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웠던 우리에게 24
[부드러운 음악]
(헌) 신솔이
너와 나의 인연이 시작된 건
아마 그때부터였을 거야
[학생들이 소란스럽다]
헌아, 있잖아
왜?
[어색한 웃음]
나 너 좋아해
난 너 안 좋아해
[잔잔한 음악] [헌이 쓱쓱 비질한다]
[멋쩍은 웃음]
그럼 내가 방법을 좀 찾아 볼게
[익살스러운 효과음]
(헌) 넌 항상 짧은 다리로
날 정말 잘 쫓아왔었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문이 드르륵 열린다]
[솔이의 놀란 신음]
그래서 궁금해졌어
신솔이 네가 매번 날 따라올 수 있을지
그래서 더 빨리도 가 봤지
그러면 넌 정말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날 따라잡았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신솔이 널 기다리고 관찰하기 시작했어
그러다 문득 깨달았지
넌 항상 사고만 친다는 걸
[솔이의 놀란 신음]
[흥미로운 음악] (학생 주임) 이게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쓸데없는 짓이나 하고 있어
일어나
뭐야, 이거
'꼭 갖고 싶지만'
'날 사랑…'
(세형) ♪ 날 사랑해 줘요 ♪
♪ 날 울리지 마요 ♪
♪ 숨 쉬는 것보다 ♪ [학생들이 키득거린다]
♪ 더 잦은 이 말 하나도 ♪
(진환과 세형) ♪ 자신 있게 못 하는 ♪
♪ 늘 숨어만 있는 ♪
(학생들) ♪ 나는 겁쟁이랍니다 ♪
[솔이의 의아한 신음]
(솔이) [가방을 부스럭거리며] 어? 어디 갔지?
[익살스러운 음악] [놀란 숨소리]
[속삭이며] 잘 생각해 봐
- 아, 미치겠네 - (하영) 쉿
수행 평가 노트에 끼워 뒀나 봐
(헌) 신솔이 너 때문에
평소의 나라면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일도 했어
[흥미로운 음악]
(학생 주임) 야, 뭔 일이야?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학생 주임) 어휴
잘하란 말이야
너희들도 내일모레 고3이다
알겠냐?
(헌) 네, 알겠습니다
[헌의 웃음] (헌) 태어나 처음으로 반성문을 써 봤고
(솔이) '선생님의 권력으로'
'학생의 인권을 무시하고'
'모두의 앞에서 사생활이 담긴 편지를 읽는 것은'
'부당하다고…'
[한숨]
반성문 이렇게 쓰면 안 돼
반성하는 말투가 아니잖아
이 분야는 내 전문이니까
내가 도와줄게
(헌)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까지
내가 나서서 해 봤지
[부드러운 음악]
'나는 나직한 소리로 말했다'
'이제는 편히 쉬세요'
'사랑합니다, 나의 어머니'
(헌) 그리고
그가 말했다
(스피커 속 헌) 걱정하지 마
[잔잔한 피아노 연주]
(헌) 나 역시 스스로가 믿기지 않았어
[연주가 계속된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말이야
[거친 숨소리]
난 신솔이 네 행동 하나하나가
거슬리기 시작했어
[잔잔한 음악]
[한숨]
신솔이
넌 진짜 구제 불능이야
(헌) 그래서 홧김에 모진 말을 했고
너에게 상처를 줬지
[훌쩍인다]
그땐 나도 너무 어려서
내 상처가 아픈 게 더 컸거든
[한숨]
하지만 신솔이
네가 전학 간다는 걸 알게 됐을 때
[옅은 한숨]
난 밤새 한숨도 못 잤어
[잔잔한 음악]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한숨]
네가 정말 진짜로 날 떠날까 봐
많이 겁이 났어
문학 수행 평가 가지러 왔습니다
아, 아, 그래
(교사) 아이, 근데 이게
혼자 들기에는 양이 꽤 되는데
(헌) 신솔이
가지 마
(헌) 내가 먼저 다가갔던 건
그래서였지
[관중들의 함성이 들린다]
난 솔이 네가 정말 귀엽다는 걸 [솔이의 개운한 신음]
서서히 깨닫기 시작했고
[헌의 개운한 신음]
(솔이) 헌아
너 잠깐 귀 좀 막아 봐
[트림한다] (헌) 그런 널 볼 때마다
[솔이가 입바람을 후후 분다]
나도 점점 진심으로 웃는 날이 많아졌어 [부드러운 음악]
[솔이의 웃음]
미안, 옷 좀 정리하느라고
[솔이의 웃음]
[솔이의 울음]
(헌) 문득 정신을 차려 보면
나도 모르게 널 챙기고 있었어
[솔이가 훌쩍인다]
저쪽은 축축해졌어
[솔이의 울음]
[솔이가 계속 운다]
(솔이) 헌아, 나 기다렸구나?
누가 그래?
에이, 이제 좀 솔직하게 말해 봐
[웃음]
신솔이
넌 자존심도 없냐?
응, 난 너 다 줬어
[솔이의 웃음]
(헌) 그렇게 너와 난 누구보다 더 가까워졌고
(솔이) 헌아
내가
[취한 숨소리]
너 진짜 많이 좋아하는 거 알지?
신솔이
응!
오늘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일 기억할 수 있겠어?
응!
[부드러운 음악]
(헌) 우리는 그렇게 사랑하는 연인이 됐어
들어가
[솔이의 속상한 신음]
[속상한 신음]
- 갈게 - (헌) 응
(솔이) 바이바이
신솔이
응?
[함께 웃는다]
[솔이의 기분 좋은 신음]
[솔이가 쪽 뽀뽀한다]
갈게
(헌) 그때 난 말이야
너와 나 우리 둘 사이에 정답을 찾았다고 확신했어
[잔잔한 음악]
[헌이 책장을 사락 넘긴다]
[새가 지저귄다]
[작은 목소리로] 빨리 가
[휴대전화 진동음]
(헌) 나도 모르게 틀린 답을 쓰고 있는 줄은
전혀 모른 채
(헌) 중환자실에서 회복 기간을 갖고
큰 이상이 없다면 일반 병동으로 옮겨
일주일의 회복 기간을 다시 가질 예정입니다
(허 과장) 수고했어 [휴대전화 진동음]
그, 일반 병동으로 옮겨서도
계속 심전도 모니터링 해 주고
또 추가적인 심초음파, 엔자임 검사
팔로 업 부탁하네
네, 알겠습니다
(허 과장) 자, 다음 수술 브리핑은 누구지? [휴대전화 진동음]
(헌) 갑자기 연락도 없이 무슨 일이야?
(헌) 그때까지 난
네가 내 옆에 없는 모습을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어
헤어지자
우리
(헌) 뭐?
그게 무슨…
너 미국 간다며?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헌) 그래서
난 그런 네가 너무 낯설기만 했어
솔직히 말하면
붙잡을 수 있을 거라고도 생각했지
(여자) 혹시 솔이 언니 남자 친구분?
솔이 좀 불러 줄 수 있을까요?
[쓸쓸한 음악]
(여자) 솔이 언니 오늘 짐 싸서 나갔는데
모르셨어요?
(헌) 하지만 그때야 깨달았어
내가 우리의 상황을 너무 과소평가했다는 걸
(헌) 솔아
나 오늘 떠나
(헌) 나
보러 와 줄래?
[떨리는 숨소리]
기다리지 마
[잔잔한 음악]
(헌) 그런데도 난
끝까지 이기적이었지
[교수가 영어로 강의한다]
신솔이 네가 없는 미국에서의 3년은
아주 빠르게 흘러만 갔어
사는 동안 그때만큼 불편하고
숨 쉬기조차 힘들었던 때가 없었어
[지수의 한숨]
넌 어째 그렇게 매번 여유가 없냐?
안 가?
(지수) 너 신발이 화나면 뭐라고 하는 줄 알아?
신 발끈!
[웃음]
야, 진짜 웃기지?
어휴
[잔잔한 음악] (헌) 하루하루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지
[거친 숨소리]
그리고 난
널 다시 만난 순간 깨달았어
내게 신솔이 너 외의
다른 선택지 같은 건 애초에 없었다는 걸
난 널 되찾아야만 했어
넌 내 인생의 정답이니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헌) 신솔이
(헌) 신솔이, 이제 난 알아
이렇게 이기적인 나에 비해
넌 정말 좋은 애라는 걸
[하객들이 환호한다] [솔이의 놀란 신음]
[새가 지저귄다]
[밝은 음악]
넌 냉정하고 무심한 나를
전부 다 받아 준 것도 모자라 [하객들의 탄성]
심지어 사랑해 주기까지 하잖아
짠
나랑 결혼해 줄래?
[헛기침]
응
(헌) 근데 솔아
너도 정상은 아니야
[사람들이 환호한다]
(헌) 이런 내 곁에 돌아와 주다니
[사람들이 저마다 축하한다]
그러니까 난 정말 운이 좋아
[다가오는 발걸음]
(솔이) 헌아, 너 많이 취했어
(헌) 나 하나도 안 취했어
[솔이의 한숨]
[헌의 다급한 숨소리]
[밝은 음악]
가지 마
[솔이의 웃음] [헌의 취한 숨소리]
(헌) 이렇게 세상에 둘도 없는 신솔이 널 다시 만났으니까
[솔이의 웃음]
난 이제
절대 널 놓치지 않을 거야
신솔이
정말 고마워
[잔잔한 음악] 아름다웠던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내 곁에 있어 줘서
[살짝 웃는다]
[헌이 쪽 뽀뽀한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밝은 음악]
[달그락거린다]
(솔이) 제가 좋아하는 애가 있는데요
제 꿈은
그 애랑 결혼하는 거예요
[웃음]
[웃음]
(주연) 하나, 둘
(요한) [웃으며] 잠깐만
다시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회현의 웃음]
[주연의 놀란 신음]
(주연) 헌아, 나 기다렸구나?
(요한) [웃으며] 다시…
[주연의 웃음] [요한의 헛기침]
(회현) 나는 아까 춤췄고 솔이는
- (회현) 노래 부르고 - (주연) 난 노래 불렀어
(요한) 나 놀리려고 일부러 이렇게
- (요한) 짠 거 아니에요? - (주연) 진짜, 진짜, 진짜, 진짜
(요한) 처음 이제 연기하는데
어,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파이팅
- (주연) 파이팅 - (회현) 파이팅, 파이팅 [요한의 웃음]
(요한) [웃으며] 파이팅…
[주연의 웃음]
♪ Oh 네가 나의 여자라는 게 자랑스러워 ♪
♪ 무뚝뚝하던 내가 종일 싱글벙글… ♪
[사람들의 웃음과 박수]
(스태프1) 뭐 하는 거야?
(진환) 어떻게…
어떻게 집에…
[사람들의 웃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사람들의 웃음]
(회현) 어디 가, 어디 가, 어디 가, 어디 가
컷, 컷, 컷
- (회현) 누나 - (주연) 어?
- (회현) 죄송합니다 - (주연) 여기 아니야? 지났어?
- (회현) 어, 지났어 - (주연) 아, 많이 지났어
엔딩 경쟁이에요, 지금?
(스태프2) 어, 엔딩 경쟁이야
- 아, 오케이 - (스태프2) 스탠바이
[웃음]
(회현) 못 하겠어 [스태프2가 말한다]
[사람들의 웃음]
(요한) [웃으며] 감독님, 감독님, 저
저 이거 못 하겠는데 [사람들의 웃음]
수영 선수로서…
아, 진짜 죄송합니다
세계적으로도…
[한숨 쉬며] 진짜 죄송합니다
우대성은…
아, 진짜진짜 너무너무 죄송해요
여기까지인가 봐요, 저, 감독님 [사람들의 웃음]
- 안 되나 봐요 - (스태프2) 잘했어
저는 이 말 자체에 모순이 있다고 봅니다
그럼…
[웃으며] 어, 죄송합니다, 카메라 봤어요
(스태프2) 잘못했지?
반대쪽으로 했다
어떻게 아셨어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요한의 웃음]
(요한) [웃으며] 미안해
이거 진짜 눈물이었어요 이거 진짜
(혜주) 너 토요일 솔이 생일인 건 알지?
대, 대사가 뭐였지? [익살스러운 효과음]
(스태프2) '그게 나랑 무슨 상관…'
아, 네, 죄송합니다
'저 남자 내 애인이다 왜 말을 못 하냐고'
(스태프2) 한 번만 더 [웃음]
아!
(주연) 어, 있잖아, 헌아
만약에 먼 훗날에…
[함께 웃는다] 먼 훗날에
(요한) 뭐, 버퍼링이야?
(주연) 먼 훗날에
(요한) 버퍼링
[스태프들이 말한다]
(스태프2) 다음 대사 [익살스러운 효과음]
죄송합니다
(스태프2) [웃으며] 뭐야
(스태프2) 조금만 더 [익살스러운 효과음]
네, 다시 한번 조금만 더
[애교 섞인 말투로] 솔이는요, 헌이가 보고 싶어서
(주연) 이따시만큼
[웃음]
(주연) 여기 있습니다
(요한) 감사합니다
(주연) 다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주연의 웃음]
어머, 두 분은 부부신가 봐요?
- (혜주) 아니에요 - (진환) 네
- (혜주) 아니에요 - (진환) 맞아요
[사람들의 웃음]
(주연) 무슨 사이?
(혜주) 저희 남매예요
[사람들의 웃음]
[진환이 반주를 흥얼거린다]
(진환) 아, 후렴구부터 부르라고요? 네!
(스태프2) 요한아, 웃으면 어떡해
(요한) 죄송합니다
아, 미치겠다, 아
[주연의 힘주는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제 여자 친구가 좀 아파서요
[웃으며] 죄송합니다, 다음 가사를 까먹었어요
아, 가사래, 대사, 대사 [사람들의 웃음]
(회현) 다음 주에!
박지성, 파이팅!
[웃으며] 잠깐, 잠깐
- (회현) 나만 그런 게 아니지? - (요한) 박지성, 박지성, 파이팅
[요한이 흥얼거린다]
[요한의 웃음]
(요한) 그만! [사람들이 환호한다]
♪ Oh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사랑… ♪ [사람들의 웃음]
고생하셨습니다
(요한) 하트
- (주연) 끝 - (요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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