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宮>
제5회
-궁, 석조전 - 대기실
아침 식사중인 신, 채경.
수첩에 뭔가를 적으며 보좌하고 있는 공내관.
식사가 종료되는 분위기.
빈접시를 치우는 천나인, 물컵에 물따르는 방나인.
계속되는 신이의 전화벨 소리.
전화벨에 신경쓰이는 채경. 잠시후 전화를 받는 신.
그 사이 디저트 내오는 천나인.
신 -나야..어 지금 먹고있어. (채경이 슬쩍 보고) 아니 없어. 계속해.
그래? 잘됐네. 어..어..그래. (전화 끊는다)
채경 -효린이야?
신 -어.
채경 -근데..그럴필요 없어. 친구랑 통화하는데 뭐 괜히..
신 -무슨소리야?
채경 -전화하면서 내 눈치 보는거 같아서..
신 -(어이없는 웃음) 눈치? 설마 내가 그래야된다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난 결혼을 했거나 안했거나 받고 싶은 전화는 누구 눈치 볼거없이 다 받아.
채경 -..
신 -그리고 니 얼굴 쳐다본건 니 뺨에 붙은 그 밥풀떼기 때문이야.
채경 -엉? (얼굴 빨개지며 볼 만져보고 오른쪽 뺨에 붙은 밥풀 얼른 입에 넣는다) 아이..
(민망함 채우려 물을 마시고) 흠, 흠..그리구 너..좀 심했던거 아냐?
니가 아무리 창덕궁으로 옮기는 조건으로 나랑 결혼한거래도.. 내가 바로 옆에 있는데서
그런 얘길 꺼내면 난 뭐가 돼냐?
꼭 물물교환되서 온 물건취급 당하는거 같아서 기분 좀 안좋았었어.
신 -(픽 웃는다) 니가 그런말 할 자격이나 있냐? (디저트 먹으며)
채경 -무슨 소리야?
신 -먼저도 말한적 있지만 실은 너 돈 때문에 나랑 결혼한거잖아.
(포크 툭 놓고)
어마마마한테 당돌하게도 너네집 좀 구제해달라고 그랬다며?
그건 돈 때문에 결혼한거 아닌가?
채경 -...
신 -아, 오해는 하지마라. 우연히 어른들 대화 하시는거 엿듣게 된거뿐이니까.
채경 -...
신 -멍청한 푼수인줄만 알았더니 제법 계산에도 밝은 애구나 하고 생각했어.
채경 -(살짝 울먹인 표정으로 신 쳐다보고)
신 -내수사에서 올린 서류 받았다며? 니 몫으로 간 돈 보니까 어때?
채경 -(어이없고 기분나쁜 표정) 말 진짜 못되게 한다.
신 -왜 삐졌냐? 그러지말구 디저트나 먹어.
채경 -(신 노려보고)
신 -진짜루 화가 많이 난 모양이구나. 왜? 속내를 들켜서 그런거야?
채경 -할수만 있다면 니 입을 비틀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야 지금. (일어서고)
그래..솔직히 돈 때문에 싫은 너랑 결혼했다. 됐냐?
신 -(놀라고)
채경 -(울먹이고) 그래 뭐..장부 보니까 잘했다 싶드라. 기왕에 돈 밝히는 애로 찍힌거
니 말대로 그 돈 다 빼돌려서 가난한 우리집 구제해주면 되겠네. (돌아서 울고)
신 -(왜 저러지 표정)
채경 -너 청춘의 덫에 나오는 이동원 알지? 걔가 앞으로 내 삶의 모델이야. 알어?
남편하나 잘 만나서..잘 물어서 졸지에 신분 상승하고, 돈까지 빼돌려 결혼한 나쁜
계집애니까. 너 앞으로 조심해! 이 울트라 캡숑 왕재수야!! (달려 나가고)
신 -(왜 저래?)
-궁, 황태자비전
쾅 문을 닫고 들어선 채경. 문 앞에 서있다.
채경 -씨..하..나쁜 놈..이 씨 나쁜 놈.
-궁, 석조전 - 대기실
디저트를 달그락거리는 신.
신의 눈치를 보는 공내관. 천, 방나인.
-궁, 파빌리온
밖으로 나오는 채경. 일정 체크를 하던 최상궁 일어서며 인사한다.
테라스 밖으로 나가려는 채경.
최상궁 -마마, 어디 가십니까?
채경 -(쳐다보고)
최상궁 -이제 바로 서연당으로..(그 서슬에 뭐라 더 말을 못하고)
채경 -금방 올게요. (나간다)
-궁, 석조전 - 대기실
공내관 -오늘 일정을 말씀 드려도 될련지요.
신 -(불쑥) 청춘의 덫이 뭔지 아세요?
공내관 -네? 아, 몇 년전에 한 텔레비전 드라만데. 갑자기 그건 왜..
-궁, 일각
씩씩거리며 걷고 있는 채경.
채경(소리) -어차피 이혼할거 나도 막 나간다 이놈아. 아 열받어!
그러다 옆에 서 있는 율 발견.
채경 -어머머.
율 -(돌아보고 웃는다)
앉아 있는 두 사람.
채경 -그랬구나..율군이 의성군이였구나.
율 -황실 법도엔 태자를 제외한 왕자는 궐 밖에 살게 되있어.
그래서 궁에서 살 순 없고 하루에 한번 문안 여쭈러 들리는 거야.
채경 -(끄덕) 응..아 맞다. 지난번에 고마웠어.
율 -응?
채경 -친영례 교육때 초콜렛이랑 사탕 줬던거.
율 -초콜렛, 사탕?
채경 -(쑥스럽게 율 툭 치고) 치..쑥스러워 하기는..치.
-궁, 황태자전
청춘의 덫을 보고있는 신. 신은 별로 관심없어 하지만 옆에 공내관, 재미있게 본다.
-궁, 일각
채경 -애들이 뭐라고 하진 않아? 갑자기 황태자비니 뭐니..애들이 욕할까봐 신경쓰여.
여자 셋이 모이면 뒤통수 빵구 나거든.
율 -그냥 뭐..얌전한 공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갔다는 둥..그 얼굴로 어떻게 황태자를
꼬셨냐는 둥..
채경 -(그 말에 손으로 얼굴 가리고)
율 -그저 그런 얘기들이지.
채경 -(우씨 하는 표정)
율 -(웃으며) 순진하긴. 그 말을 믿냐?
채경 -아 뭐야~
율 -귀여워서 맘에 들긴 하는데 역시 신이 타입은 아니구나 너.
그때 울리는 채경의 전화벨.
채경 -어, 누구지? (전화 받으며) 최상궁인가? 여보세여?
신(소리) -어디있어 지금?
율 -신이?
채경 -(옆으로 돌아서) 왜, 뭐 훔쳐갔고 도망갔을까 확인 전화 했냐? (툭 끊는다)
율 -벌써부터 부부싸움이야? 재밌게 사는구나 니들.
채경 -재미는 무슨..어휴..
율 -가봐야 하는거 아냐?
채경 -안가봐도 돼.
율 -빨리 가봐. 기다리면 더 성질 낼거야.
-궁, 파빌리온
들어오는 채경. 의자에 누워있는 신.
신 -어디갔다 오는거야 이동원양?
채경 -...
신 -그 자식 그거 무지하게 나쁜 놈이던데.
채경 -왜..나랑 똑같잖아. 돈 때문에 결혼한것두 그렇구.
신 -(일어나며) 그만해라 이제.
채경 -..
신 -나도 그 드라마 보면서 느낀바가 있으니까.
채경 -(마음 풀어지려는데)
신 -(다가와) 신은하 말야..저녁식사에 초대할까 하는데 어때?
(채경 어깨 잡으며) 친구들도 몇 명 부르고. 응?
채경 -(팔 밀치며) 장난하는거야 지금?
신 -야아~ (그러며 다시 팔 잡으려면)
채경 -(밀치며) 아~ 저리가. 꼴도 보기싫어 저리가.
신 -야. 야~ 장난이야 장난.
집에 가고싶지?
채경 -...
신 -가게해줄까? 아니면 부모님을 이리 모셔올까?
채경 -(고개 들어 신이 쳐다보고 울상인 표정, 그리고 끄덕)
신 -알았어. 너 하는거 보고 결정할게.
채경 -아씨. (멱살 잡으며) 뭐라고? 안그래도 미칠 지경인 애한테 돈 때문에
결혼했느니 속을 뒤집어 놓더니..이제 집에 가는걸로 사람을 놀려?
이..나쁜..(손으로 가슴 마구 때린다)
신 -(손을 잡아 내리며)
채경 -...
신 -여기까지. (손가락으로 채경 머리 누르며) 니가 기어오를 수 있는 높이는
딱 여기까지. (돌아서다) 참 너, 내일 있을 시험 준비는 했냐?
채경 -시험?
-학교, 채경이네 반
진지하게 문제 푸는 학생들. 담임은 돌아다며 감독을 하고.
율이의 시험지를 몰래 보는 채경. 그런 채경을 율은 쳐다보고.
그러다가 옆의 강현에게.
채경 -(낮게) 이강현. 이강현! 강현아~
그때 담임의 회초리가 책상을 두드리는 소리.
담임 -황태자비 마마. 그러니까 진작에 열공을 하셨어야죠. 에이그.
그때 울리는 종료 벨소리.
담임 -자, 그만.
-학교, 발레 연습실
발레 교수의 구령 아래 연습을 하고 있는 무용과 학생들.
-학교, 영화과
한 교실 앞에서 신, 인, 경, 환 모여서 장난치고 있다.
그때 옆 계단에서 올라오는 효린.
인 -효린아.
서로 쳐다보는 신과 효린.
효린 살짝 웃고 지나가고.
-학교, 교문 주차장
리무진 안에 타고 이어폰 꽂고 있는 신.
한 익위사 다가와.
익위사 -전하. 빈궁마마께서 어디에 계신지 못 찾고 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나오시길
기다리고 있었는데..찾을 수가 없습니다. 전화도 없으시고요..
신, 전화를 걸려다 그만둔다.
-학교 정문 앞
황태자비 익위사들이 채경이를 찾고 있고.
그 앞 트럭에서 채경과 친구들 떡볶이, 순대, 오뎅을 폭식하고 있다.
채경은 나름대로 변장 하고 있다.
채경 -크크. 완벽한 변장..역시 날 절대 못 알아보는군.
친구들 -(어이없고) 뭐야~
율(소리) -21세기 소녀!
채경 -(돌아보고)
친구들 -(서로 나름대로 단장하고)
채경 -아니 날 어떻게 알아봤지? 너 대단하다.
히숭 -다 같이 알아볼 수 있거든.
채경 -좌우당간, 일루와. 같이 떡볶이 먹자.
순영 -(히숭 밀치고) 이리 오셔요.
율 -(웃고)
채경 -얼른 먹어.
율 -(트럭 둘러보고)
채경 -왜? 지저분해서?
율 -아니 그게 아니고. 한번도 안 먹어 본거라서.
채경 -응? 아니 이런 황당한 청년이 있나? 궁중 떡볶이도 있잖아?
율 -이렇게 빨간 건 처음 봐.
히숭 -진짜 불쌍하시다. (이쑤시개에 떡볶이 꽂아 주며) 어여 드셔보셔요.
채경 -야, 같은 반 친구끼리 무슨 존대냐? 친구 먹어.
율 -친구를 먹다니?
다들 -(박장대소)
채경 -야, 애가 한국에 온지 얼마 안됐잖아.
율 떡볶이 먹어보고 매워하고 다들 즐겁고.
그러다 신군 먼저 떠나는 리무진 발견하고.
히숭, 순영 -황태자비 마마. 큰일 났어!
채경 -신군~ 너 혼자 가면 어떻해!!
그런 모습 오뎅국물 마시며 재밌게 바라보고.
-궁, 황후의 규방
규방 물건을 만들기 위한 천, 실바늘, 인두, 자수대..등이 갖춰진 전통 한식 규방.
최상궁 -사군자나 다도, 거문고, 해금 같은..미술, 음악 교육은 적극적으로 즐겨 하시나,
문제는..글공부 이옵니다.
아직 흥미를 느끼시지 못하시어 어려움이 많사옵니다.
황후 -아무리 그렇다 하여도, 아직 효경도 마치지 못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최상궁 -(고개 숙이며) 모든것이 제 불찰 이옵니다 마마.
황후 -앞으로는 정해진 분량을 마치지 못하면 시간을 넘기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마무릴 지어 마치도록 하게.
최상궁 -(다소 놀란 듯 이내) 예 마마. 분부 받잡겠사옵니다.
황후, 황제의 곤룡포에 붙일 '오조룡' 을 다시 수놓는다.
-궁, 파빌리온
채경, 해금 들고 신나서 들어오고.
테라스의 신을 발견하고 달려간다.
채경 -얘기 들었어? 오늘 궁에 울 엄마 아빠 오시는거?
신 -(책 읽으며 무심히) 그래?
채경 -그래서 하는 얘긴데 (효경 책 내밀며) 나 이거 예습하는거 좀 도와주라.
신 -(쳐다보면)
채경 -내가 한자를 너무 몰라서..오늘 이거 빨리 끝내야지 엄마 아빠 볼 수 있거든.
신 -(시계 보고 일어서며) 안돼겠는데. 서연당 주강 시간이야. 도서관에 가봐.
채경 -으~ 독한 놈. 그래. 나혼자서 자격갱생 한다 뭐!!
-궁, 황태후전
황제화 황후 나란히 앉아 있고. 가운데 황태후 온화하게 미소짓고 있다.
잔뜩 긴장한 아빠.
엄마는 이곳 저곳 둘러 본다.
황제 -진작에 부원군 내외분 모시고 상견례를 했어야 했는데 실례가 많았습니다.
아빠 -(긴장해서 덜덜 찻잔 든 채) 아 예..성은이 망극, 망극 하옵니다.
엄마 -바쁘신데 이렇게 불러 주셔서 영광 입니다.
제대로 가르치질 못해서..저희 딸 자식이 말썽이나 피우고 있는건 아닌지..
황태후 -그런 걱정일랑 놓으셔요. 좌충우돌이지만 용맹정진 하고 있습니다.
아빠 -(좋아라) 아~ 그거 다행입니다. 아 저 사실 우리아이가 공부를 좀 못해서 그렇지..
머리가 아주 좋거든요. 적응력도 아주 뛰어나거든요. 걘 비행기 사고가 나도
혼자 살아남고 사막에 똑 떨어져도 선인장으로 김치를 담글 아이입니다.
황태후 -(그 소리에 웃음 터지고)
황후 -예..천성이 지극히 낙천적인 아이인 듯 합니다.
황태후 -(웃음 참으며) 그 씩씩함의 비결이 뭔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아빠 -그 씩씩함의 비결은..아 그러니까..
엄마 -아, 모유를 먹였거든요. 그것도 5년씩이나요.
아빠 -아 예..씩씩하게 먹었습니다.
황태후 -(또 웃음 터지려다 참고)
-궁, 서연당 - 황태자비 공부방
전통 양식의 소박한 공부방.
앉은뱅이 책상에 앉아서 붓글씨를 쓰고 있는 채경.
두리번 거리다 옆의 핸드폰에 손을 슬쩍 가져가는데.
최상궁 -(엄한 얼굴) 빈궁마마. 교육중엔 손전화를 쓰셔선 아니 됩니다!
채경 -저기요..30분이나 지났걸랑요. 엄마 아빠 만나고 와서 다시 쓸게요.
최상궁 -그날 정해진 분량을 다 마치셔야 자리에서 일어나실 수 있습니다.
채경 -(실망)
최상궁 -황후마마의 엄명이시니, 명을 어길 수는 없사옵니다.
채경 -그럼 여기까지 빨리 쓰면 돼는거죠?
최상궁 -(고개 끄덕이고)
-궁, 접견실
엄마 잔뜩 신이 난 얼굴로 고객과 전화통화 하고.
아빠는 주위를 둘러보고.
아빠 -(시계 보며) 왜 이렇게 안와. 전화도 없고. 벌써 1시간이나 지났는데..
(의자에 누우며) 아, 이여사. 저 정말 딸 걱정도 안돼냐?
보험 실적 올린게 그렇게 좋아?
엄마 -당연히 좋지.
대한민국 보험 설계사 중에 황제 폐하 가입시킨 사람이 나 말고 또 있냐?
아빠 -캬~ 하긴 그래. 야 거 참 넉살 좋더라.
넌 아마도 죽은 사람 보험도 들게 할거다 아마. 아~ 대단해요!
엄마 -폐하 안색이 영 안좋으시던데..더 늦기 전에 드셔야지. 우리 그만 가자.
(일어나며) 나 회사 들어가봐야 해.
아빠 -아, 가긴 어딜 가. 저기 우리가.. 채경이 만나러 갈까?
엄마 -교육중이래잖아. 가~ 그게 애 도와주는거야. 강하게 키워야지.
아빠 -그래도 너무 보고싶은데 우리 공주님.
엄마 -다음주에 보내주신데잖아. 그때 보면 됮.
아빠 -아 잠깐만. (쪽지 쓰고)
엄마 -아우 늦어 죽겠는데.
-궁, 파빌리온
달려 들어오는 채경. 천, 방나인 뒤 따르며.
방나인 -빈궁마마! 뛰셔서는 아니되옵니다.
채경 -잠깐만이요. 선물만 가지고 나올게요. (방으로 들어가 선물 가지고 나오고)
천나인 -황후마마께서 아시면 큰 일 납니다.
채경 -비밀로 하면 돼죠. 쉿!
-궁, 접견실
채경 선물 들고 뛰어 들어오고.
채경 -엄마, 아빠.
아무도 없는 접견실.
테이블엔 분홍 보따리가 올려져 있고.
아빠가 쓴 쪽지를 보는 채경.
보자기를 펴쳐보면 채겨이 좋아하는 김치가 들어있고.
앉아서 울먹이는 채경.
채경 -아, 뭐야. 그냥 가면 어떻해. 전화라도 하고 가야지.
(이내 울음 쏟아내고) 상궁 언니들은 전화도 못쓰게 하고..
글 더 쓰라고 하고..잉..보고싶어 죽겠는데..아~ 몰라 몰라. 엄마 아빠 나뻐.
-궁, 접견실 앞
채경 접견실에서 힘없이 나오고.
접견실을 향해 수행원과 걸어오던 신.
그냥 지나치는 채경.
채경 -(그러다 멈춰) 사위가 도대체 뭐야? 딸 보러온 엄마 아빠를 그냥 보내 버리고.(울먹)
맨날 폼만 잡고. (훌쩍) 엄마 아빠 보고 싶어 죽겠는데.
신 -(그런 채경 말 없이 보고)
수행원 -먼저 떠나신지 전하께서도 모르셨습니다 마마.
채경 -(눈물 닦고 보는)
수행원 -전하께서는 오히려 마마께서 불편하실지도 모르니까 편안하게 얘길 나누시게
한 다음 가보자고 하셔서 이제야 모시고 오는 길입니다 마마.
채경 -(미안하고)
신 -(맘 안좋은 표정) 쓸떼 없는 소리 말고 다음 일정이나 말해줘요.
(수행원이 들고 있는 선물 바라보며) 그건 김내관께서 직접 댁으로 보내도록 하세요.
수행원 -예 전하.
채경 -다음 일정이 뭔데요?
-궁, 황태자전
문앞에서 쭈빗거리다 들어오는 채경.
의자에 앉아 이어폰 꽂고 책 보는.
채경 -(신에게) 저기..야~
신 -...
채경 -(다가와 알프레도 만지며 앉는다)
신 -(콧노래까지 부른다)
채경 -치, 그 놈의 왕자병.
(살짝 망설이다) 아직도 민효린을 좋아해?
신 -...
채경 -우리집에서 끝까지 사양하거나 해서 그래서 결국 우리가 결혼하지 못했더라면..
넌 어떻게든 그 애랑 결혼했겠지? 니가 정말로 좋아하는 애니까.
신 -...
채경 -그렇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겠지.
신 -...
채경 -내가 방해꾼이 된거 같아서 그 애한테 웬지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그치만..니가 그 애랑 결혼했을거란 생각을 하면..그건 또 기분나뻐.
이상하지 나.
신 -(이내 고개들어 책 닫고) 화장실.
채경 -(나가는 신 바라보고 신이 앉았던 자리로 가 cdp 살피고) 도대체 무슨 음악을 듣는거야?
어? 씨디가 없잖아! 라디오 기능도 없고. 도대체 뭘 들은거야?
헉! 설마 내 얘기 다 들은거야? 아 어떻해. 미치겠네. (뛰쳐 나가려는데)
신 -어디 가는거야?
채경 -아무것도..(뛰쳐 나가고)
신 -(그런 채경 말 없이 쳐다보고)
-궁, 황태자비전
뛰어 들어와 문 닫고 서서.
채경 -어우..쪽팔려. 어떻해. 으아아~
-강현이의 방
강현 -아 참. 니가 한 얘기를 다 듣고도 못 들은척 했다는거야?
-궁, 황태자비전
채경 -미치겠다. 야 저자식 표정이 들은게 틀림 없다니깐.
나 어쩜 좋아. 아냐 못 들었을 수도 있어. 아니야..나 보고 피식 웃은게 들은게 분명해.
그치만..나 너 좋아해. 이렇게 직접 고백한 것도 아닌데 뭐.
-강현이의 방
강현 -바보. 그 말이 그 말이지.
-궁, 황태자비전
채경 -그..그런가?
-강현이의 방
강현 -너, 정말 좋아하게 된거구나?
-궁, 황태자비전
채경 -...(쑥쓸)
-강현이의 방
강현 -아이그..어째서리 내가 보고 있는 책 주인공하고 똑같냐 그래..(팔에 안겨 있는 책 -
백만장자와의 정략결혼) 어째서 정략결혼이나 계약결혼 하는 것들은 왜 꼭 사랑에
빠지는 거냐고 으!!
-궁, 파빌리온 - 테라스
벤치에 앉아 있는 채경.
생각에 괴로워 하고 있는데 다가오는 율.
채경 -(반가움과 웬일?)
율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채경 -태후전에 문후 왔구나?
율 -아 참. 오늘에야 알았는데..신이 생일이 다음주라며?
채경 -잉? 생일?
율 -아직 모르고 있는거야? 제주도에 있는 황실 리조트에서 파티한다고..
꼭 참석해 달라던데..
채경 -?
율 -뭐야? 황태자비가 그런것도 모르고 있고..
채경 -(울상)
-제주도 황실 리조트 전경
바다가 어귀에 펼쳐진 소박하면서도 격조 있는 황실 리조트.
-제주도 황실 리조트 - 야외 홀
바다가 보이는 홀. 연못과 야자수가 이국적인 가운데 여러면의 젊은 남녀들.
익위사가 홀 입구에 도열하고 안으로 들어온 신.
신이 먼저 들어 오면 모두 일어나 박수. 뒤늦게 들어오는 채경.
한명 한명 악수하며 인사하는 신.
채경도 어색하게 따라 인사하고.
그들을 바라보는 율. 그러다 채경 율 발견하고 좋아하고.
신은 인, 경, 환 에게 다가가고.
인 -왔어?
경 -오 멋진데?
인 -맘에 드냐?
경 -야 올해는 두배로 신경 좀 썼다.
야, 근데 효린이 어디갔지?
채경 -(뒤에서 그 말에 신경 쓰이고)
인 -글쎄..
경 -아 저기 오네.
신 -(돌아보고)
채경 -(그런 신 시선 따라가고)
입구에 서 있는 화려한 드레스 차림의 효린.
채경 불안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신도 바라보고.
들어오는 효린을 다들 쳐다보고.
효린 -생일 감축 드리옵니다. 황태자비 마마. (손 내밀고)
신 -(주춤하다 악수 하고)
효린 -(그러다 채경 보고 목인사)
채경 -(인사)
율 -(그런 모습 멀리서 바라보고)
-제주도 황실 리조트 정원
야외 홀엔 10여명의 정장 남녀들.
화려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음료를 들고.
인, 경, 환, 효린 모여 대화 나누고.
그러다 경, 신에게 다가가고.
채경과 율은 같이 대화하고.
채경 -근데 다들 누구셔?
율 -아..종친회 애들이랑 신이 친구들. 주로 승마 클럽 멤버들일거야..
채경 -아..그렇구나. (효린쪽을 바라보며) 쟤도 승마 클럽이야?
율 -아.. 저 친구는 신이가 작년에 클럽에 데리고 왔다고 하던데.
채경 -그랬..구나..민효린 쟤..우리 학교에서 얼짱이다?
율 -얼짱?
채경 -얼굴이 짱이라구..얼굴이 예쁘다고..제일 예쁘다고.
율 -아..그게 얼짱이구나.
채경 -배움의 길은 요원하구나 율군.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
율 -(웃으며) 21세기 소녀. 제법인데?
(벨소리 울리고) 잠깐만. 어, 화영씨. 어~
채경 -(수상히 쳐다보고)
-요가 센터
인테리어 마감 공사가 환창인 요가 센터.
요가 물품을 옮기는 사람들.
사람들 사이를 오가며 율과 통화중이다.
화영 -잘 도착하셨어? 차는 안막혔고? 음..인테리어 마감준비 하느라고 정신없지..
어..아니야 거의 다 끝나가..어..거기, 단다는 왼쪽방으로 가시구요 매트랑 브릭은
이쪽으로 방으로 오세요.
그때 들어오는 최국장.
화영 -응..어, 최국장님! 어, 율아, 손님 오셨어.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 어어 그래~ (끊고)
최국장 -오픈 준비는 잘 되가십니까?
화영 -(미소 지으며) 준비랄거까지 있나요? 고양이 이마만한 곳인데.
최국장 -고양이 이마가 이만하면은 도대체 그 고양이 얼마나 큰 겁니까?
(둘러보더니) 어이구 고양이 이마가 작긴 작습니다? 허허허.
너스레 떠는 최국장 보면서 고양이 같은 미소 짓는 화영.
-요가 센터 - 다실
아무도 없는 정적이고 고요한 센터.
차 따르는 소리만 흐르고.
아로마 향 피어오르는 가운데 최국장에게 찻잔을 건네고.
최국장 -영국에서 익히 보셨으니까 잘 아실 겁니다.
날이면 날마다 쏟아 지는게 왕실 소식이고 스캔들입니다.
왕위 계승자는 찰스 왕세자지만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이 왕이 됐으면 좋겠다..
이게 영국 여론 아닙니까? 사람 하나 죽이고 살리는게 언론과 여론에 달린 세상입니다.
화영 -(무심한 얼굴로 차 마시고)
최국장 -21세기 구중궁궐에서 드러나게 암투를 벌 일 수도 없는 일이고 중요한건 언론과
여론을 어떻게 이용하느냐 하는거에요. 그야말로 진정한 현대전의 의미라고 봅니다 저는.
화영 -구체적인 계획 같은거 있으신가요?
최국장 -이미, 작전 계시 했습니다.
화영 -(말 없이 차 마시고)
-제주도 황실 리조트 정문 입구
황태자 익위사와 경호원들.
삼엄한 경비 속 일일이 검문 검색 받으며 음식 재료와 음료수 박스를 싣고 가는 용역들.
그 중 박스를 수상한 사람들.
서로 눈빛 나누며 안으로 들어가고.
들어와서 박스에서 카메라를 꺼내는데.
-제주도 황실 리조트 야외 홀
채경 접시에 뷔페 음식 담느라 여념이 없다.
같은 음식을 뜨려던 채경과 효린.
채경 -어, 죄송합니다. (보면 효린) 어머.
효린 -(살짝 미소)
(율 보고) 오랜만이다.
율 -(미소 지으며) 응. 아깐 사람들이 많아서 인사 제대로 못했어.
효린 -괜찮아.
(채경에게) 궁 생활은.. 할만하세요? 황태자비 마마..
채경 -네? 뭐 그냥..
효린 -(살짝 미소 그러다 채경의 접시 보고)
가득 음식이 담긴 채경의 접시.
효린의 것과 비교되고.
채경은 접시를 가리려 하고.
채경, 음식 가지고 테이블에 앉으면.
신 옆에 앉은 효린 신에게 디저트 접시 내밀고.
그런 모습 안좋은 표정으로 보고.
율이는 채경의 표정 살피다.
율 -이거 다 먹을 수 있겠어?
신 -(그 말에 칵테일 마시다 주춤 하고)
채경 -어..
효린 -녹차 케익이네..신아 먹어봐.
율 -(채경 쳐다보고)
채경 -(표졍 안 좋다)
-제주도 황실 리조트 일각
야자수 뒤에서 야외 홀 파티장을 살피는 어떤 시선.
보면 강현과 히숭 순영.
나름 꾸며 입은 옷에 커다란 배낭을 멘 모습. 풀잎으로 위장했다.
순영 -근데 넘어오기 너무 힘드오. 완전 짐승 다 됐소.
히숭 -저길 보시오.
신이 앉은 테이블.
신이 일어서 잔을 들고 건배 하려는데.
히숭 -완전 영화속 장면이오.
다들 -우아~
히숭 -헛 저 저기! (옆 강현 조용하라고 히숭 때리고)
저기 외계 왕자 아니요..(율 가리키고)
다들 -어디~
히숭 -저기~
강현 -어, 쟤가 여기 왜 있지?
순영 -맞소. 효열 황태자. 완전 판박이요. 그 아들이 틀림 없소.
히숭 -어쩐지 처음 봤을때 부터 그냥 평민은 아니라 했소.
강현 -(흥분) 그런 쟤가 진짜 왕자 였던 거야?
(소리) -거기 누구야!!
도망가는 강현, 히숭 순영.
그때 풀숲에서 나오는 파파라치들.
파티 장면을 카메라에 담고.
-제주도 황실 리조트 야외 홀
스탠딩 파티에 이숙한 사람들.
음료를 들고 뻣뻣하게 서 있는 채경.
그 모습 바라보는 율.
율 -(다가와) 괜찮아. 금방 익숙해 질거야.
채경 -(끄덕 웃고) 근데 신군은 어디갔어? 안보이네?
율 -너한테 말 안했어? 피곤한지 스파에서 잠깐 쉬다 오겠다던데.
채경 -스파?
경 -율아~ 아니, 저기 종친들이 너 찾는데..
율 -어, 그래? 채경아 잠깐만..
채경 홀로 남겨지면 인, 경, 환 둘러싸고.
경(영어) -즐거운 시간 되고 계신가? 황태자비마마. (다들 웃고)
채경 -(갑자스런 영어에 당황 스럽고 뒤로 물러서려는데)
인(영어) -즐겁긴, 완전 꽝이다. 주인공은 보이지도 않고.
경(영어) -그러게 말이다. 아주 졸려 돌아가시겠다. 어디 환갑잔치 하냐.
채경 -(기죽어서) 대체 뭐라고 그러는거야..
효린(영어) -너희들 지금 뭐하는 거야?
채경 -(쳐다보고)
효린(영어) -우..이런 식으로 사람 바보 만들면 재미있니?
다들 -(웃고)
채경 -(어색하게 웃고)
경(영어) -응. 무척 매우 재미있어.
채경 -(아니꼽게 보며) 이것들이..계속 알아듣지 못하는 잉글리를?
경(영어) -같은 질문을 한번 더 하겠다.
즐거운 시간되고 있는가? 황태자비마마.
채경 -(이내 결심한 듯 콩글리) 오케이 땡큐! (크게) 오케이 땡큐! 아우~ 뷰리풀 파티~
(경에게 쥬스 잔 내밀며) 유 드링킹 쥬스?
다들 -(어이 없다는 듯 웃고)
-제주도 황실 리조트 스파
바다가 보이는 개인 풀.
혼자 물 속에 앉아 있는 신.
다가오는 율.
율 -채경이가 찾던데.. (물 속으로 들어오며) 여기 있는다는 말 왜 안했어?
오늘 첫 파틴데 같이 있어줘야지.
신, 풀장에서 나와 옆에 있는 샤워기로 가 물을 틀고
맞으며 율의 말을 되새긴다.
율(소리) -너는 황태자고 걔는 황태자비야.
오늘같은 날 같이 있는건 당연하잖아.
-제주도 황실 리조트 경비실
붙들려와 있는 채경의 친구들. 어딘가 전화를 걸고 있는 익위사들.
익위사 -본인들은 빈궁마마 친구들이라고 주장하는데 아직 신원 확인이 안돼고 있습니다.
네..네 알겠습니다.
익위사 -거기서 뭘 보고 있었어?
순영 -우리가 누군지 아시오?
히숭 순영 -(일어나) 우리는 싱숭 생숭 입니다!
순영 -난 싱숭.
히숭 -난 생숭.
히숭 순영 -우리는 싱숭 생숭 입니다!
순영 -이래도 우리가 누군지 모르시오?
히숭 -좀 믿어 주시오. 우린 황태자비마마하고 아주 절친한 친구 사이란 말이오~
익위사 -(난감)
그때 채경과 익위사들 함께 들어오고.
채경 -야들아!!
다들 너무 좋아 난리고.
율 들어와 흐뭇하게 바라보고.
채경 -니들 학원 튕겼지?
히숭 -왕자님 생신이신데 지금 학원 따위가 문제요?
채경 -제주도까지 어떻게 알고 온거야?
순영 -으잉~ 항실 매니아인 우리를 뭘로 아는거요? 황실 리조트 위치는 기본이요.
히숭 -적금 깨서 비행기 타고 왔어. 우린 완전 개털이요.
채경 -(강현이 바라보면)
강현 -(뜨끔) 난..애들이 극성이라 따라왔어. 내키진 않지만..
히숭 -거짓말이요.
율 -이제 가봐야 하지 않아? 다들 기다릴텐데..선물 증정식에 황태자비가 빠질 순 없잖아.
채경 -그래..고마워.
다들 -(일어나려는 채경 막고)
율 -친구들도 데리고 가지 뭐.
채경 -그래도 될까?
율 -안될게 뭐있어..같은 학교 친구들인데.
다들 -(좋아하고)
강현 -근데 쟤 왕자 맞지?
채경 -아니..그거 어떻게 알았어? 비밀인데?
순영 -우린 황폐!
히숭 -우리 황실 폐인 아니요!
-선물 증정식
수북히 쌓여진 신이의 생일 선물.
상궁 -민효린씨께서 선물하신 겁니다. (상자 안에 든 새로운 모델 mp3)
경 -우아~ mp3네. 이번에 새로 나온 모델이구나. 되게 좋아 보인다.
신 -(살펴보고) 고맙다.
효린 -(당당하게 미소)
상궁이 또 다른 상자를 내밀면.
그 안에 든 알록달록 색이 칠해진 정체 불명의 신발.
신이 그 운동화를 빼내 보면.
인 -이거 뭐야?
경 -우리 학교 실내화랑 같은 디자인이네?
채경 -어, 그거 내 선물이야.
실내화를 리폼 디자인 한 건데, 궁 전통 문양을 넣어 봤어.
신 옆에 서 있던 인, 경, 환..선물 뭐냐는 식으로 술렁이고.
채경 옆에 서있는 순영 히숭 걱정스레 쳐다보고.
율과 강현 그렇게 말하는 신의 친구들 기분 나쁘다는 듯 쳐다보고.
경 -야, 신. 신을 신어 보게나.
인, 환, 효린 비웃는 웃고.
채경 민망한 듯 바라보고.
신, 말없이 운동화를 들고 요리조리 살펴 보는데..싫지 않는 듯.
-제주도 황실 리조트 일각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채경. 약간 시무룩.
강현 다가오고.
강현 -채경아..
채경 -(일어서 가고)
알았어 내가 한번 얘기 해 볼게.
순영 -황태자비가 쪼잔하게 그깟 리폼 실내화가 뭐요?
히숭 -그렇소. 아깐 내 얼굴이 다 확끈 거렸소. 아이 챙피해 챙피해 챙피해!!
채경 -내가 그거 만드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꼭 돈을 발라야 좋은 선물이냐?
선물에 정성이 들어가야지.
히숭 -닥치고 앞장 서시오.
순영 -그렇소. 황태자 전하께 우리 선물을 빨리 드려야 하고.
채경 -으유!!
저만치 정원에 놓인 카우치 몇 개.
누워있는 신.
내키지 않는 채경.
성큼 걸어가서 신 옆의 빈 카우치에 앉으며.
채경 -내 친구들이 신군 선물 준비했대.
강현, 히숭, 순영 신군 앞에 선물 들고 서 있고.
신 이어폰 꽂고 말하는 채경 바라보고.
채경 -니 팬클럽 회원이래. 5살 때부터 너 좋아했대.
순영 -예 마마. 진정 이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또 기다렸사옵니다.
히숭 -제 손을 잡아 주신다면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신 -(이어폰 빼며) 뭐라고?
채경의 친구들 뜨악하고 채경은 무안한 표정.
그때 다가오는 인, 경, 환, 효린.
경 -거기 효린이 자리거든.
인 -거기 니 자리 아니거든요 황태자비마마.
채경 -(무슨 소린가 주위 둘러보면 효린의 옷 깔고 있다) 미안. 빈 자린줄 알았어.
(옷 털면 인이 뺏어 가고)
경 -지하철 자리 앉듯이 그냥 뭉개는 거. 완전 아줌마 스타일이시네.
뻘쭘하기 그지없는 채경. 쟤네 뭐냐 하는 표정의 강현, 히숭, 순영.
아무 말 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이 모든 장면을 가만히 지켜보는 신.
이내 다시 이어폰 꽂고 눈 감아 버리고.
-제주도 황실 리조트 야외 홀
시간은 밤.
연못가에 발을 담그고 빙 둘러앉은 채경과 강현, 히숭, 순영.
순영 -(경 흉내내며) 거기 효린이 자리거든! 어이 상실이요.
히숭 -(인 흉내) 거기 니 자리 아냐! 완전 즐똥이오.
채경 -(시무룩 표정으로 물장구만 치고)
강현 -우리두 바보지만, (채경보고) 너 바보냐?
니가 캔디냐고? 왜 착한 척하고 지렁이야.
채경 -착한 척 하는게 아니라..
강현 -그게 아니면?
채경 -설정 상 민효린이 악역이지만..사실..진짜 악역은 나야.
순영 -(놀라며) 아니 그게 무슨 소리요!
히숭 -어째서, 황태자비마마가 악역이란 말이오?
채경 -(생각없이) 신군 원래 여친이 민효린이잖아. 청혼도 받았는데..
강현 -(놀라서) 그게 무슨 소리야? 청혼이라니? 황태자가? 민..효린 한테??
채경 -(놀라서 입 막으며) 앗. 아니..그게 아니구..
(곤란) 좌우당간, 민효린이 신군을 너무 잘 알잖아.
걔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기분인지..난 당최 아는게 암것두 없는데..
순영 -그건 그렇소. 오늘 가만 보니 두 사람 썩..잘 어울리오.
히숭 -내가 봐도 그렇소.
채경 -거 봐. 그 사이에 꼈으니까 내가 악역이지.
그래서 내가 큰 맘 먹고..(주먹 불끈) 봐주는 거야.
히숭 -듣고 보니 맞는 말인거 같소. 당신이 악역이요. (웃고)
율은 소리없이 다가와 뒤에 있는 그네에 앉고.
율 -21세기 소녀와 친구들. 왜 그렇게 우울해? 파티가 재미 없어?
강현, 히숭, 순영 웃으면서 율을 쳐다보는데 채경은 여전히 시무룩 물장구만 치고.
그런 채경을 보고 율 조용히 다가와 살짝 연못으로 민다.
채경 -으악! 뭐야 율군!!
채경의 친구들 같이 웃고.
채경 -재밌어 니들? (친구들을 연못으로 모두 끌어 들이고)
-제주도 황실 리조트 정원
인, 경, 환 각자의 카우치에 누운 채 잠이 들어 있고.
옆 카우치의 신, 저만치 연못에 빠져 물장난 하는 채경을 보다 상자 속 실내화를
보는데..
(회상) 학교 복도에서 신과 채경이 부딪혀 들고있던 물통이 신의 실내화에 쏟아지고.
그러다 실내화를 신어보는데..그때 다가온 효린.
신 옆에 앉아 자신이 선물한 mp3만지며.
효린 -들어 봤어?
신 -아직.
효린 -이거 동영상도 된다.
자신의 귀에 이어폰 꽂고 다른 쪽은 신의 귀에 꽂으려는데 신 주춤하고.
둘이 다정히 앉아 같이 음악을 듣고 이 모습을 파파라치가 카메라에 담는데.
-궁, 파빌리온
채경 -제주도에 처음 가본건데 당일로 오는게 어딨냐?
12시가 땡 치면 마차는 호박되고 신데렐라는 재투성이가 되냐?
신 -야, 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 잊었나 본데 아침 문안 여쭙는게 우리 일과중에
가장 중요한 일이야.
채경 -아씨..아침 문안 깜박했다. 낼 일요일인데 늦잠도 못자네.
신 -(그런 채경 바라보다 방으로 들어가고)
채경 -내일은 진짜 늦잠 자면 안돼니까 아예 안자야겠다. (불끈)
-궁, 황태자전
침대에 누워있는 신 잠은 안오고.
일어나 효린이 선물한 상자 열어 보고.
선물 집어 올리다 목걸이 하나가 떨어지고.
-제주도 황실 리조트 효린의 방
창가에 앉아 발레 책 보다 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빠지고.
-제주도 황실 리조트 율의 방
침대에 앉아 있다 창가로 다가와 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빠지고.
-궁, 황태자비전
채경도 잠 못이루고 문에 서성이는데.
그러다 침대에 앉아 시간 때우고.
문득 신이의 방쪽을 본다.
역시 신도 잠을 못이루고 의자에 앉아 있는데.
제5회 - 끝
.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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