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드레스 12
S#1.김가네 집 전경 (저녁)
S#2.김가네 마루 (저녁)
소파 곁에 담담히 서 있는 풍도.
황급히 부엌에서 물 한잔을 가지고 나오는 하나.
하나;(!) 자기야? 왜 그러구 서 있어? 앉어어?
풍도, 하나 손에 있는 물 잔을 앗으며.
풍도;됐어. (물을 마시는)
하나, 뿌우... 풍도가 물마시는걸 보는.
S#3.중후 부부의 방(저녁)
가디건을 못마땅히 입고 있던 중후.
마음 바쁜 정자, 거울 앞에서 머리를 다듬으며.
정자;아 빨리요 빨리 여보.
중후;나 이거(가디건) 말구 없어? 너무 늙어 뵈쟎아.
정자;(마음 바쁘다) 무슨 소리예요 좋구만!
중후;색깔이 영 칙칙해.
정자;품위 있어 뵈구 좋다니까 당신은?
중후;(불만) ...
정자;좋다니까 여보?
중후;아 알았어. (나가려다가 돌아서며) 근데, 말은 어떻게 해야 되는거야?
내리기두 그렇구 올리기두 그렇구.
정자;글쎄?
S#4.김가네 마루 (저녁)
다 마신 물컵을 하나가 가지고 있고, 안방쪽으로 왜이리 안나오시나 싶게 보고 있는 하나.
풍도;할아버지 할머니두 계시다구 그랬지?
하나;어. 근데 지금 초록이 데리구, 아! 우리집 꼬맹이 하나 있거든. 걔 데리 구 잠깐 산책 나가셨대. 자기야 앉어. 앉아두 괜챦다니까?
풍도;(대답 없는)
하나;앉어어. 괜챦다구.
풍도;(딱 보는)
하나;맘대루 해 그럼.
풍도;물 한잔만 더주라.
하나;어! 잠깐만! (후다닥 부엌으로 뛰다가 쾅! 넘어지는. 유리컵 바싹 깨지 고) 아악!
풍도;(깜짝 놀라는) !!! 야? (얼른 다가가는)
하나;아오오.... (일어나려는)
풍도;가만있어! 가만있어봐! (잡으려는)
하나;아으.. (하며 움직이려는데)
표정 한껏 우아하게 하고 나오던 중후와 정자위로
풍도;(목소리 버럭) 아 가만있으래두!
중후와 정자, 깜짝 놀라고 얼른 소리나는 쪽을 보니
풍도;(하나를 조심스레 잡아 일으키며) 으이그, 으이그!
하나;흐으응....
풍도;됐어 됐어 됐어 잇챠! (번쩍 안아서 다른쪽으로 빼어 놓는데)
정자;(얼른 오며) 아니 무슨일이야? 어머머머...?
중후;(얼른 와서) 안다쳤니?
하나;네. 괜챦아요. (여기 저기 혹시 유리 안박혔나 보는)
정자;(얼른 쭈그리고 앉아 조각난 유리컵을 잡으려 하며) 아이구 세상에...
(하는데)
풍도;(엉겁결에 얼른) 아뇨! (정자의 손목을 잡는!)
정자;(깜짝 놀라 풍도를 보는데) ....!
풍도;(얼른 손목을 놓으며) 제가 하겠습니다.
정자;....?
풍도;(편안한 말투) 그냥 멀찌감치 두세요. 제가 치우겠습니다. (치우기 시 작하려는데)
하나;(얼른 다가가며) 아냐 내가 할께! (하다가 발에 찔렸는지) 아얏!
정자, 중후;찔렸니? (아이그! 하는데)
풍도;(정자, 중후와 동시에) 찔렸구나? (벌컥) 가만있으랬쟎아 내가! (중후,
정자, 깜짝 놀라고)
하나;(발을 쩔룩 쩔룩 소파로 가며) 아호....
풍도;이그! (하며 얼른 다가가려다가)
어안 벙벙해서 자신들을 보고 있는 중후와 정자를 딱 보게된 풍도.
풍도;(무안....) .... 어머님, 하나 발 좀 봐주세요. 찔린 모양이네요.
정자;응? .....아! 그래, 그래요. (얼른 하나에게) 아이구! 좀 조심 좀 하지이!
중후;약줄까? 약가져와?
정자;화장대 아랫 서랍에 있어요.
중후;(얼른 들어가는)
하나를 걱정스레 보고 있던 풍도, 치우기 시작한다. 손에 큰 유리조각을 올려 담는.
하나;(엄마에게 발 보이고 있는 채로) 풍도씨 그냥 둬. 큰 조각만 치우구
청소기루 한번 빨아 내야 된다구.
풍도, 그러나 마나 조용히 유리조각들을 치우는....
정자, 하나 그런 풍도를 물끄러미 보고....
S#5.김가네 부엌 (저녁)
바쁘게 저녁 식탁을 차리면서, 혼자 아이구 아이구 마음이 바쁜 정자.
과일 접시 잘 해서 가지고 나가는 하나인데.
정자;얘얘얘! 과일을 누가 이렇게 벌떡 벌떡 세워. (눕혀 놓으며) 눕혀 놔야 지.
하나;난 몰랐지.
정자;됐어. 접시 밑에 물기는 없지?
하나;그거야 닦았죠.
정자;됐어 나가봐.
하나;(살포시... 보며) 엄마, 고마워요....
정자;(피식 웃는) 치! 아구! 찌개 쫄겠네! (얼른 가스렌지로)
S#6.김가네 마루 (저녁)
과일 접시 가지고 나오는 하나.
아무말도 없이 앉아 있던 중후와 풍도. 풍도는 공손히 약간 시선을 떨구고 중후쪽을 향하고 있지만, 중후는 영 어색해서 딴청 부리듯 다른곳을 보고 있다.
하나, 분위기 어색함에 ? 싶어 다가오며
하나;아빠? 뭐 그러구 계세요? 이것 저것 좀 물어 보시구 그러세요.
(과일 접시 놓는)
중후;(아주 어색한) 저녁은 멀었느냐?
하나;(웃음 참고) 아뇨, 다되가요.
중후;어. 과일, (말을 놔야하나 말아야 하나....) 들지. (하나, 혼자 웃는)
풍도;예, 드십시요. (접시를 약간 중후 앞으로 밀어주는)
중후;음. (과일 하나 찍어서 먹는. 아무말 없다)
하나;아빠?
중후;(하나를 쳐다 보는)
하나;(웃음 참으며) 왜그래요 아빠?
중후;.....?
하나;수줍음 타세요?
중후;여보! 저녁 멀었소?
정자;(부엌에서 소리) 아뇨! 금방되요!
풍도;(O.L) 넌 여기 이러구 그냥 있는거야?
하나;(혼자 웃음 참고 있다가) 응?
풍도;어머니 바쁘신거 좀 거들어 드려야지.
하나;(슬그머니 일어나는데)
중후;(하나에게) 멀었니 부엌은?
하나;아뇨, 이제 다 됐다니까요 아빠?
중후;음. 그래.
하나;(혼자 웃음 참고 풍도와 중후를 보면서 부엌으로 가고)
중후는 여전히 어색하게 혼자 와작 와작 과일만 먹고 있고 풍도는 조용...하다.
S#7.김가네 부엌 (저녁)
식탁은 다 차려져 있고 넷 다 멀뚱하다.
셋은 중후가 먼저 시작하기를 보고 있지만, 중후는 어색하게 가만히 있다.
하나;(슬며시) 아빠 먼저 시작하세요.
중후;음! (수저를 들며) 듭시다.
풍도;예 감사합니다.
정자;(수저를 들며) 차린건 없지만, 천천히 들어요.
풍도;예.
중후;(밥을 너무 크게 한술 떠서 입으로 넣는)
풍도;저는 그저 인사 정도만 올리까 싶었는대, 이렇게까지 해주셔서 감사
합니다.
중후;(입에 밥 무척이나 가득 들어있는 채 말하는) 당신 많이 차렸네?
정자;(중후의 입 가득 밥에 으!! 싶어서) ....네. (하나를 보는)
하나;(아이쿠.... 싶은).....
중후;(열심히 먹는)
정자;큼 큼. (중후에게 무슨 말을 좀 하라는)
중후;(그저 열심히 먹는)
하나;(영 불안하고 어색하다) .......!
정자;여보. 무슨 말씀이라두 좀....
중후;(마저 급하게 씹어 삼키더니) 음, 큼, 음. 그래, 뭐 좀, 당신이 말 좀 하
지? (중후 자신의 표정은 멀쩡하다. 보는 사람만이 불안할 뿐)
정자;(난처) 에?
하나;저기 엄마, 아빠가 이런자리가 아무래두 처음이시라 좀 긴장되구
그러신가봐요.
중후;(O.L. 한숨 토하는) 후우.....
정자, 하나, 놀라는데
중후;자네 나이가 어떻게 되지?
풍도;예. 년 띠입니다. (28살에 맞추어)
하나;(얼른) 아빠 그건 내가 미리 말씀 드렸죠? 우리가 나이 차이가... 좀 있 다구요.
중후;들었지. 그래, 우리 큰 딸을 달라구? (정자, 쿡! 찌르는)
하나;아빠!?
풍도;예, 그점에 대해서는 제가 분명히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하나, 얼른 풍
도를 보고) ........ (작은 소리로 가다듬는) 크음... 어르신께서 어떻
게 들으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지금 하나를 책임질만큼
하나;(O.L) 풍도씨!
풍도;(연결 대사) 여유로운 상태는 아닙니다.
중후;(놀라서) 무슨 소리야? (고개를 푹 숙이는 하나)
정자;(얼른 카바하듯) 글쎄, 요즘 뭐가 좀 어렵다네요. 뭐 저 그냥, 좀... 일 단 계속 좀 들어보죠.
풍도;저는 물론 남성 우월 주의자도 아니고, (하나, 기막혀서 풍도를 보는)
여성에게서 인격이나 재능은 몰수한 채 남자의 부속이기만을 원하는 전 근대적인 남자는 아닙니다. 하지만 한 여자와 한 남자가 만나 가 정을 이룰때는 그 여자도 남자도 내가 상대에게 그리고 또 자기 자 신에게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상태인가, 스스로 그걸 먼저 진단해 봐 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중후, 정자, 약간은 어안이 벙벙...한
하나;풍도씨, 지금 이렇게까지 무겁게 나갈건 없쟎아. 그냥 오늘은 인사 정 도만...
풍도;(O.L) 저는 따님을 사랑합니다. (하나, 엥? 싶고) 함께 가정을 이루고 싶고, 하나에게서 저는 몹시 따뜻한 사랑을 느낍니다. 하지만 지금으 로선 제가 하나에게서 그런 사랑을 받을 상황도 요구할 자격도 갖추 고 있지 않습니다.
정자;?하나야?
하나;(뭐라 말도 못하겠고 뻐끔 뻐끔)
중후;아니 그러니까 자네는 지금 우리딸을 달라는건가 말라는건가?
하나;아빠 그건,
풍도;(O.L) 주십사 말씀 드리고 싶지만 감히 주십사고 청할 주제가 지금은
안된다는 말씀을 드리는 중입니다. (하나, 기막혀서!!!)
중후;아니 그러니까 우리가 자네 지금 그말을 겸손으루 받아야 되나, 아님
오히려, (말문이 막히고).... 아니면 그게
풍도;죄송합니다.
하나;(너무 기막혀서) 풍도씨!?
정자;얘! 넌 지금! 얘 하나야! 이사람 지금 이건 우리집에 와서 청혼을? 아 니, 오히려, 이건 지금, 너나 우리가 이사람한테 청혼을 한 상황에서
이사람이 거절하는거처럼 상황이 그런거 아니니 이거 지금?
하나;!!! 아냐 엄마. 그건 아니구, 그건 아니지 엄마. 풍도씨?
풍도;........
하나;풍도씨?
중후;(??? 정자를 보는)
정자;(???!!! 어이 없고)
풍도;.......
중후;아니! 나두 남잔대! 허 챠! 아니! 이런 경우! 남자가 여자집에 인사오는
건! .....(어이 없고) 아니! 자네 도대체 이런말을 할거였으면 여 긴 올 이유가 없지 않았나?
풍도;저는 하나를 사랑합니다.
중후;무슨 소리야 이랬다 저랬다?
하나;(O.L) 풍도씨?
풍도;하나가 저보다 세살만 어렸대두, 제가 지금 여기 이렇게 와 있지는
않을겁니다. 전 적어두 앞으루 3년이 필요한데, 그러자면 하나가 서
른 셋이 될테구, 때문에 전 무슨일루두 장녀를 서른 셋까지 묶히구 싶지 않으실 부모님 심정을 생각해서 이자리에 왔습니다.
정자;그러니까, 나는 댁의 딸을 사랑하긴 하는데, 3년 후쯤이나 결혼을 할테 다. 근데 느이 딸은 지금 나이가 서른이니, 기다리게 할 수 있으면 그냥 놔두고, 아니면 다른데로 시집을 보내거라. (갑자기 중후를 보 며) 그 얘기네요 여보.
하나;엄마!
중후;그건가?
하나;(o.l) 아빠아!
풍도;예 맞습니다.
하나;(기가 막혀서) ........!!!
S#8.할아버지의 방 (저녁)
산책 옷차림을 벗는 택두.
멍... 한채 서 있는 정자.
택두;엘니뇬지 뭔지 그덕을 보기두 한다. 저녁 바람인대두 그리 차지가 않
아.
정자;....
택두;(정자 반응을 모른채 옷을 챙기며) 니 어머니는 앞으루두 저녁마다 산 책을 하자는구나? (하고 정자를 보니, 멍...) 얘?
정자;예 아버님. 어머님은요?
택두;초록이 성화에 그네 한번만 밀어 준다구. 정남이랑 같이 있으니까 뭐.
정자;예.
택두;그래. 올지 안올지 확실히 모른다더니, 하나 신랑감은, 어떻게, 왔구?
정자;(아차!!) 예! 안그래두 저녁 식사 끝내구, 지금 2층에서 아버님 어머님 들어 오실 때 기다리구 있어요. 인사라두 여쭙구 간다구.
택두;그럴거 같아서 내 자꾸 들어 오자는대두 니 어머니는 초록이
하구 신났다 지금 놀이터에서.
S#9.2층 마루 (저녁)
하나의 손을 확 뿌리치며
풍도;아 그냥 여기서 얘기 하자니까?
하나;(화났다) 좋아 그럼. 앉아 거기. (앉는)
풍도;(삐딱하게 돌려 앉는)
하나;똑바루 좀 앉아줘. 옆모습 보면서 얘기 하구 싶지 않아.
풍도;말 해 그냥.
하나;(단정하게 말하는) 부탁이야. 똑바루 얼굴 좀 봐줘.
풍도;....... (돌아 앉아 얼굴을 봐주는)
하나;우리 빙빙 돌려서 얘기 하지 말자. 정확하게! 속에 있는 얘길 하자구.
풍도;해.
하나;풍도씨 오늘 우리집에 온 목적이 뭐야?
풍도;(어이 없는) !!
하나;속 얘기를 하자구. 나 떼낼 방법이 이것 밖에 없었어?
풍도;너는 내가 어떻게 했음 좋겠니? 따님을 사랑합니다. 지금 당장 주십시 요! 그거 바라구 있니?
하나;풍도씨가 지금 당장 주십시요 한다구, 오냐 고맙다, 얼른 지금 당장
바루 주마, 그러실거 같애? 100% 그러실거 같애 우리 부모님이?
풍도;(생각해 보니...) 그래, 그건 미안하다. 느이 부모님이 나를 마음에 안들 어 하실 경우는 생각 안했다.
하나;왜? 그건 왜 생각 안하는대?
풍도;김하나.
하나;좋아. 3년후가 됐던 30년 후가 됐던, 어쩄건 날 사랑하구 그때는 날
데려가 주겠다니 몹시두 고맙네. 하지만! 어느! 부모가, 그걸 찬성
해? 풍도씨한테 만약 여동생이 있다면, 아니, 나이찬 누이가 있다면
풍도씨 어머니나 풍도씨는 아이쿠 다행이다. 오케이! 3년후 예약!
그러겠어? 그러시겠냐구?
풍도;인사 드리자 그래서 인사 드렸쟎니! 더 이상 어쩌란 말야 날더러!
하나;풍도씨 오히려 화를 내? 풍도씨가?
풍도;화 나게 하쟎아 니가!
하나;같은 말을 해두, 아 물론 난 풍도씨가 우리 부모님한테 비굴하게 굴었
어야 된단 말은 아냐. 하지만, 우리 부모님한테두 입장이라게 있는
대! 풍도씨가 ..... (뭐라 표현하지? 싶고) ? 정말 정성을 다해서,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말씀드리구, 정말, (말이 생각 안나는) 정말, ... 아 어쩄건! 아! 저녀석 참 우리딸 끔찍히두 사랑해네. 그래, 봐주자, 그래두 우리 딸을 마흔까지 썪히자 소리는 아니쟎아? 그러실 수 있 게!
풍도;(o.l) 그럼 넌! 나 지금 다 망했소. 반 지하 두칸짜리 방에서 눅눅하구 퀘퀘하게 사는 중이요. 일곱평짜리래두 산뜻한 아파트 하나만 마련할 때까지 제발 제발 제발, 제발 따님을 다른데 넘기지 마시구, 이 불쌍 한 놈 적선하시는 샘 치시구, 제발 제발 제발 참구 기다려 주십시요. 그랬어야 옳다구?
하나;(기막혀서 다른데를 보고 숨을 토하는) .....
풍도;...........
S#10.중후 부부의 방 (저녁)
기막히고 화나서 허리에 손 짚은 채 서서, 참 기막히군! 표정으로 씩씩대고있는 중후인데 들어오는 정자.
정자;어머님까지 다 들어오셨어요. 인사 올리게 해야죠?
중후;그깐놈 인사가 아 무슨 필요야? 결혼두 안하겠다는 놈인대!
정자;안하겠는건 아니죠오.
중후;그게 그소리지 뭐야! 아 그냥 보내 버려!
정자;그렇다구, 여태 2층에서 기다리구 있던 사람을 뭐라구 말해 보내요?
중후;그게 무슨 대수야? 누가 기다리랬어 저더러?
정자;그럼 당신은 여기 있어요. 아버님 어머님께 잠깐 얼굴만 뵈드리게 하구 내가 보낼께요. (나가려는데)
중후;얼굴은 무슨!
정자;하나두 입장이라는게 있지 여보.
중후;하나두 입장이 있구, 그놈두 입장두 있구, 근데! 당신하구 난 입장두 없어? 보내 버려!
정자;여보.
중후;나 가장이야. 알어?
정자;(시름) 에휴......
중후;좋아. 내가 보내지 그놈. (나가려는데)
정자;(잡는데) 아이구 여보오!
S#11.2층 마루 (저녁)
풍도, 벌떡 일어나며
풍도;할아버지 할머니 늦으시나부다. 나 그만 가야겠다.
하나;(기막혀서) 풍도씨?
풍도;편치 않아서 이러구 도저히 못있겠다구 나 지금!
하나;아무리 그래두! 어쩜?
풍도;안내해. 내려가게.
하나;(기막혀서) 하!? 길 몰라? 계단 못 내려가? 그렇게 가구 싶음 풍도씨
발루 버적 버적 가. 가버려.
풍도;아 간다구 아버님 어머님께 인사는 올려야 될거 아냐?
하나;풍도씨하구 나, 싸울데 없어서 우리집 와서 이러구 싸우니?
풍도;(휙 내려가는)
하나;!!! (얼른 쫒아가며) 풍도씨! 풍도씨!
S#12.김가네 마루 (저녁)
성큼 성큼 내려오는 풍도와 풍도씨 풍도씨! 하며 쫒아 내려오는 하나.
방에서 나와 2층으로 가려던 정자와 마주친다.
깜짝 놀라는 하나. 우뚝 서는 풍도.
정자;아니, 저기.... (참 말하기 곤란한)
하나;어, 엄마! 풍도씨가 목이 마르다구, 물 마시러 내려왔어요 같이.
풍도;......
정자;그랬구나. 저기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하나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들어 오시긴 했는데, 좀 피곤해 하시네. 다른날루 낮에 한번 와서
인사를 올리면 어때요?
풍도;(기분 상했다) ....! (그러나 얼른 점쟎게) 예, 알겠습니다.
하나;...!!!?? 그런게 어딨어 엄마! (하다가 아차! 싶어서) 혹시? 할머니 힘 드셔 지금?
정자;아니 뭐 그런건 아니구,
하나;(O.L) 풍도씨, 저기, 우리 할머니가 요즘 몸이 좀 안좋으시거든?
우선 나하구 같이 나가자. 엄마, 풍도씨 차타는거 배웅하구 와두
되죠?
정자;그렇게 해.
하나;그럼 아빠한테 인사 드리구,
정자;(O.L. 당황) 아빠가! .... 주무셔.
하나;.....?
정자;어떡하니.....
풍도;예! 저녁 맛있게 먹구 갑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성큼 성큼 가는)
하나;!!! (쫒아가다가) 풍도씨! (돌아보고) 엄마? (어떻게 된거냐는)
정자;(쉿쉿쉿! 하는 손가락과 입모양으로 얼른 나갔다나 오라는 몸동작)
하나;??? 풍도씨! (쫒아 나가는)
S#13.중후 부부의 방 (저녁)
화가 나서 앉아 있는 중후와 기운 빠져 앉아 있는 정자인데.
노크 소리와 들어오는 꽃분.
정자;예 어머니.
꽃분;하나 신랑감이 왔다면서, 느이 아버님 기다리신다?
정자;예, 근데요, 저기, ..... (중후를 보는)
중후;(홧김에) 보냈어요 제가.
꽃분;뭐?
S#14.김가네 집 앞 (저녁)
풍도;나는 오늘! 정말루 정직하게! 최선을 다해서 말씀 드렸어! 여기서 이 아닌 다른 태도는! 사내답지 못한 태도라구 생각 해 난.
하나;(정말 화난다) 풍도씨!
풍도;거꾸루 말하자면 적어두 내가 오늘 드렸던 말씀은 전부가 진실이구, 난
그걸 책임 질 수 있다구. 판단은 부모님께서 하시겠지. (차에 타려는)
하나;(잡으며) 정말 이럴거야?
풍도;여기서 길게 얘기해 봤자, 필요 없는 싸움만 늘고, 각자 생각하자. 각
자. (차에 타는데)
하나;(격해져서) 나 사랑하는거 맞어?
풍도;(보는)
하나;나 사랑해?
풍도;모르니?
하나;(어이 없어서) .....
풍도;(강한 눈빛) 사랑해. 사랑한다구.
하나;(기운이 쪼옥... 빠지는) 끄응........
풍도, 차를 타고 휭 가는.
하나, 대책 없구나.......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S#15.카페 앞 (저녁)
뛰어서 카페로 시계 보며 들어가는 두나.
S#16.카페 (저녁)
두나;(앉으며) 어떻게 된거예요? (영준에게는 좀 순한 태도를 유지한다)
영준;뭐가 어떻게 되요? 제가 오늘 온다구 말씀 드렸쟎아요.
두나;.....!
영준;공항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 어찌나 차가 막히든지, 이럴 줄 알았음
지하철을 탈걸, 후회했습니다. 저녁 먹었어요?
S#17.자매의 방 (저녁)
침대에 아무렇게나 뻣어서 누워 있는 하나, 생각에 잠겨 있는데 들어오는 정자.
정자가 가까이 오자
하나;(꼼짝도 않한채 기운 없이) 누구세요.
정자;엄마야, 좀 일어나 봐.
하나;꼼짝두 못하겠어. 나중에 얘기 해.
정자;이런땐 참, 뭐라구 말을 해야 할지, 너한테 실망을 했다구 해야할지,
아니면 우리가 다같이 책임을 통감한다구 해야될지.
하나;(벌떡 일어나며) 아냐 엄마, 그게 아니구! 그 사람 지금 상황이 끔찍
하다구 엄마!
정자;글쎄, 그 끔찍한 상황이 뭔대?
하나;......
정자;어쩄건 아빠 많이 화 났어 지금. 이건 뭐 어른들을 불러 놓구 놀 리는 것두 아니구,
하나;(o.l) 아니 엄마,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정직하게 지금 자기 입장이
나 상황을 말씀드린거구,
정자;(o.l) 오늘 아빠가 너 얼마나 기대했었는 줄 알어? 당신 맏딸이 과연
어떤 사윗감을 데려 올까... 기대두 하구 살짝 흥분두 하구, 너두 봤 쟎니, 느이 아빠, 영 말씀두 제대루 못하시구, 수줍음까지 타시는거.
하나;후우......
정자;너 당장 선 보게 해서 3월 안에 치우라구 하신다.
하나;그건 아니지 엄마!
정자;그건 아니지가 절대 아니지 싶다. 평소에는 응응응응 하시는 느이 아빠
지만, 그 특유의 고집. 그걸 누가 꺾어? 아니다 싶음 또 절대 아닌거.
하나;엄마가 잘 좀 설득해 줘요.
정자;나두 싫은대?
하나;엄마?
정자;나두 걔 싫어 얘. 아니 무슨 말이 되니? 널 어떻게 서른 셋까지 두자는
거야? 그걸 오냐 할 부모가 어딨어?
하나;그래두 엄마, 내가 사랑하는 남잔대,
정자;(O.L) 도대체 우린 그애 직업두 모른다? 물론 알구 싶은 마음도 이젠 없다만, 그게 뭐니 그게. 안녕하십니까? 따님을 사랑합니다. 3년후에
데려갈테니, 주시던 말던 결정은 마음대로 하십시요.
하나;엄마아....
정자;그래서 결정을 우리가 한거야. 널 줄 수 없다. 널 그렇게 썪혀 묶힐 수 는 없다.
하나;그래두 내가 사랑하는대? 사랑하는 남잔대?
정자;!!! 두나하구 좀 반만이라두 섞일 수 없니 니들은?
S#18.길거리 (저녁)
걸으며 대화
두나;그렇지두 않아요. 요즘 회사 전체적으루 분위기가 얼마나 삭막한대요.
매출두 반 이하루 뚝 떨어지구, 감원이니 뭐니, 삭막해요 우리두.
영준;그게 참 그래요. 우리 패션이라는게 그동안 우리끼리만 진장 만들어서 입구 내버리구 딱 그 수준이었거든요. 물론 우리 디자이너들 중 에두 외국으루 이름 떨치구 잘 하시는 분들 계시죠. 하지만, 많이 부 끄운게 현실입니다. 얼마전에 세상 떠난 다이아나비 얘기 아시죠?
전 세계적으루 얼마나 스포트 라이트를 받구, 또 그 패션은 결혼할
때 웨딩 드레스를 시작으루 얼마나 유명합니까? 하지만 그 사람, 늘
언제나 순수 영국 브랜드만 입었다구 하쟎아요. 그 유명한 전 세계의
디자이너들이 서로 앞다투어 내 옷을 선물할테니 좀 입어봐요 해도, 내가 한나라의 왕비로서 내 나라 옷을 입어야 하는건 당연하고, 또 그래야 내나라 옷이 발전 되는게 아니냐, 그러면서 줄곳 자기나라 디 자이너들의 옷만 고수했다쟎아요. 전 세계의 온갖 화려한 모임에서 도.
두나;(빨려 들어가서 듣고 있다가) 글쎄말이예요. 덕분에 유명해진 영국 디
자이너두 많이 생겼구요.
영준;약혼식은 생략하면 안될까요?
두나;(갑자기 놀라서) 네?
영준;부모님께서는 우선 두나씨를 한번 보자구 하시지만 별 걱정은 없습니 다.
두나;아니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영준;(?) 우리 결혼이요. 하하하! 우리 결혼 안할거예요?
두나;(너무 놀랍다) .....!
영준;(오히려 얘가 왜이래? 싶게 보는) ....!
S#19.김가네 집 전경 (밤)
S#20.자매의 방 (밤)
각자, 서로 각자 혼자 있는 양, 전혀 신경 안쓰고 각자의 침대위에 앉아서
골똘히 생각에 잠긴 하나, 두나.
두나가 먼저 끼잉... 하며 눕고
하나, 연이어 끄응... 하며 눕는다.
S#21.김가네 집 앞 (이른 새벽)
안절 부절 벨도 못 누르고 집에도 못 들어가고 어쩔 줄 몰라하는 완자. 집 안쪽의 기척을 아무리 살펴도 영... 아무 기척도 없고, 속이 탄다.
S#22.제인의 다락방
책상에서 엎드려 잠들어 있던 제인, 알람 소리에 놀라서 깨어보니 새벽 5시. 등짝이 아파서 아호... 하다가 돌아 보니, 완자가 없다. 설마 외박을? 아니겠지? 아냐, 정말 외박을? 허! 기막혀! 하는 표정의 제인. 벌떡 일어나 나간다.
S#23.김가네 마루
2층에서 조심 조심 내려오는 제인. 아직 어둡고, 부엌으로 가본다.
S#24.김가네 부엌
빈 부엌. 너무 기막히고 화가 난다.
S#25.제인의 다락방
무선 전화기를 가지고 들어오는 제인. 화가 나서 다이얼링 하고 삐삐 메세지 남긴다.
제인;엄마, 도대체 지금 어디야? 외박 한거야?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엄마?
S#26.김가네 집 앞
쭈그리고 앉아 있던 완자, 핸드백 속의 삐삐 소리. 얼른 삐삐를 꺼내보더니 골목을 부리나케 달려 내려간다.
S#27.골목길 공중전화
완자;(전화에) 제인, 엄마야! 너 벌써 일어났구나? 엄마 지금 대문 앞에 와
있다가 니 메세지 받았거든? 문 좀 열어 봐. 얼른? (탁 끊고 재빨리
뛴다)
S#28.제인의 다락방
제인;(수화기를 듣고 있다가 팍 끄며) 하? 기가 막혀!
S#29.김가네 집 앞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완자인데, 문을 열고 나오는 제인, 독하게 쏘아본다.
완자;(들어가려 하지만)
제인;(꿈쩍도 안비켜 주고)
완자;(들어가려)
제인;(오히려 막아서듯)
완자;(미안하지만) 아이 얘가 왜이래. 비켜 좀.
제인;(꿈쩍도 않고 보는)
완자;들어가서 얘기 하자구. 사정이 있었단 말야.
제인;(기막혀서 보고 있는)
완자;너 정말 엄마한테 이럴래?
제인;(어이가 없다) .....!
완자;아 안비켜?
제인;(확 들어가 버리는)
완자;(혼잣말로) 기집애? 쨋! (툴툴대며 들어가는)
S#30.김가네 마루
2층으로 계단 이미 올라가고 있는 제인. 살곰 살곰 들어와 2층으로 가는 완자인데.
중후;너 뭐냐?
완자;(깜짝) .....! (악소리도 못하는)
중후;너 뭐냐구?
완자;(스르르 돌아서며) 오빠.....
S#31.김가네 집 전경 (아침)
S#32.할아버지의 방
이불장에 이불을 넣고 있는 택두, 초록의 옷을 입히고 있는 꽃분인데 노크 소리.
꽃분;오냐.
중후;(들어오며 이불을 넣고 있던 택두를 보고 얼른 거들며) 아이구 아버지!
택두;아이구 아버지는 무슨. 됐다. (앉는) 앉거라. (중후, 예)
꽃분;느이 아버지가 병원 다녀온 후루는 쭉 저러시는구나? 나야 좋지.
중후;에미한테 얘기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택두;무슨 소리! 자구 난 이불두 못 개켜 느면 죽어야지.
중후;아버님!
택두;그래, 어제 하나 신랑감은 그냥 갔다구?
중후;죄송합니다. 별 시원치두 않구, 제가 그냥 보냈습니다.
택두;그정도야?
꽃분;내 그럴줄 알았지. 나이두 어리댔쟎아?
중후;너무 걱정 마세요. 에미하구 잘 의논해서 처리하겠습니다.
택두;하나두 이제 나이가 너무 많어.
중후;예.
꽃분;됐다 초록이! 혼자서 세수 할 수 있지?
초록;네! (나가는)
중후;어머니 요즘 잠은 편안히 주무시죠?
꽃분;글쎄, 밥 먹구 약먹으면 나른한게 자꾸 졸립긴 해.
택두;애비는 당분간 우리한테 신경 쓰지 마라. 니 어머니 약 챙기는 것두
내가 다 알아서 하니까 그저 하나 두나 결혼 문제나 염두에 두라
구.
중후;예. (바닥을 만지며) 방은... 따뜻하세요?
택두;너무 더워두 우린 어지러. 딱 좋다.
중후;예. 어머니 병원 가시는 날 정남이루 불편하시면 제가 모시구요.
꽃분;애비는 돈이나 부지런히 벌어. 요즘 안그래두 돈 때문에 고생일텐데.
중후;좀 지나면 낫겠죠 뭐.
택두;거 큰일이네.
꽃분;당신이 며늘애 생활비 좀 대슈.
중후;아니예요 어머니. 에미가 여물어서 적금이니 뭐니 나름대루 모아둔게
좀 있을겁니다.
꽃분;그렇다구, 적금까지 깨? 그럼 애들 시집은 어떻게 보내구?
중후;두어달 지나면 전세라두 빠지겠죠.
택두;흐음... (걱정스런)
꽃분;30년을 넘게 흙먼지 다 뒤집어 써가며 공사장 벽돌까지 한장 한장 챙 겨 가며 이제 겨우 되나부다 싶었는대, 애비 너두 참, 고생이다.
중후;요즘 다들 그렇죠 뭐. 그래두 어머니 전 회사에서 감원 될까봐 걱정
은 안해두 되니까요.
착찹한 택두, 꽃분.
S#33.김가네 부엌
중후, 정자, 하나, 두나.
조용한 식탁. 아무도 아무말도 않고 밥만 먹고 있다.
중후;(수저를 놓더니) 하나 두나 오늘 저녁엔 일찍 들어와라.
하나, 두나;....?! (보는)
중후;일찍 들어오라구.
하나, 두나;(??) 네.
중후;저녁 때 면담 좀 하자.
하나;면담...이요?
중후;(정자에게) 초록 에미한테두 말해 둬.
정자;고모두요?
중후;나하구 모두 일대일 면담이구, 당신두.
정자;네?
중후;당신두 나하구 일대 일 면담 좀 하자구.
정자;...?
중후;(일어나는)
하나, 두나, 얼른 일어나는
중후;됐어. 마저 먹어 니들은. (나가는)
하나, 두나, 분위기가 정말 심상치 않네? 싶어서 보고 있고
정자;(수저를 놓으며 한숨) 에휴....
두나;엄마? 집에 또 무슨 일 있어요?
정자;이놈에 IMF 지 뭔지, 내가 요즘 느이 아버지 살얼음판에 죽겠다 정말.
하나;이제 곧 괜챦아 질거래 엄마. 사람들이 전부 국산 담배만 피구,
정자;아이구 시끄러 골치 아퍼.
하나;아니, 내말은, 그정도루 사소한대서두 다같이 노력들을 하니까
두나;(O.L) 아빠 분당에 연립 주택 지어 놓은건 아직까지 하나두 안나가구 다 그대룬거야?
정자;있는 집들두 팔아 먹을 상황에 연립 주택을 누가 사니!
두나;(뿌우....)
정자;(밥 그릇 들고 일어서며) 먹구들 출근해. 아빠 말씀대루 일찍 들어 오
구.
하나, 두나;네.
S#34.풍도네 골목 전경 (아침)
S#35.풍도네 셋방
부엌에서 쌀을 씻는 성여사. 전화벨.
성여사;네 여보세요? 아, 잠깐만요. (풍도의 방으로 가는)
S#36.풍도의 방
빈방. 노크 소리.
성여사;(들어오며) 풍도야아.... (엥? 없네 싶어서 보더니 전화에) 여보세요?
풍도가?.... 없네요? 글쎄? 아침부터 얘가 어딜갔나?
S#37.봉제 공장 앞
타이탄 트럭에서 옷감 원단을 내리는 것을 지휘하던 풍도. 자신도 에라! 싶어 원단을 어깨에 지고 봉제 공장 안으로 들어간다.
S#38.봉제 공장
재봉틀 돌리는 사람들 열심이고, 그 사이로 원단을 들고 가로 질러 가는 인부 둘과 풍도. 창고로 가서 원단을 넣는 풍도. 일에 몰두해 있다.
S#39.봉제 공장 앞
반쯤 내린 원단이고, 나머지를 포장 잘 덮는 인부들.
타이탄 트럭으로 타는 인부 둘이고, 차 문을 닫아 주며 수고하셨습니다! 탕! 문 닫아 주고 보내는 풍도. 타이탄 트럭은 떠나고, 시계 보고 얼른 봉제 공장으로 다시 들어가는 풍도.
S#40.봉제 공장
봉제 공장 재봉틀 사이를 가로 질러 걸어가, 공장장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악수하고 가는 풍도.
S#41.길거리
풍도의 차가 쌩 달려 간다. 일에만 정신 몰두 하고 있는 얼굴 표정.
S#42.웨딩샾
망연... 한 생각을 혼자 하고 있는 하나인데
오는 정실장, 조심스레.
정실장;하나야.
하나;에 언니. (자리를 약간 비켜 주는)
정실장;(앉으며) 정은이한테 전화가 왔었는대
하나;네.
정실장;아니 내가 우리두 통 요즘 안된다 말은 했지.
하나;근데요?
정실장;이달에 너무 적었다구.
하나;(한숨)....
정실장;너하구 나하구 월급을 깍았음 좋겠대.
하나;......
정실장;너무하지 않니? 작년 가을에 우리가 매상 무지 올려 줬을 때, 그때는
얘, 우리 월급 올려준다 안그랬쟎아 걔가.
하나;웨딩샾 내 놓겠다는 소린 없구요?
정실장;왜, 니가 사게?
하나;내가 돈이 어딨어요. 내놓지 않으믄 다행이다 그거죠.
정실장;난 월급 깍이면 안되는대.... 우리 막내 동네, 이번에 대학두 들어
가구...
하나;언니 월급은 그냥 그대루 해요. 내꺼에서 좀 깍죠 뭐.
정실장;어떻게 그래. 책임은 우리 둘 다 있는대.
하나;아니예요. 내가 요즘 너무 개인적인 일루 소홀했어요 여기. 미안해요
언니.
정실장;....... (눈치보는)
하나;(웃는 얼굴로 보는)
정실장;풍도씨는 뭐 그때 옷 샘플 만들어 달래더니, 연락이 없네?
하나;글쎄? 필요 없나부죠 뭐.
정실장;(눈치보는) ....
하나;에휴...... 손님 너무 없다? 그치?
정실장;글쎄말야? 다들 한복을 결혼 하나? 요즘은 너무 하는거 같애?
하나;나 좀 나갔다 올께요 언니.
정실장;그래 그럼. 점심 약속 있나부지?
하나;(그저 웃으며 옷을 챙기는) ......
S#43.두나 회사 근처 카페
두나를 기다리고 있는 하나, 적적하다.
두나;(앉으며) 웬일이야? 회사 앞으루?
하나;점심 먹었니?
두나;응 방금.
차가 두잔 놓이고
하나;선본거는 잘 되가구?
두나;..... 응.
하나;(적적하게 웃으며) 잘됐네.
두나;응.
하나;그럼 그남자는?
두나;왜, 언니 소개 시켜줘?
하나;미쳤나봐.
두나;근데 왜.
하나;아냐 됐어. 그럼 넌 곧 날짜 잡겠네?
두나;그렇겠지 뭐.
하나;.... 선이란게 그런거니? 그냥 그렇게 주루룩 보구, 결혼이 결정이 돼?
두나;선이 그렇지 뭐.
하나;아니 너두, 너두 맘에 들어 상대가?
두나;하자가 없는 사람이야.
하나;(끄덕 끄덕) 으응.... 무섭진 않구?
두나;무서워?
하나;모르는 사람하구 결혼하는데 안무섭니?
두나;누가 지금 당장 결혼을 하겠대?
하나;할거라믄서?
두나;별 다른 일이 없으면 하겠지 뭐.
하나;별 다른 일 없쟎아.
두나;아이구, 언니야, 나 지금 올라가야 돼. 뭐 용건 있으면 빨랑 빨랑 얘기
하구.
하나;...... 용건이야 뭐.... 없지.
두나;그럼 나 올라간다?
하나;그래 그럼.
두나;(일어나며) 안일어나?
하나;먼저 올라가.
두나;치, 싱겁기는? 간다? (나가는)
하나;차 값 내지 마!
두나;(돌아보며 웃으며) 당연하지. 이따 집에서 봐! (가고)
하나;끄응..... (시름....)
약간의 시간 경과.
아직도 혼자 적적하게 앉아 있는 하나.
S#44.길거리 전경 (저녁)
S#45.극장 앞 (저녁)
기다리고 있는 진아, 얼른 뛰어 오는 우진.
우진;야 미안하다. 막 나오는데, 우리팀 프로젝트 심사 올라갔던게 퇴짜 맞
구 내려왔어. 그거 좀 처리 하느라구.
진아;그러게 편안하게 퇴근 다 하구 마지막 회 보자니까?
우진;아냐. 오늘은 웬지 회사에 오래 앉아 있구 싶지가 않드라구.
진아;그래? 웬일이니 일벌레가?
우진;(웃더니) 아! 표 사올께?
진아;(표를 보이며) 벌써 샀지. 들어가자.
우진;(웃으며 어깨를 둘러주고 들어가는)
S#46.두나의 패션 사무실 (저녁)
두나의 자리에서 울고 있는 전화벨 위로
두나;(자리로 뛰어오며 저쪽 직원에게 대답) 아뇨! 저는 오늘 집에 들어가
야 되요! (전화 받으며) 네, 디자인실 김두나입니다.
S#47.영준의 사무실 (저녁)
영준;(책상위를 정리하며) 퇴근 시간 됐죠? 노영준입니다.
S#48.두나의 패션 사무실 (저녁)
두나;(그다지 반짝 반갑지는 않고) 예, 안녕하세요?
영준;(필터) 몇시쯤 만날까요?
두나;(약간 기분 상하는) ... 네?
S#49.영준의 사무실 (저녁)
치우던 것 멈추고, 의외의 반응이라는 듯 앉으며
영준;저녁 약속 있으십니까?
두나;(필터) 아뇨?
영준;(웃으며) 그럼 저하구 저녁 식사 어때요 오늘.
두나;(필터) 오늘은 제가 집에 일찍 들어가야 되요. 아버지가 그러라구
하셨거든요.
영준;아, 예. 어제 저때문에 늦어서 꾸중 들었어요?
S#50.두나의 패션 사무실 (저녁)
두나;노영준씨?
영준;(필터) 네?
두나;나중에 다시 전화하죠. 저 지금 과장님 퇴근 전에 싸인 받을게 하나
있거든요?
S#51.영준의 사무실 (저녁)
영준;예 알겠습니다. 나중에 다시 통화하죠. 끊습니다? (끊고, 이상하네?
좀 떱떠름한대? 왜이러지? 그러나 자신감에 피식 웃고 책상 마저
정리하는)
S#52.두나의 패션 사무실 (저녁)
두나, 약간 기분이 상했다. 혼잣말.
두나;챠! 무조건 지가 만나자면 내가 만나줘야 돼? 챠! (일어나 책상 정리
를 하는. 그러다가 새삼 우진이 궁금하다. 시계를 보더니 긁적 긁적)
....... (전화를 잡고 다이얼링을 하며 큼큼 목을 가다듬는다)
S#53.극장 휴게실 (저녁)
음료수 두잔(뚜껑 열린 패스트 푸드용 컵) 을 사고 돌아서는데 우진의 배낭에서 핸드폰이 울린다.
우진;(두잔을 양손에 쥐고 있으니) 어! 진아! 내 가방에 전화 좀 꺼내주라.
진아;오케이! (들고 있던 여러권의 두꺼운 책을 겨드랑이 사이에 끼우고,
낑낑 핸드폰을 꺼내며) 잠깐만? (꺼내서 플립 열어 귀에 대주는)
우진;(진아가 귀에 대주는 전화에 대고 명랑! 괘활하게) 네! 강우진입니다!
S#54.두나의 패션 사무실 (저녁)
두나;.....!
우진;(필터) 여보세요?
두나;(얼른 일부러 쾌활한 척) 안녕하세요? 퇴근하셨어요?
우진;(필터) 예!
S#55.극장 휴게실 (저녁)
사람 없는 쪽으로 걸으며 전화하는 우진. 여전히 진아가 전화를 귀에 대주고 있고, 조심 조심 걷는 둘.
우진;저 지금 극장이예요! 잠깐만요! (진아에게) 어! 니가 이걸 좀 잡아 봐.
(컵 하나를 내미는)
진아;어, 이리 줘. (겨드랑이 사이에 책은 잔뜩. 한손은 핸드폰 들어주고
있고, 한손으로 컵을 하나 받는 낑낑대는...) 아이구, 됐다. (전화기
를 우진에게 주는)
우진;예! 말씀 하세요!
S#56.두나의 패션 사무실 (저녁)
두나;......!!!!???? (영문도 전혀 모르겠고)
우진;(필터) 두나씨? 여보세요?
두나;!! 예! 극장이시라구요?
우진;(필터) 네! 퇴근하셨어요?
두나;저기요, 나중에 다시 전화할께요. 안녕히 계세요! (탕 끊고 멍... 하니
혼자 생각) .....
S#57.극장 휴게실 (저녁)
끊어진 전화를 보며, 띵....? 하고 있는 우진.
진아;(겨드랑이 사이에 끼고 있던 책과 음료수가 한꺼번에 와르르 쏟아져) 아이쿠!
우진;오 마이 갓! (얼른 음료수를 땅바닥에 놓고 책을 같이 주워주고, 음료
를 털고)
진아;(정신 없이 어머 어떡해 하며 치우고 줍고 하다가 갑자기 웃음이 터진
다)
우진;.....! 진아?
진아;(정신 없이 웃는다)
우진;야? (웃는)
S#58.두나의 패션 사무실 (저녁)
조용히 사무실을 나가는 두나.
S#59.극장 안 (저녁)
영화를 보는 진아와 우진인데, 우진은 자꾸 신경이 쓰인다.
진아, 혼자 웃으며 보다가 우진을 보면 혼자 자꾸 딴생각하고 있다.
그런 우진때문에 혼자 또 쿡쿡 거리고 웃는 진아. 요녀석, 사랑에 빠졌군... 싶어서....
S#60.김가네 집 전경 (저녁)
S#61.중후 부부의 방 (저녁)
의자에 앉아 있는 중후. 눈치 살피듯 서서 물어 보는 정자.
정자;누구부터 할건대?
중후;완자부터.
정자;고모 아까 또 나갔는대?
중후;말 안했어? 내가 면담하자구?
정자;말이야 했지.
중후;(한숨) 아후....
S#62.달수의 야식집(저녁)
앞치마를 두른채 있는 완자와 달수.
싸우는 완자(앞치마 하고 있다) 와 달수(달수는 꾹꾹 참으며 싸운다).
완자;아니 무슨 소리야? 사람을 어떻게 보구?
달수;아 누님!
완자;(앞치마 벗으며) 아 관둬. 나 이거 안해. 안하믄 그만이지 뭐어!
달수;그렇게 콱! 오해를 해버리면! 누님하구 나하구는 대화가 안되죠오!
완자;콱! 오해라니? 이게 어떻게 콱! 오핸가? 내가 무슨 다방 마담이야?
달수;예에?
완자;아니! 누님은 인물이 있으니까 당분간은 배달을 좀 거들어 주십시요.
그랬쟎아 동생이! 내가 무슨 얼굴 마담이냐구우!
달수;본래 이 야식집이라는게
완자;아 글쎄, 야식이구 폭식이구, 애초하구는 약속두 자꾸 틀리구,
달수;약속이요?
완자;나더러 뭐랬어? 오후 3시부터 밤 11시까지만 봐달라. 주방장은 따로
있고
주방안쪽을 가리키며
달수;따루 있쟎아요!
완자;나더러는(전화벨) 전화 주문만 매니지먼트 해달라믄서. (수화기만
들었다가 그냥 쾅 끊어버리는)
달수;(기막혀서) 허? 아 솔직히 주문 전화만 받을거면 여기 누님이 왜 필요 합니까? 아르바이트 학생을 쓰면 훨씬 싼걸.
완자;거봐! 그러니까 동생은 날 얼굴마담으루 내세우겠다 그거 아냐 지금!
달수;하아... 증말....
완자;그리구! 어제만 해두 그래! 잠깐만요 잠깐만요 하면서 사람을 새벽
4시까지나 못가게 하구, 오늘 나 새벽 5시에 집에 들어갔어. 이거 이
거 노동법에 걸리는거 아냐?
달수;(어이 없어 비웃듯) 노동법?
완자;아 몰라 무슨 법이든!
달수;그러니까 누님은, 이 동생이 먹구 좀 살아 보겠다고 악착같이 몸부림
을 치는데, 그냥 콱! 뭉개시겠다?
완자;나 얼굴 마담 시키는게 동생한테는 먹구 살자 몸부림이라구?
달수;아, 이동네만해두 야식집이 몇갭니까 지그음. 경쟁 사회에서, 후발 주 자가 주목 받으려면, 아 어떡합니까? 누님 정도 마스크가 초반에
좀 뛰어 주셔야,
완자;이거 이거 이거 이거 나를 여기다 왜 불러다 놨나 했더니만, 속셈이
그거였구만?
달수;크음...
완자;그래서, 밤중에 내가 저 철가방을 들구 (요염하게 흉내내는) “야식왔
어요. 앞으루는 달수 야식을 이용해 주세요옹!” 그래야만 한다?
달수;그냥 한 며칠만 딱 돌아 주시면,
완자;못해.
달수;못해요?
완자;안해!
달수;.... 아이 거참, 것두 죈대?
완자;죄라니?
달수;누님 그 훌륭한 마스크를 남들한테 숨기구 사는것두 죄라구요 죄. 아니
어떻게 그걸 모르실까?
완자;난 그럼 죄짓구 살테니까, 나보다 훨씬 젊구 이쁜 여자애들 많쟎아.
걔들이나 죄에서 구해줘. 데려다가.
달수;아 솔직히 젊구 이쁜애들이 누가 야식 배달을 합니까? (술 따르는
시늉하며) 이거루 다 빠졌지.
완자;(기막혀서) .......!!!
S#63.중후 부부의 방 (저녁)
혼자 심각하게 기다리고 있는 중후.
S#64.김가네 마루 (저녁)
걱정스레 앉아 있는 하나, 두나.
차를 두잔 내와서 들고 선 채로
정자;누구부터야?
하나;(벌떡 일어나며) 매두 먼저 맞는 놈이 낫다믄서. 주세요.
정자;(쟁반 주며) 매는 무슨. 아빠가 그냥 니들하구 얘기 좀 하자는거지.
하나;아 어쩄건. (들어가는)
S#65.중후 부부의 방 (저녁)
쟁반을 바닥에 내려 놓고, 차를 잘 밀어 놓아 주는 하나.
하나;드세요 아빠. 생강차에요.
중후;우선, 어제 그 녀석하구는 헤어져.
하나;(고개를 숙이는)
중후;너 몇살이야?
하나;.......
중후;몇살이냐구.
하나;아빠아.
중후;올 봄 안에 우린 너 결혼 시킬건대, 어떡할래, 한달내루 누구 금방
있겠어? 아님, 선을 보든지.
하나;.....
중후;그래 그럼. 선을 보자. 다음주 안에 선 보고, 다시 한번 면담하자.
나가 봐.
하나;아빠?
중후;뭐, 할 말 있어?
하나;아니 저기요,
중후;서른 셋까지 기다리겠다는건 아니지 너.
하나;그게 꼭 그렇게 무슨 하늘이 두쪽이 나두 서른 셋! 그건 아니구요 아
니구요 아빠,
중후;아니면!
하나;그 사람 말은 그만큼 자기가 지금... 좀... 힘든 상황인데 어쩄거나 나
는 책임을 질테니까
중후;책임? 그런 일이 있었냐 니들?
하나;!!! (펄쩍 뛰며) 아니 아빠! 그런 뜻이 아니구! 사랑하니까아. 사랑하는
데 대한 책임을 말하는거지.
중후;그런대. 그 책임을 너 서른 셋에 지겠다 그거 아냐.
하나;아후. 그게 아니라니까 아빠?
중후;너 혼자 귀 막구, 우리만 들었냐 어제?
하나;..... (답답하다) 아후..... 아니요, 그게요, 그 사람 말은 조금만 아주 잠
깐만 여유를 주십사아...
중후;아주 잠깐 3년?
하나;끄응...
중후;너 나가구 두나 들어오라 그래.
하나;아빠?
중후;(생강차 마시는)
하나;......
S#66.우진의 차안 (저녁)
우진;(혼자 딴 생각) ........
진아;(책을 이리 저리 살피며) 아직 책방 큰데 어디 문 연데 있을까? (하고
우진을 딱 보니)
우진;(딴 생각).....
진아;우진?
우진;어! 뭐라구?
진아;(웃으며) 아니, 무대 라이트에 관한 책이 너무 망가져서. 끈적 끈적하
게 다 붙어 버렸거든.
우진;그럼 책방으루 갈까 지금?
진아;(미소로 우진을 보는) ....
S#67.중후 부부의 방 (저녁)
들어오는 두나. 조심스레 앉는데
중후;선 본 남자는 마음에 드니?
두나;.....?? 네.
중후;결혼 할래?
두나;......??
중후;니 엄마는 마음에 들어하는거 같드라?
두나;조건은 뭐 괜챦은 사람이니까.
중후;넌 조건이 중요하다면서.
두나;....... (할 말없는)
중후;선보구 나서 몇번 만났니?
두나;한번이요.
중후;집으루 데려 올래?
두나;아빠? 너무 이렇게 갑자기 왜이래요 언니하구 나한테.
중후;니들 빨리 보내 버리구, 엄마하구 나 할아버지 할머니 어디 좀 조용
한데 없을까 찾아 볼려구.
두나;조용한대라뇨? 정남이는?
중후;학교 복학하면 학교 근처에서 하숙해두 되구 그놈은. 남자니까.
두나;??? 아빠, 어려워서 그래요? 우리 이집 팔아야 될만큼, 그런거예요
요즘?
중후;딴 소리 말구, 어떡할거냐구. 선본 녀석하구 결혼 할거야 말거야.
두나;.... 글쎄 뭐.... 해두 나쁘진 않겠지 뭐. 아이, 아직은 잘 모르겠구, 좀
있어보구, ....... 하는쪽으루 생각해 볼께요.
중후;그럼 해. 성격은 어떤대, 괜챦아?
두나;(갑자기) 어우! 너무 막 자기 맘대루야 아빠.
중후;두번 만나구 그걸 어떻게 알어?
두나;아니, 만나는 것두 그렇구, 전화두 해서는 불쑥, 몇시에 만날까요?
그런다니까?
중후;그쪽은 니가 아주 마음에 드나부지.
두나;거야 당연하지만, 그래두 그렇게 조심성 없이 막무가내루 밀구 들어
오는거 난 싫어요 아빠.
중후;아까는 하자 없다면서? 성격이 하자야 그럼?
두나;아니, 성격이 뭐, 그렇게 괴팍한 건 아니구,
중후;맘에 든다는거야 안든다는거야?
두나;뭐 이렇게 빨리 다그치실건 없쟎아요.
중후;너두 그럼 일주일내루 결정해. 맘에 안들면 선을 또 보구.
두나;.....?!
중후;일주일 후에 다시 한번 얘기하자. 됐어. 니 엄마 들어오라 그래.
두나;.....? 네. (일어나는)
S#68.자매의 방 (저녁)
침대에 앉아 생각하고 있는 하나. 들어오는 두나.
하나;너 어떡하기루 했어?
두나;언니야! 우리집 무슨 결혼 전쟁이라두 난것처럼 꼭 이래야 하는거니?
S#69.중후 부부의 방 (저녁)
중후;당신한테 고마운거 물론 많아. 다 알아.
정자;.....
중후;하지만, 난 이번에 어머니일루 당신한테 섭섭하기두 하구, 아니 당신한
테 섭섭할건 없지. 내 자신이 참 초라해.
정자;여보오...
중후;부모님에 대한 효심 때문만은 아냐. 나두 당신두 이제 곧 10년 20년
후에, 후우..... 저렇게 우리 어머니처럼 저런 모습이 되구나면, 이거
도대체 뭘 하면서 살았나.... 요즘 좀 그래 내가.
정자;당신 요즘 너무 힘들어서 그래요. 집두 안나가구, 딸들 결혼 걱정에,
어머니 병원 다니시지.... 미안해요. 내가 당신 도와서 집안일이래두
신경 안쓰게 했어야 됐는대, 난 너무 무능력한 아낸가봐.
중후;무능력하다 소린 아니지만, 그럼 이제부터 능력 좀 발휘해봐. 하나, 두
나, 올 봄 안에 다 보내자구. 그리구 어디 분당이나 안산쯤으루 빠져
서 집하나 편안하게 짓구, 어머님 아버님 모시구. 후우......
정자;(일어나 다가가서 머리를 가슴에 안아주며) 여보오....
중후;(가만히 있는).....
정자;기운 내요 우리집 가장. 응?
중후;....
정자;응 여보!
중후;.......
S#70.진아의 호텔 앞 (저녁)
차를 한쪽 끝으로 대고 내리는 우진.
진아, 내리면서
진아;됐어, 그냥 가.
우진;(가까이 가서) 저녁 같이 먹자니까 너두 참 고집이다.
진아;마음속에 다른 생각하면서?
우진;아니래두?
진아;내 걱정 말구, 가면서 전화라두 해봐. 아까 너 너무 싹둑 끊었어 전
화.
우진;끊은건 저쪽이었다니까?
진아;끊게 했지 뭐 니가.
우진;그랬나?
진아;연애할 줄 너무 모른다 너. 컴퓨터만 알지, 여자 맘은 너무 모르네?
우진;하하하하! 그래. 인정한다. 들어가 그럼.
진아;(어깨를 툭 쳐주고 웃으며 들어가는)
우진;방 너무 덥게 하구 자지 마! 오히려 감기 걸려!
진아;오케이! 바이!
우진;(웃으며 차에 타는)
S#71.자매의 방 (밤)
하나, 쭈그리고 누워 잠을 청하고 있고
두나, 작업실에서 멍... 하니 패션 잡지 보고 있다가 덮고 침대로 가는데
전화벨.
벌떡 일어나는 하나인데
두나, 얼른 쫒아가며
두나;내가 받을께! (확 받아버리는) 여보세요?
우진;(필터) 두나씨? 우진이예요!
두나;(혼자 웃음이 화악... 퍼진다) 네. (하나, 끄응... 하고 눕고)
우진;토요일날 뭐해요?
두나;토요일? 내일이요?
S#72.두나의 패션 사무실 (다음날 퇴근시간 오후 1시)
샘플 옷 다섯 벌을 가지고 급히 들어와서 정신 없이 이리 저리 뛰며 왔다 갔다 정신 못차리다가 급하게 회의실로 들어가는.
S#73.두나의 패션 사무실 회의실
급히 들어온 두나. 행어에 다섯벌의 옷을 착착착착착 빠른 손으로 걸고 급히 뛰어 나가다가 다시 들어와 테이블에 놓아둔 디자인 스케치 북을 나꿔채고 나간다.
S#74.우진의 사무실
볼펜을 입에 물고 급하게 겉옷을 입으며 책상위를 치우며 퇴근 준비에 정신 없는 우진.
가방을 매고 휙 달려 나가다가 아차차! 싶어 쌩 들어와 컴퓨터를 끄고 나가는 우진.
급히 밖으로 뛰어 나가며 직원들과 주말 잘 보내세요! 인사 급히 주고 퇴근한다.
S#75.롯데 월드
인파를 헤치고 우진을 찾아 들어가는 두나.
만나기로 한 장소 벤치나 시계 탑이나 등등의 이적이 되는 곳 근처에 온 두나. 뚤레 뚤레 주변을 살펴보다가 자리 잡고 서서 기다리는 두나. 그러다가 아까 시야에 뭔가 들어왔었는대? 싶어서 휙! 어느쪽을 보니,
탈인형을 쓴 5개의 캐릭터 인형들이 일렬로 쭈욱... 서서 팔짱들을 끼고 부동자세로 있는데, 그 한가운데 캐릭터 인형들과 함께 팔짱을 끼고 마치, 동상처럼 표정 없이 서서 가만히 있는 우진.
우진을 발견한 두나, 너무도 크게 웃는다. 어쩔 줄 모를만큼 웃고 우진을 보는.
캐릭터 인형 사이에서 굳은 표정으로 있던 우진 역시 하하하하! 하고 웃자, 캐릭터 인형들도 부동 자세를 풀고 함께 박수를 치며 허리를 굽히며 박장대소를 하고 함께 웃어준다.
한껏 웃던 두나, 갑자기 새초롬한 표정을 짓고 우진을 보는데서
스톱 모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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