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의 왕비 3
[주제곡]
(사홍) 몰래 춘추관에서 필사해온 사초 기록이옵니다
선왕 전하의 유지가 밀지로 남겨졌다 하옵니다
(사홍) 드디어 찾았사옵니다, 전하
선왕 전하 임종 시 대전에서 숙직하던 사관 말이옵니다
[어린 역의 다급한 숨소리]
[어린 역의 신음]
무서워서 그라나 냄시 나서 그라나?
아휴, 후딱 들어가서 자연의 신호에 집중하라카이 [어린 역의 당황한 신음]
(사홍) 동대문 외곽 동적전 마을에서 신분을 숨기고 살고 있었사옵니다
대비전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사옵니다
대비마마께서 진성대군과 함께 궁 밖을 나갔다 오셨사옵니다
(어린 역) 뜯어 보면 볼수록 신기한 아이다
대비전에서도 밀지의 존재를 알고 있다면요?
그래서 우리처럼 사관을 찾아 밀지를 확보하려 한다면요?
하니 찾아야지
최대한 빨리 찾아서 없애야 한다
[어린 채경의 휘파람 소리]
[잔잔한 음악]
아, 그게...
많이 생각해봤는데예
아무리 생각해도 지는 대군마마랑 혼인해야겠어요
아, 낯짝도 모르는 서당 훈장님 팔촌 조카보단
그래도 요래 낯도 익히고 동무도 먹은 대군마마랑 하는 게 낫겠다 싶은데
[어린 역의 겸연쩍은 숨소리]
대군마마도 지랑 하는 게 여러모로 낫지 싶은데예?
[어린 역의 헛기침] [어린 채경의 순수한 웃음]
(어린 서노) 아기씨, 대군마마
어, 여기 있어
[어린 역의 헛기침] [어린 채경의 놀란 숨소리]
아, 대답 안 해요?
내... 내가 미쳤냐?
[어린 역의 헛기침] [어린 채경의 당황한 숨소리]
[어린 채경의 속상한 숨소리]
[어린 채경이 씩씩댄다]
(융) 도승지 신수근의 사위가 돼라
하면, 내 목숨만은 살려주마
[어린 채경의 속상한 숨소리] 아, 웃기네, 나도 싫거든요?
[익살스러운 음악] 아, 양아치 도령님은 진짜 파락호질을 해가
아예 정을 딱 떨어지게 해주든가
아니면 영민한 대군마마로서 아예 넘볼 수도 없게 멋있든가
어중간한 반반 도령 주제에 콧대만 높아 갖고
[속상한 숨소리]
[웅장한 음악]
(융) 천지신명 님이시여
용신 님이시여
(융) 조선 백성들의 기도를 들어주시옵소서
근년 이래로 가뭄이 계속되어 벼가 말라
백성의 호구지책이 어려워지고
(융) 도랑과 구렁에 시체가 미어졌습니다
다만, 내가 덕이 없으므로 실로 죄와 허물이 있지마는
(융) 백성들은 무슨 까닭으로...
군주께서 친히 예까지 납시어 기우제를 지내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백성들의 염원을
적극적으로 제례에 수용하시겠다는 성상의 깊은 뜻이지요
하나, 국행기우제에서는 총 12제차의 절차를 거쳐
각 명산, 큰 강, 종묘사직
그리고 북교의 용신들에게 제를 올리는 것입니다
제관으로는 대신들을 일차적으로 파견하도록 돼 있지요
대신들이 할 일을
주상께서 친히 하시는 것이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라도 된다는 말씀이외까?
[융이 기우제 제문을 읽는다] 모든 것은 주상 전하 홀로 하실 수는 없다는 뜻이외다
홀로 하시려는 게 아니라
간절하시니 친히 하시려는 게지요
결벽이고 강박입니다
천재지변까지도 주상 전하 뜻대로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거지요
비를 흡족하게 내려주시옵소서
되면 좋지요
- 전하 - 전하
(대신들) 전하!
[의미심장한 음악] 옥체를 보전하시옵소서
[백성들이 울부짖는다]
(융) 아바마마
옥황상제건 용왕신이건 그 신들은 잘 모르겠사옵니다
소자, 일찍이 그들과 친분을 가진 적도 없고
그들에게 의지한 적도 없사옵니다
하오나, 아바마마
보고 계시는지요?
제 정성과 기도만은 진심이옵니다
소자, 간절히 비가 오기를 바라옵나이다
(어린 역) 도롱뇽을 비바람을 일으키는 용이라고 생각하거든
- (어린 역) 그래서... - 아, 맞다, 참
내 도롱뇽 연적 어쨌는교?
[어린 역의 헛기침] 어차피 임금님 드리려고 한 거라며
잘됐잖아
너는 돈 굳고 물건은 갈 사람한테 가고
와, 억수로 감사하데이
왜 하필 도롱뇽 연적을 산 거예요?
- 도롱뇽은 도랑에 사는 용... - 도롱뇽은 도랑에 사는 용...
[발랄한 음악]
[어린 채경의 새침한 숨소리]
(어린 역) 아, 암튼 용이라고 하잖아
용은 임금님을 뜻하니까
당연히 임금님께 제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 거야
아, 도랑에 사는 용 [어린 서노가 가볍게 웃는다]
아이, 유치해요
- 뭐가 유치해? - 뭐가 유치해?
[어린 채경의 못마땅한 숨소리] [어린 역의 헛기침]
(어린 역) 암, 암튼 도롱뇽을 독 속에 넣고
나뭇잎으로 덮은 다음
버들가지에 물을 적셔 가지고 독을 두드리고 돌면서 주문을 걸어
도롱뇽아, 도롱뇽아
구름을 일으키고 안개를 토하여 비를 펑펑 쏟아지게 하라
그러면 너희들을 놓아주겠다
이거 궁궐 풍습인데 네가 어떻게 알아?
아 [어린 서노의 겸연쩍은 웃음]
(서노 부) 서노야
[불길한 음악] 서노야, 거기서 뭘 하는 것이냐?
제 친구들입니다, 아버지
(어린 서노) 할매, 괜찮아?
이런 데 계실 분들이 아닌 듯합니다 어서 댁으로들 돌아가시지요
[어린 채경의 헛기침]
서노 아버지, 되게 엄하시구나
[긴장되는 음악]
(사홍) 동적전 사관의 집을 감시하거라
혹시라도 사관한테 접근하는 사람 중에 왕실 사람이 있다면
이유 불문 신분 고하에 상관없이
무조건 죽여라
[서노 부의 헛기침]
(서노 부) 다시는
다신 저 두 사람을 만나지 말거라
오늘, 저 두 분이 저를 살리셨습니다
저와 벗이 되겠다 하셨습니다
[벌컥 화내며] 벗은 무슨!
[긴장되는 음악]
[고조되는 음악]
아, 내가 와 싫은데요?
어, 왜?
[고조되는 음악]
[어린 역의 놀란 숨소리]
[어린 채경의 가쁜 숨소리]
(나졸) 어이, 이놈들!
[어린 역과 채경이 헐떡댄다]
흩어져!
(무뢰배) 예
[어린 채경의 가쁜 숨소리]
[어린 역과 채경이 헐떡댄다]
우리...
우리 왜 도망치는교?
누가 우리를 미행하고 있었어
그러니까 와요?
우리가 뭘 잘못했는데?
잘못 안 해도 죽을 수는 있으니까
예?
나는 대군이니까
[아련한 음악]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교육받아왔어
위험이 느껴지면 일단 피하고 봐야 돼
[의아한 숨소리]
와, 무슨?
(어린 채경) 아니, 대군마마 의외로 사람들한테 관심 많네요?
아, 근데 왜 평소에는 안 그런 척하고 있어요?
아, 혹시 시집살이 중이신가?
- 뭐? - 아니, 봐봐요
못 본 척, 안 들리는 척 입도 딱 다물고
여자들이 시집가면 석 삼 년은 그캐야 살아남는다 카는데
지금 대군마마 하는 꼴이 딱 그짝 아인교?
[허탈하게 웃는다]
맞아, 그래야 살아남는대, 나도
[어린 역의 가쁜 숨소리]
[고조되는 음악]
[어린 채경의 쑥스러운 숨소리] 저 버리고 혼자 도망치실까 봐요
[멀리서 발소리가 들린다] [어린 역의 놀란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두목) 멀리 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흩어지는 발소리]
[어린 역의 놀란 숨소리]
[겁먹은 숨소리]
[놀란 숨소리]
(두목) 계속 찾아!
(어린 채경) 천지신명 님, 제발 저 발자국을 못 보게 해주세요, 제발
[놀란 숨소리] 아, 우야노, 여 온다
[겁에 질려] 온다
[아련한 음악]
[어린 역의 가쁜 숨소리]
괜찮아, 겁먹지 마
[투둑투둑 비가 떨어진다]
[웅장한 음악]
비다
[백성들의 감격스러운 환호성]
[백성들이 감사 인사를 한다]
(대신들) 주상 전하, 만세!
만세, 만세!
진짜 비예요
[백성들의 신난 환호성]
(수근) 전하, 감축드리옵니다
(사홍) 주상 전하, 만세
(대신들) 만세, 만세!
[대신들이 연신 '만세'를 외친다]
(원종) 감축드리옵니다
(융) 아바마마, 보셨습니까?
이래도 제가 이 나라의 왕으로 부족하십니까
소자, 의심하지 않을 겁니다
소자가 명실공히 조선의 왕이옵니다
[어린 역과 채경의 가쁜 숨소리]
(어린 채경) 대군마마
[부드러운 음악]
(어린 역) 저기 원두막 보여?
- 예 - 저기까지만 달리자
(상궁) 중전마마
비 님이 오십니다, 감축드리옵니다
그래, 주상 전하의 정성이 통했구나
(상궁) 대비마마
어마마마
진성대군의 가례를 논의하러 왔어요, 중전
때마침 비가 내리니 길조가 아닙니까?
(자순대비) 내 도승지 영감한테 직접 찾아가 혼담을 넣었는데
여태 답변이 없지 뭡니까
하여...
"근봉"
아예 납채서를 써서 왔어요
이제 중전이 좀 나서주셔야겠어요
무엇보다도 진성대군이
주상이 가장 믿는 신하의 사위가 되면
주상과 대군의 우애가 더 돈독해지지 않겠어요?
몇 년 전만 해도 두 분 형제의 우애가 아주 좋으셨지요
[깊은 한숨을 쉬며] 나는 내 아들들이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으면 좋겠어요
그 외에는 아무런 욕심도 없답니다
하니, 중전이 좀 도와주세요
"근봉"
(융) 이 과인은 아무래도 예복보다는 평복이 편하오
이 예복은 너무 무겁고 거추장스러우니 말이오
(융) 상의원에 일러
앞으로 과인의 모든 평복은 더 가벼운 옷감으로 짓되
소매를 더 좁게 만들라 명하라
예, 전하
(융) 경의 생각은 어떠하오?
예, 전하
[숨을 들이쉬며] 소매를 좁게 만들면 아무래도 활동하기에 훨씬...
아니
진성대군 말이오
[긴장되는 음악]
진성대군이?
[사홍의 다급한 숨소리]
다 끝났소?
도승지 영감과 독대 중이십니다
아무도 방해하지 말라는 엄명이 있으셨소
내가 '아무도'인가?
역이 그 녀석은
과인이 홧김에 한 말이라 생각하고
죽어도 도승지의 사위는 안 되겠다 하더이다
과인이 옹졸하게 그 아이 앞에서 좀 심하게 말하기는 했소
하나
과인의 결정까지 충동적이었던 건 아니오
경도 알다시피 역이는
단순히 아우이기 전에 이 나라의 적통 왕자이면서
과인의 강력한 정치적 맞수요
전하, 하오나...
과인이 아끼는 아우여서가 아니라
과인이 경계해야 하는 아우라서 경에게 주려는 게요
경 말고는 아무도 내 믿을 수가 없어서
(사홍) 전하, 큰일 났사옵니다
소신의 예상이 맞았사옵니다 동적전 마을 말이옵니다
들라
[문이 드르륵 닫힌다]
역이가 왜
왜 거기 있단 말이야, 도대체 왜!
예상대로지요
대비마마께서도 그 사실을 알고 계신 겁니다
(사홍) 선왕 전하의 정비시니까요
[옅은 한숨]
잡아 와라
잡아다 추궁해보면 알겠지
예, 전하
(융) 정녕 내 믿음을 배신할 것이냐
만에 하나라도 네가 알고 있다 하면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야
[옅은 한숨] 난 오늘, 너랑 절대 혼인하지 않겠다고 말하려고 왔다?
[어린 역이 가볍게 웃는다]
내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형님의 최측근 신하의 딸과 혼인한다면
형님을 의심하고 형님께 겁먹고 있다고 생각할 테니까
도저히 자존심 상하고 싫었어
[의아한 신음] 우리가 혼인하면 임금님과 대군마마
우리 가족 모두 사이가 더 돈독해지는 것 아니고예?
가족이 되는 거잖아요
순진하긴
아, 아까 내가 수상한 사람들한테 쫓길 때
속으로 주문을 걸었거든요
만약 그놈들한테 안 들키고 무사히 피하면은
그건 하늘이 우릴 돕는 거라고
겁먹지 말라고 응원해주는 거라고
[코웃음 치며] 계집애는 역시 계집애로구나?
- 그런 미신 같은 주문... - 아, 미신이라 캐도요
덕분에 용기 낼 수 있었으니까요
[잔잔한 음악]
[옅은 한숨] 그니까 어른들이 멋대로 만들어 놓은 세상 때문에
미리 겁먹지 마요
대군마마가 잘못한 건 없잖아요
[옅은 한숨] 다 세상이 잘못된 기지
[어린 채경의 옅은 한숨]
[어린 역의 헛기침]
너, 내가 좋구나?
예, 예?
[어린 채경의 헛기침] 어, 비가 벌써 그쳤나?
[어린 채경의 헛기침]
[어린 채경의 휘파람 소리]
[바람이 쏴 분다]
[긴장되는 음악]
[칼이 연신 부딪친다]
이제 작은 돌멩이 하나만 던져도 일파만파 파장이 일걸세
워낙 예민한 성정이시니
수년간,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오셨죠
더 이상 같은 일로 아파하는 모습 보고 싶지 않아요
[불길한 음악]
(꼬마 역) 이랴, 이랴!
[사홍이 말 울음을 흉내 낸다] (꼬마 역) 이랴, 이랴!
[꼬마 역이 연신 '이랴'를 외친다]
[숨을 들이쉬며] 대군마마, 재밌으시옵니까?
(꼬마 역) 응
[사홍의 가식적인 웃음]
(꼬마 역) 이랴!
(수근) 전하
호조참의 신수근이 전하를 뵙사옵니다 [사홍이 말 울음을 흉내 낸다]
[성종의 흡족한 웃음] [꼬마 역이 연신 '이랴'를 외친다]
(수근) 황공하옵니다, 전하
(사홍) 선왕 전하 [성종의 흡족한 웃음]
전하께서 소신을 개로 등용하셨지요
[사홍이 말 울음을 흉내 낸다]
하니, 진짜 개가 될 수밖에요
이제 이 짐승의 이빨로
전하께서 그토록 아끼시던 진성대군의 숨통을 끊어 놓을 겁니다
진성대군이 죽어야 금상과 소신이 조선을 독차지할 수 있으니까요
[말발굽 소리]
[바람이 쏴 분다]
(어린 역) 어서 업히래도?
그 다리로 어딜 가겠다고
못 업힙니다
왜?
(어린 역) 설마 내외하는 게냐? 남녀 7세 어쩌고, 뭐, 그거?
아, 이유야 쌔삐렸죠
[의아한 숨소리] 쌔삐려?
많단 뜻이옵니다, 대군마마
[가볍게 웃는다]
그럼 혼인하자면 업힐 테냐?
[부드러운 음악] [기대에 찬 숨소리]
대군마마도 제가 좋아졌는갑지예?
먼저 간다, 새똥
[어린 채경의 속상한 숨소리] 아, 뭐꼬? 진짜
[어린 채경을 흉내 내며] 뭐꼬? 진짜
[황당한 숨소리]
아, 대군마마
거봐
(어린 역) 어차피 업히게 될걸
어서
[수줍은 숨소리] 자꾸 거절하는 게 예의가 아니라서 그런 거지
절대로 업히고 싶어서 업히는 거 아닙니더
똑똑히 알아두이소
(어린 역) 알겠어
[조심스러운 숨소리]
[발랄한 음악] [어린 역의 힘주는 신음]
(어린 역) 오, 왜 이렇게 무거워?
[어린 채경의 당황한 숨소리] 우야노? 후딱 내려주이소, 후딱, 예?
[어린 역의 익살스러운 신음] [어린 채경의 불안한 신음]
[어린 역의 장난스러운 웃음]
(어린 채경) 뭐꼬? 또 장난친 기가?
[어린 역의 기분 좋은 웃음]
[어린 역의 힘주는 신음]
우리 혼인하면 평생 이렇게 친구처럼 재밌게 살자
[어린 채경의 새침한 숨소리]
(어린 채경) 흥!
(어린 역) 끝?
이제 안 넘어간다카이 또 뭐라고 놀릴라꼬?
치, 이번엔 진짠데?
(어린 역) 나랑 혼인해도 돼
대신 정략 혼인 아니다
네가 좋아서 하는 거야, 이 혼인
치... [어린 역의 힘주는 신음]
[어린 역의 익살스러운 신음]
[어린 역과 채경의 기분 좋은 웃음]
[어린 역과 채경의 행복한 웃음]
(어린 채경) 대군마마, 힘들어예?
(어린 역) 네가 너무 무거워서 그래
(어린 채경) 아이참, 저 안 무겁다니까요?
(어린 역) 너...
[말 울음소리]
[불길한 음악]
(서노 부) 계속 그러고 있을 것이냐?
한 번도 아버지의 말씀이 그르다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
한데 오늘은 아닙니다
왜 그러셨어요?
격에 맞지 않는 벗을 사귀게 되면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서노 부) 사람은 분수에 맞게 살아야 돼
[말발굽 소리] [말이 투레질한다]
[불길한 음악]
[말이 투레질한다]
- (서노 부) 아이고야 - (어린 서노) 아버지
[어린 채경의 휘파람 소리]
[어린 채경의 기분 좋은 웃음]
[어린 역의 힘주는 신음]
(어린 역) 다 왔다
[헛기침한다]
[어린 채경의 초조한 숨소리]
할 말이 있는 거야 뒷간이 급한 거야?
[손톱을 딱 물어뜯는다]
[목을 가다듬는다]
맹세를 했으면 의식을 치르고 약속을 했으면 증표를 남겨야
[더듬대며] 인지상정 아닙니까?
자요
아이, 후딱 손가락 쭉 한번 뻗어보이소
[부드러운 음악]
[어린 역이 아파한다] [어린 채경의 당황한 신음]
[어린 역과 채경의 멋쩍은 웃음]
(어린 채경) 요놈으로
[들뜬 웃음]
어, 딱이네, 딱
[수줍은 웃음]
내 증표는...
(어린 서노) 대군마마!
[어린 서노가 헐떡인다] 대군마마!
[불길한 음악] [어린 역과 채경의 헛기침]
(어린 역) [더듬대며] 무슨 일이야? 왜 그래?
(어린 서노) 아버지를 살려주십시오, 대군마마
아버지가 죽을지도 모릅니다, 대군마마
쌀 도둑은 난데 아버지가 대신 잡혀갔다고요
그게 말이가 방구가 우리가 다 해결해놨는데, 와?
그 일 때문일 리가 없어 그런 일로 의금부에 잡혀간다고?
그냥 제가 잡혀갔어야 했어요
곤장을 맞든 뭘 하든 제가 혼이 났어야 하는 건데
대군마마
잘 들어, 서노야
내가 날 밝는 대로 당장 의금부에 가서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볼게
아니, 너네 아버지 아무 잘못 없다고 당장 풀어주라고 할게
그러니까 일단 집에 가 있어 절대 아무 일 없을 거야
그라믄 나는요?
넌 한양 말 연습이나 하고 있어
예?
하, 아, 대군마마
서노랑 서노 할머니 잘 보살펴드리고 있어
섣불리 움직였다가 더 잘못될 수도 있으니까
(어린 채경) 아, 대군마마
만에 하나라도요 쌀 때문에 생긴 일이면요
내가 벌 받을 거니까 내한테 꼭 얘기해주이소
네 잘못 아니야, 절대
[무거운 음악]
[힘겨운 숨소리]
살려주십시오
네 이름이 무엇이냐?
막개이옵니다
본이름을 대라
[당황한 숨소리]
본이름이라니요?
네 본디 직업이 무엇이더냐?
직업이랄 게 있사옵니까? 땅 부쳐서 그 소출로 먹고사는...
닥쳐라!
(융) 한 번만 더 거짓을 고하면 그때는 말로 묻지 않을 것이다
이름
[겁에 질린 숨소리]
(서노 부) [더듬대며] 막개, 막개이옵니다
[인두로 지지는 소리] [서노 부의 괴로운 신음]
[서노 부의 고통스러운 신음]
선왕의 사초를 작성하던 사관이 맞느냐?
[거친 숨을 몰아쉰다] 무슨 말씀이시온지?
진성대군을 어찌 아느냐?
[더듬대며] 진성대군이시라 하시면
진성대군이 왜 네 집에 간 것이냐?
왜 네 집에서 네 아들과 함께 있는 것이야!
그건 오해십니다 대군마마께서는 아무것도 모르시옵...
[긴장되는 음악]
[겁에 질린 숨소리]
무엇을?
[서노 부의 덜덜 떠는 숨소리]
진성대군이 무엇을 모른단 말이냐?
[거친 숨을 몰아쉰다]
[인두로 지지는 소리] [서노 부의 고통스러운 비명]
오해십니다, 오해십니다 마마께서는 아무것도 모르시옵... [서노 부의 겁에 질린 숨소리]
가족은 살아도 함께 살고 죽어도 함께 죽어야지요
(융) 네가 틀렸다 우린 그렇게 될 수 없어
[융의 거친 숨소리]
(융) 버려라, 다 내다 버려!
[김 내관의 힘주는 숨소리]
(상궁) 중전마마, 가례 문제는...
[옅은 한숨] 지금은 때가 아닌 듯싶구나
(어린 채경) 아버지, 채경이옵니다
들어오너라
중전마마
채경이구나, 조그맣던 녀석이 이젠 처녀가 다 됐구나
안 자고 어쩐 일이냐
[불길한 음악]
혹, 안에 든 서찰을 보았더냐?
[더듬대며] 아니요, 참말로 안 봤어요
그럼 됐다, 내용은 이미 유모한테 들었느니라
그만 가서 자거라
우린 중전마마와 긴히 할 얘기가 있으니
중전마마, 혹시... 오늘 의금부에 말입니다
아, 아니옵니다
(어린 역) 서노랑 서노 할머니 잘 보살펴드리고 있어
섣불리 움직였다가 더 잘못될 수도 있으니까
[옅은 한숨]
[무거운 음악]
(스님) 채경이가 왕실 사람과 만나면
조정과 왕실에 피바람이 불 거란 제 예언을 잊지 마십시오
스님!
(스님) 선왕을...
믿지 마십시오
채경이가 왕실과 연을 맺으면
조정과 왕실에 피바람이 불 것입니다
오라버니
[서신을 홱 덮는다] [걱정스러운 숨소리]
불가합니다
어떻게든 말려주십시오
중전마마, 채경인 진성대군과 안 될 사이입니다
(의금부 관원) 대군마마, 대군마마!
(어린 역) 놔라!
[숨을 몰아쉬며] 어제...
[당황한 숨소리]
- (사홍) 대군마마 - (의금부 관리) 대군마마
예까지는 어인 걸음이시옵니까?
(어린 역) 도류는 아실 텐데요
이유가 뭐예요?
(사홍) 동적전은 왕실에서 관리하는 땅입니다
그곳에서 나는 소출은 모두 진상하게 돼 있지요
그 쌀을 빼돌리고 착복한 죄입니다
그럴 리가 없어요 진상미는 모두 내가 채워놨다고요
그 때문에 군주를 기망한 죄도 더해졌습니다
(사홍) 사사로이 진상미를 횡령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무거운 음악] 그런 범죄가 버젓이 저질러졌음에도 그 사실을 상부에 알리지 않았다고요
(사홍) 능상죄입니다
대군께서도 잘 아시지요
요즘 조선에서 역모죄만큼이나 무거운 죄가 능상죄인 것을요
주상 전하께옵서는
전하와 왕실을 기망하고 능멸하는 것을 결코 용서치 않으시옵니다
고작 쌀 한 말입니다
그들이 직접 봄 여름 내내 가꾸고 수확한 곡식
그들의 몫도 일정 부분 포함된 쌀 한 말요
한 말이든 한 톨이든
모두 주상 전하의 것임에는 변함이 없지요
기어코 처벌을 하겠단 말씀이세요?
능상죄는 참형입니다, 대군마마
[분노한 숨소리]
(어린 역) 전하, 제 얘기 좀 들어주십시오
제발 살려주십시오 그 사람은 아무 잘못이 없사옵니다
물러가라!
(어린 역) 전하!
전하
형님!
(내관) 주상 전하 입시요
(대신들) 주상 전하를 뵈옵니다
(어린 역) 전하, 조참 끝나실 때까지 여기서 기다릴 것이옵니다
[간절한 숨소리]
[문이 드르륵 여닫힌다]
[불길한 음악] [김 내관이 속삭인다]
"선전"
(녹수) 신표를 보는 순간 어명을 사칭해서라도
옥에 갇힌 사람을 구하고 싶어질 것이네
그게 죽을 길인 줄도 모르고
(어린 역) 저, 전하, 전하
전하!
[어린 역의 간절한 숨소리]
[어린 역의 속상한 숨소리]
내 물러가라 했거늘
끝까지 과인의 뜻을 거역할 셈이냐?
하나 참형이라니요 그게 어찌 죽을죄란 말이옵니까?
아니, 그자는 죄가 없사옵니다
과인을 능멸한 죄!
그보다 중한 죄가 어디 있단 말이냐?
그보다 중한 죄는 없어도 그보다 중한 건 있습니다
[무거운 음악]
사람의 목숨입니다
하면
너는 지금 과인이
죄 없는 자를 추포하여 죄상을 날조라도 하고 있다는 것이냐?
- 그것이 아니오라... - 하면
왕명을 거역하고 조정 일에 간섭이라도 하겠다는 것이냐?
- 아닙니다 - 하면!
착오가 있을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옵니다
(어린 역) 죄상에 비해 과한 판결일 수 있다 이의제기를 하는 것이옵니다
신하들이 모두 모인 조정회의도 좋고 의군부 재판도 좋습니다
정당히 판결받을 기회를 달라 청하는 것이옵니다
[비웃는다]
여전하구나 과인의 결정이 네 판단보다 아래야
잘 들어라, 아우야
지금 너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재판 따위가 아니라
과인의 용서와 이해 그리고 관용이다
과인의 뜻에 복종하는 습관부터 기른 후에 다시 오너라
(어린 역) 형님!
(융) 감히!
(대신들) 전하, 전하!
[대신들이 연신'전하'를 부른다]
전하
[긴장되는 음악]
(사홍) 전하!
- (사홍) 어의를 부르거라, 어서 - (내관) 예
[어린 역의 떨리는 숨소리]
[떨리는 숨을 몰아쉰다]
전하, 드시지요 [융의 떨리는 숨소리]
[불길한 음악]
"선전"
(어린 채경) 서노야
[불길한 음악] [놀란 숨소리] 서노야
[어린 채경의 당황한 숨소리]
[어린 채경의 역한 신음]
[어린 채경의 놀란 숨소리]
[더듬대며] 서노?
[어린 채경의 떨리는 숨소리]
(어린 채경) 서노야!
[어린 서노가 슬픈 숨을 몰아쉰다]
다...
다 나 때문이야
(어린 서노) 다 나 때문이야
(어린 채경) 다 내 잘못이다 괜히 끼어들어 갖고...
도와주이소
아버지, 어머니
임금님, 대군마마
(자순대비) 철없는 것에도 수준이 있어야지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느냐?
대신들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숨을 내쉬며] 신선하긴 하였사옵니다
(원종) 조정 대신들을 모두 모아 놓고 회의를 해도 좋다, 재판을 열어달라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었으니까요
[숨을 들이쉬며] 대군마마가 아니면 누가 감히 주상께서 정하신 일에
반론을 제기하겠냐는 목소리들도 들렸사옵니다
관심을 좀 가지던가요? 저 말고 동적전 사건 말입니다
한 촌부의 목숨이 달린 일이지요
[가당치도 않다는 듯 웃는다]
고작 그런 일로 누가 감히 주상 전하와 척을 지려고 하겠습니까?
[무거운 음악]
[융의 힘주는 신음] 과인의 결정을 감히 문제 삼았다, 하나
[숨을 내쉬며] 용서하겠다
[융의 힘주는 신음]
문무백관들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감히 과인에게 대거리를 하였다, 하나
[숨을 내쉬며] 용서하겠다
억울한 죽음이 있어서는 아니 된다는 그 방자한 말도 용서하겠다
[융의 힘주는 신음]
하나...
사관을 감싸고 지키려는 게 밀지 때문이라면
어른이 될 때만 기다리며 과인을 비웃고 기만하고 있는 거라면
[융의 분노한 기합 소리]
[융의 지친 신음]
(무관) 전하, 다치시옵니다
[융의 분노한 기합 소리]
[융의 힘주는 신음]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다 [융의 거친 숨소리]
내 손으로 죽일 것이야 [광기 어린 웃음소리]
(문지기) 일각 전에 궁문이 닫혔사옵니다 대군마마
[어린 역의 떨리는 숨소리]
"선전"
[의미심장한 음악]
(문지기) 궁문을 열어라
(나졸들) 예!
[문이 덜컥 열린다]
[어린 채경의 가쁜 숨소리]
[어린 채경의 아파하는 신음]
왜 이까지 또 말썽이고?
[떨리는 숨소리]
[숨을 몰아쉬며] 여긴 왜 왔어?
[떨리는 숨소리]
[걱정스러운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우예 됐어요?
넌 상관하지 마
우예 그래요? 서노 할머니 돌아가셨단 말이에요
(어린 채경) [슬픈 숨소리] 아버지가 오셔야
장례를 치를 것 아인교?
[떨리는 목소리로] 언제? 왜?
서노 아버지 잡혀간 거 알고 쫓아가다가 쓰러지셨다 카데예
(어린 채경) 안 그래도 병세가 깊으신데 충격을 받아 갖고
[의미심장한 음악] [떨리는 숨소리]
[걱정스러운 숨소리] 솔직히 말하이소
참형에 처하라는 어명이 떨어졌어
[고조되는 음악] [절망스러운 숨소리]
"선전"
[어린 역의 결연한 숨소리]
내가 가서 데리고 나올 거야
[어린 채경의 만류하는 숨소리]
그캤다가 대군마마가 다 뒤집어써 뿌면...
[어린 채경의 염려하는 숨소리] 그라지 말고 차라리 아버지한테...
누굴 믿어!
도승지는 주상 전하 말이라면 끔뻑 죽는 사람인데
[어린 역의 속상한 숨소리] 그런 얼굴 하지 마
너만 상처받은 거 아니야 나도 지금 미칠 것 같아
어떻게 아무도 이 일을 막지 않느냐고
내가 한 번 더 말해볼게요
아버지, 어머니, 숙부님, 중전마마 다 만나볼게요
그래도 안 되면 임금님한테라도...
[기가 찬 듯 웃는다] 뒷배 있다, 이거냐?
(어린 역)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세도가 집안의 금지옥엽 외동딸이라
네 말은 들어줄 것 같아서?
대군마마
(어린 역) 네가 네 뒷배가 얼마나 든든한지 확인하는 사이에
서노 아버지 죽으면 그땐 네가 책임질래?
뭔 말을 또 그렇게 하는교?
애초에 관심 끄자고 한 거
사람 목숨 운운하며 이 일에 끼어들게 한 건 너야
누가 모르는교?
그래가 나도 지금 억수로 후회하고 있다카이
그럼 넌 빠져!
후회한다며
그러니까 겁많은 도승지 따님께선 빠지시라고
[어린 역의 거친 숨소리] [어린 채경의 만류하는 숨소리]
한 번만 더 말리면 다신 너 안 봐
"선전"
[불길한 음악] [어린 역의 다급한 발소리]
[어린 역의 거친 숨소리]
[서노 부가 발작한다]
(어린 역) 이보시오, 정신 좀 차려 보시오
어서!
전하께서 가뭄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여
이번만큼은 죄를 묻지 않겠다 하셨다
얼른!
(서노 부) 아니 되옵니다, 대군마마
이, 이 일에 끼어드시면...
전하, 모른 척... 모른 척하시옵소서
[서노 부의 괴로운 신음]
[다급한 숨소리] 어서 풀어주거라, 어서!
[비장한 음악] [서노 부의 거친 숨소리]
(서노 부) 제발
[서노 부의 거친 숨소리] 소인을...
[서노 부가 콜록댄다] 그냥 두시옵소...
내가 한 일이다 나 때문에 죽게 놔둘 수 없어
(서노 부) 쌀은 핑계일 뿐입니다
[어린 역의 떨리는 숨소리]
(어린 역) 너!
(어린 서노) 대군마마, 아버지!
내가 그럼 뒷짐 지고 휘파람이나 불고 있을 줄 알았어요?
[어린 서노의 힘주는 숨소리]
[안도하는 숨소리]
그래서 죄인을 내줬단 말이냐
(의금부 관원) 대군마마께서 친히...
(의금부 관리) 쫓아라, 어서!
(관군들) 예!
(두목) 멈추시오
[불길한 음악]
[수레가 덜걱거린다]
[분주한 말발굽 소리]
[수레가 덜걱거린다]
저쪽이다, 쫓아라!
[말 울음소리] [무뢰배의 말몰이 소리]
[수레가 덜걱거린다]
[가쁜 숨소리]
(어린 서노) 아버지
여기서부턴 너희들끼리 가
예?
난 이 일을 마무리 지어야지 도망칠 시간도 벌어야 되고
[더듬대며] 어떻게요?
내 방식대로
- 아, 하지만... - 제발 좀
한 번만 내 말 좀 들어주면 안 되냐?
[걱정스러운 숨소리]
빨리 움직여, 빨리
[어린 역의 다급한 숨소리] [어린 채경의 걱정스러운 숨소리]
(어린 채경) 서노야
[수레가 덜걱거린다]
[겁먹은 숨소리]
[무뢰배의 말몰이 소리]
(두목) 에이, 씨!
분명 근처에 있을 것이다 샅샅이 뒤져!
(무뢰배) 예
(어린 채경) [거친 숨을 몰아쉬며] 서노야, 서노야, 좀만 쉬었다 가자
[헐떡댄다]
[어린 서노의 슬픈 숨소리]
(어린 서노) 아버지, 아버지, 정신 좀 차려보...
[어린 서노가 훌쩍인다]
[애달픈 음악]
[속상한 숨소리]
[뒤늦게 깨닫는 신음] 서노야, 후딱 움직이라
(어린 채경) 오늘 우리 친척 오라버니께서 남도 군수로 부임해가 내려간다 캤거든
아, 후딱
하나, 둘, 셋
[어린 채경의 힘주는 신음]
(하인) 자, 자, 어서 서두르게 날이 밝기 전에 떠나야 되네
(노비) 예, 알겠습니다
자, 여기, 여기, 여기, 여기 잡아, 잡아, 잡아, 잡아
[노비들이 분주하게 서두른다]
[서노 부가 콜록댄다]
폐병 환자라 따뜻한 남도에서 요양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캐서
급히 보내는 거거든 그러니까 잘 좀 부탁한데이
(하인) 예, 주인어른께서도 허락하셨으니 소인이야 명에 따를 뿐입죠
[걱정스러운 숨소리] 내 친구니까, 잘 좀, 응?
(하인)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보아하니 밥값은 하겠네요 [하인이 가볍게 웃는다]
(하인) 어서, 어서
[노비들이 분주하게 서두른다]
내려가면서 먹어
[구슬픈 음악] [어린 서노의 서글픈 숨소리] 대군마마랑 아기씨는요?
[가볍게 웃으며] 우리가 누고? 설마 죽이기야 하겠나?
이 은혜, 꼭 갚겠습니다
[사양하는 숨소리] 아, 동무끼리 은혜는 무슨
[힘없는 목소리로] 고맙습니다
[어린 역의 가쁜 숨소리]
[어린 역의 아파하는 신음]
[어린 역이 거친 숨을 몰아쉰다]
[헉헉댄다]
(두목) 거기 서라!
[긴장되는 음악]
[칼을 챙 빼 든다]
[거친 숨을 몰아쉰다]
[의미심장한 음악]
아바마마
[융의 놀란 신음]
[융이 거친 숨을 몰아쉰다]
[걱정스러운 숨소리] 또 악몽을 꾸셨사옵니까?
몇 시나 되었느냐?
파루 친 지 한 식경이 좀 지났습니다
[융이 깊은 숨을 몰아쉰다]
(사홍) 전하!
[불길한 음악]
[칼을 챙 빼 든다]
정녕 네 짓이더냐?
예
왜
왜 그랬느냐, 응? 대체 왜!
왕좌 때문입니다
무어라?
지금 왕좌 때문이라 했느냐?
[웅장한 음악]
(융) 이게 전부 다 역이를 용서해달라는 상소란 말이더냐!
(자순대비) 모두 그 아이의 짓이라 말하거라 그래야 살 수 있다
(융) 진성대군은 이 모든 게 너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던데
(어린 채경) 저는...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했잖아
(어린 채경) 대군마마, 이러지 마세요
[어린 채경이 흐느낀다] 마마!
[어린 역의 신음]
(어린 역) 살아서 왕이 될 겁니다
(역) 정말 진성대군을 만났어도 모르는 척하는 게
그 사람을 위한 길이란 생각은 안 하시오?
(채경) 맞잖아, 왜 거짓말해요 당신 맞는데
[발랄한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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