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웠던 우리에게 21
[사람들이 저마다 대화한다]
[심호흡]
[통화 연결음] [긴장한 신음]
[딸깍 소리가 난다]
야, 차헌, 잘 들어 [흥미로운 음악]
어젯밤에 네가 나한테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한 그거, 그거 말이야
너 그거 진짜 잘못한 거야, 어?
막 동의도 없이 막 그러면 안 되지
아무튼 우리는 이제 사귀는 사이도 아니잖아
[사람들이 술렁인다]
- (여자1) 남자 친구랑 싸웠나 보네 - (여자2) 어휴, 참
왜 말이 없어?
(지수) [웃으며] 솔이 씨
네? 여보세요?
저 서지수예요
차 샘 휴대폰이 계속 울리길래
(지수) 제가 대신 받았어요 [익살스러운 음악]
[당황한 신음]
아니, 저기, 미리 말을 해 주시지
[웃으며] 말할 틈을 안 주시길래
차 샘 오면 전화 왔었다고 전해 줄게요
[한숨 쉬며] 네, 알겠어요
[솔이의 괴로운 신음]
[사람들이 술렁인다]
[괴로운 신음]
(지수) 차 샘
씁, 뭐 잃어버린 거 없나?
허전할 텐데
깜빡했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헌) 뭐야?
좀 전에 솔이 씨 전화 왔었어
(지수) 씁, 그, 솔이 씨가 뭐라더라
어젯밤에…
[헌의 당황한 숨소리]
어?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긴 있었구나?
[헛기침] 간다
(지수) 뭐야, 어? 뭔데? 말해 봐
[익살스러운 효과음]
[심호흡]
[긴장한 신음]
(직원) 커튼 열겠습니다
[휴대전화 조작음]
[부드러운 음악]
어때?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봐
(진환) 아니, 우주를 구한 것 같은데?
[수줍은 웃음]
뭐야, 진짜
하영아
(진환) 완전 대박이야
진짜 너무 이뻐!
잠깐만, 이거 어디 날개 날개 감춰 놓은 거 아니지?
지금 당장 하늘로 날아가는 거 아니지?
[진환의 벅찬 신음]
완전 천사 같아
그만해
자, 천사님, 사진 찍겠습니다
하나, 둘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진환)
- (솔이 모) 맛있어? - (솔이 부) 음, 음, 맛있어
(솔이) 응? 뭐야
나 도시락 사 왔는데?
(솔이 부) 헌이가 벌써 주고 갔어
(솔이 모) [웃으며] 맛있대
아, 그래?
(솔이 모) 아, 잘됐다, 기왕 사 온 김에 이거 헌이 갖다줘라
아이, 됐어, 뭘 자꾸 줘
(솔이 부) 아이, 그래, 그냥 둬
내가 더 먹을 수 있어
우리 딸이 일부러 비싼 거를 사 온 것 같구먼
[솔이의 애교 섞인 신음] 그렇지?
[솔이 부의 웃음]
아유, 아이고
[솔이 모의 못마땅한 신음]
(솔이 모) 당신은 그만 좀 먹어도 돼
병원에 뭐 먹으러 왔어?
여기가 뷔페야, 뷔페?
아이, 내가 먹으면 뭐 얼마나 먹었다고, 그냥, 아유
둬
아, 오늘 헌이 당직이랬어
(솔이 모) 바빠서 밥 먹을 시간도 없을 텐데
갖다주면 좀 좋아?
얼른 가
아빠
(솔이 부) 아이, 그, 아니… [솔이 부의 헛기침]
딱 놔
[솔이 모가 젓가락을 탁 놓는다] (솔이 부) 아니…
(솔이 모) 딱 놔, 아휴, 진짜 [흥미로운 음악]
얼른 가, 얼른 가
(솔이 부) 여보, 솔…
쓰읍, 아휴, 당신은 진짜
(솔이 모) 먹던 거나 먹어 [문이 드르륵 열린다]
- (솔이 부) 아이, 밥맛 떨어졌어 - (솔이 모) 어어?
[난처한 신음]
(헌) 뭐 해?
[솔이의 당황한 신음]
그거 뭐야?
(솔이) 아!
아무것도 아닌데?
나 주는 거야?
아니, 아, 그게 아니라
나 그냥 지나가던 참에
(솔이) 당직실 문은 어떻게 생겼나…
들어와
[문이 달칵 닫힌다]
아
(솔이) 이거 도시락인데
엄마가 너 가져다주라 해서
갈게
[잔잔한 음악]
같이 먹자
10분이면 돼
아직 화가 안 풀린 거야?
화 안 났어
신솔이
이제 우리 화해하자
화해?
[잔잔한 음악]
우린 이미 3년 전에 끝났어
난 단 한 번도
너랑 헤어졌다고 생각한 적 없어
(솔이) 난 아니야
신솔이
우린 화해하게 될 거야
[한숨]
[새가 지저귄다]
[솔이 부의 아파하는 신음]
- (솔이 모) 아파, 아파? 아유, 미안해 - (솔이 부) 살살 해, 살살
[솔이 부의 멋쩍은 신음]
아이, 나 때문에 우리 슈퍼스타가 고생이 많네
(대성) 아, 아닙니다, 아버님
솔이를 위한 일인데 제가 뭐든 도와야죠
(솔이 부) [웃으며] 아이고
(솔이 모) 아유, 우리 솔이를 위한 일을 그쪽이 왜 한대?
[솔이 부의 어색한 웃음]
(솔이 부) 아, 이게 이 사람 고맙단 뜻이야 [문이 드르륵 여닫힌다]
[대성의 옅은 웃음]
[솔이 부의 웃음]
어
벌써 퇴원하시는 거예요?
내일인 줄 알았는데
(솔이 모) 어머, 헌아
하루 당겼어
한창 바쁠 텐데 아유, 왜 여기까지 오고 그러니
아닙니다
[솔이 모의 웃음] (솔이) 엄마, 나 수납하러 갔다 올게
[문이 드르륵 열린다]
[밝은 음악]
[새가 지저귄다]
(솔이) 하영아, 너무 예쁘다
(대성) 이야, 강하영, 진심으로 결혼 축하한다
결혼 축하해
고마워, 얘들아
우리 다 같이 사진 찍자
- (대성) 그래 - (솔이) 응
[어색한 웃음]
(솔이) 야, 정진환
너 하영이 좀 그만 보고 빨리 하객 맞이하러 가
[멋쩍은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솔이) 빨리 가
[익살스러운 효과음]
(하영) 참, 솔아, 나 이 드레스가 더 예쁘지?
(솔이) 응, 이 드레스가 너한테 더 잘 어울려
음, 너무 예뻐
나 큰일 났어
어떡해, 친구들아?
(헌) 왜?
(대성) 아, 왜 그러는데?
결혼반지가 없어졌어
(진환) 아, 나 미쳐, 나 어, 어떡해
어, 어, 어디 있냐, 나… [대성과 헌의 헛웃음]
아니, 턱시도에 구멍이 났나 이거 대체 어디 간 거야 [익살스러운 음악]
모르겠어, 어떡해
(대성) 야, 그러니까
야, 그게 어디, 어디 갔냐, 이 멍청아
씨, 나도 알아
난 세상 제일 똥멍청이야!
[진환의 거친 숨소리] [대성과 헌의 웃음]
[괴로운 신음]
(대성) 야, 네가 아까 나한테 맡겼잖아
어?
아, 맞는다!
[진환의 힘겨운 신음] [대성과 헌의 웃음]
[진환의 안도하는 신음]
자, 어, 어디, 어, 어디 있냐?
(진환) 여기 있다
[대성의 한숨]
왕다이… [흥미로운 음악]
내 게 아닌데?
(대성) 어
네 건 여기 있네
[진환의 안도하는 한숨]
맞는다, 내 거
[진환의 안도하는 한숨]
야, 빨리 가, 찾았으면
(진환) 어, 야, 나 먼저 가 볼게
(대성) 어, 어
(진환) 야, 근데 너 그 왕다이아 뭐냐?
끝나고 말해 줘
(대성) 가, 빨리
[헛기침]
[코를 훌쩍인다] [헛기침]
(미녀) 진환아, 결혼 너무너무 축하해
(진환) 야, 미녀야, 와 줘서 너무 고맙다 [미녀의 웃음]
(미녀) 삼촌한테 인사해야지 [부드러운 음악]
(미녀 아들) 안녕하세요
(진환) 안녕하세요
[진환의 웃음]
야, 너 애 낳고 더 이뻐졌다?
아휴, 무슨 [진환의 웃음]
(세형) 원래부터 예뻤거든?
(미녀 아들) 어, 아빠
(세형) 아들
읏차
(진환) 오, 왕세형, 이 사랑꾼
예비 쌍둥이 아빠 축하한다
(세형) 너 결혼 생활 잘하려면 이 형님한테 한 수 배워라
[심호흡]
이따 사회 잘 부탁한다
(미녀 아들) 뿌! [진환의 웃음]
- (미녀) 하영이한테 가 볼까? - (세형) 응
- (미녀) 잘해 - (미녀 아들) 고, 고
(수진) 진환아, 결혼 너무 축하해
(진환) 오, 수진아, 와 줘서 고마워
[희지의 웃음]
(희지) 진환아, 결혼 축하해
(진환) 야, 희지야
너, 너는 미국에 있어서 못 올 줄 알았는데
- (진환) 와 줘서 고마워 - 응
(진환) 아, 하영이 저쪽에 있어
응, 이따 봐
(하객1) 정진환
[진환의 반가운 숨소리]
(하객2) 오, 정진환
(솔이) 어?
얘들아, 오랜만이야
(수진) 솔이야, 안녕 [희지의 웃음]
이따 봐
(솔이) 어, 어
[희지가 살짝 웃는다]
그동안 잘 지냈지?
(솔이) 응
아, 너도 곧 미국에서 결혼한다 들었어
너무 축하해
고마워
너도 차헌이랑 같이 놀러 와
아…
아, 오늘 부케 네가 받는다며?
(희지) 응, 사실 난 솔이 네가 받을 줄 알았어
[어색하게 웃으며] 그게…
우리 고등학생 때 생각난다
[부드러운 음악]
가족들은 알아?
[옅은 한숨]
아니
[한숨]
[밝은 효과음]
[희지의 떨리는 숨소리]
(희지) 나 우울증인 거 꼭 비밀로 해 줘
[옅은 한숨]
(희지) 차헌
나 너 좋아해
[헌의 한숨]
나 신솔이 좋아해
[잔잔한 음악]
[헌의 멀어지는 발걸음]
(희지) 그때는 나도 어려서
내 마음만 중요했어
(보건 교사) 이거 차헌이가 전해 주라고 하던데
누구 거니?
(솔이) 어? 그거 차헌 건데
저 주세요
제가 빌려 달라고 했어요
(보건 교사) [웃으며] 어, 그래
[문이 달칵 여닫힌다]
(녹음 속 헌) 신솔이
너에게 유행성 독감에 대해서 알려 줄 게 있어
독감은 말 그대로 증세가 일반적인 감기보다 훨씬 심한
어, 그러니까
일종의 독한 감기라고 할 수 있지
독감의 증상 역시 감기와 마찬가지고
대개는 수일 동안 앓다 보면 저절로 좋아져
(희지) 그때부터 차헌은 널 많이 좋아했던 것 같아
[살짝 웃는다]
(세형) 다음은 신랑 신부 두 사람이
영원히 함께할 것을 맹세하는 혼인 서약이 있겠습니다
[하객들이 환호한다]
(하영) 정진환
너는 우리 학교 여자애들 전부에게 연애편지를 썼었지?
[하객들의 웃음]
(진환) 에이, 전부는 아니다
너한테 안 썼거든
[하객들의 웃음]
대신 나에겐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강하영 별을 줬었어
하영이 넌 예쁜 휴대폰 고리를 선물로 줬었지
사실 그거 너 주려고 만든 거 아니었어
[하객들의 웃음]
(진환) '나 정진환은'
[밝은 음악] '강하영을 신부로 맞아 다음과 같이 서약합니다'
'생을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당신이란 행성을 지켜 주는 든든한 우주가 되어 함께 살겠습니다'
(하영) '나 강하영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당신의 노래를 끝까지 곁에서 들어 주는'
'유일무이한 팬이 되어 함께 살겠습니다'
(진환) '저희 부부는 광활한 이 우주에서'
'특별한 확률로 만나 부부가 되었습니다'
(하영) '저희는 오늘보다 내일 더 사랑하는 부부가 될 것을'
'여러분 앞에 맹세합니다'
신랑 정진환
신부 강하영
[하객들이 환호한다]
[하객들의 박수]
(하객3) 키스해, 키스해!
(하객들) 키스해, 키스해, 키스해!
[하객들이 저마다 외친다]
하영아
사랑해
[유쾌한 음악]
[하객들이 환호한다]
(사진사) 신부님, 부케 던질게요
힘껏 던져 주세요
(하영) 네
[솔이의 놀란 신음]
[하객들의 웃음]
[하객들의 탄성]
"다음에 계속"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하객들의 박수와 환호]
[하객들이 저마다 환호한다]
[하객들이 연신 박수 친다]
[하객들이 환호한다]
[솔이의 환호성]
[하객들이 환호한다]
[하객들이 환호한다]
[하객들의 탄성]
[하객들의 탄성]
[하객들이 저마다 환호한다]
[부드러운 음악]
내가 예전처럼 널 또 도와줄 거라 생각하지 마라
도와줘
(진환) 타임머신 타고 오셨나요?
(솔이) 귀엽게 포즈 좀 지어 봐
(대성) 신솔이, 나랑 사귀자
이런 왕다이아, 진짜 아무나 못 준다?
(지수) 솔이 씨 연락 안 돼?
(헌) 자꾸 날 피해
(지수) 나 같으면 이미 다른 남자로 갈아탔어
(진환) 마냥 널 기다리던
예전의 그 신솔이가 아니야 [솔이의 웃음]
아, 씨, 이거 진짜 비밀인데
(헌) 그게 무슨 소리야?
(대성) 솔이는 내가 데려다줄 거야
(헌) 잘못했어
용서해 주면 안 될까?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