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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호천사 1

정다소 (송혜교)  미혼모 아닌 미혼모로 딸 어진(4세)을 혼자 키우고 있다. 밝고 씩씩하고 활달한 성격. 
 반면 약지 못해서 덤벙거리고 둔한 면도 있다. 고아로 천안의 보육원에서 자랐다. 어린 아기가 잘 
 웃는다고 해서 보육원에서 다소(多笑)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현재 성인이 되어서도 역시 웃음이 많다.
 의지할 곳 없는 고아지만 웃음을 잃지않고 꿋꿋하게 자랐다. 고교를 마치고 보육원에서 독립해서 나와야할 나이가 되자 서울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정은 언니는 다소에게 6년 전의 약속대로 함께 살자고 제의한다. 서울소재 대학에 합격한 다소는 입학식을 홀로 외롭게 치르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우연히 태웅과 순동을 만난다. 태웅과 순동은 순동의 가짜 대학입학 사진을 찍기 위해 올라와서 사진을 찍다가 우연히 다소와 만난 것이다. 
 그런데 다소의 언니인 봉제공장에서 일하던 정은언니 내외가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트럭이 우리음료 박회장의 아들인 진호의 차량과 충돌하여 정은 언니 남편 과 진호가 현장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난다.  
  
 하태웅 (김민종)  우리음료 강회장의 숨겨진 아들(본인은 강회장이 아버지란 사실을 모른다).
 강회장이 젊은 사장이었을 때 비서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한때 강회장의 비서였던 미혼모 엄마를 
 어려서 잃고 외삼촌 하덕호의 손에서 자랐다. 자라온 환경 탓에 거칠지만 활달하고 대담한 성격. 
 의리에죽고 의리에사는 의리파로 사람을 끝까지 믿는다. 또한 매사에 술수를 쓰지않고 진심으로 대한다. 
 그래서 당하고 손해보는 일도 많지만 사람을 끌어들이는 카리스마가 있다. 
 극장식 카바레 등 유흥업소의 마술사로 전국을 전전하는 외삼촌 하덕호를 따라서 전국을 떠돌았기 때문에 학교생활은 엉망이었고 겨우 고교를 졸업한 학력이다.  
 
 홍지수 (김 민) 우리음료 회장 비서실의 대리. 아름다운 찻잔 속에 감춰진 드라이아이스 같은 여자. 
 아름다운 찻잔에서 피어오르는 따스한 김을 보고 직접 그 찻잔을 만지면 속에 들어 있는 
 드라이아이스의 차가움에 놀라고 마는 것과 같은, 겉보기와 속의 온도차가 격심한 여자. 
 비서로서 일처리가 정확하고 빈틈이 없다. 강회장의 신임이 두텁다. 일하는 여성으로서의 매력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어려서 가난 때문에 돈이 없어서 동생을 잃었다. 
                   가난 때문에 수모도 겪었다.  그러한 그녀이기에 부와 권세에 대한 집착이 병적으로 강하다.  
 
강세현 (윤다훈) . 잔인하고 비정하다. 강회장의 이복동생. 하태웅의 삼촌. 
 우리음료의 경영주가 되겠다는 야심에 차 있다. 
 나이차이가 엄청난 이복형 강회장 밑에서 멸시와 천대를 받으며 성장했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자신을 멸시하는 모든 사람을 굴복시키겠다는 복수심과 야심을 키워 왔다. 
 그런 성장 탓에 항상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고 이중적인 행동을 한다. 진호 삼촌인 세현은 우리음료의 
 기획실장을 노리면서 우리음료 후계자가 되고 싶어한다. 
 그러던 중 세현은 강회장의 친아들이며 후계자인 진호가 유학을 계획하자 우리음료의 후계자에 대한 야심을 갖는다.  
 
오순동 (김보성) 하태웅의 둘도 없는 절친한 친구. 유흥가의 웨이터. 
단순무식하고 의리를 중시한다. 덩치에 비해 싸움은 잘 못하지만 늘 태웅과 다니며 싸움질을 했다. 물렁물렁한 순둥이다. 순정 만화나 슬픈 영화를 보고 울기도 잘한다. 태웅을 따라 서울로 올라와 나이트 클럽 에서 '바보'라는 애칭으로 일한다. 3년 전 자신의 가짜 입학식 때 잠깐 만났던 다소를 태웅으로 인해 다시 만나게 되고 다소를 짝사랑하게 된다.  
 
하덕호 (장항선)낙천적. 하태웅의 외삼촌. 유흥업소의 마술사. 
자 신의 여동생이 강회장 비서로 일하다가 강회장과 관계를 맺고 태웅이 태어난 후 자신의 여동생이 미혼모가 되자,여동생을 무지하게 구박하고 힘들게 했는데, 태웅이 엄마가 막상죽자, 동생에 대한 죄책감과 그리고 동생을 그렇게 만든 강회장에 대한 배신감으로 강회장을 증오하며 괴로워한다. 그런 죄책감과 의무감 때문에 태웅을 어려서부터 데리고 다니며 공부를 시키며 키운다. 그러나 태웅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숨기고 자신의 아들처럼 키운다. 
 그러나 삶은 늘 어렵고 나이트 클럽의 마술사를 하면서 사는 삶은 늘 고달프다. 그리고 최근에 와서는 몸도 약해져 근육마비가 오고 마술 쇼 중에 실수하는 일도 잦아서 이제는 태웅에게 혼자 살 방법을 찾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가슴 아파한다. 태웅이 힘들고 괴로울 때 늘 보호자가 되어준다. 나중에는 태웅이 나이트 클럽을 그만두라고 하지만 자신의 천직이라고 하며 다른 방법으로 태웅을 돕는다.  
유선정 (이미영)  이혼녀. 우리음료의 영업2과장이었지만 강세현의 미움을 사서 재고처리 부서인 특반팀의 팀장이 된다. 
 일과 가정 중에 하나만을 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을 택하고 이혼했다. 중학교 1학년인 딸이 이혼한 전남편과 함께 살고 있다. 내성적이지만 원칙을 고수하는 고집이 엄청나게 강하다. 책임감이 강하고 인내력과 성실성으로 무장하고 있다. 
 처음 특판팀으로 온 태웅의 모습을 보고 실망하고 좋아하지 않지만 일을 처리해나가면서 태웅을 믿어주고 용기를 주기도 한다. 태웅에게는 가장 무서운 사람. 우리음료의 특수판매팀장(사실은 재고처리팀). 
 우리의 주인공들이 모이는 부서의 부서장. 회사에서는 거의 버림받은 팀을 맡게 된 것이다. 억지로 모인 개성 강한 여자들을 모아놓고 그들의 힘을 모아 새로운 아이디어로 재고들을 확실하게 처리하고 새로운 마케팅 아이템들을 개발하여 성공을 이루기도 하지만 딸에게는 항상 미안한 엄마다.  
  
 천수만 (김승욱) 우리음료의 음료개발 연구원. 괴짜.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 . 
 다른 팀원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혼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상당히 여성적인 성격으로 남자들에게는 여자 같다고 놀림받고 여사원들은 여사원들대로 수만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겉모습은 남자지만 취향이나 관심사가 너무 여성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료개발에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으며 아무도 개발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내세워 특판팀이 어려울 때 곤경에서 벗어나게 한다. 여자들이 많은 특판팀에 자주 들르고 특판팀을 좋아하는데 사내의 유명한 섹시녀 여은주도 그저 여성 친구로 대하며 그저 여성들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할 뿐이다. 그렇게 편하게 지내던 어느 날 천수만은 여은주에게 이성을 느끼고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나홍만 (최재원) 총각. 우리음료 기획실 대리. 강세현의 심복. 물색 없고 단순하다. 
 한 가지 장점은 기획실장 강세현에 대한 맹목적 충성심. 특판팀 섹시녀 여은주를 좋아해서 추근거린다. 하지만 여은주는 구두 밑에 붙은 껌으로도 생각 안한다. 그러나 상사에 대한 충성심에 비할 만큼 사랑도 맹목적. 여은주를 짝사랑하는 모습이 눈물겹다. 여은주에게 이용당하기도 한다. 강세현에게 충성하고 강세현의 지시에 따라 특판팀을 괴롭히지만 본 마음에 악의는 없다. 하는 짓이 귀여운 인물. 여은주를 사이에 두고 제품개발 연구원 천수만과 아웅다웅한다.  

 정어진 (은서우) 정다소의 딸. 씩씩하고 의젓하다. 
 엄마가 다른 친구들 엄마보다 젊고 예뻐서 짱이라고 말하는 능청스러운 녀석이다. 이제는 아빠를 찾지 않는다. 엄마 정다소가 그 물음에는 힘들어하는 걸 알기 때문이다.  
 
줄거리

   고단하고 힘든 세상. 외롭고 지칠 때마다 우리는 누군가 자신을 지켜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험난한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힘을 주고 지켜주는 것은 돈과 권세라기보다 사랑이라는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진실한 사랑이 바로 우리들의 수호천사라는 믿음에서 이 드라마는 출발한다. 부와 권세를 쫓는 두 남녀 세현과 지수. 그리고 미혼모 아닌 미혼모가 되어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고 진실되게 살아가는 여자 다소. 
불우한 환경 속에서 거칠게 성장했지만 의리와 진심을 무기로 살아가는 남자 태웅. 
이들 네 남녀의 치열한 경쟁과 엇갈리는 안타까운 사랑을 통해서 진실과 사랑이 우리들을 지켜주는 수호천사임을 이야기한다.  
   대학 동아리 MT를 온 다소(송혜교)는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야유회 온 웨이터 일행들과 마주치게 된다. 웨이터 일행 중에는 태웅(김민종)이 끼여 있다. 다소와 태웅의 첫 만남은 이렇게 시작한다. 서로 이들은 자리다툼으로 실랑이를 벌이게 되고, 다소와 태웅은 서로 지지 않으려고 목청껏 노래를 부르게 된다. 
강회장(이순재)은 세현(윤다훈)에 대한 기획실장 발령을 보류하고, 세현은 강회장의 아들 진호로 인해 인사에서 누락되자 낙담한다. 
 더욱 세현을 당황하게 하는 것은 진호가 곧 기획실장으로 회사에 들어온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던 중 진호는 삼촌인 세현과 함께 자신의 친모 산소에 가게 된다. 
 그러다가 각자 자신들의 차를 타고 가던 중 장난기가 발동한 진호는 경주할 것을 제의한다. 
 결국 진호와 자동차 경주를 하기 시작한 세현은 뭔가 생각에 잠기게 되고, 아무것도 모르는 진호는 그저 기분 좋게 달리기만 한다. 
 그러던 중 중앙선을 침범한 진호는 마주 오던 차를 피하기 위해 세현의 앞으로 끼여들려고 하지만, 세현은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결국 진호는 마주오는 차와 정면 충돌하게 되고, 세현은 유유히 그 자리를 피해 다른 길로 빠진다. 
 한편 웨이터들과 장난을 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던 다소는 친언니같이 자신을 보살펴주던 언니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급한 나머지 태웅에게 병원까지 차를 좀 태워달라고 부탁하는데…. 
 





제 1회

#1. 유원지.(1998년)푸른 잔디가 펼쳐진 초원.나무 그늘이 있는 좋은 자리. [한성여대 야학동아리] 깃발 세워놓고, 둥그렇게 둘러앉아 수건돌리기 하는 여대생들.다소, 박수치며 노래하다가 등 뒤에 건을 뒤늦게 알고 얼른 일어나 뛴다.
이때 한무리의 웨이터들2열로 줄맞춰 뛰어와서 여대생들 옆에 와서 멈춘다. 여대생들 주의가 흩어지지만 그대로 계속한다.
웨이터들 "뭐야 이거 우리 자린데" "그새 와서 앉았냐"등등 웅성거린다. 다소, 수건을 여대생의 등 뒤에 놓고 와서 자리에 앉을 때.

태웅 (다소의 등 뒤에 밀치듯이 앉으며) 뭐하냐. 빨리빨리 앉어.
다소 (밀리지 않으려고 힘줘서 버티며 기분나빠 쳐다본다)
태웅 왜요? 빨리빨리 자리들 잡고 앉아라.
다소 미니까 그렇죠. 자리도 많은데 왜 하필 여기 앉으세요?
태웅 원래 우리 자리니까 그렇지..요.(반말인듯한 존대말)
다소 유원지에 원래 임자가 어디 있어요.저기 넓은 데 많잖아요.
태웅 원래 여기 나무 그늘 밑이 우리 자리라니까..요.비좁으면 저기 넓은데로 가면 되잖아요.
다소 왜비켜요? 우리가 왜 비켜요?
태웅 맘대로 하시던지.
다소 (수건들고 어정쩡하게 서있는 여대생에게)언니 계속해요.
여대생1 그래. 계속 하자.

여대생들 노래 부르면서 다시 한다.노래소리가 처음보다 크지는 않다.
태웅 단합대회 마지막 날인데, 지금부터는 확실하게 여흥 분위기만들어보자.
웨이터들 예.
태웅 우리 업소 종사자들은 절대 쪽팔리는 걸 모른다.우리가 쑥스러워하면 손님들은 절대 기분좋게 여흥을 즐길 수가 없다.
순동 야 안성기, 고박사. 무대 앞으로.나머지 노래 일발 장전. 곡명은 남행열차. 발사.
웨이터(안성기 고박사) 가운데서 광란의 춤추고

나머지 웨이터들 박수와 함께 크게 노래부른다.여대생들 질새라 더 크게 노래부른다.

다소 (태웅의 어깨 치고는 수건 돌려야 될 공간이 필요하니까 좀더 앞으로 가라고 손짓과 함께)
태웅 (지금 무슨 소리야하는 얼굴로 조금 더 뒤로와서 버틴다)
다소 (어림없다는 듯 더 뒤로 앉으며 버틴다)
순동 목소리가 작다!

웨이터들 노래소리 더 커지면
여대생들 질새라 더 커진다.
웨이터들 노래 더 커진다.


#2. 강회장 대문.

차에서 내리는 세현.
남기사, 차를 닦고 있다가.

남기사 오셨습니까.
세현 (가볍게 목례한다)
남기사 회장님 방금 도착하셨습니다. 차는 제가 차고에 넣어두겠습니다.
세현 예. (대문으로 들어간다)


#3. 강회장 거실.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 강회장.

강회장 앉아.
세현 예. (앉는다)
강회장 식구들끼리 밥 한번 먹어야 겠다 싶어 불렀어.
세현 (기를 펴지 못할 정도로 공손하다) 예. 진호는 집에 없습니까?
강회장 아직 안들어왔어.
진호 오기 전에 할 얘기 같은데, 너 기획실장 발령 말이야.
세현 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형님.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할 작정입니다.
강회장 너한테는 미안한 얘기긴 한데, 그 발령 취소해야할거 같다.
세현 (충격 받는다) 예? 그 그게 무슨...
강회장 내가 진호 그 녀석 고집 꺾었다.
유학은 무슨 유학이고 교수는 무슨 교수가 돼?
아들 놈이 지 아버지 회사 이어가야지.
안그러냐?
세현 ....예.

이때 진호 책가방 들고 들어온다.

진호 삼촌 왔구나?
세현 (아직 충격에서 못벗어나) 어... 어 그래.
강회장 (기분 좋은) 그놈의 책가방 이제 필요없는거 아니냐? 어디 골방에다 쳐넣.
(주방으로 가며) 자 식사들 하자.
진호 (포기하는듯한 한숨 내쉬며) 아버지한테 얘기 들었어 삼촌?
세현 어..드 들었어.
진호 손좀 닦고 갈게. 들어가요 삼촌. (욕실 쪽으로)
세현 (실망으로 얼굴이 일그러진다)


#4. 유원지.

여대생들 2인3각 경주를 하고 있다.
웨이터들, 음료 페트병 올려진 쟁반들고
이어달리기 하고 있다.
다소, 뛰어서 다음 주자에게 음료캔(바통대용)주고
숨을 몰아쉬며 웨이터들을 보다가 피식 웃는다.
다소 피식 웃을 때 태웅과 눈이 다시 마주친다.
태웅, 왜 웃는냐는 식으로 보면 다소 외면하고
같이 뛴 여대생과 웨이터들에 대해 얘기하며
쳐다보지않고 키득키득 웃는다.
태웅, 그런 다소를 기분나쁘다는 듯 본다.


#5. 강회장집 주방.

식사하고 있는 강회장 세현 진호.
옆에서 식사 시중드는 가정부(40대)

진호 아줌마. 아버지 국좀 더 드려야겠어요.
아버지, 자식 꿈 꺾으시고선 식욕이 막 생기시나봐요?
강회장 공부도 좋고 교수도 좋은데, 장사꾼 아들이면 장사를 해야지.
내가 앞으로 얼마를 더 회사일을 보겠냐.
세현아. 회사 선배로 뭐라고 얘기좀 해줘봐라.
세현 (생각에 골똑해 고개숙이고 국만 먹고 있다)
강회장 세현아. 왜 대답이 없어? 진호한테 충고좀 해주라는데.
세현 예? 예... 회사에 들어와야지.
강회장 기획실장자리 비워놨으니까 당장 다음달부터 출근해.
모르는거 있으면 니 삼촌한테 물어보고.
세현 .....
강회장 니 삼촌이 앞으로 진호 너 하는일 성심껏 도울거다.
세현 .....


#6. 유원지.

그늘 밑에서 맞춤 도시락 펼쳐 먹는 여대생들.
다소, 아이스박스에서 음료병 꺼내서 돌린다.

다소 자요 언니. 시원하게 드세요. 언니 여기요.
여대생1 다소야. 병따개 어디 없니?
다소 아차차차. 병따개 안가져왔다.
여대생1 쯧쯧. 그러게 신입생 티를 낸다니까. 왜 병으로 샀어.
다소 시원한게 병에든거 밖에 없어요 언니.

웨이터1, 커다란 밥솥 들고 가고
옆에 태웅이 지나간다.

다소 저기요. 혹시 병따개 좀 가져오셨어요?
태웅 (시비걸듯)병따개요?
다소 예. 있으면 좀 빌려주실래요?
태웅 뭐 딸건데요?
다소 이거 전부 다요.

태웅, 귀찮다는 얼굴로 일회용 라이터 꺼내서
음료병들을 순식간에 뻥뻥뻥 따버린다.

여대생1 우와 죽인다. 고맙습니다.
태웅 (가는데)
다소 (피식 웃는다)
태웅 (놀리는 것 같아 돌아보면)
다소 (웃음 참으며 외면하고 음료를 여대생들에게 돌린다)
태웅 (되돌아와서 따지듯) 왜 웃는거요?
다소 예?
여대생1 아니에요. 걔 원래 잘 웃어요.
웃음 많다고 이름도 다소로 지었대요.
태웅 (여대생1을 넌 또 뭐냐는 식으로 쳐다본다)
여대생1 (기죽어서) 비웃은거 아니라구요....
다소 (여대생1의 그 모습에 또다시 웃음 나오려는데)
태웅 (짜증내면서 간다)
다소 (웃다가 별꼴이라는 듯한 표정)

이때 다소의 휴대폰 울린다.

다소 여보세요.


#7. 인형 봉제공장

작업장 한쪽에서 전화 하는 정은.
임신 8개월의 배가 불러있다.

정은 다소니?
다소 응. 정은 언니.
정은 MT가 그렇게 재미 있니? 전화도 한번 안해?
다소 언니랑 집에서 같이 나온지 아직 다섯시간도 안됐어.
정은 재미있어? 대학생활 재미있어?
다소 응 언니. 미안해 나혼자 재미있어서.
정은 너 재미있는거 생각만해도 나도 재미있으니까 됐어.
다소 다 언니 덕분이지뭐.
정은 얘 그런 소리하지마.
다소 언니. 이 다음에 내가 꼭 다 갚을게. 열배 백배로.
정은 그래 말이라도 고맙다.
다소 아니야. 정말이야. 두고봐.
정은 얘. 딴 얘기 아니구. 너 내일 올 때 늦지말고 저녁에 일찍 들어오라구.
형부 생일이야.
다소 알아 언니. 파티 멋지게 하자.
정은 알고 있었구나. 그래. 내일보자.
다소 응 언니. 끊어.

정은, 전화 끊고 돌아서는데
정은 남편, 인형상자를 옮기다가
정은을 보고 서있다.

정은남편 (웃으며)처제야?
정은 응. 다소. (웃으며 자리로 간다)


#8. 강회장집 정원.

현관에서 나오는 세현 진호.
세현, 얼굴빛이 좋지않다.

진호 삼촌. 나 말이야 가끔씩 형이든 동생이든 아무나 하나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많이 했어.
아버지가 나한테 너무 기대를 많이 하니까 부담스러워.
세현 (의례적인 대답으로)그럴수록 잘 해야지.
진호 사실 삼촌도 있는데 말이야.
세현 (OL)들어가라.
진호 어머니 산소에 좀 다녀올려고 그래. 한식 때 못갔었거든.


#8-1. 차고.

진호, 리모콘 키로 스포츠카의
도어를 연다.

진호 어차피 회사 들어가기로 한거 삼촌이 잘좀 가르쳐줘요.
세현 그래 그럼 다녀와라. (차 문 여는데)
진호 삼촌.
세현 (쳐다본다)
진호 삼촌도 우리 엄마 산소에 가봐도 되는거 아니야?
세현 그 그야 그렇지.
진호 삼촌. 같이 가자. 우리 엄마 산소에 같이 가자.
어차피 우리, 가족이잖아. 아버지도 좋아하실거야.
세현 그 그래. 가자.
진호 이 차 같이 타고가.
세현 아니야. 내 차 타고갈게.
진호 에이 그렇지말고 이 차타고가. 이게 더 잘나가잖아.
세현 (발끈한다) 임마. 내 차도 잘 나가.
진호 어? 삼촌 화났어?
세현 (추스린다) 화는 무슨 화를 내. 내차 운전하는게 편하니까 그래.
진호 (웃으며) 삼촌. 그럼 우리 시합 한번 할까?
우리 엄마 산소까지 시합하자.
세현 정말 시합 해보고 싶어?
진호 응.
세현 그래. 누가 이기나 해보자.


#9. 도로.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진호의 스포츠카.
잠시 뒤에 빠르게 따라가는 세현의 쏘나타.
진호, 백미러로 세현의 차를 보고 속도를 늦춘다.
쏘나타가 스포츠카 옆으로 온다.
진호, 좀더 밟아보라고 신호하고 다시 악셀을 밟고 앞서간다.
세현, 악셀을 끝까지 밟고 쫓아간다.
무인속도카메라에 사진이 찍히는 두사람의 차.


#10. 유원지.

웨이터들 단체사진을 찍는 태웅.

태웅 야야 똑바로 서봐.
야 변강쇠. 인상쓸래? 웃어.

태웅, 사진찍으려는데
웨이터들 뒤로 다소가
아이스박스 들고 지나간다.
태웅, 카메라 방향을 돌려서
줌으로 당겨 다소의 모습을 찍는다.

순동 야! 안찍냐?
태웅 웃어 자식들아. (찍는다)
순동 자! 가자! 짐들 잘 챙겨라.

멀리서 그소리 듣고 돌아보는 다소.

순동 야 쟤 예쁘지 않냐?
태웅 예쁘기는. 가자.


#11. 다른 도로.

정은 부부의 봉고가 달려가고 있다.

정은 (작은인형 바느질 하고 있다)
남편 맨날 만드는 인형 차에서도 만드니?
정은 우리 아기 갖고 놀건데 내 손으로 다 만들어야지.
남편 우리아기 나오면 우리집도 벅적벅적 하겠네.
정은 자기, 다소 우리 집에 같이 있는거 정말 괜찮지?
남편 좋다는 뜻이야. 너나 나나 이세상에 달랑 한 몸인데 식구 많이 생기면 좋잖어.
정은 (배 만지며) 이놈까지 나오면 인제 우리 식구가 네명이나 되네.
야 우리도 인제 식구 많다.
나는 식당에 가족들이 여러명 와서 시끄럽게 밥먹는게 제일 부럽더라.
남편 그래. (정은의 배 만지며) 그놈 나오자마자 우리 바로 식당가자 응?
정은 그래. 우리도 식구수대로 4인분 시켜서 먹자.
남편 갓난애가 무슨 1인분씩이나 먹냐?
정은 (웃으며) 그렇구나.


#12. 한적한 도로.

왕복 2차로의 도로다.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스포츠카.
진호, 장난기로 속도를 늦춰준다.
뒤에 바짝 따라붙는 세현의 차.
세현의 차는 추월하고 싶어도 편도1차로라
추월할 수가 없다.
세현의 얼굴은 어느새 승부욕으로 일그러져있다.
진호, 장난기로 속도를 더 늦춘다.
세현, 반대방향에 차가 오지만 위험하게
중앙선을 넘어 진호의 차를 추월해버린다.
반대방향의 차가 경적을 요란하게 울리며 지나간다.
이번에는 세현의 차가 속도를 늦추고 진호를 약올린다.
진호, 악셀을 밟고 추월을 시도한다.
세현, 틈을 내주지않고 악셀을 깊게 밟는다.
이때! 반대방향에서 상향등을 번쩍이며 차가 달려온다.
진호, 놀라서 브레이크를 밟고 원래 차로로 들어가려고한다.
그러나 세현 틈을 내주지않고 같이 브레이크를 밟아서
여전히 진호의 차와 세현의 차가 나란히 달린다.
당황한 진호, 세현을 옆으로 바라본다.
진호 악셀을 밟으면 세현 같이 악셀을 밟아서 차는 나란히 달린다.
반대방향의 차는 경적을 울리면서 다가온다.
진호, 당황해서 사색이 된다.
진호의 그 얼굴 위로 반대방향의 차의 상향등이 덮친다.
악섹을 밟고 쭉 앞으로 나가는 세현의 차.
정신이 나가서 마치 딴사람인 듯 한 세현의 얼굴 위로
두 차량이 충돌하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덮힌다.
점점 멀어져가는 세현의 쏘나타.
길가에 나뒹굴어져 있는 봉제인형들.


#13. 유원지 주차장.

웨이터들 짐싣고 미니버스에 타고 있다.

순동 선도 차량 살살 갈테니까 살살 따라와라.
웨이터1 예.
순동 태웅아 가자.

태웅 순동 낡은 스용차에 타려는데
다소 정신이 나간 듯 뛰어오고 있다.

태웅 (다소를 발견한다)
다소 (허둥거리다가 태웅을 보고 달려온다)
죄송하지만 저 차좀, 차좀 태워주세요.
태웅 (영문을 몰라서 본다)
다소 (절박하다) 부탁해요. 차좀 태워주세요.
태웅 (어째야할지 알 수 없는데)
다소 (절박한 눈으로 본다)


#14. 근교 병원 현관.

태웅이 운전하는 차가 도착하고
다소 급하게 내려서 뛰어들어간다.

태웅 .......


#15. 응급실 앞.

뛰어오는 다소.
경찰관1, 다소를 막아선다.

다소 어디, 어디 있어요 정은 언니? 예?
경관1 박정은씨 가족 되십니까?
다소 우리 언니에요. 정은 언니 어디 있어요? 형부는요? 우리 형부는 어디 있어요?
경관1 진정하세요. 여기서 기다려야 됩니다.
동승했던 남자분 안형진씨는 사망했습니다.
다소 (멍하니)....
(떨며) 언니는요...
간호사1 (급히 나오며) 박정은씨 가족 도착했습니까.
경관1 (다소를 가리킨다)
간호사1 빨리 따라오세요. (급히 들어간다)


#16. 응급실.

간호사1을 따라 뛰어들어오는 다소.
정은, 침대에서 응급 처치와 체크를 받고 있다.

간호사1 짧게 얘기하세요.
다소 정은언니. (자제하며)
정은 (마지막 힘을 다해) 다..소...
다소 정은언니.(정은의 손을 잡으면 정은이 만들던 작은인형이 쥐어진다)
정은 우리 아기... 살려야.... 부탁해.... 우리아기...
의사1 수술실로 옮겨.

정은의 침대를 밀고 급히 가는 의료진.
복도를 따라 정은의 손을 잡고 뛰는 다소.
분만실로 들어가면서 정은은 다소의 손을 놓는다.
다소, 망연자실해서 분만실 앞에 서는데.


#17. 동 병원 현관.

태웅, 기다려야할지 가야할지 알 수 없어서
병원 로비쪽을 기웃거리는데
세현이 뚜이어들어가면서 어깨를 부딪친다.
태웅, 순간적으로 신경질이 나는데
세현, 정신없이 그대로 뛰어들어간다.


#18. 중환자실 앞.

의사2와 함께 나오는 강회장.
정신을 잃은 멍한 얼굴이다.

의사2 죄송합니다. 어떻게 손써볼 여지가 없었습니다.
강회장 (슬픔을 삼키기가 힘겹다)
남기사 (강회장을 부축한다) 회장님.
강회장 괘..괜찮아.

세현, 넋이 나간 듯 달려온다.

세현 형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 진호 어디 있습니까.
(의사와 강회장의 분위기를 보고 사태를 파악한다)
형님.
강회장 소란 떨지마라.
세현 (슬픔으로) 형님....
강회장 진호... 집으로 옮겨라.
조문객은 받지 않는다.
언론에서 떠들지 못하게 해라.

강회장, 힘겹게 걸어나간다.
뒤를 따르는 남기사.
세현, 벌어진 사태에 자신도 감당할 수
없는 듯 손을 떨고 서있다.


#19. 분만실 앞.

문이 열리고 아기가 들어있는 인큐베이터를
밀고 간호사1이 나온다.
긴장해서 앞으로 가서 서는 다소.

간호사1 아이는 무사해요.
다소 산모는....
간호사1 ... 산모는 사망했어요.

다소 ....
간호사1, 인큐베이터를 밀고 간다.
다소, 넋이 나가서 꼼짝도 할 수가 없다.
다소의 손에는 정은의 인형이 쥐어져있다.


#20. 동 병원 현관.

담배를 비벼끄는 태웅.
기다리는 것을 포기하고 차를 타고 떠난다.


#21. 병원 산책로.(밤)

멍하니 벤치에 앉아있는 다소.
두 볼에 눈물이 흐른다.


#22. 보육원 마당. (회상)

꽃이 만발한 보육원의 마당.
12세의 다소가 두볼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18세의 정은이 짐가방을 들고 있다.

정은 다소야 울지마. 우는거 아니야.
다소 정은 언니 가지마.
정은 울지마 다소야. 때가 되면 나가야 되는거야. 알잖아.
우리 꼭 다시 만날거야.
내가 돈 벌어서 집 얻어놓을게.
너도 독립해야될 나이되면 우리 그때 같이 살자.
꼭 같이살자. 자 약속해.

정은 다소 손가락을 건다.


#23. 응급실 (회상)

손을 잡고 있는 다소와 정은.

다소 정은 언니....
정은 우리아기... 살려야해...부탁해...우리아기..


#27. 병원 전경.(아침)

먼동이 터오르고 있다.


#28. 신생아실 앞.

애써 기운을 차리고 걸어오는 다소.
유리벽 너머로 신생아실 안을 살핀다.
인큐베이터 안의 아기가 떨 듯이 움직이고 있다.
아기의 모습을 가슴아프게 바라보는 다소.
아기의 이름표에는 '엄마: 고 박정은'이라고 씌어있다.
다소, 간호사2를 손짓해서 불러낸다.

간호사2 (문을 열고 나와서)네. 무슨 일이세요?
다소 예. 저기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기요. 이름표가 잘못 돼서요.
간호사2 잘못이라뇨?
다소 엄마 이름 좀 바꿔주세요.
간호사2 ?....
다소 엄마 이름... 정다소로 좀 바꿔주세요.
......
복도 저쪽에서 보고있는 남기사.


#29. 병원 뒤뜰.

다소 자신의 결심을 굳히려는 듯 하늘을 본다.

다소 (생각에 잠겨서)....
남기사 실례하겠습니다.
다소 누구.....
남기사 이번 사고 당사자쪽 관계되는 사람입니다.
유족으로 신생아 혼자라고 들었습니다.
이쪽 어른께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하는 마음을 전하셨습니다.
이거 아기에게 도움이 됐으면...(봉투를 내민다)
다소 ........


#29. 우리 빌딩 전경. (낮)

- 3년 후 -


#30. 회사 복도.

자신감 있게 빠르게 걸어가는 세현.
뒤따르는 오만기 나홍만.

세현 뭐하는거야 지금. 누가 우리 기획실에서 하는 일에 브레이크를 걸어?
이유가 뭐래요?
오만기 예. 실장님. 생산라인이 확정이 돼서 변경이 불가하답니다.
나홍만 바꿀 수 없답니다.
세현 안돼는게 어디있나. 내가 하면 하는거지.
오만기 기획실장님 뜻을 알아듣게 설명을 했지만 상황파악을 못하고 있습니다.
나홍만 말귀를 못알아 듣습니다.
세현 (엘리베이터 앞에 멈춰서서) 알아듣지 못할 때는 자극이 필요하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생산부장 타고 있다.

생산부장 (조금 경직되서 목례한다)
세현 아 생산부장, 마침 잘 됐네요. 할 얘기가 있었는데.
(엘레베이터에 탄다)

만기 홍만, 따라타려고 하면
세현의 눈치보고 찔끔해서 타지 않는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다.

만기 야 우리 기획실장님 파워 한번 세시네.
홍만 후계자 분위기가 팍 난다 그죠?
만기 줄 잘 서야돼. 줄.
홍만 예. 저는 기획실장님 뒤에 바짝 설랍니다.
만기 나대리는 내 뒤에 서면 돼. 줄이라는게 앞뒤가 있어요.
홍만 예. 오과장님 뒤에 딱 붙어 줄 설랍니다. 근데 왜 엘리베이터가 안올라가냐?


#31. 엘리베이터 안.

타고있는 세현 생산부장.

세현 (닫힘 버튼 누르고 있다) 생산라인 바꾸면 되는거 아닙니까.
생산부장 비상시에는 그럴수 있지만...
어쨌든 저는 전무님 지시대로 생산라인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 뿐입니다.
세현 이제야 이유가 나오는군요.
생산부장 .....
세현 생산부장님. 잘 생각해봐요.
전무님하고 나하고 둘 중에 누가 더 회사에 오래 남아있을지.
생산부장 ....
세현 행동은 잘 생각한 뒤에 하는겁니다.


#32. 비서실.

손가락이 책상위에 또각또각 생각하는 듯.
지수, 회장실에 신경이 가있다.
여비서, 차 쟁반을 들고 온다.

지수 (일어나서 친절하게) 이리줘. 내가 할게.
여비서 아니에요. 홍대리님.
지수 병원에 회장님 정기검진 시간 체크좀 해봐.
여비서 네.
지수 (쟁반을 받아들고)


#32. 회장실.

강회장 소파에 앉아있고
좌우로 3명씩 임원 6명 앉아있다.
지수, 차 쟁반 들고 들어와 놓는다.

강회장 (허허 웃으며) 처음부터 편을 갈라서 앉은 모양이구만요.
이쪽은 찬성, 이쪽은 반대.
전무 회장님께서 결론을 내주시는게 좋을 것같습니다.
강회장 기획실장을 이사로 승진시켜서 임원진에 등재시킬 이유는 아직 없다고 봐요.
없었던 일로 합시다.

지수, 나가면서 귀를 기우린다.


#33. 비서실.

자리에 앉는 지수.
수첩에 [최전무 양상무 조이사
박이사 황이사 정이사] 씌어있다.
지수, 최전무 조이사 박이사 밑에
X표를 하고 나머지에 O표를 한다.


#32. 우리 현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강회장 세현.
승용차의 문을 여는 남기사.
강회장, 승용차에 탄다.

강회장 끝나고 갈 데가 있으니까 따로 출발하지.
세현 예. 알겠습니다 회장님.

지수, 하얀국화 꽃바구니를 들고 온다.

강회장 (차에 타려다가 국화를 들고오는 지수를 본다)
지수 회장님. 필요하실 것 같아서 준비했습니다.

남기사 강회장의 눈빛보고
알아차리고 국화 받아서 싣는다.

강회장 홍대리, 내가 지금 어디 가는지 알고 있었나?
지수 죄송합니다. 제멋대로 짐작했습니다.
강회장 비서실에 들어온지 얼마나 됐지?
지수 1년6개월입니다 회장님.
강회장 (끄덕이고) 업무파악이 빠른편이군.
지수 회장님. 이거 잊으셨습니다. (하얀 약통을 건낸다)
강회장 (약통을 받아 주머니에 넣고) 내 뒤를 벌써 챙겼구만.
(차에 타면서 남기사에게) 가지.

강회장의 차 출발한다.
지수 세현, 미묘한 눈빛 교환하고
지수, 인사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세현 (뭔가 잠시 생각하는 듯)


#33. 사찰.

법당에서 나오는 강회장. 세현. 스님.
스님, 강회장 세현과 인사하고 간다.
강회장 세현, 기다리고 있는 남기사 쪽으로 걸어온다.

강회장 (먼 산 보며) 세월 참 빠르구나.
세현 예. 벌써 3주기입니다.
강회장 이제는 잊을 때도 된거 같다.
세현 (놀라서) 형님. 어떻게 진호를 잊겠습니까.
강회장 ....
세현 형님, 제가 비록 부족하지만 진호 빈 자리를 채워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약한 말씀은 하지 마십시오.
강회장 그만 가자.
세현 ....
강회장 가 볼 곳이 있으니 회사로 먼저 들어가라.
세현 제가 진호 생각하면 허전한 마음이야 형님께 비할 수는 없겠지만
저 진호 몫까지 한다하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형님한테 진호만큼이야 절대 못하겠지만 아들 노릇도 할 생각으로 있습니다.
강회장 (말없이 세현의 어깨 두드려주고는 간다)
기사 (뭔가 의미있는 눈으로 세현을 보고 있다)
세현 (남기사 눈길 느끼고 보면)
남기사 (목례하고 간다)
세현 ......


#34. 한강 유람선.

강물로 툭 떨어지는 두송이 국화.
다소, 난간에 기대서 떨어뜨린 국화를
내려다 보고 있다.

다소 (애써 힘내서) 언니. 형부. 걱정말고 마음 편히 지내요.
우리는 잘 해낼거예요.
어진 (소리) 엄마!
다소 (웃으며 돌아보면)

네 살짜리 소녀 어진이
신나서 뛰어온다.

어진 엄마. 엄마 이 배 무지무지 커.
다소 배 구경 다 했어?
어진 어.
다소 진짜? 안본거 없이 다 봤어?
어진 어 진짜. 다 봤어.
다소 아닐걸? 이거는 못봤을걸?
어진 (궁금해서 말똥말똥 다소를 쳐다본다)
다소 짠! (곰인형을 꺼내서 준다)
어진 우와!
다소 정어진. 생일 축하해.
어진 우와! 고마습니다. 엄마. (마냥 좋아서 곰인형을 본다)
다소 (기뻐서 어진을 보는)


#34. 도로.

달리는 세현의 차.
세현 운전하며 생각에 잠겨있다.
3년전 진호와 자동차 경주를 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세현, 괴로운 듯 어금니를 꽉 문다.


#34. 회장실.(밤)

지수, 들어온다.
테이블 위에 꽃병을 놓고
나가면서 불을 끈다.

세현 (소리) 불 켜지 그래.
지수 (깜짝놀라) 어 언제 들어왔어요?
세현 (높은 등받이 회전의자를 돌린다)

회장 자리에 앉아있는 세현.

지수 (등으로 문을 닫으며)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요?
세현 왜? 이 자리가 나한테 안어울려?
지수 아직은 아니에요.
세현 (야심찬 미소)
왜 퇴근할 때 꽃을 갈아 놓는거야?
지수 회장님이 아침에 출근하실 때면 꽃향기가 이 방안에 가득하죠.
여기서 뭐하고 있었어요?
세현 (지수의 어깨를 잡고 창밖을 향하게 한다)
이 방 저 자리에서 보는 야경이 우리회사에서 제일 멋지거든.
(지수를 뒤에서 껴안는다)
지수 나도 멋진 야경 좋아해요.
세현 같이 보게 될거야.
지수 이사 승진 못한거 섭섭해요?
세현 예상 했어.
지수 반대한 사람은 최전무 조이사 박이사예요.
세현 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군이지 확실히 안것만도 큰 수확이야.
지수 결정적으로 반대한 사람은 회장님이에요.
세현 어차피 넘어야할 산이야.
질투 나는데?
지수 뭐가요?
세현 그런 회장님을 위해서 퇴근할 때, 꽃 갈아주는 정성.
나한테 그런 정성 쏟아야 되는거 아니야?
지수 (포옹을 풀면서) 나는 최고인 남자한테만 정성을 다해요.
세현 최고가 될거야. 너한테 다 줄게.
지수 (세현 품에 안긴다)
세현 (꽉 끌어안는다)


#35. 대전 유흥가.(밤)

강회장의 승용차가 미끄러져 들어온다.
어느 극장식 스텐드바 앞에 차가 멈춘다.

강회장 여긴가.
남기사 예. 회장님.
들어가서 보시겠습니까.
강회장 여기서 조금 기다리지.


#36. 극장식 스텐드바.

무대 위에서 덕호, 마술쇼를 하고 있다.
마술에서 정교한 손놀림이 요구되는 결정적인
부분에서 덕호의 손이 떨린다.
(구체적인 마술은 추후 결정)
취객들의 야유 속에서 겨우 쇼를 마감하고 퇴장한다.


#37. 동 대기실.

식은땀을 닦으며 들어오는 덕호.

지배인 (따라들어오며) 요즘 왜그래요? 기술 다 녹슨거 아니에요?
덕호 아니야. 요즘 몸살이 심해서 그래. 걱정하지마.
지배인 (출연료 봉투주며 떨떠름하게) 수고했어요. (나간다)
덕호 (착잡해서 옷을 갈아입으려는데)

들어오는 건달1.2.3.

건달1 수고했어요 아저씨.
덕호 (떨떠름하게 보고는 무시하고 옷을 갈아입는다)
건달1 계산해야죠.
덕호 무슨 계산?
건달1 에이. 내가 아저씨 매니저잖아요. 삼칠제. 아저씨 칠 먹고 나 삼먹고.
덕호 나는 매니저 둔 적 없으니까.
건달1 (의자를 발로차서 쓰러뜨리며) 에이! 긴말 하지 말고 빨리빨리 계산합시다.

한쪽에서 모포 덮어쓰고
자고있던 태웅이 일어난다.

태웅 누가 이렇게 시끄러워! 짜증나게.


#38. 극장식 스텐드바 앞. (밤)

태웅, 후다닥 튀어나온다.

남기사 회장님. 저기 저 친굽니다.
강회장 (긴장해서 태웅을 보는)

후다닥 쫓아나오는 건달 3명.
바로 싸움이 벌어진다.
곧이어 옷도 다 못갈아 입고 쫓아나오는 덕호.
태웅, 이리뛰고 저리뛰면서
건달 3명을 제압해나간다.

강회장 (그런 태웅을 보는 심기가 불편하고 복잡하다)

태웅이 건달들을 거의 제압할 때에
사이렌 울리며 경찰차 들이닥친다.

강회장 일단 어디로 좀 가지.

강회장의 차 출발한다.

덕호 태웅아. 태웅아.

덕호, 태웅에게로 가려다가
강회장의 차 때문에 뒤로 물러서는데
지나가는 차안의 강회장을 알아본다.


#39. 동대문 의류상가.

손님들로 북적이는 상가의 좁은 통로를
빈 쟁반을 들고 뛰는 김군(17세)
의류상점 안의 상인이 김군을 부른다.

상인 김군아.
김군 (뛰다가 멈춰서 돌아온다) 예.
상인 여기 빙수 두 개 갖고와라.
김군 예. (뛰면서 주문 적는다)

뛰어서 계단을 올라간다.


#40. 동 식당가.

숨을 몰아쉬며 뛰어오는 김군.

김군 아줌마. 화채빙수 3개하고요. 얼음과즙 2개 더요.

음료스낵 코너에서 바쁘게 음료를 만들던
다소 돌아선다.

다소 (주문 쪽지 보면서) 405호에 빙수 하나랑 210호에 과즙 하나 가야돼.
김군 이렇게 장사 잘되는데 우리 사장님 월급 더 올려줘야 되는거 아니에요?
안그래요 아줌마? 저쪽 집은 썰렁해요.
다소 (바쁘게 만들면서) 어진아. 그리가면 안돼. 이리와.
졸리며 여기 와서 자.

어진, 의자 굴리며 놀다가
심드렁한 표정 짓는다.

김군 아줌마가 만드는 빙수랑 과즙 진짜 인기 짱이에요.
다소 (그릇을 쟁반에 얹으며) 자 빨리 배달 나가.


#41. 대전의 경찰서 앞.(밤)

투덜거리며 나오는 덕호.

덕호 (걸어나오며 건물 쪽에다 대고) 에이. 시방새. 싸가지없는 호로자식놈 새끼.
경찰서가 니집 안방이냐 이 미친놈아.

강회장이 앞에 서있다.

덕호 (놀라서 본다)
강회장 (입을 꾹 다물고)
덕호 (외면한다)
강회장 오랜만입니다.
덕호 미안하지만 나는 인사하고 싶지 않네요.
강회장 ....
덕호 분명히. 확실하게 말해두겠는데 말이죠.
우리 앞에 나타나지 말아요.
오늘 밤에 내가 당신 본거는 안본거로 하겠어요.
무슨 말인지 확실하게 알아두세요.(가버린다)
강회장 ....

떨어져있던 남기사 다가온다.

강회장 사는 곳도 알아뒀나?
남기사 예. 알고있습니다 회장님.
강회장 우선... 장변호사한테 전화 좀 넣지.


#43. 의류상가 비상계단.

다급하게 계단을 내려오는 다소.

다소 어진아! 어진아! 어진아!

사색이 된 다소, 어진을 찾는다.


#44. 의류상가 정문 앞. (밤)

정신없이 당황해서 뛰어나오는 다소.
수많은 행인들 속을 헤치며 어진을 찾아헤맨다.
커다란 음악소리와 함께 손님을 끄는 스피커 소리.
홍보맨(피에로 혹은 카우보 등)의 쇼(저글링 혹은 불쇼 등)를
둥그렇게 둘러서서 구경하고 있는 행인들.
다소, 어쩔줄을 몰라서 허둥대며 어진이를 부른다.
덜덜 떨리는 입술에 얼굴이 하얗게 된 다소.
길을 따라서 어진이를 찾아 가는데 홍보맨의 스피커소리.

홍보맨 자자. 애기야. 애기는 엄마한테 가야지.
(그리고 다시 홍보 멘트가 이어진다)

다소, 혹시나 하고 달려와서
사람들을 헤치고 홍보맨 앞으로 들어간다.
맨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 쇼를 보고있는 어진.
다소, 한순간 맥이 탁 풀린다.
다소,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같지만 참고
무서운 얼굴로 어진의 팔을 확잡는다.

다소 정어진!


#45. 의류상가 비상계단.

다소, 어진을 무릎에 엎어놓고
엉덩이를 때린다.
어진, 목이 터져라 운다.

다소 이놈 자식. 이놈자식.


#46. 대전의 경찰서 앞. (밤)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정차하고 있는 강회장의 차.
강회장, 차안에서 카폰 통화하고 있다.

강회장 아 그래요. 고마워요 장변호사.
야심한 시간에 미안해요. 그래요. 끊읍시다.
(통화 끊으며) ... 집 앞으로 가지.

강회장의 차가 출발해서 떠나면
짜증난다는 듯 머리 쓸어넘기며
경찰서에서 나오는 태웅.
태웅, 재수 없다는 듯 침을 찍 뱉는다.
경비근무 경찰이 계속 노려본다.

태웅 뱉은게 아니라, 흘린겁니다. 흘린거.
침도 못흘리나? (머리 쓸어넘기면서 간다)


#47. 대전의 여관 골목.(밤)

강회장의 차가 멈춘다.
남녀 한쌍이 껴안고 지나간다.

강회장 ... 여기가 사는 곳인가?
남기사 예. 골목 끝에 있는 여관입니다.
강회장 ....
남기사 업소를 전국 이곳저곳 옮겨다니느라 일정한 집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강회장 남기사. 어디 호텔이라도 잡고 기다려. 볼일 끝나면 내 전화하지.
남기사 가까운 곳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강회장 (듣지않고) 내 전화하지.(차문을 열고 내린다)

남기사, 얼른 와서 차문을 닫고
강회장에게 인사하고 차에탄다.

강회장 (착잡하다)

강회장의 차가 떠나는데
골목 끝 어둠속에서 뻑치기1.2.가 강회장을 보고있다.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뻑치기1.2.

뻑치기1 저기 선생님 지금 몇시나 됐습니까?

강회장, 시계를 내려다보는데
뻑치기2, 강회장의 뒤통수를 내리친다.
푹하고 무릎꿇듯 주저않는 강회장.
뻑치기1.2. 빠르게 강회장의 몸을 뒤진다.
뻑치기1. 하얀 약통이 나오자 팽개쳐버린다.
약통이 바닥에 튕기며 알약들이 흩어진다.
지갑을 빼서 달아나는 뻑치기1.2.
강회장, 심장이 조여오는 듯 가슴을 잡고 고통스럽다.
골목으로 접어드는 태웅의 어깨를 치고 달아나는 뻑치기들.
태웅, 순식간의 일이라 벙벙한데 쓰러져있는 강회장을 보고는
뻑치기들을 쫓아간다.

태웅 (달리며) 야! 거기 안서! 야이새끼들아! 서!

뻑치기들을 쫓아 달려가는 태웅.
강회장, 숨이 막혀오는 듯 입을 벌려보지만 아무 소리도 나지않는다.
알약을 줍기 위해서 손을 뻗어보지만 손이 미치지 않는다.
강회장, 정신을 잃는다.
뻑치기들을 놓치고 돌아오는 태웅.
쓰러져있는 강회장을 보고 뛰어온다.

태웅 (흔들어 깨우며) 아저씨. 아저씨. 정신차리세요 아저씨.

태웅, 강회장을 들쳐업고 뛴다.
큰길로 나와 택시 잡기를 시도하며 뛴다.
손님이 타고있는 택시를 도로 위까지 나가 잡아보지만
택시는 태웅을 피해서 그냥 간다.
태웅, 주먹으로 택시를 향해 엿을 먹이고는 다시 뛴다.

태웅 (힘겹게 뛰면서) 아저씨. 정신 차려요. 아저씨.


#48. 버스 안. (아침)

뒷좌석에 타고가는 다소와 김군.
다소, 잠든 어진의 머리를 무릎으로 받치고
수첩에 아이디어를 적고있다.

김군 (하품을 찢어지게 한다)
다소 피곤하지? (수첩 덮어 가방에 넣으며)
김군 학교 가서 자면돼죠 뭐. 또 무슨 음료 아이디어 쓰는거에요?
다소 (쑥스러운 듯 웃으며) 응. 그냥.
김군 저번에 우리음료에 아이디어 응모한건 어떻게 됐어요?
다소 떨어졌어. (웃으며) 혹시나 하고 본사에 확인까지 해봤다?
김군 어진이 오늘 엄마한테 얻어터지느라 피곤했나부네.
다소 (자는 어진의 머리를 쓸어넘긴다)
김군 아줌마. 낮에 일하는데 어디 없어요? 애가 낮에 놀고 밤에 자야지.
안그래요?
다소 늘 그게 걸리는데, 지금 이만한데가 어디 없어.
김군 또또 분식 아줌마가 가게 반쪽 떼서 세놓는다는데 그거 하나 해봐요.
저도 아줌마 따라갈게요. 솔직히 장사는 아줌마 때문에 잘돼는데
월급은 요만큼밖에 못받잖아요.
다소 사실 나도 생각해보긴 했는데.
김군 돈 더 벌어야죠. 어진이, 밤새 애들 맡아서 재워주는데 거기 맡겨야죠.
우리 빌딩에 있잖아요.
다소 (생각해보는)....


#49. 병실.

침대에서 눈을 뜨는 강회장.
간이침대에서 태웅 널부러져 자고 있다.
강회장, 놀라서 태웅을 본다.
강회장, 태웅의 얼굴을 찬찬히 본다.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심정이다.
태웅, 잠꼬대하다가 간이침대에서 떨어져서 깬다.

태웅 아.... 아이구 깨셨네? 좀 괜찮으세요?
강회장 괜찮아요. 그런데 어떻게...

병실 문이 벌컥 열리면서
형사(30대후반) 들어온다.

형사 경찰에서 나왔습니다. 좀 괜찮으십니까?
강회장 그렇소.
형사 잠깐 질문좀 해도 되겠습니까?
강회장 간단히 해주세요.
형사 이 친구가 선생님을 병원으로 데려오고 신고하기는 했는데,
혹시 이 친구 이거 한 패 아니었습니까?
태웅 아 진짜! 왜이래요.
형사 조용히해봐.
그러니까 뻑치기 당하실 때 이사람도 근처에서 망을 본다거나
서성이는거 못보셨습니까?
강회장 아니요. 못봤어요.
형사 확실합니까? 이 친구 폭행 기물파손 노상방뇨 고성방가 뭐뭐 기록이 안좋아요.
강회장 확실해요. 못봤어요.
태웅 참 나!
남기사 이제 그만 하시죠. 환자분 피곤하십니다.

남기사, 새 양복 들고 문앞에 서있다.

형사 (떨떠름해서) 실례했습니다. 몇가지 더 물어볼게 있으니까 따라와봐.
(나간다)
태웅 아 재수 옴붙었네. 아.
그럼 몸조리 잘 하세요. (나간다)


#50. 대전 병원 현관 앞. (아침)

담배 빡빡 빨고있는 태웅.
조금 떨어져서 핸드폰 통화하고 있는 형사.
태웅, 담배 꽁초를 바닥에 툭 버린다.
어느새 전화끊고 노려보고 있는 형사.

형사 담배꽁초 버리면 벌금 내는거 알지?
태웅 버린게 아니라 떨어뜨렸어요.
어제밤부터 밥을 못먹어서요, 힘이 없어서 떨어뜨렸다구요.
힘없는 사람 떨어뜨리지도 못합니까?
형사 너 나한테 콱 찍혔으니까,조심조심 다녀라 응? (간다)
태웅 (중얼거린다)찍어? 짭새가 아니라 찍새냐?
(성질이 나서 머리 벅벅 긁고 가는데)
남기사 (뛰어나온다) 이보세요. 잠깐만요.
태웅 아 예.
남기사 신세 많이 졌습니다. 경황이 없어서 성함도 아직 모르고 있네요.
태웅 아 제 이름요. 하태웅이라고 합니다.
남기사 하태웅씨요...감사의 뜻을 좀 전하고 싶은데요.
태웅 됐어요. 그 아저씨도 지갑 뺏기고 병원비 생으로 들고 손해가 많은데,
돈 같은거 됐어요. 수고하세요. (가는데)
남기사 저기. 이거요. (캔음료를 하나 준다)
태웅 (벙벙 해서 캔을 본다)
남기사 (계속 캔을 내밀고 있다) 받으세요.
태웅 (호탕하게 웃으며) 아! 아저씨 되게 웃기시네.
좋아요. 잘 마실게요. (캔 받고) 수고하세요.
남기사 (캔을 가리키며) 그 회사로 오시랍니다.
태웅 예?
남기사 혹시 취직할 마음이 있으면 그 회사로 찾아오시랍니다.(인사하고 간다)

태웅, 캔을 들어보면
'우리음료'의 캔이다.
태웅, 피식 웃으며 캔을 하늘로 던진다.
창공으로 높이 떠오르는 캔. 다시 빙글빙글 떨어진다.
손에 받아쥐고 간다.


#51. 해장국집.

태웅, 정신없이 후룩후룩 먹는다.
덕호, 먹다보니 부아가 치민다.

덕호 (태웅의 머리를 세게 후려치며) 야이 새끼야.
경찰서에서 어제밤에 나왔다는 놈이 벌건 대낮에 기어들어와? 되질놈아?
태웅 (아파서) 아... 외삼촌. 혀 깨물었잖아요.
덕호 미친놈. 아예 혀깨물고 되져라 이놈아.
태웅 에이 외삼촌 속마음은 그거 아닌거 다 아는데.
외삼촌 나 좋아하죠? 나는 외삼촌 사랑하는데.
덕호 육갑하네. 니까짓게 내 속을 어떻게 알어?
(넌즈시) 너 어제 밤에 경찰서 나와서 누구 만났어? 누구 안만났어?
태웅 내가 누굴 만나요.
덕호 (안심하고) 그러믄 밤새 뭔 짓거리했어?
태웅 그냥 일이 좀 있었다니까요. 식어요. 어서 드세요.
덕호 아주 허벌나게 생각해주는구나.
니 나이 몇 살이냐? 그 꼴이 뭐냐? 출세는 못해도 남들처럼 좀
평범하게 반듯하게 좀 못사냐?
태웅 요즘 대학나온 애들도 지 밥그릇 못찾는다잖아요.
덕호 (숟가락으로 태웅 국그릇 탁탁 치며) 그경우하고 이경우하고 똑같으냐
이 썩을 놈아? 꼬박꼬박 말대꾸야 싸가지 없는 놈이.
태웅 (공손하게) 예. 저는요 반찬이 따로 필요 없는 놈이에요.
외삼촌한테 욕먹으면 밥맛이 자동으로 나는 놈이에요.
덕호 (또 후려치려는데)
태웅 (두손 들어서 엑스자로 막으며) 에이.(웃으며)


#52. 극장식 스텐드바.

무대에서 늘씬한 무희들의 춤공연이 진행중이다.
취객들 휘파람과 농담을 던지며 호응한다.
무대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덕호.
뭔가 걱정스러운 듯 얼굴에 그늘이 있다.
오른손을 폈다 오므렸다해보는 덕호.


#53. 스텐드바 입구. (밤)

휘적휘적 걸을며 들어오는 태웅.
깎듯하고 반갑게 인사하는 웨이터들.

웨이터일동 어서오십시오. 형님.
태웅 어 그래. 수고들한다. 별일 없지?
웨이터1 예. 없습니다.
태웅 (웨이터1의 나비넥타이와 옷매무새 만져주며) 와서 찝쩍거리는 애들 없지?
웨이터1 예. 없어요.
태웅 (웨이터2에게) 동석이형. 어머니한테 한번 갔다왔수? 어머니 아프시다면서.
웨이터2 응. 어제 갔다왔어.
태웅 (들어가는 아가씨 2명을 보고) 요즘 여기 물 좋아진다 응? 환경운동 많이 했네?


#54. 스텐드바.

마술 공연을 하고 있는 덕호.
손이 말을 잘 안듣는다.
실수를 해서 마술도구를 떨어뜨린다.
손님들이 가벼운 야유하지만 능숙하게 다시 진행을 한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또다시 실수를 해서
마술은 엉망이 되고 만다.
손님들과 취객들 야유를 보낸다.
들어오던 태웅, 그 모습을 보고 얼굴이 변한다.
한 취객이 과일 안주 하나를 던진다.

취객1 돌팔이같은 놈아. 사기치지말고 가 임마.

과일이 덕호의 가슴에 맞고 떨어진다.
덕호, 참담한 기분으로 취객을 쳐다본다.

취객1 뭘 꼬나봐 임마! (과일을 계속 던진다)

일행인 취객들도 과일을 던진다.
태웅, 어느새 무대위로 올라와서 덕호를 막아선다.
태웅의 몸 위로 과일들이 날아든다.
덕호, 꼼짝않고 그대로 서있다.

태웅 외삼촌 왜그래요. 어서 가세요.
덕호 ....

취객들 큰소리로 소란을 피운다.

태웅 외삼촌! 외삼촌!

태웅, 덕호를 보호하며 무대 밖으로 나간다.


#55. 대전의 야경 좋은 곳.(밤)

언덕 위의 벤치에 우두커니 앉아
야경을 보고있는 덕호.
태웅, 소주병과 오징어를 들고 오다가
덕호의 힘없는 등을 보고 멈춰선다.
태웅, 그런 덕호의 모습을 잠시 보다가

태웅 (짐짓 밝은 모습으로) 외삼촌. 소주 한잔 하세요.
(옆에 앉으며) 오랜만에 저랑 한잔 하세요 외삼촌.
자요 받으세요. (술을 따른다)
덕호 (왼손으로 받고 왼손으로 술 따라주며) 태웅아.
태웅 아 외삼촌. 쫀쫀하게. 원숭이도 나무에서 꼬꾸라질 때 있다잖아요.
선수도 작업하다보면 뺀찌맞을 때 있거든요.
세상이라는게요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으면 재미가 없잖아요.
잘 될 때 있고, 안될 때도 있고. 다 그런거니까요.
덕호 (오징어로 태웅 머리를 후려친다) 말 좀 하자 이 새끼야.
태웅 아... 하세요.
덕호 나 말이야. 더 이상 밥벌이 못해먹을 거 같다.
태웅 아 외삼촌.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거 뭐 들으셨.
덕호 (때리려고 오징어를 든다)
태웅 이리 주세요. 제가 찢을게요. (뺏듯이 받아서 찢는다)
덕호 술 한잔 따라봐라. (오른 손을 내민다)

태웅, 술을 따르려는데
덕호의 손이 떨려서 잘 따를수가 없다.

태웅 왜이러세요. 가만 좀 있어보세요.
덕호 봤지? 술 한잔도 제대로 못받는다.
태웅 ....
덕호 신경이 뭐 잘못됐다나... 나중에는 마비가 와서 못움직인다고 하더라.
태웅 (심각해진다) 언제부터 그랬어요? 왜 인제 얘기해요?
덕호 나는 그럭저럭 지금까지 살아온대로 살면 되지만, 니가 문제다 니가.
태웅 걱정마세요 외삼촌. 인제부터는 가만 계세요. 제가 외삼촌 책임질게요.
덕호 너를 남들처럼 제대로 못키운 내가 이런 말 할 자격은 없다만.
태웅 내가 어때서요. 걱정마시라니까요.
덕호 내 소원이 뭔지 아냐 태웅아?
니가 남들처럼 평범하게 반듯하게 살아가는거다.
다른 집 애들처럼, 큰 빌딩에 있는 회사에 취직해서 아침에
넥타이매고 서류가방 들고 출근하는거 보는게 내 소원이었다.
태웅 ....
덕호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아냐?
태웅 (결심한 듯) 외삼촌. 알았어요. 취직할게요.
덕호 (무시하고) 오징어나 마저 뜯어.
태웅 외삼촌. 저 취직할거예요.
덕호 (빈말같지 않아서 쳐다본다)
태웅 저 내일 서울가요.


#56. 의류상가 식당가.

영업을 끝내고 매장을 정리한다.

다소 뒷정리 마저 좀 부탁할게.
김군 예.

다소, 또또분식으로 간다.

다소 오늘 많이 하셨어요 아줌마?
또또아줌 그냥 그래.
다소 어떻게.. 생각 좀 해보셨어요?
또또아줌 (주위 한번 살피고) 쯧. 다른 사람도 아니고 어진엄마가 그러는데
안된다고 하기도 야박하고.
다소 (희망을 갖는 얼굴로)
또또아줌 사실은 우리 빌딩에도 하겠다는 사람이 여럿인데,
내 어진엄마한테 요기 반쪽 떼서 내줄게.
다소 정말이세요? 감사합니다 아줌마.
또또아줌 에에. 남들 들어. 남들한테 절대로 천오백에 얻었다고
얘기하면 안돼. 무슨 말인지 알지?
다소 예. 입 꼭 다물고 있을게요.
또또아줌 그리고. 나도 급해서 그러니까. 이번 주말 안에는 계산 했으면 좋겠는데.
다소 주말 안에요... 예. 마련해볼게요.


#57. 여관 방. (새벽)

온돌방.
런닝 차림으로 이불 위에 앉아서
담배 피우고 있는 덕호.
태웅, 옷가지 등을 가방에 꾸리고 있다.

덕호 애시당초 니가 하는 일 내가 말릴 생각도 없어. 말려도 안들어처먹으니까.
어쨌든간에 니 입에서 꿈도 못꾸던 취직하겠다는 말이 튀어나왔으니까
초장에 초칠 생각은 더더 없고.
(담배를 끄고 구석에 있는 자신의 가방을 가지러 간다)

태웅, 큰 수첩을 가방에 넣는데
수첩 갈피에서 사진이 우르르 떨어진다.
3년전 단합대회 야유회 때 찍은 사진이다.
그 중에 태웅이 몰래찍었던 다소의 사진이 있다.

태웅 뭐야 이거... 아...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쓰레기통 위에 대고 찢으려다 만다)
쯧. (다시 수첩에 넣고 수첩을 가방에 넣고 가방을 잠근다)
덕호 (가방에서 꺼낸 돈 봉투를 툭 던져준다)
태웅 뭐예요 이게?
덕호 갖고 가. 하다하다 안돼고 돈 떨어지면 내려와.
태웅 외삼촌. 저 진짜 취직할 수 있다니까요.
덕호 빨리 가. 나 더 자야돼. 미친놈. 꼭 어딜 가도 꼭두새벽에 지랄발광이야.
(누워서 등돌린다)
태웅 외삼촌. 조금만 기다리세요. 모시러 올게요.

태웅, 돈과 가방을 들고
문을 쾅 닫고 나간다.

덕호 (벌떡 일어나며) 문짝 떨어지겄다 이 우라질 놈아!


#58. 서울역.

역사를 나와서 빌딩들을 둘러보는 태웅.


#59. 버스정류장.

버스를 잡으러 뛰어가는 태웅.
버스는 그냥 가버린다.
태웅, 버스를 향해 주먹으로 엿을 먹인다.


#60. 문방구.

복사기에서 복사되어 나오는 종이들.
[ 방 1개 세놓음. 잠만 주무실 분.
400만원. 연락처 368-7342]
복사 종이를 받고 계산하고 나가는 다소.
문방구 앞에 세워진 자전거 바구니에
복사 종이를 넣고 자전거 타고 가는 다소.


#61. 도로가의 큰 길.

복사 종이를 하나하나 붙여가는 다소.


#62. 버스 안.

서서 타고가는 태웅.
버스가 정류장에 멈춘다.
창밖을 보고있는 태웅의 눈에 버스 뒤쪽에서
자전거를 타고오는 다소의 모습이 들어온다.
태웅, 어딘선가 본듯한 여자라서 유심히 본다.
버스의 진행 방향으로 지나가는 다소.
태웅, 문득 생각이 들어 가방을 열고
수첩을 꺼내서 다소의 사진을 꺼내본다.
서서히 출발하는 버스는 다시 다소의 자전거를 따라잡는다.
태웅, 다소의 사진과 자전거를 탄 다소를 대조해본다.
태웅, 버스 차창으로 손을 흔들며 다소에게 신호를 보낸다.
다소, 보지못하고 계속간다.
태웅, 마구 손을 흔들어 보지만 소용없이 다소의 자전거는
점점 뒤로 멀어져간다.
횡단보도 신호등에 멈춰서는 버스.
태웅, 버스기사 앞으로 뛰어간다.

태웅 아저씨. 급해서 그런데 좀내려주실래요?

버스기사, 들은척도 안한다.

태웅 (험악하게) 아저씨. 깜빵 동기가 저기 지나가니까 오랜만에 좀 만나게 내리자구요.

스르르 버스 앞문이 열린다.


#63. 도로 옆 큰길.

버스에서 내려서 뛰는 태웅.
전속력으로 뛰어가는 태웅.
멀리 앞에 다소의 자전거가 보인다.
태웅, 안심하고 숨을 몰아쉬며 속도를 줄이는데
다소의 자전거 옆 골목으로 획 꼬부라진다.
태웅, 다시 속도를 내서 뛴다.


#64. 주택가 골목.

다소의 자전거 멀리 앞에서 달려간다.
태웅, 힘들어 죽는 얼굴로 손짓하고 불러보지만
다소는 다시 골목을 꼬부라져 사라진다.
다소가 사라진 골목까지 뛰어온 태웅.
숨이 턱에까지 차서 둘러보지만 다소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허리를 숙이고 숨을 몰아쉬던 태웅이
허리를 펴서 고개를 들면 눈앞에
다소가 붙여놓은 전단이 있다.
[400만원]이라는 문구가 태웅의 눈에 쏙 들어온다.
전단을 떼는 태웅, 멀찌감치 붙어있는 또 하나 전단을 바라본다.


#65. 큰길 옆 공중전화.

태웅, 수북히 떼온 전단 보면서 버튼 누른다.


#66. 다소 집 거실.

3년전 정은의 집이다.
빨래감 들고 지나가는 다소.

다소 어진아. 전화올 데 있으니까 전화기 갖고 놀면 안돼.
어진 응. 엄마.

어진, 다소가 지나가자 뒤에 숨겨놓았던
전화기 코드를 다시 집어 들어서 로봇의
배에 갖다댄다.

어진 에너지 보충.


#67. 큰길 옆 공중전화.

수화기 내려놓는 태웅.

태웅 뭐야. 방 세놓는다면서 전화는 왜 안받어.
(전단뭉치 들고 흔들며) 전화할 사람은 아마 없을겁니다.

공중전화 부스를 나서는 태웅.


#68. 우리음료 공장.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공장을 시찰하고 있는 강회장.
수행하고 있는 세현.
공장장이 캔제품 두 개를 가지고 온다.

세현 (받아서 따주며) 이번에 제가 추진한 신제품입니다.
제품명은 [모닝 썬]
강회장 (맛보고 끄덕이며 걸어간다)
세현 내일부터 출시한 예정입니다.


#69. 공장 복도.

걸어가는 강회장 세현.
뒤에 공장장 일행 따라온다.

강회장 나는 골프 약속이 있어.
세현 예. 알고있습니다. 회장님.
강회장 메모지 있나.
세현 예. (펜과 메모지를 준다)
강회장 (하태웅이라고 써서 준다)
세현 하태웅...씨가 누굽니까?
강회장 인사부에 알려. 찾아오면 무조건 자리 하나 만들어.
세현 특채 사원입니까?
강회장 적당한 자리 하나 만들어.(간다)
세현 예. (따라간다)


#70. 우리 현관.

태웅, 경비1.2.와 실랑이 하고 있다.

태웅 아 참 이거 좀 놔보세요 글쎄.
들어가서 차근차근 얘기하자니까요.
경비1 회사에 용무가 없는 사람은 출입할 수가 없다잖아요.
빨리 가요.
태웅 아 참 나 아저씨. 용무 얘기했잖아요. 취직하러 왔다니까요.
경비1 장난도 아니고 이거,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빨리 가.
태웅 아 진짜. 혹시 동료가 될지 몰라서 가만 있었더니만 말하는
폼새가 영 안좋으시네?
경비2 빨리 가라니까. (태웅을 민다)
태웅 (뿌리치며) 이거 치워. 엇다대고 반말이야?
아 씨 사람 무시하네. 나 오늘 여기서 안가.

태웅, 가방 베개삼아 바닥에 눕는다.
이때 세현의 차가 도착하고 세현 내린다.

세현 (날카롭게) 뭡니까?
경비1 죄송합니다. 처리하겠습니다.
태웅 (벌떡 일어나서 세현을 붙잡는다) 아저씨. 회사 들어가서요.
말 좀 전해주실래요?
세현 (상대도 안하고 뿌리치고 들어간다) 빨리 쫓아내요.
태웅 (소리친다) 나이든 높은 사람한테 물어봐요!
하태웅이가 취직하러 왔다고 아는 사람 없나 물어봐요.
하태웅이 아는 사람 없나 물어보라구요.
세현 (걸어가다가 멈춘다)


#70. 흡연실.

세현, 태웅에게 담배를 붙여준다.

세현 하태웅씨라고 했죠?
태웅 예. 하태웅이에요.
세현 우리 회장님하고는 어떤 관계입니까?
태웅 나 회장님 몰라요.
세현 (의외다) ... 회장님을 전혀 몰라요?
태웅 모른다니까 그러시네. 내가 어떻게 알겠냐고요.
세현 그럼 어떻게 우리 회사에 취직하러 왔죠?
태웅 (건성건성) 그냥요. 아 거 취직한번 하는데 되게 많이 물어보시네.

태웅, 담배를 재떨이에 끈다.
불이 잘 꺼지지않자 침을 뱉는다.
침을 더 모아서 뱉아 끈다.

세현 (한심하고 경멸스럽다) 이력서 보낼테니까 써요.(간다)


#71. 우리 로비.

의자에 앉아있는 태웅 앞에
이력서 한권과 펜 놓는 경비1.

태웅 사람이 사람 말을 믿어야지 말이야.
경비1 연락처 맨 위에 쓰고 제출하고 돌아가랍니다. (간다)
태웅 연락처라.... (주머니에서 다소의 전단 꺼내서 전화번호 쓴다)


#72. 기획실장실.

서류 검토하고 있는 세현.
들어오는 오만기 나홍만.

세현 (서류 검토하며)이력서 받아왔어요?
만기 예. 그런데 이 사람을 어디다 배치를 해야할지....
홍만 배치가 안됩니다.
세현 (고개 들어 쳐다본다)
만기 우선... 이력서가 세장이나 됩니다.
세현 그렇게 경력이 많아요?
오만 그게 아니라, (이력서 넘기면서) 초등학교를 열군데 이상 전학을 다녔고,
중학교는 다섯군데, 고등학교는 네군데나 다녔습니다.
세현 대학교는요?
만기 안다녔습니다.
세현 뭐요?
홍만 뭔가 착오가 있는게 아닐까요?
만기 부산 아마존 나이트 클럽. 광주 글래머 스텐드바.
뭐야 이사람.
주특기, 기도? 무슨 얘기야, 신앙인이란 말인가?
홍만 이력으로 봐서 그 기도는 밤업소 경비를 말하는 거 같습니다.
세현 (감을 잡을 수가 없다) .....
만기 어떻게 할까요 기획실장님?
홍만 집에 가라고 할까요?
세현 .....
내가 알아서 할테니 일 봐요.


#73. 다소네 골목.

전단을 들고 번지를 확인하며
찾아가는 태웅.


#74. 다소 집 거실.

출근 준비를 하는 다소.
자신의 가방과 어진의 가방을
손놀림 빠르게 챙긴다.

다소 어진아. 늦었어. 빨리 옷입고 나와.
어진 (소리) 예.

도시락 뚜껑을 닫고 가방에
챙기는 다소.
초인종 울린다.

다소 누구세요. (문을 열면서) 누구세요.

태웅이 서있다.

태웅 안녕하세요. 방.(하는데 다소를 알아본다) 어!
다소 어떻게...오셨어요?
태웅 야 이거 진짜..... 하하 참 나.
다소 (긴장해서) 누구세요? 어떻게 오셨어요?
태웅 (끄덕이며) 몰라보네.
아! 본론부터 얘기해서. 방 얻으러 왔어요.
다소 네? 방요? 여자분한테만 세놓는데요.
태웅 예? (전단 꺼내서) 어디 있어요? 여자만 된다는 그 얘기가.
어디 써있냐구요. 뼈빠지게 찾아왔구만.
지금 남녀차별하는 거에요?
다소 아뇨 그게 아니라요.

이때 어진이 방에서 나온다.

어진 엄마 누구야?

태웅, 깜짝 놀라서 다소를 쳐다본다.

제 1 부 끝


.수호천사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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