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宮>
제8회
-궁, 석조전
안으로 들어오는 신, 채경.
최상궁과 천, 방나인 서서 맞이하고.
신은 그들을 무시한채 지나치고.
채경은 신나서 껴안고.
천, 방나인 -잘 다녀오셨사옵니까?
신은 들어가다 서서 채경과 나인들을 바라보고, 그 눈치에 다시 조신하게.
공내관 -두 분이 궁에 안계시니 세상의 불이란 불은 다 꺼진 듯 허전하였사옵니다.
최상궁 -(오버하는 공내관을 이상한 듯 쳐다보자 공내관 눈을 찡긋, 하는 수 없다는 듯)
예, 그러하옵니다. 건강한 모습 다시 뵙게 되어 다행이옵니다.
신 -(딴청 피우고)
채경 -(꾸벅) 감사합니다. 저도 두 분이 너무 보고싶었어요. (신 아무 말 없이 딴청 피우자 옆에서
발로 친다)
신 -(마지못해) 네, 저도 공내관과 최상궁 너무 뵙고 싶었어요.
천, 방나인 -저희는..요?
공내관과 신이는 황태자비전으로 들어가고 채경은 나인들과 키득대며 방으로 들어간다.
-궁, 황태자전/ 황태자비전
신이와 채경의 모습 두 화면으로 나뉘어 보여지고.
신이는 침대에 벌렁 누워져 있고, 채경은 침대에 올라앉아 신의 얼굴 붙여진 인형 가지고 장난치고.
이내 신이 일어나서 인형가지고 장난치고.
신과 채경 각자 자기방에서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들.
서로의 방을 힐끔 쳐다보기도 하고.
-궁, 파빌리온
신이 알프레드 가지고 밖으로 나오다 신의 얼굴이 붙여진 인형 안고 나오는 채경과 마주친다.
-궁, 파빌리온
베란다에 앉아 있는 신과 채경.
신 -유난 좀 떨지마. 너만 부모님이랑 헤어져 사는 것도 아니고, 결혼한 여자들 거의가 그렇게 삻아.
채경 -그 사람들이랑 내가 같냐? 난 열아홉살밖에 안먹었다구.
신 -현재 우리나라에서 여성 중 세번째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바로 너란말이야.
그런 애가 장인 장모님한테 엉겨 붙어서 징징거리는 꼴이라니.
젖병이라도 물려줘야 되겠더라. 그래, 잘 땐 자장가라도 불러주시던?
채경 -(눈 흘기고) 그런식으로 얘기 하지마. 넌 어마마마랑 아바마마도 안 보고 싶냐?
신 -(알프레드로 손짓 하며) 전혀! 나도 이상한 생각이 들 정도로.
채경 -그랬오?
(소리 - 함께 지내는 일주일 동안 꽤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근데 얘가 갑자기 삐딱하게 구는건
내 마음을 눈치챈게 아닐까?)
신 -(느닷없이) 근데 갑자이 왜 그런거야?
채경 -뭐가?
신 -대체 갑자기 왜 그런거냐고.
채경 -(감 잡고) 아~ 그거.
신 -너도 그 날 한숨도 못잤지?
채경 -그 날이라니? 무슨 뜻이야?
신 -몰라서 묻냐? 아무래도 내 등에 자꾸 찝적대는게 이상하다 했더니..
채경 -찝적대다니? 무슨 뜻이냐고?
신 -걱정마. 사실은 나도 그 날 한숨도 못잤어.
채경 -한숨도 못자다니?
신 -이것봐. 나도 한창 때라구!
채경 -한. 창. 때?!
신 -(무안, 난감) 그 그러니까..내 나이때는..예쁘던 안예쁘던 여자애가 바로 등 뒤에 붙어서
누워있으면 그 뭔가..불끔불끈 울렁울렁 거리는게..
채경 -어..(고개 끄덕대다 이상하고)
신 -바로 잠들기 곤란하단 말이야.
채경 -(뭔지 모르겠다는 듯) 아, 근데 도대체 뭐가 울렁울렁 불끈불끈..왜 바로 잠들기가 어려워?
그냥 잠들면..
신 -아, 시끄러! 너 그리고 어지간히 내 등을 만지고 싶은가 본데..(뒤 돌며) 자, 만져봐.
채경 -저리 치워.
신 -자, 만져보랄때 만져봐. 갑자기 뒤에서 덮치지 말고.
채경 -(침 꿀꺽) 내가 언제 덮쳤다고 그래..(신의 등짝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입맛을 다신다. 손이
꼼지락 꼼지락..)
공내관 -(불쑥) 두 분, 아직 안주무셨군요?
채경 -(신의 등을 껴안으려다 놓치고 아쉽고)
신 -(놀라 알프레드 만지는 척)
공내관 -혹시 오랜만에 궁에 들어오셔서 불편하신 점이라도..
채경 -아, 불편한거 없어요.
공내관 -아 예. 그럼 소인 이만.
채경 -(꾸벅) 예. 안녕히가세요.
채경, 다시 신의 등을 보며 입맛 다시고.
공내관 다시 나타나.
공내관 -내일 아침 문후는 어떻게..두분이 함께..
채경 -(울쌍되어 공내관 바라보고)
공내관 -(뜨끔) 예, 그럼 소인 이만.
다시 공내관 물러가고 채경 신의 등짝으로 시선 돌리며.
채경 -하던거 계속..
신 -(신 획 돌아 앉고)
채경 -(뻘쭘)
서로 말없이 하늘만 바라보는.
-궁, 황태후전
우아하게 차를 마시고 있는 황태후와 황후.
그 앞에 단정하게 앉아 채경이 집에서의 경험담을 늘어놓고.
신 -아버지, 어머니, 딸, 아들 할 것 없이 함께 집안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황태후 -(놀라며) 모두 다 말입니까?
황후 -(역시 놀라며) 지아비두요?
신 -예.
황태후 -(신기해하며) 아니 티비 드라마에서나 가끔 보았지만 실제로 우리 가까이에서 그런 일이
있을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황후 -그러하옵니다 마마.
신 -가장 인상적인건 칫솔이었어요.
황태후 -칫솔이라..?
신 -예. 욕실을 같이 써서 그런지..칫솔이 가족 수대로 한 컵에 꽂혀있었어요. (손가락으로 표현)
머리를 맞대구요.
황태후 -머리를 맞대구요?
신 -위계질서를 내세우기보단, 서로에게 마치..예 친구같던데요.
황태후 -친구라..가족이 정녕, 친구가 될 수 있단 말입니까? (황후 보며)
황후 -...
-채경의 집, 안방
이부자리 그냥 깔려있는 채 몸져 누워있는 아빠.
아빠 -(한숨만)
씻고 들어오는 엄마.
엄마 -어이구 왜 그러셔 또?
아빠 -우리 공주 보고싶다.
엄마 -(화장대 앞에 앉아) 아이구 참.
그때 학교 갈 준비하고 들어오는 채준.
채준 -아빠 뭐야? 밥 안줘?
아빠 -야 임마. 넌 내가 밥으로만 보이냐?
채준 -아빠...저기 찌개 올려놓았지?
아빠 -아이 말 시키지마. 오늘은 주방장 휴업이다.
엄마 -그래..어저께만 해도 집이 왁자지껄하니 사람 사는거 같더니, 채경이 누나 가고나니 썰렁하니
좀 그렇다...
아빠 -(울먹이며) 모처럼 지에 찾아왔는데 잘해주지도 못하고..
채준 -아냐. 아빠 정말 짱이였어. 돼지, 궁에서 먹지 못했던 상추쌈 맘껏 먹고 갔잖아.
엄마 -그래, 황태자도 당신 음식솜씨에 반했잖아.
아빠 -반하기는 무슨...정말?
엄마 -(눈 흘기다 냄새 맡고) 흠 흠..이게 무슨 냄새야? 채준아 뭐 타는 냄새나지?
채준 -으이구 내가 물어봤잖아! 찌개 올려놓았냐고!
엄마 -어?
아빠 -야 임마! (벌떡 일어나며) 그걸 왜 이제 얘기해!
채준 -아빠가 말시키지 말라메!
아빠 -(흥분하며 뛰어나가고) 으이구 이 자식이!!
-궁, 황태후전 복도
황후 -태자. 황실 지정 올해의 장인상 수상 준비는 되었습니까?
신 -예 어마마마.
황후 -수상식때 폐하를 그림자처럼 보필하셔야 합니다.
공식석상에서 어지럼증을 보이실 수도 있어요.
신 -예 알겠어요.
황후 -폐하의 환후를 생각하면, 늘 불안하고 걱정된 마음입니다. 이 어미의 마음을 더하여 자식 된
도리를 다해주십시오.
신 -예 어마마마.
하다가 근심 어린 표정의 황후를 보는 신.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데.
이내 용기를 내듯 천천히 조용히 심호흡을 하던 신 이내.
신 -엄..엄...마...
황후 -(놀라서 신을 올려다 보고 이내 엄하게) 태자! 지금 이 무슨 망측한 언사십니까?
신 -(좌절한 표정으로 고개 푹 숙이고)
황후 -처가 나들이에 마음이 풀어지신겝니까?
신 -...
황후 -의성군과 혜정궁을 생각해보십시오.
지금은 아무일 없는 듯 보이나, 언제 어디서 태자를 향해 공격을 해올지 모르는..일촉즉발의
상황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본분을 지키셔야지요. 태자께선 황제가 되실 분이십니다.
-궁, 황태자전
알프레드를 안은 채 우울하게 앉아 있는 신. 옆엔 어린시절의 사진이 놓여져 있고.
사진 속 신도 인형을 안고 있지만 표정은 해맑다. 회상에 빠지는 신.
-5살 신
황후 -(신을 잡고 ) 신아, 넌 앞으로 황태자가 될거야. 그러니까 어리광 부리면 안돼.
앞으로 엄마란 말을 절대 쓰면 안돼. 어마마마야 알았지? 엄마라고 그러면 안돼?!
신 -...
궁, 복도에 서 있는 신에게.
황후 -모두가 대군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한시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됩니다.
민가의 아이들과 똑같아서는 안됩니다. 태자는 황제가 되실 특별한 분입니다.
아시겠어요? 황제가 되실 특별한 분이십니다.
-궁, 파빌리온
옛 생각에 잠겨있는 신.
그때 다가오는 채경.
신을 이리저리 쳐다보다 의자에 앉고.
채경 -근데 너..진짜 무슨 일 있구나? 무슨 일이야?
신 -(힘없이) 아냐.. 아무일도..
채경 -아무 일도 아니긴. 진짜 우울해 보이는데.
(생각난 듯) 아, 너 접때 계란 맞고 우울했을때..내 명랑 푼수 위로가 필요했다고 했지?
신 -(채경 보고)
채경 -자~ 시작합니다! (벌떡 일어나며) 특명, 황태자를 웃겨라!
자~ 1단계. 개인기 성대모사. (전도연 성대모사) 전하, 전하 웃으세요. 웃는게 멋져! 호호호.
신 -(신 웃음 나지만 이내 안웃긴 척)
채경 -이거 너무 식상한가? 그럼 우리가 잘 아는 사람으로 해볼게.
(황태후 표정과 목소리 흉내) 전하. 태자, 들어오시게.
신 -(피식 웃음나고)
-궁, 파빌리온
베란다 벤치에 앉아있는 공내관.
그때 들리는 천, 방나인 목소리.
천, 방나인 -마마. 빈궁마마. 이러시면 안되십니다.
채경이 자전거 타고 나타나면 뒤에 나인들 따르고.
천, 방나인 -마마!
최상궁 -이런 망측한 일이. 마마! 빈궁마마!
-궁, 일각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나온 채경.
신나게 달린다.
이때 나인들 나타나 제지하고.
최상궁 -마마!
채경 -(자전거 멈추고)
최상궁 -어서 서연당으로 드셔야지요. 논어를 배우실 시간입니다.
채경 -알았어요..한 바퀴만 더 돌고 올게요! (다시 자전거를 타고)
천, 방나인 -(따라가며) 마마!
최상궁 -(걱정스레 바라보고)
-궁, 산책로
산책하고 있는 신에게 보고를 하고 있는 공내관 모습.
채경, 자전거 타다 발견하고 다가가고.
두 사람 앞에서 끼익 자전거를 멈춘다.
채경 -아, 힘들다. 신군! 아니 태자전하. 여기서 뭐하세요?
공내관 -(채경의 자전거 가만히 살피고)
신 -(시계 보더니) 서연당에서 글 읽을 시간 아니냐 너?
채경 -안그래두 지금 갈려고 그랬어. (자전거 타고 다시 가려고 하면)
공내관 -마마. 황송한 말씀이오나 마마의 품위를 생각하신다면, 궁 안에서 자전거를 타시는 것은
마마께 적당치 못한 듯 하옵니다.
채경 -네? (기죽어서) 네...시무룩. 그럼 앞으로 못타겠구나.
신 -늘 이런식이면 곤란하지만 운동 차원으로 타는 건 괜찮지 않을까요?
채경 -(신나서) 어, 알았어. 운동차원에서만 탈게.
(공내관에게) 그리구..사실 궁 안에서 자전거 타기 너무 좋잖아요.
공내관 -(진지하게) 지금은 공부하러 가시는 시간이오니 자전거는 소인이 가져다 놓겠사옵니다.
채경 -(아쉽다) 네 네..고맙습니다.
공내관 -(다가가 자전거 가져가려는데)
채경 -그리구 아저씨도 한번 타보세요.
신 -(픽 웃음)
공내관 -(놀라며) 아니옵니다. 지엄한 궁 안에서 내관 신분으로 어찌..
그럼, 소인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채경 -(꾸벅) 안녕히가세요.
진지한 표정으로 자전거를 끌고 가는 공내관.
다소 어설픈 포즈로 자전거를 끌고 가는 공내관을 바라보는 신.
그러다 채경과 눈이 마주치고 채경 환하게 웃어보이고.
-궁, 일각
엄숙한 표정으로 자전거를 끌던 공내관 이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까치발을 들어 저만치 멀리까지 살핀다. 전후좌우로 아무도 보이지 않자 자전거를 쳐다보던 공내관.
이내 결심했다는 듯 자전거에 올라탄다.
비틀 비틀거리는 자전거. 그러다 내리막길에서 속도가 붙어 조절이 안돼는 공내관. 나직한 비명을 지르는 공내관. 앞에서 나인 둘이 다가오고. 비키라고 소리지른다.
그러다 문과 쾅 하고 부딪히고.
-궁, 파빌리온
베란다의 벤치에 앉아 책 읽고있는 신.
채경 다가와.
채경 -전하~ 태자전하~
신 -왜? (장난스럽게) 빈궁마마.
채경 -있잖아..나 건의 사항 있는데..
신 -건의사항? 뭔데?
채경 -미술과에서 다음주부터 과제전 준비하거든.
그래서 등교 시간이 늦춰졌어.
신 -(다소 섭섭) 그래서?
채경 -그래서 굳이 같이 등교할 필요가 없게 됐거든.
신 -니 전용차가 필요하다..그 말이야?
채경 -내 전용차?
신 -음..올해 황실 예산중에 황태자비 전용차는 목록에도 없을거야.
잊어버려다. 빈궁마마.
채경 -아 그게 아니라..그런 뜻이 아닌데..에이씨..알았어.
채경 그런 말이 아닌데 의아해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그런 모습 웃으며 바라보는 신.
-채경의 집
거실 소파에 앉아 채경의 어린시절 사진과 결혼식 사진들을 보고 있는 아빠.
그러다 전화 통화하고.
아빠 -아 예. 알겠습니다. 뭐 그정도야 어렵겠습니까.
아 예 예. 아 아이고. 아 우리 사위가 황태자지만 제가 또 황태자의 장인 아닙니까.
허허허허. 아 예예예 제가 한번 알아보죠. 예 들어가세요 당숙어른. 예예.
(전화 끊으며) 아이구 전화통이 아주 불이나는구먼.
그때 또 걸려오는 전화.
아빠 -여보세요. 아이구 작은 아버지! 아 예 제가 어제 채경이 궁에 잘 들여보냈습니다.
아 예. 아이그 거 뭐 고생은요 뭐. 허허. 예, 차요? (차를 마시며) 아 예 마시고 있습니다만..
자동차요? 아 예..그래서요..제가 황실하고 어떻게 연결은 할 수 있는데..
아 아 아닙니다. 아이 근데 그게요..(전화가 안들리는 척) 여 여보세요? 여보세여?
츠~~~ 아 예 예. 저 작은아버지..(목소리 작게) 저기 도청..예 도청..츠 츠~~~~
예 저 다음에..예..예 통신보안. 츠~~ (전화 끊고) 아~ 하하하. 부원군 자리가 자리인만큼
청탁이 끊이질 않는구만.
-궁, 파빌리온
다음날 아침.
학교 갈 준비를 하고 나온 채경, 공내관 보고.
채경 -안녕하세요.
공내관, 목에 깁스를 하고 있다.
채경 -(놀라) 으허! 목 다치셨어요?
공내관 -아 아..볆거 아니옵니다 빈궁마마. 오늘부터 빈궁마마의 전용차를 따로 쓰시게 되었습니다.
채경 -네? 제 전용차요?
공내관 -예 마마. 태후마마께서 사용하시던 차를 빈궁마마의 전용차로 쓰게하라는 명이 계셨사옵니다.
채경 -태후마마 차요?
공내관 -예 전하께서 빈궁마마의 전용차가 필요하다고 요청을하셔서 그리되었습니다.
채경 -네? 신군...전하가여?
공내관 -예 마마.
채경 -(웬일이냐라는 기특한 웃음의 표정)
-궁, 석조전 앞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교복 차림의 신과 채경.
그때 황태후가 탄 노란 차가 다가와 서고.
신 이를 보고 옷 매무새 정리하고 자동차로 다가가고.
황태후와 서상궁이 내리면 신과 채경 인사.
황태후 -빈궁께서는 이제부터 이 차를 쓰도록 하시게.
채경 -(당황) 네? 네...(차 살피고)
신 -왜 차가 맘에 안들어?
황태후 -(그 말에 채경 보고)
채경 -아니 그게 아니구. 마마 감사합니다. 근데 뭐 하나만 여쭤봐도 되요?
황태후 -(끄덕)
채경 -이 차는 도대체 몇살이에요?
신 -(그런걸 왜 묻냐는 표정으로 눈치주고)
황태후 -몇 몇살? (재밌다는 듯 웃음 참지 못하고) 하하하하하. 차보고 몇살이라..
서상궁 -72년산이니까 올해로 34년 된 것이옵니다 마마.
채경 -우아 그럼 저보다 15살이나 많네요?
김내관 -하지만 태후마마의 검소한 성품대로 차량 점검도 꼼꼼히 받으시고, 차계부로 관리하시여
새 차 못지않게 단단하옵니다.
신 -(끄덕)
채경 -(신기한듯) 아 네..
김내관 -황후마마께오서는 자동차 10년 타기 운동 본부의 초대 고문이시옵니다.
채경 -와! 그러셨어요?
황태후 -(흐뭇한 미소) 사람이나 차나 자꾸 움직여 줘야 늙지 않는데 요즘에는 잘 사용하지 않았더니
오는길에 잠깐 말썽을 부렸습니다. 하지만 함께한 추억이 많아 오래된 친구같은 차이니
빈궁께서 저를 보듯 이 차를 잘 돌봐주시기 바랍니다.
채경 -아 그럼요. 사실 손수 운전하시는거 보구 많이 놀랬어요. 이 차 너무 맘에 들어요.
잘 타고 다니겠습니다. 마마 감사합니다. 꾸벅.
신 -(웃다가 같이 인사)
-학교, 교문
교문으로 들어오는 신의 리무진과 채경의 차.
학생들 몰려있고.
채경과 같은 머리에 치마 속 체육복 차림의 여학생들.
리무진과 채경의 차 주차장에 도착하고 익위사들 문을 열면 채경과 신 내리고.
채경, 여전히 올린 머리에 치마속 체육복 거기에 토시까지.
차에서 내려서 보면 자기와 같은 모습의 여학생들 학주한테 혼나고 있고.
-학교, 복도
채경 서서 지나가는 학생들 쳐다보고 있고.
온통 자신의 모습과 같은 여학생들.
그때 친구들 다가와.
순영 -야야야. 대박이야 대박. 애들이 다 너, 아니 황태자비마마의 따라쟁이가 됐는데?!
히숭 -그렇소. 이제 당신을 패션의 아이콘, 패션 리더로 임명하오.
순영 -짜잔. 드뎌 기념엽서도 나왔소. (채경의 친영례 모습의 엽서) 싸인해 주시오 황태자비마마.
히숭 -우아..사진을 보니 제법 프린세스 삘이 나오. 아이 신기하오.
순영 -근데 이거 너 맞어?
강현 -어째 니가 점점 다른 사람이 되가고 있는거 같다..?
채경 -아니야 똑같애. 걱정마 이강현. 나 안변해.
(갑자기 가슴 찌르며) 띵동!!
강현 -(손으로 막고)
채경 -치사해. 혼자 뽕하고! 쳇! (교시로 들어가 버리고)
강현 -야!
히숭 -(가슴 만지며) 아~ 뽕의 깊이가 있소.
-학교, 계단
계단을 오르는 신.
계단을 다 오르면 복도 벤치에 효린이 앉아 있다.
환하게 웃으며 신을 바라보는 효린.
옆에 앉아있는 신.
효린은 발레 책을 보고 있다.
효린 -(책을 보다) 이번 모임부터 데려와. 자격조건은 충분하니까.
신 -생각을 안한건 아니야. 근데 아직은 좀 이른거 같다.
효린 -(어이 없다는 미소) 뭐가 일러? 공식 활동도 제법 잘하던데 뭐.
신 -(곰곰히 생각)
효린 -왜? 클럽 애들한테 따 당할까봐? (웃으며) 걱정마. 내가 챙겨줄게.
민효린 너무 친절한가?
-학교, 일각
벤치에 앉아있는 효린과 친구들.
경 -뭐야..걜 왜 끌어들여? 클럽에 개나 소나 다 들어오는데냐?
거부권 행사 할거야. 안돼. 절대 안돼.
효린 -(단호하게) 자격 상 문제 될 거 없어. 신이도 허락했구..결정 끝났어.
경 -진짜야? 신이가 괜찮대? 우아...회장. 완전 막 가는구만.
아 진짜. 레벨 팍 떨어지겠네. 아 쪽팔려 진짜. 아씨 (가버리면 환도 따라가고)
인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거야?
효린 -무슨 생각이긴. 나 클럽 총무야. 객관적으로 결정한 일이야.
인 -...
효린 -내가 전에 카밀라 얘기 해줬지?
인 -카밀라? 어..그 35년 기다려서 왕비 된 여자?
효린 -왕비가 아니구. 황태자비야 아직은.
인 -뭐 어쨌든. 근데 뭐?
효린 -카밀라의 비결이 뭔지 알아?
인 -?
효린 -가족 친구로 함께하기야.
인 -가족...친구....?
효린 -카밀라는 찰스한테 다이애나랑 결혼하라구 추천까지 했어. 왕실에 적응 못하는 다이애나를
챙겨주면서 친하게 지냈대. 찰스에 대해 조언두 해주구..같이 승마도 하구 말이야.
인 -(놀란 표정)
효린 -재밌을거 같지 않니?
-궁, 서연당 - 황태자 비밀방
맨발로 창가에 사진들을 보고있는 신.
사진 속의 하늘 사진.
사진 뒤에 쓰여진 글씨 -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궁, 서연당
황태자비 공부방에서 공부하는 채경.
저만치에서 공내관과 익위사들의 대화
공내관 -어찌되었느냐?
익위사 -어디 계시는지 찾을 수 없습니다.
공내관 -아니 분명 공부방에 계셨는데..어디로 사라지셨단 말이야..
공부방에서 책을 읽다가 대화를 듣게되는 채경.
공내관 -뭣들하고 있는게냐. 어서 전하를 찾지않고!
익위사들 -예 내관어르신.
공내관 -어찌 이런일이...전통 무술을 배우시더니 전하께서 축지법을 쓰시나..?
대화 듣고 있던 채경 걱정되고.
채경 -잠깐만요. (슬쩍 일어나서 신이의 공부방쪽으로 가고)
이상하네..어디갔지? 땅으로 꺼졌나 하늘로 솟았나?
신군..신군아~ 어디간거야? 되게 잘 숨네.
(여기저기 살펴보다) 뭐야? 사다리야?
-궁, 서연당 - 황태자 비밀방
나른하게 편지를 읽으며 자유를 만끼하는 신.
낑낑 소리를 내며 지붕 위로 올라온 채경.
그에 깜짝 놀란 신.
채경 -(다가와) 이런데가 있었네?
신 -뭐야. 너 여기 어떻게 올라왔어?
채경 -우리집 갔을때 못봤어? 내 방에두 바락방 있잖아.
신 -하..(귀찮아졌다는 듯)
채경 -(맨발 보고) 허! 황족은 절대 맨발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발에 손을 대고)
신 -(짜증 난다는 듯 발 치우고)
채경 -(널려진 사진 보려는데)
신 -(확 뺏고)
채경 -뭐하나만 물어봐도 돼?
신 -....
채경 -궁에 들어온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궁금한게 너무 많아서.
신 -(무시)
채경 -무슨 비밀이 그렇게 많냐?
신 -(본다)
채경 -그 곰인형은 또 뭐냐? 다 낡은걸 물고 빨고...좀 웃기지 않냐?
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알프레드?
채경 -응? 프레드? 뭔 프레드?
공내관(소리) -전하! 태자전하.
소리에 창으로 내려다 보는 신과 채경.
공내관과 익위사가 태자를 찾고 있다.
채경 -입이 간질간질 하네.
공내관(소리) -태자전하!
채경 -전하 여기 있어요~
신 -(얼른 입 막으며) 뭐하는 짓이야 지금?
채경 -아이고. 알았어 안할게. (이내) 공내관 아저씨 여기요!!
신, 채경의 입을 막으며 바닥에 획 눕혀버리는데. 놀라는 채경.
본의 아니게 채경을 안고 있는 신.
채경(소리) -야 뭐하냐! 자 다음동작!! 빨리 다음 동작하라고!
그때 울리는 핸드폰 벨 소리.
채경 -전화기 꺼놔.
신 -(그냥 일어나 버리고)
채경 -(신의 전화기 보면 효린의 전화) 민효린인데? (폰 건네고)
-승마 클럽
그 앞에서 말을 타고 전화하는 효린.
효린 -그래..그렇게 하자. 참 옆에 황태자비마마 있지? 좀 바꿔줘봐.
옆에서 앉아있던 인, 경, 환 놀래고.
경 -황태자비마마?
-궁, 서연당 - 황태자 비밀방
신 -(눈치보다 폰 건네고) 바꿔달라는데?
채경 -(불편한 기색) 여보세요?
-승마 클럽
효린 -어 안녕. 나야 민효린. 다음주 모임 알려 줄려구..
(들어며 웃고) 괜찮아. 부담 갖지마. 음..그럼 오기전에 간단하게 승마 좀 배워볼래?
궁에 승마 선생님 있거든. (듣고) 그래. 그럼 앞으로 내가 알려줄게. 걱정마.
경 -야, 민효린이 언제부터 오리랑 저렇게 친했냐?
인 -(심각하게 민효린 쳐다보고)
-궁, 서연당 - 황태자 비밀방
통화 끝내고 전화 건네주는 채경. 눈치보며 전화받는 신.
서운한 채경.
신 -여보세요..어..괜찮아. 괜찮다니까 말해. 어..그래 알았어.
-승마 클럽, 실내 연습
율이 서서 승마 하는 사람들 쳐다보고 있으면 효린 다가와.
효린 -와줘서 고마워.
율 -뭘..나도 승마 꽤 좋아해. 잘됐지 뭐.
효린 -난 니가 원하는게 뭔지 알고있어.
율 -(효린 쳐다보고) 무슨 소리야? 내가 뭘 원한다니?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효린 -니가 바라는걸 나도 원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는거야 지금.
넌 계승서열 2위잖아. 신이는 지금 불행할거야.
맞지도 않는 황태자 노릇 하느라 힘들거라고. 게다가 하기싫은 결혼까지 하게 되었잖아.
신이가 황태자위를 그만 둔다면 그 결혼은 유지할 필요가 없으니까 무효가 되겠지.
빠져나오고 싶어도 자기 막중한 위치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거야.
그러니까 니가 도와줘야해. 넌 신이 자리 빼았는게 아니야. 신이를 도와주는거지.
율 -무슨 말인지 알겠어.
하지만 신이 스스로 그 자릴 떠나는 건 좀 그런데..?
효린 -뭐라구?
율 -담에 얘기하자. 황태자부부 도착하셨네.
-승마 클럽, 로비
경 -이야 오랜만이다 친구. (채경에게) 점점 아름다워지시네요 황태자비마마.
채경 -(쑥스럽게 웃으며 손으로 인사)
신 -(장난치듯) 얘 오늘 이상하게 섹시하지 않냐? 누구한테 잘 보일려고 이렇게 입은거 같냐?
채경 -잘보이긴 내가 누구한테..나인 언니들이 골라준 옷이라니까.
신 -쳇. 섭섭하네.
채경 -섭섭하긴 니가 왜 섭섭해 하냐? 설마 내가 너때문에 이렇게 입었다고 생각하는건 아니곘지?
신 -(어이없다는 듯 웃고)
채경 -아니지? 설마 아니겠지.
그때 율과 효린이 들어오고.
효린 -안녕. (채경에게) 왔어?
채경 -(어색하게 웃고)
신 -(여전히 어색, 채경 살피고)
-승마장 내부
말을 끌고 나오는 신. 마주치는 신과 효린.
효린 -오랜만이다. 이렇게 가까이서 얼굴 보는거.
신 -(말을 쓰담고)
효린 -너 요즘 달라졌어. 언제부턴가 나하고 마주치면 그냥 지나가버리고.
전활 해도 쌀쌀맞게 굴잖아. 너 요즘 많이 변했어.
신 -그러게 결혼하자고 할때 하지. 놓치고 나니까 아까운 생각이 드냐?
지금 그 애 황태자비 되서 엄청 고생이거든. 오히려 잘됐지 뭐. 다행이다라고 생각해.
신, 효린이 옆을 지나 말을 끌고 걸어나간다.
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율과 채경.
채경 -쟤네는 왜 저러냐? 서로 아무말도 못하고 애타게 바라보면서 말이야.
율 -신이한테는 희망을 갖지 않는 편이 좋을거야. 괜히 실망만 커질 수 있으니까.
가끔씩 너한테 잘할때도 있겠지. 하지만..신이가 정말 좋아했던 사람은 효린이잖아?
채경 -....
율 -절대로 널 바라보지 않을거야.
이미 맘이 다른곳에 가 있는 녀석이니까.
채경 -...
아래서 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신.
-승마장, 승마 용품 코너
신이 들어와 둘러보고 있으면 들려오는 대화.
직원1-난 효린이가 더 낫더라. 솔직히 황태자비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자격 미달이잖아.
직원2 -그래도 게임 끝난거 아니야? 이미 결혼해버렸는데 좀 그렇잖아. 그 사이에 끼어드는건.
내가 알기론 황태자가 청혼도 했었대. 먼저 그 자릴 걷어 차버린건 효린이라고.
직원1 -어디서 들었어 그런걸?
직원2 -어쨌든 이제와서 황태자한테 들러붙는건 너무 속보이는 짓 아니야? 나라면 아무리 한 때
좋아했어도 깨끗이 포기하겠다.
직원1 -그럴까? 황태자비가 될 수도 있었는데?
직원2 -그렇긴하지? 걔네 집에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봤자 비교가 되겠니? 세상과 담쌓은 것처럼
고고한 척 해도 효린이 걔도 별 수 없어. 더 재수없다니까.
가만히 듣고만 있는 신. 복잡한 표정.
-승마 클럽, 실내 연습장
말을 타고 있는 신과 율.
율 -내일 시간 괜찮아?
신 -?
율 -내일 결구나 한 판 하자.
신 -그래.(단호하게)
-궁, 황태전 앞
밖으로 나오는 황후.
박상궁 뒤따르며.
박상궁 -혜정궁이 입궐하여 태후전으로 가셨다고 하옵니다 마마.
황후 -혜정궁이?
박상궁 -예.
-궁, 황태후전
화영 -그나저나 폐하의 건강은 어떠신지요?
황태후 -그게..많이 좋아졌습니다.
화영 -(애써 태연한 척) 다행이네요. 그런데 어디가 그렇게 불편하세요?
황태후 -(율을 바라보다) 중추성 현훈 어지럼증이라 합니다.
화영 -그러셨군요..어지럼증이라면 피로를 가장 조심하셔야 할텐데.
황태후 -그러길래 말입니다. 요즘도 밤 늦도록 직무를 보시고 늘 경서를 가까이 하시니 말려도 소용이
없습니다.
율 -세종께서도 책때문에 병이 나셨을때 그래도 나는 책을 읽어야 병이 낫는다..하셨다는데요?
황태후 -그렇지..대왕께서도 그러하셨다지..
율 -(미소)
화영 -(잘했다는 듯 미소) 황후마마가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황태후 -그래요. 밤 낮으로 황상을 살피느라 태의원과 수랏간, 다과방을 찾느라..참으로 노고가 많지요.
화영, 안쓰럽다는 표정 짓고, 황태후도 걱정스럽고.
그 두사람의 모습을 무표정한 얼굴로 가만히 바라보는 율.
-궁, 마당
자연스러운 포즈로 채를 휘두르는 채경.
힘차게 날아가는 공.
구멍에 공이 정확하게 들어가고 모두 박수, 채경 너무 좋아라 하고.
황태후 -태자가 빈궁을 제대로 가르쳤나 봅니다.
황후 -예 마마.
다음 순서인 황태후. 자리로 나아가 포즈 잡고 자연스럽게 스윙.
타구를 그리며 날아가 다른 와아에 정확히 박히고.
모드 박수.
서상궁 -마마 쾌타하셨사옵니다.
흡족한 듯 미소 짓는 황태후.
이내 나인들을 거느리고 다음 홀로 이동.
황후 -허리가 한결 부드러워지셨습니다 마마.
황태후 -그래요? 이게 다 요가 덕이 아닌가 싶어요.
황후 -(순간 긴장)
황태후 -간단한 몇가지 동작만으로 몸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어. 혜정궁도 요가를 해서 큰 병을
고쳤답니다. 어디 건강뿐입니까. 혜정궁 몸매를 보세요. 그야말로 20대가 아닙니까.
다소 못마땅한 얼굴로 뒤를 따르는 황후. 그저 즐거운 채경.
-궁, 숲
말을 타고 숲을 달리며 마상격구를 하는 신과 율.
공을 쫓아 채를 들고 힘차게 달리는 두 사람. 역동적이다.
공을 쫓던 율. 말을 멈추는 신.
율 -미안해 아직 서툴러서..
신 -기마 격구는 조선시대 무과 시험으로 채택된 적도 있어.
지금처럼 하면 실격! (장난스레) 너 낙방이야.
율 -알겠어. (이내 생각하더니 진지하게) 반사!
신 -(당황) 지금 뭐라그랬어?
율 -(쑥스러워) 채경이한테 배웠는데..이 상황 아닌가?
신 -(어이없는 웃음) 쳇. 이랴!
-궁, 마당
잠시 앉아 쉬고있는 황태후, 황후, 채경.
상궁이 차를 따라서 건네고.
황태후 -(차 마시고) 이참에 상궁 나인들도 같이 요가를 배워볼까 하는데..황후께서는 어떠세요?
황후 -송구하옵니다 마마. 태의원에서 내린 새 처방대로 폐하의 약재와 차를 준비하려면 경황이
없을 듯 하옵니다.
황태후 -아..그렇지 그러하였지.
황후 -(조심스레) 마마. 혜정궁 입궁에 관해 올릴 말씀이 있습니다.
황태후 -그래요 말씀함세요.
황후 -아무래도 정숙한 궁의 분위기와 맞지 않는 옷차림인 듯 하옵고..요가라는 것도 궁과는 다소
이질적인 분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격구만 보아도 왕실, 민간 구분없이 성행한 가운데
왕께서 지나치게 이에 몰두하실 것을 우려, 독서 명상같은 정적인 일을 권하는 신료들의 진언으로
차차 그 자취를 감추게 된 것 아니겠사옵니까.
황태후 -그렇지. 그 점에선 내가 주의를 하겠어요. 과유불급. 무엇이든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은게야.
-궁, 숲
황태자와 함께 말을 달리는 신과 율.
천, 방나인 뒤따르는 가운데 격구채를 휘두르며 룰루랄라 걸오는 채경.
이내 아이처럼 감탄하는 얼굴로 신과 율의 기마 격구를 관전하는데.
신과 율의 경기. 점차 과열 양상을 띠면서 각축전이 벌어진다.
그러다 신과 율 서로 충돌하여 각자 다른 방향으로 말에서 떨어진다.
이내 우르르 달려가는 황태자 익위사와 천, 방나인. 신을 살펴준다.
저만치 혼자 있는 율을 본 채경.
이내 안스러운 표정으로 율에게 달려가고.
채경 -율군! 괜찮아? 어 어떻게. 피나!! 아퍼? 어떻해!
고통스러운 표정의 율.
익위사와 의원, 상궁과 나인들 틈에서 살핌을 받던 신.
채경과 율의 모습 보고 기분 상하고.
신 -괜찮아요. 됐어요.
-궁, 정자가베
율과 이야기 하고 있는 채경.
채경 -괜찮아?
율 -응. 신이한테 안가봐도 돼?
채경 -뭐. 신이 옆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뭐.
학교에서는 왜 그랬어? 서먹서먹해서 혼났잖아.
율 -아니 뭐..신데렐라와 왕자님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그랬나?
채경 -?
율 -(웃고)
채경 -난 또 니 표정이 너무 우울해 보여서..사실 그런 마음 때문에 아까 그 순간에 너한테로
달려오게 된 것 같애.
함께 있는 율, 채경을 바라보는 신.
신 -안돼..그 녀석은 안됀다구.
-궁, 황태자전
피곤하고 지친 얼굴로 침실로 들어오는 신.
침대에 걸터앉으면 보이는 손상처.
상처가 쓰린 듯 인상을 찌뿌리는 신.
-궁, 명선당
명선당 앞 나무 아래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율.
명선당 주위를 보물 찾기하듯 돌아다니고 있는 채경.
율 -어느 남자가 어느 날부터 황무지에다 떡갈나무를 심기 시작했는데 오랜 세월동안 하나하나
심어진 나무가 마침내 숲을 이룬다는 그런 얘기야.
채경 -우아..멋지다.
율 -작지만 세상을 변화시키고 세계를 아름답게 바꿀 수 있다는 얘기야.
율 미소지으며 책을 보고 있는 채경을 바라보고.
둘이서 너무 한가로운 모습.
-궁, 황태자전 - 암실
붉은 조명 아래서 사진을 현상하고 있는 신.
현상액 속에서 출렁이고 있는 효린의 모습.
줄에도 걸려있는 여러장의 효린의 사진.
사진을 건져 가만히 바라보는 신. 복잡한 표정.
-궁, 황태자전
밖에서 들어오던 채경.
신이의 방을 살피다 문을 노크하고.
채경 -(문을 열고) 신군. 전하 계시옵니까?
들어오면 아무도 없는 방.
걸어 들어와 방을 살피던 채경.
장식장 위에 올려진 신의 어린시절 사진을 본다.
채경 -꼬마 때는 디따 귀엽네. 어우 귀여워!!
(알프레드 집어 들며) 꽤 오래됐네?
그러다 그 옆에 있는 리모콘을 만져보다 눌러보는데, 암실 문이 열리고.
-궁, 황태자전 - 암실
채경 -여기는 또 뭐야? (들어오며) 우아..완전 정육점 조명이네?
(그러다 앉아 있는 신 보고) 어유 깜짝이야!
(다가가 신이인거 알고) 어유 놀래라. 괜찮아? 어디 다친덴 없어?
(붕대 감은 손 보고) 다쳤어? 어떻해! (팔 잡으려하며) 많이 아퍼?
신 -(무안하게 채경의 손길 뿌리친다)
(차갑게) 누가 허락없이 들어오라고 했어?
채경 -아니 노크했는데 아무도 없길래..그리고 저절로 열렸어.
신 -(피곤하다는 듯 손으로 눈 감싸고)
채경 -(걸려있는 사진 보고 만지려는데) 응?
신 -(이내 버럭 소리치며) 나가!! 내 말 안들려? 다가란 말이야!!
채경 -(깜짝 놀라서 뛰어 나가고)
-궁, 홀
정장 차림의 황제와 신.
궁 관계자들 도열한 가운데 올해의 장인상 수상식이 진행되고 있다.
인간 문화재들과 악수를 다고 격려하던 황제 순간 어지럼증이 온 듯 눈을 감으면
놀란 신 다가와 자연스럽게 보좌하고.
-궁, 황태후전
황태후 -그거 참 황상께선 어찌하여 태의원에서 올린 권고를 그다지도 무시할 수 있단 말입니까?
무조건 쉬어야 낳는 병이라잖습니까 무조건.
황후 -그간 호전되는 기색이 역력하여 잠시 방심한 것이..
황태후 -하..참으로 걱정입니다.
황후 -해서 올리는 말씀이온데 원래 폐하께서 가시기로 했던 태국공식 방문을 태자 내외를 대신
보내면 어떨까 합니다.
황태후 -황상께서는 어찌 생각하는지 여쭈어 보셨습니까?
황후 -예 마마. 폐하께오서도 그게 좋곘다 하시온데 한가지 문제가 더 있사옵니다.
황태후 -?
황후 -기사진 표리진찬 의궤 반환식 사절로 영국왕실의 윌리엄 왕자가 내한하게 되었사옵니다.
황태후 -그래서?
황후 -윌리엄 왕자의 방한 기간동안 우리쪽에서도 격에 어울리는 환영인사를 정해야 하는데
마땅한 사람이 없습니다. 하필 이럴때 폐하의 건강이..
황태후 -그렇군요..어찌해야 좋을고?
아, 의성군이 어떻습니까? 의성군이야말로 영궁에서 교울을 받았으니 언어에도 문제가
없을테고..
황후 -그야 그렇지만..아직 귀국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황태후 -음..그럴까요?
-궁, 황제 집무실
들어오는 신.
황제가 없자 두리번 거리고.
다시 나가려는데 황후의 대화 내용 들리고.
황후(소리) -태자비의 영어 구사 능력이 어떤 수준이던가?
-궁, 황제전 침전
최상궁 -아뢰옵기 항송하오나 외국사절을 맞이하시기에는 무리가 있사옵니다 마마.
황후 -이거야 원. 태국에는 태자만 보내고 태자비가 윌리엄을 맡아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아.
그러다 언어 문제로 망신이라도 당하면 문제가 더 커지겠지. 내 그러기에 명문가의 규수를
그렇게 원했건만 태후전에서는 의성군에게 그 일을 맡기기를 원하신다네.
최상궁 -의성군 마마께요?
-궁, 황제 집무실
굳은 표정으로 대화 내용을 듣고 있던 신.
-궁, 황제전
황제 -어지럼증이라는 것이..좋아지는 듯 싶다가도 어느 순간이면 다시 악화되고..도무지 내 몸을 나도
잘 모르겠구나. 해서 먼 여행은 무리일 듯 싶다.
신 -예 아바마마.
황제 -그래..태자는 그동안 곁에서 내 하는 일을 잘 도와왔으니. 공식 일정을 수행하는 덴 큰 어려움이
없을 거라 믿는다. 해서 빈궁과 함께 태국 방문을 준비 하도록 해라.
채경 -저두요? (좋아서)
신 -...
채경 -(그새 핸드폰 꺼내 친구들한테 문자)
신 -빈궁과 함께 가는것은 어려울것 같습니다.
채경 -(문자 보내던 손 멈추고 놀래 쳐다보면)
신 -그동안 황태자비 교육때문에 학교를 많이 빠진것도 있고..
아무래도 함께 방문하는것은 무리일거 같습니다.
채경 -(실망) 씨..
황제 -(의아한 얼굴) 그래? 공식 활동에 앞서는게 학생 신분인데..
채경 -아 저 저기요..그게요 제가요 담쌤이랑 무쟈게 친해서요. 잘만 구슬리기만 하면 (입 막으며)
신 -(차 마시며 쯧)
채경 -아니..말만 잘하면..쌤이..
황제 -담쌤? 쌤이라니?
신 -(화제 바꾸듯) 그리고 윌리암 왕자 방문일정과 태국 일정이 겹치는 것은 어찌 하실 예정이신지요?
황제 -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는데..그래 그럼 우선 태국방문은 태자 혼자 가는것으로 하고
빈궁은 먼저 학교생활에 전념하는것이 좋겠구나.
채경 -(실망스럽다는 듯) 네..(신 째려보고 울상)
신 -(차 마시고)
-궁, 파빌리온
양복차림의 신. 공내관과 방을 나서고.
교복 차림의 채경, 최상궁과 방을 나오다 신과 정면으로 마주친다.
신 -(무표정)
채경 -잘 다녀와. 그리구..그 일은 진짜루 미안해.
신 -저는 내전으로 먼저 가겠습니다. (공내관에게)
채경 -?
찬 바람 쌩 불며 그대로 걸어가는 신.
남아있는 채경의 얼굴.
제 8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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