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천사 7회 대본
플랫폼.
기차 앞에서 기다리는 다소.
개찰구.
열차가 곧 출발한다는 안내방송.
개찰구를 빠져나가는 사람이 없다.
서성이는 태웅. 역무원, 개찰구를 지키고 있다.
플랫폼.
열차가 출발한다는 안내방송.
초조해서 기다리는 다소.
덜컹 하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기차.
다소 불안해서 개찰구에서 나오는 계단을 본다.
역무원2, 호각을 불고 타라고 한다.
다소, 점점 더 불안하고 휴대폰을 걸려다가
소용이 없을 것같아 그만 두는데.
개찰구.
조급해서 서성이는 태웅.
역무원, 여전히 닫힌 개찰구를 지키고 있다.
다른 개찰구에서 다른 철도노선의 개찰이 시작된다.
태웅, 다른 개찰구 앞으로 뛰어간다.
무거운 짐을 들고 개찰을 하는 할머니.
태웅 (줄에 슬쩍 끼어들며)할머니 가방 이리 주세요. 들어드릴게요.
할머니 (웃으며)
태웅 괜찮아요. 표 이리 주세요. 제가 끊어드릴게요.
(역무원3에게) 우리 할머니 짐좀 들어드리고 나올거거든요.
할머니 들어오세요. (역무원3에게) 금방 나올거예요.
플랫폼.
다소가 기다리고 있는 플랫폼의 반대쪽 플랫폼으로 뛰어나오는 태웅.
움직이기 시작하는 해변행 기차.
타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입구 쪽만 보고있는 다소.
태웅, 플랫폼과 플랫폼 사이의 철길을 건너 뛴다.
다소의 반대편에서 기차에 오르는 태웅.
다소, 기차의 진행 방향 쪽에 있는 입구를 보며
자포자기 하는 얼굴인데
다소의 등 뒤쪽에서 다가가는 기차의 난간에
매달린 태웅.
태웅 정다소! 타! 정다소! 타! 정다소!
다소 (그제야 뒤를 돌아보고)
태웅 타! 뛰어! 올라와!
다소 (기차와 함께 뛰어 타보려고 해보지만)
태웅 (팔을 뻗어 다소의 손을 낚아채듯 잡는다)
태웅, 다소를 기차에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다소의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이
플랫폼 바닥에 떨어진다. 바닥에 툭툭 튀기다가 점점 멀어지는 다소의 휴대폰.
달리는 기차.
승강계단에 서서 멀어지는 휴대폰을 보는 다소.
태웅 (숨 몰아쉬며) 위험해요. 올라와요.
다소 (태웅 앞으로 올라간다)
태웅 핸드폰은 어쩔 수 없어요. 잊어버려요.
다소 어떻게 되는거예요 인제?
태웅 차표 검사, 안걸리면 끝까지 가는거고, 걸리면 중간에 강제로 끌려내리는거고.
아마 벌금도 낼거예요.
다소 어떡해요 그럼?
태웅 뭘 어떡해요. 안걸려야지.
다소 (걱정이 앞선다)
태웅 (그런 다소를 보다가) 걱정하지마. 도둑기차 한두번 타보나? 안걸려.
다소 (따지듯)걸리면 해변 이벤트고 뭐고 다 끝이잖아요.
나는 이게 마지막 기회란 말이예요. 이벤트 제대로 못해내면 해고예요.
어떡해요.
태웅 (발끈해서) 그럼 나더러 어쩌란 말이야.
다소 (언성 높여서) 위험하게 왜 표도 없이 도둑기차를 타냐구요.
태웅 누가 그럼 늦으래? 회사 버스 떠날 때까지 뭐하고 있다가 버스를 놓쳐?
다소 누가 기차 태워달랬어요? 나 혼자였으면 어떻게 해서든, 뭐든 타고갔을거예요.
도둑기차는 안탔을거라구요!
태웅 (버럭 소리지른다) 아! 내가 누구 때문에 이놈에 기차를 탔는데!
다소 (쳐다본다)
태웅 (외면한다)
다소 (계속 쳐다본다)
태웅 (고개 돌려서 다소를 본다)
다소 (외면한다)
인서트.
기차가 달려간다.
달리는 기차.
입석 승객들 서있다.
태웅 다소, 객실 문 앞의 좌석 모서리에 나란히 기대 서있다.
홍익회 카트에서 찐계란과 음료를 사는 태웅.
태웅 (찐계란 준다) 들어요.
다소 (받는다)
태웅 (소금 종이를 펼친다)
다소 (찐계란을 어디다 두드리나 이리저리 찾는다)
태웅 뭐 찾아요? 두드릴 데 찾아요?
다소 예.
태웅 계란으로 바위 치기 있잖아요.
다소 그게 뭔데요?
태웅 (이마를 가리킨다)
다소 (픽 웃는다)
태웅 각자 자기 바위에 칩시다.
다소 태웅, 찐계란을 자신의 이마에 퍽하고 친다.
다소 (웃음이 난다)
태웅 (웃는다)
이때 객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승무원.
갑자기 웃음이 가시는 다소 태웅.
다소 (불안해서 가슴이 뛴다)
태웅 (걸렸구나 싶다)
승무원, 그냥 객실을 지나간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다소 태웅.
태웅 (여유있게)계란 껍질 깝시다.
비서실.
지수, 봉투에 '사직서' 쓴다.
지수, 사직서를 핸드백에 넣는다. 전화를 건다.
지수 여보세요. 금성 이벤트죠?
네. 여기 우리음료예요. 특판팀에서 이벤트 부탁한거 있죠?
네 맞아요. 밴드하고 공연팀요.
미안하지만 취소좀 시켜주세요.
이유는 알거 없잖아요? 취소하겠다구요. (끊는다)
회장실에서 나오는 강회장.
강회장 준비 됐나?
지수 네. 도착해있습니다.
강회장 가지. (나간다)
지수 (핸드백을 들고 나간다)
빌딩 옥상.
헬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기다리고 있던 세현, 강회장을 맞는다.
헬기에 타는 강회장 세현 지수.
헬기 이륙한다.
달리는 기차.
다시 객차와 객차 사이의 연결 공간.
태웅, 담배 피우고 있다.
다소, 1979년도 백원짜리 동전을 손에 들고 본다.
태웅 그건 뭐예요?
다소 (동전을 보여준다)
태웅 백원짜리는 왜? 또 뭐 사먹을려고?
다소 (또 반말이냐는 얼굴로 노려본다)
태웅 뭔데요 그게?
다소 부적이에요. 내 부적이에요.
태웅 부적?
다소 내가 태어난 해 만들어진 동전이에요.
2년쯤 전에 아주 운좋은 날이 있었어요.
그날 우연히 동전 년도를 봤는데 내가 태어난 해였어요.
그때부터 갖고 다녔어요.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거예요.
태웅 줘봐요. 줘보라니까.
다소 (동전을 준다)
태웅 칠구년이구만? 칠구년, 엉? 한참 동생이네.
다소 (무시하고) 주세요. 부정탈지도 모르니까.
태웅 부정? 아 참 나. 부정?
다소 이번 해변 이벤트 정말 잘 돼야 한단말이에요.
태웅 잘 된다 망한다 가르쳐줘요?
숫자 나오면 잘 된다. 그림 나오면 망한다.
이거 틀림없어.
다소 .....
태웅 (동전을 던져서 손등에 받는데 실수한다)
동전 또르르 굴러서 승강 계단 밑으로 떨어져 철길 위로 사라져버린다.
태웅 어.....
다소 (할 말을 잃는다)
태웅 아 이거....
다소 (입이 벌어져 말을 못잇다가) 어떻게 그걸.(하는데)
태웅 (다소의 팔을 잡아 끈다)
다소 왜이래요!
태웅 차표 검사야. 차표 검사.
다소 (창을 통해 객실을 보면)
승무원, 차표를 검사하고 있다.
승무원, 이미 문 앞까지 와있다.
태웅 (다소를 한쪽으로 밀어붙인다)
다소 왜이래요!
태웅 차표 검사잖아. 이 방법밖에 없어. (다소를 껴안는다)
다소 (확 밀치며) 왜이래요 정말! 혼나고 싶어요?
태웅 다음 역에서 끌려내리고 싶어?
경찰서까지 가고 싶어요?
(다소를 껴안는다)
다소 (몸이 뻗뻗해져서 눈을 껌뻑껌뻑한다)
태웅 (뻗뻗하게 늘어진 다소의 팔을 자신의 허리에 확 휘어감게한다)
승무원, 문을 열고 나온다.
승무원, 다소 태웅을 본다.
태웅 (더 진하게 껴안는다)
승무원 (무슨 말을 하려다 포기하고 문을 열고 객실을 옮겨간다)
다소 (태웅을 확 밀친다)
태웅 (어색해서 머리를 쓸어넘기며) 아 거 진짜 사람을 왜 밀고 그러나?
다소 (가슴이 뛰고 눈길 둘 곳을 찾지 못한다)
태웅 누구는 하고 싶어서 그랬나?
다소 (대들듯)동전 어떻게 할거예요? 내 동전 어떻게 할거예요?
바닷가 길.
파도치는 해변을 따라 난 길.
앞서 걸어가는 다소.
태웅 이런 길은 또 어떻게 아나 그래? 이리 가는거 맞아?
다소 ......
태웅 (뒤에 따라가며) 대답좀 하면 입 부르트나?
아 거 딸랑 백원짜리 동전 하나 갖고 되게 성질내네 거.
다소 그냥 백원짜리가 아니잖아요.
태웅 그 79년도 백원짜리가 정다소씨하고 인연이 있으면 꼭 다시 나타난다니까.
믿어야지 사람 말을. 아이고 왼종일 서서 왔더니 다리 아프네.
(시멘트 벤치에 앉으며) 좀 쉬었다 갑시다.
내일 이 시간 안에 79년도 백원 짜리 반드시 나타난다.
시계 보고 시간 확인해요.
다소 (기가 막히다는 듯 무시하고 벤치 끝에 앉는다)
태웅 시간 확인하라니까.
다소 어쨌든 무사히 여기까지 올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요.
태웅 오늘 아침처럼 또 버벅거리지 말고 행사 잘 하슈.
다소 (외면하듯 다른 곳 쳐다보며) 한가지만 물어봐요.
왜 회사 버스 안타고 기차 탔어요? 왜 날 도와줬어요?
태웅 ....(대답하기 어렵다)
다소 (질문을 해놓고 어색하다)
태웅 (일어서서 다소와 반대편 쳐다본 채 빈 발길질) .....
다소 (어색해서 일어서서 간다)
태웅 (하는 수 없이 얘기한다) 다른거 없어요.
나요, 하태웅. 우리 외삼촌 하덕호.
우리 엄마가 '하'씨예요. 나 우리 엄마 성이예요.
거기 정다소. 딸 쥐방울은 정어진.
쥐방울도 엄마 성이죠?
다소 (이미 저만큼 고개 숙이고 가고 있다)
태웅 처음부터 알겠더라고. 내가 그랬으니까.
다소 (가다 말고 돌아선다)
태웅 아니. 우리 엄마가 그랬을테니까.
다소 (멀리서) 안가요?
태웅 (돌아보고 황당해서) 뭐야 이거....
다소 안가냐구요.
다소 뒤로 멀리 공중에 애드벌룬이 떠오른다.
애드벌룬에 걸린 현수막.
[우리음료 '러브샷' 해변 프로포즈]
태웅 저기 봐요.
다소 (돌아서 애드벌룬을 보고 긴장 된다)
태웅 (뛰어와서 역시 긴장 된다)
다소 거기서 뭐하고 있었어요?
태웅 그냥.... 기도 응 기도. 내가 기도 출신이잖아. 기도 했지.
오늘 일 잘 되게 해달라고.
오늘 일 잘해봅시다. 갑시다. (간다)
다소 (야무지게 입을 다물고 간다)
해변 주차장.
우리음료 트럭 한대가 도착해 있다. (가능하면 냉장트럭)
트럭 조수석 유리창에
커다란 아크릴 판에 [기획1부] 쓰여있다.
태웅, 확인하고 둘러보지만 트럭은 한 대 뿐이다.
태웅, 트럭 문을 두드린다.
트럭에서 졸고 있다가 내리는 기사.
기사 예.
태웅 수고하셨습니다. 기획1부 하태웅인데요.
기사 예. 음료 수령하세요.(서류판을 내민다)
태웅 같이 안오셨어요? 우리 기획1부 음료만 있고 특판팀 음료 트럭은 아직 안왔어요?
기사 (하품하며) 아이고 어디 그늘 밑에 가서 한숨 자야되겠네.
무슨 소리예요? 처음부터 나혼자 출발했는데?
오늘 신제품 출고는 이 트럭 하나 밖에 없어요.
태웅 뭔 얘기하는거예요 지금. 두 트럭 출고 신청했는데!
콘도 로비.
[환영 우리음료 해변 축제]
현수막 걸려있다.
수영복 차림으로 지나가는 남녀들.
들어오는 강회장 지수 세현.
임원1.2. 강회장을 맞는다.
세현 회장님. 저는 행사 준비 상황을 둘러보겠습니다.
강회장 그렇게 해.
지수 (세현과 눈길이 마주친다)
세현 (외면한다)
지수, 강회장을 모시고 간다.
세현 (다시 바깥 쪽으로 걸어나간다)
만기, 세현에게 달려온다.
세현 일은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만기 그게... 착오가 좀 생겼습니다.
세현 착오라니요?
만기 하태웅이 앞으로 음료 트럭이 오고, 대신 특판팀 음료가 안왔습니다.
세현 뭐요? 확실해요?
만기 예. 제가 눈으로 직접 봤습니다.
세현 무슨 일을 그따위로 하는겁니까?
당신 믿고 일 맡길 수 있겠어요? 이렇게 밖에 못해요?
만기 죄송합니다.
세현 .....
해변 주차장.
기사는 없다.
트럭 옆에서 휴대폰하는 태웅.
태웅 (소리지른다) 아 지금 행사를 못하게 생겼다는데 누구 책임인지는
뭐하러 따져요! 지금 당장 한 트럭 출발하세요.
뭐? 너 누구냐고? 하태웅이다. 너는 이름 뭐야!
너 지금 내가 서울 올라 간다! 엉?
늦은 밤이든 꼭두새벽이든 최대한 빨리 도착하면 될거아냐!
지금 빨리 출발해! (휴대폰 끊는다)
태웅, 트럭 유리창의
[기획1부] 아크릴판 보며 화나고 난감하다.
기차에서 다소의 말이 떠오른다.
다소 나는 이게 마지막 기회란 말이예요. 이벤트 제대로 못해내면 해고예요.
태웅, 짜증스러워 바퀴를 발로찬다.
태웅 아 정말!
태웅, 트럭에 올라가서 목장갑으로 아크릴판의 [기획1부]를 지우고
태웅 (아크릴 판을 바라보며)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야?
[특판팀]으로 고쳐쓰고 트럭에서 내린다.
태웅, 트럭 유리창에 있는 [특판팀] 보고는 인상 쓰면서 간다.
멀리서 보고 있는 세현.
해변 무대.
[우리음료 '러브샷' 해변 프로포즈] 무대 배경 기둥에 크게 씌어있다.
야외스피커에서 신나는 음악이 나오고 있다.
작업인부가 무대에 픙선 아치를 설치하고 있다.
다소 아저씨. 조금만 더 앞으로 해주시겠어요?
'춤추는 풍선인형'(주유소 등에 설치하는)을 설치하는 작업인부에게
다소 아저씨. 지금부터 작동해주세요.
'춤추는 풍선인형'이 춤을 춘다.
은주 수만, 바텐더 의상 입고 나타난다.
은주 어떻게 제 시간에 도착했네?
다소 예.
은주 하태웅씨랑 같이 왔어?
다소 예.
은주 (둘이 심상치 않구나 끄덕인다)
수만 지금부터 쎄리 바람잡아도 무방하겠지?
다소 예. 그래주실래요?
수만 이 문디는 와 안와?
홍만, 바텐더 의상 입고 뛰어온다.
은주 (오는 홍만에게 소리친다)왜 이렇게 궁댕이가 무거워? 맨날 늦어 그냥.
홍만 우리 오부장님한테 혼나느라 늦었지.
남의 부서 가서 일한다고 욕을 한 바가지나 먹었네.
수만 그라믄 너그 기획1부 가서 일하면 안되나.
홍만 (수만 은주를 번갈아 보며) 절대 안돼지 그건.
참, 특판팀 음료는 도착 안했다면서요?
다소 (깜짝 놀란다) 네?
해변 주차장.
트럭 앞으로 걸어오는 세현.
세현 (트럭에 '특판팀' 쓰여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이때 다소 다급하게 뛰어온다.
다소 안녕하세요 실장님.
세현 수고 많아요. 준비는 다 됐죠?
다소 그게요 실장님... 우리 특판팀 음료가 안왔다는 말을 들어서요.
특판팀 음료가 없으면 저희 행사는 안돼잖아요. 어떡하죠?
세현 진정하고 여길 봐요.
다소 (트럭에 '특판팀' 보고 놀란다) 어.... 어떻게 된거죠?
세현 트럭 기사가 착각을 한 모양이군.
다소 (한숨 내쉰다) 휴....
그럼 기획1부 행사는....
세현 하태웅씨가 알아서 처리하겠죠.
하태웅씨 본인 실수니까.
다소 .....
멀리서 세현과 다소를 보는 지수.
해변 일각.
걸어오는 세현.
기다리고 있는 지수.
지수 잠깐 얘기 좀 해요.
세현 나는 할 얘기가 없는데.
지수 .....
세현 (간다)
지수 마지막으로 하는 얘기예요.
세현 (걸음 멈춘다)
지수 (다가가서 사직서를 내민다)
세현 (사직서를 본다)
지수 회장님께 대신 사직서 제출해주세요.
세현 (사직서를 빼앗듯이 들고 흔들며) 뭐하자는거야 지금!
이런거로 날 협박하는거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지수 협박하는 것도 아니고 세현씨를 붙잡으려는 것도 아니예요.
세현씨가 회사 주인이 되는데 내가 도울 수 없다면, 세현씨가 내 도움이
필요 없다면. 나는 회사에 있을 이유가 없어요.
사직서 수리해주세요. (간다)
세현 ......
해변 무대 옆.
본 무대 옆에 기다란 테이블.
번쩍번쩍하는 깜빡이 조명이 요란하고 신나는 음악과 함께
홍만 은주 수만, 율동 맞춰서 칵테일 쇼 한다.
피서객들 어느정도 모여들어 있다.
영달 선정, 피서객들에게 칵테일을 나눠준다.
콘도 입구.
서둘러 걸어오는 다소.
수영복 차림으로 지나가는 남녀.
들어가던 지수와 마주친다.
지수 준비는 잘 돼고 있어?
다소 잘 돼고 있어요.
지수 (코웃음친다) 그렇게 자신있게 대답해도 괜찮을까?
다소 바빠서 이만 실례하겠어요.(가는데)
지수 언제까지 잘난척 할 수 있나 보겠어.
다소 보는건 자유지만, 남의 일에 상관 말았으면 좋겠어요.
지수 그랬으면 좋겠지만 그냥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그래.
내 눈에 좀 안띄었으면 좋겠어. 참기 어려우니까.
다소 미안하지만 나는 회사에서 나갈 생각이 없어요.
지수 처음으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네?
나도 회사에서 나갈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어.
어떡하지? 우리 둘 중에 한 사람은 회사에서 나가는게 서로 편할 것 같은데.
다소 나는 회사에 계속 다닐거니까 편한대로 하세요.(들어간다)
지수 (코웃음치며 본다)
콘도 연회장.
[환영 우리음료 대리점장님!!!] 현수막.
[위로의 밤 노래자랑 대회] 원탁이 놓여져있고
밤무대 조명 설치 중이다.
태웅 아저씨. 얌전한거 말고 확실한거로 때려주세요.
여기는 회사 행사가 아니고 밤무대라니까요.
다소 들어온다.
태웅 (다가가며) 잘 왔어요. 그렇지 않아도 갈려고했는데.
다소 일을 어떻게 한거예요? 음료 안왔다면서요?
태웅 (대충 얼버무리는) 예.
다소 어떡해요. 신청은 했어요?
아직 출시 안된 신제품이라 대리점에서 살 수도 없잖아요.
일하는게 왜 그래요?
태웅 트럭이 지금 오는 중인데 혹시 모르니까 다섯 박스만 빌려줘요.
대리점 사장들 한사람당 한 병씩만 우선 돌리게.
다소 알았어요. 핸드폰좀 빌려줘요.
태웅 밴드하고 공연팀은 왔어요?
다소 아직 도착 안했어요. 핸드폰 없어서 연락도 안돼고 정말.
다소, 명함 찾아서 번호 누른다.
콘도 입구.
당황해서 나오는 다소 태웅.
지나다니는 수영복 차림의 남녀.
태웅 일을 어떻게 하는거야 진짜.
다소 이게 지금 말이 돼냐구요. 나는 밴드하고 공연팀 취소 한적이 없는데
취소가 됐다니 이런 일이 어디 있냐구요.
태웅 그러니까 아침에 확인을 했어야지.
다소 아침에 확인할 정신이 어디 있었어요.
누가 이럴걸 생각이나 했어요?
아유 정말 이걸 어떡해. 이걸....
태웅 (버럭) 아 왜 하는 일마다 그 모양이야!
다소 (고함친다) 왜 나한테 소리 질러요! 안그래도 지금 죽겠는데! (속상해서)
태웅 (누그러져서) 어떻게 할거예요? 지금 두 시간 밖에 안남았는데.
다소 가까운 유흥업소라도 가서 부탁해봐야죠. (뛰어 간다)
태웅 (소리친다) 업소에서 어떻게 하는지 알아요?
다소 몰라요. 무조건 가보는거예요. (뛰어 간다)
태웅 (당황스럽다).....
내가 미친다 진짜. (뛴다)
바닷가 길.
뛰는 다소 태웅.
태웅, 전속력으로 뛰다가 뒤로 돌아서 다소를 재촉한다.
사력을 다해 뛰는 태웅 다소.
지역 유흥가.
스텐드바에서 뛰어나오는 다소 태웅.
다소, 시계를 보며 안절부절못한다.
태웅, 다소의 손목을 잡아 끌고
다음 스텐드바를 가리키며 뛴다.
다소, 손목을 잡아 뺀다.
태웅, 그럼 빨리 뛰라며 다그친다.
뛰어가는 다소 태웅.
스텐드 빠.
태웅 다소, 지배인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부탁하고 부탁하지만 지배인은 고개를 젓는다.
실망하는 태웅 다소.
지역 유흥가.
헐떡이며 생수를 마시는 다소 태웅.
태웅 저기 있죠. 일단은 행사장으로 들어가야 돼요.
다소 행사장에 어떻게 가요? 행사를 못하는데.
태웅 그럼 도망갈래요?
나도 날 샌거 같은데 도망갑시다.
다소 내가 왜 거기랑 같이 도망가요?
태웅 (소리지른다) 그러면 행사장으로 가야될거 아니야.
다소 아까부터 왜 자꾸 소리를 지르고 그래요! 죽겠는데 정말!
한번만 더 소리지리면 가만 안있어요.
태웅 (핸드폰 들고) 어쨌든 전화 번호는 남겨뒀으니까 밴드 섭외가 되면 전화줄거예요.
할 수 없잖아요. 어떻게 해서든 행사 진행해야지.
다소 가요. (뛴다)
태웅 (또 뛰냐는 지겹다는 표정으로).....(뛴다)
해변 도로.
달리는 승합차.
[나이트 클럽 월드컵]
순동 라이타 오십원 웨이터들 타고 있다.
목이 터져라 합창하며 간다.
(노래는 군가 '멋진 사나이')
웨이터들 멋있는 (멋있는) 웨이터 (웨이터) 많고 많지만.
바로 내가 웨이터다. 멋진 오백원. (오백원)
부킹에는 천하무적. 사랑은 뜨겁게. 사랑은 뜨겁게.
바로 내가 웨이터다. 멋진 오백원. (오백원)
노래 이어진다.
멋있는 (멋있는) 웨이터 (웨이터) 많고 많지만.
바로 내가 웨이터다. 멋진 라이타. (라이타)
부킹에는 천하무적. 사랑은 뜨겁게. 사랑은 뜨겁게.
콘도 연회실.
맥주 박스 밀고 들어오는 태웅.
세현, 서있다.
세현 시간이 얼마 안남았는데 왜 혼자 하고 있지?
태웅 웨이터 동생들이 지금 달려오고 있어요.
지금 거의 다 왔거든요.
세현 '러브샷' 시음료는 아직 도착 안했나?
태웅 예. 아직....
세현 회장님도 오셨으니까 실수 없도록 해.
태웅 예...
세현 그런 일은 없겠지만 실수라도 한다면 문제 심각해.
태웅 예...
해변 무대.
홍만 은주 수만의 칵테일 쇼 진행중이다.
선정, 칵테일을 나눠주며 젊은 피서객들을 무대 앞으로
앉으라고 권유하고 있다.
영달 어떻게 된겁니까? 왜 아직 밴드하고 진행자가 안옵니까?
다소 ....예. 팀장님. 그게요....
영달 문제 생긴거 아니예요?
다소 아 아닙니다.
영달 회장님도 여기 오셨어요. 행사 진행 정신차리고 잘 하세요.
제대로 못하면 정다소씨 뿐만 아니라 우리 특판팀까지 위험해요. 무슨 말인지 알죠?
다소 예...
영달 다시한번 말하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정신 똑바로 차리세요. (간다)
다소 (막막하다).....
해변 주차장.
봉고에서 내리는 순동 일행.
옆에 악기를 실은 트럭과
젊은 악단원들 진행자 무희들 도착해있다.
순동 (악단 일행에게 인사한다) 오셨어요? 오시느라 고생하셨죠?
(웨이터들에게) 얘들아 몸 풀어라.
라이타 형님. 저기 태웅이 형님 오시는데요.
태웅, 뛰어온다.
웨이터들 안녕하십니까 형님.
태웅 그래. 오느라 수고했다.
(악단 일행에게) 안녕하세요.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순동 태웅아. 준비 다 됐냐? 애들 투입하면 되는거냐? 행사 확실하게 해줄게.
태웅 어....(휴대폰을 본다)
순동 왜? 전화올 데 있냐?
태웅 어? 어.....
순동 왜그래? 엉?
태웅 순동아. 나 미친놈 맞지?
순동 어? 가끔. 가끔 미친놈이지.
태웅 순동아. 나 오늘 미쳤다.
순동 왜? 왜 미쳐? 무슨 일이야?
태웅 순동아. 공연팀하고 우리애들..... 해변 행사장에 투입시켜라.
순동 해변에는 왜? 너 행사장은 큰 룸이라면서.
태웅 나 말고 쥐방울 엄마.
순동 어? 어진이 엄마?
태웅 해변에서 행사 진행하고 있을거야. 나는 어떻게 해서든 할 수 있으니까 니가
우리팀 데리고 거기 좀 가줘야 되겠다.
순동 그래? 그럼 교체출연은 안돼냐? 따블 뛰면 되잖아.
태웅 안돼. 시간이 같은 시간이야.
순동아. 내가 보내서 왔다는 말 절대 하지말고, 이 동네에서 왔다 그래.
애들한테도 입단속 시키고. 야 배트맨. 너 쓰는 가면좀 갖고 와라.
웨이터 예 배트맨. 알겠습니다 형님.(찾으러 간다)
태웅 쥐방울 엄마가 순동이 너 얼굴은 아니까 얼굴 가려라.
순동 내 얼굴도 가리라고?
해변 무대.
은주 어떻게 된거야. 빨리 시작해야지.
나도 힘들어서 더 이상 못하겠어.
수만 바람잡다가 볼일 다 보겠다 이거.
홍만 사람들도 별로 안모여서 어째 좀 썰렁하다.
선정 (슬쩍) 혹시 뭐 잘못된건 아니지?
다소 (거의 사색이 되어있다)
영달 ...... 솔직히 얘기하세요. 문제 생긴거죠?
다소 ......
영달 (언성높여) 문제가 생겼으면 즉시 보고를 했어야 하잖아요.
사람들 모아놓고 이걸 어떡할겁니까?
내가 마지막 기회라고 했죠?
다소 ......
선정 어머! 저 사람들 뭐야? 왔네 왔어. 왔어요.
다소 (얼굴 환하게 밝아진다)
은주 (가슴을 쓸어내린다) 아이구...
다소, 순동일행에게 뛰어간다.
순동, 배트맨 가면에 야구모자 거꾸로
써서 얼굴 가리고 있다.
다소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
라이타 저희는 이 동네에서 왔습니다.
오십원 우리 전부 이 동네에서 왔습니다.
순동 (끄덕끄덕)
다소 예.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 시간이 없으니까 악기 빨리 설치해주시구요.
오십원 형님. 좀 썰렁한데요?
라이타 형님. 악기 설치할 시간 동안 손님들좀 모아야 되겠는데요?
순동 (끄덕끄덕)
다소 (얼굴이 밝아진다)
해변.
순동의 웨이터 일행, 호객행위에 나섰다.
순동, (가면은 벗고) 지나가는 수영복차림의
남녀에게 행사에 오라고 설득한다.
라이타, 모여있는 젊은이들에게 일회용 라이타
돌리면서 행사에 오라고 설득한다.
오십원, 모여있는 가족에게 큰절하고 행사에 오라고 한다.
순동, 엎드려 썬텐하는 비키니 여자들에게 오라고 하는데
건장한 남자 파트너들 온다.
순동, 당황해서 행사에 오라고 한다.
콘도 연회장 앞 복도.
착잡해서 담배 빡빡 빨고 있는 태웅.
이때 한무리의 대리점 사장들 몰려온다.
창고에서 만났던 황사장도 끼어있다.
태웅, 올것이 왔나 싶어서 담배 끈다.
태웅 (힘차게) 어서오십시오 사장님들. 들어가십시오.
어서오십시오.
어째 조용하다. 오늘 화끈하게 논다며?등등
웅성거리며 들어가는 대리점 사장들.
태웅 죽기야 하겠냐. (들어간다)
뒤에서 지켜보다가 가는 세현.
콘도 특실.
강회장 행사를 시작한다구?
세현 그렇습니다 회장님.
강회장 가지. (소파에서 일어난다)
세현 어떤 행사장으로 가시겠습니까?
강회장 응?
세현 여기 콘도 연회장에서 하는 행사가 있고, 해변에서 하는 행사가 있습니다.
강회장 아 그렇지.
세현 하태웅씨가 진행하는 행사는 연회장입니다. 회장님.
강회장 연회장으로 가지.
홍대리는 어디 갔나? 보이질 않아?
세현 ....
강회장 일단 가지. (나간다)
세현 ....
해변 무대.(저녁)
불꽃 대포가 펑펑 올라간다.
하늘에 퍼지는 불꽃들.
악단의 음악이 시작된다.
피서객들 많이 모여있다.
긴장해서 보는 다소.
의외라는 듯 지켜보는 지수.
진행자 안녕하세요. 우리음료를 사랑해주시는 국민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피서객들 (박수)
진행자 푸른 바다, 시원한 해변에서 여러분께 처음 선보이는
우리음료의 신제품 러브샷!
러브샷 해변 프로포즈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피서객들 (박수)
악단 음악 그친다.
순동의 웨이터 일행, 구경하는
피서객들에게 러브샷 음료 나눠준다.
진행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첫 번째 순서로 분위기 한번 화끈하게 띄워보겠습니다.
러브샷 댄스댄스 커플 선발대회!
최고의 댄스 커플에게는 시원한 러브샷 2박스와 함께 순금 커플링이 상품으로
주어집니다. 자! 득달같이 나오세요!!
다시 음악 시작돼지만 피서객들 반응이 별로 없다.
다소 (불안한데)
지수 (코웃음치며 본다)
진행자 자 멋진 추억을 만들어 봅시다. 달려 나오세요!!
순동 (웨이터들에게 고개짓한다)
라이타 (여자 친구들 끼리 온 아가씨의 손목을 잡아 끈다) 저기 저 총각 어때요?
내숭떨지 말고. 괜찮죠? 부킹 확실하다니까.
아가씨 (웃는다)
순동 (청년을 일으켜 세우며) 저기 저 아가씨 괜찮죠? 좋구나?침좀 닦구.
청년 (웃는다)
웨이터들, 피서객들을 무대로 나가게 한다.
은주 가자.(홍만 손목을 잡고 무대로 나간다)
홍만 나 춤 못춰. 진짜라니까.
수만 (그들을 따라 나간다)
선정 우리도 분위기 띄워야죠. 나가요 팀장님. 나가요.
영달 (뒤로 물러나며)나가세요.
임원1.2. 온다.
영달 (정중하게 인사한다) 나오셨습니까.
임원1.2. (끄덕이며 본다)
영달 ......
피서객들로 무대가 점점 찬다.
다소 (얼굴이 밝아진다)
지수 (인상쓰고 본다)
콘도 연회장.
강회장 세현 만기 원탁에 앉아있다.
대리점장들 시큰둥 해서 원탁에 앉아있다.
원탁에는 러브샷 캔이 1인당 1캔 뿐 썰렁하다.
태웅 (러브샷 캔을 들고 꿋꿋하게) 대리점 사장님 여러분.
제가 이 자리에 왜 나왔겠습니까.
우리음료의 신제품 러브샷을 소개하러 나왔습니다.
이 러브샷은 어떤 음료이겠습니까. 이번 여름 청춘남녀를 강타할 사랑의 음료입니다.
그러면 맛은 어떤 맛이겠습니까?
황사장 아 맛이야 먹어보면 아는거 아니요?
사장들 (웅성거린다)
황사장 민방위 교육도 아니고 이거 뭐하는 겁니까?
위로의 밤이라면서 스트레스만 더 주는거 아니요 이거?
사장들 (찬성하며 웅성거린다)
강회장 (실망해서)
세현 (내심 미소짓는데)
태웅 아 아. 사장님들. 진정하세요. 진정하세요.
해변 무대. (밤)
피서객들 더 많이 모여있다.
피서객들 "러브샷" "러브샷" 연호하고 있다.
무대위에 서있는 젊은 남녀, 쑥쓰러운 듯
'러브샷'캔으로 팔을 걸어서 러브샷을 해서 마신다.
이때 음악이 연주돼고 피서객들 박수환호 보낸다.
재미 있어서 웃는 홍만 은주 수만.
진행자 자 포옹하셔야죠.
젊은 남녀 포옹한다.
선정, 크게 웃으며 영달에게 재미있다고 한다.
영달, 그제야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다소, 안심이 된 듯 얼굴이 밝아진다.
지수, 기분이 상한다.
순동과 웨이터들 피서객들 중간중간에서
'러브샷'을 나눠주며 흥을 돋군다.
무대에서 내려가는 젊은 남녀.
음악이 멈춘다.
진행자 네. 감사합니다. 러브샷을 해주신 커플에게 다시 한번 큰 박수
부탁드리겠습니다.
자! 다음 프로포즈 신청자 모시겠습니다.
푸른 바다에서 프로포즈하실 분! 남자도 좋고 여자도 좋습니다.
수만 (무대로 뛰어올라간다)
홍만 어? 천대리 왜 저래?
은주 왜저래?
수만 (진행자에게 마이크 뺏듯이 받아들고) 안녕하십니까. 천수만이라꼬 합니다.
지는 마 여은주씨한테 프로포즈 하고싶습니다.
피석객들 (박수치며) 나가라. 나가라. 나가라.
선정 뭐해. 빨리 나가.
은주 왜저래 정말? 더위 먹었나봐. 미쳤나봐.
홍만 (황당하다).....
다소 빨리 나가보세요.
영달 어서 나가봐요.
은주 (떠밀려서 나간다)
피서객들 (박수)
무대로 올라온 은주.
진행자, 수만 은주에게 '러브샷' 캔 준다.
진행자 자 프로포즈 하셔야죠?(수만에게 마이크를 댄다)
수만 예... 내마음 별과같이 그 예전부터 여은주 너를 향해 빛났었다.
피서객들 (박수 터져나온다)
홍만 (침이 마른다)
진행자 자 대답을 하셔야죠? (은주에게 마이크를 댄다)
홍만 (아니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은주 (기가막혀서 대답을 못한다)
진행자 네. 감동해서 말을 못하시는군요.
선정 (깔깔거리고 웃는다)
영달 (웃는다)
임원1.2. 영달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간다.
영달 (인사하고 뿌듯하다)
피서객들, 러브샷을 연호한다.
수만, 팔을 내민다.
은주, 하는 수 없이 러브샷을 한다.
음악이 다시 연주된다.
다소 (무대 옆으로 뛰어와서) 아저씨. 불꽃 준비요.
홍만 (입을 벌리고 말을 잊는다)
진행자 자 역시 차별대우 하지 않습니다. 포옹하셔야죠. 포옹.
수만, 은주를 팍 끌어안는다.
불꽃들이 펑펑 터진다.
다소, 불꽃을 보며 환한 웃음짓는다.
지수, 약오르고 분해서 간다.
콘도 연회장.
대리점 사장들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있다.
태웅 사장님들 앉아보십시오. 조금 있으면 '러브샷'이 도착할 겁니다.
사장님들. 사장님들.
강회장 (침통하다)
세현 (비웃는 미소)
황사장 가서 우리끼리 놉시다.
뭐하는거요 이게 지금? 바쁜 사람들 불러다 놓고.
사장1 (현수막을) 노래자랑은 저거 뭐하러 붙여놨어? 밴드도 없이.
사장들 (웅성거리며 나간다)
강회장 (일어나 나간다)
세현 (따른다)
태웅 .....
강회장 (화나서 태웅을 쳐다보고 간다)
세현 (말없이 나간다)
태웅 .....
해벼 일각.(밤)
무대의 조명이 꺼지고 있다.
모여있는 순동 일행.
다소 (뛰어온다)
순동 (얼른 가면 쓴다)
다소 정말 수고 많이 하셨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순동 (라이타에게 슬쩍) 인사하고 갈려고요. 수고하셨어요.
라이타 인사나하고 갈려고요. 수고하셨어요.
다소 저는 별로 한거 없고요, 정말 고생 많이 하셨어요.
여러분들 아니었으면 이렇게 성공하지 못했을거예요.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순동 (오십원에게) 별말씀을요.
오십원 별말씀을요.
다소 (순동을 이상하게 쳐다본다)
순동 (당황해서 가면을 바로 잡는다)
다소 저 이거 얼마 안돼지만 수고비예요.(봉투를 내민다)
라이타 예. (얼른 받으려는데)
순동 (고개 젓는다)
라이타 (손 거두며) 예. 됐습니다.
다소 왜요. 받으셔야죠. 아까 낮에 금액까지 말씀드렸었잖아요.
순동 (고개 끄덕인다)
라이타 예. (다시 받는다)
다소 그럼 저는 남은 일이 있어서 가봐야 겠어요.
다음에 꼭 다시 한번 인사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웨이터들 안녕히 가십시오.
다소 안녕히 가세요.(서둘러 간다)
순동 (가면을 벗고 다소의 뒷모습을 본다)
콘로 연회장.
세현, 벽에 붙은 현수막을 북북 뜯는다.
세현, 완전히 딴판으로 광분해있다.
태웅 ......
세현 (현수막을 집어 던지며) 정신이 있어 없어 지금!
여기가 애들 장난하는 데야!
태웅 ......
세현 (빈 캔들을 집어 던진다) 뭐하는 짓이야 이게!
문제 없다고 했잖아! 허위보고 하는거야!
내가 회장님 얼굴을 어떻게 보라는 거야!
사람을 우습게 만들어도 정도가 있어야지!
태웅 ......
세현 왜 대답이 없어! 아!
자신있다고 건방떨고 다녔잖아! 말을 해봐 말을!
태웅 할 말 없습니다.
처분대로 따르겠습니다.
세현 처분? 어떻게 해줄까? 어떻게 해주길 바래? 어?
태웅 ....
세현 처분 내려주지.
하태웅 니가 한 짓에 합당한 처분 내려주지.
기대 돼나? 기대해도 좋을거야. (나간다)
태웅 .....
콘도 로비.(밤)
들뜬 분위기로 들어오는 특판팀.
시무룩해서 따라들어오는 홍만.
은주 샤워 먼저 쫙 하구요, 우리 회식해요 팀장님.
선정 그래요. 행사 너무너무 잘 됐잖아요.
정다소가 이벤트 전문가라니까요. 맞죠 팀장님?
다소 (웃는다)
은주 멍게 해삼 오징어 개불 전부 다먹어요.
수만 여대리 니 개불도 묵나?
은주 (인상쓰며) 왜이래 정말.
영달 회식합시다.
일동 (박수 치고)
영달 나대리도 우리 부서일 열심히 도와줬는데 같이 합시다.
홍만 (삐져서) 먹을건 먹어야죠.
이때 만기 걸어나온다.
선정 (외면한다)
만기 (버럭) 나대리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야!
홍만 예...아시다시피...파견 나갔다가요.
만기 지금 우리 기획1부 행사 어떻게 됐는줄이나 알고 있어?
홍만 잘 안됐습니까?
만기 초장에 끝장났어. 하태웅이가 난장판 만들어놨어.
각오들 하고 있어. (간다)
은주 어머 우리는 대박났는데 기획1부는 박살났구나.
다소 ......
영달 자, 30분 뒤에 이 자리에서 만납시다.(들어간다)
수만 깨끗이 씻고 이쁘게 하고 나오거래이.
은주 (밀치며) 으유 정말 오늘 왜이래. 더위 먹었어? (간다)
홍만 (수만을 노려본다)
수만 와?
홍만 저질이야. (간다)
수만 (따라가며) 그라믄 니는 고질이가? 고질병이겠네?
다소 (태웅의 행사장 쪽을 보는데)......
선정 (멀리서) 정다소 뭐해. 빨리 와.
다소 예. (간다)
콘도 특실.(밤)
강회장 하는 짓들이 왜 그모양이야?
세현 죄송합니다 회장님. 면목없습니다.
강회장 (심기 불편하다)
세현 하태웅씨를 감독을 잘 하지 못한 제 불찰입니다.
용서하십시오 회장님.
강회장 듣기 싫어.
세현 회장님. 하태웅 그 친구는 도저히 안될 것같습니다.
강회장 .....
세현 여러번 기회를 줘봤지만 하는 일마다 큰 문제를 일으킵니다.
다른 직원들이 그정도 일 저질렀다면 벌써 해고가 됐을 겁니다.
다른 직원들 불만이 대단합니다.
형평성도 있고 해서 엄한 징계가 불하피합니다.
강회장 피곤해. 내일 얘기하지.
세현 징계는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강회장 내일 얘기하자니까.
세현 예.
콘도 복도.
특실에서 나오는 세현.
지수, 기다리고 있다.
세현 어딜 돌아다니는거야? 사표 썼다고 당장 회장님 안모시겠다는거야?
지수 왜 시간 끄는거죠?
빨리 회장님께 제출하고 수리해주세요.
세현 장소 구분은 해야지.
내일 회사 올라가서 할 일이야. (간다)
지수 .....
해변 주차장. (밤)
순동 사람도 많고 행사 아주 잘 됐어. 어진 엄마 되게 좋아하더라.
태웅 그래.....
순동 너는 행사 잘 했냐?
태웅 어... 그럭저럭.
순동 (천진난만하게) 이게 난줄 알았으면 되게 놀랐을텐데.(가면을)
태웅 수고들 많이 했다.
웨이터들 고생하셨습니다 형님.
태웅 (씁쓸하게 웃으며) 나는 별로 고생한거 없다.
지금 서울 올라간다고?
순동 어. 가서 좀 자고 출근해야지.
태웅 수고했다 순동아.
순동 그래. 집에서 보자. 왜 힘이 없어?
태웅 아니다. 어서들 타라.
웨이터들 예. 형님. (차에 오른다)
태웅 조심해서들 가. 운전 조심하고.
순동 간다. 파이팅. (차에 타고 떠난다)
태웅 (착잡하다)
해변 포장마차.(밤)
해산물에 술마시는 특판팀과 홍만.
영달 정다소씨 오늘 정말 잘 했어요. 수고 많았어요.
다소 감사합니다.
선정 그럼 인제 정다소씨는 해고 아니죠 팀장님?
영달 ...해고 아닙니다.
은주 (잔 들고) 자 특판팀의 발전을 위해서 건배.
나대리 잔 들어.
홍만 나 특판팀 아니야.
은주 아유 대충하면 돼지 삐지기는, 자 특판팀과 기획1부의 나홍만 대리를 위하여.
일동 위하여.
선정 나대리님 왜 삐쳤는지 나는 아네.
홍만 왜이러세요.
선정 우리 은주씨랑 수만씨가 이거 러브샷 이거 해서 그런거죠?
홍만 (화내는) 내가 언제 삐쳤다고 그러세요 정말.
은주 삐졌는데 뭘.
홍만 아유 정말. (술을 벌컥 마신다)
선정 아까 수만씨 프로포즈 정말 멋있더라. 뭐요? 내마음 별과 같이 어떻게요?
수만 너를 향해 그 예전부터 빛났었네, 그거요.
선정 야 정말 여자 가슴 녹는다 녹아. 멋있어.
은주 그게 어디 더위먹고 실성한거지 녹이는거예요 유여사님?
선정 멋있기만 한데 뭘그래?
팀장님. 제가 노래 한번 할까요?
영달 좋죠.
선정 (내마음 별과 같이 노래한다)
다소 (태웅의 일이 신경 쓰이는데)
다소 거실. (밤)
이불 깔고 누워 잠 청하는 어진. 선풍기 돌아가고 있다.
옆에 앉아있는 덕호.
덕호 이 썩을 놈은 잘 했다 못했다 전화 한통화 없네.
어진 아저씨. 썩을 놈이 누구예요?
덕호 아 아니다. 너 아직 안잤냐? 어여 자라.
어진 썩을 놈이 태웅이 아저씨 맞죠?
덕호 어허이. 그런 소리 하는거 아니다.
어여 자.
어진 우리 엄마는 선풍기 안하고 부채 부쳐주는데.
덕호 (선풍기 끄고) 상전 모셨네 상전 모셨어. (부채 부친다)
전화벨 울린다.
어진 (발딱 일어나며) 엄마다.
(전화 받고) 여보세요. 엄마. 엄마 왜 핸드폰 안돼?
전화 했었단 말이야.
해변 공중전화. (밤)
다소 핸드폰 잃어버려서 그래. 전화 못해서 미안해.
응. 엄마 아주 잘 했어. 어진이가 잘 참고 혼자 있어서 엄마 잘했어.
엄마 내일 갈거야. 두 밤 아니고 한 밤이니까 좋지?
방파제. (밤)
(등대가 있는 방파제)
태웅, 앉아서 바다를 보고 있다.
옆에 소주 한병과 마른 오징어 한 마리.
태웅, 소주를 따라서 마신다.
해변.(밤)
다소, 태웅을 찾는다.
방파제. (밤)
태웅, 착잡해서 소주 마신다.
다소, 멀리서 태웅을 본다.
다소 ......
태웅, 소주를 따르는데 다소의 발이 보인다.
다소 여기서 혼자 뭐해요?
태웅 행사 잘 했어요?
다소 예. 행사 망쳤다는 얘기 들었어요.
태웅 내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앉아요. 목아파.
다소 (옆에 앉는다)
태웅 소주 한잔 할래요?
다소 줘요.
태웅 (의외라는 듯 보다가 따라준다)
다소 (마시고 인상 쓰며 준다)
태웅 (받는다)
다소 너무 실망하지 말아요. 그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는 거잖아요.
태웅 (씁쓸하게 웃는다) 행사 잘 됐다니까 축하해요.
다소 고마워요.
밴드 구하러 다닐 때 하태웅씨가 같이 가준 것 고마워요.
밴드랑 웨이터 아저씨들 때문에 행사할 수 있었어요.
태웅 잘 됐네요.
다소 힘내요. 다음에 잘 하면 되잖아요.
태웅 나 여기 있는건 어떻게 알았어요? 꽤 멀리 온건데.
다소 사실은 나 여기 바닷가 잘 알아요.
걸어서 한 30분? 그렇게 가면 내가 어렸을 때 지내던 보육원이 있어요.
상록원이라구요.
태웅 .....
다소 나 엄마 아빠 얼굴도 몰라요.
태웅 내가 좀더 낫네. 나는 아버지 얼굴은 모르고 엄마 얼굴은 사진으로 밖에는 모르는데.
다소 그래서 외삼촌이랑......
태웅 예.
다소 그래요. 하태웅씨가 나보다 나은거예요.
돌도 안돼서 보육원에 왔는데 애가 하도 잘 웃어서 원장어머니가 이름을 다소로
지어주신거예요.
태웅 엄마 없는거 서럽지 않았어요?
다소 다른건 다 견딜 수 있었지만 학교 끝나고 친구집에 놀러갔을 때.
태웅 놀러갔을 때 친구가 집 대문을 두드리면서 "엄마 나야!"하고 말할 때.
다소 맞아요. 나랑 똑같아요. "엄마 나야!"하고 훈장이라도 탄것처럼 자신있게 말할 때...
그땐 친구가 정말 부러웠어요.
태웅 ......
상록원이라고 했어요? 거긴 가끔 들러봐요?
다소 ......
태웅 안찾아가봐요?
다소 ......
태웅 그러면 안돼지.
가봐야 할 곳이 있는게 얼마나 좋은건데.
다소 .......
태웅 어진이는 "엄마 나야!" 할 수 있어서 좋겠네.
다소 (미소지으며) 예.
콘도 입구.(아침)
걸어나오는 태웅.
세현과 마주친다.
태웅 (담담하게 인사한다)
세현 아침부터 어디를 가지?
태웅 어제밤에 러브샷 음료가 도착했습니다.
세현 그래서?
태웅 이 지역 총판에 시음료 돌릴 생각입니다.
세현 회사 일을 계속 할 생각인 모양이지?
태웅 .....
세현 하태웅씨에 대한 처분은 말이야. 회장님께서 내린 명령이야. 사표 제출해.
태웅 ....알겠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세현 그래도 가겠다는거야?
태웅 이지역 대리점 사장님들한테라도 사과는 해야죠.(간다)
세현 (비웃는)
콘도 밖 일각.
걸어가는 태웅.
만기 이봐 이봐 잠깐 이리 좀 와봐.
태웅 지금 시간 없는데요.
만기 (다가가며) 하태웅씨. 어제 밴드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진행비 남았지?
반납해.
태웅 회사 돌아가서 반납할게요.
만기 언제 회사 그만둘지 모르는데 무슨 소리야? 반납해.
태웅 돈은 안 떼먹어요. (간다)
해변 주차장.
트럭 앞에 다소 서있다.
태웅 여기서 뭐해요?
다소 차좀 태워달라구요.
태웅 알잖아요. 대리점 돌아야돼요.
다소 중간에 좀 내려주면 돼요.
상록원 가는 길은 내가 가르쳐줄게요.
태웅 ..... 가기로 한거예요?
다소 가봐야 할 곳이 있는건 좋은 거잖아요.
태웅 타요.
해변.
수영복 입은 은주, 수만을
모래찜질 시켜주고 있다.
은주 (수만 위에 계속 모래 덮으며)
사실 어제 러브샷 한 다음에 천대리가 좀 다르게 보이더라.
수만 우째 보이는데?
은주 나는 그냥 느끼하고 멋대가리 없는 남잔줄만 알았는데 상큼하고 낭만적이더라?
수만 그기 나의 놀라운 양면성이야. 삼겹살 같은 레몬이라꼬나 할까?
앞으로 차차 나에 대해서 한꺼풀 두꺼풀 알게 될끼야.
한마디로 신비스러움. 나는 신비 덩어리야.
홍만 (리어카에 모래 잔뜩 싣고 와서 수만 위에 붓는다)
수만 뭐야 이거! 지금 뭐하는기야!
은주 신비 덩어리? 그래 덩어리는 덩어리다. 기름 덩어리.
뭐? 천대리 니 마음이 별과 같아? 아유 느끼해.
별같은 소리하고 있네. 나는 별 볼 일이 없어. 알아?
가자. 나대리.
홍만 그래. (수만이 태양 가리고 있던 파라솔 치워버린다)
수만 (모래 속에서 버둥거리며) 야! 너그 실수하는기야.
은주 홍만, 파도를 타며 물장난을 한다.
수만 (비명지른다) 야!~~
은주 홍만, 들은척도 안하고 서로 물을 튀긴다.
콘도 입구.
택시 대기하고 있다.
지수 제가 모시겠습니다. 회장님.
강회장 아니야. 괜찮아. 들어가봐.
지수 헬기는 12시에 뜨는 걸로 잡아놨습니다.
강회장 알았어. (택시에 타고 간다)
지수 (택시 상호와 번호를 눈여겨 봐둔다)
지수, 메모지에 상호와 번호를 쓴다.
입구 안쪽에서 세현이 보고 있다.
지수, 세현과 눈이 마주치지만
그대로 세현을 지나쳐서 걸어들어간다.
세현 ?.....
상록원 앞.
도착하는 택시.
강회장 대기 좀 해줘요. (내린다)
강회장, 주위를 둘러보고 들어간다.
마당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상록원 사무실.
차를 내오는 원장(여.50대후반)
원장 드시죠.
강회장 예.
원장 이렇게 직접 찾아주셔서 뭐라고 감사해야할지요.
강회장 근처에 오는 길에 들러봤습니다.
한번 와보고 싶었습니다.
원장 매달 보내주시는 후원금으로 아이들 장학금에 운영비에 정말 요긴하게
잘 쓰고 있습니다.
강회장 약소합니다. 자식 놈이 낸 교통사고 때문에 갓난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됐는데
뭘로 보상한들 약소하지 않겠습니까.
원장 실례가 되겠지만 지금이라도 존함이라도 알았으면 합니다.
강회장 죄송합니다. 그냥 사고를 낸 자식놈의 에비로 알아주세요.
원장 예.....
그 갓난아이 부모가 있던 보육원이라고 이렇게 잊지않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강회장 아직 그 아가씨하고 어린아이 소식은 모르시지요?
원장 네. 3년 전에 소식을 끊은 뒤로는 연락이 없습니다.
강회장 .....
원장 아마 어디서 어린아이 데리고 잘 살고 있을겁니다.
아주 잘 웃고 밝은 아이였거든요.
강회장 .....
상록원 앞.
태웅의 트럭이 도착한다.
택시 대기하고 있다.
태웅 갔다와요. 대리점 한 군데만 더 돌고와서 여기서 기다릴게요.
다소 예. 고마워요.(내린다)
다소, 문 앞에서 머뭇거린다.
태웅 어서 가봐요.
어서 들어가요. 안들어가면 다음에 데려다 줄 사람 없어요.
다소 무슨 말이예요?
태웅 (씁쓸하게 웃으며) 어서 들어가라구요.
다소 (끄덕이고 들어간다)
태웅 (트럭을 몰고 간다)
상록원 마당.
아이들이 공을 차며 뛰어놀고 있다.
다소, 선뜻 들어가지 못하고 아이들을 본다.
다소, 지난날의 감회에 젖어서....
아이들이 찬 공이 다소 옆을 지나서 멀리 굴러간다.
다소, 공을 주으러 간다.
강회장, 마당을 가로질러 밖으로 나간다.
다소, 강회장을 못보고 공을 아이들에게 던져준다.
다소, 사무실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택시를 타고 떠나는 강회장.
상록원 사무실.
깜짝놀라 멍하게 보는 원장.
다소 안녕하셨어요 원장 어머니.
원장 다소야.
다소 .....
은행.
태웅, 화페 교환 창구 앞에서
태웅 (봉투에서 백만원권 두장 내민다) 동전 교환 돼죠?
이백만원만 백원짜리로 바꿔주실래요?
은행원 (쳐다본다)
태웅 왜요? 백원짜리 없으면 되는대로 다 줘요.
다른 은행 가서 바꾸면 되니까. 은행이 여기 밖에 없나?
트럭 짐칸.
짐칸에는 음료 두박스만 남아있다.
태웅, 자루에 든 백원짜리 2만개를 와르르 쏟는다.
동전을 골라나가기 시작한다.
상록원 사무실.
원장 그 어린아이 이름은 뭐로 지었니?
다소 어진이에요. 어질게 살라고 어진이로 지었어요.
원장 (다소를 가만히 바라본다)
다소 그동안 연락 안드려서 죄송해요.
원장 다소야. 니 마음 내가 다 안다.(다소의 손을 잡는다)
다소 우리 어진이.... 아무도... 아무도 내 딸 아니란거...
모르게 하고 싶었어요.
혹시라도 그러면 나중에 우리 어진이가 알게 될까봐요..(눈물이 흐른다)
원장 .....
다소 정은 언니 숨거두고 신생아실에서 우리 어진이 처음 봤을 때요.....
바둥거리면서 울기만 하는 갓난아이 봤을 때요....
엄마가 없으면 안될텐데....엄마가 없으면 안될텐데......
저라도 엄마가 되고 싶었어요... 엄마가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
상록원 앞.
트럭에 타서 기다리고 있는 태웅.
1979년 동전을 손에 쥐고 보고 있다.
다소 원장, 나오는 것이 보인다.
태웅, 동전을 주머니에 넣는다.
다소, 원장에게 인사하는 것이 보인다.
콘도 앞.
회사 버스 대기하고 있다
버스에 오르는 직원들.
태웅, 버스에 올라온다.
만기 이봐. 진행비 반납하라니까. 뭐하고 있어?
태웅 (동전 푸대를 푹하고 안겨준다) 이백만원요.
만기 (아파서) 야 너 아우....
태웅 아 참. 백원이 빌겁니다. (주머니에서) 오십원짜리 두 개요.
돈 갖고 보채는거 아닙니다. 예? (뒤로 간다)
만기 아우...저걸 그냥.
해변 도로.
달리는 회사 버스.
우리빌딩 앞.
회사 버스가 도착한다.
버스 문이 열리고 내리는 태웅.
기획실장실.
들어오는 태웅.
세현 (느긋하게 쳐다본다)
태웅 (사직서 봉투 내민다)
세현 사직선가?
태웅 그렇습니다.
세현 처분에 대해서 불만 있나?
태웅 그동안 좋은 경험 많이 했습니다. (나간다)
세현, 태웅의 사직서 봉투를 들어본다.
책상 위 한쪽에 있던 지수의 사직서 봉투도 든다.
2개의 봉투를 보는 세현.
봉투를 상의 안주머니에 넣고 일어난다.
회사 복도.
굳은 표정으로 걸어가는 세현.
비서실.
들어오는 세현.
지수 (자리에서 일어난다)
세현 회장님께 사표 수리 문제로 왔다고 전해줘요.
지수 (내심 놀란다)
세현 (어서 알리라는 듯 본다)
지수 (인터폰) 회장님 기획실장님 오셨습니다.
강회장 (E) 들어오라고 해.
지수 들어가시죠.
세현 (회장실로 들어간다)
지수 (얼굴이 굳는다)
회장실.
집무 책상에 앉아있는 강회장.
세현, 강회장 앞으로 걸어간다.
강회장 무슨 일이야?
세현 사표 수리 하실게 있어서 왔습니다 회장님.
강회장 (쳐다본다)
세현 .....
강회장 누구 사표야?
세현 (안주머니에서 사직서 봉투 하나를 꺼낸다)
강회장 앞에 봉투를 내민다.
회사 복도 창가.
기다리고 있는 태웅.
다소 걸어온다.
태웅 (의외로 밝다) 행사 정리 끝났어요?
다소 조금 남았어요. 벌써 끝났어요?
태웅 우리 외삼촌이 그러는데요, 마술은 말이죠.
마술은 속임수가 아니고 진짜래요.
다소 ?...
태웅 진짜라니까. 마술은 진짜 일어나는 거라니까.
다소 무슨 얘기 하는거예요?
태웅 마술 보면서 저거 어떻게 속이는 거냐 하고 의심스런 눈으로 보는 사람한테는
마술같은 일이 안일어나요.
마술 보면서 멋지구나, 신기하구나 그런 사람하테는 마술같은 일이 일어나요.
세상에는 마술같은 일이 있다구요.
다소 그래서요?
태웅 세상에 마술같은 일이 있다고 믿어요?
다소 (얼른 답을 못찾고)....
태웅 믿어요? 대답해봐요.
다소 믿어요.
태웅, 빈 손을 보여준다.
다소의 귀 밑에서 백원짜리 동전을 꺼내 보여준다.
다소의 눈앞에 1979년 동전.
다소 어머. 어떻게 된거예요?
태웅 믿는다면서요. 마술이예요. 가져요.
다소 (동전을 받아 들고).....
태웅 그 동전 있으니까 앞으로 행운이 있을거예요.
앞으로도 버벅거리지말고 일 잘해요.
걸리적거리는 놈 없어서 일 잘하겠네.
다소 (대충 알아듣고) 무슨...얘기예요?
태웅 나 내일부터 회사 안나와요.
잘해요. 갈게요. (돌아서 간다)
다소 (멍해서)......
태웅 (계속 걸어간다)
다소 하태웅씨! (뛰어가는데)
7회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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