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드레스 2
안으로 쳐들어가려는 두나가 문을 확! 잡아 당기는 바람에 문 손잡이를 잡고 있던 우진이 “어!”하며 앞으로 쓰러지듯 넘어져 두나를 안게되고 두나와 함께 넘어지려하자 무척 놀라며 순간 순발력으로 두나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아주는 우진, 뒤로 꺾여 넘어지려던 두나가 우진의 다리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모양. 미끄러지면서 무작정 소리친다.
두나;(놀라서) 아아아악.....!
소리치는 두나와 역시 놀란 우진의 표정에서 스톱 모션. 끝.
S#1.오피스텔 앞
두나;아아아악......! (눈감고 몸부림치며 자지러지게 소리치는) 놔요오오!
우진;이봐요!
두나;(O.L) 아아아악....! 아아아악....! 아아아악....!
우진;(O.L. 번쩍 들어 바로 세우더니 화난듯) 이봐요! 무작정 놔요? 댁이야 넘어지든 말든 그냥 팽겨쳐요 내가?
두나;(O.L. 화난듯) 형석씨 불러줘요!
우진;(기막혀서 보는) .....!
두나;(한발 다가서서 가까이 대고) 형석씨 불러달라구요!
우진;(가만히 보는) ......
두나;못 알아 들어요?
우진;들어와서 차한잔 하겠어요?
두나;(O.L) 다른 친절은 필요없어요. 형석씨 불러요.
우진;비행기 거꾸로 돌려 사람 불러 들이는 재주, 난 없고,
두나;(O.L) 미국? 그말 안믿어요 나.
우진;(O.L) 내말을 믿게할 재주 또한 난 없어요.
두나;(O.L) 이봐요!
우진;다른 배려는 필요없다니 다행히 고맙군요. 실연당한 여자와 이런상황 으루 차 마시는거
두나;여보세요!
우진;(두나와 상관 없이 연결) 별 재미없을뻔했는데 구해줘서 고마워요. 그 럼 이만. (들어가려)
두나;(O.L. 황당해서) 여봐요!!! (문을 잡는)
우진;(돌아보며) 이른 시간이지만 낮부터 쭉 잠자던 중이었습니다. (들어가 는)
두나;(황당해서 입 벌어지지만 아무말 못하고) .... (입만 뻐적 뻐적) ....
우진;(문 닫기 전에 한마디) 전화 한통쯤은 오겠죠. 기다려 봐요. (문 닫고
들어가버리는)
두나;(너무 기막혀서 호흡 터지는) ......! (분해서 진저리 치는)
........ !!! (다시 진저리) 으으으으......!!!
(꿈쩍도 않고 문을 노려만 보고 있는) .............
또각! 또각! 또각! 꼿꼿하게 복도를 걸어가는 두나. 한참을 걸어가다가 돌아보니 문앞에 떨어져 있는 핸드백. 아무 표정 없이 꽉 다문 어금니를 해서는 또각 또각 또각 핸드백까지 다시 걸어가서 핸드백을 집어 들고 다시 또각 또각 또각 걸어가는 두나. 어금니를 점점 세게 악문다.
S#2.우진의 오피스텔
어두운.
냉장고 문을 연채 잡고 서서 가만히 생각하듯 있던 우진.
물병을 꺼내면서 잘한건지.... 잘못한건지.... 잠깐 생각하는듯 하다가 이내 ‘남의 일인걸 뭐!’하듯이 냉장고 문을 탕! 닫아 버리며 금새 두나 일은 잊은 듯 물을 마시며 책상으로 간다.
책상위.
노트북을 열어 스위치를 넣으며 보니 책상 한쪽 구석에 형석과 두나가 다정히 찍은 사진 액자. 우진은 이 액자를 처음 보는 것이다.
액자를 들어 두나를 가만히 들여다 보는 우진.
유난히 활짝 웃고 있는 두나.
S#3.오피스텔 앞 길거리 (밤)
분하고 기막혀서 골똘히 혼자 생각에 잠겨 있던 두나.
택시가 와서 서지만, 두나는 전혀 모르고 있고, 혼자 기막히다는 듯 크게
허! 하고 코웃음을 날린다.
택시는 그냥 떠나고.
문득 정신이 드는 듯 뒤이어 오는 다음 택시를 향해 손 번쩍 들고 “택시!” 외치는 두나.
S#4.택시 안
택시 기사;어디루 모실까요?
두나;(골똘히 생각 중이었다. 자기도 모르게 O.L. ) 미국이요. (했다가 아 차!)
택시 기사;어디요?
두나;(O.L) 잠실이요 아저씨. (기대며 하.... 한숨을 토한다)
쌩 낙엽을 흐부끼며 멀어지는 택시.
S#5.하나의 웨딩샾
쇼윈도만 불켜 있고, 실내는 컴컴하다.
무선 전화기, 핸드폰, 삐삐를 나란히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숨도 안쉬는 듯 그것들만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는 하나.
손가락의 반지를 본다.
S#6.풍도의 카페 앞 주차장
붕... 주차장으로 와서 서는 풍도의 고급 승용차.
황급히 뛰어 와서 풍도의 차를 받아 주차 시키는 40대 관리인.
빠르고 능숙한 동작으로 젊은 사장의 파워를 보이며 카페로 들어가는 풍도.
무표정.
S#7.풍도의 카페
풍도 들어서자 종업원들 제각각 공손히 인사.
카운터 여자에게 “집으루 전화 연결해” 말을 던지며 안쪽 자리로 들어가버리는 풍도.
안쪽 자리. 수화기를 주는 여종업원.
풍도;예 저예요 엄마. 광장시장 건은 지금 막 해결 봤구요, 아 그렇다니까 요. 아 그래서 그쪽에서 안구 있는 융자를 우리가 꺾어 주는 조건 으루 합의를 보고, (사이) 아 그럼요. 다 봤죠. 예. 당연하죠. 예! 아 저 늦어요 오늘. 그러세요 그럼. 예. (끊고는 대기하고 있는 여직원에 게 전화기 주 며) 오늘은 어째 손님이 별루다?
여종업원;사장님 들어오시기 바루 직전까지 꽉꽉 메우다가 지금 막 다 빠졌 어요.
풍도;음악 바꿔. 쳐진다. (핸드폰 꺼내는)
여종업원;예 알겠습니다. 뭐.... (드릴까요의 뜻)
풍도;맥주 한잔 할까?
여종업원;예. (가려는데)
풍도;너 어째 머리가 어수선하다? 단정히 묶든가 짧게 치든가. 손님들이 돈
세다가 니 머리에 정신 없어 천원씩 더 주구 가디?
여종업원;.....
풍도;묶어.
여종업원;네. (머리를 부여잡고 가는)
핸드폰을 거는
S#8.웨딩샾
하나의 핸드폰이 울리는. 얼른 받는 하나.
하나;여보세요?
풍도;(필터) 거기 어딘대?
하나;자기야! 자기 거기 어딘대!
S#9.풍도의 카페
풍도;너 또 괜히 어디 헤매지 말구 집으루 곱게 들어가라.
하나;(필터) 풍도씨!
풍도;(O.L)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 (끊어버리는)
S#10.웨딩샾
하나;여보세요? 여보세요? 자기야! 풍도씨! (속상해서) ......
S#11.웨딩샾 앞
샤터를 내리는 하나. 기운이 하나도 없다.
S#12.김가네 집 앞(밤)
대문 옆에 기대어 눈감고 서서 가만...히 있는 두나. 자동차 라이트와 소리.
문득 깨듯이 두나가 눈뜨고 보니 하나의 차가 와서 서고, 별로 안좋은 기분으로 내리는 하나.
벨을 누르는 두나.
하나;(기운 없이) 지금 오니?
엄마;(필터) 누구세요?
하나;엄마 하나. (두나에게) 그 남자 만났니? (하는데)
대문 열리는 소리 징... 나고 가만히 기대어 있던 두나가 휙 들어가 버리고.
으아해하며 따라 들어가는 하나.
S#13.김가네 마루
다들 취침한 분위기로 어둡고.
엄마;왜 새삼스레 밖에서들 만나구 그래? 여태 뭐했어? 둘이.
두나, 엄마가 말하는것과 아무 상관 없이 제방으로 가버리는.
엄마;두나야!
두나;(휙 돌아서며 O.L) 나 오늘 혼자 자 언니.
하나;무슨 소리야? (하는데)
두나;(O.L. 엄마에게) 막내 방에 언니 보일러 좀 돌려줘요 엄마. (휙 올라가 는)
하나;야! (하는데)
엄마;(하나를 잡고) 싸웠어 니들?
하나;아뇨??
엄마;(O.L) 어마! 니들 방에 제인 있다 지금! (후다닥 2층으로 올라가는)
하나;(따라가며) 고모 왔어요?
S#14.자매의 방
침대가에 스탠드만. 어둡다.
혼자 한숨을 내쉬고 있는 제인인대, 두나, 쾅! 문 닫고 들어와서 속상한 신음 아으으흐..... 하는데, 제인 얼른 일어나며
제인;언니.
두나;(놀라서 얼른 불을 켜더니 기막히다는 듯) 너! 뭐하니 지금!
제인;이쪽이 언니 침대야?
두나;(O.L. 자지러지게 소리치는) 엄마!!!!
엄마;(얼른 문열고 들어와 바로 제인에게 가며) 제인 일어나 얼른. 얼른
얼른. (영문 모르는 제인은 어벙벙 일어나고)
두나;(화를 참으며) 엄마!
엄마;(O.L) 내려간다 지금. 제인 데리구 내려간다구. 나와 얼른. (제인의
손목을 잡고 나가며 두나에게) 무슨일인지는 모르겠다만 우선은 조용
히 잠부터 자구 내일 얘기하자 내일.
두나;(기막히다는 듯) 고모가 제인하구 초록이 또 갖다 맡긴거야?
엄마;우린 내려간다. 잘자라!
제인;(끌려 나가며) 외숙모....?
엄마;암말말구 내려가 자. 고양이 털 세웠다 오늘. 내려가자구. (끌고 나가 는)
하나;(?? 들어오며 제인에게) 방학이니 벌써?
엄마;(O.L) 오냐. 잘자라. (휙 나가는)
하나;(?) 예 주무세요. 고모가 또 무슨 사고 쳤나부다.
두나;(O.L) 언니! (들어오지 말라는)
하나;(옷 벗으며) 무슨일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오늘은 서루 상관 말구
그냥 자자구. 나두 심히 않좋아.
두나;언니.
하나;암말 마. (옷을 벗는) 집이구 뭐구 나두 콱! 어디 빠지구 싶은거 겨우 겨우 참구 들어 왔으니까, 건들지 마. 제발.
두나;(기막혀 보고 있는) .......!
하나;(새삼! 따지듯) 넌 어쩜! 어쩜 넌 그렇게 지구가 너만 가운데다 두구 돌아? 너 혼자 우뚝! 도통 너밖에 없어?
두나;심심해?
하나;아까 카페에서! 생각할수룩 화가나 너.
두나;내가 막내 방으루 갈께. (나가는데)
하나;(붙잡아 얼굴을 보게 하더니) 너 내가 아까 뭐랬어. 나 오늘 결혼
했댔지?
두나;제바알!
하나;자매가 아니구 한두번 얼굴만 마주친 사람이래두 아무두 너같지는 않 겠다 김두나. 넌 어쩜 그렇게 사람말 싹 무시하구 지 볼일만 바쁘다 들어와서는! 한마디두 없니 한마디두? 언니, 아까 그거 무슨소리야? 내가 잘 못 들은거지? 언니 결혼했다 소리. 농담이었지?
두나;(o.l) 농담이구 진담이구, 난 언니 결혼하는거 말릴 마음 없으니까 하라 구 결혼.
하나;했다구 벌써.
두나;잘했어 그럼. (나가려는)
하나;(잡는) 김두나!
두나;미친거야?
하나;(황당) 뭐?
두나;미친거 아님, 어디가서 무슨 결혼을 하구 왔다는거야?
하나;(할말없어서) .....
두나;나 지금 내가 미쳐서 뛰겠는대 미친 사람 상대해 줘야해??
하나;......!
두나;(소리치는) 아아아악.....!
하나;(얼른 자기 입을 팍! 막았다가 아차! 싶어 두나 입을 재빨리 막는) 두
나야....
두나;(손을 뿌리치려 하며 소리치는) 아아아악.....!
하나;(죽어라 두나 입을 막고서) 두나야아.....
두나;(숨을 파.... 토하는) ........
하나;(조심스레 손을 떼며 눈치를 보는데) 너....
두나;(O.L) 제발 입두 꿈쩍 마! 나한테 암말두 말라구!
하나;(물끄러미 보는) .......
두나;쳐다 보지두 마!
하나;(더 물끄러미 보는) ......
두나;(하나때문에 더 화가나 죽겠는데) ......!
하나;(조심스레) 이럴때일수록 우린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야하지 않을 까?
두나;(어이 없고 한심하다는 듯 멍... 보는) .....
하나;..... 사람.... 숨소리라두 들으면서 자야지, 빈방에 혼자 가둬 놓으면 오 늘밤엔 나 정 말루 힘들거같아.....
두나;(기막혀서 보고 있는) .......!
하나;샤워 할꺼니? (눈 꿈뻑 꿈뻑) .......
S#15.김가 부부의 방
이불 깔아서 제인은 누워있는데, 잠들지 못하고 이생각 저생각하는 제인.
눈 뜬채 이걱정 저걱정 하던 정자, 한숨 푸우.... 쉬며 답답해서 일어나려는데, 잠결의 중후, 정자를 푹 안으며.
중후;으음.... 왜 못자구 그래애.....
정자;(얼른 제인쪽을 보며 손을 떼내는데) 여보!
중후;(더 꽉 안으며) 으음.... 자자구우....
정자;(난처) 여보오!
하는데, 제인 다부진 표정으로 일어나며
제인;외숙모.
정자;(놀라서 벌떡 일어나며) 어! 그래! 뭐! 잠이 안오니?
제인;우리 엄마 어딨는지 저 알아요.
중후;(잠결에도 귀가 번쩍 뜨이는듯) 응? 뭐라구? (깨어 일어나) 무슨 소리
야 지금?
정자;그래, 말해봐. 엄마 어디계셔 지금?
제인;.....
중후;(일어나며) 여보 옷!
정자;(잡아 앉히며) 있어봐요 좀!
중후;어딨어 니엄마! 어디서 뭐하구 있느라 지 새끼들 들여 놓구 전화 한
통이 없냐구!
제인;여관에 있어요.
정자, 중후;(너무 놀라) 여관?
제인;저 미국 보내주세요.
정자, 중후;미국?
제인;아빠하구 살래요.
정자;제인아.
중후;이녀석아! 느이 아빠 지금 (노랑 머리 여자랑...)
정자;(O.L. 팔꿈치로 허리를 쿡 찌르고는) 우선 여보! 고모 문제부터 해결
보구요.
중후;어?
정자;엄마가.... 여관에 계신거.... 너 어떻게 아니?
제인;초록이랑 저, 엄마랑 여관에서 한달이나 살았는걸요?
중후;(버럭) 어느놈이야 또!!!
정자;(당황) 여보오!
제인, 속상해서 앙! 울어 버리고
정자;(당황) 아냐 제인. (얼른 품에 안아주며) 그런뜻이 아니구, 엄마가 자꾸 만 속아서 장사를 하시니까 외삼촌이 걱정되서, 또 어느 아저씨한테 사기를 당했나, 그렇죠 여보.
중후;(속상해서) 이!
정자;(중후에게) 우선은 그냥 모른척 두구, 아침에 혹시 아버님 다른 분부
계시면 그때 고모한테 연락을 해보죠. 지금 당장 우리가 찾아 데리고
온들, 오밤중에 어머님 아버님께 민망스러워. 너, 엄마 계신 곳 연락
처 있지?
제인;(울면서 고개 끄덕 끄덕)
정자;그리구, 두나 언니 떄문에 마음 상해하지 마라. 외숙모가 생각이 짧았
어. 얼른 정남이 오빠 방에 불을 돌리구, 널 거기다 재울걸. 두나 언 니 성격 너두 잘 알지? 급하구, 푸르르하구....
제인;(새삼 또 흐느껴 우는) ....
정자;아이구... 딱해라.... (다독이는데)
중후;내일 아침에 외삼촌이 용돈 많이 주마. 울지마.
정자;당신은!
중후;용돈 많이 줄께. 울지마!
제인;(더 우는) ....
정자;(한숨) ...... 니 엄마두 지금 속이 속이 아닐게다. 왜그리 팔자가 평탄
치 못한고....
S#16.여관 전경
S#17.여관방
라면 냄비 조심 조심 가지고 들어오는 완자. 신문지 깔고 놓으며 앗뜨거.
후후 불어 먹으려다가 갑자기
완자;나쁜노옴.... 천벌 받을 노옴.... 내가 그걸 어떻게 불린 가겐대.... 그걸 그렇게 훌라당 삼켜어..... 아이구.... 벌 받을 노옴.... 어디 가서 잡나 내 이놈을.... (하는데 전화벨 깜짝 놀라서) 여보세요?
여관 주인;(필터) 아줌마! 방값을 최소 보름씩은 선불을 해달라니까!
완자;아 걱정말아요! 내일 준다구요 내일! (쾅! 끊어버리며) 챠! 이깟 여관
하나 가지구 있으면서 아이구! 왜이래 이거! 김완자 이래뵈두 수원
에서 제일루 큰 갈비집 사장이셨네! 이깟 여관비 몇푼 떼먹을까봐!
(혼자 흥분했다가 갑자기 기분이 촥.... 가라 앉고 가만...히 라면을
들여다 보는 처량한 표정) ....
S#18.여관 방 복도
쭈그리고 앉아 끄응... 처량하게 라면 냄비를 문가에 내 놓는데
달수, 복도 끝에서 보고 뛰어오며
달수;누님! 안녕하세요 누님!
완자;(어리둥절) ???
달수;애들은 잠들었나요 누님?
완자;(일어나며, 문고리를 잡고 고개만 빼꼼 내놓고 경계하며) 누구, 지금 날더러 누님이랬수?
달수;아 그럼 여기 누님말구 또 누가 있습니까?
완자;....!? 날 언제 봤다구
달수;(O.L) 저야 종종 뵜죠. 한 보름 계셨나 여기?
완자;여기 종업원이유?
달수;(활짝 웃으며 인사하듯) 옆 방 총각입니다.
완자;???
달수;저 나쁜 놈 아닙니다. 옆 방 총각이라구요.
완자;(고개를 뺴꼼히 더 내놓고 옆방을 보는)
달수;(얼른 스티커 하나를 주며) 누님! 방에다 이거나 하나 붙여 주십시요!
완자;(얼른 방어태세) 아 왜이래요!
달수;아 제 비즈니습니다? (스티커 주는)
완자;(얼떨떨 받으며) 박찬호?
달수;예! 잘 부탁 드립니다! 누님, 이쁜 동생들 많으시겠는대요?
완자;???
달수;제가 실제 나이는 마흔이 쬐금 넘었습니다만, 업소에서는 아직 서른으 루 통합니다. 누님두 그렇게 알구 계세요.
완자;박찬호라면 야구 선수 이름 아니유?
달수;아하하하! 누님 머리가 참 맑으시네. 요즘 (엄지 손가락) 이거라는거 아닙니까 이거! 한달 전까지만 해두 저두 차범근을 했다가, 역시 박 찬호쪽이 더 되겠다 싶어 바꿨는대, 어우, 요즘 장난이 아닙니다.
완자;(경계를 확 풀며) 술집 웨이타시구만?
달수;(확 기분 상해서) 누님! 우리끼리 알만한 사람끼리 그렇게 품격 없이
그럴 수 있습니까? 웨이타가 뭡니까 웨이타가!
완자;에?
달수;다들 박상무라고 부릅니다 저. 이것두 일종에 자영업이라구요.
완자;헤헤헤헤. 하긴 나두 들었어 그런말. 단골 손님 잡아서 매상에 따라 퍼
센트를 띤다며?
달수;사업이죠 사업. 제 차 보셨어요? 밖에.
완자;차두 있수?
달수;잠두 안오시구, 소주 한잔 하실래요? 제방에서?
완자;(정신 번뜩) 무슨 소리야? 날 어떻게 보구. 흥! (문 쾅 닫고 들어가는)
달수;(뻥....!?) (기막혀서 혼잣말) 뭘 어떻게 봐? 어이구? 여자라구? 하이 구? 토마토두 과일이냐? 별.... 어이구... (제방으로 가는. 폼잡고 잘
걷다가 갑자기 최신 유행의 노래를 춤추고 노래하며 방 앞에서 잠깐
노닥대다가 방키로 문 따고 들어가 버리는)
S#19.여관방
완자;(들어오며 궁시렁) 하이구! 별놈을 다 봐 내가! 별, 아이구! 올라올 나 무를 쳐다봐야지! 감히 지가! 하이구! 인물만 반반하면 다야? 뭐? 박
찬호? 흐! 지가 무슨 박찬호? 미국서 박찬호 야구뽈(야구볼)이 웃것 다! (새삼) 끄응.... 아버지... 아버지 고명딸이 이제 나이 오십에 여기
서 이러구 있어요오....
S#20.할아버지 방
꽃분과 초록은 껴안고 자고 있고, 잠 못 들고 있던 택두 끄응... 하며 일어나 앉아 담배를 찾아 물다가 초록을 보고는 슬그머니 일어나 나가는데, 벌떡 일어나 앉는 꽃분.
꽃분;(멀쩡히 쳐다보며) 너 어디가냐?
택두;(너무 놀라 뒤도 못 돌아 보는) .....!
꽃분;오밤중에 어디가?
택두;(휙! 돌아보는) ......!
꽃분;마당에 오줌 누러 가냐?
택두;(꽃분 앞에 후다닥 앉으며) 잠꼬대를, 앉아서 해?
꽃분;(멀뚱히 택두를 보고 있는) ....
택두;이봐! 자는거야?
꽃분;왜, 내가 자면 어디 딴 볼일 있냐?
택두;(너무 기막혀서) ......!!!!
꽃분;인물만 번지르....해서는, 내가 어째 내 속으루 너같은 눔을 나았는지
끄응.... (눕는)
택두;(쭈그리고 앉아있다가 쿵! 주저 앉아 맥을 놓는) 아이구.
꽃분;(도닥 도닥 초록을 도닥이고 있는)....
택두;(어이 없어 가만히 보는) ....
꽃분;(돌아보며) 뭘 봐?
택두;(너무 놀라) .....!
꽃분;끄응.... (초록의 이불을 덮어주며) 에구... 가여운것.... 어린것.... 가여운
것....
택두;(슬며시 흔드는) 여보. 임자. 여보게?
꽃분;(표정 바꿔 멀쩡히) 왜요? 자리끼가 없수?
택두;....?!
꽃분;(일어나며) 물 떠다 드려요?
택두;잠꼬대였어?
꽃분;....?
택두;꿈꾼거야?
꽃분;무슨 소리예요? 자다 말구. 몇시야 지금? (시계를 애써 보다가) 아이 구, 안경이 없어서 뵈지두 않네.
택두;.....!?
꽃분;(오히려 택두가 이상하다는 듯 보는) ....!? (초록을 다독 다독 하며
잠을 청하는) 자장 자장 우리 아가......
택두;(멍.....) 설마.....
꽃분;(벌떡 일어나며) 아 왜요! 물 떠 와요? 물 드실라우?
택두;잠꼬대였지?
꽃분;아 이냥반이 당신이야말루 계속 잠꼬대를 하시나. 아 좀 주무슈 그냥. (눕는)
택두;(혼잣말) 잠꼬대겠지? (탁! 꽃분을 보며 그래도 수상쩍다는) ....... (눈 빛)
S#21.자매의 방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는 두나.
이불 속의 두나, 어금니 꽉 물고, 주먹 꽉 쥐고, 눈 꽉 감고 전혀 움직임이 없다.
하나;(E. 속삭이듯) 자기야 나야. 지금 어딨는거야.
하나;(이불 뒤집어 쓰고 속에 누워서 전화거는) 핸드폰두 계속 안되구, 삐삐 두 지금 세번 째야. (살짝 이불 밖으로 나와 두나의 눈치를 보며) 나 핸드폰 켜두구 있으니까 전화 좀 해라. 응? 새벽 3시야 지금. 전 화 좀 해. 기다리구 있으께. (끊는데)
두나, 훅! 숨을 토하며 벌떡 일어나는.
하나, 놀라서 함께 벌떡 일어나며
하나;깼니? 나때문에?
두나, 대꾸 없이 일어나 옷을 입는
하나, 가만히.... 보고만 있다가 안되겠다 싶었는지얼른 일어나 두나 앞에 서더니
하나;니가 듣거나 말거나 믿거나 말거나 나두 말 좀 하자 김두나. 나 오늘 정말루 결혼했어. 2년 동안 사귄 남자구, 나보다 나이는 두살 어려. (멍...! 듣고 있는 두나에게 따발총으로) 부산으루 친구 결혼식 때문 에 같이 다녀오다가 비행기 안에서 했어 결혼. 이거 우리 결혼 반지 야. 그 사람하구 나하구 하나씩 나눴다구. 결혼했어 나 오늘, 아니 벌 써 어제구나. 했어 나. 정말루.
두나;(가만히 보는) .......
하나;믿거나 말거나 했어.
두나;(기막혀 웃는) 허?!
하나;진짜라구.
두나;언니?
하나;오늘 날 밝는대루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한테 전부 다 말씀 드리
구, 어떻게든 해볼려구 그래. 지금은.... 가슴이 답답해.
두나;비행기 안에서!
하나;.......
두나;결혼을 했다구?
하나;음.
두나;(보는) ......!
하나;했다구.
두나;정말루 얘기하는거야?
하나;(보이며) 결혼 반지라구.
두나;이건 언니가 맨날 끼구 다니던,
하나;(O.L) 하나씩 나눠 끼었다니까?
두나;........!
하나의 핸드폰 울리고
하나;왔다! (전화 얼른 받아) 여보세요! 자기야? 자기야? (하며 문을 열고
나가는)
두나;(띵....! 해서 보고 있는)
하나;(나가며 말하는) 자기 거기 어디야!
S#22.새벽 3시의 편의점 앞 길거리 차안
풍도, 핸드폰을 듣는채 가만히 있는.......
S#23.2층 화장실
화장실로 들어오며
하나;여보세요? 여보세요?
S#24.풍도의 차안
풍도;여태 왜 안자구 그래.
하나;(필터. 서러움) 자기야.....
풍도;내 전화 할 때되믄 할테니까 밤새 꼬박 삐삐 치구 그런거 하지 마라.
S#25.2층 화장실
하나;자기야. 우리 만나서 얘기해. 아침에 만나. 만나서 얘기하자구.
풍도;(필터) 그만 자. 너무 늦었쟎아.
하나;알았어 잘께. 지금은 자구, 아침 되면 만나 우리. 어디서 만나까?
자기가 웨딩샾으루 올래? 아님 내가 자기네 카페루 가? 자기 어디
있을거야?
S#26.풍도의 차안
풍도;하나야.
하나;(필터) 응. 얘기해.
풍도;사랑한다.
하나;(필터) 술마셨어? 자기 술마셨어?
풍도;사랑 한다 하나야. (유리창 앞에 시선이 삐끗 하더니) 나중에 얘기 하자. 잘자라. (끊고는 얼른 차문을 열어주니)
여자;(타면서) 누구랑 전화했어? (캔커피를 하나 주는)
풍도;(핸드폰을 기어 있는 곳에 아무렇게나 놓으며) 전화는 무슨! (캔커피 따더니 주며) 그거 주구 이거 마셔. 자!
여자;(의심쩍게 보며 들고 있는 캔커피와 바꾸는데)
풍도;내가 가서 사온다니까 부득 부득 니가 왜나가니? 마음 아프게.
여자;아니, 나 뭐 좀 다른것두 살게 있어서.
풍도;춥지? 밖에. (하는데)
여자;(얼른 핸드폰을 잡아채 들어 보이며) 전화 정말 안했어? 여자 있지?
풍도;(얼굴이 확 변하며) 야. 너 내려.
여자;....!?
풍도;아 안내려!
여자;왜그래 갑자기.
풍도;이게 아주 만만한 구석을 봤나, 야! 나이트에서 부르스 한번 췄다구
니가 내 마누라냐? 아 안내려?
여자;(놀라서 보고 있는)......!
길거리. 여자는 캔커피 두개 덜렁 들고 벙.....! 서 있고, 풍도의 차 부앙....! 출발.
풍도의 차안.
확! 음악을 크게 틀어 버리는 풍도. 속력을 올리고 기분 나빠서 인상 팍! 쓰는.
S#27.2층 화장실
변기 뚜껑 위에 앉아 가슴이 벅차다는 듯 혼잣말.
하나;..... 사랑한다구....? 나두..... 나두 그래......
S#28.김가네 집 앞 (새벽 3시 지나서)
하나의 차를 타는 두나.
두나;(혼자 웃는) 하하하! 결혼? 와... 김하나.... 결혼? 와아... 하하하하....
시동거는
S#29.길거리
쌩 달리는 두나. 다시 표정이 굳은 얼굴.
S#30.오피스텔 엘리베이터
두나.
S#31.오피스텔 복도
또각 또각 걸어가는 두나.
S#32.우진의 오피스텔
노트북에서 E 메일 체크나 PC통신 자료를 열심히 보고 있는 우진.
기지개를 켜고 시계를 본다. 새벽 4시. 눈을 누르며 피곤을 풀고
S#33.오피스텔 앞
문 앞에 도착한 두나. 벨 위에 손을 대고 가만히 생각하고 있는
S#34.우진의 오피스텔
가만...히 있다가 문득 생각난 듯, 서랍을 열어 두나의 사진을 꺼내어 보는데 벨소리. 깜짝 놀라는 우진. 다시 시계를 본다. 새벽 4시 5분.
S#35.오피스텔 앞
걸쇠를 안에서 채워둔채 걸쇠만큼만 문을 열고 내다보는 우진. 깜짝 놀란다.
우진;어?
두나;(o.l) 낮부터 실컷 잤으면 지금쯤은 깨서 뭐든 하구 있었겠죠. 자는거
깨운건 아니죠?
우진;(어이 없어 퍼석하게 웃는)
S#36.오피스텔
당황해서 얼른 두나의 사진을 책뒤로 숨기고 노트북 뚜껑을 닫으며 책상위로 걸터 앉는 우진인데
두나;어디 좀 앉아두 되겠어요?
우진;여기, 형석이 형하구 익숙할텐데, 앉던대 앉아요.
두나;(누굴 뭘로 보냐는 식으로) 한번밖에 와본적 없습니다!
우진;한번 왔을 때 앉았던 자리루 앉으면 되겠네요.
두나;(기막혀) 그래요? (우진 옆, 책상위로 달랑 올라 앉더니 우진을 딱
보니)
우진;(앗! 싶어서 고개 돌려 시선을 피하는) .......!
두나;(떳떳하게 우진을 보고 있는)
우진;(어색하게 내려와 뒷모습 보이는채로 서서는) 뭐, 물어 보러 왔어요?
두나;여기 언제부터 있었어요? 형석씨랑 쭉 살았던건 아닐거구, 형석씨한테
후배가 와 있다는 소리 못들었는대.
우진;(돌아서며) 난 여기 3일 전에 왔어요.
두나;형석씨 결혼했다는거 맹세코 사실인가요?
우진;(가만히 보고 있는. 속으로는 난처하고 곤란하지만 그런 내색 않는다) ......
두나;왜 대답 안해요?
우진;생각했던것보다는 더 이쁘구 매력있는데, 형이 댁한테 왜그랬을까, 생 각 중입니다.
두나;(O.L) 욱!
우진;(놀라서) ....!?
두나;욱! 욱! 욱!
우진;.....!?
두나;욱! 욱! 욱!
우진;......!?
두나;(호흡을 고르는) .....
우진;혹시.... 형하구..... (고개 숙이며) 임신했어요?
두나;(너무 어이가 없어서) .......!?
우진;(고개 숙인채) 난 그정도인줄은 모르구....
두나;(놀라서) 욱! 욱! 욱! 욱!
우진;(후다다닥 냉장고로 튀며) 물 드릴께요! 잠깐만요! 잠깐만요!
물마시고 있는 두나. 정신 빼놓고 보고 있는 우진.
두나, 다 마신 물컵을 내밀자
우진;더 드려요?
두나;(보는)
우진;(시선 피하며) 형한테 그쪽에 대해서 다른말은 전혀 들은바두 없었구, 설마 그정도 관계라구는 생각 못했어요. (말 못하고 있는)
두나;엉뚱한 오해루 사람 우습게 보지 말고, 일단은 내가 묻는말에만 대답해 봐요.
우진;......
두나;그러니까! 형석씨는 정말루 결혼을 한건가요?
우진;.....
두나;했어요 결혼?
우진;...... 네.
두나;(기막혀서) 허!
우진;저기, ...
두나;(o.l.) 그럼 이집은,
우진;(O.L) 전화 번호만 바꿨구, 전화기, 물컵, 토스터까지, 가구 다 포함해 서 내가 인수했어요.
두나;어떤 관계죠? 아니, 내가 그것까지 알 필욘 없죠. 그래요. 알겠어요.
(일어나려는데)
우진;(o.l) 혹시! 형한테 연락이 오면,
두나;아뇨! 필요없어요. (일어나며)
우진;그래두, 아이가....
두나;(기막혀서) 여보세요!!!?
우진;오우! 미안합니다. 내가 너무 사적인 문제를.... 오케이.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진심으루.
두나;(기막혀 보고 있는) .....!
우진;(두손을 벌리고 어깨를 으쓱? 하는 서양식 모션)
두나;(어이 없어 보는)....!
우진;THAT'S O. K! 젊은 사람은 뒤돌아 보면 매력 없어요!
두나;(어이 없어서 웃는) ....
우진;뭐.... 다른거 남았어요? (집안을 둘러 보며) 혹시 가져갈 물건 같은거?
두나;없어요. 걱정 말아요.
우진;됐어요 그럼.
두나;초면에 부탁 좀 합시다.
우진;오케이!
두나;혹시라두 나중에 형석씨한테 전화가 오면, 내가 여기 왔던건, 없던 일
루 해줘요.
우진;어렵지 않아요.
두나;됐어요 그럼. 끝! 끝났어요.
우진;끝!
두나;갈께요! (웃는 얼굴로) 시간 내주구, 새벽인대두 화 안내구, 고마워요.
우진, 어색한 미소.... 그러나 되도록 밝게 웃어주려.....
S#37.오피스텔 복도 엘리베이터 앞
벽에 얼굴 대고 팔 올려 파묻은 채 너무 서럽게 우는 두나. 분한 마음...
S#38.우진의 오피스텔
창가에 기대어 서서 커피 한잔 마시며 가만히 생각하고 있는 우진. 손목 시계를 본다.
새벽 5시.
스포츠 센터를 가려고 운동화를 매단 스포츠 가방을 매고 나서는 우진.
S#39.오피스텔 주차장
하나의 차안.
자존심이 너무 상한 두나. 빡 빡 울고 있다.
두나;아앙....! 아앙....! 자존심 상해! 자존심 상해애! 자존심 상해애애!!!
앙.....!
차안에서는 자존심 때문에 박박 소리치고 우는 두나이지만, 밖에서는 소리는 안들리고 두나가 무척 슬프게 보인다.
우진, 스포츠 백을 들고 서서 차안의 두나를 가만히 보고 있다.
두나가 측은한 마음이 드는 우진.
윙 출발하는 우진의 차.
차 기척 소리에 울음을 눈물을 황급히 닦으며 밖을 보는 두나이지만 우진의
차인줄은 모르고.
어쩄껀 정신 차린 듯, 출발하는 두나.
S#40.오피스텔 앞 신호등
우진의 차가 멈춰 있고, 옆으로 오는 두나의 차.
고개를 돌리다 두나를 발견한 우진.
아직도 꺼이 꺼이 슬프게 울고 있는 두나로 보는 우진.
우진, 큰 한숨을 토하며 내가 잘 못 한건가.... 고개를 설레 설레 흔드는데 신호 바뀌고 우진의 차를 모른채 붕... 출발하는 두나의 차.
두나의 차안에선 바락 바락 소리.
두나;나쁜 놈! 나쁜 놈! 독신? 뭐? 독신주의? 나쁜 노옴.....!
S#41.자매의 방
핸드폰을 안고 잠들어 있는 하나.
핸드폰이 울리자 벌떡 일어나 받는 하나.
하나;풍도씨? 여보세요? 풍도씨?
S#42.김가네 집 앞
두나;(핸드폰) 나야. 문 좀 열어줘.
S#43.자매의 방
핸드폰을 꼭 안고 자고 있는 하나.
분해서 꽁꽁 하며 뒤척이는 두나.
S#44.김가네 집 전경
이른 아침의 전경
S#45.김가네 부엌
하품 하며 쌀 씻고 있는 정자. 마루의 인기척에 갸우뚱? 얼른 나가는
S#46.김가네 거실
나오던 정자. 깜짝 놀란다.
마루 한가운에 쪼그리고 앉아 꾸벅 졸고 있는 꽃분.
그 옆에는 초록이가 잠에 취한 상태로 할머니의 어깨를 잡고 마루 한가운데 고추를 내놓고 오줌을 누고 있다.
다 누고도 잠에 취해 가만히 있는 초록.
꽃분, 크게 꾸벅! 하다 놀라서 우선 침 닦고, 잠에 취한채 초록의 바지를 올리며 늘어지게 하품.
초록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는 꽃분. 계속 늘어지게 하품.
잠에 취해서 휘청 휘청 따라 들어가는 초록.
너무 놀라 그자리에 굳어 버려 있는 정자.
S#47.할아버지 방
졸면서 들어오는 꽃분과 초록.
택두는 누운채 몰래, 주의깊게 꽃분을 살피고 있다.
꽃분, 초록을 다독 다독하며 다시 잠을 청하고 있고
택두, 여전히 꽃분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
S#48.할아버지 방 앞
정자, 문가에 귀대고 가만히 듣고 있지만 아무 소리가 안나고
난감한 표정이 되는 정자.
마루 한가운데 초록이 싸 놓은 오줌을 한번 보고, 끄응.... 한숨을 쉬고 돌아서려는데 방에서 들리는 소리.
택두;(E) 임자. 임자? 여보!
정자;큼큼. 크음.... 아버님, 기침 하셨어요? 당근즙 올릴까요?
S#49.할아버지 방
택두;(얼른 놀라서) 아니다! 나 아직 전이다!
정자;(E) 예, 알겠습니다.
택두;(이내 난감....해서 가만히 있다가) ........
꽃분;(뒤척이며 택두쪽으로 얼굴 보며 누우면서 음냐 음냐)....
택두;임자? 임자? (하다가 방 밖으로) 너 어직 거기 있냐?
S#50.할아버지 방 앞
가만히 듣던 정자, 깜짝 놀라서
정자;아니 아니예요 아버님. 저 여기 없어요. (얼른 부엌으로)
S#51.할아버지 방
꽃분;(잠결에) 왜요... 뭐 필요해요? (하품) ....
택두;아 아냐. 아냐. 아무것두 아냐.
꽃분;(자는) ......
택두;(한숨) 끄응.... 설마.... 아니겠지..... 아니겠지.... 아직 나이가 있는대 당 신이 설마 그럴려구.....
S#52.김가네 마루
재빨리 걸레 가지고 나와 오줌을 닦다가
정자;설마.... 아니시겠지? 잠깐 깜빡 하신거겠지? (하는데)
택두;에미야.
정자;(놀라 쿵 주저 앉으며) 에고머니나!
택두;쯧쯧쯧.... 뭘 놀래. 기가 약해졌구만.
정자;아우 아니예요 아버님. 잠깐 딴 생각을 하다가. 예! 말씀하세요.
택두;혹시.... 니 어머니....
정자;(긴장) 네!
택두;(말은 못하겠고. 답답) .....
정자;왜요 아버님?
택두;아니다. 아냐. (곤란) ....
정자;(살피는) .....
택두;저.....
정자;예!
택두;아니다. 거 신문 좀 다우.
정자;예 아버님! (얼른 테이블로 가서 신문 가져다 주며) 저 근데 아버님!
택두;그래.
정자;아니 저기.... 혹시....
택두;....?
정자;아니 그게... 저....
택두;아 말을 해 말을!
정자;어머님....
택두;(놀라서) 니 어머니가 왜!
정자;아니 그냥... 뭐 별다른건 아니구요....
택두;(긴장) .....
정자;아니예요 아버님. 헤헤헤. 아! 아버님! 아범더러 아버님 어머님 약 한재
씩 해오랄까요?
택두;왜! 니 어머니 어디 아프대냐?
정자;(천만에) 아뇨. 어머님이 어디가 아프세요. 정정하신대요.
택두;일없다. 해마다 봄에 한첩이면 됐지 필요 없어. (화장실 가려는)
정자;(자기도 모르게) 어디가세요?
택두;(황당) 뭬야?
정자;(당황) 아이구 죄송합니다 아버님.
택두;죄송할거 없다. 화장실 간다.
정자;(당황, 웃으며) 예 아버님.
택두;무국 좀 먹자. 시원하게.
정자;예. 아! 오늘은 애들하구 아침 진지 같이 하세요. 두나두 패션쇼 끝내 놓구 여유가 있으니까 아침 식사 할거예요 아마.
택두;그러자꾸나.
S#53.자매의 방
두나, 침대에 오도막히 앉아 생각에 잠겨 있고, 샤워 끝내고 들어온 하나.
하나;너 새벽에 어디 다녀 왔니?
두나;......
하나;말하기 싫어?
두나;......
하나;관둬라 그럼. (한숨) 아호..... 누구든 인생은 참 복잡하구나. 모두들 그 런가부다.....
S#54.김가네 마루
책가방 채비하고 서 있는 제인. 도시락 가지고 쫒아 나오는 정자.
정자;갑자기 싸느라 도시락 반찬이 그저 그렇구 그래. 내일부터는 특급으루
싸줄께 외숙모가.
제인;다녀오겠습니다. (풀 죽어 나가는데)
정자;엄마 걱정은 마. 외삼촌이 알아서 아마 오늘 모시고 올게다.
제인;....... (나가는)
정자;할아버지 할머니께는 인사 드렸지?
제인;(현관 밖에서) 네.
정자, 측은하게 보고 있다가 얼른 부엌으로 들어가는.
S#55.김가네 부엌
반쯤 차려진 식탁.
하나, 두나, 각자 생각에 잠겨 조용히 식탁에 앉아 있다.
썰렁한 분위기.
들어오던 정자, 으아해서.
정자;뭐하니 니들? 수저라두 좀 놓지 그래? (밥 푸러 곧장)
하나, 두나 응답없이 생각만....
정자;(밥 푸면서 말만) 하나는 국 뜨구, 두나는 할아버지 모셔. 아침 진지
다 됐다구. (대답 없자 돌아보는)
하나, 두나, 가만...히 앉아 있는.
정자;.....?
이때, 초록이를 데리고 신나게 얼르며 들어오는 꽃분.
꽃분;밥먹자아... 밥먹자아... 우리 초록이 밥먹자아....
그 뒤에 꽃분을 유심히 보며 들어오는 택두가 있고
정자, 하나, 두나를 툭 치며 얼른 일어나라고 신호주고, 하나는 대충 일어나 안녕히 주무셨어요.... 기운 없이 인사하고, 두나는 얼른 정신 차린듯, 택두에게 팔짱을 끼며 화들짝 애교로 “편히 주무셨죠 할아버지?”
정자;(딸들에게 신호 주고 바로 웃으며) 아우, 어머님이 초록이가 와서 기분 이 많이 좋으시네요.
꽃분;오냐. 자, 초록이 앉고....
택두;(두나 때문에 흐뭇해서 오냐 오냐 웃고 있었고) 애비는? (하는데)
중후;(들어오며) 예 아버님. 들어갑니다.
초록;(벌떡 일어나서 공손히) 외삼촌, 안녕히 주무셨어요?
중후;(기특해서) 오, 그래 그래. 잘 잤니?
초록;네!
중후;엄마 안보구 싶구? (하는데 정자가 쿡 찌르는)
초록;(풀 죽어서) ........
S#56.김가네 집 앞
제인, 터덜 터덜 학교 가는데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던 완자.
제인, 완자를 보자, 화난 듯 그대로 서서 노려 보고 있다.
완자;(다가와서 매고 있는 가방을 괜히 추스려 주며) 도시락은?
제인;(바락!) 엄마가 지금 내 도시락 걱정하게 생겼어?
완자;할아버지 혹시 역정 내시디?
제인;몰라! (휙 가버리는)
완자;(졸졸 따라가며) 숙제는! 준비물 같은건 없어?
제인;(들은 척도 않고 가는)
완자;(기죽어서 풀풀 따라만 가고 있는)
제인과 완자의 뒷 모습.....
S#57.김가네 부엌
식탁 다 차려졌고, 정자 마지막으로 앉으며
정자;완자, 아니 고모 있는대, 즈이가 알아요 아버님. 오후에 제가 한번 가
볼려구요. (하는데)
두나;(O.L) 엄마. 그 얘기는 나중으루 좀 미루구,
하나;(O.L) 뭐야? 너 어제 그 얘기 지금 말씀 드릴려구?
두나;할아버지, 할머니,
하나;(O.L) 저두 드릴 말씀있어요. (두나에게) 나부터 하자. (식구들에게)
저 결혼할 남자 있어요.
두나;(하나의 말은 아랑곳도 없이 O.L) 저 회사 그만두구 유학 갈래요 할아
버지.
하나;김두나!!
어른들;(모두 너무 놀라) .......!!!
정자;아니 이게 얘들이, 이게 갑자기 둘이!
하나;너!
중후;(O.L) 아 잠깐!
두나;할아버지! 저 공부하구 싶어요.
하나;(질세라) 남자 데려 올게요. 결혼 허락 해주세요. (어른들은 하나, 두
나를 번갈아 보느라 정신이 없다)
두나;저 학교 졸업하구 곧바루 유학 가구 싶어 했던거 다들 아시죠? 더 늦
기 전에 가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모아 놓은 돈 2천만원으루 우
선 시작할께요. 아껴서 해보구 혹시 모자라면, 할아버지, 도와주세요.
하나;(두나의 태도에 화가 나서 빵! 터뜨리듯 O.L.) 사실은 저 어제 결혼했
어요!
정자;(숫가락 떨어뜨리는) !!!
중후;니가
할아버지;뭘해?
꽃분;결혼?
두나;(자기 얘기 방해된다 싶어 하나에게) 왜이래 정말!
하나;너야말루 왜그러니? 내가 좀 먼저 얘기하자구!
중후;(웃으며) 하하하하! 하하하하! 아버님! 얘들이 오늘! 옛끼 녀석들!
옛끼 녀석들!
정자;아니 잠깐! 여보! 얘! 하나야! 두나야!
두나;(하나에게) 나부터 정리 되구 얘기해.
정자;두나 가만 있어 넌. 하나 무슨 소리니? 그러니까 결혼을 하겠다는거 야?
두나;(신경질) 했다쟎아 벌써.
하나;(입만 뻐끔 뻐끔) 아니 그게 그러니까..... 네. 결혼 할려구요.
할아버지;누가 있구나? 그럼 우리가 봐야지. 암 봐야지. 선을 봐야되지 않겠
냐? (정자를 보는)
S#58.풍도의 방
골프 복장으로 나가던 성여사, 놀란 표정으로 돌아보며
성여사;뭐랬니 너 지금?
풍도;(침대에서 부시시 일어나며 담배를 찾는)
성여사;결혼을 해?
풍도;아니, 결혼을 하겠다는게 아니고, 결혼을 하자는 여자가 있는대,
성여사;(O.L) 결혼을 하자는 여자? (바짝 다가 앉으며) 아니! 무슨 여자가
결혼을 하재? 미팅두 아니구 결혼을 하재?
풍도;아주머니 참... 아 내가 나이가 몇인대 미팅이유?
성여사;(더 바짝 앉으며) 아니, 얘 풍도야.
풍도;엄마. 골프 나가신다며. (담배 무는데)
성여사;(담배 뺏으며) 지금 골프가 문제니? 니가 난데 없이 결혼을 한다는 대 지금,
풍도;(O.L) 아 거참, 내가 결혼을 한다는게 아니고,
성여사;뭐야 그럼!
풍도;아 관두슈! 괜한 말 꺼냈다가 잠만 다 깼네 그냥.
성여사;보자.
풍도;어머니.
성여사;한번 보자구. 내가 보믄 알어. 해두 될지 안될지.
풍도;누가 지금 결혼을 한대요? 내 말은! 적당한 여자가 하나 있는대, 난
사실 지금 딱 당장 결혼이란건 하기가 싫고, 그렇다구 이리 저리
봐도 그만한 애가 흔치 않아 방류해 버리긴 아깝고, 그냥 저냥 집에 좀 들락 거리게 해주고, 왜 그런거 있쟎우. 집으루 좀 왔다 갔다 하 게 해 주면, 아, 나를 이집에서 인정해 주는구나,
성여사;(O.L) 인정해서 뭐하게. 결혼 안한다며?
풍도;아 거참, 모자간에 뜻이 이렇게두 안통하나? 지금 당장은 결혼을 안해
도! 일단 인정을 해 주는 식으로!
성여사;(O.L) 그래서! 인정해서 뭐할건대?
풍도;좀 기다리게 하는데 좋쟎우 서루.
성여사;별 싱거운 소릴 다 듣겠네. 녀석아! 사내녀석이 여자 하나를 확 못
휘어잡구, 질질 끌려다니는게야? 사내 녀석이 여자 비위짱 맞춰 주
자구 바쁜 지 엄말 써먹어?
풍도;아 싫음 말구. 관두슈 귀챦으믄.
성여사;당장 딱 결혼을 하겠다! 것두 아니구, 더구나! 여자가 어디 한둘이길 해 니가? 정신살 없게 여자 애들을 뭐하러 집으루 들락 날락 데리구
다니면서 문턱을 닳쿼? 밖에서 만나 밖에서!
풍도;누가 줄줄이 다 데리구 온대요? 아 글쎄 관두자구요. 안들은걸루 해
요. (자려고 눕는)
성여사;(생각하다가) ...... 한명이라구?
풍도;에?
성여사;아 이리 저리 다는 아니구 한명이라믄서 데려올만한 애는.
풍도;근데.
성여사;그럼 한번 시험 삼아 데려와 보든지.
풍도;아 관둬요. 귀챦아.
성여사;한번 보자아. 니가 그정도루 말하는거 보믄, 꽤 이쁠거 같은대.
풍도;치. 엄마는 여자가 여자 인물 밝히우?
성여사;아들 애인이 이쁘믄 좋지. 옷 사주기두 좋구.
풍도;하여간, 우리 엄마, 돈쓰는건 지독히두 좋아하시지.
성여사;아 벌어서 뭐해! 쓰자구 벌지!
풍도;봐서. 엄마 기분 좋은날 한번 데리구 오든지, 아님 말구 뭐.
성여사;많이 이뻐? 많이 이쁘니? 어떤애야? 몇살이구?
S#59.김가네 부엌
하나;(난처해서) 네? 나이요? 그게... 나이가 좀....
정자;왜, 많아?
두나;(화난 호흡) 아흐!
정자;가만 좀 있어! 너 지금 너 유학 가는 얘기 하게 생겼어 우리가? (하나 에게) 하나 계속 해봐.
하나;네?
정자;몇살이냐구!
하나;저보다 두살이....
꽃분;(O.L) 두살 차이면 좋으네! 좋지? 에미야.
정자;(웃으며) 예, 나이야 뭐.
하나;적어요.
모두;엥? (뭐? 적어? 등등...)
중후;아니 그럼!
택두;안된다.
하나;할아버지.
택두;밥 먹구 출근해. 에미야. 국이 다 식었다.
정자;예! 아버님.
하나;할아버지, 우선 사람을 만나 보시구,
택두;(O.L) 애비는 어때. 딸보다 두살이나 어린 사위, 볼게야?
중후;아니 저기 그게 그러니까.... 쉽지 않죠. (할아버지 국을 바꾸어 주는
정자)
하나;아빠아....
중후;저... 아버님... 요즘 애들 나이라는게....
정자;(O.L) 나두 싫어요 여보.
중후;당신두?
하나;엄마?
정자;(앉으며) 할아버지 말씀이 옳아. 너보다 어린애를 어떻게 남편으루 믿 구 살어? 두살이 많아두 시원챦구만.
중후;!!!??? 그게? 무슨 말이지?
정자;(아이코!) 아니, 저, 으흐흐흐. 당신 얘기가 아니구.... 대체적으루 남자
들이 여자들보다 어리니까...
택두;어려?
정자;아이구, 그게 아니구요 아버님.... 하여간 난 반대다. 두살이 어리면 대
체 몇살이야? 스물 일곱 아냐!
두나;그럼 언니 얘기는 끝난거구,
하나;(O.L) 엄마, 할아버지!
두나;할아버지! 저 유학 보내주세요. 보내 주실거죠? 네? 보내 주실거죠?
택두;(곤란해서) 두나야.....
두나;할아버지! 세상에서 저를 제일루 이뻐하신댔쟎아요. 네? 네 할아버지.
하나;남자랑 가는 것두 말씀 드린다면서.
모두;뭐?
정자;아니 얘들이 오늘아침에 뭐 못 먹을걸 먹었나!
두나;아니예요. 그런 계획 없어요.
하나;너 어제 나한테,
두나;(O.L) 그런 계획 없어. 거짓말이 아니구, 나 혼자 간다구.
하나;너 어제,
두나;나 혼자 간다구. 혼자 가기루 했다구!
하나;.....?
두나;할아버지....
할아버지;아범, 돈 있어?
중후;(너스레) 아우, 아버님, 제가 돈은 무슨, 요즘 집이 너무 안팔려서,
새루 지은 분당에 빌라두, 전부다 전세루 놓게 생겼구,
할아버지;(O.L. 좋게 타이르듯) 두나야.... 니 아버지, 집이 안팔린다는구나
요즘.
두나;돈은 할아버지, 저 모아둔 돈으루 우선 하구,
할아버지;두나야....
두나;네.
할아버지;우선 밥부터 먹자. 국이 또 식는다?
두나;(한숨) ......
꽃분;니 남편 국이 또 식었단다. 좀 바꿔줘라 에미야.
정자;(너무 놀라서) 네? (택두, 너무 놀랐지만 암말 못하고 눈이 커지는데)
중후;(아무것도 모르고 정자에게) 아 뭘 그렇게 놀래? 나 국 좀 다시 달라
구.
정자;(아, 그렇구나 싶어서) 아, 예..... 예.... (슬쩍 택두의 눈치를 보니)
택두;(정자의 눈치를 보고 있다가 얼른 시선을 피하는) 큼....
S#60.김가네 집 앞
하나, 두나, 둘이 잔뜩 화가 나서 나오고 있다.
걸거치는 하나를 밀치듯이 나와 조수석 문 손잡이를 이미 잡고 있는 두나인데, 차 문을 안열고 두나를 빤히 쳐다 보고 있는 하나.
두나;아 뭐해! 빨리 문 따! 춥단말야!
하나;그래. 참자. 언니니까. (문을 따주자)
두나, 팍팍 타서는 문을 쾅! 닫아 버리는.
어이 없어서 보고 있는 하나.
S#61.길거리
운전하는 하나와 조수석의 두나.
두나;(바락 신경질) 아 좀! 말 시키지 말란 말야!
끽 서버리는 하나.
하나;야!
두나;나 내려?
하나;(어이 없어서 쳐다 보고 있는) .....!
두나;그래 좋아! 그렇게 알구 싶음 내가 얘기 해 줄께. 언니는 결혼한다구?
결혼할 남자 있다구? 좋겠네 그럼! 난! 도망갔어 그남자! 이제 속이
시원해? 딴여자랑 결혼해서 미국으루 도망갔대 어제!
하나;무슨 소리야? 독신주의라면서 그남자. 너 그럼, 유학가겠다는게, 미국
까지 쫒아가서 그남자 독신주의를 잡아 먹는게 아니라, 그남자 와
이프를 잡아 먹겠단 소리니?
두나;미쳤어 내가?
하나;그럼! 유학을 왜가 니가.
두나;언니는 유학을 왜가? 공부하러 가지!
하나;글쎄 갑자기 왜?
두나;아이큐 두자리니?
하나;(멀뚱).....
두나;그럼 언니는! 내가! 그딴놈한테 그렇게 기막히게 채이구! 또박 또박 회
사나 다니면서! 그랬음 좋겠어?
하나;아니, 물론 변화를 갖겠다는건 좋은 생각일 수두 있는대....
두나;더 이상 알려구 그러지 마. 언니 인생은 언니꺼구, 내 유학은 내꺼야.
왜그렇게 오만군데 상관을 하구 싶어해?
하나;너는 내가 니 언니니까 너한테 애정이 있어서,
두나;(O.L) 언니 애정 필요없어 글쎄. 난! 내가 선택할 남자만 애정 가져
주면 된다구.
하나;넌 무슨애가 말을 그렇게...
두나;나 이런거 이제 알았어? 왜그래 새삼!
하나;(할 말 없는) .....
두나;아흐! 혼자 타구 가! 성가셔서 더는 같이 못다니겠다. (내리려는데)
하나;(잡으며 착하게) 미안해. 너.... 뿔 많이 낫는데 내가 너무 눈치 없이
굴었구나? 야! 짜식아! 너두 가끔은 남자한테 채이기두 하구 그러
는거지! 엉? 야! 기운내! 그자식 순 바람둥이였나부다! 내 뭐래디!
너한테 듣구 내가 그랬지? 오히려 그런 남자들이 위험하다구!
두나;(기막혀서 보고 있는) .....!
하나;잊어 버리구! 다시 찾아 봐! 어딘가 있겠지!
S#62.우진의 오피스텔
토스터에서 올라오는 빵을 잡고 우유를 따르는데 전화벨.
우진, 받으러 가려는데 응답기가 틀어진다.
형석;(녹음된 인삿말) 박형석입니다! 메세지를 남겨 주시면 연락 드리죠.
(나오고 있는데)
우진;(얼른 받아서) 여보세요? 여보세요?
형석;(필터) 야! 어떻게 된거야? 왜 전화기에서 내 목소리가 나와?
우진;아 형! 형이야말루 어떻게 된거야?
형석;(필터) 너 전화 번호 안바꿨어? 내가 다 바꿔 주구 왔쟎아!
우진;번호는 바꿨지만, 전화기는 형 쓰던거쟎우! 아 어쩄껀, 형 어디야?
도착한거야?
S#63.미국 아파트 어느 원룸 스타일의 방
미국 주인 여자 옆에 고투고 서 있고, 형석은 전화 중. 형석은 뒷모습으로.
형석;야! 도착은 했는대! 니 아파트 이거 뭐 이러냐?
우진;(필터) 왜? 뭐가 잘 못 됐어?
형석;아파트 주인 여자가 영 깽깽 대! 내가 아무리 설명을 해두,
너는 너구 나는 나라구, 계약을 다시 하자는거야!
주인 여자;(옆에서 쭝얼 쭝얼. 영어로) 우리는 다른 계약이 필요하다. 사람
이 다른데 어떻게 계약이 같을 수 있느냐.
형석;(주인 여자와 아랑곳 없이 연결해서 말한다) 게다가 니가 내던 임대료 보다 150불이나 더 내라구 아우성이다 야!
S#64.우진의 오피스텔
우진;내 그러지 싶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야 사람 워낙 잘 믿구, 내가
먼저 사람 동생이요 그럼, 그런가부다 하지만, 거기 애들, 그런거는
영 사람 안믿구, 철저하거든. 할 수 없지 뭐. 디파짓 새루 하구, 형이
계약 다시 해.
형석;(필터) 야! 그럴바에 내가 꼭 니가 있던 이 아파트를 써야 되는거냐?
우진;대신 내가 가구는 다 두구 왔쟎아. 형 그거 침대며 뭐며 사러 다닐려면
것두 다 일이다.
형석;(필터) 하긴 그래. 오케이! 알았다! 일 있으면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
우진;아 형! 그 여자 왔었어!
형석;(필터) 그래? 내가 시키는대루 했지?
우진;하긴 했는데, 영 기분이 안좋아 내가.
형석;(필터) 왜!
우진;아 왜 사람 거짓말을 시키구 그래. 하지두 않은 결혼을 했다구.
형석;(필터) 미안하다. 어쩔 수가 없었어. 그 여자, 내 독신을 무너뜨릴 위
기의 여자였거든.
우진;.....
형석;(필터) 여보세요?
우진;어, 잘 들려.
형석;(필터) 순간 순간, 확 결혼 하구 싶어서, 얼마나 애 먹었는지 몰라.
우진;그럼 하지 그랬어.
형석;(필터) 난 결혼 안해 임마. 알면서 그래!
우진;오케이! 어쨌건 형의 그 빳빳한 독신주의에 한 여자가 무척 상처 입었
다는것만 알아두슈. 게다가.....
형석;(필터) 게다가 뭐!
우진;아냐. 형이 알아봐야 뭐, 본인이 알아서 하겠지 뭐. 좀 안됐긴 하지만.
형석;(필터) 무슨 소리야?
우진;됐어! 형이 이왕 정리 하구 간거, 거기서나 잘 해. 공부건 뭐건. 여기서
는 형이 부탁한대루 정리가 잘 됐어.
형석;(필터) 그래 이만 끊자! 전화값 비싸다.
우진;그래요 그럼! 아! 형! 나 오늘 첫 출근이야!
형석;(필터) 그래! 축하한다! 잘 해 임마!
우진;알았어. 끊어요!
형석;(필터) 오케이!
우진, 끊고는 혼자 씁쓸.....
두나가 욱! 욱! 하던것을 회상하는 컷. (임신으로 오해)
우진;쨋! 알아서 하겠지. 모르겠다. (들고 있던 토스트를 먹으려다가
아! 싶어서 목을 큼큼 다듬더니 자동 응답기를 새로 녹음한다)
큼큼. 큼큼. (녹음 버튼을 누르고 삐... 소리 후에) 강 우진 입니다.
지금은 집에 없습니다. 메세지를 남겨 주시면 돌아 와서 연락 드리
겠 (하고 말하다가 끝에, 아! 하는 생각이 떠올라) 아! 가만?
(녹음 재생을 누른다)
두나;(예전에 녹음된 목소리) 형석씨, 아직 집에 안왔어? 아까 미안해.
삐삐 여러번 받았는데, 실장님하구 계속 회의중이었어. 나중에
연락해. 참! 일요일날, 나 거기 같이 못 갈거 같애. 우리 카달록
촬영이 있거든? 나중에 얘기 하자. 안녕!
남자;(목소리) 박형석씨. 여기 중앙 여행삽니다. 내일 서류 받아 가세요.
두나;(목소리) 형석씨, 나 두나.
우진;(혼잣말) 두나?
두나;(목소리) 내일 약속 못 지키겠다. 대신 다음번 저녁은 내가 살께.
근데 요즘 왜이렇게 연락이 안돼? 전화해.
응답기를 탁 끄는 우진.
우진;두나? (갸우뚱) 두나? (가만...히 생각하는)
회상.
주차장에서 꺼이 꺼이 울고 있는 두나의 모습.
우진, 안됐게 생각하다가 시계를 보더니
우진;어우!
서둘러 준비하는 우진.
S#65.오피스텔 복도
뛰어 나와 엘리베이터로 뛰는 우진. 엘리베이터 부름 단추를 누르고는 시계를 보다가 앗! 떠오르는 생각!
우진;.....!
후다닥 다시 오피스텔로 뛰는 우진.
S#66.오피스텔
급하게 우당탕 들어오더니 전화기 앞으로 가서 딱 선다.
전화기를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다.
전화기 위에 손을 다다다다.... 갈등하듯 휘젖다가 결심이 선듯 스피커 폰을 열고, 신호가 뚜우... 떨어지자 단축 다이얼 1번을 꾹 누른다.
띠리리리리리리. 단축 다이얼이 돌아가고 신호가 간다.
한참 신호가 가다가
두나;(E) 여보세요?
S#67.패션 회사 복도
출근하는길의 두나.
두나;(핸드폰) 여보세요? 여보세요?
S#68.오피스텔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 우진. 막상 말을 못하고 있는 자신을 안타까워하는 표정과 손동작인데
두나;(E) 말씀하세요! 여보세요!
우진, 스피커 폰을 아쉽게 꺼버린다.
우진;(아쉬운) ......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드는) .......
S#69.패션 회사 사무실
들어오는 두나. 전화를 끄며 갸우뚱?
직원;(나가며) 좋은 아침?
두나;커피 뽑아 드려요?
직원;(작전을 다 알겠다는 듯) 알았어. 내 뽑아 다 줄께. (나가는)
두나;고맙습니다! (자리로 가서 앉으며 전화기를 내려 놓는데)
직원;어 김두나씨! 동전 있어?
두나;네 있어요! (책상위의 동전 들어 있는 종이컵을 답싹 들고 뛰어 나가 는) 오늘은 제가 뽑을께요. (휙 나가는)
두나의 책상위 핸드폰이 혼자 울린다.
S#70.우진의 오피스텔
스피커 폰에서는 계속 신호음만 울리고 있다.
우진, 스피커 폰을 끄고 어깨를 으쓱하는 혼자 멋적어 웃는.
아주 약간의 시간 경과.
혼자 왔다 갔다 생각하는 우진.
결심한 듯 다시 한번 스피커 폰을 열어 단축 다이얼 1번을 누르는 우진.
S#71.두나의 패션 회사 사무실
책상위에서 울리는 두나의 핸드폰.
커피를 동료에게 주고, 뜨거운 커피 조심껏 들고 얼른 책상으로 뛰어 와서 커피를 조심스레 책상위에 놓고는 전화를 받는
두나;네 여보세요?
하는데서 스톱 모션. 끝.
윤 진아
28세. 교포 1.5세대.
뉴욕에서 연극 연출을 공부한 후, 브로드웨이 연극무대에서 연출을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집념이 강한 신세대 여자.
뉴욕에서 공부하던 강우진과는 3년정도 우정을 나눈 정말 친한 친구.
뉴욕 생활 시절, 우진과 진아는 섹스를 제외한 모든 것을 같이 한 절 친한 친구.
하다못해 우진이 뉴욕 맨하튼에 살 때에는 쇼핑몰에서 서로의 팬티 를 사는것까지 같이한 사이이고, 잠 안오는 밤이면 서로를 불러 내 한국 식당에서 매운 순두부 찌개를 나누어 먹으며 뉴욕의 문화와 맨 하튼의 고독에 대해, 또 연극과 젊음에 대해 대화를 나누어 온 신세 대 스타일의 진정한 친구.
그러다가 우진은 유학이 끝나 서울로 갔고, 혼자 남은 진아는 단짝 친구를 잃은듯 허전했지만, 일에 열심히 몰두해 있었는대, 사수 연출 자(미국인)가 한국에서 일을 받아 큰 무대의 연출자로 가면서 진아에 게 너의 고국이니, assistant로 같이 가자고 제안.
기간은 두달.
한창 브로드웨이에서 경험을 쌓아 올리던 진아이지만, 우진이 떠난
자리에 대해 헛헛함을 느끼던 차라, YES! 한국으로 가자!
결국, 한국으로 오게 된다.
우진과 진아는 이제 친구 이상이 될 수 있을까?
한국에서도 진아는 일로 바쁘지만 틈틈히 우진과 즐거운 시간을 보
내고,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은 남녀의 만남이지만, 그 이상의 뜨거
운 우정을 보여준다.
하지만 우진은 나날이 “두나”에게 남자로서의 감성이 생기게 되고, 마침내 이를 진아에게 솔직히 고백. 마치 가장 친한 동성의 남자 친 구에게 고백하듯 우진은 다 털어 놓고 말한다.
이에 진아는 껄껄 웃으며 “와 김샌다. 짜식! 너마저?” 하며, 마치 동
성의 친구 대하듯....
두달의 머무는 기간 동안, 극단에서 제공한 호텔에 머물던 진아는
순간 순간 이성으로 우진을 대하려는 자신의 감정, 그리고 우진 역
시 그런 감성이 생기려는 것을 느꼈지만, 결국 우진의 사랑에 박수를 보내며 뉴욕행 비행기를 탄다.
공항의 우진과 진아.
진짜배기 우정으로, 뉴욕가서 밥 잘 챙겨 먹어라... 하며 눈물이 찡
하게 말하는 우진, 짜식, 여자한테 너무 절절매지 말고! 하며 우진의
등을 두드려 주는 진아.
신세대식 남녀의 진한 우정을 보여 준다.
***목적; 1. 신세대식 남녀의 우정을 보여주고
2. 두나와 우진의 연애에 긴장감을 준다.
3. 우진의 캐릭터를 싱싱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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