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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의 왕비 1

[주제곡]

 

[비장한 음악]

 

(아낙1) 아휴가엾어서 어쩌누

 

그래도 한때는 왕비마마셨는데

 

(아낙2) 왕비는 무슨

 

꼴랑 열흘도 못 채우고 쫓겨난걸 [여자1이 만류한다]

 

[웅성거리는 소리]

 

(채경아버지

 

[울먹이며아버지아버지

 

엄마어머니

 

어머... 어머니

 

[채경이 흐느낀다]

 

아버지어머니 [오열한다]

 

[강조하는 효과음]

 

채경아

 

[채경의 슬픈 숨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채경이 흐느낀다]

 

[채경의 떨리는 숨소리]

 

당신을 죽였어야 했어

 

(집행관폐비 신씨의 형을 집행하라

 

(채경다시 태어나면

 

절대 만나지 않겠습니다

 

전하

 

[장엄한 음악]

 

[해설연산 5

 

이융은

 

자신과 대립하던 정치 세력을 대대적으로 숙청하여

 

왕권을 안정시켰다

 

그러나 얼마 후

 

전국에 심한 가뭄이 들어 융을 분노하게 하였으니

 

천재지변은 예로부터

 

군주가 부덕한 탓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고조되는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경쾌한 음악]

 

(어린 역올 때가 됐는데

 

(시종대군마마부디 내려오십시오 위험하십니다

 

[시종이 어린 역을 만류한다] (어린 역시간이 다 됐는데...

 

[어린 석희와 광오의 거친 숨소리]

 

(어린 역왔다

 

[시종들이 놀라 질겁한다]

 

[어린 석희와 광오의 거친 숨소리]

 

[어린 석희가 숨을 몰아쉰다]

 

(어린 석희됐습니까?

 

(어린 역얼른빨리

 

(어린 광오설명을 해주셔야지요

 

이거 잡아 오느라고 혼났습니다요

 

이거라니우리 용님께

 

(어린 역빨리 일어나빨리경건하게

 

[어린 석희와 광오의 지친 신음]

 

(어린 역도롱뇽아도롱뇽아

 

[시종들이 같이 읊조린다구름을 일으키고

 

안개를 토하여 비를 펑펑 쏟아지게 하라

 

그럼 너희들을 놓아주겠다

 

뭐 해안 해?

 

- (어린 역 - (어린 석희...

 

[다 같이도롱뇽아도롱뇽아

 

구름을 일으키고 안개를 토하여

 

[불길한 음악비를 펑펑 쏟아지게 하라

 

도롱뇽아도롱뇽아

 

구름을 일으키고 안개를 토하여

 

비를 펑펑 쏟아지게 하라

 

그럼 너희들을 놓아주겠다

 

도롱뇽아도롱뇽아

 

[어린 석희의 놀란 숨소리]

 

형님

 

전하조회 가시는 길이시옵니까?

 

그래

 

재밌게 놀거라 - 이건 노는 게 아니라...

 

[고조되는 음악]

 

(내관) [큰 소리로주상 전하 입시요

 

[징이 크게 울린다] (대신들주상 전하를 뵈옵니다

 

[북이 둥둥 울린다]

 

(내관) [큰 소리로국궁, 4

 

 

평신

 

(수근각 아문의 대신들은 국정 보고를 시작하시오

 

[김 내관이 두루마리를 푼다]

 

호조참의 성희안 아뢰옵니다

 

호적식년을 맞아 백성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엄숙한 음악호적대장 개편 작업을 시작...

 

[융이 두루마리를 펄럭인다]

 

(자광병조정랑 유자광 아뢰옵니다

 

변경을 침입한 여진족을 모두 소탕하였다는 장계가 방금...

 

(순정예조참판 유순정이옵니다

 

유능한 문신들에게 휴가를 주어

 

총 열일곱 명의 문신에게 사가독서를 허하였사...

 

[옅은 한숨]

 

[긴장되는 음악]

 

대체 경들은

 

뭐 하는 사람들이오?

 

(멀쩡한 편전을 두고 내 이 뜰에서

 

상참의를 진행하라 했을 땐!

 

이 뜨거운 햇볕에

 

경들의 이마와 등이

 

땀범벅이 되고 있을 때

 

경들은

 

이 햇빛에 말라 비틀어져 가는 농작물들과

 

허기진 백성을 떠올렸어야 했소

 

(대신들송구하옵니다전하

 

동네 코흘리개들도 삼삼오오 모여 기우제를 지내는 판국에

 

일국의 대신들이 그저 '송구하옵니다'뿐이라니

 

(대신들송구하옵니다

 

예로부터

 

천재지변은 왕이 부덕한 탓이라고 했소

 

만사가 좋다 한들 가뭄이 이 지경이면!

 

모두가

 

과인의 부덕을 떠들어댈 것이오물론

 

경들 또한 마찬가지겠지

 

(대신들천부당만부당하옵니다

 

잘 들으시오!

 

(과인은

 

과인과 내 나라 조선에 대해 그 어떤 헛소리도 용납하지 않겠소

 

하니!

 

이 가뭄을 해결할 때까지

 

여기서

 

꼼짝들 마시오

 

도류경은 명색이 소격서의 제조 아니오

 

하늘의 뜻을 살피어

 

과인이 천재지변 따위 신경 쓰지 않게 미리 조치를 취했어야지

 

송구하옵니다전하

 

가뭄은 음기가 부족해 생기는 현상이라

 

양기가 강한 남문을 닫고

 

- (사홍북문을 열어놨으며... - (그 음기니양기니

 

그깟 기 싸움 말고

 

보다 현실적인 방도는 없는 것이오?

 

전하전하께서 친히

 

선농단과 사직단에

 

기우제를 지내시는 것이 좋을 듯하옵니다

 

과인이 친히 하늘에 아부를 떨란 말씀이시오?

 

지친 민심을 위무하시고

 

하늘에 정성을 보일 수 있을 것이옵니다

 

또요?

 

(원종관상감 명과학 교수의 말로는

 

심한 가뭄 때는 왕실의 가례가 도움이 된다 하였사옵니다

 

이참에 진성대군의 가례를 치르는 것이 어떠하올는지요

 

[의미심장한 음악]

 

(원종부부의 연을 맞아 왕실에 음의 기운을 더하시고

 

음양의 조화를 이루시는 거지요

 

[융의 깊은 한숨]

 

과인의 아우가

 

벌써 혼인할 때가 되었소?

 

경이

 

진성대군의 장인이 돼주겠소?

 

[고조되는 음악]

 

전하

 

거창 본가에 꽁꽁 숨겨둔 여식이 있지 않소

 

내로라하는 세도가에서 수차례 혼담을 넣었지만

 

모두 거절했다지

 

(설마

 

과인의 혼담도 거절할 것이오?

 

[휘파람 소리]

 

(사내1) 그칸다고 저놈이 며칠째 못 누던 똥을 누겠노?

 

(아낙함 기다리 봐라

 

우리 채경 아기씨 휘파람 소리는

 

지나가던 똥개도 멈추게 한다 아이가

 

[소 울음소리]

 

[사람들 놀라며 기뻐한다]

 

[밝은 음악] (소녀똥을 쌌어요똥을

 

[사람들의 환호성]

 

(소녀성공이다성공

 

(아낙아기씨후딱 나오이소

 

[사내1의 놀란 신음] (아낙똥 쌌다똥 쌌어

 

우리 소똥이 똥 쌌다

 

[웅성거리는 소리] (사내2) 신기하네정말

 

아이구세상에 살다보니 정말... [웅성거리는 소리]

 

(사내1) 진짜 싸네어이쿠

 

(어린 채경여여여여기다려 보이소

 

아저씨소똥이랑 말똥은 억수로 독해 갖고

 

작물에 바로 뿌려뿌면 작물이 바로 다 죽는 거 알지요?

 

어어암요헤헤

 

아아귀찮다고 농부들한테 냅다 똥만 퍼질러주고 가지 말고

 

거름통에 낙엽이나 톱밥 같은 거 깔고

 

(어린 채경똥 넣고 톱밥 깔고 똥 넣고

 

계속 그렇게 포개 갖고

 

석 달은 푹 삭히라고 제대로 알려주이소

 

아아알겠십니다 [어린 채경의 당부하는 숨소리]

 

[킁킁댄다]

 

아이유모한테 또 한소리 듣겄네

 

(아낙아유아기씨 아기씨아기씨아이구

 

아야어서 아기씨께 '감사합니다인사드려야제

 

아기씨 덕분에 우리 소똥이 변비도 고치고

 

쌀값도 벌었다 아이가

 

억수로 감사합니데이아기씨

 

우리 동무 아이가내 간데이

 

[어린 채경이 헐떡인다]

 

(어린 채경그런데 거름만 퍼 넣는다고 될 일이가

 

[당황한 숨소리]

 

[뒤늦게 깨닫는 신음]

 

봐라아기씨가 내 때문에 도와준 기다동무라꼬

 

니랑 저 귀한 아기씨가 어째 동무가 되노아이구

 

아기씨가 저렇게 말해도 함부로 굴면 큰일 난데이?

 

(아낙예의 갖춰라알았나?

 

(소녀귀하긴 무슨

 

엄마가 그캤잖아

 

채경 아기씨는 미운 오리 새끼라꼬

 

[쓸쓸한 음악] (소녀집에서 내놓은 자식이라꼬

 

불쌍하니까 잘해드리라꼬

 

- (아낙아이구시끄럽다 고마 - 안 그럼

 

다른 식구들은 다 한양 가서 떵떵거리면서 사는데

 

(소녀채경이 아기씨는 혼자 여 촌구석에서

 

유모랑 살게 놔두겠냐고

 

완전 애물단지라 캤나안 캤나?

 

(아낙) [더듬으며내가 언제 그카드노

 

야가 생사람 잡네

 

(소녀엄마는 진짜 맨날 한 입으로 두말할 끼가

 

배고프다밥이나 도

 

(아낙아이구밥 좀 니가 찾아 무라

 

[하인의 힘주는 신음] (유모고생 많았지요?

 

[하인의 수긍하는 신음쪼매만 기다리소

 

(하인아이구덥다

 

[발랄한 음악] (어린 채경유모한양에서 왔제?

 

(유모아이구아기씨 또 몰골이 이기...

 

(하인아기씨

 

(수근한양에 오는 것은 안 된다

 

거창 집에 있거라 우리가 곧 내려가마

 

왜 맨날 안 된다 카노

 

아유인자 그만 포기하이소

 

(유모한양에 뭐 꿀 발라놨는겨

 

(어린 채경유모내는 왜 태어났노?

 

아니왜 낳았노?

 

이 촌구석에 박아둘 거면서 뭐 할라꼬 낳았나 말이다

 

오데예무슨 말씀을 그리 하시는교

 

[투정 부리듯그라믄

 

그라니까 그기...

 

[하인의 깊은 한숨] (유모...

 

- (유모뭐 하노푹푹 안 먹고 - (하인어어

 

- (유모편식합니까 - (하인아니아니

 

[하인이 후루룩 국을 마신다]

 

- (유모그라고 - (하인?

 

(유모이거는 대감마님께 단디 전해주이소

 

억수로 중요한 겁니데이 [하인의 수긍하는 신음]

 

(유모뭐 합니까아기씨는 퍼뜩 안 가고

 

언능 퍼뜩 가입시데이

 

가입시데이가입시데이 어유이게 무슨 냄새고

 

똥 밟았십니까?

 

(권씨채경이를요?

 

[근심스러운 숨소리]

 

거창에 꽁꽁 숨겨놓은 것도 다 소용이 없게 됐잖습니까

 

[수근의 옅은 한숨]

 

(권씨그냥 왕실 사람이래도 피해야 할 판국에

 

진성대군이라니요

 

[경쾌한 음악] [어린 역이 손톱을 튕긴다]

 

어쩌자고 그런 쓸데없는 일을 한 것이냐

 

그것이 어찌

 

쓸데없는 일이옵니까

 

남들 이목이 있는 곳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 아무것도 보지 말라듣지 말라

 

알고 있사옵니다

 

역아

 

그렇다고 아우가 형님을 위해

 

그 정도 작은 정성 하나 못 보탠단 말이옵니까?

 

기우제는 나랏일이다

 

임금의 일이지 네 일이 아니야

 

기우제는...

 

백성의 일이기도 합니다 - 네가 그냥 백성이더냐?

 

정 그렇게 주상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면

 

차라리 계집애처럼 뜨개질이나 해서 선물하거라

 

하면 소자

 

뜨개질 실 사러 가겠사옵니다

 

[문이 드르륵 닫힌다] [깊은 한숨]

 

[부드러운 음악]

 

(꼬마 역형님

 

(어린 융아이구우리 똥강아지야

 

(꼬마 역도롱뇽아도롱뇽아

 

구름을...

 

구름을...

 

일으키고

 

일으키고 안개를 토하여

 

비를 펑펑 쏟아지게 하라

 

[성종의 너털웃음]

 

(성종영민하구나우리 역이?

 

[성종의 너털웃음]

 

[불길한 음악]

 

그 조그맣던 녀석이 많이 컸구나

 

벌써 혼인이라니

 

[불길한 효과음]

 

[긴장감 있는 음악]

 

(어린 채경) [낮은 목소리로여기요!

 

나도 탈랍니다나도 타요

 

[어린 채경의 옅은 한숨]

 

[원래 목소리로이제 승부다

 

나도 한다면 하는 사람이다 이기야

 

[목청을 가다듬는다]

 

(하인아이구없어

 

(유모아니뭐가 없어졌다꼬?

 

- (하인분명히 여 안에다 넣었는디 - (유모단디 함 찾아보소

 

- (유모? - (하인없당께

 

(하인거 이상하네 [유모의 근심스러운 숨소리]

 

- (하인분명히 여기 넣었는데 - (유모우야노

 

(유모아기씨아기씨!

 

(하인아씨!

 

[경쾌한 음악]

 

[분주한 시장 소음]

 

(어린 석희어휴우리끼리 가

 

- (어린 광오 - (어린 석희어휴

 

진짜 안 갈 것이냐

 

안 간다

 

약속했잖아

 

- (어린 역안 간다니까 - (어린 석희

 

아이자기가 간장 종지야뭐야

 

대비마마한테 혼난 게 언젠데 아직까지 속 좁게 저러고 있어?

 

간장은 신성한 거다

 

이런간장 지금 그게 그 뜻이냐?

 

(어린 석희그리고 너

 

넌 왜 하필 오늘 심통을 부리는 거야 하필 오늘

 

(어린 석희너 자꾸 이러면

 

이거 안 준다

 

그건...

 

(어린 석희대군이게 뭔지 아시겠지요?

 

[목을 가다듬는다]

 

너도 봤냐?

 

에이

 

그런 거로 겁박을 하면 쓰나?

 

[익살스러운 음악]

 

[바람 가르는 소리]

 

[책장이 펄럭인다]

 

[책이 툭 떨어진다]

 

[쿵 부딪친다]

 

[어린 역과 채경의 아파하는 신음]

 

[어린 역의 힘주는 신음]

 

[어린 역이 콜록인다]

 

[도령들의 아파하는 신음]

 

(어린 채경뭐꼬?

 

괜찮냐?

 

[옅은 한숨]

 

[어린 채경의 힘주는 신음]

 

[짜증 섞인 숨소리]

 

[어린 채경이 입김을 후 분다] [어린 역의 겸연쩍은 신음]

 

(어린 채경다 까졌네

 

[어린 채경의 아파하는 숨소리]

 

[바람이 휭 분다]

 

[짓궂은 음악]

 

[어린 역의 놀란 신음]

 

[어린 채경의 헛기침]

 

[황당한 숨소리]

 

사과하면 돌려주겠습니더

 

[황당해하며좀 넘어진 걸로 사과는 무슨

 

계집애도 아니고 [어린 채경의 어이없는 숨소리]

 

사람을 다치게 했으면 사과를 해야죠

 

한양 머슴애들은 다 도령 같습니까?

 

[어린 석희의 실소]

 

놀다가 좀 부딪힌 걸로 꼬장꼬장하게 굴긴

 

너 친구 없지? - 뭐라꼬예? [어린 채경의 당황한 숨소리]

 

[어린 역의 즐거운 웃음소리]

 

[어이없는 한숨]

 

가자좋은 구경 하러

 

가시죠 - 가시죠

 

(도령들좋은 구경좋은 구경 [어이없는 한숨]

 

[도령들의 신난 환호성뭐 저런 양아치 도령이 다 있노

 

[어린 채경의 황당한 한숨] [도령들이 '좋은 구경'을 연호한다]

 

좋은 구경?

 

[어린 역의 힘주는 숨소리]

 

(어린 역

 

[어린 석희의 놀라는 신음] (어린 역빨리

 

[장난스러운 음악]

 

[물소리] [여인들 웃으며 이야기한다]

 

[여인들의 즐거운 웃음소리]

 

[어린 광오가 나지막이 책을 읽는다]

 

[어이없는 숨소리]

 

좋은 구경?

 

어쩐지

 

딱 봐도 양아치 도령이 와 그리 서책에 집착하나 했다

 

[목을 가다듬는다]

 

그림 좋다직이네

 

[여인들의 비명]

 

[어린 역의 당황한 신음] (어린 채경어이쿠좋은 구경이 끝났네

 

너 거기 안 서?

 

[여인들의 비명이 이어진다] (어린 역너 거기 서

 

(어린 역!

 

너 거기 안 서?

 

[어린 역의 불안한 신음]

 

[어린 채경의 나지막한 비명] [어린 역의 불안한 신음]

 

(어린 역너 거기 서!

 

[어린 석희와 광오의 신음]

 

(어린 석희얘가 돌 던졌어 야빨리 도망가

 

[발랄한 음악]

 

(어린 역너 진짜 잡히면 죽는다

 

- (어린 역거기 서 - (어린 채경내 잡히면 죽었다

 

- (어린 채경것도 참 끈질겨 - (어린 역왜 이렇게 빨라?

 

[어린 채경이 소리 지른다] (어린 역너 거기 안 서?

 

[어린 채경의 불안한 신음] (어린 역너 거기 서

 

[어린 역의 신음]

 

[어린 역과 채경의 비명]

 

[어린 역의 외마디 신음]

 

[어린 광오와 석희의 가쁜 숨소리]

 

- (어린 광오역아! - (어린 석희역아어디 있냐!

 

죽겄다!

 

어디 있니!

 

[어린 채경의 신음] [어린 역의 옅은 기침]

 

[어린 채경의 놀란 숨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새가 지저귄다] [새의 날갯짓 소리]

 

(어린 역...

 

지금

 

[난처한 신음]

 

[어린 역이 소리 지른다]

 

[새들의 놀란 날갯짓]

 

[발랄한 음악] [어린 역의 놀란 신음]

 

[어린 광오와 석희가 연신 역의 이름을 부른다]

 

(어린 석희!

 

[어린 석희의 다급한 신음]

 

(어린 광오역아 [도령들의 거친 숨소리]

 

(어린 역저 새똥 잡아저 새똥 잡으라고!

 

(어린 석희같이 가

 

힘내자 달려라신채경!

 

(어린 역거기 안 서잡히면 진짜 죽는다!

 

[어린 석희의 아파하는 신음]

 

(어린 역우리 꼭 다시 만날 거다

 

[메아리치며이렇게 끝나면 안 되는 거거든?

 

미칬나내가 니를 다시 만나게

 

[어린 역이 분해 소리 지른다]

 

오늘 재수 옴이다!

 

(사홍정녕 도승지의 여식과 진성대군을

 

맺어주실 작정이시옵니까?

 

(왕권이든 신권이든

 

권력은 한곳에 집중되는 것이 좋소

 

괜히 어쭙잖은 신하한테 역이를 줬다가

 

대군의 장인이랍시고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꼴을 어찌 보란 말이오

 

(사홍하나중전의 오라비면서 세자 저하의 외숙부

 

대군의 장인이 됩니다

 

그 세력에 야망까지 더해지면 그땐 어쩌시겠사옵니까?

 

[불길한 음악]

 

경이 지금

 

과인과 도승지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게요?

 

주상 전하와 진성대군 얘기를 하는 것이옵니다

 

(사홍야망에 명분까지 더해지면

 

신수근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역심을 품을 수 있는 일이옵니다

 

명분이라니

 

역심이라니!

 

전하선왕 전하의 유지를 잊어서는 아니 되옵니다

 

도류!

 

[고조되는 음악]

 

몰래 춘추관에서 필사해온 사초 기록이옵니다

 

[융의 떨리는 숨소리]

 

(사홍아뢰옵기 망극하오나전하

 

선왕 전하의 유지가

 

밀지로 남겨졌다 하옵니다

 

[융의 떨리는 숨소리]

 

(대신1) 전하유지를 남기시옵소서

 

(대신2) 진성대군을 세자로 삼으시옵소서

 

전하

 

[성종의 힘없는 숨소리]

 

[어린 융이 흐느낀다]

 

(성종진성대군이 성인이 되면

 

왕위를 물려주어라

 

그 아이가

 

왕이 되어야 하느니라

 

융이 너는너는

 

조선을 망가뜨릴 것이다

 

(한데 밀지라니요

 

도대체 왜 소자를 믿지 못하시냐는 겁니다

 

왜요

 

제가 폐비의 아들이라서요?

 

그럼 그 녀석은 태어난 것 말고 대체 뭘 했습니까?

 

이제 와서 제가 왜 그 핏덩이한테 겁을 먹어야 하냐고요

 

(성종영민하구나우리 역이

 

(어떻게 끝까지

 

그 아이만 위하십니까

 

[성종의 너털웃음]

 

[줄이 툭 끊어진다]

 

[성난 숨소리]

 

역이는

 

진성대군은 지금 어디 있느냐!

 

[분주한 시장 소리] [어린 역이 옷을 턴다]

 

(어린 역이 녀석들은 어디로 샜어?

 

에이씨

 

가족들 선물 살라 카는데예

 

억수로 높은 분한테는 뭘 선물하면 좋겠는교?

 

[잔을 달그락거린다]

 

사투리로 하면 못 알아듣는교?

 

(상인사투리가 아니라 되놈 말이라도 돈만 많으면 다 알아듣습니다

 

한데

 

(어린 채경돈 있거든요?

 

[상인의 탐탁지 않은 숨소리]

 

[다가오는 발소리]

 

[익살스러운 음악]

 

[어린 채경의 놀란 숨소리]

 

또 보네새똥

 

[어린 채경의 놀란 신음]

 

설마 여기까지 쫓아온 기가

 

내 잡을라고?

 

이 도롱뇽 연적 얼마인가?

 

한 냥입니다요

 

니 지금 복수하는 기가?

 

계집애도 아니고 유치하게 복수는 무슨

 

두 냥 가십시다요

 

마지막 남은 물건이라서요

 

- (어린 역그래여기 두 냥 - (어린 채경석 냥

 

석 냥 닷 푼

 

(어린 채경뭐 하자는 기고니 지금 새치기하나?

 

아까 너의 투철한 신고 정신에 감동받은

 

한 돈 많은 백성의 소박한 보답이라고나 할까?

 

복수 맞네

 

얼른 주게

 

안 된다내가 살 끼다

 

아까 내가 뭐라 캤는교?

 

억수로 높으신 분 드릴 거라 했다 아입니꺼 [어린 역의 헛웃음]

 

이 아이가 말하는 사람보다

 

(어린 역최소한 몇 곱절은 더더 귀한 분께 선물할 건데

 

[코웃음 치며이거 임금님 드릴 건데

 

네가 무슨 수로?

 

나 임금님 조카거든

 

난 임금님 동생인데

 

하이고 도령이 임금님 동생이면 나는...

 

나는 조선의 왕비다!

 

[메아리친다왕비다왕비다왕비다

 

[어린 역의 황당한 숨소리]

 

[상인이 허허 웃는다]

 

(상인

 

먼저 석 냥 내는 분께 이걸 드리겠습니다요

 

[동전이 짤랑인다]

 

나도 돈은 있다

 

(상인아이고감사합니다

 

[다급한 듯얼른 주게

 

[상인의 너털웃음] [어린 역의 다급한 숨소리]

 

[가쁜 숨소리니 거 안 서나!

 

[어린 역의 어이없는 숨소리]

 

[혀를 차며] '나는 조선의 왕비다'

 

에라고추가 아깝다

 

[발랄한 음악]

 

[허탈한 숨소리]

 

정 그렇게 주상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면

 

차라리 계집애처럼 뜨개질이나 해서 선물하거라

 

(어린 역딱이네

 

복수도 하고 선물도 사고

 

[어린 채경의 당황한 숨소리]

 

[당혹스러운 숨소리]

 

(유모대감마님께 단디 전해주이소

 

억수로 중요한 겁니데이

 

[좌절스러운 신음]

 

(어린 채경우짜노

 

뭘 그리 찾소?

 

소매치기라도 당했소?

 

[당황한 숨소리]

 

[웅성거리는 소리]

 

한양 놈들 잔머리 굴러가는 거 보소

 

아까 그건 연막이고 본론은 내 주머니 터는 거였네

 

[어린 채경의 가쁜 숨소리]

 

니 잡히면 죽었다 내 손모가지를 확 뿌사삘 기다으씨

 

이것들은 또 어디로 샌 거야?

 

(어린 석희어디 있니역아 대체 어디 있는 거니어휴

 

[어린 석희가 중얼거린다]

 

(어린 역찾았다 [어린 광오의 놀란 신음]

 

아이대체 어디 갔었던 거야 찾느라 한참 돌았잖아

 

너희들이야말로 대체 어디 있었던 거냐?

 

- (어린 역아아아우다리야 - (어린 석희뭐야왜 그래?

 

뭐야다리 삐었어?

 

어휴너 아까 그렇게 뛸 때부터 알아봤다

 

내가 뛰고 싶어서 뛰었냐다 그 새똥 자식이...

 

그래도 뭐복수는 해줬다

 

(어린 석희참나!

 

[어린 역이 엄살을 부린다]

 

[어린 석희의 한숨]

 

발 넣으시게

 

[어린 역의 장난스러운 웃음]

 

(어린 역왼발

 

[어린 역의 불안한 신음]

 

오른발 [어린 역의 힘주는 신음]

 

(어린 역) [어깨를 툭툭 치며힘내서

 

힘내서! [어린 광오와 석희의 힘주는 신음]

 

[밝은 음악벗이 좋긴 좋구나

 

진정한 벗이라면

 

벗을 사서 고생시키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한데...

 

어허!

 

[어린 역의 헛기침속도를 좀 더 내보아라 어찌 이리 굼뜨느냐

 

(어린 역돌격하라!

 

[어린 석희와 광오의 신난 기합 소리]

 

[도령들의 기합 소리] [다 같이 즐겁게 웃는다]

 

[어린 석희와 광오의 놀란 숨소리]

 

전하예까지 어인...

 

아무래도 여기선...

 

여기 네가 왕인 듯싶구나

 

[불길한 음악] [난처한 숨소리왕은 무슨...

 

골목 대장이지요

 

역이의 절친한 벗이라 들었다

 

그래벼슬은 하였느냐?

 

내년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집니다전하

 

소인도 내년에 무과에 도전할 것입니다

 

(아직 입신하지 않아

 

과인이 그대들에게 충심을 기대할 수는 없겠구나

 

벼슬 상관없이 조선 백성들은 모두 전하께 충심을 다할 것이옵니다

 

웬만한 벼슬아치들보다 저희가 훨씬 더 나을걸요

 

(어린 석희아니것이옵니다

 

(그래?

 

하면과인을 위해 죽을 수 있느냐?

 

광영이옵니다 - 광영이옵니다

 

하면과인과 역이가 함께 있는 집에 불이 났다

 

누굴 먼저 구할 것이냐?

 

소인은...

 

응당주상 전하를 먼저 구할 것입니다

 

그다음에 다시 대군마마를 구하러 들어갈 것이옵니다전하

 

(어린 석희소인 역시 거기서 빠져나오지 못한대도

 

벗과 함께 죽겠습니다

 

날 구하긴 하겠지만

 

목숨은 대군을 위해 바치겠다는 것이냐?

 

- (어린 석희전하 - (어린 광오전하

 

[어린 역의 당황한 숨소리]

 

(어린 역억측이시옵니다 그런 뜻이 아니오라...

 

억측?

 

감히 과인의 판단이 틀렸다 말하는 것이냐?

 

[떨리는 숨소리전하

 

과인을 앞에 두고

 

과인의 이복동생이자 이 나라 적자인 대군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 선언하였다

 

도류!

 

이들의 죄가 무엇인가?

 

역심 죄로 다스릴 수 있사옵니다

 

[긴장감 넘치는 음악도류

 

[숨소리가 떨린다]

 

(어린 역) [떨리는 목소리로전하

 

네 벗들을 구하고 싶으면

 

날 이겨라

 

(어마를 내주마

 

과인보다 먼저 궁에 도착한다면

 

네 목숨은 물론이고 이 둘의 목숨도 살려줄 것이다하나

 

한발이라도 늦는다면

 

제일 먼저 네 목을 칠 것이니라

 

[고조되는 음악]

 

[말이 투레질한다]

 

[어린 석희의 거친 숨소리]

 

- (어린 석희마마 - (이랴!

 

(어린 석희대군마마정신 차리십시오!

 

역아!

 

[거친 숨소리]

 

[어린 역의 힘주는 신음]

 

이랴! [말 울음소리]

 

(어린 역이랴

 

[말발굽 소리]

 

[비장한 음악]

 

(사홍선왕 전하의 유지가 밀지로 남겨졌다 하옵니다

 

(성종진성대군이 성인이 되면 왕위를 물려주어라

 

(못 줍니다 차라리 죽으라 하십시오

 

세상에 제 것이라고는 이것뿐인데

 

어찌 이마저 빼앗아 가시려 하십니까

 

(어린 역비켜!

 

비키라고!

 

[고조되는 음악]

 

(어린 역형님갑자기 왜 이러십니까

 

무엇 때문에 그리도 노여워하시는 겁니까

 

차라리 속 시원히 말을 해주십시오형님

 

(어린 석희시장통 지나 동쪽 골목으로 가로질러야 돼

 

그 골목 끝에 공사 중인 빈 집이 있다

 

그 집 담장 넘으면 바로 궐 앞 육조거리야

 

(어린 채경포청은 대체 어디고정신이 그냥 가출해버리겄다

 

[말발굽 소리]

 

[휘파람]

 

[어린 역의 신음]

 

(어린 채경양아치 도령!

 

[어린 역의 거친 숨소리]

 

너 뭐야? - 그러는...

 

[말발굽 소리] [어린 역의 가쁜 숨소리]

 

[불길한 음악뭐꼬니 우나?

 

[씩씩대며나와이씨

 

[어린 채경의 아파하는 신음]

 

(어린 채경...

 

[어린 역의 놀란 숨소리]

 

[거친 말발굽 소리]

 

[어린 역의 거친 숨소리]

 

[어린 역과 채경이 콜록댄다]

 

(어린 역꺼져

 

(어린 채경아까 훔친 거 내놓고 가라

 

!

 

- (어린 채경내놓으라꼬! - (어린 역놓으라고

 

(어린 채경니 어딜 가노니 거 안 서나니 거 서라!

 

니 거 서라니 잡히면 죽었다

 

이 양아치 도령!

 

니 잡히면 죽었다

 

[가쁜 숨소리]

 

[고조되는 음악]

 

[말이 투레질한다]

 

[어린 역의 거친 숨소리]

 

[칼을 챙 빼 든다]

 

[긴장되는 음악] [어린 역의 떨리는 숨소리]

 

네가 졌다

 

[떨리는 목소리로어찌...

 

무슨 일로 이리 노하신 것입니까?

 

오해가 있다면... - 오해?

 

오해라고?

 

이 지옥 같은 상황이 다 오해란 말이더냐! [칼에 베이는 효과음]

 

[어린 역의 떨리는 숨소리]

 

[애달픈 음악지옥이라니요

 

약조대로 네 목을 거두겠다

 

[울컥하며죽을 때 죽더라도 이유는 알아야겠습니다

 

납득할 만한 이유라면 기꺼이 죽겠습니다

 

네 판단이 과인의 뜻보다 더 위에 있단 말이구나

 

그것이 아니오라...

 

하면!

 

과인이 널 못 죽일 이유는 또 뭐란 말이냐?

 

(이유 좋아하는 네가 한번 말해 보거라!

 

[구슬픈 숨소리형님의...

 

주상 전하의 동생입니다

 

한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네가 죽어야 될 첫 번째 이유지

 

이 나라 조선의 대군입니다

 

조정과 백성에 아무런 기여도 못 하는 날개 꺾인 왕자님이시고

 

이 나라의 백성입니다

 

무척이나 고귀하신 신분의 백성이시지

 

어마어마한 녹봉을 받으면서

 

나라의 재용을 가장 많이 축내는 백성 중 한 명이니

 

[분한 듯 외친다제가 원한 것이 아니옵니다!

 

하면 넌 무엇을 원하느냐?

 

과인의 자리를 원하느냐?

 

전하! - 넌 뭐가 그리 당당한 게야!

 

[다가오는 발소리]

 

- (사홍전하 - (김 내관대군마마

 

(사홍전하

 

[어린 석희와 광오의 떨리는 숨소리]

 

[칼을 챙 빼 든다]

 

[어린 석희와 광오의 떨리는 숨소리]

 

[어린 역의 두려운 숨소리제가 잘못했사옵니다

 

벗들은 부디...

 

부디 살려주시옵소서

 

[고조되는 음악]

 

좋다네 목 하나로 끝내지

 

(꼬마 역형님!

 

(자순대비주상!

 

[자순대비의 다급한 숨소리]

 

[힘없는 신음]

 

[자순대비의 거친 숨소리]

 

[칼을 휭 떨군다]

 

(그래

 

네 당당함의 원천은 어마마마시지

 

붕어하신 후에도 쭉 너의 든든한 뒷배가 돼주시는 아바마마와

 

아닙니다

 

[떨리는 목소리로제 가장 든든한 뒷배는...

 

형님이시옵니다

 

이 나라 임금님이신 형님이 절 사랑해주시고 어여뻐해주셔서

 

제가 이리 당당할 수 있는 것이옵니다

 

[어린 역의 떨리는 숨소리]

 

(자순대비주상대체 이게 다 무슨 일입니까?

 

[비장한 음악]

 

[어린 석희의 떨리는 숨소리]

 

(어린 석희대군마마

 

대군마마!

 

[떨리는 숨소리]

 

[융의 깊은 한숨]

 

(어린 역제 가장 든든한 뒷배는 형님이시옵니다

 

[융의 거친 숨소리]

 

[어린 채경의 옅은 한숨]

 

[어린 채경의 지친 한숨]

 

[어린 채경의 피곤한 신음]

 

[깊은 한숨]

 

미치뿌겠다 이제 집에 우예 가노?

 

얼른

 

[어린 역의 다급한 숨소리]

 

반반이네 착한 거 반양아치 반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 게다

 

(자순대비네가 커가니까...

 

가례까지 논의되니까 불안해져서

 

가례요?

 

제 혼인 말입니까?

 

이제 이 어미의 마음을 알겠느냐왜 그토록 조심하라 했는지?

 

제가 어른이 되고

 

혼인을 하는 것이 형님께 위협이 된단 말씀이시옵니까?

 

그래서 오늘 일이 생긴 거라고요?

 

왕위 계승 1순위인 이 나라 적통 왕자가

 

부와 권력을 지닌 세도가와 혼인을 하면

 

그 권세를 등에 업고 왕좌를 넘볼 수도 있을 테니까

 

말도 안 됩니다

 

세상 어떤 말로도이치로도 설명할 수 없는 게 권력이고

 

바로 왕좌라는 것이다

 

[저벅저벅 발소리]

 

(자순대비내 누누이 말하지 않았더냐

 

세상 모두를 믿고 의지해도 단 한 명

 

네가 경계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바로 주상이라고

 

[의미심장한 음악]

 

(어린 역어마마마

 

(자순대비조선의 역사를 보거라

 

형이 아우를 아우가 형을숙부가 조카를!

 

네 형이라고 다를 줄 아느냐?

 

친형제도 아닌데

 

(자순대비이렇게 된 이상 혼사밖엔 답이 없다널 지키려면...

 

[고조되는 음악]

 

주상

 

도승지 신수근의 여식이 어떠시옵니까?

 

역이를 지킬 방패 말입니다

 

[당황하며주상내 말은...

 

도승지는 왕비의 오라비이자 과인의 최측근 충신이지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왕권에 도전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럴 필요가 없지요

 

이미 국구 이상의 권세를 누리고 있으니까요

 

전하

 

도승지 신수근의 사위가 돼라

 

(그 집에 데릴사위로 들어가 거창 시골에서 조용히 살거라

 

평생 자식도 낳지 말고

 

(네 숨소리가...

 

그 집 담장 밖을 넘지 않게

 

하면내 목숨만은 살려주마

 

왜 그래야 합니까?

 

저는 형님을 믿습니다

 

나는 너를 믿지 않는다

 

너를 둘러싼 모든 것을

 

(네 충심을 증명하고 싶거든 죽어 다시 태어나거라

 

과인의 아우가 아니라 평범한 백성으로

 

그래차라리 여인이면 더 좋겠구나

 

(자순대비주상주상...

 

보았느냐?

 

저게 주상의 본모습이다

 

- (자순대비하니역아 - (어린 역하면...

 

제가 지금 왜 살아있습니까?

 

[애달픈 음악오늘 말에서 떨어졌습니다

 

웬만한 사람이면 크게 다쳤겠지만 소자무릎 좀 까지고 말았지요

 

낙법을 배운 덕에요

 

그 낙법을 가르쳐준 사람이 바로 형님입니다

 

어릴 때 일이다 그러니까요어마마마

 

(어린 역제가 형님이라면...

 

어마마마께서 생각하시는 그런 형님이라면...

 

제가 이만큼 크기 전에 낙법 같은 거 배우기 전에

 

진즉에 절 죽였을 겁니다

 

그게 더 쉬우니까요

 

[옅은 한숨]

 

[문이 드르륵 닫힌다] (당장 여기서 나가야겠다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아

 

[분한 듯 씩씩대며이 넓은 궁궐 안에

 

어찌 과인을 의심하는 자들뿐이란 말이더냐!

 

[날카로운 효과음소첩이 있지 않사옵니까?

 

이제 곧 내금위 군사들의 번 교대 시간입니다

 

(녹수업무 교대 후 퇴궐한다 말하면

 

아무도 수상하게 여기지 않을 것입니다

 

[융이 씩씩댄다]

 

(녹수온천이라도 다녀오세요 기분이 한결 나아지실 겁니다

 

벗겨라

 

[풀벌레 울음]

 

[말발굽 소리] [무거운 음악]

 

(이랴!

 

[말발굽 소리]

 

[고조되는 음악] (이랴!

 

(어린 채경거기 기다려!

 

[융의 기합 소리이 머슴아야 이 양아치 도령아!

 

[말발굽 소리]

 

(기룡여기서 대기한다

 

[가쁜 숨소리]

 

[멀리서 뎅 종이 울린다]

 

[놀란 숨소리]

 

[멀리서 뎅 종이 울린다]

 

[겁에 질린 숨소리]

 

(김 내관대군마마아이대군 대군마마잠시만요

 

대군마마

 

(어린 역형님을 뵙고 싶습니다 마음을오해를 풀고 싶어요

 

어서 고하시오어서

 

대군마마주상께옵서 쉬고 싶다 하십니다

 

(녹수내일 다시...

 

하면여기서 형님께 비파 연주라도 해드리고 가겠다

 

[어린 역이 비파를 연주한다그리 전하지요

 

대군마마의 연주를 들으시면

 

주상께옵서도 단잠을 주무실 수 있을 것이옵니다

 

[어린 역의 비파 연주]

 

(어린 역형님누가 뭐라 해도요

 

제가 이렇게 살아있는 자체가 형님께서 절 사랑한단 증거입니다

 

(녹수고작 비파 따위로 마음을 움직이겠다?

 

[코웃음그 비루한 낭만에 어찌 장단 맞춰드릴까?

 

[어린 채경의 가쁜 숨소리]

 

[숨을 헐떡댄다]

 

[의미심장한 음악] [어린 채경의 두려운 숨소리]

 

(어린 채경여가 어디고?

 

[가쁜 숨소리]

 

이쪽으로 간 게 맞는데?

 

[멀리서 들리는 말 울음소리] [어린 채경의 반가운 숨소리]

 

[숨을 헉헉댄다]

 

[말이 투레질한다]

 

(어린 채경느그 주인은 어디 갔노?

 

[큰 소리로도령도령!

 

[바빠지는 발걸음]

 

[큰 소리로도령!

 

[어린 채경의 당황한 신음]

 

[숨을 몰아쉰다]

 

[밝은 음악]

 

누구냐?

 

그 눈빛의 의미를 내가 좀 알아도 될까?

 

[캑캑댄다]

 

[뽀글뽀글 물방울 소리]

 

[숨을 몰아쉰다]

 

[어린 채경의 놀란 숨소리]

 

[놀란 신음]

 

(어린 채경왜 야밤에 홀딱

 

(겁이 없구나

 

(수근제 여식은 대군마마의 짝으로 어울리지 않사옵니다

 

(권씨어릴 때부터 몸이 약해 시골에서 키웠고

 

아프다는 핑계로 공부도 게을리하고

 

따로 가르친 것도 없어서

 

[어린 채경의 놀란 숨소리]

 

(어린 채경딱 깨 놓고 대군마마보다 내가 더 아깝지 않아요?

 

(어린 채경꼬실 거다

 

(어린 역너랑 인연 쫑이다!

 

(어린 채경내려주이소아저씨!

 

(어린 채경제대로 매력 발산 좀 해볼라카이

 

(유모최대한 마소녀소녀스럽게 하이소

 

[어린 역과 채경의 즐거운 웃음]

 

(사홍대비전에서도 밀지의 존재를 알고 있다면요?

 

(녹수결국 죽이고 싶어 하실 거예요

 

(잡아 와라 왜 거기 있단 말이야도대체 왜!

 

(어린 채경세상에 태어났으면 태어난 몫을 해야 하지 않사옵니까?

 

(수근거기서 멈추거라

 

애초에 만나면 안 될 운명이었단 말이다

 

[놀란 숨소리]


 

.7일의 왕비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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