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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호천사 3회 대본

  
 
 
S#1 우리빌딩 로비

어색해서 쭈뼛거리며 들어오는 다소. 엘리베이터를 향해서 걸어간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세현. 문득 서로 눈이 마주친다.
세현,순간 본능적으로 눈길을 피해 돌린다.

세현 (순식간에 얼굴이 굳는다)
3년전 신생아실 앞에서 세현이 다소를 보던 장면이 짧게 지나간다.
다소 (세현을 기억할 것같다)
3년전 병원뜰에서 다소에게 봉투를 내밀던 세현의 모습이 짧게 지나간다.
다소 저기...혹시....
세현 (표정을 바꾸며 고개 돌린다)
다소 (알아보고) 안녕...하셨어요?
저 기억....
세현 (사람 좋은 표정으로)
아, 기억나요. 안녕하세요.
다소 네....

이때 옆에 와서 서는 태웅.
태웅,다소를 보고 놀라서.
다소,태웅을 보고 놀라서.
두사람을 보는 세현.

태웅 (다소에게 어정쩡하게 인사한다)
다소 (어정쩡하게 인사한다)
세현 회사, 그만 둔거로 알고있는데.
태웅 그만둔적 없는데요.

이때 엘리베이터 문 열린다.
엘리베이터에 타는 세사람.

세현 (타면서) 우리 직원들한테 쫓겨나지 않았던가?


S#2 엘리베이터

태웅 저는 뻰찌맞으면,(정정한다) 쫓겨나면 더 들어가보고 싶거든요.
(능글능글 웃으며)
세현 (경멸하는 미소지으며 5층 버튼 누른다)

태웅 다소, 동시에 4층 버튼 누른다.

태웅 (다소를 슬쩍 쳐다보고는 엘리베이터 내부를 둘러본다)
다소 (현재상황이 아직 이해가 안돼서 생각하는 얼굴이다)
세현 (생각났다는듯)
아, 여기는 무슨 일로 왔습니까?
다소 예. 운좋게 채용이 돼서요.
세현 아... 그래요?
다소 임시직입니다. 이 회사에...
세현 기획실장이예요.
다소 아 예....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S#3 회사 복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태웅 (대충 인사하고내린다)
다소 (인사하고 내리는데)
세현 (부드러운 얼굴로)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겠어요?
다소 아... 예.

다소, 어정쩡하게 그대로 서있으면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다.
태웅, 엘리베이터 문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하다가 돌아서 걸어간다.
'고충처리반'
문 앞에서 심호흡 한번 하고
문을 열려는데 '특판팀' 문패 붙어있다.

태웅 어! (주위를 둘러보는데)

주영달, 복도에 서서 보고있다.

태웅 (어정쩡하게 인사한다)
영달 (다가오면서 냉랭하게)
어디 찾아오셨습니까?
태웅 고충처리반 어디 다른 데로 옮겼습니까?
영달 그 부서는 없어졌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데)
태웅 (팔 잡으며) 없어지다니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영달 (태웅의 손 치우며)
부서 자체가 없어졌어요. 오늘부터 이 회사에
그런 부서는 없다 이겁니다.
(다시 들어가는데)
태웅 (다시 잡으며)
그럼 나는 어떻게 되는 건데요? 나는 어디로 가면 되냐구요.
영달 (잡은 손을 보며)
주로 말씀보다는 손을 쓰시는 모양이네요?
태웅 (지은 죄가 있어서 스르르 손을 놓는다)
그때 일은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그랬거든요. 죄송합니다.
영달 사과하는거 싫어하시는데 나한테 그럴 필요 없습니다.
태웅 (욱하는 성질을 참느라 고개 옆으로 숙인다)
영달 우리 부서에는 당신같은 사람 필요 없습니다.
처음 당신 채용한 사람한테 가보세요. (문을 열고 들어간다)
태웅 (꾹꾹 참는다)


S#4 빌딩 일각

창밖을 보고있는 다소.
세현, 자판기 커피를 들고온다.

세현 이거 종이컵으로 대접을 해서 미안해요.
다소 (황송해서) 아이 아닙니다.
잘 마시겠습니다.
세현 (한모금 마시고)
정말 뜻밖이라고 밖에는 다른 할 말이 없군요.
다소 네. 사실 좀전에 뵜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세현 세월 참 빨라요.
벌써 3년이 지났어요.
그날 후에... 어떻게... 잘 지내고 있어요?
다소 평생 잊지못할 사고지만.... 잊을려고 노력하고...
또 잊고 살고있습니다.
세현 (끄덕이며)
나도 다 잊으려고 애쓰고 있어요.
(짐짓 마음이 아픈듯)
사고 당사자가 내 조카예요.
다소 예....
세현 그리고... 우리 회장님 외동아들이기도 했고요.
다소 .....
세현 이런 말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 사고 얘기는 회사에서
우리 둘만 아는 걸로 해줄 수 있겠어요?
다소 (무슨 얘긴가 하고 쳐다본다)
세현 우리 회장님, 사고 이후로 아주 마음이 약해지셨어요.
다소 당연히...그러시겠죠.
세현 좋은 얘기도 아니고, 또 한 두 사람한테 얘기하다보면 회사 전체에 퍼지게 돼있어요.
회장님도 아시게 될텐데 그게 마음이 쓰여요.
우리 둘만 아는걸로 해줄 수 있겠어요?
다소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저도 그렇게 하고 싶구요.
세현 그래준다니 고마워요.
혹시 회사에서 어려운점 있으면 언제라도 찾아와요.
내 도울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돕도록 할테니까.
다소 말씀만이라도 고맙습니다.
참, 그때 후로 연락을 드릴수가 없어서 인사를 못드렸는데,
그때 위로금 주신거 유용하게 잘 썼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세현 (사람 좋은 얼굴로) 그래요.
잘 썼다니 다행이군요.
참,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던 친구는 아는 사람인가?
다소 네... 전에 조금 안면이 있는...
세현 그래요...시간을 많이 뺏었네.
다소 네. 그럼.(인사하고 간다)
세현 아, 채용된 부서가 어디죠?
다소 특판팀이라고 들었습니다.
세현 ?.....
다소 (다시 인사하고 간다)
세현 특판팀?....


S#5 우리빌딩 현관로비


모범택시에서 내리는 여은주.
턱 올려세우고 자신만만하게 걸어들어간다.
로비에서 직원들, 여은주를 알아보고 쑤근거리며 지나간다.
은주, 무시하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간다.
로비 구석에서 기다리던 천수만, 은주를 보고 빠른 걸음으로 온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은주.
엘리베이터 문 열리면 홍만 내리려다가
은주를 보고 기겁하듯 놀란다.

은주 뭘 그렇게 놀라?
홍만 어 어 어. 아 아침에 회사까지 쳐들어와도 돼는거야?
은주 (가슴을 앞세워 밀 듯이 엘리베이터에 탄다)
홍만 (몸을 피해서 뒤로 밀리면)

엘리베이터 문 닫힌다.
뛰어와서 버튼 다다닥 눌러보는 천수만.
엘리베이터 문은 열리지 않는다.


S#6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누르고 있는 은주.

홍만 내 차에 서류 놓고 왔단 말이야. 오부장님 뚜껑열리기 전에 갖고 와야돼.
빨리 문 열어.
은주 (아래위로 훑어본다)
홍만 (슬그머니 팔로 몸을 가리며) 왜그래 또?
은주 나대리. 너 나 왜 고소했니?
내 피같은 합의금 받아먹으니까 배부르디?
나 회사 짤려서 고소하디?
홍만 너는 왜 나 건드려?
엉덩이 왜 만지고. 왜 강제로 키스했어?
사랑도 없으면서.
은주 내가 너 사랑하면 합의금 오백만원 돌려줄래?
홍만 (대답 회피하고 말 돌린다) 아침부터 회사까지 와서
이래도 되는거야?
따질거 있으면 편의점 가서 기다려. 문열어.
은주 아침부터 회사 출근하지 저녁에 출근하니?
홍만 빨리 문 열라니 (버튼 누른 은주 손 치우려다가)... 뭐?
추 추 출근?
은주 나 복직됐어. 각오해.
(열림 버튼을 누른다)


S#7 우리빌딩 로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기다리고 있던 수만.
어리벙벙해서 내리던 홍만, 수만을 보고 놀란다.

수만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도 안하고 내리가도 안하고 고대로 가만 서있대?
한참동안. (안을 살피며) 두사람 뿐이네?
안에서 뭐했는데? (은주를 보는)
은주 (외면한다)
홍만 처 천대리 너 너는 또 왠일이니?
수만 나 대리 아이다 아이가. 임시직이라 계급도 없다.
홍만 그 그럼 천대리 너도 보 복직이니?
수만 (닫힘 버튼 누르고)
더듬지 말고 가서 일 보거라.
엘리베이터 문 닫힌다.
홍만 (입을 벌리고 상황판단해본다) (그러니까) 아. (그래가지고) 아.
(근데 뭐지?) 아?

쫓아내려온 오만기

만기 (홍만 어깨를 확 밀며)
서류 갖고 오라는데 여기서 뭐해!
홍만 (어깨 만지며) 아....


S#8 우리빌딩 현관

태웅,바지 주머니에 두 손 찔러넣고 짝다리로 서서 한 쪽 다리 떨며 고민하고 있다.
덕호의 모습이 떠오른다.

덕호 (목이 메인다) 당장 서울 올라가.
그놈의 회사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붙어있으란 말이여!
죽어도 쫓겨나지 말란 말이여!

태웅, 두 손으로 머리 벅벅 쓸어 넘기며 괴롭다.
차 타고오는 강회장 시선에 보이는 태웅.
강회장의 차 멈춰선다. 차에서 내리는 강회장.
강회장과 태웅 시선이 마주친다.

태웅 (씩 웃으며) 아! 안녕하셨어요?
강회장 (표정없이 인사받는다)
태웅 몸은 좀 괜찮으세요?
강회장 (표정없이 끄덕이고는 들어간다)
태웅 (무색해져서 머리 쓸어내리며) 안녕하셨어요?
남기사 오랜만입니다.
우리 회장님이십니다.
태웅 회장님요?
와, 그렇게나 높은 분이셨네?
남기사 왜 나와 계십니까?
태웅 예 뭐 그냥.
안에는 답답해서 말이죠.
남기사 호랑이는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잡습니다. (차에 탄다)
태웅 호랑이가 지금 왜 나와?
이상한 아저씨네 저 아저씨.


S#9 옥상 휴게실

옥상에 비치파라솔 테이블 등 놓인 휴게 공간.
(또는 회사빌딩 옆의 휴게 공간)
음료수 마시며 앉아있는
영달, 선정, 수만, 은주, 다소

영달 자기소개와 인사는 이거면 된거 같네요.
뭐 질문 사항 있습니까?
다소 앞으로 무슨 일을 하게 되는 거예요?
영달 (기대에 차서) 에... 사내벤처라는 말은 다들 들어보셨죠?
큰 회사가 있고 그 속에 또 작은 회사다 이말이죠.
우리 회장님이 직접 지시하신 사항입니다.
앞으로 우리 독자적으로 음료 개발에서 판매까지 해 나갈겁니다.
선정 (손 살짝 들고)
저도 궁금한거 있는데...
말해도 돼나요?
영달 예. 하세요.
선정 각자 개인 책상은.... 없는거죠?
영달 왜요 있죠.
지금 사무실에 유여사님 책상도 들여놓고 있을 겁니다.
선정 (좋아서) 아 예.
수만 자기 책상에서 일하시는거 처음인갑지예?
디게 좋아하시네.
선정 예. 첨이예요.
다소 저도 처음이예요.
수만 책상 잘 지키시야 돼예. 월급쟁이는 책상 빼라카는 소리가 '니, 죽어'
이카는 소리하고 같은기라예.
은주 (말 끊는) 주반장님.
질문 있는데요.
영달 특판'팀'이니까
이제는 다르게 불러야 겠죠.
은주 주팀장님. 혹시 가불 될까요?
영달 예? 가불?
수만 복직한지 두시간도 안돼가 벌씨로 가불이라꼬?
은주 (무시하고 영달에게)
아시잖아요 저 셋방 뺀거.
방은 구해야 잠을 자죠.
다소 (솔깃하다)


S#10 기획실장실

세현, 한곳을 노려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다.
이때 문 벌컥 열리며 들어오는 태웅.
말리면서 따라들어오는 만기 홍만.

태웅 이거 놔보라니까요.
만기 글쎄 나가라니까.
홍만 나가자니까.
세현 (소리지른다) 뭡니까!
홍만 예. 실장님 지금 쫓아내고 있는 중입니다.
태웅 (확 뿌리치고 세현 앞으로 가서) 저기요. 저를 말입니다.
고충처리반으로 보냈지 않습니까?
근데 그게 없어졌거든요?
무슨 특인지, 아 특판팀이다. 그게 됐거든요?
이 경우는요, 폐장 30분전에 손님 받은거나 같은 경우거든요.
새로 다른데로 좀 보내주시면 좋겠는데요.
세현 (대꾸도 안하고 나간다)


S#11 기획실

세현을 따라나오는 태웅 홍만 만기.

태웅 저기요. 뭐라고 말좀 하셔야죠.
세현 (홍만 만기를 날카롭게 돌아보며) 해결하세요. (나간다)
홍만 저기 실장님. 해결을 어떤 식으로.
(문 쾅 닫힌다)
만기 (태웅을 노려본다)
태웅 (만기를 노려본다)
만기 (슬그머니 눈길 피한다)
태웅 아 여기 자리 있네.
저요 자리 여기로 할게요.

미팅용 원탁 앞에 가서 앉는 태웅.
황당 난감 해서 보는 홍만 만기.

태웅 (앉아서) 인사가 늦었네요. 하태웅이라고 합니다.
저 신경쓰지말고 일들 보세요.


S#12 회장실

강회장 세현 소파에 앉아있다.

강회장 특판팀은 내가 지시해서 만든 부서야.
왜 문제가 있나?
세현 우선 부서장인 주영달씨는 아시다시피
능력이 의심스러운 사람입니다.
특별히 특판팀을 둬야하는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기획실과 업무의 중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강회장 중복을 피하면서 경쟁을 한다면 그것도 괜찮겠지.

이때 들어오는 영달.

영달 부르셨습니까 회장님.
강회장 앉지. 벌써 특판팀 조직 구성을 끝냈다구?
영달 그렇습니다 회장님.
(세현 맞은 편에 앉는다)
세현 (영달을 노려본다)
영달 (세현을 똑바로 보다가 눈길 돌리고)
특판팀 구성원 인사자료입니다.
(파일 내민다)
강회장 (보지도 않고)
하태웅 그 친구는 특판팀에서 어떤 일을 하나?
영달 예?
강회장 주팀장 자네 부서로 들어간 하태웅 그 친구 말이야.
영달 하태웅씨는 저희 팀에 없습니다 회장님.
강회장 무슨 얘기야 지금.
그 친구 자네 팀 아닌가.
영달 하태웅씨는 문제가 많아서
저희 팀에 넣을 수가 없었습니다.
강회장 (난감하다) 그 친구...
뭐가 가장 큰 문제가 되던가?
영달 기본적으로 직장생활을 하기에 소양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사고방식이나 행동방식이 회사 생활에 맞지않습니다.
어느 부서에서도 적응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강회장 (난감하다)
세현 (혹시하고 찔러본다)
회장님. 특판팀 만드신것이...
혹시 하태웅씨 때문입니까?
강회장 (놀라서 세현을 잠깐 보다가) 그럴 리가 있나.
일개 임시직 신입사원이잖아.
세현 회장님께서 각별히 신경쓰시는 친구 같아서 제가 기획실로 들여놨습니다.
강회장 그래?.... 그렇게 했다면.... 된일이고.
세현 회장님 말씀대로 사내에서도 부서간 경쟁은 좋을 것같습니다.
앞으로 저희 기획실하고 경쟁을 하다보면 특판팀이 더 이상 필요한지 필요없는지
알 수 있을 것같습니다.
영달 (놀라서 세현을 본다)
강회장 에...어쨌든 만들어진 부서니만큼 열심히 해보도록.
영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세현 (경멸하는 미소)


S#12-1 다소네 동네공원

벤치에 앉아서 아이스콘 까먹고 있는 덕호 순동.

순동 아 덥다 더워.
서울은 더 더운거 같네.
진짜 덥네요 아저씨.
덕호 야 이놈아.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운거여.
당연한걸 갖고 덥다 덥다
입에 달고 있어 그래?
옆에 사람 더 덥게.
순동 아저씨.
이 동네가 마음에 드셨어요 그래?
덕호 그래. 저번에 한번 와봤을 때 아담하니 좋더라.
태웅이 그 놈이 동네 하나는 잘 고른거 같더라.
순동 태웅이는요 한번 딱 보고 물 좋은지 안좋은지
금방 아는 애거든요 걔가.
덕호 (조금 진지하게)
인제 태웅이는 그 바닥 떴어.
회사원이여.
순동이 너도 그렇게 알고 신경 좀 잘 좀 써주면 좋겄다.
순동 예. 걱정하지 마세요 아저씨.
덕호 너 가봐야 돼지않냐?
애들 기차로 올라온다며.
부동산은 내 알아볼테니까 가봐.
순동 예 그럼 이따가 뵈요 아저씨. (일어난다)
덕호 여기까지 댈다줘서 고맙다.
순동 (가면서) 아, 아니에요.
갈게요 아저씨.
(하는데 스텝 엉켜서 넘어질 뻔하면서 아이스콘 떨어뜨린다)

완전히 거꾸로 땅에 떨어진 아이스콘.
순동,망설임 없이 아이스콘 꼭지 잡고 한번 비틀어서 든다.

덕호 (어떻게 하나 가만히 본다)

흙 묻은 부분은 땅에 있고
아이스콘은 크기만 작아졌을 뿐이다.

순동 (망설임 없이 먹으며 다시 인사하고 간다)
덕호 더러운 놈.


S#13 기획실 복도

만기, 홍만 나와서 쑥덕거리고 있다.

홍만 실장님 오시기 전에 하태웅인지 뭔지 저 인간을
해결해야 되지않습니까 부장님.
만기 경찰을 부를까?
홍만 (휴대폰 꺼내서) 신고해버릴까요?
만기 근데 무슨 건으로 신고를 하지?
홍만 그러게요. 강도도 아니고.
어떻게 하죠? (쑥덕거리는데)

수만, 선정에게 회사 내부를 설명하고 오고 있다.

수만 아까 그 연구실이 내가 있던 데라예.
선정 아 그러시구나. 연구원이셨구나.
수만 여기가 기획실입니더.
선정 예... 기획실.

만기, 지나가는 선정을 보고 깜짝 놀란다.
수만, 선정에게 설명하면서 간다.

홍만 왜 그러세요 부장님?
만기 어? 아 아니야.
홍만 천대리 보고 그러세요?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복직했다고.
만기 ......


S#14 화장실

거울 앞에서 루즈 바르고 있는 은주.
옆에 어정쩡하게 서있는 다소.

은주 회사 내부 돌아봤자 뭐
특별난거 없어요.
나는 그냥 제일 중요한 장소만 소개해주는거예요.
다소 화장실이.... 제일 중요한가요?
은주 특히 여사원들한테는 여기 바로 여기가 제일 중요한 장소예요.
바로 여기서 회사내 모든 소문이 퍼지는거예요.
아 왜 이렇게 안그려지냐. (지우고 다시 그린다)
다소 입조심하라는 말씀이세요?
은주 눈치 빠르네.
그거예요 입조심. 입.
말도 조심하고, 키스도 조심하고. (묘하게 웃는다)
다소 (쑥스러워서 딴청피운다)
은주 어머... 신기하다...
키스라는 말에 얼굴이 빨개지네?
다소 (더 쑥스럽다) 아 아니에요.
은주 어머머 진짜네?
말로만 듣던 천연기념물인가봐?
다소 (얼른 말돌린다)
혹시 셋방 구하세요?
은주 그래요.
다소 방 하나 보실래요?


S#15 기획실

태웅, 꿈쩍도 않고 앉아있다.
홍만, 태웅 주위에서 대걸레질하며 태웅의 약을 올린다.

홍만 (태웅의 발을 대걸레로 밀며) 발좀 치워줄래요?
태웅 (끄떡도 않고 발만 달랑 든다)
홍만 (손걸레로 원탁 휙휙 닦으며 먼지를 태웅에게 보낸다)
나 같으면 그냥 나간다.
태웅 저기 끝에 덜 닦였는데요.
홍만 (오히려 약올라서) 부장님. 뭐하세요. 여기 좀 도와주세요.

자리에 앉아 선정을 골똘히 생각하는 만기.

태웅 내가 좀 도와드릴까요?
홍만 (스트레스) 아... 아....

이때 들어오는 세현.

세현 (태웅을 노려보듯 쳐다본다)
태웅 (꿈쩍도 않고)
홍만 실장님. 아무리 나가라고 해도 저기가 자기 자리라고.
세현 거기가 지금부터 당신 자리야. (실장실로 들어간다)
홍만 (벙벙해서)
태웅 고맙습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홍만 (대걸레 툭 던져주며)
마저 닦어.
태웅 예?
홍만 당신 지금부터 내 밑이야.
(손 털며 자리로 간다)
태웅 (대걸레 잡고 벙벙해서)


S#16 덕수궁

지수, 미국인 사업가(50대)에게 관광 안내를 하고 있다.

지수 (영어) 이곳 덕수궁은 조선시대 왕이 살던 궁궐이었지만
지금은 시민들의 휴식처로 '도시공원'이 되버렸어요.
70년대에는 연인들이 낭만을 즐겼던 대표적인 곳이죠.
미국인 당신도 여기서 데이트를 한적이 있어요?
지수 아뇨 없어요.
아까 덕수궁 돌담길을 보셨죠?
연인들이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 결국 헤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덕수궁에서는 데이트 안해요.
미국인 우리도 헤어지겠군요?
지수 맞아요.
내일이면 싱가폴로 돌아가시죠?

지수 미국인 유쾌하게 웃는다.


S#17 한정식집 특실

커다란 상이 차려져있다.
기다리고 있던 강회장 일어나서 미국인을 맞는다.
들어오는 미국인과 지수.

강회장 (영어) 시내관광은 어땠습니까?
미국인 미스홍 덕분에 아주 즐거웠습니다.
아주 멋진 아가씨입니다.
지수 감사합니다. 과찬의 말씀입니다.
강회장 (흐뭇해서)
홍대리가 수고 많았구만.
지수 아닙니다 회장님.
그럼 식사 천천히 하십시오. (미국인에게) 맛있게 드세요.
(나간다)
미국인 고마워요.
강회장 자 어서 듭시다.


S#18 한정식집 앞

강회장의 차가 서있다.
나오는 지수.
여종업원, 커다란 접시 쟁반을 급히 들고 들어가다가 지수와 어깨 부딪쳐
접시를 떨어뜨린다.

지수 (날카롭게) 뭐하는 거예요 지금! 어딜 보고 다녀요!
여종업원 (불만스럽게 깨진접시를 줍는다)
지수 지금 잘했다는 거예요?
어디서 인상을 써.
여종업원 (참고) 죄송합니다.
지수 재수없게 정말. (들어간다)

차 걸레를 들고오다 보는 남기사.


S#19 도로

달리는 강회장의 차. 조수석에 앉은 지수.

강회장 (흡족해서) 죤슨씨가 식사 중에 내내 홍대리 칭찬이야.
자기가 홍대리를 싱가폴로 스카웃 해가면 안돼겠냐고 그래.
그래서 내가 당신 회사하고 바꾸자고 했지. (웃는다)
지수 과찬이십니다 회장님.
남기사 (운전하며 옆눈으로 지수를 본다)
강회장 홍대리는 영어를 어디서 배웠나?
아 부친께서 미국에 계시다고 했지?
연구소에 계신다고 했던가?
지수 그렇습니다 회장님.
강회장 부친이 부럽구만.
홍대리같은 딸이 있어서 말이야.
지수 .....
강회장 아 홍대리.
내가 부탁하나 해야겠어.
지수 네. 회장님.
강회장 아... 부탁이고 아니고
업무 명령이라고 해두자고.
회사생활이 기본이 안돼있는 신입사원이 하나 있는데,
교육좀 맡아주겠나?
남기사 ....
지수 신입사원 교육은 각 부서에서.
강회장 특별 교육이야.
업무 교육이 아니야.
지수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하겠습니다 회장님.
강회장 (끄덕이고) ....


S#20 특판팀 사무실

고충처리 사무실에 책상이 들여져있고
직원들 각자 책상 비품등을 정리하고 있다.

선정 (걸레로 책상 정성스럽게 닦는다)
수만 그렇게 좋으세예?
선정 예. 좋아요.
정다소씨는 안좋아요?
다소 저도 너무 좋아요. 새 책상 같아요.
선정 정말 이게 꿈인지 생신지 모르겠네.
내가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니.

들어오는 영달.

영달 자 정리들 돼셨으면 일어들 납시다.
우리 빌딩에 있는 음료 자판기는 우리 팀에서 관리하겠다고
방금 신청하고 오는 길입니다.
은주 (따지듯) 팀장님.
자판기 관리를 왜 우리가 해요?
수만 안그래도 다른 직원들이 우리보고 비웃는 눈친데 자판기 관리까지
하면 진짜 비웃습니다.
영달 천수만씨. 여은주씨.
두 사람은 왜 이 회사에서 쫓겨났었다고 생각합니까?
수만 그거는.
영달 (OL)두 사람한테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사람은 이 회사에서 대리였었지만 이제 아닙니다. 임시직입니다.
그리고 유선정씨 정다소씨 역시 임시직입니다.
다른 직원들이 비웃는 것이 싫으면 임시직을 그만둬도 좋습니다.
지금부터 자판기 관리 시작합니다.
자판기는 판매망의 최전방입니다.


S#21 우리빌딩 로비

다소, 캔음료 박스 3개를 앞에 안고 걸어온다.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던 지수와 부딪친다.
캔박스가 떨어진다.

다소 어머 죄송합니다.
지수 (신경질) 오늘 왜이래 정말. 똑바로 좀 보고 다녀요.
다소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지수 비켜요.
(아래위로 훑어보고 간다)
다소 .....

다소, 흩어진 캔들을 주워담는다.
멀리 굴러간 캔을 주워드는 태웅의 손.

다소 태웅을 쳐다본다.
태웅 (캔을 박스에 담는다)
다소 고맙습니다.
태웅 (주워담으며 나즈막히)
어떻게 된거예요?
다소 뭐가요?
태웅 (주워 담으며)
이 회사에 취직한거예요?
다소 예. 거기는 짐싸서 대전 내려가지 않았어요?
태웅 나는 기획실인데 어디에요?
다소 특판팀요.
태웅 (큰소리로) 아 특판팀.
고생좀 하겠네.
거기 팀장이 꼴통인데.
다소 (영달을 보고 일어선다)
태웅 고충처리 하던 사람인데, 내가 볼땐 그사람 자체가 고충이야.
고생 좀 하겠네.
(다소 시선 따라서 보면 영달 서있다)
영달 (가만히 본다)
태웅 그럼 고생좀 해요. (간다)
영달 잘 되갑니까?
자판기 만질줄 알아요?
다소 전에 일하던 데서 몇 번 해봐서 알고 있어요.
영달 그럼 수고해요.
회사에서 상종할 사람과 상종 못할 사람을 잘 구별하세요. (태웅을)
저런 사람은 상대하지 마세요. (간다)
다소 (박스를 정리해서 일어나려는데 캔이 하나 빈다)
태웅 (멀리 가면서 캔을 마시고 있다)
다소 (한심한 듯이 본다)


S#22 복도 휴게실

선정, 자판기 문을 열고 속을 닦고 있다.

만기 (다가와서 헛기침한다)
선정 예. 잠깐만 기다리세요.
다 됐어요.
만기 여기서 무슨 짓 하는거야?
선정 (돌아서 만기를 보고 깜짝 놀란다)
만기 남들 보니까 하던거 계속 해.
선정 (다시 걸레질한다)
만기 말해봐.
여기까지 쫓아와서 뭐하는 짓이야?
선정 나 당신 이 회사로 옮긴거 몰랐어요. 당신답네요.
경쟁사였던 회사로 옮긴거 보니까.
만기 이제 알았으니까
좋은 말 할때 여기서 나가는게 좋아.
선정 당신한테 나 쫓아낼 권리 없어요. 나 여기서 일 할 거예요.
만기 참나 이게... 한동안 안봤다고 바닥바닥 대드네?
좋은말로 할 때 딴데 가서 일자리 알아봐.
선정 아니요.
나 여기서 일하고 돈 벌거예요.
돈 벌어서 그놈의 양육권, 꼭 찾을거예요.
만기 이봐. 애들은 꿈도 꾸지마.
선정 (눈물이 맺혀서)
애들... 반듯이 찾을거예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뛰듯이 가버린다)
만기 (썩은 미소를 짓다가 자판기 문을 쾅 닫아버린다)


S#22-1 갈비집

불판에 고기가 익고 있다. 쌈을 싸고 있는 덕호, 태웅.

태웅 (퉁명스럽게)
연락도 없이 언제 올라오셨어요 그래?
덕호 (싸울 듯이)
연락하면 니가 마중이라도 나올거냐 이놈아?
태웅 (싼 쌈을 주며) 이거 드세요.
덕호 (동시에 쌈을 주며)
이거나 먹어라.
태웅 아이... (웃는다)
덕호 미친놈...(웃는다)
태웅 자요 아 하세요. (입에 넣어준다)
덕호 자 너도.
태웅 아 됐어요. 남사시럽게.
덕호 아가리 벌려 임마.
(입에 넣어준다)
너 임마 이 외삼촌한테 귀싸대기 맞고 기분 나뻤지.
태웅 한두번 맞아보나?
내가 왜 맷집이 좋은데요?
덕호 뭐 이새끼야?
태웅 근데요 외삼촌. 인제는 귀싸대기가 맵지를 않아요.
팔힘이 왜그렇게 떨어지셨어요? 팔은 좀 어떠세요?
덕호 아직은 끄덕 없어 임마.
태웅 제가요 인제 취직 했으니까요. 월급 타면 외삼촌 서울로
모실 생각이에요.
병원도 모시고 가고요.
덕호 아이고 그래 우리 엄니 돌아간 후로 최고로 눈물 난다.
너 임마 회사 다니기 정 힘들면 때려치고 집으로 와.
태웅 예? 죽어도 쫓겨나지는 말라고 귀싸대기 때릴 때는 언제고 집으로 오라구요?
덕호 회사 힘들 때마다 때려친다 생각하고 퇴근하고 집으로 오라고.
다음날 아침에 또 회사 출근하고 또 때려치고 퇴근하고. 또 출근하고.
태웅 (벙벙해서) 외삼촌.
덕호 서울에 너하고 나하고 살 방 구해놨다.
태웅 예?


S#23 비서실

전화벨 울린다.

여비서 네. 비서실입니다.
네 잠깐만요. 홍대리님.
지수 음. (수화기 든다)
네 비서실 홍지숩니다.
(안색이 변한채 듣고만 있는다) 네. 네. 네.


S#24 우리빌딩 로비

급하게 현금인출기 앞으로 가는 지수.
자판기 작업을 마치고 정리하던 다소, 뛰어가는 지수를 본다.
핸드백에서 손지갑을 꺼내 옆에 놓고
현금 50만원을 찾는다.
현금뭉치를 핸드백에 쑤셔 넣고 급히 가는 지수.
손지갑이 인출기 위에 놓여져있다.
다소, 손지갑을 발견하고 뛰어가서 손지갑을 들고 쫓아나간다.


S#25 우리빌딩 앞 도로

택시를 잡아 타고 떠나는 지수.
뛰어온 다소, 지수를 놓치고 만다.
다소, 택시를 잡아탄다.

다소 (택시에 타서) 아저씨.
저기 앞에 가는 택시 좀 따라가주세요.


S#26 도로

달리는 지수의 택시.

지수 (착잡하고 불안한 마음에)....

달리는 다소의 택시.

다소 (놓치지 않을까하는 조바심에 지수의 지갑을 한번 내려다 보고)


S#27 용산역 앞

택시에서 내리는 지수.
경찰차 앞에 지수부(50대). 경찰. 상인(남.40대) 있다.
지수, 그들을 보고 간다.
지수부, 폐휴지를 모으는 리어카 잡고있다.

지수부 (지수를 보고 미안해서)....
지수 어떻게 해결하면 되는거죠?
경찰 이 아저씨 따님 되십니까?
지수 .... 네. 그런데요.
상인 간단해요. 우리 마누라가 가게 앞에 라면박스를 내놨는데
(지수부의 리어카에서)
이거 이거예요.
근데 그 속에 내가 숨겨둔 비상금 봉투가 있었다 이말이에요.
지수부 정말이라니까요. 그대로예요. 갖고온 그대로라니까요.
상인 아 금새 그 돈봉투가 어디 가냐구요.
지수 50만원이라고 하셨죠?
상인 그래요.
지수 (핸드백에서 꺼내준다)
여기 있어요.
지수부 정말 나는 보지도 못했다.
내 딸 앞에서 거짓말 하겠소?
상인 아 십분도 안돼서 그게 어디를 가냐고요.
경찰 자 자. 해결됐으니까 가시죠. (상인을 말리듯 데리고 간다)
지수 .....
지수부 지수야. 진짜로.
지수 가세요.
지수부 .... 그래. (리어카를 끌고 간다)
지수 .... (돌아서 가는데)
다소 지갑을 들고 서있다.
지수 (깜짝 놀란다)
다소 저... 이거 인출기 위에 놓고 가셔서요.....
지수 (모독을 당한 듯 모욕감에)....
다소 지갑 없으면 낭패 당하실까봐....
지수 (지갑 뺏듯이 받고 차갑게) 언제부터 여기 서있었어요?
다소 (조금 반발심에)
무슨 말씀이세요?
지수 지갑만 전해주고 가면 되는 일 아니예요?
남의 집안일 엿들으니까 재미있었어요?
다소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저는 끼어들 자리가
아닌거 같아서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예요.
지수 못보던 얼굴인데 우리빌딩에서 일해요?
다소 우리음료 특판팀 직원입니다.
지수 입조심 하는게 좋을거예요. (간다)
다소 (황당하고 기분나빠서)....



S#28 우리빌딩 비상계단

만기, 한쪽에 쪼그려 앉아 종이컵을 재떨이 삼아 담배 피운다.
홍만, 주머니 손 찔러넣고 삐딱하게.
태웅, 벽쪽에 서있다.

홍만 하태웅씨.
태웅 (권태롭다는듯)예.
홍만 지금까지는 말이지
우리가 말이지 하태웅씨가 우리방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냥 보고 있었던 거야.
태웅 예.
홍만 이제부터는 우리방의 쫄따구로서 확실하게 좀 해줘야겠어.
태웅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홍만 그러니까....
오부장님이 직접 말씀하시죠.
만기 잘 해.
홍만 잘 하란 말이야.
태웅 저기요. 그러니까.
홍만 어허. 저기요가 아니라고 했잖아. 오만기 부장님.
나는 나홍만 대리님.
태웅 나홍만 대리님.
뭘 어떻게 잘 하냐구요.
만기 뭐든지 순종적으로 잘 해.
홍만 말 잘 들으라 이말이야.
태웅 (귀찮아서) 예.
홍만 좋아. 말귀는 알아듣네. 질문 사항 있어?
태웅 퇴근은 몇시에 해요?
홍만 (삐딱하게 쳐다본다) 뭐?
태웅 정해진 영업시간이 있을거 아니예요.
홍만 일곱시.



S#29 비서실

들어오는 지수. 강회장, 나온다.

강회장 어디 다녀오나?
지수 죄송합니다. 찾으셨습니까?
강회장 낮에 얘기했던 사원 교육 얘기 좀 할려고 했지.
지수 하태웅씨 인사파일 검토해서 교육안 올리겠습니다.
강회장 그래... 수고들 해. (나간다)
지수 (인터폰) 회장님 퇴근하십니다. 하태웅씨 인사파일 좀 가져다 줄래?
여비서 네 알겠습니다.



S#30 특판팀 사무실

들어오는 다소.
기다리고 있는 직원들.

다소 죄송합니다. 일이 좀 생겨서.
영달 (화난 목소리 낮게)
정다소씨. 지금 여기가 시장바닥이 아니잖아요?
다소 .....
영달 개인적인 일 있다고 그냥 아무데나 갔다와도
괜찮은 곳이 아니란 말입니다.
다소 죄송합니다. 주의하겠습니다.
영달 건물 뒤에 주차장에 가면 트럭이 한 대 있을거예요.
내일 출근 전까지 그 트럭에 있는 제품 다 처리하도록 하세요.
퇴근하죠.
선정 그건 우리가 같이 하기로 한거잖아요.
영달 정다소씨 혼자 하세요.
뭐하세요. 퇴근들 하세요.
선정, 수만,
어정쩡한데 은주 방은 내일 봐야겠네.
먼저 갈게요. 수고해요. (간다)
영달 두분 뭐해요. 빨리 퇴근하세요.
다소 .....



S#31 기획실

실장실에서 나오는 세현.
자리에서 일어나는 만기 홍만.

세현 하태웅씨 어디 갔어요?
홍만 잠깐 눈을 뗀 사이에 없어졌습니다.
퇴근한거 같습니다.
세현 퇴근?
홍만 실장님 나가시는 시간이 퇴근시간인데
일곱시가 퇴근시간인줄 알고 나간거 같습니다.
만기 방금 없어졌습니다.
세현 데리고 오세요.

만기 세현, 재빨리 나간다.



S#32 우리빌딩 로비현관

밖으로 나가는 태웅.
현관 앞에 한무리의 웨이터들 모여있다.
[축 하태웅 형님 취직 하] 플래카드 들고 있다.

태웅 (보고 반가워서 크게 웃는다)
순동 태웅아.
웨이터들 축하합니다 형님.
태웅 이야 이놈들 왔구나.
순동아. 여기는 웬일이냐?

퇴근하는 직원들 쑤근거리며 지나간다.
지수, 나가다가 태웅을 유심히 본다.

순동 태웅아. 우리도 서울 올라왔다.
태웅 진짜?
순동 사실 말은 안했는데 너 서울 올라오고 나서 별로 안좋았어. (주먹 들어서)
이것들 찝쩍대고.. 마침 신장개업하는 업소가 있어서 우리애들 다 서울로 왔다.
태웅 (눈길 느끼고 보면)
지수 (눈길 돌리고 간다)
태웅 그래? 잘 됐네. 어딘데? 가보자.
순동 그래 가보자.
태웅 가자 얘들아.
만기 하태웅씨.

만기 홍만, 약간 겁먹고 서있다.

태웅 얘들아 내 윗분들이시다 인사드려라.
웨이터들 안녕하십니까 형님.

만기, 홍만 주눅들어서 대충 인사한다.

태웅 나홍만 대리님 무슨 일이십니까?
홍만 저기... 잠깐 사무실로
다시 갈 수 있을라나 모르겠네?



S#33 기획실

태웅의 테이블 위에 두꺼운 책자 하나 툭 떨어진다.
[신입사원 연수자료]

세현 내일 아침까지 섬머리해서 제출해요. (간다)
태웅 .....
만기 잘 해...요. (간다)
태웅 나홍만 대리님. (책 들고)
이걸 뭘 어쩌라는 겁니까?
홍만 들었잖아... 섬머리하라고...요.
태웅 머리로 뭘 어쩌라구요.
홍만 섬머리. 요약하라구...요.
줄거리 쓰라구.
태웅 아 줄거리요.
홍만 페이지 많이 써 무조건.
그럼 수고해..요. (간다)
태웅 (난감해서 책을 들어본다)



S#34 다소 거실


전화받는 어진.

어진 여보세요. 엄마.



S#35 특판팀


전화하고 있는 다소.

다소 응. 엄마야. 잘 놀았어?
어진 아니. 엄마 없으니까 심심해. 엄마 왜 빨리 안와.
다소 응... 엄마 좀더 있어야돼.
어진 싫어. 빨리 와.
다소 어진아. 김밥집 아줌마 좀 바꿔봐. 예 아줌마 저예요. 죄송해서 어쩌죠?
퇴근이 아직 멀었어요.
예 아는데요
아줌마 정말 죄송해요,
저도 어쩔 수가 없어요.
이번 한번만 어진이 부탁드릴게요. 정말 죄송해요.



S#36 기획실

연수자료를 보고있는 태웅.
도저히 못참겠다는 듯 책을 탁 덮는다. 답답하고 화난다.

태웅 뭔 머리? 섬머리? 그래 머리다. (책을 들어 이마로 쾅쾅 받으며)
머리! 머리!



S#37 우리빌딩 주차장. (밤)

제품이 가득 실리 트럭이 서있다.
막막해서 보고있는 다소.
다소, 막막해서 돌아서 간다.



S#38 우리빌딩 현관.(밤)

현관 턱에 앉아서 막막해하고 있는 다소.
연수자료 책을 들고 나오는 태웅.
다소의 뒷모습을 본다.

태웅 뭐해요 여기서?
다소 예.
태웅 뭐하냐는데 예가 뭐예요?
사람 무시하는거도 아니고.
다소 보면 알잖아요.
그냥 앉아있어요.
참. 아까 캔커피 하나 슬쩍 가져갔죠.
태웅 내가 뭘 가져갔다고 이래요.
다소 마시면서 가는거 봤는데 왜 시침떼요?
그럼 그게 어디서 났어요?
태웅 (손바닥 보여주며) 자 아무것도 없죠. 자
(다소의 귀 뒤에서 동전 꺼내는 마술) 봤죠?
나는 그냥 이렇게 하면 생기거든요.
다소 됐어요.
다음부터 돈내고 사 먹어요.
태웅 빨리 집에 가요.
쥐방울이 기다리잖아요.
다소 .....
태웅 아 애 기다려. 집에 가요.
다소 (마음이 안좋아서) 퇴근 못해요.
태웅 .....
다소 .....



S#39 도로. (밤)

달리는 음료트럭. 태웅 운전하고 다소 옆에 탔다.
다소의 얼굴이 환해져있다.
태웅, 옆으로 슬쩍 쳐다보면
다소, 웃던 얼굴을 감추고 무표정한 얼굴을 만든다.
태웅, 다시 옆으로 쳐다본다.
다소, 눈길 느끼지만 그대로 앞만 바라본다.
태웅, '이봐요' 부른다.
다소, 태웅을 쳐다본다.
태웅, 앞에 놓인 연수자료집을 가리키며 뭐하고 있냐 빨리 보라고 한다.
다소, 얼른 책을 들어서 본다.
태웅, 다소를 쳐다본다.
다소, 눈길에 신경이 쓰여 책만 바라본다.
태웅, 다소의 어깨를 두드린다.
다소, 놀라서 움츠리며 쳐다본다.
태웅, 책이 거꾸로라고 돌리라고 손짓하며 말한다.
다소, 무안해서 얼른 책을 바로 돌린다.
태웅, 우스워서 껄걸 웃는다.
다소, 무안해서 웃으며 창밖 본다.



S#40 나이트클럽 앞. (밤)

트럭에서 내리는 태웅 다소.
신장개업 화환 몇 개 놓여있다.
순동이 맞으며 인사한다.
순동과 인사하는 다소.
어느새 웨이터들 트럭 위로 올라가서 음료들을 내린다.
태웅, 박스에서 캔음료 꺼내 순동에게 던지고 다소에게도 던진다.
다소, 먹으면 안된다고 한다.
태웅, 입에 대고 마신다.
태웅, 괜찮다며 빨리 마시라고 한다.
다소, 하는 수 없이 따서 마신다.
태웅, 다소에게 캔 꼭지 안딴거 보여주고
다시 도로 박스에 넣는다.
다소, 벙벙해서 마시다 말고 어정쩡하다.
태웅, 고소하다고 웃는다.
다소, 웃고 만다.
그런 태웅과 다소를 보며 씩 웃는 순동.



S#41 다소네 골목 앞. (밤)

음료 트럭이 와서 멈춘다.
내리는 다소.
태웅,
연수자료 책을 주며 놓고 내리면 어떡하냐고 한다.
다소,
미안하다고 한다.
태웅,
트럭을 몰고 떠난다.
다소,
잠시 보다가 돌아서 간다.
백미러로 보이는 다소의 뒷모습.
태웅, 빙긋이 웃는다.



S#42 다소 거실. (밤)

어진 옆에서 자고 있다.
밥상 펴놓고 연수자료 요약하고 있는 다소.



S#43 노래방 앞. (밤)

태웅,
트럭에 내려서 기다리고 있다.
노래방에서 나오는 노래방사장 (남.30대).
태웅과 반갑게 인사한다.
태웅,
트럭으로 훌쩍 올라가서 박스를 내린다.



S#44 도로.(밤)

달리던 세현의 차 급정거하며 도로가에 선다.

세현 지금 하태웅이라고 했어?
지수 그래요. 하태웅. 왜그래요? 갑자기 차는 세우구.
세현 회장님이 하태웅이를 개인적으로 교육시키라고 했단 말이지.
지수 업무교육이라기 보다는 인간적인 교육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세현 (갑자기 폭발해서 운전대를 친다) 도대체 하태웅이가 뭔데!
그자식이 뭔데 그렇게 신경을 쓰는거야!
지수 진정해요. 세현씨 앞길에 방해가 될 인물은 아니예요.
하태웅씨 인사파일을 봤고 또 퇴근길에 그사람 직접 보기도 했어요.
3류 건달 같은 사람이잖아요.
세현 그러니까 더 그 영감 속마음을 모르겠다는거야.
지수 너무 예민한 반응 보이지 말아요. 후계자는 세현씨 밖에 없어요.
회장님 동생이잖아요. (웃으며) 영감이 하태웅 그사람을 후계자로 생각한다는
건 아니잖아요.
그건 말도 안돼잖아요.
세현 .....
지수 영감하고 아주 절친한 사람이 취직 청탁을 한 것 같아요.
눈에 자꾸 거슬리면 적당한 시기에 내쫓아버려요.
세현 (조금 누그러져서)
그건 아무 일도 아니잖아.
문제는 영감이 속마음을 나한테는 아직 털어놓지 않는다는거야.
날 아직 못믿는다는 증거야.
지수 (세현의 손을 잡아주며)
걱정 말아요. 내가 있잖아요. 영감이 세현씨를 믿게 만들게요.
세현씨 신뢰받을 자격 있잖아요. 그만큼 능력 있잖아요.
세현 (지수의 어깨를 끌어당긴다)
지수 (잠시 안겨 있다가)
가요. 늦었어요.



S#45 오피스텔 앞. (밤)

세현의 차가 도착한다.

지수 갈게요. 내일 봐요.
세현 차 한잔 마시고 싶은데.
올라가도 돼겠어?
지수 (웃으며) 집은 안돼요.
다음에요. (내린다)
세현 혼자 사는 집인데 왜그렇게 안된다는 거야?
지수 남겨둬야죠.
세현씨가 모르는 부분.
어서 가요.
세현 이대로 못갈 것 같은데.
지수 (차 문으로 허리 숙여서 세현의 볼에 키스해준다) 어서 가요.
세현 (하는 수 없이) 알았어. 먼저 가.
지수 갈게요.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간다)

세현, 뒷모습을 잠시 보다가 차를 출발한다.
들어갔던 현관에서 다시 나오는 지수.
세현이 간 것을 확인하고 길을 따라 걸어간다.



S#46 서민 주택가. (밤)

지수, 반지하 방 계단으로 내려간다.


S#47 지수 방. (밤)

들어와 불을 켜는 지수. 좁고 초라한 방이다.
허탈감과 피곤이 몰려오는 듯 그대로 문에 기대 선다.


S#47-1 의류상가 식당가

우동집 앞으로 온 다소.

다소 안녕하셨어요?
우동아줌 아이구 이게 누구야. 어진 엄마.
다소 더운데 고생 많으세요.
우동아줌 또또네 그년 소식 들으러왔어? 쯧. 그 돈 깨물어먹었다
생각하고 잊어버려 그냥.
또또 그년 어디 잡히겠어?
다소 예. 방금 듣고 왔어요.
아줌마. 죄송한데요
내일 아침에 우리 어진이 좀 봐주시면 안돼요?
우동아줌 (난처한)
김밥한테 듣기는 들었어.
다소 저 늦게 왔다구 김밥 아줌마 욕하시죠.
우동아줌 나도 도와주고는 싶은데...
내일 급한 볼일이 있어. 어쩌지?
다소 안돼...시겠어요?
우동아줌 미안해 어진엄마.
맛나네 한번 가봐.
다소 예. 거기서 오는 길이에요.
우동아줌 어쩌나.
다소 (웃으며) 예 뭐 어떻게 되겠죠. 신경쓰지 마세요.
아줌마 저 하던 일이 좀 남아서요. 다음에 올게요.
안녕히 계세요.


S#47-2 버스 (밤)

허탈한 마음으로 앉아있는 다소.
어쩌나 걱정스러운데.....
문득 정신 차리고 '신입사원 연수자료' 펼치고 연필을 든다.


S#47-3 다소집 앞 (밤)

다소 앞집 대문에서 나오는 덕호.

덕호 (휴대폰) 야 이 썩을놈아
내가 이 동네 이사를 첨 왔는데 어떻게 알아듣게 설명을 해 미친놈아.
그래. 그 공원에서 큰 골목 따라 쭉 들어와.
일단 끝까정 와.

이때 다소 집으로 들어간다.

덕호 (휴대폰) 잠깐 기다려봐.
저기 아가씨.
다소 예?
덕호 나 여기 새로 이사온 사람인데, 미안한데 (핸드폰 들고)
여기 내 조칸데 길 좀 설명좀 해줄라나?
다소 예.
덕호 여기 앞집 사시는 분 바꿔줄테니까 잘 들어.
(핸드폰 준다)
다소 여보세요.


S#47-4 다소네 골목 (밤)

걸어오며 휴대폰 통화

태웅 예. 개미슈퍼 바로 앞이에요.
다소 다오셨어요.
거기서 옆으로 꺾어서 쭉 들어오세요.
태웅 꺾어서 바로 쭉 들어가면 돼요? (갸우뚱거린다)
다소 예.
태웅 (갸우뚱거린다) 가만 끊지마세요. 지금 가고 있거든요.


S#47-5 다소집 앞 (밤)

다소 예. 맞아요.
거기로 오시면 끝집이에요.
태웅 (휴대폰 들고 서있다)
다소 (황당해서 스르르 휴대폰 내린다)
덕호 아이구 고마워요.
덕분에 잘 찾았네. (휴대폰 받고) 야 너도 고맙다고 인사해.
태웅 (기가 막히다)
다소 (기가 막히다)
태웅 아.... 그냥 이 집 앞이라고 하면 돼지.
그걸 무슨 개미 슈퍼가 어떻고 꺾어라 틀어라.
들어가요 외삼촌.
(밀 듯이 데리고 들어간다)
덕호 왜이래 임마. (다소에게) 고마워요. (집으로 들어가서) 아퍼 이 미친놈아.
왜이래. 너 미쳤어!
다소 (멍멍하다)


S#48 다소네 골목. (아침)

어진의 손을 잡고 뛰어오는 다소.
다소 어진 즐거운 표정이다.


S#48-1 골목 큰나무 아래 (아침)

뛰어오는 다소 어진.

어진 (갑자기 멈추고 소리지른다) 엄마! 엄마! 그 아저씨야!

기다리고 있는 태웅.

다소 안녕하세요.
태웅 예.
다소 (가방에서 연수자료책과 리포트 꺼내준다) 여기 있어요.
요약을 하느라 했는데 어떨지 모르겠어요.
태웅 (받아 보고) 되게도 많이 썼네. 이걸 다 읽었나 그래?
다소 예.
태웅 (매출전표 준다)
음료는 다 팔았고요.
일주일 안에 수금하면 돼요.
다소 그걸 밤새 다 팔았어요?
태웅 팔지 그럼 꽁으로 주나?
다소 고마워요.
태웅 나도 뭐 고맙지 뭐.
다소 ....(대화가 끊겨서 어색한)
태웅 ....(어색한)
다소 가자 어진아.
(어진 손잡고 급히 간다)
어진 (뒤로 태웅을 계속 보다가)
엄마 저 아저씨 왜 또 왔어?
다소 늦었어 어진아. 빨리 가자.
어진 저 아저씨는 왜 엄마만 따라다녀?
다소 그런거 아니야.
빨리 재미있는데 가자.


S#49 놀이방

어진,
시무룩해서 서있다.
다소,
한쪽에서 놀이방교사와 이야기하고 온다.

다소 어진아. 엄마 회사 갔다올테니까 잘 놀고 있어.
어진 (고개 숙인채)
다소 (마음이 안됐다) 어진아. 조금 있으면 친구들도 많이 올거야.
선생님도 너무 좋으셔. 재미있을거야.
어진 그 전에처럼 나도 같이 가면 안돼?
다소 이 회사는 그런데가 아니야.
엄마 빨리 올테니까
잘 놀고 있어. 알았지?
어진 (다시 고개 숙인다)
여교사 어서 가보세요.
어진이 잘 놀거예요.
다소 예. 그럼 잘 부탁드려요 선생님.
어진 (고개 더 푹 숙인다)
다소 ...... 어진아. 엄마 간다.
(마음 아프지만 돌아서 간다)


S#50 우리빌딩 로비. (아침)

걸어들어오는 다소.
세현 앞서 가고 있다.
세현의 상의 뒤로 세탁표가 붙어있다.

다소 (빨리 걸어가며) 안녕하세요. (반갑게)
세현 (돌아보고) 안녕하세요.
다소 저...
세현 (본다)
다소 실장님 상의 뒤에 세탁표가 붙어 있어요.
세현 아 그래요? (상의 벗어 팔에 든다) 이렇게 하면 되겠네.

오다가 멀리서 보는 지수.

세현 고마워요.
다소 아닙니다.
세현 회사는 어때요?
적응이 될거 같아요?
다소 예. 열심히 할려고 합니다.
세현 그래요. 갑시다.

다소 세현, 엘리베이터 쪽으로 간다.
지수, 멈춰선채 보고 있다.

지수 (뭔가 불안한 표정이다)


S#51 씬 삭제.


S#52 특판팀

수만 뭐라꼬?
트럭 한 대 물량을 밤새 다 팔았다고?
다소 (찔려서)
선정 이야, 정다소씨 보기하고는
영 딴판이네? 수완 좋다.
나도 좀 배워보자.
어떻게 한거야 그래?
다소 예... 그냥...
어떻게 하다보니까요.
은주 차... 겸손까지 해요. 난리 났네.
영달 (전표를 유심히 한 장 한 장 넘긴다)
다소 ....
선정 팀장님. 임무완수했는데 박수 한번 쳐줘야죠.
영달 수고많이 했어요. 자.
(일동 박수친다)
다소 (제발 저려서)......


S#53 기획실

만기, 홍만 리포트 넘기며 보고 있다.

홍만 이거 완전히 예상 밖이네.
만기 순 날탕인줄 알았더니만
재주가 하나 있기는 있었네.
태웅 (뻔뻔하게) 사람 겉만보고 판단하면 안돼죠.
홍만 근데 어째 글씨가 너무 곱다.
만기 그러게. 어째 꼭 여자들 글씨 같은데.
태웅 제가 이래도 속은 참 여리거든요. 글씨는 마음의 창문이라 잖습니까.
만기 그런 말 있냐?
홍만 첨 듣는데요. (고개 갸우뚱한다) 이봐. 거기 빈 종이에 산토끼 노래 한번 써봐.
태웅 산토끼 가사 모르세요? 불러봐요?
만기 산토끼 토끼야, 한번 써보라고.
태웅 내가 부를테니까요 받아 적으세요.
만기 글쎄 써보라니까!
태웅 (머쓱해진다)


S#54 자료실

음료관계 도서들이 꽂힌 서가와 제품들이 진열된 곳.
지수, 도서를 고르는 척하고 있고
세현, 제품들을 둘러보는 척하고 있다.

세현 무슨 일이야?
지수 출근할 때 로비에서 만난 여자 누구예요?
세현 아, 봤어?
지수 누구예요? 알던 여자예요?
세현 특판팀 임시직이야.
지수 들어온지 일주일도 안된 여사원하고 벌써 친해질리는 없잖아요?
그것도 특판팀 여사원하고?
그냥 인사하는 것같지는 않던데.
세현 왜이렇게 예민하게 굴어?
삼사년 전에 거래처 일 때문에 안면이 좀 있는 것 뿐이야.
지수 무슨 얘기 했어요?
세현 (웃으며) 홍지수. 왜이래? 이상하잖아.
지수 무슨 얘기 했어요?
세현 그냥 인사한거야.
내가 뭐 잘못한거라도 있다는거야?
왜 이렇게 몰아세워?!
지수 .....(자제하고 진정한다)
세현 무슨 일이야?
그 여직원 알고 있는거지? 누군데 그래?
지수 ....
세현 누구냐니까.
지수 (침착하게) 세현씨가 그 여자 대하는게 다른 여사원들 대하는 것하고
틀려서 그래요.
세현 (쿵하고 찔리지만 애써 침착하게)
지수 쓸데없는 질투라고 한다면 인정할게요.
세현 (침착하게) 왜그래?
홍지수 답지 않잖아.
그런거 없어.
잘못 본거야.
지수 미안해요.
세현 (어깨 한번 두드리고)
먼저 갈게. (간다)
지수 ......


S#55 특판팀

다소,
고개 푹 숙이고 있다.

다소 죄송합니다.
영달 (전표 흔들며)
이게 지금 무슨 짓입니까 이게.
다소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영달 전표 계산이 틀려서 확인을 해봤으니까 알았지.
깜빡 속아넘어갈 뻔한거 아닙니까. 이게.
다소 ....
영달 젊은 남자 한사람이 팔고 갔다는데, 누굽니까?

영달, 은주, 선정, 수만을 본다.

수만 와 다 나를 보는데예?
나 아이라예.
영달 누구예요? 말해보세요.
다소 ......


S#56 기획실

홍만 빨리 불라니까.
필체가 틀리잖어. 봐봐.
산토끼 토끼야 이거하고 음료시장현황 이거하고 비슷한데라고는 없잖아.
만기 여자지? 코멘트 해놓은 거보니까 음료 좀 아는 거 같은데.
우리 직원이지?
홍만 하여튼 요즘 젊은 사람들은 순간적으로 기술이 들어간다니까. 어떤 여자야?
빨리 불어.
태웅 목에 칼이 들어와도 못붑니다.
홍만 (책상 쾅 치며)
글세 빨리 불라니까.
태웅 죽어도 못불어요.
홍만 지금 당신이 독립군이 아니잖아. 빨리 불어.

이때 영달,
다소를 데리고 들어온다.

영달 (화나서) 하태웅씨!
다소 (태웅을 보고 미안하고 난감하다)
태웅 (김이 빠진다)

이때 들어오는 세현.

세현 무슨 일들입니까.
(다소, 태웅을 본다)


S#57 우리빌딩 주차장

음료박스 산 같이 쌓여있다.
트럭에 음료 박스를 싣는 다소 태웅.

태웅 (트럭 위에 박스 쾅 올려놓으며) 날은 더운데 이게 무슨 짓이냐고.
다소 이거 전부다 진짜 손으로 다 실어야 돼요?
태웅 벌주는건데 그럼 기계로 시키나? 아 덥다 더워.
다소 왜 신경질을 내요?
나한테 신경질 내는거예요 지금?
태웅 아 말이 나왔으니까 하는 얘긴데, 글씨를 좀 대충 삐뚤삐뚤 써야지 그냥
이쁘게만 써놓으니까.
다소 단순 계산도 하나 제대로 못해요?
전표만 안틀렸어도 괜찮았잖아요.
태웅 일단 들켰으면 묵비권으로 가야지.
공범을 부나 그래?
다소 나는 잘 팔았다고 칭찬해준다길래 말했을 뿐이예요.
태웅 그렇게 어리숙하나 그래?
그게 유도심문이요 유도심문.
다소 그렇게 똑똑해서 곱셈도 제대로 못해요?
태웅 (약올라서) 아 정말.
다소 (대들 듯이) 왜요?

홍만 뛰어온다.

홍만 하태웅씨.
태웅 예.
홍만 지금 빨리 회의실로 가봐.
태웅 이거 하라면서요.
홍만 까라면 까는거지.
빨리 회의실로 가봐.
태웅 (다소가 걸린다)
이거는 어쩌구요?
홍만 (다소를 보고) 어... 몰라 나도. 회장실에서 내려온 명령이니까
하여튼 빨리 가봐. (간다)
태웅 (난감하다)
다소 (퉁명스럽게) 가봐요.
태웅 아...(머리 쓸어내린다)
다소 회장실에서 내려온 명령이라잖아요.
가봐야돼잖아요. 가요.
태웅 그러면 내 갔다와서 할테니까
딱 반만 해놔요.
다소 (대꾸 안하고 다시 박스 든다)
태웅 (미안한 마음에 떨떠름해서 간다)
다소 (쌓인 박스를 보고 한숨 내쉰다)


S#58 회의실

문 벌컥 열고 들어오는 태웅.
지수,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

지수 (출입문 맞은 편에 앉아서 가만히 본다)
태웅 (영문을 몰라서)
기획실 하태웅이라고 하는데요.
지수 나가세요.
태웅 예?
지수 다시 나갔다가 들어오세요.
태웅 왜요? (두리번 거린다)
지수 사내에서 출입할 때는 항상 노크를 하세요.
다시 들어오세요.
태웅 (꾹 참는다)... 예.
태웅 나가서 노크하고 들어온다.
지수 앉으세요.
회장 비서실 홍지수 대립니다. 업무시간에 포함된 특별교육이라고 들으셨죠?
태웅 예. 오다가 들었는데요.
지수 사내에서 말투는 '니다'와 '니까'로 끝내도록 하세요.
그렇습니다. 무엇입니까. 아시겠습니까?
태웅 왜그러는데요?
그냥 말만 통하면 안돼요?
지수 직원 상호간 인격을 존중해주는 어법입니다.
회사와 뒷골목이 구별되는 어법이기도 합니다.
태웅 (지수 말투를 흉내낸다) 알겠습니다.
질문하나 하겠습니다.
원래 말투가 그렇습니까?
지수 (기분 나쁘다)
내 말투가 어떤데 그럽니까?
태웅 인형같이 또박또박 사람 같지 않습니다. (웃는다)
지수 (차갑게) 지금 업무 시간입니다. 장난하는 거아닙니다.
태웅 알고 있습니다.
저도 아무나하고 장난 안칩니다.
지수 (무시하고 일어나며)
일어나 보십시오.
태웅 (마지못해 일어난다)
지수 인사 한번 해보십시오.
이쪽에 상사가 있다고 생각하고 해보십시오.
태웅 (턱 들고 대충 인사한다) 안녕하십니까.
지수 다시 정중하게 해보십시오.
태웅 (웨이터들 인사로 푹 꺾으며) 어서오십시오.
지수 (약이 올라서 노려본다)
태웅 솔직히 우리 유치원 애들도 아니고 그만 하죠 이런거.
지수 이것도 분명 업무라고 말했습니다.
근무태만이나 근무이탈은 징계 사유가 됩니다.
태웅 (짜증스럽지만 하는 수 없다)
지수 여기를 왔다갔다 한번 걸어보십시오.

태웅, 하는 수 없이 어기적어기적 팔자걸음을 걷는다.


S#59 백화점

매장을 걷는 태웅의 발.
따라서 걷는 지수.

지수 좀더 발끝을 모으고 어깨에 힘 빼세요.
팔도 너무 흔들지 말고
가볍게 몸의 전진에 맡겨두세요.
태웅 계속 걸어갑니까?
벌써 다섯바퀴 돌았습니다.
지수 됐습니다. 그만 서세요.

양복 매장 앞에 선 태웅, 지수.
지수,
양복 매장으로 들어간다.

지수 뭐해요?
태웅 가만 서있으라매요.
지수 이리 오세요.
태웅 (중얼거리며 간다)
서라면 서고 가라면 가고, 월급쟁이 이거 완전히 똥개네 똥개.
지수 마음에 드는 양복 있습니까?
태웅 마음에 들면 사주게요?
지수 회사에서 처리해줍니다.
태웅 (지금 입고있는)
이것도 좋잖아요.
우리 외삼촌이 취직했다고 사준건데.
지수 (대꾸도 안하고)
이런 스타일 어때요?


S#60 우리빌딩 주차장

힘겹게 박스를 옮기고 있는 다소.

세현 날씨도 더운데 괜찮아요?
다소 예. 괜찮습니다.
세현 (알고 있지만)
하태웅씨는 어디 갔어요?
다소 다른 일로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세현 그럼 이걸 혼자 한단 말이에요?
다소 예.....
세현 음... 그만해요.
내 다른 직원들 시켜서 처리할테니까.
다소 아닙니다. 우리 팀장님이.
세현 괜찮다니까 그래요.
주팀장한테는 내가 얘기할게요.
다소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세현 하태웅씨하고는 꽤 친한 모양이에요?
다소 아니요 그렇지 않은데요.
이번 일은 그냥 어쩌다 보니까 이렇게 된겁니다.
세현 (웃으며) 친하다는게 뭐
나쁜건 아니잖아요.
우리 하태웅씨 얘기도 해보고 이런 저런 얘기나 좀 해봅시다.
식사나 같이 합시다.
다소 실장님. 정말입니다. 괜찮습니다.
세현 현관에 차 있어요. 기다릴게요. (간다)
다소 (난감하다)


S#61 백화점

양복매장 갱의실.
지수가 고른 양복을 입고 나오는 태웅.

지수 나쁘지 않아요.
넥타이 한번 매보세요.
태웅 (풀지않고 고리째 걸어뒀던 넥타이를 뒤집어 쓴다)
지수 잠깐 그건 안어울려요.
이걸로 매보세요.
태웅 (넥타이 받아들고)
지수 왜요?
태웅 넥타이 맬 줄 모릅니다.
지수 (짜증을 참고) 이리 줘보세요.

지수,
태웅의 목에 넥타이 매준다.
태웅,
지수를 내려다 본다.
지수,
태웅을 한번 올려다보고 다시 맨다.

지수 (다 매주고 떨어지면서)
집에서 넥타이 매는 법도 연습하세요.
태웅 인제 뭐죠? 무슨 교육입니까?
지수 손님 접대나 거래처 방문할 때 식사를 자주 하게 됩니다.
식사 예절도 배워보겠습니다.
모두 얼마죠?


S#62 스카이 라운지 빌딩 앞

세현의 차가 온다.
세현 운전하고 옆에 다소 탔다.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세현의 차.
택시가 도착하고
태웅, 지수 내린다.
로비로 걸어들어가는 태웅, 지수.
태웅,
양복 케이스를 들고있다.


S#63 스카이 라운지 로비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들어가는 태웅 지수.
태웅의 걸음걸이
예전 그대로다.

지수 걸음걸이 신경쓰세요.
태웅 (얌전히 걷는다)
식사 예절 다음에 술마시는 예절, 자동차 사는 예절, 먹고 노는 예절
이런거는 안배웁니까?
지수 (들은 척도 안하고 버튼 누른다)

지하에서부터 올라오는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엘리베이터 안에 기사가 수리중이다.

기사 죄송합니다.
맞은편 엘리베이터 이용해주십시오.

태웅, 지수
돌아서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타고있는 다소, 세현.
돌아서던
태웅, 지수와
서로 바라본다.
(제 3 부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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