다니까 도움도 받고요

 

아니이 나이엔 무리야

 

당신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애들 나이가 중요하죠

 

앞으로 결혼도 시켜야 하는데

 

세상 변했다 변했다 말만 그렇지

 

아직도 집 장만은 신랑 쪽이 해요 대부분

 

[혀 차는 소리그렇지

 

그건 그래야지

 

우리 아들 둘이에요

 

지호야 아직 좀 멀었고

 

지태는 취직한 지 몇 년 됐으니까 지가 알아서 모으겠지

 

[드르륵아빠우리 나가야 되는데 멀었어?

 

아니다아니다 가자가자

 

(태수그냥 우리 형편대로 하자고?

 

[태수 총총 발걸음 소리어우...

 

[경쾌한 배경 음악]

 

(태수지안이 정직원 되는 날인데 아빠가 집에 없어서 섭섭하다

 

아직 확실한 거 아니라니까

 

되면 바로 전화할게요

 

그래잘 될 거야 이번엔 꼭 될 거야

 

아니아빠그런 반응 노노노옳지 않습니다!

 

요즘 시대 예의는 될 때까지는 그냥 모르는 척해 주는 거예요!

 

아이구큰누나니까 하는 거지인마!

 

이번엔 될 거 같다니까 입만 열면 헛말만 하는 너랑 같냐?

 

(태수그래그건 작은누나 말이 맞다이놈아

 

너 이번엔 공부도 꼭 열심히 하고 있어야 돼!

 

대학 꼭 가야 된다 - 그럼요

 

올해는 꼭성과를 내야죠

 

(지수저놈 뭔가 수상해!

 

(지안싸우지 마

 

지태야너 요즘 뭐 연애 같은 거 안 하냐?

 

바빠서요

 

바쁘다고 연애도 안 하고 결혼을 어떻게 해?

 

결혼도 슬슬 해야지

 

결혼 생각 없어요아직 요새 결혼들 일찍 안 해요

 

그래?

 

(지수아빠 빨리버스!

 

알았어!

 

[문자 수신음]

 

(수아출근 중어디?

 

(지태집 근처

 

[문자 수신음] (수아이따 어디서 봐?

 

(지태퇴근 전까지 아뢰겠습니다마님

 

[버스 도착하는 소리]

 

[경쾌한 음악]

 

(부장좋은 아침!

 

(일동좋은 아침입니다부장님!

 

(과장오늘 마감인데 창립 이벤트 기획안 안 낸 사람 있더라

 

[종이 부스럭 소리]

 

어젠 정말 죄송했습니다부장님

 

어쩔 수 없지 일부러 사고 냈겠어?

 

그리고 수리는... - 내 차는 내가 범퍼 교체할 테니

 

상대 차만 처리해지안 씨가

 

(부장그 차도 뭐 뒤에 범퍼만 갈면 될 거 아니야?

 

감사합니다

 

(부장그래

 

과장님 - ?

 

기획안이요

 

정직원들만 하는 건데 이걸 했어?

 

계약직 아무도 안 했는데

 

... 

 

그냥 둬라

 

내일이면 정직원일 건데

 

?

 

[밝은 음악]

 

커피 계속해야 한다!

 

그럼요

 

저 퇴사할 때까지 과장님 커피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지안!

 

병민 씨서지안이랑 빨리 풀어야겠다

 

정직원 되면 당신이 입사 후배야

 

정직원 기준으로 입사 선후배 정해야지

 

계약직 기준으로 하는 게 말이 돼요?

 

[밝은 음악]

 

어머엄마

 

(남구아이고깜짝이야

 

...

 

오늘 아빠가 지방에 출장 가셔서요

 

아빠 배웅 겸해서 일찍 나온 거예요

 

[헛기침]

 

... 반죽 배울 생각은 마셔

 

?

 

아니빵집에서 일만 하게 해달라면서

 

그럼 저 취직된 거예요?

 

아니

 

우리 빵이 싼 빵도 아니고

 

배달해서 번 돈 빵값으로 다 쓰는 거

 

지수 씨 부모님한테 죄송해서 그래

 

마침 미영 씨도 관두게 됐고

 

감사합니다받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홀에서 판매만 하는 거야 반죽은 안 가르쳐 줘

 

그건 천천히 배우면 되고요

 

아니누가 언제 가르쳐 준대?

 

그 욕심 낼 거면 애초에...

 

아닙니다그럼 내일부터 나올게요!

 

식당 배달 후임 정해지면 그때 나와요

 

감사합니다!

 

(지수아싸!

 

대박오늘 일진 짱인데!

 

허 부장 - (허 부장부회장님!

 

베트남 한식 레스토랑 진출 건 지시한 지가 언젠데

 

결제가 안 올라오나왜 이렇게 굼떠?

 

그게 아직 회장님 결제가 안 내려와서요

 

노 대표님한테 한 번 여쭤봐 주십시오

 

저희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알았어나가 봐

 

[긴장된 음악]

 

[문 닫히는 소리]

 

[휴대폰 벨 소리]

 

왜 안 오세요?

 

(재성강 박사는 뭐래큰 이상 없대지?

 

그건 그런데...

 

기력 찾으시면 자네가 잘 모시고 들어가

 

부회장님그래도...

 

알겠습니다

 

안 온대지?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깨셨나 봐요

 

못 온대냐고?

 

오늘 중요한 점심 미팅이 있으셨대요

 

왜 일어나세요!

 

[한숨]

 

집에 온 물건들 봤지?

 

 

DNA 검사 맡겨

 

사흘 안에 결과 내라고 해 비용 상관 말고

 

사모님

 

아무도 모르게...

 

누구도 몰라야 한다

 

누구도...

 

(지안뭐 일어서기까지 해!

 

정식으로 재회 악수는 해야 히지 않겠냐?

 

많이 씩씩해졌다 전엔 수줍음 탔던 거 같은데

 

넌 많이 얌전해졌다 전엔 선머슴 같았는데

 

내 나이가 몇이고 사회생활 몇 년 찬데

 

뭐야그 눈빛은?

 

느끼했냐?

 

하도 감회가 새로워서 그러지

 

뭐 먹을래? - 알리오 올리오

 

빙고!

 

벌써 시켰어어떻게 알고?

 

그러니까

 

서지안난 네가 알리오 올리오 시킬지 어떻게 안 거냐?

 

선우혁 너 뭐야?

 

감사합니다

 

먹으면서 얘기하자 직장인 배꼽시계 무섭잖아?

 

빙고!

 

(근데 어떻게 된 거야?

 

서울은 언제 다시 왔어?

 

먹으라면서?

 

배고파네 얘기 먼저 해!

 

넌 어떻게 지냈어? - (?

 

나야...

 

완전 멋있게 지냈지?

 

? [혁 웃음]

 

나 우리 약속대로 실내 디자인과 갔고!

 

봐라!

 

창업사업가?

 

아니대학 때 창업을 한 거야?

 

쇼핑몰 사업이 생각보다 커져서

 

지금은 휴학 중

 

대단하다

 

선우혁잘 자랐네

 

[노크 소리]

 

- (유 비서부르셨습니까? - 

 

유 비서

 

이거내 차 처분하고!

 

가해자한테 유비서 핸드폰 번호 가르쳐 줬으니까

 

연락 오면 수리비 오백만 원 받아

 

오백만 원요?

 

, 3일 안에 연락 올 거야

 

수리비 오백만 원으로는 턱도 없을 텐데...

 

봐줬지

 

이건 기부금 영수증 받을 수도 없는 기부의 생활화다내가!

 

아니뭐 어차피 차 바꾸려고도 했고

 

[탄식]

 

어찌나 궁상스럽게 매달리는지

 

아유

 

부산 거쳐 마산 돌아 대학 가면서 다시 서울로 왔어

 

조소과는 왜 안 갔어?

 

왜 경영학과 간 거야미대 안 가고

 

우리 아빠 그때 부도났거든

 

레슨은커녕 빚더미에 끼니 걱정하는데 미대를 어떻게 가?

 

포기하고 공부했지대학은 가야겠어서

 

[포크 내려놓는 소리그랬구나

 

그럼 지금 회사는 어디야?

 

?

 

10년 만에 만난 너한테 

 

과거지사 쫙 늘어놔야 하나?

 

고민 중

 

그래도 너니까!

 

해성 그룹 마케팅팀의 계약직!

 

계약직?

 

오늘까지야 오늘이 정규직 계약 날이거든

 

혁아내가 졸업하고 이때까지

 

인턴 2번에계약직 2년에

 

짬짬이 알바 십수 개에

 

오늘 그 설움 다 벗는 날이야!

 

좀 덜어줄 걸 그랬네

 

아니야제때 밥 못 먹을 때가 많아서

 

먹을 수 있을 때 먹어 두는 게 습관 됐어

 

[휴대폰 벨 소리]

 

잠깐만나 전화 좀 받을게

 

여보... - 지안아언니야!

 

나 취직됐다나 그 빵집에 취직됐어

 

주인장이 받아 줬어? - (지수!

 

축하해 달라고 전화한 거야?

 

옜다축하!

 

그리고 오늘이 고백 데이인데...

 

그래고백까지 잘하면 퍼펙트 데이 되니까 잘해

 

나 지금 친구랑 점심 중이라 끊는다

 

[휴대폰 조작음누구야?

 

동생!

 

동생이 있었어?

 

너 하는 짓이 혼자서 사랑 듬뿍 받은 외동딸 분위기였는데

 

어우 그랬니기억도 안 난다

 

고백이라니 되게 오랜만에 듣는다 그 올드한 단어

 

몇 달째 애끓이는 남자가 있어 첫눈에 반해서

 

첫눈에?

 

그거나이 먹어서 쉽지 않던데

 

인생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순간에 자기를 구해 준 남자래

 

아참너 할 말 있다며?

 

! [포크 놓는 소리]

 

너 이따 퇴근하고

 

(여기로 좀 와라!

 

너한테 축하받고 싶은 일이 있어

 

퇴근하고 또?

 

[전화벨 소리]

 

이정우 부장입니다

 

 

알겠습니다

 

[한숨]

 

[부장 발소리]

 

[짧은 한숨...

 

다들 인사들 합시다

 

우리 마케팅팀에 새로 합류하게 될 사원입니다

 

[충격의 효과음]

 

효림대 대학원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인재라서 특채로 채용하게 됐어요

 

(부장윤하정 씨인사해요

 

윤하정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긴박한 음악]

 

뭣들 하나?

 

출근은 내일부터니까 정식 인사는 내일 합시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헛기침다들 2년 동안 정도 많이 들었는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회사 방침이 그러니까...

 

양해 바랍니다

 

[책상 내려치는 소리]

 

[화난 목소리윤하정

 

[가쁜 숨소리]

 

너 어제

 

우리 만났을 때 알고 있었어?

 

[도도한 목소리알고 있었어

 

해성 그룹 마케팅팀 딱 하나 있는 정직원 자리에

 

내가 특채로 오게 되는 거

 

근데? - (하정근데 왜 말 안 했냐고?

 

궁금했거든네 진짜 얼굴

 

얘 지금 무슨 얘길 하는 거야?

 

말 돌리지 말고 간단명료하게 말해

 

우리 다섯대학 신입생 때 팀플로 만나서 꽤 친했었지?

 

본론 말해

 

그땐 몰랐거든

 

우리 다섯 중에 학자금 대출에 알바에

 

네가 제일 형편이 어렵다는 거

 

어제 만났을 때 네가 낙하산으로 오는 거

 

왜 말 안 했는지나 말하라고

 

점점 네가 신기하더라

 

아니 무슨 애가 기도 안 죽고

 

누구 원망도 안 하고 툴툴거리지도 않고

 

이상하더라고

 

너 지금 무슨 얘길 하는 거야?

 

넌 왜 학자금 걱정 없이 알바 한 번 안 하고

 

용돈 풍풍 써 대면서 명품 걸치는 나를 부러워하지 않는지

 

아니부럽지 않은 척하는 건지

 

꼴사납더라고

 

?

 

분명 괜찮지 않을 텐데 괜찮은 척하니까 빈정 상하고

 

네가 왜 빈정이 상해?

 

신세 안 져서 빈정 상했다는 걸 말이라고 해?

 

특히 졸업 여행 때 말이야

 

난 교환 학생어학연수 갔다 오고

 

 2년 휴학하고 너랑 나만 졸업 2년 늦었잖아

 

너 돈 없다고 졸업 여행 못 간대서 내가 내준다고 했을 때

 

너 거절했지?

 

그 돈 별거 아니니까 부담 갖지 말랬더니 네가 그러더라

 

돈 벌어 봤냐고

 

그 돈이 내 돈이냐고

 

아버지가 번 돈 별거 아니라고 하지 말라고웃으면서

 

웃으면서

 

너한테 안 얻어먹고

 

고맙다고 굽신굽신 안 거려서

 

약 올랐다는 거야?

 

사람들이 왜 돈 버는 줄 알아?

 

과시하고 싶어서야

 

남들보다 잘 먹고 잘 입고 잘 쓰려고

 

그래서 부자를 꿈꾸는 거지

 

너도 그래서 스펙도 없으면서

 

기어이 대기업 들어가겠다고 몇 년째 대기업 주변 얼쩡거린 거 아니야?

 

네 그 한결같은 여유가 내 호기심을 자극했을 뿐이야

 

그래서 일부러 말 안 했어

 

이젠 볼 수 있겠다 싶어서

 

지금 네 표정 말이야

 

내 표정?

 

지금 내 표정이 뭔데?

 

열패감

 

?

 

열패감 나에 대한 열패감

 

그걸 볼 수도 있겠다 싶어서 일부러 말 안 했어

 

악의는 없어어차피 미리 말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었으니까

 

너 진짜...

 

너 진짜 못됐구나

 

그게 이유가 되니?

 

내가 왜 너희 부자들 눈치를 봐야 돼?

 

너희한테 숙이면 너희 자리네 자리 줄거니?

 

주려고 했었니?

 

그것도 아니면서 무작정 기죽으라는 말이야너 좋으라고?

 

애초에 기죽었으면네 자린 줄 알았을 때 물러서 줄 수도 있었지

 

윤하정

 

지금이라도 빌어 보고 싶니?

 

네 정직원 자리 돌려달라고 빌고 싶지?

 

웃기지 마

 

? - 네가 이러면...

 

내가 빌 줄 알았니?

 

가만히 있을 줄 알았어?

 

조용히 울면서 집으로 갈 줄 알았어?

 

뺨 한 대 맞을 각오는 했어

 

[퍽 소리!

 

웃기지 말라고

 

너 죽이고 나도 죽으면 그만이야

 

[퍽 소리!

 

[거친 숨소리]

 

!

 

[몸싸움 소리]

 

[경쾌한 음악]

 

저거 뭐야?

 

? - (도경회사 앞에서

 

당장 조치시켜

 

아니경찰 불러

 

[퍽 소리]

 

서지안 씨그러지 말고 보호자 불러요

 

합의하셔야 할 거 아닙니까?

 

두 분이 남도 아니고 대학 동창이라면서?

 

합의 안 해요

 

합의 안 하면

 

재판 넘어갈 수도 있어요 폭행으로

 

쌍방폭행이에요

 

상해 정도가 다르잖아요아가씨

 

정말 감방 가고 싶어요?

 

저 그냥 고소할래요

 

전 감방 가고 얘 매장시키면 돼요

 

우리 학교 홈피과 홈피 대학 갤에 다 올릴 거거든요

 

경영학과 09학번 윤하정이 친구였던 서지안 까고

 

낙하산으로 내려왔다고

 

그것도 전날 만나서 아무 말도 안 하고

 

계약직 마지막 날 나타나서 '약 올랐지?' 메롱 했다고

 

그리고 그 친구 감방까지 보냈다고

 

그건 네가 합의 시도 성의도 안 보이고

 

너 그거 명예 훼손이야 - 어차피 전과자 된 거

 

1범이나, 2범이나

 

[휴대폰 벨 소리]

 

마침 어머니 전화네

 

[휴대폰 내려놓는 소리]

 

...

 

[문 열리는 소리]

 

하정아

 

아빠

 

어떻게 된 거야?

 

윤하정 아버지입니다 어떻게 된 겁니까?

 

[하정 흐는끼는 소리]

 

미안하게 됐다

 

아빠나 이빨이 흔들려요

 

세상에 할 짓이 없어서 친구 속을 후벼 파!

 

(하정 아빠이런 못난 놈 같으니라고

 

우리 하정이가 잘못했지만

 

너도 화풀이가 과했어

 

[슬픈 음악]

 

정말 미안하게 됐습니다어머니

 

학생정은이라고 했지?

 

정말 미안하게 됐어요

 

아버진 이렇게 점잖으신데

 

어떻게 딸이 깡패예요?

 

애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사과도 안 해요사과도!

 

이 자식

 

어떻게 친구한테 손을 대 손을 대긴

 

내 친구 아니야

 

그리고 쟤네 어머니한테 죄송하다고 했어요

 

네가 때린 사람이 어머니야?

 

맞은 사람한테 사과를 해야지

 

빨리 잘못했다고 해

 

내가 너 그렇게 가르쳤어?

 

서지안

 

서지안 - 미안해김정은

 

내가 때린 건 잘못했는데

 

너 내 동생 삥 또 뜯으면

 

그땐 진짜 나한테 죽는다

 

[밝은 음악]

 

서지안 안 탈 거야?

 

에이그럼 아빠도 걸어간다

 

야 인마아무리 친구가 잘못했어도 폭력이 더 나쁜 거야이놈아

 

지수가 몇 번이나 삥 뜯겼는지 알기는 알아아빠?

 

아빠진짜 여러 번 뜯겼어

 

뭐 앞으론 못 뜯을 거 아니야

 

그래동생 복수해 준 건 잘했어

 

잘했다그거 하나만은 인정

 

인마다음부턴 때리더라도 티 안 나게 때려

 

진짜? - 대신에 절대 먼저 때리면 안 돼

 

이번에도 내가 먼저 때린 건 아니라니까

 

으이그

 

먼저 두 대 맞고 12대 때리느라고 우리 딸 배고팠겠다

 

탕수육 먹으러 가자

 

아빠언니 목공 조각도 세트 갖고 싶대

 

 

운동화도

 

알았어 탕수육 먹고 백화점 가그럼

 

[지수지안 환호]

 

(하정 아빠회사 일은 안 됐다

 

하정이 친구가 있는 줄 몰랐어

 

죄송합니다

 

근데 세상이 그런 거야

 

가자

 

[슬픈 음악]

 

아빠

 

아빠

 

...

 

배수선 리모델링 건물이라 신축보다 좀 까다로워요

 

내일부터 철거할 거니까

 

오늘은 숙소에서 짐 푸시고

 

이따 저녁에 회식합시다 - !

 

갑시다 - 날이 덥겠어

 

아니지안이는 왜 전화가 없어?

 

[통화 연결음]

 

(기계음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삐 소리 후...

 

이 사람은 또 왜 전화를 안 받아?

 

형 뭐해? - !

 

[슬픈 배경 음악]

 

[휴대폰 벨 소리 계속 이어짐]

 

(남자이봐아가씨

 

(남자아가씨!

 

전화 좀 받아요

 

계속 울리는데 신경 쓰이게

 

...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여기 공사할 때 몇 번 나와 계신 거 오다가다 막 봤는데

 

[지안 웃음]

 

전 여기 한 달 동안 점심 배달했어요

 

... 

 

제가 식당을 그만두게 됐거든요

 

[탁 내려놓는 소리]

 

 

그래서 이제 인사도 좀 드리고

 

드릴 말씀이... - 그거

 

여기 사장님 드리려고 가져온 거 아닌가?

 

... 맞아요

 

개업 축하드려요

 

고맙습니다

 

캐러멜 라떼 한 잔 주세요

 

 

[컵 정리하는 소리]

 

[슬픈 음악]

 

(부장이번에 정직원 티오는 계약직 중에서 뽑기로 했으니까

 

열심히들 해 봐

 

(과장내일이면 정직원일 건데

 

(여선배나 지안 씨 계약직이라서 막 부려먹는 거 아니야

 

내 후배 될 사람이라 가르치는 거지

 

몸은 좀 어때?

 

괜찮아요늘 그랬던 것처럼

 

점심 약속이 있었어

 

취소가 안 되는 중요한 약속이었겠죠

 

와이프가 쓰러진 거 하곤

 

비교가 안 되게 중요한 그 약속

 

누구였을까?

 

강 박사하고 통화했어 단순한 빈혈이라더군

 

당신 왜 은석이 얘기 안 해요?

 

왜 한 번도 안 해요? 20년 동안

 

당신이 안 하니까

 

[슬픈 음악] (재성) 5년 지나

 

은석이 찾는 거 포기하고 나서

 

20년 동안 안 했으니까 당신이

 

그러고 보니 8월이군

 

어머니도경입니다

 

저 들어갑니다

 

왔냐?

 

어머니어떠세요괜찮으세요?

 

괜찮아

 

하와이 티켓팅 하라고 할게요

 

벌써 8월 다 갔어요

 

회장님 곁에서 좀 쉬세요

 

아니올해는 하와이 안 간다

 

여기서 할 일이 있어

 

[밝은 음악]

 

지겹다냉면

 

우리 냉면 몇백 번은 먹었지?

 

부대찌개 먹을 걸 그랬나?

 

너 부대찌개 좋아하는데 진작 말하지

 

부대찌개도 몇백 번은 먹었을걸그렇지?

 

그럼우리가 만난 게 4년인데

 

4?

 

우리 왜 이렇게 오래 만난 거야?

 

그러게우리 너무 오래 안 헤어진다

 

이 출구 없는 이수아의 매력을 어쩌면 좋아?

 

수상하게 굴지 말고 용건 말해

 

너 뭐 나한테 할 말 있지?

 

그게...

 

클럽우리 오늘 클럽 가자

 

오늘은 밥만 먹고 집에 가야 됩니다

 

집에 무슨 일 있어?

 

지안이가 정직원에 실패한 거 같거든

 

자기도 알고 있었잖아 안될 거 같다며?

 

안 될 수도 있다고 했지

 

그거나그거나...

 

동생 정직원 안 됐다고 오빠가 가서 뭘 해 줄 수 있는데?

 

[힘없이구색

 

나 장남이잖아 구색은 맞춰 줘야지

 

해 줄 것도 해 줄 말도 없는 오빠지만

 

오빠니까

 

손님처럼 피부가 아주 희디흰 사람은 이런 스킨색이 잘 어울려요

 

이 다리하고 연결돼서 다리가 길어 보이는데

 

이게 또 피부 톤하고 안 맞으면 촌스럽거든요

 

안 그래도 이걸로 하려고 했어요

 

역시 보는 눈이 있으시구나

 

그럼 이거 새 제품으로 갖다 드릴게요

 

[휴대폰 벨 소리]

 

서지호입니다

 

 

오늘은 못 갑니다

 

진짜 큰 손님이네

 

아깝다

 

그래도 못 갑니다오늘은

 

죄송합니다

 

[지호 한숨뭐야너 오늘 알바 뛰러 안 가?

 

큰누나한테 우환 생긴 거 같아서요

 

감사합니다안녕히 가세요

 

[한숨]

 

이상하네

 

왜 읽지도 않고 연락도 없지?

 

(서지안너 왜 안 와?

 

저기... 저 카푸치노 한 잔만 더 주세요

 

또요?

 

제가 커피를 워낙 좋아해서요

 

지금 시간이...

 

너무 마시면 잠 못 잘 텐데 괜찮겠어요?

 

괜찮아요

 

어머벌써 9시네

 

주세요 - ... 

 

얘는 왜 전화가 없지?

 

[통화 연결음]

 

- (기계음고객님의 전화기가... - ?

 

- (기계음삐 소리 후... - 왜 핸드폰을 꺼놨어?

 

- (기계음연결됩니다 - 무슨 일 있는 거야?

 

어머어머어떡해!

 

안 됐나 봐안 됐나 봐 

 

맞다

 

저 계산할게요

 

(지수어떡해오늘이 마지막인데

 

[휴대폰 손바닥으로 치는 소리]

 

안녕히 가세요

 

[경쾌한 음악]

 

(지수이거 제 번호예요

 

죄송합니다

 

오빠지호야지안이 왔어?

 

안 왔어 - 안 왔어?

 

전화도 안 왔어?

 

여태 연락 없는 거 보면 정직원 안 된 거야

 

설마설마...

 

아니지안이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데

 

맨날 야근하고 별일 다 하고 또 하고 그랬는데

 

[문 닫히는 소리] (지안다녀왔습니다

 

언니정직원 어떻게...

 

뭐야마스크 왜 썼어? - (지안엄마는?

 

(지안엄마어디 아파?

 

(엄마

 

감기몸살약 먹었더니

 

졸려엄마 자야겠어

 

나 회사 어떻게 됐는지 안 물어?

 

안 됐겠지

 

어떻게 알아?

 

전화 안 했잖아

 

[슬픈 음악나 때문에 속상해서 누워 있어?

 

[깊은 한숨]

 

아니감기라니까

 

코감기에몸살에 죽겠어

 

나도 감기 걸렸는데

 

약 먹고 쉬어그럼

 

근데 엄마!

 

나 그 정직원 안 된 게 아니라 관뒀어

 

아니글쎄 정직원 하라면서 지방 발령 내는 거 있지

 

그것도 마산엄마 내가 얼마나 마산 싫어하는지 알지?

 

알지

 

그래서 못 간다 그러고 송별회 하고 오느라고 늦었어

 

잘했어 회사가 거기밖에 없어?

 

죄송해요

 

뭐가 죄송해한두 번이야?

 

[엄마 헛기침]

 

다 들었지그럼 그렇게들 알아

 

너 옷은 왜 그래가방은 어딨어?

 

[멋쩍게송별회 하면서 좀 퍼마시고

 

굴렀어가방은 동기 차에 두고 내렸어

 

큰누나소주 한잔할래?

 

시원하게 맥주 마셨다 들어간다

 

큰누나

 

냅둬

 

이 해성 그룹 새끼들

 

내일 쳐들어가서 다 폭파시켜 버린다

 

언니 진짜 송별회 한 건 아니겠지?

 

뭐 해? - 알바 구하려고

 

그러지 마

 

너 왜 그래?

 

너라니 언니한테? [혀 차는 소리]

 

까불고 있어

 

(지수나 취직했으니까 내가 용돈 줄게?

 

그동안 내 용돈 많이 챙겨 줬으니까언니가

 

[환호찾았다

 

? - 시급 많은 알바

 

[타자 치는 소리]

 

누구야?

 

너 이렇게 만든 사람 누구야?

 

조용히 해 오늘 밤만 좀 넘기게 해 줘

 

자고 일어나면 부기 빠져서 괜찮을 거야

 

나 씻고 올 테니까 아빠한테 연락 좀 드려

 

[지수 한숨]

 

[슬픈 음악]

 

[왁자지껄한 소리]

 

아니태수야 그새 뭐 대전에 애인 생겼어?

 

무슨 핸드폰을 이렇게 손에 쥐고 닳도록 보고 또 보고 하는 거야?

 

나 신경 쓰지 말고 들어

 

강 기사나 기다리는 전화가 있어서 그러는 거야

 

(일행에이참나 애인 맞네애인 맞아

 

[휴대폰 벨 소리]

 

그래 어떻게 됐냐?

 

안 됐어아빠

 

... 안 됐어?

 

아니?

 

몰라말을 안 해

 

아니그러면 누가?

 

누가 됐대지안이 말고

 

계약직 중에서 정직원이 누가 됐다는 거야?

 

몰라말을 안 해?

 

그래알았다

 

저 형님 애인이 잘 안 만나 준대요?

 

[소주잔 내려놓는 소리]

 

(일동?

 

진짜... - 왜 이래요진짜 뭔 일 있어요?

 

아니세상에 무슨 이런 개 같은 경우가 다 있냐고!

 

성격 좋아 성실해인물 좋아!

 

우리 지안이 같은 애를 왜 정직원으로 안 뽑냐고?

 

!

 

나 회사에 있을 때 같았으면 지안이 같은 직원은

 

평생 업고 다녔다 내가 모시고 다녔어진짜!

 

서 씨 회사도 운영했었어요?

 

(남자아이아이고!

 

[코 고는 소리 이어짐]

 

[깊은 한숨]

 

[느리고 차분한 음악]

 

[혀 차는 소리]

 

[앓는 소리]

 

[통화 연결음]

 

(여선배지안 씨

 

선배님 어제

 

하던 일 마무리 못 해서 죄송합니다

 

브랜드별 정리도 마무리하고

 

짐 가지러 가겠습니다

 

(지수안녕하세요

 

방장님저 출근했어요 - 아이고

 

어떻게 벌써 왔어?

 

원래 식당은 한 달만 점심 배달하기로 했던 거거든요

 

어제가 마지막 날이었어요

 

아이고아무튼 엉뚱하기는

 

저 뭐 할까요?

 

저 밖에 청소부터 해

 

- (남구얼른 - 

 

?

 

얼른얼른

 

이게 왜 안 돼?

 

무슨 일이십니까?

 

출입증이 안 돼서요

 

마케팅팀 서지안 씨?

 

이쪽으로 잠시만 오시죠 - 

 

짐 찾으러 오신 거죠?

 

오시면 드리라고 맡겨 놓으셨어요

 

맡겨... 놨다고요?

 

[슬픈 음악]

 

감사합니다

 

[똑똑]

 

[문 열리고 닫히는 소리]

 

DNA 검사 결과 나왔습니다

 

[날카로운 효과음]

 

뜯어

 

[긴장되는 음악]

 

(민 부장축하드립니다대표님

 

이게...

 

축하할 일인가?

 

죄송합니다

 

[휴대폰 벨 소리]

 

노명희입니다

 

(여자안녕하세요

 

DNA 검사 권유 드린 사람이에요

 

얼마 준비하면 돼요?

 

돈 얼마 주면 되냐고?

 

현금으로 10억요

 

[긴장되는 음악] 10?

 

25년 전에 보상금 5억 거셨잖아요

 

현 시세로 환산하면 10억 넘죠

 

계좌번호 드릴 테니까 거기로 돈 넣으세요

 

입금 확인되면

 

따님 이름하고 주소 문자로 보낼게요

 

돈만 받고 안 알려 주면 어쩌려고?

 

만나서 주고받기로 하죠

 

예상 답안 하시네요사모님

 

내일까지 입금 안 되면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한 시간 - ?

 

내가 마음이 급해서 내일까진 못 기다려요

 

10억 준비하는 대로 연락할 테니까

 

한 시간 정도 걸릴 거예요

 

한 시간요?

 

끊어요은행 가야 하니까

 

한 시간 후에 돈 넣는데

 

[흥분해서내가 미리 짐 싸자니까!

 

아니왜 이렇게 내 말을 못 믿어?

 

재벌이 돈 10억 아까워서 딸을 안 찾겠냐고!

 

대박우리 빨리 집에 가서 가방 가지고 오자

 

10억이야, 10!

 

연락 두절? - (유 비서

 

3일 지나서도 연락 없어서 전화해 봤더니

 

전화기 꺼져 있는데요 - 나 진짜

 

얘 저능아 아니야?

 

현장 사진 찍어서 차량 번호 다 아는데

 

그러게요어떻게 할까요?

 

이러면 할아버지 좌우명이 진실이 되는데

 

머리 검은 짐승한테 절대 호의친절 베풀지 말라

 

일단 차적 조회해서 인적사항 확보하겠습니다

 

아니아니야 내가 한번 연락해 보고

 

저기핸드폰 꺼 놓은 거 보면

 

잠수 탄 걸 텐데요

 

'텐데요'잖아

 

잠수 탄 게 아니라 탄 거 같다

 

잠시 꺼둔 거라고 마지막 한 번 더 믿어 줘야지

 

나는 최도경이니까

 

 

[통화 연결음]

 

(기계음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

 

이 친구가 날 또 시험에 들게 하네

 

나 진짜 이걸 어쩐다?

 

[기름 튀는 소리]

 

[휴대폰 벨 소리]

 

노명희노명희

 

[휴대폰 벨 소리]

 

사모님

 

10억 입금했어요

 

돈 찾고 바로 문자 보내요

 

만약 경찰이나 은행에 미리 연락하셨다면

 

따님 못 찾으십니다

 

저 절대

 

입 안 열 거거든요

 

내가 그깟 돈 10억에 딸 찾을 기회를 놓칠까?

 

찾고 나면 10억 더 줄 수도 있어

 

알겠습니다

 

나 갔다 올게?

 

자기 잘 보고 있어 혹시라도 꼬리 따라붙었나

 

1 5천이네요

 

무슨 일로 이렇게 현금을 많이 찾으세요?

 

집 살 돈인데

 

매도자가 계약금을 현금으로 달라네

 

[고조되는 음악]

 

(여자빨리 가

 

진짜 신고 안 했어!

 

안 했어! - 출발하자

 

잠깐만잠깐만...

 

됐다가자!

 

[긴장되는 음악]

 

서지안

 

서지수?

 

주소도 왔어요?

 

출발해

 

서지안서지수 - (민 부장지금 출발합니다

 

빨리하고 가자 - 빨리 가내가 할 테니까

 

- (여자일단 가 - (남자가자

 

(여자어머뭐야어머!

 

누구야당신들?

 

(여자어머!

 

아니 어떻게 여기를...

 

(명희그리고 이 번호 위치 추적할 수 있게 해

 

대포폰일 거야

 

이걸로 인적사항 알아낼 수 없으니까 쫓아서 잡아야 해

 

DNA 결과 나오고 나면

 

돈 요구할 때는 직접 전화할 거야

 

그때 잡지 못하면 영영 놓쳐

 

저 같으면 연락만 하고 전원 끌 거 같은데요

 

- (민 부장전원 끄면 - 위치 추적 못 하니까

 

핸드폰 켜고 있게 해야지

 

(여자안녕하세요

 

DNA 검사 권유 드린 사람이에요

 

그렇군요용건 얘기해요

 

전화 왔어요추적 시작해요

 

한 시간

 

10억 준비하는 대로 연락할 테니까

 

한 시간 정도 걸릴 거예요

 

[지갑 떨어지는 소리]

 

(명희조순옥

 

25년 전, 1992 8 19

 

내 딸을 어떻게 데려갔는지 그리고 왜지금...

 

[문자 수신음]

 

서지안서지수

 

부친 서태수

 

모친 양미정이랍니다

 

왜 서태수 집에서 크고 있는지 말해

 

돈이 좋기는 좋네요

 

별걸 다 알아내시네요삽시간에

 

내 딸 어떻게 데려갔어?

 

저 아니에요사모님

 

전에 알던 언니한테 들은 거예요

 

이 여자 뒷조사해 와

 

고향학력과거거주지직업 3시간이면 되지?

 

(명희아니

 

이 여자 사진 찍어서 종로 금은방 쪽 먼저 뒤져

 

십 분도 안 되는 시간에

 

은석이 머리핀에 핑크 다이아몬드 알아본 여자야

 

백화점 주얼리 샵에서 일했을 리 없어

 

촌티 나서

 

말씀드릴게요

 

나가 있어

 

얘기 다 하던가요?

 

사실대로?

 

서태수 뒷배경 빨리 알아내 

 

부회장님께 알리셔야죠

 

나중에

 

확실히 알아보고 나서

 

[지수 놀라는 소리]

 

[지안 신음] (지수언니 꼴이 이게 뭐야?

 

손은 또 왜 이래?

 

몇 군데나

 

데인 거야? - 

 

데였구나몰랐네

 

무슨 치킨!

 

아우기름 냄새!

 

얼마나 튀기길래 냄새가 이래!

 

종일 전화도 안 받고

 

그렇게 바빠?

 

 

너 그날 고백은 했어?

 

왜 못 했어?

 

알면서 그래

 

내 특기잖아 우유부단에 갈팡질팡

 

그 카페 어디야내가 물어봐 줄게

 

손 실장 일하는 인테리어 업체 어딘지

 

샤워나 해냄새나

 

진짜 그래야겠다

 

내 살에서 치킨 냄새 난다

 

[지안 신음 소리씻고 올게

 

고백했냐고 그날도 물어봐 놓고 또 물어보네

 

미친 건 아니겠지?

 

진짜 하루종일 전화도 카톡도 안 읽고

 

핸드폰 고장 났나?

 

이러니까 전화를 안 받지

 

이것들이 우리 지안이를 아주 들들 볶네

 

잘라 놓고 회사 일은 왜 물어봐?

 

이건 또 뭐야?

 

(안내음첫 번째 메시지입니다

 

어이가해자분!

 

이 좁은 대한민국에 숨는다고 숨어지나?

 

숨는다고 내가 못 찾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긴말 안 할 거니까 잘 들어요

 

당신 차든 아니든 상관없어

 

내 차 박살 낸 값 꼭 받을 테니까

 

내일 밤 열두 시까지 오백만 원 가져오지 않으면

 

더 크게 혼날 겁니다

 

명심해요

 

어머!

 

지안이 협박당하고 있었던 거야?

 

그럼 그날 때린 게 이사람...

 

아니이놈이야?

 

덥다

 

차는 뭘로 준비할까요?

 

십전대보탕

 

? - 십전대보탕

 

 

[문자 수신음]

 

봐라연락 왔지?

 

뭐랍니까돈 가지고 온답니까?

 

(지안음성 메세지 듣고 연락 드립니다

 

돈 받고 싶으면 직접 나오시죠

 

청계천 광통교에서 6시에 봅시다

 

직접 만나야 준다는데?

 

그것도 청계천에서?

 

진짜!

 

점입가경일세이 아가씨

 

아니뭐야?

 

[통화 연결음]

 

[휴대폰 벨소리]

 

이거 뭡니까? - 당신 다 찍혔어

 

어머!

 

아니지금 이걸로 날 찍은 겁니까?

 

그래요아저씨 찍었어요! - 아저씨?

 

나 진짜아저씨

 

요새 눈먼 사람들 천지네!

 

내가 왜 찍었냐면요!

 

아저씨 협박으로 고발하려고 찍었어요

 

그러니까 내 말 잘 들으세요

 

그리고 괜히 나한테 폭력 행사할 생각 꿈에도 마시고요

 

여기 사람 아주 아주 많은 거

 

잊지 마시고요

 

이봐요!

 

내가 지금 아주 기분 나쁘지만

 

좋게 물어보는데

 

사람 잘못 봤어요 - 아니요

 

아저씨가 사람 잘못 봤어요

 

우리 언니 차 없거든요

 

아니 차도 없는데 왜 사고 핑계로 돈을 뜯어요?

 

협박하지 마요다시는!

 

또 한 번 협박하기만 하면 핸드폰 이 사진 싹 다...

 

핸드폰 줘요!

 

줘요?

 

줘요!

 

아가씨 같으면 이거 주겠어요?

 

협박범이내 얼굴 찍혔는데?

 

그건 그런데...

 

그래도 내 핸드폰인데

 

여기 지금 사람 많거든요?

 

소리 지르기 전에 주는 게 좋을 거예요

 

[탄식하나는 구질구질하나는 어이 상실

 

자매가 참 사람 어이없게 만드시네

 

아가씨 언니가 회사 부장님 차 몰다가

 

내 차 박았어요

 

?

 

그렇게 된 거구나

 

그렇게 된 거고

 

그래서 오백만 원 요구가

 

많습니까?

 

아뇨

 

잠수 탄 거 아니에요

 

어떡하면 좋을까요?

 

잠수 탄 거 아니에요

 

언니가 혼이 빠져서 그래요

 

계약직을 잘렸거든요

 

잘렸어요? - 잘렸어요

 

(민 부장서지안서지수 두 사람은 서태수 씨 쌍둥이 딸입니다

 

92 8월 중동 가기 전에 살던 곳에 알아보니까

 

쌍둥이 한 명이 죽었다고 하는데

 

언니인지동생인지는

 

모르더라고요

 

혈액형은 둘 다 O형이랍니다

 

저 아인 전문대 졸업했다고?

 

(민 부장서지안 씨는 얼마 전까지

 

우리 회사 마케팅팀 계약직 직원이었답니다

 

우리 회사? - 

 

몰라요

 

지안이가 괜찮다고 알바하러 다니고 있다니까

 

아니괜찮기는 어떻게 괜찮아?

 

한 달아니... 한 열흘만이라도 쉬게 해

 

말을 안 듣는데 잡아 앉혀요?

 

그리고 그러고 싶으면 당신이 얘기해요

 

안 그러면 알바 안 해도 되게 돈을 더 벌어다 주든지!

 

미안나 오줌 급해서

 

혜자 언니 왔어요끊어요 [문 닫히는 소리]

 

누구세요?

 

여기가서태수 씨 댁인가요?

 

그런데요

 

노명희라고 합니다

 

대뜸 이름 석 자 말하고

 

명함 받으래요?

 

듣도 보도 못한 사람인데?

 

신원 밝혔으니 들어갑니다

 

이보세요아무리 회사 대표라도

 

주인이 들어오란 말도 안 했는데

 

내 딸 도둑질한 사람한테 딸 찾으러 왔는데 무슨 허락?

 

아니그게 무슨... - 서지안서지수

 

둘 중에 한 명은 당신 딸 아닌 거 알고 왔어요

 

알고 왔으니까 말해요!

 

누구예요당신 딸 아닌 아이가?

 

...

 

뭘 아주 잘못 알고 오셨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둘 다 우리 딸이에요

 

우리 애들 쌍둥이예요

 

이란성 쌍둥이!

 

그중 하나가 죽었죠

 

1992년에

 

나 당신하고 말싸움할 생각 없어요

 

어디서 남의 딸 납치해서 키워 놓고 애미 행세야?

 

이보세요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해요?

 

왜 사모님 따님이 우리 집에 있다 그래요증거 있어요?

 

DNA 검사 하고 왔어요

 

둘 중에 하나는 내 아이라는 거 이미 알고 왔다고

 

[날카로운 효과음]

 

25년이야

 

25년 동안 날마다 눈뜨면

 

죽었다죽은 거다 그러면서 25년 보냈어

 

당신 부부 경솔함 때문에

 

길에서 주웠어누구 맘대로 주워!

 

내 딸을감히 내 딸을!

 

이 집에 내 딸 있냐없냐 노크하는 거 아닙니다

 

내 딸이 누군지지안인지 지수인지 그거 알려고 왔어요

 

아니에요잘못 아셨어요

 

지안이도지수도 다 내 딸 내 쌍둥이 딸이에요!

 

사모님 잘못 아셨어요 어디서 뭐가 어떻게 됐든

 

잘못 아셨어요잘못 아셨어요!

 

잘못 아셨어요!

 

그럼 두 아이 불러 모아

 

DNA 검사하자고 해야겠네요

 

아니왜 그런...

 

무슨 권리로 그런!

 

내 딸들을 왜 사모님이!

 

엄마니까!

 

두 아이 중에 하나는

 

내가 엄마니까

 

엄마잖아요내가!

 

[슬픈 음악]

 

누구예요?

 

제발 나를 더 이상 몰지 말아 줘요 양미정 씨

 

(명희내 아이누구예요?

 

누구예요?

 

누구예요누구냐고누구냐고내 딸!

 

지안이에요!

 

[오열]

 

지안이에요?

 

[웅장한 효과음]

 

[소심한 오빠들의 'Beautiful Girl' 재생]

 

(명희그 아이가 맞았어

 

(태수아빠가 살아보니까

 

이 세상일이라는 게 

 

다 때가 있고 연이 닿아야 되는 거더라고

 

정직원 못 되는 게 뭐 나만 그런가?

 

계약직을 잘렸거든요

 

잘렸어요? - 잘렸어요

 

저 지난번에 차 사고 냈던 사람인데요

 

더 이상 구질구질 엮이지 말고 오늘로 마지막

 

두 번 다시 안 봤으면 싶은데

 

알겠습니다

 

너 지금 뭐라고

 

은석이라고 했어은석일 찾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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