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21회 시나리오
S#1. 나래 집 앞 (밤) 민철... 옥상 쪽을 올려다보고 있는데, 나래... 걸어온다. 나래 (민철을 보고 놀라는) 안녕하세요! 민철 (어색하게 목례하는) 나래 연수 만나러 오셨어요? 민철 ............... 나래 그럼, 안녕히 가세요. (목례하고 집으로 들어간다) 민철 (천천히 걸어내려간다) S#2. 나래 집 옥상 (밤) 나래... 들어오다가 쓰러져 있는 연수를 보고 깜짝 놀라서 뛰어간다. 나래 연수야! (연수를 안고) 연수야! 연수야! 연수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나래 (연수를 업고 뛰어내려간다) S#3. 나래 집 동네 골목 (밤) 민철... 걸어내려가는데, 나래... 연수를 업고 뛰어온다. 나래 (민철을 보고) 실장님! 민철 (돌아보면) 나래 (숨이 차서) 연수가, 연수가 쓰러졌어요! 민철 (놀라서 나래에게 뛰어가서) 나한테 업혀요. 나래 (연수를 민철에게 업힌다) 민철 (연수를 업고 뛰기 시작하면) 나래 (민철을 쫒아간다) S#4. 병원 응급실 복도 (밤) 민철.. 연수를 업고 뛰어들어가고, 나래.. 걱정스런 얼굴로 쫒아간다. S#5. 병원 응급실 (밤) 연수.. 정신을 잃은 채 침대 위에 누워 있고, 간호사.. 맥박과 혈압을 재고 있다. 곁에서 걱정스럽게 보고 있는 민철과 나래. 나래 혹시 실장님이 무슨 충격적인 소리라도 하신 거 아녜요? 연수.. 실장님하고 깨진 이후로는 내내 골골했거든요. 민철 ................. S#6. 민철 아파트 거실 (밤) 성춘과 민지... 밥을 먹고 있는데, 벨이 울린다. 민지 (문을 열어주면) 미미 (과일 바구니를 들고 들어온다) 안녕하세요! 성춘 (미미를 보고 놀라는) 미미 (성춘을 보고 입가에 미소를 띄운 채) 갑자기 찾아와서 죄송해요. 민지 (궁금한 얼굴로 미미를 보는데) 성춘 (민지에게) 넌 들어가 있어. 민지 누구야? 성춘 (엄하게) 들어가 있으라니까! 민지 (미미에게 시선 주며 민지 방으로 들어가는데) 성춘 어쩐 일이야? 미미 저 얼마 있으면 떠나거든요. 떠나기 전에 사장님을 한 번 뵙고 가야 될 거 같아서요. (거실을 둘러보며) 요즘... 기분이 어떠세요? 성춘 여기까지 찾아온 이유나 말해. 내가 어떤 꼴로 살고 있는지 구경하러 왔나? 미미 사실 기대를 했는데요. 생각보단 너무 잘 지내고 계신 거 같아서 실망이네요. 번듯한 집도 있고, 돌봐주는 자식도 있고.. 아직 복이 많으세요. 성춘 넌 내가 죽어주기를 바라겠지만, 그렇게는 못 해. 미미 저도 그건 바라지 않아요. 이미 살만큼 사신 분인데, 죽는 게 뭐 대단하겠어요? 비참하고 구질구질하게 오래오래 사시는 게 더 보기가 좋죠. 성춘 (노려보면) 미미 아직도 절 그렇게 쳐다보시네요. 참 대단한 분이세요. 그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망쳐 놓고도 아직도 그렇게 당당하시니 말이예요. 하긴 그런 분이니까 지금까지 멀쩡하게 살아오셨겠지만... 성춘 .................. 미미 선재 어머님... 지금쯤은 이선생님을 만나셨겠죠? 성춘 (표정 굳어지는) 미미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하셨을까요? 무릎을 꿇고 비셨을까, 통곡을 하면서 사장님을 원망했을까? 성춘 그 사람 얘기는 하지 마. 미미 생각해보면 그 분만큼 불쌍한 인생도 없어요. 남편을 죽인 살인자한테 바람막이로 이 용당하는 줄도 모르고 그 오랜 세월을 한 이불을 덮고 사셨으니 말이죠. 나같애도 당장 목숨을 끊고 싶었을 거예요. 성춘 (괴로운) 나가! 미미 그래도 그 분에 대해선 정이 남았나부죠? 성춘 (O.L) 나가라니까! 미미 (씩 웃더니 가방에서 돈봉투를 꺼내 내민다) 성춘 뭐하는 거야? 미미 아버지 잘못 둬서 고생하는 따님이 불쌍해서 드리는 거예요. 성춘 집어너! 미미 받아두세요. 이제 사장님이 자식들을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이거뿐이잖아요. 아무리 값싼 동정이라도 고맙게 받아 들이는 거... 성춘 (혈압이 오르며) 갖고 가라니까! 미미 (봉투를 바닥에 던진다) 따님 옷이라도 해 입히세요. (나간다) 성춘 (봉투를 집어서 미미에게 던지며) 니가 감히.. 니가 감히 나한테.. (하다가 혈압이 올라 괴로운 신음을 내며 주저 앉는다) 민지 (민지 방에서 뛰어나오며) 아빠! 미미 (성춘에게 싸늘한 시선을 주더니 집을 나간다) S#7. 병원 응급실 (밤) 연수.. 수혈을 받으며 누워 있고, 민철, 나래.... 그 옆에서 연수를 애잔하게 보고 있다. 민철 (전화 받으면) 민지 (F, 다급한) 오빠! 난데.. 아빠가 쓰러졌어. 민철 알았어. 지금 갈게. (전화를 끊고 연수를 바라본다. 연수의 곁을 떠나는 것이 영 불안한데) 집에 일이 있어서 갔다와야겠어요. 연수씨 좀 부탁해요. 나래 네! 다녀오세요. 민철 (뛰어나가면) 간호사 (연수에게 수혈할 채비를 한다) 나래 뭐하는 거예요? 간호사 빈혈이 심해서 수혈해야 돼요. 나래 (놀란) 수혈이요? S#8. 병원 응급실 밖 (밤) 민철.. 응급실에서 뛰어나오는데, 선재.... 걱정스런 얼굴로 택시에서 내린다. 민철 (선재를 보고 !) 선재 (다급한) 연수씬 어때? 괜찮어? 민철 들어가봐. (택시에 탄다) 선재 (뛰어들어간다) 민철 (그 모습을 바라본다) S#9. 병원 응급실 (밤) 연수.. 수혈을 받고 있고, 선재.. 좀 떨어진 곳에서 심각한 얼굴로 의사와 얘기를 하고 있다. 나래 (뭔가 이상하다 싶은데) 선재 (나래에게 다가온다) 나래 선재씨! 연수 많이 아픈 거예요? 수혈까지 받구 분위기가 왜 그렇게 심각해요? 선재 (눈물이 글썽해서 연수를 바라보는) 나래 (선재의 표정에 불안해지는) 선재씨! 선재 (결심한 듯) 우리 나가서 얘기해요. S#10. 병원 응급실 복도 (밤) 선재와 나래.. 서 있다. 선재 연수씬 얘기하지 말라고 했는데, 언제 또 이렇게 쓰러질지 모르니까 나래씬 알아야 될 거 같아요. 나래 뭘요? 내가 뭘 알아야 되는데요? 선재 연수씨 많이 아파요. 나래 (! 두려운) 어디가요? 선재 (차마 말하기 힘들어서) .................... 나래 아우.. 답답해 미치겠네. 빨리 얘기 좀 해봐요. 선재 ............. 만성 백혈병이예요. 나래 (충격 받는) S#11. 병원 응급실 (밤) 나래.. 충격 받은 얼굴로 들어와서 연수 옆에 앉는다. 나래 (연수 손을 잡고 눈물이 글썽하다) 어떡하니? 연수야.. 어떡하니? (눈물이 흐른다) 선재 (가슴 아픈 얼굴로 그 모습을 보고 있다) 연수 (눈을 뜬다) 나래 연수야! 괜찮어? 연수 (병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힘들게 일어난다) 나래 왜 일어나? 누워 있어! 연수 나가자! 나래 나가긴 어딜 나가? 실장님도 다시 오신다 그랬어. 연수 (민철이 온다는 소리에 마음이 급한) 나가자니까! 나래 조금만 더 누워 있어. 수혈 받던 거는 다 받고 나가야지! 연수 (선재에게 간절하게) 선재씨! 나 좀 나가게 해줘요. 선재 (가슴 아프고) S#12. 민철 아파트 안방 (밤) 민철.. 뛰어들어오면, 성춘.. 누워 있고, 민지.. 걱정스런 얼굴로 바라보고 있다. 민지 오빠! 민철 괜찮으셔? 민지 (걱정스런) 몰라. 병원에 가자는데 꼼짝도 안 해. 성춘 (힘들게 눈을 뜬다) 민철 아버지! 일어나세요! 병원에 가셔야 돼요. 성춘 (고개를 젓는다) 민지 고집 좀 그만 부려. 그러다 진짜 큰일나면 어떡할라 그래? 성춘 난 괜찮아. 민지 도대체 그 여자 누구야? 누군데 아빠가 이렇게 쓰러지고 난리냐구! 민철 무슨 소리야? 민지 아까 웬 여자가 찾아왔는데, 그 여자랑 얘기하다가 이렇게 됐단 말야. 민철 (?) 성춘 (눈을 감는다) S#13. 병원 응급실 (밤) 민철.. 다시 들어오는데, 연수의 침대에 다른 사람이 누워 있다. 민철 (놀라서 옆에 있는 간호원에게 묻는다) 여기 있던 환자 어디 갔습니까? 간호사 방금 퇴원하셨어요. 민철 (!) S#14. 병원 응급실 앞 (밤) 민철.. 걱정스런 얼굴로 나와서 핸드폰을 꺼내는데, (E) 핸드폰 벨이 울린다. 민철 (급하게 받는) 여보세요. 나래 (F) 저 나랜데요. 민철 어떻게 된 거예요? 왜 벌써 퇴원을 했어요? 나래 (F, 무거운) 의사 선생님이 괜찮다고 하셔서 집에 왔어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럼, 끊겠습니다. (전화 끊고) 민철 (걱정스러운데) S#15. 라디오 스튜디오 (낮) 세나와 나래... PD 앞에 서 있다. PD: 이거.. 우리도 참 입장이 곤란한데... 알다시피 우리 프로 같은 청소년 대상 프로는 여러 가지로 제약이 좀 많잖아. 특히 세나 같은 경우는 아이돌 스타라서 이런 일이 생기면 파장이 커. 나래 하지만 선생님! 세나가 지금 코너를 그만두면 모든 걸 인정하는 꼴이 되잖아요. 그만 두더라도 좀 지난 다음에... 세나 (O.L) 됐어! 언니! (PD에게)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PD 미안해. 좀 조용해지면 그 때 다시 보자구. 세나 (인사하고 나간다) 나래 (걱정스런 얼굴로 쫒아가고) S#16. 방송국 복도 (낮) 세나와 나래.. 걸어가는데, 지나가던 사람들 세나를 보고 서로 툭툭 치면서 수군거린다. 나래 (세나가 안스러운데) 세나 (그럴수록 더 고개 빳빳이 세우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걸어간다) S#17. 세나의 벤 (낮) 방송국 앞에 서 있다. 세나.. 눈물을 흘리고 있고, 나래... 달래고 있다. 나래 잘 견디더니 왜 이래? 조금만 더 견디자. 조금만 더 견디면... 세나 (O.L) 난 이제 끝났어. 언니도 알잖아. 나래 끝나긴 왜 끝나? 세나 나 여기서 이렇게 끝나면 내 인생도 끝이야. 나 정말 아무 희망이 없다구! 나래 그런 소리 하지 마. (연수를 생각하며) 이정도 일은 아무 것도 아니야. 더 힘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래. 세나 (화내는) 아무 것도 아니야? 언니한텐 아무 것도 아니야? 나래 아니 그게 아니라... 세나 (거칠게 벤 문을 열고 내려버린다) 나래 세나야! (답답하고) S#18. 단란주점 홀 (낮) 세나... 호태를 독기 어린 눈으로 노려보고 있다. 호태 (세나의 표정에 기가 질리지만 당당한 척 소리지르는) 이 기집애가 여기가 어디라고 뛰어들어와서 이래? 너 사람들 눈이 무섭지도 않냐? 세나 이제 와서 무서울 게 뭐 있어? 어차피 난 끝장 났어. 그러니까, 죽이든지 살리든지 아저씨 맘대로 한 번 해 봐! 호태 야! 니가 날 그렇게 똥개 취급만 안 했어도 아무 일 없었어! 그거 몰라? 지가 지 무덤 파놓고 왜 나한테 와서 깽판이야? 세나 나 오늘부터 여기서 살테니까 그런 줄 알어! 호태 뭐야? 세나 어쩔 수 없는 거 아냐? 아저씨 때매 난 여기서 삐끼짓 하던 김세나로 다시 돌아왔어. 그러니까, 아저씨가 다시 나 책임져야지! 호태 아이고.. 얘가 완전히 맛이 가버렸네! 세나 아저씨한테도 잘 된 일이잖아. 김세나가 아저씨랑 다시 같이 산다 그러면 구경꾼이 얼마나 밀려들겠어? 돈 벌게 해주겠단 말이야. 호태 야! 나가! 난 너라는 기집애 보기만 해도 경기 나니까 나가란 말이야! 세나 (소파에 벌렁 드러눕는다) 호태 (기가 막혀서 어쩔 줄 모르는) S#19. 나래의 방 (밤) 연수... 앉아 있는데, 나래.. 술에 취해서 들어온다. 연수 어디서 이렇게 술을 마셨어? 나래 중학교 동창들이랑... (비틀거리고 앉으면) 연수 (옆에 앉는데) 나래 아.. 취한다. (연수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 눕는다) 연수 씻구 와서 누워! 나래 (슬픔을 참으며 밝게) 연수야! 연수 응? 나래 술 먹으니까 옛날 생각난다. 연수 무슨 생각? 나래 우리 피자집 아르바이트 하면서 처음 만났을 때 말이야. 너 그 때 얼마나 재수 없었는지 모르지? 연수 왜? 나래 화장실에서도 단어 외우구, 청소하면서도 단어 외우구, 대학 간다고 얼마나 유세를 떠는지 진짜 재수 없었다는 거 아니냐! 연수 (미소 지으면) 나래 근데, 내가 너 이쁘게 보기 시작한 게 언제부턴지 알아? 연수 언젠데? 나래 내가 개도 안 걸린다는 오뉴월 독감에 걸려서 콜록거리고 있는데, 니가 점심 시간에 나갔다 오더니 기침약을 하나 주머니에 찔러 주드라. 그 때 내가 알아봤지. 음.. 이 기집애가 천사표구나. 옆에 두면 쓸만하겠다. 연수 (웃고) 나래 근데, 지금 생각하니까 내가 완전히 걸려든 거야. 너 솔직히 내가 워낙 쓸만해 보이니까 기침약으로 꼬신 거지? 연수 이제야 알았어? 나래 (눈물 글썽해서) 연수야! 나 그 기침약 괜히 먹었어. 먹지 말 걸, 괜히 먹었어! 연수 (?) 나래 그것만 안 먹었으면, 나 너랑 안 친해지졌을 거 아냐! 그럼, 착한 너 쫒아다니다가 손해보는 일도 없었을 거구, 눈물 많은 너 때문에 나까지 속상하는 없었을 거구....... 이렇게 가슴 찢어지는 일도 없었을 거 아냐! 연수 (나래가 아는 것 같아서 놀라는) 나래야! 나래 (눈물을 흘린다) 연수 왜 그래? 응? 나래 (눈물을 흘리며 벌떡 일어나더니 속상해서 연수 등을 마구 때리면서 소리지른다) 이 바보야! 이 등신아! 혼자 이러구 있으면 어떡해? 나한테라도 말을 해야지, 입 꾹 다물고 앉아서 미련 떨고 있으면 있는 병이 없어지냐? 혼자 끙끙거리고 있으면 무슨 수가 나냔 말이야! 연수 (눈물 글썽한) 나래야! 나래 내가 정말 너 때문에 미치겠다. 이제, 그만 힘들 때도 됐잖아. 그냥 남들 사는 것처럼 그럭저럭 살 때도 됐잖아. 왜 너만 이래? 왜 너만 이렇게 힘들어? 도대체 전생에 무슨 죄를 졌길래 이 고생이냔 말이야. (연수를 껴안고 운다) 연수 (나래를 안아주면서 눈물 흘리며) 울지 마. 나래야! 나 괜찮아. 나 괜찮을 거야. 나래 안 괜찮기만 해봐. 너 진짜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연수 (나래 등을 쓰다듬어주며) 알았어. 걱정하지 마. 알았어. 나래와 연수.. 껴안고 눈물을 흘린다. S#20. 미술학원 강의실 (낮) 연수.. 학생들을 지도하다가 힘에 겨운 듯 의자로 돌아와서 앉는다. 연수 (핸드폰으로 세나에게 메시지를 남긴다) 세나야! 언니야! 어제 어디서 잔 거야? 걱정 되니까 언니한테 빨리 연락해줘. 기다릴게. (전화를 끊는데) 민지 (뒤에서 E) 언니! 연수 (돌아보며) 민지야! 민지 잘 있었어? 연수 응... 어쩐 일이야? 민지 어쩐 일은.. 언니 보고 싶어서 왔지. 연수 (예전처럼 반가와 할 수만은 없어서 밝지 않은 얼굴인데) 민지 (연수 옆에 앉으며 즐거운 듯) 언니! 나 이 학원에 등록할 거다? 연수 여기? 민지 응! 오빠가 무슨 일이 있어도 학원은 다니라고 해서... 이왕이면 언니한테 배우는 게 좋잖아. 연수 ................ 민지 걱정 마! 오빠한텐 모르게 할테니까! 그리고 알면 어때? 내가 언니한테 배우겠다는데 오빠가 무슨 수로 말리겠어? 그리구, 언니랑 내가 가까이 있으면 오빠하구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도 자꾸 생길 거 아냐! 안 그래? 연수 민지야! 민지 응? 연수 이 학원 다니지 마. 민지 (놀라는) 왜? 연수 언니.. 이제 너하고 안 만났으면 좋겠어. 민지 (!) 연수 나.. 실장님하고 이어져 있는 끈.. 다 놔버릴 거야. 근데, 니가 이 학원 다니면 어쩔 수 없이 실장님에 대한 얘기 들어야 되구, 실장님하구 마주쳐야 되잖아. 이젠 그러고 싶지 않아. 민지 언니... 연수 미안해. 니가 언니 마음 정리하게 도와준다고 그렇게 생각해줘. 나중에... 아주 나중에.. 모든 게 좋아지면 그 때 다시 연락할게. 민지 그러지 마. 오빠 포기하지 마. 아직 안 늦었단 말이야. 연수 (고개 젓는다) 니가 그래도 소용 없어. 민지 (속상해서) 정말 진심이야? 진짜 나도 보고 싶지 않다 이거지? 연수 ................. 민지 나 언니한테 특별하다 그랬잖아. 그거 다 거짓말이었어? 오빠랑 안 되면 나 같은 건 아무 상관도 없다는 거야? 이제 오빠한테 잘 보일 일 없으니까 나 같은 건 귀찮다는거야? 연수 (안타까운데) 민지 (벌떡 일어나며) 알았어. 다신 언니 찾아오는 일 없을 거야. 잘 있어! (나간다) 연수 (가슴 아파서 눈물이 글썽하다) S#21. 나래 집 앞 (밤) 연수.. 걸어오는데, 나래.. 걱정스런 얼굴로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연수 나래야! 나래 학원 갔다 와? 연수 응! 나래 (안타까운) 힘든데 하루 더 쉬지! 연수 괜찮아. 세나 아직도 연락 없어? 나래 (끄덕) 연수 도대체 어딨는 거지? 나래 너무 걱정하지 마. 어디서 기분 풀고 있겠지 뭐. 내가 기다릴테니까 넌 들어가 있어. 연수 나도 같이 있을래. 나래 (인상 쓰며) 들어가라니까! 이제부턴 내 명령에 무조건 복종이야! 알았지? 연수 알았어. (들어간다) 나래 (연수를 보는 눈길에 눈물이 핑 돈다) S#22. 정훈 오피스텔 (밤) 선재.. 선배의 전화를 받고 있다. 선배 (F) 왜 빨리 치료 시작 안 해? 선재 ................ 선배 (F) 일상 생활에 지장 없다고 미룰 일이 아니잖아. 니가 마음 추스리게 해서 빨리 데리고 와. 선재 알겠습니다. (착잡한 얼굴로 전화를 끊고 답답한 마음 으로 방안을 서성이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전화 받고) 여보세요! 연수 (F) 저예요. 선재 (반가운) 전화 잘 했어요. 나.. 이제 연수씨 불편하게 안 할께요. 그러니까, 우선은 병원에 가서... 연수 (F, O.L) 그런 얘기하려고 전화한 거 아녜요. 선재 (!) 연수 (F) 혹시 세나한테 연락 왔었어요? 세나가 어제 안 들어왔어요. 선재 (속상한) 연수씨가 지금 세나 걱정할 때예요? 연수 (F) 끊을께요. (전화 끊는다) 선재 (답답하고) S#23. 나래의 방 (밤) 연수와 나래.. 걱정스런 얼굴로 앉아 있다. 나래 선재씨한테도 전화 없었대? 연수 그런가봐. 나래 이 기집애가 진짜 어디 간 거야? 그 때, 연수의 핸드폰이 울린다. 연수 (얼른 전화 받는) 여보세요. 호태 (F) 나 옛날에 세나 데리고 있던 맹호태라는 사람인데요. 제발 이 기집애 좀 끌고 가요. 이 기집애 때매 내가 돌아버리겠어요! 연수 (!) S#24. 단란주점 (밤) 세나... 술에 취해서 소파에 누워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호태와 웨이터, 손님들 기가 막히다는 듯 보고 있는데, 연수와 나래.. 뛰어 들어온다. 연수,나래 (세나를 보고 놀라는) 호태 이제야 오셨구만! 제발 부탁인데, 저 기집애 좀 어떻게 해줘요. 연수 (세나를 일으키려고 하며) 세나야! 세나 (연수 손을 뿌리친다) 비켜! 연수 (!) 호태 뭐해요? 빨리 좀 끌어내요! 내가 그냥 경찰에 확 신고해버릴라 그러다가 저 기집애 성질에 언제 다시 와서 불 싸지를지 몰라서 겨우 참았수다. 빨리 끌어내라니까요! 나래 (세나를 억지로 끌고 나가며) 나가자! 일단 나가자! 응? 세나 (소리지른다) 두고 봐. 내 인생 망쳐놓구 잘 살 수 있을 거 같애? 내가 무슨 수를 써 서라도 아저씨 인생도 박살을 낼테니까 두고 보라구! 연수 (예전처럼 거칠어져 버린 세나를 보면서 가슴 아프다) S#25. 나래 집 옥상 (밤) 선재... 기다리고 있는데, 나래.. 취한 세나를 부축하고 들어오고, 연수.. 따라 들어온다. 나래 선재씨 왔어요? 선재 세나.. 어디서 데리고 오는 거예요? 나래 (한숨 쉬며) 스토리가 깁니다. (세나를 데리고 들어간다) 연수 (따라 들어가려고 하는데) 선재 연수씨! 나하고 얘기 좀 해요. 연수 (차가운) 급한 얘기 아니면 나중에 해요. 선재 급한 얘기예요! 연수 (할 수 없다는 듯) 무슨 얘긴데요? 선재 치료 언제부터 시작할 거예요? 연수 ................... 선재 토요일 3시에 병원 예약해놨어요. 나하고 같이 가요. 연수 내가 알아서 해요. 신경 쓰지 말아요. 선재 (속상해서 화를 내는) 도대체 뭘 알아서 한다는 거예요! 세나 뒤나 쫒아다니면서 시간 다 보내고, 정말 손도 못 쓰게 되면 어떡할라 그래요? 연수 (!) 선재 (감정을 추스리려 애쓰며 연수를 설득하는) 연수씨! 나한테 늘 미안하다 그랬죠? 그래요. 연수씨 나한테 잘못한 거 많아요. 연수씨 좋아하게 만든 거, 그래놓구 내 마음 안 받아준 거, 다른 사람도 아닌 형을 사랑한 거... 다 나한테 잘못한 거예요. 연수씨 나한테 빚이 정말 많다구요. 연수 ................. 선재 그럼 한 번쯤은 그 빚 갚아야 되는 거 아녜요? 연수씨도 한 번쯤은 내가 하자는대로 해야 되는 거 아녜요? 이번이 기회예요. 나한테 빚을 갚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구요. 연수씨 나을 수 있게 돕게만 해줘요. 그럼 나한테 진 빚 다 갚는 거예요. 연수 (선재의 마음이 전해져서 눈물이 글썽하다) 선재씨! 선재 (애절한) 이제 나한테 연수씨밖에 없는 거 알잖아요. 엄마까지 그렇게 떠나버리구, 나한테 남은 사람 연수씨 뿐이라는 거 알잖아요. 이제 다른 거 안 바래요. 나한테 마음 안 줘도 괜찮구, 다른 사람 사랑해도 괜찮아요. 그냥 이 세상에 살아만 있어줘요. 아무 것도 안 바랄테니까 살아만 있어 달라구요. 나한테 정말 미안하면 그 정도는 해줘야 되잖아요. 연수 (눈물을 흘리며) 나도 살고 싶어요. 살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고 싶어요. 누구한테 엎드려 빌라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구요. 하지만, 선재씨한테 기대는 건 내가 너무 뻔뻔하잖아요. 선재씨한테도 세나한테도 너무 미안하잖아요. 선재 세나 때문에 걱정돼서 그래요? 그래서 망설이는 거라면 내가 세나 책임질께요. 연수 선재씨! 선재 연수씨 미안하지 않게 내가 세나한테 잘하면 되잖아요. 세나가 원하는 거, 내가 다 해 주면 되잖아요. 나 할 수 있어요. 연수씨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나 뭐든지 할 수 있어요. 연수 (선재의 마음이 고맙고 미안해서 말없이 눈물을 흘린다) 선재 (연수를 안아주며) 괜찮아요. 다 잘 될 거예요. 괜찮아요. (같이 눈물 흘린다) S#26. 뮤즈 사무실 (낮) 미미와 선재.. 마주 앉아 있다. 미미 난 이제 미국으로 돌아갈 생각이예요. 내가 바라는 건 다 이뤘으니까! 선재 ............... 미미 그래서, 얘긴데.. 선재군이 나 대신 뮤즈를 맡아 줬으면 좋겠어요. 아버님처럼 우리나라 최고의 음반사를 이끌어보는 거예요. 어때요? 재밌을 거 같지 않아요? 선재 전 이제 그런 데 관심 없습니다. 과거의 일은 다신 기억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미미 (!) 선재 하지만, 사장님이 원하신다면 하겠습니다. 제 조건을 들어주신다면요. 미미 조건? 무슨 조건인데요? 선재 (진지한) 돈이 필요합니다. 저한테 돈을 주십시오.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미미 (놀란) 선재군! 선재 그렇게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미미 물론이예요. 내가 얘기했잖아요. 난 언제든지 선재군을 도와줄 준비가 돼 있다고... 선재 고맙습니다. 미미 그런데.. 무슨 일인지 물어봐도 되겠어요? 선재 ................. S#27. 민철 사무실 빌딩 앞 (낮) 연수와 나래.. 빌딩 앞에 서 있다. 나래.. 작은 화분을 하나 들고 있다. 연수 (빌딩을 올려다보며) 어디 가는 거야? 나래 들어가보면 알어. (연수를 끌고 들어간다) 연수 (?) S#28. 민철 사무실 (낮) 조촐한 사무실 오픈식을 하고 있다. 민철, 기찬, 규석.. 손님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데, 윤주... 커피 메이커가 든 선물 박스를 들고 안을 기웃거린다. 윤주 (민철을 보고 눈물까지 글썽하며 뛰어들어온다) 실장님! 다신 못 뵐 줄 알았어요. 민철 잘 지냈어요? 윤주 잘 지내긴요. 실장님 걱정 때문에 불면증에 소화 불량에 저 핼쓱해진 거 좀 보세요. 규석 우리 오픈식하는 건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윤주 혹시 실장님 소식 들을 수 있을까 해서 기찬씨한테 전화를 해봤죠. 민철 (미소 지으며) 어쨌든 반가워요. 윤주 저요. 그냥 온 거 아니예요. 실장님 회사에 투자하고 싶어요. 민철 투자요? 윤주 네! 저 그동안 모은 돈이 꽤 되거든요. 시집 갈 때 쓰려고 모은 돈인데요. 실장님하구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산다는 뜻에서 이 회사에 투자하기로 결심했어요. 대신 절 이 회사에서 일하게 해주세요. 열심히 할께요. 민철 글쎄요. 윤주씨 결혼자금까지 걸고 사업을 하고 싶진 않네요. 하지만, 윤주씨가 같이 일해준다면 그건 환영이예요. 윤주 (감격한) 실장님! 고맙습니다. 나래 (들어온다) 규석 어! 누나! 나래 축하한다! (규석에게 화분을 주면) 연수 (들어온다. 민철을 보고 놀라는) 민철 (역시 연수를 보고 놀란다) 연수 (확 돌아서서 나간다) 나래 연수야! 민철 (급하게 따라나간다) S#29. 사무실 복도 엘리베이터 앞 (낮) 연수.. 빠르게 걸어가는데, 민철.. 쫒아온다. 민철 (연수를 잡으며) 연수씨! 연수 (표정 흔들리지만 마음을 굳게 먹고 돌아본다) 죄송해요. 실장님이 계신 줄 모르고 왔어요. 그만 가볼께요. 민철 (잡은 손을 놓지 않는다) .................. 몸은 괜찮아요? 연수 ................. 네. 민철 걱정 많이 했어요. 연수 .................. 민철 그날 연수씬 내 앞에서 강해진 척을 했지만, 내가 보기엔 그게 더 약해 보였어요. 예전에 나한테 울며 매달릴 때보다 훨씬 더 안스러웠다구요. 연수 (표정 흔들린다) 민철 억지로 강해지려고 하지 말아요. 힘들게 애쓰지 말아요. 그러니까, 몸까지 아픈 거예요. 연수 그건 실장님이 잘못 생각하신 거예요. 민철 (!) 연수 저... 억지로 강해진 거 아니예요. 그동안 아플만큼 아팠으니까, 실장님한테 할만큼 했으니까, 이젠 정말 미련이 없어진 거 뿐이예요. 민철 ................... 연수 갈께요. 민철 (더이상 잡을 수 없어 손을 놓는다) ............. 잘 가요. 연수 안녕히 계세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다) 민철 (안타까운 시선으로 연수를 보면서 서 있다) 연수 (민철을 보지 않으려고 애쓴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연수 (엘리베이터에 탄다) 민철 (연수를 바라보고 있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다. S#30. 엘리베이터 안 (낮) 연수... 문이 닫히자 참았던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S#31. 엘리베이터 앞 (낮) 민철... 슬픈 얼굴로 돌아서려는데, 층수를 표시하는 버튼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 있다. 민철.. 문이 열리는 버튼을 누른다. 문이 열리면, 연수가 안에서 울고 있다. 민철... 가슴이 내려앉는다. S#32. 엘리베이터 안 (낮) 민철 (뛰어들어와서 연수를 안는다) 연수 (민철 품에 안겨서 눈물을 흘린다) 민철 (가슴 아픈데) 연수 (애써 감정을 추스리고 민철의 품에서 빠져나오려고 한다) 민철 (연수를 더 꽉 껴안는데) 연수 저.. 보내주세요. 민철 (!) 연수 (민철의 품에서 빠져나온다) 죄송해요. 민철 (가슴 아픈데) 연수 (목례를 한다) 민철 (어쩔 수 없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S#33. 엘리베이터 앞 (낮)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을 사이에 두고, 민철.. 연수를 바라보고 있는데, 연수... 시선을 피한다. S#34. 민철 사무실 (낮) 나래와 규석, 윤주.. 얘기를 하고 있다. 규석 누나 요즘 세나씨 때문에 정신 없을텐데 여기까지 다 찾아오구 나한테 너무 노골적인거 아냐? 나래 (침울한) ................ 윤주 나래씨 진짜 많이 변했다. 왜 이렇게 조용해졌어? 규석 원래 여자란 말이죠. 좋아하는 남자 옆에선 조용해지는 법이죠. 하하! 나래 (궁금해서 안 되겠다 싶어 뛰어나간다) S#35. 민철 사무실 복도 (낮) 나래.. 뛰어오는데, 민철.. 슬픈 얼굴로 걸어온다. 나래 연수는요? 민철 갔어요. 나래 (속상한) 그냥 보냈단 말예요? 민철 ................ 나래 (민철을 원망스럽게 보더니 뛰어나간다) S#36. 빌딩 앞 거리 (낮) 연수.. 힘없이 걸어가는데, 나래... 뛰어온다. 나래 (연수를 잡으며) 연수야! 연수 (확 뿌리친다) 나래 (!) 연수 이게 뭐하는 짓이야? 여긴 왜 데려왔어? 나래 왜 데려왔는지 몰라? 너하구 실장님 만나게 해주고 싶어서 데려왔다. 연수 이젠 안 만날 거라고 했잖아. 나래 왜 안 만나? 그렇게 힘들어하면서 왜 안 만나? 연수 우리 헤어졌어. 근데, 이제 와서 실장님 만나서 뭘 어쩔 건데? 나 아프다고, 아프니까 같이 있어달라고 매달리기라도 할까? 나래 그래! 매달려! 차라리 매달려! 너 실장님 사랑하잖아. 사랑하면 비밀 같은 거 없어야 되는 거 아냐? 힘들 때 같이 있어야 되는 거 아냐? 도대체 니가 하는 사랑은 얼마나 대단하길래 말 한 마디 못하고 그렇게 도망만 다니냔 말야! 연수 (눈물 글썽해서) 나도 말하고 싶어! 다 말하고 그 사람한테 살려달라고 하고 싶어. 나래 (!) 연수 하지만,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사랑한다면서 그 사람 가슴 아프게 하면 안 되는 거잖아. 얼마나 힘들지 알면서 그 사람 끌어 들이면 안 되는 거잖아. 나래 나중에 알면 가슴 안 아플 거 같애? 나 같으면 진짜 미쳐버릴 거다. 너.. 실장님한테 더 못할 짓 하는 거야. 그거 몰라? 연수 (눈물을 삼키며) 먼저 갈께. (간다) 나래 (쫒아가려다가 그만둔다) S#37. 민철 사무실 복도 (낮) 민철... 복도에 서 있는데, 나래.... 눈물을 닦으며 걸어온다. 나래 (말을 해야겠다 싶어서) 실장님! 민철 (나래를 보면) 나래 (말을 할까말까 망설이는) 민철 나한테 할 얘기 있어요? 나래 (차마 할 수 없어서) ................... 아녜요. (인사 꾸벅하며) 안녕히 계세요. (돌아서는데) 민철 나래씨! 나래 .................. 민철 연수씨 일이죠? 할 얘기 있으면 해요. 나래 .................. 실장님 마음을 알고 싶어요. 민철 (?) 나래 우리 연수... 사랑하세요? 민철 ............... 나래 솔직하게 대답해주세요. 정말 사랑하는 거예요? 민철 왜 그래요? 무슨 일이예요? 나래 (눈물 글썽이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어떤 게 진짜 연수를 위하는 길인지 모르겠다구요. 저렇게 놔두면 안 될 거 같은데, 실장님이 옆에 계셔야 될 거 같은데, 실장님한테 연수를 부탁해도 되는 건지 그걸 모르겠다구요. 민철 (나래를 다그치는) 나한테 얘기해요. 무슨 일인지 얘길하라구요. S#38. 거리 (낮) 민철... 거리를 걷고 있다. 넋이 나간 표정이다. 나래 (E, 울먹이는) 언제 급성으로 변할지 모른대요. 그렇게 되면 정말 위험하다는데... 민철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지 모르겠다. 자신이 걷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채 무작정 걷고 있다) S#39. 지하철 안 (낮) 종점에 도착한 텅 빈 지하철 안이다. 민철... 멍한 얼굴로 앉아 있다. S#40. 까페 밖 - 민철의 회상 (17부) 연수 실장님이 아무리 힘들다 그래도 나 실장님 보낼 수 없어요. 제발.. 힘들어도 나 버리지 말아요. 부담스러워도 나 버리지 말아요. 실장님.. 나 사랑하잖아요. 사랑하면 그 정도는 참아줄 수 있잖아요. S#41. 나래 집 옥상 - 민철의 회상 (20부) 연수 그러니까, 이젠 제 소식 묻지 마세요. 저도 실장님 소식 알려고 하지 않을께요. 그냥 잘 살고 있을 거다.. 행복할 거다.. 서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아요. 실장님도 그 편이 좋으시죠? S#42. 지하철 안 (낮) 민철... 눈물이 글썽하다. 연수가 자신의 병 때문에 그렇게 태도가 변했다는 사실에 슬픈 마음 뿐이다. S#43. 나래의 집 앞 (밤) 민철.. 나래의 집 앞에 서 있다. 연수의 얼굴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아서 옥상 쪽을 올려다보고 있다. S#44. 나래 집 옥상 (밤) 연수... 민철이 준 토끼 인형을 만지작거리며 앉아 있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난다. 연수 (돌아보면) 선재,세나 (들어온다) 연수 (두 사람이 같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 세나 나래 언니는? 연수 아직 안 들어왔어. 어디 갔다 와? 세나 (어색해하는) 어.. 오빠하구 콘서트 보구 왔어. 연수 (선재를 본다) 콘서트? 세나 오빠가 하두 가자 그래서 할 수 없이 간 거야. 사실 내가 지금 남 노내하는 거 보러 갈 기분이겠어? 선재 그럴수록 다른 사람 하는 걸 봐야지. 그래야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가 있는 거야. 세나 (일부러 뚱하게) 어쨌든 덕분에 잘 봤어. 그만 가봐. (집으로 들어간다) 연수 (선재를 애잔하게 보다가) 고마워요. 선재 이제 시작이예요. 내가 한 약속 꼭 지킬테니까 두고 봐요. 이젠 연수씨만 약속을 지키면 되는 거예요. 알았죠? 연수 (고마운데) S#45. 나래의 방 (밤) 연수... 들어온다. 세나... 노래를 흥얼거리며 양말을 벗고 있다. 연수 (애잔한 얼굴로 세나를 보며) 선재씨랑 재밌었어? 세나 뭐 별루...... 연수 기분은 좋아보이는데? 세나 왜? 난 기분 좋으면 안 돼? 연수 그런 뜻 아니잖아. 세나 맞어! 나 오늘 기분 아주 좋아. 오빠가 아주 괜찮은 얘기를 했거든. 연수 (!) 세나 나한테 미안하대. 자기가 다 잘못했대. 앞으론 나 마음 아프게 하는 일 없을테니까 걱정하지 말라 그러드라? 처음이야. 나한테 그런 얘기 한 거..... 연수 ................ 세나 솔직히 오빠 맘을 잘 모르겠어. 내가 불쌍해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언니를 잊고 싶어서 맘에도 없는 말을 하는 건지... 하지만,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 오빠가 그런 말을 했을 땐 나한텐 오빠가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게 중요하니까! 연수 (마음이 착잡하다) S#46. 나래 집 언덕 (밤) 민철... 슬픈 얼굴로 우두커니 앉아 있는데. 나래.. 걸어온다. 나래 실장님! 왜 여기 계세요? 민철 .................. 나래 연수 만나셨어요? 민철 아뇨. 나래 왜요? 민철 ................ 나래 하긴 생각이 많으시겠죠. 전 무서워서 집에도 못 들어가고 있었어요. 실장님한테 얘기 한 거 알면 연수가 너무 화낼 거 같애서.... 민철 내가 안다는 거 아직 얘기하지 말아요. 나래 네? 민철 지금은 그냥 연수씨를 웃게 해주고 싶어요. 슬픈 얘기는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으니까... (눈물이 글썽하다) 나래 (민철의 슬픈 얼굴을 보니 자기도 눈물이 글썽해진다) S#47. 미술학원 (낮) 연수... 학생들이 나간 후, 뒷정리를 하고 있는데, 민철.. 문 앞에 서서 가슴 아픈 시선으로 연수를 바라보고 있다. 연수 (돌아서다가 민철을 보고 놀란다) 민철 (아무렇지도 않은 척 환하게 미소를 짓는다) 연수 (냉정하려고 애쓰는) 웬일이세요? 민철 지나다가 들렀어요. 연수 ................ 민철 수업 끝났죠? 같이 식사나 해요. 연수 아뇨. 생각 없어요. 민철 가요! (연수를 팔을 끌고 나가는데) 연수 (민철의 팔을 뿌리치려고 하면) 민철 (얼굴 확 굳어진다) 연수 (놀라서 멈칫하면) 민철 (씩 웃더니 연수를 끌고 나간다) S#48. 노량진 수산시장 (낮) 민철.. 연수의 손을 잡고 수산시장을 돌아다니고 있다. 민철 (생선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값을 물어보기도 하면서 활기찬 모습이다) 연수 (민철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는데) 민철 (그런 연수의 시선을 느끼면서도 애써 모른 척하며 더 씩씩하게 연수를 끌고 다닌다) S#49. 노량진 수산시장 식당 (낮) 민철과 연수.. 횟감과 매운탕을 놓고 마주 앉아 있다. 연수 (착잡한 시선으로 민철을 보고 있고) 민철 (매운탕을 먹어 보더니) 연수씨가 끓여준 것보다 맛없다. 연수 실장님! 민철 (말없이 연수에게 숟가락을 쥐어준다) 연수 (?) 민철 (연수의 숟가락 위에 생선을 발라서 올려준다) 먹어요. 연수 (!) 민철 옛날에 누가 이렇게 해줬는데, 진짜 맛있드라구요. 연수 저한테 왜 이러세요? 민철 (쳐다보지 않는다) 연수 실장님을 이해할 수가 없어요. 저하고 헤어지는 일이 힘들다고 하셨잖아요. 다신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왜 이래요? 실장님 바라시는대로 완전히 끝내 드리겠다는데 왜 이러시냐구요! 민철 나... 연수씨하고 헤어지는 거 포기했어요. 연수 (!) 민철 절대 안 되는 일이라는 거 알았으니까.... 안 되는 일을 갖구 계속 우기고 있는 거, 어리석은 일이잖아요. 이젠 마음 가는대로 따라가고 싶어요. 연수 너무 늦었어요. 민철 (O.L) 아니, 늦지 않았어요. 연수 실장님! 민철 먼저 헤어지자고 한 사람 나예요. 헤어져야 하는 이유도 나한테 있었구요. 근데, 이젠 내가 헤어지기 싫어요. 그럼 된 거 아녜요? 연수 그렇게 쉽게 얘기하지 마세요. 뭐든지 실장님 맘대로 하실 순 없어요. 민철 난 연수씨를 알아요. 연수씨는 어차피 내 뜻을 따를 수밖에 없어요. 연수씨는 나를 사랑하니까! 연수 (!) 민철 그래서, 연수씬 열 번이고 백 번이고 내가 돌아가면 받아줄 수밖에 없다구요. 내 말이 틀려요? 연수 .................. 민철 그게 바로 내가 연수씨가 아니면 안 되는 이유예요. 연수 (눈물이 글썽한데) 민철 어서 먹어요. 오늘은 갈 데가 많으니까... (슬픈 마음을 숨기기 위해 매운탕을 먹는다) 연수 (민철이 뭔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복잡한 마음으로 민철을 바라본다) S#50. 극장 매표소 낮) 민철.. 영화표를 사고 있고, 연수.. 민철의 모습을 애잔하게 바라보고 있다. 민철 (영화표를 흔들며 연수에게 걸어오더니) 우리 둘이 영화 보는 것도 처음이죠? 그러고 보면 연수씨하고 나... 남들이 하는 평범한 데이트는 한 번도 못 해 본 거 같애요. 앞으론 남들이 하는 거 다해봅시다. 그래야 늙어서 억울하지 않죠. 연수 ................... 민철 (연수를 끌고 매점 쪽으로 가며) 영화표는 내가 샀으니까 팝콘은 연수씨가 사요. 나 이제 부자 아닌 거 알죠? (연수를 보고 씩 웃는다) 연수 (민철의 미소가 가슴 아픈데) S#51. 극장 (낮) 민철과 연수.. 영화를 보고 있다. 커플석이라 주변에는 커플들이 다정한 포즈로 영화를 보고 있다. 민철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보고 있다. 웃기는 장면이 나오자 사람들과 함께 소리내서 웃는다) 연수 (웃고 있는 민철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훔쳐보며 눈물이 글썽해진다) 민철 (연수에게 팝콘을 건네면) 연수 (얼른 시선을 스크린으로 돌린다) 민철 (웃으면서 연수의 옆얼굴을 훔쳐보는데 가슴이 아프다) 연수 (눈물을 참으려고 애쓰며 꼿꼿하게 앉아 있다) 민철 (그런 연수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다가 연수와 자기 자리 사이에 있는 팔걸이를 올린다) 연수 (민철을 보면) 민철 (씩 웃더니 자기 어깨에 기대라는 뜻으로 자기 어깨를 손으로 툭툭 친다) 연수 (?) 민철 (앞에 앉은 커플을 눈짓으로 가리킨다. 여자가 남자의 어깨에 기대고 있다) 연수 (!) 민철 (연수의 머리를 자기 어깨에 기대게 한다) 연수 (어색해서 몸을 일으키려고 하는데) 민철 (연수의 이마에 뽀뽀를 한다) 연수 (여태 냉정하려고 애썼던 마음이 민철의 다정함에 무너져버리고 만다. 민철의 어깨에 기댄 채 눈물을 흘린다) 민철 (시선은 스크린을 향한 채 입은 웃고 있지만 역시 눈물 글썽하다) 다른 연인들처럼 다정한 포즈로 영화를 보는 민철과 연수. 웃으며 영화를 보는 사람들 사이에서 눈물을 참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슬프다. S#52. 포토샵 앞 (밤) * 여러 가지 소품 등을 이용해서 연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샾. 민철과 연수.. 다정하게 손을 잡고 포토샾 앞을 지나간다. 민철 (지나치다가 우뚝 선다) 연수 (?해서 보면) 민철 (포토샾으로 연수를 데리고 들어간다) S#53. 포토샾 (밤) 학생들이 사진을 떠들면서 사진을 찍고 있고, 민철과 연수.. 그 모습을 구경하고 있다. 민철 (어색해하는) 나.. 사진 찍는 거 잘 못하는데... 연수 근데, 왜 들어오셨어요? 민철 내내 마음에 걸렸어요. 같이 찍은 사진도 한 장 없다는 연수씨 얘기가... 연수 (!) S#54. 포토샾 (밤) 민철과 연수.. 사진을 찍는다. 민철.. 어색함을 무릅쓰고 연수 앞에서 재밌는 표정도 지어보고, 다정한 포즈도 취해보면서 연수를 즐겁게 해주려고 애를 쓴다. 연수... 그런 민철을 보면서 행복하지만, 민철이 다른 곳을 보고 있을 땐, 순간 순간 가슴 아픈 표정이 된다. S#55. 나래 집 동네 골목 (밤) 민철과 연수.. 걸어오고 있다. 민철 차가 없어서 불편하지만 한 가지 좋은 점도 있어요. 연수씨를 바래다주는 길이 길어졌다는 거예요. 버스를 기다리고, 같이 차를 타고, 또 같이 걷구.... 짧은 여행을 하는 기분이야. 연수 (미소 짓고) 민철 여행이라는 거, 어딜 가느냐, 무엇을 보느냐 하는 거보단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한테 연수씬 늘 같이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이예요. 짧은 여행이건, 긴 여행이건, 편한 여행이건........ 힘든 여행이건.... 연수 (!) 민철 난 어때요? 같이 여행할 만해요? 연수 ................... 저.. 들어갈께요. 민철 그래요. 내일 학원으로 갈께요. 앞으론 매일 바래다줄 거예요. 연수 (슬픈 눈으로 민철을 본다) 민철 (!) 연수 (애써 미소지으며) 안녕히 가세요. (들어간다) 민철 (연수를 바라보다가 돌아선다) S#56. 나래 집 옥상 (밤) 연수... 슬픈 얼굴로 야경을 바라보고 있다. (E) 핸드폰 울린다. 연수 (전화 받으면) 민철 (F) 나예요. 잘 들어갔어요? 연수 네. 민철 (F) 버스 정류장이예요. 연수씨 목소리 또 듣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연수 (눈물이 글썽하다) S#57. 버스 정류장 (밤) 민철 아무 말이나 해요. 그래야 목소리를 듣죠. 연수 (F) 실장님! 민철 ................ 연수 (F) 오늘 저 행복했어요. 하지만...........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민철 (?) 연수 (F) 실장님이 갑자기 다정해지신 이유를 알 거 같아서요. 민철 (!) 연수 (F, 울먹이는) 이럴까봐 얘기 안 하려고 했는데.... 속상해요. 민철 기다려요. (전화 끊고 뛰어간다) S#58. 나래 집 옥상 (밤) 연수... 눈물을 흘리고 있다. S#59. 나래 집 골목 (밤) 민철... 뛰어온다. S#60. 나래 집 옥상 (밤) 연수.. 울고 있는데, 민철.. 문을 열고 뛰어들어온다. 민철 (울고 있는 연수를 뒤에서 안아준다. 가슴이 아프다) 연수 (민철의 품에서 소리를 내며 운다) 민철 (연수를 돌려 세워 눈물을 닦아주고) 연수씨!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요. 연수 ................ 민철 나한테 절대 미안하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난 오히려 연수씨한테 고마워요. 이젠 나한 테도 연수씨 옆에 있을 수 있는 이유가 생겼으니까... 지금까진 우리가 헤어지는 게 연수씰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젠 아니예요. 지금 연수씨한테 내가 얼마나 필요한지 아니까.... 다른 사람 누구도 날 대신할 수 없다는 거 아니까..... 이젠 당당하게 연수씨 옆에 있을 수 있잖아요. 연수씨가 날 도와준 거예요. 연수 (고개 저으며) 실장님 지금도 너무 힘드시잖아요. 근데, 나까지 힘들게 하라구요? 나까지 실장님한테 짐이 되라구요? 그럴 순 없어요. 그러기 싫어요. 민철 그럼, 날 버릴 거예요? 이제 난 연수씨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을텐데, 연수씨 못 보게 되면 미쳐버릴지도 모르는데, 날 그렇게 만들고 싶어요? 연수 나... 죽을지도 몰라요. 실장님 붙잡고 있다가 나 죽어 버리면 그 땐 어떡해요? 실장님한테 미안해서 그땐 어떡해요? 민철 그런 생각하지 말아요. 연수씨 죽지 않아요. 아니.. 죽는다고 해도 나 후회 안 해요. 우린 끝까지 같이 가기로 약속했던 사이예요. 연수씬 그 약속할 때, 내가 건강하고 아무 일 없을 때만 같이 있겠다는 거였어요? 아니죠? 어떤 상황에서도 내 곁에 있겠다는 마음이었죠? 나도 마찬가지예요. 우리가 함께 있는 날이 하루가 되건, 일 년이 되건, 몇 십 년이 되건 그건 상관 없어요. 중요한 건 우리가 끝까지 같이 있을 거라는 거예요. 연수 난 실장님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상처가 많은 실장님한테 위로가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실장님 옆에 있고 싶었는데, 실장님하고 헤어지기 싫었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민철 지금부터 그렇게 하면 되잖아요. 나 행복하게 해주면 되잖아요. 이젠 내 스물 네 시간이 연수씨 껀데, 뭐가 걱정이예요? 얼마든지 나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요. 연수 ................... 민철 좋은 일만 생각해요. 이젠 우리 항상 같이 있을 수 있어요. 다른 거 다 버리고 우리 둘만 생각하면 되는 거예요. 어때요? 기쁘지 않아요? 연수 ................... 민철 (연수를 안으며) 나만 믿어요. 이제부턴 내가 연수씨 웃게 해줄께요. 몸은 아파도 마음은 늘 웃을 수 있게 해줄께요. 나만 믿어요. 연수 (민철의 품에서 눈물을 흘린다) 포옹한 채 눈물을 흘리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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