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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겨울, 바람이 분다  8회

[탁 뛰어오는 소리]

 

(직원차 대기시켰습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진소라 씨!

 

우와미친다진짜

 

진성아, 1층으로 튀어 와 빨리

 

[삐뽀삐뽀구급차 소리]

 

[전화벨 울리는 소리]

 

[전화 안내음왕비서님입니다

 

[전화 안내음왕비서님입니다

 

[전화 안내음왕비서님입니다

 

[전화 안내음왕비...

 

[전화 안내음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전화기 던지는 소리]

 

(아줌마전화 안 받아요?

 

오빠가 좀 그러네요

 

내일 당장 아가씨 창립 파티 준비해야 할 건데

 

(아줌마일찍 온다더니

 

대체 앞도 안 보이는 사람을 어딜 데리고 돌아다니는 거야

 

(구급대원비켜 주세요!

 

(구급대원비켜요!

 

저기요제가 보호자예요

 

(의사검사실 들어갈 겁니다

 

보호자 분은 업무과 가셔서 수속 밟으세요

 

[전화벨 울리는 소리]

 

(진성난리 났어

 

지금 이명호랑 진소라가 만났어

 

우리가 형 지시대로 이명호가 여자 만나는 거 잡으려고 뒤쫓...

 

이게 만나란 여자는 안 만나고 미저리 소라를 만나고 있는 거 있지

 

알고 있어

 

알고 있었어? [의아한 듯이]

 

네가 어떻게 알아?

 

너 소라랑 연락해?

 

이게 지금 사태 파악을 못하고 어디서 질투질이야이게?

 

(진성이제 어떡해여기 그냥 뜰까?

 

말만 해나 형이 하라는 대로...

 

[긴장감 흐르는 음악]

 

오케이

 

오케이좋아이것들 확 알았어

 

너 어디 가? - 궁금하면 따라오면 되잖아

 

(명호여기 이분들을 다 아시나요?

 

 

죄송하지만 스캔들이 나면 광고에 지장 있는 거 아시죠?

 

제가 듣기로 거기 계신 한 분과 애인 사이셨다고

 

이분이 맞나요?

 

아뇨

 

제가 알기로 그 사람은 이미

 

죽은 지 오래된 사람이에요

 

나랑 만난 사람은...

 

그 옆에 사람

 

(명호이 사람요?

 

그 사람

 

[전화벨 울리는 소리]

 

 

나 진성이알지?

 

(진성나 지금 카페 밖

 

오수 형이 너랑 자기 사이에 아직도 우정이 남아 있냐고 물으신다

 

물론

 

그럼 이명호는 대충 알아서 처리하라시면서

 

(진성나중에 전화하신단다

 

나중에?

 

안 믿기는데 그 사람 전화번호 줘

 

형은 하신다면 하셔알잖아

 

기다려

 

(희선소라한테 무릎 꿇고 부탁해도 모자랄 판에

 

왜 판을 깨고 난리야?

 

몰라난 형이 하란대로 한 거야

 

(희선어디 가?

 

동일이 형 수 형이 부탁 하나 들어달래

 

의리가 살아있네

 

간만에 전화했는데 이렇게 시원하게 무조건 오케이라니

 

있잖아형 부탁이 뭐냐면...

 

(명호이 사람이 아니라 이 사람이라고요?

 

그사람요

 

피엘 그룹 외동아들

 

(간호사오영 씨 보호자분!

 

오영 씨 보호자분!

 

접니다

 

무슨 일이에요?

 

(간호사선생님께서 찾으셔서요

 

오수 씨 전화번호 좀 알려주세요

 

제가 아직 그 사람을 못 잊어서

 

한 번 꼭 만났으면 해서요

 

광고 해지 계약서 보내겠습니다

 

어쩔 수 없죠

 

지나간 스캔들 치고 이건 너무 큰 거라

 

(희선) '오수 때문에 광고까지 잃었다'

 

(진성) '오수도 알겠지만 난 인내심이 없다'

 

[어이없는 웃음]

 

이 왕싸가지생긴 건 족제비 같이 생겨가지고

 

형은 지 때문에 죽게 생겼는데 이게 어디서 앙탈질이야내가 확 그냥

 

 

(희선월척월척대어대어

 

[사진 찍는 소리]

 

그래그래그래더 해라

 

대박 [웃으면서]

 

[사진 찍는 소리]

 

(의사글쎄요

 

검사 도중에 소리를 지르며 검사를 안 받겠다고 해서

 

저도 환자 상태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내 동생 눈이 RP래요

 

RP?

 

망막색소변성증?

 

근데 그거 가지고 환자가 정신을 잃진 않을 건데

 

뇌종양을 앓았었어요

 

뇌종양요? [심각하게]

 

그럼 검사를 빨리 받아보시는 게 좋은데

 

재발 가능성이 있을 수 있거든요

 

(간호사선생님응급 환자 들어왔습니다

 

서둘러 검사받아보세요

 

(오영이제 집에 가자

 

왕비서님이 전화하고 난리야

 

 

[한숨 소리]

 

걱정돼서 화났구나

 

괜찮아몸살일 뿐이야

 

네가 의사야?

 

내일 모레 평창에서 창립 파티가 있어

 

리허설 때문에 내일 일찍 가야 돼

 

[막대기 피고 두드리는 소리]

 

(오수의사가 너 이렇게 아픈 거 이상하대

 

검사를 받아봐야 알겠지만

 

뇌종양 재발 가능성을 얘기했어

 

너도... 왕비서님 닮아가니?

 

감기몸살두통

 

단순한 장염만 걸려도 날 뇌종양으로 몰아서

 

온갖 검사를 하게 하고

 

여기저기 온몸에 바늘을 찔러 피를 뽑고

 

몇 날 며칠 무균실에 가두고

 

(오영이젠...

 

그 모든 걸 왕비서님 대신 네가 하게?

 

영이야

 

나도 내가 아픈 게 무서워 근데...

 

그것보다 내가 더 무서운 게 뭔지 알아?

 

이 냄새 나는 병원에

 

재미없는 왕비서랑만 24시간 갇혀 지내는 거야

 

만약 내가 뇌종양이면

 

또 아프겠지

 

기다려

 

그때 검사받을게

 

[막대기 두드리는 소리]

 

화났어?

 

아니

 

영이야

 

(오영약속할게정말

 

다시 한번 더 아프면 나 병원에 가

 

마음에 안 들어

 

넌 참 좋은 오빠야

 

근데 백화점은 왜 간 거야위험하게 혼자서

 

나랑 창립 파티 가자

 

늘 나를 불쌍한 장애인으로만 보는 회사 사람들 앞에

 

난 혼자가 아니다

 

내겐 멋진 오빠가 있다

 

자랑하고 싶어

 

그런 자리 체질에 안 맞아

 

창립 파티에서 내가 아프면?

 

난 너한테 절대 아팠었다고 말 안 할 거야

 

창립 파티에 가면

 

아픈지 안 아픈지 24시간 감시할 수 있을 텐데

 

넌 분명 꼬리가 9개는 달린 여우과야

 

(오영왕비서님이 허락하지 않아도

 

파티엔 오빠랑 갈 거예요

 

왕비서님한테도 크게 나쁘지 않을걸요

 

주주들 사이에

 

왕비서님과 이명호 본부장이 날 인형처럼 조종한다는 

 

의심을 잠재울 수 있을 테니까

 

그러자

 

사실은 나도 내일하고 모레 일이 있어서 

 

파티장에 미리 가있을 시간이 없었거든

 

에스코트도 오빠한테 부탁하렴

 

주주들이 좋아하겠구나

 

돌아가신 회장님에 대한 의리라면 뭐든 할 사람들인데

 

회장님의 외동아들이 나타났다면 좋아들 하겠네

 

고마워요이해해주셔서

 

근데...

 

이 옷 말고 오빠가 사준 옷 주세요

 

셔링 들어간 건 오빠가 별로 안 좋아해서

 

아버진 좋아하셨다이거...

 

싸우지 말죠저 기분 좋은데

 

이제 31일 남았어요

 

오빠가 갈 날까지 그때까지 난 즐겁고 싶어요

 

그래

 

나도 그때까지 네가 제발 즐겁길 바랄게

 

별일 없이

 

[핸드폰 상에 놓는 소리]

 

내가 밥도 못 먹고 뛰어다니면서 찍은 거야

 

(진성그거 희선이가 찍은 건데 여기까지 죽이지그림?

 

근데 문제는...

 

(명호그만 좀 해제발! [화내면서]

 

한소연내가 더이상 너한테 어떻게 해야 돼?

 

우린 끝난 사이야

 

끝났다고 [확 밀치는 소리]

 

(진성이걸론 안 되겠지?

 

왕비서랑 이명호가 끝난 사이라고 우기면그렇지?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더 따라붙어

 

남녀 사이가 한쪽이 끝났다고 해서 끝난 건 아니니까

 

그리고...

 

동일이가 왕비서를 뒤져서 뭘 물어오는지 봐줘

 

근데 소라는 어쩔 거야?

 

나한테 2시간 간격으로 온갖 협박성 문자가 오는데

 

걔 다루는 방법은 내가 알아

 

신경 꺼

 

자네가 만난 조무철과 말이 다 다르네

 

그러게요

 

진소라 말이

 

오빠 오수가 뻑하면 자기가 피엘 그룹 아들이라고 말했고

 

조무철이 말한 사람은 이미 죽은 지 꽤 됐답니다

 

진소라 창립 파티에 초대해

 

거기서 오수와 만나게 하자고

 

오수와 진소라가 만나 무슨 얘기를 할지도 궁금하고

 

창립 파티에 초대해

 

[긴장감 흐르는 음악]

 

[전화 끊는 소리]

 

- (직원어서 오십시오회장님 - (직원2) 어서 오십시오

 

(오영수고들 많으세요

 

늘 이렇게 대우받고 사냐?

 

좋으면 나랑 살든가 [웃으면서]

 

난 이탈리아가 좋아

 

나보다 이탈리아가 더 좋다는 말로 들려

 

서운하다

 

그래도 난 가

 

알아

 

(오영여기 좋지?

 

이탈리아가 좋아

 

내가 여기 남을 거란 미련 갖지 마

 

내가 어려서부터 아프면서 배운 게 뭔지 알아?

 

미련이 있으면 나만 다친다

 

(오영괜찮아

 

넌 가고 난 남고

 

알아나도

 

이쪽으로 좀 두세요

 

(오수근데 저 사람들은 뭐 하는 거야?

 

(오영내가 부탁했어

 

나도 너처럼 요리사가 되고 싶었거든한때는

 

요리사?

 

빵 만드는 요리사 그래서 한번 만들어보려고

 

그냥 사 먹지

 

꼭 만들어서 널 먹일 거야 기대해

 

나 빵 싫어

 

(오영그래도 먹어야 할걸

 

[한숨 쉬는 소리]

 

[잔잔한 음악]

 

[전화 안내음달걀 노른자에 반죽한 머랭을 섞고

 

강력분을 완전히 섞는다

 

[부시럭 거리며 밀가루 집는 소리]

 

[코 훌쩍 거리는 소리]

 

내가 도와줘?

 

내 힘으로 할 거야

 

뭐 하게?

 

체리를 두 쪽으로 썰게

 

네가? - 내가

 

나와위험해내가 할게 내가 할래이건 내가 해야 돼

 

집에서 칼질해본 적 있어?

 

아니왕비서님이 누군데 내가 집에서 칼 잡는 걸 보겠어

 

하지만 복지관에서 한 적 있어

 

시각장애인 교육 프로그램에 있거든

 

[더듬으며 칼 찾는 소리]

 

 [놀란 듯이]

 

난 네가 칼질하는 걸 두 눈 뜨고는 못 보겠고

 

넌 죽어도 한다면 하는 애고 이렇게 하자그냥

 

그럼 이건 내가 한 거야

 

넌 그냥 도와준 거고

 

그래

 

네가 쉐프나는 보조

 

[밝고 잔잔한 음악]

 

천천히천천히

 

천천히천천히 [속삭이면서]

 

간지러워 - 

 

천천히

 

뜨거워! - 뜨거워괜찮아?

 

괜찮아 [밝게 웃으면서]

 

뜨거워

 

괜찮아 - 진짜?

 

[깔깔대며 웃는 소리]

 

백화점에는 왜 갔어?

 

누구 줄 선물 사러

 

누구?

 

그냥 누구

 

? - 아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

 

이명호?

 

아니

 

장 변호사님

 

장 변호사님 선물을 살 거면 나한테 부탁을 하지

 

위험하게 혼자 백화점에 왜 가?

 

내가 직접 선물을 고르고 싶었어

 

그 정돈 할 수 있을 줄 알았고

 

내가 없어도 장 변호사님은 네가 믿을 만한 거야?

 

 [웃으면서]

 

하지 마!

 

하지 마진짜 [살짝 웃으면서]

 

(오영?

 

하지 마? - (오수

 

하지 말라고왜 그래자꾸! - 

 

[오영 웃음 소리]

 

[오영 깔깔대고 웃는 소리]

 

[케이크 탁놓는 소리]

 

씻고 와 [크게 웃으면서]

 

[오영 웃음 소리]

 

영이야!

 

영이야

 

영이...

 

[다급하게 부시럭 거리며 뭔가 찾는 소리]

 

(오수영이야뭐 해?

 

내 풍경...

 

(오영잘 때 손에 들고 자려고

 

아줌마한테 챙기라고 했는데 그게 없어

 

[부시럭 거리는 소리]

 

없으면 하나 사면 되지...

 

(오영네가 가고 네 생각이 나면

 

그 풍경 소리를 들으려 그랬는데

 

나와 봐내가 찾게

 

왜 없지?

 

아줌마가 분명히 넣었다 그랬는데

 

[풍경 울리는 소리]

 

!

 

찾았다 [안도의 한숨 쉬며]

 

[풍경 울리는 소리와 오영 안도의 한숨 소리]

 

[오영의 한숨]

 

[풍경 달그락 거리는 소리]

 

정말?

 

정말 우리 리프트 타?

 

그럼정말이지

 

(오영재밌겠다근데...

 

그거 안 무서워?

 

너 양말 몇 개 신었어?

 

하나 - 하나?

 

[오수 한숨]

 

(오수여기 앉아있어

 

- (오수나 방에 좀 갔다 올게 - (오영방엔 왜?

 

제발 무슨 말을 할 때 '좀 해라, '말고

 

말이 많아자식이여기 있어

 

빨리 와

 

[잔잔한 음악]

 

무슨 발이 인형 발도 아니고

 

이렇게 작아

 

리프트만 타는데 그렇게 추워?

 

우린 리프트만 타는 게 아니라 산 정상까지 갈 거야

 

정상?

 

너 힘들 건데

 

싫은 건 아니지?

 

가고 싶어

 

그럼 가지

 

(오수목도 단단히 동여매고

 

됐다

 

귀엽다 [웃으면서]

 

가자 - 가자

 

도련님!

 

(직원위험합니다도련님

 

왕비서님이랑 주주들이 아시면

 

왕비서님이랑 주주들 모르게 말 안 하시면 되겠네요

 

아가씨도 무서우실 겁니다

 

난 안 무서워요

 

들었죠?

 

내 동생은 방구석에만 처박혀 있는 가구가 아니에요

 

탈래요

 

그럼 리프트만 타시고 바로 내려오시는 거죠?

 

아뇨우린 산 정상까지 갈 거예요

 

우린 산 정상까지 갈 거예요

 

들었죠

 

우리는 방구석에 처박혀 있어야 하는 가구가 아니니까

 

산에 왔으면 정상까지 가는 게 당연하죠

 

알겠습니다가시죠

 

무서워

 

바람이 발 밑에서도 불어

 

근데...

 

좋아

 

사람들이 다 네 발아래 있다

 

산도집도

 

다 네 발아래 있어

 

바람이 좋다

 

이제부터 내가 진짜 바람이 좋은 데 데려가 줄게

 

기대해

 

[오수 헉헉대는 소리]

 

[오수 헉헉대는 소리]

 

(오수거의 다 왔다잠깐만 내릴게

 

[오수 숨 고르는 소리]

 

미안해눈이 안 보여서

 

[오수 숨 고르는 소리]

 

난 나쁜 동생이다그렇지?

 

널 너무 힘들게 하니까

 

맞아 [숨차하면서]

 

나중에 좋은 여자 만나

 

눈도 보이고 말도 곱게 하고

 

네 말 잘 들어주는 여자

 

그런 여자 만나봤는데 무지무지 지루해

 

넌 대체 여자를 몇 명이나 만나본 거야?

 

...

 

네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바람둥이지?

 

그냥 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자일 뿐이야

 

[오영 웃음 소리]

 

(오수

 

빼지 마

 

?

 

(오수...

 

그냥 일단 이거 쓰고 있어

 

내가 빼줄 때까지

 

업혀

 

[오수 숨차하는 소리]

 

[가방 내려놓는 소리]

 

[풍경 울리는 소리]

 

[계속 풍경 울리는 소리]

 

[풍경 울리는 소리]

 

이 소리...

 

[풍경 울리는 소리]

 

[잔잔한 음악]

 

내가 널 위해 만 개의 풍경을 달았지

 

사실 이 소리는...

 

나뭇가지의 눈이 얼어서 부딪히는 소리야

 

나중에 오빠가 가고

 

네가 풍경을 잃어버려도

 

겨울 바람이 불면

 

(오수이들은 언제나 여기서 이렇게 소리를 낼 거야

 

네가 지금

 

이걸 볼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하지만 이것보다 내가 너한테 진짜 보여주고 싶은 건

 

바로 영이 너야

 

네가 그 어떤 것보다

 

널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

 

왜냐하면...

 

넌 아주아주... 예쁘고

 

(오수멋지고

 

오빠한텐 이렇게 키스하는 게 맞지?

 

그래

 

[애틋한 발라드 음악]

 

(오영오늘은 아무래도 내가 여기서 자야겠지?

 

[손을 벽에 대고 가는 소리]

 

(오영내가 아픈지 안 아픈지 24시간 동안 감시한다며

 

그럼 같이 있어야지

 

 

남매는 한 침대에서 자는 게 아니랬지?

 

내가 이불 가져올게

 

[코웃음 소리]

 

누워이불 가져올게

 

(오영내 방 가면 책 있어읽어줘

 

동생 키우기 진짜 힘들다

 

나도 이 책의 남자 주인공처럼 기억 상실증에 걸리면

 

(오수내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나설까?

 

아니그건 별로일 것 같다

 

[책 내려놓는 소리]

 

찾고 싶은 기억이 없거든

 

아니다

 

너에 대한 기억은 찾고 싶겠다

 

넌 어때?

 

?

 

[책 드는 소리]

 

[책 덮는 소리]

 

[잔잔한 음악]

 

[찻잔 놓는 소리]

 

뜨거워!

 

[숟가락 부딪히는 소리]

 

[부딪히는 소리]

 

[전화벨 울리는 소리]

 

[계속 전화벨 울리는 소리]

 

 - (오영) ♪ 생일 축하합니다 ♪

 

♪ 생일 축하합니다 ♪

 

♪ 당신의 생일을 ♪

 

♪ 축하합니다 ♪

 

맞다

 

오늘이지

 

(오영거실에 가봐

 

거실?

 

[발걸음 소리]

 

(오영네 맘에 들길 바라 내 생일 선물이

 

네가 떠나고 나서

 

혹시라도 너도 내가 그리우면 그 소리를 들으라고

 

(오영작지만 앞 못 보는 내가 위험을 감수하고 산 거 알지?

 

[살며시 미소 지으며]

 

축하해생일

 

[잔잔하고 감동적인 음악]

 

(오수멈출 수 있다면 그때 멈췄어야 했다

 

영이에게 더는 다가가지 말라는

 

나의 위험한 놀이가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는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리는 경계 경보를

 

난 그때 분명 들었다

 

자만해선 안됐었다

 

[살짝 종 울리는 소리]

 

[종 울리는 소리]

 

[종 울리는 소리]

 

(오수내가 사람을 가지고 놀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

 

처음으로 이 위험한 놀이에 영이...

 

그 아이보다 내가 더 처절히 다치리란

 

확신이 들었다

 

(오영문에서 여기까지 14걸음이네요

 

오빠분이 잘 안내하시겠지만

 

그렇게 걸음을 외워두시는 게 좋을 겁니다

 

[종 울리는 소리]

 

[더 세게 종 울리는 소리]

 

맘에 들어?

 

 

미역국은 레스토랑에서 먹어

 

다시 해봐요

 

나 지금 오수 만나러 가는 중

 

걔네 회사 창립 파티가 있대서

 

[무철너털 웃음]

 

오수 그놈이 널 보고 어떨지 궁금해지네

 

근데 너 김사장 조심해라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가지왜 와?

 

네 친구 황 박사 말이 나 살 날 두 달밖에 안 남았다며?

 

근데 내가 무슨 요양을 가?

 

(무철내버려 둬라이렇게 살다 뒤지게

 

그러게 누나가 뭐래이 자식아?

 

너 그따위로 살다가 천벌 받는다 그랬지?

 

천벌?

 

웃기네이 여자

 

유철이 저놈 뇌 고쳐준 거

 

앉지도 못하고 서지도 못하는 놈 그나마 저렇게 고쳐준 것 때문에

 

내가 당신이랑 말 섞고 있으니까

 

내가 우스워 보여?

 

[한숨 소리]

 

!

 

천벌은 네가 받아야지 왜 내가 받아

 

내가 왜 학교를 그만두고 깡패가 됐는데?

 

내가 깡패짓 안 하고 너처럼 가족들 버렸으면

 

내 동생들아니

 

네 동생들 다 나처럼 만들었어 알아? [소리 지르면서]

 

[침 뱉는 소리]

 

(무철와아

 

쟤 가는 데 뻔한데 왜 쫓아?

 

머리 쓰지 마우린 형이 하라면 하란대로 하는 거야

 

(진성쟤가 파티 가다 여자를 만날 수도 있고 여자가 파티장에 올 수도 있고

 

암튼 아주 끝까지 쫓을 거야

 

그렇게 싫으면 넌 도로 서울 올라가든가

 

은근 집요하네이거

 

이제 알았냐?

 

내가 너한테 일편단심 집요하게 하는 거 보면 몰라?

 

나 집요해무지

 

매력 있네

 

네가 드디어 내 진가를 알았구나

 

나 그냥 너 사귈까?

 

오수랑 나랑은 운명적으로 안 되니까

 

나 그냥 너나 만날까?

 

괜히 떡밥 던지지 말고

 

진짜 내가 맘에 있음 그때 다시 얘기해

 

그리고 지금은 저놈한테 집중하고

 

이게 볼수록 매력 덩어리일세

 

[웅장한 음악]

 

(사람아이고반갑습니다왕비서님

 

(왕비서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

 

날을 잘 잡은 것 같아요

 

(사람2) 어이고이게 누구신가?

 

오늘 오회장님 아들이 오신다고

 

 

내가 그 친구를 본 적이 있는데 기억할까 모르겠네

 

한번 물어보세요

 

자리 옮기시죠 거의 준비 다 돼갑니다

 

먼저 들어가 있겠습니다 - (왕비서

 

(이명호이쪽으로 들어오시죠

 

영이는?

 

리허설 끝내고 오수 씨랑 있습니다

 

현장에서 뵙자고 전해달라고

 

진소라는 왔고?

 

거의 다 왔답니다

 

그래그럼 들어가지

 

(명호장 변호사님!

 

먼저 들어가

 

빨리 들어오세요

 

중태야

 

너 나한테 보낸 오수 사진이 뭐냐?

 

(정현봐라

 

 - 오빠이거 봐라장난 아니다

 

히익 - 조용히 좀 해!

 

오수 맞구나 - 그게...

 

제가 어릴 적에 오수랑 찍은 사진을 못 찾아서 속상해 한다고

 

제 마누라가...

 

제가 진소라 팬이거든요

 

진소라 팬인 제 기분을 풀어주겠다고 기사 검색하다가 찾은 건데

 

오수가 이탈리아 쉐프가 아니고

 

청담동 유명 불법 갬블러였대요

 

[스릴 있는 음악]

 

?

 

청담동 갬블러?

 

사실 제가 영이가 편히 잘 있는 것 같으면

 

오늘 얼굴만 보고 바로 레스토랑 오픈하러 이탈리아로 떠나려 했습니다

 

알았어끊어

 

이 사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고

 

쉐프?

 

청담동 갬블러

 

[떠들썩한 소리]

 

- (사람들진소라다! - (사람들진짜 예뻐

 

[카메라 셔터 소리]

 

(사회자잠시 안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제 곧 창립 파티가 시작하겠습니다

 

(사회자참석하신 여러분께서는 모두 자리에 앉아주십시오

 

다시 한번 안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제 곧 창립 파티가 시작되겠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모두 자리에 앉아주십시오

 

여자가 안 왔나?

 

그러게

 

(사회자다시 한번 안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제 곧 창립 파티가 시작되겠습니다

 

(오수넥타이 매는 건 언제 배웠어?

 

[살짝 웃는 소리]

 

어릴 때

 

엄마가 집 나가고

 

엄마 대신 아빠한테 해주려고

 

근데 아빠한텐 못 했어 왕비서가 있어서

 

아무리 생각해도 난...

 

이런 자리 어색하고 불편한데 [좀 주저하면서]

 

그냥 왕비서님이랑 가면 안 돼?

 

어쩌면 오늘 이 자리가

 

내가 회장이란 이름으로 오르는 마지막 자리가 될지도 몰라

 

무슨 말이야?

 

차기 회장 선거가 얼마 안 남았어

 

그땐 다른 사람이 회장이 될 수도 있어

 

주주들은 장애인인 날 늘 불안해하거든

 

도와줘

 

사람들한테 내가 혼자가 아니라

 

(오영든든한 오빠가 있다는 걸 알게 해줘

 

이건 아빠하고 나한테 네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기도 해

 

좋다

 

(오수가보자

 

[또각또각 구두 소리]

 

무대 뒤쪽으로 모시겠습니다

 

근데 너 손에 땀이 많이 나 [의아한 말투로]

 

긴장해서 그래신경 쓰지 마

 

계단

 

[계단 내려가는 소리]

 

(사회자박수를 좀 더 부탁드리겠습니다

 

[커지는 박수 소리]

 

제 완벽한 바디라인을 살려주는 어깨의 실루엣과 칼라 라인

 

(사회자정말 완벽하지 않습니까?

 

오세영 회장님께서는 국내 생산만을 고집하셨습니다

 

패션 업계의 선두주자로서

 

모범이 되고자 했기 때문이고요

 

(사회자또한 내수 경제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회장님의 철학이었습니다

 

짧게 해저 자리에 오래 서 있고 싶지 않아 [조용히]

 

그래

 

창립 기념사를 해주실 오영 회장님을 모시겠습니다

 

 

[화려하고 웅장한 음악]

 

[박수 소리]

 

[콧방귀 소리]

 

오빠 노릇이 점입가경이네 [어이없다는 투로]

 

제 옆에 계신 분은

 

오세영 회장님의 외동아들이자

 

제겐 오빠가 되는 오수 씨입니다

 

주주분들께 인사드리고 싶어서 오늘 함께 자리했습니다

 

[박수 소리]

 

오빠가 원한다면

 

전 언제든 회장 자리를 내줄 생각인데

 

불행히도 오빤 회사에 관심이 없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쉐프입니다

 

곧 이탈리아로 떠날 예정이고요

 

인사하세요

 

긴말 않겠습니다

 

여기 오영 회장님을 도와주십시오

 

[큰 박수 소리]

 

주주들 분위기 좋네요

 

사람들 눈빛이 널 안쓰럽게 보지 않아

 

네가 멋진가보다

 

나가서 기다릴게

 

우리 목적은 이명호야

 

소라는 형한테 맡겨

 

따라붙어

 

알겠습니다

 

오케이늬들이 드디어 걸렸구나 늬들이

 

[접시 탁 치는 소리]

 

그간 그룹 발전 과정을 준비한 자료가 있습니다

 

보시죠

 

[또각또각 구두 소리]

 

6078호야

 

[멀어지는 구두 소리]

 

핸드폰 좀 빌려주시죠 [공손하게]

 

핸드폰 좀...

 

[전화 연결음]

 

저 오수입니다김사장님

 

근데 애인 간수를 어떻게 하시는 겁니까?

 

[벽에 부딪히는 소리]

 

전 김사장님한테 진 78억의 빚을

 

최선을 다해 갚으려고 하는데

 

이런 방해는 참 귀찮네요

 

애인 간수 잘하세요

 

[핸드폰 던지는 소리]

 

오수야

 

그만해배우 생활 접을 거 아니면

 

나만큼 배우가 좋잖아

 

[한숨 쉬는 소리]

 

(사람2) 왕비서님

 

방금 전에 이 회장이 나한테 말하길

 

다음 번 회장 선거에 영이를 밀겠답니다

 

(사람2) 오수가 영이의 지지를 반대하는 보수적 성향의 주주들을

 

움직인 것 같습니다

 

잘됐네요

 

자네 오늘 처신을 잘했어

 

영이 에스코트를 오빠에게 넘겨준 건 정말...

 

아주 평판이 좋아졌다고

 

당연히 양보해야죠오빠신데

 

[진동 전화 수신음 소리]

 

영이야어디 있어?

 

잠시만요

 

영이는?

 

옷이 불편해서 옷 갈아 입는다고 나갔습니다

 

곧 올 겁니다

 

같이 있는 건 봤는데 얘기하는 건 못 봤습니다 [속삭이면서]

 

알았어

 

둘이 만났는데 무슨 말 하는지는 못 들었답니다

 

알았어영이 오면 인사하고 우리도 곧 가지

 

 

윤 형사

 

자네 요즘도 청담동에 근무하나?

 

그래 [웃으면서]

 

내가 갬블러 하나를 찾는데

 

이름이 오수라고 하는데

 

알아봐줄 수 있나?

 

혼자 집에?

 

영이야너 아파?

 

목소리가 이상해

 

[숨을 가쁘게 몰아 쉬면서]

 

별로 안 아파걱정 마

 

집에 가서 약 먹으면 돼

 

?

 

그 약 진짜로 나 주면 안 돼?

 

걱정 마쉽게 사용 안 해

 

(오영세상에 하나뿐이잖아

 

사용할 땐 반드시 너한테 허락받을게

 

너 어디 있어?

 

오빠가 지금 갈게너 어디 있어?

 

[약간 신음하면서]

 

나 괜찮아파티 끝나고 천천히 와

 

전화 끊는다

 

[전화 끊어지는 소리]

 

[약하게 신음하는 소리]

 

회장님아무래도 왕비서님한테 전화드려야 될 것 같은데

 

(기사많이 아프신 것 같은데...

 

그럼 해고당할 줄 아세요 [차갑게]

 

[차 경적 소리]

 

[차 경적 소리]

 

[신경질적인 경적 소리]

 

[막대기 꺼내서 끄는 소리]

 

가세요

 

누구한테도 내 상태 말하지 말고요 해고당하기 싫으면

 

[막대기 탁탁거리는 소리]

 

 

[지쳐서 질질 끄는 발소리]

 

[막대기 놓는 소리]

 

(아줌마어머아가씨 오셨네?

 

 

(아줌마저 아가씨 오시는 줄 모르고

 

아줌마들이랑 마트 가려고 했는데

 

다녀오세요 - 그럼

 

[차 들어오는 소리]

 

[끼익급정거하는 소리]

 

[급하게 달려가는 소리]

 

[문 열리는 소리]

 

[다급한 발소리]

 

[문 여는 소리]

 

[긴장감 흐르는 음악]

 

[서랍 뒤지는 소리]

 

(오수영이야!

 

영이야!

 

[가쁘게 몰아쉬는 숨소리]

 

[심각한 음악]

 

영이야

 

[쨍그랑물잔 깨지는 소리]

 

왜 그렇게 내가 그 약을 못 먹게 했어?

 

(오수세상에 그런 약은 어... 없어

 

선희 누나한테 영이를 한번 보여주고 싶어

 

(무철너 진짜 연애하냐목숨 걸고 연애해?

 

(오수부탁 좀 하자!

 

(진성형은 영이만 걱정돼형 걱정은 안 돼?

 

(희선우리 일 접자

 

(미라너한테 그 약 준 인간 누구니?

 

동물들 안락사시키는 약이래

 

(오영미안내가 예민해져서 말이야

 

(오수나한테 화가 났으면 뭐가 화가 났다고 말을 해인마!

 

(오영지금은 내가 만날 사람이 있어 다녀와서 얘기해

 

조무철 씨 되시나요?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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