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드레스 17
S#1.카페 앞 (저녁)
유리창으로 보이는 두나.
웃던 표정이 정돈되고 물을 마신다.
역시 웃던 표정을 정돈하고 카페 문으로 가는 우진.
그런 우진에게 다시 시선을 주는 두나.
S#2.카페 (저녁)
앉는 우진, 두나의 헤어스타일을 보는.
두나;아, 머리요?
우진;(O.L. 단정한 말투로) 보기 좋으네요.
두나;할아버지가, 예! 할아버지 때문에요.
종업원;주문 하시겠어요?
두나;(우진을 보는)
우진;따뜻한거 마시죠. (종업원에게) 레몬티요.
두나;콜라 주세요.
종업원;네 알겠습니다.
두나;갑자기 제가 전화를 드린건, (하는데 두나의 핸드폰이 울린다) ???
(얼른 꺼내며) 잠깐만요. 네 여보세요?
영준;(필터) 노영준입니다!
두나;(깜짝 놀라서 우진을 얼른 보고는) 네. 말씀하세요. (약간 돌아 앉는)
우진;(표정이 약간은 굳어서 시선을 피하는) ....
두나;여보세요?
S#3.레스토랑 주차장 (저녁)
레스토랑 현관쪽에서 주차장으로 가며 전화를 걸고 있는 영준.
영준;네! 저는 지금 막 저녁 약속 끝내구 나오는 길입니다. 집으루 전화드렸더니 두나씨가 아직 안들어 왔대서요.
S#4.카페 (저녁)
두나;(난처) 예. 저... 아직 밖이예요.
영준;(필터) 잘 됐어요. 거기 어딥니까? 혼자 있어요?
두나;아, 아뇨. 저....
우진;(표정이 별로 않좋다) ...... (종업원이 차를 가져 오고)
두나;여보세요?
S#5.레스토랑 주차장 (저녁)
차안에 막 탄 영준, 전화 계속.
영준;아까 두나씨하구 막 재밌는 얘기를 시작하다가 시간 때문에 놓쳤쟎아요. 지금 누구랑 있습니까? 제가 그쪽으루 가두 될까요?
S#6.카페 (저녁)
두나;(당황) 네?
영준;(필터) 누구, 친구 만나요 지금?
두나;저기 잠깐, 잠깐만요. (수화기를 막고 우진에게 쩔쩔 매면서) 저... 잠깐만.... (나갔다 오겠다는 뜻) ...
우진;예 그러세요.
두나;(얼른 카페 밖으로 나가는)
우진, 혼자 뭔가 느껴지는 듯한.... 그러나 담담... 히 생각하는 표정...
바로 창밖으로 나와 우진의 앞에서 창을 사이에 두고 통화를 막 시작하려는두나의 모습.
두나쪽.
두나;(슬쩍 우진을 힐끗 보고는 가다듬어 통화시작) 여보세요?
영준;(필터) 예 두나씨. 말씀하세요. 혹시 제가 전화를 잘 못 드린건가요?
두나;아, 아니 꼭 그렇다기보다두, (곤란해서 답답해 죽겠는 얼굴 표정과는 다르게 말은 침착하게) 어... 저기 지금, 제가 저...
영준;(필터) 편하게 얘기 해요.
S#7.주차장 (저녁)
영준;난 그냥 여기서 집으루 바루 들어 가두 되구, 잠깐 두나씨 있는 쪽으루 가서 얼굴 한번 더 봐두 되구, 편한대루 하자구요.
S#8.카페 밖 (저녁)
두나;그럼, 내일 통화해요. 전 지금 친구하구 있는대요, 뭐 그렇게 오셔서 같이 편할만한 자리는 아닌거 같네요.
영준;(필터) 그래요 그럼. 아까 그 재밌는 얘기는 내일 마저 합시다.
두나;!!! (그러나 표정과는 다르게 침착한 말로) 네, 그럴께요. 운전 조심하세요.
영준;(필터) 고마워요!
두나;네.
끊고, 후우......... 길게 나오는 안도의 한숨....... 으! 싶어서 핸드폰 꺼버리고.
그러다가 아후! 우진에게 난처하네.... 혼자 죽겠는....
슬그...머...니 돌아 보니 우진은 담담하게 차를 마시고 있고
카페로 찌질 찌질 들어가는 두나.
S#9.카페 (저녁)
담담히 차를 마시고 있는 우진의 뒤에서 혼자 애써 표정 담담히 정리하며 오고 있는 두나. 입가에 일부러 약간의 미소까지 머금어 표정 정리 끝내고는 단정히 앉는 두나, 아무말도 하지는 못하고 콜라를 마시는 깍쟁이 같은 표정인데
우진;(냉정히 시계 보며) 약속이 있었는데 제가 깜빡했어요. 곧 일어서야겠네요.
두나;(의외의 반응. 어이 없다는 듯) 약속이 있으셨다구요?
우진;네.
두나;그런데 왜 만나자구 하셨어요?
우진;깜빡했다구 제가 말씀 드렸쟎아요. 아까 두나씨 전화 받구 제가 잠깐 깜빡했습니다.
두나;.... 예에.... (콜라를 마시며 혼자 생각하는)
우진;누구 전화예요?
두나;(그런걸 왜 물어? 감히? 싶어서) 네?
우진;사적인거 물론 뭐 특별하게 물어 보구 싶진 않지만, 밖에까지 나가서 받으시길래 그냥 여쭤 보는거예요.
두나;...큼, 그냥 뭐, .... 그게 큼,
우진;회사일이요?
두나;(자기도 모르게 얼른) 네! (했다가 아차! 싶어서) 예?
우진;엊그제 저두 두나씨한테 회사 일이었죠 아마.
두나;(말 문이 탁 막힌다) ....! (그러나) 강우진씨?
우진;약속 때문에 그만 일어설께요. (일어나더니) 미안합니다.
두나;(벌떡 일어서며) 가겠다구요?
우진;.... (앉으며) 잠깐 앉아봐요.
두나;(기막히다는 듯) 허!
우진;앉아요 두나씨.
두나;그러죠. (앉고 딱 보는)
우진;아까 두나씨 전화를 받구 여기까지 뛰어 오면서, 난 아마 이런 기대를 했을거예요. 엊그제 두나씨 집 앞에서 그렇게 그런채로 헤어진게, 그날은 나두 미안했구 두나씨두 나한테 미안했을거구, 그런 얘기를 오늘은 좀 이것 저것 털어 놓구 솔직히 할 수 있을거 같다. 그날 내 상황. 두나씨의 태도.
두나;그래요. 나두 사실은 그래서 전화했어요.
우진;하지만 제 생각에 아직은 우리 둘 다 그 얘기를 깔끔히 마무리하기는 힘들거 같네요. 방금 전에 두나씨가 전화를 들구 밖으로 나간 사이 잠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지금 전화를 건 상대가 혹시 그날 두나씨네 집 대문 안에 있었던 그 사람이 아닐까. (똑바로 보는)
두나;(입을 뻐끔 하지만 아무말도 못하는)
우진;아닙니까?
두나;(눈만 꿈뻑 꿈뻑 아무말도 못하는)
우진;두나씨. 전 두나씨를 처음 본때부터 지금까지 늘 솔직했어요.
두나;그치만 난 강우진씨 (침 꼴깍) ... 애인두 아니구, 내가 뭐 그렇게 전부 다 강우진씨한테 몽땅 다 얘기 해 줘야 되구, 그런건 아니쟎아요?
우진;(o.l) 그런건 아니예요. 두나씨 전부를 다 나한테 얘기할 필요는 물론 없어요. 하지만, 누군가한테 내가 두나씨 회사 사람이거나, 누군가 다른 어떤 사람을 나한테 회사일루만 설명 하는거 그건 옳치 않죠. 어떤 상황일까. 두나씨가 스스로 말하지 않는한 나 혼자 상상은 안할께요. 두나씨가 혹시 남자 두명을 두구 양쪽에서 비슷한 모습으루 앉아 있지는 않나. 그런 상상은 혼자 하구 싶지 않다구요. 두나씨가 현명하게 나한테 입장 정리를 해요. YES, NO. 그 어느쪽두 괜챦아요.
두나;(다급히) 나한테! ...... 사랑을 가르쳐 주구 싶다면서요!
우진;그것두 우선은 두나씨가 YES를 했을 경웁니다. 난 두나씨를 좋아하니까, 물론 그러구 싶어요. 하지만, 상대가 원치 않는 경우, 억지로 하진 않습니다. (시계 보더니) 미안해요. 그만 일어나죠.
두나;(기막혀서) .....!
우진;불쾌해요?
두나;아뇨? 약속이 있으시다는대요 뭐. (일어나더니) 그래두 대단히 감사하네요. 제 전화 한통에 약속까지 깜빡 잊으시구 여기까지 이렇게 달려와 주셔서.
우진;(O.L) 모셔다 드렸음 좋겠지만, 약속 시간 때문에 곤란하겠네요.
두나;(기막혀서 보는) !!!
우진;우리 서루 정직한 얘기를 나눌 수 있을 때 다시 연락하기로 하죠. 어느쪽이든 먼저 정직하게 되는 사람이 먼저 전화하기루 해요. (일어서서 나가는)
두나;(기막혀서 보는) !!! (남은 콜라를 전부 다 마시고 그러고도 기 막혀서) !!!
두나,속 답답, 기막혀... 뻥.... 하고 있다가 딱 보니, 이미 계산 마치고 나가는 우진. 기막혀서 보니, 두나가 앉은 창가로 와서 손가락 들어 인사하더니 반대쪽으로 휙 가버리는 우진. 너무 어이 없어서 우진의 뒷모습을 쫒아 보다가 유리창에 너무 가까이 얼굴이 가버려 유리창에 이마를 콩! 부딪히는 두나!!!
S#10.길거리 (저녁)
오피스텔로 여유롭게 걸어가는 우진. 웬지 오히려 기분이 개운하다.
S#11.길거리 (저녁)
분하고 기막힌 마음에 씩씩대듯 걸어가는 두나. 생각할 수록 기막히다.
S#12.오피스텔 앞 (저녁)
오피스텔로 사뿐히 들어가는 우진.
S#13.버스 정류장 (저녁)
정말 기막히다는 듯, 혼자 분해서 쩔쩔매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두나. 버스 와서 모두 다 타고 가버리고, 언뜻 정신 차려 보니, 혼자 남은 두나. 버스도 놓쳤다.
S#14.우진의 오피스텔 (저녁)
우진;(전화에) 어! 나다 우진이! 아냐. 퇴근은 아까 했는데, 잠깐 나갔다 왔어. 내가 지금 그쪽 근처루 갈께. 어디루 갈까?
S#15.서점 (저녁)
영화와 사진 관련 책을 보고 있는 진아.
서점으로 들어오는 우진. 진아를 찾는다.
우진;(와서) 다 골랐니?
진아;어 왔구나? 너무 비싸서 다섯권 다는 못사구 두권만 골라야겠어. 너두 한번 봐봐.
우진;어, 그래. (책을 살펴봐주는데)
진아;(물끄러미... 든든한 기분으로 우진을 바라 보다가) 내 오피스텔은 알아봤니? 비싸지?
우진;(갑자기 심각스런 걱정에) 너 돈 얼마 있는대?
진아;(웃는)
우진;왜 웃구 그래?
진아;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쟎아. 너 미국에서 아파트 한번 옮길때, 그때는 완전히 반대였쟎니. 내가 너 집 알아봐주구, 넌 돈 때문에 잔뜩 걱정하구 있구. 갑자기 그때 생각이 나서. (웃는)
우진;와.... 그땐 진짜 앞이 캄캄했는대.
진아;(웃으면서) 나두 지금 그래.
우진;(물끄러미 웃는 진아를 보는) ......
진아;(우진을 보는 미소띤 얼굴) .....
S#16.김가네 마루 (저녁)
두나;(기운 빠져서 들어오는) 다녀왔습니다.
정자;머리 바꿨네?
두나;바꾸라면서.
정자;잘했다. 봐. 얼마나 얌전해 보여. 노군 집에서두 좋아하겠다 얘.
두나;(어이 없고) ....! (올라가려는)
정자;참! 노군 전화 왔었다?
두나;알아요. 밖에서 전화 받았어요. (2층으로)
정자;근데 왜 안만났어?
두나;내가 만났는지 안만났는지 엄마가 어떻게 알아요?
정자;만났니?
두나;(대답 없이 2층으로 올라가는)
정자;만났어? (2층으로 따라 올라가며) 만났냐구우! 두나야! 두나야아!
S#17.자매의 방 (저녁)
들어오는 두나를 따라 들어오는 정자.
정자;엄마가 궁금하니까 그렇치! 그쪽집에두 이제 인사를 가야될거구, 얘기가 어떻게 되가구 있는지 궁금하쟎니 엄마가!
두나;(말없이 옷을 벗는) 뜨거운 물 나오죠?
정자;보일러 잠깐 껐어. 샤워할려구?
두나;(한숨을 크게 내 뱉으며 침대로 앉는) .....
정자;너 진짜 이상하다? 왜그래? 노군을 만나긴 만난거야?
두나;......
정자;왜! 무슨 안좋은 일 있었니?
두나;엄마.
정자;(얼른 앉으며) 어! 얘기 해!
두나;엄마는 그남자가 좋아? 노영준 그사람말야.
정자;웬 뚱딴지야 또?
두나;좋아?
정자;듬직하쟎니. 할아버지 할머니두 흡족해하시구, 아빠두 괜챦다 그러셨어.
두나;엄마말야 엄마. 엄마는 내가 그남자하구 결혼을 했음 좋겠냐구.
정자;안해 그럼?
두나;(일어나며) 샤워할래요.
정자;(얼른 잡으며) 왜그래? 무슨 일이야?
두나;그럼 언니는 어떻게 되는거야? 내가 언니보다 결혼을 먼저 하는거예요?
정자;그거야 뭐.... 형편이 정 그러면 어쩔 수 없는거 아니겠니?
두나;(혼자 생각) ....
정자;답답하다. 좀. 무슨 일인지 말을 해. 인사는 가기루 한거야 뭐야 어떻게 된거야.
두나;내일 가재요.
정자;잘 됐구나! 오... 심란해서 그러니? 갑자기 막 일이 진행이 빨라서 마음이 좀 그래?
두나;모르겠어요. 엄마 아랫층 내려가심 보일러 좀 틀어 주세요. 뜨거운 물에 푹 좀 담그구 있을래요. (나가는)
정자;그래. 그러자. ???
S#18.김가네 마루 (저녁)
중후, “신문이 어딨나.....” 하면서 안방에서 신문 찾으러 나오는데 마루의 전화벨. 다가와서 받는.
중후;네 여보세요? 잠실입니다.
S#19.성여사의 방 (저녁)
성여사;(놀라서) !!!
중후;(필터) 여보세요?
성여사;어머! 오빠가 직접 받으셨어요?
S#20.김가네 마루 (저녁)
중후;(누구지? 싶어서) 오빠요?
성여사;(필터) 오빠 저예요 민자!
중후;(깜짝 놀라서 얼른 주변을 보는) !!!
성여사;(필터) 민자라구요!
중후;(어색하게. 그러나 반갑게) 어 그래! 그래 그래. (점점 더 반가워져서) 어. 그래. 민자구나? 집에는 잘 들어갔 (하면서 얼른 주변을 또 살피는데)
내려오는 정자.
깜짝 놀라고 수화기 반대귀에 바꾸는 중후인데
중후;여보세요? 누구 찾으십니까?
무슨 전화지? 싶은 표정으로 가까이 오는 정자이고
S#21.성여사의 방 (저녁)
성여사;네?
중후;(필터) 여긴 잠실인대요, 누구 찾으십니까?
성여사;??? (아! 알겠다 싶어서) 아! 예. 저... 완자 들어왔어요 오빠? 아니, 저기, 완자네 오빠?
중후;(필터) 완자요? 지금 집에 없습니다?
성여사;(문득 중후의 태도에 외로운 생각이 들고, 기운이 사그라져서) 네에. 알겠습니다. 삐삐를 다시 해보죠 뭐.
중후;(필터) 예! 그러세요!
성여사;그럼 들어가세요 오빠. 끊을께요.
S#22.김가네 마루(저녁)
중후;(일부러 큰소리로) 예! 감사합니다! (얼른 끊고 생뚱! 한 표정으로 멀뚱히 있는)
정자;??? (중후를 보는)
S#23.성여사의 방 (저녁)
성여사, 외로운 기분으로 전화를 내려 놓고, 가는 한숨을 쉬는.....
S#24.김가네 마루 (저녁)
중후;(오히려) 왜?
정자;무슨 전화예요?
중후;!!! 어?
정자;무슨 전화냐구요?
중후;어! 완자.
정자;(말두 안돼) 고모요?
중후;응.
정자;무슨 소리야 당신 지금. 존댓말루 받드만요.
중후;아니, 완자 찾는 전화라구.
정자;으응. 근데 뭐가 감사해?
중후;어?
정자;당신 뭐 감사하다믄서.
중후;(벌컥) 아 거참 꼬치 꼬치! 뭐가 그렇게 알구 싶어 당신은?
정자;(어머머? 싶어 보는) ???
중후;아까 누구야? 벨 소리 나든대.
정자;(어이 없어서 보다가) ...... 두나요.
중후;으음. (당황한 김에 부엌으로 가는데)
정자;당신 어디가요?
중후;?? (내가 어디가지? 잠깐 생각하다가) 부엌!
정자;왜요? 뭐 드려요?
중후;신문! 어? 물!
정자;에 드릴께요. (이상하네? 부엌으로 가는)
중후;(진땀이 났다...)
S#25.김가네 부엌 (저녁)
물을 따라 가지고 나가는 정자인데 벨소리 나고, 얼른 나가는 정자.
S#26.김가네 마루 (저녁)
이미 비디오폰으로 가고 있는 중후. 현관으로 가려했던 정자가 보고는 소파 테이블로 물을 가져다 놓으며 비디오폰쪽을 본다.
정자;고모예요?
중후;어. (비디오폰에) 그래 들어와라. (열어주고 소파로 오는)
정자;오늘은 일찍 오네요?
중후;그러네. (소파께로 와서 물을 마시며 괜히 정자의 눈치를 보다가) 당신 안들어가?
정자;고모 들어오는거 보구요.
중후;.... (물이나 마시며 눈치를 보는)
완자;(들어오며) 아이구, 버스가 왜이렇게 안와. 30분을 기다렸네.
정자;일찍 오네요?
완자;에, 오늘은 그렇게 됐수. 영 속두 시끄럽구 기운두 빠지구 어지러워서요. (소파로 오며) 오빠는 뭐 아까 거기서 바루 집으루 온거유? (전화기를 드는)
중후;(얼른 정자의 눈치를 보더니) 아니, 사무실 들렀다가.
정자;거기라뇨?
완자;(전화 다이얼링 하며) 오빠가 아까 우리 가게에 왔었거든요.
정자;그랬어요 당신?
완자, 삐삐 확인하고 있고
중후;잠깐, 들렀지 뭐. 넌 뭐 들어오자마자 전화부터 붙잡구 그러냐?
완자;아이구, 가만있어봐요. 삐삐 듣구 있쟎아요 지금.
중후;큼큼. (들어가려)
정자;??
완자;(전화 끊으며) 오빠! 민영이가 전화했었수?
중후;(깜짝 놀라는) !!! 뭐?
정자;민영이가 누구야?
완자;아 민자 민자. 걔는 괜히 이름은 바꿔갖구, 아 왜 있쟎우. 그때 우리집에 왔던 내 친구.
정자;그사람이? (중후를 보는)
완자;오빠가 전화 받았수?
중후;(난처해서 말 못하고 정자 눈치만 보고 있는) ....
정자;???
완자;??? 왜그래요?
중후;어?
완자;아까 가게에서 둘이 무슨 일 있었어요?
중후;(버럭) 무슨 소리냐 넌!
완자;아구 깜짝야!
정자;무슨 소리예요?
중후;무슨 소린 무슨 소리! 쓸데 없는 소리지! 얼른 올라가 너!
완자;오빠?
중후;당신 뭐해! 빨리 들어와!
정자;??? (보고 있는)
중후;아 들어 가자구!
정자;???
중후;너 뭐해! 올라가라니까!
완자;아니 올라는 갈건데, 오빠 왜그래요? 혹시....
중후;뭐가!
완자;민자가 돈 달래요 오빠한테? 돈달래요 걔가?
중후;(눈이 따꼼해 져서 암말도 못하고 완자와 정자만 번갈아 보고 있는데)
완자;세...상...에 걔가 아주 작정을 했구만? 아니! 걔가 그래요? 내가 꿔간 돈 오빠한테 갚아 달래? 어? 그래요?
중후;무 무슨 소리야 얘가 지금. 너 민자한테 돈 꿨어? 얼마나 꿨는대?
완자;(아차 싶어서) 아니, 그게...
정자;(팔을 잡으며) 여보?
중후;(너무 깜짝 놀라며) 어?
정자;....?
완자;(얼른 올라가 버리며) 오빠 주무세요! (재빨리 올라가는)
중후;(어쩌지도 못하고 있다가 방으로 쑥! 들어가는)
정자;(기막혀서 보고 있다가 따라 들어가는) ....
S#27.중후 부부의 방 (저녁)
정자;그러니까 아까 당신이 마루에서 받았던 그 뭐냐, 좀 그렇구 그랬던 그 전화가 바로 “민자!” 민자씨 전화였군요?
중후;민자라니?
정자;당신 입으루 “민자!” 해놓구는 “민자라니?” 그건 또 뭐예요?
중후;내가?
정자;당신이 그랬쟎아요 고모한테. 너 민자한테 돈 꿨어?
중후;어. 그, 그거?
정자;가게에서두 만났다구요? 민자?
중후;큼큼. (신문을 찾아 더듬는)
정자;우리집에두 한번 왔었는대? (살피는)
중후;그랬어?
정자;옛날에 당신하구 좀 그렇구 그랬다면서요?
중후;뭐가!
정자;고모가 그러대?
중후;별 쓸데없는 소릴! (신문 보이며) 이거 뭐야! 오늘 신문 없어?
정자;(신문 앗아 테이블에 놓더니) 근데 왜 그 고모 친구가 당신한테 전화를 했을까? 당신이 낮에 만났을 때 전화 번호를 줬나부죠?
중후;이 사람이 지금!
정자;아아! 고모 찾는 전화라구 그랬지?
중후;그렇치! 완자를 찾았지!
정자;(보는)
중후;아 신문! 신문 어딨어 신문!
정자;고모한테 갔음 갔다. 거기서 아무개를 만났음 만났다. 아까 그 전화 끊구 얘기 해 줄 수두 있었을텐데? 왜 암말두 안했을까? 얼렁뚱땅?
중후;당신 지금 요점이 뭐야? 심심해?
정자;참 이상한 여자네. 여태까지는 쭉 고모하구 삐삐루만 연락을 하는거 같든대, 난 그여자 전화 한번두 받은적 없거든요. 근데 왜 갑자기! 느닷없이! 전화를 했을까? 낮에 당신을 보구서 괜히 뭔가 궁금했나?
중후;아니 근데! 완자는 또 무슨 빚을 졌대는거야? (나가려)
정자;(잡으며) 왜요? 당신이 갚아 주시게?
중후;이사람 참 오늘 이상하게 구네! 아 완자 때문에 그 가게에 잠깐 들렸다가 우연히 그냥, 우연히 그냥 마주친거 뿐이라구.
정자;그러게. 누가 뭐래요?
중후;아 참! 이사람?
정자;왜요?
중후;아 내가 지금 속이 얼마나 시끄러운데! 당신 나한테 이런 쓸데 없는 일루다 이렇게 긁어야겠어 정말? 어?
정자;(어머머? 오히려 화를 내? 싶은 표정으로 보는) ....?
중후;정신 좀 차려! 지금이 때가 어느땐데! 아 심심해?
정자;(점점 뻘쭘해 지는) .....!?
중후;당신 가계부 어딨어 가계부!
정자;뭐라구요?
중후;지금말야! 시국이 어느땐데 말야! 아 당신 가계부 어딨냐구!
정자;갑자기 가계부는 무슨....
중후;당신말야, 생활비를 너무 많이 쓰는거 아냐? 어? 살림은 제대루 하구 있는거냔말야!
정자;여보?
중후;에이그! 말해 뭐해! 돈두 못 버는 놈이 말만 많다구 하시겠지! 에이그! 에이그! (휙 나가는)
정자;(기막혀서 혼자 벙... ! 있다가 혼잣말) 아니 왜 자기가 더 화를 내?
아참! 보일러! 두나가 보일러 켜달랬지! (보일러 스위치 올리는)
S#28.제인의 다락방 (저녁)
완자;(전화에) 아니, 너 정말! 왜이러니 너?
제인, 가만..히 듣고 있는 심각한 표정.
완자;얘! 내가 돈이 있으면서두 이러니 내가? 너두 니 아들두 분명히 와서 봤쟎니. 내가 식당서 고생 고생 돈벌구 있는거! (하는데)
노크하고 바로 들어오는 중후.
완자;(얼른) 누구세요!
하는데 이미 들어오며
중후;(다짜고짜) 너는 왜 쓸데 없는 소릴하구 그래!
S#29.성여사의 방 (저녁)
놀라서 듣고 있는 성여사.
완자;(필터) 내가 뭘 오빠!
중후;(필터) 느이 올케 있는대서 그 민잔지 뭔지 니 친구 얘기는 왜 꺼내냐구!
깜짝 놀라는 성여사.
성여사;여보세요? 완자야! 여보세요?
완자;(필터.O.L) 아니 그게 뭐가 어떻다구 그래요? 내가 뭐 없는말을 꾸며서 했수?
중후;(필터) 아 글쎄 왜 쓸데 없는 부스럼을 긁어내냐구! 내가 민자하구 옛날에 뭘 어쨌다구! 그냥 동생 친구니까 귀여워해준거 밖에 더 있냐?
완자;(필터) 얼씨구? (전화에) 여보세요?
성여사;(놀라서) 여보세요?
완자;(필터) 얘! 전화 잠깐만 좀 끊자? (뚝 끊어버리고)
성여사, 에고? 싶고
S#30.제인의 다락방 (저녁)
슬그머...니 일어나 나가는 제인.
완자;하이구 기가 막혀. 제인! 너 좀 나가있어.
제인;벌써 나가구 있쟎아요. (나가는)
완자;아니 오빠! 왜 모든 불똥이 전부 다 나한테만 튀는거유?
중후;아 관둬! 하여간 넌! 그리구! 너 민자한테 무슨 돈을 얼마나 꿨대는거야?
완자;오빠가 그게 왜 상관이예요! 갚아줄 것두 아니면서!
중후;아이구. 말을 말자. 말을 마. 너 하여간 아버지하구 상의해서 뭔가 조치가 필요해 넌. 방을 한칸 얻어 내 보내든지!
완자;아이구 제발! 제발 좀 그렇게 좀 해주슈 오빠가. 나두 더이상은 오빠나 아버지때문에 숨통이 막혀 죽겠수.
중후;뭐가 어째? (하는데 전화벨)
완자;(화내듯 받는) 여보세요! 누구세요!
달수;(필터) 아이구, 누님두 참!
S#31.달수 식당
달수;무슨 전화를 그렇게 품위두 없이 받으슈?
완자;(필터) 아 남이사 품위두 있든 없든 무슨 상관이야?
달수;상관이 왜 없습니까? 그래두 제가 누님이 아프셔서 조퇴를 하신만큼 이렇게 걱정이 되서 전화까지 드렸쟎습니다.
완자;(필터) 아이구 그래 나 아퍼! 아프니까 이만 끊자구!
달수;아니 누님! 정말 많이 아프세요? 난 또 아프시다길래, 낮에 오셨던 그 친구분 때문에 속이 상해서 그런줄 알았는대?
S#32.제인의 다락방
완자;그만 끊자니까 동생? 나 지금 바쁘다니까가 아니구, 아프다니까?
중후;동생? 너 이리 내! (전화를 확 뺏더니) 여보쇼! 동생!
S#33.달수 식당
달수;에에?
중후;(필터) 여보쇼!
달수;누구십니까? 아! 누님 오라버니?
중후;(필터) 야임마! 너 왜 자꾸 내 동생한테 필요 이상으루 관심이야?
달수;예에?
완자;(필터) 아니 오빠! 남의 전화 뺐어서 그게 무슨 소리유?
중후;(필터) 바른 소리다 왜!
달수;아니 이냥반들이?
S#34.제인의 다락방
중후;식당 사장이면 사장만큼만! 종업원한테 하라구! 필요 이상으루 이렇게 개인적인 전화까지 하구 이럴필욘 없쟎아?
달수;(필터) 아 여보쇼 형씨!
중후;뭐야? 형씨?
달수;(필터) 나중에 우리 얼굴 한번 보구 직접 얘기 합시다. 가게루 한번 다시 나오셔야겠수다?
중후;뭐가 어째?
S#35.달수 식당
달수;아, 나 참 이거, 전화루 이거, 아우..... 정말.... 이만 끊겠수다? (탕! 끊더니) 아우, 박달수 인격 표창감이네 이거? 난 왜이렇게 잘 참지? 아우!
S#36.제인의 다락방
중후;(무선 전화 수화기를 완자 앞에 들이 대며) 잘한다 잘해! 딸키우는 엄마가 이게 뭐하는 짓이야 이게!
완자;내가 걸었수? 지가 걸어 왔지?
중후;너 하여간 이놈하구는 어림두 없어 너!
완자;어머머머머?
중후;그리구 너! 느이 올케 앞에서 민자 얘기 괜히 들먹거리기만 해봐!
완자;어머머머머?
중후;이! 쓸데 없는 소리루말야, 사람만 괜히 우습게 만들구 말야. (나가는)
조심해 너 하여간!
완자;(기막혀서) .....! 허!
S#37.성여사의 방 (저녁)
쓸쓸...하다. 한숨을 내쉬고 옷을 입고 나가는 성여사.
S#38.풍도네 집 앞 (밤)
풍도가 오나 나와보는 성여사. 웬지 외롭고 쓸쓸하다. 풍도를 기다리는 성여사.
S#39.포장마차 (밤)
소주 한잔을 조용...히 따르는 풍도. 따라만 두고 가만...히 바라 보고 있는데 들어오는 박사장.
박사장, 풍도의 어깨를 툭 치며 앉는데
풍도;(벌떡 일어나며) 저 여깄는건 어떻게 아시구요?
박사장;앉어.
풍도;예. (얼른 소주 한잔을 비우고 얼른 잔을 내밀며) 사장님! (하는데)
박사장;됐어. 난 운전해야 되니까.
풍도;..... (조용히 잔을 놓는)
박사장;(그 잔에 소주를 따라 주는)
풍도;(얼른 잔을 잡는)
박사장;(풍도를 조용...히 보는)
풍도;(잔을 쭉 들이키고) 죄송합니다 사장님. 저때문에....
박사장;내가 시장 바닥에서 자네 어머니를 처음 본게 아마 25년쯤 전일께야. 자네가 막 말을 시작했을 때니까.
풍도;(작은 한숨)....
박사장;자네 어머니, 고생 많았지.
풍도;(눈물이 나려, 꾹 참는)
박사장;(풍도의 어깨를 툭툭 쳐주더니) 이번 주말까지는 좀 어떻게 입금이 되야할거 같은대, 힘들지?
풍도;어떻게든 제가 해드리겠습니다.
박사장;(소주잔을 끌어다 놓고, 소주를 따르는)
풍도;(얼른 소주병을 잡아 드리고)
박사장;내 얘기 했쟎아. 차라리 어떻게 해서든 패션 회사쪽으루 좀 뚫어 보라구. 요즘 하청 업체들, 봉제 공장들, 도대체가 믿을 수가 없어. 공장두 전부 다 문을 닫아 건다그러쟎아. (소주 한잔 쭉 들이키는)
풍도;......
박사장;(어깨를 툭! 치고 일어나더니) 엄마 잘 모셔라.
풍도;(벌떡 일어나는)
박사장;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구. (나가는)
풍도;(스르르... 앉아서 술을 따라 놓고는 가만...히 생각을 하다가 아! 싶고)
들리는 목소리. (제 15 회)
영준;(목소리) 장선생!
회상씬.
하나, 두나 놀라서 얼른 영준을 보는!!
풍도;(놀라서 돌아보며) 저 부르셨습니까?
영준;(다가가며) 이렇게 만난것두 인연인데, 앞으루 자주 뵜음 좋겠습니다.
(악수를 청하는)
풍도;(가만히... 손을 보고 있다가 악수를 하며) 예. 그럴 수두 있겠죠. 아닐
수두 있구요. (긴장해서 보고 있는 하나, 두나)
영준;(명함을 꺼내더니) 실례가 안된다면, 드려두 될까요?
풍도;(가만....히 명함을 보고 있는)
영준;무슨 일을 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일루라두 연결이 된다면, 도움
두 드리구, 또 도움두 받구 싶습니다.
풍도;(명함을 받더니 당당히) 저는 현재 명함이 없습니다.
영준;(약간 당황) 아 예.
풍도;(명함을 보더니 냉정 담담하게) 패션회사에 계시는군요? 저두 이쪽에
관계되는 일이긴 합니다.
영준;그러세요? 잘됐군요! 나중에라두, (얼른 두나를 보며) 두나씨, 우리 이
렇게 자리 한번 만들죠. (두나, 황당스럽고) 언니쪽두 잘 되면, 우리 모두 다 가족이 될 수두 있는대.
풍도;다음에 뵙죠. 기회가 되면. (악수를 청하는)
영준;예! 오늘 반가웠습니다.
다시 포장 마차로 돌아와서
소주를 확 들이키는 풍도. 소주잔을 쾅! 내려 놓는다.
박사장;(목소리) 자네 어머니, 고생 많았지. 내 얘기 했쟎아. 차라리 어떻게 해서든 패션 회사쪽으루 좀 뚫어 보라구.
풍도, 비틀 일어서며
풍도;여기 얼마예요 아줌마!
S#40.풍도네 집 앞 (밤)
풍도를 기다리는 성여사
S#41.길거리 (밤)
취해서 길거리를 걷고 있는 풍도.......
S#42.풍도네 집 앞 (밤)
기다리다 집으로 들어가려는 성여사인데
하나;(목소리) 어머니?!
돌아보는 성여사, 순간 반가운 표정 위로
하나;(군밤 한봉지 들고 막 뛰어 오며) 왜 나와계세요! 저 오는 줄 알구 계셨어요? 군밤 사왔는대!
성여사;(웃으며) 그냥, 좀 답답하구 해서.
하나;(성여사의 몸을 만지며) 아이구, 차가워라. 추우신데 세상에, 옷두 이렇게 얇게 입구 나와 서계셨어요?
성여사;얇기는. 너야말루 춥겠구나. 들어가자.
하나;(성여사의 팔짱을 딱! 끼더니)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성여사;(웃으며) 왜.
하나;저녁 드셨어요?
성여사;배고프니?
하나;네!
성여사;들어가자. 밥 줄께.
하나;그러지마시구요, 저 우동 한그릇만 사주세요 어머니.
성여사;우동?
S#43.포장마차 (밤)
맛있게 우동을 먹는 하나.
흐믓하면서도 쓸쓸하게 보고 있는 성여사.
하나;아우, 배부르다. 어머니 왜 안드세요?
성여사;음. 많이 먹었어. (제것을 주며) 더 먹을래?
하나;아뇨? 저 배 좀 보세요. (얼른 성여사의 손을 제 배에 가져다 대며) 뿔룩하죠 어머니!
성여사;(주변에 무안해서 얼른 손을 빼며) 아이구 얘!
하나;하하! 하하하하!
성여사;(물끄러미... 보는)
하나;호호, 호호호호.... (살며시 성여사의 손을 잡는) ......
성여사;(눈시울이 따뜻해져서 시선을 돌리는) ......
S#44.풍도네 골목길 (밤)
하나와 성여사 다정하게 손을 잡고 골목길을 올라오고 있다.
집으로 비틀 비틀 오고 있던 풍도, 그 모습을 본다.
멀리서 우뚝 선 채 바라 보고 서 있는 풍도.
집 근처까지 다정...하게 걸어 오고 있는 하나와 성여사.
성여사, 먼저 풍도를 보고, 멈칫하고
하나, 풍도를 본다. 약간 놀랐지만, 못본척 하고 이내 표정 정리해서 다정하게 성여사에게 묻는다.
하나;어머니, 집에 유자차 같은거 있으세요?
성여사;어? 어, 있을게야 아마. (하나가 풍도를 못 봤나? 싶고)
하나;따뜻하게 차 한잔 드시구 푹 주무세요 그럼.
성여사;갈려구?
하나;(미소) 네. 아침 점심 저녁, 꼭꼭 잘 드시구요, 네?
성여사;(끄덕 끄덕)
하나;들어가세요.
성여사;하나야! 너 차는?
하나;네! 제 걱정 마시구요! 갈께요 어머니! (골목을 내려가는) 들어가세요 어머니!
성여사;오냐!
하나, 쓸쓸하게 골목길을 내려가는......
성여사, 그런 하나의 뒷모습을 바라 보고 있다가 풍도를 보니,
풍도, 하나를 바라 보고 있다.
성여사, 집으로 들어간다.
풍도, 하나를 바라만 보고 있다.
골목길 아래쪽.
마음이 짠...한 채 걷고 있는 하나.
부르는 풍도.
풍도;하나야.
하나;(방긋 웃으며 돌아보는) 풍도씨?
풍도;(가까이 오는)
하나;(미소로 바라 보는) ....
풍도;(미소) ......
하나;술 마셨구나?
풍도;(미소) ....
하나;들어가. 갈께.
풍도;(하나의 머리를 제 머리에 붙이듯 해서 안아주는)...
하나;(슬픈 기분을 참는) .....
풍도;그래 가라. 조심하구.
하나;(끄덕 끄덕)
풍도;(미소) .....
하나, 미소를 주고 걸어가는.
하나의 뒷모습을 바라 보고 있는 풍도........
S#45.김가네 집 전경 (밤)
S#46.자매의 방 (밤)
패션 잡지를 보고 있던 두나.
하나가 들어오자, 잡지를 덥고 잠을 청한다.
하나;두나 자니?
두나;잘려구.
하나;머리했네?
두나;응.
하나;뭐 안좋은 일 있니? 기분이 왜그래?
두나;(벌떡 일어나 앉더니) 언니! 그남자 너무 웃긴다?
하나;그남자 누구? 너 그남자 둘이쟎아.
두나;그남자! 강우진!
하나;그남자가 왜?
두나;언니 혹시 그날, 그 노영준씨 왔던날말야, 그남자한테 무슨 딴 얘기 한거 있어?
하나;그남자라니? 노영준?
두나;강우진!
하나;내가 그 남자를 보기나 했니?
두나;전화 언니가 받았쟎아.
하나;아! 그때? 아니? 그냥 넌 아랫층에 있다구, 전화 바꿔 주겠다구.
두나;그게 다였지?
하나;그럼 또 뭐가 있어?
두나;우리집에 뭐 또 누구 딴 사람이 와있다거나, 아 언니 왜 좀 주책인대가 있어서
하나;야!
두나;어머! 강우진씨두 오셨어요? 두나 선본 남자 지금 우리집에 와있는대! 이런말 안했지?
하나;(차분히) 두나야.
두나;(놀라서) 했어?
하나;옛말에 이런게 있어요.
두나;??
하나;토끼도 두마리를 쫒다보면 둘 다 놓친다. 한쪽으루만 노력해라?
두나;아 잘래. (눕는)
하나;(심드렁) 그남자 뭐가 웃기다는거야 근데?
두나;(벌떡 일어나 앉더니) 저는 YES도 좋고 NO도 좋습니다! 두나씨부터 입장 정리를 하시죠?
하나;똑똑하네!
두나;아니! 지가 좋...다구 쫒아 다닐땐 언제구!
하나;너 있지? 쫒아 다니는 사람 무시하지 마. 그거 아무나 못한다 너? 사랑이 더 많은 사람, 이해심이 더 많은 사람, 마음이 더 넓은 사람, 그런 사람들이나 그거 해주구 있지? 넌 뭐 못난 사람들이나 잘 난 사람들 쫒아 다니는 줄 알았니? 우리두? 밟으면 꿈틀한다구?
두나;!!!???
하나;우리두? 아니지, 그게 아니구, 하여간 너는 나뻐.
두나;뭐?
하나;니가 무슨 플레이보이두 아니구, 너 그러다 진짜 큰코 다친다? 세상에 비밀이 어딨니? 니가 그렇게 양손에 떡을 쥐구 이쪽 저쪽 조물락 조물락 대구 있는거, 어느 한쪽이건 알아봐! 가증스럽지!
두나;무슨 말을 그렇게까지 해? 가증이라니?
하나;내가 보기엔 그래. 난 워낙 담백하구 깨끗하니까.
두나;그렇다구 내가! “사랑해! 너 없으면 죽어!” 양쪽 두남자한테 그러구 있어? 그래? 난! 어느쪽으루두, 사랑한다구 말한 적도 없고,
하나;(O.L) 넌 사랑을 모른다며. 그런거 필요 없다면서? 실제루 니가 두남자 중 어느 하나두 사랑을 안하니까 그런 말은 물론 안했겠지.
두나;그러니까 난! 내가 이쪽 저쪽 감정을 속여가면서 두남자를 만나구 있는게 아니고, 그 두사람이 내! 주변을 배회하구 있는거라구. 나 좋다구. 모르겠어?
하나;(기막혀) ....!
두나;(혼자 생각하다가) 그런데! (우진 생각) 갑자기 왜그러는거지?
하나;또 뭐가?
두나;강우진말야, 왜 나한테 갑자기 그런 태도를 보이는거지?
하나;니 주변을 이제 그만 배회하구 싶은가부지.
두나;왜?
하나;싫어졌나부지 니가.
두나;왜???
하나;(어이 없다)....! 나두 너 싫어.
두나;언니는 남자가 아니쟎아.
하나;(기막혀) .....!
두나;(혼잣말처럼).... 갑자기 정말 왜그러는걸까?
하나;갑자기 애인이 생겼거나.
두나;(혼자 !!! 하는 표정) !!!
S#47.카페 (밤)
우진;그럼 이렇게 하자.
진아;어떻게?
우진;진아 니가 집을 구할때까지는 내 오피스텔을 써라.
진아;우진아 여긴 한국이야.
우진;나두 알지!
진아;근데 내가 너하구 어떻게 같이 있니?
우진;아니, 같이 있자 소리가 아니구, 우선은 니가 내 오피스텔을 쓰라구.
진아;그럼 넌?
우진;난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걱정말구.
진아;무슨 소리야! 넌 어디 있겠다구!
우진;하루 이틀 정도는 회사 숙직실 같은대두 괜챦구,
진아;말두 안돼!
우진;여관두 괜챦구.
진아;여관?
우진;그러면서 난 될 수 있는대루 빨리 니가 있을데를 구해볼께.
진아;아이 싫어. 그럴바엔 내가 차라리 여관에 있지.
우진;그럼 내 마음이 편할거 같으니? 난 남자야!
진아;.....
우진;나 공부할 때 고생 고생하는거 니가 얼마나 많이 도와줬니? 난 근데 너한테 이정도두 하면 안되는거야?
진아;미안하니까 그렇치.
우진;며칠만 미안하면 돼! 그것두 싫어?
진아;..... (미소) 고맙다. 정말루.
우진;금방 구할 수 있을거야. 요즘은 다세대 주택이라구 해서, 원룸두 제법있드라.
진아;오피스텔만큼 비싼거 아냐?
우진;그렇지두 않구, 관리비두 없고, 하여튼 내가 PC 통신으루 들어가서 빨리 빨리 알아볼께.
진아;그래, 고마워.
우진;야! 극단에서 이제 숙박비두 안나오는데, 내일 당장 옮겨라. 하루 하루 호텔 방값이 너무 비싸쟎아.
진아;알았어.
우진;(시계 보며) 아이구, 늦었다. 그만 일어나자. (일어나는)
진아;(우진의 팔목을 잡는) 우진아....
우진;(어색) !!! 어? (앉는)
진아;(미소) .....
우진;왜! 왜그래?
진아;정말루 고마워서. (계산서 뽑아 들고 나가며) 차 값은 내가 낼께! (먼저 나가는)
우진, 진아를 한동안 말없이 바라 보다가.... 일어나 나간다.
S#48.김가네 마루 (밤)
계단을 내려 오는 두나. 부엌으로.
S#49.김가네 부엌 (밤)
쥬스를 한잔 마시며 생각에 잠겼던 두나.
일어나 불을 끄고 나간다.
S#50.김가네 마루 (밤)
2층으로 올라가는 두나.
S#51.중후 부부의 방 (밤)
서로 등 돌리고 삐진 채 잠을 청하고 있는 중후, 정자.
괜히 정자가 먼저 뒤척이자, 중후도 편편챦은 듯 잠자리를 뒤척여 침대를 꿀렁이게 하고, 거기에 어깨를 휙 털듯이 하며 이불 자락을 끌어 당기는 삐친 정자.
어이 없어 정자를 보는 중후, 휙 이불을 끌고 가버린다.
기막혀 일어나 앉아 중후를 보니
중후는 일부러 코를 드르렁 드르렁 고는 척.
어이 없어 혼자 웃고 마는 정자.
S#52.김가네 집 전경 (이른 아침)
S#53.김가네 부엌
아침 식사 준비를 하고 있는 정자인데 들어오는 꽃분.
꽃분;에미야.
정자;네 어머니!
꽃분;시금치 있으면 시원하게 된장국 좀 드시자구 하시는구나?
정자;예! 있어요 어머니! (얼른 냉장고 문을 여는데)
꽃분;그리구 옛다! (봉투를 주는)
정자;뭐예요 어머니?
꽃분;니 아버님이 너 주라구 하시더구나?
정자;(봉투를 여는) 어머니? 웬 돈을?
꽃분;애비가 이달에 생활비 주디?
정자;아우, 어머니.... (봉투를 다시 꽃분에게 안기려는)
꽃분;(도로 정자 주며) 안사람은 그저 바깥 사람이 집 걱정 하나는 안하도록 해줘야 한다.
정자;(미안한) .... 네.
S#54.자매의 방
넋을 놓고 침대에 앉아 있는 두나.
화장 하고 있던 하나, 돌아보며
하나;너 뭐하니? 준비 안해?
두나;(멍...하니) 옷 뭐 입지?
하나;갑자기 웬 옷타령이야?
두나;오늘 노영준씨네 인사갈지두 모르거든.
하나;(놀라는) !!! (기분이 좀 씁쓸하다) 그래?
두나;(침대에 도로 누워 버리는) 아으.....
하나;??? (보는)
S#55.김가네 부엌
가족들 식사 이미 시작했고, 착찹하게 밥 먹고 있는 하나, 두나인데
정자;(앉으며) 아버님 감사합니다. (중후, 얼른 정자를 보는)
택두;(어색한 미소의 표정위로)
완자;(얼른 목소리) 뭐가?
택두;(인상 찌푸러지고 완자를 보는)
완자;왜, 아버지가 뭐 돈이라두 줬수?
중후, 얼른 정자를 보고
정자;(난처해서) 아니, 그게.... (택두를 보는)
택두;(O.L) 두나는 머리가 이뻐졌구나?
정자;네! 오늘 아마 노군네 부모님께 인사를 가는 모양이예요.
택두, 꽃분;그래? 잘됐구나.
두나;(어색하게) ...네.
완자;그럼 하나는? 이집은 역혼을 시킬건가? 역혼 그거 남보기 별루 안좋은대?
정자;....! (하나를 보는)
하나;할아버지, 국 더 드릴까요?
택두;아니다 됐다.
하나;네.
완자;(삐죽! 하더니 정자에게) 돈은 좀 있수 올케?
정자;돈이라뇨?
완자;아 애들을 둘이나 시집을 보낼려면, 모아 놓은 돈이 좀 있어야 되는거 아닌가? (중후, 헛기침 큼큼큼)
정자;내가 그런게 어딨어요. 지들이 버는거 여태 잘 모아뒀겠죠 뭐.
하나, 두나;(놀라서 서로 쳐다보는)
완자;니들은 그럼 돈이 있구나?
하나, 두나;(놀라서) 네?
완자;하긴, 직장 생활을 꽤 오래 했으니까 둘 다. 얼마나 되는대?
하나, 두나;(서로 쳐다보는) .....!
S#56.자매의 방
화장 마무리 하는 두나이고, 옷을 입던 하나가
하나;너 얼마나 있니?
두나;뭐가?
하나;저금!
두나;뻔히 알면서 뭘 그래?
하나;너 그걸루 혼수가 될까?
두나;언니 걱정이나 하셔.
하나;나야 연애 결혼이니까 그럭 저럭 서루간에 양해가 되겠지만, 듣기에 중매 결혼은야 그거 만만치 않다 그러드라?
두나;(갑자기 생각하니 짜증난다) 아흐!
하나;왜그래?
두나;나 오늘 정말 그집 부모님 만나기 싫은대.
하나;그럼 만나지 마.
두나;어떻게 그래! (하는데)
궁금해서 쪼로로 들어오는 정자.
정자;니들 아직 준비중이니?
하나;이제 나갈거예요.
정자;어디! 두나 뭐 입었니? (하다가 두나를 보고 놀라서) 얘가 얘가! 너 이게 뭐야 지금? (두나의 옷을 들추며) 너풀 너풀! 아우! 얘 좀 봐 이거? (하나 예복 빌려 주라고 말하려) 하나야.
두나;나 언니네 예복 다시는 안입는다구 엄마.
정자;그렇다구 이게 뭐야 너 지금!
두나;그럼 예복 입구 나가 앉아 회사에서 일은 어떻게 하라구 나더러!
정자;퇴근하구 집에 들렀다 갈래 그럼?
두나;(휙 나가려) 다녀오겠습니다!
정자;(잡으며) 두나야!
두나;엄마아....
정자;(잡은채 하나에게) 하나야, 니 생각두 내 생각하구 같지 지금?
하나;이 정도면 뭐... 글쎄요? 퇴근하구 우리 웨딩샾으루 들리던지 그럼.
정자;당연히 그래야지.
두나;봐서. 다녀오겠습니다.
정자;두나야!
두나;알았다구요! (나가고)
정자;하나야? 부탁한다?
하나;(별로 기분 안좋고) 네. 다녀 올께요.
정자;(얼른 잡고는) 넌 또 요즘 어떻게 되가구 있는거야? 고모말대루 역혼 시킬래 두나?
하나;(보는) .......... 다녀올께요. (나가는)
정자;두나 옷 좀 잘 챙겨 주구!
하나;네.
정자;(심난......)
S#57.두나의 패션 회사 봉제 공장
복잡한 공장 한쪽켠에 서서 생각에 잠긴 두나.
우진;(목소리) 두나씨가 현명하게 나한테 입장 정리를 해요.
회상
우진;YES, NO. 그 어느쪽두 괜챦아요.
두나;(다급히) 나한테! ...... 사랑을 가르쳐 주구 싶다면서요!
우진;그것두 우선은 두나씨가 YES를 했을 경웁니다. 난 두나씨를 좋아하니까, 물론 그러구 싶어요. 하지만, 상대가 원치 않는 경우,
공장에서 생각하고 있는 두나의 얼굴 위로
우진;(목소리 연결) 억지로 하진 않습니다.
재봉사 한명 와서 두나에게 패턴에 대해 물어 본다.
생각에서 깨어나는 두나.
재봉사 자리로 가서 열심히 가르쳐 준다.
S#58.웨딩샾(저녁)
예복 입고 퉁퉁 부어서 앉아 있는 두나.
하나;왜! 옷이 맘에 안들어? 다른거 보여줘?
두나;(고개 젖는)
하나;그럼 왜그래?
정실장;맘에 안드나부다? 다른거 같다 줄까?
두나;(한숨)......
하나;너 정말 이상하다? 말을 해 말을.
두나;언니야. 언니가 내 대신 나가면 안될까?
하나;얘는?
정실장;무슨 소리야? 시부모님 되실 분 선보러 간다면서?
두나;(정실장에게) 정실장님이 대신 가실래요?
정실장;어머머? (하나를 보는)
하나;야! 허튼 소리 말구, 얼른 일어나.
두나;언니이....
하나;니가 벌려 놓은일 니가 수습을 해야 될거 아냐! 약속까지 다 정해놓구 이제와서 너 이러구 있음!
두나;정말 가기 싫단말야.
하나;가서 얘기 해 가서. 나 정말루 나오기 싫은거 억지루 나왔다. 그래서 그냥 집에 들어가겠다. 그 남자 부모님한테 직접 얘기 하라구.
정실장;무슨 소리야? 혹시 두나씨! 애인 따루 있어?
두나;네?
하나;아 빨리 일어나! (일으켜 세우는)
두나;언니이!
하나;김두나!
두나;나 배아퍼! 아우! 배아프단말야! 아우 배야... 아우 배야....
정실장;배아퍼?
두나;네에. 아우 배야. 언니야, 나 배아퍼서 그래. 가기 싫은게 아니구, 배가 아프다구 배가!
하나;(등짝을 때리는) 야!
두나;아호....
하나;엄마가 오늘 세번이나 전화하셨다. 옷은 준비 됐느냐. 두나 왔느냐! 몇시에 만난대냐!
두나;(한숨) .....
정실장;배아픈거 아니지. 두나씨 애인 따루 있지? 그런거지?
두나;다녀올께. (나가는)
하나;(심난하게 보는)...... (보다가) 야야야야 잠깐 잠깐 잠깐! (두나의 자켓 뒤를 잘 정돈해 주며)
두나;아 됐어. 그냥 둬. 간다!
하나;잘해 어쩄든!
두나;(입 쑥 내밀고 째려 보고 가는) .....
정실장;(부러운 듯) 좋겠다 어쨋든.....
하나;옷에 뭐 흘리지 말구!
두나;걱정마!
하나;(웃으며 안쪽으로 들어가는)
정실장;(얼른 쫒아 나가서) 두나씨! 그 옷 진짜 조심 해야 돼!
두나;알았다구요!
S#59.고급 레스토랑
토마토 쥬스잔을 집으려던 긴장한 두나. 손가락으로 툭 치게 되어 잔이 쏟아진다. 테이블 위로 쓰러지는 쥬스잔에, 쥬스가 두나의 치마위로 펑덩 쏟아지고.....
두나;어머나! (벌떡 일어서고 냅킨을 잡으려는데)
영준;(벌떡 일어서서 먼저 냅킨을 잡아 얼른 주며) 괜챦아요?
두나;(냅킨을 얼른 받으며) 네! 고맙습니다. (황급히 치마의 쥬스를 털어내는)
영준;(얼른 시계를 보더니) 어떡하죠? (두리번)
두나;잠깐만요! (황급히 화장실로 가려는데)
영준;잠깐만요! (잡는)
두나;왜요?
영준;그 옷 모직 아닙니까?
두나;네. 맞는대요?
영준;지금 화장실 가는거죠?
두나;네.
영준;물루 너무 빡빡 비벼 빨지 말아요. 오히려 옷이 못쓰게 되니까.
두나;(얌전히) 저두 그정도는 알죠오. 디자이넌대요.
영준;아 그렇쵸 참. 하여간 일단은 꾹 눌러서 닦아 내기만 하구,
두나;(O.L) 걱정 마세요. 저희 회사에서두 약품 처리가 되니까 (지금은 대충 닦아내고)
영준;(O.L) 어! 오셨는대요?
두나;(이크! 얼른 영준의 뒤로 숨는데)
영준, 성큼! 부모를 맞으러 걸어 나가 버리는
영준;아버지! 이쪽입니다!
나무 뒤에 숨은 것처럼 영준으로 가렸던 두나, 황당!!! 얼른 자리의 백을 집어 치마 앞을 가리다가, 그렇치! 싶어 의자와 테이블 사이로 들어가 선다. 치마의 큰 얼룩을 잘 가리려 애쓰는.
영준;(부모를 모시고 가까이 온 영준) 아버지 여기요, 우선 앉으세요. 어머니두요.
영준모;그래, 그러자꾸나. (하며 앉지는 않고 두나를 밝은 표정으로 유심...히 보는)
영준부;반가워요? 영준이 애비 올시다?
영준모;(활짝 웃는 얼굴로) 엄마예요 난.
두나;(너무도 얌전히 고개를 천천히 숙여 목례를 한다) 안녕하세요........
두나가 고개를 너무 얌전히 너무 천천히 숙이는 바람에, 영준의 부모가 얕은 목례로 인사를 맞받아 주다가 아직도 고개를 숙이고 있는 두나의 액션에 어이쿠? 싶어 띵... 하니 보고 있다.
두나;김, 두나라고 합니다. (다시 한번 얌전히 고개 숙여 목례하는) ......
영준모;(그제서야 활짝 웃으며) 아이고.... (영준에게) 정말 얌전하구나?
신경써서 치마의 얼룩을 잘 가리고 있는 두나위로
영준;(목소리) 글쎄 제가 그렇다구 말씀드렸쟎아요.
영준모;이쁘구.
두나;(미소로 영준의 부모에게) 감사합니다.
영준부;우선 앉자구 여보?
영준모;예 그래요. (앉는)
영준부도 흐뭇...하게 앉고.
영준;두나씨? (앉으라는)
두나;네. (앉는)
영준;(두나가 가리고 있는 치마 얼룩을 보고 혼자 웃는) .....
두나;(!!! 그러나 표정 수습)
영준;(그런 두나의 얼굴을 보고 활짝 머금는 미소)
영준모;녀석하구는! (영준부에게) 여보, 영준이 얼굴 좀 보세요? 쟤 너무 좋아하는거 아니예요?
영준부;그러게? 너 영준이 너무 그러지 마라. 느이 엄마 질투하신다.
영준;(웃으며) 예! 알겠습니다! (영준부에게) 저녁 사주신댔죠 아버지?
영준부;그럼 그래야지. (두나에게) 뭐 좋아해요?
두나;전 아무거나.... 부모님께서 먼저 하시는걸루 저두 따르겠습니다.
영준부;(흡족해서) 그래요? 그럼 메뉴는 당신이 정하지?
영준모;그러죠.
영준;(웨이터 부르는) 여기요?
약간의 시간 경과
헝겊 냅킨을 치마위에 잘 올려 놓은 두나, 다시 한번 냅킨을 잘 정돈하고 얌전히 식사....
영준모;나이두 딱 적당하고, 우리 영준이하구는 직업으로 봐도 서로 잘 어울리고, 그렇죠 여보?
영준부;글쎄말이요. 어쩐지 영준이 녀석이 큰소리 땅땅 치드라 했지.
영준모;할아버지 할머니두 계시다구요?
두나;네.
영준모;(영준부에게) 그래서 이렇게 더 참한가봐요. 침착하고 부드럽고, 참나무랄데 없이 곱네요.
영준부;당신처럼 까다로운 사람한테두 이정도 칭찬이면 당장 내일 식을 올려야겠구려?
영준;하하! 그래요? 어머니 그정도루 맘에 드세요?
영준모;그래, 난 맘에 무척 든다. 내가 까다롭긴 해두 또 솔직하쟎니. 맘에 든다는 말 듣기 거북하지 않죠?
두나;아뇨, 너무 감사하죠. 그리구 두분, 말씀 낮추세요.
영준모;그거야 뭐 차차 되겠지요.
영준;그럼 이제 두나씨네 부모님까지 모시구 한번 다시 만나셔야겠죠?
영준모;그래야지. 그래야 날을 잡지.
두나;(놀라는) !!! (그러나 얼른 미소) ..... (정말 당황스럽다. 그러나 얌전히 물을 마시며 표정을 감춘다)
영준;고맙습니다 엄마!
영준모;뭐가 고맙다구?
영준;서둘러 주셔서 감사하다구요.
영준모;녀석! 이렇게 급한걸 왜 여태 장가를 안갔누?
영준;천생 배필을 이제야 만난거죠 뭐. 하하. 하하하하.
영준부;녀석 넉살하구는.
영준모;글쎄말이예요.
두나;(어색한 미소) .....
영준;두분, 대충 식사 다 하셨죠?
영준모;왜 바쁜 일 있니?
영준;제가 깜빡했어요. 며칠전에 친구하구 오늘루 약속을 정해 놓구는 내두룩 생각 못하구 있다가 바루 퇴근전에 수첩 보구 알았거든요. 너무 오랫만에 만난 친구라 전화 걸어 약속을 미루기두 그렇구, 또 아버지야 워낙 시간을 틈틈히 쪼개 쓰시니까 저희 둘 길게 잡아 두실거 같지두 않구, 죄송합니다.
영준부;아니다. 주말에 만날걸 나 때문에 오늘 만났쟎니. 니 말이 맞다. 시간 길게 끌어 뭐해. (영준모에게) 대충 마무리 합시다 여보?
영준모;그러세요. (두나에게) 양가 부모님이 만나는 날은 영준이하구 상의해서 잡아 보도록 해요. 빠를 수룩 좋겠구.
두나;...... (당황스러워서 대답 못하고 있다가) 예, 저, 그런데
영준;두나씨? (왜그러냐는 듯)
두나;(영준 부모에게)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영준;그럼 두나씨는 나하구 같이 움직일까요? 내 친구 같이 만날래요?
두나;아니예요. 남자들끼리 만나는데 아는 분두 아니구, 자리만 어색하죠 뭐.
영준;그래요?
두나;부모님 먼저 가시구 나서 저한테 잠깐만 시간 주시면 되요. 그리구 저두 집에 일찍 들어갈께요.
영준;그래요 그럼.
영준부;자 그럼 우린 그만 일어 납시다.
영준모;그래요.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요?
두나;네. (목례를 얌전히) ....
영준 부모 일어나자 영준 일어나고, 두나도 얼른 일어나 의자 밖으로 한발 나서는데, 무릎위의 냅킨이 땅에 떨어지면서 아차! 싶은 두나.
그러나 이미 치마의 얼룩은 보이고, 당황한 두나인데
영준모;(두나의 스커트를 보고) ???
영준;아! 이거요? 아까 제가 실수루 두나씨 스커트에 쥬스를 쏟았어요. (두나, 깜짝 놀라 영준을 보고)
영준모;저런! 니가 옷 한벌 해줘야겠다.
영준;예! 알겠습니다.
영준부;(웃으며) 그럼 우린 먼저 가마?
영준;예! 저희 안나갈께요!
영준모;또 봐요?
두나;네. 살펴 가세요.
영준부모 나가고, 기운이 쪽... 빠지는 두나.
영준, 어느정도 부모를 따라 나가다 다시 두나에게 돌아온다.
두나;(털퍽 앉는)
영준;힘들었어요?
두나;약속이 몇시라구 하셨죠?
영준;이제 곧 올거예요. 내가 이쪽으루 오라구 했거든요.
S#60.레스토랑 앞
나가는 영준의 부모, 주차장으로 가며 도란 도란 얘기 하고 있고, 들어오는 우진의 차. 주차장으로 들어간다.
우진의 차안.
시동을 끄고 내리려고 하는데 울리는 전화벨.
우진;네 여보세요? 어! 진아구나?
S#61.레스토랑
물을 쭉... 마시는 두나.
미소 짓고 바라 보고 있는 영준.
두나;(물을 다 마시고) 하....
영준;나두 사실은 두나씨네 집에 갔었을 때 긴장 많이 했어요. 아닌척 했지만.
두나;노영준씨.
영준;네 두나씨.
두나;(보는) ....
영준;얘기 해요. 무슨 얘긴대요?
두나;지난번 제가 드렸던 질문 기억하세요?
영준;아! 그거요? 두나씨를 이렇게 빨리 좋아할 수 있느냐, 그거 물어보셨죠?
두나;네.
영준;제가 말씀드렸쟎아요. 저 선보는거 세번째였는데, 두나씨한테 정말 고마웠다구요. 선보는 그날부터 난 벌써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거면 답이 되는겁니까?
두나;제가... 왜 좋으신대요?
영준;하하? 하하하하?
두나;우리 이런채루 가만히 있으면, 정말 한달내루 결혼하게 생겼어요.
영준;??? 무슨 뜻이죠?
두나;네?
영준;두나씨두 이미 나하구 결혼은 결정하구 있는거 아니었어요?
두나;.......
영준;갑자기... 왜그래요?
두나;며칠내루 우리 부모님하구 함께 다시 만나는거... 잠깐만 미루면 어떨까요?
영준;그게... 무슨 뜻입니까?
두나;아뇨. 일단은 너무 급해요. 지금 우리 진행이 너무 급하다구요. 아무것두 생각할 시간이 없쟎아요.
영준;그래요?
두나;(보는) ........
영준;(보는) ........
레스토랑 입구로 천천히 들어오는 우진. 영준을 찾는다.
두나;미안해요. 조금은 여유를 가지구 싶다는 뜻이예요.
영준;그렇게만 이해하면 됩니까? 다른 뜻으루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는거죠?
두나;그리구, .....
영준;그리구요?
두나;조건... 이라는거 말구요, 노영준씨가 절 좋아하는, 그러니까 마음으루 말이예요, 절 좋아하는 이유가 만약에 한가지쯤이라두 있다면, 그게 어떤걸까, 듣구 싶기두 해요.
영준;(생각하는) ...... (하다가 고개를 드는데 우진과 눈이 마주치는)
우진;어! 영준아!
영준에게 성큼 성큼 오는 우진.
두나는 자신의 등뒤에서 누가 다가 오고 있는지 아직 모른다.
그저 두나는 영준만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다.
스톱 모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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