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솔솔라라솔 16
(라라) 됐나?
[힘주는 신음]
라라 랜드 채널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밝은 음악]
(라라) '도'
여기가 '미'
여기가 '솔'
[영상에서 피아노 소리가 흘러나온다]
(영상 속 라라) 미미야, 여기, 자
'미' 쳐 봐, '미'
'도, 레, 미, 미'
(준)
(준)
[휴대전화 알림음]
[라라의 힘주는 신음]
준이가 댓글 달았다
(하영) 응?
어? 진짜네
언니, 준이한테 한번 전화해 봐
잘 살고 있는지, 우리 안 보고 싶은지
안 돼, 많이 바쁘다고
자기가 전화할 때만 받으라고 했단 말이야
(승기) 자식, 진짜 열심이네
우리도 열심히 살면 되지
참, 너희 이번 달 예약 몇 건이나 들어왔어?
(라라) 나는 수강생 엄청 늘었는데
피아노 한 대 더 놔야 할지도
(하영) 뭐? 피아노?
언니, 우리 방 빼라고 하면 안 된다
글쎄, 모르겠네
(하영) [헛웃음 치며] 뭐야?
지금 준이가 이 건물 샀다고 유세 떠는 거야?
준이가 언니 남친이기도 하지만 우리랑도 겁나 친하거든?
우린 방 절대 못 빼
절대 못 빼
모르겠는데
[하영의 헛웃음]
(승기 모) [손뼉을 짝 치며] 세상에나
반짝반짝 작은 별이 준이였다니
[감탄하며] 어린놈이 어쩜 그렇게 로맨티시스트냐
(숙경) 어리니까 앞뒤 안 재고 사랑에 올인할 수 있는 거야
아, 성당에서 남의 신부 데리고 도망쳤던 거 생각 안 나?
[함께 웃는다]
(미란) [웃으며] 아, 맞는다, 맞는다
그때 진짜 재미있었는데
[한숨 쉬며] 좀 부럽기도 했다
(예서 모) [혀 짧은 말투로] 부러웠어요?
그럼 우리 미란이도 이혼하고 다시 결혼해
- (예서 모) 원 모어 타임 - (숙경) 원 모어 타임
(미란) 무슨 결혼을 다시 해?
(예서 모) 아, 그나저나
준이 미국으로 유학 갔다며? 리얼리?
리얼리
원체 공부를 잘해서 그쪽에 가고 싶은 학교가 있었대
[사람들의 탄성]
(승기 모) 그러면은 라라랑 준이랑 지금 생이별 중인 거네?
아이고, 한창 연애 중에
- 장거리 연애가 웬 말이냐 - (예서 모) 어떡해
남 연애에 별걱정을 다 한다, 쯧
(숙경) 지금 거기
밤새 톡 하고 전화하느라
[부드러운 음악] 아주 그냥 전화통에 불이 나요 불이, 파이어
- (숙경) 파이어 - 파이어? [사람들의 웃음]
아유, 연애하고 싶다
연애만 해, 연애만, 연애만 [떠들썩하다]
(라라)
(준)
[불안한 피아노 연주] (라라) 추 실장 아저씨가
내 소중한 피아노 부수는 줄 [라라의 웃음]
(준)
(라라)
(라라)
(준)
(라라)
(라라)
(준)
[한숨]
[잔잔한 음악]
[코를 드르릉 곤다]
[휴대전화 진동음]
[놀란 신음]
[힘겨운 신음]
응, 준아
(준) 잤어?
어, 피곤해서 어제 일찍 잠들었네 [힘주는 신음]
[준이 피식 웃는다]
(준) 세수는 했고?
아니, 귀찮아서 내일 하려고
너는 참
(라라) 내가 다른 거는 다 귀찮아해도
네 전화는 꼬박꼬박 받는 거 알지?
나 진짜 발전한 거야
그럼
오늘 뭐 재밌는 일 없었어?
(라라) 음
아!
미미가 네 상추 뜯어 먹었어
[멍멍 짖는 효과음]
(라라) 오빠 거라고 혼내려다가 그냥 나눠 먹기로 했지
우린 한 가족이니까
보고 싶다, 미미
[라라의 놀란 신음]
미미만 보고 싶어 하기야?
라라 넌
늘 항상 보고 싶어
(라라) 준아, 너 어디 아파?
(라라) 나한텐 그런 소리 속으로 하라고 구박하더니
(준) 네가 못 들을까 봐 [살짝 웃는다]
선우준 학생 많이 변했네
[한숨]
난 스트레스를 좀 받아서
폭풍 잠을 좀 자야 될 거 같은데
(라라) 학교 안 가고 벌써 자게?
학교는 내일 가지, 뭐
(라라) 그래,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때도 있는 거지, 뭐
나 잠들기 전까지
노래 좀 불러 줄래?
(라라) 노래?
알았어
[힘겨운 숨소리] [라라가 목을 가다듬는다]
[부드러운 음악] ♪ 넌 언제부터 시작된 거니 ♪
♪ 내 어디가 좋아진 거니 ♪
(라라) ♪ 나 느껴지는걸 ♪
♪ 너의 미소 속에 ♪
♪ 날 좋아한다 쓰여 있는걸 ♪
♪ 난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
[편안한 음악] [새가 지저귄다]
(라라) 준아
시험을 못 봤어?
(준) 응
많이 힘들어?
(준) 응
힘든 시간을 이겨 내면
꼭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
[휴대전화 진동음]
[힘겨운 신음]
준아
그새 못 참고 또 전화한 거야?
밤에도 통화하고 꿈에도 나오고
아침에 모닝콜까지 하기야?
(은석) [헛웃음 치며] 저, 라라 씨
접니다, 차은석
[놀라며] 네
(은석) 저, 기쁜 소식이 있어서
시간도 못 보고 전화를 했네요
만복 할아버지
깨어나셨어요
진짜요?
[잔잔한 음악] [의료 기기 작동음]
고마워요, 차 선생
(은석) 아, 아니요
뭐, 저야 주치의도 아니고 한 게 없습니다
정말 하늘이 도왔다고밖에는
[라라의 다급한 숨소리]
할아버지
(라라) 할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 감사해요, 정말 감사해요
깨어나실 줄 알았지만
정말 이렇게 깨어나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아유, 저승길 가다 돌아온 날 이렇게 반겨 주고
(만복) 뉘 집 딸인지
나야말로 고마워 죽겠구먼
아, 저는 진료 예약이 있어서 먼저 가 보겠습니다
(만복) 그래
(은석) 저, 라라 씨, 이따 잠시 들렀다 가요
네
[만복의 한숨]
[문이 드르륵 닫힌다] 할아버지
라라 랜드에 피아노 보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라라) 저는 그걸 이제야 알았지 뭐예요
난 원래 작은 선물에 크게 보답하는 게 취미야
[새가 지저귄다]
(준) 이제 테이프 말고 이걸로 들으세요
고맙다
(배달원) '도도솔솔'
'라라솔'?
(만복) 다만 준이 이름을 좀 빌렸다
도도솔솔라라솔
[살짝 웃는다]
할아버지 입이 너무 무거우신 거 아니에요?
반짝 별이 준이인 거 알면서
어떻게 힌트도 안 주실 수가 있어요?
난 원래 의리파야
한번 믿는 사람 부탁은 끝까지 들어준다
(라라) 그래서 준이가 할아버지한테만 편지를 쓰고 갔나 봐요
준이 어디 갔어?
네, 멀리 유학 갔어요
유학?
(라라) 사실
이거 제가 너무 궁금해서 보려고 했는데
준이가 절대 보지 말라 그래서 안 봤거든요
지금 얼른 보시고
저한테 어떤 내용인지 살짝만 얘기해 주시면 안 돼요?
당연히 안 되지
라라 간 다음에 나 혼자 볼 거야
(라라) 음, 질투 나
[웃음]
라라 씨, 요즘 어때요?
저요, 음
준이가 많이 보고 싶은 거 빼고는 잘 지내고 있어요
- 왜요? - (은석) 진찰한 겁니다
[라라의 의아한 신음] (은석) 누가 부탁해서요
[피식 웃는다]
준이가 라라 씨 잘 챙겨 달라고 부탁하고 갔어요
[발랄한 음악] [피식한다]
준이 걔도 참
어련히 알아서 잘 살까 봐
참 속이 깊죠?
에이, 쌤이 몰라서 그러는데 준이 애 같을 때도 많아요
(라라) 전화만 했다 하면 오늘 있었던 일 말해 달라
노래 불러 달라, 끊지 마라 얼마나 요구 사항이 많은지 몰라요
라라 씨
지금 연애한다고 자랑하는 겁니까?
네?
[웃음]
[웃음]
[웃으며] 잘 살고 있는 거 맞네요
(은석) 준이한테 라라 씨 걱정하지 말라고 진료 기록 넘겨야겠어요
[함께 웃는다]
[칼질한다]
[도어 록 작동음]
(숙경) 어머, 이 고소한 냄새… [문이 달칵 닫힌다]
- (하영) 어? - (숙경) 라라야
(숙경) 너 부엌에서 뭐 하니?
- (라라) 네 - (숙경) 아유
(숙경) 아니, 뭘 하는 거야?
[숙경의 놀란 신음]
[숙경과 하영의 탄성] [라라의 웃음]
만복 할아버지 만나고 오시는 길이에요?
(숙경) 어, 차 쌤도 할아버지 아들도 보고 왔어, 어머머
(하영) 엄마! 손 씻고 먹어
아, 알았어, 계집애야
(숙경) 아, 쪼그만 게 누굴 닮아서 잔소리가 이렇게 많아? 쯧
(라라) 누굴 닮긴요? 진숙경 씨 닮았지
(숙경) 뭐야? 아유, 그냥, 요걸 그냥, 그냥
- (라라) 엄마! 라라 살려 - (숙경) 일로 와, 일로!
[숙경과 라라가 소란스럽다] (하영) 아, 엄마
(숙경) 어머나, 아유
이 하트
아이고, 김밥 싸는 것도 몰라서
미용실 쪽문을 열었다 닫았다 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언제 실력이 이렇게 늘었어?
(라라) 에이, 왜요? 작년에도 벌써 준이한테 이거 싸다 주고 그랬어요
어? 언제?
내 허락도 없이 언제 이런 걸 싸다 준 건데?
비밀이지롱
치
[숙경의 웃음] (라라) 음, 이거 보니까 준이 더 보고 싶다
참, 준이가 차 쌤한테
저 잘 봐 달라고 부탁까지 하고 간 거 있죠
어머나
아유, 뭐야, 진짜 짜증 나게
거, 남친 자랑 좀 작작 하시지?
왜? 넌 준이보다 더 잘해 주는 남친 있으면서
[익살스러운 음악] [하영의 당황한 신음]
(숙경) 뭐?
무슨 남친?
(하영) 아, 이 언니가 지금 뭐라는 거야?
[라라의 당황한 신음]
하영이도 남친이 갖고 싶다 얼른 갖고 싶다
뭐, 이런 이야기였어요
어 [라라의 헛기침]
[그릇을 탕 치며] 쓰읍!
(라라) 참, 저
준이한테 프러포즈가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 주면 좋아할까요?
프러포즈?
맨날 준이한테 받기만 했잖아요
뭔가 근사한 걸 해 주고 싶은데
씁
또 그런 거라면 우리 모녀가
(하영) 전문가 중의 전문가지
(숙경) 그렇지 [밝은 음악]
준이 겨울 방학엔 들어오려나?
(숙경) 당연하지
맨날 전화기 붙들고 쇼들을 하는데
방학하면 라라 쟤 보겠다고
발에 불이 나게 들어올 거다 [라라의 웃음]
아!
(숙경)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해 볼까?
[탄성]
(하영) 거기다가 라라 랜드 음악회까지 같이 여는 거야
음악회?
(하영) 응, 음악회를 열어서
마지막에 언니가 준이한테 한 곡 쳐 주고
프러포즈를 딱 하는 거지
좋은데? 굿!
굿? 아, 라라야, 너
(숙경) 그, 저기…
그때 그 곡 치면 되겠다
크리스마스에?
잠깐만
[옅은 한숨]
갈 수 있을 거 같다
[놀라며] 진짜?
사실 그날 크리스마스 음악회를 열기로 했거든
너도 나랑 같이 한 곡 쳐야 돼
- 나도? - (라라) 응
내가 '작은 별 변주곡'을 둘이 칠 수 있는 버전으로 편곡했거든
(라라) 네가 칠 부분 악보랑 영상 찍어서 보낼 테니까 연습해 와
내가 할 수 있을까?
안 어려워, 안 어려워
(라라) 만약에 잘 안되면 전화로 레슨받아
알았지?
(준) 응
[흥미로운 음악]
[숨을 씁 들이켠다]
준아, 함께 연습하지는 못해도 우린 지금 같이 있는 거야
[준이 건반을 댕 친다] (라라) 너무 보고 싶다
곧 만나
[건반이 댕댕 울린다]
[건반이 연신 울린다]
(라라) 음악회 오프닝
해 주실 수 있죠?
(라라) 이 곡이 크리스마스 때 재민이가 칠 곡이야
선생님이랑 오늘부터 열심히 연습하자
물론이죠, 전 못하는 게 없으니까요
역시 은자스 선생님
- 네 - (라라) 시작해 볼까?
[서정적인 음악]
[새가 지저귄다]
가을이구나
곧 겨울이 오겠지?
빨리 겨울 됐으면 좋겠다
(준) 그땐 입시도 끝날 거고
너랑 당당히 만날 거야
(라라) 나의 도도솔솔라라솔 님
빨리 겨울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아니
당신을 기다립니다
[따뜻한 음악] [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
[사람들의 웃음] (승기 모) 많이 먹어
[저마다 대화한다]
(라라) 저거, 선생님, 제가 만들었어요
(은석) 진주 같네
(라라) 너무 예쁘죠
[카메라 셔터음] (하영) 어쭈?
[승기가 말한다]
(숙경) 자, 건배하자, 건배, 건배 [사람들의 환호성]
- (미란) 오늘 진짜 크리스마스하다 - 아유, 시원하다, 이거, 아유, 좋네
[예서 모가 호응한다] (승기 모) 이거 샤인, 샤…
- (숙경) 뭐라고, 이름이? - (예서 모) 샤인머스캣
(숙경) 샤인머스캣? [승기 모가 호응한다]
어머, 난 청포도인 줄 알았어, 얘
드시고 싶은 거 있으면 말씀하세요 제가 집어 드릴게요
메리 크리스마스 분위기 난다, 그렇죠?
- 메리 크리스마스 - (영주) 메리 크리스마스
(하영) 어? 눈 온다
[하영의 탄성]
(라라) 우와
[라라의 탄성]
화이트 크리스마스다
(승기) 서울은 폭설 주의보래
[은석의 한숨]
(승기 모) 눈 참 예쁘게 온다
- (숙경) 아유, 곱다 - (미란) 너무 예쁘다
(예서 모) 아유, 정말 라라 덕분에 내가, 응?
음악회도 이렇게 자주 보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내고
아주 삶의 질이 그냥 업데이트된다니까, 정말
[미란의 웃음] (승기 모) 업데이트 아니고 업그레이드
이거나 저거나, 거참 올라간다는 건 쌤쌤인데, 거…
[함께 웃는다]
- (숙경) 업데이트, 업데이트 - (승기 모) 그래, 그래, 그래
저기, 근데 준이 오늘 오는 거 맞지?
그럼, 라라가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데
언니, 그 둘이서 오늘 피아노 합주도 한대
[함께 기뻐한다]
할아버지, 어디 불편하신 데 없으세요?
(숙경) 멀리서 오시느라 고생하셨어요 [만복의 옅은 신음]
괜찮아
준이도 온다는데
내가 당연히 와 봐야지
하긴, 찐 친구니까
그나저나 준이가 늦네?
[함께 웃는다]
근데 [흥미로운 음악]
저 둘이 확실히 아무 사이 아닌 거 맞아요?
에이
왜 이렇게 사람을 못 믿으실까?
(민수) 구라라 지금 선우재단 아들하고 장거리 연애 하느라 무지 바빠요
그, 그, 준인가 뭔가한테
완전히 홀딱 넘어갔어
- 아, 그래요? - (민수) 응
아, 헤어졌다더니 언제 다시 만났대?
요즘 애들이 그런가 봐요? 그렇죠?
다행이다 [민수의 한숨]
(승기) 늦네
- (승기) 누나 - (라라) 응?
준이 이 자식 어디쯤 왔는지 한번 확인해 봐
저, 혹시 메시지 온 거 없어요?
[휴대전화 조작음]
어?
[잔잔한 음악] (준) 라라야, 폭설로 비행기가 연착됐어
사람들 기다릴 텐데 어떡하지?
일단 내가 영상 녹화한 파일 보낼 테니까
이거 틀어 놓고 연주해
정말 미안, 최대한 빨리 갈게 보고 싶다
비행기가 연착돼서 늦는다는데요
[사람들의 한숨]
일단 전화라도 해 봐
(라라) 응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전원이 꺼져 있어 삐 소리 후…
안 받아
승기야
(라라) 준이가 리허설 파일 보낸 거 있다는데
혹시 그거 스크린으로 띄울 수 있어?
당연히 되지
저, 일단 그렇게라도 해 보죠 다들 기다리시니까
네
[밝은 음악]
(라라) 모두들 파티 재밌게 즐기고 계신가요?
(사람들) 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라라) 눈이 오는 아름다운 밤이네요
[사람들의 환호성] [라라의 웃음]
지금부터 라라 랜드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은포 크리스마스 음악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사람들의 환호성]
오늘 음악회를 열어 주실 분은 차은석 선생님이십니다
[사람들의 환호성]
[사람들의 웃음] (숙경) 잘생겼다
(라라) 차이콥스키 '사계' 중 12번 다 함께 들어 볼까요?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성]
(숙경) 어, 어, 천재야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
[영주의 놀란 신음]
[한숨 쉬며] 내가 저런 남자를 놓치다니
꼭 다시 갖고야 말 거야, 꼭!
떨어지는 눈송이가 왈츠를 추는 거 같은 아름다운 연주였네요
[저마다 감탄한다]
(영주) 멋있어, 앙코르!
[작은 목소리로] 앙코르
(라라) 진정하시고요
[라라의 웃음]
다음은 우리 라라 랜드의 자랑
저의 보석 같은 제자 신재민 군의 연주가 있겠습니다
- (미란) 재민아 - (숙경) 복덩이, 복덩이
(라라) 연주곡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
[화려한 피아노 연주]
(숙경) 이렇게도 안 돼
(미란) 저거 진짜 어려운 곡이야, 언니
(예서 모) 근데 재민이 맞아?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성]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라라) 이제 마지막 순서입니다
사실 선우준 군과 제가 오늘 듀엣곡을 연주하기로 했는데
준이가 멀리서 오는 바람에 아직 도착을 못 했어요
지금 막 오고 있대요
대신 오늘은 작은 기술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형식으로 연주해 볼게요
저희가 연주할 곡은
여러분들 모두가 너무 잘 알고 있는
모차르트 '작은 별 변주곡'을 편곡한
'작은 별 환상곡'입니다
[사람들의 환호성] 다들 즐겁게 감상해 주세요
(함께) 네!
[빔 프로젝터 작동음]
[영상 속에서 연주가 흘러나온다]
[흥미로운 피아노 연주]
[밝은 피아노 연주]
(준) 외롭고 힘들면 이곳으로 오지 않을래요?
(라라) 거기가 어딘가요?
지금 당신을 만나러 갈게요
(라라) 당신 덕분에 이 낯선 곳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잘 살아가고 있어요
(라라) 곧 만나요, 반짝반짝 작은 별 님
(준) 앞으로도 영원히 당신을 응원할 것입니다
(라라) 좋은 결과 있도록 힘을 주세요
(준) 꼭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라라) 반짝반짝 작은 별 님
그와 이별을 했습니다
과연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도도솔솔라라솔"
(라라) 나는 그래도 당신이 좋아요
나는 아직도 당신을 원해요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성]
[잔잔한 음악]
(하영) 멋있다! 와, 멋있다! [사람들이 저마다 환호한다]
(만복 아들) 아버지
왜 우세요?
(숙경) 할아버지
라라 연주가 그렇게 심금을 울렸어요?
어머, 나는 신나기만 하던데…
(미란) 원래 감수성이 풍부하신가 보다
준이가 알면 좋아하겠다
찐 친구가 감동해서
(예서 모) 그러게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성]
(예서 모) 최고, 최고!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라라) 미미야, 오빠가 많이 늦네 [낑낑거린다]
[옅은 한숨]
오늘 같이 피아노도 치고
짠
이거 줬어야 됐는데
[미미가 낑낑거린다]
[혀 짧은 말투로] 아까워, 속상해
[라라의 아쉬운 신음]
그래도 전해 주기만 하면 되지, 뭐 그렇지?
[낑낑거린다]
오빠가 언제 오려나
[문이 달칵 열린다] [놀란 숨소리]
오빠 왔나 보다
[문이 달칵 닫힌다] [다가오는 발걸음]
[잔잔한 음악]
[한숨]
(만복 아들) 아버지
왜 그러세요?
[입소리를 쩝 낸다]
준이 그놈이 못 왔다
결국 못 왔어
(준) 이 편지를 읽고 계신다면
깨어나신 거겠죠?
정말 다행이에요
퇴원하셔도 건강 관리 잘하셔야 돼요
전
인사도 못 드리고 급하게 떠나게 됐어요
어, 사실, 할아버지
제가 좀 아파요
혈액암인데
급성이라 빨리 치료를 받아야 된다고 하네요
할아버지께는 사실대로 말하고 떠나야 마음이 편할 거 같아서 말씀드려요
얼른 나아서 금방 돌아갈게요
너무 걱정은 마세요
라라에겐 절대 비밀입니다
(만복) 준아
[한숨]
[윤실의 한숨]
무슨 말부터 해야 하나
고마워요
라라 씨 만나면은
(윤실) 물어보고 싶은 말도
해 주고 싶은 말도 참 많았는데
고맙다는 말부터 나오네
준이가 그러더군요
여기 있는 동안
너무 행복했었다고
우리 준이가 여기로
오기까지
얼마나 상처받고 얼마나 외로웠을지 생각하면
[울먹이며] 내가 마음이 너무 아파서
숨을 쉴 수가 없어요
하나밖에 없는 자식
그 마음 헤아리지도 못하고
그 시간을 왜 그렇게 흘려보냈을까
준이한테 무슨 일이 생겼어요?
[윤실의 떨리는 숨소리]
우리 준이
이제 여기 못 와요
[무거운 음악] 아…
공부 때문에 많이 바쁜가 봐요
- 제가 방해가 됐으면… - (윤실) 아니
우리 준이
너무 아팠어요
어디가요?
준이 어디가 어떻게 아픈데요?
준이 지금 어디 있어요?
(라라) 저한테 방금 전에 메시지도 보냈는데
여기
그거 내가 보낸 거예요
[울먹인다]
아닌데
준이 방금 전에 저랑 같이 피아노도 쳤어요
연습을 얼마나 잘했는지 한 번도 안 틀리고…
(윤실) 그 연주 영상도
한 달 전에 찍은 거예요
(라라) 지금
지금
준이가 죽었다는 거예요?
[라라의 울음 섞인 숨소리]
[애잔한 음악]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저한테 말도 없이 어떻게…
[울먹인다]
(윤실) 준이는
라라 씨한테 아픈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 않다고 했어요
(준) 네가 싫어졌어
이제 네가 싫다고
나 사실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됐어
그냥 거기서
쭉 살 수도 있고
(윤실) 그래서 거짓말을 한 거예요
떠나기 전에 여기서 하고 싶은 게 뭔데?
평범한 거
늘 하던 거
(준) 나 피아노 쳐 줘
나 일 끝나고 돌아올 때
마중 나오던 그 곡
(윤실) 그런
준이의 마음을
헤아려 줬으면 해요
(라라) 준아, 듣고 있어?
여보세요?
씁, 공부를 많이 하더니 잠이 많아졌나?
전 그것도 모르고…
[윤실의 힘겨운 숨소리] [라라가 흐느낀다]
(윤실) 치료받느라 아픈 와중에도
라라 씨는
존재만으로도 큰 힘을 줬어요
[힘겨운 숨소리]
정말 고마워요
[훌쩍인다]
그리고 이거
(윤실) 준이가 라라 씨한테 꼭 돌려주라고 했어요
자기 마음대로 가져온 거라면서
(라라) 우리 엄마 아빠가 쓰던 부부 찻잔이야
나도 나중에 남편이랑 같이 쓰려고
어디 갔지?
미미야, 언니 잔 못 봤어?
[떨리는 숨소리]
[흐느낀다]
(윤실) 이건
준이 편지예요
[떨리는 숨소리]
[엉엉 운다]
(라라) 빨리 겨울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던 준이는
결국 우리와 이 겨울을 함께하지 못했다
[하영이 흐느낀다]
(라라)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온 이별에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울었다
무서워
이게 마지막인 줄 알았으면
조금만 더 잘해 줄걸
(준) 이곳을 잊지 못할 거 같아요
저한테 반짝반짝한 일상을 선물해 준 곳이거든요
여기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라라
라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의아한 숨소리]
갑자기 왜 나한테 그런 부탁을 하는 거니?
제가 옆에 있지 못하니까요
[울음 섞인 숨소리]
끝까지 사람 힘들게 하네
[훌쩍인다]
[감성적인 음악]
(준) 라라야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사라지면
넌 어떨 거 같아?
슬플 거 같아
(준) 라라야
갑자기 내가 사라져서 울고 있는 건 아니겠지? [훌쩍인다]
(준) 자, 생각해 봐
같이 늙어 가는 할아버지, 할머니한테는
다섯 살 차이는 진짜 별거 아니야
(라라) 뭐야? 늙을 때까지 너랑 같이 살아야 한다고?
- (준) 응 - 싫은데?
(준) 그때 나랑
(준) 늙을 때까지 같이 살기 싫다고 해 줘서
정말 고마워
사실 그 말 때문에 지금 마음이 좀 편해
[한숨]
그때 그냥 같이 살겠다고 할걸
[울먹이며] 그때 그냥
같이 살겠다고 할걸
[흐느낀다]
(라라) 준아
슬프면 울어
실컷 울어야
그다음도 있는 거야
(준) 라라야
슬프면 실컷 울어
실컷 울어야 그다음도 있는 거야
실컷 울고, 날 잊고 [흐느낀다]
잘 살았으면 좋겠다
[흐느끼며] 싫어, 나 싫어
절대 안 울 거야
절대 안 울어
어, 준아
- (준) 어? - (라라) 돈
너한테 꾼 돈 어떡하지?
아…
돈
일단 네가 모아 놔
나중에 한 번에 받을게
[엉엉 운다]
(준) 그리고
나에게 빌린 돈은
안 갚아도 돼
내 돈 받으러 오기로 해 놓고
안 오는 게 어디 있어
내…
돈 받아 가
돈 받아 가라고
[엉엉 운다]
(준) 밤하늘의 별을 보냅니다
부디 그 별이
당신의 앞날에 반짝반짝 비치길
도도솔솔라라솔
[새가 지저귄다]
[밝은 음악]
[건반이 댕댕 울린다]
[한숨]
[건반이 댕댕 울린다]
(라라) 지아야, 가자, 고고
이모한테 인사하고 가야지? 이모!
[미미가 멍멍 짖는다]
[헥헥거린다]
(라라) 미미야, 갔다 올게
[휴대전화 진동음]
어? 잠깐만 [지아가 칭얼거린다]
잠깐만
어, 지아 아빠
지아야, 아빠다
아빠 [지아의 웃음]
어, 나 지금 지아랑 출발하려고 하는데 일 다 끝났어?
얼른 와, 지아가 아빠 보고 싶대, 응
[통화 종료음]
지아야 [힘주는 신음]
가자, 우리 지아
가자, 아빠 보러 가자
자, 가자, 가자, 가자, 가자
(하영) 엄마 앞에서 싸운 거 티 내지 마라
(승기) 너나 잘하세요 [도어 록 작동음]
[하영의 어이없는 신음]
[지아의 울음]
(라라) [놀라며] 벌써 왔어? 아이고
(승기) 아, 지아 우네
어, 이리 와, 이리 와, 아이고 [라라가 말한다]
아이고, 아이고, 미안
- (라라) 아이고, 지아야, 아이고 - (승기) 아이고, 가자, 가자, 가자
라라 랜드에서 미미랑 100바퀴 돌더니 피곤했나 봐
(라라) 근데 둘이 여기서 뭐 했어?
설마
또 싸웠어?
그런 거 아니야, 그냥
이제 막 들어가려고 했었어 [달그락 소리가 난다]
(하영) 언니, 오늘 지아 봐 줘서 생큐
'마이 플레저'
(라라) 아줌마! [지아의 울음]
[작은 목소리로] 아줌마, 믹서기 왔어요
(숙경) 얼른 갖고 와
[흥미로운 음악]
(예서 모) 아유, 허전하다, 허전해
우리의 영원한 숙경쓰 해바라기 추 실장은 안 오나? 응?
해바라기는 무슨?
(미란) 아유, 그 마음 좀 받아 줘라
언니 보는 그 땡그란 눈이 이제 불쌍할 지경이다
[숙경의 헛기침]
지금 민수 씨 어제 그
(숙경) 복덕방 이 씨 할아버지 의뢰가 들어와 가지고 저기, 출장 갔어
[사람들이 호응한다]
(승기 모) 그래? 그러면은
그 복덕방 할머니가 이꿈모 들어온다고 그러면 어떡하지?
(예서 모) 씁, 그렇다면, 뭐
받아들여야죠, 뭐 [함께 웃는다]
(숙경) [헛기침하며] 자, 저기
이러니저러니 해도 벌써 우리 이꿈모 결성 15주년이야
(예서 모) 아유, 그러니까 [저마다 감탄한다]
(숙경) 다들 무사히 이혼 안 하고
꿈만 꿔 줘서 다행입니다
- (승기 모) 아유, 덕분입니다 - (미란) 아유, 별말씀을요
[저마다 말한다]
(승기) 15주년 축하드립니다
[사람들의 탄성] (미란) 아유, 이뻐!
(숙경) 아유, 고마워, 사위
- 얼른 초도 꽂고 불 좀 붙여 봐 봐 - (승기) 네
[익살스러운 효과음]
저도 가입할래요
[익살스러운 음악] (승기 모) 뭐?
[익살스러운 효과음]
티 내지 말라며
(승기) 응?
(승기 모) 어머, 얘, 며늘아기야, 너는
엄마랑 시엄마랑 다 같이 있는 모임에서 꼭 그래야 되겠니?
저도 가입할래요
[익살스러운 효과음] [함께 놀란다]
[사람들의 당황한 신음]
웰컴 투 이꿈모
- (미란) 여기, 회원 두 명 추가요 - (예서 모) 오케이
(숙경) 아주 이것들이 쌍으로다가
그러게 결혼은 왜 빨리해 가지고
둘이 사업하랬지 언제 결혼하랬어?
(라라) 왜요? 그래도 지아는 너무 예쁜데요
사실 전 너무 부럽던데
(숙경) 뭐가 부러워?
일곱 살부터 지지고 볶더니
24시간 내내 싸우고 싶어서 결혼한 거 같아, 이것들 아주 그냥!
[미란의 웃음] (승기 모) 아, 어머, 저, 사돈어른
말씀은 바로 하셔야죠
우리 승기가 맨날 져 주고 당했거든요?
(숙경) 네, 네, 그런데도요
우리 하영이 좋다고 졸졸 따라다니는 게 승기거든요?
[승기 모의 못마땅한 신음] [미란의 웃음]
천생연분이네, 뭐, 뭐가 문제야?
(미란) 아유, 자, 자, 자 오늘은 즐거운 날이니까
기분 좋게, 승기야, 어
- (숙경) 그래, 그래, 그래 - (승기) 다 같이 부세요
(숙경) 소원을 빌어 봐, 알았어? [저마다 호응한다]
(예서 모) 빌어 봐 [미란의 기분 좋은 한숨]
(승기) 하나, 둘, 셋!
[함께 입바람을 후 분다]
[부드러운 음악] [사람들의 탄성]
[예서 모가 말한다]
[사람들의 웃음]
그럼 하영이랑 승기는 일곱 살 때부터 친구니까
(라라) 여덟 살, 하나…
(하영) 18년 됐어
응, 하영이랑 승기는 18년 친구고 이꿈모는 15년 친구고
(라라) 같이 함께 나이 들어 갈 친구가 곁에 있다는 거
너무 부러운 거 같아요
[사람들의 웃음]
(숙경) 라라 너도 벌써 은포에서 6년째야
(미란) 그래, 6년째 같이 지냈으면 라라도 우리 명예 멤버다
(예서 모) 그럼, 그럼
(미란) 멤버 [사람들의 웃음]
모두 고맙습니다
아무것도 없던 절 아무렇지도 않게 믿어 주고 함께해 주셔서
(예서 모) 으이그, 라라 네가 라라 랜드 열심히 꾸려 가지고
이 은포에서 제일 유명한 피아노 선생님이 된 거잖아
그거 다 너 스스로 만든 거예요
- (미란) 맞아 - (숙경) 아이고, 우리 예쁜이
(미란) 어어! 우리 재민이 연락 왔어?
- (승기 모) 아이고, 그래 - (라라) 네
독일에 잘 도착했대요 공 선생님한테 연락 왔어요
(예서 모) 그렇구나 [저마다 반가워한다]
(승기 모) 이러니저러니 해도
우리 재민이라는 보석을 발굴해 낸
첫 번째 선생님이 구라라니까 자부심을 가져
네
재민이 꼭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돼서 돌아올 거예요
- (승기 모) 그럼 - (미란) 그럼, 그럼
(숙경) 아휴, 아쉽네
이 좋은 날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쯧
만복 할아버지랑 준이가 더 생각이 나네, 오늘
(예서 모) 그러게
[승기 모의 한숨]
[잔잔한 음악]
아, 엄마는
이렇게 기분 좋은 날 왜 그런 얘기를 해?
원래 이렇게 좋은 날
떠난 사람들 얘기도 하고 추억도 해 주고 그러는 거야
(숙경) 잊어버리려고만 할 게 아니라
네
[함께 살짝 웃는다]
자, 그런 의미로다가
(숙경) 건배 한번 하자!
(예서 모) 좋지, 좋지, 좋지 [저마다 호응한다]
(하영) 좋아
씁, 그럼 우리 건배사는 라라 언니가 할까?
- (예서 모) 그래 - (승기 모) 그래
어, 그럼
(라라) 우리들의 기쁜 날들을 위하여!
(함께) 위하여!
[노크 소리가 들린다]
(은석) 네
오늘은 어디가 아파서 오셨습니까?
(영주) 오늘은
마음이 아파서 왔네요
(은석) 진료 시간 끝났습니다
(영주) 아유, 씨
진짜 이럴 거야?
5년을 한결같이
있는 병 없는 병 다 만들어서 이렇게까지 찾아오는데
그래서?
[한숨 쉬며] 나도 이제 곧 마흔이라고
이렇게 연애만 하면서 세월 다 보낼 거야?
아이, 뭐, 언제는 연애라도 하자며
그렇지, 어, 그때는…
[한숨]
쯧, 이렇게 길어질 줄 알았나, 뭐
이게 뭐야?
처방전
(은석) 마음이 아플 땐 싱싱한 화초를 키우는 게 도움이 될 겁니다
오영주 씨
화초?
화초 좋지
(영주) 아, 근데 왜 하필…
요 샐러드 접시에나 올라갈 상추며
얜 뭐야?
로메인인가? [영주의 웃음]
왜 이런 풀때기를 줘?
마음도 싱싱해질 거야
(은석) 먹으면 몸도 건강해지고
같이 키우자
그래
어?
같이?
[잔잔한 음악]
같이 키우자고 그랬어, 방금?
[영주의 웃음]
이거 프러포즈야?
(영주) 이거 프러포즈구나?
어, 어떻게, 나 지금 얼굴 빨개졌어
[영주의 웃음]
그렇지
상추, 로메인 화분을 선물했다는 건
샐러드를 만들어서
매일 아침을 같이 먹자는…
어, 어, 야
[영주의 웃음]
뭐, 대충, 응?
그런 의미인가?
아, 뭐, 그게 [헛기침]
뭐, 그렇게까지 해석이 되는 건가?
맞네, 맞지?
[감동한 신음]
자기야
[영주의 감동한 신음]
근데
나 여기가 참 좋다
오영주 씨
은포에서 살자 그러면 그럴 거야?
어, 나, 나
나 은포의 내조의 여왕이 될 건데?
[함께 웃는다]
우리 한 번 실패했었잖아
(은석) 그래서 좀 조심스러웠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나도 미안해
[영주의 감동한 신음]
[살짝 웃는다]
[새가 지저귄다]
현기는 다음 주까지 꼭 연습해 오고 민영이는 그 곡 외워 와
(함께) 네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잘 가
(은석) 레슨 끝났어요?
차 쌤?
오늘 레슨 없는 날이잖아요
(라라) 정말요?
네
그렇게 마음 정했습니다
[살짝 웃는다]
왠지 라라 씨한테는 말해 줘야 될 거 같아서
(라라) [웃으며] 축하드려요, 선생님
쑥스럽네요
(은석) 사실
한 번 이혼했던 아내와 연애를 시작할 때도
다시 한번 결혼을 다짐하는 것도
많이 조심스러웠어요
고마워요, 라라 씨
[부드러운 음악] 저한테 왜요?
뭐, 라라 씨 덕분에
내가 나를 새롭게 찾았으니까요
[웃으며] 제가 뭘 한 건지 모르겠지만
왠지 뿌듯한데요?
(은석) 그리고
어쩐지 이번 결정에는
준이가 큰 도움이 됐던 거 같아요
준이가요?
언젠가 준이한테 물어본 적이 있어요
(은석) 남의 결혼식장에서 신부를 데리고 도망가는 그 용기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냐?
그게 뭐가 어렵다고
하나만 생각하면 돼요
라라
[피식 웃으며] 머릿속이 복잡했었는데
그 순간을 떠올리니까 답이 나오더라고요
준이가 그런 말도 했었구나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가 들린다]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
(라라) 준아
오늘도 나 열심히 살았어
멋지지? 예쁘지?
사랑스럽지?
준아
난 아직까지도 실컷 울지 못했어
(라라) 그래서 오늘도 너를 생각하며
이렇게 너를 마중 나가
[심호흡]
[낑낑거린다]
준이?
[당황한 신음]
[감성적인 음악]
준아
[라라의 울음 섞인 숨소리]
준아
[라라의 다급한 신음]
[떨리는 숨소리]
그동안 왜 연락 안 했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라라) 나빠!
[울며] 진짜…
[웃음]
[라라가 엉엉 운다]
완전히 다 나을 때까지 참은 거야
[훌쩍인다]
(준) 으이그, 아직도 네 눈물을 닦아 줘야 되다니, 참
[준이 피식 웃는다]
[준의 웃음]
너 코 푸는 건 안 돼
[훌쩍이며] 너
귀신 아니지?
[피식 웃는다]
어떻게 해야 눈앞에 있는 나를 믿을까?
[울먹이며] 귀신 아니지?
[밝은 음악]
(라라) 준아, 고마워
나에게 다시 와 줘서
(준) 방황하던 나의 열아홉 여름
나에게 위로와 안식을 주던 너
지친 나를 반겨 주던
너의 음악
라라야
아프고 힘들 때마다 난
그 여름의 기억을 떠올렸어
그리고
기쁨이 가득했던 그 시간들이
나를 살게 했어
어둠 속에서도 반짝이던
나의 라라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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