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천사 2회 대본
거실 문을 여는 다소. 다소 누구세요? 문 앞에 태웅이 서있다. 태웅 안녕하세요. 방 (하는데 다소를 알아본다) 어! 다소 어떻게.... 오셨어요? 태웅 야 이거 진짜.... 하하 참 나. 다소 (긴장해서) 누구세요? (행색을 살피며) 어떻게 오셨어요? 태웅 아! 본론부터 얘기해서. 방 얻으러 왔어요. 다소 네? 방요? 여자분한테만 세놓는데요. 태웅 뭐요? (전단 꺼내서) 어디 있어요? 여자만 된다는 얘기가 어디 써있냐구요. 뼈빠지게 찾아왔구만, 지금 남녀차별하는 거에요? 다소 아뇨 그게 아니라요. 이때 어진이 방에서 나온다. 어진 엄마. 누구야? 태웅 (자신의 귀를 의심하고 다른 사람이 또 있나하고 둘러보다가 다소를 쳐다본다) 엄..마?.... 다소 응. 어진이 방에 들어가서 놀이감 마저 챙겨. 엄마 이 아저씨랑 얘기좀 해야돼. 어진 응. 엄마. (방으로 들어간다) 태웅 (모녀 사이란 것을 확신하지만 여전히 어리둥절) 다소 죄송해요. 전단지에 잘 좀 썼어야 했는데... 저는 그냥 당연히 여자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깜빡했어요. 태웅 전단지에 분명히 '잠만 잘 사람' 구한다고 했잖아요. 다소 예. 그 옆에 괄호치고 '여자' 썼어야 되는데, 죄송해요. 태웅 (무슨 말 하려다가 그만두고 짜증스레 머리 벅벅 긁는다) 다소 (미안해서) S#2 다소 집 앞 불만스럽게 나오는 태웅. 예의상 따라나오는 다소. 다소 죄송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태웅 (OL) 근데 말이죠. 잠만 잘 사람인데 남자 여자 구별해서 어디다 써먹을 건데요? 다소 ....예? 태웅 여자는 되고 남자는 왜 안되냐구요. 나는 차별하는게 제일 싫거든요. 다소 아 예. 그건.. 아무래도 집안에서 마주칠거고, 그러면 좀 불편한게 많으니까 그런거죠. 태웅 마찬가지 아녜요. 방 얻을 사람이 여자면, 꼬마애 아빠, 그러니까 아줌마 남편 되시는 분이 불편할거 아녜요. 다소 (남편이라는 말에 말문이 막힌다) 태웅 아까 처음 보자마자 (태웅 자신을) 아래 위로 쫙 한번 훑으시던데, 사람 겉만보고 신용평가 하는거 아닙니다. 다소 아니요. 절대 그런건 아니구요. 태웅 됐어요. (간다) 다소 (덧붙이려다 마는데) 태웅 (가다가 돌아보고) 전단지 새로 다시 붙이슈. 내가 다 뗐거든요. (간다) 다소 (쫓아가려다 말고 시계를 보고는 들어간다) S#3 다소네 골목 서둘러 걸어가는 다소 어진. 어진, 인형 가방을 메고 다소의 손을 잡고 종종걸음로 간다. 어진 아까 그 아저씨다. 태웅, 걸터 앉아서 생수 마시고 있다. 태웅 (짜증스럽게 쳐다본다) 어진 (태웅 쪽으로 정면으로 서서 빤히 쳐다본다) 다소 (어진의 손을 가볍게 끌고) 늦었어 어진아. 가자. 태웅 내가 이 더위에 왜 여기 이러고 있는지 아실라나 모르겠네. 다소 (가다가 주춤하는데) 태웅 이사짐이 (강조)이리로. 딴데도 아니고 이리로 오고 있거든요. (다소집 쪽 가리키며) 저기 저 쪽에 방 얻는줄 알았거든요. 인제 길바닥에 짐 풀어야 되겠네. 다소 (어이없고 황당해서 대충 수습하고 간다) 태웅 (떨떠름해서 생수 마신다) S#4 의류상가 식당가 과일 주스 만들고 있는 다소. 또또아줌 어진 엄마. 좋은 일 있으면 얘길 해야지. 입씻는거야? 이거 어진엄마 당첨된거 맞지? '우리음료'의 '병속의 편지'음료다. 투명한 병속에 편지가 말린 비닐막대가 들어있다. 다소 예 맞는데요. 당첨 안됐어요. 또또아 옛날에 어진엄마가 얘기했던거 이거 아냐? 똑같은데 뭘그래? 우리음료에 가서 따져. 다소 (밝게 웃으며) 벌써 두번째에요. 또또아 가서 뒤집어 엎어. 아줌마가 젤로 무섭잖어. 다소 그럴까 생각 중이에요. 또또아 그런데 어떻게... 돈은 좀 구해봤어? 다소 예. 지금 마련하는 중이예요. 또또아 어진 엄마. 그게 좀 급하게 돼서 하는 말이야. 다소 이번 주말까지라 그러셨잖아요. 또또아 나도 죽겠어. 내일까지 어떻게 좀 됐으면 좋겠는데. 나도 땜빵하는 돈이 돼나서... 다소 (난감하다) 예.... 또또아 어떻게 알고, 4층에 악세사리하는 쌍둥이 엄마가 가게 자기한테 달라고 난리야. 쯧. 어떡하면 좋을지 모르겠네. 나야 어진 엄마한테 주고 싶지. 다소 ..... 또또아 생각좀 해보고 내일 아침에 퇴근할 때 얘기 좀 해줘. (간다) 다소 예. (난감해지는데) 보고있던 사장 (남. 50대) 다가온다. 사장 (조금 비꼬는) 언제야? 저쪽에 언제 가게 오픈이야? 다소 사장님 죄송해요. 갑자기 그렇게 돼서. 사장 사람 사는게 다 그렇지 뭐. 그래도 하필 똑바로 보이는데서 가게 연다니니까 좀 그렇긴 그러네. 다소 죄송해요. 사람은 구하셨어요? 사장 내일이나 뭐 올거야. 걱정마. 다소 사장님 죄송한데 저 잠깐 급히 가볼 데가 있는데요. 사장 벌써 아주 마음이 떠났구만 아주. 다소 죄송해요 사장님. 지금 아니면 안돼는 일이라서요. S#5 다소네 골목.(밤) 급하게 뛰어오는 다소. 태웅이 앉았던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찾는다. 멀찌감치 나이트클럽 홍보용 차량이 불을 밝히고 있을 뿐 태웅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허탈해서 서있는 다소. 나이트틀럽 홍보차량에는 태웅과 순동 타고 있다. 순동 뭐. 뭐야? 이 짐 싣고 그냥 가라고? 방 구해지면 그때 또 짐 갖고 다시 올라오라고? 어? 태웅 수고했다고 했잖아 임마. 순동 아 정말 덥다 더워. (태웅을 쳐다보고) 아 더워. 태웅 가자. 어디 근처 여관 앞에 세워주라. (허탈하게 서있는 다소를 본다) 아 아 잠깐만 잠깐만. 순동 왜 이래. 다소, 포기하고 다시 돌아간다. 태웅 야 빵빵 좀 눌러봐. 경적소리 들리지만 다소는 생각에 빠져 서둘러 걷는다. 태웅 (홍보용 스피커 소리) 아 아. 거기 가는 아가씨. 아줌마. 다소 (희롱하는 것으로 알고 빨리 걷는다) 홍보차량이 천천히 따라온다. 태웅 (소리) 아줌마. 무슨 일 있어요? 왜그래요? 다소 (더 빨리 걷는다) 태웅 (소리) 아줌마. 잠만 주무실 분, '괄호치고' '여자' 안쓴 아줌마. 다소 (걸음을 뚝 멈추고 돌아본다) 태웅 (차가 다소 옆에 멈추고) 왜그래요? 뭐 잃어버렸어요? 다소 (조금은 반가운 듯) 순동 (누군가 하고 다소쪽으로 고개 쑥 내민다) S#6 다소 거실. (밤) 식탁위에 태웅의 돈이 놓여있고 다소, 약식계약서에 지장 찍고 내민다. 다소 한 달만 계약하는거구요. 태웅 나도 한달 안에는 좋은 방 구할 수 있을 겁니다. 다소 방 사용 시간은 매일 저녁 7시에서 다음날 아침 7시까집니다. 태웅 잠만 잘겁니다. 다소 저는 오후 6시에 출근해서 다음날 아침 7시반에 들어와요. 태웅 마주칠 일은 없겠네요. 다소 죄송하지만, 손님은 집에 같이 안오셨으면 좋겠구요. 태웅 아 얘 말이에요? 순동 아 저는 손님이 아니고 친군데요. 태웅 아무도 안데리고 올겁니다. 다소 실내에서는 담배 피우지 말아주세요. 태웅 밖에 나가서 피우지 뭐. 다소 그럼... 된거 같아요. 태웅 열쇠 같은거 뭐 하나 주셔야지. 다소 아. (열쇠를 주려다 망설인다) 저기... 죄송하지만 혹시 명함이나 신분증 같은거 한번만 보여주시면 안될까요? 죄송합니다. 순동 (습관적으로 얼른 명함 꺼내놓는다) 오백원입니다. 다소 (순간적으로 킥하고 웃다가 얼른 수습한다) 태웅 순동아. 순동 혹시 대전 오시는 일 있으면 현관에서 오백원 찾아주세요. 서비스, 부킹, 확실하게 책임지겠습니다. 오백원입니다. 다소 (다시 참지 못하고 웃는데) 태웅 (얼른 말 자른다) 신분증은 조만간 나오고요. (생각난 듯 가방을 뒤적여서 다소의 사진 꺼낸다) 이거면 신원증명 되겠어요? 다소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란다) 태웅 (겸연쩍어서 외면한다) 순동 (고개 쑥 내밀고 보고) 어? 뭐지 이거? 어떻게 된 일이지? 다소 (놀라움에 태웅을 바라본다) S#7 회상 인서트 유원지 MT에서 놀던 모습 위로. 정은(E) MT가 그렇게 재미 있니? 전화도 한번 안해? 정은(E) 재미있어? 대학생활 재미있어? 다소(E) 응 언니. 미안해 나혼자 재미있어서. 정은(E) 너 재미있는거 생각만해도 나도 재미있으니까 됐어. 다소(E) 언니. 이 다음에 내가 꼭 다 갚을게. 열배 백배로. 다시 병원 응급실에서 손을 잡고 있는 다소 정은 다소 정은 언니.... 정은 우리아기.... 살려야해... 부탁해 우리아기.... 다소의 사진에 정지된 화면. 다시 신생아실에서 간호사 잘못이라뇨? 다소 엄마 이름 좀 바꿔주세요. 엄마 이름... 정다소로 좀 바꿔주세요. 다소의 사진에 정지된 화면. S#8 버스 안. (밤) 다소, 자신의 사진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가 사진을 가방에 넣고 창밖을 본다. S#9 펜싱 체육관 펜싱시합을 하고 있는 두 남녀. 밀고 밀리는 승부에서 여자의 칼이 남자의 가슴을 찌른다. 지수 (마스크 벗으며) 오늘 왜그래요? 세현 (마스크 벗으며) 오늘은 상대가 안돼겠는데? 지수 무슨, 딴 생각했어요? 세현 아니. 오늘은 그만할까. 지수 그래요 그럼. 지수 세현, 도구를 챙긴다. 세현, 문득 생각이 스쳐간다. 인서트. 강회장 (하태웅이라고 써서 준다) 세현 하태웅...씨가 누굽니까? 강회장 인사부에 알려. 찾아오면 무조건 자리 하나 만들어. 인서트 세현 우리 회장님하고는 어떤 관계입니까? 태웅 나 회장님 몰라요. 세현 (의외다) ... 회장님을 전혀 몰라요? 태웅 모른다니까 그러시네. 내가 어떻게 알겠냐고요. 지수 (도구 챙기며) 무슨 생각하는데 그래요? 세현 별 생각은 아닌데... 지수 내가 술 한잔 살까요? S#10 다소네 골목. (밤) 나이트 클럽 홍보차량 쪽으로 걸어오는 태웅 순동. 태웅 미안하다 순동아. 잠이라도 같이 자고 내일 내려보내야 되는건데. 순동 손님 끌어들이면 안된다잖냐. 근데 취직은 진짜 된거냐? 태웅 어. 위에서 얘기해 놓은 모양이더라. 경비나 운전이나 뭐 그런거 하겠지. 순동 진짜 그런거 할거냐? 태웅 어. 우리 외삼촌하고 약속했다. 순동 (차 문 열며) 그래. 한번 버텨봐라. 집주인 아줌마 말도 잘 듣고. 남편되는 사람한테도 잘 하고. 태웅 남편도 어린애겠지 뭐. 솔직히 뭐가 급하다고 결혼을 그렇게 빨리하냐? 순동 우리 엄마도 나 스무살에 나았잖아. (차에 올라탄다) 태웅 그건 옛날 얘기고. 순동 복고가 유행이라던데. 나 간다. 태웅 그래. 우리 외삼촌 잘 좀 챙겨드려. 순동 (손 흔들고 운전해 간다) 태웅 (돌아서 걸어간다) S#11 의류상가 정문. (아침) 퇴근해서 나오는 상인들. 다소, 한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또또아줌마에게 뛰어간다. 김군과 어진 장난치며 놀고있다. 다소 많이 기다리셨어요? 또또아 아니야. 뭐하러 뛰어와. 다소 (돈 봉투를 내민다) 여기요 아줌마. 또또아 밖에서 이런거 주고 받아서 영 안됐네. 다소 아니에요. 아줌마 시간 없으시잖아요. 또또아 그럼 어떻게 하나? 영수증이니 계약서 같은거는 어쩌지? 어디 커피숍이라도 좀 들어갈까? 다소 아니에요. 여기 김군도 있고 아는 사람 다 아는데요 뭐. 오늘 저녁에 계약서 하나 써주세요. 김군 제가 증인 설게요 아줌마. 또또아 그래도 되겠어? 다소 예. 급하신데 어서 가보세요. 또또아 그래 그럼 이따 저녁에 봐. 들어들가. (간다) 어진 안녕히 가세요. 또또아 (서둘러 가며) 그래. 어진이 잘가라. 김군 기분 좋으시겠어요 아줌마. 다소 (조금 뿌듯해져서) 음. 가자 어진아. S#12 다소 거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다소 어진. 다소, 지친 듯 맥이 풀리는데 어진 엄마. 진짜로 그 아저씨 우리 집에서 사는거야? 다소 응. 딱 한달 만이야. 어진 나 그 아저씨 싫은데. 다소 (냉장고에서 반찬 등 꺼내며) 어서 손 닦어. 밥 먹고 일찍 잘거야. 어진 그 아저씨 이상해. 다소 그 아저씨는 밤에 잠만자고 아침에 나가기 때문에 마주칠 일도 없으니까 걱정마. 어진 그 아저씨 마음씨도 나쁠거 같아. 다른 아저씨들은 몇 살인지도 물어보고 이름도 물어보는데 그 아저씨는 말도 안시켜. 다소 아유 수다쟁이야. 어서 들어가서 손 닦어. 어진 네. (목욕탕으로) 다소, 싱크대로 돌아서서 아침 준비를 하는데 다소 (허공에 킁킁 냄새 맡으며) 담배 피웠잖아. (허공에 냄새 맡으며 돌아서는데) 태웅이 잠이 덜 깬 눈으로 서있다. 다소 어머! 여 여기서 지금 뭐하시는거에요? 태웅 아....떠들어서 잠을 못자겠네... 다소 지금 이 시간에 집에 있으면 안돼잖아요. 출근 시간 지켜주셔야죠. 태웅 (졸린 눈으로) 지금 몇신데 출근을 해요... 웨이터 애들 집합할려면 점심은 먹고. (하다가 퍼뜩 정신차린다) 아, 아. 아! 태웅, 허둥거리며 목욕탕으로 들어간다. 다소 저기요. 태웅 왜요? 바쁜데. 다소 담배 피우지 말라고 했잖아요. 태웅 바쁘니까 다음에 얘기합시다. (목욕탕 문을 열고) 나오던 어진과 마주친다. 태웅 야 빨리 좀 나와봐. (거세게 어진을 밀어내고 들어간다) 어진 아야. 태웅 나와보라니까. (들어간다) 어진 (약이 올라서) 엄마. 나 저 아저씨 싫어. 다소 (떨떠름해서) S#13 다소네 골목 다소집에서 뛰어나오는 태웅. 전속력으로 뛴다.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삼류건달의 뜀박질. S#14 우리빌딩 근처 전속력으로 뛰어오는 태웅. 코너를 돌아서는데 세현의 차가 급정거하며 부딪힐뻔한다. 태웅 (인상쓰며) 아 거 좀 잘보고 살살 다니지 거! 세현 (차 창문을 내리고 표정없이 본다) 태웅 (안면이 있는터라 대충 떨떠름하게 인사하고) 세현 (아래위로 훑으며 사과를 기다리다가) 여기는 함부로 뛰어다니는 뒷골목이 아니지않아요? 태웅 그렇다고 여기가 고속도로는 아니죠. 세현 그런식으로 말하는거 보다는 미안하다거나, 그말이 몸에 배질않아서 안나오면 미안한 표정 정도 지으면 될거같은데. 태웅 미안한거 없는데요. 세현 (차게 웃으며) 아무한테나 늘 그런식으로 말해요? 태웅 미안한거 없는데, 내 말이 뭐가 어때서요? 세현 여기가 어딘지 잘 둘러봐요. 회사인지 뒷골목인지. (차를 출반한다) 태웅 (따라서 뛰어가며) 어떻게 됐어요? 예? 취직 어떻게 됐어요? 취직! S#15 우리빌딩 로비 걸어들어오는 세현. 뒤에서 태웅 쫓아온다. 태웅 잠깐만요. 예? 세현 (대꾸안하고 걸어간다) 태웅 (옆에 와서) 취직 어떻게 됐냐구요. 대답을 해줘야죠. 세현 취직 됐으니까 출근한거 아닌가. 태웅 아 그래요? 그럼 그렇다고 진작 얘길 하셔야지. 세현 (대꾸안하고) 세현, 엘리베이터를 기다린다. 직원들의 깎듯한 인사를 받는 세현. 태웅 (주눅들지 않고 상관없이) 저기요. 그런데 어디로 가면 돼는데요? 세현 (태웅을 가소롭다는 듯이 차갑게 쳐다본다) 태웅 그러니까요. 주방이면 주방. 홀 담당이면 홀. 쇼무대. 기도. 등등 주임무가 있잖아요.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직원들 엘리베이터에 탄다. 세현 (직원들에게) 먼저들 올라가요. (부드럽게) 하태웅씨라고 했죠? 태웅 예. 하태웅입니다. 세현 희망하는 부서라도 있어요? 태웅 예 뭐 대충 짐작은 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해온일도 있고. 세현 지금, '고충처리반'에 가보도록 해요. 하태웅씨가 앞으로 일 할 부서니까. (엘리베이터에 탄다) 태웅 예? 무 무슨 부서라구요? 뭘 처리한다구요? 하는데 엘리베이터문이 그냥 닫힌다. 닫히는 문 사이로 세현의 지겹다는듯한 표정. 태웅 아 거 그냥 문을 닫아버리네.... 무슨 처리반? S#16 고충처리반 좁은 사무실. 책상이 달랑 하나 놓여있다. 주영달 반장, 책상에 앉아있고 책상 앞에 상담을 위한 의자와 단순한 3인용 소파가 전부다. 대리점 사장(30대)의 높은 언성이 터져나온다. 대리점 (책상을 쾅치면서) 당신들 정말 이렇게 나올꺼야! 진짜로 같이 한번 죽어볼까 엉? 주반장 (땀 삐질삐질 흘리지만 침착하게) 진정하세요 박사장님. 지금 이게 감정적으로 해결할 일이 아닙니다. 대리점 당신같으면 미치고 폴짝 뛰지 않겠냐구 이게. 이때 들어오는 태웅. 태웅 저기요. 여기가 고통처리반입니까? 주반장 고충처리반입니다. 이쪽으로 잠깐 앉으시죠. 차례대로 상담해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박사장님. 대리점 (언성높여) 무슨 이유를 갖다대도 그게 말이 되냐 말이야. 내 대리점에서 300미터도 안돼는데 새 대리점 내주고 물량 딸리는 거는 그 쪽에만 주고 이게 뭐하자는 짓이냐고. 태웅 저기요. 저는 새로 취직한... 그러니까 신입사원인데요? 주반장 예. 사원들 고충도 상담처리합니다. 잠깐 기다려주세요. 태웅 고충처리반으로 발령받았는데요? 주반장 예 인사문제는 여기서 할 수 없고...(깜짝놀라서) 뭐라구요? 고충처리반으로 발령을 받았다구요? 태웅 예. 주반장 아니 이..부서는... 태웅 대충 알거 같습니다. 회사든 업소든 해결할 일은 항상 있으니까요. 물론 회사에서 해결사란 말을 쓸 수는 없겠죠. 고충처리, 좋네요. 대리점 지금 시간 없는데 뭐하는거야. 직원들끼리는 나중에 얘기하고. 당신 대답해봐. 어떻게 처리할거야? 태웅 (대리점 사장을 쳐다본다) 주반장 (전화받는다) 예. 고충처리반입니다. 예. 기획실장님. S#17 기획실장실 세현 (전화) 신입사원 도착했습니까? 아 그래요. 지금 내방으로 좀 오세요. (바로 전화 끊는다) S#18 고충처리반 주반장 (세현에 대한 감정을 삭이려는 듯 전화기 잠시 들고 있다가 내려놓는다) 기획실장님 방에 잠깐 다녀오겠습니다. (나간다) 태웅 일 시작할까요? 대리점 뭐야 이거 어디가 지금. 태웅 (대리점 사장을 쳐다본다) 대리점 (기분나쁘게 쳐다본다) S#19 기획실장실 들어오는 주반장. 책상 앞에 앉아서 빤히 쳐다본다. 주반장 (인사한다) 세현 주반장, 그동안 혼자 일하기 힘들었죠? 주반장 아 예 뭐 그건... 할만합니다. 세현 인원이 필요할거 같아서 하나 보낸겁니다. 주반장 아 예.... 세현 (빤히 쳐다보다가) 계속 수고하라고 부른거예요. 됐어요. 주반장 ....예. (인사하고 나가는데) 세현 아직도 끝까지 회사에 붙어있겠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는 모양이예요? 주반장 ...예. 세현 그래요. (비꼬는) 계속 수고해줘요. 가보세요. S#20 복도 태웅, 대리점 사장의 멱살을 잡고 끌고간다. 지나가는 직원들 구경난 듯 쳐다본다. 대리점 뭐야 이거. 이거 안놔? 태웅 조용히 하세요. 회사에서 떠들면 안돼죠. 대리점사장, 몸부림쳐서 멱살 풀고 태웅에게 주먹을 날린다. 태웅, 슬쩍 피하고 대리점 사장의 무릎 뒤를 발로 가볍게 쳐서 중심을 잃게 만든다. 태웅 (다시 잡아 일으키고) 가만히 계시라니까. 회사에서 몸부림치고 그러면 안돼죠. 빨리 오세요. S#21 우리빌딩 로비 차에서 내려 들어오는 강회장. 태웅, 대리점 사장을 밖으로 끌고나간다. 몇몇 사원들 뒤따라 가며 구경을 하다가 강회장을 보고 인사하고 흩어지는데. 태웅은 대리점사장을 끌고 나가는 터라 강회장을 보지 못한다. 강회장 (착잡하게 그 모습을 보다가 간다) S#22 비서실 지수 여비서 일어서서 기다리고 있고 강회장 들어오면 인사한다. 지수, 신문 3개를 들고 강회장을 따라 회장실로 들어간다. S#23 회장실 강회장, 소파에 앉고 지수, 테이블에 신문을 가지런히 놔준다. 지수 회장님 피곤해보이십니다. 아침 회의 취소할까요? 강회장 아 아니야. 괜찮아. 지수 회의 후에는 오전에는 특별한 스케줄이 없으십니다. 최행장님하고 점심 약속이 있으십니다. 강회장 아 그렇지 그친구 만나기로 했지. 어디서 뭘 먹나.... 지수 동숭동 할머니 청국장집은 어떠시겠습니까. 강회장 그래. 그거 좋구만. 그리로 하지. 지수 행장님 비서실에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강회장 홍대리가 메뉴를 얘기하면 아 그래 그게 먹고싶었지, 매번 그렇게 돼. 비결이 있나? 지수 비결이랄거는 없습니다 회장님. 회장님 식사메뉴를 기록해뒀다가 한동안 안드신 메뉴를 말씀드리는 것뿐입니다. 강회장 (지수를 물끄러미 본다) 홍대리 덕분에 기분이 좀 나아지는구만. 지수 (인사하고 나가는데) 강회장 (다시 태웅이 마음에 걸린다) S#24 창고 덕호, 마술도구들 점검하고 있다. 휴대폰 벨이 울려서 비둘기가 푸르르 날아간다. 덕호 여보세요. S#25 회사 공중전화 + 창고 태웅 나예요 외삼촌. 덕호 (반가워서) 야 이 썩을 놈아. 손가락 부러졌냐? 왜 인제사 전화질이야? 태웅 중요한 소식 전할때까지 기다린거죠. 덕호 방은 뭐 고만고만한 방 구했다면서. 순동이가 그러더라. 태웅 급한대로 임시로 구했어요. 저기 외삼촌. 저 취직됐어요. 덕호 뭐여? 벌써 취직을 해? 태웅 예. 외삼촌 말대로 번듯한 회사라구요. 덕호 너 지금 뻥치는거지? 태웅 뻥 아니에요. 진짜예요. 일하는 부서도 마음에 들구요. 덕호 (좋아서) 야 이 잡놈아. 니가 지금 어디서 설레발이를 쳐? 니깟게 무슨 수로 벌써 취직을 하냐말이야. 태웅 (발끈해서) 외삼촌은 진짜 내말은 왜 아예 믿지를 않는거에요? 진짜. 덕호 좋아 너 임마 내가 직접 확인하러 올라간다. 너 임마 오늘 몇시에 끝나? 태웅 몰라요. 물어봐요 되겠네. S#26 고충처리반 주반장, 서류에 고개 바짝대고 작성하고 있다가 주반장 예? 몇시에 끝나냐...구요? 태웅 예. 주반장 (황당하다) 태웅 (조심스럽게) 모르시겠습니까? 주반장 오늘은 그냥 퇴근하세요. 복장이나 용모 등등 출근 준비해서 내일 아침 8시까지 출근하세요. 참, 아까 여기있던 대리점 사장 그냥 갔어요? 태웅 예. 조용히 보냈습니다. 주반장 ?..... S#27 우리빌딩 로비 직원 그러니까 항의하러 오신거죠? 다소 네. 직원 4층 고충처리반으로 가보세요.(간다) 다소 고맙습니다. 다소, 엘리베이터 타면 태웅, 옆에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간다. S#28 고충처리반 주반장 아 예 예. 봄에도 이런 일로 한번 오셨죠? 다소 예 예. 맞아요. 주반장 그런데... 제품아이디어 응모라는게 다 비슷비슷해서요. 내 아이디어를 쓰고 왜 상금을 안주느냐... 이거는 좀 어렵거든요. 다소 병속의 편지, 이번에는 너무 똑같아서 그래요. 주반장 이해는 가지만... 사람 생각이란게 비슷비슷하잖습니까. 제품하고 똑같은 아이디어다, 입증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우리 연구실에서 먼저 아이디어를 생각했을 수도 있죠. 다소 제 아이디어가 먼저라는게 입증만 되면 보상받을 수 있나요? 주반장 그야.... 입증만 된다면야... S#29 우체국 창구 앞에 서는 다소. 다소 안녕하세요. 내용증명 등본 좀 열람하러 왔는데요. 여직원 수령증 가져오셨어요? 다소 네. 여기요. 이때 휴대폰 벨 울린다. 다소 여보세요. 네. 사장님. (깜짝놀라) 예? 뭐 뭐라구요? S#30 의류상가 식당가 사색이 돼서 달려오는 다소. 또또분식 앞에 상인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다. 다소 어 어떻게 된거예요? 예? 아줌마 어떻게 된거예요? 여상인 뭐야? 어진 엄마도 당한거야? 또또네 그년 죽일년이네 아주. 다소 어 어떻게 된건데요.. 예? 여상인 내 이년을... 나도 천오백 뜯겼어. 어진 엄만 얼마 뜯겼어? 다소 (떨려서 말이 안나온다) 여상인 (다른 상인들에게) 이년 잡읍시다. 어디 가면 이년 잡어? 상인들 계속 웅성거리고 다소, 정신이 나가 쓰러질것만 같은데. 다소가 일하던 코너에서 사장이 새로온 여직원에게 일을 설명하고 있다. 사장 (다소와 눈이 마주치자 피해버린다) 다소 (눈물이 핑돌지만 참고) (웅성거리는 상인들 틈으로) 아줌마. 아줌마. 어떡해야돼요 예? 아줌마 인제 어떡해요. S#31 다소네 골목 어슬렁어슬렁 걸어오는 태웅. 순동의 나이트 홍보차량을 보고 반가워서 달려간다. 순동 (백미러로 보고) 아저씨. 태웅이 오는데요. 덕호 그래? 차에서 내리는 덕호 순동. 태웅 외삼촌 일찍 왔네요? 오느라 수고했다 순동아. 순동 어 그래. 나보다 아저씨가 고생하셨지. 덕호 순동이 이놈이 운전을 지랄같이 해서 아주 뒈지는줄 알았다. 지 앞에 끼어드는 꼴을 못봐. 살살 다녀 임마. 순동 (웃으며) 예. 태웅 운전 조심해. 빨리 가다가 아주 가는 수가 있으니깐. 덕호 너나 잘 해 썩을 놈아. 뭐여 너는? 뭔 회사가 그렇게 일찍 끝나? 오전반이여? 태웅 오늘은 출근 첫날이니까 그렇죠. 덕호 진짜로 취직은 된거야? 태웅 (덕호 손목 팍 잡으며) 가요. 회사 같이 가보자구요. 덕호 아 알았어 알았어. 놔 임마. 순동 (양복 가지고 와서) 태웅아. 아저씨가 너 취직했다고 이거 사오셨다. 일반 양복. 태웅 아이 외삼촌은... 뭐 이런걸 사셨어요. 덕호 너 지금 그 옷꼴이 그게 민간인 복장이냐? 어디 똘만이 꼴이지 그게? 니가 구한 방도 구경할겸 가서 어디 입어보자. 내가 좀 봐야 되겠다. 태웅 방에는 못들어가요 외삼촌. 순동 제가 안된다고 그랬잖아요 아저씨. 덕호 뭐 그런 방이 다 있냐? 태웅 방 주인이 어디서 마늘만 까다 왔는지 깐깐하기가 더럽게 매워요. 덕호 뭐 그런 주인이 다 있냐? 그럼 이 양복 어디서 입어봐? 내 눈으로 꼭 좀 봤으면 좋겠는데. S#32 다소네 동네공원 입구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곳. 순동의 홍보차랑 서있고. 마술에서 쓰는 원통 가리개 천이 올라가있다. 가리개를 잡고 있는 순동. 태웅이 벗은 옷을 위로 척척 올리면 순동이 받는다. 그 앞에 모여있는 몇몇 꼬마들. 꼬마 에이. 너무 오래 걸린다. 사람이 금방 달라져야지. 순동 마술 아니야 임마. 애들은 가라. 애들은 가. 덕호 너 지금 뱀 파냐? 얘들아 마술 보여줄까? 꼬마들 예. 덕호, 지팡이가 꽃이 되는 간단한 마술 보여준다. 꼬마들 환성 지른다. 덕호, 웃으며 주머니에서 카드 꺼내는데 태웅 (소리) 외삼촌. 덕호 (돌아보면) 짙은 정장에 하얀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맨 태웅이 서있다. 덕호 (뭔가 뿌듯하고 대견스럽다) 태웅 왜 그러세요? 덕호 아 아니다. 니가 입으니까 비싼 옷 티가 안나서 그런다 이놈아. 순동 (태웅 어깨 두드려주며) 이야 일반인인데. 엉? 태웅 자식. (하는데) 멀리 다소가 낙담해서 힘없이 가는 모습이 보인다. 순동 근데 아저씨 배 안고프세요? 덕호 어 어 그래. 먹어야지. 뭐 맛있는거 먹을래? 덕호 순동, 음식 메뉴 얘기하는데 태웅 (계속 다소를 눈으로 쫓는다. 순동 태웅이 너 뭐 먹을래? 태웅 어? 어. S#33 다소 집 문 앞 차마 들어가지 못하고 낙심해서 서있는 다소. S#34 다소 거실 들어오는 다소. 어진, 흐느껴 울고 있다가 다소를 보자 다시 울음 터뜨린다. 다소 왜그래 어진아. 왜그래. (안아주며) 어진 (울며) 엄마 어디 갔었어. 다소 엄마 어진이 자는거 보고 잠깐 어디 갔다왔지. 어진 깼단말이야. 다소 응. 미안해 미안해. (꼭 껴안아준다) 어진 나 혼자 두고 어디 가지마. 다소 (껴안은채로) 그래 미안해 미안해. (눈물이 핑돈다) S#35 다소네 동네공원 도시락을 먹는 덕호 태웅 순동. 덕호 야 참 이런데서 도시락 까먹은지 참 오랜만이다. 순동 소풍 온거같죠 아저씨. 덕호 야 순동아 저쪽 보고 얘기해라. 밥알 튄다. 너랑 나랑 섞어먹을 것도 아니고. 순동 예. (덕호를 쳐다보고) 근데 참 이상한게 있어요 아저씨. 덕호 (안되겠다 싶어 돌아앉으며) 뭐? 순동 태웅이 얘가 무슨 회사 다니는지 우리는 왜 안물어보고 있죠? 덕호 그렇지. (껄껄웃으며) 그냥 아무 회사나 취직한거만 좋아라 해가지고 뭐하는 회산지 물어볼 생각도 못했네. 순동 뭐하는 회사냐? 태웅 (한입 가득 씹으며) 물장사. 순동 (그럼 그렇지 하고 고개 숙인다) 덕호 (귀를 의심하고) 뭐 뭐라? 태웅 물장사요. 덕호 (도시락 털석 놓으며) 무 물장사? (화낸다) 너 술집에 취직했냐? 어? 너 이 우라질놈의 새끼 이 양복 벗어. 벗어 이 나쁜놈아. 태웅 아 외삼촌. 끝까지 좀 들어보세요. 덕호 입 닫어 이 썩을 놈아. 내가 인제 너하고는. 태웅 아 아 여기있네. 이거요. 이 회사에요. 마시던 음료병을 든다. 순동 어 그런거 만들면 큰 회사 아니야. 덕호, 불길한 예감에 떨리는 손으로 병을 잡아서 본다. '우리음료(주)' 눈에 들어온다. 덕호 (충격받는다) 태웅 왜그래요 외삼촌? 덕호 아 아니다. 그 그냥. 순동 (병을 보면서) 야 태웅이는 출세했네. 우리음료에 취직도 하고. 엉? 태웅 왜 더 안드세요. 반도 안드셨네. 더 드세요. 덕호 어 그 그래. 먹자. 순동 야 몇시까지 출근하는거냐? S#36 다소 거실 어진, 인형에 옷갈아 입히면서 놀고 있다. 다소, 앞날이 막막해서 어진을 보고있다. S#37 다소네 동네공원 입구 순동의 홍보차량이 서있다. 태웅 왜 벌써 가세요. 오신 김에 제가 외삼촌 술 한잔 받아 드릴려고 그랬는데. 덕호 갈란다. 순동이 내려가는 길에 타고 갈란다. 가자 순동아. (차에 탄다) 순동 예. 간다. 잘 해. (악수하고 탄다) 태웅 운전 살살해라. 우리 외삼촌 속 안좋으시니깐. 떠나는 홍보차량. 태웅, 바라보다가 돌아선다. S#38 도로 달리는 순동의 홍보차량. 덕호 (아직 충격으로 심각한 얼굴) 순동 아저씨 속 안좋으세요? 살살 가고 있는데요. 덕호 순동아. 어디 적당한데 좀 세워라. 길가에 멈추는 홍보차량. 순동 속 많이 안좋으세요? 덕호 아니다. 볼일이 좀 있어서 그렇다. (내린다) 순동 아저씨. 어디서 기다리고 있을까요? 덕호 아니다. 먼저 내려가. 순동 오래 기다려도 돼요 아저씨. 덕호 가라면 가 임마. 한번 말하면 들어쳐먹어야지. 순동 (웃으며) 예. 먼저 내려갈게요 아저씨. 순동의 차 출발한다. 덕호 (혼란스러운 얼굴로) S#39 회장실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생각에 잠겨있는 강회장. 빌딩 로비에서 대리점사장을 끌고가던 태웅의 모습이 떠오른다. 강회장, 착잡한 심정인데.... 들어오는 세현. 세현 부르셨습니까, 회장님. 강회장 (소파로 나오며) 앉지. 일전에 내가 얘기했던 그 친구는 어느 부서로 보냈나. 세현 하태웅씨 말씀입니까? 우선 임시직 형식으로 고충처리반으로 보냈습니다. 강회장 적당한 곳인가? 세현 예. 사실 학력이나 경력으로는 적당한 곳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다른 부서로 옮길까요 회장님? 강회장 ...... 세현 (강회장의 표정을 살핀다) S#40 비서실 전화받고 있는 지수. 지수 죄송하지만 지금 회장님께 연결해드릴 수 없습니다. S#41 거리 공중전화 덕호 꼭 좀 통화해야 되니까 연결 좀 해주시오. 지수 죄송합니다. 존함을 말씀해 주시면 전해드리겠습니다. 덕호 지금 꼭 통화를 해야돼요. 하덕호라는 사람이라고 전해줘요. 아마 통화할겁니다. 지수 죄송하지만. 덕호 괜찮을거요. 전하기만 해봐요. 하덕호라고 전해요. 지수 (하는 수 없이) ...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S#42 회장실 강회장 지금 누구라고 했나? 지수 하, 덕자 호자 쓰시는 분입니다. 강회장 (예상한 것이었지만 뜻밖이라).... 연결해. 지수 네. 알겠습니다. (나간다) 강회장 알겠으니까 강실장도 나가보지. 세현 예. (나간다) 강회장 (자리로 가서 수화기 든다) 예. 강두식이오. S#43 비서실 지수, 노트에 메모한다. [하덕호-특별히 전화 통화.] S#44 일식집 방 마주앉은 강회장 덕호. 지배인, 녹차를 따른다. 강회장 술 하시겠습니까? 덕호 생각없습니다. 강회장 오늘은 차나 마시고 가지. 지배인 알겠습니다 회장님. (인사하고 나간다) 덕호 우리 태웅이가 그 잘난 회사에 들어갔더구만요. 내가 일전에 했던 말 그새 잊어버렸습니까? 우리한테 접근하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는데요. 강회장 나도 이제 나이를 많이 먹었어요. 섭섭할 때도 많고 만사 덧없어서 귀찮을 때도 점점 많아져요. 덕호 이제와서 뭘 어쩌자는 겁니까? 강회장 3년전에 아들놈 하나 있던거 먼저 보냈어요. 덕호 ...... 강회장 아들 먼저 보내고 3년 동안 나도 많이 변합디다. 덕호 그래서. 이제와서 어디 박혀서 뭘하는지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바도 아니던 버린자식을 찾겠다는거요? 지금? 강회장 (자조적인) 피해서 숨어버린 사람을 좀더 찾지 않은 것도 버린건 버린거죠. 덕호 분명히 말하겠는데, 태웅이한테 당신이 아버지란 사실은 절대 말하지 마시오. 그놈 자식 어떻게 변할지 겁이 나니까. 반듯하지는 못해도 악하게는 안살고 있으니까. 강회장 그래요 알아요. 서로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다는거. 하지만 그 아이한테 다른 환경에 적응할 기회는 줘야잖소. 덕호 (참았던 흥분을 드러낸다) 기회를 줘요? 회사에 적응 못하면 어쩔 셈이요? 강회장 ..... 덕호 회사에 적응하면 아들로 받아들이고 적응 못하면 없었던 일로 하겠다는거요 지금? 강회장 내가 그 아이한테 애비라고 지금 말할 수도 있고 나중에 말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 말한다면 그 아이가 회사에 적응할 기회는... 아마 다시 없을거요. 덕호 내가 알고 있는 당신은 우리 태웅이가 회사에 적응 못하고 당신 성에 차지않으면 못본척 없었던 일로 할 사람이요. (탁자를 치면서) 마음대로 가지고 놀 생각 하지말란말이요! (일어난다) 더 이상 건드리면 가만있지 않을거요. (나간다) 강회장 (꼿꼿하게 그대로) ..... S#45 오락실 태웅, 온몸을 써가며 중얼거리며 격투기 오락한다. 아쉽게 오락이 끝나자 시계를 보고 일어난다. S#46 다소 거실 양복케이스 들고 문을 열고 들어오는 태웅. 태웅 (열쇠 손에 쥐고) 뭐야. 문도 안잠그고. (하는데) 멍하니 앉아있던 다소, 정신차리고 일어난다. 태웅 (어리둥절해서 시계보며) 어. 일찍 들어온거 아닌데. 다소 예. 지금 나가요. (허둥지둥 가방을 챙긴다) 태웅 아무리 주인이지만 지금 이 시간에 집에 있으면 안돼죠. 출근 시간은 지켜줘야죠. 다소 (대꾸안하고 챙긴 가방을 놓고 방으로 들어간다) 어진아. 태웅 저기 혹시 밤에 출출할 때 말이죠. 라면 하나 끓여 먹어도 돼요? 다소, 어진의 어깨에 인형가방을 메주며 나온다. 태웅 예? 냄비 좀 써도 돼요? 다소 쓰세요. (가방 들고 나간다) 태웅 김치도 좀 쓰면 안돼요? 다소 (마지못해) 냉장고에 있어요. (나가려는데) 태웅 찬밥도 좀 쓰면 안돼요? 다소 (어쩔수없이).... 밥통에 있어요. (나간다) 태웅 (양복케이스에서 라면 한봉지 꺼내는데) 어진 (휙 문열고) 아저씨는 잠만 자는 사람이야. (문 휙 닫고) 태웅 뭐야 저거. 아.. 쥐방울만한거 저거. S#47 다소집 앞 나오는 다소 어진. 다소 어른한테 그렇게 말하면 안돼. 어진 저 아저씨 이상해. 다소 어진아. 오늘은 일하러 안갈거야. 어진 왜? 다소 ... 임시휴업이야. 어진 그게 뭔데? 다소 일 안하는거. 오늘은 엄마랑 놀자. 어진 우와 정말? 우와 신난다. 다소 (웃어주지만 괴롭다) S#48 포장마차.(밤) 혼자 소주 마시고 있는 덕호. 강회장(E)그래요 알아요. 서로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다는거. 하지만 그 아이한테 다른 환경에 적응할 기회는 줘야잖소. 덕호, 괴로운 심정에 소주 털어넣는다. S#49 강회장 거실. (밤) 부분 조명만 켜져있는 실내. 강회장, 혼자 양주 마시고 있다. 덕호(E) 회사에 적응하면 아들로 받아들이고 적응 못하면 없었던 일로 하겠다는거요 지금? 강회장, 눈을 감는다. S#50 다소 거실 라면 냄비에 밥 말아서 총각김치 어적어적 씹어먹고 있는 태웅. 어진(E) (휙 문열고) 아저씨는 잠만 자는 사람이야. (문 휙 닫고) 태웅 (마지막으로 국물 마시고) 밥도 먹는 사람이다 이런. (물 마시고) 어으. (담배 무는데) 다소(E) 담배 피우지 말라고 했잖아요. 태웅 (담배 입에서 빼며 짜증스럽게) 잠만자고 담배 못피우면 이게 깜빵이지. 에이. S#51 다소네 동네공원.(밤) 담배 피우며 슬리퍼 찍찍 끌며 어슬렁어슬렁 걷는 태웅. 담배꽁초를 바닥에 툭 버리는데. 어진 (나무라듯) 쓰레기 버리면 나쁜 사람이예요. 태웅 야. 버린게 아니라 떨어뜨린 (하다가) 너 쪼끄만게 여기서 뭐해? 어진 쓰레기 버리면 안돼요. (눈을 부릅뜬다) 태웅 아 요 쥐방울만한게. (중얼거리며 꽁초 주워 주머니 넣고) 너 여기서 뭐해? 어진 오늘은 엄마가 (잠시 생각하다가) 임신휴업이에요. 태웅 임신...휴업? 어진 그래서 일하러 안가요. 다소 어진아. (와서 선다) 태웅 (그 나이에 또 임신이냐는 듯 어이없어 다소를 쳐다본다) 다소 왜... 그러세요? 태웅 아, 아니요. 일 안나...가네요? 다소 임시휴업이에요. 태웅 그러니까 또 임신. (하는데 뭔지 알겠다) 다소 네? 태웅 (어진에게 버럭) 말을 똑바로 해야지. 임시잖아 임시. 쪼그만게.... 어진 (고개 삐딱하게 하고 째려본다) 다소 (왜 소리지르냐는) 왜 그러세요? 태웅 아... (대충) 야 미안하다. 근데 출근 안하는 날은 어떻게 되요? 다소 (둘러댄다) 지금 막 친척집에 가는 길이에요. 어진아 가자. 어진 엄마. 우리 친척 없잖아. 태웅 ... (뭔가 가슴에) 다소 ... 엄마 아는 집이야. 가자. 다소, 어진의 손을 잡고 대충 인사하고 간다. 태웅 .... 낮에 공원 앞길을 낙담해서 가던 다소의 모습이 떠오른다. 저만치 가고있는 다소 어진. 태웅 (큰소리로) 저기요. 내가 오늘 야근이거든요. 돌아보는 다소. S#52 우리 빌딩 로비.(밤) 새양복 입고 들어오는 태웅. 경비, 신분확인하려고 막아서다가 태웅이 야근하러 왔다고 자신있게 말하자 바로 그 태웅임을 알고 피하듯 가버린다. 당당하게 걸어들어가는 태웅. S#53 다소 욕실 작은 세탁기는 놓여있지만 심란한 마음을 달래려고 빨래통에 물을 붓기 시작한다. 다소의 눈에 들어오는 한쪽 구석에 아무렇게나 벗어진 남자 양말. 다소, 짧게 망설이다가 양말을 그대로 놔둔채 손빨래를 하기 시작한다. S#54 고충처리반 태웅, 양복저고리를 걸고 책상 앞에 앉아서 서류들을 빼보지만 관심없다. 일어나서 책상에 손을 뻗고 팔굽혀 펴기를 해본다. S#55 다소 거실 거실을 정리하는 다소. 식탁 위에 태웅이 먹던 냄비가 그대로 있다. 다소, 하는 수 없이 설거지를 시작한다. S#56 고충처리반 짧은 소파에 누워서 잠을 청하는 태웅. 불편해서 일어나 책상 서류를 다 밀어내고 책상 위에 쪼그리고 누워보지만 불편해서 벌떡 일어나 신경질나서 머리 벅벅 긁는다. S#57 우리빌딩 현관. (아침) 차에서 내리는 강회장. 지수, 강회장을 맞아 인사한다. 강회장 (걸어가며) 고충처리반 부서장 내 방으로 좀 부르지. 지수 알겠습니다 회장님. 걸어 들어가는 강회장을 현관 밖 구석에서 보고있는 덕호. S#58 회장실 인사하고 강회장 앞에 앉는 주반장. 강회장, 서류철 보면서 주반장 (깜짝놀라서) 예? 판매팀을 만들라는 말씀이십니까? 강회장 왜? 자네 원래 영업부 소속으로 알고 있는데. 주반장 예... 하지만... 강회장 지금 하고 고충처리반 일에 가장 큰 애로사항이 뭔가? 이 자리까지 부른 것은 솔직하게 얘기하자는 뜻이야. 주반장 예.... 사실.... 업무가 90% 이상 상대방 불만을 들어주고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강회장 사무실이 시장바닥 싸움터 같겠구만. 주반장 사실 그렇습니다 회장님. 강회장 소비자 불만이나 문제해결은 해당 부서로 다시 옮겨야 맞는 일이겠지. 고충처리반 문패 떼고 특수판매팀 문패 새로 달아. 영업부에서 처리 못하는 틈새 업무를 찾아봐. 필요인원은 자네가 충원해. 주반장 회장님.... 강회장 내 말 끝났으니까 가서 시작해. 주반장 ....예. 강회장 뭐하고 있나 어서 나가지 않고. S#59 회의실 들어와서 주재석에 앉는 세현. 부장급 부서장들 앉아있다. 세현 (무거운 분위기로) 부서장 회의 시작하겠습니다. 회의 들어가기 전에, 지금 대성음료 판매량이 우리보다 앞서고 있다는거 알고들 있습니까? 이미 알고 있는 부서장들 침묵을 지킨다. 세현 (조용히 위협적으로) 왜 아무 말이 없는 겁니까. 이때 드르렁 코고는 소리 들린다. 세현 (날카롭게 주위로 눈을 돌린다) 부서장들 긴장해서 두리번거린다. 다시 코고는 소리 이어진다. 세현, 일어나서 뒤쪽의 화이트 보드를 확 치운다. 소파를 붙여놓고 자고있는 태웅. 세현 (날카로와져서 태웅을 노려본다) (구두발로 태웅을 차면서 소리지른다) 지금 여기서 뭐하는 짓이야! 태웅 (잠결에 놀라서 일어난다) 뭐야 이거! 왜이래! 세현 이 자식이! (태웅의 뺨을 후려친다) 여기가 어딘 줄 알아! 태웅 어? 치네? 이런! (세현에게 달려드는데) 이미 와있던 오만기 나홍만등이 태웅을 덮친다. 세현 이 자식 내쫓아버려! S#60 우리빌딩 현관 태웅, 오만기 나홍만 경비2명에게 끌려서 나온다. 태웅 놔. 놔. 이거 안놔? 만기 못놓지. 너같으면 놓겠냐? 홍만 (경비에게) 아저씨 그거 내 팔이야. 4명이 태웅을 출입문 밖까지 밀고는 들어간다. 태웅 아유... 이런.... (바닥체 침 퉤뱉으며) 에라이 더러워서 안다닌다. 이거나 먹어라. 아! (소리 한번 지르고 돌아서는데) 덕호, 태웅을 보고 있다. 태웅 (놀라고 겸연쩍어) .... 덕호 (떨리는 마음으로 만감이 교차해서)..... 태웅 (그런 덕호를 보고 더 이상 말을 못하고) S#61 우리빌딩 근처 담배 뻑뻑 빨고있는 덕호. 태웅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빌딩을 올려다보며) 어차피 저 안에 있는 인간들하고 우리하고는 종류가 틀리잖아요. 난생처음으로 외삼촌 기쁘게 해줄려고 취직 한번 해보기는 했는데... 안어울리잖아요. 외삼촌 이게 (하얀 와이셔츠) 이게 (넥타이) 나한테 어울려요? 덕호 태웅아. 태웅 예. 덕호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줄라냐? 태웅 (본다) 덕호 저놈 회사에서 쫓겨나는거 내 정말 보고 싶지 않다. 태웅 솔직히 회사 체질에 안맞잖아요. 덕호 나중에 어떻게 해서든 정식 사원 되거든... 그때 니 발로 나오면 안되겠냐? 그때 꼭 니발로 나오면 안되겠냐? 태웅 외삼촌 어차피. 덕호 태웅아. 외삼촌 부탁 그거여. 들어줄수 있겄어? 태웅 (덕호의 얼굴을 보고 더 이상 말을 못한다) S#62 법정 약식재판이 진행중이다. 방청석에 앉아있는 주반장. 판사 날로 증가해가고 있는 직장내 성희롱 문제는 사회윤리와 성도덕을 확립하는 취지에서 엄격한 법집행이 요구되는 현실이지만, 본건의 특수성과 당사자간의 합의가 충분한 점을 감안하여 선고를 유예하겠습니다. (땅땅땅) 피고소인석에 앉아있는 여은주. 고소인석에 앉아있는 나홍만. 판사의 판결문 위로 두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만 누가 가해자인지 알 수 없다. S#63 법원 계단 씩씩거리며 나오는 여은주. 나홍만 저 앞에서 먼저 가고 있다. 여은주 야! 너 두고보자 너! 나홍만 (도망치듯 가면서) 이거로 끝난거 아니야. 두고봐. 옆에서 나타나는 주반장. 여은주 깜짝이야. 여기까지 구경온거에요? 주반장 합의금은 얼마 냈어요? 여은주 (산전수전 다 겪은 듯 차분하게) 말시키지 마세요. 짜증나니까. (좀 미안해서) 오백만원 줬어요. 오백만원. 엘리베이터에서 엉덩이 몇번 만지고, 술김에 키스 한번 한거로 사내새끼가 고소를 하니.... 말세다 말세. 주반장 손해가 크네. 여은주 원룸 셋방 빼서 합의금 주고 직장 짤리고, 참 덥네 더워. 주반장님 여기는 웬일이세요? 이 사건도 고충처리하시게요? 주반장 말하자면 그렇기도 해요. 여은주 요점을 콕 찍어서 말씀해주실래요? 주반장 복직하는게 어때요? 여은주 지금 복직이라고 말씀하셨나요? S#64 목욕탕 탈의장 반팔에 반바지 입고 탕에서 문열고 나오는 유선정. 옷갈아입고 머리 말리고 있는 여자1. 선정 가시게요? 여자1 아줌마가 등 밀어줘갖고 아유 시원하네. 선정 뭘요. 서로 밀어주면서 살아야죠. (얼른 음료수 하나 들고와서) 이거 하나 드셔보세요. 여자1 아니 아니. 내가 하나 사드릴게. 선정 아니 그냥 하나 드셔보세요. 자요. 여자1 아유 고마워요. 선정 어때요? 시원하죠? 여자1 그러게. 아주 그냥 시원하네. 선정 아침에 집에서 받아드세요. 피부에도 좋아요. 내일 아침부터 한 병 넣어볼까요? S#65 여탕 앞 음료 가방 들고 나오는 선정. 기다리고 있는 주반장. 주반장 (우리음료 가방 확인하고) 실례하겠습니다. 선정 어머 깜짝이야. 주반장 유선정 여사 되시죠? (명함 내밀며) 본사에 있는 사람입니다. 선정 무슨... 일인데요? 주반장 제가 통계를 내기로 전국 대리점 판매여사원 중에 유선정여사가 실적 상승률이 가장 높은 걸로 되있습니다. 선정 그 그래요? 주반장 좀 더 큰물에서 일할 생각은 없습니까? S#66 칵테일 바 칵테일 쇼 연습하는 천수만과 바텐더. 수만 내가 한번 정한 칵테일 제목은 못 바꿉니더. 사장 제목이 길어도 너무 길잖아. 손님들이 좋아하니까 정식 메뉴에 올려준다잖아. 내말대로 섹시스타로 바꿔. 수만 안됩니더. '내마음 별과같이 그 예전부터 너를 향해 빛났었네' 그기 이 칵테일 이름 인기라예. 사장 인간적으로 너무 길잖아. 그러니까 원래대로 별도 들어가잖아. 스타. 섹시스타로해. 수만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되는건 안되는거라예. '내마음 별과같이 그예전부터 너를 향해 빛났었네' 이거는 사연이 있는거기 때문에 못바꿉니더. 사장 야 진짜 골통이네. 메뉴에 못 올려 알았어? (간다) 수만 마음대로 하소. (앞에 앉는 손님에게) 아직 영업안하는데예. 아이고, 주반장님. 이시간에 우짠 일입니꺼? 주반장 몇사람 마실거 만들지 말고 수백만명 마실거 만들어야죠. 수만 무슨 말이라예? 혹시 복직 얘깁니꺼? 주반장 그래요. 수만 에이 나는 마 그 회사 정떨어지서 다시는 안가예. 주반장 내마음 별과같이 그 예전부터 너를 향해 빛났었네. 빛을 쪼일 상대도 돌아올겁니다. 수만 (혹해서 본다) S#67 고충처리반 지쳐서 들어오는 주반장. 다소, 기다리고 있다. 다소 안녕하세요. 주반장 아 예. 오셨어요? 볼 일이 있어서... 자리를 좀 비웠는데 다소 조금밖에 안기다렸어요. 주반장 신입사원 한 사람 없던가요? 다소 아무도 못봤는데요. 주반장 (뻔하다는 듯 끄덕이고는) 다소 이거 갖고 왔는데요. (제품 아이디어 기획서 내용증명을 꺼낸다) 주반장 (받아서 넘겨본다) 다소 한번도 아니고 해서 내용증명 해놓고 제품 아이디어 응모했었거든요. 주반장 ..... '병속에 편지' 제품명도 똑같고... 로맨틱 음료 컨셉도 똑같고... 다소 누가 그러는데 법적으로 하면 보상도 받을 수 있다던데요. 주반장 음료계통에서 일하신 적이 있습니까? 다소 회사는 다닌적 없구요. 장사 조금 했어요. 이거 어떻게 처리해주실건데요? 주반장 ..... 혹시 이러면 안되겠습니까? 이번 일은 없었던 일로 하는대신 여기서 일하시는 걸로 하면 안되겠어요? 다소 취직... 된다는 말씀이세요? 주반장 임시직이지만 괜찮으시다면 그것도 해결 방법이겠는데요. 다소 (반색하고) 정말이세요? 이때 들어오는 대리점 사장. 얼굴에 반창고 붙어있고 팔에 보호대를 걸치고 있다. 주반장 (대리점 사장을 보고 얼굴이 굳는다) S#68 우리빌딩 로비 기분 좋아서 나가는 다소. 굳은 얼굴로 들어오는 태웅. 서로 보지못하고 지나친다. S#69 고충처리반 주반장 정말 죄송합니다. 한번만 참아주십시오.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사원이라 그렇습니다. 대리점 (서명지 흔들며) 이거 서울지역 대리점주들 서명 다 받은거요. 우리 당신에 제품 거부운동 할거요. 내가 대리점 번영회 총무라는거 몰랐나? 주반장 죄송합니다. 어떻게든 조치를 하겠습니다. 우리 회사를 생각해서 한번만 참아주세요. (머리를 계속 조아리고) 이때 태웅 들어온다. 대리점 어 대단한 양반 저기 오네. 주반장 당신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빨리 사과하고 빌어! 태웅 ....미안합니다. 대리점 나 그냥은 안넘어가고, 내 앞에서 무릎 꿇고 빌면 생각해보지. 태웅 ....(끓어오르는 것을 참는다) 주반장 뭐해요? 빨리 무릎꿇고 빌어요! 안하면 내 목을 걸고 당신 해고야! 태웅 ....(터질 듯 한 것을 참는다) 주반장 (대리점 앞에 무릎 꿇는다) 죄송합니다. 용서하십시오. 태웅 (어금니 꽉 물고) 무릎은 못꿇어. 태웅, 나간다. S#70 다소집 앞 소형 트럭에 이불보따리 카세트 옷가방 등 싣고 있는 태웅. 다소, 장바구니 들고 어진과 함께 온다. 태웅 한달 안에 방 빠지는대로 방값 돌려줘요. 식탁 위에 전화번호 써놨으니까 그리 연락해요. 아저씨 가죠. (트럭에 탄다) 어진 저 아저씨 가는거야 엄마? 다소 그런가봐. 태웅이 탄 트럭이 떠난다. 다소 (어리둥절한채 떠나는 트럭을 보고 있다) S#71 대전 나이트 클럽 앞. (밤) 태웅, 예전의 모습대로 활기차게 걸어온다. 클럽 입구를 들어서며 태웅 얘들아 내가 왔다. 건달1.2.3. 웨이터 2명을 세워놓고 머리 툭툭 치고 있다. 건달1.2.3. 태웅을 보고 튀기 시작한다. 태웅 거기 안서. 이리와. 태웅, 건달1을 잡고 패기시작한다. 건달1, 기다시피 달아난다. 태웅 니네 또 오면 죽어. 태웅, 돌아서는데 덕호 마술복 차림으로 나와있다. 태웅 (반갑게) 외삼촌. 저 아예 내려왔어요. 인제부터 외삼촌 옆에서 진짜 잘할게요. 덕호 (태웅의 뺨을 후려친다) 태웅 ..... 덕호 (격앙돼서) 가 이 썩을 놈아. 내 앞에서 없어져 이놈아. 뒷골목에서 늙어죽을래 이 빌어먹을 새끼야! 태웅 ..... 덕호 (목이 메인다) 당장 서울 올라가. 그놈의 회사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붙어있으란 말이여! 죽어도 쫓겨나지 말란 말이여! 태웅 (격해서 덕호를 노려보면) 덕호 (눈물이 비친다) 태웅 (대들지 못하고 숨을 몰아쉰다) S#72 다소집 전경. (아침) S#73 다소 거실 다소, 출근준비한다. 어진 엄마. 인제부터 낮에 일하는거야? 다소 응. 당분간 낮에 김밥집 아줌마가 어진이랑 같이 있을거야. 김밥집 아줌마 알지? 어진 (끄덕인다) 다소 우리 어진이 씩씩하니까 엄마 없어도 잘 있을 수 있지? 어진 응. 빨리 와야 돼. 다소 (안아준다) 그럼 우리 어진이 보고 싶어서 빨리 오지. 초인종 소리. 다소 아줌마 오셨나부다. S#74 우리빌딩 로비 어색해서 쭈뼛거리며 들어오는 다소. 엘리베이터를 향해서 걸어간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세현. 문득 서로 눈이 마주친다. 세현, 순간 본능적으로 눈길을 피해 돌린다. 세현 (순식간에 얼굴이 굳는다) 3년전 신생아실 앞에서 세현이 다소를 보던 장면이 짧게 지나간다. 다소 (세현을 기억할 것같다) 3년전 병원뜰에서 다소에게 봉투를 내밀던 세현의 모습이 짧게 지나간다. 다소 저기...혹시.... 세현 (표정을 바꾸며 고개 돌린다) 다소 (알아보고) 안녕...하셨어요? 저 기억.... 세현 (사람 좋은 표정으로) 아, 기억나요. 안녕하세요. 다소 네.... 이때 옆에 와서 서는 태웅. 태웅, 다소를 보고 놀라서. 다소, 태웅을 보고 놀라서. 두사람을 보는 세현. (제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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