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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의 왕비 2

[주제곡]

 

[물이 잔잔히 흐른다]

 

[긴장되는 음악]

 

(어린 역죽을 때 죽더라도 이유는 알아야겠습니다

 

(과인이 널 못 죽일 이유는 또 뭐란 말이냐

 

[채찍을 짝 휘두른다]

 

(어린 역형님의

 

주상 전하의 동생입니다

 

한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네가 죽어야 될 첫 번째 이유지

 

네 형이라고 다를 줄 아느냐?

 

친형제도 아닌데

 

(도승지 신수근의 사위가 돼라

 

그 집에 데릴사위로 들어가

 

거창 시골에서 조용히 살거라

 

왜 그래야 합니까?

 

저는 형님을 믿습니다

 

[어린 채경이 숨가쁘게도령!

 

(어린 채경) [애타게도령!

 

[긴장한 신음]

 

(어린 채경) [목청껏도령!

 

(어린 채경!

 

[어린 채경의 당황한 신음]

 

[어린 채경의 허둥대는 신음]

 

[가쁜 숨을 몰아쉰다]

 

누구냐? [활기찬 음악]

 

그 눈빛의 의미를 내가 좀 알아도 될까?

 

[숨을 캑캑거린다]

 

[참은 숨을 몰아쉰다]

 

[놀라는 숨소리]

 

[어색한 웃음]

 

[민망한 듯여가 아닌가?

 

[크게 들이쉰다]

 

(또 들어갔다간

 

고뿔 들 텐데

 

[난감한 숨소리]

 

(어린 채경감사합니다

 

저보다 몸도 좋으신 분이

 

[더듬으며제 몸 걱정도 해주시고

 

그럼 좋은 구경 되십시오

 

[어이없는좋은 구경?

 

(어린 채경저 혹시...

 

제 형님이 돼주십시오!

 

[풀벌레 울음]

 

이짝으로이짝

 

조기요조기

 

보이시죠?

 

주막 불빛

 

(그래보이긴 한다만

 

제가 아직 어려서

 

혼자 들어가면 방을 안 내줄 거 같아서요

 

무사님께서 형님이라고 해주시면

 

묵게 해줄 것 같은데예

 

내가 그래야 할 이유가 있느냐?

 

무사님 쫓아오는 바람에 성문이 닫혔다 아입니까

 

그라고 또

 

이게 왜 내 책임이냐?

 

...

 

무사님은 집에 가족이나 동생도 없는교?

 

그캐도

 

불쌍한 사람 돕는 건 인지상정이다 아입니까

 

사람탈을 쓴 늑대나 여우가 아니고서야

 

겁이 없구나

 

[헛기침]

 

겁이 없으면 뭐 한다꼬 이런 부탁을 하겠는교

 

걍 마 여서 노숙하지

 

[옅은 한숨]

 

가보자

 

[융이 저벅저벅 걷는다]

 

[어린 채경의 기쁜 웃음]

 

(어린 채경역시

 

요렇게 생긴 사람치고 매정한 사람은 없다카이 [맑게 웃는다]

 

못 들었소? [익살스러운 음악]

 

얘 가출했소

 

날 밝는 대로 포청에 넘기시오

 

[기막혀 하며형님왜 거짓말하요?

 

주모

 

우리 형님이요

 

먹기살기 힘들다고

 

지금 내를 버릴라 카는 깁니더

 

(어린 채경좀 말려주이소

 

내가 네 형님이란 증거가 어딨느냐?

 

형님 배꼽 옆에 상처 있다 아입니까

 

후딱 옷 벗어 보이소

 

그건 아까... - (주모가족 싸움은

 

들어가서 하시고

 

저기 이 방이유이 방

 

배꼽 옆 말고 딴 데도 함 말해볼까요?

 

[황당한 숨소리]

 

""

 

[젓가락을 달그락 떨군다]

 

[쩝쩝 먹는다]

 

[후루룩]

 

크아!

 

그때

 

그 양아치 놈이 내 비단 주머니를 훔쳐간 깁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걸 찾겠다고 하루종일 그러고 있었느냐

 

돈이 얼마나 들었길래?

 

[속상한 한숨]

 

돈도 돈이지만

 

그 비단 주머니에 중요한 서찰이 들어있는데

 

그게 있어야

 

[수저가 달그락 밀린다] '왜 왔냐?'

 

라고 물으시면

 

'이거 드리러 왔다'

 

라고 핑계라도 댈 수 있거든요

 

부모님 집에 가는데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냐?

 

[상이 끼익 밀린다]

 

오지 말라 카셨거든요

 

[씁쓸한 한숨]

 

환영받지 못할까 봐 두려운 게로구나

 

[헛기침]

 

그러는 무사님은 왜 야밤에 홀딱

 

그러고 계시는 건데요?

 

[크게 한숨]

 

온몸과 마음을 가득 채운 [숨을 들이켠다]

 

열을 식히는 중이었다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자꾸 아우와 나를 두고 시험을 하시는구나

 

[옅은 숨소리]

 

얼마 전 우리 동네 서당에서요

 

달리기 경주를 했어요

 

1등으로 들어오는 사람한테 먹을 걸 준다 카더라고요

 

그래서 다들 악착같이 달려서 도착을 했는데예

 

훈장님께서 갑자기 또 달리라 카데예

 

우얍니까 다시 달렸지요

 

근데 또또다시 달리래요

 

몇 번이나

 

[피식]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훈도 한 명이

 

동무들한테 같이 가자고 했어요

 

그래가 다들 어깨동무를 하고 다시 달려갔대요

 

그제야 훈장님께서 웃으면서 먹을 것을 좋다 카데예

 

[피식]

 

다 같이 함께라...

 

무사님도 동생이랑 함께하면 안 되는교?

 

[씁쓸히 웃는다]

 

안타깝게도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불길한 음악]

 

[어린 채경이 픽 쓰러진다]

 

[아파하는 신음]

 

[고통의 신음]

 

[상을 탁 친다] [성난 숨소리]

 

[상을 탁탁 내려친다]

 

[아파하는 신음]

 

[기절하는 신음]

 

[문갑을 드르륵 연다]

 

""

 

[무서운 음악]

 

[놀라는 신음]

 

[안간힘 쓰는 신음]

 

[놀라는 신음]

 

[어린 채경의 애타는 신음]

 

[다급한 숨소리]

 

[힘주는 신음]

 

[힘주는 신음]

 

[힘쓰는 신음]

 

[힘쓰는 신음]

 

[극적인 효과음]

 

[기겁하는 신음]

 

[떨리는 숨소리]

 

[힘주는 신음]

 

[힘쓰는 신음]

 

[힘껏 힘주는 신음] [줄이 툭 끊어진다]

 

[다급한 숨소리]

 

[깨진 조각이 달그락거린다]

 

[숨을 크게 몰아쉰다]

 

[벽에 턱 부딪힌다] [다급한 숨소리]

 

[두려움에 허둥대는 숨소리]

 

[걱정스런 숨소리]

 

[울먹이는 숨소리]

 

[다급한 숨소리]

 

어우무사님!

 

[다급히 힘주는 신음]

 

[초조한 신음]

 

안 죽었는데왜 안 깨노?

 

[다급하게무사님무사님!

 

[어린 채경의 다급한 신음]

 

[울먹이며어머니아버지

 

우야노 [흐느낀다]

 

[어린 채경이 연신 흐느낀다]

 

[수레가 덜컹거린다]

 

[불안한 음악]

 

[풀벌레 울음]

 

[어린 채경이 연신 흐느낀다]

 

[울먹이며어머니

 

아버지

 

[연신 흐느낀다]

 

[흐느낀다]

 

[가볍게 웃는다]

 

[옅은 한숨] [부드러운 음악]

 

[수레가 끼익끼익 굴러간다]

 

[어린 채경이 휘파람을 분다]

 

살았다 [안도의 한숨]

 

[풀벌레 울음]

 

[수레가 덜거덕 굴러간다]

 

[숨을 헐떡인다]

 

(군관웬 놈이냐?

 

[기운 빠진 신음]

 

[어린 채경의 가쁜 숨소리]

 

(어린 채경문 좀 열어주세요

 

의원 집에 가야 합니다

 

사람이사람이...

 

[맥을 놓는 신음]

 

[융의 힘주는 신음]

 

[안타까운 숨소리]

 

(성문을 열어라

 

아직 파루가 치기 전이오 기다리시오

 

어명이다!

 

[문이 삐그덕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정신이 좀 드느냐?

 

무사님괜찮아요?

 

참으로 겁도 없는 녀석이로구나

 

혼자 도망쳤어야지

 

어찌 나까지 살리겠다고 그 고생을 했느냐

 

가족을 두고 우예 혼자 갑니꺼

 

[어린 채경의 옅은 신음]

 

무사님이 제 형님이 돼주셨다 아입니까

 

가족은 살아도 함께 살고

 

죽어도 함께 죽어야지요

 

거기 주막은 우예

 

주막에 사람이 죽어 있었는데

 

포청에 알렸으니 걱정할 것 없다

 

많이 놀랐을 터이니 좀 더 눈을 붙이거라

 

어제 일은 잊고

 

[숨을 내쉬며 훌쩍인다]

 

집에 갈랍니더

 

어머니아버지가 보고 싶어요

 

내가 미쳤다카이 [훌쩍인다]

 

혼자 그냥 가만히 집구석에 있을걸 뭐 한다꼬

 

[훌쩍이며가족들 얼굴도 못 보고 저승 갈 뻔했잖아요

 

참말로

 

[어린 채경이 훌쩍이며 운다]

 

[어린 채경이 연신 훌쩍인다]

 

가자

 

(기룡큰일 날 뻔하셨습니다

 

앞으론 더 가까이서 모시겠습니다

 

그리 하거라죽고 싶으면

 

[긴장되는 음악] (내관주상 전하 입시오

 

(대체 경들은

 

도성 안팎의 치안을 어찌하고 있는 것이오?

 

무도한 족속들이

 

주막 주인 행세를 하며 오가는 길손들을 해치고 있었소

 

도성에서 겨우 5리 떨어진 곳에서 말이오

 

(대신들송구하옵니다전하

 

[가짜 주모의 두려움에 떠는 신음]

 

한성부 판윤과

 

우포청 포도대장을 당장 삭직시키겠소

 

이런 일이 또 생긴다면

 

[칼을 챙 들이민다]

 

경들에게도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오

 

(대신들

 

(김 내관어젯밤부터 쭉 저러고 계셨사옵니다

 

[김 내관의 헛기침]

 

[놀라는 신음]

 

(어린 역) [조심스레전하

 

어제 일은

 

(과인의 뜻은 변함이 없다

 

신수근의 사위가 돼라

 

그럼 너도 [숨을 들이켠다]

 

한결 편해질 것이다

 

[문이 드르륵 열린다]

 

[어린 역의 당황한 신음]

 

[힘주는 신음]

 

[깊게 한숨을 뱉는다]

 

(어린 채경이제 집에 무슨 핑계로 가노

 

[손이 방바닥을 쓱 스친다]

 

[종이가 바스락거린다]

 

(다음에 또 만나게 되면 그때 네 소원 하나를 들어주겠노라

 

[피식]

 

자기가 옥황상제도 아니믄서

 

 

(어린 역꺼져

 

(어린 채경아까 훔치간 거 내놓고 가라

 

놓으라고이씨! [아파하는 신음]

 

[화난 숨소리]

 

내 소원은

 

그 반반 도령 잡는 깁니더 [씩씩댄다]

 

[유쾌한 음악]

 

[말이 투레질한다]

 

누구지?

 

하늘이 내를 도왔네

 

손님들 있을 땐 안 혼낼 거 아이가

 

[익살스러운 효과음]

 

[찻잔을 탁 놓는다]

 

내 친히 경의 집까지 온 이유를 짐작하시겠소?

 

소신전혀 짐작치 못하겠나이다

 

진성대군의 가례가 결정되었다는 소식은 경도 들었겠지요

 

(자순대비매파를 보내기보다

 

내가 직접 움직여야 진심을 전하겠다 싶어서요

 

[밝은 음악]

 

[새들이 지저귄다]

 

(유모아기씨!

 

제가 아기씨 쫒아오느라꼬아유 - 유모!

 

[어린 채경이 울먹인다] (유모아이고이게

 

괜찮십니꺼 [어린 채경의 속상한 신음]

 

[놀란 신음]

 

(자순대비경의 여식을

 

내 며느리로 삼고 싶어요

 

[난감한 한숨]

 

(수근하오나 제 여식은 [어린 역의 한숨]

 

대군마마의 짝으로 어울리지 않사옵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권씨대비마마

 

우리 채경이는 대군마마의 짝으로 너무 부족합니다

 

(어린 채경어머니

 

(권씨어릴 때부터 몸이 약해 시골에서 키웠고

 

병이 또 언제 재발할지 모릅니다

 

(어린 채경저 건강해요어머니

 

(권씨아프다는 핑계로 공부도 게을리하고

 

또 따로 가르친 것도 없어서

 

[숨을 들이쉬며언문도 겨우겨우 읽는 정도지요

 

[어색한 한숨]

 

(수근예절이니 법도니 그런 건 하나도 모르고

 

노복들 틈에서 자라 행실도 천박합니다

 

(자순대비예절이니 법도니 하는 것들은

 

익히면 되지요

 

건강은 뛰어난 의원이 궁에 다 있으니

 

경의 여식을 위해서도 잘된 일이고요

 

(수근) [더듬대며하오나 제 여식은

 

가문과 조정에 큰 누가 될 것이옵니다

 

(어린 채경) [속상해 하며어머니아버지

 

왜 소녀를 그리도 못난이로 만드십니까

 

저는 어마마마와 생각이 다릅니다도승지

 

대군!

 

저는 도승지의 영애와 혼인할 생각이 전혀... [문이 달칵거린다]

 

[기함하는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또 보네새똥!

 

[놀란 신음]

 

[황당한 신음]

 

[어린 채경의 아파하는 신음]

 

[놀라서!

 

여길 어떻게!

 

[권씨의 황당한 신음]

 

[익살스러운 음악]

 

(수근과 권씨채경아!

 

[민망한 숨소리]

 

어머니아버지

 

[숨을 가다듬는다]

 

[다소곳한 신음]

 

[황당한 신음]

 

저렇게 반가우실까 [흐뭇한 웃음]

 

[기가 막힌 헛웃음]

 

방금 들은 것과는 아주 다르군요도승지

 

[난감한 숨소리]

 

아버님 말씀이 틀리지 않사오나

 

그 부족한 바를 채우기 위해

 

매일같이 노력하고 있사옵니다 대비마마

 

[어린 역의 코웃음]

 

[흐뭇하게 웃는다]

 

겸양까지

 

[자순대비의 흐뭇한 웃음]

 

[황당한 한숨전 도승지 영감의 말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재밌는 음악] (어린 융아니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아요

 

(자순대비대군그게 무슨 말이냐?

 

구구절절 입에 담기도 민망한 일이옵니다어마마마

 

하오나

 

한 가지는 확실히 말씀 올릴 수 있사옵니다

 

소자

 

이 아이와 절대 혼인하지 않겠사옵니다

 

[다급히아닙니다

 

소녀는

 

혼인하겠습니다

 

[경쾌한 음악]

 

[황당한 숨소리]

 

[어린 채경이 숨을 헉헉댄다]

 

이유가 뭔데요?

 

너야말로 이유가 뭐야?

 

왜 자꾸 내 앞에 나타나?

 

하다 하다 이제 성별까지 바꾸고 등장하냐 [어이없는 한숨]

 

[어린 채경의 기쓰는 신음]

 

내가 나타난 게 문제인교내가 여자인 게 문제인교?

 

그날 내가 너 때문에 무슨 꼴을 당했는 줄 알아?

 

너 때문에 죽을 뻔했다고

 

한데 너랑 혼인하라고?

 

이 집안에 목숨을 구걸하라고?

 

그냥 도승지의 딸이라도 싫은 판국에

 

새똥 너랑?

 

아이말에서 떨어져서요?

 

늦게 도착해서!

 

주상 전하 칼에 죽을 뻔했다고!

 

우리 임금님께서 도령을 와 죽이는데요?

 

[답답한 한숨]

 

그럼 넌 왜 한대?

 

1품 부부인 자리 탐나서?

 

?

 

너네 식구들 벼슬 좋아하잖아

 

네 고모 중전마마 이 나라 국모시고

 

조정의 실세로 군림 중인 도승지 신수근

 

네 아버지병권 쥐고 있는 네 숙부!

 

이제 너까지 나랑 혼인해 부부인이 되면

 

너네 가족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세도를 부리겠지 [어린 채경의 한숨]

 

뭐라카노진짜!

 

그런 게 아니면 왜?

 

나도 할 수 있단 거 보여 줄라꼬요!

 

말씀드린 것처럼

 

저렇게 제멋대로인 아이라...

 

진성대군도 만만치 않아요

 

(자순대비이런 걸

 

운명이라고 하죠

 

[익살스러운 음악] [성난 숨소리]

 

내가

 

신씨 집안에 애물단지도 아이고 미운 오리 새끼도 아이고

 

대군마마한테 정도는

 

충분히 시집갈 수 있단 거 보여 줄라꼬요

 

딱 깨 놓고

 

대군마마보다 내가 더 아깝잖아요?

 

[강조 효과음]

 

[기막혀아깝?

 

[숨을 들이쉬며여자는 원래

 

좀 기운다 싶은 집안에 시집가야 잘 산대요

 

[어이없는 웃음너 진짜 웃긴다

 

[코웃음웃겼으면 됐어요

 

주머니나 돌려주세요

 

주머니?

 

서찰이랑 돈이랑 들어있는 비단 주머니요

 

어디서 털리고 나한테 난리야?

 

아무튼촌티는

 

잠시 한눈팔면 혼도 털어가는 게 한양이야

 

!

 

또 뭐? - 증명하세요도둑 아인 거

 

진짜 소매치기 잡아달라고요

 

그 전까진 대군마마가 범인이에요

 

...

 

너 말문 막히게 하는 재주 있다

 

감탄은 아껴두이소 앞으로 두고두고 놀랄 테니까

 

내가 왜 너 같은 걸 또 보...

 

(어린 역네가 무슨 수로?

 

나 임금님 조카거든

 

(어린 역난 임금님 동생인데?

 

[달관한 한숨]

 

(어린 역내일 사시 동적전 마을 정자 앞으로 와라

 

[더듬으며왜요?

 

도둑 잡아달라며!

 

대신

 

혼인은 없던 걸로 하는 거다 [문이 탁 열린다]

 

[익살스러운 음악잊지 마사시

 

동적전 마을 정자 앞이야

 

그리고 하나 더

 

새똥 네 말투 진짜 이상했거든

 

그냥 쭉 사투리 써라

 

확 씨!

 

[익살스러운 효과음]

 

[기가 찬 헛웃음]

 

애초 이러려고 순순히 따라온 것이냐

 

이렇게 무례하게 혼인을 거부하려고?

 

행선지도 밝히시지 않고 예까지 데려온 건

 

어마마마십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꿍하게 있을 것이냐

 

[속상한 숨소리]

 

[상을 탁 놓는다] [익살스러운 음악]

 

[밥뚜껑을 달그락 놓는다]

 

밥부터 먹거라

 

[긴장한 숨소리]

 

[더듬대며혼부터 내이소

 

먹다가 체할 일 있습니꺼

 

너 이 녀석! [어린 채경의 비명]

 

(권씨아까 내가 얼마나 놀랐는 줄 아느냐!

 

(어린 채경어무이어무이

 

거창 집에 그냥 있으라 그랬지!

 

어미가 내려간다 그랬지어우

 

아우허리야어우

 

언제요저 시집간 후에 오시게요

 

아니근데 이 녀석이 뭘 잘했다고 너 이리와!

 

[겁먹은 신음] [문이 덜컹 열린다]

 

(수근해서

 

네가 지금 잘했다는 것이냐

 

혼자 무작정 가출해서 한양까지 온 걸로도 모자라

 

대비마마 안전에서 무례를 저질렀다

 

영감

 

내일 당장

 

거창으로 내려가거라

 

진성대군과의 혼담도 없던 일로 할 것이니

 

[서운한 숨소리]

 

왜요? [울먹이는 신음]

 

제가 대군마마와 혼인할 자격이 안 돼서요?

 

제가

 

왕실에 시집가면 우리 집안에 누를 끼칠까 봐서요?

 

(권씨채경아!

 

(어린 채경그 도령이

 

대군마마가 저보다 훨씬 별로예요

 

[울먹이며여자 알몸이나 훔쳐보고

 

남의 주머니 터는 악질에다 다짜고짜 화만 내는 양아...

 

[호통치며너 이 녀석!

 

어디서 그런 방자한 말을 입에 담느냐!

 

아무리 법도도 예절도 모르고 네 멋대로 자랐기로서니

 

[울먹이는 숨소리]

 

안 가르쳐주셨잖아요

 

[부드러운 음악부끄러워서

 

촌구석에 꽁꽁 숨겨만 두셨잖아요

 

[연신 울먹인다]

 

[서럽게 울먹인다]

 

사랑받고 인정받을 기회

 

아버지어머니를 위해 가족들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그런 기회 한번 주신 적 없잖아요

 

지금 그 기회를 주마

 

내일 당장

 

얌전히

 

거창 집으로 돌아가거라

 

[문이 여닫힌다]

 

[풀벌레 울음]

 

이유라도

 

말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왕실 사람과 가까이해선 안 된다는 예언 따위를

 

저 아이가 믿을 듯싶소?

 

그저

 

저를 거창 집으로 돌려보내려고

 

우리가 지어낸 말이라 믿을 것이오

 

[터벅터벅 걷는다]

 

(어린 채경우리 임금님께서 도령을 와 죽이는데요? [피식]

 

그러게

 

지금 몇 시쯤 됐느냐?

 

(상궁곧 해시이옵니다

 

(군관관중이오!

 

(어린 채경가족은 살아도 함께 살고 죽어도 함께 죽어야 하는 거잖아요

 

[의미심장한 음악]

 

(어린 역왜 그래야 합니까?

 

저는 형님을 믿습니다

 

(군관관중이오!

 

(어린 역제 가장 든든한 뒷배는 형님이시옵니다

 

[고조되는 음악]

 

(상궁아이고!

 

(과인을 기다린 것이냐?

 

대답을 드리러 왔사옵니다

 

세상 누구라도

 

백정의 딸이라도 상관없습니다

 

하나

 

도승지 신수근의 딸하곤 혼인 안 할 겁니다

 

[잔잔한 음악형님을 의심해서

 

목숨을 구걸하는 것 같으니까요

 

과인이

 

두렵지 않느냐?

 

방금 전에도 널 죽일 수 있었다

 

안 그러실 겁니다

 

하나

 

제가 마냥 환영받을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은 압니다

 

하여 소제

 

평생 혼인 같은 거 안 하고 총각으로 늙어도 좋습니다

 

명하신다면 평생 어른도 되지 않겠사옵니다

 

저는

 

형님 동생으로만 살겠습니다

 

[얕은 한숨]

 

과인이 또 [숨을 들이킨다]

 

며칠째 잠을 못 잤다

 

많이 피곤하구나

 

비파를

 

켜주겠느냐?

 

미치게 졸리는 네 연주 솜씨가

 

불면증엔 특효약일 듯싶구나

 

[융이 저벅저벅 걸어간다]

 

[비파 연주]

 

(평생 과인의 아우로만 살겠다 하였느냐

 

죽을 힘을 다해 네 말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나 역시 널 죽이지 않기 위해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니

 

[비파 연주] [풀벌레 울음]

 

(수근내일 당장 거창 집으로 돌아가거라

 

꼬실 거다

 

아우깜짝이야

 

꼬셔요?

 

우쨔든동!

 

그 대군인지 도령인지랑

 

혼인해서 여기 눌러앉을 끼다

 

엄마 아부지 옆에 있을 거라고

 

하지만

 

우째?

 

[씨익 웃는다]

 

하늘의 도우심으로

 

아까 그 양아치 대군이랑 약속을 했지

 

내일 아침에 동...

 

동동동 마을에서 만나기로

 

[유모의 한숨] [어린 채경의 뿌듯한 신음]

 

저기아기씨... [어린 채경의 신난 숨소리]

 

제일 고운 옷제일 예쁜 신발

 

제일 화려한 가마 준비해도!

 

내일 내가 제대로 매력 발산 좀 해볼라카이

 

저기그러니까 저기

 

옷이랑 신발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데는

 

어떤 한계가...

 

유모내 못 믿나내가 부끄럽나?

 

아휴아이 그게 아이고요 그...

 

안 나오면 우짭니까

 

약속을 안 지키믄요

 

!

 

[답답한 한숨]

 

쓰읍흐음 [익살스러운 음악]

 

(유모절대 성질부리지 말고

 

최대한 마소녀소녀스럽게 하이소

 

[밝은 음악]

 

[다급히아저씨내려주이소아저씨

 

아저씨내려주이소아저씨

 

뭐꼬?

 

아침인데 굴뚝에 연기 나는 집도 없고

 

동네가 와 이리 휑하노

 

"동적전"

 

[환한 웃음] [새들이 지저귄다]

 

(어린 역내일 사시 동적전 마을 정자 앞으로 와라

 

[헛기침] [숨을 들이쉰다]

 

(어린 역그래소매치기만 찾아주자

 

두고 봐라새똥

 

오늘 부로 너랑 인연 쫑이다! [나뭇가지를 우지끈 밟는다]

 

뭐야?

 

- (아낙2) 어여 와! - (아낙1) 내가 아니라니까!

 

아유가보면 알 거 아녀!

 

아니충주댁 내가 아니라니까

 

- (아낙2) 본 사람이 있다는디 - (아낙1) 뭐 잘못 알고 있다니까

 

[촌민들이 시끄럽게 떠든다]

 

(촌장꿇어 앉혀꿇어 앉혀!

 

다 꿇어 앉혀! [촌민들이 술렁거린다]

 

알 만한 분들이 아무리 배가 고파도 그렇지

 

어떻게 임금님께 바칠 진상미에 손을 댄단 말이오

 

[촌민들이 술렁거린다] (아낙1) 아유!

 

(촌장가족들이랑 우리 마을 전체에

 

불똥 튀기 전에 자수를 해요 - (아낙1) 아유아유

 

촌장님저 아닙니다요

 

(촌민1) 이보게나도 아니야아니야

 

그럼 아침엔 무슨 쌀로 밥을 지어 먹었어?

 

(촌장아침부터 연기 난 집 중

 

범인이 있는 게 분명해요

 

(촌민2) 내가 안성댁네에서 연기나는 거 봤다내가

 

[촌민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의미심장한 음악]

 

(자순대비어쩌자고 그런 쓸데없는 일을 한 것이냐?

 

남들 이목이 있는 곳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 아무것도 보지 말라듣지 말라

 

알고 있사옵니다

 

(아낙1) 아이고, 3일을 굶었습니다요

 

(아낙1) 아이고 [촌장이 추궁한다]

 

(촌부1) 며칠째 굶고 있는지 몰라나도

 

(촌부3) 이 어린놈까지?

 

(촌장너 이놈아!

 

(촌민4) 자 진상미를 훔쳤다가 붙들리면은

 

그대로 모가지가 날라가는데 이 사람들이

 

목이 달아난다고? - 그냥 이실직고를 하겠어요?

 

그냥 관아로 끌고 가자고요 - 왔냐새똥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가자

 

어데요죽는다 카는데

 

임금님께 올릴 진상미를 훔쳤으니까

 

그게 죽을죄예요?

 

판단은 판관이 하겠지

 

눈이 삐었어요저 밭 안 보여요?

 

완전 망했다 아인교

 

[한숨 쉬며가뭄 땜에 밭이 저 모양이니

 

이 동네 사람들 진상미가 문제가 아이라

 

자기들 입에 풀칠도 못 했을 게 뻔한데

 

진상미 못 내게 했다고 사람을 죽여요?

 

[안타까운 숨소리]

 

[복화술로그것도 저런 얼라를?

 

가뭄이 내 탓이냐신경 꺼

 

사과하라 캐도 안 한다 양보하라 캐도 안 한다

 

[기가 찬 신음아이 그래

 

아무것도 안 할라카믄 대체 왜 태어났는교으이?

 

아는 사람도 아니잖아

 

게다가 저 녀석 네 봇짐 털었던 도둑놈이라고!

 

그럼 모르는 사람도 아니네여

 

(촌장뭣들 해요 관아로 끌고 갑시다

 

[소란스럽게 실랑이한다]

 

- (촌민2) 뭐야 저거? - (촌장잠깐만!

 

(촌장이놈아!

 

이 약재무슨 돈으로 샀냐?

 

- (촌민3) 야가 범인이고마는 - (촌민4) 에라이놈아

 

[술렁거리며 소란스럽다]

 

(어린 서노놔요! [촌민들의 거친 말이 오간다]

 

- (어린 채경왜 이라노 - (촌민2) 뭐야비키라! [털썩 넘어진다]

 

[촌민들이 계속 술렁거린다]

 

내가 범인을 안다!

 

[어린 채경의 놀란 신음]

 

대군마마우얄라꼬

 

[촌민들이 웅성거린다]

 

(촌민1) 대군마마?

 

(촌장대군참말로 대군마마십니까요?

 

[어린 역의 헛기침]

 

[더듬대며그렇다 내가 진성대군이다

 

[촌민들이 놀라 술렁인다]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촌장대군마마를 뵈옵니다

 

아이됐고

 

저기 쌀 창고

 

저기서 창고지기 눈을 피해 쌀을 훔치려면

 

저기 밭을 가로질러야 돼

 

비가 안 와 거름만 잔뜩 부어댄 탓에

 

밭이 지금 엄청 찐득찐득하니

 

신발에 흙 묻은 사람이 범인이다

 

해서내가 범인이다

 

[촌민들이 웅성거린다]

 

(촌장아니뭐가 아쉬워서 쌀을 훔쳐요

 

그게 말이 돼?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못 믿겠으면

 

이 근처에 말라 비틀어진 복숭아 나뭇가지 하나 있을 게다

 

찾아봐

 

내가 쌀 훔치다 모르고 떨어뜨렸어 - (촌장뭐해

 

뭐 하고 있어어서 가서 찾아봐

 

(아낙1) 아이고 예아이고 예

 

조기조기!  고기 - (아낙1) 

 

아이고아이고 찾았습니다요 아이고

 

아이고찾았습니다요 [밝은 음악]

 

아이고여기 있습니다요 여기여기

 

(촌부1) 아니이게 진짜 복숭아 마른 가지여?

 

- (아낙1)  - (촌부1) 아이고!

 

내 알기로 노비가 상전을 고변하는 법이 없듯

 

신분이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을 고변할 때에는

 

절차가 꽤나 복잡하다 들었다

 

역모죄가 아니고서야 되려 신분 질서를 어지럽혔다며

 

강상죄로 처벌받기도 하지

 

강상죄? [촌민들이 웅성거린다]

 

[어린 역의 헛기침]

 

나를 고발하겠느냐?

 

아님 쌀을 변상받고 끝내겠느냐?

 

[촌민들이 웅성거린다] (촌장아이고아이고

 

소인들이 어찌 대군마마님을 고변하겠습니까요

 

저흰 다만 쌀만 메꿔 주신다면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요

 

(촌민들

 

쌀만 주면 된다는데?

 

[어린 채경의 어색한 웃음]

 

(어린 채경갑자기 요래 던진다 이거지예?

 

(어린 역어디 한번 해결해보시지

 

그게...

 

저걸 팝시다!

 

[가마꾼들이 황당해 술렁인다]

 

[멋쩍은 웃음]

 

(촌민들아이고고맙습니다

 

어여 오세요어여

 

(아낙1) 대군마마참말로 고맙습니다요

 

대군마마 아니었으면 큰일날 뻔했습니다 [촌민1도 한마디 한다]

 

(촌민1) 아이고이대로 관아를 갔으면 그대로 장틀에서

 

황천길을 갈 뻔했구먼요 감사합니다요

 

[함께 감사 인사를 한다]

 

 - (촌민2) 아이고 예

 

[촌민들아이고고맙습니다요

 

[평화로운 음악]

 

(어린 채경창고에 채운 쌀 말고도 더 있으니까요

 

오늘은 꼭 쌀밥 드세요

 

돈 많은 대군마마께서 주시는 거니까

 

사양 안 하셔도 돼요

 

우리 마을도

 

가뭄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랍니다

 

다 함께 기우제도 지내고 그러는데

 

하늘의 마음을 달래는 게 어디 쉽나요?

 

억수로...

 

[민망한 웃음무척 어렵죠?

 

[촌민들의 밝은 웃음]

 

[즐거운 웃음]

 

[무거운 음악]

 

(노신1) 폐비의 아들이 아니옵니까이대로 세자가 왕위에 오르면

 

나라에 큰 환난이 닥칠 것이옵니다

 

(노신2) 전하유지를 남기시옵소서

 

(노신3) 진성대군을 세자로 삼으시옵소서

 

[불안한 음악]

 

(신씨쇤네의 딸을

 

잊지 마시옵소서전하

 

[절규하며전하의 어미옵니다!

 

조선은 전하로 인해 망할 것이오!

 

(어린 융덕담 고맙소

 

내 필히 성군이 되어 주겠소

 

[고조되는 음악]

 

[칼로 슥슥 벤다]

 

[사람들의 불분명한 아우성]

 

[종이 울리는 효과음]

 

[잔이 달그락 떨어진다]

 

[놀라는 숨소리]

 

[극적으로 고조되는 음악]

 

[사람들의 불분명한 아우성]

 

상전!

 

[불안한 숨소리] [버럭상전!

 

[거친 신음태워라

 

[불안한 듯다시는 그 옷을 입지 않겠다

 

전하 새로 지어 올리겠나이다

 

[융의 불안에 떠는 숨소리]

 

[새들이 지저귄다]

 

[편안한 음악]

 

[난감한 숨소리]

 

[놀라는 신음]

 

망했다!

 

소녀소녀는 무슨 [속상한 한숨]

 

어휴

 

(어린 역뭘 그렇게 혼자서 중얼거려?

 

[더듬대며아니...

 

[어린 채경의 낮은 헛기침]

 

한데어찌 마음을 바꾸셨사옵니까

 

그럼

 

왜 태어났냔 말까지 듣고 가만있을 사람이 어딨냐?

 

그건 걍 욱해서

 

[목을 가다듭는다]

 

그래도 세상에 태어났음 태어난 몫을 해야지 않사옵니까?

 

더구나 대군께선 억수로 높은 신분으로 태어났으니

 

더 귀하고 뜻깊은 일을 하실 걸요

 

내가?

 

 

방금도 보세요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하셨잖아요

 

(어린 역그래 봤자 뭐가 달라져

 

그 겁쟁이 녀석은 자길 살려줬는데도

 

코빼기도 안 보이잖아

 

여덟아홉! [어린 서노의 신음]

 

[아파하는 신음]

 

마지막 - (무뢰배! [힘든 신음]

 

[어린 서노의 신음] [무뢰배의 숨찬 신음]

 

[기침을 쿨룩한다] [무뢰배의 기가 찬 신음]

 

(무뢰배무식한 새끼 이거씨이 [어린 서노의 기침]

 

- (무뢰배가자 -  [힘주는 신음]

 

10대 맞으면 돌려준댔잖아!

 

(어린 역근데

 

걔가 범인인 거 어떻게 알았어?

 

그러는 대군마마는요?

 

[한숨 쉬며그날 봤어

 

내가 이 동네에 자주 와서 웬만한 애들 얼굴 다 알거든

 

동네 무뢰배들한테 겁박당해서

 

그렇게 갖다 바치는 애들 많아

 

[잔잔한 음악]

 

왜 그런 눈으로 봐?

 

아니대군마마 의외로 사람들한테 관심 많네요?

 

근데 왜 평소에는 안 그런 척하고 있어요?

 

!

 

혹시 시집살이 중이신가?

 

? - 아니봐봐요

 

못 본 척안 들리는 척

 

입도 딱 다물고

 

여자들이 시집가면 석 삼 년은 그캐야 살아남는다 카는데

 

지금 대군마마 하는 꼴이 탁 그짝 아인교?

 

[허탈하게 웃는다]

 

맞아

 

그래야 살아남는대나도

 

[어린 서노가 숨을 고른다]

 

(어린 서노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어린 서노돌려드릴게요

 

(어린 채경? [편안한 음악]

 

[안도의 한숨]

 

[기쁨의 숨소리]

 

그래 봤자 뭐가 달라지긴요 요래 달라지는데?

 

!

 

겁쟁인 줄 알았더니

 

제법 양심은 있구나?

 

이거 찾아오느라 이 모양이냐?

 

[어린 채경의 걱정스러운 신음]

 

맞나?

 

대군마마께는 드릴 게 없으니

 

제 목숨을 드리겠습니다

 

대군마마를 위해 죽겠습니다

 

(어린 역) [놀라는오호

 

뭔 그런 걸로 목숨까지 바쳐

 

제 목숨을 구해주셨으니 목숨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대군마마감사합니다아기씨!

 

(어린 역어우어우 [피식 웃음]

 

몰라네 맘대로 해

 

 

그럼 목숨 헌납 말고

 

동무할까요?

 

누구?

 

애랑

 

너랑 나랑?

 

에헤이...

 

농담이 세다새똥

 

아니뭐 동무하면 좋잖아요

 

대군마마는 이 머슴애 보면서

 

스스로가 자랑스러우실 끼고

 

쟤는 쟤대로 오늘 일 반성하면서 나쁜 짓 안 하게 될 끼고

 

내도 한양에 동무 생기면

 

그 핑계로 놀러라도 올 수 있을 끼고 [어린 역이 피식 웃는다]

 

뭐 그런 이유로 친구를 하재 격 떨어지게

 

너 도승지 영감 딸 맞냐?

 

중전마마 조카 맞아?

 

거기서 제 족보는 왜 들먹이는데요?

 

아니면 어쩔 낀교! [울먹인다]

 

맞습니더

 

저요다들 출생의 비밀을 의심하는 미운 오리 새끼입니더

 

[어린 채경이 울먹인다아기씨

 

거창 가서 훈장님 팔촌 조카한테 시집이나 가지 뭐

 

[어린 채경이 훌쩍인다] [부드러운 음악]

 

안녕히 계세요 저 오늘 한양 마지막 날입니더

 

한양에 동무라도 생기면

 

그 핑계로 놀러라도 올랬더니 글렀네

 

하긴

 

대군마마도 내랑 친구 먹기 부끄럽겠지

 

저 진성대군 이역신채경

 

서노입니더

 

저 이역신채경서노

 

세 사람은 오늘부로 벗이 되기로

 

하늘에 맹세합니다

 

[신난 숨소리]

 

뭐 해안 해?

 

[즐거운 숨소리]

 

맹세합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신의 있는 벗이 되겠습니다!

 

뭐 하냐빨리 안 하고

 

맹세합니다

 

[어린 역의 헛기침]

 

근데 이렇게 말로만 해도 돼요?

 

의식 같은 거 안 하고?

 

아이여자들끼리 있을 땐 비밀 하나씩 털어놓기 하고 그러는데

 

그카면 엄청 빨리 친해지더라고요

 

됐어

 

[어두운 음악]

 

(녹수내관이나 지밀상궁에게 말해

 

주무실 때도 이 향초가 꺼지지 않게 하겠사옵니다

 

꿈을 꾸지 않게 도와줄 거예요

 

[문이 드르륵 여닫힌다]

 

아직도 못 찾은 것이오?

 

송구하옵니다전하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옵소서

 

밀지를 찾아 없애야 과인이 마음 편히 잠을 잘 거 아니오!

 

[융의 한숨]

 

이따위 향초 말고 제대로 된 방책은 없는 게요?

 

[융의 거친 숨소리]

 

[어린 채경이 휘파람을 분다]

 

차라리 그때처럼

 

기절이라도 하고 싶군

 

(어린 서노여기예요우리 집

 

아버진 할머니 모시고 의원 집에 침 맞으러 가셨어요

 

아이 씨!

 

[방문을 덜컹 연다]

 

(유모마 안 되겠다 싶으믄 마 구질구질하게 매달리지 말고

 

마 깔끔하게 오시소 마

 

뭐 마뭐 친구로라도 지내자 뭐 어쩌자

 

마 이래 자존심도 없이 매달리고 그러면 참말로 마마

 

마 추접시럽습니데이알았지요?

 

[속상한 숨소리]

 

지금 내가 냉골방온돌방 가릴 때가

 

[흥미진진한 음악]

 

[얕은 한숨]

 

새똥 너친구 없지?

 

딴 애들이 이런 거 하니까 부러워서

 

벼르고 벼르다 지금 하는 거지?

 

[발끈하며뭐라카노많이 해봤거든요

 

!

 

그래뭐 속아줄게 동무 된 기념으로!

 

우쒸!

 

나는

 

 

[이거!

 

[놀란 신음이거

 

...

 

... [당황한 숨소리]

 

어우 [익살스러운 음악]

 

[어린 채경의 놀란 신음]

 

[어린 역이 피식 웃는다]

 

이래 봬도 이건 맹자라고

 

유교 경전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서책이다

 

내가 이렇게 춘화집처럼 만든 건

 

뻔하지요 - 뻔하지요

 

조정 신료들과 종친들이 내가

 

공부하는 걸 안 바라서야

 

핑계는 - 설마요

 

주상 전하보다 내가 경전을 더 많이 읽었거든

 

(어린 채경과 서노오오오...

 

[어린 역의 헛기침]

 

근데 왜 대군마마는 공부하면 안 되는데요?

 

똑똑하면 좋지

 

그야...

 

잠깐

 

[긴장감 도는 음악]

 

[어린 역의 다급한 숨소리]

 

[다급히!

 

[어린 역의 역한 신음]

 

[]

 

무서워서 그라나 냄시 나서 그라나?

 

둘 다!

 

무서우면 내가 여기서 지키고 있을게요

 

코는 금방 적응될 깁미더

 

[난감한 한숨]

 

진짜지?

 

아휴후딱 들어가서 자연의 신호에 충실하라카이 [어린 역의 당황한 신음]

 

[난감한 숨소리]

 

[어린 역의 괴로운 신음] [뒷간 나무판이 달그락거린다]

 

[휘파람을 분다]

 

새똥 너냐?

 

[잔잔한 음악]

 

[옅은 웃음]

 

그럼 누구겠는교?

 

지는요겁날 때 요래 휘파람을 불어요

 

그라믄 마음이 좀 진정되거든요

 

[어린 채경이 휘파람을 분다]

 

[휘파람을 따라 분다]

 

[어린 채경이 계속 휘파람을 분다]

 

[휘파람을 따라 분다]

 

[옅은 웃음]

 

...

 

이게 뭐라고 의지가 되냐

 

아휴

 

[의미심장한 음악]

 

[문이 드르륵 열린다]

 

[무릎을 탁 꿇는다]

 

드디어 찾았사옵니다전하

 

선왕 전하 임종 시

 

대전에서 숙직하던 사관 말이옵니다

 

동대문 외곽 동적전 마을에서

 

신분을 숨기고 살고 있었사옵니다

 

눈은 붙여두었는가?

 

 

은밀히 지켜보라 명을 내렸사옵니다

 

기우제를 지낸 후에

 

과인 앞에 데려다놓게

 

내 친히

 

만나볼 터이니

 

(사홍

 

한데

 

대비전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사옵니다

 

어제 오후만 해도

 

대비마마께서 진성대군과 함께

 

궁 밖을 나갔다 오셨사옵니다

 

행선지도 알리지 않고요

 

[비웃음]

 

과인에게서

 

금쪽같은 아들을 지키려고 방도를 찾고 계시겠지

 

가장 확실한 방도는

 

밀지겠지요

 

[북소리 효과음]

 

선왕 전하께서 남기신 유언

 

[고조되는 음악]

 

무슨 뜻이냐?

 

대비전에서도 밀지의 존재를 알고 있다면요?

 

그래서 우리처럼 사관을 찾아 밀지를 확보하려 한다면요?

 

하니 찾아야지

 

최대한 빨리 찾아서 없애야 한다

 

밀지만요?

 

밀지만 없앤다고 끝나겠습니까?

 

[어린 채경의 휘파람 소리]

 

[뒷간 문이 덜컹 열린다]

 

[어린 채경의 휘파람 소리]

 

[부드러운 음악]

 

[어린 채경의 휘파람 소리]

 

(어린 역뜯어 보면 볼수록 신기한 아이다

 

(어린 채경사과하라 캐도 안 한다 양보하라 캐도 안 한다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할라카믄 대체 왜 태어났는교?

 

그래도 세상에 태어났음 태어난 몫을 해야 하지 않사옵니까

 

그럼 목숨 헌납 말고

 

동무할까요?

 

맹세합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신의 있는 벗이 되겠습니다 [어린 채경의 휘파람 소리]

 

[어린 채경의 휘파람 소리]

 

[민망한 듯...

 

그게...

 

[다짐하는 숨소리]

 

많이 생각해봤는데예

 

아무리 생각해도 지는 대군마마랑 혼인해야겠어요

 

[맑은 웃음]

 

[발랄한 음악]

 

(역이가 왜 왜 거기 있단 말이야

 

도대체 왜!

 

[어린 채경이 숨이 차우리 왜 도망치는교?

 

(만의 하나라도 네가 알고 있다면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야!

 

(어린 역괜찮아겁먹지 마

 

(어린 역내가 좋구나?

 

(어린 채경대군마마도 제가 좋아졌는갑제?

 

(자순대비제발 죽이지만 말아주세요주상

 

[어린 채경이 울먹이며안 가면 안 돼요?

 

(채경미안해요너무 그리워서 [울먹인다]

 

(제가 형님의 세상을 다 갈기갈기 찢어놓을 겁니다

 

형님의 왕좌도 제가 가질 겁니다

 

[발랄한 음악]

 

 

.7일의 왕비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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